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류, 술, 멋

김순경의 음식이야기_01

醉月 2009. 10. 20. 08:35

서늘한 바다, 싱싱한 횟감

동해중부는 이름 그대로 동해안 나들이의 중심권을 이룬다. 반도의 허리를 가로지르는 영동고속도로가 동해중부의 관문인 강릉에 닿는다. 동해안을 대표하는 주문진어항과 묵호항을 비롯해 옥계 금진항과 삼척 정라항 등 크고 작은 어항들이 곳곳에 박혀 있어 활어와 어패류들이 풍성하기 이를 데 없다.

여름철 해수욕장은 특히 동해중부권의 자랑이다. 사계절 바다휴양지로 전국 제일을 자랑하는 경포대해수욕장은 우선 규모만으로도 4∼6km에 해당하는 긴 모래사장에 호텔과 민박, 횟집과 레스토랑, 카페와 노래방, 오락실 등 없는 것 없이 갖추어져 있어 언제나 불편없이 바다 나들이를 즐길 수 있다. 경포대에 비하면 매우 조용하고 하얀 모래밭과 투명하게 맑은 바닷물이 특색인 옥계해수욕장도 금진어항이나 정동진에 잠자리를 정하면 해수욕과 바다 먹을거리들을 맘껏 즐기기에 더할 나위 없다. 동해와 삼척으로 이어지는 해안에는 대형 해수욕장보다는 예쁜 어촌마을 앞에 펼쳐지는 고만고만한 모래사장들이 특색있다. 가족이 함께 마음에 들어하는 곳을 골라 들어가면 민박까지 무난하다.

젊은이들의 메카로 자리잡은 정동진은 예전엔 폭이 좁고 긴 모래사장이 다소 단조롭게 느껴졌다. 그러나 남쪽자락의 해안단애 지역을 굽이 돌아 심곡과 옥계 금진어항까지 이어지는 해안도로가 열려서 해안 절벽의 절경들을 감상하며 싱싱한 횟감을 즐기는 사계절 바다휴양지로 손색이 없게 됐다.

그 밖에 꼭 들러보아야 할 곳이 무릉계곡이다. 동해와 삼척 사이를 흐르는 맑은 물줄기를 따라오르는 무릉계곡은 유불선 3합의 이상향을 이뤄냈다는 경승지로, 국내 명승지 1호와 국민관광지 1호를 차례로 따놓은 곳이다. 계곡 초입에 자리잡은 무릉반석은 6600km에 이른다는 너럭바위 위로 차고 투명한 계곡물이 쓰다듬듯 쏟아져 내리며 장관을 이룬다. 동해안 제일의 해수욕장과 무릉계곡, 아기자기한 어촌마을, 싱싱한 횟감과 바닷가 별미들을 하나둘 챙기다보면 한여름 더위쯤 아랑곳 안해도 좋을 듯싶다.

 

 

 

나들잇길의 별미진미/ 태안반도

송천식당 토종닭으로 만든 닭도리탕 등 닭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집으로 이름나 있다. 강릉시 연곡면 삼산리(033-661-5294)

신리면옥 주문진읍에서 강원도 명물인 막국수와 함흥냉면으로 손꼽히는 집이다. 강릉시 주문진읍(033-662-5708).

한미횟집 경포대해수욕장 안에서 20년 내력과 함께 규모가 가장 크고 상차림이 정갈한 집으로 손꼽힌다.

     강릉시 강문동 경포대해수욕장(033-644-1045).

윌까페 경포대해수욕장에서 간단한 식사를 즐기며 밤새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곳으로 가장 무난하다.

     강릉시 강문동 경포대해수욕장(033-644-1661).

초당할머니순두부 유명한 강릉 초당순두부집의 원조집이다. 강릉시 초당동(033-652-2058).

창하식당 강릉시내에서 첫손꼽는 한정식집이다. 동해안 해산물과 산채류가 골고루 어울려 상차림이 화려하다.

    강릉시 성남동(033-648-2132)

참다시마막국수집 자연산 참다시마가루를 막국수가루에 반죽해 색다른 맛을 보여주는 건강막국수다.

    강릉시 송정동(033-653-4045).

어장횟집 옥계 금진어항에서 가장 오랜 횟집이다. 강릉시 옥계면 금진리(033-534-2267).

집필횟집=주인이 직접 잡아온 잡어들과 해조류들을 반찬과 덤안주로 내 상차림이 이채롭다.

    강릉시 강동면 심곡리(033-644-5522).

다래원 특히 동해안의 싱싱한 선어로 엮어내는 해물요리들이 먹을 만하다. 동해시 천곡동(033-535-0224).

굴뚝새 무릉계곡 입구 삼화동에서 무릉계곡으로 오르다가 주차장 조금 못 미친 개울가에 자리잡은 대통나무밥집이다.

    동해시 삼화동(033-534-9199).

항구식당 1년 내내 도루묵 생선으로 조림과 구이를 내 별미를 선보인다. 삼척시 남양동(033-573-0616).

주막식당 삼척우체국 옆에서 아구찜과 소라찜, 삼보잡탕 등 특색있는 메뉴로 인기를 누린다. 삼척시 남양동(033-572-2222).



나들잇길의 이모저모

곳곳의 명소를 챙겨라!

동해중부권에 접근하는 길은 내륙에서는 영동고속도로를 타는 것이 가장 무난하다. 다만 영동고속도로 하진부 나들목에서 월정사 입구로 오르다가 진고개를 거쳐 소금강과 주문진을 지나 경포대로 가는 방법도 생각해볼 만하다. 진고개를 넘거나 넘어올 경우 소금강과 월정사계곡, 방아다리 약수를 들러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동해와 삼척까지 내려갈 때도 무릉계곡에서 동해안으로 되돌아오는 방법보다는 무릉계곡 입구 삼화동(삼화교)에서 정선쪽으로 좌회전해 42번 도로를 타면 강원도 오지인 정선과 영원을 거쳐 곧바로 단양, 제천으로 바징 수 있어 지름길이나 다름없다.

여름철 동해안 나들잇길에 가장 어려운 문제는 어느 곳을 막론하고 숙박문제를 꼽는다. 특히 경포대는 인파가 몰려 숙박비가 일정치가 않다. 이런 때 오죽헌쪽 민속마을의 민박을 이용하거나 강릉시내 장급여관을 찾는 것도 하나의 효과적인 방법이다. 잠자리 사정은 정동진이나 금진어항, 옥계와 동해시로 내려갈수록 조금씩 수월해진다. 승용차를 직접 가지고 갈 경우 주문진에서 삼척까지 차례로 도로를 따라가며 곳곳의 명소와 먹을거리들을 골고루 챙겨보는 것도 즐겁다.

 

아침안개와 대통밥의 추억

가족과 함께 가는 여행지로 경남 남해에서 섬진강 물길을 따라 오르는 길 만한 곳도 드물다. 1년 사계절 언제 가도 좋고 특히 성장기의 자녀들과 함께 하는 여행이라면 더욱 그러하다.

남해 청정해역의 눈이 부시도록 파란 물빛과 그림 같은 어촌, 초승달처럼 휘어진 하얀 모래밭, 그 바닷가에 충무공 이순신의 일대기가 생생하게 보존돼 있다. 또 남해 금산 정상에는 태조 이성계가 개국의 꿈을 실현했다는 기도처가 전해온다. 나라와 민족, 우리 역사를 새롭게 인식하는 산 교육의 현장인 것이다. 금산 정상에서 푸른 남해바다를 내려다보며 자녀들의 꿈과 소원이 이뤄지기를 가족이 함께 손을 맞잡고 빌며 가족간의 유대를 돈독히 다져보는 것도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섬진강 물길 70리를 따라 오르는 길목도 그렇다. 푸른 대나무숲 사이로 내려다보이는 고운 모래밭과 맑은 섬진강 물줄기는 반짝이는 은어들이 한참 제철을 맞고 있고, 지리산 자락으로는 쌍계사와 화엄사 등 유구한 문화유적들이 곳곳에 담겨 있다. 절 앞 황토방에서 잠을 자며 건강을 다지고 아침 안개가 자욱한 숲길을 걸어올라 큰 절의 예불광경을 보고, 절 마당을 밟으며 문화유적들을 둘러보는 경험은 동해 일출 못지 않게 신선한 충격들로 남는다. 절 안 약수물로 피로와 탁한 기운을 말끔히 씻어낸 뒤, 대나무통에 지은 대통밥으로 아침상을 받으면 그 은은한 향 또한 두고두고 기억될 만한 별미다.

남해 금산 입구에도 이런 추억을 심어주기에 충분한 잠자리가 숨어 있다. 깔끔한 장급여관 형태의 숙박시설과 함께 주인이 직접 경영하는 식당은 집 앞 개천에서 잡아올린 참게장과 참게 매운탕으로 별미를 차려낸다. 상에 오르는 야채와 후식도 텃밭과 풀섶에서 채취한 것들이라고 한다.

가족이 함께 하는 여행이라면 잠자리도 이쯤에 정하고 해수욕장과 금산을 오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바닷가를 여행하며 싱싱한 회 한번 안 먹고 올 수도 없는 일이다. 충무공의 승첩지인 노량해협과 남해 끝자락 미조항의 횟집들을 찾아들면 남해안 최고의 횟감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으니 이 또한 즐거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나들잇길의 별미진미/ 남해

한려횟집 남해대교 아래 노량해협 횟집촌 주차장 앞에 있다. 회를 비롯해 아구와 우럭찜이 별미다(055-863-1883).
하나로횟집 상주해수욕장 입구에서 20년 내력이 된 집이다. 자연산 활어와 모듬회가 인기있다(055-862-2166).
촌놈횟집 남해 끝자락인 미조항에서 다양한 잡어들로 잡어모듬회를 전문으로 한다(055-867-4977).
금천가든 남해 섬지방에서는 유일하게 참게가 오르는 개울이 집 앞에 흘러, 직접 잡은 자연산 참게로 매운탕과

     게장을 곁들여 별미를 낸다(055-863-3737).
청운정남해읍에서 30년 가까운 내력의 해물탕집이다(055-864-2900).
강변할매재첩국하동 나들목에서 쌍계사로 2.5km쯤 대로변에 있다. 섬진강 재첩국을 가장 제맛나게 끓이는

    집으로 알려져 있다  (055-882-1369).
개화식당 화개장터 농협 앞에 있다. 참게탕, 은어회 등을 전문으로 하며 2대에 걸쳐 50년 가까운 내력을 지니고 있다

    (055-883-2061)
쌍계수석식당 쌍계사 입구에서 영양돌솥밥과 산채비빔밥으로 이름난 집이다(055-882-1369).
지리산대통밥화엄사 입구의 이름난 대통밥집이다. 대통밥과 대나무약닭, 산채백반 등을 20여 가지 찬과 함께 깔끔한

    상차림으로 낸다(061-883-2061).
남원새집 남원에서 40년 내력을 지닌 추어탕집으로 전복은 물론 전국에 알려진 별미집이다(063-625-2443).
백장암휴게소 지리산횡단로에서 지리산 나들목으로 빠지는 길목에 자리잡은 닭집이다. 오골계와 토종닭백숙을

    특색있게 끓여내 고객이 전국에서 이어진다(063-636-3584).
지산장 남원시내에서 석쇠불고기백반으로 30년 된 별미집이다(063-625-2294).

 

섬진강 줄기 따라 푸른 바다로

남해와 섬진강 나들이는 전국 어디서든 접근 방법이 수월하다. 남해고속도로가 이어지는 영남과 호남지역은 남해고속도로 하동 나들목을 기점으로 남해와 섬진강 물줄기를 따라 차례로 구경할 수 있다. 반면 서울과 중부권에서는 호남고속도로와 경부고속도로를 이용하는 것보다는 호남고속도로 전주 나들목에서 임실과 남원, 구례, 하동, 남해를 연결해 직선으로 내려가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경부고속도로의 이용이 편한 지역이나 대구에서는 88고속도로를 타고 남원 나들목과 지리산 나들목에서 구례와 하동 등 섬진강 물줄기를 타고 내려갔다가 돌아오는 길을 이용하면 횡단로를 타고 지리산 등정길을 차례로 접할 수 있어 이상적이다.

서울의 경우 1차 숙박지로 지리산 온천이나 구례 화엄사 입구가 좋고, 남해에서 하루나 이틀쯤 묵는다면 짧게는 2박3일에도 가능하고 3박4일 이상이면 충분한 나들이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알맞은 잠자리/

금천가든 금산 보리암 입구에서 장급 형태의 방 9개의 깔끔한 민박시설을 갖추고 있다(055-863-3737).

지리산대통밥 구례 화엄사 입구에서 대통밥과 황토방 민박을 겸하고 있다(061-783-0997).

섬지가든 구례 하동간 대로변, 송림 속에 방갈로 형태의 민박과 매운탕집을 겸하고 있다(061-782-5576).


무공해 어패류의 보고

동해남부 해안은 빼어난 경관을 자랑하는 바다 휴양지일 뿐 아니라 해양산업의 보고이기도 하다. 부산지역은 해운대해수욕장을 비롯해 달맞이고개를 넘어 송정과 기장의 대변항으로 이어지는 모래밭과 기암으로 수놓아진 해안선의 조화가 절경을 이룬다. 조류도 절기에 따라 알맞게 변하면서 흐름이 빨라 이 지역에서 나는 횟감들은 그 맛이 각별하기로 전국에서 손꼽힌다.

동해남부 해안을 따라 계속 가다보면 방어진 어항을 비롯해 울기등대와 대왕암이 있는 울산앞바다를 볼 수 있고 그림 같은 해안선이 문무왕 수중릉을 거쳐 감포어항까지 이어진다. 또 한반도의 꼬리부분으로 불리는 영일만도 구룡포해수욕장과 호미등대를 거쳐 포항으로 접어드는 해안의 경치가 뛰어나고 전국 제일의 오징어잡이 어항인 구룡포어항 등이 있어 동해남부 해산물의 집산지로 알려져 있다.

동해남부의 북쪽자락을 장식하는 영해, 영덕, 울진은 동해안의 특징을 그대로 보여주는 고래불과 명사20리, 망양정해수욕장 등 다양한 모습의 해수욕장들이 동해안 다른 지역에 비해 오염없이 청정한 면모를 간직하고 있다. 해안선이 다채롭고 바닷속 지층이 특이해 다른 해안에서는 볼 수 없는 어패류들이 사계절 풍성하다. 그래서 여름철 동해안의 명물인 오징어물회도 동해남부 해안에 가야 진정한 맛을 볼 수 있고, 영덕대게와 참문어데침회, 전복회와 전복죽, 참소라, 고래고기와 복사시미, 멸치회, 각종 활어회와 해조류에 이르기까지 실로 바다나들이의 ‘진짜’ 별미들을 즐길 수 있다.

오가는 길에 내륙으로 이어지는 길목의 볼거리들도 만만치 않다. 감포와 영일만에서는 지척인 경주는 다양한 수준의 숙박시설들로 잠자리 불편이 없이 경주박물관과 불국사, 석굴암 등을 함께 들러볼 수 있다. 또 동해남부의 끝자락에서 내륙을 관통하는 길목에는 백암온천과 불영계곡이 이어진다.

찾아가는 길은 서울과 경인지방, 충청과 호남지역에서는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경주와 울산(언양 나들목)을 이용해 영일만과 감포쪽으로 나가 해안에 접근하는 방법이 가장 무난하다. 또한 중부고속도로 일죽 나들목에서 38번과 36번 국도를 타고 충주와 제천, 영주, 봉화를 거쳐 울진으로 나가 해안을 따라 내려가 백암온천에서 구주령 고개를 넘어 다시 봉화로 올라서는 길도 특색 있다.

 

 

별미진미

01. 해운대소문난암소갈비 유명한 해운대갈비의 원조집이나 다름없다. 40여년간 한우 암소갈비만을 숯불에 구워낸다.

      생갈비보다는 양념갈비가 더 별미로 꼽힌다. 해운대구 중1동(051-746-0033).

02 달맞이집 30여년 내력의 횟집이다. 해운대해수욕장은 물론 부산 전역에 소문날 정도로 회 다루는 솜씨가 뛰어나고,

     초장맛이 각별하다. 해운대구 중1동(051-747-1500).

03 금수복국 해운대에서 2대 30여년간 복국 한 가지로 명성을 쌓고 있다. 부산의 별미이기도 한 복국맛을 제대로 맛볼 수 있다.

     해운대구 중1동(051-742-3600).

04 언덕위의집 해운대해수욕장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달맞이고개에서 경관이 가장 빼어난 레스토랑카페다.

     다양한 자리배치와 메뉴가 돋보인다. 해운대구 중2동(051-743-2212).

05 남항횟집 해운대에서 해안을 따라 오르는 기장읍 대변항에서 내력이 가장 오래고 멸치회와 갈치회,

     갈치구이백반 등을 제맛나게 차려낸다. 기장읍 대변리(051-721-2302).

06 장생포고래고기 울산시내에서 40년 전통을 지닌 고래고기 전문점이다. 특히 고래생고기와 고래육회 등이 유명하다.

     미리 전화 예약을 하고가야 무리가 없다. 울산시 남구(052-265-5467).

07 함양집 울산에서 4대 76년간 육회비빔밥을 해온다. 예스런 모습 그대로 놋그릇에 담아내는 비빔밥과 묵채나물이 인상깊다.

     울산시 남구(052-275-6947).

08 남일횟집 울산의 바다명소인 주전해안에서 경관이 가장 빼어나고 주인이 직접 떠내는 모듬회가 일품이다.

     울산시 동구 주전동(052-252-9444).

09 울산횟집 정자동해수욕장에서 내력이 가장 오래고 주인의 회뜨는 솜씨가 무척 까다로운 집으로 알려져 울산시내 미식가들이

     손꼽는 횟집이다. 울산시 북구 정자동(052-295-0120).

10 원풍식당 경주시내에서 한정식으로 첫손 꼽는다는 집이다. 서민적이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경상도식 한정식을 받아보는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다. 경주시 황남동 대능원 앞(054-772-2203).

11 영양숯불갈비 전국의 갈빗살구이를 파급시킨 원조집을 자처할 만큼 갈빗살구이로는 내력있는 집이다.

    순수한 한우갈빗살을 숯불에 구워낸다. 경주시 서부동(054-771-2626).

12 황남빵 경주의 고유한 명과로 60년 내력을 쌓고 있는 집이다. 여러 곳 유사점들이 있어 전화로 정확한 위치를 확인하고

    가는 것이 좋다. 경주시 황오동(054-749-7000).

13 구룡포전복집 구룡포항에서 해수욕장으로 나가는 길목에서 주인이 직접 채취해온 자연산 전복으로 전복죽을 쑤어내 별미를

    선보인다. 포항시 구룡포읍(054-267-3132).

14 별장회타운 구룡포해수욕장에서 언덕 하나를 사이에 둔 삼정해수욕장에서 바다경관이 빼어난 횟집이다. 2층의 민박은

     바다가 훤히 내다보이는 최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포항시 구룡포읍 삼정리(054-284-2408).

15 구룡장어 감포에서 구룡포로 이어지는 중간 구평리 당나무숲 앞에 자리잡은 민물장어집이다. 장어양식 전문가인 주인이

     직접 구워내는 장어맛이 별미다. 포항시 구룡포읍(054-284-7242).

16 태평양회타운 영덕 강구항에서 대게만을 전문으로 30년 내력을 쌓고 있다. 사계절 대게를 떨구지 않고 낸다.

     영덕군 강구면 강구항(054-733-4148).

17 산해식당 영덕에서 울진으로 오르는 영해면에 있는 해물탕집이다. 살아있는 신선한 어패류를 넣고 즉석에서 끓여내는

     해물탕맛이 시원하다. 영덕군 영해면 성내리(054-732-2401).

18 선창횟집 영덕에서 울진으로 이어지는 중간인 후포항에서 6km쯤 더 올라간 길가에 자리잡은 횟집이다.

     회뜨는 솜씨가 뛰어난 주인이 직접 떠주는 회맛이 각별하다. 울진군 후포면(054-788-3301).

19 남양갈비 울진읍내에서 정확한 한우갈비와 생등심으로 이름난 집이다.동해안 나들잇길에 한우고기를 제맛나게 맛볼 수

     있는 집이다. 울진군 울진읍 농협 앞(054-782-3637).

20 신산포회식당 망양정해수욕장 내 횟집이다. 2∼3층으로 이어지는 민박은 바다에 떠 있는 선실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전망이 뛰어나다. 울진군 근남면 산포리 망양정해수욕장(054-782-5313).

 

갯벌 속에 꿈틀거리는 생명

한여름에 서해남부 해안으로 떠나는 여행은 남다른 마음준비가 필요하다. 가도가도 끝없이 펼쳐지는 들녘뿐인 서해남부해안은 시원하게 들어앉아 더위를 식혀줄 만한 계곡 한곳 없다. 바닷가로 나가면 함평 돌머리해수욕장과 무안의 톱머리해수욕장 등이 있기는 하지만 남도여행이 처음인 도시사람들은 선뜻 옷을 벗고 들어서기를 망설이게 된다. 하얗게 눈부신 은빛백사장과 유리알같이 맑은 동해바다에 비하면 얼핏 흙탕물 같고 발이 푹푹 빠지는 갯벌의 촉감이 낯설기 때문이다. 그러나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그 특성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전국 어디에서도 만나기 어려운 서해남부해안만의 독특한 매력이 담겨 있다.

진흙벌에서 온몸에 갯벌을 바르고 천진하게 뛰어노는 해변 아이들과 함께 일부러 찾아와 건강해수욕을 즐지는 피서객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펄 자체가 생명의 원천이고 건강효과도 이루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 효과는 사람뿐만 아니라 갯벌에서 나는 세발낙지며 조개류를 비롯해 갯벌을 먹고 자라는 바닷고기에까지 작용해 맛이 더욱 달고 진하다. 또 제대로 솟은 산 하나 없이 사방으로 이어지는 넓은 들녘에서, 물이 들어찬 곳은 파랗게 녹색의 물결을 이룬 논이고, 물이 없는 곳은 각종 잡곡과 양념류들로 가득한 들판이다. 이곳에 들어서면 호남의 맛이 어디서 오는지를 실감할 수 있다.

전국 제일의 맛을 자랑한다는 함평한우고기와 영산강 민물장어구이, 삼호만의 세발낙지와 연포탕, 흑산도 홍탁과 무안 앞바다의 민어회, 갯벌의 별미식으로 꼽히는 짱뚱이탕과 운저리회, 진도 명주인 구기자술과 홍주, 상다리가 휘도록 차려내는 남도한정식 등 모든 것이 풍요로운 자연의 소산들이다.

마음이 내키면 하루나 이틀쯤 더 묵어온다는 넉넉한 마음으로 직접 차를 몰고 떠나는 것이 더욱 즐거운 여행길이 될 수 있는 비결이며 가족 모두에게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먹을거리들로 체중을 늘려오기에 알맞은 나들이가 될 것이다.


나들잇길의 이모저모

맛을 찾아 남해고속도로를 타라!

서해남부 나들이는 호남고속도로와 남해고속도로의 끝자락에서 시작된다. 서울과 중부권에서는 호남고속도로 정읍나들목과 장성나들목에서 들어가는 것이 알맞고, 영호남내륙에서는 남해고속도로 광주나들목에서 나주를 거쳐 함평으로 들어가는 길이 무리가 없다. 함평, 무안, 목포로 이어가다 목포에서 삼호만을 건너면 해남에 이르고, 여기서 진도로 들어갈 수 있다.

정읍나들목으로 들어서면 고창성과 동학유적지, 법성포와 불갑사를 둘러볼 수 있고, 장성나들목으로 들어가면 곧바로 함평에 닿게 된다. 어느 길이든 한없이 펼쳐지는 논과 둥실둥실한 들밭들이 인상 깊고 길은 모두 포장길로 무난한 편이다.

서해남부 여행에서 무엇보다 즐거운 것은 호남의 갖가지 별미들이 많고, 그 수준 또한 호남음식의 1번지라 해야 할 정도로 뛰어나다. 함평하면 전국의 생고깃집들이 너나없이 부러워하는 함평한우고기와 육회비빔밥의 본고장이고, 무안을 거쳐가는 영산강 일대는 지금도 전국에서 제일가는 민물장어의 원산지다. 그리고 목포는 예로부터 최고수준의 호남별미를 자랑하는 곳이다. ‘목포 사람은 죽은 생선은 안 먹는다’는 말이 전해올 정도로 싱싱한 생선맛이 일품이고, 민어회, 연포탕, 육회, 한정식 어느 것이든 정상의 맛을 맛볼 수 있다.

해남 또한 서해남부지역의 농·축·해산물의 집산지고, 진도도 ‘1년 농사지은 것으로 주변 작은 섬들을 다 먹여살리고 남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풍요로운 고장이다. 다양한 횟감은 물론 진도홍주와 구기자주 등 명주까지 곁들여 즐거움이 한결 더하다. 돌아오는 길의 영암과 나주에도 갈낙탕과 어란, 나주곰탕 등 그냥 지나치기엔 아쉬운 먹을거리들이 많다.

 

별미 진미/ 서해남부

1 화랑식당=함평 장거리에서 함평육회비빔밥을 2대에 걸쳐 53년째 내고 있다. 함평군 함평읍 함평장터(061-323-6677).

2 강나루장어구이=민물장어의 명산지인 영산강 몽탄교 앞에서 대를 이어 장어구이를 해온다. 무안군 몽탄면(061-452-3414).

3 금메달식당=흑산도 참홍어로 만든 홍어회와 홍어찜, 홍어탕, 홍탁과 3합 등을 맛볼 수 있다. 목포시 용당동 목포상고 앞(061-272-2697).

4 영란횟집=민어회만을 20년이 넘게 해오고 있다. 민어는 7∼8월이 가장 맛있다. 목포시 중앙동(061-243-7311).

5 호산회관=목포시내에서 100% 자연산만 취급하고 가장 값비싼 횟감만을 들여온다는 집이다. 특히 20가지에 이르는 다양한 낙지요리가 별미다. 목포시 용당동(061-278-0050).

6 문정식당=목포시내에서 10년이 넘게 육회 단 한 가지만을 고집하는 음식명소다. 점심에 한해 불고기백반과 내장탕을 내는데 역시 별미다. 목포시 산정1동(061-274-0868).

7 천일식당=해남읍 장터에서 3대에 걸쳐 76년을 이어오는 음식명소다. 남도의 장터음식과 불고기맛을 실감할 수 있다. 해남군 해남읍(061-536-4001).

8 일미식당=해남읍에서 30년 내력을 지닌 추어탕집. 해남군 해남읍(061-535-2814).

9 제진관=진도군청 앞 주택가 골목 안에서 간재미무침회백반과 생선매운탕을 맛깔스럽게 끓여내 진도에서 손꼽히는 별미집. 진도군 진도읍(061-544-2419).

10 옥천횟집=100년이 넘었다는 한옥 기와집의 사랑채에서 독특한 분위기의 횟상을 차려낸다. 진도군 진도읍(061-543-5664).

11 독천영명식당=세발낙지의 원산지인 영암군 독천면 세발낙지촌에서 내력이 가장 오랜 집이다. 연포탕과 갈낙탕, 낙지초무침, 낙지구이 등 최상의 맛을 보여준다. 영암군 학산면 독천(061-472-4027).

12 영암어란집=남도음식 중에도 귀물로 여기는 어란을 50년이 넘도록 가장 정통적으로 만들어오는 집이다. 영암군 영암읍(061-473-3163).

13 나주곰탕하얀집=옛 나주군청 정문 앞에서 3대에 걸쳐 50년이 넘게 곰탕을 끓여내고 있다. 나주시 중앙동(061-333-4292).

 

'눈부신' 남도의 한정식

여름 휴가가 막바지에 이르렀다. 이미 6회에 걸쳐 소개된 휴가지에서 아직 마땅한 곳을 찾아내지 못했다면 남해안의 중심권인 여수와 돌산을 눈여겨볼 만하다. 남해 다도해의 한가운데 자리한 지리적인 여건만큼이나 남해바다의 온갖 먹을거리가 풍성하고 예로부터 음식가짓수가 많기로도 이름난 고장이다. 따라서 먹을거리 휴가지로 빼놓을 수 없는 명소다.

여수항은 바닷길과 이어지는 호남의 관문격인 교통의 요새이고 수산물의 집산지다. 순천만을 사이로 고흥반도가 건너다보이고, 서쪽으로는 광양만을 건너 경남의 남해군이 바라다보인다. 삼면이 청정한 해역으로 남해바다의 온갖 해산물이 난다.

찬의 가짓수가 전국에서 가장 많이 오른다는 남도한정식집이 여수에 있고, 남해 특유의 아나고(붕장어)탕과 양념구이, 오랜 내력을 자랑하는 가오리무침횟집, 개운한 노래미탕에 한정식찬을 곁들인 노래미정식으로 40년을 이어온 노래미식당, 사계절 다양한 횟감들이 수도 없이 오르는 돌산 횟집촌의 싱싱한 활어회 등 다양하다. 그리고 오가는 길에 남원의 추어탕과 전주의 콩나물해장국도 요깃감 겸 별미로 기억에 남을 만하다.

들러볼 곳도 만만치 않다. 여수항을 내려다보고 있는 진남관(鎭南館)은 조선시대 400여년간 수군의 본거지였고 여수항의 상징적인 사적지다. 여수항에서 돌산대교를 통해 육지처럼 오가는 돌산섬도 비록 작은 섬이지만 산세가 빼어날뿐더러 수질이 뛰어나고 토양이 비옥해 예로부터 이곳 섬사람들은 기골이 장대하고, 돌산갓과 양념류는 호남지역에서도 손꼽는 특산물에 든다. 또 남해안에서는 보기드물게 하얀 백사장이 깔린 방죽포해수욕장이 있고, 섬의 끝자락에 들어 있는 향일암은 남해안에서 첫손꼽는 해돋이 명소다.

여수를 벗어나 잠시 들러볼 수 있는 곳은 가까운 승주군 내 송광사와 선암사다. 어느 한곳만을 들러도 녹음 속에 잠긴 맑고 청아한 큰 절분위기가 또다른 세상을 보는 것 같다.

 

별미 진미/ 남도

1 한일관=여수의 한정식을 대변해준다는 집이다. 4인 기준으로 1인 1만5천원인 한정식상은 3차례에 걸쳐 상차림이 바뀌며 30∼40가지의 해산물을 올려 전국 제일이란 말을 듣고 있다. 여수시 여서동(061-654-0091).

2 노래미식당=노래미매운탕을 중심으로 모듬회와 7∼8가지의 찬을 곁들여 깔끔한 탕맛과 회맛을 고루 즐길 수 있게 해준다. 여수시 중앙동(061-662-3782).

3 칠공주장어집=일본말인 ‘아나고’라 불러야 더 잘 통하는 아나고탕과 아나고구이, 아나고내장탕과 내장수육 등 붕장어요리로 20년 넘는 내력을 쌓고 있다. 여수시 교동(061-663-1580).

4 구백식당=여수의 명물로 꼽히는 서대무침회로 16년간 명성을 쌓고 있다. 톡 쏘듯 자극적이면서 새콤달콤하게 무쳐내는 서대회맛이 별미다. 여수시 중앙동(061-662-0900).

5 거북횟집=싱싱한 횟감관리와 푸짐한 상차림으로 여수는 물론 광주와 영남 남해안까지 고객이 이어진다. 여수시 돌산읍 임포항(061-644-9081).

6 종점모텔횟집=돌산 주차장에서 가장 가깝고 횟집과 함께 민박을 겸하고 있는데, 방에서도 일출을 볼 수 있을 정도로 전망이 좋다. 회는 물론 남해안에서 잡히는 꽃게매운탕을 별미로 내놓고 있다. 여수시 돌산읍 율림리(061-644-4737).

7 함남면옥=여수시내에서 43년된 함흥냉면집이다. 6·25 때 함남 북청에서 월남한 할머니와 아들이 2대로 이어지며 함흥냉면을 말아낸다. 여수시 중앙동(061-662-2581).

8 산호산장=선암사 입구 상가단지 내에서 민박과 한식을 겸하고 있다. 소박하게 차려내는 시골밥상에 얹힌 토속적인 밑반찬들이 인상적이다. 산채정식과 도라지토종닭찜이 별미다. 순천시 승주읍 죽학리(061-754-5234).

9,송광여관식당=송광사 경내에서 내력이 가장 오래고 시설규모가 큰 여관으로 산채정식과 산채비빔밥, 표고찌개백반, 닭백숙 등을 낸다. 순천시 송광면 신평리(061-755-2157).

 

나들잇길의 이모저모

고속도로망이 활어를 나른다

최근 개통된 순천-남원간 고속도로는 전국 어디서나 여수와 돌산을 오가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순천-구례-남원을 거의 직선으로 이어달리는 4차선 도로는 88고속도로와 연결돼 대구와 안동, 영주 등 영남 내륙까지도 막힘없이 갈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새벽에 여수항을 떠난 활어차는 남원-전주간 고속도로와 호남고속도로를 타고 서울로 올라가 점심에 낼 일식집 횟감을 대줄 정도로 편해졌다. 전국에 안 가는 곳이 없다는 여수의 해산물은 사계절 나는 자연산 활어와 어패류 외에도 연근해 청정해역에서 양식하는 각종 어패류까지 말 그대로 풍성하기 이를 데 없다.

전국에서 찬의 가짓수가 가장 많이 오른다는 한정식집 한곳만 들러도, 제철을 맞고 있는 삼치회와 병어, 가오리, 농어 등이 큰 접시를 장식하고, 덤안주로 오르는 해물인 해삼, 멍게, 소라, 키조개와 피조개, 문어, 가제류, 그 밖에 탕이나 구워내는 해물류까지 세 차례에 걸쳐 30∼40가지를 헤아릴 정도다. 또 40년의 내력을 지닌 노래미탕정식은 탕과 함께 모듬회와 찬을 한정식처럼 차려내 남도의 계절 횟감들을 골고루 맛보여준다. 여름철 보신탕이나 삼계탕을 능가한다는 붕장어탕(아니고탕)과 붕장어구이도 내장탕과 내장수육을 술안주로 곁들일 수 있을 만큼 풍성한 맛으로 여수항이 아니고는 도져히 맛볼 수 없다. 이같은 모습은 돌산으로 들어가도 마찬가지다. 수족관의 횟감들은 움직임부터 다르고 매운탕을 곁들인 모듬회접시는 가히 바닷가 활어회의 진수를 입체적으로 실감케 해준다.

 

비수기가 제주의 절정기

제주도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해외나들이의 기분을 느낄 수 있는 여행지다. 바다 한가운데 위치해 육지와는 기후조건이 사뭇 달라 공항에 내리는 순간부터 바람결이 다르게 느껴지고, 해발 1950m에 이르는 한라산을 안고 있어 지형의 높낮이에 따라서도 계절감이 다르다.

볼거리는 물론 먹을거리도 풍부하다. 섬을 감싼 더없이 맑은 해안과 그림 같은 해수욕장이 있고, 중산간지대의 둥실둥실한 오름들을 감상하는 맛은 육지에서는 전혀 상상할 수 없는 경지다. 제주항과 서귀포항으로 들어오는 각종 수산물도 그 신선도가 남다르다.

경험 많은 여행자들은 제주도를 주중을 이용해 하루에 오가는 해외여행지처럼 생각한다. 하루 수십편의 항공편과 카페리가 이어지고, 각종 편의시설들도 잘 갖추어져 있을 뿐 아니라 도로망이 짜임새 있게 엮어져 직접 차를 갖고 가거나 렌터카를 이용해 자동차여행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경비는 좀 들지만 아침 비행기편으로 제주공항에 내려 렌터카로 섬의 곳곳을 돌아본 뒤 저녁 비행기편으로 돌아오면 서울-강화간을 오가는 것보다 편하고 도착시간도 정확하다.

하지만 주말과 관광시즌에는 예약이 폭주해 항공편은 물론 배편까지 초만원을 이루어 웬만해선 갈 엄두를 내기 어렵다. 다행스러운 것은 8월15일부터 추석 전까지 제주도는 1년 중 보기드문 비수기로 접어든다. 아직 더위도 채 가시지 않았고, 단순한 피서여행이나 가족나들이라면 이때를 택하는 것이 좋다. 비행기는 물론 숙박비까지 주중 할인이 가능하고 대접도 융숭하다.

추석 전까지는 바닷물에 몸을 담그기에도 알맞고 중산간을 오르면 어느새 갈꽃이 피어나 가을을 느끼게 한다. 어시장에 들어오는 생선류도 이때쯤 더 싱싱하고 살이 단단해진다. 제주 명물 다금바리회는 물론 돌돔도 산란기를 앞두고 한참 살이 올라 있고, 자리돔과 참돔, 옥돔 등도 한여름보다 맛이 한결 뛰어나다. 뿐만 아니라 천고마비란 옛말처럼 제주말고기와 흙돼지, 제주꿩 요리들도 제맛이 나기 시작해 어느 것이든 맛없는 것이 없다.

 

나들잇길 별미진미/ 제주도

1 복집식당=갈칫국과 자리구이, 자리조림, 자리젓, 톳나물무침 등을 제맛나게 맛볼 수 있다. 제주시 용담1동(064-722-5503).

2 고마갈비=직접 사육한 제주말고기를 전문으로 낸다. 말고기양념구이, 샤브샤브, 말고기수제비, 말갈비 등 별미를 즐겨볼 수 있다. 제주시 이도1동 KAL호텔 뒤(064-723-1301).

3 물항식당=고등어회, 고등어조림, 갈치구이와 갈칫국이 전문이고, 저렴한 가격이 특징이다. 제주시 건입동 제주어항(064-753-2731).

4 도라지식당=제주 토속음식을 정갈하게 차려내 관광객이 즐겨 찾는 집이다. 갈칫국, 성겟국, 옥돔미역국, 자리물회 등이 일미다. 제주시 이도2동(064-722-3142).

5 보건식당=제주 토속음식인 제주도 오분재기구이와 오분재기뚝배기를 가장 제맛나게 끓여내는 집이다. 제주시 이도2동(064-753-9521).

6 큰돌집=전복죽과 전복구이, 전복물회 등을 가장 맛있고 격식있게 차려낸다. 제주시 연동(064-744-9889).

7 어장군=신제주 주택은행 뒤편 음식골목에서 제주 토속음식을 한정식형태로 격식있게 차려내 도내 유지들이 즐겨 찾는다. 제주시 연동(064-744-2258).

8 서원가든=제주전통가옥의 민박과 꿩요리, 돼지훈제가 별미다. 제주시 애월읍 고성리(064-799-7101).

9 진미식당=남제주 삼방굴사 앞 안덕에서 제주 명물인 다금바리회를 전문으로 한다. 남제주군 인덕면(064-794-3639).

10 우가촌=진짜 제주 토종돼지고기를 제맛나게 맛볼 수 있는 집이다. 인절미 같은 돼지비계의 쫄깃한 맛이 진미다. 서귀포시 서호동(064-739-0456).

11 남궁서민횟집=서귀포 어항에서 횟감이 가장 다양하고 횟값이 저렴한 집으로 소문나 있다. 서귀포시 서귀동(064-763-1240).

12 몰고래주막=꿩메밀국수와 옥돔구이백반, 도새기구이 등을 오메기술과 곁들여 낸다. 남제주군 표선면 성읍민속마을(064-787-0624).

13 성산오조해녀의집=성산읍 해녀들이 어촌계를 조직해 직접 따온 전복으로 죽을 쑤어 낸다. 남제주군 성산읍(064-784-0893).

 

나들잇길의 이모저모

섬의 정취는 민속집에서

제주도 나들이는 장소 이동을 택시나 관광회사에서 운영하는 셔틀버스를 이용해야 하기 때문에 가고자 하는 데 많은 제한이 따른다. 운수회사와 관광업자들이 조직적으로 연계되어 택시를 대절해도 자신들과 관련이 없는 업소나 장소를 가자고 하면 모른다거나 아예 몇일 전 문을 닫았다며 임의대로 엉뚱한 곳을 안내하기 일쑤다. 그래서 인원이 많을 경우 업소에 직접 전화를 걸어 차를 보내달라고 하거나 미리 어디로 갈 수 있는지 늘 확인하고 차를 타는 것이 좋다.

이제는 휴가철의 뒷무렵이어서 조용한 편이다. 따라서 차분하게 즐기는 여행이 가능하다. 숙박시설도 시내 장급여관보다는 시내와 조금 떨어져 있어 약간 불편하겠지만 제주 고유의 민속집에 묵으며 섬지방 특유의 정원을 산책하며 제주도의 인심을 직접 접해보는 게 좋다.

가장 알맞은 곳으로 제주공항에서 가까운 ‘서원가든’을 들 수 있다. 공항에 내려 전화를 걸면 차를 보내주고 공항까지 데려다준다. 옛 모습 그대로의 토속집과 정원이 아름답고 직접 길러내는 꿩요리도 육지에서는 구경하기 어렵다.

제주에서 가장 값비싼 횟감은 비수기지만 1접시에 15만원 이상을 호가한다. 말고기 샤브샤브 1인분 1만원, 양념불고기 8천원, 그 밖에 자리물회와 보말국, 갈칫국 등은 5천원, 성겟국 6천원, 갈치조림 1만2천원, 고등어회 1접시 1만원 선이다.

렌터카를 이용할 경우 제주렌터카조합(064-746-2294)의 안내를 받아 미리 예약을 하는 것이 좋다. 소중형(아반떼, 세피아, 루비나)의 경우 6시간 기준 3만8천∼4만1천원(오토)선이고, 24시간 대여는 6만9천원∼7만6천원이다.

 

마시면 씹히는 생선살의 감촉

동해 남부 영일만을 지나다 보면 어느 횟집이나 메뉴에 물회가 올라 있지 않은 곳이 별로 없다. 최근에는 북쪽에 있는 강릉이나 속초에서도 물회가 간혹 메뉴에 올라 눈길을 끈다. 하지만 이곳 물회는 한치나 새끼오징어, 물가자미물회 정도에 한정되어 있고 영일만 사람들같이 폭넓게 즐기지는 않는다. 멀리 제주도에서도 예로부터 자리물회가 국처럼 식탁에 오르지만 자리돔에 한정되어 있고 간혹 옥돔을 물회로 쓸 정도다.

영일만 물회는 실로 다양하다. 한치와 오징어는 물론 가자미, 광어, 도다리, 우럭과 노래미가 주대상이고, 그 밖에 쥐치와 고둥, 전복까지 물회를 말아 시원한 맛을 즐긴다.

물회가 일반회와 다른 것은 첫째, 회를 뜰 때 곱게 채치듯 횟감을 잘게 썰어 접시에 담지 않고 큼직한 대접에 안친다. 그 위에 배와 당근, 양파, 쪽파, 쑥갓, 상추 등 야채를 채쳐 얹은 뒤 고추장을 듬뿍 얹어주거나 따로 고추장 그릇을 곁들인다.

다음은 따끈한 밥과 국이 따라나오고, 곁들이는 찬도 일반회와 달리 김치는 물론 조림, 젓갈 등 밑반찬이 5∼6가지나 일반 상차림처럼 넉넉하게 오른다. 끝으로 가장 특이한 것은 이슬이 듬뿍 맺힌 시원한 물주전자가 따라나오고 회 그릇에도 얼음을 몇 덩이씩 얹어주는 것이다.

먹는 이의 취향에 따라 처음에는 그대로 비벼 반주를 한두잔 하고, 물을 자박자박하게 부어 밥을 비비기도 하고, 물을 넉넉하게 부어 냉국에 말 듯 밥을 말아먹기도 한다. 그래서 물회는 엄격히 따져 회가 아니고 ‘생선냉국’ 또는 찬 ‘술국’으로 불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있고, 실제로 동해 남부 사람들은 물회를 가장 이상적인 해장국으로 꼽는다.

아무튼 그냥 맨고추장을 얹은 채 골고루 비벼 싱싱한 야채와 매콤한 고추장 맛으로 먹는 맛도 색다르지만 시원하게 물을 말아 훌훌 마시는 기분도 생선이 들었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담백하고 상쾌하기 이를 데 없다.

더욱이 밥을 말 때는 금방 지어냈거나 보온기의 온도를 높혀 손을 댈 수 없을 정도로 뜨꺼운 밥을 내놓는다. 얼음이 둥둥 뜬 냉국에 말아놓은 따끈한 밥알은 유난히 오돌오돌하게 매끄럽고, 생선 채썬 것과 야채 등과 함께 씹히는 밥알의 질감이 유별나면서 뒷맛이 달착지근하게 살아난다.


물을 약간만 붓고 고추장을 듬뿍 넣어 밥을 비빈 뒤, 머리와 뼈를 넣고 곰국처럼 끓여내 생선국물을 떠마시며 먹는 재미도 구수한 여운과 함께 물횟집에서나 느껴볼 수 있는 별미가 아닌가 한다.

 

이름난 물횟집/

1 별장회타운=구룡포 해수욕장에서 장기곶 등대쪽으로 작은 언덕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는 삼정 어촌에 자리잡고 있다. 오징어의 본고장을 바로 곁에 두고 있어 오징어철인 여름과 초겨울까지는 오징어물회가 주를 이루고, 오징어가 잡히지 않는 겨울에는 한치물회를 대신 낸다. 오징어뿐 아니라 주치물회, 가자미물회도 메뉴에 올라 있어 물회맛을 폭넓게 즐길 수 있다. 상차림도 삶은 고동, 백합조개, 과메기, 미역나물, 해조류무침과 젓갈 등이 깔끔하게 따라나와 세련된 모습으로 입맛을 돋운다. 바다가 내다보이는 건물의 2∼3층을 민박으로 내놓아 하루쯤 묵어와도 좋다. 오징어물회 1만2천원.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삼정1리(054-284-2408).

2 어림복집=어림복집은 포항시내 죽도2동에 있는 복전문집이다. 죽도 어시장에서 나는 활어복으로 신선한 복지리와 복매운탕 등 복요리를 다양하게 내놓는 이름난 포항의 음식명소다. 이곳 물회는 특이하게 영일만의 특산물이기도 한 백고둥으로 물회를 말아내 각별한 맛을 선사한다. 처음에는 여름철 계절식으로 내던 것을 고객의 요청으로 겨울철은 후식 겸 식사로 내다가 최근에는 정식 메뉴에 올려놓고 있다. 산 고둥살을 얇게 썰어 안치고 배와 당근, 쪽파, 상추, 마늘 등 갖은 야채와 양념을 채쳐 얹은 뒤, 얼음을 몇알 얹고 참기름을 살짝 뿌려 내놓는다. 시원한 물을 붓고 훌훌 떠마시는 맛이 담백하기 이를 데 없고 밥을 몇 숟갈 말면 더욱 별미다. 물회 7천원. 포항시 죽도2동(054-275-5501).

3 원조 포항물회=포항시내에서 첫손 꼽을 만큼 내력이 오랜 물횟집이다. 조흥은행과 국민은행이 대각선으로 맞물려 있는 상원동 사거리에서 50년 가깝게 물회 한 가지를 전문으로 해온다. 창업주인 70대 후반의 할머니와 대물림할 며느리가 직접 말아내는 물회맛이 물회의 본고장에서도 제맛을 인정받고 있다. 물회 1인분 1만원. 포항시 북구 상원동(054-247-2900).

 

이사람의 맛내기/ 포항물회집 김덕순 할머니

포항 사람이 그 집을 모를 리 있나

포항시내 번화가인 상원동 패션거리 입구에 자리잡고 있는 포항물회집은 포항 사람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별로 없을 정도로 명성이 자자하다. 주인 김덕순(76) 할머니는 30살 되던 해 이곳에 물횟집을 열어 지금까지 47년째 한 자리에서 물회 한 가지만을 고집해 온다. 평생을 물회와 더불어 살아온 셈이다.

물회는 신선한 맛이 첫째 조건이기 때문에 즉석에서 산 것을 잡아 회를 떠야 하며, 그래서 싱싱한 횟감을 마련하는 일이 가장 중요한 일이다. 포항물회집에 들어서면 입구에 설치해놓은 수족관에서 싱싱한 가자미와 도다리, 광어, 우럭 등이 가득 담겨 있는 모습이 일반 활어횟집과 크게 다를 바 없다.

주문하는 손님들의 수에 따라 알맞은 크기를 골라내 즉석에서 잡아 회를 뜨고, 곱게 채썰어 배, 당근, 쪽파, 볶은깨, 김가루를 얹어 고추장 그릇을 곁들여 낸다. 양파 대신 쪽파를 고집하고 고추장은 집에서 담근 고추장을 낸다. 찬도 젓갈과 가자미식해, 미나리나물, 생선조림 등이 김치와 함께 곁들여지고, 생선뼈로 끓인 뽀얀 국에 파만 몇점 띄워져 따라나온다. 50년 가까운 반평생을 물회만 말아온 김 할머니의 경험으로는 그 이상도 이하도 필요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어느 생선이나 다 물횟감이 되지는 않는다. 김 할머니는 물회는 물을 말았을 때 맛도 있어야 하고 영양가도 있어야 하며 무엇보다 한끼 식사가 충분히 되어야 한다고 믿고 있다. 그래서 이곳 물횟집에는 물횟감으로 알맞은 크기의 가자미, 도다리, 광어, 우럭 등 네 가지 생선 이외의 것은 들여놓지 않는다고 한다.

아침 8시면 문을 여는데, 이때는 주로 해장 겸 아침 식사를 하고 가는 직장인들이고 낮시간과 저녁시간은 별미로 물회를 즐기러 오는 외지 손님들과 회를 별도로 한 접시 곁들여 소주를 한잔 하러 오는 포항 사람들이 자리를 가득 메운다.

 

싱싱한 낙지수액의 감칠맛

낙지는 주로 서해와 남해의 갯벌이 주산지로 꼽힌다. 같은 낙지라도 갯벌에 따라 맛과 특징이 각각 다르게 나타난다. 최근 중국산 낙지가 어시장의 대종을 이루고 있지만 근본적으로 맛과 질감이 다르다. 더욱이 수입낙지는 대부분 냉동낙지로, 동태가 생태 맛을 낼 수 없는 것처럼 맛의 개념이 다르다.

이같은 특성들은 먹는 방법이나 조리법에서도 마찬가지다. 서해안의 대표적인 낙지 산지인 서산과 태안지방의 낙지는 어릴 때는 밀낙이라고 해 남해안의 세발낙지처럼 회로도 먹지만 대부분 길이가 1m 가깝게 거의 다 자란 것을 더 알아주고, 싱싱한 질감과 시원한 맛도 이때가 제맛이다. 조리방법은 전골식으로 끓여내는 박속낙지탕(국)이 최고의 별미고, 볶음도 푸짐하고 시원한 맛이 있다.

남해안 낙지는 역시 세발낙지를 최고로 꼽는다. 길이가 20∼30cm 정도로 발이 가늘고 연하면서 뒷맛이 달콤한 것이 특징이다. 그래서 먹는 방법도 주로 회와 꼬치구이가 일미고, 맑은 장국에 끓여내는 연포탕과 볶음으로 먹어도 감미로운 맛이 있다.

낙지맛은 계절과도 관계가 깊다. 남해안 세발낙지나 서해 밀낙은 음력으로 4∼5월, 늦은 봄에서 초여름이 제맛이고, 성숙한 낙지맛은 가을철을 더 쳐준다. 봄에 갯벌에서 잡은 세발낙지들은 한여름 충분한 먹이를 먹으며 몸 속에 맛과 영양분을 듬뿍 담고 겨울 채비를 해야 할 때가 됐기 때문이다. 음력으로는 7∼8월에 해당되고 이때 낙지 한 마리는 인삼 한 뿌리와 같다는 옛말이 전해올 정도다. 지금부터 양력 10월 초까지가 바로 그 시기다.

낙지볶음 맛도 물론 이때가 제맛이다. 생낙지 가격도 1년 중 이 시기가 가장 싼 때여서 웬만큼 이름난 낙지집들은 굳이 냉동낙지를 사용하지 않는다. 특히 가을낙지는 추석을 전후해 맛이 절정을 이루고, 양념맛 또한 어느 것이나 갓 추수한 햇것들이어서 낙지볶음 맛도 극치에 달한다. 그래서 평소 낙지볶음을 좋아했거나 관심이 있었다면 한번쯤 단골집에 들러 제맛을 확인해볼 만하다.

유명 낙지볶음집들은 대부분 서울을 비롯해 대도시에 몰려 있고, 아니면 산지의 내력있는 토속음식점들이 맥을 이어온다. 전골이나 탕과 달리 빨갛게 양념에 범벅이된 말랑한 낙지발은 보기만 해도 입에 군침이 돌고 입 안에 넣으면 씹을 때마다 툭하고 터져나오는 바닷물 같은 싱싱한 낙지수액이 얼큰하면서 시원한 양념맛과 어우러지는 조화는 가히 환상적이다.

싱싱한 생낙지일수록 똑똑 끊길 정도로 씹히는 맛이 더 있고, 다 먹도록 이 사이에 끼는 법도 없다. 이 맛 때문에 새댁이 아이를 가지면 가장 먼저 찾는 음식 중 하나가 낙지볶음이고, 따끈한 쌀밥에 썩썩 비벼 놓고 조개국이라도 곁들이면 더욱 좋다.


이름난 낙지볶음집/

1 현대낙지집=강남 압구정동에서 최고의 낙지볶음집으로 손꼽힌다. 낙지볶음 1접시 2만원. 서울 강남구 신사동(02-544-8020).

2 실비집=옛 무교동 낙지골목에서 맥을 이어오는 집들 중 그때의 특성을 가장 잘 지켜오고 있다는 집이다. 낙지볶음 1접시 1만3천원. 서울 종로구 청진동(02-732-7889).

3 본가낙지볶음=옛 부산 조방낙지골목에서 대를 이어오는 집이다. 서울 무교동이나 전라도식 낙지볶음처럼 빨갛게 볶음하지 않고, 양배추와 대파를 썰어넣고 다진 양념을 알맞게 풀어 밥에 비비기에 꼭 알맞은 조방낙지골목의 옛맛을 잘 이어오고 있다. 낙지볶음 1인분 4500원. 부산시 범천1동(051-642-1041).

4 부산할매낙지=부산 범일동 조방할매낙지의 맛을 대구로 옮겨다 크게 성공한 집이다. 문을 연 지 10년이 지나 지금은 대구사람들의 입맛이 가미되어 부산보다는 다소 매운맛이 강하고 뒷맛이 한결 시원하다. 낙지볶음 1인분 5천원. 대구시 서구 내당동(053-554-9475).

5 할매낙지=울산 동구 명덕여중 입구에서 낙지볶음집으로 10년이 넘은 집이다. 삼천포에서 올려오는 세발낙지에 곱창과 새우를 넣어 볶은 ‘낙곱새볶음’이 특히 유명하다. 낙지볶음 1인분 5천원. 경남 울산시 동구 일산동(052-232-8740).

6 대원식당=군산어항에 들어오는 활어낙지를 중심으로 낙지볶음과 낙지전골, 불낙전골 등 다양한 낙지요리를 전문으로 한다. 낙지볶음 1인분 1만원. 전북 군산시 월평동(063-442-8814).

7 수락정=광주 서구 쌍천동 서부등기소 앞의 유명한 낙지집이다. 해남 황산면 태생의 주인이 고향마을에서 공급받는 세발낙지로 연포탕과 낙지볶음을 낸다. 차분한 분위기의 가정집 마당과 정갈한 상차림이 인상적이다. 낙지볶음 1접시 2만천원. 광주시 서구 쌍촌동(062-371-1818).

8 호산회관=목포시내에서 100% 자연산 횟감만을 사용한다는 이름난 해물집이다. 낙지요리만도 12가지에 이를 정도로 전문성이 뛰어나다. 모든 낙지요리는 산 세발낙지를 이용한다. 낙지볶음 1인분 1만5천원.전남 목포시 용당2동(061-278-0050).

 

이사람의 맛내기/ 현대낚지집 정상순 할머니

눈맛만으로도 땀이 나!

현대낙지집은 서울 압구정동 광림교회 앞에서 신사동쪽으로 난 일방통로에 들어선 음식촌에 자리잡고 있다. 1985년 문을 열어 15년 내력을 지닌 낙지볶음집이다. 그냥 낙지볶음과 세발낙지볶음 두 가지로 구별해서 만드는 맛이 하도 기막히다고 소문나 강남 아파트단지 내 웬만한 주부들이라면 거의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이다.

이곳 낙지볶음맛이 이토록 유명해진 데는 주인 정상순(66) 할머니의 고집스런 낙지선별과 양념관리에 있다. 본래 음식솜씨가 타고났다는 평판을 들어왔지만 정작 본인은 음식솜씨란 특별한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어떤 음식이든 재료가 좋으면 제맛이 나는 법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이곳 낙지는 싱싱하게 살아 있거나 기운이 빠지지 않은 것을 들여와 볶음감으로 사용한다. 낙지 자체가 싱싱하고 맛이 뛰어난데다 토종마늘과 태양초 고추로 빚은 양념을 알맞게 숙성시켜 양념이 제맛이 날 때 볶음을 해, 눈맛만으로도 땀이 날 정도로 빨갛지만 입에 넣으면 얼큰하면서 감치는 맛이 있고 시원한 뒷맛이 계속 입맛을 당기게 한다.

낙지도 부족하지 않게 넉넉히 넣어주고 가격을 조금 더 받더라도 음식은 갖출 것을 제대로 갖춰야 제맛이 난다는 것이 할머니의 음식관이어서 음식값은 다른 곳에 비해 조금 높은 편이다. 하지만 음식맛을 보고 내용을 확인하고 나면 다른 곳으로 발길을 옮길 수 없다는 것이 단골 고객들의 이야기다.

이외에도 다른 낙지집과 확연히 다른 특징을 꼽는다면, 따라내는 찬들이 토속적이면서 고유한 맛으로 낙지볶음맛을 한껏 돋우어 준다는 것이다. 고랭지채소로 담근 배추김치는 물론 가을에 담가 충분히 익힌 무김치를 보관해놓고 볶아내는 등 독특한 맛이 고객들을 감동시킨다.

충북 청주가 고향인 할머니는 일본에서 초등학교를 마쳤기 때문에 일본음식처럼 유난히 깔끔한 상차림이 몸에 배어 있다. 최근에는 일본TV와 책자에 소개되어 일본인 관광객들이 음식관광차 찾아오는 음식명소로까지 떠오르고 있다.

프랑스요리에 간장소스? [2000.09.20. 제326호]

우리 음식문화사상 음식에 대한 관심이 요즘처럼 고조된 적이 없다. 가려져 있던 고유의 전통음식들이 활발하게 제모습을 되찾아 전문음식점으로 등장하고 있고, 세계 곳곳의 음식들까지 다양하게 밀려 들어와 먹을거리의 전성시대를 맞고 있다. 우리의 입맛도 혁신적으로 변해, 맛의 세계화를 주창하면서 음식가 1번지로 불리는 강남에는 퓨전레스토랑들이 중심권을 이뤄가고 있다.

퓨전요리(Fusion Cuisine)는 이제 제3의 음식문화 내지는 제3의 맛으로 굳건히 자리잡았고, 다양한 맛을 추구하는 젊은 세대들에서 중·노년층의 미식가들과 주부들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고객층을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대부분의 퓨전레스토랑의 이용자들이 조리사의 구상을 명확하게 이해하고 요리를 제대로 즐기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따라서 맛의 구상이 뚜렷하고 고객층이 두터운 퓨전레스토랑의 조리장들을 직접 찾아 그들이 추구하는 퓨전의 세계를 탐색해보는 것은 새로운 맛의 세계를 올바로 인식하고 먹는 즐거움을 더해주는 지름길이 아닐까 싶다.

퓨전레스토랑의 선두주자로 지목받고 있는 씨안(Xian/西安, 02-512-1998)은 퓨전 음식의 진원지인 미국 캘리포니아지역의 유명 퓨전레스토랑들과 호흡을 같이하며 고객들로부터 세계적인 수준의 퓨전레스토랑으로 인정받고 있다. 정통 프랑스요리에 동양적인 맛의 조화를 이룬 프랜치 아시안(French-Asian) 조리법을 개발해 서양요리의 기틀 위에 동양의 신비로운 향신료와 신선한 야채들을 절묘하게 조화시켜 새로운 맛을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애피타이저와 메인요리, 사이드디시 등으로 구별해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짜인 메뉴는 어느 것이나 눈맛 만으로는 정통 푸랜치스타일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다만 샐러드에 얹은 드레싱에 마늘과 고추, 겨자 등을 첨가해 맛이 새콤 매콤하게 입 안에 감돌면서 기존 서양요리가 풍기는 우아한 맛과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다. 또 메인요리에 얹는 소스도 기존의 크림소스 대신 된장이 가미된 간장소스로 담백한 맛을 살려내고 마무리는 버터로 해 서양적인 향미를 얹어내는 등, 단순한 혼합의 한계를 넘어 섬세한 맛의 세계를 보여준다. 따라서 모든 요리의 하나하나가 준비과정부터 조리에 이르기까지 기존의 방법에 비해 손이 몇 갑절 더 간다고 한다.

제대로 된 퓨전요리는 서로의 특성을 최대한 살려내면서 전혀 어설픈 데가 없는 새로운 맛이어야 하고, 동서양인이 한자리에서 음식을 나누어도 꼭같이 매료될 수 있어야 한다. 이같은 맛을 내기 위해 경영자는 물론 주방인력도 모두 그 분야의 탁월한 전문가들이다. 주인 이상민(31)씨는 미국 코넬대학에서 호텔경영학을 전공했고, 신라호텔에 몸담아 경력을 쌓았다고 한다. 주방의 조리부장 토드 니시모토(30)와 조리과장 윤정진(33)씨는 미국 현지에서 명성을 얻고 있는 퓨전레스토랑에서 익힌 솜씨로 한국에 프랜치 아시안 조리법을 처음으로 소개한 당사자들이다. 서양요리에 입문해 11년차를 맞고 있는 윤씨는 고객이 퓨전요리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조리사 이상의 지식을 요한다고 말한다. 따라서 씨안에서는 요리를 주문하는 손님에게 홀 서빙 직원이 상세한 설명을 해주는 것을 원칙으로 하며, 더 자세한 설명을 원할 때는 윤씨가 직접 테이블로 찾아가 조리과정을 설명해 준다.

식당의 규모도 만만치 않다. 청담동 고급 주택가에 들어앉은 130석 규모의 조용하게 가려진 공간은 현대적인 감각의 세련된 인테리어가 제3의 공간 감각과 제3의 맛을 표현하는 퓨전요리를 즐기는 장소로 손색이 없다. 가격은 일반 레스토랑에 비해 다소 높은 편이다. 점심은 1인 1만5천∼2만원, 저녁은 3만∼4만원 정도이다.


<나도 주방장>

저녁식탁을 위한 간단한 퓨전요리

윤정진씨는 집에서도 해먹을 수 있는 퓨전요리를 추천해주며 “부부가 함께 맛있고 즐겁게 저녁식사를 마친 뒤 잠자리에 드는 것만큼 행복한 일은 없다”는 프랑스의 미식가 사바랭의 명언도 함께 들려준다.

이 요리는 늦게 퇴근한 남편과 함께 잠자리에 들기 전 저녁을 겸한 가벼운 안주요리다. 마요네즈에 다진 마늘과 된장을 알맞게 풀어 된장마요네즈를 만들어 놓고, 냉장고 속에 들어 있는 양배추와 싱싱한 야채를 있는 대로 꺼내 알맞게 썰어 놓는다. 다음으로 오징어를 먹기 좋게 썰어 데치거나 튀겨서 야채와 곁들이면 맛이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오징어 대신 쇠고기를 프라이팬에 로스식으로 구워 곁들여도 좋다고 한다. 여기에 맥주 한병이면 두 사람의 저녁식사로 멋있는 식탁이 되고도 남는다.

좀더 멋을 낼 수 있는 것으로, 근처 백화점이나 대형매장에서 한두 가지 재료만 미리 준비해 놓으면 큰돈 안 들이고 가능한 것도 있다. 그 재료란 진공포장된 칡냉면이나 2인분으로 알맞은 양의 참치회다. 그 밖의 것은 역시 냉장고 속에 있는 것과 집의 양념류면 된다.

모든 요리는 소스를 만드는 것부터 시작된다. 간장, 맛술, 식초를 같은 비율로 넣고 겨자를 약간 풀어 폰즈소스를 만든다. 여기에 야채류를 알맞게 썰어 소스를 얹어 놓고 볶은 깨를 보기 좋게 뿌려도 좋다. 그리고 참치회를 곁들이거나 칡냉면을 삶아 차게 건져 소스에 무쳐 야채 밑에 깔면 되는데, 칡냉면 한 가지만으로도 충분히 안주와 가벼운 저녁식사를 대신할 수 있다. 유의할 점 한 가지. 새로운 요리의 맛에 반해 맥주를 취하도록 마셔서는 안 된다. 적당량의 술은 요리의 풍미를 더해주지만, 술에 취하면 섬세한 맛을 즐길 수 없기 때문이다.

생크림으로 익힌 광둥요리 [2000.09.27. 제327호]

‘마리’는 서울 청담동 퓨전거리의 감각을 잘 살려내고 있는 정통중국음식점이지만, 고객의 취향을 좇아 몇 가지 새로운 맛을 펼쳐보인 것이 폭발적인 인기를 얻어 퓨전중국음식점으로 더 알려져 있다. 주인이나 주방장은 정통요리를 고집하지만 고객은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퓨전집이라 부른다.

항상 조심스런 마음으로 고객에게 내놓는다는 퓨전요리는 마리의 전체 요리에서 불과 20%에 해당하지만, 퓨전중식당으로 첫손 꼽는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이곳 음식맛의 주인공은 역시 주방장 김대원(35)씨다. 그의 타고난 탐구력이 누구도 상상할 수 없었던 새로운 맛을 찾아내 고객의 입맛을 사로잡는다.

중국요리 경력 15년을 맞고 있는 김씨는 흔히 퓨전요리를 국적없는 요리로 평하기도 하지만 어디까지나 오해에 불과하다고 잘라 말한다. 어느 음식이든 기본요리를 확실하게 터득하고 나면 고객의 취향에 맞추어 약간의 다른 맛을 가미해 좀더 맛있고 아름답게 꾸미는 것이 자연스럽게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더욱이 요즘처럼 식자재 시장이 개방된 사회에서 정통요리는 재료사용에서부터 점차 한계를 드러내고 있고, 이미 전세계가 퓨전의 세계로 깊숙이 빠져들고 있다는 게 김씨의 진단이다. 김씨는 한식인 쌈밥에 서양에서 들여온 청정채(허브)를 다양하게 곁들이는 것도 엄밀히 따지면 훌륭한 퓨전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마리의 퓨전은 원칙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 중국요리에 서양적인 기법이나 맛을 가미해 맛과 모양을 가꾸어낸다.

가장 인기있는 메뉴로 ‘아스파라가스게살생크림’을 꼽는데, 바탕이 되는 게살요리는 계란 흰자위에 게살과 설탕을 넣고 우유로 볶아낸 광둥식 귀족요리다. 이 조리법을 기초로 게살과 계란 흰자위를 함께 후라이팬에 볶다가 우유 대신 생크림으로 서서히 무르익혀 지방과 수분을 알맞게 잦아들게 한 뒤 아스파라가스나 허브로 장식해낸 것이다. 눈맛부터 부드럽고 처음부터 끝까지 입 안에 녹는 촉감이 황홀한 경지를 이룬다. 와인이라도 곁들이면 가히 금상첨화라 할 수 있다.

새우를 주재로 한 ‘부귀새우’도 껍질을 벗긴 중새우에 전분을 입혀 튀긴 뒤, 마요네즈에 레몬과 생크림, 설탕을 알맞게 가미해 튀김 위에 얹은 비교적 손쉬운 요리다. 상큼한 마요네즈맛이 전혀 부담스럽지 않게 입에 감돌면서 새우맛을 한껏 살려내 감미로운 여운이 입 안 가득 남는다. 굳이 어느 나라 음식인지를 따질 필요가 없다.

겉모습은 소박한 레스토랑카페를 연상시키지만 30석 규모의 작고 아늑한 중식당이다. 점심에는 예약을 하지 않아도 잠시 기다리면 자리를 구할 수 있지만, 저녁시간과 주말은 예약을 하고 가야 불편이 없다. 아스파라가스게살생크림 4만원(3인분), 부귀새우 3만원(3인분).


두절새우부추탕면

‘감기약’을 요리해 보자

<준비물> 머리를 자른 길이 3∼4cm 정도의 마른새우 한줌. 중국부추 3분의 1단(가능하면 대가 굵고 긴 것이 좋다). 국수사리(생면 2인분).

먼저 머리와 꼬리를 다듬어낸 마른새우 한줌과 대가 굵고 줄기가 긴 부추를 알맞은 길이로 썰어 함께 섞어, 프라이팬에(식용유 1 T스푼 정도) 살짝 볶는다. 이때 줄기가 완전히 무르도록 익히면 안 된다.

다음은 볶아낸 부추와 새우를 냄비에 안치고 2인분 국수국물로 알맞은 양의 생수를 붓고 화끈하게 끓인다. 간은 약간의 소금간만 하면 된다. 국수국물을 만드는 동안 생면을 삶아 찬물에 헹궈 그릇에 담아놓았다가 국물이 완성되면 국수가 담긴 그릇에 나누어 붓는다. 따끈할 때 더 제맛이 난다.

육수를 따로 뽑을 필요가 없고, 생수에 소금간만 한 것이어서 맛이 매우 담백하다. 새우와 부추에서 우러난 국물도 시원하기 이를 데 없고 살짝 볶아 아삭아삭 씹히는 부추가 신선한 맛을 돋우면서 새우의 콜레스테롤을 제거해주어 몸에 부담이 가지 않는다. 찬도 냉장고 속에 들어 있는 김치나 멸치볶음 등 한두 가지면 족하다. 그래서 늦은 저녁시간 약간의 취기가 있는 남편과 해장을 겸한 저녁식사로 함께 나누기에는 그만이다.

남은 새우와 부추는 신문지에 말아 냉장고에 넣어두면 언제고 다시 사용할 수 있다. 조리법이 간편하면서도 시원하고 담백한 맛이 뛰어나 어린이나 어른 누구에게든 입에 맞는다. 날씨가 선선한 주말에 가족이 함께 만들어 먹어도 별미고 감기나 몸살기운이 있을 때 해먹으면 더욱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