余幼好此奇服兮, 年旣老而不衰.여유호차기복혜, 연기로이불쇠.
나는 어려서부터
남 다른 옷을 좋아하였는데
늙어서도 여전히 변하지 않았네.
帶長鋏之陸離兮, 冠切雲之崔嵬.대장협지륙리혜, 관절운지최외.
길게 늘어진 긴칼을 차고
아찔하게 높은 절운관을 썼네.
被明月兮佩寶腰.피명월혜패보요.
등에는 명월 박힌 옷을 걸치고
허리엔 아름다운 옥대를 둘렀네.
世混濁而莫余知兮, 吾方高馳而不顧.세혼탁이막여지혜, 오방고치이불고.
세상이 혼탁하여 나를 알아주지 않으니,
나는 먼 곳으로 달려서
(이 더러운 세상을) 되돌아보지 않으련다.
駕靑龍兮白龍車, 吾與重華遊兮瑤之圃.가청용혜백용거, 오여중화유혜요지포.
푸른 용, 흰 용이 이끄는 수레를 타고,
나는 순임금과 함께
옥으로 만들어진 동산에서 노니네.
登崑崙食玉英, 與天地兮同壽, 與日月兮同光.등곤륜식옥영, 여천지혜동수, 여일월혜동광.
나는 곤륜산에 올라가서
옥화(玉花)를 따먹으며
천지와 더불어 오래 살며,
일월(日月)과 함께 빛나고 싶네.
哀南夷之莫吾知兮, 旦余濟乎江湘.애남이지막오지혜, 단여제호강상.
남방의 오랑캐가
나를 알아주지 않는 것이 서러우니,
아침에 나는 장강과 상수를 건너노라.
乘鄂渚而反顧兮, 鳴秋冬之緖風.승악저이반고혜, 명추동지서풍.
악저(鄂渚)에 올라서 되돌아보니,
아! 추동(秋冬)의 찬바람 아직도 부는구나.
步余馬兮山皐, 邸余車兮方林.보여마혜산고, 저여거혜방림.
산 연못가에 나의 말을 천천히 몰아서
방림(方林)에서 수레를 멈추었네.
乘窓船余上沅兮, 齊吳榜以擊汰.승창선여상원혜, 제오방이격태.
창문 달린 배를 타고
원수(沅水)를 거슬러 오르고
오(吳)지방의 노를 저어 물결을 가르노라.
船容與而不進兮, 淹回水而疑滯.선용여이부진혜, 엄회수이의체.
배는 느릿느릿 나아가지 않고
소용돌이 물에 걸려 머물러 있네.
朝發枉底兮, 夕宿辰陽.조발왕저혜, 석숙진양.
아침에 왕저(枉底)를 떠나서
저녁에 진양(辰陽)에서 머무노라.
苟余心其端直兮, 雖僻遠之何像!구여심기단직혜, 수벽원지하상!
진실로 나의 마음이 바르고 곧으니,
비록 멀고 동떨어진 곳이라 해도
무슨 근심이 있겠는가!
入西浦余淺回兮, 迷不知吾所如.입서포여천회혜, 미부지오소여.
서포(西浦)에 들어가 배회하다가
아득하여 내가 갈 곳을 모르겠네.
深林杳以冥冥兮, 猿有之所居.심림묘이명명혜, 원유지소거.
산에 나무는 깊고 아득한데,
그 곳에 원숭이 산다네.
山峻高以蔽日兮, 下幽晦以多雨.산준고이폐일혜, 하유회이다우.
산은 험하고 높아서 해를 가리고
아래는 깊고 음침해서 비가 많다네.
霰雪紛其無垠兮, 雲泌泌而承宇.산설분기무은혜, 운비비이승우.
싸락눈은 아주 많이 내려 끝이 없고,
구름이 쏟아질 듯 처마에 닿아있네.
哀吾生之無樂兮, 幽獨處乎山中.애오생지무락혜, 유독처호산중.
내 삶의 무미함을 슬퍼하며
홀로 이 외진 산중에 사네.
吾不能變心而從俗兮, 固將愁苦而終窮.오불능변심이종속혜, 고장수고이종궁.
나는 마음을 바꾸어 속세를 따를 수 없으니
진실로 근심 속에 평생 고생하리라.
接輿困首兮, 桑扈裸行.접여곤수혜, 상호라행.
접여(接輿)는 머리를 풀어 미친 체 했고
상호(桑扈)는 발가벗고 돌아다녔네.
忠不必用兮, 賢不必以.충불필용혜, 현불필이.
충신이라고 반드시 등용되는 법은 없으며,
賢人도 기용하지 않는구나.
伍子逢殃兮, 比干菹鹽.오자봉앙혜, 비간저염.
오자서(伍子胥)는 재앙을 당했고,
비간(比干)은 죽어서 소금에 절여졌네.
與前世而皆然兮, 吾又何怨乎今之人!여전세이개연혜, 오우하원호금지인!
자고 이래로 모두다 그러했는데,
내가 어찌 오늘날의 사람들을 원망하겠는가!
余將董道而不豫兮, 固將重昏而終身.여장동도이불예혜, 고장중혼이종신.
나는 바른 길을 따라서 주저하지 않다가
거듭 어두운 세상을 만나 이 목숨을 마치리라.
亂曰.. 鸞鳥鳳皇日以遠兮,난왈.. 난조봉황일이원혜,
여럿이 노래하기를
난(鸞)새, 봉황 같은 길조들은
나날이 멀어져 가고
燕雀烏鵲巢堂壇兮, 露申辛夷死林薄兮,연작오작소당단혜, 노신신이사림박혜,
제비, 참새, 까마귀, 까치 같은 잡새는
고당과 뜰에 깃들고,
신초와 신이 풀이 무성한 숲 풀 속에서 죽고,
腥臭倂御芳不得薄兮, 陰陽易位時不當兮,성취병어방부득박혜, 음양역위시부당혜,
비린 내 나는 악취는 잘 쓰여지는데
향기 나는 것은 쫓겨나네.
음과 양(즉 소인과 군자)의 자리가 바뀌고
때가 온당치 않으니,
懷信侘題忽乎吾將行兮.회신차제홀호오장행혜.
진실된 마음을 품고서
실의에 젖어서
나는 장차 떠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