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全眞敎의 神仙 사상에 대한 연구_ 『列眞語錄輯要』를 중심으로
Ⅰ 서론
갈홍이 『포박자』에서 추구한 신선의 첫 번째 특징은 무엇보다 長生不死의 존재이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포박자』의 신선 사상에 대해 가장 특징적인 점으로 꼽는 것은 이 長生不死가 이른바 '육체의 不死'라는 것이다. 정재서는 "신선사상이란 실제적, 육체적으로 죽음을 초월하고자 소망하는 의식형태 및 그 달성에 수반되는 다양한 방법적, 기술적 체계를 총칭하는 개념"이라고 정의한 바 있다. 물론 不死가 『포박자』 전체에서 추구된 것임에는 틀림없으나, 사실 정확하게 '육체의 不死'라는 구절이 쉽게 눈에 띄는 것은 아니다. 이에 필자는 『포박자』의 신체관과 관련하여, 그가 주장한 '육체의 不死'라는 것이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즉 두 가지 의문을 제기해 볼 수 있는데, 첫째는 『포박자』에서 '육체의 不死'를 추구했다고 했을 때 그 육체가 현재 상태 그대로의 육체인가 하는 점이고, 둘째는 『포박자』에서 추구한 不死라는 것이 과연 '육체만의' 불사인가 아니면 정신과 육체 모두의 心身一元論的 불사인가 하는 것이다.
이처럼 『포박자』에서 추구된 신선의 첫 번째 특징으로서 '불사'라는 것은 물리적 육체만을 일컫는다기보다 氣 사상에 입각한 심신일원론적 不死임을 알 수 있다.
신선이 '현세적 이익'을 극대화시킨 존재라는 일반적인 평가에 대해서도 두 가지 의문을 제기해볼 수 있다. 즉 과연 신선이 현세적 이익을 추구했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과, 나아가 영원한 생명[不死]에 대한 추구가 과연 현세적 이익에 포함되는 사항인가 하는 점이다.
육체적, 정신적 변화를 거쳐 세속의 모든 利欲을 버리고 得仙을 이룬 존재는 초월적 성격을 갖게 된다. 그리고 그 초월성은 道와 일치된 것을 전제로 한 초월성이다. 『포박자』에서 신선의 모습이 "흐르는 빛을 타고 나는 경치를 채찍질하여 大空 위로 높이 오르고 대지를 관통하며, 나가면 더 없이 높이 오르고 들어오면 더없이 깊이 잠긴다. ... 이것이 (玄道를) 터득한 사람이다.(暢玄)"는 것과 같이 신비적으로 묘사되는 것은 그가 玄道를 터득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玄道라는 것은 『포박자』에 제시된 궁극적 실재이다. 그러나 暢玄편에 서술된 내용은 玄道의 존재 자체에 대한 것이 아니라 '그것을 터득하면 어떠하다'라는 식으로 되어있어 그 면모를 알기 어렵다. 이는 먼저 갈홍의 근본적인 집필목적이 神仙의 존재에 대한 증명과 成仙 가능성이었기 때문이며 그리고 玄道라는 것이 궁극적 실재로서 당연시되었기 때문이라 본다. 아무튼 신선은 이러한 玄道와 일치된 존재이기 때문에 그와 같은 신비로운 존재로서 이해되는 것이다.
이러한 道와 神仙의 상관성은 분명하다. 神仙이란 바로 道와 일치된 존재이기 때문이다.
초기 전진교의 眞人들이 보여주는 神仙은 육체의 불사를 뚜렷하게 부정하고 있는 유장생의 태도로 볼 때, 앞서 『포박자』를 중심으로 알아본 신선의 경지와는 사뭇 다른 면모를 보이고 있다.
불멸하는 신선의 경지를 보여주는 것은 마단양의 경우 더욱 극명하게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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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국
Ⅰ 서론
본고는 初期 全眞敎의 神仙觀에 대한 연구이다. 여기서 '초기 전진교'라는 것은 開祖 王重陽의 직제자인 馬丹陽, 譚長眞, 劉長生, 丘長春 네 사람이 교단을 이끌었던 시기를 가리키는 말로 사용한 것이다. 이들은 七眞 가운데 왕중양과 실제적으로 가장 가까웠을 뿐만 아니라 그의 사상을 충실하게 계승하고 발전시킨 인물들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전진교 초기의 본래 모습을 잘 보여줄 것이라고 본다. 한편 神仙이라는 개념은 도교에서 일관되게 추구해온 이상적 인간관인 동시에, 수행을 통해 도달하고자 하는 궁극적 경지로서 구원관의 의미를 띠고 있다. 따라서 '전진교도들이 그토록 추구했던 것은 과연 무엇이었는가'라는 본질적 질문을 풀어보기 위해 신선은 가장 핵심적인 개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본고는 초기 전진교의 수행의 목표인 神仙의 의미에 대하여 고찰해보고자 하는 것이다.
이상과 같은 내용을 통해 결론에서는 기존의 신선 사상과 대비되는 초기 전진교의 신선관이 가지고 있는 특성을 드러내 보고자 한다.
이러한 주제에 대하여 알아보기 위해 다뤄야할 사료로는 기본적으로 馬譚劉丘 자신들의 저작이 되어야 할 것이다. 현행본 『正統道藏』에는 이들의 저작을 비롯해 나머지 七眞들의 문집도 적지 않은 분량이 실려있다. 그러나 본고에서 다루고자 하는 것은 그보다 좀더 기초적인 사료로서, 馬譚劉丘 네 사람의 語錄을 살펴보고자 한다. 그들의 심화된 사상을 본격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들이 직접 言說한 내용을 제자들이 수집한 것이기 때문에 그 핵심적인 사상들을 생생한 언어로 살펴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馬譚劉丘를 비롯한 七眞의 어록은 역시 현행본 『道藏』 제54책에 『眞仙直指語錄』이란 이름으로 수집되어 있다. 그런데 본고에서는 연구의 편의를 위해 표점이 되어 있는 『列眞語錄輯要』본을 사료로 사용하였다. 『輯要』본에 실린 馬譚劉丘의 어록들은 글자가 다소 다른 것을 제외하면 대체로 『道藏』본과 같다. 다만 마단양의 어록은 『道藏』에 따로 독립적으로 실려 있는 『丹陽眞人語錄』을 편집자가 부분적으로 삭제하고 나름대로 발췌하여 싣고 있다.
이상과 같은 사료를 통하여 필자는 다음과 같은 순서로 주제에 관해 고찰해보고자 한다. 먼저 전진교의 신선 사상을 살펴보기 위해 그 이전의 도교 신선관에 대하여 葛洪의 『抱朴子』 內篇을 중심으로 살펴보겠다. 갈홍은 『포박자』에서 기존의 신선사상을 집대성하였으며, 이로부터 이후의 도교전통 전체에서 신선을 그 수행의 목표로 추구하게 되었으므로 이를 신선사상을 대표하는 것으로 살펴보는 일은 무리가 없으리라 본다. 그러나 갈홍의 신선사상에 대해서는 기존의 해석들만으로는 본고의 논의를 다루기에 부족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간략하게나마 그의 신선관을 다시 한번 정리하고 이를 통해 전진교의 신선관을 비교하고자 한다(본론1).
다음으로 이러한 기존의 신선관에 견주어 馬譚劉丘의 어록에 나타난 초기 전진교의 신선관은 어떠했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이를 위해 먼저 그들이 수행을 통해 도달하고자 했던 이상이 과연 신선이었는지를 명확히 밝히고자 하며, 또한 그에 대한 수행자들의 신념을 알아보겠다. 그리고 나서 馬譚劉丘의 어록에 나타난 신선사상을 道의 실재에 대한 확신(본체론), 신선이 되기 위한 과정(수행론), 신선의 초월적 경지(구원관)의 세 부분으로 나누어 살펴보고자 한다. 본체론은 무엇보다 道에 대한 것으로, 이는 成仙을 가능하게 하는 형이상학적 전제이자 궁극적 실재로서 論究할 가치가 있다고 하겠다. 수행론은 道에 대한 확신을 바탕으로 得仙을 추구하는 방법에 대한 것이며, 구원관은 이러한 道에 대한 확신을 바탕으로 수행을 통해 도달하고자 했던 신선이란 궁극적 경지에 대한 고찰이다(본론2).
이상과 같은 내용을 통해 결론에서는 기존의 신선 사상과 대비되는 초기 전진교의 신선관이 가지고 있는 특성을 드러내 보고자 한다.
Ⅱ 본론
1. 全眞敎 以前의 神仙思想 - 『抱朴子』 內篇
도교, 특히 신선이라는 존재는 흔히 '현세적 이익의 극단적 추구'라는 비판과 '현실도피적 이기주의'라는 평가를 함께 받는다. 이러한 두 가지 평가는 이미 그 자체로 서로 모순되는 것이기도 하지만, 또한 신선에 대한 부분적인 이해만을 바탕으로 내린 평가라 생각된다. 그렇다면 魏晉時期 신선사상의 집대성으로 일컬어지는 葛洪(283-343년)의 『抱朴子』(317년) 內篇을 중심으로 전진교 이전의 신선 개념에 대해 알아본다.
①長生不死
갈홍이 『포박자』에서 추구한 신선의 첫 번째 특징은 무엇보다 長生不死의 존재이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포박자』의 신선 사상에 대해 가장 특징적인 점으로 꼽는 것은 이 長生不死가 이른바 '육체의 不死'라는 것이다. 정재서는 "신선사상이란 실제적, 육체적으로 죽음을 초월하고자 소망하는 의식형태 및 그 달성에 수반되는 다양한 방법적, 기술적 체계를 총칭하는 개념"이라고 정의한 바 있다. 물론 不死가 『포박자』 전체에서 추구된 것임에는 틀림없으나, 사실 정확하게 '육체의 不死'라는 구절이 쉽게 눈에 띄는 것은 아니다. 이에 필자는 『포박자』의 신체관과 관련하여, 그가 주장한 '육체의 不死'라는 것이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즉 두 가지 의문을 제기해 볼 수 있는데, 첫째는 『포박자』에서 '육체의 不死'를 추구했다고 했을 때 그 육체가 현재 상태 그대로의 육체인가 하는 점이고, 둘째는 『포박자』에서 추구한 不死라는 것이 과연 '육체만의' 불사인가 아니면 정신과 육체 모두의 心身一元論的 불사인가 하는 것이다.
우선 不死하게 되는 육체의 상태가 지금과 같은 상태가 아니라는 것은 "日月의 精[戊巳]과 함께 소요하고 편안히 앉아서 한가로이 마시고 있으면 魂魄은 달아나지 않으며 뼈는 튼튼하고 몸은 가벼워진다.(至理)"라고 한 부분에서 확인해볼 수 있다. '몸이 가벼워진다'는 것은 인간의 육체가 무언가 현재와는 다른 상태로 변화되었다는 것을 말한다. 이는 기본적으로 갈홍의 인간 이해가 氣 사상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뒷받침된다. 갈홍은 "대저 인간은 氣 속에 있다. 또 氣는 인체 속에도 있다. 天地로부터 萬物에 이르기까지 氣에 의해서 살아가지 않는 것은 없다.(至理)"라고 하는 것이다. 따라서 氣의 순화를 통해 육체가 어떤 형태로 변화됨을 알 수 있다.
다음으로, 육체만의 不死인가 하는 점인데, 이를 위해 일단 앞서 인용한 구절에서 육체라는 것이 '혼백'을 포함하는 것임을 다시 한번 지적할 필요가 있다. 혼백은 인간 신체의 유형적 측면과 무형적 측면을 함께 일컫는 말이다. 갈홍이 심신일원론적 신체관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은 "玄이 있는 곳에는 무궁한 즐거움이 있으며, 玄이 나가면 육체[器]가 붕괴되고 정신[神]이 달아나 버린다.(暢玄)"라는 첫 장에서, 그리고 "대체로 형체가 있는 것은 형체가 없는 것에 의해 살며, 육체는 정신에 의해서 성립된다. ... 육체가 지치면 정신은 산만해지고, 氣가 다하면 목숨도 끝이 난다.(至理)"는 구절에서 거듭 확인된다.
이처럼 『포박자』에서 추구된 신선의 첫 번째 특징으로서 '불사'라는 것은 물리적 육체만을 일컫는다기보다 氣 사상에 입각한 심신일원론적 不死임을 알 수 있다.
②현세를 벗어난 측면
신선이 '현세적 이익'을 극대화시킨 존재라는 일반적인 평가에 대해서도 두 가지 의문을 제기해볼 수 있다. 즉 과연 신선이 현세적 이익을 추구했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과, 나아가 영원한 생명[不死]에 대한 추구가 과연 현세적 이익에 포함되는 사항인가 하는 점이다.
먼저 갈홍이 『포박자』에서 추구한 신선은 결코 현세적 이익을 추구한 존재가 아니다. 이러한 사항은 "더구나 仙人은 취미와 살아가는 길이 전혀 달라서 부귀를 불행으로 보며 영화를 웅덩이에 고인 더러운 물 같이 여긴다.(論仙)"는 부분, "그러나 선도는 세속의 일과 양립할 수는 없다. 세간의 일들을 버리지 않고 어찌 그 뜻을 이룰 수 있겠는가?(金丹)"라는 부분에서 보이는 아주 직접적인 언급을 비롯해 수많은 예를 찾을 수 있다. 그렇다면 관건은 不死, 즉 '영원한 생명'이라는 것이 과연 현세적 이익에 포함되는 것인가 하는 점이다. 박승준의 논문에서 분석된 바와 같이 생명이 영원해진다는 것은 이미 현실적인 시간의 흐름에서 벗어난다는 것을 뜻한다. 이러한 것은 앞서 살펴본 신선의 특징 가운데 '변화된 心身'을 갖게 된다는 것과 관련하여, 현세적인 인간의 한계를 벗어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즉 『포박자』에서 추구된 신선은 현세적 이익뿐만 아니라 현세의 인간적 모든 한계를 벗어난 존재라고 볼 수 있다.
③玄道와 신선의 초월성
육체적, 정신적 변화를 거쳐 세속의 모든 利欲을 버리고 得仙을 이룬 존재는 초월적 성격을 갖게 된다. 그리고 그 초월성은 道와 일치된 것을 전제로 한 초월성이다. 『포박자』에서 신선의 모습이 "흐르는 빛을 타고 나는 경치를 채찍질하여 大空 위로 높이 오르고 대지를 관통하며, 나가면 더 없이 높이 오르고 들어오면 더없이 깊이 잠긴다. ... 이것이 (玄道를) 터득한 사람이다.(暢玄)"는 것과 같이 신비적으로 묘사되는 것은 그가 玄道를 터득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玄道라는 것은 『포박자』에 제시된 궁극적 실재이다. 그러나 暢玄편에 서술된 내용은 玄道의 존재 자체에 대한 것이 아니라 '그것을 터득하면 어떠하다'라는 식으로 되어있어 그 면모를 알기 어렵다. 이는 먼저 갈홍의 근본적인 집필목적이 神仙의 존재에 대한 증명과 成仙 가능성이었기 때문이며 그리고 玄道라는 것이 궁극적 실재로서 당연시되었기 때문이라 본다. 아무튼 신선은 이러한 玄道와 일치된 존재이기 때문에 그와 같은 신비로운 존재로서 이해되는 것이다.
이상과 같은 내용을 바탕으로 갈홍의 『포박자』에서 논의된 신선의 특징을 정리한다면 신선은 정신과 육체 모두의 不死를 이룬 존재이며, 이를 위해서는 세속의 이익을 철저하게 버려야 하며, 궁극적 실재인 玄道와 합치됨으로써 초월적 경지에 이른 존재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갈홍의 신선사상은 得仙의 관건이었던 金丹 이론의 실패로 수행면에서는 쇠퇴했지만, 신선에 대한 관념만큼은 후대의 도교 교단들에 이어지면서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이는 전진교의 眞人들이 육체의 불사를 강하게 부정했던 것을 볼 때, 전진교의 성립시기까지도 계속 이어진 것이라 생각된다. 그렇다면 육체의 불사에 대한 비판을 시도하는 전진교의 신선사상을 초기 제자들인 馬譚劉丘의 어록을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2. 초기 全眞敎의 신선관 - 『列眞語錄輯要』
초기 전진교의 대표이자 스승으로서 마단양, 담장진, 유장생, 구장춘 네 사람의 중요성은 상당히 크다. 본 장은 이들의 어록에 나타난 바를 통해 초기 전진교에서 신선의 의미를 밝여보고자 한다. 신선은 전진교에서 추구한 이상적 인간상이자 수행의 최종 목표로서 그 위치를 가지고 있으며, 네 眞人을 비롯하여 전진교의 도사들은 바로 이 神仙이 되기 위한 확신을 가지고 있었으리라 본다.
1) 神仙의 성격과 그에 대한 확신
馬譚劉丘의 어록 가운데 '神仙' 혹은 '仙'으로 나타난 부분을 중점적으로 살펴보면, 이들이 수행의 궁극적 목표로서 神仙을 추구했음을 알 수 있다. 네 眞人의 어록 가운데 대표적인 구절을 하나씩 들어보기로 한다.
사람들에게 말하길, 道를 배우는 것은 하나에 전념하는 것이니, 곧 사람마다 神仙이 될 수 있다. (마단양)
참된 근원이 항상 虛空과 같다. 소요하고 자재하며, 자연히 神氣가 서로 만나 텅 비고 조화롭게 된다. 수행이란 이 한 가지일 뿐이다. 어찌 다시 삶과 죽음으로 두려워함이 있겠는가! (담장진)
수행인은 神氣가 서로 보는 것과 같게 되면, 神仙이 될 수 있다. (유장생)
만물을 구제하고 살아있는 것을 이롭게 하면, 功이 이루어져 곧 仙(의 경지로) 간다. (구장춘)
神仙을 언급하지 않은 담장진의 경우를 제외하면, 모두 神仙을 추구했을 뿐만 아니라 그것이 수행의 목표로 뚜렷하게 제시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사실 어록 전체에서 '神仙'이라는 말이 많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 神仙(혹은 仙)은 마단양의 어록에서 8번, 유장생 어록에서 1번, 구장춘 어록에서 5번으로 모두 15번 나온다. 그렇게 많은 횟수에 걸쳐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앞서 인용한 부분에서와 같이 眞人들이 강조한 것을 보면 이를 중요하게 생각지 않았다거나, 혹은 기존에 있던 신선의 '마법적 요소'를 제거하기 위해 의식적으로 적게 언급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본다. 오히려 신선은 수행의 목표로서 당연한 것이었기 때문에 그에 관한 구구한 설명이 없었다고 생각한다. 이미 전진교의 성립 자체가 鍾離權과 呂洞賓이라는 神仙으로부터 일종의 계시를 받아 성립된 것임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七眞이 문제로 삼았던 것은 신선 그 자체에 대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해서 신선이 될 것인가라는 것에 있었기 때문에 신선에 대한 묘사가 적었던 것으로 본다.
2) 道의 실재에 대한 확신 (본체론)
이처럼 眞人들이 신선을 목표로 수행할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道라는 궁극적 실재에 대한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라 본다. 道는 중국 종교전통에서 여러 가지로 해석되면서도 항상 일관되게 인정되어 왔던 궁극적 실재의 한 이름이라고 할 수 있다. 전진교는 三敎合一의 경향에 따라 유교나 불교 같은 다른 전통의 용어와 이론을 많이 차용하기는 하지만, 대부분 궁극적으로는 道 혹은 虛라는 실재로 돌아가는 것을 말한다. 이는 초기 전진교의 경우에 더욱 분명히 드러나는데, 다음과 같은 부분을 중점적으로 본다.
마음에 장애가 없도록 하고자 한다면, 千經萬論도 모두 물리쳐야 한다. 집착하는 마음을 갖지 말아라. 神明은 모두 비추어 깨뜨린다. 道는 형태도 없고 그림자도 없다. (유장생)
모든 惡은 경계할 수 있고, 모든 善은 닦을 수 있으면, 모든 행동이 두루 원만하고, 한 몸이 깨끗해진다. 죽을 때까지 영원히 힘써라. 게을러서 물러남이 생기지 않게 하고, 道를 안고 죽어라. 그 지조와 절개를 어그러뜨리지 말라. (구장춘)
내가 지금 정녕 너희들에게 말하니, 다만 스스로 마음을 맑게 하며 욕심을 버리고, 모든 인연에 물들지 않으면, 神氣가 텅 비고 조화로워지니, 곧 道이다. 이것에 의지하여 수행해라. 착오에 빠지지 말아라. 만약 게으름에 빠짐으로써, 수행이 지켜지는 데 이르지 못함은, 내 죄가 아니다. 어찌 너희들은 七祖를 생각지 않는가! 생전에 모든 惡業을 지으면, 冥界에서 모든 죄의 고통을 받으며, 자손이 道를 성취함으로써 구원되어 하늘에 살 수 있기를 원한다. (마단양)
구장춘이 "道를 안고 죽으라"고 했던 것이나 마단양이 "이것[道]에 의지하여 수행하라", "道를 안고 죽는 것, 이것이 나의 소원이다."라고 한 것을 통해 우리는 이들이 道를 절대적으로 신앙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수행자들 자신의 자의식과도 연관된 것이다. 또한 마단양은 그의 어록에서 항상 '學道之人'의 태도에 관하여 말하고 있다. 즉 이는 수행자들 자신의 정체성을 '道를 배우는 사람들'로서 규정하는 것이며, 이는 장광보가 마단양을 위시한 淸修派가 뚜렷한 도교적 정체성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 것을 뒷받침하는 내용이라 본다.
이러한 道와 神仙의 상관성은 분명하다. 神仙이란 바로 道와 일치된 존재이기 때문이다.
神을 정련하여 道와 합해지면 곧 참됨을 닦는 것이니... 무릇 수행의 요지는 이것이다. (마단양)
師曰, 무릇 道를 배우는 사람은, 반드시 모름지기 하늘의 道를 본받아, 돌아가는 것이 자기 몸에서 조화된다. 12시 중에, 항상 맑고 항상 깨끗하여, 털끝만큼의 塵念도 일어나지 않게 하면, 바야흐로 이것이 수행이며, 일취월장하고, 간단없이 하여, 결단코 神仙이 된다. (마단양)
여기서도 우리는 道를 통해 得仙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한 마단양의 확신을 볼 수 있으며, 이처럼 道는 眞人들이 궁극적 실재로서 상정하였던 개념임과 동시에, 이것을 수행하는 것은 결국 成仙을 향한 것이었음을 알 수 있다.
3) 신선이 되기 위한 과정 (수행론)
①性命雙修
道를 얻어 신선이 되는 과정은 크게 마음 공부[性功]와 氣 수련[命功]으로 나누어진다. 이는 왕중양의 性命雙修를 계승한 것이며, 다음과 같은 부분에서 확인할 수 있다.
道를 얻어 신선이 되는 과정은 크게 마음 공부[性功]와 氣 수련[命功]으로 나누어진다. 이는 왕중양의 性命雙修를 계승한 것이며, 다음과 같은 부분에서 확인할 수 있다.
神?를 잡스럽게 하지 말라. 神?가 性命이다. 性命이 龍虎이다. 龍虎가 鉛汞이다. 鉛汞이 水火이다. 水火가 ??이다. 水火가 眞陰眞陽이다. 眞陰眞陽이 곧 神?이다. 갖가지 이름과 모양이 모두 집착할 것일 수 없으며, 神?라는 두 글자에 그칠 따름이다. 養氣全神하고자 하여라. 모름지기 모든 인연(대상, 존재)을 막아 없애라. 겉과 안으로 淸淨하여라. 오래되면 精이 순수해지고, 神이 모아지고, ?가 텅 비게 된다[精專, 神凝, ]. 3년 동안 새지 않으면 下丹結, 6년 동안 새지 않으면 中丹結, 9년 동안 새지 않으면 上丹結이다. 이로써 三丹이 원만하게 갖춰진다고 한다. (마단양)
무릇 道라는 것은 無心으로 본체를 삼고, 忘言으로 작용을 삼는다. 柔弱으로 근본을 삼고, 淸靜으로 기초를 삼는다. 만약 남에게 베풀거든, 반드시 음식을 절제하고 생각을 끊어라. 靜坐하고서 調息해라. 편안하게 자면서 氣를 길러라. 心이 치닫지 않게 하면 곧 性이 안정되고, 形이 수고롭지 않게 하면 곧 精이 온전해지며, 神이 요란스럽지 않게 하면 곧 丹이 응결된다. 그리고 나서 情은 虛에서 사라지고, 神은 極에서 편안해진다. 戶庭(마당)을 벗어나지 않고 妙道가 얻어졌다고 말할 수 있다. (마단양)
그러므로 道家는 오랜 丹經과 子書, 온갖 경전과 논설을 一言以蔽之하여 淸淨이라 말할 수 있다. 師曰, 淸淨이란 것에서, 淸은 그 마음의 근원[心源]을 맑게 하는 것이며, 淨은 그 氣海를 깨끗하게 하는 것이다. 心源이 맑아지면 곧 外物이 어지럽힐 수 없으니, 그러므로 情이 안정되고 神明이 생긴다. 氣海가 깨끗해지면, 곧 요사스러운 것이 범할 수 없으니, 그러므로 精이 완전해지고 배가 채워진다. 그러므로 마음을 맑게 하는 것은 물을 맑게 하는 것과 같고, 를 기르는 것은 아이를 기르는 것과 같다. 가 빼어나면 곧 신령해지고, 신령해지면 곧 가 변화되니, 곧 淸淨해서 이루어진 것이다. 만약 有心有爲의 功을 행한다면, 곧 다함이 있는 술법이다. 만약 無心無爲의 이치를 행한다면, 곧 다함이 없는 淸虛이다. (마단양)
참된 근원이 항상 虛空과 같다. 소요하고 자재하며, 자연히 神氣가 서로 만나 텅 비고 조화롭게 된다. 수행이란 이 한 가지일 뿐이다. (담장진)
이처럼 마단양과 담장진은 공히 神氣의 수행을 말하고 있다. 특히 마단양은 '養氣全神'이라고 하여 神氣로서 性命을 해석하고 있는데, 이는 왕중양이 『入敎十五論』에서 해석한 것과 계속 연결되는 것이다. 또한 마단양은 精氣神 세 가지 개념으로 수행 이론을 제시하고 있는데, 이는 후대에 南北合宗을 이룬 李道純이 『中和集』 첫머리에서 '全眞'의 개념을 정의할 때 사용한 틀과 같다. 즉 性命雙修와 精氣神의 개념은 開祖 왕중양으로부터 七眞을 거쳐 남북합종에 이르기까지 비록 강조점의 차이는 있었지만 일관되게 추구된 수행이론이라고 본다. 또한 이는 앞서 본문1에서 살펴본 갈홍의 形神兼修와도 통하는 내용이라 생각된다. 물론 마단양이 기존의 丹鼎派의 용어들을 神 로 요약하며 종합한 면은 있으나, 기본적으로 육체적인 면의 수행을 계속 함께 해온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네 眞人 가운데 마단양은 命功의 일환으로 이루어지는 養氣(혹은 養 )의 수련에 대해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고 있어 특별히 주목된다. 다음과 같은 부분을 보면 이러한 면이 확연히 드러난다.
그러므로 긴요한 道의 오묘함은, 다름 아닌 養 일 따름이다. 사람은 다만 이익과 명예에 골몰하여, 때때로 그 를 소모한다. 道를 배우는 것은 다른 것이 아니다. 氣를 기르는 데에 힘쓸 따름이다. 무릇 心液이 하강하고 腎 가 상승하여 脾臟에서 만나면, 元氣가 왕성해서[ ] 흩어지지 않으며, 곧 丹이 凝聚된다. 만약 간과 폐가 왕래하는 길에, 習靜이 오래되면, 당연히 스스로 그것을 안다. 진실로 를 기르지 않으면, 비록 泰山에 두루 미치고 北海를 초월하더라도 道가 아니다. 이는 말씀하신 지 아직 열흘도 되지 않은 말이다. 나와 曹, 劉 두세 道伴이 환도 바깥에 서 있는데, 갑자기 나타나 말씀하시길, 무릇 道란 단지 "淸淨無爲, 逍遙自在, 不染不着"이다. 이 열 두 자로 이것저것 지껄이는 것[咬嚼]을 논파해버릴 수 있다. 곧 철저한 道人이다. 다만 老人의 언행을 믿으면, 스스로 마땅히 이로움이 있을 테니, 반드시 너희 젊은이들을 그르치지 않을 것이다. (마단양)
그러므로 經에 이르길, 사람은 능히 항상 淸靜할 수 있으면, 天地가 모두 다 돌아간다. 天地라는 것을 말한다면, 덮고 싣는 하늘과 땅을 가리키는 것 외에 다른 것이 아니다. [蓋] 몸 안의 天地를 가리킨다. 사람의 횡경막 위가 하늘이 되고, 횡경막 아래가 땅이 된다. 만약 天氣가 내려오고 地脈이 통하면, 위아래가 텅 비고 조화되며, 精氣가 스스로 견고해진다. 이 작은 임무가 神仙의 말이다. (마단양)
'心液이 하강하고 腎 가 상승하여 脾臟에서 만나 丹이 이루어진다'는 것은 전진교 이전의 전통적 內丹 수행의 핵심적인 내용이다. 이는 南宗의 영향을 받기 전에 나타나는 命功에 대한 언급으로, 북방에서 시작된 초기 전진교 안에 이미 신체에 관한 수련이 상당부분 행해졌음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사실 이것은 開祖 왕중양 자신이 스스로 呂洞賓과 鍾離權으로부터 道를 전수 받았다고 하는 것으로 볼 때 당연한 것이다. 즉 왕중양은 여동빈 혹은 그의 이름으로 대표되는 기존의 內丹 사상을 전수 받았다는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진교 眞人들도 命功 계통의 수련을 상당한 정도로 실천했다고 생각할 수 있다. 마단양은 "진실로 를 기르지 않으면, 비록 泰山에 두루 미치고 北海를 초월하더라도 道가 아니다.", "이 작은 임무가 神仙의 말이다."라는 식으로 命功 수련을 수행의 최종적 목표인 得道, 成仙의 결정적 요건으로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性命雙修를 계승한 것은 유장생과 구장춘 역시 마찬가지이다.
天眞皇人이 이르시길, "煉神, 煉氣, 煉形 세 가지가 다 수행되었으면, 天宮, 火宮이 陽이 된다. ... 오래 단련하면 形神이 함께 오묘해진다."고 했다. 옳다. (구장춘)
대저 바깥으로는 복된 행위를 닦고, 안으로는 精神을 견고히 하라. 內外功이 깊어지면, 仙의 계위에 나아갈 수 있고 텅 빈 하늘에서 노닐 수 있다. 예나 지금이나 道를 이룬 사람은, 모든 복과 지혜가 서로 필요로 한다. (구장춘)
마음으로 깨달으면 邪欲이 생기지 않는다. 마음이 지혜로우면 항상 빛나서 사라지지 않는다. 元神이 스스로 드러나니, 연후에 命을 보존하고 오래 존재한다. ... 수행인은 神氣가 서로 드러내는 것과 같게 되면, 神仙이 될 수 있다. ...... 塵心이 단절되고 없어지면, 곧 性을 온전히 할 수 있다. 色心이 단절되고 없어지면, 곧 命을 완전히 할 수 있다. 無明心이 없어지면, 곧 和를 보존할 수 있다. 수행인은 12시 중에, 단지 안으로 자기의 허물을 찾아야만, 바야흐로 神氣가 안에서 안정됨을 얻을 수 있다. 神氣가 안정되면, 곧 眞功이 된다. 다른 사람이 그르다고 드러내지 않으면, 곧 眞行이 된다. ... 精氣가 무성해지면, 곧 神이 氣를 생각하고, 氣가 神을 생각한다. 자연히 神氣가 서로 드러내게 된다. (유장생)
초기 전진교의 네 眞人들은 모두 性命雙修, 즉 정신적, 육체적 양방면의 수련을 주장하였다. 나아가 구장춘과 유장생은 이러한 수행의 목표가 다름 아닌 神仙이 되는 것임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여기서 다시 한번 초기 전진교의 정통성을 확인해볼 수 있는 것이다. 다만 한 가지 명확히 해야 할 것은 앞서 지적한 바 있지만 馬譚劉丘가 육체적 수련을 주장했다고 해서 육체적 불사를 주장한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이는 다음 장에서 논할 내용과 관련된다.
4) 神仙의 경지 (구원관)
①현세에 대한 부정과 神仙의 초월적 경지
앞서 『포박자』를 중심으로 살펴본 신선과 마찬가지로 초기 전진교 眞人들의 어록에 나타난 신선의 성격 역시 세속을 초월하여 逍遙自在하는 존재이다. 이러한 신선의 초월적 경지를 보여주는 구절들은 마단양의 어록에 잘 나타나고 있다.
앞서 『포박자』를 중심으로 살펴본 신선과 마찬가지로 초기 전진교 眞人들의 어록에 나타난 신선의 성격 역시 세속을 초월하여 逍遙自在하는 존재이다. 이러한 신선의 초월적 경지를 보여주는 구절들은 마단양의 어록에 잘 나타나고 있다.
스승님께서 環堵 중에 계시면서, 다만 안석과 의자, 붓과 벼루, 양피지만을 갖추었을 따름이다. 휑하니 물건이 없었다. 이른 새벽에 죽 한 주발 먹고, 낮에 국수 한 그릇 먹는다. 이것을 지나면 먹지 않았다. (마단양)
無爲라는 것은 생각지 않는 것이다. 愛欲을 내고 화를 내느라 利害를 쌓는 사이에, 비록 有爲이지만 항상 無爲하고, 비록 일을 겪지만 항상 일없이 하라. 하물며 오로지 마음을 맑게 하고 뜻을 정결하게 하며, 를 기르고 神을 온전히 하면, 逍遙하는 경지에서 바람 부는 대로 노닐게 된다. 無에 들어가니 어찌 有의 경지를 (추구하겠는가)! (마단양)
師曰, 보통 처음 道를 배우는 이는, 오늘부터 끊어야 하니, 이미 가버린 세속의 일이 마음에 걸릴 수 없다. 만약 털끝만큼이라도 제거되지 않은 것이 있다면, 道는 진실하지 않다. 이미 가버린 일은 생각지 말아라. 아직 오지 않은 일도 생각지 마라. ... 師又言, 道人은 가난을 싫어하지 말라. 가난은 곧 養生의 근본이다. 배고프면 한 사발의 죽을 먹고, 잠이 오면 한 묶음의 풀을 풀어놓고, 남루하게 아침저녁을 지내는 것이, 바로 곧 道人의 생활이다. 그러므로 淸淨 한 가지 일은, 높고 귀한 사람들이 얻을 수 없음을 알라. (마단양)
마단양 스스로 보여주는 수행자들의 모습은 더없이 검소하고 절제된 생활이다. 이러한 결단이 가능할 수 있었던 것은 오직 得仙이라는 수행에 대한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마단양은 지난날과 앞날에 있을 세속의 모든 일을 다 잊으라고 할 수 있었다. 또한 그러한 깨달음의 경지에 이르면 逍遙의 경지에 이를 수 있다고 한다.
담장진의 경우에는 현세적 초월의 경지를 불교적인 개념으로 설명하고 있다.
보통 사람들이 生死를 輪廻하는 것은 정해진 것이 아니다. 다만 마음이 있을 뿐이다. ... 인연을 가지고 있는 중생들은 貪嗔癡 三毒의 폐해로 無明心이 불같이 일어난다. 스승께서 말씀하시길, " ... 따라서 깨달은 사람의 수행은 情을 끊고 아끼는 것을 버리며, 강함을 꺾고 날카로움을 무디게 하며, 내려가 중생의 좋지 못한 마음을 없애니, 부모가 아직 낳지 않은 때의 眞性인 본래면목을 보아야 하는 것이다."라고 했다. 어찌 좋지 않은 마음이라 하겠는가! 모든 경계의 위에서, 無明과 貪과 질투와 財色을 초월한 마음이다. 갖가지 計較와 意念이 생기고 사라지는 것은 정해진 것이 아니다. 이러한 業障으로 인해, 오래도록 경계에 익숙해져서, 참된 근원을 어둡게 하면 解脫을 얻을 수 없다. (業障을) 다 없애야만 自性을 보게 된다. 어떻게 '自性을 본다'라고 이름하는가? 12시 중에 (항상) 모든 생각들이 淸靜해서, 모든 예전의 애착이나 경계의 어두움을 입지 않으니, 참된 근원이 항상 虛空과 같다. 逍遙하고 自在하며, 자연히 神氣가 서로 만나 텅 비고 조화롭게 된다. 수행이란 이 한 가지일 뿐이다. 어찌 다시 삶과 죽음으로 두려워함이 있겠는가! 어찌 다시 罪와 業으로 두려워함이 있겠는가! (담장진)
물론 윤회, 삼독, 해탈과 같은 불교적인 용어를 사용하고는 잊지만, 그 내용은 모든 생각들이 淸靜한 것, 虛空과 같은 것, 逍遙自在하는 것, 神氣가 서로 만나는 것으로 도교적인 내용이다. 따라서 "모든 경계의 위에서 無明과 貪과 嫉 와 財色을 초월한 마음"이라는 것은 莊子的인 逍遙의 경지와 크게 다를 것이 없다고 본다. 결국 다른 眞人들과 용어의 차이는 있지만 현세적인 측면들을 초월하고자 하는 이상을 보여준 면에서는 일관된 흐름이라 생각한다.
②不死의 개념
초기 전진교의 眞人들이 보여주는 神仙은 육체의 불사를 뚜렷하게 부정하고 있는 유장생의 태도로 볼 때, 앞서 『포박자』를 중심으로 알아본 신선의 경지와는 사뭇 다른 면모를 보이고 있다.
太上께서 말씀하시길, "나는 오히려 스스로 머리가 희다."고 하였으니, 누가 능히 形이 완전하겠는가! 身은 만물의 숫자에 속하니, 어찌 살아서 헛된 몸을 뒤집어쓰고 長生不死를 요구하겠는가! 형태가 있다면 곧 무너짐이 있고, 형태가 없다면 무너짐도 없다. 마음으로 깨달으면 사욕이 생기지 않는다. 마음이 지혜로우면 항상 빛나서 사라지지 않는다. 元神이 스스로 드러나니, 연후에 수명을 보존하고 오래 존재한다. 三才가 텅 빈 채로 혼합되어 一로 돌아가니, 자연스러운 功을 참되게 한 것이다. 또한 말하길, 수행인은 神氣가 서로 보는 것과 같게 되면, 神仙이 될 수 있다. (유장생)
유장생이 육체적 불사의 개념을 뚜렷하게 부정하면서 形이 완전할 수 없다고 하는 것은 일단 漢代 이래로 지속된 形神 논쟁의 영향이 지속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갈홍이 『포박자』에서 추구한 것은 形神兼修로서 形神이 물과 제방처럼 서로 필요로 하는 가운데, 이를테면 形不滅이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이후 이에 대한 논쟁이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아무튼 전진교에 이르러 이러한 形不滅에 관한 사상이 완전히 폐기된 것임을 볼 수 있다. 즉 전진교는 神不滅論을 주장한 것이라 본다. 마음을 주체로 한 수행을 통해 元神이 드러나는 것, 다시 말해 인간을 구성하는 무형적 요소의 불멸을 획득하게 되는 것을 神仙의 경지로 보았던 것이라 생각된다.
불멸하는 신선의 경지를 보여주는 것은 마단양의 경우 더욱 극명하게 드러난다.
九轉의 功이 이루어지면, 骨髓가 응집되고, 血脈이 참됨을 이루며, 안으로 완전하고 밖으로 넘쳐서, 빛과 그림자가 훤히 밝으며, 고요하여 움직임이 없고, 感應함에 끝이 없다. 千變萬化하고, 坐在立亡하며, 3만6천 신령이 躍한다. 天下를 노닐고, 三界를 맞아들인다. 여덟 가지 어려움 중에, 천 가지 흉조와 만 가지 毒도 소진시킬 수 없다. 大劫의 변화에, 널리 재앙이 닥치고 사방으로 충돌해 와도, 神에 太虛가 만연하면, 또한 걸릴 것이 없다. 그러므로 때로 무너지고, 땅은 때로 내려앉고, 산은 때로 부러지고, 바다는 때로 마른다. 무릇 相이 있는 것은 세상이 끝나면[終劫] 무너진다. 오직 道를 배우는 사람만이 神이 道와 합해지는 데 이르러, 곧 영원히 무너지지 않는다. 아울러 功이 九祖이 미쳐서 上淸에 오른다. (마단양)
'天下를 노닐고 三界를 맞아들인다'는 것으로부터 분명 현상적 시공간을 벗어난 신선의 초월적 경지를 볼 수 있으며, '神이 道와 합해지는 데 이르러 곧 영원히 무너지지 않는다.'는 것으로부터 불멸의 경지를 볼 수 있다. 九代 조상과 함께 上淸, 즉 仙界에 오르게 된다는 확신에 찬 어조는 분명 그가 神仙에 대해 얼마나 진실하게 추구했는가를 보여준다.
Ⅲ 결론
- 초기 전진교 신선관의 특성
본고는 초기 전진교의 네 眞人인 마단양, 담장진, 유장생, 구장춘의 어록을 중심으로 그들이 추구한 神仙의 경지에 대해 고찰하였다. 이들은 開祖 왕중양의 사상을 충실히 계승하여 도교의 정체성을 뚜렷하게 지키면서도 전진교만의 독특한 사상과 수행을 바탕으로 일관되게 신선의 경지를 추구하였다. 전진교의 신선관은 갈홍의 『포박자』 이후 형성된 기존의 신선사상과 內丹 수련의 전통적 이론을 종합하여 현세를 초월한 절대 자유의 경지를 보여주었다. 그러나 육체적 불사의 가능성만은 과감하게 폐기함으로써 절제된 종교적 수행의 면모를 드러내었다. 초기 전진교 신선관의 특성을 다시 한번 요약해본다.
첫째, 초기 전진교는 神仙을 수행의 최종 목표로서 추구하였다. 馬譚劉丘 네 진인들은 어록에 나타난 바와 같이 成仙의 가능성을 확신하였으며, 실제로 그러한 神仙의 경지에 오르는 수행을 실천하였다. 이는 무엇보다 道의 실재에 대한 확신을 바탕으로 가능하였던 것이다. 궁극적 실재로서 중국 전통 안에서 의심 없이 인정된 道는 '그것을 안고 죽을 만큼' 절대적인 것이었으며, 그것을 체득하여 일치된 존재인 신선은 전진교의 이상적 인간관이자 구원관이었다.
둘째, 초기 전진교는 이러한 神仙을 추구하기 위한 수행으로서 性命雙修의 방법을 견지하였다. 心을 맑게 하고 氣를 고요하게 하여 淸靜한 경지에 도달하고자 했으며, 이를 위해 육체적, 정신적 수행을 겸비하였다. 이로써 전진교의 수행론은 전진교가 도교 안에서 새롭게 강조한 性功 방면과 이전의 內丹 전통을 충실히 계승한 命功 방면의 것들을 종합하여 得仙을 향한 자신감을 확보할 수 있었으리라 본다.
셋째, 초기 전진교의 神仙은 현세적 한계를 벗어나 초월적 세계로 나아가는 존재이다. 초기 전진교에서 말하는 心身 양면의 수련은 갈홍이 『포박자』에서 말한 것처럼 불멸성을 지닌 육체로 변화되어 不死를 이루는 것까지 나아가지는 않는다. 그러나 "萬物의 껍데기에서 벗어날 수" 있으며, "千年이 되어도 무너지지 않는" 존재가 됨으로써 공간과 시간을 초월하는 신비로운 경지에 이르게 됨을 보여준다. 즉 기존의 모든 전통에서 서로 다르게 추구한 道와 일치된 존재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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