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워리어 플랫폼 전력화, 전투원의 전투력를 배가하다!
개인화기 조준경, 고성능 확대경, 원거리조준경, 레이저 표적지시기, 소음·소염기, 폴리머 탄창, 청력보호 헤드셋, 피아식별 적외선(Infrared, 이하 IR) 등 첨단 전투장비가 특전사를 중심으로 주요 전투부대에 보급된다. 바로 육군이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워리어 플랫폼(Warrior Platform) 덕분이다. 2020년 특전사를 시작으로 특공여단 및 특공연대, 전방 수색대대 및 수색중대에 보급되며 향후 보병대대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워리어 플랫폼을 통해 보급되는 전투장비들은 보병화기의 레일 액세서리 시스템(Rail Accessory System, 이하 RAS)과 결합되어 보병의 전투력을 더욱 배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워리어 플랫폼을 통해 개인화기 조준경, 고성능 확대경, 레이저 표적지시기, 소음·소염기, 폴리머 탄창 등이 보급되면서 특전사 요원들의 전투력 역시 강화되고 있다. 사진 : ⓒ계동혁
K1A 기관단총은 특전사뿐만 아니라 육·해·공군 및 해병대 소속 주요 특수부대의 기본 화기로 사용되고 있으며 K2 자동소총과 함께 대한민국 육군을 대표하는 보병화기다. K1A 기관단총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면, 국방과학연구소(Agency for Defense Development, 이하 ADD)에서 5년여의 연구 및 개발 끝에 1980년 6월 완성한 첫 번째 국산화기다. 그래서 대한민국(Korea)의 K와 첫 번째라는 의미로 숫자 1을 더해 K1 기관단총으로 불리게 되었다. 이후 소염기 등의 성능 개량이 이루어지면서 1981년 10월 영문 이니셜 A가 제식명칭에 더해졌고 본격적인 양산은 1984년 8월부터 시작되었다.
K1A 기관단총과 K2 자동소총은 대한민국 육군을 대표하는 보병화기다. 하지만 과학기술 발전과 시대 변화에 따라 RAS 적용과 같은 새로운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 : ⓒ계동혁
K1A 기관단총은 우수한 성능을 갖추고 있지만 보병화기에 대한 개념이 변화의 변화를 거듭하고 있는 만큼 성능 개량에 대한 목소리 역시 점점 높아지고 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K1이 처음 탄생한 1980년을 기준으로 40년, K1A의 본격적인 양산이 시작된 1984년을 기준으로 해도 36년이란 시간이 흘렀기 때문이다. 사실 K1A가 처음 등장한 1980년대만 해도 보병화기 자체의 성능이 중요했지만 지금은 명중률, 신뢰성 같은 기본 성능은 물론 RAS를 활용한 확장성 역시 점점 더 강조되고 있는 추세다. 가볍고, 튼튼하고, 잘 맞는 K1A의 기본 성능을 의심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하지만 시대 변화에 맞춰 K1A 역시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 K1A의 화려한 변신
육군은 지난 2018년부터 워리어 플랫폼을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다. 병사 한명 한명의 전투력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새로운 개념의 전투복, 전투장구, 전투장비 등이 하나로 통합된 전투체계를 보급하는 것이 목표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것이 바로 개인화기 조준경, 확대경, 표적지시기 등으로 RAS를 통해 자유롭게 장착 및 탈착이 가능하고 전투력은 더욱 배가시켜 주는 전투장비들이다. 참고로 기존 K1A에 RAS와 신형 개머리판을 장착하는 성능개량 역시 현재는 별도의 사업으로 추진되고 있지만 향후 워리어 플랫폼에 통합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 먼저 워리어 플랫폼의 성공을 위해 가장 중요한 K1A의 변화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자.
기본형 K1A 기관단총(사진 상단)과 RAS 및 튜브 방식의 개머리판이 장착된 개량형 K1A 기관단총(사진 하단)의 비교사진. RAS를 통해 워리어 플랫폼을 통해 보급되는 개인화기 조준경, 확대경, 표적지시기, 소음·소염기, 수직손잡이 등의 자유로 장착이 가능하며 이를 통해 K1A 기관단총의 전투력은 최소 2배 이상 강력해 진다. 사진 : ⓒ계동혁
K1A의 기본 총열덮개(사진 상단)와 RAS(사진 하단)의 비교 사진. 현대 보병전술의 변화로 인해 이제 보병화기와 RAS를 활용한 다양한 전투장비의 장착은 기본 중의 기본이 되고 있다. 사진 : ⓒ계동혁
자세한 설명이 없다면 같은 K1A라고 생각하지 못할 정도로 달라진 모습이 특징이다. 중요한 사실은 이러한 변화가 단순히 K1A의 외형만 멋있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전투력 강화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육군은 워리어 플랫폼을 통해 조준경, 확대경, 원거리조준경, 표적지시기, 소음·소염기 등 첨단 전투장비를 특전사를 중심으로 대량 보급한다고 한다. 더 놀라운 사실은 공구만 있다면 30분 이내에 기본형 K1A에 RAS 및 튜브 방식의 개머리판을 장착하거나 반대로 탈착할 수도 있다. 작게는 기술발전을 바탕으로 새로운 개념의 고성능 전투장비의 등장이나, 크게는 육군의 지상 작전 및 전술의 변화에도 보다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게 된다는 뜻이다. 그럼 어떤 전투장비들이 워리어 플랫폼을 통해 실제로 보급되고 있는지 확인해 보도록 하자.
1. 개인화기 조준경
K1A에 RAS를 결합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전술의 변화로 인해 이제는 선택이 아닌 필수품이 된 개인화기 조준경을 사용하기 위해서다. 급격한 도시화와 최첨단 정보통신기술(Information & Communication Technology, 이하 ICT로 표기)로 인한 전장 환경의 변화는 끊임없는 기동과 근접전투를 강요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이제 전투양상은 빠르게 기동하며 근거리에서 갑자기 나타나는 적을 향해 짧은 시간 동안 화력을 집중하며 싸울 수밖에 없게 되었다. 과거와 같이 안정된 자세로 조준선을 정렬하고 한 발, 한 발 조준 사격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하게 되었다는 뜻이다. 하지만 개인화기 조준경을 사용하면 변화하는 전장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고 조준선 정렬 시간도 극단적으로 단축시킬 수 있다. 단적인 예로 개인화기 조준경의 조준점을 표적과 일치시키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육군은 개인화기 조준경, 고성능 확대경, 레이저 표적지시기, 소음·소염기 등 첨단 전투장비를 워리어 플랫폼을 통해 대량 보급한다는 계획이다. 사진 : ⓒ계동혁
실제로 개인화기 조준경을 처음 도입해 실전에 활용한 세계 각국의 특수부대들은 근접전투(Close Quarter Battle, 이하 CQB) 상황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교전상황에서 개인화기 조준경의 가치와 효용성을 인정하고 있으며 실전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초창기 개인화기 조준경은 가격이 너무 높았기 때문에 특수부대에서 조차도 충분한 수량을 확보하기 어려웠고 일반 보병이 개인화기 조준경을 사용하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많은 사람들에게 개인화기 조준경이 특수부대의 상징처럼 각인된 것도 이러한 배경 때문이다.
그런데 반가운 사실은 과학기술의 발전과 업체들의 경쟁 덕분에 개인화기 조준경의 가격이 점점 낮아지고 반대로 성능은 점점 향상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육군은 국내 개발 및 대량 구매를 통해 국내 방위산업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 올리는 한편 규모의 경제를 만들어 성능과 가격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을 것이라고 한다.
워리어 플랫폼 전투장비로 무장한 특전사 요원이 대테러사격 시범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 : ⓒ계동혁
현재 워리어 플랫폼 1단계 사업을 통해 보급되고 있는 1배율 조준경은 3v 리튬 배터리 1개를 사용해 주·야간 400시간 이상의 사용시간과 내구성을 갖추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크기는 길이 83㎜, 높이 70㎜로 현재 보급이 완료된 PVS-11K 보다 경량화 되면서 성능은 더 뛰어나다는 것이 육군 관계자의 설명이다. 또한 사격 시 발생하는 충격과 반동에도 K1A에 견고하게 결합되고 조준선을 유지할 수 있는지 객관적이고 엄격한 시험평가가 계속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2. 고성능 확대경
개인화기 조준경 바로 뒤에 장착하는 고성능 확대경은 개인화기 조준경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등장한 광학장비다. 개인화기 조준경은 원거리 조준경 보다 작고 가벼워 근거리 전투에 최적화 되어 있는 대신 멀리 떨어져 있는 표적을 식별하거나 조준하는데 불리한 부분이 있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바로 고성능 확대경이다.
K2C1에 장착된 원거리 조준경과 K1A에 장착된 개인화기 조준경 및 고성능 확대경의 모습. 개인화기 조준경과 고성능 확대경의 조합은 개인화기 조준경의 단점을 보완하고 여러 장점을 제공한다. 사진 : ⓒ계동혁
이미 육군은 지난 2019년 3월 육군과학화전투훈련단(Korea Combat Training Center, 이하 KCTC)에서 육군분석평가단이 실시한 워리어 플랫폼 모의전투 분석 결과를 통해 그 효용가치를 검증한 바 있다. 개인화기 조준경과 고성능 확대경을 함께 사용할 경우 사거리 증가, 명중률 향상, 사격시간 단축 등의 효과를 입증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치명성 측면에서 개인화기 조준경과 고성능 확대경의 사용 유무에 따라 적 살상률은 평균 1.5배 이상, 원거리 교전 능력은 250m 이상에서 적 피해 비율이 2.28배 증가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육군에서 보급하는 고성능 확대경은 고정 3배율로 원거리 교전 시 개인화기 조준경과 함께 사용해 보다 표적을 정확하게 식별하고 명중률을 배가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물론 근접전투시에도 사용할 수 있으며 필요하지 않을 경우 옆으로 밀어 눕혀 놓거나 아예 탈착할 수도 있다. 참고로 워리어 플랫폼을 통해 보급되는 고성능 확대경의 크기는 길이 102㎜, 높이 67㎜, 폭 43㎜에 중량은 208g이다.
고성능 확대경을 사용하지 않을 경우 옆으로 밀어 눕혀 놓을 수 있으며 RAS 덕분에 상황에 따라서는 아예 K1A에서 분리할 수도 있다. 사진 : ⓒ계동혁
3. 레이저 표적지시기
영화나 TV 드라마에서 묘사되는 것처럼 레이저 표적지시기는 레이저(LASER) 광선으로 조준점 및 탄착점을 표시해주는 광학장비이며 야간전투의 양상을 변화시킨 혁신적인 전투장비다. 일례로 레이저 표적지시기가 등장하기 전까지 야간전투는 예광탄(曳光彈)과 조명탄(照明彈)의 사용 유무와 화력의 집중이 승패를 좌우했을 정도로 절대적 영향을 미쳤다.
야간투시경과 레이저 표적지시기가 실용화되기 전에는 예광탄과 조명탄이 야간전투의 승패를 좌우할 정도로 큰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야간투시경과 레이저 표적지시기가 보편화되면서 예광탄과 조명탄의 사용 빈도는 크게 감소하고 있다. 사진 : 미국 국방성 홈페이지(https://www.defense.gov/)
레이저 표적지시기는 야간 혹은 실내 근접전투에서 더욱 진가를 발휘하며 가시광선 레이저의 경우 출력은 5~25mW 내외다. 사진은 레이저 표적지시기를 활용한 내부소탕작전 시범 중인 특전사 대테러요원의 모습. 사진 : ⓒ계동혁
인간의 눈은 빛이 없으면 시야가 극도로 제한되기 때문에 빛이 없는 야간에 표적을 식별하고 조준 및 사격으로 명중시킨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레이저 표적지시기가 등장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내가 어디를 조준하고 있는지, 내가 사격을 하면 대략 어느 위치에 탄착점이 생기는지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이것은 신속한 조준 및 사격을 가능하게 해주며 어떠한 상황에서도 일정 수준 이상의 명중률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연막을 뚫고 과감하게 전진하는 특전사 대테러요원들의 모습. 이처럼 어떠한 상황에서도 레이저 표적지시기는 신속한 조준 및 정확한 사격을 가능하게 한다. 사진 : ⓒ계동혁
※ 촬영을 위해 연출된 사진입니다. 실제 작전 및 훈련은 사진과 같이 진행되지 않습니다.
특히 최근 등장하고 있는 군용 레이저 표적지시기는 눈에 보이는 가시광선 레이저는 물론 눈에 보이지 않는 비가시광선(적외선) 레이저도 조사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육안으로는 확인할 수 없지만 적외선 야간투시경을 사용하면 조준선 정렬은 물론 정확한 탄착점까지 확인할 수 있다. 여기에 더해 일루미네이터(illuminator)로 불리며 적외선 비가시광선을 탐조등처럼 비출 수 있는 레이저 표적지시기까지 등장해 활용되고 있다. 워리어 플랫폼을 통해 육군이 특전사에 보급하고 있는 레이저 표적지시기 역시 적외선 비가시광선을 탐조등처럼 비출 수 있는 일루미네이터 기능을 갖추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워리어 플랫폼을 통해 보급되는 레이저 표적지시기는 0.7~50mW 수준의 비가시 적외선 레이저는 물론 적외선 조명을 마치 탐조등처럼 비출 수 있는 일루미네이터 기능까지 갖추고 있다. 육안으로 보았을 때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지만 야간투시경을 사용하면 전방을 밝게 비추고 있는 적외선 조명이 확실하게 보인다. 사진 : ⓒ계동혁
4. 원거리 조준경
이번에는 K1A가 아닌 K2C1에 장착하는 원거리 조준경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K2C1은 이름 그대로 K2 자동소총의 첫 번째 개량형으로 시대 변화에 맞춰 RAS가 적용된 형상이 특징이며 2015년부터 본격적인 양산이 진행되었다. 덕분에 다양한 전투장비를 장착할 수 있는데 K2C1의 경우 원거리 조준경을 장착해 지정사수소총(Designated Marksman's Rifle, 이하 DMR)으로 활용할 수 있다.
원거리 조준경 및 소음·소염기, 수직손잡이 등을 결합해 분대지정사수용으로 변신한 K2C1의 모습. 6배율 원거리 조준경으로 600m 거리의 표적을 명중시킬 수 있다. 사진 : ⓒ계동혁
DMR은 우리에게 다소 생소한 개념으로 저격수가 사용하는 저격용 소총과는 완전히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저격용 소총과 달리 DMR은 보병이 사용하는 일반 자동소총에 1~6배율의 원거리 조준경을 결합해 사용하는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분대지정사수 역시 보병 분내 내에서 사격 기량이 우수한 병사를 선발하여 600m 내외의 적과 교전하는 것이 목적이다.
일반적으로 200m를 넘어가는 거리의 표적을 일반 보병이 자동소총으로 명중시키는 것은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또 쉬운 것도 아니다. 하지만 원거리 조준경은 약간의 반복 숙달 훈련을 통해서도 최대 600m 거리의 표적을 명중시킬 수 있으며 병사의 전투력을 극대화 시킬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현재 워리어 플랫폼을 통해 보급되고 있는 원거리 조준경의 크기는 길이 217㎜, 높이 65㎜, 폭 55㎜에 중량은 500g 이하다.
K-2(사진 상단)와 개량된 K-2C1(사진 하단)의 비교사진. 여기에 워리어 플랫폼을 통해 각종 전투장비가 결합되면 K2C1을 사용하는 병사의 전투력은 더욱 강화될 것이다. 사진 : ⓒ계동혁
- 워리어 플랫폼 이상 무!
이상으로 워리어 플랫폼으로 보급되는 보병전투장비 중 K1A 및 K2C1에 장착되는 개인화기 조준경, 고성능 확대경, 레이저 표적지시기와 장착되는 원거리조준경에 대해 알아보았다. 개인화기 조준경, 고성능 확대경, 레이저 표적지시기와 같은 첨단 전투장비의 장착은 K1A 기관단총의 모습만 변화시키는 것이 아닌 실질적인 전투력 강화로 이어지고 있다.
K1A의 달라진 모습에 놀라기는 아직 이르다. 워리어 플랫폼은 현재 진행형이기 때문이다. 궁극적으로 워리어 플랫폼 3단계 일체형 전투체계까지 완료되면 미래 육군의 모습은 현재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변화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 : ⓒ계동혁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육군은 워리어 플랫폼을 통해 보급되는 전투장비의 성능을 단계적으로 향상시켜 최종 단계에서는 세계 최고수준까지 끌어 올린다는 계획이다. 워리어 플랫폼을 통해 육군의 전투력을 더욱 강화하고 첨단과학기술군으로 도약한다는 확고한 의지 역시 대내외에 천명하고 있다. 이제 막 첫걸음을 시작한 워리어 플랫폼이지만 국민들의 관심 역시 뜨겁다. 이러한 국민들의 관심과 성원이 워리어 플랫폼의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육군이 워리어플랫폼을 통해 전투력 강화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워리어플랫폼의 궁극적 목표는 보병의 전투력 강화와 생존능력 향상이며 이를 실현하기 위해 균형 잡힌 조화와 끊임없는 진화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1편에서 설명한 개인화기 조준경, 고성능 확대경, 원거리조준경, 레이저 표적지시기는 K1A 기관단총 혹은 K2C1 자동소총의 레일 액세서리 시스템(Rail Accessory System, 이하 RAS)과 결합되어 보병의 전투력을 더욱 강화시켜주는 전투장비들이다. 하지만 육군이 심혈을 기울여 추진 중인 워리어플랫폼(Warrior Platform)이 단순히 장병들의 전투력 강화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육군은 장병들의 전투력 강화 못지않게 전투력 유지 및 생명존중에도 큰 관심을 갖고 이에 적합한 전투장비, 전투장구, 전투피복을 획득·보급하기 위한 노력을 병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육군이 워리어플랫폼을 통해 보급하는 33종의 전투장비, 전투장구, 전투피복은 전투력 강화는 물론 장병들의 전투력 유지 및 생존능력 향상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 중에서도 소음·소염기, 청력보호 헤드셋(Ear protection headset), 피아식별 적외선(Infrared, 이하 IR)은 육군이 큰 기대를 걸고 새롭게 보급하는 전투장비들이다. 구체적으로 소음·소염기는 사격 소음을 감소시키고 청력보호 헤드셋은 사용자의 청력을 보호하며 피아식별 IR은 아군의 오인사격을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워리어플랫폼 전투장비 중 장병들의 생존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소음·소염기, 청력보호 헤드셋, 피아식별 적외선(Infrared, 이하 IR)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자.
1. 소음 ·소염기
육군이 특전사에 소음·소염기를 보급하려는 가장 큰 이유는 K1A 기관단총 및 K2C1 자동소총 같은 개인화기의 총성(銃聲, Shooting noise)과 총구 화염(火焰, Muzzle flame)을 최대한 억제하기 위해서다. 임무 특성 상 기도비닉(企圖秘匿, Covert Activities)이 강조될 수밖에 없는 특전사의 경우 개인화기에서 발생하는 총성과 총구 화염은 작전 성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정도로 중요한 변수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총성과 총구 화염을 억제할 수 있는 우수한 성능의 소음기(消音器, Suppressor 또는 Silencer) 또는 특수하게 설계된 소염기(消焰器, Flash Suppressor)의 중요성은 계속 강조돼 왔다. 워리어플랫폼을 통한 소음·소염기의 보급이 어느 날 갑자기 결정된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K1A 기관단총과 K2 자동소총에 결합 가능한 소음·소염기의 보급을 통해 보다 은밀하고 치명적인 임무 수행이 가능해 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워리어플랫폼을 통해 보급되는 소음·소염기는 특전사에서 대테러 및 특수작전을 위한 용도로 기존 K1A 기관단총 및 K2C1 자동소총에 간단히 결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일반 5.56㎜탄을 사용하면서도 일정수준 이상의 소음(消音) 및 소염(消炎) 효과를 거둘 수 있어 평시 대테러임무, 전시 다양한 특수임무 성공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실제로 K1A 기관단총에 소음·소염기를 결합할 경우 총성은 150데시벨(decibel, 이하 dB) 수준에서 120dB 이하로, 총구 화염 역시 매우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진은 M4A1 자동소총을 사용해 야간 사격훈련 중인 미 공군 병사들의 모습으로 순간적이지만 매우 큰 총구 화염이 발생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 사진 출처 : 미국 국방성 홈페이지(https://www.defense.gov/)
보통 사격 시 발생하는 총성은 총의 종류, 탄환의 구경 및 종류, 발사 속도, 소음·소염기 사용 유무 등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100~170dB 내외이며 간혹 200dB 이상의 총성이 발생하는 총기도 존재한다. 일상생활 속에서 세탁기 작동음이 50~60dB, 자동차 경적소리가 110dB, 전투기 이착륙 소음이 120dB 이상인 점을 감안하면 개인화기 사격 시 발생하는 소음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하지만 과학기술의 발전을 통해 20~30dB 이상의 소음감소 효과와 사용자 편의성은 높아지고 가격은 저렴한, 새로운 개념의 소음·소염기가 속속 등장해 주목 받고 있다. 워리어 플랫폼을 통해 소음·소염기를 대량 보급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고 있는 것이다. 참고로 세계 각국의 특수부대 혹은 대테러부대 역시 개인화기의 총성과 총구 화염을 최소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우수한 성능의 소음기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이것은 세계적인 추세다.
2. 청력보호 헤드셋
앞서 설명한 소음·소염기가 K1A 기관단총의 총성이나 총구 화염을 줄여 성공적인 임무 수행을 보장한다면 청력보호 헤드셋(Ear protection headset)은 전투 중 발생하는 각종 소음으로부터 착용자의 청력을 보호하는 것이 목적이다. 특히 청력보호 헤드셋은 능동 소음 제어(Active Noise Control, 이하 ANC) 혹은 능동 소음 감소(Active Noise Reduction, 이하 ANR) 등으로 불리는 소음차단(Noise Canceling) 기술이 적용되어 주변 소음을 최소화하거나 아예 상쇄시켜 들리지 않게 할 수 있다. 여기에 더해 육군이 워리어 플랫폼을 통해 보급하는 청력보호 헤드셋은 청력 보호는 물론 무전기 등의 통신장비와 연결해 사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전투 중에도 청력보호 헤드셋과 무전기를 활용해 거리에 관계없이 부대원들 간의 정확한 의사소통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방탄헬멧과 결합된 귀덮개(Earmuff) 형태의 청력보호 헤드셋은 개인통신장비와 결합해 사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며 특전사를 중심으로 보급될 예정이다.
사실 인간의 귀는 소리를 듣는 것뿐만 아니라 인간의 균형감각까지도 좌우하는 중요한 신체기관이지만 외부 충격에 매우 취약하다는 특징이 있다. 일례로 80dB 이상을 청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소음 기준으로 분류할 때 120dB 이상의 강력한 소음에 잠시 노출돼도 일시적 청각 마비가, 지속적으로 노출 되면 영구적 손상이 일어날 수도 있다. 더 큰 문제는 청력은 한번 손상되면 회복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전투력 유지 측면에서 청력보호 헤드셋의 중요성은 점점 더 강조되고 있으며 육군은 워리어 플랫폼을 통해 주요 전투부대의 보급대상 전원에게 지급한다는 계획이다.
귀덮개형 청력보호 헤드셋은 필요에 따라 헤드밴드를 사용해 직접 머리에 쓰거나 부속품을 사용해 방탄헬멧에 결합해 사용할 수 있다.
청력보호 헤드셋은 귀마개(Earplugs)와 귀덮개(Earmuff)가 보다 진보한 형태로 단순하게 주변 소음을 차단하는 것이 아닌, 주변 소음을 ANC 혹은 ARC 기술을 통해 30dB 수준으로 낮출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보통 120~200dB 이상의 총성이나 폭음을 차단해 착용자의 청력을 보호하는 것은 물론 소음성난청을 예방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필요에 따라 청력보호 헤드셋을 조작해 주변의 소리를 더 크게 듣거나 반대로 더 작게 줄일 수도 있다. 때문에 청력보호 헤드셋을 사용하면 100dB 이상의 소음이 발생하는 상황에서도 주변 소음은 작아지고 반대로 다른 사람의 목소리는 크고 또렷하게 들리는 효과를 체험할 수 있다.
청력보호 헤드셋을 사용하면 아무리 격렬한 교전상황에서도 착용자의 청력을 보호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원활한 의사소통도 가능해 진다. 사진은 표적을 향해 빠른 속도로 이동하며 사격 중인 특전사 특임대원들의 모습이다.
육군에서는 청력보호 헤드셋으로 부르고 있지만 국가와 생산자 등에 따라 전자식 소음감응형 청력보호구, 전자식 귀덮개, 전자감응 귀덮개, 전술 헤드셋 등으로도 부른다. 참고로 현재 육군이 보급하는 청력보호 헤드셋의 차음률(미국의 경우 NRR(Noise Reduction Rating), 유럽은 SNR(Single Noise Rating)로 표기)은 청력보호 헤드셋의 형태에 따라 25~32dB 수준이다. 장병들은 임무 혹은 부대 상황 등에 따라 귀덮개 형태와 귀마개 형태의 청력보호 헤드셋 중 하나를 보급 받게 된다.
3. 피아식별 IR
피아식별 IR은 유도무기의 정밀도가 점점 높아지고 지상군에 대한 근접항공지원(Close Air Support, 이하 CAS)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새롭게 주목 받고 있는 전투장비다. 특히 피아식별 IR은 야간전투 혹은 시가지에서 적과 뒤섞여 근접전투(Close Quarter Battle, 이하 CQB) 벌여야 하는 상황에서 꼭 필요한 전투장비로 인식되고 있다. 피아식별 IR은 사람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적외선 혹은 녹색 LED 점멸신호로 나의 존재와 정확한 위치를 아군에게 확인시키고 불필요한 오인사격(Friendly Fire) 혹은 오인폭격을 예방하는 안전장치이기 때문이다.
방탄헬멧 상단에 밸크로를 이용해 간단이 장착 및 탈착이 가능한 피아식별 IR은 (사진의 붉은색 원으로 표시) 야간작전 시 아군의 오인사격을 예방하고 자신의 위치를 알릴 수 있는 전투장비다.
육군이 워리어 플랫폼을 통해 보급하는 피아식별 IR은 발광다이오드(Light Emitting Diode, 이하 LED) 기술 덕분에 손바닥 보다 작고 가벼우면서도 튼튼한 내구성과 CR123A 3V 건전지 1개로도 500시간 이상 강력한 빛을 발광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일명 찍찍이로 불리는 벨크로(Velcro, 정식 명칭은 Hook-and-loop fastener)를 활용해 방탄모 한 가운데 부착할 수 있으며 필요할 경우 어께나 목덜미 아래, 허벅지 등에도 자유롭게 부착이 가능하다. 야간에는 적외선으로 적의 눈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지만 야간투시경을 착용한 아군은 서로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으며 상공의 무인정찰기나 CAS 임무를 수행하는 공격헬기 조종사, 전차나 보병전투차의 포수에게 자신의 위치를 알릴 수도 있다.
미 육군의 AH-64D 아파치 공격헬기가 보병의 야간작전을 지원하기 위해 아프가니스탄 바그람 공군기지를 이륙하고 있다. 야간에 이루어지는 CAS는 피아식별이 매우 어렵기 때문에 피아식별 IR 같은 장비의 유무는 절대적이다. / 사진 출처 : 미국 국방성 홈페이지(https://www.defense.gov/)
AH-64E 아파치 가디언(Apache Guardian) 공격헬기나 한국형 무장헬기(Light Armed Helicopter, 이하 LAH)를 동원한 야간 공지합동작전도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전사, 특공여단 및 특공연대 등의 헬기를 활용한 야간침투 혹은 퇴출작전에서도 무전 교신이 아닌 피아식별 IR을 활용해 정확한 위치확인 및 헬기 유도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반대로 피아식별 IR을 활용해 적을 기만하거나 적의 공격을 엉뚱한 곳으로 유도할 수도 있다.
이미 미 육군 특수부대 등 선진국 군대에서는 피아식별 IR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이에 호응하듯 여러 회사에서 앞 다퉈 다양한 장비들을 내놓고 있다. 적의 관측을 회피하기 위해 특정 방향에서만 발광 신호를 확인할 수 있거나 암호화된 발광 신호로 아군만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춘 피아식별 IR도 등장하고 있다. 특히 적은 비용으로, 별도의 무전 없이도, 정확한 피아식별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향후 피아식별 IR의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말할 수 있다. 피아식별 IR을 비중 있게 소개하는 것도 이런 배경이 있기 때문이다.
- 워리어플랫폼,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다!
이미 앞에서 한 번 설명했지만, 육군이 심혈을 기울여 추진 중인 워리어플랫폼이 장병들의 전투력 강화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특히 이번에 소개한 소음·소염기, 청력보호 헤드셋, 피아식별 IR은 장병들의 전투력 강화 못지않게 전투력 유지 및 생존능력 향상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는 전투장비들이다. 이처럼 육군은 워리어플랫폼을 통해 전투력 강화와 생존능력 향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다는 계획이다.
육군이 워리어 플랫폼을 통해 전투력 강화와 생존능력 향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다는 계획이다.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육군은 워리어플랫폼을 통해 보급되는 전투장비의 성능을 단계적으로 향상시키고 최종 단계에서는 세계 최고수준까지 끌어 올린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워리어플랫폼의 요구 성능을 단계적으로 강화하고 엄격하고 공정한 시험평가를 진행하며 궁극적으로는 워리어플랫폼을 사용하는 장병들이 만족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워리어플랫폼을 통해 육군의 전투력을 더욱 강화하고 첨단과학기술군으로 도약한다는 확고한 의지 역시 대내외에 천명하고 있다. 이제 막 첫걸음을 시작한 워리어플랫폼이 국민들의 관심과 성원을 바탕으로 대한민국 육군을 상징하고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그 날을 기대해 본다.
특전사를 시작으로 워리어플랫폼의 보급이 진행되면서 새로운 전투장비, 전투장구, 전투피복을 활용한 적응훈련이 진행되고 있다.
육군은 워리어플랫폼을 통해 특전사 및 주요 전투부대의 임무수행능력을 더욱 강화하고 궁극적으로는 첨단과학기술군으로 도약한다는 비전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특전사를 시작으로 30여 종의 전투장비, 전투장구, 전투피복이 순차적으로 보급되고 있으며 워리어플랫폼으로 적응 훈련 중인 일선 전투부대의 평가 역시 매우 긍정적입니다. 그래서 워리어플랫폼이 보급되고 있는 일선 전투부대를 방문해 직접 체험해 보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필자가 워리어플랫폼 적응훈련이 진행 중인 부대를 찾아 성능을 직접 체험해보고 있다.
육군은 특전사를 시작으로 워리어플랫폼의 보급이 시작되면서 새로운 전투장비, 전투장구, 전투피복을 활용한 적응훈련이 한창 진행되고 있습니다. 전투원 개개인이 워리어플랫폼에 조기 적응하는 것은 물론 훈련을 통해 실전에서 워리어플랫폼의 성능을 100% 발휘하기 위해서입니다. 워리어플랫폼이 계획대로 진행 된다면 육군의 전투력은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최근 워리어플랫폼 적응훈련이 한창 진행 중인 현지부대를 직접 방문해 그 우수성을 직접 확인해보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 묵직하지만 편안하다?
워리어플랫폼의 주요 전투장비와 전투장구를 착용한 특전용사의 모습
본격적인 워리어플랫폼 체험에 앞서 주요 전투장비와 전투장구를 착용해 보았습니다. 먼저 앞뒤로 A4용지 크기의 방탄판이 삽입되어 있어 상체의 주요 장기를 보호할 수 있는 방탄복(Plate carrier)을 착용합니다. 몰리 시스템(MOLLE system)으로 불리는 모듈식 경량 하중 운반 장비(Modular Lightweight Load-carrying Equipment, 이하 MOLLE) 체계가 적용되어 있어 사용자 편의와 임무에 따라 각종 주머니의 위치를 자유롭게 바꿀 수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관점에 따라서는 방탄복의 크기가 너무 작아 보일 수도 있지만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수많은 연구와 전투실험을 바탕으로 (신속한 움직임이 생사를 좌우하는) 특수부대원들의 요구에 최적화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특전사가 아닌 일반 부대에 보급되는 방탄복은 좀 더 크고 더 넓은 면적을 보호할 수 있다고 합니다. 방탄판의 중량 때문에 어께가 지긋이 눌리고 살짝 무겁다는 느낌도 있지만 몸에 최대한 밀착시키니 움직임에는 큰 제약이 없습니다.
방탄헬멧에는 야간투시경, 청력보호 헤드셋, 피아식별 IR 등 다양한 전투장비를 부착할 수 있으며 머리 뒤에 위치한 다이얼식 조임 장치(붉은 색 원으로 표시)를 활용해 흔들림 없이 고정할 수 있다.
다음으로 방탄헬멧을 턱 끈과 물론 머리 뒤에 위치한 다이얼식 조임 장치를 활용해 머리에 단단하게 고정합니다. 야간투시경이나 카메라 등을 방탄헬멧에 결합시켰을 때 무게중심의 변화로 인해 방탄헬멧이 벗겨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입니다. 머리를 이리저리 움직여도 방탄헬멧이 단단하게 고정된 덕분에 전혀 흔들리거나 벗겨지지 않습니다. 너무 심하게 조이면 사람에 따라서는 편두통이나 어지러움을 느끼기도 한다고 합니다. 참고로 방탄헬멧은 일명 찍찍이로 불리는 벨크로(Velcro, 정식 명칭은 Hook-and-loop fastener)와 방탄헬멧 측면에 부착된 레일 등을 활용해 피아식별 적외선(Infrared, 이하 IR), 청력보호 헤드셋 등 다양한 전투장비를 추가로 부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 워리어플랫폼으로 배가되는 전투력!
전투화에서 방탄복까지 워리어플랫폼을 착용하고 본격적인 체험을 시작하기 위해 사격장으로 이동합니다. 본격적인 사격에 앞서 K1A 기관단총을 점검해 봅니다. K1A 기관단총과 레일 액세서리 시스템(Rail Accessory System, 이하 RAS)이 결합된 결과 다양한 전투장비를 큰 문제없이 결합할 수 있습니다. 개인화기 조준경, 고성능 확대경, 레이저 표적지시기, 소음·소염기 등이 결합된 K1A 기관단총의 모습이 믿음직해 보입니다. 물론 이들 전투장비를 단순히 결합한다고 해서 갑자기 전투력이 배가되는 것은 아닙니다.
특전용사가 멀티 툴을 활용해 레이저 표적지시기를 RAS에 결합하고 있다. 물론 단순하게 고정하는 것으로 전투 준비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 영점사격을 통해 조준선과 탄착점을 정확하게 일치시키는 조율과정을 거쳐야만 백발백중이 가능하다.
당연히 주요 전투장비들을 단단히 고정하고 이상 유무를 확인한 뒤 영점사격과 같은 일련의 준비-조율 과정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다소 복잡해 보일 수도 있는 준비-조율 과정을 거쳐 조준선과 탄착점을 정확히 일치시키면 조준시간은 단축하고 명중률은 눈에 띄게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K1A 기관단총의 치명성을 배가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특히 개인화기 조준경은 신속한 조준사격을 가능하게 합니다. 붉은색 점으로 표시되는 개인화기 조준경의 영점에 표적을 위치시키는 것만으로도 일정수준 이상의 탄착군을 형성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정밀사격이 필요하다면 고성능 확대경을 사용해 표적을 자세히 볼 수 있습니다.
- 직접 사용해보면 알 수 있습니다!
실제로 개인화기 조준경과 고성능 확대경을 사용해 보니 생각보다 시야가 깨끗하고 조준점도 정확하게 보입니다. K1A 기관단총의 가늠자와 가늠쇠로 표적을 조준하는 것보다 개인화기 조준경을 사용해 조준하는 것이 더 쉽고, 빠르며, 정확하기까지 합니다. 지향사격 자세로 움직이는 경우 그 차이는 더 크게 느껴졌습니다. 여기에 더해 레일 액세서리 시스템(RAS)과 개인화기 조준경을 사용하면서 조준선 자체가 위로 이동해 조준선 정렬이나 사격자세를 유지하는데 더 편리했습니다. 사람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실전에서 사용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어 보입니다.
레일 액세서리 시스템(RAS)과 개인화기 조준경을 사용하면 K1A 기관단총의 조준선 자체가 더 위로 이동해 (초록색 선으로 표시) 가늠자와 가늠쇠를 사용할 때보다 (붉은색 선으로 표시) 더 안정적인 자세로 사격자세를 유지할 수 있다.
사격훈련을 시작으로 탐색격멸작전, 내부소탕작전, 레펠훈련, 야간사격 등 워리어플랫폼 적응훈련이 정해진 일정에 따라 계속 진행됩니다. 하루 종일 방탄복과 장비를 착용하고 움직이다 보니 여름도 아닌데 땀이 줄줄 흐르고 다리의 힘이 풀리기 시작합니다. 체력은 국력이라는 말을 온 몸으로 체감합니다. 힘든 내색 하나 없이 아침부터 저녁까지 정해진 훈련계획을 소화하고 있는 부대원들이 갑자기 존경스러워 집니다.
특전용사의 컴뱃셔츠를 자세히 살펴보면 방탄복과 밀착한 부분만 땀에 젖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물론 신소재 원단을 사용한 컴뱃셔츠의 우수한 통기성과 흡수성 덕분에 땀에 젖어 있는 부분도 금방 건조된다. 워리어 플랫폼을 통해 새로운 전투복이 보급되면서 ‘전투복이 땀으로 흠뻑 젖었다’는 표현도 이제 옛말이 되고 있다.
이처럼 특전요원들이 최상의 전투력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은 평소 꾸준한 체력관리는 물론 신소재 원단을 사용한 전투복 덕분입니다. 특히 컴뱃셔츠(Combat shirt)로 불리는 전투복 상의는 방탄복 착용을 전제로, 방탄복과 밀착되는 몸통 부분이 가볍고 통기성과 흡습성이 좋은 원단으로 제작되어 있습니다. 덕분에 땀과 열기를 바로바로 배출해 이로 인한 착용자의 피로는 물론 땀 냄새까지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워리어플랫폼이 단순한 전투력 강화에만 머물러 있지 않고 전투력 유지 및 생존능력 향상에도 노력을 집중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이러한 사실은 소음·소염기, 청력보호 헤드셋, 전투용 안경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 은밀성, 신속성, 정밀성, 치명성
먼저 소음·소염기는 개인화기에서 발생하는 총구 화염(火焰, Muzzle flame)과 총성(銃聲, Shooting noise)을 크게 감소시키고 보다 은밀한 임무수행 조건을 목적으로 보급되고 있는 워리어플랫폼 전투장비입니다. 하지만 전투용 안경이나 청력보호 헤드셋과 마찬가지로 전투원 개개인의 시력과 청력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도 함께 있습니다. 특히 소음·소염기는 야간사격 시 발생하는 총구 화염을 대폭 감소시켜 총구 화염과 야간투시경과의 간섭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전투용 안경 역시 사격 시 발생하는 총구 화염이나 화약 연기, 탄매(彈煤) 등으로 인한 영향으로부터 눈을 안전하게 보호합니다. 사격과 함께 귀덮개 형태의 청력보호 헤드셋을 작동시키자 사격 소음으로 인한 불편함은 거의 느끼지 못할 정도로 총성을 감쇄시켜 주었습니다. 청력보호 헤드셋에 적용된 소음차단(Noise Canceling) 기술 덕분에 과거 경험에 비하면 사격 소음으로 인한 스트레스는 거의 없다고 봐도 될 정도입니다.
워리어플랫폼을 통해 보급되는 전투용 안경은 사격 시 발생하는 화약 연기, 탄매, 폭발 시 발생하는 파편과 돌조각 등으로부터 눈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다.
워리어플랫폼의 진가는 야간사격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과거 조명을 완전히 소등한 암흑 상태에서 실시했던 야간사격의 경험을 생각한다면 위리어플랫폼을 사용한 야간사격은 완전히 신세계와 다름없습니다. 적외선 야간 투시경으로 바라보는 초록색 풍경에 잠시 적응이 필요하긴 했지만 표적을 식별하고 조준하는데 큰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과거의 야간사격이 표적의 예상방향으로 총구를 향한 지향사격에 가까웠다면 워리어플랫폼을 사용한 야간사격은 적외선 레이저 조준기를 활용해 이동 간에도 정밀한 조준 사격이 가능합니다. 여기에 적외선 조명을 탐조등처럼 비출 수 있는 레이저 표적지시기의 또 다른 기능 즉 일루미네이터(illuminator)까지 더해지면서 어둠 속에 몸을 감춘다는 표현은 옛말이 되었습니다.
워리어플랫폼을 활용한 야간사격은 절대적 우위를 보장한다. 야간투시경, 레이저 표적지시기의 조합만으로도 정밀한 조준 사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레이저 표적지시기의 또 다른 기능 즉 일루미네이터(illuminator)까지 더해지면 어둠 속에 몸을 감추는 것은 불가능하다.
- 물음표(?)가 느낌표(!)로 바뀌다!
사실 워리어플랫폼으로 보급되는 전투장비, 전투장구, 전투피복 30여 종이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들은 아닙니다. 이미 선진국 군대에서는 널리 사용되고 있거나 육군에서 개별적으로 획득 및 보급이 진행되고 있던 것들이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워리어플랫폼을 통해 도입되는 장비들은 기존에 도입되었던 것들 보다 성능이 향상된 것이 특징이며 육군은 우수한 성능의 전투장비 및 전투장구 등을 지속적으로 보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워리어플랫폼을 통해 구체적인 발전방향과 목표를 정하고 검증된 장비들을 체계적이고 대량으로 보급하는 것은 특별한 의미가 있습니다.
워리어플랫폼을 통해 보급되는 전투장비, 전투장구, 전투피복 33종은 특전사를 시작으로 육군 주요 전투부대의 실질적인 전투력 향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사실 워리어플랫폼을 직접 체험하기 전까지는 마음 한편에 일부 전투장비의 성능이나 신뢰성 등에 대한 물음표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체험을 통해 그 물음표가 느낌표로 바뀌었습니다. 직접 워리어플랫폼을 체험해 보면서 오히려 왜 문제가 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있을 정도였습니다. 훈련 중인 특전요원들 역시 워리어플랫폼이 보급되기 전까지는 기대 반 걱정 반이었지만 지금은 워리어플랫폼에 대한 확실한 믿음을 갖게 되었다고 말합니다. 그동안 임무수행을 위해 필요로 했던 전투장비와 전투장구가 워리어플랫폼을 통해 보급된 것은 물론 적응훈련을 통해 실제 전투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것을 검증했기 때문입니다.
- 워리어플랫폼에서 진짜 중요한 것
이번 기회를 통해 우수한 성능의 전투장비, 전투장구, 전투피복 등을 워리어플랫폼으로 보급하기 위한 육군의 노력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아직은 개선할 부분도 분명 있지만 지속적인 노력을 통해 워리어플랫폼의 전반적인 성능을 끌어 올린다는 비전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번 체험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사실은 워리어플랫폼의 성능 못지않게 이를 직접 착용하고 사용하게 될 장병 개개인의 철저한 준비였습니다. 실제로 워리어플랫폼을 착용한 상태에서 특전요원들을 따라 뛰어다니다 보니 자연스럽게 호흡은 빨라지고 K1A 기관단총은 점점 더 무겁게 느껴집니다. 그 와중에 각종 장비를 사용하고 탄창까지 교환하려니 정신이 하나도 없습니다. 당연합니다. 워리어플랫폼의 기본 성능이 아무리 우수하다고 해도 특전사 특전요원과 민간인이 비슷한 수준의 전투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가정 자체가 말이 되지 않습니다.
워리어플랫폼으로 무장하고 거침없이 강하하고 있는 특전용사의 모습. 내가 사용하는 전투장비와 전투장구에 대한 완전한 신뢰가 바탕이 되었기에 가능한 모습이다.
육군 역시 워리어플랫폼을 통해 전투원 개개인의 전투력 향상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워리어플랫폼이 마치 만병통치약인 것처럼 인식되는 것에 대해서는 경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서로 비슷한 수준의 전투력을 지닌 2명의 전투원이 있을 경우 워리어플랫폼의 유무는 승패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습니다. 세계 각국 역시 다양한 이름으로 미래보병전투체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최첨단 ICT 및 IoT 기술을 바탕으로 장병들의 전투력과 생존능력을 강화하는 것이 공통된 목표입니다. 세계적인 추세에 비추어 볼 때 워리어플랫폼 역시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뜻입니다. 워리어플랫폼, 이제는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육군이 워리어플랫폼에 거는 기대는 특별하다.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육군의 모습이 완전히 바뀌는 것은 워리어플랫폼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육군의 첨단 개인전투체계, 일명 워리어플랫폼(Warrior Platform)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뜨겁다. 그동안 시대변화와 무기체계 발전에 따라 전투복과 보병화기 등 몇 차례 변화를 겪기는 했지만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육군의 모습을 완전히 바꾸는 것은 워리어플랫폼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워리어플랫폼에 대한 국민들의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앞서 3회에 걸쳐 (현재 보급이 진행되고 있는) 주요 전투장비 및 전투장구, 전투피복 등에 대해 소개하는 기회를 가졌다. 끝으로 이제 막 첫걸음을 시작한 워리어 플랫폼의 중요성과 그 의미를 되짚어 보고 향후 발전방향 및 추진 계획 등에 대해 소개한다.
워리어플랫폼은 전투원 개개인의 전투력 강화는 물론 방호력, 생존성 향상을 목표로 육군이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개인전투체계 개선사업이다. 전투장비 및 전투장구, 전투피복 등을 워리어플랫폼으로 불리는 하나의 전투체계로 통합해 전투원 개개인의 전투력을 극대화하고 미래 전장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목표다. 부수적으로 전투원 개개인의 정예화를 통해 병력자원 감소에 따른 전력공백을 보완하려는 목적도 있다.
K1A 기관단총과 K2 자동소총 그리고 워리어플랫폼을 통해 개인화기 조준경, 고성능 확대경, 레이저 표적지시기 등이 결합된 K1A 기관단총과 K2C1 자동소총의 모습. 과학기술 발전과 시대 변화에 따라 대한민국 육군을 대표하는 보병화기 역시 새로운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현재 개별조합형 플랫폼에 해당하는 30여 종의 전투장비, 전투장구, 전투피복이 특전사를 시작으로 특공여단 및 특공연대, 수색대대 및 수색중대에 보급되며 향후 보병대대까지 확대될 예정이다. 육군은 2023년까지 1단계를 완료한다는 계획이며 이를 통해 그동안 큰 변화가 없었던 전투장비, 전투장구, 전투피복을 선진국 군대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2025년까지 전투장비와 전투장구가 연동되는 2단계 통합형 전투체계의 개발이 진행되며, 2026년 이후에는 워리어플랫폼 3단계 일체형 전투체계의 완성을 목표로 미래혁신연구센터와 아미타이거(Army-Tiger 4.0) 기획단에서 연구 중이라고 한다.
레일 액세서리 시스템(Rail Accessory System)을 통해 K1A 기관단총에도 개인화기 조준경, 고성능 확대경, 레이저 표적지시기와 같은 다양한 전투장비를 결합할 수 있다.
- 워리어 플랫폼이 특전사의 전유물?
육군이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워리어플랫폼은 기존 개인전투체계를 완전히 뒤바꾸는 혁신적인 사건이다. 그동안 개별적으로 전투복과 개인화기 등이 개선되거나 교체된 사례는 있어도 무려 30여 종의 전투장비, 전투장구, 전투피복이 워리어플랫폼으로 불리는 하나의 전투체계로 통합되어 대대적으로 교체되는 것은 처음이기 때문이다. 또한 육군은 워리어플랫폼을 추진함에 있어 배정된 사업예산과 임무 및 부대유형 등을 고려하여 순차적으로 보급할 계획이라고 분명히 밝히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워리어플랫폼이 언급될 때마다 일반 전투원에게는 보급이 어려울 것이라며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들이 있다. 특히 워리어플랫폼은 특전사를 위한 전유물일 뿐이며 일반 보병과는 무관하다는 주장은 많은 사람들을 혼란하게 만들고 있다. 사실일까? 그동안 워리어플랫폼과 관련된 주요 전투실험 및 홍보가 특전사를 중심으로 진행되었고 워리어플랫폼이 특전사에 우선 보급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워리어플랫폼이 일반 보병과 무관하다는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특전사를 시작으로 워리어플랫폼의 보급이 진행되면서 새로운 전투장비, 전투장구, 전투피복을 활용한 적응훈련이 진행되고 있다.
워리어플랫폼은 육군의 개인전투체계를 3단계에 걸쳐 선진국 군대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미래 전장환경에 대응하는 것이 최종 목표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투복, 전투화 등 전투피복 10여 종, 방탄복, 방탄헬멧, 전투용 안경 등 전투장구 10여 종, 개인화기 조준경, 레이저 표적지시기 등 전투장비 10여 종은 전 장병에 보급된다.
세부적으로 특공, 수색, 보병대대와 같은 주요 전투부대에는 개인화기 조준경, 고성능 확대경, 레이저 표적지시기, 원거리 조준경, 청력보호 헤드셋, 피아식별 IR 등 6개 전투장비가 추가된다. 특전사에 추가되는 워리어 플랫폼 전투장비는 앞서 언급한 6개 전투장비와 소음·소염기, 특수작전칼, 폴리머 탄창뿐이며 이것도 향후 육군의 전술교리 변화 및 예산 확보 여부에 따라 특공, 수색에 보급될 가능성이 있다. 이처럼 보급되는 워리어플랫폼의 항목만 확인해도 특전사와 특공, 수색, 보병 간 큰 차이가 없으며 제한된 예산에도 불구하고 개인전투체계 전반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키려는 육군의 노력을 확인할 수 있다.
K2C1에 6배율 원거 조준경을 결합할 경우 600m 거리의 표적을 명중시킬 수 있다. 육군은 K2C1에 원거리 조준경 및 소음·소염기, 수직손잡이 등 을 결합해 분대 지정사수소총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 워리어플랫폼, 선택이 아닌 필수
한편 육군의 워리어플랫폼이 불필요하다고 주장하며 차라리 그 예산으로 다른 무기체계를 도입하자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과학기술의 발전과 패러다임의 변화는 보병을 21세기 네트워크중심전(Network-Centric Warfare, 이하 NCW)의 새로운 주인공으로 격상시키고 있으며 세계 각국은 다양한 명칭으로 미래보병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최첨단 정보통신기술(Information & Communication Technology, 이하 ICT로 표기)의 발전과 제4차 산업혁명(Fourth Industrial Revolution, 이하 4IR로 표시)의 영향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초연결(Hyperconnectivity) 개념을 바탕으로 한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이하 IoT) 기술의 등장은 보병의 역할을 더욱 확장시키고 있다.
방탄헬멧과 결합된 귀덮개(Earmuff) 형태의 청력보호 헤드셋은 전투 중 발생하는 각종 소음으로부터 전투원의 청력을 보호하며 개인통신장비(무전기)와 결합해 사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실제로 첨단 ICT와 4IR 덕분에 이제 선진국의 군대는 소수의 병력으로도 다수의 적을 상대할 수 있게 되었고 더 넓은 전장을 더 빠르게 기동할 수 있게 되었다. 전쟁의 영역 역시 땅과 바다, 하늘을 넘어 우주 및 가상공간(Cyberspace)으로 확대되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 주요 군사강국들이 군사력, 그중에서도 지상전을 전담하는 육군의 소수정예화를 추진하는 것도 모두 첨단 ICT가 뒷받침되기 때문이다.
세계 각국은 특수부대를 중심으로 전투원의 전반적인 전투능력 강화는 물론 미래 개인전투체계를 통해 작지만 강한 군대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육군의 워리어플랫폼 역시 이러한 시대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라 할 수 있으며 육군이 3단계에 나누어 워 리어플랫폼을 추진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육군은 임무 및 긴급성 등 을 고려하여 워리어플랫폼을 3단계에 나눠 진행하고 있다.
육군은 워리어플랫폼을 통해 전투력 강화와 생존능력 향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다는 계획이다.
육군은 2023년까지 새로운 전투장비, 전투장구, 전투피복을 보급하는 1단계를 진행하며, 2025년까지 체계개발 간 품목 통합, 상호운용성 및 개인전투능력 확대를 목표로 통합형 전투체계를 완성하는 2단계를 진행한다. 2026년 이후에는 C4I 체계와 연동, 개별전투능력 극대화, 강화외골격 전투복(Powered Exo-Skeleton Combat suit) 등 첨단기술을 적용한 일체형 전투체계를 완성하는 3단계가 진행된다.
- 워리어플랫폼을 통한 기대효과
육군이 워리어플랫폼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또 다른 이유는 실제 전투력 강화에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육군은 지난 2019년 3월 육군과학화훈련단(KCTC)에서 육군 분석평가단이 실시한 워리어 플랫폼 모의전투 분석 결과를 통해 그 효용가치를 객관적인 지표로 검증한 바 있다. 워리어플랫폼으로 무장한 병력은 그렇지 않은 병력에 비해 보다 먼 거리에서, 보다 짧은 시간 동안, 보다 치명적인 공격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워리어플랫폼의 유무에 따라 실제 적 살상률은 평균 1.5배 이상, 원거리 교전 능력은 적 피해 비율이 2.28배 이상 차이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처럼 육군은 2018년 기준, 주간 250m, 야간 20m 수준의 전투능력을 워리어플랫폼 보급을 통해 2023년까지 주간 600m, 야간 100m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워리어플랫폼 3단계가 되면 이러 한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워리어플랫폼에 최첨단 기술을 지속적으로 접목해 궁극적으로는 워리어플랫폼을 갖춘 전투원 그 자체를 강력한 무기체계로 진화시킬 계획이기 때문이다.
야간투시경, 레이저 표적지시기의 조합만으로도 야간전투의 절대적 우위를 보장할 수 있다. 여기에 레이저 표적지시기의 또 다른 기능 즉 일루미네이터(illuminator)로 불리는 적외선 조명기능까지 더해지면 적이 어둠 속에 몸을 감추는 것은 불가능하다.
워리어플랫폼이 3단계까지 성공하면 지휘구조의 단순화와 병력의 자유로운 편성과 배치를 통한 모듈화 부대의 구성 및 운영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워리어플랫폼을 통해 현재 10명 수준의 분대 규모를 7~8명, 상황에 따라서는 4~5명 수준으로 나누어도 임무 수행에 전혀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워리어플랫폼 3단계 이후에는 진짜 공상과학영화나 게임, 소설에 등장한 것과 같은 일당백의 전사, 일명 슈퍼솔저의 등장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첨단 ICT 및 IoT 기술이 접목된 전투장비와 전투장구, 전투피복을 통해 수집한 주변 전장정보를 전투용 안경에 실시간으로 시현하는 것은 물론 주변의 무인무기 혹은 다른 전투부대와 서로 정보를 주고받으면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과거와 같이 동일한 보급품을 일괄적으로 보급하는 것이 아닌 임무 및 부대유형 등을 고려하여 장병들의 임무수행에 최적화된 전투장비, 전투장구를 보급하는 것도 눈에 띈다. 실제로 특전사의 경우 청력보호 헤드셋과 피아식별 IR, 야간투시경 등 다양한 전투장비의 장착이 가능한 경량방탄헬멧과 민첩한 움직임에 최적화된 특전형 방탄복이 지급된다. 반면 보병에게는 기동성 보다는 방호력 및 생존성에 중점을 두고 더 많은 부분을 보호할 수 있는 기본형 방탄헬멧 및 방탄복이 지급된다. 특전사에 보급되는 청력보호 헤드셋과 달리 보병은 이어폰 형태로 되어 있는 청력보호 이어셋을 보급 받으며 가볍고 사용이 간편한 것이 특징이다. 전투력 강화는 물론 장병들의 방호력 및 생존성 향상에도 노력을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위 사진) 소총에서 전투화까지 육군은 워리어 플랫폼 품목 30여 종의 국내 개발 및 국내 조달을 통해 국내 방위산업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아래 사진) 국내 방위산업체들 역시 기술적으로 부족한 부분을 빠르게 보완하는 한편 국방과학연구소와 함께 워리어플랫폼의 다음 단계를 착실하게 준비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육군은 워리어플랫폼 품목 30여 종의 국내 개발 및 국내 조달을 통해 국내 방위산업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고 군과 방위산업체가 서로 상생하는 계획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대규모 국내 조달을 통해 내수시장이 활성화되면 가격과 성능을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는 것은 물론 한국군 무기체계를 선호하는 해외국가를 대상으로 수출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육군은 워리어플랫폼을 추진함에 있어 매년 군사요구도(Required Operational Capability, 이하 ROC)를 향상시키며 보다 개선된 성능의 장비를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처음에는 시행착오도 적지 않았지만 국내방위산업체들 역시 빠르게 기술력을 향상시키며 이러한 육군의 정책에 호응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19년 도입장비에 대한 육군의 시험평가에서 다수의 업체들이 불합격 판정을 받았으나 이후 부족한 부분을 빠르게 보완하여 재시험평가를 통과했다. 국내방위산업체들의 빠른 기술발전 추세를 감안할 때 세계 최고수준에 도달하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철저한 검증과정을 거치면서 우수한 성능의 제품들이 군에 납품되고 있으며, 현재 보급되고 있는 워리어플랫폼에 대한 장병들의 만족도 역시 매우 높다. 지속적인 성능 향상이 이루어진다면 해외 시장에 내놓아도 충분한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 호랑이에게 날개를!
이제 막 첫 걸음을 시작한 워리어플랫폼의 성공을 위해서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여러 문제가 산적해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문제는 워리어플랫폼이 일반 국민들은 물론 육군 내부에서 조차도 마치 만병통치약인 것처럼 인식되는 것이다. 장병 개개인의 충분한 준비 없이 누구나 워리어플랫폼만 있으면 천하무적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은 워리어플랫폼 성공의 가장 큰 걸림돌이다. 워리어플랫폼의 성능이 아무리 뛰어나다고 해도 이를 사용하는 전투원이 충분히 준비되어있지 않다면 의미 있는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뜻이다. 하지만 서로 비슷한 수준의 전투력을 지닌 2명의 전투원이 있을 경우 워리어 플랫폼의 유무는 승패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워리어플랫폼에 거는 육군의 기대가 남다른 것도 이러한 배경 때문이다.
워리어플랫폼의 성능이 아무리 뛰어나다고 해도 이를 사용하는 전투원이 충분히 준비 되어있지 않다면 의미 있는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 ※ 촬영을 위해 연출된 사진입니다. 실제 작전 및 훈련은 사진과 같이 진행되지 않습니다.
현재 워리어플랫폼은 특전사를 시작으로 특공여단 및 특공연대, 전방 수색대대 및 수색중대에 순차적으로 보급 되고 있다. 특전사의 경우 특전요원들의 워리어플랫폼에 대한 이해도나 활용도가 높은 만큼 시행착오 없이 그동안 갈고닦은 전투력을 완벽하게 발휘할 수 있는 여건 이 마련되었다는 평가다.
워리어플랫폼은 만병통치약이 아니다. 하지만 준비된 전투원에게 워리어플랫폼은 전투력을 배가시키는 것은 물론 승리를 보장한다. 사진은 표적을 향해 빠른 속도로 이동하면서 정확한 사격 중인 특전요원들의 모습이다.
실제로 워리어플랫폼으로 체험훈련 중인 특전요원들의 모습을 가까이에서 지켜보니 마치 호랑이에게 날개를 달아준 것과 같았다. 그동안 임무수행을 위해 꼭 필요로 했던 전투장비, 전투장구, 전투피복이 워리어플랫폼을 통해 적시적소에 보급되면서 실제 전투력 향상이라는 상승효과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맨몸으로 전투를 벌여야 했던 6.25전쟁 당시와 비교하면 워리어플랫폼을 통해 미래 보병으로 진화하는 육군 변화는 놀라움 그 자체다. ‘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라는 말처럼 이제 막 첫 걸음을 내딛은 육군의 노력이 워리어플랫폼에 대한 국민의 관심과 성원 속에서 미래 첨단과학군으로 결실을 맺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 이번 편으로 '워리어플랫폼 어디까지 왔나?' 연재 기사를 마무리합니다. 그동안 많은 관심과 성원을 보내 주셔서 감사합니다. -
글/사진 : 계동혁 군사전문가 <육군 SNS 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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