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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희식_삼국지의 여인들_04

醉月 2014. 12. 8. 08:47
삼국지의 여인들 ④ 조조를 패배시킨 추씨


조조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도망치다 그제야 사태를 제대로 이해했다.          

곽사 아내의 질투
 
  동탁이라는 한 지방군관이 갑자기 권력을 쥔 것이나 그의 부장(副將)에 지나지 않는 이각(李傕)이 천자를 자기 군에 들여 장안 일대를 혼란에 빠뜨린 것은 후한말 동란의 시대가 아니고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이각, 곽사, 장제, 번주의 무리는 동탁이 죽자 재빨리 몸을 피한 후 장안에 사람을 보내 상소문을 올리고 항복할 터이니 죄를 사해줄 것을 청했다.
 
  왕윤은 이 상소문을 받고 코웃음을 쳤다. 동탁의 죄가 모두 그들의 죄이므로 사면은 불가하다고 선언했다. 사자가 이 사실을 이각 무리에게 알리자 그들은 도망갈 궁리부터 하였다. 그때 모사 가후(賈詡)가 나섰다.
 
  “우리가 군사를 버리고 흩어지면 지방장관들이 수수방관할 리 없습니다. 우리를 붙잡아 당장 중앙에 넘길 것입니다. 그러면 다 죽게 되니 이참에 병마를 모아 동탁의 원수를 갚는다는 구실로 장안에 쳐들어가는 게 좋을 것입니다.”
 
  모두 여기에 찬성하고 묘안을 세웠다. 동탁을 죽인 왕윤이 서량(西涼)의 백성들을 다 죽이려 한다는 유언비어를 퍼트리기로 한 것이다. 이 유언비어가 백성들을 혼비백산케 해 다시 모여든 무리가 10여 만에 이르렀다.
 
  이각과 곽사(郭汜)는 군사를 이끌고 장안성에 들어가 불을 지르고 금은보화를 약탈하였다. 이각과 곽사가 헌제를 시해하려 하자 장제(張濟)가 말렸다. 이각, 곽사, 장제, 번주 등의 무리가 헌제를 협박하자 천자는 그들이 원하는 대로 벼슬을 줄 수밖에 없었다.
 
  이각과 곽사가 대궐을 손아귀에 쥔 후 백성들에게 가한 잔악한 행위는 이루 말로 표현할 수가 없었다. 헌제는 눈물을 글썽이며 호소했다.
 
  “짐은 두 역도에게 말할 수 없는 수모를 받았소. 그놈들의 목을 벨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겠소.”
 
  이에 태위 양표가 아뢰었다.
 
  “신에게 한 가지 계교가 있습니다. 우선 이각, 곽사 두 놈을 싸우게 하고 조조에게 밀명을 내려 그놈들을 소탕토록 지시를 내리시면 조정이 편안해질 것입니다.”
 
  “무슨 수로 그 두 놈을 싸우게 한단 말이오?”
 
  “곽사의 아내는 질투가 매우 심한 여자입니다. 그 질투심에 불을 지른다면 그들은 서로 개처럼 싸울 것입니다.”
 
  헌제는 고개를 끄덕이며 양표에게 조조를 부르는 밀서를 보내라고 명했다. 어전에서 나온 양표는 그의 아내를 은밀히 곽사 집에 보냈다. 양표의 아내는 곽사의 부인에게 선물을 주고 친교를 맺은 후 이렇게 속삭였다.
    
  이각과 곽사 대결의 승자는?
 

“부인께서 말해주지 않았다면 나는 아무것도 모를 뻔했구려.”
  “곽 장군께서 이각의 부인과 은밀히 정을 통한다는 소문이 자자합니다. 이 사실을 이각이 알면 큰일이 날 터이니 무슨 수를 써서라도 부인은 두 사람이 만나지 못하도록 해야 합니다.”
 
  “부인께서 말해주지 않았다면 나는 아무것도 모를 뻔했구려. 그년이 평소에도 여우처럼 구는 걸 보고만 있었건만. 내 결단코 꼬리를 잡고 말겠어요.”
 
  곽사의 아내는 양표의 아내에게 수없이 감사를 표했다. 며칠 후 곽사가 이각의 집에서 연회가 열린다며 외출하려 하자 처가 가로막았다.
 
  “이각은 성미가 사납고 믿을 수 없는 자입니다. 두 영웅은 한자리에 설 수 없는 법, 그가 음식에 독이라도 섞게 되면 제 신세는 어떻게 되겠습니까.”
 
  곽사가 연회에 참석하지 않자 저녁 늦게 이각의 시녀가 술과 안주를 가져왔다. 곽사가 음식을 먹으려 하자 처가 말렸다.
 
  “밖에서 온 음식은 먹지 마십시오.”
 
  부인이 그 음식을 부엌으로 갖고 가 몰래 독을 탄 후 개에게 던져주었다. 개는 그것을 먹고 발광하다 그 자리에서 죽었다. ‘이각, 이놈이?’ 곽사는 분노로 두 눈이 이글거렸다. 다음부터 이각의 초청을 계속 거절한 곽사는 더 이상 핑계가 없어 마침내 이각의 연회에 참석했으나 집으로 돌아와서는 속이 메스꺼워 먹은 음식을 모두 토했다.
 
  “음식에 독을 넣은 게 분명해요.”
 
  부인이 그럴 줄 알았다는 듯 말했다. 곽사는 살기가 등등한 얼굴로 외쳤다.
 
  “내가 그놈과 함께 대사를 도모하고 있거늘, 권력을 독차지하려고 감히 나를 죽이려 하는구나. 내가 선수를 쳐 놈을 먼저 죽여버리겠소.”
 
  곽사는 수하의 군사를 이끌고 이각의 집으로 쳐들어갔다. 이각은 이 소식을 듣고 크게 분개하였다.
 
  “곽사란 놈이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는구나.”
 
  이각 역시 수하의 군사를 몰고 곽사를 치러 나갔다. 두 장수가 거느린 군사는 수만에 이르렀으며 이 혼전 가운데 도적떼가 약탈을 하고 사람들을 마구 죽였다. 이후 이각과 곽사는 50여 일을 계속해서 싸웠는데 이 와중에 헤아릴 수 없는 많은 사람이 죽어나갔다. 이각과 곽사는 이르는 곳마다 백성의 재산을 빼앗고 노약자와 어린이까지 죽이고 장정들을 붙잡아 화살받이로 이용하니 그들의 군세는 오합지졸의 집단이 되어 결국 망하고 말았다. 이리하여 동탁의 무리는 소탕되었다.
    
  조조를 패퇴시킨 추씨
 
  酒池肉林, 張濟의 館
 
  조조는 예주(豫州)로 향한 유비와 여포를 치기 위해 급히 출전 준비를 하였다. 그때 한중 장제의 조카 장수(張繡)가 완성(宛城)에 진출하여 모신 가후의 건의로 유표와 동맹을 맺고 도읍지로 쳐들어오려 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화가 난 조조는 장군 하후돈(夏侯惇)을 앞세워 15만 병사를 이끌고 완성으로 진격하였다. 장수는 가후가 ‘조조의 군세가 강해 방어할 도리가 없습니다. 항복하는 것이 무난합니다’하고 진언하자 싸우지 않고 항복하였다.
 
  장수의 완성에 입성한 조조군은 성 안을 상세하게 조사하였다. 병사(兵舍), 무기고, 마구간, 식량창고, 각료들의 거주지를 모두 조사해 그 세부사항을 파악해 두었다. 조조는 “성내에 불온한 움직임은 없는가?”하고 본진에 모인 각 부대장에게 물었다.
 
  “가후가 신고한 무기, 식료, 기마, 보물을 모두 정리해 서류로 갖추어 놓았습니다.”
 
  곽가가 보고를 했다.
 
  “정말 멋진 개성입니다.”
 
  순욱이 말했다.
 
  “장수 그자가 나에게서 헌제를 빼앗아 천하를 통일하겠다고 떠들어댔다며? 그 못난이… 그자의 아저씨라는 장제놈이 이각과 곽사에게 붙어 장안의 백성들을 도륙하고 헌제를 빼돌리려다 제 명에 못 죽었으면 됐지 뭐하러 자기까지 아저씨의 뒤를 잇겠다는 건가? 한심한 놈.”
 
  조조가 웃으며 말했다. 그러나 곽가와 순욱은 조조의 말을 반만 수긍하는 태도였다. 조조 진영의 젊은 인재인 곽가와 순욱 두 사람은 사실 장수보다는 장수의 모신 가후를 두려워하였다. 비록 항복을 해왔으나 그의 무서운 재능에 순욱은 등골이 오싹했다. 곽가도 적이지만 그를 존경할 정도였다. 이번 조조의 개성도 가후의 진언에 의한 것으로, 항복 후의 일처리도 빈틈이 없을 것으로 둘은 생각하고 있었다.
 
  “다른 보고가 없다면 장수가 마련한 환영연에나 가보지.”
 
  조조가 그 말끝에 일어서서 연회장으로 가니 장군들이 모두 따랐다. 연회가 한창 무르익을 때 조조의 장남 조앙(曹昂)과 조카 조안민(曹安民)은 서로 가만히 눈짓을 하였다. 조앙은 22세, 조안민은 20세의 혈기왕성한 젊은이들이었다. 둘은 연회석을 슬그머니 빠져나와 낮에 봐둔 곳, 장수가 비밀리에 드나드는 관으로 향하였다. 문지기가 있었으나 감히 둘을 제지하지 못하였다. 관 안에 들어간 조안민은 미소를 지으며 말하였다.
 
  “가후가 여긴 보고하지 않은 것 같군.”
 
  “보고했을 리가 없지. 여기는 장제가 남겨놓은 주지육림의 관이니까.”
 
  조앙이 투구를 벗으며 대답하였다. 두 사람의 시선 끝에는, 아편에 취해 몽롱해진 수백 미녀들이 거의 나체로 노래하며 춤추고 있었다. 둘은 옷을 벗어 던지고 마음에 드는 여자들을 차례차례 겁탈하였다. 여자들은 전혀 저항하지 않고 오히려 자진해서 몸을 바쳐왔다. 젊은 두 사람은 동이 틀 때까지 각자 20명 이상의 미인을 골라 데리고 즐겼다.
 
  “이 세상에 이처럼 성적 기교가 뛰어난 여자들이 있다니 정말 놀랄 일이군.”
 
  조앙이 혀를 내두르자 조안민도 수긍하였다.
 
  “이곳이야말로 극락 아닌가. 시중을 드는 악사들은 여자들을 쳐다보지도 않는군.”
 
  조안민의 말에 나체의 한 여인이 대답하였다.
 
  “저 남자들은 모두 환관입니다. 여기서 일어나는 일은 절대 지껄이지 않지요. 혀를 다 뽑아버렸으니까요.”
    
  두 젊은이 앞에 나타난 미녀
 
  아침나절에도 두 사람은 장제의 관에 머물렀다. 그들은 사흘이나 관 안에 머무르며 차례로 몰려오는 부드러운 육체들을 애무하였다. 둘이서 노곤해진 몸을 쉬게 할 겸 술을 마시고 있을 때 눈이 부실 정도로 아름다운 반라의 여인이 두 미녀를 양쪽에 끼고 나타나 이렇게 말하였다.
 
  “마음에 드셨나요, 젊은이들. 이곳 여자들을 한 번 안고 나면 다른 곳 여자들은 고깃덩어리로 느껴진답니다.”
 
  그러자 두 미녀가 조앙과 조안민에게 다가와 둘의 다리 사이로 손을 뻗어 희롱하였다. 둘이서 미녀들을 쓰러뜨리려 하자 미녀들은 이를 가볍게 제지한 후 입술과 혀로 그들을 공격하였다. 너무나 묘한 성적 기교에 놀라 조앙이 여인에게 물었다.
 
  “너희는 도대체 누구냐?”
 
  “나는 장제의 부인이고 이 두 여인은 나의 시녀입니다.”
 
  처음에 말을 걸어왔던 반라의 여인이 두 미녀를 대신해 대답했다.
 
  조안민이 멍하니 있자 장제의 부인 추씨(鄒氏)가 말했다.
 
  “우리는 기녀가 아닙니다. 한 남편만을 위해 봉사하죠. 이 관에 오는 남자는 우리 남편이거나 남편이 될 수 있는 남자뿐이지요. 그 사실을 알고 오셨겠죠.”
 
  “우리는 조조의 아들 조앙과 그 조카 조안민입니다. 이제 부인을 상대해도 되겠지요.”
 
  둘이 추씨의 탄력 있는 몸을 함께 쓰다듬으니 마치 그녀의 살 속으로 온몸이 스며드는 듯하였다.
 
  “저에게 두 남편은 필요 없어요. 한 분으로 정하세요.”
 
  둘은 얼굴을 마주보았으나 서로 양보할 기색이 없었다. 그래서 추씨는 선수를 쳐 두 젊은이를 완전히 정복해 버렸다.
 
  “조조 나리께서 이곳을 아시나요?”
 
  추씨가 물었다.
 
  “아니오.”
 
  조앙이 고개를 저었다.
 
  “조조 나리는 천하제일의 영웅으로 지금 이 성의 주인이 되었지요. 이곳도 완성의 것이니 진짜 주인이 여기 와야 하지 않겠어요?”
 
  “그럼 우리더러 조조 나리를 모시고 오라는 건가요?”
 
  조카 조안민이 말했다.
 
  “글쎄요. 오늘의 일을 조조님께서 조만간 알게 되지 않을까요.”
 
  두 사람은 꿈에서 깨어나 관 밖으로 나갔다. 성 안에서는 연일 연회가 개최되어 모두들 반쯤 취한 상태였다. 해서 두 사람이 사라진 건 문제가 되지 않았다. 두 사람은 오후 늦게 시치미를 떼고 연회에 참석하였다. 조조가 옆에 있는 장군에게 뭐라고 속삭이는 것을 보고 조안민이 그에게 물었다. 그러자 그는 ‘나리께서 이 성에 멋진 여인이 없느냐’ 물었다고 답했다. 조안민은 ‘조조가 그 관을 알게 되면 호통을 치겠지. 추씨가 나보단 조앙을 고른 것 같은데 그녀를 빼앗길 바에는 차라리 나리에게 헌납해야지’하고 생각하고 조조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나리, 어젯밤 성 안을 돌아보니 장수의 관 한구석에 이 세상 인간이 아니라고 여겨질 정도의 아름다운 여인이 있었습니다. 알고 보니 죽은 장제의 처 추씨라고 하던데요.”
 
  그 순간 조조의 눈빛이 변했다.
 
  “그래? 어디 그녀가 있는 곳으로 안내해 보라.”
    
  추씨의 ‘사랑의 108技’
 
  조조는 조안민을 따라 관으로 갔다. 조안민이 먼저 안으로 들어가, 추씨에게 조조가 온 것을 알리고 맞이할 준비를 시킨 후 당부했다.
 
  “우리가 여기서 지낸 며칠간의 일은 말하지 마세요.”
 
  “여기서 무슨 일이 있었나요?”
 
  추씨가 웃으며 대답하자 조안민은 안심하고 조조를 안으로 모셨다. 추씨는 조조를 매우 정성스럽게 받들었다. 조조는 그녀의 아름다움에 정신을 잃었다.
 
  “가히 절세가인이구나. 네가 원한다면 온갖 호강을 다 시켜주겠다.”
 
  “나리는 천하의 영웅, 저는 남편을 잃고 눈물로 지새우는 몸입니다. 나리가 그렇게 말씀하시니 너무나 기쁘나이다. 이렇게 와주신 나리야말로 제 남편이나 다름없습니다.”
 
  추씨의 어투는 정절한 부인과는 아주 달랐다. 조안민은 그녀가 자기가 상대할 수 있는 여자가 아님을 깨달았다. 조조는 사람들을 다 내보내고 그녀와 잠자리에 들었다. 그녀의 몸은 조조의 몸에 찰싹 붙어 온몸을 흡수하는 듯하였다. 낙지의 흡반처럼 달라붙으니 조조는 지상 최대의 행복을 느꼈다.
 
  “정말 믿을 수 없도다. 수백 명의 여자와 잤지만 이런 명기(名器)는 처음이로구나.”
 
  조조가 이렇게 중얼대자 추씨는 부끄러운 시늉을 하며 조조의 온몸을 가볍게 꼬집었는데 그것은 조조에게는 말할 수 없는 쾌감이었다.
 
  “잠자리를 같이한 이상 저는 나리의 것, 다른 여자와 비교하지는 마시옵소서.”
 
  “참 귀여운 소리로구나. 정말 예쁘고 애교로 넘치는구나.”
 
  조조는 새벽까지 추씨와 수없이 사랑을 나누었다. 그 사랑은 사흘이나 계속되었다. 그 후엔 추씨 측근의 미녀 둘이 가세해 셋이서 조조를 꼼짝 못하게 하였다. 이야말로 조조가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최상의 육체적인 쾌락이었다.
 
  “이 기술은 장제가 가르쳤느냐?”
 
  너무나 만족한 조조가 물었다.
 
  “네. 저에게 사랑의 108기(技)를 다 가르쳐 주었답니다.”
 
  “흥. 그는 전술은 나만 못해도 이 면에서는 나의 스승이로구나.”
 
  조조는 추씨의 끝없는 매력에 놀라 주위의 맹장을 모두 물러가게 하였다.
 
  “나는 이 관에서 잠시 머물 것이다. 그동안 108기를 나에게 다 실현해 보라. 그것들을 다 맛보기 전까진 아무도 얼씬 못하게 해야겠구먼. 천하제일의 장수 전위가 양손에 창을 들고 버티고 서 있으니 아무 걱정이 없도다.”
 
  조앙은 추씨를 잊을 수가 없어 관을 찾아왔다가 조안민이 밖에서 호위병처럼 서 있는 걸 보고 안에 조조가 와 있음을 알게 됐다. 조앙은 조안민에게 ‘왜 아버님께 이곳을 가르쳐 주었느냐’고 화를 냈다.
 
  “어차피 알게 될 터인데… 의심받기 전에 알린 것뿐이야.”
 
  “추씨는 내 여자야!”
 
  조앙이 그렇게 소리쳐도 조안민의 귀엔 아무 말도 들리지 않았다. 천하의 영웅이자 아버지인 조조에게 감히 덤벼들기야 하겠는가 싶었다.
    
  조조를 미치게 한 추씨의 성 기교
 
  조조는 열흘을 관에서 머물렀다. 조조는 추씨에 빠져 전쟁에 대한 것은 다 잊어버렸다. 그동안 추씨는 단 한 번도 똑같은 기교를 쓰지 않고 때로는 소녀들과 함께, 때로는 자극적인 의상으로, 때로는 이상한 장소를 만들고, 때로는 여러 개의 도구를 써 108가지의 기교를 차례차례 선보였으며 조조는 새삼스럽게 이 세상에 태어난 행복을 맛보았다. ‘내가 온 세상을 무력으로 정복한 것보다 이것이 더 보람이 있다’고 그는 외쳤다.
 
  조조가 관에 묵고 있는 것은 비밀이었지만 이처럼 오랫동안 얼굴을 보이지 않자 소문이 퍼져나가 성 밖에 있는 장수의 귀에까지 들어갔다. 장수는 화가 나 낯빛이 변했다.
 
  ‘조조 녀석 나를 우습게 알아도 유분수지, 정도가 지나치군.’
 
  비록 항복하기는 하였지만 장수에게 추씨는 아저씨의 부인이었다. 그뿐 아니라 그의 숙부 장제가 죽은 후 추씨는 사실상 장수의 측실이었다. 장수도 추씨의 성적 기교에 사로잡혀 있던 터라 그 천국의 시간을 결코 조조와 나눠 가질 아량은 없었다. 모신 가후는 장수의 뜻을 알고 계책을 세웠다.
 
  ‘성 밖에 너무 오래 진을 치고 있어 도망치는 병사가 많고 단속이 어려우니 성 안의 본진(本陣) 주위로 진을 옮기고 싶다’고 조조에게 청을 넣어보라고 진언했다. 관 밖을 지키고 있는 전위로부터 장수의 편지를 전해 받은 조조는, 추씨가 제공하는 황홀경 속에서 편지를 읽고는 무심코 이를 허락하였다. 가후는 장수의 군사 5만을 성내에 들어오게 하여 추씨의 관을 멀리서 포위하게끔 병사를 세웠다. 가후는 관 앞에 우뚝 서 있는 태산 같은 전위를 먼발치에서 지켜보았다.
 
  ‘조조는 독 안에 든 쥐지만 관 앞에 서 있는 전위가 문제구나. 잘못 건드렸다가는 우리가 당할 터. 우선 저놈이 가지고 있는 창부터 빼앗아야 하는데.’
 
  다음날 가후에게 추씨의 편지가 왔다.
 
  ‘제가 오늘 문지기가 정신을 잃게 만들겠어요.’
 
  가후는 추씨의 관을 습격할 준비를 갖추라고 전군에게 명하고 전위의 모습을 살폈다. 저녁이 되자 추씨의 시녀 둘이 술과 음식을 들고 전위에게 다가왔다.
 
  “조조님께서 드리는 것입니다. 좀 쉬시라고요.”
 
  전위는 조조에게 감사를 표하며 두 미녀가 주는 술과 음식을 실컷 먹었다. 그 와중 두 미녀가 옷을 완전히 벗고 몸을 비틀며 양 곁에서 춤을 추자 전위는 너무나 황홀하고 피곤하여 그만 잠이 들고 말았다. 그런 중 갑자기 병사들의 외침 소리가 들려 전위는 잠에서 깨어났다. 수백 명의 병사가 관으로 돌입하려 하고 여기저기서 불길이 치솟았다. 전위는 창이 사라진 걸 보고 부하의 칼을 빼앗아 닥치는 대로 적을 무찔렀다.
    
  아들을 죽인 조조
 
  전위가 하도 칼 솜씨가 뛰어나 군사들은 감히 접근하지 못하고 멀리서 활을 쏘아 그를 쓰러뜨렸다. 조조는 아편과 술에 취한 채 추씨의 108 성적 기교 중 최후의 것을 제공받으며 별천지를 거닐다 갑자기 깨어나 성내의 소동을 이해하였다.
 
  ‘장수 이놈이 배반을 했구나. 나의 목숨은 여기서 끝인가.’
 
  조조가 모든 것을 체념하고 죽음을 각오하고 있는데 조카 조안민이 이끄는 100명의 기동대가 장수의 군대를 돌파하여 관으로 들어왔다.
 
  “나리, 빨리 탈출하셔야 합니다.”
 
  조조는 조안민의 등에 업힌 채 호위병들에 둘러싸여 겨우 관을 빠져나왔다. 손과 발에 상처를 입은 조조는 애마마저 추격군의 화살을 맞고 쓰러졌으나 어느새 달려온 조앙의 말에 올라타 간신히 죽음만은 면했다. 뒤도 돌아보지 않고 도망치다 한참 후에 정신을 차린 조조는 조앙이 말을 멈춘 채 벌겋게 단 얼굴로 추씨의 행방을 묻자 의아해졌다. 그제야 사태가 제대로 이해되었다. 장수놈을 미쳐 날뛰게 만든 이 모든 사태의 원인은 바로 추씨였던 것이다.
 
  “추씨는 나를 섬겼다. 자진해서 몸을 의탁했지. 한데 네 이상한 얼굴 꼴을 보니 네가 나보다 먼저 그녀와 놀아났구나.”
 
  “놀아난 게 아닙니다. 우리는 서로 사랑했습니다.”
 
  대로한 조조가 조앙의 창을 빼앗고 그를 말에서 밀어내려 하자 조앙이 칼을 뽑아들었다. 추씨 생각에 정신이 반 나간 상태에서 자신도 모르게 방어적으로 한 행동이었으나 조조는 ‘이놈도 미쳤나’ 생각하며 창으로 칼을 떨어뜨리려 했다. 그 와중에 그만 조조의 창이 조앙의 심장을 찌르고 말았다. 조조가 조앙을 안아 들었을 때는 이미 조앙은 죽어가고 있었다.
 
  “아버님… 소자는…”
 
  이 말끝에 조앙은 숨을 거뒀다. 그가 못다 한 말이 무엇이건 간에 이제는 아무 상관이 없었다. 아들이 추씨와 놀아났든 사랑이란 걸 했든 그건 문제가 아니었다. 눈앞에서 아들이 죽고 만 것이었다. 그것도 자신의 손에.
 
  조조는 죽은 조앙의 말을 타고 포위망을 빠져나와 성 밖에 진을 치고 있는 하후돈의 부대로 갔다. 한편 우금은 조조의 군사가 도망쳐 오고 있는 것을 알고, 호를 파고 사수들을 사방에 배치하여 장수를 공격하기 위한 준비를 하였다.
 
  우금의 예측대로 장수의 군세는 둘로 나뉘어 쳐들어왔다. 진영을 갖추고 대기하고 있던 우금은 사수들을 격려하여 활을 쏘고, 장수의 군사들이 허둥대자 총공격을 하였다. 우금의 도움으로 겨우 목숨을 건진 조조는 상처투성이 몸을 이끌고 헌제를 모시고 있는 허도로 돌아갔다.
 
  며칠 후 두문불출하는 조조의 방으로 곽가와 순욱이 조앙과 조카 조안민의 죽음을 애도하러 왔다. 조조는 마음이 심히 심란하였다. 아들과 조카의 죽음도 죽음이지만 전위가 죽은 것이 더 비통하였다. 그처럼 술이 취한 상태에서도 100군데나 상처를 입어가며 필사적으로 자신을 구해낸 전위, 그런 충신과 용사를 어디 가서 또 구한단 말인가. 조조가 한 신하의 죽음에 그토록 비통해하자, 과연 조조는 통이 큰 인간이라고 모두가 감탄하였다.
    
  조조를 패퇴시킨 추씨의 책략
 
  조조를 죽일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완벽했으나, 조조군을 패퇴시킨 걸로 만족한 장수는 다시 완성의 주인이 되어 추씨의 관에 들어갔다. 가후가 추씨에게 다가와 말했다.
 
  “마님. 성을 열고 조조를 받아들여 조조가 마님의 포로가 되게 한 점, 그리하여 조씨 일족의 의를 상하게 하여 조조를 혼내준 계략이 성공하였습니다.”
 
  “하지만 나의 남편 장제의 원수는 갚지 못했습니다.”
 
  “조조에게는 아직도 천운(天運)이 있나 봅니다. 천하는 혼란하고 앞으로 조조가 잡을지 원소가 잡을지 모르지만 제가 보기에 장수는 그럴 만한 인물은 못 됩니다. 그는 우둔하고 성미가 급해 왕이 될 그릇이 못 되죠. 저는 이긴 자를 받들지 않고 앞으로 이길 수 있는 자를 받들고자 합니다.”
 
  이 말을 듣고 추씨가 가후에게 말했다.
 
  “그럼 천하의 추세가 결정될 때까지 기다릴까요? 그러나 나는 왕인 남자보다는 지금 내 눈앞에 있는 남자를 받들겠어요. 어차피 남편의 복수는 실패했으니까요”.
 
  “그가 누굽니까?”
 
  추씨는 깔깔 웃더니 옷을 남김없이 벗고 가후를 잠자리로 끌고 갔다.
 
  장수는 이후 조조와 화해하고 그의 부하가 되어 전장에서 죽는다. 가후도 조조와 화해했으며 조조가 죽자 그의 아들인 가목(賈穆)도 위나라의 중신이 되었다. 추씨는 자기의 이름을 바꾸고 가후와 평생 즐겁게 지냈다.
 
 
  서서의 어머니
 
  유비의 참모를 탐내는 조조
 
  서서(徐庶)는 유비의 군사로 3년을 지냈으나 피치 못할 사정으로 후반 생은 위의 조조 밑에서 일하게 되었다. 그는 유비에게 공명을 추천한 인물이고 그야말로 유비의 패업 달성에 크게 공헌한 자이다. 본래 이름은 복(福)으로 가난한데다 신분이 낮은 집안 출신이었다. 젊은 시절에는 무술을 즐기고 의협심이 강해 불쌍한 사람을 곧잘 도왔다. 못된 짓 하는 자를 혼내주려다 그만 죽인 적도 있었다. 권력가에게 미움을 받아 얼굴에 흰 흙가루를 바르고 산발한 채 미친놈 행세를 하며 지냈고 유비를 만난 후부터 선복이라고 불리었다.
 
  검술로 남을 돕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보고 학문에 열중하던 그는 동탁 토벌의 싸움이 시작되자 신야로 가 공명의 참모가 되었다. 공명은 서서의 재능을 높이 샀다.
 
  공명은 “직무를 수행하는 자는 항상 남의 의견을 물어 참고로 해야 하며 자기와 다른 의견도 검토하는 자세를 갖춰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위험에 처하기 쉽다. 서서는 겸손하면서도 남의 장단점을 지적해 고쳐주고 도와주므로 그를 모범으로 삼으라”하고 신하들에게 말했다.
 
  조조는 서서의 계책에 걸려 패전한 장수 조인에게 “싸움은 지는 수도 있고 이기는 수도 있다. 한데 유현덕에게 병법을 조언하는 인재가 있다는데 그가 누구냐”고 물었다.
 
  그러자 모사 정욱이 대답하였다.
 
  “그는 어려서부터 칼싸움을 즐겨 지난 중평 말년에 친구의 원수를 갚아주려다 사람을 죽여 관리에게 잡혔습니다. 동료의 도움으로 도망친 후 학문에 뜻을 두고 고명한 스승을 찾아다녔습니다. 이윽고 학문이 뛰어난 경지에 이르러 사마휘 같은 분과 담소를 나눌 정도가 되었습니다.”
 
  이 말을 들은 조조는 긴 한숨을 쉬며 탄식했다.
 
  “아깝도다. 왜 그렇게 뛰어난 인물이 유현덕에게 가 있나…. 그런 인물을 맞상대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무슨 대책이 없는가.”
 
  “서서는 효성이 지극한 자입니다. 일찍이 아버님을 여의어 지금은 늙은 어머님만 계십니다. 승상께서 사람을 보내 그의 어머니를 극진히 대하고 차후 어머니의 서신을 보내면 그는 틀림없이 승상을 찾아뵐 것입니다.”
 
  이에 조조는 서서의 노모를 극진히 대접한 후 이렇게 말했다.
 
  “자제분의 재주가 매우 뛰어나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지금은 유현덕 곁에 있으나 우리에게 온다면 황제께 말씀드려 큰 인물이 되게 하겠습니다. 노모께서 친히 자제분 앞으로 편지를 써주시면 어떻겠습니까.”
 
  조조는 부하에게 지필묵을 가져오게 했다. 서서의 노모가 ‘유비는 어떤 분이냐’고 묻자 조조는 ‘그는 소인배로 쓸모없는 인간이라 자식이 그의 곁에 있는 것은 아까운 일’이라고 하였다. 이 말을 들은 노모는 큰소리로 조조를 꾸짖었다. 그리고 유비를 칭찬하였다. 뿐만 아니라 벼루를 집어들어 조조에게 던졌다. 옆에 있던 정욱이 급히 말리고 조조에게 아뢰었다.
 
  “저 노모를 이곳에 잡아두고 서서가 몸 둘 바를 모르게 만드시죠. 그는 효성이 지극한 자라 더 이상 유현덕을 보필하지 못할 것입니다. 그런 후 멋진 계략을 써 그가 승상을 보필토록 해보지요.”
 
  조조는 서서의 노모를 별당에 모시라고 하였다. 그 후 정욱은 날마다 서서의 모친에게 문안을 드리고 서서와 자기는 친구라고 거짓말을 하였다. 정욱의 흉계를 모르는 노모는 고맙다는 편지를 정욱에게 보냈다. 이 편지를 받은 정욱은 그녀의 필적을 본떠 가짜 편지를 만들어 신하를 통해 신야에 있는 서서에게 편지를 전했다.
 
  서서가 급히 편지를 펼치자 그 내용이 다음과 같았다.
 
 < 그동안 네 아우도 세상을 떠나고 나는 무척 외로웠다. 그런데 조조 장군이 사람을 보내 나를 허도로 데려왔다. 네가 조정을 배반했다며 나를 옥에 가두었다. 다행히 정욱이 나를 보호해 줘 목숨만 겨우 부지하고 있단다. 네가 장군에게 귀순하지 않으면 죽음을 면할 수 없다고 하는구나. 그것도 그렇고 너도 무척 보고 싶으니 이 편지를 받는 대로 나에게 돌아오너라.>
    
  아들을 꾸짖는 늙은 어머니
 
“노모께서 대들보에 목을 매고 자살하셨습니다.”
  어머니의 편지를 읽은 서서는 눈물을 흘리며 그 편지를 가지고 유현덕에게 갔다.
 
  “조조가 저의 노모를 허도로 끌고 가 옥에 가뒀습니다. 이제 죽이려까지 합니다. 어머니가 불쌍해서 아니 갈 수가 없습니다. 여기 머무르며 나리에게 봉사하고 싶은 마음 간절하오나 노모께서 이 지경에 있으니 널리 용서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 말을 들은 유비는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모자의 정은 천륜이거늘 어찌 끊을 수 있겠소. 비록 노모를 뵈러 간다 하더라도 기회를 보아 다시 돌아와서 나를 도와주기 바라오.”
 
  서서가 조조 곁으로 가는 것을 신하들이 막고자 하였으나 유비는 노모를 죽게까지 하면서 그를 여기에 둘 수는 없다고 하였다. 날이 밝자 장수들은 성 밖에 술상을 마련하여 서서와 이별의 정을 나누었다. 연회가 끝나고 서서가 말에 오르자 유비는 서서의 손을 쥐고 이별을 안타까워하였다. 서서는 눈물을 흘리며 유비에게 말했다.
 
  “제가 마음이 매우 어지러워 꼭 말씀드려야 할 걸 잊을 뻔했습니다. 양양성에서 30리 밖에 있는 융중(隆中)에 가시면 뛰어난 선비가 한 분 계십니다.”
 
  “그대가 뛰어나다고 할 정도면 보통 인물이 아니겠구려. 그렇다면 그를 만나도록 해주시오.”
 
  “그분은 불러서 올 분이 아닙니다. 나리께서 직접 찾아가셔야 합니다. 만일 나리께서 그분을 손에 넣을 수 있다면 장차 큰 뜻을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그분의 존함이 어떻게 되오?”
 
  “그분은 낭야의 양도(陽都) 출생으로 성명은 제갈량(諸葛亮)이라 하며 자는 공명(孔明)입니다. 그들 형제가 사는 집 부근에 와룡이라는 큰 언덕이 있어 자기 호를 와룡이라고 지었다 합니다. 나리께서는 당장 수레를 몰고 융중으로 가십시오. 그분만 측근에 두면 천하를 다스려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이 말을 끝내고 서서는 유비와 작별을 하였다. 말을 타고 달리던 서서는 불현듯 한 생각이 떠올랐다.
 
  ‘만일 유비가 와룡을 찾아가도 와룡이 만나기를 거절한다면?’
 
  걱정이 돼서 그는 말머리를 융중으로 돌렸다. 서서가 공명의 초가로 들어서자 공명은 무척 반가워했다. 서서는 공명에게 자신의 사정을 이야기하고 유비가 공명을 찾아오면 평생 닦은 재능을 그를 위해 발휘해 달라고 간절히 부탁하였다.
 
  서서가 허도로 온다는 말을 듣고 조조는 곧 순욱, 정욱 등의 참모들을 불러 정중히 맞이하라고 명했다. 이윽고 서서가 오자 조조는 반갑게 그를 맞이하고 말했다.
 
  “이제 여기 오셨으니 노모님과 함께 행복하게 지내시고 나도 역시 가르침을 받겠소.”
 
  서서는 조조에게서 물러나 어머니를 만나러 갔다. 목메인 소리로 어머니를 부르자 어머니는 그 목소리를 듣고 크게 놀랐다.
 
  “네가 어쩐 일로 여기에 왔느냐.”
 
  “신야에서 유비 나리를 돕고 있다가 어머님의 편지를 받고 급히 달려왔습니다.”
 
  어머니는 주먹으로 책상을 치며 아들을 심하게 꾸짖었다.
 
  “가문을 더럽힌 네가 강호를 돌아다니다 마침내 철이 든 줄 알았는데 이게 어찌된 일이냐. 충과 효는 동시에 행할 수 없는 일이다. 왜 위조된 편지 한 장에 속아 경솔하게 옛 주인을 버렸느냐. 이제 악명을 얻게 되었으니 정말로 어리석구나. 네가 이제 조상을 욕되게 했으니 이 일을 어찌하면 좋으냐.”
 
  땅에 엎드려 모친의 이 꾸중을 듣고 있던 서서는 고개를 들지 못했다. 서서의 어머니는 아무 말 없이 자리를 떠났다. 그런데 조금 후 누군가가 달려와 울먹이며 아뢰었다.
 
  “노모께서 대들보에 목을 매고 자살하셨습니다.”
 
  그 얘기에 놀라 급히 뛰어가 어머니의 모습을 본 서서는 주먹으로 땅을 치며 통곡하다 기절해 버렸다. 서서는 어머니를 장사지내고 3년상을 치렀다. 그 기간 조조가 수많은 선물을 보내며 마음을 표시했지만 그는 단 하나도 받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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