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사상

음식과 藥의 道를 말하다_25

醉月 2014. 8. 1. 01:30

엉겅퀴

간 살리고 어혈 푸는 천하제일 해독제

  • 글·사진 | 최진규 약초학자, 한국토종약초연구학회 회장                                  
음식과 약에서 가장 중요한 생명력·섬근질·영양분 세 요건 갖춰

엉겅퀴 뿌리를 캐다가 몇 번이나 손을 가시에 찔렸다. 엉겅퀴 잎에 붙어 있는 가시는 몹시 날카롭고 억세다. 엉겅퀴 가시에 찔리면 바늘에 찔린 것보다 훨씬 더 아프다. 가시 끝에 독이 있기 때문이다. 언젠가는 엉겅퀴 가시에 깊이 찔린 상처가 가려워서 한참 긁었더니 덧나고 곪아서 여러 날 고생했다.



	[식품과 의약의 도를 말하다 | 엉겅퀴]
▲ 1 엉겅퀴 꽃에는 꿀이 많아 벌과 나비가 많이 모여든다.

엉겅퀴는 그 생김새가 마치 창과 방패로 무장을 든든하게 갖춘 장군 같다. 엉겅퀴는 몸통 속에 좋은 성분과 약효를 많이 지니고 있으므로 동물들이나 곤충들한테 뜯어 먹히지 않도록 자신을 지키기 위해 억세고 날카로운 가시를 만들고 가시 끝에 독을 발랐다. 엉겅퀴의 가시는 벌의 독침과 같다.


가시가 있는 식물의 몸통은 대개 독이 없고 좋은 약효를 지니고 있다. 엉겅퀴는 생명력이 아주 억세고 훌륭한 섬근질(纖筋質)을 지니고 있으며 영양분이 많다. 엉겅퀴는 음식과 약의 세 가지 조건을 완벽하게 갖춘 식물이라고 할 수 있다.


간경화 치료제로 개발된 천하제일 해독제
엉겅퀴는 온갖 독을 푸는 데 뛰어난 효능이 있다. 엉겅퀴는 혈액과 혈관을 청소해 피를 깨끗하게 하고, 간에 쌓여 있는 묵은 독을 정화해 간 기능을 살리며, 신장에 들어가서 사구체의 여과기능을 좋게 해 소변을 잘 걸러내게 하고, 장에서는 숙변을 분해해 몸 밖으로 몰아내어 장을 튼튼하고 깨끗하게 한다. 그러므로 엉겅퀴를 꾸준히 먹으면 오장육부와 혈관, 체액이 모두 소독되어 깨끗해진다.


엉겅퀴는 어혈을 풀고 끊어진 뼈와 근육을 이어 주는 데에도 탁월한 효능이 있다. 수십 년 전에 있었던 일이다. 어떤 사람이 싸움을 하다가 몰매를 맞아서 온 몸에 피멍이 들고 뼈가 수십 군데 부러졌으며 온 몸이 퉁퉁 부어올라 눈도 뜰 수 없고 숨도 제대로 쉴 수 없는 지경이 되었다. 겨우 목숨만 붙어 있는 상태인데 병원에 가기도 전에 숨이 끊어지게 생겼다. 그 사람의 부인이 황급히 찾아와서 남편이 곧 죽게 생겼으니 도와 달라고 간청했다.


마침 엉겅퀴 잎과 줄기, 뿌리를 채취해서 푹 달인 물로 동동주를 만들어 둔 것이 있었다. 그것을 항아리에서 퍼내어 2리터짜리 세 병을 주면서 만취할 때까지 실컷 마시고 방에 불을 때서 뜨겁게 한 다음 두꺼운 이불을 뒤집어쓰고 누워서 땀을 흠뻑 내라고 했다.


환자는 엉겅퀴로 만든 동동주 두 되를 마시고 곧 쓰러져서 죽은 것처럼 되어 깊이 잠이 들더니 사흘이 지나서야 깨어났다. 잠을 자는 동안 코를 드르렁드르렁 골면서 땀을 팥죽같이 흘렸는데 땀이 시퍼렇게 죽은 핏빛이어서 깨끗하고 하얗던 이불이 시커멓고 얼룩덜룩하게 되었다.


사흘 뒤에 깨어나보니 놀랍게도 온 몸의 피멍도 사라지고 부러진 뼈가 아물어 붙었으며 부은 것도 내려서 몸이 거의 완전하게 회복되었다. 타박상으로 죽음 직전에 이르렀던 사람이 엉겅퀴로 담근 동동주를 마시고 땀을 흠뻑 낸 덕분에 사흘 만에 완전하게 나아 아무런 후유증 없이 회복된 것이다. 뼈가 부러진 것을 빨리 아물어 붙게 하는 데 홍화씨가 제일 좋다고 하는데 그보다는 엉겅퀴 씨가 열 배는 더 낫다. 엉겅퀴는 어혈을 풀어 헤치고 막힌 기혈을 뚫어 주며 끊어진 근육과 뼈, 신경을 이어 준다.


엉겅퀴를 한자로 대계(大薊) 또는 야홍화(野紅花)라고 한다. 엉겅퀴 씨는 야홍화인(野紅花仁)으로 쓴다. 엉겅퀴 씨에는 식물성 칼슘이 많이 들어 있는데 홍화씨에 들어 있는 것보다 소화 흡수가 훨씬 잘 된다. 엉겅퀴 씨뿐만 아니라 잎과 줄기, 뿌리에도 식물성 유기 칼슘이 많이 들어 있다. 말린 엉겅퀴 뿌리를 작두로 썰어 보면 단단하고 질겨서 잘 썰리지 않는다. 마치 쇠를 자르는 것처럼 느껴진다.


엉겅퀴 씨와 뿌리에 들어 있는 칼슘 성분은 우물 정(井)자나 요철(凹凸) 모양으로 서로 맞물려 있다. 식물이 만든 칼슘은 그 구조가 블록 형태로 서로 맞물려 있어서 여간해서는 잘 깨트려지지 않는다. 다시마에도 식물성 칼슘이 많이 들어 있으나 단순한 쇳가루 형태의 구조를 지니고 있으므로 골질량을 늘리는 데에는 좋지만 뼈를 아물어 붙게 하거나 단단하게 하는 데에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엉겅퀴는 간과 근육, 콩팥과 뼈에 제일 이롭다. 엉겅퀴는 약골(弱骨)을 강골(强骨)이 되게 하고, 간이 콩알만 한 사람을 담대(膽大)하게 만들어 주는 약초다. 간이 튼튼하면 근육이 튼튼해지고 신장이 튼튼하면 뼈가 튼튼해진다. 이런 이치를 옛 글에서는 간주근(肝主筋)이고 신주골(腎主骨)이라고 했다. 곧 근육의 주인은 간이고, 뼈의 주인은 신장이라는 뜻이다.


엉겅퀴는 간염이나 간경화, 간암 같은 간질환과 산후부종이나 신장염, 부종 같은 신장병에 치료 효과가 아주 좋다. 옛날 황달로 인해 얼굴이 누렇게 뜬 사람한테 엉겅퀴를 채취해 푹 삶아서 그 물을 마시게 하면 씻은 듯이 낫곤 했다. 또 간경화로 복수가 차거나, 산후부종으로 얼굴과 팔다리가 붓는 사람도 엉겅퀴 달인 물을 먹으면 복수가 빠지고 부기가 내린다.


엉겅퀴의 약효는 서양에서 더 많이 알려졌다. 유럽에서는 수백 년 전부터 엉겅퀴를 갖가지 간질환을 치료하는 데 널리 썼다. 독일의 자연요법치료사 ‘라데마커’도 엉겅퀴가 간과 담낭의 질환이나 황달, 부종 등에 뛰어난 약효가 있다고 했다.


독일의 한 제약회사에서는 엉겅퀴에서 추출한 물질로 간경화 치료약을 개발했는데, 그 효능이 뛰어나서 일 년에 수천억 원이 넘는 수입을 올리고 있다. 그 제약회사에서 세계 여러 나라 엉겅퀴의 약효를 분석 비교한 결과, 우리나라의 강원도에서 난 엉겅퀴가 독일에서 자란 것보다 약효 성분이 여섯 배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엉겅퀴에 들어 있는 실리마린(silymarin)이라는 성분이 간세포의 신진대사를 촉진하고 간세포를 독성으로부터 보호한다. 실리마린은 비타민 E보다 항산화작용이 10만 배나 더 높으며 간에서 분비하는 글루타티온(glutation)이라는 해독 효소를 훨씬 많이 생산하게 한다. 글루타티온은 간으로 들어오는 온갖 독성물질을 분해하고 해독하는 물질이다. 지금까지 세계의 여러 제약회사들이 간 치료약을 많이 만들었지만 엉겅퀴로 만든 것만큼 효능이 뛰어난 것을 아직 만들지 못하고 있다.

어혈(瘀血)을 흩어 버리고, 혈통(血痛) 다스리는 식물
엉겅퀴는 맛이 쓰고 달고 떫으며, 성질은 따뜻하며 독이 없다. 간과 신장, 심장, 폐, 대장에 들어가서 작용한다. 피를 맑게 하고 어혈을 풀며 종기를 삭이고 피를 멎게 하며 혈액을 생성하게 하는 등의 작용이 있다.



	[식품과 의약의 도를 말하다 | 엉겅퀴]
▲ 2 가시가 있는 식물은 대개 독이 없다. 엉겅퀴 잎에는 날카로운 가시가 붙어 있다. 3 한라산에서 나이가 100년이 넘어 보이고 무게가 1kg쯤 되는 큰 엉겅퀴 뿌리를 캐냈다.

중국 명나라의 약초학자 이시진은 <본초강목(本草綱目)>에서 ‘엉겅퀴는 어혈을 흩어 버리고, 엉겅퀴는 혈통(血痛)을 다스린다’고 했다. 북한에서 펴낸 <동의학사전>에는 ‘열을 내리고 출혈을 멈추며 어혈을 삭이고 부스럼을 낫게 한다. 약리실험 결과 혈액응고촉진작용, 혈압강하작용, 해열작용 등이 밝혀졌다’고 적혔다.


중국 남북조 시대의 명의 도홍경(陶弘景)은 <명의별록(名義別錄)>에서 ‘엉겅퀴는 여자들의 적백(赤白) 대하(帶下)를 다스리고 태아를 안정시킨다. 피를 토하거나 코피 나는 것이 그치고 비위를 튼튼하게 하고 신장 기능을 튼튼하게 한다’고 했다.


<일화본초(日華本草)>는 누가 지었는지 알 수 없는 중국의학책인데 그 책에는 ‘엉겅퀴 잎은 장옹(腸癰)을 다스리고 뱃속에 있는 어혈을 풀어 준다. 타박상을 입었을 때 날것을 생즙 내어 술과 함께 어린아이 오줌에 타서 먹으면 효과가 좋다. 또는 악창이나 옴에 날것을 소금과 함께 짓찧어 붙이면 잘 낫는다’고 쓰여 있다.


중국 당나라의 약초학자 진장기(陳藏器)가 지은 <본초습유(本草拾遺)>에는 ‘엉겅퀴는 묵은 어혈을 없애고 새로운 피를 만들게 한다. 심한 하혈이나 칼과 창에 다쳐서 피가 많이 날 때 생즙을 내어 따뜻하게 데워서 먹으면 효과가 좋다’고 했다.


엉겅퀴는 가을철에 전초를 채취하는데 뿌리의 약효가 제일 좋다. 늦가을이나 겨울철 땅이 얼기 전에 캔 것이 제일 약효가 좋다. 초겨울에 굵은 뿌리를 캐 보면 줄기 가운데 빈 공간이 있고 그 속에 자잘한 벌레들이 많이 들어 있다. 엉겅퀴 줄기 속에 있는 빈 구멍은 벌레들이 겨울을 나기 위한 공간이다.


엉겅퀴를 옛 중국의 의학자들이 성질이 서늘하다고 했으므로 <동의보감(東醫寶鑑)> 같은 우리나라의 모든 옛 의학책에 성질이 차다고 적혀 있는데 그것은 잘못 됐다. 겨울철에 엉겅퀴 뿌리를 캐 보면 뿌리 근처의 땅이 적게 얼어 있고, 뿌리를 땅에서 캐내면 김이 모락모락 난다. 엉겅퀴 뿌리의 표면에는 지치처럼 붉은 색소가 묻어 있고 신선한 뿌리를 항아리 같은 곳에 담아서 일주일쯤 두면 피처럼 붉은 물이 스미어 나온다. 엉겅퀴는 간을 따뜻하게 해 간을 치료하는 온간지품(溫肝之品)이다.


엉겅퀴는 날것을 그대로 써도 좋고, 그늘에 말려 두었다가 써도 된다. 간질환과 산후부종에는 하루에 엉겅퀴 뿌리를 날것은 40~100g, 말린 것은 10~30g을 물 1.8리터에 넣고 물이 절반으로 줄어들 때까지 약한 불로 달여서 하루 3~4번에 나누어 먹거나 날것을 즙을 내어 먹는다. 생즙은 소화 흡수가 잘 되지 않으므로 위장 기능이 약한 사람은 달여서 먹는 것이 좋다.


엉겅퀴는 간질환이나 산후부종뿐만 아니라 유선염, 유방암, 상처, 종창, 피부염, 신경통, 각혈(咯血), 구토, 대하증, 여러 가지 출혈, 위염, 소변이 잘 안 나오는 데, 정력 부족, 각기, 치질 등에 뛰어난 효과가 있다. 유선염이나 유방암에는 잎이나 뿌리를 날것으로 짓찧어 붙이고, 상처나 피부염에는 뿌리를 날것으로 짓찧어 붙이거나 달인 물로 씻는다.


여성의 냉증이나 자궁출혈에도 효험
엉겅퀴라는 우리말 이름은 피를 엉기게 한다고 해서 붙인 이름이다. 그 이름만큼 엉겅퀴는 지혈작용이 뛰어나다. 코피, 자궁출혈, 소변에서 피가 섞여 나오는 데, 치질로 인한 출혈, 직장암이나 직장 궤양으로 인한 출혈 등 모든 출혈을 멎게 한다. 출혈을 멎게 하는 데에는 엉겅퀴 뿌리를 은은한 불로 까맣게 되도록 볶아서 가루를 내어 먹으면 효과가 더 좋다. <산보방(産寶方)>이라는 옛 의학책에는 ‘부인의 하혈에 엉겅퀴 뿌리를 즙으로 짜서 마시면 즉효가 있다’고 쓰여 있다.



	[식품과 의약의 도를 말하다 | 엉겅퀴]
▲ 엉겅퀴는 간에 쌓인 독을 풀고 간기능을 살리는 데 아주 효과가 좋다.

관절염이나 신경통, 견비통 등에는 곡식으로 만든 증류주 1.8리터에 엉겅퀴 뿌리를 날것으로 300g이나 말린 뿌리 50g을 넣고 5개월 이상 서늘한 곳에 두어 우려내어 30~50㎖씩 하루에 두세 번 먹는다. 뿌리를 물로 달여 먹어도 효과가 있지만 술로 담가서 먹는 것이 효과가 훨씬 빠르다. 술이 약효성분을 끌고 들어가는 인경(引經)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피를 토하거나 구토, 여성의 냉증이나 대하증, 출혈, 위염, 소변이 잘 안 나오는 데, 양기부족, 각기 등에는 날마다 마른 뿌리 20~40g에 물 1.8리터를 붓고 물이 절반이 되게 약한 불로 달여서 하루 세 번에 나누어 마신다. 치질에는 잎과 뿌리를 삶아서 그 물로 씻는다.


엉겅퀴 뿌리를 달여서 차로 늘 마시면 혈액이 맑아져서 고혈압이나 고지혈증이 낫고 정력이 좋아지며 변비가 없어지고 장이 깨끗해진다. 생즙을 내어 먹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 많은데 무엇이든지 날것으로 먹으면 소화흡수가 잘 되지 않아서 위장 장애가 생길 수 있다. 은은한 불로 두 시간 이상 푹 달여서 잘 우러나온 물을 먹어야 약효 성분이 몸에 잘 흡수된다.


엉겅퀴는 잎과 줄기, 뿌리에 섬유질,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 회분, 무기질, 비타민 등이 고루 들어 있어서 음식 재료로 아주 훌륭하다. 봄철이나 초여름에 가시가 연한 어린 잎은 뜨거운 물로 살짝 데쳐서 쓴맛을 우려내고 나물로 무쳐 먹는다. 가을에는 뿌리를 캐서 우엉처럼 조림을 만들거나 된장국에 넣어 끓여 먹는다. 일본이나 미국, 유럽에서는 어린 순보다는 굵게 자란 부드러운 줄기를 조림으로 만들어 많이 먹는다. 가시에는 독이 약간 있으므로 가시를 떼어내고 요리를 하거나 약으로 쓴다.


엉겅퀴 씨를 차로 끓여 마시기도 한다. 엉겅퀴 씨를 잘게 부순 것 2~3g을 끓는 물 200㎖에 넣고 뚜껑을 덮어 10~15분 정도 우려내어 마신다. 밥 먹기 30분 전과 잠자기 30분 전에 따뜻하게 해서 마시면 좋다. 엉겅퀴 씨를 차로 오래 먹으면 마음이 편안해져서 잠을 잘 자게 된다. 그뿐만 아니라 뼈가 무쇠처럼 튼튼해지고 정력이 좋아져서 자식을 잘 낳을 수 있게 되고 면역력이 높아져 어떤 질병에도 걸리지 않는다.


엉겅퀴는 국화과에 딸린 여러해살이풀이다. 우리나라의 산이나 들에 저절로 나서 자란다. 높이는 1m쯤 자라고 잎은 뻣뻣하고 억센 가시털이 나 있다. 6~8월 사이에 자줏빛이나 붉은 빛깔이 나는 큼직한 꽃이 피고 10월에 열매가 익는다. 꽃은 지름이 4~5cm이고 줄기 끝에서 핀다. 씨는 길이가 7mm쯤이고 흰색 깃털이 붙어 있다. 잎은 길쭉하게 생겼으며 잎줄기를 중심으로 작은 잎이 새 날개 모양으로 6~7쌍씩 갈라진다. 잎의 양면에는 흰 털이 많이 나 있고, 가장자리에 거친 톱니와 날카로운 가시가 붙어 있다. 줄기는 곧고 골이 나 있으며, 원뿌리가 땅속 깊이 내려가므로 어지간한 가뭄에도 끄떡 없이 잘 자란다. 엉겅퀴는 억세고 강인한 식물이어서 여간해서는 병이 들지 않고 잘 죽지 않으며 수십 년을 산 것도 드물지 않게 볼 수 있을 만큼 수명도 길다.


엉겅퀴는 종류가 많다. 우리나라에는 큰엉겅퀴, 지느러미엉겅퀴, 초엉겅퀴, 가시엉겅퀴, 흰가시엉겅퀴, 바늘엉겅퀴 등 수십 여 종이 있고 세계적으로는 200여 종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러 종류의 엉겅퀴 중에서 우리나라의 산과 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큰엉겅퀴와 지느러미엉겅퀴의 약효가 제일 좋다.


섬엉겅퀴는 울릉도에만 자라는 특산식물이다. 섬엉겅퀴는 잎이 배춧잎처럼 넓고 부드러운 편이므로 울릉도 주민들은 뜨거운 물에 살짝 데친 다음 고춧가루와 마늘 등을 넣어 김치를 담가 먹는다. 배추김치에서 느낄 수 없는 특별한 맛이 있는데 섬엉겅퀴로 담근 김치는 울릉도에서만 맛볼 수 있는 고유의 전통식품이다.


몇 달 전에 한라산에서 100년은 더 묵었을 것으로 보이는 엄청나게 큰 엉겅퀴 한 뿌리를 캤다. 무게를 달아 보니 1kg 가까이 되었다. 이것으로 무엇을 만들어 먹을까 하다가 조림으로 만들어 먹기로 했다.


약초 요리는 단순할수록 약효가 좋다
엉겅퀴 뿌리는 우엉과 맛이 비슷하지만 그보다 맛과 향기가 더 진하다. 엉겅퀴 껍질에 좋은 약효 성분이 많으므로 껍질을 벗기지 말고 잘 씻어서 요리해야 한다.


약초 요리는 단순할수록 약효가 좋다. 양념이나 부재료를 가장 적게 써야 한다. 양념이나 부재료를 많이 쓰면 약효가 한 곳으로 집중되어 모이지 않고 사방으로 흩어져서 산란해진다. 무엇이든지 단순할수록 좋은 음식이고 약이 되는 법이다.


엉겅퀴 뿌리를 길쭉하고 어슷어슷하게 썰어서 프라이팬에 넣고 물을 약간 붓고 속이 푹 익을 때까지 익힌다. 익힐 때 양념으로 가늘게 썬 실고추와 다진 마늘을 같이 넣는다. 푹 익은 다음에 약간 식혀서 그릇에 담아 상에 올린 다음 조선간장으로 간을 맞추고 깨소금을 넣어 버무려서 밥반찬으로 먹는다. 간장이나 소금, 깨소금 등 소금이 들어 있는 재료는 반드시 조리를 다 끝낸 뒤에 마지막에 넣어야 한다. 


엉겅퀴 뿌리로 나물을 만들어 먹으면 정력이 좋아지고 간이 튼튼해지며 장이 좋아지고 변비가 없어지고 살결이 고와진다. 오래 먹으면 강골(强骨)이 되어 기운이 넘치고 연년익수(連年益壽)하고 무병장수(無病長壽)한다. 엉겅퀴 뿌리를 많이 먹고 한 백 년은 건강하게 살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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