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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경제자유구역은 대한민국 경제성장 지표의 1%를 담당하게 될 것”
安相洙 ⊙ 1946년 충남 태안 출생. ⊙ 경기고, 서울대 체육교육학과, 同 대학원 경영학 석사, 美 서던캘리포니아大 대학원 경영학 박사. ⊙ 동양그룹 종합조정실 사장,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 경제특보, 15대 국회의원(인천계양강화갑) 역임.
인터뷰 정리 : 郭少慶 자유기고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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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하면 우선 떠오르는 이미지는 개항과 전쟁, 상륙작전, 차이나타운, 공항, 경제자유구역 이미지다. 얼마 전 일본 요코하마를 취재한 적이 있는데, 인천과 요코하마는 ‘세계로 열린 窓(창)’이라는 비슷한 이미지가 오버랩된다. 인천은 송도 신도시, 인천공항, 인천항 등을 품에 안고 미래를 향해 약진하고 있다. 특히 송도 신도시와 영종도, 용유도, 청라지구를 중심으로 한 인천경제자유구역은 인천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가 걸린 新(신)성장동력이다. 그 인천의 중심에 151층 높이의 인천타워가 착공됐고, 세계 5위의 斜張橋(사장교)로 기록될 인천대교, 그리고 인천국제공항 2단계 공사가 숨가쁘게 진행되고 있다. 한편에선 ‘인천방문의 해’, 세계도시축전, 인천아시안게임 등을 준비하느라 공무원과 시민, 관계자들이 바쁘게 움직인다. 그 중심에 서 있는 安相洙(안상수) 인천시장을 만났다. ―조만간 인천시가 인구나 산업규모 면에서 부산시를 앞지르고 우리나라 2위의 도시로 발돋움할 것이라는 관측들이 있습니다. 인천시가 급성장하는 원동력은 어디에 있습니까. “인천을 부산과 비교하는 시각들이 많은데, 그런 비교는 이제 그만했으면 합니다. 우리는 국내 도시와의 도토리 키 재기 식 다툼이 아니라 상하이(上海)나 두바이, 뉴욕 등 국제도시와 경쟁해야 합니다. 지금 인천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인천국제공항과 황해권의 중심항구를 중심으로 최첨단 국제자유도시를 건설 중에 있습니다. 인천시의 용지 규모는 여의도의 70배, 맨해튼의 두 배가 넘거든요. 개발하기에 따라 뉴욕 못지않은 멋진 도시가 될 수 있는 거죠. 뉴욕이 미국과 세계 경제를 끌고 가는 기관차라면 우리는 동북아의 경제 허브 역할을 해 보겠다는 겁니다. 2014년 인천에서 아시안게임이 열릴 때쯤이면 세계인들이 인천의 이런 비전에 대부분 공감하게 될 것입니다.” ―다른 도시와 비교하면 인천은 복 받은 도시라는 생각이 듭니다. 송도 신도시처럼 바다를 매립해서 얻은, 그야말로 백지에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완벽한 땅을 확보한 데다, 공항과 항만이 있고, 배후에는 서울이라는 국제도시가 위치해 있으니 말이죠. “인천경제자유구역이 앞으로 강화도, 개성공단과 연계되면 북한 개방과 남북 통일시대를 여는 교두보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이미 개성공단은 제조업 쪽으로 상당히 진행되었는데, 남북관계만 잘 풀리면 인천과 연계 발전할 수밖에 없습니다. 인천의 물류, 서울의 금융과 인재, 역사, 강화와 개성의 제조 경쟁력이 함께 어우러져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될 겁니다. 중국의 주장(珠江)삼각주가 중국 경제의 개혁·개방과 발전에 있어 큰 역할을 한 것처럼 말입니다.” 천지개벽의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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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은 바다를 매립해 백지에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땅을 확보했다. 사진은 공사 중인 송도신도시. | ―인천경제자유구역과 송도 신도시 개발은 계획에 비해 어느 정도나 진척됐습니까. “지금 보면 저 앞의 땅들이 텅 비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현재 전국의 레미콘 트럭, 덤프 트럭의 절반 이상이 이 지역에 밀집해 있을 정도입니다. 공사 진척도는 당초 계획의 15% 정도 진행됐습니다. 이제부터 가속이 붙어 2012년에는 50%, 2014년 아시안게임 때는 80% 정도, 2020년까지는 大役事(대역사)가 완전 마무리될 것입니다.” 안 시장은 “인천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5년 후면 인천경제자유구역의 모습이 혁명적으로 바뀌게 될 것”이라면서 이렇게 말했다. “현재 동시다발적으로 개발이 진행되어 올 가을 세계도시축전 때가 되면 저 앞에 비어 있는 땅의 60% 가량이 공사를 위해 파여 있거나, 건물이 올라와 있거나 해서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일 겁니다. 영종도도 올 하반기나 내년 초에는 사업의 70% 정도가 착공되어 있을 것이고, 청라지구는 이미 40~50%가 착공됐습니다.” 그러나 송도 신도시의 갯벌타워 앞은 황무지 허허벌판이었다. ‘연세대 부지’로 알려진 일부 구역에서 파일을 박는 작업이 한창일 뿐이다. 과연 이런 상태에서 당장 닥쳐올 올 가을에 세계도시축전을 제대로 열 수 있을까. 인천경제자유구역과 송도 신도시 개발 프로그램은 제대로 진행되고 있는 것일까. 이 질문에 안 시장은 이렇게 답한다. “어떤 건물을 지을 경우 사전에 많은 행정절차, 비즈니스 모델 수립과 파이낸싱, 설계 등에 오랜 기간이 걸리지만 일단 착공하면 건물을 짓는 데는 빠르면 2년, 보통 3~4년이면 끝납니다. 어지간한 공사는 2012년이면 거의 끝이 날 겁니다.” ―제가 두바이에 출장 갔을 때 삼성물산이 짓고 있는 세계 최고 높이의 버즈두바이 건물 설명을 들어보니 사흘에 한 층씩 올라갔다고 하더군요. “지난해 착공한 인천타워의 151층 쌍둥이 빌딩이 2014년 상반기에 완공 예정입니다. 불과 5년 반 만에 151층 건물이 완성되는 것이니 대단한 속도전이죠. 인천타워도 지반공사만 끝나면 3~4일에 1개 층씩 올라가게 될 겁니다.” ―올해 8월 7일부터 10월 25일까지 열리는 인천세계도시축전은 어떤 행사이며 이것이 기획된 배경은 무엇입니까. “인천은 국내외 어느 도시보다 성장 가능성을 주목 받고 있지만 브랜드 가치는 저평가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세계도시축전은 인천의 브랜드 가치를 몇 단계 끌어올리기 위해 기획된 국제 비즈니스 행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도시개발, 환경, 첨단기술, 문화예술 등을 주제로 한 이벤트 행사를 통해 인천을 세계에 알림으로써 건전한 해외자본을 적극 유치하자는 취지입니다.” 투자유치 위한 홍보의 場 안 시장의 설명을 요약하면 이렇다. 2003년 8월 인천경제자유구역이 지정됐고, 그해 10월 15일에 경제자유구역청이 발족되어 투자유치 활동을 시작했는데, 인천의 비전에 대한 신뢰도가 높지 않았고, 홍보도 미흡해 투자유치에 어려움이 커서 홍보 차원에서 이 행사를 구상했다는 것이다. 안 시장은 “세계도시축전에 대한 구상은 오래 전부터 했지만 선거운동 한다는 비판을 받을까 우려되어 2기 시장으로 취임한 직후인 2006년 8월부터 본격적으로 행사를 추진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우리 인천시의 비전을 요약해서 세계인들에게 보여줘야 하는데, 그냥 오라고 하면 사람들이 오겠습니까. 이왕이면 흥미 있고, 정보가 되는 행사들을 만들어 세계인들을 불러모으자는 취지에서 송도 신도시에 약 24만7500㎡(7만5000평) 규모의 파빌리온을 건설해 문명관, 과학관, 도시관 등 미니어처로 관련 내용을 전시하기로 한 것입니다. 또 도시와 관련된 수요자와 공급자, 도시 건설과 관련된 기관과 기업, 도시를 연구하고 개발하는 학자 교수 전문가들을 초청하여 세미나, 콘퍼런스 등을 열어 도시 비전을 토론하고, ‘미래 도시의 꿈’이 실현되는 곳이 인천이라는 것을 널리 알리는 작업을 하게 될 겁니다.” ―말하자면 인천의 미래 비전을 미리 보여주자는 개념으로 도시축전을 진행하는 건가요. “그렇습니다. 미리 보여줘서 투자를 구상하는 사람들이 미리 인천에 와서 보고, 여기서 사업을 하면 확실한 희망이 있다는 것을 체험토록 하자는 거죠. 현재 시스코와 같은 세계적인 기업과 글로벌 기업의 연구소, 여러 대학이 송도 신도시에 투자 혹은 입주를 결정했어요. 아마 도시축전이 끝나면 더 많은 기업들이 인천에 투자를 결정할 것입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두바이의 경우 해외투자가 끊겨 어려움에 처했다는데, 인천에 투자를 약속하거나 MOU를 체결했던 해외기업들의 투자현황은 어떻습니까. “우리의 경우 적어도 2000억 달러 정도의 대규모 투자유치가 이루어져야 하는데, 재정문제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송도를 예로 들자면 이곳의 개발이익, 즉 아파트나 상업빌딩을 건설하여 분양한 이익으로 대학이나 연구소 등을 건설하게 됩니다. 때문에 정부에서 분양가 상한제 같은 규제만 해제해 주면 아무 문제가 없어요. 지금도 국내외 투자 마켓에서는 인천에 투자하겠다는 수요가 많이 있고, 실제로 우리와 구체적으로 협의 중인 해외투자자들도 많아요. 미국의 <월스트리트 저널>이 예측한 대로 앞으로 경제가 가장 빨리 회복되고, 당분간 경쟁력 있는 나라는 CIK(China, India, Korea)라는 거 아닙니까. 우리나라가 지금 어려운 국면을 맞고 있지만, 우리 인천은 한국의 경제회복을 위해 가장 앞서 뛰는 주자입니다. 현재 인천 외의 다른 지역은 프로젝트 파이낸싱이 안 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인천은 금융이 받쳐 주니까 모든 사업이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는 겁니다.” 인천의 경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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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1월 26일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연세대학교 송도국제화복합단지 기공식이 열렸다. 안상수 시장은 인천을 ‘과학의 허브’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 ―상하이, 두바이, 싱가포르를 비롯하여 세계 여러 나라들이 허브(hub·중심)도시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런 경쟁 도시들과 비교할 때 인천의 경쟁력은 무엇입니까. “인천이 두바이나 상하이와 차별화되는 점은 그들에 비해 훨씬 체계적이라는 겁니다. 우리는 도시계획이 아주 잘된 상태에서 개발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인천은 비즈니스, 주거, 레저, 문화 등 모든 콘텐츠가 30분 이내에 있어 미래 도시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인천대교라는 근사한 다리를 드라이브하고 151층 빌딩에 올라가서 야경을 내려다보며 식사하는 것이 얼마나 특별한 경험이겠습니까. 송도 신도시에는 세계적인 골퍼 잭 니클로스가 직접 설계한 골프장, 세계적인 지휘자 정명훈씨가 관여하고 있는 아트센터, 아직 확정은 안 됐습니다만 구겐하임 미술관, 밀란 디자인 시티가 들어서게 됩니다. 이런 세계적인 시설을 10개 이상 유치해 주거하는 사람이나 비즈니스맨 등 방문자 모두 만족할 만한 시설을 갖춤으로써 도시에 대한 정의를 재정립하게 될 것입니다.” ―2009 인천세계도시축전을 통해 인천시가 기대하는 것은 무엇이며, 이를 통해 구체적으로 기대되는 효과는 무엇입니까? “전문기관의 연구결과 세계도시축전의 각종 유발효과 통계가 이미 발표됐습니다만, 저는 수치상의 이득보다 보이지 않은 유발효과가 더 크다고 생각해요. 도시축전은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있는 인천의 비전을 세계에 알리고 투자를 유치할 수 있는 촉매제가 될 것입니다. 인천에 투자하면 돈을 벌고, 인천에 오면 즐겁고, 인천에 머물면 안락한 도시라는 점을 알리게 될 것입니다. 세계인들이 인천에 오도록 하는 유인책이 필요한데, 인천세계도시축전이 바로 그런 행사입니다.” ―인천도시축전 전체를 일관하는 주제가 있다면 무엇입니까? “도시축전은 ‘도시’, 특히 미래 도시에서 사는 삶의 모습을 보여주는 행사입니다. 머지 않은 미래, 우리 아이들이 살게 될 미래 도시를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것이죠.” ―행사의 철학이 고상하고 목표가 훌륭해도 천문학적인 예산이 투입되는 것이니 어쨌든 흑자가 나는 도시축전이 되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도시축전은 눈앞에 보이는 수익을 내는 사업이라기보다는 브랜드 가치를 올리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습니다. 축전이 시작되면 전 국민이 각종 매스컴을 통해 인천을 체험하게 되고, 국제적으로도 조명을 받을 것입니다. 향후 인천시의 브랜드 가치 상승효과가 수십조원 이상의 값어치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우리가 축전 때문에 얼마를 들였고, 얼마의 손해 혹은 이익을 봤다는 개념으로 생각해서는 곤란합니다. 하지만 만약 그렇게 따져도 절대 적자는 아닙니다. 인천도시축전의 방문객이 700만명이라면 그분들이 1만원씩만 써도 700억원, 10만원씩 쓸 경우에는 7000억원의 수익을 올리게 됩니다. 행사를 통해 시민들에게 환원되는 수지 자체만으로도 플러스 알파의 부가가치가 있을 겁니다. 도시건설과 관련된 많은 기관이나 행사가 기획되었기 때문에 어떤 면에서는 내년에 있을 상하이 엑스포보다 더 알찬 대회가 될 것 같습니다.” 상징적인 아이콘이 없다 ―인천은 지난 10년간 동북아 물류중심 내지 동북아비즈니스 중심을 내걸고 송도 국제신도시 건설 등을 추진해 왔습니다. 인천세계도시축전은 이들 사업과 어떤 관계가 있으며 안 시장께서 생각하는 인천시의 의미와 위상, 미래 비전은 어떤 것입니까? “21세기는 도시 경쟁력이 국가 경쟁력을 결정한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인천은 세계 최고 수준의 공항과 항만 등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인천을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도시로 탈바꿈시키는 ‘세계 일류 명품도시’ 만들기 프로젝트를 시행하게 됐습니다. 올해는 송도 국제도시로 대변되는 인천경제자유구역의 1단계 사업이 마무리되는 해입니다. 오는 10월이면 인천국제공항과 송도 국제도시를 이을, 대한민국의 새로운 랜드 마크가 될 인천대교가 완공되고,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151층 인천타워도 이미 착공했습니다.” 안 시장은 “인천경제자유구역은 대한민국 경제성장 지표의 1%를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유명 도시는 나름대로 상징적인 아이콘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파리 하면 에펠탑, 뉴욕은 패션과 금융, 디트로이트는 자동차, 리버풀은 비틀스 등의 아이콘을 내세울 수 있죠. 그렇다면 인천이 세계에 내놓을 만한 상징적인 아이콘은 무엇입니까. “인천을 대표하는 이미지가 너무 많다 보니 뚜렷한 아이콘을 얘기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은 ‘우리의 목표가 무엇인가’하는 것이죠. 인천은 ‘도시’인데 도시에는 사람들이 몰려와야 하거든요. 우리는 2014년 이후에는 교육, 비즈니스, 레저, 관광 등의 목적으로 인천을 방문해서 어디를 가든 일단 인천시를 거쳐 가는 사람들이 연간 2000만명 정도 될 거라고 예상해요. 지난해 우리나라를 찾아온 전체 방문객이 700만명 전후니까 2000만명이란 숫자는 어마어마한 거죠. 인천시는 300여 개의 글로벌 기업을 비롯한 국제기업과 30개 정도의 유엔 산하기구를 비롯한 국제기구 유치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국제적 위상이나 국력에 비해 국제적인 활동은 저조한 편인데, 인천에 활발한 국제활동을 지원하는 게이트를 만들 계획입니다. 예를 들어 700만 해외동포들을 위한 ‘코리아 센터’를 만들어 사업도 하고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거점을 마련해 준다든지 하는 겁니다. 또 송도 신도시에 10여 개의 외국 대학, 세계적인 병원도 두어 곳 들어올 예정이고요. 인천시는 500만평 대지에 대학과 벤처타운과 연구소를 클러스터화해서 국내외 학생 10만명이 교육을 받고, 벤처 비즈니스를 운영해서 세계적인 첨단기술을 만들어내는 벤처 생태계를 조성하려는 구상을 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 과학뿐 아니라 세계 최고의 ‘과학의 허브’를 만들겠다는 계획입니다.” 안 시장은 “외부적으로는 151층 인천타워, 인천대교, 공항 등이 인천시의 아이콘이 될 것이고 내부적으로는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고, 첨단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도시 이미지를 자리매김할 것인데, 이것을 한두 마디로 어떻게 표현할지는 연구해 봐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규제 풀면 세계 최고 도시 자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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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축전은 문화·도시개발·환경·첨단기술·에너지 등 다양한 관점에서 미래도시의 모습을 보여주는 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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陳大濟(진대제) 2009 인천세계도시축전(이하 도시축전) 조직위원장을 인터뷰하기 위해 인천을 찾았을 때 인천시 곳곳에는 도시축전을 알리는 현수막들이 걸려 있었고, 거리를 오가는 버스에도 도시축전 광고가 붙어 있었다. 송도국제신도시에 있는 조직위원회로 가는 길에 택시 기사에게 물어보았다. ―가을에 도시축전을 한다는데, 알고 계세요? 택시 기사의 반응은 심드렁했다. “글쎄요, 시청에서 홍보는 열심히 하는 것 같은데, 솔직히 별로 관심 없어요. 뭐하는 건지도 모르겠고요.” 인천에 사는 知人(지인)의 반응도 비슷했다. “安相洙(안상수) 시장이 얼마 전에 ‘세계도시축전 홍보가 잘 안 되고 있다’면서 관계자들을 독려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경제위기다 뭐다 해서 정신없는데 시민들이 그런 데 관심 가질 틈이나 있겠어요?” 시장은 열심이지만 아직은 시민들의 관심 밖에 있는 행사가 ‘2009 인천세계도시축전’인 듯했다. 그 도시축전을 준비하고 있는 진대제 조직위원장을 만났다. 진 위원장은 삼성전자의 반도체 신화를 일군 주역 중의 한 사람으로 盧武鉉(노무현) 정권 시절 정보통신부 장관을 지냈다. 진 위원장은 “정보통신부 장관 재직 당시 3700억원 규모의 RFID(전자태그) 개발 시설이 인천특구에 들어선 것이 계기가 되어 인천과 인연을 맺게 됐다”고 말했다. 전임 姜東錫(강동석) 위원장이 건강상 이유로 그만두자 안상수 시장이 ‘인천시가 지향하는 유비쿼터스 도시, IT도시의 이미지와 부합하는 인물’이라는 이유에서 그에게 조직위원장직을 제안했다고 한다. 그가 조직위원장으로 취임한 것은 작년 3월, 이제 1년이 되어 간다. 엑스포에서 도시축전으로 성격 변경 ―2009 인천세계도시축전을 한마디로 설명한다면 어떤 행사입니까. “도시축전은 미래도시의 삶의 모습을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미래도시 이야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문화·도시개발·환경·첨단기술·에너지 등 다양한 관점에서 미래도시의 모습을 보여주는 場(장)이 될 것입니다. 개막 공연 등을 통해 인천의 역사와 삶의 애환을 보여주는 것을 시작으로, 미래의 선진국 도시의 모습은 어떻게 될 것인가를 제시하고자 합니다. 그래서 대회 슬로건도 ‘빛나는 내일(Lightening Tomorrow)’입니다. 1988년 서울올림픽 당시 ‘벽을 넘어서’라는 슬로건을 만들었던 李御寧(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이 만들었어요.” ―도시축전을 준비하면서 특별히 벤치마킹한 대상이 있습니까. “‘물과 지속가능한 개발’을 주제로 했던 2008년의 스페인 사라고사 엑스포, ‘자연의 예지’라는 슬로건으로 환경과 인간의 공존을 추구했던 2005년 일본 아이치(愛知) 엑스포를 참조했습니다.” 도시축전은 당초 인천세계도시엑스포로 기획됐고, 국제박람회 사무국(BIE)의 승인도 구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작년 2월 BIE에서 문제를 제기했다. BIE의 승인 없이 엑스포라는 명칭을 사용하려 한다는 점과, 2010년 상하이(上海) 세계엑스포도 ‘도시’를 초청대상으로 하면서 비슷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는 점이 지적됐다. 마침 2012년 여수세계엑스포 유치를 앞두고 있던 때였다. 여수엑스포 유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한 정부의 조정에 따라, 인천시는 도시엑스포를 포기하고 도시축전으로 방향을 바꿨다. ―행사의 방향, 규모 등을 놓고 우여곡절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하면 오히려 잘된 것 같습니다. 경제 위기 속에서 도시엑스포를 한다고 무작정 세계 각국의 많은 도시들을 초청하고, 참가도시의 미니어처들을 세웠다가 행사가 끝난 후 허물고 해봐야 남는 게 뭐 있겠어요. 방향을 도시축전으로 바꾸면서 인천과 속성이 비슷한, 공항이나 항만을 끼고 있는 도시, 新·舊(신·구) 시가지가 相生(상생)하면서 발전하는 도시들을 위주로 초청해서 도시문제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하고, 시민을 위한 축제들을 늘릴 수 있게 되어 오히려 잘됐다고 생각합니다.“ “앨 고어 등 유명인사 초청 추진” 1월 말 조직위를 처음 방문했을 때, 1층 로비에는 “세계적 碩學(석학) 자크 아탈리가 온다”는 내용의 포스터가 붙어 있었다. <미래의 물결> 등으로 유명한 프랑스의 미래학자 자크 아탈리가 세계환경포럼에 참석한다는 내용이었다. 진 위원장에게 “자크 아탈리의 참석은 확정된 것이냐”고 묻자 실망스러운 답이 돌아왔다. 자크 아탈리의 초청을 추진해 왔으나, 다른 일정 때문에 무산됐다는 것. 다른 저명인사들의 참석도 현재로서는 뚜렷하게 확정된 것이 없다. 진 위원장은 “작년 말 訪韓(방한)한 앨 고어 前(전) 미국 부통령에게도 공식 초청 서한을 전달했으나 아직 확답은 받지 못한 상황”이라면서 이렇게 말했다. “유엔 고위 관계자를 비롯해, VIP급 인사 등이 참여할 예정입니다. 세계환경포럼, 세계지식포럼 참석자는 2월 말에서 3월 초까지 확정될 것입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도시 頂上(정상)들도 亞太(아태)도시頂上(정상)회의(APCS) 참석차 도시축전 기간 중 인천을 방문할 예정입니다.” 도시축전 기간 중 열리는 총 24건의 국제회의 가운데는 도시재생 국제콘퍼런스와 지속가능발전도시 국제콘퍼런스, 세계환경포럼과 아태환경정책포럼 등 주제가 흡사해 보이는 행사들이 눈에 뜨인다. 이 점을 지적하자 진 위원장은 “콘퍼런스 참석 대상자가 서로 다르고, 주제를 세분화·전문화함으로써 좀더 심도 있는 논의를 위해서”라면서 이렇게 설명했다. “도시재생 콘퍼런스는 ‘지속가능한 도시재생’을 주제로 했다는 점에서 ‘지속가능도시 국제콘퍼런스’와 엇비슷하다고 볼 수 있지만, 참석 대상이 정부 관계자와 전문가 그룹입니다. 반면에 지속가능발전도시 국제콘퍼런스는 ‘의제 21’ 등 NGO들이 주축이 돼 ‘지속가능한 도시발전과 거버넌스’에 대해 논의하게 될 것입니다.” 진 위원장은 “이들 콘퍼런스에서 좋은 의견이 많이 오간다면, 도시축전 이후에도 定例化(정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세계도시축전에 1360억원 내외의 비용이 투입되는데, 收支(수지)는 어떻게 예상하고 있습니까. “절대로 赤字(적자)가 나는 행사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전체 예산 1360억원 가운데 1000억원을 벌어서 마련해야 합니다. 입장료 수익을 400억원 정도로 보고 있으며, 후원 및 휘장사업, 他(타)기관 협조 등을 통해 600억원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후원 및 휘장 사업으로 벌어야 할 500억원 중 현재 절반 이상인 280억원을 확보해 놓았습니다.” 진 위원장은 “조직위 내부적으로나 행사준비 측면에서 경비절감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고 했다. “위원회 조직을 돈 버는 조직으로 개편” “위원장으로 취임하자마자 위원회 조직을 사업본부 체계로 바꾸어 책임과 권한을 분명하게 하고, 예산을 쓰기만 하는 공무원 조직을 돈을 버는 구조로 바꾸었습니다. 당초 계획됐던 사업들도 직접적인 효과가 불투명하면 모두 중지시켰어요.” 경제 위기로 기업들의 사정이 어려워지고 있는 마당에 기업들의 협찬, 후원, 휘장수입 등에 재정의 상당 부분을 의지하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 이 질문에 진 위원장은 “기업 이미지 홍보 차원에서의 대기업 협찬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송도경제특구 등에서 사업을 하는 기업들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도시축전은 100여 개 나라, 1500개 기업이 참여하는 글로벌 네트워크의 場(장)입니다. 국제적인 콘퍼런스가 80일 내내 지속되고, 관람객이 700만명에 달할 것입니다. 도시축전은 기업에 훌륭한 ‘투자와 홍보의 기회’가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도시축전의 이런 장점을 기업들에 설파한다면 목표치는 충분히 달성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그럼 어떤 기업들이 도시축전에 참가할까? 진 위원장은 “세계적인 IT 기업인 시스코가 세계기업관에 독립관을 설치, 운영하기로 했고, 필립스도 공동관에 참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밖에 일본의 (주)닛켄설계, 홍콩의 리포, 중국의 칭다오 티엔타이 그룹 등 13개 업체가 공동관에 참여할 것이라고 한다. ―700만 관람객을 기대하고 있다고 하셨는데, ‘국제도시축전’이라는 이름에 부합하기 위해서는 외국인 관광객들도 많이 와야 하지 않겠습니까. “국내에 입국하는 외국인 600만명 가운데 10% 정도를 ‘인천 방문의 해’ 행사와 연계해서 도시축전으로 유치할 생각입니다. 물론 도시축전만 보려고 외국인 관광객들이 오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때문에 여행사들과 협력해서 패키지 상품을 개발 중에 있습니다. 도시축전과 韓流(한류), 먹을거리 문화 등을 하나로 묶는 거죠. 얼마 전에 여행사 사장 100여 명을 초청해 설명회를 가졌는데 반응이 좋았습니다.” “경제회복의 신호탄 되길” 진 위원장이 장밋빛 그림을 펼쳐 보였지만 필자 입장에서 선뜻 공감이 가지는 않았다. 조직위 사무실에서 내려다보이는 인천 송도국제신도시 인근 풍경은 ‘공사 중’일 뿐, 도시축전과 관련해 눈에 보이는 시설물은 하나도 없었기 때문이다. ―언제쯤 전시장이나 축제장 같은 시설물들이 들어서는 등 행사가 가시화하겠습니까. “작년 말까지는 도시축전의 프로그램을 확정하는 작업을 해왔습니다. 음식을 담기 위한 그릇을 만드는데 주력했다고 할 수 있죠. 이제부터는 만들어 놓은 그릇에 담을 요리를 잘 만들어 관람객들에게 내놓는 작업을 벌여야죠. 작년 11월 착공한 전시장 조성공사는 예정보다 빠르게 터다지기 공사를 끝냈습니다. 5월까지 건축물들을 완공하고 6월까지는 분수 시설과 주차장 등을 갖추게 될 것입니다. 4~ 6월 전시 콘텐츠 구축작업을 벌이게 되면 80일간 미래도시를 이야기할 ‘작은 도시’가 탄생하게 됩니다. 7월 한 달간 점검 차원의 리허설을 거쳐 개막 3일 전부터 실시할 최종 리허설을 마치면, 8월 7일 도시축전이 개막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진대제 위원장에게 도시축전에 대한 시민들의 시큰둥한 반응을 전하면서 홍보대책을 물었다. 그의 답변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大選(대선)은 선거 한 달 전, 지방선거 같은 경우는 선거 두 주 전이 되어야 비로소 뜨겁게 달구어지기 시작하는 사람들입니다. 도시축전 개막까지 앞으로 여섯 달이나 남았는데, 벌써부터 요란하게 홍보한다고 해서 표를 예매하고 관심을 보이는 시민들이 몇이나 되겠습니까. 본격적인 홍보는 5월경부터 시작할 생각입니다. 지금까지는 도시축전이 2009년에 열린다는 사실과 도시축전을 여는 이유를 시민들에게 알리는 認知性(인지성) 홍보에 주력해 왔다면, 이제부터는 각각의 프로그램이 어떤 내용으로 구성되는지 알리는데 주력할 것입니다.” 진 위원장은 “경제가 어려울 때 잔치마당을 벌인다는 부정적 시각도 있겠지만, 어려울수록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활로를 열어가야 한다”면서 “도시축전이 不況(불황)의 어두운 터널을 지나고 있는 우리 국민과 인천시민들에게 再(재)도약의 희망을 불어넣어 주는 행사, 더 나아가 우리나라 경제회복의 신호탄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 |
2009 인천세계도시축전 - 仁川의 ‘거대한 비전’ 인천세계도시축전의 모든 것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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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500여 개 도시, 1500여 개 기업 참여가 목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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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0일간 100여 개국 700만명 관람객 예상 ⊙ 전시·국제회의·페스티벌 등 다양한 행사 열려 ⊙ 2014년 아시안게임과 함께 세계에 인천 알리기 국제 이벤트
金琅基 朝鮮日報 인천취재본부 본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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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인천세계도시축전 상상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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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인천세계도시축전’은 오는 8월 7일부터 10월 25일까지 80일간 인천 송도국제도시 일대에서 열리는 세계 도시와 기업들의 축제다. 도시개발, 환경에너지, 첨단기술, 관광레저, 문화예술 등 5개 분야에 걸쳐 24건의 전시, 21건의 페스티벌, 18건의 국제회의가 펼쳐진다. 모든 행사 내용은 어른이나 그 분야 전문가들뿐 아니라 여성, 청소년, 대학생, 어린이, 노인, 장애인들까지 고루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하게 꾸며진다. 한마디로 국민 축제와 교육의 장으로 만들겠다는 게 인천시의 구상이다. 축전에는 세계 주요 도시의 市長(시장), 글로벌 기업의 최고경영자, 도시연구 전문가들이 참여하고, 최첨단 정보기술과 로봇기술·환경기술 등이 등장하며, 축전 기간 주중과 주말에 다양한 형식과 내용의 축제가 진행된다. 인천시의 목표대로 된다면 축전에는 모두 100여 개국에서 500여 개의 도시와 1500여 개의 기업, 26만여 명의 각 분야 전문가들이 참가하게 된다. 또 외국인 50만명을 포함해 총 700만명의 관람객이 인천을 다녀가게 된다. 인천시는 이번 행사를 통해 세계적인 도시로 도약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인천은 우리나라 처음으로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돼 송도는 국제도시로 개발되고 있고 청라, 영종 지구에서도 각종 개발사업이 대대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京仁(경인)전철 인천역과 동인천역 주변, 인천시립대와 숭의운동장이 있던 숭의동 일대, 경인고속도로 서인천 인터체인지 부근의 가정오거리 등에서는 대대적인 舊(구)도심 되살리기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인천세계도시축전은 이런 인천의 모습을 세계에 널리 알려 도시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해외투자유치를 활성화하려는 게 목적이다. 아울러 미래의 도시가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고, 미래의 도시에서 인간은 어떤 삶을 살게 될 것인지를 미리 체험해보자는 것이다. 친환경에너지와 최첨단 정보통신기술이 결합된 미래도시의 새로운 비전을 보여줘 자라나는 세대에게 교육의 장이 되게 하고, 국민들에게는 재미와 감동이 넘치는 축제의 장을 제공하자는 뜻도 있다. 국내외 대기업 50여 개 입주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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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세계도시축전이 열리는 인천 송도국제신도시 일대에서는 공사가 한창이다. | 축전의 주 행사장은 송도국제도시에 24만7000㎡ 넓이로 만들어진다. 주 행사장에는 모두 17개의 전시관과 테마관이 들어선다. 중앙공원, 컨벤션 센터, 유비쿼터스 도시 홍보체험관인 ‘투모로우 시티(내일의 도시)’ 등도 보조 행사장으로 이용된다. 이들 행사장은 전시관, 지역 및 세계 문화의 거리, 어린이 놀이시설, 글로벌 와인 축제장, 서커스 공연장 등 5개 구역으로 나누어진다. 특히 ‘세계문화의 거리’는 주 행사장 입구에 2만㎡ 넓이로 조성돼 로마 검투사들의 결투, 브라질의 삼바축제 등 세계 도시들의 특징적인 문화를 보여줄 예정. 이 밖에 인천시내 다른 곳에서도 행사가 열린다. ‘인천해양축제’(영종도), ‘화문석 이어짜기’(강화도), ‘세계 오페라 페스티벌’(문학경기장), ‘인천 페스티벌’(연수구), ‘소래포구 축제’(남동구) 등이다. 축전은 크게 전시, 페스티벌, 국제회의로 나뉘어 진행된다. 전시 분야에선 세계 기업관, 세계 도시관, 하이테크 광장(첨단기술관), ‘투모로우 시티’, 로봇 사이언스 미래관, 풍력 및 하이브리드 가로등, 환경에너지관 등이 흥미를 끈다. 세계 기업관은 도시개발이나 첨단기술 관련 기업들의 홍보와 비즈니스를 위한 전시관이다. 글로벌 다국적기업들을 유치해 인천경제자유구역에 대한 투자를 유치하려는 게 목적이다. 삼성과 포스코, 이탈리아의 피에라 밀라노, 중국의 칭다오맥주 등 국내외 대기업 50개 이상이 독립관이나 공동관에 입주할 예정이다. 세계 도시관은 국내외 도시들이 발전상을 과시하고 상호 교류를 하는 곳이다. 국내도시 20여 개와 뉴욕, 마닐라 등 해외도시 60여 개 등 80여 개 도시가 참가할 예정이다. 하이테크 광장은 전시행사의 꽃이자 이번 축전의 주제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전시관이다. 관람객들에게 첨단기술을 활용한 매력적인 볼거리와 체험기회는 물론, 유비쿼터스(언제 어디서나 인터넷 통신에 접속할 수 있는 환경)를 활용한 다양한 첨단 서비스를 제공한다. 예컨대, 스마트 폰을 통해 맞춤형 관람안내 서비스를 제공하고, 행사장 곳곳에 설치되어 있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장치를 통해 행사장과 행사정보를 제공한다. 전자태그(RFID), 유비쿼터스 센서 네트워크(USN), 광대역 유무선 네트워크를 통해 행사장 안에 위험상황이 발생하면 실시간으로 감지해 미아찾기, 응급구호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디지털 가로와 디지털 조형물 등 유비쿼터스 첨단 미래형 거리를 조성해 미래의 지능형 도시를 미리 체험해 볼 수 있게 한다. 로봇이 전시장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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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사이언스 미래관에서는 각종 첨단 로봇들을 만날 수 있다. | ‘내일의 도시’는 송도국제도시에 3만1697㎡ 넓이로 조성되는 유비쿼터스 도시다. 이곳은 주거와 교통, 쇼핑 같은 모든 일상 활동이 인터넷 등 정보통신 기술로 연결된 미래형 도시다. 이 중 핵심은 로봇 도시다. 엑스포 행사장을 찾는 방문객은 입구에서부터 로봇의 인사를 받는다. 엑스포 행사나 영화관 상영작, 인천의 관광지 등을 알고 싶을 때 행사장을 오가는 로봇을 불러 검색어를 입력하면 즉시 대답을 들을 수 있다. 갑자기 몸이 안 좋아 약국을 찾거나 쇼핑장에서 자신이 찾는 물건이 어디 있는지 알고 싶을 때도 마찬가지. 식당에 가면 로봇이 다가와 주문을 받고 잠시 후 음식을 갖다 주기도 한다. 별도로 설치되는 로봇 사이언스 미래관은 첨단기술의 집합체인 로봇의 전시·체험관으로, 2개의 건물(6600㎡)에 마련된다. 로봇을 직접 만들거나 로봇과 춤을 추고 가위바위보도 해볼 수 있다. 환경에너지관은 기후변화 등 환경문제를 인식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공간이다. 전시관 외벽은 물을 담은 재활용 페트병으로 장식되며 바이오에너지 연료원으로 관심을 끌고 있는 자트로파(관엽식물의 한 종류) 농장도 마련된다. 특히 축전기간 내내 ‘세계환경예술작품 전시회’가 열린다. ‘세계 환경의 날’ 주제에 맞춰 30여 개 나라의 예술가들이 출품한 사진, 그림, 조형물 등이 전시된다. 이 행사장 주변에는 풍력발전 에너지를 사용하는 가로등 25개가 설치돼 대체에너지에 대한 관심을 촉구한다. 이 밖에 드라마 ‘대장금’ 속의 한국 전통음식과 궁중음식을 재연하고 전시하는 대장금 축제, 중국 소수민족의 전통공예품과 민족의상, 중국의 특산품과 음식문화를 소개하고 민속무용과 서커스, 전통무예를 보여주는 중국전통문화예술 공연, 국내외 악기관련업체 130여 개가 참여하는 인천국제악기전시회도 볼 만할 행사로 예상된다. 행사기간 중 18건의 국제회의가 열려 세계의 碩學(석학)들이 머리를 맞대고 미래 비전을 논의한다. 대표적인 회의는 아시아·태평양지역 도시 頂上(정상)들이 참가해 ‘창조적인 도시개발’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는 ‘제7회 아시아·태평양도시 정상회의(APCS)’다. 100여 개 도시의 시장과 주(도)지사 100명, 각국의 최고경영자(CEO) 800명, 대학생과 도시개발전문가 등 총 1000명이 참석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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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서울에서 인천세계도시축전에서 환경문제를 논의할 ‘세계환경포럼’ 조직위원회 발대식이 열렸다. | 세계 碩學 초청 국제회의 18건 열려 행사는 각 도시 간 상호교류 증진과 경제협력 방안 등에 대한 워크숍, 각 도시 및 기업의 도시개발과 관련한 투자유치 설명회와 상담 등으로 진행된다. ‘인천공동선언’과 ‘청년공동선언’도 채택하게 된다. 1996년 호주 브리즈번市(시)에서 설립한 亞·太(아·태)도시 정상회의는 브리즈번과 아·태지역 도시가 2년 주기로 열고 있다. 또 하나 주목할 만한 회의는 ‘세계환경포럼’이다. 21세기 지구환경에 대한 전망과 저탄소 녹색성장 전략을 주제로 열리며, 국내외 정부 인사와 연구기관, NGO 관계자 등 1000여 명이 참석할 예정. 국내외의 도시재생 전문가들이 ‘지속가능한 도시재생, 세계도시의 경험과 한국의 미래발전 전략’이라는 주제로 논의하는 도시재생 국제 콘퍼런스’, ‘아시아의 다보스 포럼’으로 불리는 ‘2009 세계지식포럼’도 열린다. 전기·전자·정보통신 관련 전문가들이 대거 참여하는 ‘세계통신에너지 국제학술대회’도 열린다. 이 밖에 국제항공연맹 연차총회, 세계조경가협회 아시아·태평양지역 총회, 아시아 전시컨벤션 CEO포럼, 국제 도로교통박람회 및 학술대회 등 다양한 주제의 국제회의가 계획돼 있다. 축전 기간 다양한 내용의 페스티벌과 이벤트가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제공한다. 2009 글로벌 와인 페스티벌, 제6회 대한민국 로봇대전, 세계로봇축구대회, 세계 문화의 거리, 멀티미디어 쇼, ‘테디와 아름별이의 세계여행’, 나래연 날리기, 인천 세계합창페스티벌 등이다. 이 가운데 ‘세계문화의 거리’가 특히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주 행사장 입구에 꾸며지는 이 거리는 6개 대륙별로 30여 개 국가, 200여 개 도시의 다양한 상징물로 구성된다. 인류 4대 문명관, 아시아·아프리카·유럽 등의 가옥과 건축, 세계민속촌, 세계의 벼룩시장 등이 들어선다. 중세 무기(武器) 전시장, 세계의 탈거리(교통수단) 전시장도 마련된다. 이색적인 중남미·아랍 국가들의 풍물전도 마련돼 각 나라의 전통공예품 전시, 풍물과 음식체험, 전통예술 공연, 특산품 판매 등을 한다. 글로벌 와인 페스티벌에서는 세계 각국의 와인을 맛볼 수 있다. 산지별 와인의 제조과정 전시회와 설명회, 시음회가 열린다. 생산국과 생산자별 와인 및 희귀 와인과 인기 와인을 구입할 수도 있다. 관람객 700만명 유치가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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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래연 날리기 행사에 앞서 나래연에 소망을 적는 어린이들. | 나래연 날리기는 한·중·일·베트남·필리핀·하와이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그린 그림을 2009개의 나래연으로 제작해 축전 개막식 날과 행사기간 중 토·일·공휴일에 인천 하늘에 날리는 행사다. 축전의 성공을 기원하고 미래 인천의 힘찬 비상을 표현하는 축제다. 고휘도 반사체를 활용해 야간에도 연이 보이도록 할 계획. ‘테디와 아름별이의 세계여행’은 전 세계 공통의 인형이며 어린이들에게 인기가 큰 아이템인 테디 베어와 함께 세계여행을 하면서 각국의 다양한 문화를 접해 보는 교육 및 체험형 행사다. 세계 30여 개국의 문화유산, 인물, 생활양식, 이슈 등을 볼 수 있는 전시관이 설치된다. 동화나라, 산타마을 등 어린이들이 흥미로워하는 특별전시관도 마련된다. 전시관 입구는 공항처럼 꾸며져 테디여권으로 각국의 입국심사 과정을 체험해 볼 수 있게 한다. 축전 상설프로그램으로 개막일부터 폐막일까지 12주 동안 주중과 주말 공연이 다채롭게 펼쳐진다. 주중에는 매직 콘서트, 뮤지컬 갈라쇼 등이, 주말에는 빅 스타 특급 공연단의 빅 쇼가 벌어진다. 축전의 입장료는 어른의 경우 1회 1만8000원이다. 단체요금은 예매를 할 때는 100명 이상, 현장에서 표를 살 때는 30명 이상을 기준으로 어른 1만4000원이다. 중·고생 등 청소년은 1만3000원(단체요금은 1만1000원), 어린이와 유아는 1만원(단체 7000원), 장애인이나 국가유공자 등을 대상으로 하는 특별할인권은 9000원(단체 6000원)으로 결정됐다. 네 살 미만은 무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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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첨단 기술의 전시장이 될 첨단전시관 (상상도). | 4명까지의 가족을 대상으로 하는 가족권은 4만5000원이다. 어른을 기준으로 3회 입장권은 3만6000원, 5회 입장권은 5만4000원, 80일 내내 쓸 수 있는 전 기간 통용권은 12만6000원이다. 조직위원회는 3인 가족권 등 각종 할인권을 더 마련할 방침이다. 입장권은 신한은행 전국 각 지점이나 인천세계도시축전 홈페이지(www. incheonfair.org), 인터파크·티켓링크 등 인터넷을 통해 예매할 수 있다. 도시축전 입장권이 있으면 축제기간 중 인천시내 주요 박물관, 미술관, 유람선, 해수탕, 음식점 등에서 각종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다. 축전의 사업비는 1360억원이다. 축전 조직위는 입장료 수입 400억원, 국고 지원 120억원, 인천시 예산 250억원, 휘장 사업과 후원 등 기타 사업 수익금 590억원 등으로 사업비를 마련할 계획이다. 관람객은 외국인 50만명을 포함해 700만명 유치가 목표다. 安相洙(안상수) 인천시장은 “도시축전 개최로 5300억원의 부가가치유발 효과와 3000억원의 소득유발 효과, 1만여 명의 고용유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온다”고 말했다. 안 시장은 “이런 경제적 측면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인천의 브랜드 가치와 인천시민의 자긍심이 높아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엑스포’ 명칭 때문에 우여곡절 겪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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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도시축전에서는 세계 각국에서 온 공연단이 민속공연을 펼칠 것이다. 사진은 2005년 세비야엑스포.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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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인천세계도시축전 - 仁川의 ‘거대한 비전’, 인천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 |
주몽의 아들 비류가 정착하면서 역사에 등장, 이제 세계 무대에 데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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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4년 러일전쟁 무렵의 인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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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이 역사상 처음 등장하는 것은 <三國史記(삼국사기)>에서다. 그에 따르면 고구려 주몽의 아들 沸流(비류)가 산 넘고 물 건너 자신을 따르는 백성들과 고생 끝에 이른 곳이 미추홀이었다. 학자들은 지금의 인천 남구 문학산 일대가 그 도읍지였다고 보는데, 불행하게도 그곳은 물이 짰다고 한다. 물이 짜니 농사가 제대로 될 리 없었다. 예로부터 治山治水(치산치수)를 잘하여 백성을 배불리 먹이는 것이 정치의 요체일진대, 비류는 척박한 풍토 속에서 困苦(곤고)로운 나날을 보내다 결국 建國(건국)에 실패했다고 전한다. 그것은 그와 백성들의 悲運(비운)이었다. 그러나 백성을 제대로 이끌지 못한 것을 부끄러워하여 비류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것은 古今(고금)에 듣기 어려운 양심과 自矜(자긍)의 이야기다. 시쳇말로 비류는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양심적 지도자였던 것이다. 그런 점에서 仁川史(인천사)의 시작을 비극이었다고 보는 것은 近視眼的(근시안적)인 시각이다. 오히려 비류에게서 비롯된 양심의 실천과 그 옛날 온갖 艱難辛苦(간난신고) 끝에 북방 고구려에서 미추홀까지 이주해 온 개척정신이야말로 인천 正體性(정체성)의 始原(시원)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대표적 예라 하겠다. 그 같은 개척정신은 인천사 전개과정 곳곳에 드러나 있다. 1883년의 인천 개항은 해양의 시대에 列强(열강)들이 강압적으로 砲艦(포함)외교를 벌인 결과이자 우리의 독자적인 開化(개화)의지를 꺾은 좌절의 역사였다. 하지만 이는 우리가 비로소 西歐(서구) 근대자본주의의 변방에 들게 된 중대한 사건이기도 했다. 인천은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개화의 창구이자 新(신)문물의 流入地(유입지)로서 우리나라 근대화의 尖兵(첨병) 역을 감당하기 시작했다. 팔미도 등대가 사상 처음으로 바닷길을 밝히기 시작했고, 京仁線(경인선) 철도의 火輪車(화륜거)가 고고의 기적소리를 울리며 신문물을 서울로 실어 날랐다. 우정총국 인천분국 開局(개국), 전화와 전보의 개통, 인천 전환국에서의 신식 화폐 제조, 관세 업무를 시작해 근대무역의 경험을 축척해 나간 인천海關(해관), 근대적 기구로서 기상관측을 실시한 응봉산 인천측후소, 시계가 없던 府民(부민)들에게 시각을 알리기 위해 도입한 午砲制(오포제), 외국인의 숙박을 위해 문을 연 서양식 대불호텔, 영국계 무역상사 이화양행의 지점 개설 등은 모두 우리나라 최초의 것으로, 근대화의 물결은 인천 해안가로 숨 가쁘게 밀려들었다. 저마다 조선에서의 利權(이권)확보에 血眼(혈안)이었던 列强(열강)들은 인천에 그 거점을 마련하는 데 부심하여 조선 정부에 압력을 가해 地界(지계)를 차지했다. 인천 해안가 요지를 거의 점하고 있던 淸國(청국)지계, 일본지계와 러시아·영국·미국·독일·이탈리아 등의 各國(각국)지계가 그것이었다. ‘海不讓水’의 포용성을 지닌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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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일전쟁 당시 인천에 상륙한 일본군. | 그와 동시에 청국·영국·러시아·일본은 인천에 각각 영사관을 설치했고, 러시아 건축가 사바틴에게 설계를 의뢰해 지금의 자유공원 일대에 최초의 서양식 공원인 ‘각국공원’을 조성했다. 이권조정의 협의와 친교를 위한 제물포구락부를 결성하고 그 회관을 개관한 것도 그 무렵으로, 인천은 일약 유수의 국제도시로 변모해 가기 시작했다. 이러한 상황의 전개는 당시 인천이 얼마나 地政的(지정적)으로 큰 위치를 점하고 있었는가를 말해 주고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 근대화에 기여했던 고종 황제의 侍醫(시의) 분시, 궁정 악장 에케르트, 서울에 전차를 놓았던 콜브란, 하와이 이민을 주선했던 데슐러, 경인선 철도를 부설했던 모스, 배재학당 설립자 아펜젤러 등이 제물포구락부를 거점으로 활동해 나갔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일이다. 개항 직후 인천에는 예전에는 생각지 못했던 일자리들이 늘어가기 시작했다. 외국 상선과 여객선들이 舶來品(박래품)을 풀어놓고 쌀을 비롯한 여러 수출품을 실어감에 따라 많은 일손이 필요했던 것이다. 그런 연유로 전국 八道(팔도)에서 인천을 찾아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그 같은 인구의 유입 패턴은 일종의 ‘인천 러시 현상’으로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는 실정이다. 인천에 가면 生業(생업)을 갖고 살 수 있다는 희망을 안고 이주해 온 이들은 각기 다른 지리적·환경적 배경을 갖고 왔지만 고질적인 ‘지역색’을 고수하지 않아도 됐다. 인천 지역은 지역색 같은 것을 애초 염두에 둘 필요가 없는 ‘多(다)문화적 사회’였던 것이다. 각지의 사람들을 가리지 않고 받아들여 왔다는 점에서 제물포는 ‘合衆市(합중시)’적인 성격을 갖는 항구도시였다. 池龍澤(지용택) 새얼문화재단 회장은 이 같은 사정을 ‘海不讓水(해불양수)’라는 말로 압축해 표현하고 있다. 바다는 물을 가리지 않고 받아들인다. 센물·단물·빗물·강물·시냇물…. 그 모든 물들이 모여 자기 자신보다 더 큰 규모의 바다를 이루어 大洋(대양)으로 향한다는 것이다. 사실 오늘의 인천을 보면 그 같은 포용성을 피부로 느끼게 된다. 더구나 온갖 물이 모인 바닷물은 ‘맹물’과는 달리 썩지 않는다는 독특한 생리를 가지고 있다. 썩지 않을 뿐 아니라 다른 것도 썩지 않게끔 제 스스로가 승화하여 세상의 ‘소금’이 된다는 것이니 이 또한 인천의 정체성을 상징한다 하겠다. 1902년 최초로 시행됐던 우리나라 공식 이민이었던 하와이 이주가 그 한 예다. 지금도 부모형제와 고국산천을 떠나 異域萬里(이역만리)에 가서 산다는 게 어려운 마당에 한 세기 전 태평양의 孤島(고도)로 제 살길을 찾아 이민을 간 先代(선대) 대부분이 후에 상해임시정부 지원을 비롯해 독립운동에 크게 기여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한 일이다. 그것은 곧 비류가 신운명을 개척하고자 고구려를 떠났던 결단과 같은 맥락이다. 특히 光復(광복) 후 자신들의 땅을 판 巨金(거금)을 인천으로 보내 인하공과대학(현재의 인하대학교)을 설립하게 했다는 것은 개척정신과 포용성의 실천이라는 점에서 잊을 수 없는 역사의 대목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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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0년대 인천항의 모습. | 戰場이 된 인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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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상륙작전 당시 인천에 상륙하는 美해병대. | 그러나 인천이 세계에 비로소 알려진 것은 전쟁 때문이었다. 평시에 열강은 인천의 영사관과 제물포구락부 등을 무대로 외교전을 펼쳤지만, 이권이 첨예하게 相衝(상충)하자 인천 앞바다에서 전쟁을 일으켜 포탄을 퍼부었던 것이다. 개항 전야의 辛未洋擾(신미양요), 丙寅洋擾(병인양요), 雲揚號(운양호)사건과 개항 이후의 淸日(청일)전쟁과 제물포해전 등이 바로 그것이었다. 또 인천은 6·25전쟁 때는 인천상륙작전으로 세계인의 주목을 받았다. 맥아더 장군 휘하의 연합군이 수많은 군함과 상륙정을 앞세워 인천 앞바다에 당도하기까지 팔미도 등대는 그 길잡이 역을 했고, 북한군 주력부대가 주둔해 있던 월미도는 ‘불바다’가 되고 말았다. ‘불가능한 도박’이라던 이 세기적 상륙작전은 지구촌 곳곳에 한국전의 톱뉴스로 알려졌다. 이때 화염에 싸인 월미도 유원지 일대와 동구의 산업시설이 시커먼 연기를 뿜어 올리며 타오르는 모습이 곧바로 세계의 신문들에 게재돼 인천의 결정적 이미지로 각인됐던 것이 저간의 사정이었다. 러일전쟁 당시 유럽의 신문기자들이 대거 제물포에 와 戰況(전황)에 곁들여 인천 풍물 등을 세계에 알렸다면, 제2차 세계대전 때의 노르망디 상륙작전과 비견되는 인천상륙작전은 세계 구석구석에 사진과 화보, 영화로 전해져 ‘同族相殘(동족상잔)의 현장’이라는 뼈아픈 모습을 그들에게 새겨 주었다. 그로 인한 인명살상과 기간산업시설의 파괴를 여기서 일일이 열거할 수는 없는 일이나 그 복구는 실로 눈물겨운 것이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또 한번 인천에서는 ‘해불양수’적 인구유입과 포용성이 발휘되었다. 공산치하를 피해 越南(월남)하는 피란민들이 고향에 한 치라도 가깝고 언제라도 배편으로 돌아갈 수 있는 인천으로 모여들었고, 그 결과 인천은 ‘피란민의 도시’가 되었던 것이다. 피란지 학교로 송도중·고교, 인성여자중·고교, 사범학교 등이 개교했고, 이북 5도민이 주류를 이루는 교회들이 속속 문을 열었지만, 여느 지역처럼 그들을 누구 하나 배척하거나 괄시하지 않고 함께 살아왔다는 것은 인천의 자랑스러운 전통이라고 생각한다. ‘제2의 開港’, 인천국제공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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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8년 京仁고속도로 개통식. | 사실 戰後(전후) 복구사업은 우리 현실에서는 엄두도 못 낼 일이었다. 부평에 주둔하고 있던 美(미)8군 애스컴(ASCOM)사령부(美 군수지원사령부)와 유엔의 人的·物的(인적·물적) 지원이 없었더라면 공공기관, 병원, 공설운동장, 사회복지 시설, 각급 학교 등은 문을 열지 못할 상황이었다. 衣食住(의식주) 해결도 어려워 구호물자에 섞여 들어온 옷가지들로 겨울을 났고,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나누어 주는 밀가루와 분유가 식생활에 큰 보탬이 되었던 것이 지난날 1950년대의 살림살이 모습이었다. 그 같은 곤궁한 상황은 새마을운동과 경제개발 5개년계획이 마무리될 때까지 거의 지속되었다. 그 와중에도 없는 나라살림에 최초의 경인고속도로 개통, 경인공업지대 개발, 제2도크 건설 등을 통해 인천이 다시금 우리나라 근대화의 軸(축)으로서 큰 역할을 감당하면서 항구도시·공업도시로서 日新又日新(일신우일신) 면모를 달리해 왔던 것은 하나의 긍지로 남아 있다. 그 같은 기반 위에 신축 결정이 내려진 것이 인천국제공항이었다. 일부 시민단체들과 大選(대선) 후보들이 당시 영종도에 국가의 關門(관문) 공항을 세운다는 것은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비판했지만, 지금에 보면 1960년대 초 경부고속도로 건설에 반대했던 것과 다름없는 근시안적 시각이었다는 것이 백일하에 드러나고 있다. 특히 인천은 물론 우리나라 근현대사적 입장에서 본다면, 1883년의 인천개항이 해양시대에 포함외교에 의한 被動的(피동적) 개항이었다면, 인천국제공항의 개항은 21세기 우주항공 시대에 우리 스스로가 우리의 힘으로 하늘을 연 能動的(능동적) 개항, 즉 진정한 의미의 인천개항이라는 역사적 의의를 지니는 것이다. 더구나 세계 유수의 1급 공항이라는 찬사와 함께 東北亞(동북아)의 物流(물류)기지로 浮上(부상)하고 있는 인천국제공항의 개항은 한 세기 전 배를 타고 해외에 진출했던 인천인의 개척정신을 승화 발전시켜 오늘의 비상하는 인천을 유감없이 상징하고 있는 인천 발전의 축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 동시에 국내 최초로 서구식 도시계획 시행의 경험을 축척해 온 인천이 인천만이 누릴 수 있는 갯벌 매립이라는 땅의 再(재)생산을 통해 지난 20여 년간 송도신도시를 건설하는 데 심혈을 기울여 왔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일이다. 한 세기 전의 인천으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첨단 산업·금융·비즈니스·위락시설을 갖춘 신도시가 현재 건설 중에 있는데, 그 지리적 위치나 기능적인 면에서 ‘송도신도시’가 동북아 허브가 되리라는 것은 전문가들의 공통된 전망이다. 이와 함께 아시아 최대의 도크(Dock)를 설치해 조수 간만의 차를 극복하고 우리나라 제2의 항구이자 수도권의 관문항으로, 그리고 對(대)중국 무역항으로서 활기를 띠기 시작한 인천항은 국제공항, 신도시와 더불어 인천 발전의 견인 트로이카로서 급부상하고 있다. 인천은 세계로 뻗어가는 능동적 전진기지 2009 인천세계도시축전은 이 같은 인천의 力動的(역동적) 발전상을 세계에 알리고 스스로도 인천의 미래상을 다시 한번 다져나갈 계기로서 각별한 뜻을 지니고 있다. 과거의 그늘진 전쟁 이미지를 일신하는 한편 인천 스스로가 세계무대에 데뷔하는 최초·최대의 축제이니만큼 그 감개가 없을 수 없다. 특히 이번 축전이 精神史的(정신사적)으로는 인천사의 시원인 비류의 개척정신과 이 나라의 고질병적인 지역색을 불식하며 너나없이 오순도순 함께 모여 사는 인천의 다양성과 포용성을 발현하고 있다는 데 특히 주목하고 싶다. 또 2014년에 개막될 제17회 인천아시안게임은 45개국 아시아인들의 축제일 뿐 아니라, 동북아 허브도시로 발돋움한 인천을 세계에 알리는 대규모 행사이기도 하다. 2009년 세계도시축전이 새롭게 飛翔(비상)하는 인천을 전 세계에 알리는 豫告篇(예고편)이라고 한다면, 2014년 아시안게임은 새로운 면모를 갖춘 인천을 지구촌에 각인시키는 本篇(본편)이 될 것이다. 한 세기 전, 초라한 개항장이었던 인천은 서구의 신문물을 일방적으로 받아들이는 受動的(수동적) 창구였다면 오늘의 인천국제공항과 인천항, 송도신도시는 우리가 우리의 창의로써 세계로 뻗어나가는 능동적 전진기지이자 그들을 당당히 맞아들이는 지구촌의 한마당인 것이다. 275만명이 모여 사는 대한민국 제3의 대도시 인천, 세계가 주목하기 시작한 環(환)황해권의 허브는 지금 힘차게 비상 중이다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