鈍銘千字

漢字·漢文 學習의 必要性

醉月 2012. 3. 5. 10:05
漢字·漢文 學習의 必要性

우리말의 많은 부분이 한자로 되어 있으며, 또 우리 문화 유산중에는 한자로 된 기록이 많다. 우리는 민족문화를 창달하고 찬란한 미래를 창조해야할 역사적 사명을 띠고 있다. 바른 언어 생활 뿐 아니라, 우리의 역사와 과거를 바르게 알기 위해서 한자와 한문을 학습할 필요가 있다.
우리 민족은 오랫동안 漢字로 문자생활을 營爲해 왔다. 한자 사용 초기에는 한자의 音과 訓을 빌려 적기도 하였으나, 차츰 한자에 익숙해지면서 한자와 한문을 우리의 언어처럼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傳來된 우리 문화 遺産중 한자와 한문의 기록이 많은 것은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한자의 사용으로 우리는 중국의 우수한 문화를 선택하고 수용하여 민족 문화를 더욱 풍성하게 가꿀 수 있었다. 앞으로도 우리는 민족 문화를 창달시키고 찬란한 미래를 創造해야할 역사적 課業을 지고 있다. 이러한 과업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의 역사와 과거를 이해해야 한다. 한자와 한문의 독해는 바른 언어생활을 위해서 뿐만 아니라, 우리의 歷史와 과거를 바르게 이해하기 위해서 꼭 거쳐야할 필수 과정이다. 漢字 漢文 學習의 必要性이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한문(漢文)과 우리 문화(文化)
漢字와 漢文은 우리 나라 文化와 불가분의 관계를 지니고 있다. 우리 나라와 중국은 지리적으로 인접해 있으므로, 매우 일찍부터 정치적으로나 문화적으로 밀접하게 교류해 왔다. 이러한 交流를 통하여 우리 나라 문화에 가장 큰 影響을 끼친 것은 한자와 한문이다.
한자가 우리 나라에 傳來된 것은 삼국시대 이전이라고 하는데, 이것이 統一新羅 시대를 거쳐 高麗 시대에 이르는 동안 크게 발달하여 우리 民族 특유의 한문문화를 이룩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한자와 한문을 수단으로 文字生活을 하는 한편 우리의 역사를 記錄하고 학문의 폭을 넓혔으며, 세련된 정서를 표현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한자는 우리의 언어구조에 맞지 않아서 불편한 면이 많았다. 그래서 조선시대에 이르러 과학적이고 독창적인 訓民正音을 만들어 우리 고유의 문자를 享有하게 되었다. 한편, 한문 문화는 여전히 발달, 성숙하여 우리의 文化遺産은 그 대부분이 한문으로 기록되어 전해지고 있다.
이러한 우리 문화의 특성을 이해하고 그 전통성을 살려 나가기 위해서는 먼저 한자와 한문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함은 물론, 한자가 지닌 풍부한 文化要素를 잘 살려 우리의 國語生活을 더욱 발전시키고 심화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漢文(한문)의 形成(형성)과 이해(理解)

1. 漢文의 基本成分
한문문장의 구성은 가장 기본적인 성분을 기준으로 하여 다음과 같이 나눌 수 있다.
(1) 主述 구조 : 主語 + 敍述語의 형태로 이루어져서 '∼이(가) ∼하다(이다)'라는 뜻을 나타내는 문장. 이 때 서술어의 자리에는 用言이 오기도 하고 體言이 오기도 한다.
■ 日出(일출) : 해가 뜨다.
■ 天高馬肥(천고마비) : 하늘은 높고 말은 살찐다.
■ 群花滿發(군화만발) : 무리지은 꽃이 가득 피었다.
■ 光陰者 百代之過客(광음자 백대지 과객) : 세월은 백 대의 과객이다.
☞ 위의 예에서 '高, 肥, 發 '은 용언이고, '過客'은 체언이다.

 

(2) 主述目 구조
主語 + 敍述語 + 目的語의 형태로 이루어져서 '∼이(가) ∼을(를) ∼하다'라는 뜻을 나타내는 문장. 이 때, 목적어의 자리에는 體言이나 句가 오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때로는 절이 오기도 한다.
■ 學生讀書(학생독서) : 학생이 책을 읽는다.
■ 學問之道 求其放心而已矣(학문지도 구기방심이이의): 학문의 길은 그 놓아 버린 마음을 찾는 것일 뿐이다.
■ 季路問事鬼神(계로문사귀신): 계로가 귀신 섬기는 것을 물었다.

 

(3) 主述補 구조
主語 + 敍述語 + 補語의 형태로 이루어져서 '∼이(가) ∼에(까지, 보다) ∼하다"라는 뜻을 나타내는 문장. 이때, 보어의 앞에는 전치사 '於, 于, 乎' 등이 놓이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생략해도 문맥 연결에 별 지장은 없다.
■ 官至御使大夫(관지어사대부): 벼슬이 어사대부에 이르렀다.
■ 三歲之習 至于八十(삼세지습 지우팔십): 세 살 버릇이 여든 까지 간다.
■ 霜葉紅於二月花(상엽홍어이월화): 서리 맞은 잎(단풍)이 이월 꽃보다 붉다.
■ 桃紅梨白已辭條(도홍이백이사조): 붉은 복숭아꽃과 흰 배꽃이 이미 가지에서 떨어졌다.
☞ 한문에서의 보어는 우리말에서의 보어와 성격에 차이가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4) 주술목보 구조
主語 + 敍述語 + 目的語 + 補語의 형태로 이루어져서 ' ∼이(가) ∼에(게) ∼을(를) ∼하다'라는 뜻을 나타내는 문장이다.
☞ 英文의 제 4 형식과 유사한 구조이다.
■ 人謂我賢者(인위아현자): 사람 들이 나를 현명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 新羅請救援兵于高句麗(신라청구원병우고구려): 신라가 고구려에 구원병을 요청하다.
■ 孔子問禮於老子(공자문례어노자): 공자가 노자에게 예를 물었다.
☞ 전치사가 쓰인 '주술목보' 구조는 보어 앞에 있는 전치사를 생략하여 '주술보목' 구조로 도치시킬 수 있다.
■ 新羅請高句麗救援兵(신라청고구려구원병): 신라가 고구려에 구원병을 요청하다.
■ 孔子問老子禮(공자문노자례): 공자가 노자에게 예를 물었다.
지금까지 提示한 것은 주된 성분만을 가진 기본적인 문장에 불과하다. 즉 살이 전혀 없는 뼈대인 것이다. 이 뼈대에 살을 붙여 詳細하게 만들거나 필요에 의해 일부 성분을 생략하는 境遇도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문장이 서로 실타래처럼 얽혀 복잡해지지만, 핵심만 잘 파악하면 내용의 類推 및 풀이가 可能하다.

漢字(한자)와 漢字語(한자어)

漢字와 漢字語는 한문을 익히는 데 가장 基礎的인 要素이다. 또한, 우리의 言語生活을 풍부하게 해 줄 수 있다는 면에서도 많은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1. 漢字의 3要素
漢字는 表意文字로서 하나의 事物이나 槪念을 하나의 글자로 나타낸다. 따라서, 각각의 한자는 그 모양[形]과 그것을 구별하여 읽는 소리[音], 그 글자가 나타내는 뜻[義]를 가지고 있다. 즉, 한자는 形·音義의 세 가지 요소로 構成되어 있다.

위의 예를 통해 字形이 달라지면 전혀 다른 음과 뜻을 가지게 됨을 알 수 있다. 또, 모양이 같은 글자라 하더라도, 소리가 바뀌면 그 뜻을 달리하는 경우도 많으므로 익힐 때 면밀한 주의가 필요하다.

 

2. 한자의 형성원리
한자의 생성원리란 한자를 만들고 운용하는 원리를 말한다. 한자가 처음 만들어질 무렵에는 별 어려움이 없이 하나의 개념이나 사물에 해당하는 글자를 만들 수 있었으나, 생활이 복잡해져서 나타내야 할 사물이나 개념의 가짓수가 많아질수록 그만큼의 글자가 더 필요하게 되었다. 그 결과, 한자가 만들어지고 운용되는 과정에서 일정한 원리가 나타나게 되었다.
(1) 상형 - 사물의 모양[形]을 본떠서[象] 만듦
(2) 지사 - 구체적인 모양을 본뜰 수 없는 어떤 抽象的인 槪念이 나 일[事]을 가리킴[指]
☞ 위의 상형과 지사는 한자를 만드는 가장 기본적인 원리이다.
(3) 회의 - 이미 만들어져 있는 두 개 이상의 글자의 뜻[意]을 합 쳐[會] 새로운 뜻의 글자를 만듦
■ 武 : 戈 + 止(전쟁을 멈추게 함)
■ 畓 : 水 + 田(물이 가득한 밭)
(4) 형성 - 음을 나타내는 부분[聲]과 뜻을 나타내는 부분[形]이 결합됨
■ 銅 : 金[뜻 ; 쇠] + 同[음 ; 동]
■ 架 : 木[뜻 ; 나무] + 加[음 ; 가]
여기서 한가지 주의해야 할 것은 소리를 나타내는 부분의 漢字音과, 결합된 字의 漢字音이 조금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 漢字音과 中國漢字音의 差異에서 發生하기도 하지만, 한자음 자체가 變遷되기 때문에 생기기도 한다.
☞ 회의와 형성은 한자를 만드는 원리 중에서 活用度가 매우 높은데 특히, 형성의 원리로 이루어진 글자는 한자 전체의 80%이상, 상용 한자의 50% 이상을 차지한다. 이러한 형성자는 짜임새를 잘 살피면 글자의 음과 뜻을 대개 파악할 수 있다.

 

3. 漢字語의 짜임
(1) 병렬관계 : A와 B 또는 'A하고 B하다'로 풀이되는 한자어.
■ 仁義禮智(인의예지) [어짊과 의로움과 예의와 슬기로움]
■ 龍頭蛇尾(용두사미) [용의 머리와 뱀의 꼬리]
(2) 수식관계 : 'A한 B' 또는 'A의 B' 'A하게 B하다'로 풀이되는 한자어.
☞ 修飾語 + 被修飾語의 형태를 띤다.
■ 沙上樓閣(사상누각) [모래 위의 누각]
■ 白衣民族(백의민족) [흰옷 입은 민족]
(3) 주술관계 : 'A가 B하다' 또는 'A는 B이다'로 풀이되는 한자어
☞ 主語 + 敍述語의 형태를 띤다.
■ 表裏不同(표리부동) [겉과 속이 같지 않음]
■ 孤軍奮鬪(고군분투) [외로운 군사가 힘껏 싸움]
(4) 술목관계 : 'B를 A하다'로 풀이되는 한자어.
☞ 敍述語 + 目的語의 형태를 띠며, 우리말 어순 과 정반대가 된다.
■ 削奪官職(삭탈관직)[관직을 깍아 버리고 빼앗음]
■ 修身齊家(수신제가)[자신을 수양하고, 가정을 가지런히 함]
(5) 술보관계 : 'B에(로) A하다' 또는 'B와 A하다'로 풀이되는 한 자어.
☞ 敍述語 + 補語의 형태를 띠며, 우리말 어순과 정반대가 된다.
■ 登校(등교) [학교에 가다] 歸農(귀농) [농촌으로 돌아가다]
■ 如反掌(여반장) [손바닥을 뒤집는 것과 같음]

천자문(千字文)

과거에 우리 선인들이 한문 학습을 위하여 전통적으로 사용해온 초학교재의 내요을 살펴봄으로써 선인들의 학풍과 사상·감정을 이해하고, 한문 학습에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하며, 전통문화를 바르게 계승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르도록 한다.

■ 본문풀이
◈ 天地玄黃(천지현황) : 하늘은 검고 땅은 누렇다는 뜻
◈ 紅荒(홍황) : 넓고 큼
◈ 盈仄(영측) : 차고 기욺
◈ 辰宿(진숙) : 별자리, 천체(天體)의 12방위와 28수(宿)를 일 컫는 말, 음(音)은 '진수'
◈ 閏餘(윤여) : 윤달이 남음
◈ 律呂(율려) : 양과 음의 곡조. 곧 6律과 6呂
◈ 調陽(조양) : 음양(陰陽)을 조리(調理)함
■ 千字文의 來歷
<千字文>은 6세기경 중국 양(梁)나라 무제(武帝)의 命을 받아 주흥사(周興嗣>가 지은 네 글자씩 250句의 운문(韻文)으로 된 책이다. 전해오는 말에 의하면 지은이 주흥사가 이 책을 하루 만에 완성하느라 무척 苦心하여 갑자기 머리가 하얗게 세었다 하며, 따라서 이 책을 '白首文'이라고도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이 책이 우리 나라에 들어온 시기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이 책은 우리나라에 들어와서 가장 많이 읽히는 漢文 初學敎材가 되었으며, 그 필사본(筆寫本) 중에서도 조선 선조(宣祖) 때의 名筆 한석봉(韓石峰)이 쓴 <石峰千字文>이 널리 통용되었다.

 

사자소학(四字小學)

■ 본문풀이
◈ 父生我身(부생아신) : 아버지는 내몸을 낳으시고
◈ 母鞠吾身(모국오신) : 어머니는 내몸을 기르셨다.
◈ 腹以懷我(복이회아) : 배로써 나를 품으시고
◈ 乳以哺我(유이포아) : 젖으로써 나를 먹이셨다.
◈ 以衣溫我(이의온아) : 옷으로써 나를 따뜻하게 하시고
◈ 以食飽我(이식포아) : 밥으로써 나를 배부르게 하시니
◈ 恩高如天(은고여천) : 은혜 높기가 하늘과 같으며
◈ 德厚似地(덕후사지) : 덕이 두텁기가 땅과 같도다.
◈ 爲人子者(위인자자) : 가람자식 된 자가
◈ 曷不爲孝(갈불위효) : 어찌 효도하지 아나하리오
◈ 欲報心恩(욕보심은) : 깊은 은혜에 보답하고자 할진댄
◈ 昊天罔極(호천망극) : 넓고 넓은 하늘이라 다할길이 없네.

 

계몽편(啓蒙篇)

日出於東方하고 入於西方하니 日出則爲晝요 日入則爲夜니 夜則月星이 著見焉하니라.

飛禽은 卵翼하고 走獸는 胎乳하며 飛禽은 巢居하고 走獸는 穴處하며 蟲魚之物은 化生者가 最多요 而亦多生於水濕之地也니라.
宗族이 雖有親疎遠近之分이나 然이나 推究其本이면 則同是祖先之骨肉이니 苟於宗族에 不相友愛하면 則是는 忘其本也라. 人而忘本이면 家道漸替하니라.

■ 본문풀이
◈ 日出於東方 入於西方(일출어동방 입어서방): 해가 동쪽에서 떠서 서쪽으로 진다.
◈ 日出則爲晝 日入則爲夜(일출즉위주 일입즉위야): 해가 뜨면 납이되고, 해가지면 밤이된다.
◈ 夜則月星 著見焉(야즉월성 저현언): 밤이되면 달과 별이 나타나 보인다.
◈ 飛禽卵翼 走獸胎乳(비금난익 주수태유): 날짐승은 날개로 알을 품고, 길짐승은 태로낳아 젖을 먹인다.
◈ 飛禽巢居 走獸穴處(비금소거 주수혈처): 날짐승은 둥지에 살고, 길짐승은 굴 속에서 산다.
◈ 蟲魚之物 化生者 最多(충어지물 화생자 최다): 벌레와 물고기가 변화하여 생기는 것이 가장 많다.
◈ 而亦多生於水濕之地也(이역다생어수습지야): 또한 대부분 물이나 습지에서 산다.
◈ 宗族 雖有親疎遠近之分(종족 수유친소근원지분): 종족이 비록 친하고, 소원하고, 멀고, 가까이 있다 하나
◈ 推究其本 則同是祖先之骨肉(추구기본 즉동시조선지골육): 그 근본을 미루어 찾으면 같은 선조의 혈육이다.
◈ 苟於宗族不相友愛 則是忘其本也(구어종족불상우애즉시망기본야): 진실로 종족끼리 서로 우애하고 친하지 않으면 그 근본 을 망하게 하는 것이다.
◈ 人而忘本 家道漸替(인이망본 가도점채): 사람으로서 근본을 잃으면 집안의 도가 점점 침체한다.

동몽선습(童蒙先習)
天地之間 萬物之衆에 惟人이 最貴하니 所貴乎人者는 以其有五倫也라. 是故로 孟子曰, 父子有親하며 君臣有義하며 夫婦有別하며 長幼有序하며 朋友有信이라 하시니 人而不知有五常이면 則其違禽獸가 不遠矣라.
夫婦는 二姓之合이라 生民之始오 萬福之原이니 行媒議婚하며 納幣親迎者는 厚其別也라. 是故로 娶妻하되 不娶同姓하며 爲宮室하되 辨內外하여 男子는 居外而不言內하고 婦人은 居內而不言外하니라. <童蒙先習>

■ 내용연구
◈ 天地之間 萬物之衆 惟人最貴(천지지간 만물지중 유인최귀): 하늘과 땅사이 만물의 무리중에 오직 사람만이 가장 귀하다.
◈ 所貴乎人者 以其有五倫也(소귀호인자 이기유오륜야): 사람에게 있어서 귀한 바는 오륜이 있기 때문이다.
◈ 人而不知有五常 則其違禽獸不遠矣(인이부지유오상 즉기위금수 불원의): 사람으로서 오륜이 있는줄을 알지 못하면, 그 금수와 다
를 것이 멀지 않다.
☞ 五常 : 다섯가지의 떳떳한 도리. 五倫을 말함
父子有親(부자유친) : 아비와 아들은 침함이 있어야 하고
君臣有義(군신유의) : 임금과 신하는 의리가 있어야 하고
夫婦有別(부부유별) : 남편과 아내는 분별이 있어야 하고
長幼有序(장유유서) : 어른과 아이는 차례가 있어야 하고 朋友有信(붕우유신) : 벗끼리는 믿음이 있어야 한다.
◈ 夫婦 二姓之合 生民之始 萬福之原(부부 이성지합 생민지시 만복지원): 부부는 두 이성이 합한 것이요, 백성을 낳는 근원이요,
만복의 근원이다.
生民 : 하늘이 낸 백성, 人類
◈ 行媒議婚 納幣親迎者 厚其別也(행모의혼납폐친영자후기별야): 중매를 행하여 혼인을 의논하며 폐백을 들이고 친이하는 것은 그 분별을 두텁게 하는 것이다.
納幣 : 幣帛(폐백)을 들임 親迎 : 친이 맞이함
◈ 娶妻 不娶同姓(취처 불취동성): 아내에게 장가들되 같은 성을 가진 사람에게 장가들지 않느니라.
◈ 男子居外而不言內 婦人居內而不言外(남자거외이불언내 부인 거내이불언외): 남자는 밖에 거처하면서 집안의 일을 말하지 않고, 부인
은 안에 거쳐하면서 밖의 일을 말하지 않는다.

홍익인간(弘益人間)
4자로 이루어진 성어의 학습을 통해서 자기의 뿌리를 인식하고, 또한 새롭게 자기 자신의 자화상을 정립하는 계기를 알아보자.

弘益人間 始祖檀君
悠久歷史 倍達民族
山紫水明 錦繡江山
衛正斥邪 國難克服
國憲遵守 秩序維持

■ 내용연구
◈ 弘益人間(홍익인간): 고조선의 건국이념으로 '널리 인간세계를 이롭게 한다'는 뜻
◈ 始祖檀君(시조단군) : 우리나라의 시조이신 단군
◈ 悠久歷史(유구역사): 멀고 오랜 역사, 아득하게 오랜 우리 겨레의 긴 역사를 이름
◈ 倍達民族(배달민족): 우리 겨레를 역사상으로 또는 예스럽게 일컫는 말
◈ 山紫水明(산자수명) : 산은 자줏빛이고 물은 맑다.
◈ 錦繡江山(금수강산) : 비단에 수를 놓은 듯 아름다운 산천, 우리 나라 강산의 아름다움을 일컫는 말
◈ 衛正斥邪(위정척사) : 올바른 것을 지키고 사악한 것을 배척함
◈ 國難克服(국난극복) : 나라의 어려움을 이겨냄
◈ 國憲遵守(국헌준수) : 나라의 근본 법규를 그대로 좇아 지킴
◈ 秩序維持(질서유지) : 사물의 순서를 올바로 지켜나감

선진조국(先進祖國)
청소년의 장래를 위해 지혜를 쌓고 인격을 닦아야 하며, 큰 꿈을 이루기 위해 어려움을 인내하고 노력해야 한다. 4자성어로 이루어진 한자성어를 통해 조국이 나아갈 길과 우리가 해야 할 일들을 생각해 보자.

先進祖國 未來社會
頭腦啓發 尖端技術
海底探査 資源確保
汚染防止 環境保存
貿易振興 販路擴張
■ 내용연구
◈ 先進祖國(선진조국) : 앞서가는 조국. 우리 나라의 경제·문화가 다른 나라보다 앞선다는 뜻
◈ 未來社會(미래사회) : 장차 다가올 사회
◈ 頭腦啓發(두뇌계발) : 머리를 열어줌
◈ 尖端技術(첨단산업) : 시대적 조류에 앞서가는 기술
◈ 海底探査(해저탐사) : 바다밑을 더듬어 조사함
◈ 資源確保(자원확보): 사업의 재료나 원료가 될 물자를 틀림없이 보유함
◈ 汚染防止(오염방지): 대기나 하천 등이 더럽게 물드는 것을 막음
◈ 環境保存(환경보존): 인간의 생활주변을 깨끗이 유지·보호하는 일
◈ 貿易振興(무역진흥) : 국제간의 교역을 떨치어 일으킴
◈ 販路擴張(판로확장) : 파는 길을 넓힘

문화창조(文化創造)

우리 선인들은 學問을 통해 心身을 수양하고 人格을 도야하였다. 학문에 관한 成語의 뜻을 되새기며, 학문하는 자세를 가다듬도록 한다.

文獻硏究 古典國譯
古墳壁畵 遺蹟探査
鄕土藝術 民俗硏究
作品批評 文藝思潮
傳統繼承 文化創造

 

■ 내용연구
◈ 文獻硏究(문헌연구) : 학술 자료가 되는 문서를 연구함
◈ 古典國譯(고전국역) : 옛날 문헌을 우리말로 번역함
◈ 古墳壁畵(고분벽화) : 옛 무덤의 벽에 그린 그림
◈ 遺蹟探査(유적탐사) : 옛 자취(지금 까지 남아 있는 물건이나 건물)를 직접 찾아가서 살핌
◈ 鄕土藝術(향토예술): 그 지방 특유의 풍속·풍물 등을 표현한 예술
◈ 民俗硏究(민속연구) : 민간 풍속(미풍 양속)을 연구함
◈ 作品批評(작품비평) : 예술적 창작물을 비평하여 평가함
◈ 文藝思潮(문예사조) : 문학 예술의 흐름이나 경향
◈ 傳統繼承(전통계승) : 전해 내려온 계통을 이어나감.
◈ 文化創造(문화창조) : 새로운 문화를 처음 만듦

 


배달민족(倍達民族)
국가는 우리에게 참으로 소중하다. 단군 시조가 홍익 인간의 이념으로 이 땅 위에 나라를 세운 이래, 오천년 동안 우리 민족이 겪어 이겨 낸 고난 극복의 역사가 이를 설명해 주고 있다.

恭敬 謙讓
創造 繁榮
無窮花 太極旗
同胞愛 民族愛
弘益人間 檀君王儉

 

■ 내용연구
◈ 恭敬(공경) : 공손히 섬김
◈ 謙讓(겸양) : 자기를 내세우거나 자랑하지 아니하고 겸손한 태도로 사양함
◈ 創造(창조) : 어떤 목적이나 구상 아래 새로운 문화적, 물질 적인 가치를 이룩함, 새로운 것을 처음으로 만듦
◈ 繁榮(번영) : 일이 번성하고 연화롭게 됨
◈ 無窮花(무궁화) : 끝이 없는 꽃이라는 뜻을 가진 우리나라 꽃
◈ 太極旗(태극기) : 우리나라의 국기
◈ 同胞愛(동포애) : 같은 겨레로서의 사랑
◈ 民族魂(민족혼) : 한 민족만이 지니고 있는 고유의 정신, 민족정신
◈ 倍達民族 : 우리민족을 일컫는 말. '倍達'은 밝은 땅이라는 뜻의 옛말인 '배달'을 가차(假借)한 것임
◈ 弘益人間(홍익인간) :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함. 古朝鮮의 건국이념임.
◈ 檀君王檢(단군왕검) : 韓民族의 시조이며 古朝鮮을 개국한 첫 임금.

덕업상권(德業相勸)

鄕約은 우리 사회의 美風良俗을 이루는 데 크게 공헌하였다. 鄕約에 담긴 정신을 바르게 이해하도록 한다.

德業相勸 過失相規 禮俗相交
患難相恤 男女有禮 敎子有方
見善必行 聞過必改 言必忠信
行必篤敬 貧守廉介 富好禮讓

보 충
孝於父母하고 忠於國家하며, 友于兄弟하고 弟于長上이니라. <鄕約文>

 

■ 내용연구
◈ 德業相勸(덕업상권) : 좋은일은 서로 권장함
◈ 過失相規(과실상규) : 잘못은 서로 고치도록 함
◈ 禮俗相交(예속상교) : 예의 있는 풍속으로 서로 사귐
◈ 患難相恤(환난상휼): 걱정거리나 어려운 일이 생겼을 때 서로 도와줌
◈ 男女有禮(남녀유례) : 남녀간에 예의가 있어야 함
◈ 敎子有方(교자유방): 자식을 가르치는 데는 옳은 방도가 있어야 함
◈ 見善必行(견선필행) : 선한 일을 보면 반드시 실행해야 함
◈ 聞過必改(문과필개) : 허물을 알면 반드시 고쳐야 함
◈ 言必忠信(언필충신) : 말은 반드시 충실하고 믿음직해야 함
◈ 行必篤敬(행필독경): 행동은 반드시 독실하고 공경스러워 해야함
◈ 貧守廉介(빈수렴개) : 가난해도 청렴하고 절개를 지킴
◈ 富好禮讓(부호예양) : 부유해도 예의와 사양을 좋아함

 

■ 보충풀이
◈ 孝於父母(효어부모)하고 忠於國家(충어국가)하며, 友于兄弟(우우형제)하고 弟于長上(제우장상)이니라.
- 부모에게 효도하고, 국가에 충성하며, 형제간에 우애하고, 윗 사람에게 공손해야 한다.

학여불급(學如不及)

우리 선인들은 學問을 통해 心身을 수양하고 人格을 도야하였다. 학문에 관한 成語의 뜻을 되새기며, 학문하는 자세를 가다듬도록 한다.

多岐亡羊 初志一貫 窮理正心
手不釋卷 不恥下問 切磋琢磨
發憤忘食 自强不息 敎學相長
日就月將 晝耕夜讀 螢雪之功
보 충
學如不及이요, 猶恐失之니라. <論語>

 

■ 내용연구
◈ 多岐亡羊(다기망양): 학문의 길이 여러 갈래여서 길을 잡기 어려움
◈ 初志一貫(초지일관) : 처음의 뜻으로 일관함
◈ 窮理正心(궁리정심) : 이치를 궁구하고, 마음을 바르게 가짐
◈ 手不釋卷(수불석권) : 손에서 책을 놓지 않음. 열심히 공부함
◈ 不恥下問(불치하문) : 자기보다 못한 사람에게 묻는 것을 부 끄러워하지 않음. 곧, 모르는 것은 누구한테든지 배움.
◈ 切磋琢磨(절차탁마) : 옥이나 돌을 끊고, 갈고, 쪼고, 닦음. 곧, 사람이 덕을 쌓고 학문을 이루는 것도 그와 같이 닦 고 다듬어야 함을 이르는 말
◈ 發憤忘食(발분망식) : 분발하여 끼니조차 잊음. 곧, 끼니조차 잊을 정도로 학문에 열중함
◈ 自强不息(자강불식) : 스스로 힘써 쉬 않음
◈ 敎學相長(교학상장) : 남을 가르치거나 스승에게 배우는 것이 모두 나의 학업을 증진 시
◈ 日就月將(일취월장) : 날로 달로 발전함.
◈ 晝耕夜讀(주경야독) : 낮에는 농삿일을 하고 밤에는 글을 읽음. 곧,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꿋꿋이 공부함을 비유
◈ 螢雪之功(형설지공): 역경을 이겨내고 꾸준히 학문을 닦은 보람

 

■ 보충풀이

◈ 學如不及(학여불급)이요, 猶恐失之(유공실지)니라.
- 배움은 따라가지 못할 것처럼 하고, 배운 것을 행여 잃 을까 두려워해야 한다.
화이부동(和而不同)
사람은 서로 사귀며 함께 살아간다. 交際에 관한 성어의 뜻을 되새겨, 인간 관계를 바르게 유지하며 생활하도록 한다.

交友以信 以文會友 親仁善隣
芝蘭之交 脣亡齒寒 松茂栢悅
獨不將軍 同病相憐 溫柔敦厚
寬弘之量 同聲相應 類類相從
보 충
君子는 和而不同하고, 小人은 同而不和니라.<論語>

 

■ 내용연구
◈ 交友以信(교우이신) : 벗을 사귀되 믿음으로써 한다.
◈ 以文會友(이문회우) : 학문으로써 벗을 모음
◈ 親仁善隣(친인선린): 어진이를 가까이 하고 이웃과 사이좋게 지냄
◈ 芝蘭之交(지란지교) : 벗 사이의 깨끗하고도 맑은 교제,'芝蘭'은 '지초와 난초'라는 뜻으로, 높고 맑은 인품을 비유함
◈ 脣亡齒寒(순망치한) :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림. 곧, 가까운 사이의 하나가 망하면 다른 한 편도 온전하기 어려움을 비유함
◈ 松茂栢悅(송무백열) : 소나무가 무성하면 잣나무가 기뻐함. 곧, 벗이 잘되는 일을 기뻐함을 비유함
◈ 獨不將軍(독불장군) : 홀로 장군이 될 수 없음.곧, 혼자서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는 뜻
◈ 同病相憐(동병상련): 같은 병을 앓는 사람끼리 서로 가엾게 여김
◈ 溫柔敦厚(온유돈후) : 온화하고 부드러우며 인정이 두터움
◈ 寬弘之量(관홍지량) : 마음이 크고 넓은 도량
◈ 同聲相應(동성상응) : 같은 무리끼리 서로 통해 응함
◈ 類類相從(유유상종) : 같은 무리끼리 서로 왕래하여 사귐.'相從'은 서로 따르며 친하게 교제함'.

 

■ 보충풀이
君子(군자)는 和而不同(화이부동)하고, 小人(소인)은 同而不和(동이불화)니라.<論語(논어)>
- 군자는 화합하되 부화뇌동하지 않고, 소인은 부화뇌동하 되 화합하지 못함
- 부화뇌동(附和雷同): 자기의 主見이 없이 남의 말에 찬성해 같이 행동함
총명예지(聰明叡智)
지혜와 인격을 형성하는 한자성어들로써 사람은 智慧를 쌓고 人格을 닦아야 한다. 널리 배우고 자세하게 물으며 삼가 생각하고 밝게 판단하여 지혜로워지고, 몸가짐을 조심하고 溫柔敦厚한 마음을 길러 인격을 수양하자.

聰明叡智 孝悌忠信 溫柔敦厚
壽福康寧 艱難辛苦 迂餘曲折
博學審問 愼思明辨 深謀遠慮
隱忍自重 人生之事 塞翁之馬

 

■ 내용연구
◈ 聰明叡智(총명예지): 귀가 잘들리고 눈이 밝으며, 사리에 발고 슬기로움. 곧, 총명하고 지혜로움
◈ 孝悌忠信(효제충신) : 효도, 공경, 충성, 신의
◈ 溫柔敦厚(온유돈후) : 온화하고 유순하며, 성품이 후덕함
◈ 壽福康寧(수복강녕) : 장수, 복, 건강과 평안
◈ 艱難辛苦(간난신고) : 어려움과 괴로움. 곧, 아주 심한 고생
◈ 迂餘曲折(우여곡절) : 사정이 뒤얽혀 몇 번이고 변화함. 또는, 뒤얽힌 복잡한 사정
◈ 博學審問(박학심문) : 널리 배우고 자세하게 물음
◈ 愼思明辨(신사명변) : 신중하게 생각하고 밝게 판단함
◈ 深謀遠慮(심모원려) : 깊은 계략과 먼 장래에 대한 생각
◈ 隱忍自重(은인자중): 괴로움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고 몸가짐을 소중히 함
◈ 人生之事(인생지사) : 사람의 생활에서 일어나는 일
◈ 塞翁之馬(새옹지마) : 변방 늙은이의 말, 인생의 길흉화복은 예측하기 어려움

근심지달(根深枝達)
노력하는 사람만이 꿈을 성취한다. 큰 꿈을 가진 사람은 작은 것을 탐내지 않고, 현재의 不遇함에 落心하지 않는다. 젊은이들이여, 미래에 대한 꿈을 가지고 心機一轉 노력해 보자.

根深枝達 源遠流長 才德兼備
萬事亨通 後生可畏 心機一轉
不恥下問 大器晩成 小貪大失
刻骨銘心 流水不腐 孤軍奮鬪
■ 내용연구
◈ 根深枝達(근심지달) : 뿌리가 깊으면 가지가 잘 뻗어 나감
◈ 源遠流長(원원류장) : 물의 근원이 멀어서 물의 흐름이 긺
◈ 才德兼備(재덕겸비) : 재주와 덕행이 다 갖추어짐
◈ 萬事亨通(만사형통) : 모든일이 거리낌 없이 잘됨
◈ 後生可畏(후생가외) : 후배는 두려워 할만 하다.
◈ 心機一轉(심기일전) : 어떤 동기에 의하여 지금까지 품었던 마음이 바뀜
◈ 不恥下問(불치하문) : 아랫사람에게 묻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음
◈ 大器晩成(대기만성) : 큰 그릇은 늦게 만들어짐. 곧, 크게될 사람은 오래 공적을 쌓아 늦게 이루어짐을 뜻함
◈ 小貪大失(소탐대실) : 작은 것을 탐내다가 큰 것을 잃음
◈ 刻骨銘心(각골명심) : 뼈에 새기고 마음에 새김
◈ 流水不腐(유수불부) : 흐르는 물은 썩지 않는다.
◈ 孤軍奮鬪(고군분투) : 고립된 군대가 분발하여 싸움
호사다마(好事多魔) 실수란 恒用 있는 법이지만 실수를 인정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억지로 牽强附會하여 실수를 强辯하기 보다는 오히려 이를 인정하고 轉禍爲福의 계기로 삼는 것이 현명한 일이다.

好事多魔 轉禍爲福 臥薪嘗膽
錦衣還鄕 改過遷善 錦上添花
牽强附會 雪上加霜 孤掌難鳴
同病相憐 交友以信 以文會友

■ 내용연구
◈ 好事多魔(호사다마) : 좋은 일에는 방해하는 일이 많이 생김
◈ 轉禍爲福(전화위복) : 재앙이 변해서 복이 됨
◈ 臥薪嘗膽(와신상담) : 땔나무에 자고 쓸개 맛을 봄 (원수를 갚기 위해 고난을 참고 때를 기다림)
◈ 錦衣還鄕(금의환향) : 비단옷을 입고 고향에 돌아옴 (출세하여 고향에 돌아옴)
◈ 改過遷善(개과천선) : 잘못을 고치고 착한 길에 들어섬
◈ 錦上添花(금상첨화) : 비단 위에 꽃을 더함 (좋은 일에 좋은 일을 더함)
◈ 牽强附會(견강부회) : 조리에 닿지 않는 말을 억지로 끌어다 맞춤
◈ 雪上加霜(설상가상) : 눈 위에 서리를 더함 (곧, 불행한 일이 연거푸 일어남
◈ 孤掌難鳴(고장난명) : 손바닥 한쪽으로는 소리를 내기 어려움 곧, 혼자서는 일하기 어렵다는 뜻
◈ 同病相憐(동병상련) : 같은 병을 가진 사람끼리. 곧, 처지가 어려운 사람끼리 서로 가엽게 여김
◈ 交友以信(교우이신) : 믿음으로 친구를 사귐
◈ 以文會友(이문회우) : 글로써 친구를 모음

 


속담(俗談)

우리말 俗談을 漢文으로 번역한 것들을 가려 모았다. 한역 속담을 우리말 속담과 비교하면서 그 意味를 바르게 이해하고, 先人등의 삶의 지혜를 되새겨 보도록 한다.
隨友適江南이라 <순오지>
三歲之習이 至于八十이라.<이담속찬>
一日之狗가 不知畏虎라<이담속찬>
我腹旣飽면 不察奴肌라.<이담속찬>
天雖崩이라도 牛出有穴이라.<동언해>
農夫餓死라도 枕厥種子라.<이담속찬>
積功之塔이 豈毁乎아<동언고략>

보 충
牛耳讀經 泣兒授乳 借廳借閨

■ 내용연구
◈ 隨友適江南(수우적강남) : 친구따라 강남간다. 곧 친구가 좋아서 하자는 대로 따라간다는 뜻.
◈ 三歲之習(삼세지습) : 세 살적의 버릇.
◈ 至于八十(지우팔십) : 여든에 이른다.
◈ 一日之狗(일일지구) : 하룻강아지
◈ 不知畏虎(부지외호) : 범 무서운줄 모른다.
◈ 我腹旣飽(아복기포) : 내배가 이미 부르다.
◈ 不察奴肌(불찰노기) : 종의 배고품을 모른다.
◈ 天雖崩(천수붕) : 하늘이 비록 무너지더라도
◈ 牛出有穴(우출유혈) : 솟아날 구멍이 있다. '牛出'은 '소우, 날출' → '소날' → '솟아날'
◈ 農夫餓死(농부아사) : 농부가 굶어 죽다.
◈ 枕厥種子(침궐종자) : 그 종자를 베고 죽다. 枕은 베고 죽다.
◈ 積功之塔(적공지탑) : 공든 탑
◈ 豈毁乎(기훼호) : 어찌 무너지랴 ?

 

■ 보충풀이
◈ 牛耳讀經(우이독경) : 소귀에 경읽기 곧, 우둔한 사람은 아무리 가르쳐 주어도 알아듣지 못한다는 뜻
愚人之前 善言難入(우인지전에 선언난입) : 어리석은 사람 앞에 좋은 말이 들어가기 어렵다.
◈ 泣兒授乳(읍아수유) : 우는 아이가 젖을 먹는다. 곧, 아무 말 않고 있으면 모르기 때문에 남에게 알려줄 말을 해야 한다는 뜻
◈ 借廳借閨(차청차규) : 대청 빌린놈이 안방까지 빌리려 한다. 곧, 남의 호의를 저버리고 그의 권리까지 침해하려 한다 는 뜻.

금과옥조(金科玉條)

우리 선인들이 남긴 격언을 뽑아 모은 것이다. 격언을 통해 선인의 자세를 이해하도록 한다.

君子之言은 淡若水라. <장자>
同心之言은 其臭如蘭이라.<주역>
附耳之言은 勿聽焉하라.<연암집>
海枯終見底나 人死不知心이라.<명심보감>
有無故而阿君者커든 君其愼之하라<전국책>

■ 내용연구
◈ 君子之言淡若水(군자지언담약수) : 군자의 말은 맑기가 물과 같다.
君子 : 심성이 어질고 적행이 높은 사람, 남의 師表가 될만한 사람  若 : ∼와 같다[비교]
◈ 同心之言(동심지언) : 마음을 같이 한 말
◈ 其臭如蘭(기취여란) : 그 향기가 난초와 같다.
◈ 附耳之言(부이지언) : 귀에 대고 속삭이는 말. 附 = 붙이다. 가까이 하다.
◈ 勿聽焉(물청언) : 듣지 말라
◈ 海枯終見底(해고종견저) : 바다가 마르면 마침내 바다가 보인다.
◈ 人死不知心(인사부지심) : 사람은 죽어도 마음을 알지 못한 다. 사람의 마음속은 헤아리기 어렵다는 뜻
◈ 有無故而阿君者(유무고이아군자) : 까닭없이 그대에게 아부하는 자가 있거든
◈ 君其愼之(군기신지) : 그대는 그를 삼가하라.

오비이락(烏飛梨落)

우리 선인들이 남긴 격언을 뽑아 모은 것이다. 격언을 통해 선인의 자세를 이해하도록 한다.
一日之狗가 不知畏虎라.
窮人之事는 飜亦破鼻라.
始用升授하고 還以斗容이라.<이담속찬>
十人守之라도 不得察一賊이라.<순오지>
瓜田에 不納履하고 李下에 不整冠하라.<명심보감>

■ 내용연구
◈ 一日之狗(일일지구) : 하룻강아지
◈ 不知畏虎(부지외호) : 호랑이 무서운줄 알지 못한다.
◈ 窮人之事(궁인지사) : 궁한사람의 일
◈ 飜亦破鼻(번역파비) : 뒤로 넘어져도 또한 코를 깨뜨린다.
◈ 始用升授 還以斗容(시용승수 환이두용) : 처음에 되로써 주고, 도리어 말로써 받는다. 用 = 以, 還 = 도리어
◈ 十人守之(십인수지) : 열사람이 그것을 지키다.
◈ 瓜田不納履(과전불납리) : 오이밭에서 신발을 고쳐신지 말라. 조금일라도 남의 의심을 받을 행동은 하지 말라는 뜻.
◈ 李下不整冠(이하부정관) : 오얏나무 아래에서 갓을 바로잡지 말라.
선공후사(先公後私)

우리 선인들이 남긴 격언을 뽑아 모은 것이다. 격언을 통해 선인의 자세를 이해하도록 한다.
先公後私 見賢思齊
明哲保身 絶長補短
人無遠慮면 必有近憂니라.<논어>
言에 勿異於行하며 行에 勿異於言하라.<지봉집>
有德者는 必有言이요 有言者는 不必有德이니라.<논어>
以責人之心으로 責己하고 以恕己之心으로 恕人하라<송사>

■ 내용연구
◈ 先公後私(선공후사) : 公을 앞세우고 私를 뒤로 돌린다.
◈ 見賢思齊(견현사제) : 어진 사람을 보거든 같아질 것을 생각하라.
◈ 明哲保身(명철보신) : 사리에 밝고 슬기로워 자기의 몸을 지킨다.
◈ 絶長補短(절장보단) : 장점을 끊고 단점을 보충한다.
◈ 人無遠慮 必有近憂(인무원려 필유근우) : 사람이 멀리 생각하 지 않으면 반드시 가까운데 근심이 있다.
◈ 言勿異於行 行勿異於言(언물이어행 행물이어언): 말은 행동과 달리하지 말고, 행동은 말과 달리하지 말라.
◈ 有德者必有言(유덕자필유언) : 덕있는 사람은 반드시 말이 있다.
◈ 有言者 不必有德(유언자 불필유덕) : 말이 있는 사람이라고 반드시 덕이 있는 것은 아니다.
◈ 以責人之心 責己(이책인지심 책기) : 남을 꾸짖는 마음으로써 자기를 꾸짖는다.
◈ 以恕己之心 恕人(이서기지심 서인) : 자기를 용서하는 마음으 로 남을 용서하라.

 


살신성인( 殺身成仁)
우리 선인들이 남긴 격언을 뽑아 모은 것이다. 격언을 통해 선인의 자세를 이해하도록 한다.
殺身成仁 三省吾身 昏定晨省
出必告하며 反必面이니라.
見利思義요 見危授命이니라.<논어>
玉不濁이면 不成器요 人不學이면 不知道라.<예기>
養子息이라야 知親力이니라<열자>
附耳之言을 勿聽焉하고 戒洩之談을 勿言焉하라.<연암집>

■ 내용연구
◈ 殺身成仁(살신성인) : 제 몸을 죽게하여 인을 이룸
◈ 三省吾身(삼성오신) : 날마다 세 가지로 내 몸을 살펴 봄
◈ 昏定晨省(혼정신성) : 저녁에 안정시켜 드리고 새벽에 살펴 드림
◈ 出必告 反必面(출필고 반필면) : 나갈 때는 반드시 아뢰고, 돌아와서는 반드시 얼굴을 뵙느니라.)
◈ 見利思義 見危授命(견리사의 견위수명) : 이익을 보고는 의로
운가를 생각하고, 위태로움을 보고는 목숨을 바치느니라.
◈ 玉不濁 不成器(옥불탁불성기) : 옥은 쪼지 않으면 그릇이 되지 않고,
◈ 人不學 不知道(인불학 부지도): 사람은 배우지 않으면 도를 알지 못한다.
◈ 養子息知親力(양자식지친력) : 자식을 길러야 부모의 공력을 안다.
◈ 附耳之言勿聽焉(부이지언물청언) : 귀에 대고 하는 말을 듣지 말라.
◈ 戒洩之談 勿言焉(계설지담 물언언) : 누설을 경계하는 말을 말하지 말라.

 

타산지석(他山之石)

 

우리 선인들이 남긴 격언을 뽑아 모은 것이다. 격언을 통해 선인의 자세를 이해하도록 한다.

不信乎朋友면 不獲乎上矣니라.<중용>
月滿則缺하고 物盛則衰라<주역>
九層之臺도 起於累土라.<노자>
好憎人者는 亦爲人所憎이라<설원>
無道人之短하고 無說己之長하라.

■ 내용연구
◈ 不信乎朋友(불신호붕우) : 친구에게 신임을 받지 못한다.
◈ 不獲乎上矣(불획호상의) : 윗 사람에게 신임을 받지 못한다.
◈ 月滿則缺(월만즉결) : 달은 차면 기운다.
◈ 物盛則衰(물성즉쇠) : 만물은 번성하면 곧 쇠잔해진다.
◈ 九層之臺(구층지대) : 아홉 층의 누대
◈ 累土(누토) : 흙을 돋우다. 즉, 기초를 다진다는 뜻
◈ 好憎人者(호증인자) : 남을 미워하기를 좋아하는 사람
◈ 亦爲人所憎(역위인소증) : 또한 남에게 미움을 당한다.
'爲∼所 ∼' = '∼에게 ∼당하다'는 피동의 뜻을 나타내는 관용어구
◈ 無道人之短(무도인지단) : 남의 단점을 말하지 말라. 道 = 말하다.

한국의 격언(韓國의 格言)

우리 선인들이 남긴 격언을 뽑아 모은 것이다. 격언을 통해 선인의 자세를 이해하도록 한다.
附耳之言을 勿廳焉하라.<박지원>
讀書에 豈擇地乎아 在鄕在京에 惟在立志如何耳니라<이황>
聖人은 何故로 獨爲聖人이며
我則何故로 獨爲衆人耶아 ?<이이>
今人은 多是被養於父母라<이이>
用於國이면 則以死報國하고, 不用이면,
則慶於野 足矣니라.<이순신>
보 충
有備無患 同價紅裳 積小成大

■ 내용연구
◈ 附耳之言(부이지언) : 귀에 대고 속삭이는 말
◈ 勿廳焉(물청언) : 듣지 말라. 焉은 附耳之言을 가르키는 대명사
◈ 豈擇地乎(기택지호) : 어찌 장소를 가리겠는가 ?
◈ 在鄕在京(재향재경) : 시골에 있든지 서울에 있든지
◈ 惟在立志如何耳(유재입지여하이) : 오직 뜻을 세움이 어떠한가 에 달려있을 뿐이다
◈ 聖人(성인) : 지혜와 덕이 뛰어나 길이 남들이 본받을 만한 사람
◈ 我則(아즉) : 나는. '則'은 '∼는(은)'
◈ 獨爲衆人耶(독위중인야) : 유독 보통사람이 되었는가 ?
◈ 多是被養於父母(다시피양어부모) : 대부분 부모에게 부양을 받 다. '是라'는 강세 조사
◈ 用於國(용어국) : 나라에 등용되다.
◈ 以死報國(이사보국) : 죽음으로써 나라에 보답하다.
◈ 耕於野 足矣(겨어야 족의) : 초야에서 농사짓는 것으로 족하다.
■ 보충풀이
◈ 有備無患(유비무환) : 준비가 되어 있으면 근심할 것이 없음
◈ 同價紅裳(동가홍상) :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
곧, 같은 값이면 품질이 좋은 것을 택한다는 뜻
◈ 積小成大(적소성대) : 작은 것도 쌓이면 크게 됨. 티끌 모아 태산

중국의 격언(中國의 格言)

중국의 先賢들이 남긴 格言을 가려 모은 것이다. 격언에 담긴 뜻을 바르게 이해하고, 그 뜻을 되새겨 삶의 敎訓으로 삼도록 한다.

瓜田에 不納履하고, 李下에 不整冠하라<문선>
臨財無苟得하고, 臨難無苟免하라.<예기>
靑出於藍이나 而靑於藍이라<순자>
遠親이 不如近隣이라.<명심보감>
使天下無以古非今이라.<사기>
先則制人하고, 後則爲人所制니라.<사기>
賢婦令夫貴하고 惡婦令夫賤이니라.<명심보감>
日月逝矣요 歲不我延이니 嗚呼老矣라.<주자문집대전>

보 충
大器晩成 近墨者黑 烏飛梨落

■ 내용연구
◈ 瓜田不納履(과전불납리) : 오이 밭에서는 신을 고쳐 신지 말라.
◈ 李下不整冠(이하부정관) : 자두나무 아래서 갓을 고쳐 쓰지 말라.
◈ 臨財無苟得(임재무구득) : 재물에 임해서 구차히 얻으려 하지 말라.
◈ 苟免(구면) : 구차히 면하다.
◈ 靑出於藍而靑於藍(청출어람이청어람) : 푸른색은 쪽에서 나왔으나 쪽보다 푸르다.
◈ 遠親不如近隣(원친불여근린) : 먼 친척이 가까운 이웃만 못하다.
◈ 以古非今(이고비금) : 옛것에 기준해서 지금 것을 비난하다.
◈ 賢婦令夫貴(현부령부귀): 어진 아내는 남편으로 하여금 귀한 사람이 되게 한다.
◈ 爲人所制(위인소제) : 남에게 제압을 당한다.
◈ 日月逝矣(일월서의) : 세월이 가다.
◈ 歲不我延(세불아연) : 세월이 나를 기다려 주지 않는다.歲不延我의 도치구문
◈ 嗚呼(오호) : 아아 ! <감탄사>

 

■ 보충풀이
◈ 大器晩成(대기만성) : 큰 그릇은 늦게 이루어진다. 곧, 큰 인물은 보통사람보다 늦게 대성한다는 뜻
◈ 近墨者黑(근묵자흑) : 먹을 가까이 하면 검어진다. 곧, 나쁜사람과 사귀면 물들기 쉽다는 뜻
◈ 烏飛梨落(오비이락) :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 곧, 공교롭게도 어떤 일이 같은 때에 일어나 남의 의심을 받게 된다는 뜻

산자수명(山紫水明)

成語 형태의 文章을 정확하게 풀이하고, 그 뜻을 바르게 이해 하도록 한다.

天高馬肥 山紫水明 月白風淸
月明星稀 夫唱婦隨 男耕女織
仁者樂山 知者樂水 孤掌難鳴
命在頃刻 事必歸正 仁者無敵

보 충
爲善者는 天報之爲福하고
爲不善者는 天報之爲禍니라.<明心寶鑑>
■ 내용연구
◈ 天高馬肥(천고마비) : 하늘은 높고, 말은 살찐다. 곧, 가을의 특성을 형용하는 말.
◈ 山紫水明(산자수명) : 산은 곱고, 물은 맑다. 곧, 산수의 경치가 매우 아름답다.
◈ 月白風淸(월백청풍) : 달은 희고 바람은 맑다.
◈ 月明星稀(월명성희) : 달이 밝으니, 별이 드물다 곧, 어진 이가 나타나면 소인이 숨음을 비유함
◈ 夫唱婦隨(부창부수) : 남편이 주장하고, 아내가 이에 잘 따르다.

◈ 男耕女織(남경여직) : 남자는 밭을 갈고, 여자는 베를 짜다.
◈ 仁者樂山(인자악산) : 어진사람은 산을 좋아한다.
◈ 知者樂水(지자요수) : 지혜롭운 사람은 물을 좋아한다.
◈ 孤掌難鳴(고장난명) : 왼손뼉은 울리기가 어렵다는 말로,
① 혼자서는 일을 이루기가 어렵다.
② 맞서는 사람이 없으면 싸움이 되지 않는다는 뜻
◈ 命在頃刻(명재경각) : 목숨이 경각에 처해 있다. 곧, 금방 숨이 넘어갈 지경에 이르다.
頃刻은 '극히짧은 시간' 눈 깜박하는 사이'
◈ 事必歸正(사필귀정) : 일은 반드시 바른 데로 돌아간다. 곧, 모든 잘잘못은 반드시 바른 길로 돌아간다는 뜻
◈ 仁者無敵(인자무적) : 어진 사람은 적이 없다. 곧, 어진 사람은 모든 사람을 사랑하므로 천하에 적대하는 사람이 없다는 뜻.

 

■ 보충풀이
◈ 爲善者(위선자)는 天報之爲福(천보지위복)하고 爲不善者(위불
선자)는 天報之爲禍(천보지위화)니라.
- 선을 행하는 사람에게는 하늘이 복을 주고, 불선을 행하는
사람에게는 하늘이 화를 내린다.

양춘방래(陽春方來)
문장의 여러 가지 구조를 파악하며 단문과 시구를 바르게 풀이하고, 그 뜻을 음미하도록 한다.

春來하니 陽春方來하니,
風吹라. 暖風自吹라.
馬行路요 馬行千里路요,
牛耕田이라. 牛耕百畝田이라.
水滿澤이요. 春水滿四澤이요.
雲多峰이라. 夏雲多奇峰이라.
尖如筆이요. 竹筍尖如筆이요.
細似針이라. 松葉細似針이라.

보 충
鳥飛枝一月이요, 風吹葉四分이라.<推句>
■ 내용연구
◈ 陽春方來(양춘방래) : 따뜻한 봄이 바야흐로 오다.
◈ 風吹(풍취) : 바람이 불다.
◈ 暖風自吹(난풍자취) : 따한 바람이 절로 불다.
◈ 馬行路(마행로) : 말이 길을 달리다.
◈ 牛耕田(우경전) : 소가 밭을 갈다.
◈ 水滿澤(수만택) : 물이 못에 가득하다.
◈ 雲多峰(운다봉) : 구름은 봉우리에 많다.
◈ 春水滿四澤(춘수만사택) : 몸 물은 사방의 못에 가득하다.
◈ 夏雲多奇峰(하운다기봉) : 여름 구름은 기이한 봉우리에 많다.
◈ 尖如筆(첨여필) : 뾰쪽하기가 붓과 같다.
◈ 竹筍尖如筆(죽순첨여필) : 죽순은 뾰쪽하기가 붓과 같다.
◈ 細似針(세사침) : 가늘기가 바늘과 같다.
◈ 松葉細似針(송엽세사침) : 솔잎은 가늘기가 바늘과 같다.

 

■ 보충풀이
鳥飛枝一月(조비지일월)이요,風吹葉四分(풍취엽사분)이라.<推句>
- 새가 나니 나뭇가지 한들한들, 바람이 부니 나뭇잎이 너풀너풀.
차계기환(借鷄騎還)

설화는 원래 구전되는 문학이다. 그러나 우리 선인들은 종종 이를 한문으로 기록하여 전하고 있어, 다행히 오늘날에도 먼 옛날 설화의 모습을 알 수 있다. 借鷄騎還을 통해 선인들의 재치와 웃음을 발견해 보자.
金先生은 善談笑라. 嘗訪友人家러니
主人設酌하되 只佐蔬菜하고 先謝曰,"家貧市遠하여
絶無兼味요 惟淡泊하니 是愧耳라."
適有群鷄하여 亂啄庭除어늘
金曰,"大丈夫는 不惜千金하나니 當斬吾馬하여 佐酒하리라.
" 主人曰 " 斬馬면 騎何物而還고?"
金曰, "借鷄騎還하리라."主人이 大笑하고 殺鷄餉之하더라.
≪태평한화골계전≫

■ 내용연구
◈ 金先生 善談笑 : 김 선생은 우스갯소리를 잘했다.
善 : ∼을 잘하다. 談笑 : 우스갯소리.
◈ 嘗訪友人家 : 일찍이 친구의 집을 방문하다.
嘗 : 일찍이[부사]
◈ 主人設酌 : 주인이 술을 베풀다.
設 : 베풀다, 대접하다의 뜻
◈ 只佐蔬菜 : 다만 야채로만 돕다. 只 : 다만 ∼일 뿐이다.
◈ 先謝 : 미리 사죄하다.
◈ 家貧市遠 : 집은 가난하고 시장은 멀다.
◈ 絶無兼味 : 전혀 맛좋은 음식이 없다. 絶 : 절대로, 전혀
◈ 惟淡泊 是愧耳 : 오직 담박하니 이것이 부끄러울 뿐이다.
惟 와 耳에 따라 한정형 문장으로 풀이됨
淡泊 : 기름진 음식이 없고 오직 채소뿐이라는 뜻
◈ 適有群鷄 亂啄庭除
: 마침 여러 마리의 닭이 있어 어지럽게 뜰을 쪼다.
適 : 마침
◈ 騎何物而還 : 어떤 것을 타고 돌아가겠는가 ? 而 : 순접
◈ 借鷄騎還 : 닭을 빌려 타고 가다.
借鷄와 騎還사이에 접속사 기능을 하는 而가 생략됨.
◈ 殺鷄餉之 : 닭을 잡아서 그를 대접하다.
之는 金先生을 가르키는 대명사

 

■ 본문풀이
한 김선생이 담소를 잘했다. 일찍이 친구집을 방문 했더니, 주인이 술상을 마련하였는데, 단지 채소만 곁들여 놓고는 먼저 사과하여 말하였다. " 집이 가난하고 시장도 멀어 여러 가지 좋은 음식이 전혀 없으니 오직 담박하기만 한 것을 부끄러워 할 뿐일세" 마침 뭇 닭들이 뜰에서 어지러이(모이를) 쪼고 있거늘, 김선생이 말하였다." 대장부는 천금을 아끼지 않으니, 마땅히 내 말을 잡아 술안주로 삼게나." "한 마리 뿐인 말을 잡으면, 어떤 물건을 타고 돌아갈 것인가 ?" " 닭을 빌려 타고 돌아가지."
주인이 크게 웃으며 닭을 잡아서 대접 하였다.

 

오세신동(五歲神童)

매월당 김시습의 어렸을적 일화를 통해 고인의 기지와 재치를 음미해 보고, 그 속에 담긴 시대상과 우리에게 주는 교훈을 알아보자.

金時習이 五歲에 通中庸大學하니 世宗이 聞之하고 召致承政院하여 試之曰 "童子之學은 白鶴이 舞靑松之末이로다." 時習이 對曰 " 聖主之德은 黃龍이 飜碧空之中이니이다." 上이 敎曰 "待年長學業成就하여 將大用하리라" 卽賜帛五十匹하여 使自運去하니 時習이 遂結其端하여 引之而出하다. 由是로 名振天下하여 稱以五歲神童而不名하다.

■ 내용연구
◈ 金時習五歲 通中庸大學(김시습오세통중용) : 김시습이 나이 다섯 살에 중용과 대학을 통달하니
◈ 世宗 聞之 召致承政院(세종문지소치승정원) : 세종 대왕께서 그것을 들으시고 승정원에 불러서 오게하시어하여
◈ 童子之學白鶴舞靑松之末(동자지학백학무청송지 말): 동자의 학문은 백학이 푸른 소나무 끝에서 춤을 추는 듯 하구나
◈ 聖主之德黃龍飜碧空之中(성주지덕황룡번벽공지중): 성주의 덕은 황룡이 푸른 하늘안에서 번득이는 것 같사옵니다.
◈ 待年長學業成就將大用(대년장학업성취장대용): 나이가 차고 학업이 성취되면 장차 크게 등용하리라
◈ 卽賜帛五十匹使自運去(즉사백오십필사자운거): 곧, 비단 오십필을 하사하시어 스스로 운반해 가게 하시니
◈ 遂結其端引之而出(수결기단인지이출): 마침내 그 비단 끝을 모두매어 끌고 나갔다.
◈ 由是名振天下 稱以五歲神童而不名 (유시명진천하칭이오세신동이불명): 이로 말미암아 명성이 천하에 떨치어 '오세신동'으로 일컬
어지고 이름(시습)으로 불리지 않았다.

 

■ 본문풀이
김시습이 나이 다섯 살에 중용과 대학을 통달하니, 세종대왕께서 그것을 들으시고 승정원에 불러서 오게 하시어 그를 시험하시어 이르시기를 " 동자의 학문은 백학이 푸른 소나무 끝에서 춤을 추는 듯 하구나"하였다. 시습이 대답하여 아뢰기를 "성주의 덕은 황룡이 푸른 하늘 안에서 번득이는 것 같사옵니다. "하였다. 왕께서 교지를 내려 이르시기를 " 나이가 차고 학업이 성취되면 장차 크게 등용하리라."하시고 곧, 비단 오십 필을 하사하시어 스스로 운반해 가게 하시니, 시습이 마침내 그 비단 끝을 모두 매어 끌고 나갔다. 이로 말미암아 명성이 천하에 떨치어 '오세신동'으로 일컬어지고 이름(시습)으로 불리지 않았다.

오군려이(吾君驢耳)

설화는 원래 구전되는 문학이다. 그러나 우리 선인들은 종종 이를 한문으로 기록하여 전하고 있어, 다행히 오늘날에도 먼 옛날 설화의 모습을 알 수 있다. 오군려이를 통해 선인들의 재치와 웃음을 발견해 보자.
新羅第四十八代 景文大王이 登位하니 王耳忽長如驢耳러라. 王后及宮人은 皆未知어늘, 唯僕頭匠一人이 知之라. 然이나 生平不向人說이러니, 其人將死에 入道林寺竹林中無人處하여 向竹唱云 "吾君耳如驢耳라."하다. 其後風吹則竹聲云 "吾君耳如驢耳라."하니, 王惡之하여 乃伐竹而植山茱萸러니, 風吹則但聲云 "吾君耳長이라."하더라. ≪삼국유사·경문대왕≫

 

■ 내용연구

◈ 登位(등위) : 왕위에 오르다.
◈ 王耳忽長如驢耳(와이홀장여려이): 왕의 귀가 갑자기 자라 당나귀 귀가 되었다.
如驢耳 : 당나귀의 귀와 같다(如 = 若).[비교]
◈ 王后及宮人 皆未知(왕후급 궁인 개미지): 왕비와 궁중의 사람들은 모두 알지를 못했다.
◈ 唯僕頭匠一人 知之(유 복두장일인지지): 오직 두건을 만드는 장인 한사람만이 그것을 알고 있었다.
◈ 生平不向人說(생평불향인설) : 평생 동안 남을 향해 말하지 못했다.
◈ 其人將死(기인장사) : 그사람이 장차 죽게 되었을 적에
◈ 入道林寺竹林中無人處(입도림사죽림중무인처): 도림사 대숲 속 사람이 없는 곳으로 들어가
◈ 向竹唱云 吾君耳如驢耳(향죽창운 오군이여려이): 대나무를 향해 외치기를 "우리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같 다."라고 하였다.
◈ 其後風吹則竹聲云 吾君耳如驢耳(기후풍취즉죽성운오군이여려이): 그 뒤로 바람이 불면 대숲에서 소리가 나기를 "우리 임금
님 귀는 당나귀 귀 같다."라고 하였다.
◈ 王惡之 乃伐竹而植山茱萸(왕오지 내벌이식산수유): 왕이 이를 싫어하여 이에 대나무를 베어내고 산수유를 심었다.
◈ 風吹則但聲云 吾君耳長(풍취즉단성운 오군이장): 바람이 불면 다만 소리가 나기를 "우리 임금님 귀는 길 다."라고 하더라.

 

■ 본문풀이
신라 제 48대 경문대왕이 왕위에 오르자, 왕의 귀가 갑자기 자라나 당나귀 귀와 같이 되었다. 왕비와 궁중의 사람들은 모두 알지를 못했거늘, 오직 두건을 만드는 장인 한사람만이 그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평생 동안 남을 향해 말하지 못했는데, 그 사람이 장차 죽게 되었을 적에 도림사 대숲 속 사람이 없는 곳으로 들어가 대나무를 향해 외치기를 "우리 임금님 귀는 당나귀 같다."라고 하였다.
그 뒤로 바람이 불면 대숲에서 소리가 나기를 "우리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같다."라고 하였다. 왕이 이를 싫어하여 이에 대나무를 베어내고 산수유를 심었는데, 바람이 불면 다만 소리가 나기를
"우리 임금님 귀는 길다."라고 했다 한다.

부덕(婦德)

가난한 형편임에도 불구하고 나보다 남을 더 생각하는 先人의 美談이다. 더불어 사는 사회인만큼 항상 우리를 생각하는 마음을 갖도록 하자.
洪相國瑞鳳之大夫人은 家貧甚하여 疏食菜羹도 每多空缺이라. 一日에 遣婢하여 買肉而來하여 見肉色하니 似有毒이라. 問婢曰 所賣之肉이 有幾許塊耶아."하고 乃賣首飾得錢하여 使婢로 盡買其肉하여 而埋于墻下하니 恐他人之買食生病也일새니라. ≪海東續小學≫
■ 내용연구

◈ 洪相國瑞鳳(홍상국서봉): 홍서봉 정승, 조선 중기의 문신. '相國'은 정승, 재상의 뜻
◈ 大夫人(대부인) : 남의 어머니에 대한 경칭. 모당(母堂), 자당(慈堂), 모부인(母夫人) 등과 같은 말로 쓰임
◈ 疏食菜羹(소식채갱) : 거친밥과 나물국, 변변치 않는 식사.
◈ 每多空缺(매다공결) : 매양 끼니를 거를 때가 많다. '空缺'은 끼니를 거르다.
◈ 遣婢買肉而來(견비매육이래): 여종을 보내어 고기를 사오게 하다.
◈ 見肉色(견육색) : 고기의 빛깔을 보다.
◈ 似有毒(사유독) : 독이 있는 것 같다.
◈ 所賣之肉(소매지육) : 사온 것과 같은 고기
◈ 有幾許塊耶(유기허괴야) : 몇덩어리가 있더냐 ? '幾許'는 몇, 얼마쯤의 뜻
◈ 乃賣首飾得錢(내매수식득전) : 이에 머리 장식을 팔아 돈을 마련하다.
◈ 使婢盡買其肉(사비진매기육) : 여종으로 하여금 그 고기를 모두 사오게 했다.
◈ 埋于墻下(매우장하) : 담 밑에 뭍다.
◈ 恐他人之買食生病也(공타인지매식생병야): 다른 사람이 사서 먹고 병이 날까 염려하다.

 

■ 본문풀이
정승 홍서봉의 어머니는 집이 매우 가난하여 거친 밥과 나물국도 매양 거를 때가 많았다. 하루는 여종을 보내어, 고기를 사오게 하여 고기 빛을 보니, 독이 있는 것 같았다. 여종에게 물어 말하기를, "사온 것과 같은 고기가 몇 덩이가 있더냐 ?"라 하고, 곧, 머리 장식을 팔아 돈을 마련하여, 여종으로 하여금 그 고기를 모두 사오게 하여, 담 밑에 묻으니, 이는 다른 사람들이 시서 먹고 병이 날까 염려했기 때문이다.
사인종와(舍人從蛙)

선인들의 재치와 웃음을 통해 지혜를 알 수 있다. 홍퇴지의 어렸을 때의 일화를 통해 지혜로운 생활과 여유있는 삶을 영위해 보자.
領相公이 夏日 午睡러니 有蛇上公腹上이라. 公이 心欲逐之나 而恐蛇驚傷人하여 木石然不敢動이러라. 子退之가 方六歲러니 適父所라가 見之하고 卽往草澤中하여 取三四蛙하여 投之하니, 蛇舍人從蛙而去어늘 公乃得起身하다. 退之가 自幼로 機智如此러니, 及長하여 是爲名相하니라.≪人物考≫

■ 내용연구

◈ 領相公 : 領相은 領議政(영의정), 公은 존칭. 여기서는 조선 인종때의 학자 홍언필(洪彦弼)을 말함
◈ 有蛇上公腹上(유사상공복상) : 어떤 뱀이 공의 배 위로 올라갔다.
◈ 公 心欲逐之 而恐蛇驚傷人(공심욕축지 이공사경상인) : 공이 마음 속으로는 그것을 쫓아 버리고 싶었지만, 뱀이놀라 사람을 해칠까 두려워
◈ 木石然不敢動(목석연불감동) : 목석처럼 감히 움직이지 못했다.
◈ 子退之 方六歲(자퇴지방육세) : 아들 퇴지가 바야흐로 여섯살 이었는데,
◈ 適父所見之(적부소견지) : 아버지 처소에 갔다가 그 광경을 보고,
◈ 卽往草澤中 取三四蛙 投之(즉왕초택중 취삼사와 투지): 즉시 풀숲의 못에 가서 개구리 서너 마리를 잡아와 그것을 던지니,
◈ 蛇舍人從蛙而去 公乃得起身(사사인종와이거 공내득기신): 뱀이 사람을 놔두고 개구리를 쫒아가니, 이에 몸을 일으킬 수 있었다.
◈ 退之 自幼 機智如此(퇴지자유기지여차) : 퇴지가 어려서부터 기지가 이와 같더니,
◈ 及長是爲名相(급장시위명상) : 장성해서 과연 이름난 재상이 되었다.

 

■ 본문풀이
영상 홍언필이 여름에 낮잠을 잤는데, 어떤 뱀이 공의 배 위로 올라갔다. 공이 마음속으로는 그것을 쫓아 버리고 싶었지만, 뱀이 놀라 사람을 해칠까 두려워 목석처럼 감히 움직이지를 못했다.
아들 퇴지가 바야흐로 여섯 살이었는데, 아버지 처소에 갔다가 그 광경을 보고, 즉시 풀숲의 못에 가서 개구리 서너 마리를 잡아와 그것을 던지니, 뱀이 사람을 놔두고 개구리를 쫒아 가니, 이에 몸을 일으킬 수 있었다. 퇴지가 어려서부터 기지가 이와 같더니, 장성해서 과연 이름난 재상이 되었다.

 


백유지효(伯兪之孝)

사람이 사람답게 살기 위해서는 '사람의 도리', 즉 '人倫'을 지키지 않으면 안된다. 이 단원에서는 어린 백유의 늙으신 부모님에 대한 효성의 일화를 통해, 어떻게 사는 것이 사람으로서의 도리를 지키는 것인지를 생각해 보자.

 

■ 내용연구
◈ 伯兪有過 其母笞之 泣(백유유과 기모태지 읍): 백유가 잘못이 있거늘, 그 어머니가 그를 매질하니, (그가) 울거늘,
過 : 허물. 허물. 之 : '伯兪'를 가르키는 대명사
◈ 他日笞 子未嘗泣(타일태 자미상읍): 전에 매질을 할 때는 네가 일찍이 울지를 않다가,
他日 : 다른날, 전날
子 : 너. 그대. 당신[2인칭 대명사]
◈ 未嘗泣(미상읍) : 일찍이 울지 않다.→ 예전에 운적이 없다.
未嘗 : '일찍이 ∼하지 않다,' 예전에 ∼한 적이 없다.
◈ 今泣 何也(금읍 하야) : 지금 우는 것은 무엇 때문이냐 ?
何也 : 어찌된 일인가 ?, 무엇때문인가 ?
也 : 의문 조사.
◈ 兪得罪 笞常痛(유득죄 태상통) : 제가 잘못했을 때에(어머님이 때리는) 매가 항상 아프더니,
兪 : 윗사람에게 자신을 낮추어 공경하는 뜻으로 이름을
직접 말한 것이다. '저', '제가' 정도의 뜻.
得罪 : 죄를 얻다. 즉 '잘못했다'는 의미.
◈ 今母之力 不能使痛(금모지력 불능사통) : 지금은 어머님의 힘 이(저를) 아프게 할 수가 없으니(아프게 하지 못하니),
使痛 : (저로 하여금, 저를) 아프게 하다.(=使兪痛)
◈ 是以 泣( 시이 읍) : 이런 까닭에 우는 것입니다.
是以 : '이 때문에', '이런 까닭에'.

 

■ 본문풀이
백유가 잘못이 있거늘, 그 어머니가 그를 매질하니, (그가) 울거늘, 그 어머니가 말씀하셨다. "전에 매질을 할 때는 네가 일찍이 울지 않다가, 지금 우는 것은 무엇 때문이냐?"
백유가 대답하였다. " 제가 잘못했을 때에는 매가 항상 아프더니, 지금은 어머니의 힘이 (저를) 아프게 할 수가 없으니, 이런 까닭에 우는 것입니다."

 

왕연지효(王延之孝)
사람이 사람답게 살기 위해서는 '사람의 도리', 즉 '人倫'을 지키지 않으면 안된다. 이 단원에서는 왕연의 지극한 효성의 일화를 통해, 어떻게 사는 것이 사람으로서의 도리를 지키는 것인지를 생각해 보자.
王延이 事親色養하더니 夏則扇枕席하고 冬則以身溫被하며, 隆冬盛寒에 體常無全衣나 而親極滋味하더라.《 소학 》
■ 내용연구
◈ 王延 事親色養(왕연 사친색양) : 왕연이 어버이를 섬김에 (온 화하고 즐거운) 안색으로 봉양을 하더니,
事 : 섬기다.
色養 : 온화하고 즐거운 안색으로 (부모님을) 봉양하다.
◈ 夏則扇枕席(하칙선침석): 여름에는 베개와 자리에 부채질을 하였고, 則 : ' ∼ 에는
' ∼에 있어서는'.어기(語氣)를 강하게 하는 구실을 함.
◈ 冬則以身溫被(동칙이신온피): 겨울에는 몸으로 이불을 따뜻하게 하였으며,
以 : '∼으로(써)'. 수단이나 도구를 나타냄.
◈ 隆冬盛寒 體常無全衣(융동성한 체상무전의): 한겨울 한창 추울 적에(자신은) 몸에 늘 온전한 옷도 없었으나,
隆冬 : 한겨울(=嚴冬). 盛寒 : 한창 심한 추위(=極寒)
◈ 而親極滋味(이친극자미) : 그러나 부모님께서는 맛있는 음식을 극진하게 해드렸다.
而 : 그러나[역접], 滋味 : 맛있는 음식

 

■ 본문풀이
왕연이 어버이를 섬김에 (온화하고 즐거운) 안색으로 봉양을 하더니, 여름에는 베개와 자리에 부채질을 하였고, 겨울에는 몸으로 이불을 따뜻하게 하였으며, 한 겨울 한창 추울 적에(자신은) 몸에 늘 온전한 옷도 없었으나, 부모님께는 맛있는 음식을 극진하게 해 드렸다.

왕상이어( 王祥鯉魚)

사람이 사람답게 살기 위해서는 '사람의 도리', 즉 '人倫'을 지키지 않으면 안된다. 이 단원에서는 왕상의 지극한 효성의 일화를 통해, 어떻게 사는 것이 사람으로서의 도리를 지키는 것인지를 생각해 보자.
王祥이 性孝하더니 蚤喪親하고, 繼母朱氏不慈하야 數讒之하니, 由是로 失愛於父하야 每使掃除牛下어든 祥愈恭謹하며 父母有疾이어든 衣不解帶하며 湯藥必親嘗하더라. 母嘗辱生魚러니, 時에 天寒氷凍이어늘, 祥解衣하고 將剖氷求之러니, 氷忽自解하여 雙鯉躍出이어늘 指之而歸하니라. 母又思黃雀炙러니, 復有雀數十이 飛入其幕이어늘, 復以供母하니, 鄕里驚嘆하야 以爲孝感所致라 하더라. 有丹柰結實이어늘, 母命守之한대, 每風雨에 祥輒抱樹而泣하니, 其篤孝純至가 如此하더라.<소학·善行>

■ 내용연구
◈ 王祥性孝(왕상성효) : 왕상은 성품이 효성스러웠다.
◈ 繼母朱氏不慈 數讒之(게모주씨불자 삭참지): 계모인 주씨가 자애롭지 않아 자주 그를 헐뜯으니,
◈ 由是 失愛於父(유시 실애어부): 이로 말미암아 아버지러부터 사랑을 잃어
◈ 每使掃除牛下 祥愈恭謹(매사소제우하 상유공근): 매양 (그로) 하여금 소똥을 소제하게 하면 왕상이 더욱 공손하고 삼갔으며,
◈ 父母有疾 衣不解帶 湯藥必親(부모유질 의불해대 탕약필친): 부모님이 병환이 있으면 옷에서 띠를 풀지 않았으며, 약을 끓일 적에 반드시 몸소 맛을 보았다.
◈ 母嘗辱生魚 時 天寒氷凍(모상욕생어 시 천한빙동): 어머니가 일찍이 산 물고기를 먹고 싶어 하였는데, 때는 날씨가 추워 얼음이 얼었다.
◈ 祥解衣 將剖氷求之(상해의 장부빙구지) : 왕상이 옷을 벗고 장차 얼음을 깨고 그것을 구하려 하니
◈ 氷忽自解 雙鯉躍出(빙홀자해 쌍리약출) : 얼음이 갑자기 저절로 풀려 잉어 두 만리가 뛰어 나왔다.
◈ 母又思黃雀炙(모우사황작자) : 어머니가 또 참새구이를 생각했다.
◈ 鄕里驚嘆 以爲孝感所致(향리경탄 이위효감소치): 마을에서는 놀라고 탄복하여, 효성에 감응되어 이른 것이라 하였다. 라 하더라.
◈ 有丹柰結實母命守之(유단내결실모명수지): 붉은 능금나무가 있어 열매를 맺거늘, 어머니가 그것을 지키라고 명령하였는데,
◈ 每風雨 祥輒抱樹而泣 其篤孝純至 如此(매풍우 상첩포수이읍기독효순지 여차): 매양 비바람이 불면 왕상은 그때마다 나무를 안고 울었으니, 그의 돈독한 효성의 순수하고 지극함이 이와 같았다.

 

■ 본문풀이
왕상은 성품이 효성스러웠다. 일찍이 어머니를 여의고, 계모인 주씨가 자애롭지 않아 자주 그를 헐뜯으니, 이로 말미암아 아버지로부터 사랑을 잃었다. 그래서 매양 (그로) 하여금 소똥을 소제하게 하면 왕상이 더욱 공손하고 삼갔으며, 부모님이 병환이 있으면 옷에서 띠를 풀지 않았으며, 약을 끓일 적에 반드시 몸소 맛을 보았다.
어머니가 일찍이 산 물고기를 먹고 싶어하였는데, 때는 날씨가 추워 얼음이 얼었다. 왕상이 옷을 벗고 장차 얼음을 깨고 그것을 구하려 하니, 얼음이 갑자기 저절로 풀려 잉어 두 만리가 뛰어 나와 그것을 가지고 돌아 왔다. 어머니가 또 참새구이를 생각하였는데 또 참새 수 십 마리가 있어 그의 장막으로 날라 들거늘, 다시 그것을 어머니에게 드리니, 마을에서는 놀라고 탄복하여, 효성에 감응되어 이른 것이라 하였다. 라 하더라. 붉은 능금나무가 있어 열매를 맺거늘, 어머니가 그것을 지키라고 명령하였는데, 매양 비바람이 불면 왕상은 그때마다 나무를 안고 울었으니, 그의 돈독한 효성의 순수하고 지극함이 이와 같았다.

불언장단(不言長短)
■ 내용연구

◈ 相國(상국) : 영의정
◈ 微時行役(미시행역) : 벼슬하지 않아 보잘 것 없던 때에 여행하다가
◈ 憩于路上(게우노상) : 길위에서 쉬었다.
◈ 見田夫架二牛而耕者(견전부가이우이경자): 농부가 두 마리의 소를 멍에하고서 밭을 가는 자를 보고
◈ 何者爲勝(하자위승) : 어느것이 나은가 ?
◈ 轍耕而至(철경이지) : 밭갈이를 그치고 이르다.
◈ 怪而問之(괴이문지) : 괴상하게 여겨서 그까닭을 물었다.
◈ 何以附而相語(하이부이상어): 무엇 때문에 귀에 대고 서로 말합니까 ?
◈ 雖畜物 其心 與人同也(수축물기심여인동야): 비록 짐승이라도 그 마음은 사람과 더불어 같다.
◈ 此勝則彼劣(차승즉피열) : 이것이 나으면 저것은 열등하다.
◈ 寧無不平之心乎(영무불평지심호): 어찌 불평하는 마음이 없겠는가 ?
◈ 大悟 遂不復言人之長短云(대오 수불부언인지장단운): 크게 깨닿고 드디어 다시는 남의 장단을 말하지 않았다. 고 하니라.

 

■ 내용연구
예전에 재상 황희가 아직 벼슬하지 않았을 때, 여행을 하다가 길가에서 쉬면서 농부가 두 마리의 소를 멍에하고서 밭을 가는 것을 보고는 물어 말하기를, "두 마리의 소 중 어느 것이 더 낫습니까 ?" 하니, 농부는 대답하지 아니하고 밭갈이를 그치고 와서 귀에 대고 속삭여 말하기를, " 이 소가 낫습니다." 하거늘, 공이 괴상하게 여겨 말하기를, " 무엇 때문에 귀에 대고 서로 말합니까 ?" 하니 농부가 말하기를, "비록 짐승이라 할 지라도 그 마음은 사람과 더불어 같습니다. 이것이 나으면 저것은 못한 것이니, 소로 하여금 이 말을 듣게 한다면, 어찌 불평하는 마음이 없겠습니까 ?" 하니, 공이 크게 깨달아, 드디어 다시는 남의 장·단점을 말하지 않았다고 한다.

형제투금(兄弟投金)

형제간의 우애가 황금보다 소중하다는 옛 어른들의 일화를 통해 슬기와 재치를 배우고, 생활속에서 실천하도록 하자.
高麗恭愍王時에 有民兄弟偕行이라가 弟得黃金二錠하여 以其一로 與兄이라. 至孔巖津하여 同舟而濟할새, 弟忽投金於水하니, 兄怪而問之한대,答曰 "吾平日에 愛兄篤이러니, 今而分金에 忽生忌兄之心이라. 此乃不祥之物이니 不若投諸江而忘之라."하니 兄曰 "汝之言이 誠是矣로다."하고 亦投金於水러라.≪신증동국여지승람≫

■ 내용연구
◈ 有民兄弟偕行(유민형제해행): 어떤 백성의 형제가 함께 길을 가다가,
有 : 어떤, 偕 : 함께, 같이
◈ 弟得黃金二錠 以其一 與兄(제득황금이정 이기일 여형): 동생이 황금 두덩이를 얻어, 그하나를 형에게 주었다.
以其一 : 그 하나로써, 그 한 덩이를
以 : ∼로써, ∼로. 與 : 주다.
◈ 弟忽投金於水 兄怪而問之(제홀투금어수 형괴이문지): 동생이 갑자기 강물에 황금을 던져 버리니, 형이 괴이하게 여겨 그것을 물었다.
怪而問之 : 괴이하게 여겨 그것을 묻다.
之 : 황금 한덩이를 물에 던진까닭을 가리킴[지시 대명사]
◈ 吾平日 愛兄篤(오평일 애형독) : 제가 평소에 형님을 사랑함
平日 : 평소, 평상시
◈ 今而分金 忽生忌兄之心(금이분금 홀생기형지심): 지금 황금을 나누고 나니 갑자기 형님을 꺼려하는 마음이 생겼다.
◈ 此乃不祥之物 不若投諸江而忘之(차내불상지물불약투제강이망지): 이것은 바로 상서롭지 못한 물건이니, 강물에 그것을 던져 잊어버리느니만 못하다.
乃 : 바로, 곧
不若 : ∼하는 것만 못하다.[비교]
投諸江 : 강에 그것을 던지다.(=投之於江)
諸 = 之於
◈ 汝之言 誠是矣(여지언 성시의) : 너의 말이 진실로 옳다.
誠 : 진실로

 

■ 본문풀이
고려 공민왕 때에 백성중의 어떤 형제가 함께 길을 가다가 동생이 황금 두덩이를 주워 그 중위 하나를 형에게 주었다. 공암진에 이르러 배를 함께 타고 건널 때, 동생이 갑자기 금을 물에 던졌다. 형이 이상하게 생각하여 그것(까닭)을 물으니, 대답하기를 "제가 평소에 형을 사랑함이 두터웠는데 이제 금을 나누니 갑자기 형을 꺼리는 마음이 싹텄으니, 이것은 바로 상서롭지 못한 물건이라. 그것을 강에 던져서 잊어버리는 것만 같지 못합니다."라고 했다. 형이 말하기를, "너의 말이 진실로 옳다."하고, 또한 금을 물 속에 던졌다.

■ 우애 이야기
옛날 한 마을에 장님과 앉은뱅이 두 장애인이 이웃에 살았다. 두 사람은 장애인끼리 동병상련으로 몹시 친하게 지내며 의형제를 맺었다. 그들은 매일 만나 형님 아우 하면서 사이좋게 지냈는데 장님은 동네 사람들로부터 들은 예기를 전했고, 앉은뱅이는 자기가 본 바를 장님에게 들려주었다. 어느 봄날, 두 사람은 남들처럼 나들이를 가기로 했다. 장님이 앉은뱅이를 업고 가까운 절로 떠났다. 앉은뱅이는 장님의 등에 업혀 귀를 잡고 방향을 지시하면서 자기가 본 경치를 장님에게 들려주었다. 두 사람은 도중에 경치 좋은 연못가의 나무 그늘에서 쉬게 되었다. 연못을 바라보던 앉은뱅이가 장님에게 소곤거렸다. "형님, 아무래도 연못 속에 있는 누런 돌덩이가 황금덩이 같습니다." " 그래, 그럼 건지세." 두 사람이 갖은 고생을 하며 건진 건 분명 황금덩이었다. 앉은뱅이가 장님에게 말했다. "형님, 이 황금은 형님이 가지십시오." "아우님, 무슨 말이오. 그건 아우님 몫이야. 아우님이 발견했잖아." " 아닙니다. 형님이 가지셔야합니다. 형님이 아니었다면 어찌 제가 이곳에 올 수가 있었겠습니까 ?" " 아니, 그건 분명 아우님 몫이야. 아우님이 없었다면 내가 어찌 이곳에 왔을 테며, 또 왔다손 치더라도 내가 어찌 황금을 볼 수 있었겠는가 ? 그러니 아우님 몫일세." 한참을 그러다가 결론이 나지 않자, 장님이 말했다. "아우님, 우리 두 사람 비록 성치 못한 몸이지만 이제 까지 남달리 돈독하게 지냈는데, 혹 이후에 이 황금 덩이로 우리 둘 사이의 우애에 금이 갈지 모르니 차라리 제자리에 갖다 버리는게 어떨까 ?" "형님, 좋은 생각입니다. 황금보다 우리의 우애가 더 소중하지요. 그렇게 합시다." 두 사람은 황금 덩이를 연못에 도로 넣고는 다시 길을 떠났다. 그들이 떠난 후, 한 욕심 많은 첨지가 논에 물을 대고자 삽을 어깨에 매고 연못가를 지나치게 되었다. 그런데 그때 연못 속에서 큰 뱀 한 마리가 나와 첨지의 발등을 스치고 지나갔다. 첨지는 깜짝 놀란 나머지 삽으로 뱀을 두 동강 내어 연못으로 던져 버렸다. 장님과 앉은뱅이가 절에서 부처님께 불공을 드리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다시 연못가를 지나는데 신기하게도 연못 속에 황금 두 덩이가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 형님. 아까 본 황금 덩이가 두 개로 나누어져 있군요." "그래! 부처님께서 우리 두 사람을 불쌍히 여기시어 가피(加被)를 내리신 게로군. 그럼 우리 나눠 가지세. " 두 사람은 황금 덩이를 나누어 가진 후, 더욱 우의를 돈독히 다지며 여생을 잘 보냈다 한다.

 


음덕양보(陰德陽報)

자신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자기 희생은 인간 사회를 따뜻하게 만든다. 머리 둘 달린 뱀을 땅에 묻은 손숙오의 행동은 거룩한 자기 희생을 깨닫게 한다.


■ 내용연구
◈ 孫叔敖爲瓔兒(손숙오위영아) : 손숙오가 어링아이었을 때에
◈ 出遊而還 憂而不食(출유이환 우이불식): 나가 놀다가 돌아와서 걱정하며 밥을 먹지 않았다.
◈ 其母 問其故(기모 문기고) : 그의 어머니가 그 까닭을 물으니
◈ 泣而對曰 今日 吾見兩頭蛇(읍이대왈 금일 오견양두사): 울면서 대답하여 이르기를 오늘 나는 양두사를 보았습니다.
◈ 恐去死無日矣(공거사무일의 ): 아마도 죽을 날이 얼마 남지 않았을 것입니다.
◈ 母曰 今蛇安在(모왈 금사안재): 어머니께서 말씀하시길, 지금 뱀이 어디 있느냐 ?
◈ 見兩頭蛇者死(견양두사자사) : 양두사를 본 사람은 죽는다.
◈ 恐他人又見 吾已埋之矣(공타인우견 오이매지의): 다른사람이 또 볼까 두려워 내가 이미 땅에 묻었다.
◈ 有陰德者 陽報之(유음덕자 양보지): 음덕이 있는 사람은 드러나게 보답받는다.
◈ 德勝不祥 仁除百禍(덕승불상 인제백화): 덕은 상서롭지 못한 것을 이기고, 인은 온갖 재앙을 없앤다.
◈ 天之處高聽卑 爾必興於楚(천지처고청비 이필흥어초): 하늘은 높은데 있으면서 낮은 데의 일을 들으니, 너는 반드시 초나라에서 잘 될것이다.

 

■ 본문풀이
손숙오가 어린 아이였을 때에 나가 놀다가 돌아와서 걱정하며 밥을 먹지 않았다. 그의 어머니가 그 까닭을 물으니, 울면서 대답하여 이르기를 오늘 나는 양두사를 보았으니, 아마도 죽을 날이 얼마 남지 않았을 것입니다. 어머니께서 말씀하시길, 지금 뱀이 어디 있느냐? 하니 제가 듣기에 '양두사를 본 사람은 죽는다.'고 했으니,"다른사람이 또 볼까 두려워 내가 이미 땅에 묻었다." 어머니는 "걱정 마라. 너는 죽지 않는다. 내가 듣건대, '남몰래 베푼덕이 있는 사람은 드러나게 보답 받는다.'하니 덕은 상서롭지 못한 것을 이기고, 인은 온갖 재앙을 없앤다.
하늘은 높은데 있으면서 낮은 데의 일을 들으니, 너는 반드시 초나라에서 잘될 것이다." 라고 말하였다. 어른이 되어 영윤이 되었다.
손순매아(孫順埋兒)

진정한 효란 부모를 물질적으로 잘 고양하는 것 뿐만 아니라 성심에서 우러나오는 자세로 봉양하는 것이어야 한다. 자식을 묻어서 까지 어머님을 봉양하겠다는 손순의 일화를 통해 효란 무엇인지를 생각해 보자.

■ 내용연구
◈ 孫順埋兒(손순매아) : 손순이 아이를 묻다.
◈ 父沒 女妻同傭作人家(부몰 여처동용작인가): 아버지가 죽자 처와 더불어 남의 집에 고용되어 일했다.
◈ 順有小兒 每奪母食(순유소아 매탈모식): 손순에게 어린 아이가 있어 매번 어머니의 음식을 빼앗다.
◈ 順難之(순난지) : 손순이 이것을 난감해 하다.
◈ 奪其食 使母飢甚(탈기식 사모기심): 그 음식을 뺏어 어머니로 하여금 몹시 굶주리게 하다.
◈ 且埋此兒 以圖全養(차매차아 이도전양): 장차 이 아이를 묻어 그것으로써 온전히 봉양함을 도모하다.
◈ 掘地忽得石鐘 甚奇(굴지홀득석종 심기): 땅을 파다가 문득 석종을 얻었는데 매우 기이하였다.
◈ 乍懸林木上試擊之(사현림목상시격지): 잠깐 숲속 나무 위에 걸어 놓고 시험삼아 그것을 치다.
◈ 得異物殆兒之福(득이물태아지복): 기이한 물건을 얻는 것은 아마도 아이의 복이다.
◈ 夫亦以爲然 負兒與鐘而還(역이위연 부아여종이환): 남편이 또한 그렇다고 여겨 아이와 종을 지고 돌아오다.
◈ 聞鐘聲使人檢之(문종성사인검지): 종소리를 듣고 사람으로 하여금 그것을 조사하게 하다.
◈ 乃賜屋一區 歲給米五十石(내사옥일구 세급미오십석): 이에 집 한 채를 하사하고 해마다 쌀 50석을 주다.

 

■ 본문풀이
손순이란 사람은 신라 모량리 사람이다. 아버지가 돌아가심에 처와 함께 남의 집에 고용되어 일하여서 미곡을 얻어 노모를 봉양하였다. 손순에게 어린아이가 있어서 매번 음식을 빼앗으니 손순이 그것을 난감해하여 그의 처에게 일러 말하기를, "아이는 얻을 수 있으나 어머니는 다시 구할 수 없는데, 그 음식을 빼앗아서 어머니를 몹시 굶주리게 하니 장차 이 아이를 묻어서 온전히 봉양함을 도모하리라." 하고 곧 아이를 업고서 취산의 북쪽 언덕으로 갔다.
땅을 파다가 문득 석종을 얻었는데 매우 기이하였다. 부부가 놀라고 괴이하게 여겨 잠깐 숲의 나무 위에 걸어 놓고 시험삼아 그것을 치니 은은하여 사랑할 만 하였다. 처가 말하기를 " 기이한 물건을 얻은 것은 아마도 아이의 복이니 묻을 수 없다." 하니 남편이 또한 그렇다고 여겨서 아이와 종을 지고 돌아왔다. 흥덕왕이 종소리를 듣고서 사람으로 하여금 조사하게 하고, 지순한 효가 이르게 한 바라고 여겼다. 곧 집 한 채를 하사하고, 해마다 쌀 50석을 주어 지순한 효를 숭상하였다.

 

불수청탁(不受淸濁)
예로부터 우리 나라에는 개인의 영달보다는 나라와 백성의 이익을 중시하며 살았던 청백리가 많았다. 본문에 등장하는 李後白도 그런 사람중의 하나이다. 이 이야기를 통해서 그 안에 담긴 교훈과 강직한 삶의 자세를 본받도록 하자.

■ 내용연구
◈ 李後白官至吏曹判書(이후백관지이조판서): 이후백은 벼슬이 이조판서에 이르렀다.
◈ 務崇公道不受淸濁(무숭공도불수청탁): 공도를 높이기에 힘써서 청탁을 받지 않아서
◈ 雖親舊若頻往候(수친구약불수청탁): 비록 친구이라 할지라도 만약 자주와서 안부를 물으면
◈ 甚不是之(심불시지) : 매우 그것을 옳지 않게 여겼다.
◈ 有族人來謁示求官之意(유족인래알시구관지의): 친척이 와서 배알하여 관직을 구할 뜻을 보이거늘
◈ 公變色示以一小冊子(공변색시이일소책자): 공이 안색을 바꾸면서 한 권의 작은 책자를 보여주었는데
◈ 多記人姓名(다기인성명) :사람의 성명을 기록함이 많았으니
◈ 將以除官者也(장이제관자야) : 차 벼슬에 제수할 사람들이었다.
◈ 族人姓名亦在其中(족인성명역재기중): 친척의 성명도 또한 그 안에 있었다.
◈ 吾錄子名將以除官(오록자명장이제관): 내가 자네의 이름을 적어서 장차 관직을 제수하려 하였더니
◈ 今子有求官之語(금자유구관지어): 지금 자네에게서 벼슬을 구하는 말이 있구나
◈ 若求者得官則非公道(약구자득관즉비공도): 만약 구한 자가 벼슬을 얻으면 공도가 아니니
◈ 子若不言可以得官(자약불언가이득관): 자네가 만약 말하지 않았으면 벼슬을 얻을 수 있었는데
◈ 公每除一官遍問其人可否(동매제일관편문기인가부): 공이 매양 한 벼슬을 제수 할 때마다 두루그 사람의 가부를 묻고,
◈ 若誤除不合之人(약오제불합지인): 만약 적합하지 않은 사람을 잘못 제수 하였으면
◈ 則輒終夜不眠恐誤國事(즉첩종야불면공오국사): 곧 문득 밤새 잠을 이루지 못하면서 국사를 그르칠까 두려워하였다.

 

■ 본문풀이
이후백은 벼슬이 이조판서에 이르렀다. 공도를 높이기에 힘써서 청탁을 받지 않아서, 비록 친구이라 할지라도 만약 자주 와서 안부를 물으면 매우 그것을 옳지 않게 여겼다. 어느날 친척이 와서 배알하여 관직을 구할 뜻을 보이거늘, 공이 안색을 바꾸면서 한 권의 작은 책자를 보여 주었는데, 사람의 성명을 기록함이 많았으니 장차 벼슬에 제수할 사람들이었다. 친척의 성명도 또한 그 안에 있었다. 공이 말하기를 " 내가 자네의 이름을 적어서 장차 관직을 제수하려 하였더니, 지금 자네에게서 벼슬을 구하는 말이 있구나 ! 만약 구한 자가 벼슬을 얻으면 공도가 아니니, 자네가 만약 말하지 않았으면 벼슬을 얻을 수 있었는데 애석하구나 !" 하였다. 공이 매양 한 벼슬을 제수 할 때마다 두루 그 사람의 가부를 묻고, 만약 적합하지 않은 사람을 잘못 제수 하였으면 곧 문득 밤새 잠을 이루지 못하면서 국사를 그르칠까 두려워하였다.
패령자계(佩鈴自戒)
사람은 누구나 단점이 있다. 단점을 고치려면 구체적인 계획과 실천이 있어야 한다. 이상의는 몸에 방울을 달아, 방울 소리가 울 때마다 몸가짐을 바로하여 자신의 경솔한 행동을 고쳤다는 내용이다.
李尙毅가 兒時에 性甚輕率하여 坐不耐久하고 言輒妄發하니 父母가 憂之하여 頻有責言이어시늘 公이 佩少鈴以自戒하여 每聞鈴聲에 猛加警飭하여 出入坐臥에 未嘗捨鈴하더니, 今日感一分하고 明日感一分하여 及至中年之後에 渾然天成하니 後人之戒輕薄子弟者가 必擧李公하여 以爲則云이러라.

 

■ 내용연구
◈ 李尙毅兒時 性甚輕率(이상의아시성심경솔): 이상의가 아이었을 때에 성품이 몹시 경솔하여
◈ 坐不耐久 言輒妄發(좌불내구 언첩망발): 앉아서도 오래 견디지 못하고, 말만하면 빈번이 망령되이 말했다.
◈ 父母 憂之頻有責言(부모우지 빈유책언): 부모가 그것을 걱정하여 자주 책망하는 말을 하시니
◈ 公佩少鈴以自戒(공패소령이자계): 공은 작은 방울을 허리에 차서 스스로를 경계하여
◈ 每聞鈴聲 猛加警飭(매문령성 맹가경칙): 방울 소리를 들을 때마다 더욱 경계하고 삼감을 더해서
◈ 出入坐臥未嘗捨鈴(출입좌와미상사령): 나가서나 들어와서나, 앉아서나 누워서나 일찍이 방울을 때어낸 적이 없더니
◈ 今日感一分 明日感一分(금일감일분명일감일분): 오늘 조금 줄이고 내일 조금 줄여서,
◈ 及至中年之後(급지중년지후) : 중년이 지난 뒤에
◈ 渾然天成(혼연천성) :온전히 천성적인 것처럼 되었다
◈ 後人之戒輕薄子弟者(후인지계경박자제자): 후인 중에 경박한 자제를 경계하려는 사람
◈ 必擧李公 以爲則云(필거이공 이위칙운): 꼭 이 공을 들어서 모범을 삼았다고 한다.

 

■ 본문풀이
이상의가 아이였을 때에 성품이 몹시 경솔하여, 앉아서도 오래 견디지 못하고, 말 만하면 빈번이 망령되이 말했다. 부모가 그것을 걱정하여 자주 책망하는 말을 하시니, 공은 작은 방울을 허리에 차서 스스로를 경계하여 방울 소리를 들을 때마다 더욱 경계하고 삼감을 더해서, 나가서나 들어와서나, 앉아서나 누워서나 일찍이 방울을 때어낸 적이 없더니, (실수를) 오늘 조금 줄이고 내일 조금 줄여서, 중년이 지난 뒤에 온전히 천성적인 것처럼 되었다. 후인 중에 경박한 자제를 경계하려는 사람은 꼭 이 공을 들어서 모범을 삼았다고 한다.

 


청렴결백(淸廉潔白)

유혹은 인간을 추락시킨다. 바른 삶을 살려면 우리는 어떠한 유혹이라도 과감하게 물리쳐야 한다. 양진은 뇌물을 물리치고 양심을 지킨 공직자의 바람직한 삶을 보여 준다.


■ 내용연구
 ◈ 楊震遷東萊太守(양진천동래태수): 양진이 동래태수로 직책이 옮겨져
◈ 當之郡 道經昌邑(당지군도경창읍): 그 고을로 갈 때 길이 창읍을 지나 갔다
◈ 故所擧荊州茂才王密 爲昌邑令謁見(고소거형주무재왕밀 위창읍령알현): 예전에 천거했던 형주의 무재인 왕밀이 창읍의 원님이 되어 찾아와
◈ 懷金十斤以遺震(회금십근이유진): 금 열 근을 가지고 와서 양진에게 주었다.
◈ 故人 知君 君 不知故人 何也(고인지군군부지고인하야): 친구(양진자신)는 그대를 아는데, 그대가 친구를 모르는 것 은 무슨일인가 ?"
◈ 暮也 無知者(모야 무지자) : 늦은 밤이라 아는 사람이 없습니다.
◈ 天知,地知,子知,我知 何謂無知(천지지지자지아지 하위무지): 하늘도 알고, 땅도 알고, 그대가 알고 내가 알거늘, 어찌 모른다고 하시오
◈ 密愧而出(밀괴이출) :왕밀은 부끄러워하며 밖으로 나갔다.

 

■ 본문풀이
양진이 동래태수로 직책이 옮겨져 그 고을로 갈 때 길이 창읍을 지나갔다. (양진이) 예전에 천거했던 형주의 무재인 왕밀이 창읍의 원님이 되어 찾아와 금 열 근을 가지고 와서 양진에게 주었다.
양진은, "친구(양진자신)는 그대를 아는데, 그대가 친구를 모르는 것은 무슨 일인가 ?"라고 말하였다.
왕밀은, "늦은 밤이라 아는 사람이 없습니다."라고 말하였다. 양진은, "하늘도 알고, 땅도 알고, 그대가 알고 내가 알거늘, 어찌 모른다고 하시오."라고 말하였다. 왕밀은 부끄러워하며 밖으로 나갔다.

 


존사심공(尊師甚恭)
師는 法이요 範이니, 배움이 없으면 금수와 같은 것이다. 사람은 반드시 스승을 쫒아 道를 배워야 하는 것이니, 師는 道 바로 그것이지, 지위의 貴賤과 나이의 少長에 의할 것이 아니다.

■ 내용연구
◈ 李恒福居相位(이항복거상위) : 이항복이 재상의 지위에 있을 때에
◈ 有達官來謁(유달관래알) : 어떤 현달한 관리가 와서 뵙더라도
◈ 皆坐而受拜(개좌이수배) : 모두 앉아서 절을 받았는데
◈ 有報申訓導在門(유보신훈도재문) :
◈ 公徒跣而出(공도선이출): 신훈도가 문앞에 와 있다고 알리자, 공이 맨발로 걸어나가
◈ 迎入升堂(영입승당) :맞아들여 마루에 오르게 하고
◈ 免受所言 應對甚恭(면수소언 응대심공): 말씀하시는 것을 받아들이며, 응대하는 것이 매우 공손
◈ 家人 怪問之(가인 괴문지): 집안 사람들이 이상하게 여겨 그 까닭을 물으니
◈ 公兒時所受業者也(공아시소수업자야): 공이 어렸을 때에 가르침을 받는 바의 사람이었다.

 

■ 본문풀이
이항복이 재상의 지위에 있을 때에, 어떤 현달한 관리가 와서 뵙더라도 모두 앉아서 절을 받았는데, 하루는 신훈도가 문앞에 와 있다고 알리자, 공이 맨발로 걸어나가 맞아들여 마루에 오르게 하고, 머리를 숙여 말씀하시는 것을 받아들이며, 응대하는 것이 매우 공손하였다.
집안 사람들이 이상하게 여겨 그 까닭을 물으니, 이(그 사람)는 공이 어렸을 때에 가르침을 받는 바의 사람이었다.

 

맹모단기(孟母斷機)
짧은 말 속에 함축된 깊은 뜻을 담고 있는 故事와 成語를 학습함으로써 선인들이 터득했던 삶의 지혜를 본받고, 우리의 언어 생활을 풍부하게 할 수 있도록 한다.
孟子之少也에 旣學而歸러니, 孟母方績타가 問曰 "學이 何所至矣오."하니, 孟子曰 "自若也니이다."하다. 孟母가 以刀로 斷其織이라. 孟子가 懼而問其故한대 孟母曰 "子之廢學은 若吾斷斯織也라."하다. 孟子가 懼하여 旦夕으로 勤學不息하고 師事子思하여 遂成天下之名儒하니, 君子謂"孟母는 知爲人母之道也라."하니라.

 

■ 내용연구
◈ 孟子之少也(맹자지소야 ) : 맹자가 어렸을 적에
◈ 旣學而歸(기하이귀) : 이미 배웠다고 하여 돌아오니,
◈ 孟母方績(맹모방적) : 맹자 어머니가 마침 베를 짜고 있다가
◈ 學 何所至矣(학하소지의) : 학문이 어느 경지에 이르렀느냐 ?
◈ 自若也(자약야) : 전과 같습니다.
◈ 以刀 斷其織(이도단기직) : 칼로 그 (짜던)베를 끊어버리 거늘
◈ 懼而問其故(구이문기고) :두려워 하며 그 까닭을 물으니
◈ 子之廢學 若吾斷斯織也(자지페학 약오단사직야): 네가 배움을 그만두는 것은 내가 이 짜던 베를 끊는 것과 같다.
◈ 旦夕 勤學不息 師事子思(단석 근학불식 사사자사): 조석으로 배움을 부지런히 하여 쉬지 않고 자사를 스승으로 섬겨
◈ 遂成天下之名儒(수성천하지명유): 마침내 천하에 이름난 학자가 되었다.
◈ 君子謂孟母知爲人母之道也(군자위맹모지위인모지도야): 군자들이 이르기를 맹자의 어머니는 남의 어머니 되는 도를 알았다 하니라.

 

■ 본문풀이
맹자가 어렸을 적에 이미 배웠다고 하여 돌아오니, 맹자 어머니가 마침 베를 짜고 있다가 묻기를 "학문이 어느 경지에 이르렀느냐 ?"하니, 맹자가 말하기를 "전과 같습니다."하였다. 맹자의 어머니가 칼로 그 (짜던) 베를 끊어버리거늘 맹자가 두려워하며 그 까닭을 물으니, 맹자 어머니가 말하기를" 네가 배움을 그만두는 것은 내가 이 짜던 베를 끊는 것과 같다. 대저 군자는 배워서 이름을 세우는 것이니 물으면 널리 알 게 된다. 이런 까닭으로 집에 있으면 편안하고 움직이면 해로움을 멀리하게 된다. 맹자는 감격하고 분발하여 조석으로 배움을 부지런히 하여 쉬지 않고 자사를 스승으로 섬겨 마침내 천하에 이름난 학자가 되었다. 군자들이 이르기를 맹자의 어머니는 남의 어머니 되는 도를 알았다 하니라.

 


형설지공(螢雪之功)
짧은 말 속에 함축된 깊은 뜻을 담고 있는 故事와 成語를 학습함으로써 선인들이 터득했던 삶의 지혜를 본받고, 우리의 언어 생활을 풍부하게 할 수 있도록 한다.
晉의 車胤은 字는 武子라. 幼에 恭勤博覽이나 家貧하여 不常得油라. 夏月에 以練囊으로 盛數十螢火하여 照書讀之하여 以夜繼日이러니 後에 官至尙書郞하니라. 今人이 以書窓으로 爲螢窓은 由此也니라.
晉의 孫康이 少에 淸介하여 交遊不雜하나 家貧無油하여 嘗映雪讀書러니 後에 官至御史大夫하니라. 今人이 以書案으로 爲雪案은 由此也니라.≪晋書≫

■ 본문연구
◈ 恭勤博覽(공근박람) : 공손하고 근면하며 책을 널리봄.
◈ 家貧不常得油(가빈불상유): 집이 가난하여 항상 기름을 얻을 수는 없었다.
◈ 夏月以練囊盛數十螢火(하월이연낭성수십형화): 여름에 비단 주머니로 수십마리의 반딧불을 담았다
◈ 照書讀之(조서독지) : 책을 비추어서 읽었다.
◈ 以夜繼日(이야계일): 밤으로써 낮을 이었다. 밤낮으로 계속하였다.)
◈ 以書窓 爲螢窓 由此也(이서창위형창유차야): 서창으로 형창이라 하는 것은 이것으로 말미암느니라.
◈ 孫康少淸介交遊不雜(손강소청개교유부잡) : 손강이 어려서 성 품이 맑고 깨끗하여 사귀어 노닒에 번잡스럽지 않았다.
◈ 家貧無油 嘗映雪讀書(가빈무유 상영설독서) : 집안이 가난하여 불을 밝힐 기름이 없어 일찍이 눈빛에 비추어 책을 읽었다.

 

■ 본문풀이
진나라 차윤의 자는 무자다. 어려서 공순하고 근면하며 서책을 널리 보더니, 집이 가난하여 항상 기름을 얻지는 못했다. 여름에 비단주머니로 수십 마리의 반딧불을 담아 책을 비추어읽더니, 뒷날에 벼슬이 상서랑에 이르렀다. 오늘날 사람들이 서창으로 형창이라 하는 것은 이로 말미암은 것이다.
진나라 손강은 젊어서 맑고 깨끗하여 사귀어 노는 것이 잡스럽지를 아니하더니 집이 가난하여 기름이 없어 일찍이 눈에 비추어 책을 읽더니 뒤에 벼슬이 어사대부에 이르렀다. 오늘날 사람들이 서안으로 설안이라 하는 것은 이로 말미암은 것이다.

 


어부지리(漁父之利)
고사성어는 글자 그대로의 뜻풀이인 겉뜻은 물론, 흔히 유래된 고사의 내력이나 고문헌(古文獻)에 쓰인 바의 비유적인 속뜻을 지니고 있다
趙且伐燕이러니 蘇代爲燕하여 謂惠王曰 "今日臣來에 過易水할새 蚌方出曝이러니 而鷸喙其肉하니, 蚌合而箝其喙라. 鷸曰 '今日不雨하고 明日不雨면 卽有死蚌이라.' 하니 蚌亦謂鷸曰 '今日不出하고 明日不出이면 卽有死鷸이라.'하여 兩者가 不肯相舍어늘 漁者가 得而幷擒之라. 今趙且伐燕에 燕趙久相支하여 以蔽大衆이면 臣恐强秦之爲漁父也로소이다. 願王熟計之也하소서." 惠王曰 "善타"하고 乃止하니라.
<戰國策·燕>


■ 내용연구
◈ 趙且伐燕(조차벌연) : 조나라가 장차 연나라를 치려고 하였더니,
◈ 蘇代爲燕謂惠王曰(소대위연위혜왕왈): 소대가 연나라를 위해 혜왕에게 말하였다.
爲 : 위하다. 謂 ~ 曰 : ~에게 일러 말하다.'
◈ 過易水 蚌方出曝(과역수방방출폭): 역수를 지날 적에, 조개가 바야흐로 나와서 햇볕을 쬐고 있었다
◈ 鷸喙其肉 蚌合而箝其喙(휼훼기육 방합이겸기훼): 황새가 그 살을 쪼으니, 조개가 껍질을 다물어 그 부리를 물었다.
◈ 今日不雨 明日不雨 卽有死蚌(금일불우 명일불우 즉유사방): 오늘도 비가오지 아니하고, 내일도 비가오지 아니하면 곧, 죽은 조개만 있을 것이다.
◈ 今日不出 明日不出 卽有死鷸(금일불출 명일불출 즉유사휼): 오늘도 빼내지 못하고, 내일도 빼내지 못하면 곧, 죽은 황새만 있을 것이다.이라.
◈ 兩者 不肯相舍(양자불긍상사) : 둘 다 서로 놓아주려 하지 않았다.
◈ 燕趙久相支 以蔽大衆(연조구상지 이폐대중): 연나라와 조나라가 오래도록 서로 버텨서 대중들을 피폐하게 한다면,
◈ 臣恐强秦之爲漁父也(신공강진지위어부야) : 신은 강한 진나라가 어부가 될까 걱정이 됩니다.
恐 : ~할까 두렵다(걱정이다)
◈ 願王熟計之也(원왕숙계지야) : 원컨대 임금께선 그것을 깊이 헤아리소서.

 

■ 본문풀이
조나라가 장차 연나라를 치려고 하였더니, 소대가 연나라를 위해 혜왕에게 말하였다. 오늘 신이 올 때, 역수를 지날 적에 조개가 바야흐로 나와서 햇볕을 쬐고 있었는데, 황새가 그 살을 쪼으니, 조개가 껍질을 다물어 그 부리를 물었습니다. 황새가 '오늘도 비가오지 아니하고, 내일도 비가오지 아니하면 곧, 죽은 조개만 있을 것이다.'라고 하니, 조개도 '오늘도 빼내지 못하고, 내일도 빼내지 못하면 곧, 죽은 황새만 있을 것이다., 라고 하면서 서로 놓아주려 하지 않으니, 어부가 얻어서 그들을 둘 다 사로잡았습니다. 지금 조나라가 연나라를 치려함에, 연나라와 조나라가 오래도록 서로 버텨서 대중들을 피폐하게 한다면, 신은 강한 진나라가 어부가 될까 걱정이 됩니다. 원컨대 임금께선 그것을 깊이 헤아리소서." 혜왕이 "좋다"고 말하고 이에 중지했다.

 

지록위마(指鹿爲馬)

짧은 말 속에 함축된 깊은 뜻을 담고 있는 故事와 成語를 학습함으로써 선인들이 터득했던 삶의 지혜를 본받고, 우리의 언어 생활을 풍부하게 할 수 있도록 한다.
丞相趙高가 欲專權이나 恐群臣不聽하여 乃先設驗하여 指鹿獻於二世하여 曰, 馬也니이다 하니, 二世가 笑曰, 丞相이 誤邪아, 指鹿爲馬라 하도다.《사기》

 

■ 내용연구
☞ 丞相趙高 欲專權 恐群臣不聽 乃先設驗 指鹿獻於二世 曰, 馬也 (승상조고욕전권공군신불청내선설험지록헌어이세왈마야)
: 승상 조고가 권세를 독차지하고자 하나 뭇 신하들이 따르지 않을 것을 두려워 하여 마침내 시험할 일을 만들어 사슴을 가져다가 2세에게 바치고는 말하기를 "말입니다"하였다.
☞ 二世 笑曰丞相 誤邪 指鹿爲馬(이세소왈승상오사지록위마): 승상이 틀렸도다.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 하는구나.

 

■ 본문풀이
승상 조고가 권세를 독차지하고자 하나 뭇 신하들이 따르지 않을 것을 두려워하여 마침내 시험할 일을 만들어 사슴을 가져다가 2세에게 바치고는 말하기를 "말입니다"하니, 이세가 웃으면서 말하였다. " 승상이 틀렸도다.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 하는구나."
호가호위(狐假虎威)
짧은 말 속에 함축된 깊은 뜻을 담고 있는 故事와 成語를 학습함으로써 선인들이 터득했던 삶의 지혜를 본받고, 우리의 언어 생활을 풍부하게 할 수 있도록 한다.
虎求百獸而食之라가 得狐하니 狐曰 "子는 無敢食我也리라. 天帝使我로 長百獸하니 今子食我면 是는 逆天命也라. 子以我爲不信이어든 吾爲子先行하리니, 子隨我後하여 觀百獸之見我而敢不走乎아."하니 虎以爲然이라. 故로 遂與之行하니 獸見之하고 皆走어늘, 虎不知獸畏己而走也하고 以爲畏狐也러라.《전국책》

 

■ 내용연구
◈ 虎求百獸而食之(호구백수이식지): 호랑이가 온갖 짐승을 구하여 그것을 잡아먹다가
◈ 子 無敢食我也(자무감식아야): 그대는 감히 나를 잡아먹지 못하리라.
◈ 天帝使我 長百獸(천제사아장백수): 하느님이 나로 하여금 모든 짐승들의 우두머리를 삼았다.
◈ 今子食我是逆天命也(금자식아시역천명야): 이제 네가 나를 잡아 먹는다면 이는 천명을 어긴 것이다.
◈ 子以我爲不信(자이아위불신): 그대가 나를 미덥지 못하다고 여긴다면이어든
◈ 吾爲子先行(오위자선행) : 내가 그대를 위하여 앞서 가리니
◈ 子隨我後(자수아후) :그대는 내 뒤를 따라오면서
◈ 觀百獸之見我而敢不走乎(관백수지견아이감부주호): 온갖 짐승들이 나를 보고도 감히 달아나지 않는가를 보아라
◈ 虎以爲然(호이위연) :호랑이가 그렇다고 여겼다
◈ 虎不知獸畏己而走也 以爲畏狐也(호부지수외기이주야 이위외호야): 호랑이는 짐승들이 자기를 두려워하여 달아난 것을 알지
못하고 여우를 두려워한 것이라고 여겼다.

 

■ 본문풀이
호랑이가 온갖 짐승을 구하여 그것을 잡아먹다가 여우를 잡았더니, 여우가 말하기를 "그대는 감히 나를 잡아먹지 못하리라. 하느님이 나로 하여금 모든 짐승들의 우두머리 노릇을 하게 하셨으니, 이제 그대가 나를 잡아먹는다면 이는 천명을 어긴 것이다. 그대가 나를 미덥지 못하다고 여긴다면, 내가 그대를 위하여 앞서 가리니,
그대는 내 뒤를 따라오면서 온갖 짐승들이 나를 보고도 감히 달아나지 않는가를 보아라."하니, 호랑이가 그렇다고 여겼다. 그리하여 드디어 그 여우와 함께 가니, 짐승들이 그들을 보고 모두 달아나거늘, 호랑이는 짐승들이 자기를 두려워하여 달아난 것을 알지 못하고 여우를 두려워한 것이라고 여겼다.

모순(矛盾)
말과 행동은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초나라의 장사꾼은 자신의 창과 방패를 각각 최고라고 주장했다. 이 이야기는 말과 행동의 일관성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 준다.
楚人에 有粥盾與矛者러니, 譽之曰 "吾盾之堅은 莫能陷也라."하고 又譽其矛曰 "吾矛之利는 於物에 無不陷也라."하니 或曰 "以子之矛로 陷子之盾이면 何如오?" 其人이 不能應也러라.《한비자》

■ 내용연구
◈ 楚人 有粥盾與矛者(초인 유죽순여모자): 초나라 사람(중)에 방패와 창을 파는 사람이 있었다.
有 ∼ 者 : ' ∼하는 사람이 있다.'
盾與矛 : 방패와 창, 여기서 與는 '∼와 (과)∼'의 뜻임
[병렬접속사]
◈ 莫能陷也(막능함야) : 어느 것으로도 뚫을 수가 없다.
莫 : 대명사의 성격을 띠고 있는 부정사로서, '∼하는 것이
아무도 없다"는 의미를 지닌다.
能 : ' ∼할 수 있다.[가능의 뜻]
陷 : 여기서 '陷'은 '破'의 뜻으로 '부수다', 뚫다'라는 의미.
利 : 날카롭다. : 銳利(예리)
이롭다. : 便利(편리)이익 : 私利
◈ 於物(어물) : 물건에 있어(어떤 물건에 대해서도)
◈ 無不陷也(무불함야) : 뚫지 못하는 것이 없다.
無不 : ∼하지 못하는 것이 없다.
∼하지 아니함이 없다.[이중 부정]
◈ 或曰(혹왈) : 어떤 사람이 말하기를,
或 : 어떤 사람(或者, 或人)
◈ 以子之矛(이자지모) : 당신의 창으로써(창을 가지고)
以 : '∼로'. '∼로써.' 수단이나 도구를 나타냄
子 : 2인칭 대명사. 그대. 당신.
◈ 陷子之盾 何如(함자지순 하여): 당신의 방패를 뚫으면(찌르면) 어떠한가 ?
何如 : '어떻게 되겠는가 ?'라는 의미,
주로 어떤 상황을 물을 때 쓴다.

■ 본문풀이
초나라 사람(중)에 방패와 창을 파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것을 자랑하여 말하기를 " 내 방패의 견고함은 어느 것으로도 뚫을 수가 없다."라고 하고 또 그 창을 자랑하여 말하기를 " 내 창의 날카로움은 어떤 물건에 대해서도 뚫지 못하는 것이 없다."라고 하였다.
어떤 사람이 말하기를 "당신의 창으로 당신의 방패를 뚫으면 어떻게 되는가 ?"라고 하니, 그 사람이 대답할 수가 없었다.

 

기우설(騎牛說)


■ 내용연구
◈ 山水遊觀 惟心無私累 然後 可以樂其樂也(산수유관 유심무사루연후가이락기락): 산수를 유람하는 데는 오직 마음이 사사로움에 얽매임이
없은 뒤에야 그 즐거움을 즐길 수 있다.
◈ 友人李公周道家居平海(우인이공주도가거평해): 나의 벗 이주도가 평해에 살면서
◈ 每月夜 携酒騎牛(매월야 휴주기우): 달밤이면 술을 가지고 소를 타고
◈ 遊於山水之間(유어산수지간) : 산수 사이에 놀았다
◈ 凡寓目於物者 疾則粗(범우목어물자 질즉조): 무릇 사물을 본다는 것은 빠르면 거칠고,
◈ 遲則盡得其妙(지즉진득기묘) : 더디면 그 묘함을 얻을 수 있다.
◈ 馬疾牛遲(마질우지) :말은 빠르고 소는 느리니
◈ 騎牛欲其遲也(기우욕기지야): 소를 타는 것은 곧 느리게 하고자 함이다.
◈ 想夫明月在天(상부월재천): 생각컨데, 대저 밝은 달이 하늘에 있으니
◈ 等萬事於浮雲(등만사어부운) : 만사를 뜬구름과 같이 여기고
◈ 寄高嘯於淸風(기고소어청풍) : 긴 휘파람을 맑은 바람에 보내며
◈ 縱牛所如隨意自酌(종우소여수의자작): 소가 가는 대로 놓아두고, 생각나는 대로 스스로 술을 부어 마시면
◈ 胸次悠然 自有其樂(흉차유연자유기락): 가슴이 침착하고 태연하여 스스로 그 즐거움이 있으니
◈ 此豈拘於私累者(차기구어사루자): 이것이 어찌 사사로움에 얽매인 자가
◈ 所能爲也(소능위야) :할 수 있는 일이겠는가 ?

 

■ 본문풀이
나는 일찍이 "산수를 유람하는 데는 오직 마음이 사사로움에 얽매임이 없은 뒤에야 그 즐거움을 즐길 수 있다."고 하였다. 나의 벗 이주도가 평해에 살면서, 달밤이면 술을 가지고 소를 타고 산수 사이에 놀았다. 무릇 사물을 본다는 것은 빠르면 거칠고, 더디면 그 묘함을 얻을 수 있다. 말은 빠르고 소는 느리니 소를 타는 것은 곧 느리게 하고자 함이다. 생각컨데, 대저 밝은 달이 하늘에 있으니 만사를 뜬구름과 같이 여기고 긴 휘파람을 맑은 바람에 보내며 소가 가는 대로 놓아두고, 생각나는 대로 스스로 술을 부어 마시면 가슴이 침착하고 태연하여 스스로 그 즐거움이 있으니 이것이 어찌 사사로움에 얽매인 자가 할 수 있는 일이겠는가 ?

언사소(言事疏)

'개화'의 개념과 의의를 쉽고 상세하게 서술한 내용의 글로, '疏'체의 문장에 해당한다.'疏'는 상세한 항목을 조목별로 나누어 써서 군주에게 아뢰는 형식의 문체이다.
夫開化云者는 非別件也요 不過開物化民之謂니 則開物化民이 可以無其本而致之乎아. 若親賢遠姦하고 愛民節用하며 信賞必罰之類는 卽所謂本也요 若鍊軍隊하고 利器械하며 通商販之類는 卽所末也라. 西人之法이 雖與中國異나 今考彼所謂萬國史하니 則其興也는 必由於立其本이라. 苟無其本이면 雖强必亡하나니 興亡之迹을 種種可考라. 由是觀之컨대 開化之名이 雖屬創見이나 其實與中國之治로 無以異也라.
<매천집>
■ 내용연구
◈ 夫開化云者非別件也(부개화운자비별건야): 무릇 개화라 이르는 것은 별다른 것이 아니고
◈ 不過開物化民之謂(불과개물화민지위): 물을 열고 백성을 교화하는 것을 이름에 지나지 않으니
◈ 則開物化民可以無其本而致之乎(즉개물화민가이무기본이치지호): 곧 문물을 열고 백성을 교화함이 그 근본 없이 이룰 수 있겠는가 ?
◈ 若親賢遠姦愛民節用(약친현원간애민절용) : 어진 이를 가까이하고 간사한 이를 멀리하며, 백성을 사랑하고 비용을 절감하며,
◈ 信賞必罰之類卽所謂本也(신상필벌지류즉소위본야): 상을 믿게하고 벌을 반드시 주는 것과 같은류는 곧 이른바 근본이다.
◈ 若鍊軍隊利器械(약련군대리기계) : 군대를 조련하고, 기계를 편리하게 하며
◈ 通商販之類卽所末也(통상판지류즉소말랴): 상업과 판매를 통하게 하는 것과 같은 류는 곧 말엽이다.
◈ 西人之法雖與中國異(서인지법수여중국이): 서양인의 법이 비록 중국과 다르지만,
◈ 今考彼所謂萬國史則其興也(금고피소위만국사즉기흥야) 지금 저들의 이른바 만국사를 살피니, 곧 그 흥한 것은
◈ 必由於立其本(필유어입기본): 반드시 그 근본을 세운 것에서 말미암았다.
◈ 苟無其本雖强必亡(구무기본수강필망): 진실로 그 근본이 없으면, 비록 강하더라도 반드시 망하나니
◈ 興亡之迹種種可考(흥망지적종종가고): 흥망의 자취를 종종 살필 수 있다.
◈ 開化之名雖屬創見(개화지명수속창견): 개화라는 이름이 비록 독창적인 견해에 속하지만,
◈ 其實與中國之治無以異也(기실여중국지치무이이야): 그것이 사실은 중국의 다스림과 다를 수 없다.

 

■ 본문풀이
무릇 개화라 이르는 것은 별다른 것이 아니고, 문물을 열고 백성을 교화하는 것을 이름에 지나지 않으니, 곧 문물을 열고 백성을 교화함이 그 근본 없이 그것을 이룰 수 있겠는가 ? 어진 이를 가까이하고 간사한 이를 멀리하며, 백성을 사랑하고 비용을 절감하며, 상을 믿게하고 벌을 반드시 주는 것과 같은 류는 곧 이른바 근본이다. 군대를 조련하고, 기계를 편리하게 하며, 상업과 판매를 통하게 하는 것과 같은류는 곧 말엽이다. 서양인의 법이 비록 중국과 다르지만, 지금 저들의 이른바 만국사를 살피니, 곧 그 흥한 것은 반드시 그 근본을 세운 것에서 말미암았다. 진실로 그 근본이 없으면, 비록 강하더라도 반드시 망하나니, 흥망의 자취를 종종 살필 수 있다. 이로 말미암아 그것을 보건대, 개화라는 이름이 비록 독창적인 견해에 속하지만, 그것이 사실은 중국의 다스림과 다를 수 없다.

의구(義狗)
金蓋仁은 居寧縣人也라. 畜一狗甚怜한대 嘗一日出行할새 狗亦隨之러라. 蓋仁醉臥道周而睡한대, 野燒將及하니, 狗乃濡身于傍川하여 來往環繞하여, 以潤著草茅하여 令絶火道하고, 氣盡乃斃라. 蓋仁旣醒에 見狗迹悲感하여 作歌寫哀러라. 起墳以葬하고 植杖以誌之한대, 杖成樹하니, 因名其地爲獒樹라 하니라.<보한집>

■ 내용연구
◈ 醉臥道周而睡(취와도주이수): 취해 길모퉁이에 누워 잠이 들었는데,
周 : 모퉁이 구석
◈ 野燒將及(야소장급) : 들판에 불이 나 장차 (그에게) 미치려 하자,
◈ 狗乃濡身于傍川(구내유신우방천): 개가 이에 옆에 있는 개울에서 몸을 적셔다가,
◈ 來往環繞 以潤著草茅 令絶火道(왕래환요 이윤착초모 영절화도): 왔다갔다 하며 (김개인의) 주위를 빙 둘러 풀을 적셔 불길 이 끊어지게 하고서,

◈ 潤著 : 적셔서 묻히다.
◈ 氣盡乃斃(기진내폐) : 기운이 다하여 이에 꼬꾸라져 죽었다.
◈ 蓋仁旣醒 見狗迹悲感 作歌寫哀(개인기성 견구적비감 작가사애): 김개인이 이미 술이 깨고 나서 개의 행적을 보고 슬프게 느껴져, 노래를 지어 슬픔을 표현했다.
◈ 起墳以葬 植杖以誌之(기분이장 식장이지지): 봉분을 세워 장사지내고 막대기를 꽂아 표시를 하였는데,
植(치) : 꽂다.
◈ 杖成樹 因名其地爲獒樹(장성수 인명기지위오수): 막대기가 자라 나무가 되니, 이로 인해 그 땅을 이름하여 獒樹(개 나무)라 하였다.

 

■ 본문풀이
김개인은 거령현 사람이다. 한 마리의 개를 길렀는데, 매우 귀여워하였다. 일찍이 하루는 외출을 하는데 개도 또한 그를 따라갔다. 김개인이 술이 취해 길모퉁이에 누워 잠이 들었는데, 들판에 불이나 장차 미치려 하자, 개가 이에 옆에 있는 개울에서 몸을 적셔다가, 왔다갔다하며 주위를 빙 둘러 풀을 적셔 불길이 끊어지게 하고서, 기운이 다하여 이에 고꾸라져 죽었다. 김개인이 이미 술이 깨고나서 개의 행적을 보고 슬프게 느껴져, 노래를 지어 슬픔을 표현했다. 봉분을 세워 장사지내고 막대기를 꽂아 표시를 하였는데, 막대기가 (자라나) 나무가 되니, 이로 인해 그 땅을 이름하여 '오수'라고 하였다.

 

자경문(自警文)

우리나라 고전에 실린 명문중 율곡 이이선생의 자경문을 감상하여 사람이 행해야할 도리가 무엇인지 생각해보고, 사람다운 행동을 실천하도록 노력하자

心定者는 言寡니 定心은 自寡言始니라. 每事가 至若可爲之事면 則盡誠爲之하라. 先須大其志하여 以聖人으로 爲準則하여 一毫라도 不及聖人이면 則吾事가 未了니라. 時然後에 言이면 則言不得不簡이니라. 常以戒懼謹獨意思로 存諸心中하여 念念不忘이면 則一切邪念이 自然不起니라. 曉起하여 思朝之所爲之事하고 食後에 思晝之所爲之事하고 就寢時에 思明日所爲之事하라. <율곡집>

■ 내용연구
◈ 定心自寡言始(정심자과언시): 마음을 안정시키는 것은 말을 적게 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 至若可爲之事則盡誠爲之(지약가위지사즉진성위지): 가히 할 만한 듯한 일에 이르게 되면 정성을 다해서 행하라.
◈ 以聖人爲準則 一毫 不及聖人 則吾事未了(이성인위준칙일호불급성인즉오사미료): 성인으로써 법도를 삼아서 하나의 털끝만큼이라도 성인에 미치지 못하면, 나의 일이 끝나지 않은 것이니라.
◈ 時然後 言 則言不得不簡(시연후 언즉언부득불간): 때가 된 연후에 말한다면, 말이 부득불 간결해지지 않을 수 없느니라.
◈ 常以戒懼謹獨意思 存諸心中 念念不忘(상이계구근독의사 존제심중 념념불망) : 항상 경계하고 두려워 하며 홀로 있을 때 언행을 삼가려는 생각을 마음속에 간직하여 생각하고 또 생각하면서 잊지 않으면

 

■ 본문풀이
마음이 안정된 자는 말이 적으니 마음을 안정시키는 것은 말을 적게 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모든 일이 가히 할 만한 듯한 일에 이르게 되면 정성을 다해서 행하라. 먼저 모름지기 그 뜻을 크게 하여 성인으로써 법도를 삼아서 하나의 털끝만큼이라도 성인에 미치지 못하면, 나의 일이 끝나지 않은 것이니라. 때가 된 연후에 말한다면, 말이 부득불 간결해지지 않을 수 없느니라. 항상 경계하고 두려워하며 홀로 있을 때 언행을 삼가려는 생각을 마음속에 간직하여 생각하고 또 생각하면서 잊지 않으면 일체의 간사한 생각이 스스로 일어나지 않느니라. 새벽에 일어나서 아침에 할 바의 일을 생각하고, 식후에 낮에 할 바의 일을 생각하고 취침 시에 다음날 할 바의 일을 생각하라.

 


조선경술(朝鮮經術)
이 글은 영조 24년, 즉 1748년에 종사관으로서 통신사 일행에 참여했던 조명채(曺命采)가 강호에서 일본인 명원과 나눈 대화의 한부분이다.
明遠이 書示從事官하여 曰 "貴邦은 以經術爲敎하여 而正大純雅之君子가 代不乏其人이러라. 若圃隱鄭先生·晦齋李先生·退溪李先生者는 最其傑出者也니, 每讀其書에 未嘗不敬服이라. 近世에 以經藝로 木鐸于時가 想亦應多有其人하리니, 其名은 爲誰며 其所著術書는 有幾何오?"하니, 從事官이 答曰 "三先生의 遺風餘敎가 世所以鄒魯로 稱朝鮮이요, 而儒賢輩出도 代亦不乏한대 今非卒乍可告라."하다.
(봉사일본시문견록)

■ 내용연구
◈ 明遠書示從事官(명원서시종사관): 명원이 종사관에게 써서 보이리기를
◈ 貴邦以經術爲敎(귀방이경술위교): 당신의 나라는 경술로 가르침을 삼아
◈ 正大純雅之君子代不乏其人(정대순아지군자대불지폄기인): 정대하고 순수하며 고상한 군자들이 대대로 없지 않았다
◈ 若圃隱鄭先生·晦齋李先生·退溪李先生者(약포은정선생해재이선생퇴계이선생자): 포은 정선생·회재 이선선생·퇴계 이선생 같은 분들은
◈ 最其傑出者也(최기걸출자야) : 가장 뛰어난 분들이니,
◈ 每讀其書未嘗不敬服(매독서에미상불경복): 매 번 그 글들을 읽고는 일찍이 존경하여 감복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
◈ 以經藝 木鐸于時(이경술목탁우시) :경술과 학예로 세상에 사 표가 되는 사람들이
◈ 想亦應多有其人(상역응다유기인): 또한 응당 그런 사람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 其名爲誰(기명위수) :그 이름은 뉘시며,
◈ 其所著術書 有幾何(기소저술서 유기하): 그가 저술한 글은 얼마나 됩니까?
◈ 三先生遺風餘敎(삼선생유풍여교): 세 분 선생의 남기신 풍도와 가르침이
◈ 世所以鄒魯稱朝鮮(세소이추노칭조선): 세상에서 鄒魯之鄕으로 조선을 일컫는 바이며,
◈ 儒賢輩出代亦不乏(유현배출대역불핍): 어진 선비들이 배출되는 것도 대대로 없지 않으나
◈ 今非卒乍可告(금비졸사가고) : 지금 갑자기 고할 수는 없다

 

■ 본문풀이
명원이 종사관에게 써서 보이기를 "당신의 나라는 경술로 가르침을 삼아 정대하고 순수하며 고상한 군자들이 대대로 없지 않았다(끊어지지 않았다). 포은 정선생·회재 이선선생·퇴계 이선생같은 분들은 그 중에서 가장 뛰어난 분들이니, 매 번 그 글들을 읽고는 일찍이 존경하여 감복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 근세에 경술과 학예로 세상에 사표가 되는 사람들이 또한 응당 그런 사람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그 이름은 뉘시며, 그가 저술한 글은 얼마나 됩니까?"하니, 종사관이 대답하기를 "세 분 선생의 남기신 풍도와 가르침이, 세상에서 鄒魯之鄕으로 조선을 일컫는 바이며, 어진 선비들이 배출되는 것도 대대로 없지 않으나, 지금 갑자기 고할 수는 없다."하였다.

1. 대학(大學)
이 책은 본래 禮記중의 제 42편 이었던 것을 송나라 학자들과 朱熹가 四書의 하나로 하여 주석을 가한 뒤부터 일반의 필독서가 되었다. 三綱領과 八條目으로된 倫理·政治와 理念을 가르친 經典으로서 宋學의 근원이 되었다.
대학지도(大學之道)

大學之道1),在明明德,在親民2),在止於至善3).
(대학지도,재명명덕,재친민,재지어지선)
대학의 도는 明德을 밝히는데 있으며, 백성을 새롭게 함에 있으며, 至善에 그침에 있다.

知止而后有定4),定而后能靜,靜而后能安,
安而后能慮,慮而后能得.
(지지이후유정,정이후능정,정이후능안,안이후능려,여이후능득)

그칠 데를 안 뒤에 정함이 있으니, 定한 뒤에 능히 고요하고, 고요한 뒤에 능히 편안하고, 편안한 뒤에 능히 생각하고, 생각한 뒤에 능히 얻는다.

物有本末5),事有終始,知所先後,則近道矣.
(물유본말,사유종시,지소선후,칙근도의)
물건에는 근본과 말단이 있고, 일에는 마침과 시작이 있으니, 먼저 하고 뒤에 할 것을 알면 道에 가까울 것이다.


古之欲明明德於天下者,先治其國;欲治其國6)者,先齊其家; 欲齊其家者,先脩其身;欲脩其身者,先正其心;欲正其心者,先誠其意;欲誠其意者,先致其知7);致知在格物.
(고지욕명명덕어천하자,선치기국;욕치기국자,선제기가; 욕제기가자,선수기신;욕수기신자,선정기심;욕정기심자,선성기의;욕성기의자,선치기지;치지재격물)
옛날에 明德을 천하에 밝히고자 하는 자는 먼저 그 나라를 다스리고, 그 나라를 다스리고자 하는 자는 먼저 그 집안을 가지런히 하고, 그 집안을 가지런히 하고자 하는 자는 먼저 그 몸을 닦고, 그 몸을 닦고자 하는 자는 먼저 그 마음을 바루고, 그 마음을 바루고자 하는 자는 먼저 그 뜻을 성실히 하고, 그 뜻을 성실히 하고자 하는 자는 먼저 그 지식을 지극히 하였으니, 지식을 지극히 함은 사물의 이치를 窮究함에 있다.

物格而后知至,知至而后意誠,意誠而后心正. 心正而后身脩,身脩而后家齊,家齊而后國治,國治而后天下平.
(물격이후지지,지지이후의성,의성이후심정. 심정이후신수,신수이후가제,가제이후국치,국치이후천하평)

사물의 이치가 이른 뒤에 지식이 지극해 지고, 지식이 지극해진 뒤에 뜻이 성실해지고, 뜻이 성실해 진 뒤에 마음이 바루어 지고, 마음이 바루어진 뒤에 몸이 닦아지고, 몸이 닦아진 뒤에 집안이 가지런해지고, 집안이 가지런해진 뒤에 나라가 다스려지고, 나라가 다스려진 뒤에 천하가 平해진다.
自天子以至於庶人,壹是皆以脩身爲本.其本亂而末治者否矣,其所厚者薄,而其所薄8)者厚,未之有也!
(자천자이지어서인,일시개이수신위본.기본난이말치자부의,기소후자박,이기소박자후,미지유야!)

천자로부터 서인에 이르기 까지 한결같이 모두 修身을 근본으로 삼는다. 그 근본이 어지럽고서 끝이 다스려지는 자는 없으며, 厚히 할것에 薄하게 하고서 박하게 할 것에 후히 하는 자는 있지 않다.

 右經一章,蓋孔子之言,而曾子述之.
(우경일장,개공자지언,이증자술지).
오른쪽은 經 1장이니 孔子께서 말씀하신 것을 曾子께서 기술하셨고

其傳十章,則曾子之意而門人記之也. 舊本頗有錯簡,今因程子所定,而更考經文,別爲序次如左.
(기전십장,칙증자지의이문인기지야.구본파유착간,금인정자소정,
이갱고경문,별위서차여좌.)

傳文 10장은 증자의 뜻을 문인이 기술한 것이다. 舊本에 자못 錯簡이 있으므로, 이제 程子께서 정한 것을 따르고,다시 經文을 상고하여 별도로 차례를 만들기를 왼쪽같이 하였다.

 

■ 내용연구
1) 大學之道(대학지도) : 古代 대학교육의 요지, 고대에는 15세가 되면 대학에 입학하였다.
2) 在親民(재친민) : 백성들이 나쁜 구습에 젖어 있는 것을 새롭게 함
3) 止於至善 : 人欲을 없애고 최고 善의 경지에 머물러 움직이지 않음
4) 定 : 마음의 방향이 정해져 흔들리지 않는 것
5) 物有本末 : 먼저 해야 할 明明德이 본, 나중에 해야 할 親民이 말
6) 治其國 : 중국 전토를 천하라 하였으며, 그 땅을 몇으로 갈라 제 후가 영유하여 다스리던 곳
7) 先致其知 : 지식을 넓히어 모든 사물에 대하여 그 이치를 아는 것
8) 所薄 : 박하게 할 바, 즉 天下, 國家를 말함

치국제기가(治國齊其家)

一家興仁,一國興仁;一家讓,一國興讓;一人 1) 貪戾 2) ,一國作亂;其機3)如此.此謂一言紛4)事,一人定國 5).
(일가흥인,일국흥인;일가양,일국흥양;일인 탐려 ,일국작난;기기여차.차위일언분사,일인정국)
한 집안이 仁하면 한 나라가 인을 흥기하고, 한집안이 사양하면 한나라가 사양함을 흥기하고, 한 사람이 탐하고 어그러지면 한 나라가 亂을 일으키니, 그 기틀이 이와 같다. 이것을 일러 '한마디 말이 일을 그르치며, 한 사람이 나라를 안정시킨다'고 하는 것이다.

堯舜帥天下以仁,而民從之;桀紂帥6)天下以暴而民從之;其所令反其所好7),而民不從.
(요순수천하이인,이민종지;걸주수천하이포이민종지;기소령반기소호,이민부종)

요·순이 천하를 인으로써 다스리시자 백성이 그를 따랐고, 걸·주가 천하를 포악함으로 거느리자 백성이 그를 따랐으니, 그 명령하는 바가 자기의 좋아하는 바와 반대되면 백성들이 따르지 않는다.

是故君子有諸己8)而后求諸人,無諸己而后非諸人,所藏乎身不恕9), 而能喩10)諸人者,未之有也,故治國在齊其家.
(시고군자유제기,이후구제인,무제기이후비제인,소장호신부서,이능유제인자,미지유야,고치국재제기가).
이 때문에 군자는 자기 몸에 선이 있은 뒤에 남에게서 선을 요구하며, 자기 몸에 악이 없은 뒤에 남의 악을 비난하는 것이다. 자기 몸에 간직하고 있는 것이 서하지 못하고서 능히 남을 깨우치는 자는 있지 않다. 그러므로 나라를 다스림이 그 집안을 가지런히 함에 있는 것이다.

 

■ 내용연구
1) 一人 : 王을 가르킴
2) 貪戾 : 利를 탐내서, 善에 어그러짐
3) 機 : 動機
4) 紛 : 엎드러지다. 파괴하다.
5) 定國 : 國家를 安定하다.
6) 帥 : 거느리다.
7) 其所令反其所好 : 그 명령하는 바가 자기의 즐기는 바와 어긋 나다. 즉 暴을 즐기면서 仁을 행하라고 명령하는 것
8) 有諸己 : 諸는 之於의 合字, 즉 자기에게 仁讓의 善德이 있음
9) 恕 : 남을 이해하고 용납해주는 마음
10) 喩 : 깨우쳐주다. 가르쳐주다.

군자필성기의(君子必誠其意)

所謂誠其意者:毋自欺也,如惡惡臭,如好好色,此之謂自謙1),故君子必愼其獨也!
(소위성기의자:무자기야,여악악취,여호호색,차지위자겸,고군자필신기독야!)
이른바 그 뜻을 성실히 한다는 것은 스스로 속이지 마는 것이니, 악을 미워하기를 악취를 미워하는 것 같이 하며, 선을 좋아하기를 호색을 좋아하는 것과 같이 하여야 하니, 이것을 自謙이라 이른다. 그러므로 군자는 반드시 그 홀로를 삼가는 것이다.
小人2)閒居爲不善,無所不至,見君子而后厭然3),掩其不善,而著其善.人之視己,如見其肺肝然4),則何益矣5).此謂誠於中6),形於外7),故君子必愼其獨也.
(소인한거위부선,무소부지,견군자이후염연,엄기부선,이저기선.인지시기,여견기폐간연,칙하익의.차위성어중,형어외,고군자필신기독야)
소인이 한가로이 거할 때에 불선한 짓을 하되 이르지 못하는 바가 없다가, 군자를 본 뒤에 겸연쩍게 그 불선함을 가리우고 선함을 드러내나니, 남들이 자기를 보기를 자신의 폐부를 보듯이 할 것이니, 그렇다면 무슨 유익함이 있겠는가 ? 이것을 일러 중심에 성실하면 외면에 나타난다.고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군자는 반드시 그 홀로 있을 때를 삼가 하는 것이다.
曾子曰:「十目所視 8),十手所指,其嚴乎 9)!
(증자왈:「십목소시,십수소지,기엄호)
증자께서 말씀하셨다. "열 눈이 보는 바이며, 열 손가락이 가리키는 바이니, 그 무섭구나 !"
富潤屋,德潤身,心廣體 ,故君子必誠其意.右傳之六章.釋誠意.
(부윤옥,덕윤신,심광체반,고군자필성기의.우전지륙장.석성의)
부는 덕을 윤택하게 하고, 덕은 몸을 윤택하게 하니, 마음이 넓어지고 몸이 펴진다. 그러므로 군자는 반드시 그 뜻을 성실히 하는 것이다. 오른쪽은 傳文 6장이니 誠意를 해석하였다.

 

■ 내용연구
1) 謙 : 慊과 같음, 만족함
2) 小人 : 학문과 덕이 없는 사람
3) 厭然 : 아닌척하고 가리는 모습
4) 如見肺肝然 : 폐와 간을 보는 것 같이 마음속을 꿰뚫어 보는 것
5) 何益矣 :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
6) 中 : 중심
7) 外 : 外貌
8) 十目所視 : 十은 수가 많은 것을 나타냄,
즉 여러 사람의 눈이 주시하는 바
9) 嚴乎 : 두렵도다.

2. 논어(論語) 학이(學而)

이 편은 논어의 첫 편이며 내용이 근본을 힘쓰는 뜻이 많으니, 道에 들어가는 문이요 德을 쌓는 터전이다. 배우는 자들이 가장 먼저 힘써야할 일들이다.

子1)曰 :「學而時習之,不亦說2)乎?
有朋自遠方來,不亦樂乎?
人不知而不 ,不亦君子3)乎?」
(자왈 :「학이시습지불역설호? 유붕자원방내불역낙호? 인부지이부온불역군자호?」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배우고 그것을 때때로 익히면 기쁘지 않겠는가 ? 벗이 먼 곳으로부터 찾아온다면 즐겁지 않겠는가 ?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성내지 않는다면 또한 군자 아니겠는가 ?"

有子4)曰:「其爲人也孝弟5),而好犯上者,鮮矣;不好犯上6),而好作亂者,未之有也.君子務本,本立而道生.孝弟也者,其爲仁之本與!」
(유자왈:「기위인야효제,이호범상자,선의;부호범상,이호작난자,미지유야.군자무본,본립이도생.효제야자,기위인지본여!)

유자께서 말씀하셨다. "그 사람됨이 孝하고, 恭敬스럽고서, 윗사람을 범하기를 좋아하는 자는 드무니, 윗사람을 범하기를 좋아하지 않고서 亂을 일으키기를 좋아하는 자는 있지 않았다. 군자는 근본을 힘쓰니, 근본이 확립되면 도가 발생하는 것이다. 孝와 悌라는 것은 그 인을 행하는 근본일 것이다."

子曰:「巧言令色7),鮮矣仁!」
(자왈 : 교언령색,선의인!)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말을 좋게 하고, 얼굴빛을 곱게 하는 사람이 仁한이가 적다."

曾子8)曰:「吾日三省9)吾身, 爲人謀而不忠乎?
與朋友交而不信乎?傳不習乎?」
(증자왈:「오일삼생오신─위인모이부충호?
여붕우교이부신호? 전부습호?」)

증자께서 말씀하셨다. "나는 날마다 세 가지로 내 몸을 살피노니, 남을 위하여 일을 도모해 줌에 충성스럽지 못한가 ? 벗과 더불어 사귐에 성실하지 못한가? 전습한 것을 복습하지 않았는가 ?이다."
子夏10)曰:「賢賢11)易色; 事父母,能竭其力; 事君,能致其身; 與朋友交,言而有信.雖曰未學,吾必謂之學矣.」
(자하왈:「현현역색; 사부모,능갈기력; 사군,능치기신; 여붕우교,언이유신.수왈미학,오필위지학의.」)

자하께서 말씀하셨다. "어진이를 어질게 여기되 色을 좋아하는 것과 바꿔하며, 부모를 섬기되 능히 그 힘을 다하며, 임금을 섬기되 능히 그 몸을 바치며, 벗과 더불어 사귀되 말함에 성실함이 있으면 비록 배우지 않았다고 말하더라도 나는 반드시 배웠다고 이르겠다."

子曰:「君子不重,則不威; 學則不固.
主忠信.無友不如己者.過則勿憚改.」
(자왈:「군자부중,칙부위; 학칙부고.
주충신.무우부여기자.과칙물탄개.」)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가 중후하지 않으면 위엄이 없으니, 학문도 견고하지 못하다.忠信을 주장하며, 자기만 못한 자를 벗삼지 않으며, 허물이 있으면 고치기를 꺼리지 않는다."

子曰:「君子食無求飽,居無求安,敏於事而愼於言,
就有道而正焉12),可謂好學也已.
(자왈:「군자식무구포,거무구안,민어사이신어언,
취유도이정언,가위호학야이.)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 군자는 먹음에 배부름을 구하지 않으며, 거쳐할 때에 편하기를 구하지 않으며, 일을 민첩히 하고 말을 삼가며, 도가 있는 이에게 찾아가서 바르게 된다면 배우기를 좋아한다고 이를 만하다."

子曰:「不患人之不己知13),患不知人也.」
(자왈:「부환인지부기지,환부지인야.」)
공자께서 말씀하셨다."남이 자신을 알아주지 못함을 근심하지 말고 남을 알지 못함을 근심하라.

 

■ 내용연구
1) 子 : 덕있는 남자 또는 선생에 대한 존칭, 여기서는 공자를 말함
2) 說 : 悅과 같다. 기쁘다.
3) 君子 : 학문과 도덕을 갖춘 사람
4) 有子 : 공자의 제자 성은 有 이름은 若이다.
5) 弟 : 悌와 같다. 어른을 공경함
6) 犯上 : 윗 사람에게 不順하고 拒逆함
7) 巧言令色 : 상대방의 마음에 들도록 말을 듣기 좋게 꾸미고, 얼 굴빛을 보기 좋게 꾸미는 것
8) 曾子 : 공자의 제자, 이름은 參
9) 三省 : 주자는 세가지로 살핀다고 하였는데, 三은 자주 또는 여 러번이란 뜻으로 쓰임
10) 子夏 : 공자의 제자로 성은 卜, 이름은 商, 자하는 字임
11) 賢賢 : 앞의 賢은 존경, 뒤의 賢은 賢子를 말함
12) 就有道而正焉 : 학문과 도덕이 있는 이에게 찾아가서 자기의 행 실을 바르게 하다.
13) 人之不己知 : 남이 자기의 재덕 있음을 알지 못하는 것


위정(爲政)

子曰:「道1)之以政,齊2)之以刑,民免而無恥;
道之以德,齊之以禮,有恥且格3).」
(자왈:「도지이정,제지이형,민면이무치;
도지이덕,제지이례,유치차격.」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인도하기를 法으로 하고, 가지런히 하기를 刑罰로 하면, 백성들이 형벌을 면할 수 있으나, 부끄러워 함은 없을 것이다. 인도하기를 德으로 하고, 가지런히 하기를 禮로써 하면, 부끄러워 할 줄도 알고, 또 善에 이르게 될 것이다."

子曰:「吾十有五4)而志于學5),三十而立6),四十而不惑7),五十而知天命8),六十而耳順9),七十而從心所欲,不逾矩10)」
(자왈:「오십유오이지우학,삼십이립,사십이부혹,오십이지천명,육십이이순,칠십이종심소욕,부유구」)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나는 열 다섯 살에 학문에 뜻을 두었고, 서른 살에 자립하였고, 마흔 살에 사리에 의혹하지 않았고, 쉰 살에 천명을 알았고, 예순 살에 귀로 들으면 그대로 이해되었고, 이른 살에 마음에 하고자 하는 바를 좇아도 법도에 어긋나지 않았다."

子游11)問孝.子曰:「今之孝者,是謂能養.
至於犬馬,皆能有養12); 不敬,何以別乎.」
(자유문효.자왈:「금지효자,시위능양,
지어견마,개능유양; 불경,하이별호.」)

자유가 효에 대해 묻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 지금의 효라는 것은 잘 봉양하는 것이라 이를 수 있다. 그러나 개와 말도 모두 길러줌이 있으니, 공경하지 않으면 무엇으로 구분하겠느냐 ?"

子曰:「溫故13)而知新,可以爲師矣.」
( 자왈:「온고이지신,가이위사의.」)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 옛 것을 읶혀서 새 것을 알면, 스승이 될 수 있다."

子曰:「學而不思14)則罔15),思而不學則殆.」
(자왈:「학이부사칙망,사이부학칙태.」)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배우기만 하고 생각하지 않으면 얻음이 없고, 생각만 하고서 배우지 않으면 위태롭다."

哀公16)問曰:「何爲則民服?」
孔子對曰:「擧直錯17)諸枉18),則民服; 擧枉錯諸直,則民不服19).」
(애공문왈:「하위칙민복?」
공자대왈:「거직착제왕,칙민복; 거왕착제직,칙민부복.」)

애공이 묻기를 " 어떻게 하면 백성이 복종합니까 ?" 공자께서 대답하셨다. " 정직한 사람을 들어 쓰고, 모든 굽은 사람들을 버려두면 백성들이 복종하며, 굽은 사람을 들어 쓰고, 모든 정직한 사람을 버려두면 백성들이 복종하지 않습니다."

 

■ 내용연구
1) 導 : 인도하다.
2) 齊 : 치와 같다. 다스리다.
3) 格 : 선함에 이르다. 몸을 바르게 함
4) 十有五 : 有는 又와같다. 열하고 또 다섯, 곧 열다섯을 말한다.
5) 志于學 : 學은 大學을 말함이니, 古代에는 15세에 대학에 입학 하였다.
6) 立 : 발을 땅에 디디고 부동함이니, 즉 修養을 하여 의지가 확 립됨을 뜻함
7) 不惑 : 사리를 체득해서 의심하거나 미혹하지 않는 것
8) 知天命 : 하늘이 나에게 준 사명을 알다.
9) 耳順 : 사람의 말을 들으면 곧 시비를 판단하되 도리에 맞도록 마음이 통함
10) 不愈矩 : 마음에 생각하는 것이 법도를 벗어나지 않는 것
11) 子游 : 공자의 제자, 姓은 言,이름은 偃이다. 子游는 字이다.
12) 養 : 음식과 의복으로 봉양하는 것
13) 溫故 : 故는 古와 같다. 옛것을 다시 찾아 익히는 것
14) 思 : 마음으로 생각하며 연구하는 것
15) 罔 : 어두움, 혼미함
16) 哀公 : 노나라 임금
17) 錯 : 措와 같다. 버려두고 쓰지 않음
18) 枉 : 굽은 사람, 곧 소인을 말함
19) 不服 : 복종하지 않음


이인(里仁)

子曰:「不仁者,不可以久處約1),不可以長處樂2).
仁者安仁,知者利仁.

공자께서 말씀하셨다.인하지 못한 자는 오랫동안 곤궁한데 처할 수 없으며, 장구하게 즐거움에 처할 수 없으니, 인자는 인을 편히 여기고 지자는 인을 이롭게 여긴다.

子曰:「富與貴,是人之所欲也; 不以其道得3)之,不處也.貧 與賤,是人之惡4)也; 不以其道得之,不去也. 君子去仁, 惡乎5)成名.君子無終食之間6)違仁,造次7)必於是8),顚 沛9)必於是.」
(자왈:「부여귀,시인지소욕야; 부이기도득지,부처야.빈여천,시인지악야; 부이기도득지,부거야. 군자거인, 악호성명.군자무종식지간위인,조차필어시,전패필어시.」)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富와 貴는 사람들이 하고자 하는 것이나 그 정상적인 방법으로 얻지 않으면 처하지 않아야 하며, 貧과 賤은 사람들이 싫어하는 것이나 그 정상적인 방법으로 얻지 않았다면 버리지 않아야 한다. 군자가 인을 떠나면 어디에서 이름을 이룰 수 있겠는가 ? 군자는 밥을 먹는 동안이라도 인을 떠남이 없나니, 경황 중에도 이 仁에 반드시 하며, 위급한 상황에도 이仁에 반드시 하는 것이다."

子曰:「朝聞道,夕死可矣!」
(자왈:「조문도,석사가의!」)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 아침에 道를 들으면 저녁에 죽어도 좋다."

子曰:「士志於道,而恥惡衣惡食10)者,未足與議也!」
(자왈:「사지어도,이치악의악식자,미족여의야!」)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 선비가 도에 뜻을 두고서 나쁜 옷과 나쁜 음식을 부끄러워하는 자는 더불어 道를 논할 수 없다."

子曰:「不患無位,患所以立11);
不患莫己知,求爲可知12)也.」
(자왈:「부환무위,환소이립; 부환막기지,구위가지야.」)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지위가 없음을 근심하지 말고, 지위에 설것을 근심하며, 자기를 알아주지 않음을 근심하지 말고 알려질만 하기를 구해야 한다."

子曰:「參13)乎!吾道一以貫之.」
曾子曰:「唯.」子出.門人問曰:「何謂也?」
曾子曰:「夫子之道,忠恕14)而已矣15).」
(자왈:「삼호!오도일이관지.」
증자왈:「유.」자출.문인문왈:「하위야?」
증자왈:「부자지도,충서이이의.」)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 삼아 ! 우리 도는 한가지 이치가 만가지를 꿰뚫고 있다. 하시니, 증자께서 "예'하고 대답하였다. 공자께서 나가시자 문인들이 물었다." 선생님께서는 무엇을 말씀하셨는가 ? " 증자께서 말씀하셨다. "선생님의 도는 忠과 恕일 뿐이다."

子曰:「君子喩於義,小人喩於利.」
(자왈:「군자유어의,소인유어리.」)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는 義에서 깨닿고, 소인은 利에서 깨닿는다."

子曰:「君子欲訥16)於言,而敏於行.」
(자왈:「군자욕눌어언,이민어항.」)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는 말은 어눌하게 하고, 실행에는 민첩하고자 한다."

子曰:「德不孤,必有隣.」
(자왈:「덕부고,필유린.」)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 덕은 외롭지 않아, 반드시 이웃이 있는 것이다."

 

■ 내용연구
1) 約 : 곤궁함, 빈천함
2) 樂 : 富貴를 말함
3) 不以其道得 : 정당한 도리로써 얻은 것이 아님, 즉 부정한 방 법으로 얻은 것을 말한다.
4) 惡 : 싫어하다.
5) 惡乎 : 어찌
6) 終食之間 : 한 끼 식사를 할 만한 시간. 즉 잠시동안을 뜻한다.
7) 造次 : 급하고 구차한 때
8) 必於是 : 반드시 이네 한다함은 반드시 인도에 의한다는 뜻
9) 顚沛 : 넘어지고 자빠지는 것, 즉 위급한 때를 말한다.
10) 惡衣惡食 : 나쁜옷과 나쁜음식
11) 患所以立 : 그 자리에 앉아 책임을 감당할 학문과 도덕이 없음 을 근심함
12) 可知 : 남에게 알리워 질 수 있을 만한 학문과 도덕
13) 參 : 증자의 명
14) 忠恕 : 충은 몸과 마음을 다해 성실하게 함, 서는 자기의 마음 을 미루어 생각하여 남을 이해하는 것, 관용을 말함
15) 而已矣 : ~일 따름이다. ~일 뿐이다. 한정사
16) 訥 : 말을 더듬는 것. 즉 말만 앞세우지 않는다는 뜻

 


옹야(雍也)

哀公問:「弟子孰爲好學?」
孔子對曰:「有顔回1) 者好學,不遷怒2) ,不貳過3).
不幸短命4)死矣,今也則亡,未聞好學者也.」
(애공문:「제자숙위호학?」
공자대왈:「유안회 자호학,부천노,부이과.
부행단명사의,금야칙망,미문호학자야.」)

哀公이 "제자 중에 누가 학문을 좋아합니까 ?" 하고 묻자 공자께서 대답하셨다. " 顔回라는 자가 학문을 좋아하여 노여움을 남에게 옮기지 않으며, 같은 잘못을 두 번 다시 저지를지 않았는데, 불행히도 명이 짧아 죽었습니다. 그리하여, 지금은 없으니, 아직 학문을 좋아한다는 자를 듣지 못했습니다."
子曰:「賢哉,回也!一簞食5),一瓢飮6),在陋巷7),人不堪其憂,回也不改其樂8).賢哉,回也!」
(자왈:「현재,회야!일단식,일표음,재누항,인부감기우,회야부개기락.현재,회야!」)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어질다. 顔回여! 한 그릇의 밥과 한 표주박의 음료로 누추한 시골에 있는 것을 딴 사람들은 그 근심을 견뎌내지 못하는데, 顔回는 그 즐거움을 변치 않으니, 어질다, 顔回여 !"

 

■ 내용연구
1) 顔回 : 공자의 제자
2) 不遷怒 : 남에게 자기의 노함을 옮기지 않음
3) 不二過 : 같은 잘못을 두 번하지 않음
4) 短命 : 수명이 짧음, 안회는 단명하여 32세에 세상을 떠났다.
5) 單食 : 단은 대로만든 소쿠리, 사는 밥 즉 소쿠리에 담은 소박한 밥
6) 瓢飮 : 표는 표주박. 즉 표주박에 담은 물을 마시다.
7) 陋巷 : 누추하고 좁은 집
8) 人不堪其憂 : 감은 견디다. 즉 보통 사람들은 근심으로 견디지 못한다.


술이(述而)

子曰:「默而識之1),學而不厭,誨人不倦,何有於我哉?」
(자왈:「묵이식지,학이부염,회인부권,하유어아재?」)
공자께서 말씀하셨다."묵묵히 기억하며 배우고 싫어하지 않으며 사람을 가르치기를 게을리 하지 않는 것, 이 중에 어느 것이 나에게 있는가 ?"

子曰:
「德之不修,學之不講,聞義不能徙2),不善不能改,是吾憂也.」
(자왈:「덕지부수,학지부강,문의부능사,부선부능개,시오우야.」)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덕이 닦아지지 못함과 학문이 강론되지 못함과 義를 듣고 옮겨가지 못함과 不善을 고치지 못하는 것이 바로 나의 걱정거리이다."

子曰:「飯疏食3)飮水,曲肱而枕之4),樂亦在其中矣.
不義而富且貴,於我如浮雲.」
(자왈:「반소식음수,곡굉이침지,낙역재기중의.
부의이부차귀,어아여부운.」)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거친 밥을 먹고 물을 마시며 팔을 굽혀 베더라도 樂은 또한 그 가운데 있으니, 의롭지 못하고서 富하고 또한 貴함은 나에게 있어 뜬구름과 같으니라."

子曰:「仁遠乎哉?我欲仁,斯仁至矣.」
(자왈:「인원호재?아욕인,사인지의.」)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仁이 멀리 있는 것인가 ? 내가 仁을 하고자 하면 仁은 당장 이르는 것이다."

■ 내용연구
1) 默而識之 : 識는 기록하다. 기억하다. 곧 묵묵히 기억한다는 뜻
2) 徙 : 옮기다.
3) 飯蔬食 : 飯은 먹는다. 곧 맛없는 밥을 먹다.
4) 曲肱而枕之 : 팔을 굽혀 베개로 하다.

위령공(衛靈公)

子曰:「志士仁人,無求生以害仁,有殺身以成仁.」
(자왈:「지사인인,무구생이해인,유살신이성인.」)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뜻있는 선비와 어진 사람은 삶을 구하여 인을 해칠 수는 없으며, 자신을 죽여서 인을 이룰 수는 있느니라."

子曰:「君子病1)無能2)焉,不病人之不己知也.」
(자왈:「군자병무능언,부병인지부기지야.」)
공자께서 말씀하셨다."군자는 능력이 없음을 병으로 여기되, 남이 알아주지 않음을 병으로 여기지는 않는다."
子貢問曰:「有一言3)而可以終身行之者乎?」
子曰:「其怒乎!己所不欲,勿施於人.」
(자공문왈:「유일언이가이종신항지자호?」
자왈:「기노호!기소부욕,물시어인.」)
자공께서 물으셨다. " 한마디 말로써 종신토록 행할 것이 있습니까 ?" 공자께서 말씀하시되, " 恕니라 ! 자기가 하고 싶지 않는 것을 남에게 시키지 말 것이다."

子曰:「吾嘗終日不食,終夜不寢,以思4)無益,不如學5)也.」
(자왈:「오상종일부식,종야부침,이사무익,부여학야.」)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내 일찍이 종일토록 먹지 않고, 밤새도록 자지 않고, 생각했으나, 이익이 없더라. 배우는 것만 못하더라."

■ 내용연구
1) 病 : 근심하다.
2) 能 : 재능
3) 一言 : 한 말. 한 마디.
4) 思 : 사색하다.
5) 學 : 성인의 가르침을 배우는 것

3. 맹자(孟子)
맹자의 저서로 모두 칠편으로 되었고, 사람의 성은 선하다고 명언하고 仁義禮智를 論하였는데, 그 논설은 재치있고 능란한 비유를 섞어서 후세 문장의 모범이라고 일컫는다. 그러나 盛行하게 된 것은 宋代에 이르러서 사서의 하나로 된 후부터였다.

인의(仁義)

孟子見 梁惠王 王曰 " 不遠天里而來 亦將有以利吾國乎? "
(맹자견 양혜왕 왕왈 "수불원천리이래 역장유이리오국호? ")
맹자께서 양혜왕을 보았는데 왕께서 말씀하셨다." 어르신 께서 천리를 멀다않고 와 주셨으니 또한 장차 우리나라를 이롭게 할 수 있겠습니까 ?"

孟子對曰:「王何必曰利?亦有仁義而已矣4).
王曰『何以利吾國』?大夫5)曰『何以利吾家』?
士庶人6)曰『何以利吾身』?上下交征利7)而國危矣.
(맹자대왈:「왕하필왈리? 역유인의이이의.
왕왈『하이리오국』?대부왈『하이리오가』?
사서인왈 하이리오신?상하교정리이국위의.)

맹자가 대답하였다. " 왕께서 하필이면 利를 말씀하십니까 ? 또한 인의가 있을 따름입니다." 왕께서 어떻게 하면 우리나라를 이롭게 할까 하면, 대부는 어떻게 하면 우리집을 이롭게 할 수 있을까 하며, 사서인은 어떻게하면 내몸을 이롭게 할까 하여 위아래가 서로 이익만을 다투어 나라가 위태롭습니다.

萬乘之國8)弑9)其君者,必千乘之家;千乘之國弑其君者,必百乘之家.萬取千焉,千取百焉,不爲不多矣10).苟爲後義而先利,不奪不厭11).
(만승지국시기군자,필천승지가;천승지국시기군자,필백승지가.만취천언,천취백언,부위부다의.구위후의이선리,부탈부염.)

만승의 나라에 그 임금을 죽이는 자는 반드시 천승의 나라요, 천승의 나라에 그 임금을 죽이는 자는 반드시 백승의 나라일 것이니, 만에서 천을 취하고, 천에서 백을 취하는 것이 많지 않는 것은 아니나, 진실로 義를 뒤로하고 利를 먼저 한다면 뺏지 않고서는 만족하지를 못하는 것입니다.

未有仁而遺其親者也,未有義而後其君者也.
王亦曰仁義而已矣,何必曰利?」
( 미유인이유기친자야,미유의이후기군자야.
왕역왈인의이이의,하필왈리?」)
어질고서 그 어버이를 버리는 자 있지 않았으며, 의롭고서 그 임금을 뒤로하는자 있지 않았습니다. 왕께서는 또한 仁義를 말씀할 따름이지, 하필이면 利를 말씀하십니까 ? "

 

■ 내용연구
1) 梁惠王 : 魏나라의 都邑이 大梁에 있었으므로 梁이라고도 하였 다. 周나라의 天子라야 왕이라 할 수 있는데 여기서 왕은 僭 稱한 것. 惠는 諡號
2)  (수) : 어른, 先生
3) 利 : 軍備를 증강하여 나라를 富하게 하는 富國强兵의 方法
4) 而已矣 : ~일 뿐이다.
5) 大夫 : 公卿大夫로 상시의 貴族階級
6) 士庶人 : 士는 大夫 디음 가는 階級. 庶人은 일반 백성을 말한다.
7) 交征利 : 서로 이익을 다투다.
8) 萬乘之國 : 一乘은 말 네필, 甲士三人, 兵士七十二人으로 編成 되었음, 萬乘은 천자의 나라, 千乘은 제후의 나라, 百乘은 公 卿大夫의 나라
9) 弑(시) : 자기보다 윗사람을 죽이는 것
10) 不爲不多 : 많지 않은 것이 아니다, 이중부정
11) 不奪不厭 : 빼앗지 않고는 만족하지 않음

오십보백보(五十步百步)

梁惠王이 曰 寡人1)之於國也에 盡心焉耳矣2)로니 河內凶3) 則移其民於河東하며 移其粟4)於河內하고 河東이 凶거든亦然하노니 察隣國之政하면 無如5)寡人之用心者로되 隣國之民이 不加少6)하며 寡人之民이 不加多는 何也잇고.
(양혜왕 왈 과인지어국야 진심언이의 하내흉 칙이기민어하동 이기속어하내 하동흉역연 찰린국지정 무여과인지용심자 인국지민불가소 과인지민 불가다하야)
양혜왕이 말씀하셨다. "과인은 날에 대하여 마음을 다하고 있습니다. 하내 지방에 흉년이 들거든 그 백성을 하동지방으로 이주 시키고, 그 곡식을 하내지방으로 옮겨가며, 하동지방에 흉년이 들거든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이웃 나라의 정사를 살펴 보건대, 과인처럼 마음을 ㅆ는자가 없는데도 이웃나라의 백성들이 더 적어지지 않으며, 과인의 백성들이 더 많아지지 않음은 어째서입니까 ?

孟子對曰 王이 好戰하시니 請而戰喩7)하리이다. 塡然8)鼓之하여 兵刃旣接9)이어든 棄甲曳兵10)而走하되 或百步而後에 止하며 或五十步而後에 止하여 以五十步로 笑百步면 則何如하니잇고 曰 不可하니 直11)不百步耳언정 是亦走也니이다 曰 王如知此12)하시면 則無望民之多於13)隣國也하소서
(맹자대왈 왕 호전 청이전유 전연고지 병인기접 기갑예병이주 혹백보이후 지 혹오십보이후 지 이오십보 소백보 칙하여 曰 불가 직불백보이 시역주야 왈 왕여지차 칙무망민지다어린국야)

맹자께서 대답하셨다. "왕께서 전투를 좋아하시니, 청컨대 전투를 가지고 비유하겠습니다. 둥둥둥 북을 쳐서 병기와 칼날이 이미 접하였거든 갑옷을 버리고 병기를 끌고 패주하되 혹은 백보를 도망한 뒤에 멈추고, 혹은 오십보를 도망한 뒤에 멈추어서, 50보를 도망갔다하여 백보를 도망간 자를 비웃는 다면 어떻겠습니까 ? 왕이 말씀하셨다. "불가하다, 다만 백보를 도망하지 않았을 뿐 이 또한 도망한 것이다.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왕께서 만일 이것을 아신다면 백성들이 이웃나라보다 많아지기를 바라지 마소서.

■ 내용연구
1) 寡人 : 왕이 謙讓하게 자신을 말함
2) 焉耳矣 : ~했을 따름이다.
3) 凶 : 흉년이 들다
4) 粟 : 穀食
5) 無如 : ~만 같지 못하다.
6) 不加少 : 더 적어지지 않는다.
7) 喩(유) : 깨우치다. 비유하다.
8) 塡然(전연) : 전쟁할 때 북을 울리는 소리
9) 兵刃旣接 : 兵은 兵器, 즉 전쟁이 시작됨을 뜻함
10) 棄甲曳兵 : 갑옷을 벗어 버리고, 병기를 끌고 가는 것
11)直 : 다만(한정사)
12) 如知此 : 如는 만약, 만약 이러한 이치를 알았다면
13)於 : ~보다(비교)


무항산이유항심(無恒産而有恒心)

王曰:「吾 1)不能進於是矣.願夫子2)輔吾志,
明以敎我.我雖不敏,請嘗試3) 之.」 
(왕왈:「오혼부능진어시의.원부자보오지,
명이교아.아수부민,청상시지.」) 
왕이 말씀하셨다. "나는 어두워서 여기에 나아갈 수 없으니, 원컨대 부자께서는 나의 뜻을 도와서 밝게 가르쳐 주소서 내 비록 불민하오나 한 번 시험해 보겠습니다.

曰:「無恒産4) 而有恒心5)者,惟士爲能.
若民,則無恒産,因無恒心.苟無恒心,放벽邪侈6),
無不爲已7).及陷於罪,然後從而刑之,
是罔8)民也.焉9)有仁人在位,罔民而可爲也?
(왈:「무항산이유항심자,유사위능.약민,칙무항산,인무항심.구무항심,방벽사치,무부위이.급함어죄,연후종이형지,시망민야.언유인인재위,망민이가위야?)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떳떳한 생업이 없으면서도 떳떳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자는 오직 선비만이 가능한 것이오, 백성으로 말하면 떳떳이 살 수 있는 직업이 없으면 인하여 떳떳한 마음이 없어지는 것입니다. 진실로 떳떳한 마음이 없어진다면 방벽함과 사치함을 하지 않음이 없을 것이니 , 그리하여 죄에 빠짐에 이른 뒤에 따라서 이들을 형벌한다면 이것은 백성을 그물질하는 것입니다. 어찌 仁人이 지위에 있으면서 백성을 그 물질 하는 것을 할 수 있겠습니까 ?

 

■ 내용연구
1)  (혼) : 흐리멍텅하다.
2) 夫子 : 孟子를 가르킴
3) 嘗試 : 시험하여 보다, 실행해 보다.
4) 恒産 : 恒은 常과 같음, 일정한 생산 또는 직업
5) 恒心 : 항상 변치않는 선한 마음
6) 放벽邪侈(방벽사치) : 방탕하고 편벽되고,간사하고,멋대로함
7) 無不爲已 : 已는 말다, 그치다, 즉 그만두지 않음이 없다. 하지 않음이 없다.
8) 罔(망) : 網과 같다. 즉 法網에 얽어 잡는 것
9) 焉 : 어찌

是故明君制民之産1),必使仰2)足以事父母,俯3)足以畜4)妻子,樂歲5)終身飽6),凶年免於死亡.然後驅7)而之善8) 故民之從之也輕9).
(시고명군제민지산,필사앙족이사부모,부족이휵처자,낙세종신포,흉년면어사망.연후구이지선 고민지종지야경)
이 때문에 현명한 군주는 백성의 생업을 제정해 주되 반드시 위로는 족히 부모를 섬길만 하며, 아래로는 족히 처자를 기를만 하여 풍년에는 1년 내내 배부르고, 흉년에는 사망에서 면하게 하나니, 그런 뒤에야 백성들을 몰아서 善에 가게 합니다. 그러므로 백성들이 명령을 따르기가 쉬운 것 입니다.

今也制民之産,仰不足以事父母,俯不足以畜妻子,樂歲終身苦,凶年不免於死亡.
(금야제민지산,앙부족이사부모,부부족이축처자,낙세종신고,흉년부면어사망)
지금에는 백성의 생업을 제정해 주되 위로는 족히 부모를 섬기지 못하며, 아래로는 족히 처자를 기를 수 없어서 풍년에는 1년내내 고생하고, 흉년에는 사망을 면치 못합니다.
此惟救死而恐不贍10),奚暇11)治禮義哉? 王欲行之,則 12) 反其本矣.
(차유구사이공부섬,해가,치례의재? 왕욕항지,칙합반기본의.)

이것은 오직 죽음을 구제하기에도 부족할 까 두려우니, 어느 겨를에 예의를 다스리겠습니까 ?왕이 이것을 행하고자 하신다면 어찌 그 근본을 돌이키지 않습니까 ?

 

■ 내용연구
1) 制民之産 : 制는 制定하다. 즉 백성의 생업을 제정하다.
2) 仰 : 위
3) 俯(부) : 아래
4) 畜(휵) : 기르다.
5) 樂歲 : 豊年이 든해
6) 終身飽 : 終身은 一年中을 말함, 즉 일년내 배불리 먹을 수 있다.
7) 驅(구) : 몰다, 이끌다.
8) 之善 : 之는 가다, 善으로 향하여 가게하다.
9) 輕 : 쉽다.
10) 贍(섬) : 넉넉하다
11) 奚暇(해가) : 어느 겨를
12)   : 何不의 合字. 어찌 ~하지 않느냐 ?

五畝之宅,樹之以桑,五十者可以衣帛矣;鷄豚狗 1)之畜,無失其時,七十者可以食肉矣;百畝之田,勿奪其時,八口之家可以無飢矣;謹庠序2)之敎,申之以孝悌之義,頒白者不負戴於道路矣.
(오무지댁,수지이상,오십자가이의백의;계돈구체지축,무실기시,칠십자가이식육의;백무지전,물탈기시,팔구지가가이무기의;근상서지교,신지이효제지의,반백자부부대어도노의.)

오묘의 집 가장자리에 뽕나무를 심는다면 50세 된 자가 비단옷을 입을 수 있으며, 닭과 돼지와 개와 큰 돼지를 기름에 새끼 칠 때를 잃지 않게 한다면 70된 자가 고기를 먹을 수 있으며, 백묘의 토지에 농사철을 빼앗지 않는다면 여덟 식구의 집안이 굶주림이 없을 수 있으며, 상서의 가르침을 삼가서 효제의 도리를 거듭한다면 머리가 반백이 된 자가 도로에서 짐을 지거나 이지 않을 것이니,

老者衣帛食肉,黎民3)不飢不寒,然而不王者4),未之有也」
(노자의백식육,여민부기부한,연이부왕자,미지유야)
노인이 비단옷입고 고기를 먹으며, 백성들이 굶거나 춥지 않게 하고서도 왕 노릇 못한 자 있지 않았습니다.

 

■ 내용연구
1)  (체) : 암퇘지
2) 庠序 : 학교
3) 黎民(여민) : 일반 백성
4) 不王者 : 왕 노릇하지 못할 사람
여민동락(與民同樂)

齊宣王問曰:「文王1) 之 2) 方七十里,有諸?」
(제선왕문왈:「문왕지유 방칠십리,유저?)
제선왕이 물었다. "문왕의 동산이 方 70리라 하니, 그러한 일이 있습니까 ?"

孟子對曰:「於傳3)有之.」曰:「若是其大乎?」
曰:「民猶以爲小也.」
(맹자대왈:「어전유지」왈:「야시기대호?」
왈:「민유이위소야)
맹자께서 대답하셨다. "傳에 그런 일이 있습니다." "이와 같이 큽니까 ?" "백성들이 오히려 작다고 여겼습니다."

曰:「寡人之  方四十里,民猶以爲大,何也?」
(왈:「과인지유 방사십리,민유이위대,하야?」)
" 과인의 동산이 方 40리로되 백성들이 오히려 크다고 여김은 어째서 입니까 ?"

曰:「文王之  方七十里,芻堯者4)往焉5),雉兎者6) 往焉,與民同之.民以爲小,不亦宜乎?
(왈:「문왕지유 방칠십리,추요자왕언,치토자 왕언,여민동지.민이위소,부역의호?)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문왕의 동산은 方 70리로되 꼴베고 나무하는 자들이 그리로 가며, 꿩을 잡고 토끼를 잡는 자들이 그리로 가서 백성과 더불어 함께 하셨으니, 백성들이 작다고 여김이 당연하지 않습니까 ?"

臣7)始至於境8),問國之大禁9),然後敢入臣聞郊關10)之內有 方四十里,殺其 鹿11)者如殺人之罪.則是方四十里,爲穽12)於國中.民以爲大,不亦宜乎?」
(신시지어경,문국지대금,연후감입신문교관지내유유방사십리,살기미녹자여살인지죄.칙시방사십리,위정어국중.민이위대,부역의호?」)

신이 처음 국경에 이르러 제나라에서 크게 금지하는 것을 물은 뒤에야 감히 들어왔습니다. 신이 그때 들으니, 교관의 안에 동산이 방 40리인데, 동산에 있는 사슴을 죽인자를 살인의 죄와 같이 다스린다고 하였습니다. 이는 방 40리로 나라 가운데에 함정을 만든 것이니, 백성들이 크다고 여김이 또한 마땅하지 않습니까 ?"

 

■ 내용연구
1) 文王 : 周代 最初의 임금, 武王의 父
2)   : 나라의 公園, 국가에서 새난 짐승을 繁殖 飼育하는 동산
3) 傳 : 옛날의 書籍
4) 芻堯者(추요자) : 芻는 꼴,  는 땔나무, 즉 나무꾼
5) 往焉 : 焉은 終結詞인데 여기서는 於此의 뜻을 가지고 있다.
즉 이곳에 가다라는 뜻
6) 雉兎者(치토자) : 꿩과 토끼를 잡는 사냥꾼
8) 臣 : 맹자
9) 境 : 제나라의 國境
10) 大禁 : 국가에서 금하는 법. <禮記> 曲禮編에 [他國의 國境에 들어갈 때에는 그 나라에서 禁止하고 있는 條目을 確認한 다 음에 들어가야 된다]라고 되어있다.
11) 郊關 : 郊는 성밖으로 百里, 關은 郊外에 設置한 關門으로 他 國人의 출입을 檢問하는 곳.성밖으로 백리 이내를 말함
12)  鹿(미녹) :  는 큰사슴, 鹿은 작은 사슴
13)  (정) : 穽과 같다. 陷穽

불인지심(不忍之心)

孟子曰 人皆有不忍人之心1)하니
(맹자왈 인개유불인인지심)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사람들은 모두 사람을 차마 해치지 못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先王이 有不忍人之心하사 斯有不忍人之政矣시니 以不忍人之心으로 行不忍人之政이면 治天下는 可運於掌上2)이니라.
(선왕 유불인인지심 사유불인인지정의 이불인인지심 행불인인지정 치천하 가운어장상)

선왕이 사람을 차마 해치지 못하는 마음을 두어, 사람을 차마 해치지 못하는 정사를 시행하셨으니, 사람을 차마 해치지 못하는 마음으로 사람을 차마 해치지 못하는 정사를 행한다면, 천하를 다스림은 손바닥 위에 놓고 움직일 수 있을 것이다.

所以3)謂人皆有不忍人之心者는 今人이 乍見孺子4)將入於井하고 皆有  5)惻隱之心하나니 非所以納交6)於孺子之父母也며 非所以要譽於鄕黨7)朋友也며 非惡其聲8)而然也니라.
(소이위인개유불인인지심자 금인 사견유자장입어정 개유출척측은지심 비소이납교어유자지부모야 비소이요예어향당붕우야 비악기성이연야)

사람들이 모두 사람을 차마 해치지 못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는 까닭은, 지금에 사람들이 갑자기 어린아이가 장차 우물로 들어가려는 것을 보고 모두 깜작놀라고 惻隱해 하는 마음을 가지니, 이것은 어린아이의 부모와 교분을 맺으려 해서도 아니오. 鄕黨과 朋友들에게 명예를 구해서도 아니며,<잔인하다>는 名聲을 싫어해서 그러한 것도 아니다.

由是觀之9)컨댄 無惻隱之心이면 非人也며 無羞惡之心이면 非人也며 無辭讓之心이면 非人也며 無是非之心이면 非仁也니라.
(유시관지 무측은지심 비인야무수악지심 비인야 무사양지심 비인야 무시비지심 비인야)

이로 말미암아惻隱之心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며, 羞惡之心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며, 辭讓之心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며, 是非之心이없으면 사람이 아니다.

惻隱之心은 仁之端也요 羞惡10) 之心은 義之端也요
辭讓之心은 禮之端也요 是非11) 之心은 智之端也니라
(측은지심 인지단야, 수악지심 의지단야,
사양지심 예지단야, 시비지심 지지단야)

惻隱之心은仁의 단서요 羞惡之心은 義의 단서요 辭讓之心은 禮의 단서요 是非之心은 智의 단서이다.

人之有是四端也 猶其有四體也니 有是四端而自謂不能者는 自賊者也요 謂其君不能者는 賊其君者也니라.
(인지유시사단야 유기유사체야 유시사단이자위불능자자적자야 위기군불능자 적기군자야.)

사람이 사단을 가지고 있음은 사체를 가지고 있음과 같으니 이 사체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스스로 인의를 행할 수 없다고 말하는 자는 자신을 해치는 자요, 자기 군주가 인의를 행할 수 없다고 말하는 자는 군주를 해치는 자이다.

凡有四端於我者를 知皆擴而充之12)矣면 若火之始然하며
泉之始達이니 苟能充之면 足以保四海오 苟不充之면 不足以事父母니라.
( 범유사단어아자 지개확이충지의 약화지시연 천지시달 구능충지 족이보사해 구불충지 불족이사부모)

무릇 사단이 나에게 있는 것을 넓혀서 채울 줄 알면, 마치 불이 처음 나오는 것과 같을 것이니, 만일 능히 이것을 채운다면 족히 사해를 보호할 수 있고, 만일 채우지 못한다면 부모도 섬길 수 없을 것이다.

 

■ 내용연구
1) 不忍人之心 : 선천적으로 남에게 차마하지 못하는 마음
2) 可運於掌上 : 손바닥 위에서 움직일 수 있다. 즉 아주 쉽다는 뜻
3) 所以 : 까닭, 이유
4) 孺子 : 어린아이
5)    : 두려워 하는 것. 놀라고 겁을 내는 것
6) 納交 : 내는 납 또는 결과 같다. 교분을 맺는 것
7) 鄕黨 : 鄕은 一萬二千五百戶, 黨은 五百戶, 즉 마을을 말함
8) 惡其聲 : 나쁜평판을 꺼리는 것
9) 由是觀之 : 이런 것으로 보면
10) 羞惡 : 자기의 불선을 부끄러워하고 남의 불선을 미워함
11) 是非 : 선을 옿다고 하고 악을 그르다고 하는 것
12) 擴而充之 : 확장하여 채우는 것

천시불여지리(天時不如地利)

孟子曰:「天時1)不如地利2),地利不如人和.
(맹자왈:「천시부여지리,지리부여인화.)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천시는 지리만 못하고 지리는 인화만 못하다.
三里之城3),七里之郭4),環而攻之而不勝.夫環而攻之,必有得天時者矣;然而不勝者,是天時不如地利也.
(삼리지성,칠리지곽,환이공지이부승.부환이공지,필유득천시자의;연이부승자,시천시부여지리야)
삼리의 내성과 칠리의 외성을 둘러싸서 이를 공격해도 이기지 못하니, 대저 둘러싸고 이를 공격할 때에는 반드시 천시를 얻은이 있건만은 그렇게 하여도 이기지 못하는 것은, 이것은 천시가 지리만 못하기 때문이다.
城非不高也,池非不深也,兵革5)非不堅利6)也,
米粟非不多也;委而去之7),是地利不如人和也.
(성비부고야,지비부심야,병혁비부견리야,
미속비부다야;위이거지,시지리부여인화야)
성이 높지 않는 것이 아니며, 연못이 깊지 않는 것이 아니며, 무기와 갑옷이 견고하고 날카롭지 않는 것이 아니며, 식량이 많지 않는것이 아닌데도 버리고 달아나니 이것은 지리가 인화만 못한것이다."

故曰:域民不以封疆之界,固國不以山谿之險,威天下不以兵革之利.得道者多助,失道者寡助.寡助之至,親戚畔之;多助之至,天下順之.
(고왈:역민부이봉강지계,고국부이산계지험,위천하부이병혁지리,득도자다조,실도자과조.과조지지,친척반지;다조지지,천하순지.)
그러므로 옛말에 이르기를 '백성을 한계 짓되 국경의 경계로서 하지 않으며, 국가를 견고히 하되 산과 강의 험고함으로 하지 않으며, 천하를 두렵게 하되 병혁의 예리함을써 하지 않는다.'한 것이다. 얻는 자는 도와주는 이가 많고, 도를 잃는 자는 도와주는 이가 적다. 도와주는 이가 적음의 지극함에는 친척이 배반하고, 도와주는 이가 많음의 지극함에는 천하가 순종하는 것이다.
以天下之所順,攻親戚之所畔8);故君子有不戰,戰必勝矣9)
(이천하지소순,공친척지소반;고군자유부전,전필승의)
천하가 순종하는 바로써 친척이 배반하는 바를 공격한다. 그러므로 군자는 싸우지 않음이 있을 지언정 싸우면 반드시 승리하는 것이다.」

 

■ 내용연구
1) 天時 : 時運
2) 地利 : 지상의 형세, 즉 험한 산, 깊은 못, 높은성과 같은 지세
3) 三里之城 : 三里四方의 內城
4) 七里之郭 : 七里四方의 外城. 三里 七里는 모두 적다는 뜻
5) 兵革 : 武器와 갑옷
6) 堅利 : 단단하고 날카로움. 堅은 갑옷, 利는 무기
7) 委而去之 : 委는 버리다. 버리고 도망가다.
8) 攻親戚之所畔 : 친척마저도 배반한 자를 치다.
9) 有不戰 戰必勝矣 : 아니 싸우면 모르나 싸우면 반드시 이긴다. 또는 싸우지 않음을 숭상하나 싸우면 반드시 이긴다라고도 풀 이한다.

인성지선(人性之善)

告子曰 性猶湍1)水也 決2)諸東方則東流
(고자왈 성유단수야 결저동방칙동류)
고자가 말하였다. "사람의 성품은 여울물과 같은 것이다. 동쪽으로 터놓으면 동쪽으로 흐르고, 서쪽으로 터놓으면 서쪽으로 흐른다.
人性之無分於善不善也 猶水之無分於東西也
(인성지무분어선불선야 유수지무분어동서야)
사람의 성품이 선과 불선으로 나누어 지는 것은 물이 동서로 나누어지는 것과 같다.
孟子曰 水信3)無分於東西 無分於上下乎 人性之善也
猶水之就下也 人無有不善 水無有不下
(맹자왈 수신무분어동서 무분어상하호 인성지선야
유수지취하야 인무유불선 수무유불하)
" 맹자께서 말씀 하셨다. " 물이 진실로 동서의 구분이 없는 것인가 ? 상하의 구분이 없는 것인가 ? 사람의 성품은 착하다 함은 물이 아래로 흐르는 것과 같다. 사람이 불선이 없는 것은 물이 아래로 흐르지 않는 것과 같다.
今夫水搏而躍之4) 可使過 5) 激而行之 可使在山
是豈水之性哉 其勢則然也6) 人之可使爲不善 其性亦猶是7)也
(금부수박이약지 가사과상 격이행지 가사재산
시기수지성재 기세칙연야 인지가사위불선 기성역유시야)
이제 물을 손바닥으로 쳐서 튀게하면 빰에까지 지나가게 할 수 있으며, 막아서 가게 하면 산에까지 있게 할 수 있는데 이것이 어찌 물의 성질이겠는가 ? 그 형세가 그러한 것이다. 사람이 가사 불선을 행한다 한들 그 성품 또한 이와 같은 것이다."

 

■ 내용연구
1) 湍 : 여울
2) 決 : 물고를 터놓는 것
3) 信 : 진실로
4) 搏而躍之 : 손바닥으로 쳐서 물을 튀게한다. 지는 물을 가리킴
5)   : 이마, 額과 같다.
6) 勢則然也 : 형세가 곧 그렇게 한 것이다.
7) 猶是 : 이와 같다.

4. 중용(中庸)
中庸은 본래 禮記 第三十一篇이며, 공자의 손자인 子思가 지었다고 전하여 지나 이설이 많다. 中和라는 中國民族에 있어 극히 보편적인 도를 설명하였으므로 六朝때부터 예기와 분리하여 읽기도 하였으나, 특히 송나라의 朱熹가 大學과 함께 四書의 하나로서 주석을 가한 뒤부터 일반의 필독서가 되었다.

군자신기독야(君子愼其獨也)

天命1)之謂性2) 率3)性之謂道4) 修5)道之謂敎
(천명지위성 솔성지위도 수도지위교)
하늘이 命하신 것을 性이라 이르고, 性을 따름을 道라 이르고, 道를 品節해 놓음을 敎라 이른다.
道也者 不可須臾6)離也 可離 非道也
是故君子 戒愼乎其所不睹7) 恐懼乎其所不聞
(도야자 불가수유리야 가리 비도야
시고군자 계신호기소불도 공구호기소불문)
도란 것은 수유도 떠날 수 없는 것이니, 떠날 수 있으면 道가 아니다. 이러므로 君子는 그 보지 않는 바에도 戒愼하며 그 듣지 않는 바에도 恐懼하는 것이다.
莫見乎隱 莫顯乎微8) 故君子愼其獨也
(막견호은 막현호미 고군자신기독야)
隱보다 드러남이 없으며 微보다 나타남이 없으니, 그러므로 君子는 그 홀로를 삼가는 것이다.

 

■ 내용연구
1) 天命 : 하늘이 萬物에게 賦與한 것
2) 性 : 萬物의 道理. 타고난 바탕. 人間에 있어서는 仁義禮智를 말함
3) 率 : 따르른 것
4) 道 : 성에 따라 행하여야 할 도리. 즉 인성을 따르면 부자간 의 친애, 백성이나 만물에 대한 사랑이 도요, 의성을 따르면 군신의 분별, 장자와 현자를 존경하는 것이 도이다.
5) 修 : 도를 따라 정해서 펼침. 裁와 같다.
6) 須臾 : 잠시 동안
7) 其所不睹 : 남이 보지 않는 곳
8) 莫見乎微 : 乎는 于·於와 같다. ~보다. 隱은 아무도 모르는 곳, 마음 속, 즉 은미한 곳 보다 더 잘 드러나는 것이 없음

 


천하지달도(天下之達道)

天下之達道1)五,所以行之者三:曰君臣也,父子也,夫婦也,昆弟2)也,朋友之交也:五者天下之達道也.知,仁,勇3)三者,天下之達德4)也,所以行之者5)一也6)
(천하지달도오,소이항지자삼:왈군신야,부자야,부부야,곤제야,붕우지교야:오자천하지달도야,지,인,용삼자,천하지달덕야,소이항지자일야)

천하의 達道가 다섯인데 이것을 행하는 것은 세 가지이니, 군신간과 부자간과 부부간과 형제간과 붕우간의 사귐이 다섯 가지는 천하지 達道요, 지, 인, 용 이 세 가지는 천하의 達德이니, 이것을 행하는 것은 하나입니다.
或生而知之7),或學而知之,或困8)而知之,及其知之一也;或安而行之,或利9)而行之,或勉强而行之,及其成功一也. 子曰:「好學近乎10)知,力行11)近乎仁,知恥近乎勇.
(혹생이지지,혹학이지지,혹곤이지지,급기지지일야;혹안이항지,혹리이항지,혹면강이항지,급기성공일야. 자왈:「호학근호지,역항근호인,지치근호용)
혹은 태어나서 이것을 알고, 혹은 배워서 이것을 알고, 혹은 애를 써서 이것을 아는데, 그 앎에 미쳐서는 똑같습니다. 혹은 편안히 이것을 행하고, 혹은 이롭게 여겨 이것을 행하고, 혹은 억지로 힘써 이것을 행하는데, 그 성공함에 미쳐서는 똑같습니다.
학문을 좋아함은 지에 가깝고, 힘써 행함은 임에 가깝고, 부끄러움을 앎은 용에 가깝다.
知斯三者,則知所以12)脩身;知所以脩身,則知所以治人
;知所以治人,則知所以治天下國家矣.」
(지사삼자,칙지소이수신;지소이수신,칙지소이치인;지소이치인,칙지소이치천하국가의」)
이 세 가지를 알면 몸을 닦는 바를 알 것이오, 몸을 닦는 바를 알면 남을 다스리는 바를 알 것이요, 남을 다스리는 바를 알면 천하와 국가를 다스리는 바를 알 것이다.

 

■ 내용연구
1) 達道 : 언제 어디에나 통하고 누구나 따라야 하는 도
2) 昆弟 : 형제, 昆은 兄과 같다.
3) 知仁勇 : 知는 智와 같다. 즉 五達道를 아는 것. 仁은 이것을 몸에 지니는 것. 勇은 이를 과감하게 행하는 것
4) 達德 : 누구나 몸에 지니고 있는 덕
5) 所以行之者 : 이것을 행하는 방법
6) 一也 : 一은 誠을 가리킴
7) 之 : 五達道를 가르킴
8) 困 : 고심해서 배우는 것
9) 利 : 그 이익을 아는 것
10) 乎 : 於와 같다.
11) 力行 : 힘써 행하는 것
12) 所以 : 이유, 까닭

성자지도(誠者之道)

誠者1),天之道也;誠之者2),人之道也..誠者不勉而中3),不思而得,從容4)中5)道,聖人也.
(성자,천지도야;성지자,인지도야..성자부면이중,부사이득,종용중도,성인야)
성실한 자는 하늘의 도요, 성실히 하려는 자는 사람의 도니, 성실한 자는 힘쓰지 않고도 도를 맞으며, 생각하지 않고도 알아서 종용히 도를 맞으니, 성인이요
誠之者,擇善而固執之者也. 博學之6), 審問之7),愼思8)之,明辨9)之,篤行10)之.
(성지자,택선이고집지자야. 박학지,심문지,신사지,명변지,독행지).
성실히 하려는 자는 선을 택하여 굳게 잡는 자이다. 이것을 널리 배우며, 자세히 물으며, 신중히 생각하며, 밝게 분변하며, 독실히 행하여야 한다.
有弗學11),學之弗能弗措也;有弗問,.問之弗知弗措也;有弗思,思之弗得弗措12)也;有弗辨,辨之弗明弗措也;有弗行,行之弗篤弗措也;人一能之己百之13),人十能之己千之.
(유불학,학지불능불조야;유불문,.문지불지불조야;유불사,사지불득불조야;유불변,변지불명불조야;유불항,항지불독불조야;인일능지기백지,인십능지기천지)
배우지 않음이 있을 지언정 배우면 능하지 못하거든 놓지 말며, 묻지 않음이 있을 지언정 무를진댄 알지 못하였거든 놓지 말며, 생각하지 않음이 있을지언정 생각할진댄 알지 못하거든 놓지 말며, 분변하지 않음이 있을 지언정 분변할 진댄 분명하지 않으면 놓지 말며, 행하지 않음이 있을 지언정 행할 진댄 독실하지 못하거든 놓지 말아, 남이 한번에 능하거든 나는 백 번을 하며, 남이 열번에 능하거든 나는 천번을 하여야 한다.
果能此道14)矣,雖愚必明,雖柔必强.
(과능차도의,수우필명,수유필강)
과연 이 도에 능하면 비록 어리석으나 반드시 밝아지며, 비록 유약하나 반드시 강해진다.

 


■ 내용연구
1) 誠者 : 진실하여 속임이 없는 것
2) 誠之者 : 성실해 지려고 노력함
3) 不勉而中 : 힘쓰지 않고 도에 합함
4) 從容 : 구김새 없이 의젓한 모습
5) 中 : 들어 맞다. 합하다.
6) 博學之 : 詩·書와 文藝를 통해 널리 도를 배움
7) 審問 : 자세히 물음
8) 愼思 : 깊이 생각함
9) 明辦 : 밝게 분별함
10) 篤行 : 착실하게 행함
11) 有弗學 : 불은 불과 같다. 배우지 않은 것이 있으면, 또는 안 배웠으면 모르더라는 뜻
12) 不措 : 그대로 내버려 두지 않음
13) 人一能之己百之 : 남이 한 번 하는 것을 자기는 백번하는 것
14) 此道 : 남보다 백 번 천 번 더하는 方法


5. 노자(老子)
노자의 도덕경은 상·하편 총 81장으로 구성되었다. 상편'道經'에서는 주로 '道', 즉 형이상학적 원리를 풀었고, 하편 '德經'에서는 '道'에 입각한 '德', 즉 행동적 원리를 풀었다

상선약수(上善若水)

上善은 若水1)이니 水善利萬物而不爭하고
處衆人之所惡라 故幾于道2)니라.
(상선 약수 수선리만물이부쟁. 처중인지소오 고기우도.)

지극한 선은 물과 같으니, 물은 만물을 잘 이롭게 하지만 다투지 않고, 뭇 사람이 싫어하는 바에 처한다.

居善地하고 心善淵하고 與善仁하고 言善信3)하고
政善治하고 事善能하고 動善時라.
(거선지 심선연 여선인 언선신 정선치 사선능 동선시.)

때문에 도에 가깝다. 선한땅에 거쳐하고, 선한 연못에 마음을 두며, 선한 仁과 더불고, 선한 信을 말하며, 선한 정치로 다스리며, 선한 능력으로 일하며, 선한 때에 움직인다

夫唯不爭이라. 故無尤4)니라(제8장)
(부유부쟁 고무우)
무릇 다투지 않기 때문에 허물이 없다.

 

■ 내용연구
1) 上善 若水 : 지극한 선은 물과 같다. 上善 : 상대적 선악의 개 념을 초월한 선
2) 故幾于道 : 때문에 도에 가깝다. 幾 : 가바다(=近)
3) 與善仁 言善信 : 선한 仁과 더불고, 선한 信을 말한다.
4) 夫唯不爭 故無尤 : 무릇 다투지 않기 때문에 허물이 없다. 唯 : 강조의 역할을 하는 허자.
노자 도덕경 제8장 첫머리에 나오는 이 말이 그 유명한 '상선약수'라는 구절이다. '도덕경'에서 가르치는 삶의 자세를 한마디로 요약하라면 '물같이 되라.'는 것이다. 물은 도의 최고 상징이다. 그래서 도덕경에는 물에 대한 이야기가 거듭된다. 우선 물은 만물을 이롭게 한다. 물이 없이 삶을 지탱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물 없이는 아예 처음부터 삶이 있을 수도 없었다. 이런 의미에서 물은 실로 '생명의 근원'이다. 사람이 물을 마셔야 산다는 것은 말할 나위도 없지만 사람의 몸의 대부분이 물로 이루어져 있기도 하다. 사람뿐만 아니라 모든 생명체에 공통된 현상이다. 그래서 물을 '생명수' 또는 '생수'라고도 한다.
만물은 물 없이 못살지만 물은 그들을 이롭게만 할 뿐 그 공로를 인정받자 거나 그들 위에 군림하려 하지 않는다. 그저 그들 밑에서 묵묵히 섬기는 일을 할뿐이다. 따라서 사람들은 그 처세에 물의 원리를 삶의 원리로 삼아야 할 것이다.
체도(體道)
道可道非常道 名可名非常名(도가도비상도 명가명비상명)도를 도라고 말하면 그것은 늘 그러한 도가 아니다. 이름을 이름지우면 그것은 늘 그러한 이름이 아니다.
無名天地之始 有名萬物之母(무명천지지시 유명만물지모)이름이 없는 것을 천지의 처음이라 하고, 이름이 있는 것을 만물의 어미라 한다.
故常無欲以觀其妙 常有欲以觀其 (고상유욕이관기묘 상무욕이관기교)그러므로 늘 욕심이 없으면 그 묘함을 보고, 늘 욕심이 있으면 그 가장자리만 본다.
此兩者同出而異名 同謂之玄(차양자동출이명 동위지현)그런데 이 둘은 같은 것이다. 사람의 앎으로 나와 이름만 달리했을 뿐이다. 그 같은 것을 잃컬어 가물타고 한다.
玄之又玄 衆妙之門(第 1 章)(현지우현 중묘지문)가믈고 또 가믈토다.모든 묘함이 이 문에서 나오지 않는가 !

 

무위(無爲)

天下皆知美之爲美, 斯惡已
(천하개지미지위미, 사오이)

하늘 아래 사람들이 모두 아름다운 것이 아름답다고 알고 있다., 그런데 그것은 추한 것이다.
皆知善之爲善, 斯不善已
(개지선지위선, 사불선이)
하늘아래 사람들이 모두 선한 것이 선하다고만 알고 있다. 그런데 그것은 선하지 않는 것이다.
故有無相生, 難易相成, 長短相較,
高下相傾, 音聲相和, 前後相隨
(고유무상생, 난이상성, 장단상교,
고하상경, 음성상화, 전후상수)
그러므로 있음과 없음은 서로 생하고, 어려움과 쉬움은 서로 이루며, 김과 짧음은 서로 겨루며, 높음과 낮음은 서로 기울며, 노래와 소리는 서로 어울리며, 앞과 뒤는 서로 따른다.
是以聖人處無爲之事,行不言之敎
(시이성인처무위지사,행불언지교)
그러하므로 성인은 함이 없음의 일에 처하고, 말이 없음의 가르침을 행한다.
萬物作言而不辭, 生而不有, 爲而不恃.
(만물작언이불사, 생이불유, 위이불시.)
성인은 내가 그를 자라게 한다고 간섭함이 없고, 잘 생성시키면서도 그 생성의 열매를 소유함이 없고, 잘 되어가도록 하면서도 그것에 기대지 않는다.
功成而弗居, 夫唯弗居, 是以不去
(공성이불거, 부유불거, 시이불거)
공이 이루어져도 그 공속에 살지 않는다. 대저 오로지 그 속에 살지 아니하니 영원히 살리로다.

속박(俗薄)

大道廢 有仁義 智慧出 有大僞
(대도폐 유인의 지혜출 유대위)

큰 道가 없어지니 仁義가 있게 되었다. 큰 지혜가 생겨나니 큰 위선이 있게 되었다.

六親不和 有孝慈 國家昏亂 有忠臣(제16장)
(육친불화 유효자 국가혼란 유충신)
육친이 불화하니 효도다 자애다 하는 것이 있게 되었다. 국가가 혼란하니 충신이라는 것이 있게 되었다.
안민(安民)

不尙賢 使民不爭
(불상현 사민부쟁)
훌륭한 사람들을 숭상하지 말라! 백성들로 하여금 다투지 않게 할지니
不貴難得之貨 使民不爲盜
(불귀난득지화 사민불위도)
얻기 어려운 재화를 귀하게 하지 말라 ! 백성들로 하여금 도둑이 되지 않게 할지니.
不見可欲 使民心不亂
(불견가욕 사민심불란)
욕심 낼 것을 보이지 말라! 백성들로 하여금 어지럽지 않게 할지니.
是以聖人之治
(시이성인지치)
그러하므로 성인의 다스림은

虛其心 實其腹 弱其志 强其骨
(허기심 실기복 약기지 강기골)
그 마음을 비워 그 배를 채우게 하고,
그 뜻을 부드럽게 하여 그 뼈를 강하게 한다.
常使民無知無欲 使夫知者不敢爲也
(상사민무지무욕 사부지자불감위야)
항상 백성으로 하여금 앎이 없게 하고 욕심이 없게 한다. 대저 지혜롭다 하는 자들로 하여금 감히 무엇을 한다고 하지 못하게 한다.
爲無爲 則無不治(제3장)
(위무위 칙무불치)
함이 없음을 실천하면 다스려지지 않음이 없을 것이니.

6. 장자(莊子)
莊子의 사상은 老子의 道家思想을 이어받은 無爲自然의 道로서 物의 是非와 善惡을 초월하여 자연그대로 살아가자는 原理가 핵심이다.
호접지몽(胡蝶之夢)
昔者1) 莊周2) 夢爲胡蝶3)   然4) 胡蝶也
自喩5) 適志與6) 不知周也
(석자 장주 몽위호접 허허연 호접야 자유 적지여 부지주야)
옛날에 장자가 꿈에 호랑나비가 되었다. 기뻐서 훨훨 날아다니는 호랑나비였다. 스스로 즐거워서 마음으로 흡족해 하였으나 장자를 알지는 못했다.

俄然7)覺則   然周也 不知周之夢爲胡蝶與 周與胡蝶則必有分矣 此之謂物化8) (내편·제물론)
(아연각 즉거거연주야 부지주지몽위호접여 주여호접칙필유분의 차지위물화)

그러나 갑자기 깨어 보니 흡족해하는 장자였다. 장자가 꿈에 호랑나비가 되었는지, 호랑나비가 꿈에 장자가 되었는지 알지 못했다. 장자와 나비는 반드시 구분이 있었다. 이것을 자연 속에 동화되었다 한다.

■ 내용연구
1) 昔者 : 옛날
2) 莊周 : 장자
3) 胡蝶 : 나비
4)   然 : 기쁜모양, 나비가 기뻐서 훨훨 날아다니는 모양
5) 自喩 : 스스로 즐거워 하는 것, 喩는 愉와 같다.
6) 適志與 : 마음에 흡족함, 與는 감탄형 종결사.
7) 俄然 : 갑자기 벼란간
8) 此之謂物化 : 此之는 이것이란 대명사로 둘을 같이 쓰는 것은 강조를 나타냄, 物化는 자연속에 同化하는 것, 곧 物我一體가 되 는 것을 말한다.
莊子 : 장주의 저서,

재여부재(材與不材)

莊子行於山中 見大木枝葉盛茂 伐木者止其旁 而不取也 問其故 曰 無所可用 (장자행어산중 견대목지엽성무 벌목자지기방 이불취야 문기고 왈 무소가용)
장자가 산 속을 가다가 큰 나무가 잎과 가지가 무성한 것을 보았다. 나무를 베는 자가 그 옆에 멈추어 서서도 취하지 않았다. 그 까닭을 물으니 '쓸모가 없다'고 하였다.
莊子曰 此木以不材 得終其天年
(장자왈 차목이부재 득종기천년)
장자가 말하되 '이 나무는 재목이 아니었기 때문에 타고난 수명을 다 누릴 수가 있다.'라고 하였다.

夫子出於山 舍於故人之家 故人喜命竪子 殺雁而烹之 竪子請曰 其一能鳴 其一不能鳴 請奚殺 主人曰 殺不能鳴者
(부자출어산 사어고인지가 고인희명수자 살안이팽지 수자청왈 기일능명 기일불능명 청해살 주인왈 살불능명자)
장자가 산에서 나와 친구 집에 머무르게 되었는데, 친구가 심부름하는 아이에게 기쁘게 기러기를 잡아서 삶아오라고 했다. 심부름하는 아이가 "한 마리는 잘 울고, 한 마리는 잘 울지를 못하는데 어느 것을 잡을까요 ?" 하니 주인이 이르기를 "잘 울지 못하는 것을 잡아라." 하였다.

明日 弟子問於莊子曰 昨日山中之木 以不材得終其天年 今主人之雁 以不材死 先生將何處 莊子笑曰 周將處夫材與不材之間(外篇·山木)
(명일 제자문어장자왈 작일산중지목 이불재득종기천년 금주인지안 이불재사 선생장하처 장자소왈 주장처부재여부재지간)
다음날 제자가 장자에게 물었다.
'어제 산 속의 나무는 재목이 아니어서 천수를 모두 누릴 수 있었는데, 오늘 주인의 기러기는 잘 울지 못해서 천수를 다 누릴 수가 없으니, 선생님은 장차 어디에 처하시겠습니까 ?'
장자가 웃으면서 '나는 장차 재목과 재목이 아닌 것의 사이에 처할 것이다.'고 하였다.

예미어도중(曳尾於塗中)

莊子釣於僕水 楚王使大夫二人往先焉 曰 願以竟內累矣
(장자조어복수 초왕사대부이인왕선언 왈 원이경내누의)
장자가 복수에서 낙시질을 하고 있었다. 초왕이 대부 두사람으로 하여금 먼저와서 이르기를 '재상의 자리를 맡아주시기를 원합니다.'하였다.

莊子持竿不顧曰 吾聞楚有神龜 死已三千歲矣 王巾之而藏之廟堂之上 此龜者 寧其死爲留骨而貴乎
(장자지간불고왈 오문초유신귀 사이삼천세의 왕건지이장지묘당지상 차귀자 영기사위유골이귀호)
장자는 낙시대를 잡고서 돌아보지도 않고 말하였다. '나는 초나라에 신성한 거북이 있어 죽은지 삼 천년이 되었다. 왕께서 천으로 싸서 상자에 담아 조상의 사당 위에 두었다고 들었는데, 이 거북이 어찌 죽어서 유골이 되어 고귀하기를 바랐겠는가 ? 차랄리 살아서 진흙탕 속에서 꼬리를 흔들며 꿈틀거리기를 바랐겠는가 ?' 하니

寧其生而曳尾於塗中 二大夫曰 寧生而曳尾於塗中 莊子曰 往矣 吾將曳尾於塗中(外篇·秋水)
(영기생이예미어도중 이대부왈 영생이예미어도중 장자왈 왕의 오장예미어도중)
대부가 이르되'차라리 살아서 진흙탕 속에서 꼬리를 흔들며 꿈틀거리기를 바랐겠지요.'
장자가 이르기를 '가시오. 나는 장차 진흙탕 속에서 꼬리를 끌며 살아가겠오.' 하였다.


7. 순자(荀子)

순자는 인간의 본성이 악하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므로 그는 인간을 본성대로 내맡겨두면 난폭하게 되므로, 반드시 예의 도덕으로 교화를 하고 힘써서 착하게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믿었다. 결국 성악설의 귀결은 인간이 선해지기 위해 열심히 수양해야 한다는 것이다.
성악설(性惡篇)

人之性惡 其善者僞也
(인지성악 기선자위야)
사람의 본성은 악하다. 착하다고 하는 것은 거짓이다.

今1) 人之性 生而有好利焉 順是2) 故爭奪生 以辭讓亡焉 生而有疾惡3)焉 順是 故殘賊4)生 而忠信亡焉 生而有耳目之欲 有好聲色焉 順是 故淫亂生 而禮義文理5)亡焉
(금 인지성 생이유호리언 순시 고쟁탈생 이사양망언 생이유질악언 순시 고잔적생 이충신망언 생이유이목지욕 유호성색언 순시 고음란생 이례의문리망언)
오늘날 사람의 성품이 태어나면서부터 이익을 좋아한다. 이를 따르기 때문에 쟁탈이 생기고, 사양이 없어지고 사양하는 마음이 없어지며, 태어나면서부터 질시와 미워함이 있으니 이를 따르는 지라 잔인하게 해치는 일이 생기고 충성과 신의가 없어지며, 태어나면서부터 듣는 것과 보는 것에 대한 욕심이 있어서 음악과 여색을 좋아함이 있으니, 이를 따르는 지라 음란이 생기고 예의와 합당한 질서가 없어진다.

然則從人之性 順人之情 必出於爭奪 合於犯分亂理6) 而歸於暴 故必將有師法之化7) 禮義之道 然後出於辭讓 合於文理而歸於治(연칙종인지성 순인지정 필출어쟁탈 합어범분란리 이귀어폭 고필장유사법지화 예의지도 연후출어사양 합어문리이귀어치)
그러니 사람의 본성을 따르고 사람의 감정을 따르면 반드시 쟁탈에서 나와서 명분을 범하고 조리를 어지럽히는 데 부합하여 포악한 데로 돌아갈 것이다. 그러므로 반드시 장차 스승으로 삼아 본받을 만한 법의 교화와 예의의 도리가 있은 다음에야 사양에서 나와서 합당한 질서에 부합하여 다스려짐에 돌아갈 것이다.

用此觀之8) 然則人之性惡明矣 其善者僞也
(용차관지 연칙인지성악명의 기선자위야)
이로 말미암아 보건대, 그렇다면 사람의 본성은 악한 것이 분명하니, 그 선한 것은 거짓이다.

 

■ 내용연구
1) 今 : 말 머리를 바꾸어 다시 설명하는 말로 이제라는 뜻이다.
2) 順是 : 이를 따르면
3) 疾惡(질오) : 미워하는 것
4) 殘賊 : 남을 해치는 것
5) 文理 : 文은 文彩, 즉 훌륭한 도리
6) 犯分亂理 : 分을 범하고 이치를 어지럽힌다.
7) 化 : 교화
8) 用此觀之 : 이로써 살펴보다.

 


권학편(勸學篇)

荀子 20권 32편중, 首便인 勸學篇의 내용으로, 성악설에 근거한 그의 교육관을 잘 보여주는 글이다. 교육의 중요성과 효과를 강조함으로써 인간의 품성이 개조될 수 있음을 주장하고 있다.

君子曰 學不可以已니 靑은 取之於藍이로대 而靑於藍이요, 氷水爲之1)로대 而寒於水라.
( 군자왈 학불가이이 청취지어람 이청어람, 빙수위지 이한어수)
군자가 이르기를 "배움은 그만둘 수 없으니, 청색은 쪽풀에서 그것을 취했지만 쪽빛보다 푸르고, 얼음은 물이 그것이 되었지만 물보다 차다."고 하셨다.
木直中繩이나 蹂以爲輪2)이면 其曲中規3)하고 雖有槁暴이나 不復挺者는 蹂使之然也4)니라 故로 木受繩則直이요 金就礪則利5)하나니 君子博學而參省乎己6)면 則知明而行無過矣라.
(목직중승 유이위륜 기곡중규 수유고포 불부정자 유사지연야 고 목수승칙직 금취려칙리 군자박학이삼성호기 칙지명이행무과의)
나무가 곧아서 먹줄에 들어맞지만 휘어서 바퀴를 만들면 그 휜것이 규에 맞아서 비록 햇볕에 쬐어 말리더라도 다시 곧게 되지 않는 것은 휨이 그로 하여금 그렇게 한 것이다. 때문에 나무는 먹줄을 받으면 곧게되고, 쇠는 숫돌에 나아가면 날카로워 지나니, 군자가 널리 배워서 하루에 세 가지로 자기를 반성하면 지혜가 밝아지고, 행동에 허물이 없게된다.

故 不登高山이면 不知天之高也7)하고 不臨深谿면 不知地之厚也하며 不聞先王之有言이면 不知學問之大也라.
(고 불등고산 부지천지고야 불임심계 부지지지후야 불문선왕지유언 부지학문지대야)
때문에 높은 산에 오르지 않으면 하늘이 높은지 알지 못하고, 깊은 계곡에 임해보지 않으면 땅이 두터움을 알지 못하며, 선왕께서 남긴 말씀을 들어보지 않으면 학문이 큼을 알지 못한다.
干越夷貊之子가 生而同聲이로대 長而異俗8)은 敎使之然也니라.
(간월이맥지자 생이동성 장이이속 교사지연야)
오랑캐의 자식들이 날 때는 소리를 같이 내지만, 자라서 풍속을 달리하는 것은 교육이 그들로 하여금 그렇게 한것이다.

 

■ 내용연구
1) 氷水爲之 : 얼음은 물이 그것이 되다. 爲 : '되다'의 뜻
2) 蹂以爲輪 : 휘어서 바퀴를 만들면. 以: ~로써
3) 其曲中規 : 그 굽음이 규에 들어맞는다.
規 : 둥근 것을 재는 자(컴파스)
4) 不復挺者 蹂使之然也 : 다시 곧게 되지 않는 것은 휨이 그렇 게 한 것이다. 復:다시(부)
5) 木受繩則直 金就礪則利 : 나무는 먹줄을 받으면 곧게되고, 쇠 는 숫돌에 나아가면 날카롭게 된다.
6) 君子博學而參省乎己 : 군자가 널리 배워서 하루에 세 가지로 자기를 반성하면
7) 不登高山 不知天之高也 : 높은 산에 오르지 않으면 하늘의 높 음을 알지 못하고
8) 生而同聲 長而異俗 : 날때는 소리를 같이 내지만, 자라서는 풍속을 달리하다.
而 : 시간의 경과를 나타내는 허자

 

■ 순자의 사상 : 성악설
人之性惡 其善者僞也 今人之性 生而有好利焉 順是 故爭奪生 以辭讓亡焉 生而有疾惡焉 順是 故殘賊生 而忠信亡焉(인지성악 기선자위야 금인지성 생이유호리언 순시 고쟁탈생 이사양망언 생이유질악언 순시 고잔적생 이충신망언)
사람의 본성은 악한 것이니 그 본성이 착하다고 하는 것은 거짓이다. 지금 사람의 성품이 태어나면서부터 이익을 좋아함이 있으니, 이것을 따르기 때문에 쟁탈이 생기고, 사양함이 없게 된다. 태어나면서부터 시기하고 미워함이 있으니 이것을 따르기 때눔에 잔인하게 해침이 생기고, 충성과 신의가 없게 되는 것이다.
순자는 이처럼 인간의 타고난 본성을 악하다고 보았다. 때문에 그는 인간에게 교화가 필요함을 역설하고, 예의와 법도를 강조하게 되었다.

8. 묵자(墨子)
묵자의 사상은 모든 사람을 평등하게 사랑하자는 겸애설이 중심을 이룬다. 국가에서부터 개인에 이르기까지 남을 나처럼 사랑한다면 세상의 분쟁이 없어질 것이라는 박애주의 사상이다.

겸애설(兼愛說)
若使天下1) 兼相愛 愛人若愛其身 猶有不孝者乎2) 視父母與君若其身 惡3)施不孝 猶有不慈者乎 視弟子與臣若其身 猶有盜賊乎
(약사천하 겸상애 애인약애기신 유유불효자호시부모여군약기신 오시불효 유유불자자호 시제자여신약기신 유유도적호)
만약 온 세상이 서로 사랑한다면 남을 사랑하기를 자기 몸 사랑하는 거와 같이 할 것이니 불효한자가 있을 것인가 ? 부모와 임금 보기를 자기 몸과 같이 한다면 어찌 불효를 행하여, 자애롭지 않은 자가 있겠는가 ? 제자와 신하보기를 자기 몸과 같이 한다면 어찌 도적이 있겠는가 ?
故視人之室若其室4) 誰竊 視人身若其身 誰賊 故盜賊亡5)有 猶有大夫之相亂家 諸侯之相攻國者乎
(고시인지실약기실 수절 시인신약기신 수적 고도적망유 유유대부지상난가 제후지상공국자호)
때문에 남의 집 보기를 자기 집과 같이 하면 누가 도둑질을 하며, 남의 나라 보기를 자기 나라와 같이 한다면 누가 공격을 할 것인가 ?
視人家若其家 誰亂 視人國若其國 誰攻
故大夫之相亂家 諸侯之相攻國者 亡有
(시인가약기가 수란 시인국약기국 수공
고대부지상란가 제후지상공국자 망유)
남의 집안 보기를 자기 집안 같이 하면 누가 난을 일으키며, 남의 나라 보기를 자기나라 같이 한다면 누가 공격하겠는가 ?때문에 제후가 서로 난을 일으키며, 제후가 서로 나라를 공격하는 일은 없어질 것이다.
若使天下兼相愛 國與國不相攻 家與家不相亂 盜賊亡有
君臣父子皆能孝慈 若此6)則天下治
(약사천하겸상애 국여국불상공 가여가불상난 도적망유 군신부자개능효자 약차칙천하치)
만약 온 세상이 서로 사랑한다면 나라와 나라가 서로 공격하지 않고, 집안과 집안이 서로 난리를 일으키지 않으며, 도적이 없고, 임금과 신하와 부모와 자식이 능히 효도하고 사랑할 것이다. 이와같이 한다면 세상이 잘 다스려 진다.
故聖人以治天下爲事7)者 惡得不禁惡而勸愛8) 故天下兼相愛則治 交相惡則亂 故子墨子9)曰 不可以不勸愛人者 此也
(고성인이치천하위사자 악득불금악이권애 고천하겸상애칙치 교상악칙란 고자묵자왈 불가이불권애인자 차야)
때문에 성인은 세상을 다스리는 것으로써 일을 삼으니 어찌 악을 금하지 않고서 사랑을 권할 수 있겠는가 ? 때문에 세상이 서로 사랑한다면 잘다스려지고, 서로 미워한다면 어지러워진다. 때문에 묵자는 말한다. 남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가 이것이라고.
視人之國 若視其國 視人之家 若視其家 視人之身 若視其身 是故 諸侯相愛 則不野戰 家主相愛 則不相簒
(시인지국 약시기국 시인지가 약시기가 시인지신 약시기신 시고 제후상애 칙불야전 가주상애 칙불상찬)
남의 나라 보기를 자기나라 보는 것과 같이 하며, 남의 집안 보기를 자기 집안 보는 것과 같이 하며, 남의 몸 보기를 자기 몸을 보는 것과 같이 한다. 이 때문에 제후가 서로 사랑하면 산야에서 싸우지 않고, 집안의 주인이 서로사랑하면 서로 빼앗지 않고,
人與人相愛 則不相賊 天下之人 皆相愛 强不執弱 衆不劫簒 富不侮貧 貴不敖賊 詐不欺愚(인여인상애 칙불상적 천하지인 개상애 강불집약 중불겁찬 부불모빈 귀불오적 사불기우)
사람과 사람이 서로 사랑하면 서로 해치지 않고, 온 세상의 사람이 모두 사랑하면 강한 자가 약한자를 억누르지 않으며, 많은 자가 적은 자를 빼앗지 않으며, 부자가 가난한자를 모욕하지 않으며, 귀한 자가 천한자에게 오만하지 않으며, 사기꾼이 어리석은 사람을 속이지 않는다.

 

■ 내용연구
1) 若使天下 : 만약 천하로 하여금, 若=가정사, 使=사역동사
2) 猶有不孝者乎 : 어찌 불효하는 자가 있으리오 ?(반어)
3) 惡(오) : 어찌
4) 亡(무) : 無와 같다.
5) 其室 : 자기 집
6) 若此 : 이와 같다면
7) 爲事者 : 일을 삼는자
8) 惡(오)得不禁惡而勸愛 : 어찌 惡을 금하고 사랑을 권하지 않
을 수 있겠는가 ? 得 = ~할 수 있다.
9) 子墨子 : 墨子
■ 墨子 : 墨翟의 저서, 그 說은 나를 사랑함과 같이 남을 사랑하라는 兼愛說을 근본으로 하고 鬼神은 人間界를 賞罰한다. 勤儉節用을 지키라. 音樂·美術은 無用之物이다, 葬禮는 간략히 하라, 侵略戰爭은 안된다 등의 극히 實利的인 입장에서 혼란한 세상을 구하려고 하였다. 문장은 극히 論理的이다.

9. 한비자(韓非子)

세란편(說難篇)

한비자는 정무공과 송나라 부자의 이야기를 비유하여 아는 것 보다는 쓰는 것이 어려움을 말하고 있다. 같은 말이라도 언제 어떻게 쓰느냐의 문제는 인생을 살아가는데 매우 중요한 일의 하나이다.

昔者鄭武公欲伐胡 故先以其女妻胡君 以娛其意
因問於群臣曰 吾欲用兵 誰可伐者
(석자정무공욕벌호 고선이기녀처호군 이오기의
인문어군신왈 오욕용병 수가벌자)
옛날 정무공이 호를 치고자 하였다. 먼저 자기의 딸을 호의 임금의 아내로 삼아 그의 마음을 즐겁게 하고, 이어 뭇 신하들에게 물었다. 내가 전쟁을 일으키고 싶은데 누구를 쳤으면 좋겠는가 ? 하고.

大夫關其思對曰 胡可伐 武公怒而戮之曰 胡兄弟之國也 子言伐之 何也 胡君聞之 以鄭爲親己 遂不備鄭 鄭人襲胡取之
(대부관기사대왈 호가벌 무공노이륙지왈 호형제지국야 자언벌지 하야 호군문지 이정위친기 수불비정 정인습호취지)

대부 관기사가 대답하기를 호를 치는 것이 좋습니다. 했다. 무공은 성을 내어 그를 죽이며 말하기를 " 호는 형제의 나라다. 치고자 하다니 무슨 소리냐 ? " 했다. 호의 임금은 이를 듣고 정나라가 자기와 친하다 하여 마침내는 정나라를 경계하지 않게 되었다. 그러자 정나라는 호를 공격하여 차지했다.

宋有富人 天雨牆壞 其子曰 不築必將有盜 其隣人之父亦云 暮而果大亡其財 其家甚智其子 而疑隣之父 此二人說者皆當矣
(송유부인 천우장괴 기자왈 불축필장유도 기린인지부역운 모이과대망기재 기가심지기자 이의린지부 차이인설자개당의)

송나라에 부자가 있었다. 비가와서 담이 무너졌다. 그 아들이 말하기를 "고쳐서 쌓지 않으면 반드시 도둑이 들것이다."고 했다. 그 이웃 사람도 역시 같은 말을 했다. 날이 저물자 과연 도둑이 들어 크게 재물을 잃었다. 그 집에선 그 아들을 몹시 지혜롭다고 했지만 그 이웃사람은 의심했다. 위 두 사람의 말은 모두 옳다.

厚者爲戮 薄者見疑 則非知之難也 處知則難也
(후자위륙 박자견의 칙비지지난야 처지칙난야)
심한 경우는 죽음을 당하고 가벼운 경우는 의심을 받았다.그런즉 아는 것이 어려운 것이 아니라 아는 것을 처방하는 일이 더욱 어려운 것이다.

이병편(二柄篇)

법의 집행을 엄격히 하는 것이 한비자의 사상이다. 자기 직책을 벗어나 월권행위를 한 신하와 직책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신하가 모두 벌을 받는 것은 본분을 어겼기 때문이다.
明主1)之所導制2)其臣者 二柄而已矣 二柄者刑德也
(명주지소도제기신자 이병이이의 이병자형덕야)
명군이 그 신하를 지도하고 통제하는 것은 두 개의 자루뿐이다. 두 개의 자루란 형과 덕이다.
何謂刑德 曰 殺戮3)之謂刑 慶賞之謂德
爲人臣4)者 畏誅罰而利慶賞
(하위형덕 왈 살육지위형 경상지위덕 위인신자 외주벌이리경상)
무엇을 가지고 형과 덕이라 하는가 ? 주벌하는 것을 형이라 하고, 포상하는 것을 덕이라 한다. 신하된 자들은 주벌을 두려워 하고 포상을 이롭게 여긴다.
故人主5)者用其刑德 則群臣6)畏其威 而歸其利矣
(고인주자용기형덕 칙군신외기위 이귀기리의)
그러므로 임금이 스스로 그 형과 덕을 쓰게 되면 뭇 신하들은 그 위엄을 두려워하며 이로운 것으로 모여든다.
世之姦臣則不然 所惡7)則能得之其主8)而罪之
所愛則能得之其主而賞之 今人主非使賞罰之威利出於己也
(세지간신칙불연 소오칙능득지기주이죄지
소애칙능득지기주이상지 금인주비사상벌지위리출어기야)
그러므로 세상의 간신들은 그것을 막아 미운자에겐 임금의 명을 빌어 벌을 주고, 좋아하는 자에겐 임금의 권한을 빌어 상을 준다. 만일 임금이 상벌의 위엄과 권익을 자기가 직접 행하지 않은채
聽其臣而行其賞罰 則一國之人 皆畏其臣
而易其君 歸其臣 而去其君矣 此人主失刑德之患也.
(청기신이행기상벌 칙일국지인 개외기신
이역기군 귀기신 이거기군의 차인주실형덕지환야.)
신하의 말만 듣고 상벌을 행하게 되면, 온 나라 사람이 모두 그 신하를 두려워하고 그 임금을 쉽게 보며 인심이 그 신하에게로 돌아가 그 임금을 버리게 된다. 이것은 임금이 상과 형벌의 덕을 잃는 근심이다.
격황소서(檄黃巢書)

光明二年七月八日, 諸道都統檢校太尉某, 告黃巢. 夫守正修常曰道, 臨危制變曰權. 智者成之於順時, 愚者敗之於逆理. 然則雖百年繫命. 生死難期, 而萬事主心, 是非可辨. 今我以王師, 則有征無戰, 軍政則先惠後誅. 將期剋復上京, 固且敷陳大信, 敬承嘉諭, 用 奸謀. 且汝素是遐 , 驟爲勁敵, 偶因乘勢, 輒敢亂常. 遂乃包藏禍心, 竊弄神器, 侵凌城闕, 穢 宮 , 旣當罪極 天. 必見敗深塗地.
噫! 唐虞已降, 苗扈弗賓, 無良無賴之徒, 不義不忠之輩, 爾曹所作, 何代而無? 遠則有劉曜王敦, 凱 晉室, 近則有祿山朱 , 吠 皇家, 彼皆或手握强兵, 或身居重任, 叱咤則雷奔電走, 喧呼則霧塞煙橫. 然猶暫逞奸圖, 終殲醜類. 日輪闊輾, 豈縱妖氣? 天網高懸, 必除凶族, 況汝出自閭閻之末, 起於 畝之間, 以焚劫爲良謀, 以殺傷爲急務, 有大僭可以擢髮? 無小善可以贖身,
不唯天下之人, 皆思顯戮. 抑亦地中之鬼, 已議陰誅. 縱饒假氣游魂, 早合亡神奪魄. 凡爲人事, 莫若自知. 吾不妄言, 汝須審聽. 比者我國家, 德深含垢, 恩重棄瑕, 授爾節 , 寄爾方鎭. 爾猶自懷 毒, 不斂梟聲, 動則齧人, 行唯吠主, 乃至身負元化, 兵纏紫微, 公侯則奔鼠危途, 警 則巡游遠地. 不能早歸德義, 但養頑兇. 斯則聖上於汝有赦罪之恩, 汝則於國有辜恩之罪. 必當死亡無日, 何不畏懼於天? 況周鼎非發問之端, 漢宮偸安之所.

 

◈ 본문풀이 ◈
광명(廣明) 2년 7월 8일, 제도도통태위(諸道都統太尉)인 최치원은 황소(`巢)에게 고하노라.
대저 바른 것을 지키고 떳떳함을 행하는 것을 "도(道)"라고 하고, 위험에 처해 변(變)을 제압하는 것을 "권(權)"이라 한다. 지혜로운 자는 때를 따르는 데에 성공하고, 어리섞은 자는 순리를 거역한 데에서 실패한다. 그러나 비록 백년의 시간에 목숨이 달려 있다 해도(인간의 자연적인 수명이 백년이 된다해도) 죽고 사는 것은 기약하기 어렵고, 만사(萬事)는 마음이 주재하여 옳고 그름을 구별할 수 있느니라. 지금 나는 왕사(王師)로써 정벌은 있으나 싸울 수는 없으며, 군정(軍政)이란 은혜를 앞세우고 목베는 것을 뒤에 하는 것이다. 장차 상경(上京)을 회복할 것을 기약하며 진실로 큰 신의를 펼치노라. (삼가) 공경히 임금의 명을 받들어 간사한 꾀를 거두어 들이라. 또한 너는 본시 먼 변방의 백성이며, 농민의 자식으로 갑자기 강한 도적이 되어 우연히 승세를 타고서 갑자기 감히 강상(綱常)을 어지럽혔느니라.
이에 불칙한 마음을 가지고 높은 자리를 넘보고, 성궐을 침략하고, 궁궐을 더럽혔으니, 이미 그 죄는 하늘에 넘쳐난다. 반드시 패하여 깊은 지옥에 떨어질 것이다. 아! 요순(堯舜)이래로 묘(苗)족과 호(扈)족이 복종하지 않았고, 無賴한 무리와 불의(不義)·불충(不忠)한 무리들, 너 같은 무리들이 하는 짓은 어느 시대고 없지는 않았느니라. 멀리는 유요(劉曜)·왕돈(王敦)이 진(晉)나라 왕실을 넘보았고, 가까이는 안녹산(安祿山)과 주차(朱 )가 당(唐)나라 황실을 시끄럽게 하였다. 저들은 모두, 혹은 손수 강한 병권을 장악하거나, 혹은 높은 자리에 있었으나, 질타(叱咤)하니 우뢰와 번개처럼 달아났고, 큰 소리로 부르니 안개와 연기에 가로막은 듯 깜깜하여 졌다.
그런데도 오히려 잠시 못된 짓을 하였으나, 끝내 추악한 무리들은 모두 섬멸되었다. 햇빛이 활짝 펴지니, 어찌 요기(妖氣)를 (그냥) 두겠는가? 하늘의 그물이 높이 매달려 있어 반드시 흉악한 무리를 제거하는데, 하물며 너는 하층민 출신 농민으로 일어나서 (백성의 집을) 불태우는 것으로 좋은 꾀로 삼고, (백성을) 살상을 급선무로 삼으니, (그) 큰 죄을 어떻게 다 헤아리겠는가? 조그만 선행도 없으니 어떻게 속죄하겠는가? 천하의 사람들이 모두 (너를) 죽일 것을 생각할 뿐만 아니라, 아마 또한 땅속의 귀신들도 이미 몰래 죽일 것을 의논했으리라. 비록 잠깐 동안 숨이 붙어 있어도 벌써 정신을 잃고 넋이 빠져 있으리라. 무릇 인사(人事)는 스스로 아는 것만 같지 못하다. 나는 망언은 하지 않으니, 너는 모름지기 살펴 듣거라. 요즈음 우리나라는 덕(德)이 깊어 (너의) 허물을 덮어주고, 은혜가 무거워 (너의) 허물을 따지지 않고, 너에게 절도사로 제수하고 지방의 병권(兵權)을 맡겼노라. (그러나) 너는 오히려 스스로 짐새와 같은 독심을 품고, 올빼미 소리를 듣지 않고, 하는 짓이 사람들을 깨물고, 개가 주인에게 짓는 듯 하고, 이에 임금의 덕화(德化)를 저버리고, 병사들이 궁궐을 에워싸는데 까지 이르니, 공후(公侯)들은 위태한 길로 달아나고, 임금의 행차는 먼 지방으로 순유(巡遊)를 떠났다. 일찍 덕의(德義)로 귀의시키지 못하고 완흉(頑兇)을 길렀느니라. 이것은 성상께서 너에게 죄를 사면해준 은혜가 있는데도, 너는 나라에 은혜를 저버린 죄가 있는 것이다. 반드시 죽을 날이 멀지 않았으니, 어찌 하늘에 두렵지도 않느냐? 하물며 주정(周鼎)은 물어보는 것이 아니며(함부로 옮겨 갈 수 없으며), 당(唐)의 궁궐은 어찌 눈앞의 안일(安逸)만을 넘보는 곳이겠는가?
不知爾意, 終欲奚爲? 汝不聽乎? 道德經云, 飄風不終朝, 驟雨不終日. 天地尙不能久, 而況於人乎, 又不聽乎? 春秋傳曰, 天之假助不善, 非祚之也. 厚其凶惡而降之罰. 今汝藏奸匿暴, 惡積禍盈, 危以自安, 迷以不復, 所謂燕巢幕上, 漫恣騫飛, 魚戱鼎中, 卽看 爛. 我緝熙雄略,  合諸軍. 猛將雲飛, 勇士雨集, 高旌大 , 圍將楚塞之風, 戰艦樓船, 塞斷吳江之浪. 陶太尉銳於破敵, 楊司空, 嚴可稱神, 旁眺八維, 橫行萬里. 旣謂長廣烈火, 彼鴻毛. 何殊高擧泰山, 壓其鳥卵, 卽日金神御節, 水伯迎師, 商風肅殺之威, 晨露滌煩之氣. 波濤旣息, 道路卽通.當解纜於石頭, 孫權後殿, 佇落帆於峴首, 杜預前驅, 收復京都, 剋期旬朔, 但以好生惡殺, 上帝深仁, 屈法申恩, 大朝令典. 討官賊者, 不懷私忿, 諭迷途者, 固在直言, 飛吾折簡之詞, 解爾倒懸之急. 汝其無成膠柱, 早學見機, 善自爲謀, 過而能改. 若願分茅列土, 開國承家, 免身首之橫分, 得功名之卓立. 無取言於面友, 可傳榮於耳孫. 此非兒女子所知, 實乃大丈夫之事. 早須相報, 無用見疑. 我 命戴皇天 信資白水 必須言發響應 不可恩多怨深 或若狂走所牽  眠未寤 猶將拒轍 固欲守株 則批熊拉豹之師一麾撲滅. 烏合 張之衆 四散分飛 身爲齊斧之膏 骨作戎車之粉 妻兒被戮 宗族見誅. 想當燃腹之時 必恐 臍不及. 爾須酌量進退 分別否臧. 與其叛而滅亡 曷若順而榮貴 但所望者 必能致之 勉尋壯士之規 立期豹變 無執愚夫之慮 坐守狐疑. 某告

 

◈ 본문풀이 ◈
너의 뜻을 알지 못하니, 끝내 무엇을 하겠는가? 너는 들어보지 못했느냐? 도덕경에 이르기를 "회오리바람은 아침나절을 넘지 못하고, 소낙비는 하루를 넘지 못한다."하였다. 천지도 오히려 오래가지 못하거늘 하물며 인간에게 있어서랴. 또 들어보지 않았느냐? 춘추전에 이르기를 "하늘이 잠깐 선(善)하지 아니한 자를 도와주는 것은 복이 아니다. 그 흉악을 쌓게 하여서 벌을 내린다."하였다. 지금 너는 간악함과 포악함을 숨기고, 악은 쌓이고 화는 넘쳐나며, 위태로움으로써 스스로 편안함으로 삼으며, 혼미함을 뉘우칠 줄 모르니, 이른바 제비가 천막 위에 집을 짓고 방자하게 날아들고, 물고기가 가마솥 속에 놀면서 불에 익혀지는 것과 같다.
나는 빛나는 웅략(雄略)을 모았고, 여러 군사들을 모았노라. 용맹스런 장수들이 구름처럼 날아들고, 용감한 병사들이 호우처럼 모여들어 높고 큰 깃발은 초나라 국경의 바람을 막고, 전함과 누선은 오강(吳江)의 물결을 막았노라. 도태위(陶太尉)같이 적을 격파할 수 있는 정예(精銳)이고, 양사공(楊司空)·엄가(嚴可)처럼 귀신으로 칭해져서 팔방을 돌아볼 수 있고 만리(萬里)를 종횡무진할 수 있느니라. 이미 맹렬한 불길은 저 기러기 털을 태우리라. 높이 태산을 들어 새의 알을 누르고, 즉일로 가을 신이 계절을 조절하고, 물귀신이 군사를 맞이하고, 서풍이 숙살(肅殺)의 바람을 도와주며, 새벽이슬이 혼몽한 정신을 맑게 씻어주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파도가 이미 잠잠하고, 도로도 통하였느니라 마땅히 석두성(石頭城)에서 닷줄을 풀고, 손권(孫權)이 뒤에서 호위하며 현산(峴山)에 돗을 내렸고, 두예(杜預)는 말을 몰고 나아가 경도(京都)를 되찾는 것을 반드시 열흘이면 기필할 수 있으나, 다만 살리는 것을 좋아하고 죽이는 것을 싫어하며, 상제께서도 사랑이 깊어서 법을 굽혀서 은혜를 펴는 큰 조정의 어진 제도가 있느니라. 나라의 적(역적)을 토벌하는 자는 사사로운 분함을 품지 않고, 혼미한 길을 깨우쳐 주는 자는 진실로 바른 말을 하는데 있으니, 내가 한 장의 편지를 보내니 너는 급히 이해하거라.
너는 불가능한 고집은 일찍이 배워서 기미를 들어내고, 선(善)을 스스로 도모하고, 잘못(過)은 고치거라. 제후로 봉해져 국가를 열고, 목이 잘리는 것을 면하고, 공명을 크게 세우는 것을 원하노라. 겉으로 한 친구의 말을 믿지 말고, 영광을 후손들에게 전하거라. 이것은 아녀자가 알 바 아니고, 실로 대장부의 일이다. 하루 빨리 답신하고, 의심하지 마라.
나의 명령은 황천(皇天)에 있고, 믿음은 강물에 맹세하노라. 반드시 말을 하면 응답이 있어야하며, 은혜가 많으면 원망이 깊을 수가 없다. 혹 미쳐서 도망가다 사로잡히거나, 취한 잠이 깨지 못하고, 오히려 사마귀가 수레바퀴에 항거하거나, 고집스럽게 고집을 부리면 곰을 잡고 표범을 잡는 군대도 터럭 하나로 박멸된다. 까마귀처럼 모여 소리개 같이 덤비던 군중은 사방으로 흩어지고, 몸은 도끼에 잘리고, 뼈는 군용 수레에 가루가 되며, 처자식은 살육을 당하고, 친척들도 죽음을 당한다. 상상하건데 배꼽에 불을 놓는 때를 당하면 반드시 배꼽을 물어뜯어도 미치지 못할까 두렵다. 너는 모름지기 진퇴(進退)를 참작하고, 잘잘못을 분별하라. 배반하여 멸망하는 것보다는 순리를 따라 부귀영화를 누리는 것이 낫지 않은가? 다만 바라는 것은 반드시 이룰 수 있다. 힘껏 장사(壯士)의 법도를 찾아 선 자리에서 갑자기 변하고, 어리석은 사람의 생각을 고집하여 앉아서 여우의 의심을 갖지 마라. 최치원은 고하노라.

 


고구려론(高句麗論)
高句麗 都卒本四十年 徙都不而城 厥享國四百二十五年 此時 士馬强壯 疆土恢拓 漢魏之際 中國 屢發兵侵優 莫之能勝 至長壽王十五年 徙都平壤 厥享國二百三十九年而亡 雖民物殷富 城郭鞏固 卒莫有補 若是者 何也
鴨綠之北 風氣早寒 地與蒙古接 其人皆雄勍 悍 又彊胡雜處 四面受敵 故 其備御深固 此所以能長久也 平壤在二河之南 山川秀麗 風俗柔軟 而堅城鉅鎭之重重外護者 若白巖蓋牟黃城銀城安市之類 項背相望 首尾聯絡 平壤之人 豈有懼哉
延壽 惠眞 擧城降敵 而莫之問焉 蓋蘇文稱兵作亂 而莫之禁焉 安市城主 以彈丸一城 拒大唐百萬之師 而莫之賞焉 此其故無他 所恃者平壤也
嗟乎 平壤其 恃乎 遼東拔則白巖危 白巖拔則安市危 安市拔則愛州危 愛州拔則薩水危 薩水者 平壤之藩籬也 脣亡則齒寒 皮剝則骨露 平壤其足恃乎 晉南宋渡而亡天下 此 中國之恩鑑也 句麗 百濟 南渡而失其國 此 東邦之覆轍也 傳曰 無敵國外患者 亡 兵法曰 置之死地而後 生

 

<여유당전서>

 ◈ 내용연구 ◈

◈ 士馬强壯 疆土恢拓(사마강장 강토회척) : 병사와 軍馬가 강하고 씩씩하여 강토를 넓게 개척하였다. 疆土 : 국토, 영토
◈ 中國屢發兵侵優 莫之能勝(중국루발병침우 막지능승) : 중국이 여러번 군사를 일으켜 침범하여 소랑하게 하였으나, 그(고구려)를 이길 수가 없었다. 莫之能勝 : 莫能勝之의 도치
◈ 雖民物殷富 城郭鞏固 卒莫有補(수민물은부 성곽공고 졸막유보) : 비록 백성과 문물이 번성하고 넉넉했으며, 성곽이 견고 했으나 마침내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다.
◈ 其備御深固 此所以能長久也(기비어심고 차소이능장구야) : 그 대비와 방어가 심히 견고하였으니, 이것이 오래갈 수 있었던 이유였다.
◈ 堅城鉅鎭之重重外護者(견성거진지중중외호자) : 견고한 성과 거대한 진영이 겹겹이 밖에서 지키고 있는 것
◈ 項背相望 首尾聯絡 平壤之人 豈有懼哉(항배상망 수미련락 평양지인 기유구재) : 목과 등처럼 서로 이어져 있고 머리와 꼬리가 이어져 있었으니, 평양 사람들이 어찌 두려워 하겠느냐 ? 項背相望 : 목과 등이 연하여 있듯이 서로 바라보며 이어져있다.
◈ 延壽 惠眞 擧城降敵 而莫之問焉(연수 혜진 거성강적 이막지문언) : 고연수와 고혜진이 성을 가지고 적에게 항복했지만 문책하지 않았고
延壽 惠眞 : 고구려 장수인 高延壽와 高惠眞 이들은 보장왕 4년(645)에 당태종이 안시성을 공격하자 무리를 이끌고 안시성을 구원하다가 적에게 항복하였음
◈ 蓋蘇文稱兵作亂 而莫之禁焉(개소문칭병작란 이막지금언) : 연개소문이 군사를 일으켜 반란을 하였지만 금하지 않았으며, 稱兵 : 군사를 일으키다(=擧兵)
◈ 安市城主 以彈丸一城 拒大唐百萬之師 而莫之賞焉(안시성주 이탄환일성 거대당백만지사 이막지상언) : 안시성주가 조그마한 성 하나로써 당나라의 백만대군을 막아냈다. 彈丸一城 : 조그마한 성 하나, 탄환은 탄환처럼 조그마한 것을 가리킴
◈ 遼東拔則白巖危(요동발칙백암위) : 요동성이 함락되면 백암성이 위태로워진다.
◈ 脣亡則齒寒 皮剝則骨露(순망칙치한 피박칙골로) :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리고, 살갖이 벗겨지면 뼈가 드러난다.
◈ 此 中國之殷鑑也(차 중국지은감야) : 이는 (거울로 삼아 경계해야 될) 중국의 전례이다.
殷鑑 : 거울로 삼아 경계해야 할 前例라는 뜻
◈ 殷鑑不遠(은감불원) : 은나라가 거울로 삼아야할 일은 멀리 있지 않다. 은나라 주왕이 거울로 삼아 경계해야 할 일은 前代의 하나라 걸왕이 나쁜정치로 망한 일이라는 말
◈ 此 東邦之覆轍也(차 동방지복철야) : 이는(교훈으로 삼아야 할) 우리 나라의 실패한 자취이다. 覆轍 : 엎어진 수레바퀴, 즉 실패한 자취. 앞 사람의 실패를 가리킴
◈ 置之死地而後生(치지사지이후생) : 죽을 곳에 둔 후에야 살아날 수 있다.

 

◈ 본문풀이 ◈
고구려가 졸본에 도읍한 지 40년만에 불이성으로 도읍을 옮겨 그 국운을 누린 것이 425년이었다. 이때에 병사와 가 강하고 씩씩하여 강토를 넓게 개척하였다. '한나라,위나라의 즈음에 중국이 여러 번 군사를 일으켜 침범하여 소란하게 하였으나, 그(고구려)를 이길 수가 없었다. 장수왕 15년에 이르러 평양으로 도성을 옮겨 국운을 누린 지 239년 만에 망하였으니, 비록 백성과 문물이 번성하여 넉넉했으며 성곽이 견고했으나 마침내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였으니 이 같은 것은 어째서인가? 압록의 북쪽은 날씨가 일찍 추워지고 땅이 몽고와 접하였으니 그 사람들이 모두 힘차고 사나우며 또 강한 오랑캐가 섞여 살아 사방으로 적을 받게 되어 있었다. 그런 까닭으로 그 대비와 방어가 심히 견고하였으니, 이것이 오래갈 수 있었던 이유였다. 평양은 두 강의 남쪽에 있어서 산천이 수려하고 풍속이 부드러우며, 견고한 성과 거대한 진영이 겹겹이 밖에서 지키고 있는 것으로, 백암,개모,황성,은성,안시성 따위와 같은 것들이 목과 등처럼 서로 이어져 있고 머리과 꼬리가 이어져 있었으니, 평양사람들이 어찌 두려워함이 있겠는가? 고연수와 고혜진이 성을 가지고 적에게 항복했지만 문책하지 않았고 연개소문이 군사를 일으켜 반란을 하였지만 금하지 않았으며, 안시성주가 조그마한 성하나로써 당나라의 백만대군을 막아냈으나 상을 주지 않았으니 이것은 그 이유가 다름이 아니다. 믿는 것이 평양이기 때문이다. 아! 평양은 그 족히 믿을 만한가? 요동성이 함락되면 백암성이 위태로워지고, 백암성이 함락되면 안시성이 위태로워지며, 안시성이 함락되면 애주가 위태로워지고 애주가 함락되면 살수가 위태로워지니, 살수란 평양의 울타리이다.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리고 살갗이 벗겨지면 뼈가 드러나니, 평양이 그 족히 믿을 만한 곳이겠는가? 진나라와 송나라가 남쪽으로 건넜다가 천하를 잃었으니 이는 중국의 전례이고, 고구려와 백제는 남쪽으로 건넜다가 그 나라를 잃으니 이는 우리 나라의 실패한 자취이다. 경전에 "적국과 외환이 없는 자는 망한다."라고 하였고, 방법에는 "죽을 곳에 둔후에야 살아날 수 있다."고 하였다.

 

기연아(寄淵兒)
向來醒 之詩, 見之矣. 其論汝詩, 切切中病, 汝當服膺. 其所自作者雖佳, 亦非吾所好也. 後世詩律, 當以杜工部爲孔子, 蓋其詩之所以冠冕百家者, 以得三百篇遺意也. 三百篇者, 皆忠臣孝子烈婦良友惻 忠厚之發, 不愛君憂國, 非詩也, 不傷時憤俗, 非詩也, 非有美刺勸懲之義, 非詩也. 故志不立, 學不醇, 不聞大道, 不能有致君澤民之心者, 不能作詩. 汝其勉之.
◈ 본문풀이 ◈
접때에 醒 의 詩를 보았다. 네 詩를 논함이 切切이 병통에 맞으니, 너는 마땅히 服膺하여야 할 것이다. 그 自作한 것이 비록 좋기는 하나, 또한 내가 좋아하는 바는 아니다. 後世의 詩律은 마땅히 杜工部(杜甫)를 孔子로 삼아야 할 것이니, 대개 그의 詩가 百家의 冠冕이 될 수 있는 까닭은 三百篇(詩經)의 遺意를 얻었기 때문이다. 三百篇은 모두 忠臣, 孝子, 烈婦, 良友의 惻 忠厚함의 발로이니, 愛君憂國하지 않으면 詩가 아니요, 傷時憤俗하지 않으면 詩가 아니요, 美刺勸懲의 義1)를 지니지 않으면 詩가 아니다. 그러므로 뜻이 서지 않고, 학문이 순수하지 않으며, 大道를 듣지 아니하고, 致君澤民의 마음을 능히 가질 수 없는 자는 능히 詩를 지을 수가 없는 것이다. 너는 이를 힘쓸지어다.
1) 美刺勸懲의 義
毛詩序文에는 詩經의 각 章마다 그 詩를 짓게 된 이유를 설명하였는데, 모두 "누구 누구를 찬미한 것이다(美), 또는 누구 누구를 풍자한 것이다(刺)" 라고 되어 있다. 그럼으로써 詩經의 각 詩篇들은 모두 勸善懲惡의 뜻을 담고 있는 것으로 보았다.

누실명(陋室銘)
山不在高 有1)僊則名 水不在深 有龍則靈 斯是2)陋室 惟吾德馨 苔痕上階綠 草色入簾靑 談笑有3)鴻儒 往來無4)白丁 可以調5)素琴 閱6)金經 無8)絲竹之亂耳 無案牘之勞形 南陽9)諸葛廬 西蜀10)子雲亭 孔子云 11)何陋之有
◈ 내용연구 ◈
1) 僊(선) : 仙과 같다. 神仙 또는 仙人
2) 陋室 : 누추한 방
3) 鴻儒 : 鴻은 大와 같다, 학문과 도덕이 높은 선비
4) 白丁 : 천한 사람
5) 素琴 : 꾸미지 않은 소박한 거문고
6) 金經 : 金玉같은 經書. 聖人의 經書
7) 絲竹 : 絲는 絃樂이요. 竹은 管樂. 富貴家에서 妓女들을 모아놓고 거문고를 타고 피리 笙簧등을 불며 즐기는 것
8) 案牘 : 공안과 문서. 곧 관청에서의 복잡한 서류
9) 諸葛廬 : 蜀漢의 정치가 諸葛公明의 초가집. 公明이 제상이 되기 전에 은거하던 집이었다고 한다.
10) 子雲 : 前漢의 유학자 揚雄. 子雲은 그의 字다.
11) 何陋之有 : 論語 자한편에, 공자는 난세를 개탄하며 오랑캐 땅에 가서 살려고 하므로 어떤 사람이 孔子에게 그런 더러운 곳에 어떻게 가서 살려는가 물렀다. 이 때 공자는 이렇게 대답하였다.[더러운 곳이라도 군자가 살면 무엇이 더럽겠소(君子居之 何陋之有)]라고 하였다.

 


◈ 본문풀이 ◈
산이 높은데 있지 않아도 신선이 살면 유명하며, 물이 깊지 않는데 있어도 용이 살면 신령스러운 것이다. 나의 누추한 집은 오직 나의 덕으로 향기롭다. 이끼 낀 자리는 돌층계따라 올라 파랗고, 풀 색은 주렴 너머로 스며 푸르게 보인다. 담소하는 자리에 큰선비가 있고, 오가는 사람은 없다. 가이 소금을 연주하며 금경을 읽어볼수 있으니, 사죽이 귀를 시끄럽게 할리 없고 안독이 내몸을 괴롭힐리 없다. 남양땅 제갈공명이 살던 집이요, 서촉땅 양자운의 정자로다. 공자께서도 이르시되,[무슨 누추함이 있겠는가 ?]라고 이르셨다.

답전리지론문서(答全履之論文書)
月日某頓首履之足下. 閒 未 , 方深渴仰, 忽蒙辱損手敎累幅, 奉翫在手, 尙未釋去, 不惟文彩之曄然, 其論文利病, 可謂精簡激切, 直觸時病, 扶文之將墮者已, 甚善甚善. 但書譽僕過當, 至 李杜, 僕安敢受之. 足下以爲世紛紛效東坡而未至者, 已不足道也, 雖詩鳴如某某數四君者, 皆未免效東坡, 非特盜其語, 兼攘取其意, 以自爲工, 獨吾子不襲蹈古人, 其造語皆出新意, 足以驚人耳目, 非今世人比, 以此見褒抗僕於九 之上, 玆非過當之譽耶. 獨其中所謂之創造語意者, 信然矣. 然此非欲自異於古人而爲之者也. 勢有不得已而然耳. 何則凡效古人之體者必先習讀其詩, 然後效而能至也, 否則剽掠猶難. 比之盜者, 先窺諜富人之家, 習熟其門戶墻籬, 然後遂入其室, 奪人所有, 爲己之有, 而使人不知也. 不爾, 未及探囊  , 必見捕捉矣, 財可奪乎. 僕自少放浪無檢, 讀書不甚精, 雖六經子史之文, 涉獵而已, 不至窮源, 況諸家章句之文哉.
旣不熟其文, 其可效其體盜其語乎. 是新意所不得已而作也. 且世之學者, 初習場屋科擧之文, 不暇事風月, 及得科第, 然後方學爲詩, 則尤嗜讀東坡詩, 故每歲 出之後, 人人以爲今年又三十東坡出矣, 足下所謂世之紛紛者是已. 其若數四君者, 效而能至者, 然則是亦東坡也. 如見東坡而敬之可也, 何必非哉. 東坡近世以來, 富贍豪邁, 詩之雄者也. 其文如富者之家金玉錢貝, 盈帑溢藏, 無有紀極, 雖爲寇盜者所嘗攘取而有之, 終不至於貧也, 盜之何傷耶, 且孟子不及孔子, 荀楊不及孟子. 然孔子之後, 無大類孔子者, 而獨孟子效之而庶幾矣, 孟子之後, 無類孟子者, 而荀楊近之, 故後世或稱孔孟, 或稱軻雄荀孟者, 以效之而庶幾故也. 向之數四輩, 雖不得大類東坡, 亦效之而庶幾者也, 焉知後世不與東坡同稱, 而吾子何拒之甚耶. 然吾子之言, 亦豈無所蓄而輕及哉. 姑籍譽僕, 將有激於今之人耳. 昔李 曰, 六經之詞, 創意造言, 皆不相師, 故其讀春秋也, 如未嘗有詩, 其讀詩也, 如未嘗有易, 其讀易也, 如未嘗有書, 若山有恒華, 瀆有淮濟, 夫六經者, 非欲 衒詞華, 要其歸率皆談王覇論道德與夫政敎風俗興亡理亂之源者也. 其辭意宜若有相襲, 而不同如此. 所謂今人之詩, 雖源出於毛詩, 漸復有聲病儷偶依韻次韻雙韻之制, 務爲雕刻穿鑿, 令人局束不得肆意, 故作之愈難矣.
就此繩檢中, 莫不欲創新意臻妙極, 而若攘取古人已導之語, 則有許底功夫耶. 讀以聲律以來近古詩人言之, 有若唐之陳自昴李白杜甫李翰李邕楊王盧駱之輩, 莫不汪洋 肆, 傾河淮, 倒瀛海騁其豪孟者也. 未聞有一人效前輩某人之體,  剝其骨髓者. 其後又有韓愈皇甫湜李 李觀呂溫盧同張籍孟郊劉柳元白之輩, 聯   馳驟一時, 高視千古, 亦未聞效陳自昴若李杜楊王而屠割其膚肉者. 至宋又有王安石司馬光歐陽脩蘇子美梅聖兪黃魯直蘇子瞻兄弟之輩, 亦無不撑雷裂月, 震輝一代, 其效韓氏皇甫氏乎, 效劉柳元白乎.
吾未見其 剝屠割之迹也, 然各成一家, 梨橘異味, 無有不可於口者. 夫編集之漸增, 蓋欲有補於後學, 若皆相襲, 是沓本也, 徒耗費楮墨爲耳, 吾子所以貴新意者盖此也.
然古之詩人, 雖造意特新也, 其語未不圓熟者, 盖力讀經史百家古聖賢之說, 未嘗不熏鍊於心, 熟習於口, 及賦詠之際, 參會商酌, 左抽右取, 以相資用, 故詩與文雖不同, 其屬辭使字, 一也, 語豈不至圓熟耶. 僕則異於是, 旣不熟於古聖賢之說, 又恥效古詩人之體, 如有不得已及倉卒臨賦詠之際, 顧乾 無可以費用, 則必特造新語, 故語多生澁可笑. 古之詩人, 造意不造語, 僕則兼造語意無愧矣, 由是世之詩人, 橫目而排之者衆矣, 何吾子獨過美若是之勤勤耶. 嗚呼, 今世之人, 眩惑滋甚, 雖盜者之物, 有可以悅目, 則第貪翫耳, 孰認而詰其所由來哉. 至百世之下, 若有人如足下者, 判別其眞膺, 則雖善盜者, 必被擒捕, 而僕之生澁之語, 反見褒美, 類足下今日之譽, 亦所未知也. 吾子之言, 久當驗焉, 不宣某再拜.

 

◈ 본문풀이 ◈
月日에 某는 履之 足下께 頓首합니다. 멀리 떨어져서 오래도록 뵐 수 없어서 그렇잖아도 목마르게 仰望하던 차에 갑자기 손수 쓰신 편지 몇 폭을 욕되이도 보내주시니, 삼가 손으로 받들어 보면서 아직도 손에서 떼지 못하고 있으니, 비단 文彩가 화려하게 빛나서일 뿐만 아니라, 그 論文에서 언급된 利病이 참으로 精簡하고 激切하며, 時病을 직접 건드리셨으니 文이 장차 무너져 내릴 것을 붙들어 주시기도 하였기 때문이니, 참으로 좋고 좋습니다. 다만, 제 분수에 너무 지나친 칭찬의 글을 써 주셨고, 하물며 李白과 杜甫에 이르러서는 제가 어찌 감히 그런 칭찬을 받을 수 있겠습니까? 足下께서는 생각하시기를, "세상이 분분히 東坡를 본받으려 하면서도 그에 미치지 못하는 자들은 아예 더 말할 것도 없고, 비록 詩로서 세상을 울리는 某某輩와 같은 數四君者들은 모두들 東坡를 본받음에 있어서, 비단 그 詩語를 도둑질할 뿐만 아니라, 그에 더불어 그 詩意까지도 빼앗아 취하고는 스스로 공교롭다고 생각하는 것을 면하지 못하고 있는데, 유독 그대만은 古人을 蹈襲하지 않으니, 그 造語가 모두 新意를 창출하여 남의 耳目을 놀라게 하는 데 충분하여, 지금 世人들의 비할 바가 아니다."라고 하시어, 이로써 칭찬을 받고 저를 하늘 위로 치켜올리시니, 이는 과분한 칭찬이 아니겠습니까? 다만, 그중에 이른바 "語와 意를 창조하였다"는 것은 사실 맞는 말입니다. 그러나 이는 古人과 스스로 달라지고자 해서 그렇게 하는 것이 아니라, 형편이 부득이해서 그렇게 된 것 뿐입니다. 왜 그런가 하면, 무릇 古人의 體를 본받는 자는 반드시 먼저 그 詩를 익숙하게 읽은 연후에야 그것을 본받아 능히 미칠 수 있는 것인데, 그렇지 않으면 표절하고 훔치기도 오히려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를 도둑에게 비유하자면, 도둑은 먼저 부잣집을 엿보고 염탐하여 그 대문과 방문, 그리고 담장과 울타리에 익숙하게 된 연후에야 마침내 그 방안으로 들어가 남의 물건을 훔쳐 자기 것으로 만들면서도 이를 눈치채지 못하게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미처 자루를 더듬고 상자를 열어보기도 전에 반드시 잡히고 말 것이니, 재물을 빼앗기나 하겠습니까? 저는 어려서부터 放浪하고 검속됨이 없어서, 책을 읽는 데도 심히 정밀하지 못했으니, 비록 六經·子·史의 글을 섭렵하였을 따름이지, 그 근원을 궁구하는 데까지는 이르지 못하였습니다. 하물며, 諸家의 章句에 있어서랴? 이미 원래 그 文에 익숙하지 못한데, 그 體를 본받고 그 詩語를 도둑질이나 할 수 있겠습니까? 이것이 바로 부득이 하게도 新語를 짓지 않을 수 없는 까닭입니다. 또 세상의 배우는 자들은 처음에는 과거 시험장의 과거를 위한 文을 습득하고, 風月을 일삼을 겨를이 없고, 과거시험에 登第하고 나서야 비로소 詩 짓는 것을 배우며, 더욱이 東坡의 詩를 읽기를 좋아하는 까닭에 매년 과거 급제자 명단이 나오면, 사람들은 금년에도 삼십명의 東坡가 쏟아져 나왔구나라고 생각하는 것이니, 足下께서 말씀하신 바로 그 "세상의 분분한 자들"이 곧 이들입니다. 그 "數四君者"와 같은 이들은 東坡를 능히 본받아 그에 미친 자들입니다. 그렇다면, 그들도 역시 東坡인 것입니다. 만약 東坡를 보고 공경한다면 可한 일이거니와, 어찌 꼭 그들을 비난만 하시려 합니까? 東坡는 근세 이래로 富裕하고 豪邁하여 詩에 있어서 걸출한 자입니다. 그 文이 부잣집의 金玉과 錢貝처럼 금고에 가득하고, 창고에 넘쳐나 바닥이 드러나지 않으니, 비록 도둑들이 일찍이 빼앗아 훔쳐가더라도 끝내 가난해지지는 않을 것이니, 조금 훔친들 무에 그리 손상을 보겠습니까? 또한 孟子는 孔子에 못 미치고, 荀·楊은 孟子에 못 미칩니다. 그러나 孔子 뒤로 孔子와 크게 비슷한 자가 없었으나, 유독 孟子가 이를 본받아 가까워졌고, 孟子 뒤로 孟子와 비슷한 자가 없었으나, 荀·楊이 그에 가까웠기에 후세에 때로 孔·孟이라 칭하며, 때로는 軻·雄, 荀·楊이라 칭하기도 하는 것은 각기 본받아서 가까워졌기 때문입니다. 전에 그 數四輩들은 비록 東坡와 크게 비슷할 수는 없지만, 또한 東坡를 본받아 가까워진 자들이니, 어찌 후세에 東坡와 더불어 함께 칭해지지 않을 줄을 아시고, 그리도 심히 배척하십니까? 그러나, 선생의 말씀이 또한 어찌 평소에 깊이 생각함이 없이 경망히 하시는 것이겠습니다만은 우선 저를 칭찬한 것을 빌미삼아 장차 지금 사람들의 격분이 있을 것입니다. 옛적에 李 가 이르기를, "六經의 말은 創意와 造言에 있어서 모두 서로 법으로 삼지 않았기에, 春秋를 읽어보면 일찍이 詩經이 없는 듯하고, 詩經을 읽어보면 일찍이 周易이 없는 듯하고, 周易을 읽어보면 일찍이 書經이 없는 듯하여, 마치 산에는 恒山과 華山이 있고, 水路에는 淮水와 濟水가 있는 것과 같다"고 하였으니, 저 六經이란 것은 화려한 文彩를 자랑하고 뽐내려는 것이 아니고, 그 요점은 거의 모두 王覇를 담론하고, 道德과 政敎, 風俗, 興亡, 理亂의 근원을 논하는 데로 귀착하는 것입니다. 그 말과 뜻에 있어서 서로 답습한 것이 의당 있을 테지만, 그 不同함이 이와 같은 것입니다. 이른 바, 지금 사람들의 詩는 그 근원이 毛詩(詩經)에서 나왔으나, 다시 점점 聲病, 儷遇, 依韻, 次韻, 雙韻 등의 제도가 생겨나 詩에 무늬를 새기고 그림을 조각하고, 뚫고 파고 하는 데에 힘써서 사람들로 하여금 구속되게 하여 뜻을 제대로 펼 수 없게 만들었으니, 詩를 짓기가 더욱 어려워진 것입니다. 이러한 제약 조건하에서는 新意를 창출하고 기묘한 극단에 이르려 하지 않을 수 없으며, 만약 古人들이 이미 한 말을 빼앗아 취하려 한다면, 엄청난 노력이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聲律로 詩를 읽게 된 이래로 近古의 詩人을 언급할 때는, 唐나라의 陳自昴, 李白, 杜甫, 李翰, 李邕, 楊王, 盧駱과 같은 사람들이 있으니, 넓고 너른 바다처럼 내용을 풍부하게 하고, 형식을 자유롭게 하여, 河·淮를 기울이고, 瀛海를 뒤집어 그 豪孟함을 풀어내지 않은 자가 없으니, 그 어느 누구도 前輩 某人의 體를 본받아 그 骨髓를 쪼개 갈라서 취한 것이라고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그후에 또 韓愈, 皇甫湜, 李 , 李觀, 呂溫, 盧同, 張籍, 孟郊, 劉柳, 元白 등의 사람들이 있으니, 재갈과 고삐를 매고 一時를 말 부리듯 달리고, 千古를 우러러 보게 하였는데, 또한 陳自昴, 李白, 杜甫, 楊王 등을 본받아 그 살과 고기를 짤라 취한 것이라고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宋나라에 이르러서는 또한 王安石, 司馬光, 歐陽脩, 蘇子美, 梅聖兪, 黃魯直, 蘇子瞻 형제 등등 있어 역시 번개를 터뜨리고 달을 찢으며 一代에 화려한 빛을 진동하지 않은 자 없으니, 그들이 韓氏, 皇甫氏를 본받은 것입니까? 劉柳와 元白을 본받은 것입니까? 저는 그 쪼개 가르고, 짤라 취했던 흔적을 전혀 보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각자가 다 詩에서 一家를 이루었으니, 배와 귤이 그 맛이 다르나, 입에 맞지 않는 것이 없는 것과 같습니다. 그 詩의 編集이 점점 늘어나는 것은 대개 後學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해서인데, 만약 모두가 서로 답습만 한다면, 이는 그 근본을 답습하는 것이고, 그저 종이와 먹만 소비할 따름이 아니겠습니까? 선생께서 新意를 귀히 여기는 까닭은 아마도 이 때문일 겁니다. 그러나 옛날의 詩人들은 造意가 특히 새로워도 그 詩語가 원숙하지 않은 것이 없으니, 이는 아마도 經·史·百家·聖賢의 말씀을 열심히 읽어 일찍이 마음에 감화되고 단련되어 입에 익숙해지지 않은 것이 없어서, 시를 읊조릴 적에 참고가 되고 참작이 되어 왼쪽으로 뽑아보고 오른쪽으로 취하여 서로 도움이 되는 까닭에 詩와 文이 비록 같지는 않지만, 그 말이나 글자를 사용하는 것은 동일하기 때문이니, 그 詩語가 어찌 원숙한 경지에 이르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저의 경우에는 이와는 다릅니다. 원래 옛날 聖賢들의 말씀에 익숙하지 않은 데다가 또한 옛날 詩人들의 體를 본받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는지라, 만일 부득이 하게 倉卒간에 시를 읊조릴 때에 임해서는 도리어 물줄기가 말라버리듯이 쓸만한 것이 없을 때는 꼭 新語를 만들어내기 때문에 말이 생소하고 난삽하고 가소로운 경우가 많습니다. 옛 詩人들은 造意만 하고, 造語는 하지 않았으나, 저는 造語와 造意를 겸하고도 부끄러움이 없습니다. 이 때문에 세상의 詩人들이 눈을 흘기면서 저를 배척하는 자들이 많은데, 어찌하여 선생께서는 홀로 이처럼 열심히 저를 지나치게 아름답게 여기시는지요? 아! 지금 세상 사람들은 현혹됨은 더욱 심하여 비록 도둑의 물건이라도 눈을 즐겁게 할 만한 것이 있으면 그저 즐기기만 열중할 뿐이니, 누가 그 유래한 바를 알아 힐난할 것인가? 百世의 뒤에 이르러, 만약 足下와 같은 분이 있어서 그 眞僞를 가려낸다면 아무리 도둑질을 잘 하는 자라도 반드시 잡히고 말 것이며, 저의 이 생소하고 난삽한 詩語는 도리어 칭찬을 받게 되어 足下의 오늘의 이 칭찬과 같아질 지는 또한 저도 모르는 바입니다. 선생의 말씀은 마땅히 오랜 세월을 거쳐 검증을 받아야 할 것입니다. 이만 줄입니다. 某가 再拜함.

대당중흥송(大唐中興頌)
天寶十四年, 安祿山陷落陽, 明年陷長安, 天子幸蜀, 太子卽位於靈武. 明年皇帝移軍鳳翔 , 其年復兩京, 上皇還京師. 於戱, 前代帝王, 有盛德大業者, 必見於歌頌, 若今歌頌大業, 刻之金石, 非老於文學, 其誰宜爲. 頌曰, 噫 前朝, 孼臣姦驕, 爲昏爲妖. 邊將騁兵, 毒亂國經, 郡生失寧. 大駕南巡, 百僚竄身, 奉賊稱臣. 天將昌唐,   我皇, 匹馬北方. 獨立一呼, 千麾萬 , 戎卒前驅. 我師其東, 儲皇撫戎, 蕩攘郡凶. 復復指期, 曾不踰時, 有國無之. 事有至難, 宗廟再安, 二聖重歡. 地闢天開,  除妖災, 瑞慶大來. 凶徒逆 , 涵濡天休, 死生堪羞. 功勞位尊, 忠烈名存, 澤流子孫. 盛德之興, 山高日昇, 萬福是膺. 能令大君, 聲容  , 不在斯文, 湘江東西, 中直 溪, 石崖天齊. 可磨可鐫, 刊此頌焉, 何千萬年.

 

◈ 본문풀이 ◈
천보(天寶) 14년 안록산(安祿山)이 낙양을 함락하고, 이듬해 장안을 함락하니, 천자는 촉(蜀)의 성도(成都)로 파천하였다. 태자 형(亨)이 영무현에서 즉위하여 이듬해 지덕(至德) 2년에 황제의 군사를 봉상현으로 옮겼다. 그 해에 낙양과 장안 두 도성을 수복하였고, 상황(上皇)인 현종은 촉으로부터 환도(還都)하였다.
아! 지난 시대의 제왕으로 훌륭한 덕행과 큰 업적을 이룬 분은 반드시 가송(歌頌)에 나타나 후세에까지 알려졌다. 이제 황제의 대업을 노래지어 찬송하고, 이를 금석(金石)에 새겨 후세에 전하는 일은 문학에 노련한 사람이 아니면 누가 그 일을 할 수 있겠는가?
도저히 나같이 미숙한 자가 할 바가 아닌 줄 알면서 감히 붓을 들어 찬송하는 노래를 짓는다. 아 전조(前朝)에는 얼신이 간교하여 사리에 어둡고, 요망한 짓을 함부로 하였다. 변장(邊將)은 말을 달려 나라의 법을 어지럽히고, 백성들을 불안케 하였다. 임금의 수레는 남으로 돌고 백료(百僚)는 몸을 숨기고, 적을 받들어 신(臣)을 일컬었다.
하늘이 장차 당(唐)을 창성케 하려고 우리 황제를 돌보아 필마(匹馬)로 북방에서 나왔네. 홀로 서서 한 번 부르매 천휘(千麾)와 만여로 군대는 앞장서 달렸다. 우리 군사 그 동쪽으로 가니, 황태자는 군을 선무하여 여러 흉적을 물리쳤다.
다시 회복하는 일에는 기일을 지정하여 일찍이 때를 넘기지 않으니, 나라가 생기고 부터 이런 일은 없었다.
일이 매우 어려웠지만 종묘는 다시 편안하고 이성(二聖)이 거듭 즐거웠다. 땅이 열리고 하늘이 열려서 요재(妖災)를 제거하고, 경사가 크게 왔다. 흉악한 무리와 역적들은 천자의 덕에 젖어 사자와 생자가 수치를 느꼈다. 공로를 세운자는 지위가 현달하고, 충열은 이름을 남기고, 덕택은 자손에게 흘렀다. 성덕의 흥함이 산의 높음과 같고 해의 오름과 같으며, 만복을 받았다.
능히 대군으로 하여금 성용(聲容)이 영원케 함은 이 글에 있지 않으랴. 상강의 동서 중간의 오계에 돌 벼랑 하늘과 같은 것이 있다. 갈고 조각하여 이 송가를 새기 노니, 어찌 천만년뿐이랴.

백운거사전(白雲居士傳)
白雲居士, 先生自號也. 晦其名顯其號, 其所以自號之意, 具載先生白雲語錄. 家屢空, 火食不續, 居士自怡怡如也. 性放曠無檢, 六合爲隘, 天地爲窄. 嘗以酒自昏, 人有邀之者, 欣然輒造, 徑醉而返, 豈古陶淵明之徒歟. 彈琴飮酒, 以此自遣. 此其實錄也. 居士醉而吟, 自作傳自作贊. 贊曰, 志固在六合之外, 天地所不 . 將與氣母, 遊於無何有乎.
◈ 내용연구 ◈
1) 六合 : 天地四方, 즉 하늘과 땅, 東西南北의 6가지를 말하는 것으로 온 세상을 뜻함.
2) 위 글은 陶淵明의 "五柳先生傳"에 나오는 도연명의 故事를 인용한 것이다.
3) 氣母 : 道德經에서 道를 "食母"에 비유한 구절이 있음.
4) 無何有
[莊子] "逍遙遊"에 "今子有大樹, 患其無用, 何不樹之於無何有之鄕, 廣莫之野, 彷徨乎無爲其側, 逍遙乎寢臥其下."라는 구절이 있는데, 여기서 無何有란 "아무것도 없다"는 뜻으로 道家에서 말하는 이상적인 경지를 뜻한다. "지금 그대는 큰 나무를 가지고, 그 쓸모 없음을 걱정하고 있는데, 어찌하여 無何有의 고향인 광막한 들판에 그것을 심고, 그 곁에서 방황하며 無爲하고, 그 아래에서 逍遙하며 눕지 아니하는가?"

 

◈ 본문풀이 ◈
白雲居士는 先生이 自號한 것이다. 그 이름을 숨기고, 그 號를 드러낸 것이니, 그 自號한 이유의 뜻은 先生의 白雲語錄에 구체적으로 실려 있다. 집안의 쌀독이 자주 비고, 불에 익혀 먹는 음식도 잇지 못하였으나, 居士는 스스로 怡然하였다. 성품은 放曠하고 검속됨이 없으니, 六合1)을 협소하다 여기고, 天地를 비좁다고 여겼다. 일찍이 술을 마시며 스스로 혼미해졌으니, 사람들 중에 초대하는 자가 있으면, 欣然히 곧 찾아가서는 금새 취하여 되돌아오니, 아마도 옛날 陶淵明의 무리일 것이다.2) 거문고를 타고, 술을 마시며 이로써 스스로 회포를 풀어냈다. 이는 사실 그대로를 적은 것이다. 居士는 취하여서는 읊어대니, 스스로 이 傳을 짓고, 또 스스로 贊을 지었으니, 贊에 이르기를, "뜻은 본시 六合의 밖에 있으며, 天地에 구애되지 않으니, 장차 [氣의 어머니]3)(自然 또는 道)와 함께 無何有의 고향4)에서 逍遙하며 놀 것이다." 라고 하였다.

서포만필(西浦漫筆)
松江關東別曲, 前後美人歌, 乃我東之離騷, 而以其不可以文字寫之, 故惟樂人輩, 口相授受, 或傳以國書而已. 人有以七言詩,  關東曲, 而不能佳, 或謂澤堂少時作, 非也. 鳩摩羅什, 有言曰, 天竺俗, 最尙文, 其讚佛之詞, 極其華美, 今以譯秦語, 只得其意, 不得其辭, 理固然矣. 人心之發於口者爲言, 言之有節奏者爲歌詩文賦, 四方之言雖不同, 苟有能言者, 各因其言而節奏之, 則皆足以動天地通鬼神, 不獨中華也. 今我國詩文, 捨其言而學他國之言, 設令十分相似, 只是鸚鵡之人言, 而閭巷間樵童汲婦,  啞而相和者, 雖曰鄙俚, 若論眞膺, 則固不可與學士大夫所謂詩賦者同日而論. 況此三別曲者, 有天機之自發, 而無夷俗之鄙俚, 自古左海眞文章, 只此三篇, 然又就三篇而論之, 則後美人尤高, 關東前美人, 猶借文字以飾其色耳.

 

◈ 본문풀이 ◈
松江의 關東別曲과 前·後 美人歌는 우리 동방의 離騷經이나, 漢字로 적을 수가 없었기 때문에 오직 樂人들만이 입으로 주고받거나, 또는 한글로 전해 왔을 뿐이다. 어떤 이는 七言詩로 關東別曲을 번역하기도 하였으나, 아름답지 못하고, 어떤 이는 이것을 澤堂이 어렸을 때 지은 것이라고 하나, 사실이 아니다. 鳩摩羅什에 "天竺國의 풍속은 文을 가장 숭상한다"라는 말이 있다. 그 讚佛의 말이 그 화려함을 다하였는데, 지금은 중국어로 번역하였기 때문에 그 뜻만을 얻었을 뿐이지, 그 말은 얻지 못하였으니, 그 이치가 본시 그러한 것이다. 사람의 마음이 입을 통해 발하는 것이 말이 되고, 말 중에 리듬이 있는 것은 歌詩·文賦가 되는 것이다. 사방의 말이 같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각기 그 말에 기인하여 리듬을 만들어내면 모두가 족히 천지를 진동시키고, 귀신을 통할 수 있는 것이니, 이는 中國만이 아니다. 지금 우리 나라의 詩文은 그 말을 버리고 他國의 말을 배워 설령 십분 비슷하더라도 이는 단지 앵무새가 사람의 말을 하는 것이니, 마을 거리를 다니며 나무하는 아이들과 물긷는 아낙네들이 웅얼웅얼 하며 서로 화응하는 것이 비록 저속하다고는 하나, 그 眞僞를 논한다면, 본시 學士·大夫들의 이른바, 詩賦 따위와는 同列에 올려놓고 논할 수가 없는 것이다. 하물며 이 세 別曲은 天機의 자연스런 발로요, 夷俗의 저속함도 없으니, 自古로 左海(우리나라)의 眞文章은 다만 이 세 편뿐이다. 그러나, 또 그 세 편을 가지고 논한다면, 後美人이 더욱 고상하고, 關東과 前美人은 오히려 漢字를 빌려 그 색을 꾸몄을 뿐이다.

악양루기(岳陽樓記)
慶曆四年春,  子京謫守巴陵郡, 越明年, 政通人和, 百廢具興. 乃重修岳陽樓, 增其舊制, 刻唐賢今人詩賦于其上, 屬予作文以記之. 予觀夫巴陵勝狀, 在洞庭一湖. 銜遠山, 呑長江, 浩浩蕩蕩, 橫無際涯, 朝暉夕陰, 氣象萬千, 此則岳陽樓之大觀也, 前人之述備矣. 然則北通巫峽, 南極瀟湘, 遷客騷人, 多會于此, 覽物之情, 得無異乎. 若夫 雨  , 連月不開. 陰風怒號, 濁浪排空, 日星隱曜, 山岳潛形, 商旅不行, 檣傾楫 , 薄暮冥冥, 虎嘯猿啼, 登斯樓也, 則有去國懷鄕, 憂讒畏譏, 滿目蕭然, 感極而悲者矣.
至若春和景明, 波瀾不驚, 上下天光, 一碧萬頃. 沙鷗翔集, 錦鱗游泳, 岸芷汀蘭, 郁郁靑靑, 而或長煙一空, 皓月千里. 浮光躍金, 靜影沈璧. 漁歌互答, 此樂何極. 登斯樓也, 則有心曠神怡, 寵辱俱忘, 把酒臨風, 其喜洋洋者矣. 嗟夫, 予嘗求古仁之心, 或異二者之爲何哉. 不以物喜, 不以己悲, 居廟堂之高, 則憂其民, 處江湖之遠, 則憂其君, 是進亦憂, 退亦憂, 然則何時而樂耶. 其必曰, 先天下之憂而憂, 後天下之樂而樂歟. 噫, 微斯人, 吾誰與歸.

 

◈ 본문풀이 ◈
경력(慶曆) 4년 봄 등자경이 귀양와서 파릉군(巴陵郡)의 태수가 되었다. 이듬해에 정사가 잘되어 인민이 화합하니, 많이 피폐했던 일들이 한 가지로 다 흥성하였다. 그리하여 다시 악양루를 다시 수리하고, 그 본래의 제도를 더하여, 당(唐)의 현인들과 지금의 송(宋)의 사람들의 시부(詩賦)를 그 누상(樓上)에 새겨 붙이고, 나에게 부탁하여 문장을 짓게 해서, 이르 또 기록하여 현판을 만들어 걸기로 하였다.
내가 대강 파릉군의 훌륭한 경치를 돌아보니, 동정호(洞定湖)를 중심으로 하여 그 가운데 모든 좋은 경치가 들어 있다. 호수는 넓고 아득하여 멀리 산을 입에 물고 있는 것 같고, 장강(長江)을 머금은 듯 끝없는 물줄기가 뻗어 있어서, 그 모양은 한없이 넓어서 옆으로 끝 간 데를 모를 만큼 펼쳐 있다. 아침 햇살과 저녁 어스름에, 구름과 바람과 그 밖의 모든 경물의 변화는 천차만별의 여러 가지 경치를 나타낸다. 이것이 악양루를 크게 바라본 풍경이다. 이 풍경에 대해서는 예로부터 많은 사람들이 술회한 것이 무엇 하나도 부족한 것이 없을 만큼 충분하다. 그들이 술회한 문장과 같이 북쪽은 무협(巫峽)의 급류에 통하고, 남쪽은 멀리 소수(瀟水)와 상수(湘水)에 미치어, 이 지방은 고래로 귀양살이 하는 불운한 사람과 뜻을 얻지 못한 시인·묵객들이 많이 모이는데, 그들이 이 악양루를 돌아보는 정감은 각기 다 신상의 처지에 따라서 다르지 않다고 할 수 있겠는가? 실로 가지각색의 심경이었을 줄로 생각한다.
만약에 장마비가 구질구질 달포에 이어져 개이지 않고, 어두운 바람이 노도처럼 불어 흐린 물결이 공중으로 치솟고, 해와 별이 빛을 감추고, 산악이 형체를 감추고, 장사치와 나그네가 다니지 못하고, 담장이 무너지고, 돗대가 부러지고, 초저녁에 날이 어두워지고, 호랑이는 울부짖고, 원숭이가 울음 우는 때에 이 누대에 오르면 나라를 떠나 고향을 생각하는 마음이 이루 형용하기 어려울 것이며, 무고(誣告)를 걱정하고, 모략(謀略)을 두려워하는 마음에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쓸쓸할 것이며, 감정은 격동하여 슬픔을 견디지 못하는 사람도 있으리라.
만약에 봄의 기후가 화창하여 풍경이 밝고, 동정호의 물결도 일지 않고, 위의 하늘과 아래의 수면에 비친 빛깔이 서로 비치어서 푸른빛이 만 이랑으로 넓게 펼쳐지고, 모랫벌에 사는 갈매기가 날아 모여들고, 비단처럼 고운 비늘을 가진 물고기가 한가롭게 헤엄을 쳐 돌아다니고, 언덕의 백지풀과 물가의 난초가 향기롭게 파릇파릇 돋아나고, 혹은 또 길게 가로질린 운애가 하늘 한편에 걸리고, 수면에 비친 달은 금빛 이랑이 되어 뛰놀고, 고요한 물에 비친 달 그림자는 흰 구슬을 잠가 놓은 듯하고, 어부의 노래 소리가 서로 화답을 하는 그런 광경에 이르러서는 이 아름다운 경치를 바라보는 즐거움이 어찌 다 할 수 있겠는가? 그런 때에 이 누각에 오르면 마음은 아주 거리낌없이 훤히 넓어지고 정신도 상쾌하여져서 군주에게서 받은 사랑이나 욕됨을 다 잊어버리고, 술을 손에 들고 바람 앞에 앉으면, 그 기쁨은 한없이 크고 넓으리라.
아! 나는 일찍부터 옛날의 어진 사람의 마음을 구하고 있었더니, 혹은 앞에서 든 것과 같은 두 가지 경우의 슬픔과 즐거움이 각각 다른 것은 무엇 때문인가? 인간애를 행하는 어진 사람은 외물(外物)로 말미암아 기뻐하지도 않으며, 자기의 개인의 일로 슬퍼하지도 않는다. 조정의 높은 지위에 있을 때는 그 백성을 위해 걱정하고, 지방에 멀리 떠나 있을 때는 그 임금을 위해 걱정하게 되니, 이것은 조정에 나아가 벼슬을 하고 있을 때도 걱정이며, 물러나 있을 때도 또한 걱정인 것이다. 그러고 보면 어느 때나 즐거울 것인가? 그 사람은 반드시 천하의 사람들이 걱정하는 것을 앞서서 걱정하게 되며, 천하의 사람들이 즐거움을 누린 뒤에야 즐거움을 누린다고 하리라. 아! 이런 어진 사람이 없으면 나는 누구를 좇아 함께 할 것인가?

양반전(兩班傳)
兩班者 士族之尊稱也 旌善之郡 有一兩班 賢而好讀書 每郡守新至 必親造其廬而禮之 然家貧 歲食郡  積歲至千石 觀察使巡行郡邑 閱  大怒曰 何物兩班 乃乏軍興 命囚其兩班 郡守意哀其兩班 貧無以爲償 不忍囚之 亦無可奈何 兩班日夜泣 計不知所出 其妻罵曰 平生子好讀書 無益縣官   兩班兩班不直一錢 其里之富人 私相議曰 兩班雖貧 常尊榮我雖富 常卑賤 不敢騎馬 見兩班 則麴 屛營 匍匐拜庭 曳鼻膝行 我常如此 其 辱也 今兩班 貧不能償  方大窘 其勢誠不能保其兩班 我且買而有之
遂踵門而請償其  兩班大喜許諾 於是 富人立輸其 於官 郡守大驚異之 自往勞其兩班 且問償 狀 兩班氈笠衣短衣 伏塗謁稱小人不敢仰視 郡守大驚下扶曰 足下 何自貶辱若是 兩班益恐懼 頓首俯伏曰 惶悚小人非敢自辱 己自륙其兩班以償  里之富人乃兩班也 小人復安敢冒其舊號而自尊乎
郡守歎曰 君子哉富人也 兩班哉富人也 富而不吝義也 急人之難仁也 惡卑而慕尊智也 此眞兩班雖然 私自交易 而不立券 訟之端也 我與汝約 郡人而證之 立券而信之 郡守當自署之
於是 郡守歸府 悉召郡中之士族及農工商賈悉至于庭 富人坐鄕所之右 兩班立於公兄之下 乃爲立券曰 乾隆十年九月日 右明文段 屈賣兩班 爲償官穀 其直千斛 維厥兩班 名謂多端 讀書曰士 從政爲大夫 有德爲君子 武階列西 文秩敍東 是爲兩班 任爾所從 絶棄鄙事 希古尙志 五更常起 點硫燃脂 目視鼻端 會踵支尻 東萊博議 誦如氷瓢 忍餓耐寒 口不說貧 叩齒彈腦 細嗽嚥津 袖刷 冠 拂塵生波  無擦拳 漱口無過 長聲喚婢 緩步曳履 古文眞寶 唐詩品彙  寫如荏 一行百字 手毋執錢 不問米價 署毋跣襪 飯毋徒  食毋先羹  毋流聲 下箸毋  毋餌生  飮 毋最鬚 吸煙毋輔  忿毋搏妻 怒毋 器 毋拳 兒女 毋 死奴僕 叱牛馬 毋辱 主 病毋招巫 祭不齊僧 爐毋煮手 語不齒唾 毋屠牛 毋賭錢 凡此百行 有違兩班 持此文記 卞正于官 城主旌善郡守押 座首別監證署 於是 通引 印錯落 聲中嚴鼓 斗縱參橫戶長讀旣畢 富人 然久之曰 兩班只此而已耶
吾聞兩班如神仙 審如是太乾沒 願改爲可利 於是 乃更作券曰 維天生民 其民四維 四民之中 最貴者士 稱以兩班 利莫大矣 不耕不商 粗涉文史 大決文科 小成進士
文科紅牌 不過二尺 百物具備 維錢之  進士三十 乃筮初仕 猶爲名蔭 善事雄南 耳白傘風 腹 鈴諾 室珥冶妓 庭穀鳴鶴 窮士居鄕猶能武斷 先耕隣牛 借耘里氓 孰敢慢我 灰灌汝鼻 暈 汰  無敢怨咨 富人中其券而吐舌曰 已之已之 孟浪哉 將使我爲盜耶 掉頭而去 終身不復言兩班之事 (燕 巖 集)

 

◈ 본문풀이 ◈
양반이란 사족(士族)들을 높여서 부르는 말이다. 정선군(旌善郡)에 한 양반이 살았다. 이 양반은 어질고 글읽기를 좋아하여 매양 군수가 새로 부임하면 으례 몸소 그 집을 찾아가서 인사를 드렸다. 그런데 이 양반은 집이 가난하여 해마다 고을의 환자를 타다 먹은 것이 쌓여서 천석에 이르렀다. 강원도 감사(監使)가 군읍(郡邑)을 순시하다가 정선에 들러 환곡(還穀)의 장부를 열람하고는 대노해서 "어떤 놈의 양반이 이처럼 군량(軍糧)을 축냈단 말이냐?" 난해서 갚을 힘이 없는 것을 딱하게 여기고 차마 가두지 못했지만 무슨 도리도 없었다. 양반 역시 밤낮 울기만 하고 해결할 방도를 차리지 못했다. 그 부인이 역정을 냈다. "당신은 평생 글 읽기만 좋아하더니 고을의 환곡을 갚는 데는 아무런 도움이 안 되는군요. 쯧 쯧 양반, 양반이란 한푼어치도 안 되는 걸." 그 마을에 사는 한 부자가 가족들과 의논하기를 "양반은 아무리 가난해도 늘 존귀하게 대접받고 나는 아무리 부자라도 항상 비천(卑賤)하지 않느냐. 말도 못하고, 양반만 보면 굽신굽신 두려워해야 하고, 엉금엉금 가서 정하배(庭下拜)를 하는데 코를 땅에 대고 무릎으로 기는 등 우리는 노상 이런 수모를 받는단 말이다. 이제 동네 양반이 가난해서 타먹은 환자를 갚지 못하고 시방 아주 난처한 판이니 그 형편이 도저히 양반을 지키지 못할 것이다. 내가 장차 그의 양반을 사서 가져 보겠다." 부자는 곧 양반을 찾아가서 자기가 대신 환자를 갚아 주겠다고 청했다. 양반은 크게 기뻐하며 승낙했다. 부자는 즉시 곡식을 관가에 실어 가서 양반의 환자를 갚았다.
군수는 양반이 환곡을 모두 갚은 것을 놀랍게 생각해 몸소 찾아가서 양반을 위로하고 또 환자를 갚게 된 사정을 물어 보려고 했다. 그런데 뜻밖에 양반이 벙거지를 쓰고 짧은 잠방이를 입고 길에 엎드려 '소인'이라고 자칭하며 감히 쳐다보지도 못하고 있지 않는가. 군수가 깜짝 놀라 내려가서 부축하고 "귀하는 어찌 이다지 스스로 낮추어 욕되게 하시는가요?" 하고 말했다. 양반은 더욱 황공해서 머리를 땅에 조아리고 엎드려 아뢴다. "황송하오이다. 소인이 감히 욕됨을 자청하는 것이 아니오라, 이미 제 양반을 팔아서 환곡을 갚았습지요. 동리의 부자가 양반이올습니다. 소인이 이제 다시 어떻게 전의 양반을 모칭(冒稱)해서 양반 행세를 하겠습니까?" 군수는 감탄해서 말했다. "군자로구나 부자여! 양반이로구나 부자여! 부자이면서도 인색하지 않으니 로운 일이요, 남의 어려움을 다급하게 여기니 어진 일이요, 비천한 것을 싫어하고 존귀한 것을 사모하니 지혜로운 일이다. 이야말로 진짜 양반이로구나. 그러나 사사로 팔고 사고서 증서를 해 두지 않으면 송사(訟事)의 꼬투리가 될 수 있다. 내가 너와 고을 사람들을 모아 놓고 이를 증인 삼고 증서를 만들어 미덥게 하되 본관이 마땅히 거기에 서명할 것이다." 그리고 군수는 관부(官府)로 돌아가서 고을 안의 사족(士族) 및 농공상(農工商)들을 모두 불러 동헌뜰에 모았다. 부자는 향소(鄕所)의 오른쪽에 서고 양반은 공형(公兄)의 아래에 섰다. 그리고 증서를 만들었다.
건륭(乾隆) 10년 9월 모일에 이 문서를 만드노라. 몸을 굽혀 양반을 팔아서 환곡을 갚으니 그 값은 천석이다. 오직 이 양반은 여러 가지로 일컬어지나니 글을 읽으면 사(士)라 하고 정치에 나아가면 대부(大夫)가 되고 덕이 있으면 군자(君子)이다. 무반(武班)은 서쪽에 늘어서고 문반(文班)은 동쪽에 늘어서는데 이것이 '양반'이니 너 좋을 대로 따를 것이다. 야비한 일을 딱 끊고 옛을 본받고 뜻을 고상하게 할 것이며, 늘 오경(五更)만 되면 일어나 유황에다 불을 당겨 등잔을 켜고서 눈은 가만히 코끝을 보고 발꿈치를 궁둥이에 모으고 앉아 {동래박의(東萊博義)}를 얼음 위에 박 밀듯 왼다. 주림을 참고 추위를 견뎌 입으로 구차스러움을 남에게 말하지 아니하되 고치·탄뇌(叩齒彈腦)를 하며 입안에서 침을 가늘게 내뿜어 연진(嚥津)을 한다. 소매자락으로 모자를 쓸어서 먼지를 털어 물결무늬가 생겨나게 하고, 세수할 때 주먹을 비비지 말고, 양치질을 지나치게 말고, 소리를 길게 뽑아서 여종을 부르며, 걸음을 느릿느릿 옮겨 신발을 땅에 끈다. 그리고 {고문진보(古文眞寶)}·{당시품휘(唐詩品彙)}를 깨알 같이 베껴 쓰되 한 줄에 백 자를 쓰며, 손에 돈을 만지지 말고, 쌀값을 묻지 말고, 더워도 버선을 벗지 말고, 밥을 먹을 때 맨상투로 밥상에 앉지 말고, 국을 먼저 훌쩍 떠먹지 말고, 무엇을 후루루 마시지 말고, 젓가락으로 방아를 찧지 말고, 생파를 먹지 말고, 막걸리를 들이켠 다음 수염을 쭈욱 빨지 말고, 담배를 피울 때 볼에 우물이 파이게 하지 말고, 화난다고 처를 두들기지 말고, 성내서 그릇을 내던지지 말고, 아이들에게 주먹질을 말고, 노복(奴僕)들을 야단쳐 죽이지 말고, 마소를 꾸짖되 그 판 주인까지 욕하지 말고, 아파도 무당을 부르지 말고, 제사 지낼 때 중을 청해다 재(齋)를 드리지 말고, 추워도 화로에 불을 쬐지 말고, 말할 때 이 사이로 침을 흘리지 말고, 소 잡는 일을 말고, 돈을 가지고 놀음을 말 것이다. 이와 같은 모든 품행이 양반에 어긋남이 있으면 이 증서를 가지고 관(官)에 나와서 변정 할것이다. 성주(城主) 정선군수(旌善郡守) 화압(花押)·좌수(座首) 별감(別監) 증서(證署).
이에 통인(通引)이 탁탁 인(印)을 찍어 그 소리가 엄고(嚴鼓) 소리와 마주치매 북두성(北斗星)이 종으로, 삼성(參星)이 횡으로 찍혀졌다. 부자는 호장(戶長)이 증서를 읽는 것을 쭉 듣고 한참 멍하니 있다가 말했다. "양반이라는 게 이것뿐입니까? 나는 양반이 신선 같다고 들었는데 정말 이렇다면 너무 재미가 없는 걸요. 원하옵건대 무어 이익이 있도록 문서를 바꾸어 주옵소서." 그래서 다시 문서를 작성했다. "하늘이 민(民)을 낳을 때 민을 넷으로 구분했다. 사민(四民) 가운데 가장 높은 것이 사(士)이니 이것이 곧 양반이다. 양반의 이익은 막대하니 농사도 안 짓고 장사도 않고 약간 문사(文史)를 섭렵해 가지고 크게는 문과(文科) 급제요, 작게는 진사(進士)가 되는 것이다. 문과의 홍패(紅牌)는 길이 2자 남짓한 것이지만 백물이 구비되어 있어 그야말로 돈 자루인 것이다. 진사가 나이 서른에 처음 관직에 나가더라도 오히려 이름있는 음관(蔭官)이 되고, 잘 되면 남행(南行)으로 큰 고을을 맡게 되어, 귀밑이 일산(日傘)의 바람에 희어지고, 배가 요령 소리에 커지며 방에서 기생이 귀고리로 단장하고, 뜰에는 학(鶴)을 기른다. 궁한 양반이 시골에 묻혀 있어도 능히 무단(武斷)을 하여 이웃의 소를 끌어다 먼저 자기 땅을 갈고 마을의 일꾼을 잡아다 자기 논의 김을 맨들 누가 감히 나를 괄시하랴. 너희들 코에 잿물을 디리붓고 머리끄뎅이를 회회 돌리고 수염을 낚아채더라도 누구 가히 원망하지 못할 것이다." 부자는 증서를 중지시키고 혀를 내두르며 "그만 두시오, 그만 두어. 맹랑하구먼. 장차 나를 도둑놈으로 만들 작정인가." 하고 머리를 흔들고 가버렸다. 부자는 평생 다시 양반 말을 입에 올리지 않았다 한다. <연암집>

오류선생전(五柳先生傳)
先生不知何許人1), 亦不詳其姓字, 宅邊有五柳樹, 因以爲號焉. 閑靖2)少言, 不慕榮利, 好讀書, 不求甚解3), 每有意會, 便欣然忘食. 性嗜酒, 家貧, 不能常得4), 親舊知其如此, 或置酒而招之, 造5)飮輒盡, 期6)在必醉, 旣醉而退, 曾不 7) 情去留. 環堵蕭然8), 不蔽風日, 短褐9)穿結10), 簞瓢11)屢空, 晏如12)也. 常著文章自娛, 頗示己志, 忘懷得失13), 以此自終.
贊14)曰, 黔婁15)有言, 不戚戚16)於貧賤, 不汲汲17)於富貴, 極其言, 玆若人18)之 19)乎.  觴20)賦詩, 以樂其志, 無懷氏之民歟. 葛天氏之民歟21).

 

◈ 내용연구 ◈
1) 何許人 : 許는 장소를 말한다. 어느곳 사람
2) 閑靖(한정) : 靖은 安과 같다. 조용하고 안온함
3) 不求甚解(불구심해) : 어려운 글귀를 깊이 파헤치고자 하지 않는다.
4) 不能常得(불능상득) : 항상 얻을 수가 없다.
5) 造(조) : 나아간다는 뜻이니, 그곳에 가는 것을 말한다.
6) 期(기) : 限度
7) 吝(린) :  또는 吝과 같다. 몹시 아끼는 것, 애착을 두는 것
8) 環堵蕭然(환도소연) : 堵는 담, 蕭然은 쓸쓸한 모양, 빙둘린 담이 쓸쓸하다 함은 보잘 것 없는 아주 작은 집을 뜻한다.
9) 短褐(단갈) : 짧은 베 잠뱅이
10) 穿結(천결) : 뚫어진 옷을 꿰맨 것
11) 簞瓢(단표) : 簞은 밥을 담는 대나무도시락이요, 瓢는 마실 것을 넣는 표주박이다. <論語>雍也編
에 [어질도다 ! 안회여 ! 한그릇 도시락 밥과, 한 표주박물을 먹고 마시며 누추한 집에 사는 것을 사람들은 다 근심하여 견디지를 못하는데, 안회만은 가난한 속에서도 도를 즐기는 마음이 변치 않으니, 참 어질도다 ! 안회여 !]라고 하였다.
12) 晏如9안여) : 태연하고 침착한 모양
13) 忘懷得失(망회득실) : 회는 마음속에 품은 생각, 득실은 뜻을 얻어 부귀하게 됨과 실패하는 것
14) 贊(찬) : 찬문으로 전체의 문뒤에 붙여 그 사람을 찬하는 글이다. 서화의 옆에 쓰기도 한다.
15) 黔婁(금루) : 제나라의 은사. 유향의 열려전에 금루의 처에 대한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실려있다.
[금루선생이 운명하자 증자가 곡을 하면서 "선생의 시호를 무엇으로 하면 좋겠는가 ? "고 하였다. 이때 금루의 처가 말하기를 " 선생은 천하의 담미를 달계여기고 천하의 낮은 자리에 있기를 편안하게 여겨, 빈천한 생활을 근심하지 아니하고 부귀에 공명을기뻐하지 아니하였으며, 인을 구하다가 인을 얻었고, 의를 구하다가 의를 얻은분이라. 시호를 강이라 함이 좋지 않겠는가 ?]라고 하였다.
16) 戚戚(척척) : 근심하고 슬퍼하는 것
17) 汲汲(급급) : 무슨일에 마음을 쏟아 쉴 새 없이 바삐 몰아치는 것
18) 若人(약인) : 이와 같은 사람. 곧 오류성생이 금루선생과 같은 사람이라는 말이다.
19)  (주) : 무리 동류
20)  觴(감상) : 상은 술잔. 술잔을 기울이며 즐기는 것
21) 無懷氏·葛天氏 : 둘 다 중국 태고적 제왕의 이름이다. 무회씨는 도덕으로써 백성을 다스려 그의 백성들은 모두 밥먹는 것을 달게 여기며 인생을 즐겼다고 한다. 또 갈천씨는 도덕이 하도 높아 말하지 않아도 믿고 교화를 펴지 않아도 교화가 행하여져 천하가 절로 잘 다스려졌었다고 한다. 무회씨의 백성이며 갈천씨의 백성이란 태평무사한 때의 욕심없는 순박한 백성임을 뜻한다.

◈ 본문풀이 ◈
선생은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없고, 또 그 성이나 자도 자세하지 않다. 집 가에 다섯 그루의 버드나무가 있어서 인하여 그를 오류선생이라고 부른다. 조용하고 안온하여 말이 적고 영리를 생각하지 않았다. 글 읽기를 좋아하지만 깊은 풀이를 하지 아니하고 매양 마음에 맞으면 문득 흔연히 밥 먹는 일을 잃어버렸다. 성품이 술을 즐기지만 집이 가난하여 언제나 얻을 수 는 없었으니, 친구가 이 같음을 알고 혹 술을 두고서 그를 부르면, 와서 마시기를 문득 다하여 한도를 반드시 취하는데 두고, 이미 취하여 물러감에는 일찍이 가고 머무름에 마음을 인색하게 하지 않았다. 빙 둘린 담이 쓸쓸하여 바람과 해를 가리지 못하여, 짧은 잠방이는 뚫어져 꿰맸고, 대그릇과 표주박이 자주 비었으되 태연하고 침착하였다. 항상 문장을 지어 스스로 즐겨 자못 자기의 뜻을 나타내고 마음에 득실을 잊었으며 이것으로써 스스로 마쳤다.
찬에 이르되 금루가 한 말이 있으니 [빈천에 근심하지 아니하고, 부귀에 급급하지 않는다] 고 하였다. 술잔을 기울여 즐기며 시를 짓고 그로써 그 뜻을 즐겁게 하니, 무회씨의 백성인가 ? 갈천씨의 백성인가 ?

역옹패설전서( 翁稗說前序)
至正壬午, 夏雨連月, 杜門無 音, 悶不可 , 持硯承 溜, 聯友朋往還折簡, 遇所記, 書諸紙背, 題其端曰,  翁稗說. 夫 之從樂, 聲也. 然以不材遠害, 在木爲可樂, 所以從樂也. 予嘗從大夫之後, 自免以養拙, 因號 翁, 庶幾其不材而能壽也. 稗之從卑, 亦聲也. 以義觀之, 稗禾之卑者也. 余少知讀書, 壯而廢其學, 今老矣, 顧喜爲駁雜之文, 無實而可卑, 猶之稗也. 故名其所錄, 爲稗說云.
◈ 본문풀이 ◈
至正(연호) 壬午年에 이르러, 여름비가 달을 이어 내리니, 杜門不出하는데 뚜벅뚜벅 찾아오는 이의 발소리마저도 끊기고 무료함을 달랠 길이 없어, 硯滴을 들고 가서 처마밑으로 떨어지는 물을 받아다가, 친구들끼리 주고 받은 편지(折簡: 접는 편지)를 엮어서, 기록한 것을 맞닥드리는 대로 편지 뒤에 쓰고, 그 끝에다가 題하기를, " 翁稗說(역옹패설)"이라 하였다. 그  (력)에 樂을 붙인 것은 그 音 때문이지만, 그러나 그  은(상수리 나무는) 材木으로 쓰이지 않아 害를 멀리할 수 있어, 나무에 있어서는 즐거워할 만한 것이 되니 그래서 樂을 붙인 것이다. 나는 일찍이 大夫의 뒤를 쫓아 스스로 害를 면하여 졸박함을 길렀으니, 그래서  翁이라 號한 것이며 그  (상수리 나무)의 재목으로 쓰이지 않으므로써 장수할 수 있음을 바라는 것이다. 稗(패)에 卑를 붙인 것은 그 音 때문이지만, 그 뜻으로 본다면, 곡식 종류로는 가장 비속한 것이다. 나는 어려서 책을 읽을 줄 알았고, 커서는 그 학문을 그만두었고, 이제는 늙어버렸으나, 도리어 잡박한 문장을 짓기를 좋아하여서 내실이 없고 비속하니, 稗(곡식 종류 중에 하나인 피)와 비슷하다. 그래서 그 기록한 것을 이름하여 稗說이라 하였다.

●  은 상수리 나무로, 材木으로는 아무런 쓸모가 없기 때문에, 나무로서의 수명을 온전히 누릴 수 있는 그런 존재이다. 흔히  는 아무런 쓸모 없는 재목이나, 사람을 비유하는 말로 쓰인다. 稗는 곡식 중에 하나인 피를 의미한다. 피는 자잘하고 微小해서 곡식으로서는 딱히 적당하지 않다. 그래서 흔히 자잘하고 사소한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위의 글에서 작자는,  이 樂(락)을 따른 것은 그 音 때문이라 하였고, 稗가 卑(비)를 따른 것도 그 音 때문이라 하였다. 그렇다고 해서,  翁稗說을 "낙옹비설"로 읽으면 안된다. 왜냐하면 형성문자라 해도 그 音이 완전히 똑같은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仙(선)을 산(山)으로 읽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위의 작자는 아이러니컬하게도 형성문자의 音을 나타내는 부분을 가지고서 그 뜻을 풀고 있으니, 자못 재미있는 착상이다.

원목(原牧)
牧爲民有乎 民爲牧生乎 民出粟米麻絲 以事其牧 民出輿馬騶從 以送迎其牧 民竭其膏血津髓 以肥其牧 民爲牧生乎 曰否否 牧爲民有也 邃古之初 民而已 豈有牧哉 民于于然聚居 有一夫與隣  寞之決 有 焉 善僞公言 就而正之 四隣咸服推而共尊之 名曰里正 於是 數里之民 以其里  莫之決 有 焉 俊而多識 就而正之 數里咸服推而共尊之 名曰黨正數黨之民 以其黨  莫之決 有 焉 賢而有德 就而正之 數黨咸服 名之曰 州長 於是 數州之長 推一人 以爲場 名之曰國君 數國之君 推一人 以爲長名之曰方伯 四方之伯 推一人 以爲宗 名之曰皇王 皇王之本 起於里正 牧爲民有也
當是時 里正 從民望而制之法 上之黨正 黨正 從民望而制之法 上之州長 州長 上之國君 國君 上之皇王 故 其法皆便民
後世 一人自立爲皇帝 封其子若弟 及其侍御僕從之人 以爲諸侯 諸侯簡其私人 以爲州長 州長薦其私人 以爲黨正里正
於是 皇帝循己欲而制之法 以授諸候 諸侯循己欲而制之法 以授州長 州長授之黨正 黨正授之里正 故 其法皆尊主而卑民 刻下而附上 壹似乎民爲牧生也 < 與猶堂全書 >

 

◈ 내용연구 ◈ 
1) 牧爲民有乎 民爲牧生乎 : 목민관이 백성을 위해 있는가 ? 백성이 목민관을 위해 살아가는가 ?
牧 : 목민관. 지방 수령. 爲 : 위하다.
2) 民出粟米麻絲 以事其牧 : 백성이 곡식과 옷감을 내어 그 목민관을 섬기고,
粟米麻絲 : 먹을 곡식과 입을 옷감을 의미함
3) 民出輿馬騶從 以送迎其牧 : 백성이 수레와 말과 하인을 내어 그 牧民官을 보내고 맞이하며
騶從 : 상전을 따라 다니는 하인
送迎其牧 : 목민관을 보내고 맞이하다. 즉 떠나는 목민관을 송별하고 새로 부임하는 목민관을 영접하다.
4) 民竭其膏血津髓 以肥其牧 : 백성이 그 기름과 피, 진액과 골수를 다하여 그 목민관을 살찌운다.
5) 曰否否 牧爲民有也 : 아니다. 아니다. 목민관이 백성을 위해 있는 것이다.
6) 邃古之初 民而已 豈有牧哉 : 아득한 옛날 처음에는 백성뿐이었으니, 어찌 목민관이 있었으리오 ?
邃古之初 : 아득한 옛날
7) 民于于然聚居 有一夫與隣  莫之決 : 백성들이 구물구물 모여 살았는데, 어떤 사내가 이웃 사람과 싸우자 아무도 그것을 해결하지 못하였는데
于于然 : 구물구물 움직이는 모양, 무질서하게 모여사는 모양
莫之決 : 莫決之가 도치된 문장, 아무도 그것을 해결하지 못한다.
8) 有 焉 善僞公言 就而正之 : 어떤 노인이 공정한 말을 잘하거늘 그에게 나아가 바로 잡으니
有 焉 : 노인이 있어서, 어떤 노인이
9) 四隣咸服推而共尊之 名曰里正 : 사방의 이웃이 모두 감복하여 추대하여 함께 그를 높여 이름을 里正이라 하였다.
10) 皇王之本 起於里正 牧爲民有也 : 황왕의 근본은 리정에서 시작되어쓰니, 목민관은 백성을 위해 있는 것이다.
11) 當是時 里正 從民望而制之法 上之黨正 : 이때를 당하여 리정이 백성의 소망을 좆아 법을 제정하여 그것을 당정에게 올린다.
上之 : 그것을 위로 올리다.
12) 其法皆便民 : 그 법이 모두 백성에게 편하다.
13) 一人自立爲皇帝 封其子若弟 及其侍御僕從之人 以爲諸侯 : 한 사람이 스스로 서서 황제가 되어 그 아들과 아우 및 시종들을 봉하여 제후로 삼고
自立 : 백성에 의해 뽑힌 것이 아니라, 제 스스로 올라섰다는 뜻
其子若弟 : 그 아들과 아우 若 = 及
侍御 : 임금을 가까이서 모시는 벼슬아치
僕從 : 하인 종
14) 諸侯簡其私人 以爲州長 : 제후는 자기 사람을 뽑아서 주장(州長)으로 삼고
15) 循己欲而制之法 : 자기의 사욕을 따라서 법을 제정한다.
16) 其法皆尊主而卑民 刻下而附上 壹似乎民爲牧生也 :r그 법이 모두 임금을 높이고 백성을 낮추며, 아랫사람의 것을 깍아 내어 윗사람에게 붙여 주어서 한결같이 백성이 목민관을 위해 사는 것처럼 되었다.
壹似乎 : 한결같이 ~와 같다.

 

◈ 본문풀이 ◈
목민관이 백성을 위해 있는가? 백성이 목민관을 위해 살아가는가? 백성이 곡식과 옷감을 내어 그 목민관을 섬기고, 백성이 수레와 말과 하인을 내어 그 을 보내고 맞이하며, 백성이 그 기름과 피, 진액과 골수를 다하여 그 목민관을 살찌우니, 백성이 목민관을 위해 살아가는 것인가? 아니다. 아니다! 목민관이 백성을 위해 있는 것이다. 아득한 옛날 처음에는 백성뿐이었으니 어찌 목민관이 있었으리요? 백성들이 구물구물 모여 살았는데, 어떤 사내가 이웃 사람과 싸우자 아무도 그것을 해결하지 못하였는데, 어떤 노인이 공정한 말을 잘하거늘 그에게 나아가 바로잡으니, 사방의 이웃이 모두 감복하여 추대해서 함께 그를 높여 이름을 '성왕'이라 하였다. 이에 몇 마을의 백성이 그 마을간의 다툼을 아무도 해결하지 못하였는데 어떤 노인이 준걸 스러우며 아는 것이 많거늘 그에게 나아가 바로잡으니, 몇 마을이 모두 감복하여 추대해서 함께 그를 높여 이름을 ' 왕'이라 하였다. 몇 의 백성이 그 당 사이의 싸움을 아무도 해결하지 못하였는데 어떤 노인이 현명하게 덕이 있거늘 그에게 나아가 바로잡으니 몇 당이 모두 감복하여 그를 이름하여 '주장'이라 하였다. 이에 몇 주의 우두머리가 한 사람을 추대하여 우두머리로 삼아 그를 이름하여 ' 주장' 이라고 하고, 몇 나라의 임금이 한 사람을 추대하여 우두머리로 삼아 그를 이름하여 '방백'이라고 하고, 사방의 방백이 한 사람을 추대하여 로 삼아 그를 이름하여 '황왕'이라고 하였으니, 왕의 근본은 성왕에서 시작되었으니, 목민관은 백성을 위해 있는 것이다. 이때를 당하여 성정이 백성의 소망을 좇아 법을 제정하여 그것을 정에게 올리고, 당정이 백성의 소망을 좇아 법을 제정하여 그것을 주장에게 올리고, 주장은 그것을 국군에게 올리고, 국군은 그것을 황왕에게 올린다. 그러므로 그 법이 모두 백성에게 편했다. 후세에 한 사람이 스스로 서서 황제가 되어, 그 아들과 아우 및 시종들을 봉하여 제후로 삼고, 제후는 자기 사람을 뽑아서 주장으로 삼고, 주장은 자기의 사람을 뽑아서 당정으로 삼았다. 이에 황제는 자기의 사욕을 따라서 법을 제정하여 제후에게 주고, 제후는 자기의 사욕을 따라서 법을 제정하여 그것을 주장에게 주며, 주장은 그것을 당정에게 주고, 당정은 그것을 이정에게 준다. 그러므로 그 법이 모두 임금을 높이고 백성을 낮추며 아랫사람의 것을 깎아내어 윗사람에게 붙여 주어서, 한결같이 백성이 목민관을 위해 사는 것처럼 되었다.

정언묘선서(精言 選序)
人聲之精者爲言, 詩之於言, 又其精者也. 詩本性情, 非矯僞而成, 聲音高下出於自然, 三百篇曲盡人情, 旁通物理, 優柔忠厚, 要歸於正, 此詩之本源也. 世代漸降, 風氣漸淆, 其發爲詩者未能悉本於性情之本, 或假文飾, 務說人目者多矣.
余數年抱病, 居閑處獨, 殿屎之隙, 時搜古詩, 備得衆體, 患詩源久塞, 末流多岐, 學者  眩亂, 莫尋其路, 乃敢採其最精而可法者, 集爲八篇, 加以圈點, 名曰精言 選, 以 淡者爲首, 使知源流之所自, 以次漸降, 至於美麗, 則詩之絡脈, 殆近於失眞矣. 乃以明道韻語終焉,  不流於矯僞, 去取之間, 有意存焉. 詩雖非學者能事, 亦所以吟詠性情, 宣暢淸和, 以滌胸中之滓穢, 則亦存省之一助, 豈爲雕繪繡藻, 移情蕩心而設哉. 覽此集者, 其念在玆.

 

◈ 본문풀이 ◈
人聲 중에 순수한 것이 말이 되니, 말 중에서도 詩가 또한 가장 순수한 것이다. 詩는 性情에 근본하니, 억지로 꾸미고 위조하여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聲音의 高下는 自然에서 나오는 것이며, 三百篇(詩經)은 人情을 曲盡히 하고, 物理를 旁通하고, 優柔忠厚하여 그 요체는 올바름에 귀착하니, 이는 詩의 本源이다. 世代가 점점 내려가고, 風氣가 점점 흐려짐에 따라, 그 詩를 짓는 자들도 모두 능히 性情의 올바름에 근본하지 못하며, 혹은 文飾을 빌려 사람들의 눈을 애써 즐겁게 하려는 자가 많다. 내가 數年간 병이 있어 한가롭게 홀로 거처하며, 신음하며1) 지내던 사이에, 때때로 古詩를 찾아 온갖 詩體를 갖추었으니, 詩의 本源이 오래도록 막히고, 末流가 여러 갈래로 나뉘어 배우는 자들이 눈을 휘둥그레 뜨고 현란하여 그 길을 찾지 못할까를 염려하여, 마침내 그 가장 순수하고 법으로 삼을 만한 것들을 채집하여 八篇으로 모으고, 圈點을 붙여 "精言 選"이라 이름하고, 沖澹한 것으로 머리편을 삼아 源流의 所自出을 알게 하고 그 다음으로 점점 내려가면서 美麗한 것들에 이르렀으니, 詩의 脈絡이 자못 그 참됨을 잃게 되는 데까지 가까와지기에, 이에 程明道 先生의 詩賦로 끝을 맺어, 억지로 꾸미고 위조하는 폐단에 흐르지 않게 하고, 버리고 취하는 사이에 뜻을 지니도록 하였다. 詩는 비록 배우는 사람들이 일삼을 만한 것이 아니나, 또한 性情을 읊조리는 까닭은 淸和를 마음껏 펼쳐 가슴속의 더러운 때를 씻어내게 된다면 또한 存省의 一助가 되는 것이니, 어찌 무늬를 새기고 그림을 그리고 수놓고 화려하게 꾸며, 마음을 뒤흔들고 방탕하게 하기 위해서 만들어겠는가? 이 選集을 보는 자는 이를 염두에 둘지어다.
1) 殿屎
[詩經] 大雅·生民之什·板에 "殿屎"라는 문구가 나오며, 朱子의 集傳을 보면, "殿屎, 呻吟也"라고 보임.
恭承嘉惠兮,  罪長沙, 仄聞屈原兮, 自湛汨羅.造托湘流兮, 敬弔先生, 遭世罔極兮,  殞厥身.烏 哀哉兮, 逢時不祥, 鸞鳳伏竄兮,    翔. 茸尊顯兮, 讒諛得志, 賢聖逆曳兮, 方正倒植.謂隨夷 兮, 謂  廉, 莫耶爲鈍兮, 鉛刀爲 .于嗟默默, 生之亡故兮, 斡棄周鼎, 寶康瓠兮.騰駕罷牛.  蹇驢兮, 驥垂兩耳, 服鹽車兮,章甫薦 , 漸不可久兮. 嗟苦先生, 獨離此咎兮. 曰已矣, 國其莫吾知兮, 予獨壹鬱其誰語?鳳  其高逝兮, 夫固自引而遠去, 襲九淵之神龍兮. 沕淵潛以自珍. 獺以隱處兮, 夫豈從蝦與蛭 ? 所貴聖之神德兮, 遠濁世而自臧, 使麒麟可係而 兮, 豈云異夫犬羊?般紛紛其離此郵兮, 亦夫子之故也. 歷九州而相其君兮, 何必懷此都也? 鳳凰翔于千 兮, 覽德輝而下之. 見細德之險微兮, 遙增擊而去之. 彼尋常之 瀆兮, 豈容呑舟之魚? 橫江湖之 鯨兮, 固將制於 蟻. 

 

◈ 본문풀이 ◈
황공하옵게도 황제의 칙명을 받아 죄를 입고 장사(長沙)로 귀양을 가게 되었다. 어렴풋이 듣건대 옛날의 굴원(屈原)은 골라(汨羅)에 몸을 던져 죽었다고 한다. 내 이제 상수(湘水)에 이르러 조문을 지어 상수(湘水)에 던져서 삼가 굴원선생을 조위(弔慰)한다. 선생은 실로 중정(中正)의 도(道)가 없는 무도(無道)한 세상을 만나서, 그 몸을 스스로 골라(汨羅)에 던져서 운명한 것이었다.
아아! 슬프구나. 굴원은 상서롭지 못한 난세(亂世)를 만나서 불행한 일을 겪게 된 것이다. 봉황과 같은 영조(靈鳥)는 숨어 피해 버리고, 치효같은 악조(惡鳥)만이 발호하여 날개를 펼치게 되었다. 천하고 어리석은 사람은 관위(官位)가 높이 드러나고, 사람을 참소하는 소인배만 때를 얻어 만족해 하였다. 성인과 현인은 순로(順路)에 서지를 못하고, 곧고 단정한 인사는 거꾸로 서게 되었다. 변수(卞隨)·백이(伯夷)를 더러운 사람이라고 말하고, 도척·장교따위를 청렴, 정직하다고 말하였다. 막사(莫邪)같은 명검(名劍)을 무디다고 하고, 연도(鉛刀)를 예리하다고 하니, 모든 것이 전도된 세상이었다.
아아! 굴원선생은 묵묵히도 뜻을 얻지 못하고 이유 없이 이 같은 화를 당하게 되었다. 이를 비유해서 말하면, 삼대(三代)의 지보(至寶)인 주(周)의 정(鼎)을 굴려 내버리고, 흙으로 빗은 보잘 것 없는 대호(大瓠)를 보배라고 하는 것과 같으며, 또는 피로한 소에게 수레를 매어 끌게 하고, 절뚝발이 말을 첨마(添馬)로 하여 수레를 끌게 함과 같은 것이다. 준마는 귀를 드리우고 소금 수레를 끌고, 장보(章甫)라는 은(殷)나라의 관(冠)은 머리에만 써야 할 것이 발 밑에 깔리게 되는 거꾸로 된 난장판 세상이고 보니, 군자는 그 같은 처지에 오래 머물러 있을 수가 없는 것이다. 아! 선생은 이 같은 세상을 만나서 홀로 미움을 당하게 되었다.
수사하여 가로되, "하는 수가 없구나. 나라에서 나를 알아주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 하였으니, 그래서 그대 혼자 가슴에 울분을 안고 있은 들 누구에게 그것을 말할 것인가? 봉(鳳)은 표표히 높은 데로 날아오르니, 이는 영조(靈鳥)인 만큼 덕을 지켜서 스스로 몸을 이끌어 멀리 더러운 세상을 떠나는 까닭에 재난을 입지 않는다.
깊은 못에 몸을 사리고 있는 신변(神變)의 용은 깊이 못 속에 잠겨 스스로 자기 몸을 진중히 여길 줄 알며, 수달의 무리를 피하여 뒤섞여 살기를 꺼린다. 하물며 새우·거머리·지렁이 따위를 좇아서 함께 섞이어 지내겠는가? 봉이나 신룡이 귀히 여기는 바는 성인의 신덕(神德)이니, 혼탁한 세상을 멀리하여 스스로 숨어서 자중한다. 만약에 인수(仁獸)라고 하는 기린도 고삐에 매어 구속해서 신덕을 펼 수 없도록 한다면 견양(犬羊)과 다를 것이 있겠는가? 성현의 재덕이 있는 사람도 또한 이와 다를 것이 없으리라.
굴원은 봉황·기린을 배우지 않고, 도리어 분분히 혼탁한 세상에
집착하여 마침내 허물에 걸리게 되었으니, 이 또한 굴원의 죄라 아니할 수 없는 것이다. 초국(楚國)이 임금과 신하가 모두 어리석어 취할 것이 못되거든, 천하 구주(九州)를 두루 다녀 보아서, 어느 나라든지 명군(明君)을 만나서 그를 도우면 좋을 것을, 하필이면 초(楚)의 도성만을 사모할 것이 무엇이란 말인가?
봉황은 천 길의 높이를 날아서 덕화의 빛이 있는 곳을 보아 내려앉으며, 덕이 없는 험악한 조짐이 보일 때는 다시 날개를 쳐 날아서 멀리 떠나 버린다. 정사가 어지러운 소조정에는 현인·군자를 들일 수 없는 것이다. 강호(江湖)의 큰물에 가로 누운 고래 따위의 대어(大魚)도 강호의 넓이에 있기 때문에 그 위세를 떨칠 수 있는 것이며, 만약에 그것을 팔척(八尺)에 미달하는 웅덩이에 잡아넣는다면, 대어의 위세는커녕 구더기나 개미같은 벌레들에게 시달림을 받기가 쉬울 것이다.
匹夫而爲百世師, 一言而爲天下法, 是皆有以參天地之化, 關盛衰之運, 其生也有自來, 其逝也 有所爲. 故申呂自嶽降, 傳說爲列星, 古今所傳, 不可誣也. 孟子曰, 我善養吾浩然之氣, 是氣也, 寓於尋常之中, 而塞乎天地之間, 卒然遇之, 王公失其貴, 晉楚失其富, 良平失其智, 賁育失其勇, 儀秦失其辯, 是孰使之然哉.
其必有不依形而立, 不恃力而行, 不待生而存, 不隨死而亡者矣. 故 在天爲星辰, 在地爲河嶽, 幽則爲鬼神, 而明則復爲人. 此理之常, 無足怪者. 自東漢以來, 道喪文弊, 異端幷起, 歷唐貞觀開元之盛, 輔以房杜姚宋, 而不能救, 獨韓文公, 起布衣, 談笑而麾之, 天下靡然從公, 復歸于正, 蓋三百年於此矣. 文起八代之衰, 而道濟天下之溺, 忠犯人主之怒, 而勇奪三軍之帥, 此豈非參天地關盛衰, 浩然而獨存者乎. 蓋嘗論天人之辨, 以謂, 人無所不至, 惟天不容僞. 智可以欺王公, 不可以欺豚魚, 力可以得天下, 不可以得匹夫匹婦之心.
故公之精誠, 能開衡山之雲, 而不能回憲宗之惑, 能馴鰐魚之暴,而不能 皇甫 ·李逢吉之謗, 能信於南海之民, 廟食百世, 而不能使其身一日安於朝廷之上. 蓋公之所能者天也, 其所不能者,人也. 始潮人未知學, 公 命進士趙德, 爲之師, 自是潮之士, 皆篤於文行, 延及齊民, 至于今號稱易治. 信乎 孔子之言曰, 君子學道則愛人, 小人學道則易使也, 潮人之事公也, 飮食必祭, 水旱疾疫凡有求, 必禱焉.
而廟在刺史公堂之後, 民以出入爲艱. 前守欲請諸朝, 作新廟不果, 元祐五年, 朝散郞王君滌, 來守是邦, 凡所以養士治民者, 一以公爲師. 民旣悅服. 則出令曰, 願新公廟者聽, 民 趨之, 卜地於州城之南七里, 期年而廟成. 或曰, 公去國萬里而謫于潮, 不能一歲而歸, 沒而有知, 其不眷戀于潮也審矣. 軾曰, 不然. 公之神在天下者, 如水之在地中, 無所往而不在也, 而潮人獨信之深思之至, 焄蒿悽愴, 若或見之. 譬如鑿井得泉而曰, 水專在是, 豈理也哉. 元豊元年, 詔封公昌黎伯. 故 榜曰, 昌黎伯韓文公之廟. 潮人請書其事于石, 因爲作詩以遺之, 使歌以祀公.
其辭曰, 公昔騎龍白雲鄕, 手抉雲漢分天章, 天孫爲織雲錦裳. 飄然乘風來帝旁, 下與濁世掃粃糠. 西游咸池略扶桑, 草木衣被昭回光, 追逐李杜參 翔, 汗流籍湜走且 , 滅沒倒景不得望. 作書 佛譏君王, 要觀南海窺衡湘, 歷舜九疑弔英皇. 祝融先驅海若藏, 約束鮫鰐如驅羊.鈞天無人帝悲傷, 謳吟下招遺巫陽.  牲鷄卜羞我觴, 於餐 丹與蕉黃. 公不少留我涕滂, 翩然被髮下大荒.

 


◈ 본문풀이 ◈
일개 서인으로서 백대의 스승이 되고 한 마디 말로써 천하가 쫓아야 할 법이 되게 하였다. 이런 사람은 다 천지가 만물을 육성하는 큰 활동에 참가하여 국운의 성쇠에 관계되는 큰 활동이 있는 것이다. 그 남에는 좇아옴이 있고, 그 감에는 하는 바가 있으니, 그러므로 신여(申呂)는 산악으로부터 내리었고, 전설은 열성(列星)이 되었다. 고금에 전하는 것이 가히 거짓이 아니다. 맹자가 이르되 "내 잘 호연지기를 기른다."하였다. 이 기라는 것은 심상한 가운데 붙어서 천지의 사이에 막힌다. 갑자기 이를 만나면 왕공(王公)도 그 귀함을 잃고, 진(晉)·초(楚)도 그 부를 잃고, 장양(張良)·진평(陳平)도 그 지혜를 잃고, 맹분(孟賁)·하육(夏育)도 그 용기를 잃고, 장의(張儀)·소진(蘇秦)도 그 변설을 잃는다. 이것은 누가 그렇게 하였는가?
그 반드시 형(形)에 의지하여 서지 않고, 힘을 믿어 행하지 않고, 삶을 기다려 존재하지 않고, 죽음을 따라 없어지지 않는 것이 있다. 그런 까닭으로 하늘에 있어서는 성신이 되고, 땅에 있어서는 하악(河嶽)이 되고, 어두우면 귀신이 되고, 밝으면 곧 다시 사람이 된다. 이 이치는 항상된 것으로 족히 괴이할 것이 없다. 동한 이래로 도가 죽고, 문(文)이 헐어져서, 이단이 아울러 일어났다. 당(唐)의 정관·개원의 성세를 지나서 보국(輔國)하기를 방(房)·두(杜)·요(姚)·송(宋)으로써 하였으나, 능히 구하지 못하였다. 홀로 한문공(韓文公)만이 포의로 일어나서 담소하여 이를 지휘하매, 천하는 바람에 쓸리듯이 공을 좇아 정(正)에 복귀하기를 대개 이제로 300년이었다. 문(文)은 8대의 쇠약함을 일으키고, 도는 천하의 빠짐을 건졌으며, 충(忠)은 임금의 노함을 범하였고, 용(勇)은 삼군의 장수를 빼앗았다. 이 어찌 천지에 참가하고 성쇠에 관계하여 호연히 독존(獨存)한 자라 아니하겠는가?
대개 일찍이 천인의 변(辨)을 논하여, 사람은 이르지 않는 것이 없으되, 오직 하늘만은 거짓을 용납지 않는다 하였다. 지혜는 가히 왕공을 속일 수 있어도 돼지나 물고기를 속일 수 없으며, 힘은 가히 천하를 얻을 수 있어도 필부필부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 그런 까닭에 공의 정성은 형산의 구름을 열어도, 능히 헌종(憲宗)의 악사(惡事)는 돌이키지 못하였으며, 능히 악어의 횡포를 길들일 수 있어도, 능히 황보박·이봉길(李逢吉)의 비방은 멈추지 못하였다. 능히 남해의 백성들에게 신망을 얻어 백세에 묘식(廟食)하였어도, 능히 그 몸으로 하여금 하루도 조정의 위에서 편안할 수는 없었다.
대개 공의 능한 바는 하늘이었다. 그 능하지 못한 바는 사람이었다. 처음에 조주(潮州)의 사람들이 학문을 알지 못하니, 공은 진사 조덕(趙德)에게 명하여 이로 스승을 삼았다. 이로부터 조주의 사인들은 다 문행(文行)에 힘을 썼고, 나아가서는 제민(齊民)에까지 미치니, 지금에 이르기까지 호(號)하여 다스리기 쉽다고 일컫는다. 믿을 만하구나. 공자의 말씀. 군자가 도를 배우면 곧 사람을 사랑하며, 소인(小人)이 도를 배우면 다스리기 쉽다고. 조주의 사람들이 공을 섬기기를 음식으로 반드시 제사를 드린다. 가뭄이나 질병 등 구하는 것이 있으면 반드시 빈다.
그리하여 묘당은 자사(刺史) 공당(公堂)의 뒤에 있어서 백성들이 출입이 어렵다고 하였다. 전(前) 태수가 이를 조정에 청원하여 새로 묘당을 짓고자 하였으나 허락되지 못하였다. 원우(元祐) 5년 조산랑(朝散郞) 왕척군(王滌君)이 와서 이곳의 태수가 되었다. 무룻 선비를 기르고 백성을 다스리는 소이는 첫째, 공으로써 스승을 삼으니, 인민이 이미 열복(悅服)하는지라, 곧 영(令)을 내기를 "공의 묘당을 새로 짓기를 원하는 자는 들으라." 백성들이 기꺼이 따르니, 땅을 주성(州城)의 남쪽 7리에 잡아 1년만에 묘당을 완성하였다.
어느 분이 이르기를 "공은 만리 길 조주에 귀양와서 한 해가 못되어 돌아갔다. 죽어서 앎이 있다 하여도, 그가 조주를 그리워하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고 하였다.
내가 이르되 "그렇지 않다. 공의 귀신이 천하에 있는 것은 물이 땅위에 있는 것과 같아서 가는 곳마다 있지 않은 곳이 없다. 그리하여 조주 사람들이 홀로 이를 믿음이 깊고, 이를 생각함이 지극하다. 향기로운 기운이 퍼져 오르고 마음이 감동되어 혹 이를 보는 것과 같을 때는 비유하면 우물을 파서 샘을 얻음과 같다. 그러나 물이 오르지 이에 있다고 한다면, 어찌 도리이겠는가?"
원풍(元豊) 원년에 칙소를 내려 공을 창려백(昌黎伯)에 봉하였다. 그런 까닭에 방을 붙여 이르기를 "창려백 한문공의 묘"라고 하였다. 조주 사람들이 그 사실을 돌에 서각하기를 청하니, 그로 인하여 시를 지어 이에 보내서 노래불러 공을 제사케 한다.
그 사(辭)에 이르기를 "공은 옛날에 용을 타고 백운향(白雲鄕)에 노닐어, 손으로 운한(雲漢)을 움켜서 천장(天章)을 갈라놓았다. 천손(天孫)은 공을 위해 운금상(雲錦裳)을 짰다네. 표연히 바람을 타고 천제의 곁으로 와서 하강하여 혼탁한 세상을 위해 구지레한 것을 쓸었다. 서쪽 함지(咸池)에 노닐고 부상(扶桑)을 쓰치니, 초목들은 소광(昭光)을 입네. 이백과 두보를 좇아 어깨를 나란히 하니, 장적과 황보식은 달리고 또 넘어져도 그림자도 없어져 바라볼 수가 없었다.
글을 지어 부처를 꾸짓고 군왕을 비방하고, 남해를 보고 형상(衡湘)을 엿보아, 순(舜)의 구의(九疑)를 거쳐서 영(英)·황(皇)을 조상(弔喪)하려 하니, 축륭(祝融)이 먼저 달아나고 해약(海若)은 자취를 감추고, 교악을 묶어서 양을 모는 것 같이 하였다.
하늘에는 사람이 없으니 천제는 실퍼 상심하고, 노래를 읊어 불러서 양(陽)이라는 신무(神巫)를 보냈다.
들소 생고기와 닭뼈 점으로 우리의 술잔을 권한다. 이에 여단과 초황(蕉黃)을 잡수시라. 공이 잠시도 머물지 않으니, 우리의 눈물은 넘친다. 가벼이 몸을 뒤쳐서 머리털을 흐트리고 대공(大空)에서 내려오시라.

진삼국사기표(進三國史記表)
臣某言‥古之列國, 亦各置史官以記事. 故 孟子曰 晋之乘, 楚之  , 魯之春秋, 一也.惟此海東三國, 歷年長久, 宜其事實著在方策. 乃命老臣,  之編集. 自顧缺爾, 不知所爲.
伏惟聖上陛下, 性唐虞之文思, 體夏禹之勤儉, 宵 餘閒, 博覽前古, 以謂今之學士大夫, 其於五經諸子之書, 秦漢歷代之史, 或有淹通而詳說之者, 至於吾邦之事, 却茫然不知其始末, 甚可嘆也. 況惟新羅氏, 高句麗氏,百濟氏, 開基鼎峙, 能以禮通於中國, 故范曄漢書, 宋祁唐書, 皆有列傳而詳內略外, 不以具載. 又其古記, 文字蕪拙, 事迹厥亡, 是君后之善惡,臣子之忠邪, 邦業之安危, 人民之理亂, 皆不得發露, 以垂勸戒, 宜得三長之才, 克成一家之史,貽之萬世, 炳若日星.
如臣者本匪長才, 又無奧識,  至遲暮, 日益昏蒙. 讀書雖勤, 掩卷卽忘, 操筆無力, 臨紙難下.
臣之學術, 蹇淺如此, 而前言往事, 幽昧如彼. 是故, 疲精竭力, 僅得成編, 訖無可觀, 祗自愧耳. 伏望聖上陛下, 諒狂簡之裁, 赦妄作之罪, 雖不足藏之名山, 庶無使 之醬, 區區妄意는, 天日照臨.
謹操述本紀二十八卷 年表三卷 志九卷 列傳十卷, 隨表以聞, 上塵天覽, 無任慙愧戰汗屛營之至, 臣金富軾, 誠惶誠恐頓首謹上表. <三國史記>
이 글은 高麗 仁宗 때에 金富軾이 王命으로 新羅 高句麗 百濟의 歷史를 정리한 <三國史記>를 편찬하고 왕에게 올린 글이다. <三國史記>를 편찬한 취지 경위 의의를 밝혀 장차 後代에서 史書로서의 가치를 부여하였다.

 

◈ 본문풀이 ◈
신 부식이 아뢰옵니다. 옛날 여러 나라는 각기 사관(史官)을 두어서 국사(國事)를 기록하였습니다. 그래서 맹자(孟子)가 이르기를 "진(晉)나라의 승(乘)과 초(楚)나라의 도올, 노(魯)나라의 춘추(春秋)가 하나이다."라고 하였습니다. 생각컨데 우리 삼국은 역사가 오래되어 마땅히 그 사실들을 책에 나타나있어야 합니다. 이에 저에게 명하여 그것을 편집하게 하였습니다. 스스로 돌아보니, 부족한 제가 어찌할 바를 모르겠습니다.
성황성구돈수돈수(誠惶誠懼頓首頓首)하고 엎드려 생각하니, 성상폐하께서는 당요(唐堯)의 문사(文思)를 본성으로 하고, 하우(夏禹)의 근검(勤儉)을 본 받아 정사를 돌보시고 남은 여가에 前古의 서책을 두루두루 읽으시며 이르기를 "오늘날 학사와 대부들은 오경(五經)과 제자서(諸子書), 진한(秦漢)의 역대 역사에 대해서는 혹은 널리 통달하여 자세히 설명하는 자가 있으나, 우리나라의 일에 대해서는 도리어 아득히 그 시말(始末)을 알지 못하니, 심히 탄식할 노릇이다."라고 하셨습니다. 하물며 신라, 고구려, 백제는 솥발처럼 나란히 터를 잡고 개국하여서 능히 예(禮)로써 중국과 교류하였습니다. 그러나 범엽(范曄)의 한서(漢書), 송기(宋祁)의 당서(唐書)에 모두 열전(列傳)이 있으나, 안(중국의 일)은 자세하고 밖(그 밖의 일)은 소략하여 자세하게 실려있지 않습니다.
또 고기(古記)는 문장이 거칠고 뜻이 통하지 않으며, 사적(事迹)이 빠져있습니다. 이로써 군주의 선악(善惡)과 신하의 충사(忠邪), 나라의 안위(安危), 백선들의 치란(治亂)이 모두 드러나 권계(勸戒)을 보일 수 없으니, 마땅히 삼장(三長)의 재주를 가진 사람을 얻어 능히 일가(一家)의 사가(史家)를 이루어 만세(萬歲)에 전해주어 해와 별같이 환하게 밝히어야 합니다.
신과 같은 자는 본래 삼장의 재주꾼이 아니며, 또 심오한 식견도 없고, 늙어서 하루하루 더욱 정신이 흐려집니다. 독서는 비록 부지런히 하나 책을 덮으면 곧 잊어버리고, 붓을 잡으면 힘이 없어 종이에 쓰기가 어렵습니다.

신의 학술은 노둔하고 천박함이 이와 같고, 옛사람이 남긴 말과 행동에 대하여 어두움이 저와 같습니다. 이런 까닭으로 정신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겨우 편찬하였으나, 마침 볼 것이 없어 다만 부끄러울 따름입니다.
엎드려 바라옵건데 성상폐하께서는 소략하게 지은 것을 해량(海諒)하시고, 망령되이 지은 죄를 용서하시어, 비록 그것을 명산에 보관하기는 부족하나, 장독을 덮는 종이로 파기하지 말기를 바라옵니다. 변변치 못한 신의 뜻을 하늘의 해가 내려다봅니다.
삼가 본기 28권, 년표3권, 지9권, 열전10권을 조잡하게 기술하여, 표에따라 들리게 하였사오니 상께서는 열어보시고 병풍뒤에 숨어서 짜낸 땀방울을 부끄럽게 여기지 못하고, 신 부식은 머리를 조아리며 두려운 마음으로 표를 올리나이다.

춘야연도리원서(春夜宴桃李園序)
夫天地者는 萬物之逆旅요 光陰者는 百代之過客이라 而浮生이 若夢하니 爲歡이 幾何오 古人秉燭夜遊가 良有以也로다 況陽春은 召我以煙景하고 大塊는 假我以文章이라 會桃李之芳園하야 序天倫之樂事하니 群季俊秀는 皆爲惠連이어늘 吾人詠歌는 獨慙康樂이라 幽賞이 未已에 高談이 轉淸하야 開瓊筵以坐花하고 飛羽觴而醉月하니 不有佳作이면 何伸雅懷리오 如詩不成이면 罰依金谷酒數하리라 (古文眞寶)
춘야연도리원서(春夜宴桃李園序)는 이백이 봄날 밤에 형제와 친족(親族)들과 함께 복숭아와 오얏꽃이 만발(滿發)한 정원(庭園)에서 연회(宴會)를 열고 각자 시를 지으며 놀 적에 그 시편(詩篇) 앞에 그 때의 감상(感想)과 일의 차제(次第)를 편 문장이다. 序는 사물의 차제(次第)를 순서를 세워서 서술(敍述)하는 글이다.

 

◈ 내용연구 ◈
ㅇ春夜宴桃李園序(춘야연도리원서) : 봄날 밤 복사꽃과 오얏꽃이 피어있는 동산에서 (여러 형제들과) 연회(宴會)를 베풀며 느끼는
회포(懷抱)를 서술함.
ㅇ逆旅(역려) : 나그네를 맞는 곳,여관(旅館), 逆은 맞이하다(迎).
ㅇ光陰(광음) : 햇빛과 그늘 즉 시간을 말함, 세월(歲月)
ㅇ百代(백대) : 한 世代는 30년, 百代는 영원함을 말함.
ㅇ浮生(부생) : 정처(定處)없이 떠다니는 인생, 덧없는 인생.
ㅇ秉燭(병촉) : 등불을 잡다. 등불을 밝혀 놓고 밤늦도록 노님.
ㅇ良有以也(양유이야) : 良은 진실로, 참으로. 以는 까닭의 뜻. 진실로 까닭이 있음이라.
ㅇ陽春(양춘) : 화창한 봄날씨, 봄은 양기(陽氣)가 충만(充滿)함.
ㅇ召(소) : 부르다. 여기서는 초대(招待)하다의 뜻과 통함.
ㅇ煙景(연경) : 연하(煙霞)의 경치, 봄날의 아름다운 경치.
ㅇ大塊(대괴) : 천지(天地), 대지(大地), 조물주. 塊는 흙덩이.
ㅇ假(가) : 빌려주다, 여기서는 부여(賦與)해주다. 즉 조물주는 나에게 글을 쓸 수 있는 재주를 빌려 주어 형제간의 즐거운 이날 밤의 풍경을 이렇게 쓴다는 얘기이다.
ㅇ天倫(천륜) : 하늘이 맺어준 질서 즉 형제.
ㅇ群季(군계) : 많은 연소자(年少者), 아우들.
ㅇ惠連(혜련) : 남조 송(南朝 宋)의 사혜련(謝惠連)(397- ? ), 십세에 시를 잘 지어 그의 형 ㅇ령운(靈雲)은 그를 만나 시를 지으면 좋은 구(池塘生春草)가 얻어졌다 함.
ㅇ吾人(오인) : 나를 가리키는 일인칭 지시대명사.
ㅇ康樂(강락) : 사령운(謝靈雲, 385-433)이 강락후(康樂侯)에 봉해졌기 때문에 謝康樂이라 함. 그는 산수시(山水詩)의 시조로 이태백이 그의 시풍을 특히 좋아하여 은근히 자신에 비유함.
ㅇ幽賞(유상) : 그윽한 감상, 고요히 바라보며 즐김.
ㅇ高談(고담) : 고상한 담론(談論) 혹은 고성(高聲)으로 말을 함.
ㅇ轉淸(전청) : 점점 맑은 쪽으로 옮겨 감, 轉은 옮겨 감.
ㅇ瓊筵(경연) : 옥과 같이 아름다운 자리, 곧 화려한 연회.
ㅇ羽觴(우상) : 새깃 모양으로 된 술잔의 이름.
ㅇ雅懷(아회) : 마음 속의 맑은 회포, 아취(雅趣)있는 마음.
ㅇ如(여) : 만약, 만약 시를 제대로 짓지 못한다면.
ㅇ金谷酒數(금곡주수) : 진(晉)의 석숭(石崇)이 금곡원(金谷園)에서 손님들을 초빙하여 연회를 베풀 때 시를 짓지 못하면 벌주로 술 석잔을 먹였다는 고사(故事). 金谷은 하남성(河南省) 낙양현(洛陽 縣)의 서쪽 金水가 흐르는 골짜기. 石崇은 東洋을 대표하는 대부 (大富)였으나 녹주(綠珠)라는 애첩 때문에 아사(餓死)함.

 

◈ 본문풀이 ◈
대저 천지는 만물의 숙소요, 세월은 영원히 쉬지않고 천지의 사이를 지나가는 나그네와 같은 것이다. 이 중에 인간의 생애라고 하는 것은 꿈같이 덧없고 짦은 것이니 이 세상에서 환락을 누린다 한들 그 몇 시간이나 계속될 것인가. 고인이 등불을 손에 잡고 밤놀이를 즐겼다는 것은 참으로 까닭이 있는 일이니 더욱이 때는 봄 만물이 화창한 계절에 운애 낀 풍경으로 나를 불러주고 천지는 나에게 문장을 지을 수 있는 재주를 빌려준 데는 더욱 이 봄밤을 즐기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복사꽃 오얏꽃 만발한 동산에 모여서 형제들이 즐거운 놀이를 펼치니 많은 연소자들은 모두 혜련과 같이 시재가 있는 사람들이며 그 중 나의 영가만이 홀로 시 잘하는 강락에 부끄러울 뿐이다. 고요히 경치를 바라보는 즐거움이 아직 끝나지 않고 고상한 담화가 갈수록 맑은 분위기를 더해가니 훌륭한 연석에 꽃을 대해 앉아서 새깃 모양의 잔을 주고받으며 달빛 속에 취한다. 이런 즐거운 분위기에서 좋은 시가 나오지 않는다면 어떻게 아치있는 마음을 펼 수 있겠는가. 만약에 시가 되지 않는다면 진의 석숭이 금곡원에서 잔치를 열었을 때 시 못 지은 사람에게 벌줄 삼배를 내리던 그 규칙을 따르리라.

허생전(許生傳)
許生 居墨積洞. 直抵南山下 井上有古杏樹, 柴扉向樹而開 草屋數問 不蔽風雨. 然許生好讀書 妻爲人縫刺以糊口.
一日 妻甚饑 泣曰 :“子平生不赴擧 讀書何爲” 許生笑曰 :“吾讀書未熟이.” 妻曰 :“不有工乎?” 生曰 :“工未素學 奈何?”妻曰 :“不有商乎?”生曰:“商無本錢 奈何?”其妻 且罵曰 :“晝夜讀書 只學‘奈何'? 不工不商 何不盜賊?
許生掩卷起曰 :“惜乎! 吾讀書本期十年 今七年矣로다.”出門而去無相識者. 直之雪從街 問市中人曰 :“漢陽中에 催最富?” 有道卞氏者遂訪其家
許生長揖曰 :“吾家貧 欲有所小詩 願從君借萬金.”卞氏曰 :“諾.”立與萬金, 客竟不謝而去. 子弟濱客 視許生  者也.
絲 穗拔 革  顚, 笠挫袍煤 鼻流淸涕. 客旣去 皆大驚曰 :“大人知客乎?” 曰 :“不知也”“今一朝浪空擲萬金於生乎所不知何人, 而不問其姓名 何也?
卞氏曰 :“此非爾所知. 凡有求於人者 必廣張志意 先耀信義, 然顔色傀屈 言辭重複, 彼客 衣 雖 辭簡而視傲 容無作色, 不待物而自足者也. 彼其所試術不小 吾亦有所試於客. 不與則己 旣與之萬金, 問姓名何爲?“

 

◈ 내용연구 ◈
◈ 妻爲人縫刺以糊口(처위인봉자이호구) : 처가 남을 위해 바느질을 하여(입에) 풀칠을 하였다.
◈ 子平生不赴擧 讀書何爲(자평생불부거 독서하위) : 당신은 평생 과거에 응시하지 않으니, 독서는 왜 하십니까?
◈ 不有工乎(불유공호) : 장인바치의 일이 있지 않습니까?
◈ 工未素學 奈何(공미소학 내하) : 장인바치의 일은 평소에 배우지 않았는데 어찌 하리요?
◈ 晝夜讀書 只學‘奈何(주야독서 지학‘내하) : 밤낮 글을 읽더니 단지‘어찌 하리요’만 배웠소?
◈ 直之雪從街(직지설종가) : 곧바로 운종가로 갔다.
◈ 有道卞氏者(유도변씨자) : 변씨라고 말해 주는 사람이 있었다.
◈ 吾家貧 欲有所小詩 願從君借萬金(오가빈 욕유소소시 원종군차만금) : 내 집이 가난하여 조금 시험해 보려는 것이 있어 원컨대 당신에게 만금을 빌리고 자 합니다.
從 :‘~로 부터.’ 君 : 2인칭 대명사. 당신. 그대.
◈ 立與萬金(입여만김) : 즉시 만금을 주었다.
立 : 즉시. 與 : 주다.
◈ 絲 穗拔 革  顚 笠挫袍煤 鼻流淸涕(사조수발 혁구근전 입좌포매 비류청체) : 실띠의 술이 빠져 너덩너덜했으며, 가죽신의 뒷굽이 꺾였고, 갓은 일그러졌으며 도포는 새까맣고, 코에서는 맑은 콧물이 흘렀다.
◈ 今一朝 浪空擲萬金於生乎所不知何人 而不問其姓名 何也(금일조 낭공척만김어생호소불지하인 이불문기성명 하야) : 지금 하루 아침에 평소 어떤 사람인지도 모르는 사람에게 함부로 헛되어 만금을 던져 주고서도, 그 성명도 묻지 않은 것은 어째서입니까?
◈ 辭簡而視傲 容無作色 不待物而自足者也(사간이시오 용무작색 불대물이자족자야) : 말은 간결하며 눈은 오만하고, 얼굴엔 부끄러워하는 기색이 없으니, 재물을 기다려 스스로 만족하는 사람이 아니다.
不待物而自足者 : 재물이 생겨야 스스로 만족하는 사람이 아니다. 즉 재물이 없어도 스스로 만족하는 사람이라는 뜻.
◈ 不與則已 旣與之萬金 問姓名何爲(불여칙이 기여지만김 문성명하위) ; 주지 않으면 그만이거니와, 이미 그에게 만금을 주었는데 성명을 물어서 무엇 하겠는가?

 

◈ 본문풀이 ◈
허생은 묵적동에 살았다. 곧바로 남산밑에 닿으면 우물 가에 오래 된 은행나무가 있고 사립문은 나무를 향하여 열려있는데, 두어 칸 초가집은 비바람도 가리지 못하였다. 그러나 허생은 독서만 좋아하였고, 아내가 남을 위해 바느질을 하여 풀칠을 하였다. 하루는 아내가 몹시 굶주려 울면서 말하였다. "당신은 평생 과거에 응시하지 않으니, 독서는 왜 하십니까?" 허생이 웃으며 말하였다. "나는 독서가 아직 익숙지 않구려." "장인바치의 일이 있지 않습니까?" "장인바치의 일은 평소에 배우지 않았는데 어찌 하리요?" "장사가 있지 않습니까?" "장사는 본전이 없으니 어찌 하리요?" 그 아내가 성내며 꾸짖어 말하였다. "밤낮 글을 읽어 단지 '어찌 하리요'만 배웠소? 장인바치도 하지 않고 장사도 하지 않으면 왜 도적질은 안 하나요?" 허생이 책을 덮고 일어나며 말하였다. "애석하다! 내가 독서함에 본래 10년을 기약하였는데, 지금 7년이로다." 문을 나와 가니 아는 자가 없었다. 곧바로 운종가로 가서 저자 사람에게 묻기를 "한양에서 누가 제일 부자요?"라고 하니, 변씨라고 말해 주는 사람이 있었다. 드디어 그 집을 찾아가서 허생이 길게 읍하고 말하였다. "내가 집이 가난하여 조금 시험해 보려는 것이 있어, 원컨대 당신에게 만금을 빌리고자 합니다." 변씨가 "좋다!"하고 즉시 만금을 주니, 객은 마침내 인사도 하지 않고 가버렸다. 자제와 빈객이 허생을 보니 거지였다. 실띠의 술이 빠져 너덜너덜했으며, 가죽신의 뒷굽이 꺾였고, 갓은 일그러졌으며, 도포는 새까맣고 코에서는 맑은 콧물이 흘렀다. 객이 이미 떠남에 모두 크게 놀라며 말하였다. "대인께서는 객을 아십니까?" "알지 못하느니라." "지금 하루아침에 평소 어떤 사람인지도 모르는 이에게 함부로 헛되이 만금을 던져 주고서도, 그 성명도 묻지 않은 것은 어째서입니까?" "이것은 너희들이 알 바가 아니다. 무릇 남에게 구함이 있는 자는 반드시 뜻을 과장하고 먼저 신의를 빛낸다. 그러나 안색은 비굴하고 인사는 중복되기 마련인데, 저 객은 옷과 신발은 비록 해졌으나 akfs은 간결하며 눈은 오만하고 얼굴엔 부그러워하는 기색이 없으니, 재물을 기다려 스스로 만족하는 사람이 아니다. 저이가 시험하려는 바의 이 작지 않을것이니, 나 역시 객에게 시험할 바가 있노라. 주지 않으면 그만이거니와, 이미 그에게 만금을 주었는데 성명을 물어서 무엇 하겠는가?

훈민정음서(訓民正音序)
有天地自然之聲, 則必有天地自然之文‥所以古人, 因聲制字, 以通萬物之情, 以載三才之道, 而後世不能易也.然四方風土區別, 聲氣亦隨而異焉. 蓋外國之語有其聲而無其字, 假中國之字, 以通其用, 是猶 鑿之  也. 豈能達而無碍乎 ? 要皆各隨所處而安, 不可强之使同也. 吾東方禮樂文物,  擬華夏, 但方言俚語 不與之同. 學書者 患其旨趣之難曉, 治獄者 病其曲折之難通, 昔新羅薛聰, 始作史讀, 官府民間, 至今行之然皆假字而用, 或澁或室 非但鄙陋無稽而已. 至於言語之間, 則不能達其萬一焉.癸亥冬, 我殿下創正音二十八字, 略揭例義示之, 名曰「訓民正音」, 象形而字倣古篆, 因聲而音 七調, 三極之義二氣之妙, 莫不該括 以二十八字, 而轉換無窮, 簡而要精而通. 故智者 不終朝而會, 愚者 可浹旬而學, 以是解書, 可以知其義, 以是聽訟, 可以得其情. 字韻則淸濁之能辨, 樂歌則律呂之克諧, 無所用而不備無所往而不達, 雖風聲鶴 , 鷄鳴狗吠, 皆可得而書矣. 遂命詳加解釋, 以喩諸人, 於是, 臣與集賢殿應敎, 臣崔恒, 副校理臣朴彭年, 臣申叔舟, 修攘臣成三問, 敦寧府注簿臣姜希顔, 行集賢殿副修撰臣李塏, 臣李善老等, 謹作諸解及例, 以敍其梗槪, 庶使觀者, 不師而自悟, 若其淵源精義之妙, 則非臣等之所能發揮也. 恭惟我殿下天縱之聖, 制度施爲, 超越百王, 正音之作, 無所祖述, 而成於自然, 豈以其至理之無所不在, 而非人爲之私也. 夫東方有國, 不爲不久, 而開物成務之大智, 蓋有待於今日也歟. <訓民正音>

 


◈ 본문풀이 ◈
천지자연의 소리가 있으면 반드시 천지자연의 문(文)이 있어서, 옛사람들은 소리로써 문자를 만들어서 만물의 정(情)에 통하며, 삼재(三才)의 도(道)를 실어서 후세에도 바뀌어지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사방의 풍토가 다르고, 목소리 또한 지역에 따라 다르다. 대개 외국(중국을 제외한 나라)의 말은 각기 그 소리는 있으나 그 글자가 없어서 중국의 글자를 빌려서 통용하였는데, 이는 둥근 자루를 네모난 구멍에 넣는 것처럼 서로 어긋나는 것이다. 어찌 능히 (자신의 뜻을) 전달하는데 장애가 없겠는가? 굳이 모두 각기 (자신이) 처한 것을 따르면 편안한데, 억지로 같게 할 수 없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예악문물은 중국과 같으나, 다만 방언이어(方言俚語)가 중국과 같지 않다. 글을 배우는 자는 의미를 깨닫기 어려움을 걱정하고, 옥리(獄吏)는 그 곡절을 통하기 어려움을 병통으로 삼는다. 옛날 신라의 설총이 처음 이두(吏讀)를 만들었는데, 관공서와 민간에서도 지금도 그것을 쓰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문자를 빌려 써서 혹은 난삽하고, 혹은 막혀있고, 비루하여 헤아려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말을 하는데 이르면 만 분지 일에도 통하지 않는다. 계해년 겨울 우리 전하께서 정음(正音) 28자를 만드시고, 간략하게 예의(例義)를 들어서 보여주시며, 그것을 이름하여 "훈민정음"이라 하였다. 모양을 본 떠서 만든 글자는 고전체(古篆體)를 모방하였으며, 소리를 따르는 음(音)은 칠조(七調)와 조화를 이루고, 삼재(三才)의 의미와 음양(陰陽)의 묘함이 두루 해당되지 않음이 없다.28자를 돌려쓰면 끝이 없어 간략하여서 요긴하고, 정밀하여서 통하게 된다. 그러므로 지혜로운 자는 아침 먹기도 전에 통하게 되며, 어리섞은 자도 열흘이 못되어 배울 수 있다. 이것으로써 책을 풀이하여 그 의미를 알 수 있고, 이것으로써 재판을 진행하면 그 정황을 (자세히) 알 수 있다. 글자의 운(韻)은 청탁(淸濁)이 구별되며, 노래를 부르면 12음이 조화를 이루어 쓰임이 갖추어 있지 않음이 없으며, 적용하는데 이루어지지 않는 곳이 없다. 비록 바람소리와 황새의 울음, 닭 울음과 개 짓는 소리까지도 모두 쓸 수가 있다. 드디어 자세히 해석을 더하여서 여러 사람을 깨우치도록 명하시었다.이에 신과 집현전 응교 최항(崔恒), 부교리 박팽년(朴彭年), 신숙주(申叔舟), 수찬 성삼문(成三問)·돈령주부 강희안(姜希顔)·행집현전 부수찬 이개(李塏), 이선노(李善老) 등에게 삼가 제해(諸解)와 용자례(用字例)를 지어서 그 대강을 서술하고, 보는 자로 하여금 스승이 없어도 자기 스스로 깨우치기를 바라며, 그 연원과 정밀한 뜻의 묘함은 신 등이 능히 발휘할 바가 아니다.
삼가 생각하옵건데 우리 전하께서는 하늘이 내리신 성인이며, 만드신 제도와 베푸신 일들은 백왕(百王)을 초월하며, 정음(正音)의 제작은 조술한 것이 아니며, 자연에서 이루어졌으니, 어찌 그 지극한 이치가 있지 않은 곳이 없어서, 사람들이 그것을 사사로이 할 바가 아니겠는가? 대저 동방에 나라가 있은 지 매우 오래 되었으나, 사람이 알지 못하는 것을 개발하고, 완벽하게 이룬 큰 지혜는 대개 금일을 기다려서 이루어졌도다.

수삽석남(首揷石枏)
新羅 崔伉 字石南, 有愛妾 父母禁之 不得見. 數月伉暴死, 經八日 夜中伉往妾家. 妾 不知其死也 顚喜迎接, 伉首揷石枏枝, 分與妾曰 :“父母許與汝同居. 故 來耳.” 遂與妾還到其家 伉踰垣而入, 夜將曉 久無消息. 家人出見之 問其來由 妾具說. 家人曰 :“伉死八日. 今日欲葬 何說怪事?
妾曰 :“浪人與我 分揷石枏枝, 可以此爲驗.”
於是 開棺視之, 屍首揷石枏 露濕衣裳, 履己穿矣. 妾知其死 痛哭欲絶, 伉乃還蘇. 偕老二十年而終.
이 글은 원래 신라말에서 고려초 사이의 시기에 성립된 이야기 책으로 추정되는 <수이전>에 실려있던 작품이다. <수이전>은 전하지 않지만, 조선 중기에 편찬된 <동국운부군옥>이라는 책에 이 작품이 실려 전한다. 身分을 초월한 남녀의 사랑을 그린 작품이라 하겠다.

 

◈ 내용연구 ◈
◈ 數月伉暴死( 수월항폭사) : 몇 달 만에 최항이 깁자기 죽었는데.
暴 : 갑자기.
◈ 經八日(경팔일) : 팔일이 지나서. 經 : 지나다.
◈ 妾 不知其死也 顚喜迎接(첩 불지기사야 전희영접) : 첩은 그가 죽은 줄 모르고서 뛸 듯이 기뻐하며 맞아들였는데,顚喜迎接 : 뛸 듯이 기뻐하다. 대단히 기뻐하다.
◈ 伉首揷石枏枝 分與妾(항수삽석남지 분여첩) : 최항은 머리에 석 남가지를 꽂고 있었는데, 첩에게 나누어주었다. 與: 주다.
◈ 可以此爲驗(가이차위험) : 이것으로써 증거를 삼을 수 있습니다.
以 ~爲:‘~로써 ...를 삼다’
◈ 露濕衣裳 履己穿矣(노습의상 이기천의) : 이슬에 옷이 젖어 있었 고, 신발도 이미 신고 있었다. 穿 :‘신발을 신다’는 뜻
◈ 痛哭欲絶 伉乃還蘇(통곡욕절 항내환소) : 통곡하며 목숨을 끊으 려고 하였더니, 최항이 다시 살아났다.
絶 : 목숨을 끊다.
◈ 偕老二十年而終(해노이십년이종) : 이십 년을 함께 살다가 죽었
다. 偕老 : 함께 늙다. 終 : 한평생을 마치다. 죽다.

 

◈ 본문풀이 ◈
신라 최항의 자는 석남이니 애첩이 있었는데, 부모가 그를 금하여 만나볼 수가 없었다. 몇 달만에 최항이 갑자기 죽었는데, 팔일이 지나서 한밤중에 최항이 첩의 집으로 갔다. 첩은 그가 죽은 줄도 모르고서 뛸듯이 기뻐하며 맞아들였다. 최항은 머리에 석남 가지를 꽃고 있었는데, 첩에게 나누어주며 말하였다.
" 부모님께서 너와 함께 살 것을 허락 하셨다. 그런 까닭으로 온 것이다." 드디어 첩과 함께 돌아가 그 집에 이르러 최항이 담을 넘어 들어가더니, 밤은 장차 새벽이 되려 하는데, 오래도록 그를 보고 그 온 연유를 물으니, 첩이 갖추어 말하였다.
집안 사람들이 말하였다. 최항은 죽은지 팔일이 되었다. 오늘 장사를 지내려고 하는데 어찌하여 괴이한 일을 말하는가 ? 첩이 말하였다.
"서방님이 저와 석남 가지를 나누어 꽂았으니, 이것으로써 증거를 삼을 수 있습니다." 이에 관을 열고 보니 시체의 머리엔 석남 가지가 꽂혀 있었고 이슬에 옷이 젖어 있었으며, 신발도 이미 신고 있었다. 첩이 그가 죽은 것을 알고 통곡하며 목숨을 끊으려 하였더니, 최항이 이에 다시 살아났다. 이 십년을 함께 살다 죽었다.

잡설(雜說)
世有伯樂然後 有千里馬 千里馬常有而伯樂 不常有 故雖有名馬 只辱於奴隸人之手 騈死於槽之間 不以千里稱也 馬之千里者 一食 或盡粟一石 食馬者 不知其能千里而食也 是馬 雖有千里之能 食不飽 力不足 才美不外見 且欲與常馬 等 不可得 安求其能千里也 策之不以其道 食之不能盡其 鳴之不能通其意 執策而臨之 曰 天下 無良馬 嗚呼 其眞無馬耶 其眞不識馬也 (古文眞寶)

한유의 잡설은 네편(龍, 醫, 鶴, 馬)이 있는데, 모두 소논문으로 특별히 제목을 붙일 정도가 못된다고 하여 잡설(雜說)이라 한 것이며, 여기 실은 글은 馬의 설로 풍유(諷諭)의 문장이다.
◈ 내용연구 ◈
◈ 伯樂백락) : 진(秦)의 목공(穆公) 때 사람으로 말을 잘 알아보는 명인(名人).
◈ 常有(상유) : 항상 있음.
◈ 奴隸人(노예인) : 노예, 하인, 여기서는 말을 기르는 마부.
◈ 騈死(변사) : 머리를 나란히 하여 죽음, 천리마가 능력도 펴보지 못하고 보통말들과 더불어 나란히 죽는다는 뜻.
◈ 槽 之間(조력지간) : 마굿간을 말함, 槽는 말의 죽통,  은 발 판, 마판.
◈ 粟一石(속일석) : 粟은 껍질 있는 곡식의 총칭, 一石은 한 섬 즉 열 말.
◈ 食馬者(사마자) : 말을 먹이는 자 즉 마부, 食는 먹일 사.
◈ 才美(재미) : 재주의 아름다움 즉 천리를 달릴 수 있는 능력.
◈ 不外見(불외현) : 밖으로 드러나지 못함.
◈ 常馬(상마) : 보통 말.
◈ 其道(기도) : 거기에 알맞은 방법.

 

◈ 본문풀이 ◈
세상에 백락(伯樂)이 있게 된 연후라야 천리마(千里馬)가 있는 것이다. 천리마는 언제나 세상에 존재하는 것이지만 백락은 언제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비록 명마(名馬)가 있다 하더라도 다만 노예의 손에 모욕을 당하고, 마굿간에서 보통 말과 함께 죽어가 천리마라는 평판은 듣지못하고 마는 것이다. 천리마는 한 끼니에 간혹 한 섬의 곡식을 먹어치우는 일도 있다. 그런데 말을 먹이는 자는 그것이 하루에 천리를 달릴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을 알고서 먹이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이 말이 비록 하루에 천리를 달릴 수 있는 능력이 있다 하더라도 배가 차지 않으면 힘도 충분히 낼 수 없으므로 뛰어난 재능도 겉에 나타나지 않는다. 그렇다고 보통 말과 같은 일을 할려고 해도 되지 않으니 어찌 하루에 천리를 달릴 수 있는 능력을 구할 수 있겠는가? 천리마를 채찍질하되 다루는 도리대로 하지 않고, 이를 기르는 데도 그 재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없게 하며, 주인을 향해 울어도 그 기분을 이해하지 못하고 채찍을 들고 말 앞에 서서는 '천하에는 좋은 말은 없다.'고 말한다. 아아! 정말로 좋은 말은 없는 것일까? 그렇지 않으면 정말로 좋은 말을 식별하지 못하는 것일까?

출사표(出師表)
先帝創業未半, 而中道崩 . 今天下三分, 益州疲弊. 此誠危急存亡之秋也. 然侍衛之臣, 不懈於內, 忠志之士, 忘身於外者, 蓋追先帝之殊遇, 欲報之於陛下也. 誠宜開張聖聽, 以光先帝遺德, 恢弘志士之氣. 不宜妄自菲薄, 引喩失義, 以塞忠諫之路也. 宮中府中, 俱爲一體. 陟罰臧否, 不宜異同. 若有作奸犯科, 及爲忠善者, 宜付有司, 論其刑賞, 以昭陛下平明之理. 不宜偏私, 使內外異法也. 侍中侍郞, 郭攸之費褘董允等, 此皆良實, 志慮忠純. 是以先帝簡拔, 以遺陛下. 愚以爲, 宮中之事, 事無大小, 悉以咨之, 然後施行, 必能裨補闕漏, 有所廣益. 將軍向寵, 性行淑均, 曉暢軍事. 試用於昔日, 先帝稱之曰能. 是以衆議, 擧寵爲督. 愚以爲, 營中之事, 事無大小, 悉以咨之, 必能使行陣和睦, 優劣得所也. 親賢臣, 遠小人, 此先漢所以興隆也. 親小人, 遠賢臣, 此後漢所以傾頹也. 先帝在時, 每與臣論此事, 未嘗不歎息痛恨於桓靈也. 侍中尙書長史參軍, 此悉貞亮死節之臣. 願陛下親之信之, 則漢室之隆, 可計日而待也. 臣本布衣, 躬耕南陽. 苟全性命於亂世, 不求聞達於諸侯. 先帝不以臣卑鄙, 猥自枉屈, 三顧臣於草廬之中, 咨臣以當世之事. 由是感激, 遂許先帝以驅馳. 後値傾覆, 受任於敗軍之際, 奉命於危難之間. 爾來二十有一年矣. 先帝知臣謹愼. 故臨崩寄臣以大事也. 受命以來, 夙夜憂嘆, 恐託付不效, 以傷先帝之明. 故五月渡瀘, 深入不毛. 今南方已定, 兵甲已足. 當奬率三軍, 北定中原. 庶竭駑鈍, 攘除姦凶, 興復漢室, 還于舊都. 此臣所以報先帝, 而忠陛下之職分也. 至於斟酌損益, 進盡忠言, 則攸之 允之任也. 願陛下託臣以討賊興復之效. 不效則治臣之罪, 以告先帝之靈. 若無興德之言, 責攸之 允等之咎, 以彰其慢. 陛下亦宜自謀 以諮諏善道, 察納雅言, 深追先帝遺詔. 臣不勝受恩感激, 今當遠離, 臨表涕泣, 不知所云.

 

◈ 본문풀이 ◈

제(유비)께서는 창업한지 반도 이루시지 못하고 돌아가시었습니다. 이제 천하가 셋으로 갈리어 익주(益州)가 피폐하였으니, 이는 진실로 위급존망의 때입니다. 그러나 폐하를 모시는 신하가 궁중에서 게을리 하지 않고, 충성된 마음이 있는 무사가 자신을 잊고 밖에 있는 것은 대체로 선제(先帝)의 특별한 대우를 좇아, 이를 폐하께 갚고자 함입니다.
진실로 폐하의 총명한 귀를 넓게 열고, 선제의 끼치신 덕을 널리 빛내고, 지사의 의기를 넓히고 키워야할 것입니다. 함부로 자기 스스로를 덕이 엷다고 낮추어서, 비유를 하여 실의하여서 진심으로 간하는 길을 막으면 안됩니다.
궁중과 조정은 한 가지입니다. 선악을 올리고 벌하되 다름이 없어야 합니다. 만약 간악한 짓을 저질러 죄를 범하는 자와 충성과 선행을 한 자가 있으면 마땅히 유사에게 부쳐서, 그 벌 주고 상주는 것을 논하게 함으로써 폐하의 공평하고 현명한 다스림을 밝히시고, 편벽되고 사사롭게 하여 내외(內外)로 하여금 법을 달리함은 옳지 못합니다.
시중(侍中)인 곽유지(郭攸之)와 비위(費褘), 시랑(侍郞) 동윤(董允) 등, 이들은 모두 선량하고 진실하며, 심지와 사려가 충직하고 순정합니다. 이런 까닭에 선제께서 발탁하여 폐하께 남겨 주셨습니다. 신이 생각하옵건데 궁중의 일은 일의 크고 작은 것이 없이 모두 이들에게 자문한 연후에야 시행한다면 반드시 빠진 데와 모자란 데를 도와서 널리 이익된 바가 있을 것입니다.
장군 향총(向寵)은 성질과 품행이 선량하고 치우친 데가 없으며, 군사에 두루 밝아서 옛날에 시용(試用)해서 선제께서 그에게 "재능이 있다"하셨습니다. 이런 까닭에 여러 사람과 의논하여 향총을 천거하여 제독을 삼았습니다. 제가 생각하옵건데 궁중의 일은 일 크고 작음을 막론하고 모두 이들에게 자문한다면 반드시 군대의 대오와 군중의 사람들을 화목하게 하고, (사람들을) 우열에 따라 배치할 것입니다.
현신을 친하고 소인배를 멀리한 것은, 이것이 전한(前漢)을 흥륭케 한 까닭이 되며, 소인배와 친하고 어진 신하를 멀리한 것은, 이것이 후한(後漢)을 기울게 한 까닭이 됩니다. 선제께서 자리에 계실 때에는 매양 신과 이런 일을 의논하셨으며, 일찍이 후한의 환제(桓帝)·영제(靈帝) 때 정치가 어지러워 마침내 나라가 망했던 일에 대해, 탄식하고 원통해 하시기를 마지 않으셨습니다.
시중상서(侍中尙書)인 진진(陳震), 장사(長史)의 장예(張裔) 및 참군(參軍) 장완(蔣琬) 등, 이들은 모두 절개가 굳고 진실한 인물이니, 충절을 지키기 위해서는 죽음을 아끼지 않는 신하들입니다. 폐하께서는 이들과 친하고 이들을 믿으면 촉한(蜀漢)의 황실이 융성하기는 날을 세어 기다릴 만큼 빨리 이루어질 것입니다.
선제께서 신을 비루하다고 여기시지 않으시고 외람되이 스스로를 굽혀 신의 초가집으로 세 번이나 찾아오셔서 당세의 일로써 자문하셨습니다. 이로 말미암아 감격하여 드디어 선제께 말을 모는 것으로써 허락하였습니다. 뒷날 다시 패배를 당하여 패군의 때에 임무를 받았으며, 위급하고 어려운 사이에 명을 받았습니다.
이래로 21년이 되었습니다. 선제께서 신을 삼간다고 여기시어 돌아가실때에 임하여 대사로써 부탁하셨습니다.선제께 수명(受命)한 이래로 신은 조석으로 걱정하기를 당부하신 일이 효과가 나지 않아, 그로써 선제의 총명을 손상하는 일이 있을까 두려워하였습니다.
그런 까닭에 건흥(建興) 3년 5월에 려수(濾水)를 건너서 깊이 불모의 땅에 들어가서 도적들을 토벌하였습니다. 그리하여 이제 이미 남방은 평정되었고, 병기와 갑옷도 이미 충분히 마련되었으니, 당현히 3군을 독려 인솔하여 북으로 중원을 평정할 차례입니다. 바라는 것은 노둔한 재능이나마 있는 힘을 다하여, 간흉을 제거하여서 한나라 황실을 다시 일으키고 옛 수도를 회복하는 것입니다. .
이는 신이 선제께 보답하고, 폐하께 충성하는 직분의 이유입니다. 그리고 손익을 잘 고려하여 나아가 폐하께 충성된 말을 다라는 일은 곽유지, 비위, 동윤 등의 맡은 바 임무입니다. 원컨데 폐하는 신에게 적군을 토벌하여 한나라 왕실을 다시 일으키는데 실효를 거두는 책임을 맡기십시오. 그래서 실효가 나지 않거든 신의 죄를 다스려 선제의 영정 앞에 고하십시오
만약에 덕을 일으키는 말이 없으면 곽유지, 비위, 동윤 등의 죄를 꾸짓어서 그 태만을 밝히십시오. 폐하도 또한, 마땅히 스스로 도모하여 그로써 선책(善策)을 물어 의논하고, 신하의 바른 말을 살펴 들어서 깊이 선제께서 남기신 말씀을 추종하여야 합니다. 신은 은혜를 입은 감격을 이기지 못하고, 이제 멀리 전지(戰地)로 떠남을 당하여, 이 표의 글을 쓰려니, 눈물과 울음이 나와서 말할 바를 알지 못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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