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약 걱정 없는 미래전쟁 핵심 무기
지향성 에너지 무기체계
202X년, 한국에서 열리는 대규모 국제 회의를 방해하기 위해 테러단체가 대규모 테러 공격을 계획한다는 첩보가 입수된다. 육군은 테러 차단 임무를 위해서 특수부대를 투입할 뿐만 아니라, 공병대 및 미사일 발사차량 호위부대가 운용 중인 각종 첨단 무기를 동원하여 각국 정상과 행사장을 방어하기로 결정한다.
<자율주행 자동차를 해킹하여 테러를 하는 영화 “분노의 질주: 더 익스트림”의 장면
출처 : NBCUniversal Media, LLC,https://www.youtube.com/watch?v=8-NEQozpV1E&feature=youtu.be>
국제회의 마지막 날, 세계 정상들이 XX시에서 회의를 마치고 귀국을 시작할 무렵. 테러단체들은 치밀하게 계획된 대규모 테러도발을 감행한다. 먼저 테러단체들은 몰래 민간 자동차에 해킹 장비를 장착하거나 자동차들의 자율 주행 장비를 해킹하는 방법으로 정상들이 차량으로 움직이는 길목에 무인 자동차 테러를 시도한다. 해킹된 무인 자동차들은 마치 좀비 영화의 좀비떼들처럼 정상들의 차량을 향해 돌진한다.
이 때, 공병대가 시내 곳곳에 미리 설치해 놓은 극초단파 무기, 일명 HPM(High Power Microwave) 지뢰가 활약하게 된다. HPM 지뢰는 마치 보병이 사용하는 지뢰인 “클레이모어”(claymore)처럼 발이 달렸는데, 마치 원통 스피커 같은 모양에서 강력한 전자기파를 방출, 좀비 자동차들을 폭발 없이 멈추게 하는데 성공한다.
<지향성 에너지 무기로 드론 스웜을 방어하는 상상도 출처 : Dynetics.com>
테러단체의 공격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그들은 국내에서 몰래 민간용 드론 수백 기를 구매한 다음, 군용 소프트웨어와 폭발물을 결합한 테러단체는 벌떼처럼 공격하는 대량의 드론 공격, 이른바 “드론 스웜”(Drone Swarm) 공격을 2차로 시도한다. 불법 개조된 수 백 대의 드론들은 한꺼번에 몰려다니면서 각국 정상들이 탄 비행기와 헬기를 향해 무차별적으로 돌진하는데, 이때 육군 방공단이 대피중인 각국 정상과 아군을 보호하기 위해 드론 방어 무기인 안티 드론 빔 무기를 사용한다. 마치 거대한 총처럼 생긴 안티 드론 무기는 드론 스웜을 향해서 정확히 강력한 전자파를 발생시키는데, 몇 백대의 드론을 격추시키기 위한 출력이 부족하자 즉시 민간인이 사용하는 일반 전력선을 연결하여 드론을 격추시켜 안전을 확보하고 정상회담의 테러를 인명 피해 없이 막아내는 데 성공하게 된다.
다양한 상황에 자유롭게 대처하는 에너지 무기
위의 가상 상황은 DEW(Directed-energy weapon) 무기, 즉 지향성 에너지 무기가 미래전에서 사용될 때를 가정한 시나리오지만, 사실 지향성 에너지 무기의 군사적 활용은 상상이 아니라 이미 현실이 된 지 오래이다. 다만 총알과 포탄, 미사일처럼 엄청난 파괴력을 지닌 화약 무기들에 비해 주목을 덜 받았을 뿐이다.
지향성 에너지 무기는 여러 가지 방법으로 비 화약성, 비 폭발성 에너지를 활용해서 빔(Beam) 형태로 발신할 수 있는 무기를 뜻한다. 지향성 에너지를 맞은 적은 파괴, 혹은 불능화되거나 기능 고장을 유발하여 전투능력이 저하되는데, 화약과 폭발을 활용하는 총알이나 로켓이 흉내 낼 수 없는 여러 가지 장점을 가지고 있다.
<지향성 에너지 무기의 지상작전에서의 사용 사례 출처 : marketexpert24.com>
지향성 에너지 무기의 첫 번째 장점은 즉시성이다. 전자파 혹은 레이저를 활용한 무기이기 때문에 빛의 속도로 표적을 공격하여 대응이 어렵다. 또한 출력을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상황과 표적에 따라 적절한 강도를 조절할 수 있으며, 총알이나 대포와 같은 반동이 없어 보다 정확한 조준이 가능한 것과, 1회 전투 시 드는 에너지 생산 비용이 화약이나 폭약보다 훨씬 저렴한 것도 지향성 에너지 무기의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이 때문에 지향성 에너지 무기는 아주 오래전부터 연구가 진행되었고, 2차 세계대전은 물론 심지어 기원전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아르키메데스가 햇빛을 이용한 지향성 에너지 무기를 사용했다는 전설도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하지만 이런 지향성 에너지 무기들의 실용화가 이루어진 것은 비교적 최근으로, 과거 1980년대 미국과 구 소련에서는 인공위성과 항공기에 탑재할 레이저 무기를 중심으로 이루어졌으나, 최근에는 여러 국방 선진국에서 지상군이 운용할 수 있는 여러 지향성 에너지 무기가 공개되는 중이다.
<미 공군 연구소의 THOR 지향성 에너지 무기
출처 : https://www.youtube.com/watch?v=Ogi_o8dszrk&feature=youtu.be>
<미 공군 연구소의 THOR 지향성 에너지 무기 출처 : aflcmc.af.mil>
우선 미국의 경우 몇 종류의 지향성 에너지 무기에 대한 테스트와 개발이 막바지에 달하고 있다. 미국 공군 연구소(Air Force Research Laboratory)는 2019년 9월 지상군 부대 혹은 지상 군 기지에서 사용할 수 있는 지향성 에너지 무기인 토르(THOR,Tactical High-power Operational Responder)를 공개했다. 강력한 전자기파를 발생시키는 장치를 컨테이너에 넣은 토르의 핵심 표적은 드론 및 무인 무기체계인데, 기존에 드론 대응을 위해서 개발한 전파 방해(Jamming)보다 확실하게 피해를 입힐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미 육군의 PHASER 지향성 에너지 무기
출처 : https://www.youtube.com/watch?v=6EvnZr046C4&feature=youtu.be>
<미 육군의 PHASER 지향성 에너지 무기 출처 : Raytheon>
미 육군 역시 2016년 11일 PHASER라는 이름을 가진 전자파 무기를 실험했는데, 제작사인 레이시온(Raytheon)은 전자파로 작동되는 지향성 에너지 무기의 경우, 레이저 빔보다 더욱 빨리 적을 무력화 시키는 것이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레이저 무기는 표적에 레이저를 쬐이면 열과 빛으로 부품을 녹이거나 변형시키는데, 이 레이저를 쬐는 시간보다 전자기파가 전자 회로를 망가뜨리는 시간이 훨씬 짧기 때문이다.
<BAE가 개발한 지향성 에너지 무기 장갑차 FTD 출처 : https://www.youtube.com/watch?v=5V_MQsWFIMM&feature=youtu.be>
지향성 에너지 무기를 컨테이너 형태가 아닌 전투용 장갑차에 장착한 사례도 이미 존재한다. 2014년 영국의 항공방위산업체인BAE systems는 FTD(Future Technology Demonstrator)라는 테스트용 전투차량에 지향성 에너지 무기를 결합했는데, FTD는 다양한 센서와 무장을 운용하기 위한 하이브리드 추진체계를 갖추고, 무장으로 미국 해군이 운영중인 Mk 38 Mod 2 무인 기관포 터렛에 TLS (Tactical Laser System)라는 지향성 에너지 무기를 장착하여 장갑차 표적에게는 무인 터렛에 장착된 25mm 기관포를 사용하고, 소형 표적이나 급조폭발물(IED)제거 등에 지향성 에너지 무기를 사용하여 작전 지속능력과 전투효과를 향상시킨 미래 장갑차의 컨셉을 제시했다.
기초 연구의 결실로 실용화를 기대 중
다만, 현재 육군과 국내 연구기관, 기업들이 개발 중인 지향성 에너지 무기는 실용화까지는 다소간의 시간이 걸리는 것이 사실이다. 기초 기술 개발과 함께 적절한 무기의 이용 방안에 대해서 고민해야 할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테스트 목적으로 연구 중인 HPM 지향성 에너지 무기 출처 : 김민석>
우선 지향성 에너지 무기 중 하나인 HPM(High Power Microwave)무기가 개발 중이다. 2017년 12월 국내 언론들의 보도에 따르면 국방과학연구소가 고출력 마이크로웨이브파를 사용한 무기인 HPM 무기를 개발 중이라고 보도했으며, 몇몇 국내 업체들 역시 마이크로웨이브파를 사용한 지향성 에너지 무기의 테스트 시제품들을 공개하고 있다. 국내에서 연구중인 지향성 에너지 무기는 차량 혹은 장비에 전원만 연결하면 강력한 전자파를 발사해서 공격하는데, 현재 기준으로는 전자파 보호(EMI) 처리가 되지 않은 민간용 자동차를 수 십 m에서 멈춰 세울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
미래전장에서는 레이저를 비롯한 전자파, 충격파 등 많은 지향성 에너지 무기를 사용하여 단일 무기체계의 동시 교전횟수, 지속 사격능력을 비약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우리 육군의 미래 지상작전능력도 지향성 에너지 무기를 활용해서 적을 압도할 수 있는 혁신적인 능력을 갖추길 기대해 본다.
글 : 김민석 군사전문가<육군 SNS 필진>
※ 본 글은 「육군 아미누리 블로그」 필진의 기고문으로, 육군의 공식 입장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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