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후나이원의 '중의양생' _12

醉月 2012. 7. 1. 13:02

더위를 물리치는 수박 양생법

 

무더운 여름에는 높은 온도와 습도에 사람들이 지치기 쉽다. 많은 사람은 에어컨을 튼 실내에서 더위를 피하거나 아이스크림으로 더위를 식힌다. 이럴 때 더위를 식히고 갈증을 없애는 좋은 방법이 있다. 바로 수박을 이용한 피서법(避暑法)인데 생각 외로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수박(西瓜)은 모든 박과 식물 중에서 수분 함유량이 가장 높아 96.6%가량 된다. 그래서 수과(水瓜)라고도 한다. 수박에는 수분, 단백질, 당질, 비타민 A와 C가 많고, 칼륨, 인, 철 등의 미량원소도 함유되어 있다.


또, 과육에 들어 있는 시트룰린(citrulline)과 아르기닌(arginine) 등의 성분은 실험용 쥐의 간에서 요소 형성을 증진시켜 이뇨(利尿)작용을 한다. 이외에도 고혈압, 신장염, 비뇨기 계통 감염 등에 치료를 보조하는 작용이 있다.

 

수박즙은 영양가가 매우 높아 인체에 필요한 다양한 영양분을 포함하고 있다. 여름에 기온이 올라가면 인체는 땀이 나면서 열이 흩어지고 수분손실이 커진다. 그래서 갈증으로 목이 자주 마르는데 일사병을 앓으면 이런 증상이 더 심해진다. 이럴 때 수박을 생으로 먹으면 더위와 열을 식히고 번갈(煩渴)을 그치게 하는 최고의 청량음료가 된다. 그 때문에 수박은 ‘천생백호탕(天生白虎湯)’이란 별명이 있다. 다시 말해 번갈을 없애는 처방인 ‘백호탕(白虎湯)’처럼 천연적인 백호탕 역할을 한다는 뜻이다.


한여름에 일반인이나 열이 많이 나는 환자는 수박을 상복(常服)하는 것이 좋다. 또한, 수박 즙은 또 심장의 화(火)가 위로 올라가 입안이나 혀가 허는 데도 효과가 있고 폐(肺)에 열(熱)이 나서 인후(咽喉)가 붓고 아픈데도 쓸 수 있다. 단 주의할 점은 수박은 성질이 한냉(寒冷)하므로 많이 먹으면 한(寒)이 쌓여 습(濕)을 조장하는 문제가 있다. 그러므로 비위(脾胃)가 허한(虛寒)하고 대변이 무르거나 설사를 하는 사람은 많이 먹지 말아야 한다.


한편, 수박 껍질은 서과청(西瓜靑) 또는 서과취의(西瓜翠衣)라고도 하는데 성미(性味)가 달고 서늘하며 치료 효과는 수박과 유사하다. 다만 수분대사를 돕고 부종을 가라앉히는데 더욱 뛰어난 효과가 있다. 여름철에 더위를 먹어 소변이 줄어든 증상과 황달(黃疸), 수종(水腫), 소갈(消渴), 설창(舌瘡 혀가 허는 증상) 등을 주로 치료한다.

 

딱딱한 껍질 부분은 물로 끓인 후 서늘한 곳에서 말려서 쓴다. 이는 피부에 좋고 습열(濕熱)로 인해 수종이 생기거나 소변이 줄어들고 붉어지는 증상에 사용할 수 있다.


이가 아플 때도 햇볕에 말린 수박껍질을 가루로 갈아 빙편(氷片 한약재명)을 더해 바르면 효과가 좋다. 표면의 딱딱한 껍질을 제거한 후 남는 부드러운 껍질 부분은 참기름과 고수(香菜)에 시원한 식초를 섞어 식용으로도 쓴다.


수박씨인 서과자(西瓜子)는 맛이 달고 평이하다. ‘본초강목’에서는 ‘폐(肺)를 시원하게 하고 장(腸)을 윤택하게 하며 소화기를 조절해 갈증을 멎게 한다’고 기록되어 있다. 또 옛날 처방 중에서 서과자를 한번에 9-15g 정도 진하게 달여 먹으면 토혈(吐血)과 오랜 기침을 치료한다는 기록이 있다.

 

<수박껍질로 만드는 음료>

 

*서과취의차(西瓜翠衣茶) : 이 차를 마시면 청열강화(淸熱降火) 등의 효과가 있다. 특히 무더운 여름날 수박을 먹은 후 남은 껍질을 햇볕에 말렸다 삶아서 차로 만들면 청량음료를 대신할 수 있다.


*서과취의로(西瓜翠衣露) : 이 음료를 마시면 청서해열(淸暑解熱 더위를 식히고 열을 내림), 사화제번(寫火除番 화를 내리고 답답함을 없앰), 이뇨강압(利尿降壓 소변을 잘 나오게 하고 혈압을 낮춤)의 효과를 볼 수 있다. 또 더위를 먹어 번갈(煩渴)이 나고 입안이 헐거나, 소변이 짧고 붉어지거나, 혈압이 올라가는 등의 증상을 예방한다. 냄비에 수박껍질 60g 정도와 흰 설탕을 조금 넣고 물을 부어 15분 정도 끓인 후 설탕을 넣어 마시면 된다.

한약과 음식, 한약과 한약 사이, 음식과 음식 사이에는 어떤 금기(禁忌)가 있을까? 한약과 음식을 같이 요리한 ‘약선(藥膳 약이 되는 음식)’도 있지만, 무처럼 한약을 먹을 때 조심해야 할 음식도 있다. 하지만 한약을 먹을 때 꼭 무를 금해야 할까? 중국 사람이 즐겨 먹는 무를 먹을 때 피해야 할 것은 무엇이 있을까?


 

제1편 藥食 금기

 

보약과 무는 상극이다?
한약을 복용할 때 많은 사람은 어떤 음식을 피해야 하느냐고 묻는다. 가장 흔한 질문은 무를 피해야 하느냐는 것이다. 많은 사람은 보약이나 한약을 먹을 때는 무조건 무를 피해야 한다고 여긴다. 무와 동시에 먹는 것을 금하는 한약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모든 한약이 다 그런 것은 아니다. ‘본초비요(本草備要)’에는 무를 속칭 나복(蘿葍)이라 한다. 나복은 막힌 것을 잘 통하게 하는 약이다. 특히 기를 운행하고 담(痰)을 없애며 음식을 소화하는 효능이 있다. 그래서 무는 어혈(瘀血)을 풀고 소화를 도우며 피를 토하거나 코피가 나는 데 쓸 수 있다. 또 대소변을 잘 나오게 하며 술독을 풀며 밀가루나 두부를 먹고 체한 것을 없앤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무를 금기하는 한약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보기(補氣)할 때는 무를 피해야
사람들의 생각과 달리 무를 금기하는 한약은 사실 하수오(何首烏)나 지황(地黃) 등 일부에 불과하다. 지황은 기를 보하고 달라붙는 성질이 있어 위나 장의 기를 정체시키기도 한다. 반면 무는 정체된 기를 깨트리는 작용이 있다. 이처럼 지황과 무의 작용이 반대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지황이 들어가는 한약은 무를 금기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실제 임상에서는 오히려 무의 이런 성질을 이용해 지황의 부작용인 소화장애를 상쇄하기도 한다.


요즘 사람들은 보기(補氣), 보혈(補血), 보신(補腎) 등 보약을 아주 중시한다. 반면 무는 기를 운행하고 깨드리는 작용이 있다. 그래서 기를 보하기 위한 약을 먹으면서 무를 같이 먹으며 효과가 상쇄되기 때문에 무를 피한다. 이처럼 기를 보(補)하는가 파(破)하는가 하는 관점에서 보자면 무는 인삼, 감초처럼 보기(補氣)하는 약과는 같이 먹을 수 없다. 하지만 고서를 찾아보면 보기약에 무를 꺼리는 경우는 거의 없다. 예를 들자면 황기, 인삼, 감초 등의 약을 쓸 때 무를 금하라는 경고가 없다.


또 ‘본초비요’에는 무를 많이 먹으면 혈을 손상시켜 머리카락이나 수염이 하얗게 변한다고 기록되어 있다. 한의학에서는 사람의 모발은 혈(血)과 관련이 있다고 보는데 그래서 혈이 부족하면 머리카락이 하얗게 센다. 하수오는 모발을 검게 만드는 대표적인 한약이지만 무를 많이 먹으면 사람의 진이 스며나가게 하여 머리카락이 하얗게 된다. 그러므로 하수오를 쓸 때는 무를 함께 먹으면 안 된다. 또, 무는 비교적 서늘한 음식이라 한독(寒毒)이 있다. 이럴 때 생강을 같이 먹으면 무의 독을 억제할 수 있다.


무는 이질과 면적에 효과
무는 이질(痢疾)을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다. ‘본초비요’에 따르면 여름에 무를 많이 먹으면 설사병이 잘 생기는 가을에도 설사하지 않는다고 한다. 또, 무 잎을 지붕 위에 널어놓고 서리와 눈을 맞힌 뒤 봄에 달여 먹으면 이질 치료에 아주 좋은 효과가 있다.


쫄깃한 면은 단백질이 많아 소화가 잘되지 않는다. 이처럼 면을 먹은 후 만성적으로 위가 불편한 증상을 옛날 사람들은 ‘면적(麵積)’이라 했다. 이때도 무를 먹으면 면적을 없앨 수 있다. 또 두부를 만들 때 무를 넣으면 두부가 잘 굳지 않는다. 이런 성질을 활용해 두부를 먹고 체한 두부적(豆腐積)에도 무를 먹으면 잘 풀린다.


무는 옛날 사람들에게 피난(避難) 시 필수품이기도 했다. 도적이나 반란을 피해 사람들이 동굴 안에 숨으면 도적은 동굴 안에 있는 사람들을 밖으로 끌어내기 위해 연기를 피웠다. 이때 입에 무를 한 조각 물고 있으면 연기가 침범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풍(風)에는 게를 금한다

게는 많은 사람이 즐겨 먹는 음식이다. 중국 고대에는 가을이 되면 국화를 감상하면서 게를 먹는 풍습이 있었다. ‘본초비요’에 따르면 “게는 짜고 차서 열을 없애고 뭉친 것을 풀어준다. 혈(血)을 흩어지게 하고 경락을 소통시키며 뼈나 힘줄을 이어주고 옻으로 생긴 부스럼을 없앤다”라고 되어 있다.


여기서 옻은 옻나무의 진액을 말하는데 과거에는 칠에 많이 사용했다. 옻에는 독이 있어서 피부에 닿으면 부스럼이 생기기 쉽다. 이럴 때 게즙을 바르면 옻 부스럼을 치료할 수 있다.


하지만 게는 성질이 매우 찬 편이라 위를 차게 하거나 또한 풍(風)을 유발할 수 있다. 때문에 위가 찬 사람에게는 좋지 않다. 또한, 게는 낙태를 유발할 수 있다. ‘본초비요’에는 임신한 사람이 난산이거나 혹은 태아가 뱃속에서 사망한 경우 게를 먹으면 곧 출산한다는 기록이 있다. 그러므로 임신부는 게를 먹어서는 안 된다.


또 어떤 의서(醫書)에는 게는 형개(荊芥 한약재)를 기피한다고 한다. 형개는 원래 두통 치료에 쓰이며 풍이나 감기 등을 치료하는 처방에 널리 활용된다. 예를 들면 두통에 많이 사용하는 천궁다조산(川芎茶調散)에도 형개가 있다. 형개를 먹는 이유는 풍을 예방하거나 풍을 제거하기 위한 것이다. 그런데 또 게를 먹으면 반대로 풍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이 두 가지는 함께 먹지 말아야 한다.

 

찬 음식과 함께 먹지 말아야
게는 또 감과 함께 먹어도 좋지 않다. 감은 가을에 나는 과일이다. ‘음선정요
(飮膳精要)’에 따르면 감과 배는 게와 함께 먹으면 안 된다고 했다. 왜냐하면, 감과 게는 모두 찬 음식이라 사람을 더 차게 만들기 때문이다. 또 감에는 타닌 성분이 많이 함유되어 있고 게에는 단백질이 많이 함유되어 있는데 둘이 만나면 침전이 생겨 소화기에 좋지 않다.


배 역시 성미(性味)가 달고 시며 차다. 도홍경(陶弘景)의 ‘명의별록(名醫別錄)’에 보면 “배는 성질이 차서 많이 먹으면 해롭다”는 기록이 나온다. 게는 이외에도 귤, 고욤나무 열매, 땅콩, 미꾸라지 등을 기피한다.


게는 또 참외와 같이 먹을 수 없다. 참외는 게와 마찬가지로 모두 찬 편이다. 참외만으로도 여름철 더위를 풀고 열을 식힐 뿐만 아니라 달고 찬 성질로 소변과 대변을 잘 통하게 하는데 게를 같이 먹으면 위장이 상해 설사가 생기기 쉽다.

이처럼 게를 먹으면 위를 차게 하므로 특히 주의해야 한다. 또 게를 먹은 후에는 위를 따뜻하게 하는 다른 약물을 먹는 것이 좋다. 그 외에 게를 찬물과 함께 먹으면 설사가 날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물론 변비로 고생하는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도움이 될 수도 있다.

 

기타 금기
가을철 게는 특히 기름기가 많고 암컷은 ‘해황(蟹黃)’이라 해서 알이 많다. 수컷의 생식선에는 지방이 특히 많은데 이를 먹으면 신(腎)이 허(虛)한 것을 보하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너무 많이 먹으면 좋지 않다. 왜냐하면, 콜레스테롤이 아주 많아 동맥경화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외에 게살에는 세균이 번식하기 쉬워 먹으면 중독이 될 수 있다. 이럴 때는 연뿌리를 찧어 따뜻한 술과 함께 마시면 해독될 가능성이 크다.

'스크랩'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의사 김승호의 약초 이야기_13  (0) 2012.07.29
하늘이 내려준 산삼 채취기  (0) 2012.07.03
후나이원의 '중의양생' _11  (0) 2012.06.15
한국의 명장_06  (0) 2012.06.04
한의사 김승호의 약초 이야기_12  (0) 2012.0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