풍류, 술, 멋

楚辭_07

醉月 2013. 3. 18. 01:30
悲回風 비회풍

 

悲回風之搖蕙兮, 心寃結而內傷,
비회풍지요혜혜, 심원결이내상,
회오리바람이 혜초를 흔들어 슬픈데,
마음이 원통하여 맺히고 속만 상하네.
物有微而隕性兮, 聲有隱而先倡, 물유미이운성혜, 성유은이선장.
혜초는 바람 따라 목숨이 왔다 갔다한데,
소리 없이 바람이 먼저 불어오네.
夫何彭咸之造思兮, 慨志介而不忘, 부하팽함지조사혜, 개지개이불망,
어찌하여 오히려 팽함을 생각하는가.
나도 그와 함께 절개를 같이해 잃지 않으리.
萬變其情豈可蓋兮, 孰虛僞之可長. 만변기정기가개혜, 숙허위지가장.
저 아첨꾼 진실을 만 번 변해도
어찌 숨길 수 있으리,
누가 그 거짓을 끝까지 보존할 수 있으랴.
鳥獸鳴以號群兮, 草貯比而不芳, 수금명이호군혜, 초저비이불방,
새나 짐승이 울음으로 무리를 부르고,
초저(草貯)는 다 꽃답지 못하네.
魚葺鱗以自別兮, 蛟龍隱其文章, 어즙린이자별혜, 교룡은기문장,
고기는 비늘을 잘 정돈해서 잘 꾸며내지만,
교룡(蛟龍)은 자기의 문채를
깊은 연못에서 드러내지 않는다.
故到薺不同畝兮, 蘭菜幽而獨芳. 고도제부동무혜, 난채유이독방.
그런 까닭에 씀바귀와 단내 나는 풀은
같은 데서 있는 것이 아니며.
난초와 신채는
그윽한 깊은 곳에서 홀로 향기 난다.
惟佳人之永都兮, 更統世而自凰, 유가인지독회혜, 갱통세이자황,
군자가 아름다움을 깊이 간직하여,
조상으로부터의 전통을 이어
스스로 봉황을 받았다.
渺遠志之所及兮, 憐浮雲之相羊, 묘원지지소급혜, 연부운지상양,
아득한 깊고 먼 뜻은 하늘까지 미친다.
의지할 곳 없이 떠도는 뜬구름 불쌍하구나.
介妙志之所惑兮, 竊賦詩之所明. 개묘지지소혹혜, 절부시지소명,
확고하고 밝은 뜻이 미혹될까 걱정이니,
가만히 시를 지어 뜻을 밝혀 보네.
惟佳人之獨懷兮, 折若椒以自處, 유가인지독회혜, 절약초이자처,
아름다운 미인이 홀로 군주를 그리워하니,
향초를 꺾어서 자신을 고결하게 한다.
曾噓噫之嗟嗟兮, 獨隱伏而思慮. 증허희지차차혜, 독은복이사려.
거듭 울면서 탄식하고,
홀로 숨어 엎드려 깊은 상념에 젖네.
涕泣交而悽悽兮, 思不眠以至曙. 체읍교이처처혜, 사불면이지서.
눈물은 흘러 슬퍼하니,
생각사록 잠 못 들어 어느새 새벽,
終長夜之曼曼兮, 掩此哀而不去. 종장야지만만혜, 엄차애이불거.
길고 긴 밤 끝나고,
이 슬픔을 억 누른데, 없애지는 못하네.
寤從容以周流兮, 聊逍遙以自恃, 오종용이주류혜, 요소요이자시,
정신을 가다듬고 주위를 서성이면서,
짐짓 서서히 너그럽게 스스로
즐거운 마음을 가지려 한다.
傷太息之愍憐兮, 氣於邑而不可止. 상채식지민련혜, 기오읍이불가지.
슬퍼서 큰 한숨에 근심하며 스스로 불쌍타,
가슴이 답답하니 그 마음을 어찌 달랠까.
圭思心以爲茅兮, 編愁苦以爲膺. 규사심이위모혜, 편수고이위응,
님 그리는 마음 모아서 띠로 삼고,
근심을 잃어서 가슴에 품네.
折若木以蔽光兮, 隨飄風之所仍. 절약목이폐광혜, 수표풍지소잉.
차라리 나무 가지 꺾어다가 해 가리고,
회오리바람 가는 곳 덩달아 가세나.

 

 存芳彿而不見兮, 心踊躍其若湯. 존방불이불견혜, 심용약기약탕.
님의 모습 마음에 그려 애 태우네.
마음 뛰는 것 끊는 물 같네.
撫佩衣以案志兮, 超忘忘而遂行. 무패의이안지혜, 초망망이수행.
옷깃을 여미고 내 마음 어쩌지 못해,
황망하게 먼 길을 떠나네.
歲惚惚其若頹兮, 時亦漸漸而將至, 세홀홀기약퇴혜, 시역점점이장지,
세월은 홀홀 졸지에 늙어가고,
죽음의 시기는 점차 오는구나.
辯型槁而節離兮, 芳以歇而不比. 번형고이절리혜, 방이혈이불비.
번형은 시들어 마디마다 떨어지고,
꽃다운 향기 이미 다 죽어서
무리를 짓지 못하고 흩어진다.
憐思心之不可懲兮, 證此言之不可聊, 연사심지불가징혜, 증차언지불가료,
그리운 님 사모하는 맘 어쩌지 못해 애처롭다.
바로 이 말이 진심임을 밝히려 하네.
寧哈死而流亡兮, 不忍爲此之常愁. 영합사이류망혜, 불인위차지상수.
차라리 빨리 죽어 정신마저 없어지면 좋겠네,
근심이 쌓여 참지 못하니 병은 더욱 깊어가네.
孤子胸而汶淚兮, 放子出而不還, 고자흉이문루혜, 방자출이불환,
외로운 사내 가슴 눈물로 채우고,
쫓겨난 내가 다시 돌아오지 못한다.
孰能思而不隱兮, 照彭咸之所聞. 숙능사이불은혜, 조팽함지소문.
그 누가 이것을 생각하고 근심하지 않으랴,
내가 들은 바의 팽함을 밝히려고 한다.
登石巒以遠望兮, 路渺渺之默默, 등석만이원망혜, 노묘묘지묵묵,
돌산 봉우리에 올라 멀리 바라보니
길은 멀고 조용하다.
入景響之無應兮, 聞省想而不可得. 입경향지무응혜, 문성상이불가득.
사람 그림자가 소리 없는 곳에 드니
들리지도 보이지도 생각도 할 수 없네.
愁鬱鬱之無快兮, 居戚戚而不可解, 수울울지무쾌혜, 거척척이불가해,
근심은 울울! 즐겁지 않으니
마음이 괴로워 풀리지 않네.
心馬羈而不形兮, 氣廖轉而自締. 심마기이불형혜, 기료전이자체.
마음은 달리는 말 형체 마저 없고
기운이 어지러이 얽히어 있구나.
穆渺渺之無垠兮, 莽芒芒之無儀, 목묘묘지무은혜, 망망망지무의,
갈 길은 아득 끝이 어디에,
너무도 망망 의식이 없네.
聲有隱而相感兮, 物有純而不可爲. 성유은이상감혜, 물유순이불가위.
소리 없는 아우성 서로 느끼는데
자연은 순수하여 그것을 모르네.
寞蔓蔓之不可量兮, 表眄眄之不可紆. 막만만지불가량혜, 표면면지불가우.
님 게신 곳 너무도 멀어 쓸쓸해
이내 맺힌 마음 애꾸와 같아 어찌 겉으로 말할까?
愁초초之常悲兮, 翩冥冥之不可娛. 수초초지상비혜, 편명명지불가오.
근심에 초조는 언제나 슬퍼,
가벼이 날아 올라도 즐겁지 않네
凌大波而流風兮, 託彭咸之所居. 능대파이류풍혜, 탁팽함지소거.
큰 파도 넘어 바람 따라 흘러가누나
팽함(님)이 계신 곳에 의탁하리라.
上高巖之硝岸兮, 處雌蘂之標顚, 상고암지초안혜, 처자예지표전,
높은 바위 가파른 언덕에 올라
짙은 무지개의 꼭대기에 오르네.
據靑冥而攄虹兮, 遂孰忽而遯天. 거청명이터홍혜, 수숙홀이둔천.
푸른 하늘 기대어 무지개를 펴서
홀연히 하늘을 어루만져 달아나네.
吸潛露之浮源兮, 漱凝霜之雰雰, 흡잠노지부원혜, 수응상지분분,
시원하고 맑은 이슬을 마시며
하얗게 언 서리 녹여 양치질하노라.
依風穴以自息兮, 忽傾寤以嬋媛, 의풍혈이자식혜, 홀경오이선원,
살 바람 부는 굴에 의지하여 휴식하니
홀연히 마음이 슬퍼지고 맺힌다.
憑崑崙以瞰霧兮, 隱민山以淸江, 빙곤륜이감무혜, 隱민산이청강,
곤륜산에서 안개를 내려다보고
민산에서 강물을 보니 맑기도 하네.
憚涌湍之漑鷗兮, 聽波聲之洶洶. 탄용단지개개혜, 청파성지흉흉.
찰찰 돌에 부딪혀
출렁이는 여울물에 갈매기 날고
물결치는 파도 소리를 듣고 파라.
紛容容之無經兮, 罔芒芒之無紀, 분용용지무경혜, 망망망지무기,
흘러가는 물
어지러이 흘러가서
덧없이 이리저리 세차게 치는구나.
軋洋洋之無從兮, 馳委移之焉止? 알양양지무종혜, 치위이지언지?
아득히 출렁 출렁
어디에서 저렇게 흘러오며
유유히 흘러서 어디에 머무는 건가?
漂藩蕃其上下兮, 翼遙遙其左右. 표번번기상하혜, 익요요기좌우.
물은 솟구쳐 곤두박질 그렇게 흘러가고
세차게 이리저리 요동치며 내려가는가.
氾鷸鷸其前後兮, 伴張弛之信期. 범휼휼기전후혜, 반장이지신기.
넘쳐서 도요새 앞뒤로 솟구쳐 물이 들고남에
멋대로 흐르면서도 간격 맞추어
조화를 이루네.
觀炎氣之相仍兮, 窺煙液之所積. 관염기지상잉혜, 규연액지소적.
보이지 않는 증기는 올라서
구름과 비가 소복이 쌓이네.
悲霜雪之俱下兮, 聽潮水之相擊. 비상설지구하혜, 청조수지상격.
눈서리 내려 외롭게 쓸쓸
철썩 밀물 치는 소리 들리네
借光景以往來兮, 施黃棘之枉策. 차광경이왕래혜, 시황극지왕책.
해와 달을 빌려 파도 위를 왕래하고
노란 가시나무를 흔들어 채찍을 삼아라.
求介子之所在兮, 見伯夷之放迹. 구개자지소재혜, 견백이지방적.
개차추 계신 곳 찾아 소식 묻고
백이 가 남긴 자취 돌아보고파.
心調度而弗去兮, 刻著志之無適, 심조도이불거혜, 각저지지무적,
그러매 깊이 헤아려서 떠나지 않겠으며
마음을 굳게 세워 바꾸지 않으리.
曰吾怨往昔之所冀兮, 悼來者之擲瘠. 왈오원왕석지소기혜, 도래자지척척.
지난날 못다 한 소망
헛된 것을 한탄하니
앞일이 상심이라 안타까워.
浮江淮而入海兮, 從子胥而自適. 부강회이입해혜, 종자서이자적.
장강, 회수에 떠 바다로 바다로
오자서를 따라서 멋대로 놀다가

 

望大河之洲渚兮, 悲申徒之抗迹. 망대하지주저혜, 비신도지항적.
황하의 물섬가 바라보며
신도적의 분개한 자취 슬퍼하노라.
驟諫君而不聽兮, 重任石之何益? 취간군이불청혜, 중임석지하익?
문득 임에게 간청해도 듣지 않으니
큰돌을 등에 진들 어찌 이익이 있을까?
心逵結而不解兮, 思蹇産而不釋. 心규결이불해혜, 사건산이불석.
마음이 맺히어 개운치 않으며
생각이 꼬이어서 풀리지 않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