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여수의 앞바다에 두 개의 ‘꽃섬’이 있습니다. 웃꽃섬(상화도·上花島)와 아래꽃섬(하화도·下花島). 남쪽 바다에 꽃잎처럼 떠 있는 두 개의 작은 섬입니다. 두 섬에 상륙해서 봄날에 가장 반짝이는 것들과 만났습니다. 다음은 꽃보다 더 아름다웠던, 섬에서 만난 것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제 꽃섬에도 꽃이 피었으니 비로소 완연한 봄입니다. # 마주 보는 두 섬, 아래꽃섬과 웃꽃섬 ‘꽃 화(花)’에 ‘섬 도(島)’. 전남 여수에는 ‘꽃섬’ 화도(花島)가 있다. 여수와 고흥 사이의 바다에 떠 있는 화도는, 마주 보고 있는 두 개의 섬에 붙여진 이름이다. 북쪽의 섬이 상화도(上花島), 그러니까 ‘웃꽃섬’이고, 남쪽의 섬이 하화도(下花島), ‘아래꽃섬’이다. 위든 아래든 꽃을 섬 이름으로 삼았으니, 그 이름만으로도 능히 봄날 여행의 목적지로 삼을 만하다. 섬 이름 때문이 아니어도, 굳이 꽃섬이 아니어도 봄기운에 물들어 초록이 번져가고 있는 이즈음 남해안의 섬들은, 참으로 매혹적이다. 웃꽃섬과 아래꽃섬. 서로 마주 보고 있는 두 섬은 가깝다. 맞은편 섬까지 배로 건너가는 데 10분이 채 안 걸린다. 그런데 섬을 찾아온 관광객들은 대부분 아래꽃섬, 하화도를 찾았다. 상화도와 하화도 두 섬에다 똑같이 트레킹 코스를 만들고 나무 덱과 전망대, 캠핑장을 설치했는데도 모두 하화도로만 들어갔고, 상화도를 찾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상화도는 썰렁했다. 여객선을 타고 상화도에 들어갈 때는 섬에서 혼자 내렸고, 나올 때도 혼자 탔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두 섬은 전혀 다른 매력을 갖고 있다. 걷기 코스의 경관과 코스는 하화도가 월등했지만, 상화도에는 하화도에는 없는, 전혀 다른 정취가 있었다. 두 섬은 보아야 할 것도, 느껴야 할 것도, 시간을 보내는 방법까지도 사뭇 달랐다. 너무나 다른 두 섬은 여행하는 방식마저 달라야 한다. 그래서 제안한다. 한 번에 두 섬을 다 다녀오는 여정이다. 한 번에 섬 두 개를 다 둘러본다면, 전혀 다른 두 개의 여행을 하게 되는 셈이다. 어떤 섬이 더 나을지는 취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분명한 건 두 섬을 함께 본다면 ‘섬을 여행하는 방법이 이렇게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될 것이란 거다. 중요한 건 ‘무엇을 보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보느냐’는 것. 그게 어디 섬뿐일까. 모든 여행을 하는 방법이, 그리고 사는 방식이 다 마찬가지 아닌가. # 꽃섬 여행에는 순서가 있다 여수 상화도와 하화도, 그러니까 ‘꽃섬’까지 가는 배는 여수 여객선터미널과 백야도 선착장, 두 곳에서 뜬다. 여객선터미널에서 뜨는 배는 작은 객선이고, 백야도에서 섬을 오가는 배는 차를 싣고 운항하는 카페리호다. 두 섬 모두 차를 가져가 봐야 달릴 ‘길’이 없으니 객선을 이용하든 카페리호를 이용하든 차이는 없다. 백야도에서 배를 타는 편이 훨씬 더 가깝고, 시간도 덜 걸리고, 배도 더 자주 오간다. 멀고 느린 여수 여객선터미널에서 꽃섬까지 배가 운항하는 건, 여수 시내에 볼 일이 많은 섬 주민을 위한 배려다. 그래서 결론은 이렇다. 대중교통으로 여수까지 간다면 시간은 좀 더 걸리지만 접근성이 좋은 여수 여객선터미널에서 객선을 탈 것. 차량을 이용하면 백야도 선착장까지 가서 거기서 카페리호를 이용할 것. 백야도는 여수 남단의 섬이지만, 백야대교가 놓이면서 육지와 다름없다. 어디서 타든지 꽃섬으로 가는 배는 완행버스처럼 여러 섬을 들러서 간다. 백야도 선착장 매표소 직원에게 상화도 배 시간을 묻자 “무슨 일로 가시냐”는 질문이 바로 돌아왔다. 하화도는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관광객들로 북적거리는데, 맞은편의 상화도에는 드나드는 외지인이 거의 없다시피 하다. 그러니 ‘상화도를 왜 가느냐’는 매표소 직원의 의문은, ‘왜 하화도를 가지 않느냐’는 질문과도 같다. 필시 그 직원은 ‘상화도를 가는 이유’가 아니라 ‘하화도를 가지 않는 이유’를 듣고 싶었을 것이었다. 매표소 직원에게 ‘두 섬을 다 둘러볼 계획’이라고 하자, 잠깐 생각해 보더니 상화도 먼저 가서 오전에 그곳을 둘러보고, 오후에 하화도로 건너가라고 권해줬다. 탁월한 선택이었다. 상화도를 오전에, 그리고 하화도를 오후에 가야 하는 이유는 몇 가지가 있다. 첫째는 상화도에는 식당은커녕 물 한 통 사 먹을 구멍가게조차 없다는 것. 그러니 도시락을 싸가지 않는다면 오전에 상화도를 여행하고 점심시간 무렵에 식당과 매점이 있는 하화도로 건너가는 것이 최선이다. 둘째는 뒤로 미뤄둔 하화도의 자연경관이 먼저 가는 상화도보다 더 아름답기 때문이다. 여행 동선의 만족도를 높이는 원칙 중의 하나가 ‘좀 못한 곳’에서 시작해 ‘더 나은 쪽’으로 일정의 순서를 정하는 것이다. 경관은 물론이고, 숙소도 그렇다. 처음부터 빼어난 경관을 보고 훌륭한 숙소에 묵었다가, 점점 더 누추하고 허름한 곳으로 간다면 여행 전반의 만족도는 하락하게 마련이다. 그러니 상·하화도로 가는 여행이라면 이런 일정을 추천한다. 여수 백야도 선착장에서 이른 아침 배를 타고 상화도로 들어갔다가 점심 무렵에 하화도로 나온다. 하화도에서 식사하고 섬을 둘러본 뒤 늦은 오후에 막배로 백야도 선착장으로 나온다. 이런 일정대로라면 상화도에서는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 30분까지 ‘4시간 30분’의 시간이 있고, 하화도에서는 오후 1시 40분부터 오후 5시까지 ‘3시간 20분’쯤 머물게 된다. 섬 하나를 보는 데 주어진 시간이 각각 서너 시간에 불과하지만, 두 섬이 다 워낙 작아서 그다지 시간에 쫓기지는 않는다. 오히려 상화도에서는 남는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물론 섬에서 야영을 하거나 민박집에서 하루쯤 묵어가는 여유 있는 여정이라면 더 좋겠지만 말이다. # 스스로 섬에 갇히다… 웃꽃섬의 매력 ‘섬’이라는 고립감 속에서 한껏 여유로운 시간을 만끽할 수 있는 곳. 그곳이 바로 상화도다. 백야도 선착장에서 오전 8시에 출항한 배는 오전 8시 50분에 상화도에 닿는다. 상화도에 내리면 다음 배가 있는 오후 1시 30분까지는 섬에서 나갈 수 없다. 섬에서 머물게 되는 시간은 4시간 30분. 이 시간은 ‘섬에서 주어진 시간’이기도 하고, ‘섬 안에 갇힌 시간’이기도 하다. 똑같은 시간이지만, 생각하기에 따라서, 또 쓰기에 따라서 그 시간은 전혀 다르다. 상화도 곳곳으로 이어진 트레킹 코스를 다 돌아보는 데는 2시간쯤이면 넉넉하다. 그렇게 다 걷고 나도 2시간 30분이란 시간이 남는다. 그러니 섬에서는 바쁠 이유가 전혀 없다. 한껏 걸음의 속도를 늦춰본대도 남는 시간은 좀처럼 채워지지 않는다. 불과 한두 시간일 뿐이지만, 도시생활의 시간 사용법에 익숙해 있다면 ‘할 일 없이 주어진 시간’이 어쩌면 당황스러울 수도 있겠다. 고립된 섬에서의 무료한 시간. 상화도 여행의 매력이란 고립된 섬에서 보내는 여유 있는 시간에 있다. 할 일 없이 주어진 시간이 여행자에게 선사하는 것은, 이런 것들이다. 쑥 캐는 할머니와 이야기 나누기. 섬마을 골목 기웃거리기. 귀목나무 당산 아래서 바다 바라보기. 바다가 보이는 언덕 위 벤치에 앉아 있기…. 아예 책 한 권 챙겨서 따뜻한 봄볕 아래서 읽는 것도 좋겠다. 이렇게 한껏 게으름을 부려도 섬에서의 시간은 더디 갈 뿐이다. 상화도는 ‘물에 잠긴 코끼리 등’처럼 생겼다. 야트막한 두 개의 구릉이 코끼리 머리와 엉덩이고 마을은 그 사이 잘록한 자리에 들어서 있다. 상화도 트레킹은 선착장에서 내려 바로 시작된다. 코끼리 엉덩이 쪽을 ‘정강산’이라고 부르는데, 이름만 그렇지 산이라기에는 터무니없다. 아무튼 코끼리 엉덩이인 정강산 정상에서 코끼리 머리 쪽으로 트레킹 코스가 이어진다. 중간중간 나 있는 내리막 샛길 끝에는 바다가 보이는 언덕이나 야영을 할 수 있는 캠핑 덱이 있다. 상화도의 트레킹 코스는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나무 덱의 바닥이 삐걱거리는 건 예사고, 목책이 아예 쓰러진 곳도 있다. 관리가 안 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상화도 주민들은 대개 고기잡이로 먹고산다. 32가구가 사는 작은 섬인데도 섬의 배가 열다섯 척이 넘는다. 섬에는 젊은이들도 좀 있다. 젊은 사람은 먹고살 만하고, 나이 든 노인들은 무엇을 하려 해도 기운이 없다. 상화도에 식당은커녕 그 흔한 구멍가게도 없는 이유다. # 하열이 어메가 준 콩을 기르다 상화도 트레킹의 즐거움은 나무 덱을 세워 만든 길보다 묵은 밭을 가로질러 가는 길 위에 있었다.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정강산 구릉에는 군데군데 삭은 덤불이 마치 무덤처럼 서 있는 묵은 밭이 지천이었는데, 거기서 보는 바다 풍경이 훌륭했다. 특히 섬 서쪽으로 삐죽하게 나간 솔여 쪽으로 이어지는 오솔길 끝의 ‘낫끝’에서는 하계도, 추도, 낭도 일대의 바다 풍경이 한눈에 다 들어왔다. 느릿느릿 섬을 한 바퀴 도는 트레킹을 마친 뒤에 남는 시간은 마을을 기웃거렸다. 느린 걸음으로 서른두 가구가 산다는 마을을 둘러보는데,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김상덕(85) 할머니 집 마당 텃밭에 무엇을 심었는지 진초록 새순이 탐스럽게 올라왔다. “이게 뭐예요? 할머니.” 우물가에 수심 가득한 표정으로 앉아 있던 김 할머니의 짤막한 대답. “하열이어메가준콩.” 뭐 이런 암호문 같은 이름이 있을까. 몇 번을 되묻고 뜻을 새겨보니 ‘하열이 어머니가 준 콩’이다. 사연인즉 이웃인 하열이 어머니가 몇 해 전 서울 사는 딸에게서 받아온 종자 콩을 주민들에게 나눠주었는데, 일찍 콩이 열리는 데다 맛도 좋아 집집마다 심었다는 얘기다. 김 할머니뿐만 아니라 섬사람들은 그 콩을 죄다 그렇게 불렀다. 섬 주민들은 김 할머니가 얼마 전 ‘막내딸이 230만 원인가를 주고 사준 보청기’를 여수 목욕탕에서 잃어버린 사연도 다 안다. 할머니는 초면의 여행객에게도 한숨을 섞어가며 보청기 잃어버린 이야기를 늘어놓다가 “무슨 염치가 있어서 또 사달라 할 것이냐”며 스스로 다짐하듯 말했다. 상심한 할머니는 썰물이 시작되자 뭍의 자식들에게 보낼 고둥을 잡는다며 굽은 허리로 갯벌로 나갔다. 스물두 살에 이웃 섬 낭도에서 이곳으로 시집와 지금껏 한 번도 섬을 떠난 적 없다는 이점덕(78) 할머니는 바다가 보이는 언덕에 앉아 쑥을 캐고 있었다. 이 할머니는 쑥이 가득 든 배낭을 둘러메곤 “도시에 사는 아들이 힘드니 쑥 캐지 말라고 밤낮 잔소리하면서도. 쑥떡을 만들어 보내면 ‘또 없냐’고 전화한다”며 웃었다. 상화도를 여행하는 즐거움은 이런 데 있다. 바다가 보이는 고요한 숲길을 천천히 걷고, 묵은 밭 구릉에서 바다를 바라보고, 마을을 기웃거리며 섬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건 섬에 배가 드나들지 않는 ‘진공의 시간’이 있기 때문이다. # 다채로운 풍경을 다 가진 섬 하화도는 봄 여행지로 제법 이름난 곳이다. 두 해 전 봄날에는 주말 이틀 동안 자그마치 1500명이 넘는 관광객이 섬에 들어왔던 적도 있었다고 했다. 하화도에는 스물다섯 가구가 살고 있으니 한꺼번에 주민 수의 마흔 배쯤의 관광객이 몰려왔던 셈이다. 지금은 관광객이 줄어 그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봄이면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하화도가 인기 있는 이유는 자그마한 섬이면서도 다채로운 섬의 풍경을 모두 다 갖고 있어서다. 마을 뒤쪽 비탈을 올라 섬의 능선에 닿으면 T자 모양의 갈림길을 만나는데 거기서 왼쪽으로 걸으면 바다를 배경으로 초록의 초지가 펼쳐지는 이국적인 경관이 나오고, 오른쪽으로 길을 잡으면 초록이 짙은 오솔길과 가파른 해안 벼랑으로 이어진다. 초지나 숲길뿐만 아니라 바다 가까이 내려서서 거친 지형의 박력 있는 해안 풍경을 감상하는 구간도 있다. 그 길을 조금만 걸어보면 관광객들에게 하화도가 왜 상화도보다 더 인기 있는지 금방 이해가 된다. 하화도의 서쪽 끝에는 아찔한 협곡에 걸린 구름다리가 있다. 2년 전에 막산 계곡에 관광객 유치 목적으로 놓은 보행교 ‘꽃섬다리’다. 계곡을 가로지르는 길이 100m의 꽃섬다리는 65m 허공에 매달려 있는데, 다리를 놓자마자 하화도를 찾는 관광객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초지를 걷든, 오솔길을 걷든, 해안으로 내려서든 하화도의 트레킹 코스는 걷기가 참 편안하다. 주민들이 길을 다듬으며 관리하고 있어서다. 길 곳곳에 놓인 벤치와 경치가 좀 볼 만하다 싶은 곳이라면 어디든 세워놓은 전망대도, 군데군데 적어 걸어둔 시(詩)도 걷기 여정의 쉼표 역할을 톡톡히 한다. 길이 다채롭고 경관이 빼어나다는 건 하화도의 장점, 하지만 그 장점 때문에 하화도에서는 바쁘다. 섬을 둘레로 이어지는 트레킹 코스를 다 걷는 데 3시간쯤 걸리는데, 남는 시간에 점심까지 해결해야 했으니 오후 5시 마지막 배 시간을 맞추자면 바삐 걸어야 했다. 볼 것은 많지만 마음이 바쁜 섬 하화도, 마음은 느긋하지만 별 볼 게 없는 섬 상화도. 그래서 두 섬을 한 번에 다녀와야 한다는 얘기다. # 꽃섬의 꽃, 그리고 더 아름다운 것 하화도 주민들은 관광객을 상대로 밥도 팔고, 민박도 친다. 그래 봐야 섬이 작고, 집도 작고, 식당도 작아서 관광객이 늘어난다 해도 그다지 큰 벌이가 되는 건 아니다. 실속은 그다지 없으면서 번잡스러운 데다 행락객들이 쓰레기까지 버리고 가니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니겠다 싶은데, 의외로 주민의 반응은 정반대다. 섬 주민들은 너나없이 내 집 찾아온 손님 대하듯 한다. 섬사람들의 넉넉한 인심을 느낄 수 있었던 곳이 마을회관 식당이었다. 마을회관 식당은 하화도 부녀회에서 공동으로 운영한다. 주문을 받자마자 수확한 부추를 다듬던 동네 할머니들이 번개 같은 협업으로 상을 차려냈다. 잘 말린 뒤 쪄낸 생선과 새큼하게 무쳐낸 톳과 멍게젓, 그리고 맛깔나게 무친 나물이 한가득 상에 올라왔다. 음식 맛도 맛이었지만, 손님이 밥 먹는데 ‘어디서 왔냐’거나 ‘왜 혼자 왔냐’는 이야기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툭툭 끼워 넣는 할머니들 덕에 마치 외갓집 툇마루에라도 앉아 있는 것 같은 기분이다. 하화도를 찾는 관광객들은 ‘꽃섬’이란 이름 때문인지 만발한 꽃밭을 기대하고 들어오는데, 사실 그 정도는 아니다. 심어 기른 게 아니라 저 스스로 뿌리내려 자란 야생화들이 이곳저곳에 드문드문 피어 있는 게 전부다. 해안가에 씨를 뿌려 꽃밭을 조성해 놓기도 했지만, 규모도 작고 아직 피운 꽃도 별로 없다. 그래서 하화도를 찾은 행락객들은 진담 반 농담 반으로 ‘꽃섬인데, 꽃이 없다’고 섬 주민을 타박한다. 섬 여기저기에다 꽃씨를 뿌린다면 행락객들이 원하는 꽃밭을 못 만들 리 없겠지만, 그래서야 어디 꽃섬이란 이름에 값하는 향기가 날까. 무더기로 피거나 양탄자처럼 깔린 건 아니지만, 지금 웃꽃섬과 아래꽃섬에는 돌담 사이에서 고개를 내밀고 있는 흰제비꽃이 있고, 자식을 가르쳐 육지로 내보내고 허리 굽어 홀로 늙어가는 할머니의 빛나는 생애가 있다. ■ 가는길 먹을 것 묵을 곳 어디서 묵고 무엇을 맛볼까=구멍가게 하나 없는 상화도와는 달리 하화도는 더 작은 섬이면서 식당도, 민박도 있다. 부녀회에서 운영하는 마을회관 식당은 그때그때 재료로 차려 내는 백반이 소담하다. 식당 2층에는 하화도 마을펜션(061-665-4907)도 있다. 하화도꽃섬길(010-8638-5892), 꽃섬(061-665-1002) 등도 민박과 식당을 하는 곳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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