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 외계 문명과 인류의 비밀
(본 연재물은 진지한 과학이 아닌 추론과 비약을 통한 흥미위주의 읽을거리임. 오해 없으시길) 파토
... 기사에 들어가기 전에 일단 먼저 언급하고 싶은 것은, 이 글은 본지가 잘 써먹는 정치적 은유나 패러디가 아니라 진짜 외계인과 그 문명에 관련된 거란 점이다. 혹시 가카나 딴날당 등을 외계문명으로 지칭하는 게 아닌가, 이렇게 가다가 결국 말미에는 '외계쥐를 잡자'로 바뀌는 게 아닌가 싶겠지만 아니란 말쌈.
그럼 독자 열분들은 의아할 것이다. 새해 예산과 노동법이 날치기 통과된 이 엄중한 시기에, 진보대연합을 통해 지자체 선거에서의 승리를 노려야 할 중차대한 2010년의 벽두부터...
외계인이라고? 이 무슨 허공에 삽질…?
고백하마. 본지, 작년 한해 열심히 하긴 했지만 와중에 황색언론의 정체성을 다소 망각한 것이 사실이다. 핑계거리야 수없이 많고 다들 아시니 굳이 언급할 필요도 없다. 그러나 우리가 민족정론의 기치를 내걸고 그럴듯한 언론질에 정신이 팔려 잘난 척 하는 동안, ‘뉴스 오브 더 월드’, ‘위클리 월드 뉴스’ 등 해외 유수의 경쟁 매체들은 황색언론 본연의 자세를 잃지 않고 아래와 같이 범우주적 현안에 대한 특종기사를 쏟아내고 있었던 것이다.
위클리 월드 뉴스의 특종기사. 오바마 및 역대 미 대통령의 선출 뒤에는 외계인이
도사리고 있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움직일 수 없는 증거 사진과 함께 전세계에 타진한바 있다.
이런 엄혹한 국제 무한 경쟁의 언론 현실 속에서 우리도 더 이상 당하고만 있을 수만은 없는 일. 가카와 그 일당이 제아무리 날뛰어 우리를 진짜 언론으로 만들어보려 한들, 본지의 똥색 본능을 잠재우기엔 그저 역부족인 것이다.
그도 그렇고, 2009년 총결산 기사의 소녀시대 ‘해명’에 나와 있듯이, 본지가 좀 헤비하게 간다 싶을 때 엉뚱한 방향으로 튀는 게 본 우원의 사명이라 개인적으로 믿고 있다. 글타고 머 의무감만으로 이러는 것도 아니고, 편집장에 따르면 딴지 최고의 휴머니스트라고 하나 때론 그런 정체성에 손발이 오그라들어 견딜 수 없는 우원이니 이 점 헤아려 주셨으면 싶다.
이런 배경하에, 이제 2010 신년특집 기획으로 지난 십수년간 심심할 때마다 연구해 온 외계문명과 인류의 수수께기 등을 향후 여러 편에 걸쳐 좀 풀어보려 한다. 마 저 위의 위클리 월드 뉴스보다는 훨씬 진지하지만 진짜 과학에 비하면 또 소설이라는 점, 감안하고 흥미위주로 보시면 되겠다.
이런 부분들을 인정한 상태에서, 독자 열분들의 몰입을 위해 요 밑에서부터는 가급적 진지 & 심각한 톤으로 일관할 생각이니 오해 없으시길.
그럼 서비스 동영상 함 하나 가볍게 보시고 본문으로 들어가보자.
얼마전 크게 화제가 된 모스크바 불끈광장
상공의 피라미드 UFO. 요즘은 CG와 합성 기술이
원체 발달해서 진위 판단이 어려운 게 많은데 이것도 그 중 하나…
Chapter 1
밤하늘을 수놓은 수많은 별들... 그 넘들을 쳐다보며 한번쯤 저곳에는 누가 살까 궁금해하지 않은 사람은 없을 거다.
맑은 날 공기 좋은 곳에서는 육안으로도 6천 개나 보인다는 (우원은 12살 때 강원도 진부령과 29살 때 밴쿠버의 시모어 마운틴에서 그 장관을 목도하고 충격과 전율에 휩싸인 바 있다) 이 별들은 실은 인간이 관측 가능한 우주에만도 1000억의 1000억 배나 널려 있다. 그 속에 얼마나 많은 생명과 또 드라마가 펼쳐지고 있을지는 우리로서는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
여기서 일단 한 가지 적시하고 넘어가자. 바로 이런 이유로 외계인은 분명히 있다는 사실이다. 만약 없다고 주장한다면 그건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라는 2천년 전 프톨레마이오스식 사고 방식의 잔재일 뿐이다. 물적 증거는 없지만 그건 아직 우리가 그런 증거를 제대로 포착할 만큼 발전하지 못했기 때문일 뿐이며 ‘너무나도 광대한 우주’라는 정황 증거 하나만으로도 이런 선언을 내리기엔 충분하다고 우원은 오랜 고심 끝에 결론을 내렸다.
자, 이렇게 외계인은 존재하며 고로 신년특집 외계인편은 이렇게 막을 내린다. 이상.
…이라고 할 수는 당근 없는 일이다. 왜냐, 우리의 관심사는 그래서 외계인들이 있다고 쳐도 저들이 과연 지구에 오는 건지, 온다면 왜 오는 거며 뭘 하고 있는지, 위클리 월드 뉴스의 보도처럼 오바마를 당선시킨 것이 그들인지 등등이기 때문이다. 즉, 우리와 그들이 어떤 관련을 맺고 있느냐는 거고 이건 그들이 단지 어딘가에 존재할 거라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문제다.
일단, 일마들은 실제로 지구에 맨날 나타나고 있다. 그것도 최근에 등장한 것도 아니고 수백 년 수천 년 전부터 그래왔다. 이 내용은 우원의 옛날 글이나 다른 데서 읽은 분들도 있겠지만 여하튼 중요하니 다시 좀 짚고 넘어가자.
아래 그림들을 보시기 바란다. 박물관과 미술관 등에 소장되어 있는 유명한 명화들로 출신성분이 확실한 넘들이다.
'
수태고지' 1486년.Carlo Crivelli 작. 런던 National Gallery
소장.UFO에서 성모의 머리로 금색 광선이 발사되고
있다
'십자가 처형' 1350년. 코소보의 Visoki Decani Monestary 소장. 왼쪽과 오른쪽 위의 특이한 비행체들을 눈 여겨 보시도록. 특히 아래 확대한 그림 속에는 조종사의 모습이 확연하게 드러난다. |
'
예수의 세례' 1710년.Aert De Gelder 작. 영국
케임브리지 피츠윌리엄 박물관 소장.
전형적이고도 현대적인 UFO가 광선을
내뿜는 모습이 선명히 그려져 있다.
이태리 몬탈치노의 산 로렌초 성당에 걸려 있는
그림의 일부. 1600년.
이태리의 보나벤추라 살림베니 작.
인공위성을 닮은 저런 기계 장치는
그 시절에는 존재하지 않았다
1803
년 일본 이바라기 현의하라토노 해안에서 관찰된 비행체
스케치. 우측 위 이상한 외계 문자에
주목하시길
그 외에도 많지만 이 정도만 소개하자. 이 옛날 그림들에 묘사된 기괴한 물체들을 보고 있노라면 우리 눈에 익숙한 UFO(원래는 미확인 비행 물체라는 광범위한 뜻이지만 이 글에선 좁은 의미로 사용하도록 한다)의 형태와 너무 똑같이 닮아 있어 어이가 없을 지경이다.
여기에 대해 다양한 해석들, 머 우연의 일치라던가 별을 이상하게 그린 거라던가 상상이나 심지어 장난이라던가 등등 UFO 설을 비켜갈 수 있는 이론도 나름 내놓아 볼 수 있다. 그리고 저런 류의 그림들 중 일부는 실제로 그렇게 보이는 것도 있다.
하지만 다른 모든 경우들이나 마찬가지로 이때도 ‘오컴의 면도날(가장 단순한 답이 정답이라는 원리)’을 적용하는 게 옳은 태도일 거다. 아직도 UFO를 두고 별이니 구름이니 구전현상이니 ‘벌레의 군집’등 오만 가지 자연현상으로 설명하려는 사람들이 있다. 아 물론 그런 것들도 당연히 있겠지만 저 그림에 그려진 것들, 혹은 요 아래 사진들과 같은 것이 그런 자연 현상을 과장하거나 착각한 거라는 주장은 아무리 생각해도 설득력이 떨어진다.
암튼, 그렇게 본다면 이 화가들은 이것들을 실제로 보거나 과거의 기록에서 찾은 것이고, 그래서 그림에 그려 넣은 거다. 다시 말해 현대에도 중세에도 또 그 이전에도 지구상의 하늘에는 저런 초현대적 형태를 가진 비행체들이 무수히 날라 다니고 있는 것이다.
미 공군의 전투기가 비행접시에 다가가고 있다. 이런 사진은 비행
기와의 비교를 통해 UFO의 크기, 속도, 고도 등을 확인할 수
있음은 물론 비행기와 비행접시의 명암을 비교함으로서 사진 조
작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다.
라스베이거스 상공에서 촬영된 UFO. 상당히 낮은 고도에서
선명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내부 구조도 약간 드러나는 듯 하다.
위 사진과 같은 날 다른 사람에 의해 촬영된 UFO.
정반대 지점에서 촬영한 것으로 앞뒤가 반대로 찍혀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렇게 우리는 지금까지 두 가지를 규정했다. 첫째는 이 우주 속에 우리가 혼자가 아니라는 것, 그리고 둘째는 이미 오랜 세월 많은 UFO가 지구를 방문했다는 거다. 그럼 이제 이 두 가지를 연관시킬 때다. 저 UFO들은 대체 어디서 오는 걸까? 안드로메다? B 612? 천공의 성 라퓨타…?
여기에서 우리는 이제 과학적, 논리적 문제들에 봉착하게 된다. 장거리 우주여행과 관련해서 가장 중요하고 심각한 문제는 광속한계다. 아인슈타인은 질량을 가진 물질은 광속, 즉 초속 30만km 나 그 이상의 속도를 낼 수 없다는 것을 우주의 본질로 규정했다. 우주선이나 인간(외계인도) 역시 질량을 가진 물질이기 때문에 당근 이 한계의 적용을 받는다.
와중에 태양계에서 가장 가까운 항성인 센터우리의 알파성만 해도 편도로 4.3 광년(빛이 4.3년 달려야 도달하는 거리) 떨어져 있고, 우리 은하의 이웃에 있는 안드로메다 은하는 200만 광년이나 떨어져 있다. 반면 인간이 만들어 쓰고 있는 우주선은 최고 초속 11Km 정도인데 이런 속도로는 태양계를 벗어나는데 만도 10여 년 세월이 걸린다.
근데 태양에서 목성까지의 거리가 불과 40광분 정도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현재 우리의 과학으로선 저런 먼 외계에 도달한다는 건 말 그대로 택도 없는 소리다. 현재 인류의 현실은 고작 1.3 광초 거리에 있는 달에 가본 수준이다.
그럼 외계인들도 마찬가질까? 머 우리보다는 빠른 우주선을 쓰겠지만 광속한계가 만약 우주의 법칙이라면 그들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이건 결국, 광활한 우주 속의 머나먼 별들을 제 앞마당처럼 돌아다니는 건 발달된 외계인들에게도 쩜 무리일 거라는 뜻이다. 글고 그넘들한테도 항성간 여행은 큰 비용과 시간, 노력이 드는 일일 텐데, 별 이유도 없이 툭하면 변방의 지구에까지 수시로 우주선들을 보내고 있을 리는 없다.
하드 SF 작가인 아서 클락의 작품 ‘라마’ 에는
자급자족이 가능한 도시 규모의 거대한 우주선이 등장한다.
광속한계를 넘어서지 못하는 한 항성간 우주 여행은
이런 접근만이 가능할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지구상에는 분명 오늘도 수많은 UFO들이 출몰하고 있다(고 우원은 주장한다). 그럼 얘들은 대체 왜 여기까지 오는 거냐?
이 질문에 명쾌무비한 답을 낼 수 있는 넘은 그넘들 자신 말고는 없겠지만, 광속한계를 완전 극복한 신적인 존재가 아닌 한 아무래도 아래의 몇 가지 중 하나일 수 밖에 없을 거다.
1. 지구가 우주에서 열라 중요한 곳이다
철학적이고 신학적인 이유(조물주의 아들 예수가 하필 지구에서 태어나는 등), 혹은 자원과 식량(인육이 실은 무척 맛있다고들 함)등 경제적인 이유로 우리 지구가 실은 우주적으로 나름 의미 있는 행성인 거다. 성지순례를 위해, 혹은 사냥과 목축, 광업 등의 이유로 은하계의 알파 사분면(스타트렉의 우주에서 은하계를 4등분한 지구쪽 지역. 자세한 것은 스타트렉 참조)에서 주요한 여행지나 투자처인 것.
2. 웜홀 등 외계인들이 찾아오기 수월한 지리적 이점이 있다
스타트렉의 ‘딥 스페이스 나인(Deep Space 9)’ 시리즈를 보면 강대한 카다시아 제국의 식민지였던 베이조(Bajor) 행성 주변에서 우연히 수만 광년 떨어진 델타 사분면으로 직통하는 신비의 웜홀이 발견된다. 이를 통해 약소국이던 베이조가 갖는 은하계에서의 지정학적 위치도 급상승하게 되며 이 지역으로 수많은 외계인들이 몰려들어 각축을 벌인다.
혹시 지구가 머 이런 비슷한 입장에 있는지, 알게 머냐…
3. 외계인들은 실은 그렇게 먼데서부터 오는 것이 아니다.
광속한계가 엄연히 존재하는데 수많은 UFO들이 지구상에 출몰할 수 있다면, 역시 오컴의 면도날에 의거해 가장 심플한 답을 추론해 낼 수 있다. 이넘들은 열라 먼데서 개별적으로 오는 게 아니라 지구 주변 어딘가에 오랜 세월, 항상 진을 치고 있는 것이다.
…이것들 중 우원이 무게를 두는 것은 3번이다. 1, 2번도 가능은 하겠지만 별로 그럴싸하지 않고, 아무래도 지구상에 나타나는 수많은 UFO들을 설명하려면 3번의 논리가 현실적이다. 하지만, 그럼 이제 이넘들이 대체 왜 이 주변에 퍼질러 있느냐는 새로운 질문이 대두된다.
이와 관련되어 우원의 추론은 이렇다.
지구와 그 주변에서 과거의 어느 시점에 엄청난 우주적 사건이 있었다. 이 사건은 지구와 태양계에 돌이킬 수 없는 영향을 미쳤고, 너무 오래 전의 일이라 기록도 남지 않고 공식적으론 잊혀졌지만 설화와 신화, 전설 등등의 형태로 인류의 집단적 기억 속에서 지금껏 면면히 전해져 왔다.
그러나 이 사건은 아직도 완전히 종결되지 않았다. 여전히 그 영향에 따른 세력과 조직의 움직임이 존재하고, 주도권에 대한 각축, 존속과 재건, 복수, 경쟁과 모략이 횡행하고 있다. 이는 지구상에 나타나는 UFO는 물론 태양계의 비밀과 인류 문명의 근원, 나아가 과거 필자도 깊숙이 다룬 바 있는 프리메이슨과 각종 비밀결사에 이르기까지 모든 미스터리들의 궁극적인 바탕과도 관련된다.
그렇다…. 지금 우원은 열분들이 궁금해 하는 모든 음모론의 근저가 되는 숨겨진 역사, 누구도 감히 함부로 상상하거나 언급하기 어려운 태고의 범우주적 비밀에 대해 접근해 보려는 거다.
그리고 이 논의를 풀어나가기 위해서는 우리는 이제 지구가 아닌 태양계의 다른 행성 하나로 눈을 돌리지 않으면 안 된다.
살해된 별… 비극의 땅 화성으로.
신년특집 외계문명과 인류의 비밀 Chapter 2
본 우원이 초등학교 2,3학년 때쯤일 거다. 동네의 유일한 만화방 ‘별서점’에 ‘화성 특공대’라는 (일본) 만화가 있었다.
평범한 소년인 주인공은 어느날 밤 고대 화성으로부터 찾아온 전령을 만나게 된다. 그는 이미 오래 전에 멸망한 화성의 운명을 바꿔놓을 사람은 소년과 그 가족밖에 없다는 뜻 모를 말과 함께 그들을 수만 년 전의 화성으로 데려간다.
그때 화성은 문명의 사활을 건 전쟁 중이었고, 이미 패색이 짙은 상황이었다. 화성인들은 전쟁의 승패를 가늠하게 될 마지막 전투에 남은 전력을 집중하고 있었고, 이를 위해 소년과 가족이 가진 어떤 힘이 필요했다. 머 누구와 싸웠는지, 그 힘이 뭐였는지 등은 기억나지 않는다. 30년 전이니 이해하시라…
암튼 그래서 비장하고도 영웅적인 한판 승부가 벌어지게 되지만 역부족. 와중에 소년의 어머니도 희생되고 결국 화성 문명은 절멸의 길을 향하게 된다. 그러나 소년과 가족은 대파국 직전에 다시 현재의 지구로 돌려보내지고, 그들은 마치 긴 꿈을 꾼 것처럼 자다가 일어난다.
하지만 이미 죽은 엄마의 모습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우원은 그 어린 시절 딱 한번 본 이 만화를 30년간 잊지 않고 있다. 왠지는 모르지만 그 스토리가 내게 준 충격과 전율이 이상할 정도로 강렬했기 때문이다. 저것이 당연히 사실이어야 할 것 같은, 무언가 엄청난 비밀을 알고 만 것 같은 느낌에 사로잡혔던 것이다.
그리고 세월은 지나 이제 어느덧 2000하고도 10년.
그 30년 동안 여러 대의 무인 화성 탐사선이 화성을 방문했고 점점 선명하고도 놀라운 사진들을 보내오기 시작했다. 심지어 우원이 그 만화를 읽기도 전인 70년대 바이킹 탐사선이 찍어온 사진들을 통해서도 ‘인면암(Face on Mars)’, ‘사이도니아(Cydonia)’ 등 화성의 인공 구조물에 대한 많은 논의가 촉발되었었다.
1976
년 바이킹이 찍은 이 사진은인공적 조각상이 아니냐는
큰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인면암에서 멀지 않은 사이도니아 지역.
주변의 언덕과 산 등등의 지형이 기하학적
으로 의미 있는(혹은 계산된, 즉 인공적인)
배치를 이루고 있다고 주장된다.
우원도 10여 년 전까지 인면암이나 사이도니아에 큰 관심을 가졌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기하학적 구도, 즉 geometry 적 분석은 결국 정황 증거에 불과하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이런 건 처음엔 대단히 그럴싸해 보이지만, 실은 의도하지 않은 상태에서라도 그럴듯하게 끼워 맞추는 것이 쉬운 분야이다. 즉 사실보다 해석이 우선할 여지가 너무 큰 거다.
그리고 20세기 말 새로운 탐사선 마스 글로벌 서베이어(Mars Global Surveyor) 가 찍은 인면암의 사진은 이 형상이 인간(휴머노이드)의 얼굴은 물론 어떤 형태의 인공물이어야 할 개연성도 제거해 버렸다. 결국 자연현상 + 빛과 그림자가 만들어낸 착각이었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었다(리처드 호글랜드 같은 연구가는 여전히 얼굴이라고 주장하지만).
90
그래서 이 사진들이 퍼지던 시점에 관심 있는 많은 사람들이 실망과 좌절을 경험한 것이 사실이다. 우원 역시 99년 캐나다에서 이 자료들을 신속히 접하고는 큰 실망감을 맛봐야 했다.
그러나 이후 글로벌 서베이어는 물론, 비슷한 시기 화성 표면에 착륙한 패스파인더 등이 촬영한 더 많은 사진들이 쏟아져 들어오며 전세는 다시 역전되기 시작한다. 위 인면암 만큼의 직관적인 충격이나 감동은 부족하더라도, 찬찬히 보면 오히려 더 신빙성이 높은 많은 자료들이 확보되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화질이 좋아서 빛과 그림자가 만들어내는 착시의 효과도 그만큼 줄어들었다.
그럼 이런 관점에서 새로운 사진들을 좀 보시자.
이건 속칭 ‘해골’이다. 휴머노이드 계통의 해골과 유사하다는 뜻에서 붙은 이름이다. 그렇게 보이시는가…?
이건 소위 ‘석상’이다. 사람이 앉아서 손을 들고 있는 모양과 비슷해 보인다. 화성 문명의 증거일까..?
그럼 이런 사진들에 대한 우원의 소감을 말씀 드려 보자.
...흥미롭긴 하나, 오히려 그리 중요하지는 않다고 본다.
지표에서 찍은 이런 사진들은 해상도가 떨어지기도 하지만(아주 작거나 멀다는 뜻), 그보다도 우리의 시각적 습관을 바탕으로 사람이나 동물, 얼굴 같은 익숙한 형상에 맞추게 되는 문제가 있다. 이건 인간의 본능이지만, 그렇기에 위의 인면암 경우처럼 특히 경계해야 하는 부분이다.
다시 말해 이런 것들은 얼핏 눈길을 끌지만 실은 좀 특이하게 생긴 돌무더기나 흙덩이가 우연히 이렇게 찍혔을 가능성이 너무 높기 때문에 큰 가치는 없다는 것이다. 물론 흙 속에 진주가 있을 수도 있지만 그건 아주 정밀한 사진을 보고서야 인정할 수 있다는 것이 우원의 견해다.
이 정도 전제해두고 이제 더 그럴싸한 것들로 들어가보자.
이것은 화성 궤도에서 찍은 사진이다…
이상한 튜브의 중간중간에 원형의 지지대들이 촘촘히 박혀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튜브 혹은 터널들은 폭이 약 20~40미터이고 길이는 수백~수 킬로미터에 달한다. 만약 이것이 자연이 만든 거라면, 대체 이런 것을 만들어낼 수 있는 자연 현상은 무엇인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지구상에 이 비슷한 것들이라도 있던가…?
재미있는 것은 이 튜브 혹은 터널의 존재를 미리 알거나 예견한 것 같은 두 가지 일화가 있다는 사실이다. 하나는 19세기 말 미국의 아마추어 천문학자 로웰이 제기한 화성의 ‘운하’ 설이다. 그는 오랜 관측 끝에 화성에서 500여 개 이상의 운하를 발견했다고 보고했고 1896년 ‘화성과 운하’, ‘생명 발상지로서의 화성’ 등 두 권의 책을 출간했다.
그러면서 그는 화성에는 지구인보다 진보된 종족이 살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 운하론은 이후 성능 좋은 망원경이 발명되면서, 운하를 관찰하지 못한 다른 천문학자들에 의해 착각과 집착의 산물로 치부되고 사라져갔다. 하지만 혹시 로웰이 본 것은 바로 이 튜브들은 아니었을까. 그가 관찰하던 당시 어떤 환경적 특성이나 이유들로 유별나게 관찰이 용의했던 건 아닐까?
이제 아래를 보자.
‘10개의 놀라운 이야기’ 라는 1940년대의 만화책이다. 오른쪽 아래 ‘Mars-Tube’라는 제목이 보이고, 왼쪽 위에는 우리가 방금 본 사진과 똑같은 구조의 투명한 튜브 그림이 그려져 있다. 갈비뼈 같은 원형 지지대가 촘촘히 박힌 점까지 동일하다.
이런 것도 그냥 우연에 불과한 걸까…?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설사 이것이 인공 구조물은 아니라고 한들, 적어도 특수한 식물이나 모종의 생명 현상과 관련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된다. 화산이나 지진 등 지질학적 이유만으로 생겨나기에 이 형상은 너무 복잡하고 크고 또 광범위하게 퍼져 있기 때문이다.
좀 더 나가 보자.
이 사진에서 땅속에 반쯤 묻힌 사각형의 유적지를 보는 것은 우원 혼자 뿐인가?
아까 인간의 시각적 습관에 대해 언급했듯, 인간이나 동물 등 우리 눈에 익숙한 형체는 자연에서도 얼마든지 찾아 질 수 있다. 그러나 각 모서리의 내각이 90도를 이루는 직사각형의 대형 구조물은 자연계에서는 만들어질 수 없다는 게 정설이다.
열분들도 만약 화성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이 사진을 봤다면 어땠겠냐? 당연히 고대 유적지의 항공 사진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이게 다가 아니다. 아래 영상을 함 보자.
보는 바와 같이 화성 표면에 일종의 구조물 같은 것이 있고, 거기서 강력한 빛이 뿜어져 나오고 있다. 빛이 발산되는 지점의 구조물은 아무래도 기계 장치로 보이고 금속적인 질감도 느껴진다. 이게 단지 그림자와 광원의 착각에 불과한 걸까?
한편 아래의 것도 있다.
왼쪽부터 점점 확대한 사진인데, 길쭉하게 솟은 직사각형 모양의 기둥(monolith)임을 확연히 알아볼 수 있다. 이런 형태의 바위는 자연 상태에서 만들어질 수 있다는 주장도 있지만 아래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의 한 장면이 떠 오르는 것은 당연한 일.
이 물체의 특기할 점은 자연적으로 만들어질 수 없는 얇고 복잡한 형태와, 정확하진 않지만 대략 좌우대칭이고 돌이나 흙보단 금속성의 질감이란 점이다. 뉴스에서는 외계인 우주선의 잔해 운운하고 있으나 그보다는 건물에서 떨어진 마크나 기계의 부속품 같은 느낌이다.
이런 인공스러운 물건들 외에, 마치 거대한 숲처럼 보이는 사진들도 많다. 아래는 그 중 일부다.
어떠신가. 이게 열분들이 배운 죽음의 별 화성의 실제 표면이라는 점, 믿을 수 있으신가?
그러나 역시 화성 문명의 진정한 증거는 바로 아래의 충격적인 한 컷이다.
이 사진이야말로 화성에 인류와 유사한 지적 생명체가 명백히 존재한다는 점, 그리고 그들이 화성 표면의 척박한 환경 하에서도 생존할 수 있음은 물론, 탐사명목으로 제 맘대로 우주선을 보내고 심지어 ‘정복’ 운운 하는 인류의 오만함을 경계하고 있다는 움직일 수 없는 증거인 것이다.
미안하다. 도저히 이 유혹은 참을 수 없었음이다...
어쨌거나, 다들 알다시피 화성에는 과거 풍부한 물이 있었고 지금도 얼음 형태로 많아 남아 있다. 이것은 NASA 나 정식 학자들도 이제는 모두 인정하는 바이고 어쩌면 미생물들이 존재할지도 모른다는 가능성 역시 공식으로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위의 사진들을 보다 보면 미생물보다 훨씬 복잡한 생명체의 존재는 물론, 과거 어느 때인가 인류문명에 버금가는 고등 문명이 존재했던 건 아닌가 의심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생각은 우원 등 엉뚱한 넘들만 했던 게 아니다. 1960년 3월, 아이젠하워 미 대통령의 자문관인 프레드 싱어 박사는 화성의 두 위성 중 하나인 포보스(Phobos)가 실제로는 오래전 화성인이 발사한 인공위성으로 속이 빈 물체 가능성일 가능성이 크다고 발표했다. 그 이유는 반지름 6Km에 불과한 포브스의 이상한 형태와 9,378Km라는 낮은 궤도(달은 38만킬로), 7시간 39분을 주기로 하는 엄청난 공전 속도, 기묘한 궤도 등 때문이었다.
게다가 이 포브스의 표면에도 위에서 본 것 같은 모노리쓰가 하나 서 있다. 이것도 마냥 우연인 걸까.
이 모든 사진들의 정체를 떠나서라도, 화성에는 아래와 같이 거대한 강이 흘렀던 흔적들과 물에 의해 퇴적된 델타가 존재한다는 점만은 명백한 사실이다. 그렇다면 아마 지구 이상으로 많은 물이 넘쳐났을 것이고, 그게 가능했다는 것은 온도가 최소 빙점 이상이었다는 뜻이고 대기 역시 지금보다 훨씬 두터웠다는(아니면 물이 증발) 의미다.
그런 세계라면 지구처럼 푸른 하늘을 갖고 있었을 것이다. 다시 말해 그때의 화성은 ‘레드 플레닛’이 아닌 지구와 아주 비슷한 행성이었던 거다...
그럼 이제 새로운 질문이 대두된다.
대체 화성에는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생명체나 도시는 물론이고 저 많던 물까지 싹 말려 버려 사실상 죽음의 별로 만들어 버린 엄청난 재앙…
그 무시무시한 사건은 대체 무엇이었을까?
그럼… 화성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한번 추적해 보자.
먼저 아래의 사진을 주목해 주시기 바란다.
1편 맨 마지막에도 등장한 화성 사진이다. 지난 번에 이걸 보면서 멀 느끼셨는가.
붉은 행성? 으스스한 포스? 아 물론 그런 것도 당근 있다. 하지만 좀 더 생각해보면, 우리 눈에 익숙한 달 같은 곳보다는 보다는 훨씬 표면이 매끈하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그런 와중에 한 가운데에 먼가 가로로 길게 그어져 있는 생채기 같은 것도 보인다.
색깔을 다르게 처리한 아래의 사진을 보면 좀 더 명확하게 드러난다.
이 자국은 실은 거대한 계곡이다. 화성의 대협곡(Mars Grand Canyon)이라고 불리는 이넘의 규모는 길이가 장장 3천여 킬로미터에 깊이는 8천 미터. 지구상에서 가장 큰 협곡인 미국 애리조나의 그랜드캐년이 겨우 450km에 1500미터에 불과하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지구보다 훨씬 작은 화성 표면에 있는 이 계곡이 얼마나 말도 안되게 거대한 것인지 짐작 가능하다.
그럼 대체 이런 건 어떻게 만들어진 걸까?
그랜드 캐년은 수억년 간 콜로라도 강에 깎이고 또 주변에 고원이 융기하면서 만들어졌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보다 훨씬 큰 규모를 자랑하는 이 대협곡도 과연 그렇게 만들어진 것일까. 그러기 위해서는 대체 얼마나 많은 양의 강물과 지각 변동이 필요한 걸까?
아래는 중심부를 클로즈업한 사진이다.
이건 아무래도 물에 의해 생긴 거라기 보다는 뭔가에 왕창 긁히거나 길게 퍼낸 것 같이 보이지 않냐? 강물 땜에 만들어진 거라면 어떻게 저 자리만 저렇게 될 수가 있냔 말이다.
실제로 지구상의 그랜드 캐년과 비교해 보면 그 형태상의 차이가 얼마나 큰지 한 눈에 확인 가능하다.
...이제 아래 사진을 보시자.
왼쪽 아래 태양계에서 제일 큰 산인 올림푸스 산과 분화구가 뚜렷이 보인다. 보다시피 화성의 곡면과 비교해도 그 엄청난 크기를 대충 짐작할 수 있는데, 높이는 2만 4천 미터로 에베레스트산의 3배에 달할 정도다. 산 전체 기반의 직경만 해도 600킬로미터에 달하는 가히 괴물 화산.
그런데 직경이 지구의 절반에 불과한 작은 별(구의 체적은 4/3 x 파이 x 반지름의 세제곱이므로 지구의 반지름이 2고 화성의 반지름이 1이면 부피의 차이는 8배. 참고로 중력은 37.6%이며 대기의 양은 1/100 에 불과하다)에 이렇게 거대한 화산이란 건 좀 부자연스러운 게 아닐까? 이런 엄청난 화산을 만들어낸 지질학적 힘은 대체 무엇이며, 그 에너지는 지금은 다 어디로 사라져 버린 걸까.
이제 다시 아래 사진을 보시라.
이건 저 위 화성 전체 사진의 왼쪽 구석을 클로즈업한 것이다. 거대한 화산 세 개가 연이어 늘어서 있는데, 요 밑의 사진을 보면 이 세 화산에서 멀지 않은 곳에 올림푸스 산도 함께 모여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크기를 비교해 보면 이 세 화산도 지구에 가져다 놓으면 최대의 화산이 되고도 남을 넘들이다.
이건 무슨 의미인가? 유독 이 지역에서만, 화성은 물론이고 태양계 전체에서도 가장 큰 화산들이 연이어 만들어질 정도의, 말 그대로 미친듯한 지질 활동이 일어났었다는 뜻이다.
지구에 이런 규모의 화산들이 없다는 것을 생각해 본다면 그 활동은 아마 지구에서는 한번도 벌어진 적이 없는 규모의 어떤 사건에 바탕을 두고 있을 것이다. 지각이 요동치는 수준을 넘어 행성이 통째로 흔들리고, 그 결과 높이 24km의 화산이 만들어져 그 엄청난 에너지를 분출하면서 하늘에 뿜어 대는....
이 지경이 되면 이제 우리가 접해 온 무시무시한 재난 영화나 둠스데이 시나리오 정도는 우스워진다. 땅과 하늘이 뒤집어지며 모든 것이 불타고 무너지고 땅 속으로 꺼지고 공중으로 날아간다. 대기가 사라지면서 한때 파랗던 하늘은 검게, 이어서 붉게 변하고 바다와 강은 순식간에 증발하거나 얼어붙는다. 이 모든 경천동지의 대 참사가 몇 달, 어쩌면 불과 며칠 사이에 벌어지고 마는 거다.
이런 게 어떻게 가능하냐고…?
가능하다. 그리고 이것은 그저 우원의 상상만이 아니다. 아니, 오랜 세월 상상이었지만 이제는 아니다.
아래를 보라.
현재 화성의 북반구에는 화성 전체 면적의 40%에 달하는 움푹 파인 지형이 있는데 이를 보레알리스 분지(Borealis basin)라고 한다. 사진상으로 보면 파인 것으로까지 보이진 않지만, 실제 이 지역은 남반구에 비해 약 3Km나 낮은 거대한 분지이다.
70년대 바이킹 탐사선이 사진을 찍어온 후, 이런 이상한 지형이 어떻게 형성될 수 있었는지에 대해 많은 의문과 이론이 제기되었었다. 그러나 이제 최신 자료에 따르면 직경 1900 킬로미터에 이르는 엄청난 크기의 천체가 충돌해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크다는 쪽으로 결론이 모아지고 있는 거다.
위 사진은 화성의 지형을 고도에 따라 색깔로 표시한 것이다. 푸른 색이 낮은 지대, 붉은색으로 갈수록 높은 지대이다. 마치 귤껍질을 벗기다 만 것 같은 형상으로, 위 우측로 보이는 푸른 지역이 바로 보레알리스 분지인데 그 면적이 화성의 거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우측 구석에 올림푸스 산 등이 보이고 앞에서 본 계곡은 사진 뒤편으로 나 있다.
행성 하나를 이 꼴로 만들어 놓을 정도의 충돌이라는 것이 어느 정도의 규모였을지는 감히 상상하기도 어려운 일... 그러나 우원의 생각에는 위키피디아 뉴스의 관점처럼 보레알리스 분지 쪽 북반구에 직접 타격이 이루어진 건 아니다.
왼쪽 아래 검푸른 지역에 주목해 보자. 이것은 역시나 태양계에서 가장 큰 충돌 분화구(impact creator) 중 하나인 헬라스 플래니시아(Hellas Planitia) 이다. 이 충돌 자국의 직경은 2300킬로미터에 이르고 깊이도 7km나 된다. 북반구의 분지에 비해 푸른 색이 더 짙다는 점은 그만큼 더 깊단 소리다.
따라서 화성을 절멸시킨 타격은 실제로는 여기에 이루어졌을 것이다. 그럼 보레알리스 분지는 왜 생긴 걸까?
우원도 동의하는 일부 연구가들의 견해에 따르면, 이것은 헬라스에 충돌한 물체의 엄청난 힘이 반대편의 지각을 통째로 날려 버린 결과다. 무협지에 간혹 등장하는, 배에 장력을 맞았는데 등짝이 터져나가는 것과 유사한 상황을 상상하면 된다.
생각해 보자. 아무리 강력한 충돌이 발생한다고 해도 행성 전체가 당구공처럼 휙 날라가 버리는 일은 일어나기 어렵다. 그건 행성의 엄청난 질량 때문이다. 따라서 충격이 거의 흡수/분산되지 못하므로 그 에너지는 고스란히 행성 내부에서 바깥으로 터져 나가는 힘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이건 마치 교통사고를 낸 경우 차라리 차가 적당히 찌그러지거나 굴러가는 게 낫지, 어떤 이유로든 전혀 찌그러지지 않거나 충돌 위치에 고정되어 버리는 경우 내부의 2차 충격을 탑승자가 고스란히 받게 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무겁고 차체가 강한 SUV가 오히려 위험하다는 논리의 일반적인 근거).
다시 말해, 헬라스 지역에서 발생한 엄청난 충돌 에너지는 1차로 주변을 초토화시킨 후, 곧이어 몇 시간에 걸쳐 행성의 중심과 내부를 통과해서 반대편으로 향했을 것이다. 그 타격 에너지로 보레알리스의 3km 두께의 지각 껍데기가 터져 나가면서, 그 위의 모든 생물이나 건물 등과 함께 우주 공간으로 흩뿌려지는 거다.
거대한 협곡은 아마도 이 에너지의 분출이 가장 크게 집중된 지역일 것이다. 즉 배에 맞은 장력의 내공으로 등짝이 터져나가 과정에서 척주의 갈라진 부분인 거다. 이 지점은 반드시 충돌 지점과 정확히 반대일 필요는 없는데, 화성 내부 물질의 밀도 분포 등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이어 지각과 멘틀 내부에 엄청난 지진파들이 돌아다니며 올림푸스 산을 비롯한 화산 활동을 만들어 내고(따라서 이 화산들은 일단 지표가 날아가버린 후 그 밑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상상을 초월하는 양의 용암과 화산재, 분진들을 뿜어 내 결국은 보레알리스 지역을 반반한 현무암으로 깨끗이 도배하게 된다.
주류 학자들에 따르면 이 충돌은 수십억 년 전 태양계의 소행성 움직임이 아주 활발하던 시절에 일어났을 거라고 본다. 그러나 그것은 단지 정황에 따른 해석일 뿐이며 인류가 화성 표면에 착륙하여 거대 규모의 지질학적 조사를 벌이지 않는 한 이를 정확히 알아낼 방법은 없다.
특히 보레알리스 분지의 경우 달표면 등과 달리 자잘한 충돌의 흔적이 거의 없다는 사실을 생각해 본다면, 이 현무암 표면은 비교적 최근에 만들어진 것인지도 모른다.
이 부분이 바로 우리에게 상상의 여지를 남겨둔다. 만약 이 사건이 그렇게 오래된 게 아니라면? 수십억 년도 수억 년도 수천만 년도 아닌, 불과 십여만 년 전이나 몇 만년 전에 일어난 일이라면 어떨까?
인류의 알려진 역사(기록이 시작된 때)는 불과 1만년도 되지 않고, 그 이전은 2만년 전이던 3천만년 전이던 역사적인 시각에서는 그저 선사시대나 ‘과거’로 뭉뚱그려질 뿐이다. 즉 가까운 행성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던 간에 우리의 역사 기록에는 어차피 남아 있지 않은 것이다. 구전되며 변형되는 전설과 신화, 민담 등을 제외한다면 말이다.
풍화된 도시의 흔적인가 자연 지형인가…?
…아득한 옛날. 화성에는 현재의 인류와 비슷한 지적 생명이 출현했다. 그들은 차차 문명을 세우고 도시를 건설하고 과학을 발전시키고 나아가 우주를 탐사하며 번영해 갔다.
그런데 그들에게 공포의 그림자가 비치기 시작한다. 하늘 너머 우주에서 비롯된 재앙…. 그로 인해 한때 풍요로 가득했던 화성은 다시는 생명이 살 수 없는 불모의 행성으로 죽어버리게 된다.
그러나 멸망 직전, 일군의 화성인들은 살기 위해 가장 가까운 곳, 그간 사파리나 휴양처로 쓰여오던 푸른 행성으로의 도피를 시도했다. 그 중 일부는 그곳에 무사히 도착하여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 나가게 된다. 발달된 기술로 이미 오랜 세월 진화에 간여해 오고 있던 터라 종족간의 교배는 어렵지 않았고, 점차 화성인과 원주민의 피가 섞인 새로운 종족이 태어나고 문명이 발달해 갔다.
그 행성의 이름은, 이후 지구라고 불리게 된다.
…머 이 정도가 그 동안의 이야기에서 떠올려지는 스토리일 거다. 허나, 여기서 멈춘다면 우원이 아니다. 이 시나리오를 하나의 가능성으로 남겨둔 채, 우원은 여전히 남아 있는 의문에 대해 또다시 과감하게 접근해 보려 한다.
과연 화성에 충돌한 것은 무엇인가? 그저 우주 공간을 떠돌던 소행성이던 걸까….?
…티티우스-보데의 법칙이란 게 있다.
프로이센의 비텐베르크 대학의 교수 티티우스(J.D Titius)가 1766년에 발견, 1772년에 베를린의 천문대장 보데에 의해 공표된 이 법칙의 내용은, 지구를 1행성으로 하고 거리를 1 AU(약 1억 5천만 킬로미터)로 잡으면 n번 행성의 거리 a는 아래와 같이 된다는 것이다.
a=2n×0.3+0.4
이 법칙은 만유인력의 법칙에서 도출된 것이 아니라 수금지화목토의 확인된 위치에 따라 경험적으로 산출된 것을 수학으로 정리한 거다. 그러나 이 6개의 행성에 적용되는 법칙이라면 단순히 우연은 아닐 것이고, 따라서 이를 근거로 새로운 행성을 찾아내려는 시도가 이후 계속되었다.
18세기 말 당시에는 망원경과 관측 기술의 한계로 수금지화목토, 즉 지구+5개의 행성 밖에는 확인되지 않은 상태였는데 이 식을 통하면 관측이 되지 않는 행성들의 위치도 대략 추정해 볼 수 있는 이점이 있었다.
목표하는 것이 어디쯤 있는지 예상할 수 있다면 관측이 훨씬 용이한 만큼, 이런 법칙의 존재는 분명한 도움이 된다. 그리하여 결국 1781년 천왕성을 발견했고, 이후 해왕성을 찾게 되었던 거다.
그런데 이러는 과정에서 한가지 의문이 생겼다. 티티우스-보데의 법칙에 따르면 n=3일 때 2.8AU 의 위치에 하나의 행성이 있어야 했다. 지구가 1이니 화성은 2, 그 다음 행성은 3이 되는 거니까 순서상으로는 목성인데, 실제 목성의 위치는 n=3이 아니라 4에 해당되는 곳에 있다. 즉, n=3 에 있어야 할 행성은 그 자리에 없는 거다.
이곳은 바로 목성과 화성 사이의 지점이다.
그러나 그곳이 텅 비어 있는 것은 아니다. 의당 4번째 행성이 있어야 할 이 위치에는 대신 무수한 작은 소행성들이 소행성대(asteroid belt)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티티우스-보데의 법칙에 의거, 천문학자들은 예전부터 이 세레즈를 행성과 비슷한 지위에 놓고 싶어했다. 그러나 지름이 950킬로미터에 불과해 한반도 수준인 이넘을 행성이라고 부르는 것은 무리이고, 2.8AU의 위치에 있어야 할 n=3 의 답이라고 하기에는 아무리 봐도 심히 부족하다. 세레스와 몇몇 외의 나머지 소행성들은 말 그대로 바위 덩어리 수준일 뿐이다.
그럼 이제 궁금해진다. 이 거대한 소행성대는 도대체 어떻게 만들어진 걸까? 왜 ‘행성 대신’ 이런 돌 부스러기들이 이곳에 있는 걸까?
이쯤 되면 열분들도 직관적으로 드는 생각이 있을 것이다.
그렇다. n=3에 있던 행성은 파괴된 것이다....
그리고 이는 우원이나 열분들만의 상상이 아니라, 심지어 주류학자들조차도 소행성대가 행성의 잔해일거라는 의견들을 내놓고 있다. 다만 그 시점을 태양계 생성기인 수십 억년 전으로 잡고 있을 뿐이다.
증거가 마땅히 있는 것도 아니다. 그들의 생각에는 그게 가장 그럴싸하기 때문일 뿐이다. 붕과의 원인으로는 목성의 인력이라던가 접착물질의 부족 등이 이야기되고 있으나, 이것들 역시 추정일 뿐 과학적으로 검증된 것은 아니다.
그리고 이 부분이, 우리한테 또다시 상상의 여지를 준다.
화성의 Hellas planitia 의 위용…
왼쪽 끝에서 오른 쪽 끝까지 2300km
상상이 되시는가.
그럼 이제 논리적으로 접근해 보자.
1) 화성 표면에는 거대한 충돌의 자국이 남아 있다
2) 그 충돌은 멀쩡한 행성 하나를 완전 괴멸시킬 정도로 강력한 것이었다
3) 그 화성의 바로 바깥쪽 궤도에는 수백만 개의 소행성들이 있다
4) 이 소행성들은 그 자리에 있던 행성의 잔해로 추측된다
이 속에서 화성의 괴멸과 n=3 행성의 파괴가 먼가 관련되어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면 그게 오히려 이상한 일이다.
그럼 이걸 바탕으로 더 생각해 보자.
보수적인 시각에서 본다면 저 소행성대는 이미 수십 억년 전에 만들어진 것이고 그 중 하나가 어쩌다가 튀어 나와서 화성에 부딪힌 거라고 가정할 수 있다. 허나 과연 그런 일이 가능할까?
우원은 부정적이다. 이유는 현재 소행성 중 가장 큰 넘인 세레즈도 지름 950km 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학자들에 따르면 화성에 부딪힌 물체는 지름 1천 킬로가 훨씬 넘는, 명왕성에 육박하는 크기라고 한다.
그렇다면 수백만 개의 소행성 중에서도 가장 큰 것이 어느 날 궤도에서 빠져 나와 우연히도 화성과 정면 충돌했다는 건데, 이런 확률은 희박해도 너무 희박하다.
태양계의 행성들과 위성 일부의 지름 크기 비교.
당당히 행성의 지위를 가진 수성은 실은 가니메데나 타이탄 등 목성과 토성
의 위성들보다 작다. 한편 지구의 달은 모성인 지구의 크기를 고려했을 때
무지막지하게 크며, 얼마 전까지 행성의 지위를 가졌던 플루토(명왕성)는
비교적 초라한 크기이나 이런 것이 화성이나 지구에 부딪힌다면
그 위의 모든 생명체들에게는 아무런 생존의 희망도 없다.
두 번째로, 문제의 행성 (앞으로 Z라고 지칭한다. 그냥)이 파괴 and 폭발할 때 화성도 그 타격을 받았을 가능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때는 수백만 개의 잔해들이 사방으로 흩뿌려졌을 것이다. 그리고 그 중 거대한 파편 하나가 우연히 화성의 헬라스 지역에 충돌한다…
일견 그럴 듯 하다. 그러나 이 가정을 잠시 멈춰두고, 이 시점에서 충돌 사건의 발발 시기에 대해 함 생각해 보자.
이 충돌이 과연 수십억 년 전 태양계 생성기에 일어난 일일까? 그렇게 보기엔 앞뒤가 좀 맞지 않는다. 알다시피 충돌을 통해 화성은 하늘과 땅이 뒤집어지는 대파국을 맞았고, 그 과정에서 모든 물은 증발하거나 얼어붙었다. 따라서 지금 화성의 강과 델타의 흔적들은 모두 충돌이 있기 오래 전에 만들어진 거다.
그렇다면, 다른 행성들은 이제 겨우 포메이션을 갖추어 가던 수십 억년 전에 화성에는 강과 평야와 퇴적지가 이미 다 있었다는 건가? 이건 말이 안 되는 만큼, 아마도 충돌은 그렇게 오래 전에 벌어진 일은 아닐 것이다.
그럼 과연 언제일까. 다시 추론해 보자.
화성에는 초속 100미터의 엄청난 모래 폭풍이 불곤 한다. 이런 폭풍이 하는 장기적인 역할은? 당연히 풍화와 퇴적이다. 초속 100미터면 시속 360킬로미터니 지구상에서는 거의 경험할 수 없는 무시무시한 풍속.
이런 모래 바람이 상시로 불어 닥친다면 지표면은 어떤 영향을 받을까? 산이 깎이고 계곡이 사라지고 강의 흔적이 지워지는 게 당연한 거 아닌가?
그러나 지난 시간에 본 것처럼 화성 표면에는 아직 너무도 선명하게 강줄기의 흔적이 남아 있다. 따라서 화성에서 일어난 대 충돌은 어쩌면 주류 학계의 견해보다 훨씬 최근인, 몇만 년 전이나 몇 십만 년 전의 일일지도 모른다. 증거는 없지만 불가능한 가설은 아니다.
그렇다면, 한 몇만 년이나 몇 십만 년 전쯤에 모종의 이유로 행성 Z가 먼저 파괴되고, 이어 그 중 거대한 파편이 화성에까지 날아와 같이 죽어 버렸다고 생각할 수 있다. 이런 경우라면 화성 입장에서는 새우등 터진 거니 여간 억울한 일이 아니다.
그러나, 문제는 이것도 그리 일어날 성 싶지는 않다는 거다. 그렇게 생각하기에는 충돌한 물체가 너무 큰 탓이다.
이런 상황에서 예상되는 결과는 수많은 크고 작은 파편들의 융단 폭격이지, 명왕성 크기의 비정상적으로 거대한 덩어리 하나가 휙 날라가서 태양계에 몇 개 밖에 없는 행성에 우연히 부딪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더욱이 Z의 크기가 얼마나 되었는지 알 길은 없지만, 소행성대의 돌덩어리 잔해들로 보아 목성이나 토성 같은 가스 행성이 아니었던 것만은 분명하다. 그렇다면 크기 역시 그리 거대하지는 않고 지구나 화성, 금성 등의 내행성들과 유사했을 것으로 짐작해 볼 수 있다.
그렇다면 통째로 폭발한다 한들 지름 천여 킬로미터에 이르는 파편 덩어리가 많이 생성될 가능성도 크지 않고, 더욱이 그 중 하나가 수천만 킬로미터를 날아가서 마침 지나가는 화성을 정면으로 때린다는 우주적 교통 사고의 발생 가능성은 아마 우원이 제시카와 사귀게 되는 것과 비슷한 수준일 거다(그러나 며칠 전 날라간 내 노트북을 복구하는 가운데 새 배경화면은 티아라 효민으로… 미안 시카. 니 사진은 진짜 오래 있었어).
물론 제시카도 여전히 좋지만, 며칠 전 상상더하기에 나왔던 효민이 엉터리 김혜자 춤을 추는 광경을 보는 순간 내 맘은 어쩔 수 없이…
아니, 암튼간에, 흠, 결국 Z가 폭발하는 상황에서도 화성이 이런 거대한 파편을 맞기는 결코 쉽지 않다는 소리다.
그럼 대체 머란 말이냐…?
이제, 우리는 사라진 행성 Z에 대해 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물론 이미 없어진 행성이니만큼 객관적인 자료는 거의 남아 있지 않다. 그러나 와중에도 실마리들은 있다.
아래 사진을 보자.
이미지 출처 .NASA 원본
확대하면 이렇게 된다…
보다시피 직사각형의 모양에 아래쪽으로 관 같은 것이 하나 뻗어 있고, 판판한 지붕은 햇살을 받아 반작거린다. 한편 우측의 그림자는 이 물체가 상당한 높이를 갖고 있다는 사실도 보여준다.
이건 지금껏 우원이 본 달, 화성, 포보스 등등 수백 장의 특이한 사진들을 통틀어 가장 인공물에 가까운 모양이다.
그럼 달표면에 놔두고 온 아폴로의 착륙선 받침대 같은 걸까? 아니면 화성 표면에 버려져 있는 무인 탐사선의 잔해인가. 절대 그럴 수는 없다. 이 사진은 화성도 달도 아닌, 제 3의 장소에서 찍힌 것이기 때문이다.
바로 소행성 에로스의 표면인 것이다.
지름이 32km 인 바위 에로스는 밀집된 소행성대에 있지는 않고 지구와 화성, 화성과 목성 사이의 궤도에 섞여 공전하고 있다. 그러나 만약 행성 Z에 대폭발이 일어났다면 그때 날라왔을 파편으로는 현실적인 크기일 거다.
2010
년 1월 23일 토요일의 에로스 위치.푸른색으로 표현된 궤도를 보면 화성 궤도의 외부와 내부를 넘나드는
에로스의 특이한 공전궤도를 알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특기할 점은, 이 소행성을 탐사하기 위해 미국이 무인 탐사선까지 보냈다는 사실이다.
니어 NEAR (Near Earth Asteroid Rendezvous, 2000년 슈메이커 Shoemaker 로 개명) 라고 이름 붙여진 이 탐사선은 98년 12월에 에로스에 접근하다가 로켓에 문제가 생겨 실패하고, 2000년 2월 14일 다시 에로스의 궤도에 진입하여 사진 촬영 등 탐사 활동을 벌인 후, 2001년 2월 12일에는 에로스의 표면에 착륙하기에 이른다(물론 위의 사진은 착륙 전에 찍은 거다, 다시 뜨지는 못했으니).
이 부분에서 황당한 것은, 원래 이 탐사선은 공식적으로는 착륙을 위해 만든 것도 아니라는 점이다. 프로젝트를 진행한 존스 홉킨스대 응용물리학 연구소의 로버트 파쿠하르 박사는 ‘슈메이커의 연료가 거의 바닥이 나서 계획에는 없던 착륙을 시도했다’ 며 ‘착륙장치가 없기 때문에 매우 부드러운 착륙은 아니었을 것’ 이라고 말했다.
지름 32km의 눈꼽만한 소행성 탐사를 위해 엄청난 돈이 드는 탐사선을 발사한 것도 조금 갸우뚱 하는데, 착륙장치도 없는 와중에 억지로 착륙시킨다?
게다가 착륙장치 없이 소행성 표면에 내린다는 게 과연 가능한 걸까? 그렇다면 실은 살포시 추락시킨다는 건데, 아무리 연료가 바닥이 난다 한들 굳이 이런 짓까지 할 이유가 뭐냔 말이다. 더욱이 슈메이커는 4개의 태양전지에서 컴퓨터와 카메라 등의 주된 동력을 얻는데, 이미 에로스의 궤도에 안착된 상태에서 지구로 돌아올 것도 아니면서 무슨 연료가 또 필요하단 말인가.
반드시 착륙시켜야만 할 어떤 이유가 있었던 걸까? 그들은 거기서 무엇을 보았고 또 알고 있는 건가.
에로스의 구조물을 3D로 형상화한 모습. 흐릿하고 엉성한 형태를 이런 작업으로 그럴듯하게 만드는 것에 회의적인 우원이나, 이 경우만은 상당히 신빙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만약 에로스의 표면에 있는 것이 실제로 인공 구조물이라면, 그리고 에로스가 행성 Z의 잔해던가 아님 어떤 식으로든 관련이 있다면, 우리는 또 한가지의 질문에 봉착하게 된다.
...파괴된 행성 Z에도 문명이 있었던 것인가?
정초부터 매주 월요일에 한편씩 올리던 본 시리즈가 이번엔 많이 늦어졌다. 트위터와 메일 등으로 받은 엄청난 업데이트 압력…우원의 장대하고도 황당한 대서사시를 목 빠져라 기대했던 열분들께 심심한 사과말씀부터 드린다.
그러나 우원 젖빠지게 바쁘다. 지난 주와 이번 주에 걸쳐 올라온 심상정, 이춘근 두 사람 인터뷰의 준비와 실행, 녹음내용 받아쓰기와 정리에도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고 와중에 언론, 정계, 학계, 시민단체, 지역촛불, 종교단체 등등 없는 자비를 들여가며 매일같이 온갖 사람들을 만나고 다닌다. 지난 여름 이후 이렇게 새로 만나고 교감한 사람들만 족히 수백 명에 이른다는 사실.
엉덩이 무겁기로는 세상 누구못지 않고 드러누워 테레비 보는걸 일생의 낙으로 여기는 우원이 이렇게 망가진 거는 전적으로 가카 때문이다. 가카와 딴날당을 상대하려면 아무리 본지라 한들 예전처럼 독고다이로 자기 글만 써서는 무리라고 본다. 이사람 저사람 부지런히 만나서 딴지일보의 부활과 일간 업데이트의 열정, 소통과 연대의 뜻을 면전에서 보여줘야 하기 때문이다. 우원의 이런 활동과 트위터에서의 끝없는 정보 전달을 통해 본지의 부활을 알고 돌아온 분들도 꽤 있으실 거다.
암튼 우원이 지금 본지에서 내 맘대로 맡은 역할은 온오프를 망라한 소통이니 이와 관련하여 일부 연재물(기타스토리도…)이 좀 들쭉날쭉해도 이해해 주시기를 바랄 뿐이다.
그럼 잔소리 그만하고 이제 기다리셨던 본문으로 들어가자. 과학과 SF의 경계를 넘나드는 스페이스 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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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편의 에로스 표면의 ‘인공 구조물’ 사진이 상당한 충격과 논란을 불러일으킨 것 같다. 오리지날 사진의 링크를 달아 드렸음에도 조작이나 착각이라고 여기는 분들도 많지 싶다.
그래서 여기에, 같은 구조물을 다른 각도에서 찍은 또 한 장의 사진을 공개하려 한다.
이 사진은 슈메이커에 의해 2000년 6 14일에 52km 상공에서 촬영된 것이다. 아래 링크는 사진이 수록된 존스 홉킨스 대학의 홈페이지다.
이미 눈치채셨는지 모르지만 자세히 보면 왼쪽 위에 볼록 튀어나온 조그만 물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지난 시간의 그 구조물이다. 그리고 이 사진의 원본을 확대하면 아래와 같이 된다.
주변과 확연히 구분되는 반들반들한 질감, 정확한 90도 각도로 잘려져 있는 외벽과 지붕의 접합부, 창문이나 출입구 등으로 보이는 검은 자국들. 억지로 인공물임을 주장하는 대다수 몰지각한 유사 사진들과는 확연히 차별화되는 퀄리티가 아닐 수 없다…
그럼 이게 행성 Z와는 어떻게 연관되는가? 행성자체가 사라진 마당에 정확히는 알 수 없으나, 에로스가 소행성 중의 하나라는 점과 이 소행성들이 행성 Z이 잔해라는 점에서, 그 표면에 인간이 만든 것이 아닌 저런 구조물이 남아 있다면 그것은 행성 Z의 유적이 아니겠느냐는 정황적인 접근은 가능한 거다. 머 좀 비약이지만 저 어이없는 구조물의 존재가 이런 생각을 가능케 한다.
한편 또 한가지 가능한 접근은 저 건물인지 기지인지가 행성 Z의 파괴가 일어난 후 다른 누군가에 의해 건립되었을 가능성이다. 지구와 화성에 근접한 궤도를 돌고 있는 이 소행성에 기지를 만들었다면 그 이유는 두 행성을 감시하기 위한 것일까? 혹시 이곳이 지구상에 출몰하는 UFO들의 전진기지인 것은 아닐까? 1편에서 이야기했듯 지구상의 수많은 UFO의 존재를 설명하려면 비교적 가까운 곳에서 오락가락 한다고 봐야 하니 말이다.
전자가 사실이라면 어느 시점에 태양계 내에 지구, 화성, Z 등에 3개의 문명이 창궐하고 있었다는 뜻이 된다. 후자가 사실이라면 태양계 내에 외계인들의 관찰/첩보 활동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고, 그 중 적어도 일부는 화성이나 사라진 태양계 문명과 관련된 존재일 것이라는 점이다. 아광속으로도 왕복 수백 년 이상씩 걸리는 머나먼 우주에서 굳이 떼거지로 태양계 탐사에 나설 이유는 별로 없을 것이므로. 결국 둘 다 마찬가지 이야기란 소리다.
미국에서 굳이 엄청난 돈을 들여가며 직경 30여km 짜리 이 초라한 소행성에 탐사선을 보낸 이유는 아마도 이런 것들과 관련되어 있을 것이다. 다만 그들이 사전에 어느 정도의 정보를 가지고 있었는지, 그 정보는 누가 줬는지, 그리고 현장에 가서 무엇을 보았고 왜 억지 착륙이라는 무리수까지 둬야 했는지는 관련 당사자가 아닌 한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한가지 우리가 기억해야 할 사항은 과거와 달리 이런 사진들이 기밀로 분류되지 않고 공개된다는 점이다. 여기에 소개한 사진들은 소행성 궤도를 돌던 슈메이커가 지역별로 찍은 거대한 원본들을 붙여서 작게 줄여 놓은 것이다. 따라서 나사나 존스홉킨스 역시 저 이상한 구조물을 보지 못했을 리 없다. 그럼에도 그것을 이처럼 버젓이 일반에 공개하고 있다. 아무런 설명이나 논평도 없이.
이건 무슨 의미일까. 이보다 훨씬 더 정밀한 사진들이 존재하기 때문일까? 아니면 일부러 정보를 조금씩 흘리는 걸까.
허나, 없어진 행성 Z에 대한 고찰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는 만큼 이제부터는 주변의 다른 지역들을 통해 주제에 접근해 보자.
거대한 고리로 신비함을 더해주는 행성, 토성. 타이탄과 레아, 이아페투스, 디오네, 테티스, 미마스 등등 발견된 위성만 60여 개에 이르는 이 거대한 가스 행성은 목성 다음가는 크기로 태양계의 외행성계에 군림하고 있다.
목성보다도 멀리 떨어진 이 행성 주변을 탐사하는 것은 지난한 작업이다. 그러나 70년대에 발사한 보이저에 이어 1997년 미국과 유럽이 공동으로 개발하여 발사한 카시니-호이겐스 (Cassini-Huygens)호가 2004년 7월 토성궤도에 진입함으로써 본격적인 무인 토성 탐사의 첫발이 내디뎌진다. 호이겐스 탐사선은 2005년 1월 14일 토성 최대 위성인 타이탄의 표면에 착륙했고, 카시니는 토성 주변에서 수많은 사진들을 찍어 보내오게 된다.
이런 카시니의 활동과 관련해서 우리가 특히 주목할 곳은 토성에서 3번째로 큰 위성, 이아페투스(Iapetus)이다. 아래 카시니가 찍은 사진을 보자.
좀 특별한 게 보이시는가? 혹시 안 보인다면 아래 사진도 보시라.
두 사진에는 공통되는 세 가지가 있다. 먼저 우측의 얕고 거대한 충돌 분화구, 그리고 중앙의 조금 작은, 그러나 여전히 큰 분화구. 마지막으로 위성 전체에 걸쳐 일관되게 적도 따라 나 있는 거대한 주름… 물론 여기서 포인트는 저 주름이다.
마치 두 반구를 붙여 놓은 용접 자국처럼 보이는 이 주름의 길이는 4509km로 거의 위성 둘레 전체를 감싸 돌고 있으며, 최고 높이는 20,000 미터로 에베레스트의 2배가 넘는다. 지구의 지름이 12,700km로 이아페투스의 9배에 달한다는 사실을 생각해 본다면 이아페투스에서 이 주름의 상대적 크기가 얼마나 말도 안되게 큰 것인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어떤 자연법칙이 지름 1460킬로미터의 이 작은 위성에 저런 거대한 주름을 만들 수 있었을까? 최근 일부 학자들은 1억년 전쯤에 공전 주기가 극단적으로, 아마도 16시간이었던 것이 현재의 79일로 느려지면서 발생된 결과라고들 하는데, 이것도 그저 추측에 불과하다.
한편, 이아페투스의 이런 특성과 관련하여 열성 SF 팬이라면 아래의 두 가지가 떠올랐으리라.
처음 것은 바로 아래의 물체다.
아 물론 이아페투스가 실제로 스타워즈의 Death Star고 그래서 다쓰베이더니 루크스카이워커 등등이 실존인물이었다는 말을 하는 건 아니다. 그저 열나게 닮았다는 말을 하는 거다. 스타워즈의 첫 시리즈가 만들어지던 70년대 당시, 토성의 실제 위성 하나가 이렇게까지 데쓰스타를 닮아 있을 거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이와 관련되어 다들 무심코 넘어가지만 무척 재미있는 여담 하나. 우리가 보통 미래적인 관점으로 생각하는 SF 영화 스타워즈의 맨 첫 문장은 이렇게 시작한다는 사실, 알고 계신가?
A long time ago in a galaxy far far away…
…두 번째는 아서 클락의 그 유명한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다. 영화에서는 먼저 달에서 거대한 검은 석판(monolith)이 발견되고, 거기서 나온 에너지가 목성으로 보내지는 관계로 이를 탐사하기 위해 나중에 말썽 많이 부리는 컴퓨터 HAL 9000이 탑재된 유인우주선 디스커버리 호가 출발하게 된다.
그러나 동명 소설에서 디스커버리의 목적지는 목성이 아니다. 어디겠는가? 바로 여기, 이아페투스라는 사실이다. 이아페투스에도 달과 같은 검은 모노리쓰가 있었고, 거기에 접근한 데이브 보먼은 그곳에서 외계인들이 오래 전에 만들어 놓은 스타게이트를 발견하게 되는 거다.
이 모든 것은 그저 우연일까?
허나 이아페투스에는 나중에 다시 돌아오도록 하고, 지금은 이 기묘한 위성을 거느리고 있는 토성으로 또 관심을 돌려보도록 하자.
이건 카시니가 2007년 3월 27일 토성 북위 78도 상공에서 찍은 사진이다. 가운데 크직하게 이상한 육각형이 보이시는가? 이 미스터리어스한 육각패턴은 북극을 둘러싸고 있는 제트기류의 흐름인데, 그 너비가 25,000km에 달한다.
머 사진 찍는 순간에만 우연히 그렇게 된 거 아니냐고? 그럼 그 2년쯤 후에 새로 찍은 사진을 또 보시기 바란다.
이것은 토성의 북반구에 봄이 오던 2009년 1월 3일 북극점 상공에서 촬영한 모습이다. 토성은 공전주기가 29.6 년이라 많은 지역이 오랫동안 태양의 반대편, 즉 암흑 속에 있기 때문에 이런 장면을 찍을 수 있는 기회는 많지 않다. 과거 보이저 탐사선도 이 주변을 찍은 적이 있지만 해상도가 충분하지 못했다.
어쨌거나, 가운데 검은 부분에 먼저 눈이 가겠지만 그건 별로 중요한 게 아니고 북반구를 감싸고 도는 제트기류의 움직임에 주목하자. 위 GIF 활동사진을 보고 있노라면 제트기류가 흘러가면서 완전한 정육각형의 형태를 계속 유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혹시 합성이 아닌가 싶은 분은 아래의 나사 홈페이지에서 확인해 보시기 바란다.
보이저에 의해 이 형태가 대략 발견된 것이 1980년이니 지금까지 최소 30년간 계속 유지되고 있다고 봐야 하고, 아마 그 이전에도 아무도 모르는 오랜 세월 동안 이랬을 것이다.
현대 과학은 이 현상에 대해 아무런 답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어떤 자연현상이 육변의 길이와 여섯 내각의 각도가 정확하게 맞아 떨어지는 이 완벽한 육각형의 공기흐름을 유지시킬 수 있단 말인가?
따라서 여기에는 분명 우리가 알지 못하는 어떤 힘이나 법칙이 관련되어 있는 것이 분명해 보인다. 이 힘은 무엇이며 어디서 오는 것일까.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에 예언된 것 같은 외계의 기술력이 작용하고 있는 걸까? 아니면 인류가 이해하지 못하는 숨겨진 자연법칙이 우주 속에 존재하는 건가.
알 수 없다. 그러나 먼 우주로 가지 않더라도 태양계 내에도 이토록 많은 신비와 불가사의가 존재한다는 것, 지구 표면에 묶여 사는 우리들로서는 알지 못하는 세계와 법칙이 상존한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현재까지 우리가 교과서로 배워 온 그 뻔하고 심심한 태양계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그리고, 만약 화성과 행성 Z, 이아페투스, 토성, 에로스, 그리고 새삼 언급할 필요도 없는 지구의 달(달의 미스테리와 관련되어서는 우원이 지난 2001년에 쓴 이글(링크)을 읽어보시기 바란다. 신지는 당시 우원이 이런 글만 쓸 때 쓰던 필명) 등에 모두 문명의 흔적들이 남아 있다면, 우리는 다음의 충격적인 한 문장으로 이 현상들을 한데 묶어버릴 수 있을 것이다.
까마득한 과거 거대한 범태양계 문명이 존재했고
우리는 그 멸망한 제국의 초라한 생존자일 뿐이다.
기억들 하시겠지만 필자, 다음과 같은 문장으로 지난 5편을 끝낸 바 있었다.
까마득한 과거 거대한 범태양계 문명이 존재했고
우리는 그 멸망한 제국의 초라한 생존자일 뿐이다.
…이런 담에 주변의 많은 우려가 있었다. 주로 ‘어쩔려고 이야기를 이렇게까지 끌고 가냐’는 잔소리들이 그것이었다. 머 필자도 즉흥적으로 만든 스토리는 아니고 오래 조금씩 구상한 대하 드라마의 보따리를 풀어 놓는 것뿐이지만, 내가 보기에도 좀 뜨아하게 거창해지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어떡하랴. 기왕 여기까지 온 거 계속 이렇게 나가기로 한다. 대하 SF 엔터테인먼트 초고대 음모론. 열분들도 머 그런 걸 기대하시는 거 아니냐.
그러니 움찔해도 그냥 닥치고 즐기시라는.
그럼 이제 지난 시간까지 나온 이야기들을 근거로 저 태양계 문명의 상황이 어떠했을지 함 정리해 보자.
1. 태양계 내에는 지구, 화성, 행성 Z 최소한 3개의 기술 문명을 가진 행성이 존재했다.
2. 지난 편들에서 살펴본 정황과 증거들로 보아 이들은 우주 탐사와 행성간 여행이 가능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었다. 대략 지금의 지구보다 수백 년 정도는 앞선 수준일 것이다.
3. 따라서 서로 이웃한 행성들인 이들은 다양한 형태로 교류했을 것이고, 실제로 제국과 같은 형태로 하나의 연합체를 꾸리고 있었거나 식민지 체제를 구축했거나 이합집산을 반복해 왔을지도 모른다.
4. 그러던 중 어느 시점에, 무슨 이유에선지 행성 Z는 그만 완전히 파괴되고 화성은 생명이 살 수 없는 병으로 죽고 말았다.
5. 이 와중에 지구 역시 어떤 형태로든 영향을 받지 않았을 리 없다.
대략 이런 스토리가 만들어지는 거다.
그렇다면 이 시나리오에서 가장 큰 의문은 뭘까? 그것은 행성 Z와 화성이 대체 왜 저렇듯 괴멸되었느냐는 거다. 이 궁금증을 풀어내지 못하면 태양계 문명의 실체와 이후 지구와의 관계 등등 다른 이야기들을 끌고 나가기 어려우니 어떻게든 추리해 내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나 행성 Z는 이미 수억 개의 돌조각이 된 상태이기 때문에 지난번에 등장한 에로스 정도 외에는 물리적인 증거를 찾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결국 화성의 죽음을 통해서 접근하는 수 밖에 없는 일…
그럼 이제 화성의 충돌 흔적으로 돌아가보자.
지난번에 말했듯이 이 거대한 충돌 분화구, Hellas Planitia(왼쪽 아래 남색 지역)는 지름 1천 킬로미터가 넘는 물체가 부딪힌 흔적일 거라는 학계의 주장이 있었다. 이 분화구는 물론이고 반대편 보레알리스 분지(하늘색 부분)의 꼴을 보면 일반 소행성 충돌의 수준을 훨씬 넘어서는, 상상을 초월하는 극강의 타격이 가해진 것은 분명하다.
이런 먼가가 화성에 부딪혔다면, 그리고 마침 화성의 바로 바깥 궤도에서 행성 하나가 파괴된 적이 있다면 결국 거기서 날라온 파편이 아닐까 일단 생각이 들게 마련이다.
머 그게 사실일 수도 있겠지만 실은 이런 직관적인 생각과는 달리 거대한 파편이 우주공간을 가로질러 날아와 부딪힐 가능성은 대단히 낮은 대신 자잘한 파편들의 융단폭격이 일어날 가능성이 훨씬 높다는 점, 전편들에서 현재 남은 잔해(가장 큰 소행성인 세레스)등과의 비교를 통해 구체적으로 이야기한 바 있었다.
이렇게 본다면 이 자국은 Z의 파편이 만들어낸 흔적이 아닐 공산이 크다. 그렇다면 도대체 뭘까? 주류 학자들의 주장처럼 그저 수십억 년 전에 비정상적으로 큰 소행성이 부딪혀 만든 자국일까?
아니면, 누군가가 화성을 죽인 것일까…?
그러나 우리가 일반적으로 그런 가능성을 잘 생각하지 않는 이유는 지구에서 멀리 떨어진 화성과 실제 전쟁이 현실적으로 관련되어 있을 거라는 상상은 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차피 지금까지의 논의의 흐름에 따른다면 안될 것도 없는 일이다.
그렇게 본다면, 화성을 전쟁의 신으로 인류의 뇌리에 자리매김한 초고대의 무시무시한 전쟁이 실제로 있었을지도 모른다. 만약 그렇다면 그것은 파괴된 두 행성, 즉 화성과 행성 Z 사이에서 일어난 것임에 분명하다. 그 결과로 두 행성은 그만 이렇듯 끔찍한 공멸의 길을 걷게 된 것이다.
아마도 오랜 세월 교류하고 살았을 그들 사이에서 왜 이런 공도동망의 전면전이 일어났는지, 어느 쪽이 먼저 공격을 했는지 등의 디테일까지 알아내는 건 아득한 시공간의 장벽으로 인해 사실상 무리다. 허나 지금 남아 있는 잔재들의 상태를 생각해 본다면 양쪽 다 막판에는 거대한 한방에 승부를 걸었을 것이다. 그리하여 행성 Z는 완파되어 가루가 되어 흩뿌려지고 화성은 저렇듯 붉은 죽음의 별이 되어 시체처럼 우주를 떠돌게 된 것이다.
그럼 이제부터 이 전쟁의 실체에 대해 다소나마 함 접근해 보자. 이렇게 말하면 열분들은 그게 과연 가능하기나 한 일인 건지 심각한 의문이 들 거다. 아 물론 무척 어려운 일이고 극한적인 상상력과 담대한(?) 추론이 필요하다.
그러나 한편, 우리에게는 전혀 다른 각도에서 여기에 접근할 수 있는 하나의 열쇠가 이미 주어져 있다는 사실이다.
…달.
지난 번에도 한번 링크를 해 드렸지만 오래 전인 2001년 필자는 다양한 논거를 들어 달의 이상한 성질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한 바 있었다. 머 다시 가서 그 긴 글을 보긴 귀찮고도 혼란스러우니 중요한 것만 정리해 드린다면 아래와 같다.
1. 달의 질량은 지구의 81.3분의 1이며 반지름은 지구의 4분의 1로 수성에 근접한 크기이며, 모든 다른 태양계 위성 중 모성에 비해 가장 크다. 반면 지구의 반정도 크기인 화성의 위성인 데이모스와 포보스는 반지름이 6~8km 에 불과한 돌덩이일 뿐이다.
2. 달에는 매달 지진에 가까운 진동이 발생하며, 지진파 검사 결과 작은 진동이 조금씩 커지면서 극한점에서 오랫동안 지속되는 등 지구와 진동 유형이 전혀 다르다. 이는 일반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속이 종처럼 비어있다는 점을 시시한다.
3. 달의 지하에서의 지진파는 지각 내 특정 깊이에서 초고속으로 움직이고 이는 매우 밀도가 높은 물질이 균일하게 묻혀 있다는 점을 암시한다. 9.6km/s 에 달하는 이 속도는 고밀도 암석층보다 더 단단한 물체, 즉 고체 상태의 금속이 있어야 달성 가능하다.
4. 달 표면에는 5천도의 고온에서만 생성 가능한 티타늄과 지르코늄이 흔하게 널려 있는데 이유는 알려져 있지 않다. 한편 구 소련의 탐사선이 실어온 달의 철은 수십 년이 지나도록 일체의 미세한 산화 작용도 보이지 않고 있다.
5. 아폴로 12호와 14호가 달에서 채집해온 샘플에서는 우라늄 236이 발견되었다. 이는 실험실에서 동위원소를 인위적으로 삽입해 만들어야 하는 특수한 물질이다. 이외에도 달 표면에는 방사성 물질이 비정상적으로 많으며 방사능 수치 자체도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6. 달 표면에는 상당한 규모의 결정화된 모래 지역이 존재하는데 이런 현상은 수백만 도에 달하는 극초고열을 통해서만 발생 가능하다. 유사한 모래 입자는 지구상의 뉴멕시코나 네바다 사막 일원에서도 찾을 수 있다. 핵실험 지역에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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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만 도가 넘는 원자폭탄의 열에 의해유리 결정화 된 핵실험장의 모래. 이런 극초고열
은 태양 내부에서도 잘 생겨나지 않는다.
7. 세계의 대부분 지역에 존재하는 대홍수 전설 이전의 세계에 대한 묘사 속에는 달이 언급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대홍수 이전부터 시작되는, 천문학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던 마야인들의 연대기에는 달에 대한 언급이 한마디도 없다. 오히려 밤하늘에 빛나는 존재로 묘사되는 것은 달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이 작게 보이는 금성이다.
8. 남아프리카 부시맨 족의 신화는 홍수 이전에는 밤하늘에 달이 보이지 않았다고 전하고 있다. 그리스 펠로폰네소스의 전설상의 나라 ‘아르카디아’의 구전에 따르면 홍수 이전에는 걱정과 슬픔을 모르는 천국 같은 세상이 있었으며 달은 홍수 후에 나타났다고 한다.
9. 이집트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의 감독관이었던 아볼로니우스는 기원전 3세기에 ‘과거에는 지구의 하늘에서 달을 볼 수 없었다’ 고 기록하고 있다. 한편 핀란드의 서사시 ‘칼레왈라’와 남아메리카 전설은 대홍수 등 우주 대격변의 원인이 달에 있다고 말하고 있다.
10. 달은 전통적으로 불길함, 공포, 사악함, 늑대인간, 정신이상 등을 상징한다. 이 중 일부 상징은 화성과도 일치한다.
자, 어떤 생각들이 드시는가…?
위의 다양한 단서들을 조합하면, 달의 내부는 비어있고 초합금 껍데기로 덮여 있으며 표면에는 이상한 방사성 물질과 극초고온의 흔적인 모래들이 굴러다니고… 무엇보다도 대홍수 이전에는 지구 궤도에 아예 없었다는 소리가 된다.
이쯤 되면 우리가 다시 떠올릴 수 밖에 없는 넘이 하나 있지 않냐.
아시겠지만 이넘의 주된 역할은 아래처럼 빔을 발사해서,
레이아 공주의 고향별인 앨더런(Alderaan)을 이렇게 박살내는 것이었다.
다만 달이 이 용도로 만들어졌다고 해도 타격의 목표는 지구는 아니었다. 이는 우리가 아직 멀쩡히 살아있다는 사실 하나로 간단하게 증명된다. 그렇다면 결국 이 넘은 화성과 행성 Z 중 하나가 건설한 상대에 대한 공격용 무기였을 텐데, 과연 어느 쪽이 만든 것일까…?
아마도 화성을 공격하기 위한 행성 Z의 무기일 것이다.
이유는 심플하다. 공전궤도상 세 행성은 지구, 화성, Z의 순서로 놓여 있다. 따라서 화성이 Z를 공격하고자 한다면 오히려 타겟과 멀어지는 지구 쪽으로 굳이 데쓰스타를 보낼 이유는 전혀 없다. 미사일이건 광선무기건 거리가 멀어지면 그만큼 약해지고 부정확해 지는 법이기 때문이다.
반면 Z의 입장은 다르다. 비록 모성에서 멀리까지 보내놓아야 한다는 부담은 있지만 일단 지구궤도에 올려 놓으면 화성과의 거리는 적어도 Z에서와 비슷하거나 어쩌면 훨씬 가까울 수도 있었을 것이다. 이 경우 당연히 타겟에 대한 무기의 파워나 정확성도 높아진다.
그러나 이때 지구상에도 분명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는 점을 간과할 수는 없다. 따라서 행성 Z가 이렇게 제 맘대로 지구궤도에 공격위성을 띄울 수 있으려면 지구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조건 중 일부가 충족되어야 한다.
1. 지구인들의 과학기술력이 여기에 딴지를 걸만큼 발전되지 못하여(원시인 상태 혹은 전형적인 고대문명)우주공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던 애당초 간여할 수 없었다.
2. 지구는 행성 Z와 동맹 관계거나 주민들 일부가 이주해 살아온 식민지로 Z의 활동에 우호적이며, 모성으로서는 그런 지구를 화성의 공격으로부터 방어해야 할 필요도 있었다.
3. 혹은 반대로, 지구는 화성과 우호적 관계가 있거나 화성의 식민지였고 행성 Z는 그런 화성을 압박하고 화성에 의한 모성 공격을 차단하기 위해 지구를 인질로 삼았다.
모두 대략 가능한 시나리오지만 필자의 선택은 2번 쪽으로 기운다. 왜?
그것은 우리 지구인들에게 아직 남아 있는 화성에 대한 두려움의 심리 때문이다. 앞서 이야기했듯 화성은 언제부터인지 모를 수천 년 전부터 불길함의 상징이며 전쟁의 신으로 불렸다. 게다가 위성 포보스는 그리스 신화에서 ‘공포의 신’이며 또 다른 위성 데이모스는 ‘근심과 걱정의 신’ 이기까지 하다는 사실.
그리고 인류는 이상하게도 오래 전부터 화성인에 대한 구체적인 존재감과 공포심을 함께 갖고 있다. 수십 년 전까지도 지구를 찾아오는 외계인은 통칭해서 그냥 화성인이라고 불렸다. 심지어 화성인을 뜻하는 ‘Martian’은 사전에 등재된 공식 영어 단어다. 금성인, 목성인 따위는 아무리 영어 사전을 뒤져도 나오지 않는다.
그리고 H.G 웰즈의 소설 ‘우주 전쟁’(원제: The War of the Worlds)에서도 화성인은 다짜고짜 지구를 침공해 인간을 무작정 살육하는 끔찍한 존재로 묘사된다. 미국의 천재 감독 오손 웰즈는 1938년 10월 30일, 이 소설을 기반으로 한 라디오 프로그램을 통해 화성인의 침공을 보도함으로써 미국 전체를 패닉 상태에 빠지게 했다. 굳이 이런 쓸데없는 짓을 한 것도 그렇지만, 여기에 수많은 사람들이 그토록 쉽게 속았다는 사실도 놀라운 일이다. 무엇이 그토록 두려웠던 걸까?
그 외에 화성과 관련된 이야기를 다룬 소설, 만화, 영화는 셀 수도 없이 많으며 그 대부분은 전쟁이나 재난, 멸망, 잊혀진 비밀 등과 관련된 이야기들이다. 이 모든 것의 바탕이 되는, 융(Karl Jung)의 관점을 빌리자면 집단무의식(collective unconscious)이 인류의 뇌리 깊은 곳에 자리하고 있는 것일까? 그 집단무의식은 아득한 옛날에 있었던 공포스러운 화성인들과의 기억에서 비롯된 것인가…?
비록 직접적인 공격을 받지는 않았지만, 두 행성이 파괴되는 와중에 지구에도 분명 엄청난 재앙이 닥쳤을 것이다. 갑작스러운 중력 균형의 붕괴에 따른 지진과 홍수, 심지어는 자전축이나 공전 궤도가 불안해져 낮과 밤, 계절의 변화도 영향을 받았을 수 있다. 이렇게 기존의 질서는 무너지고 행성 Z와 지구의 원주민들이 함께 일군 혼혈 식민지 문명은 말 그대로 하루 아침에 궤멸되고 만다.
마음의 고향인 모성은 삽시간에 하늘에서 폭발해 사라져 버리고(지구에서 맨눈으로도 관찰이 가능했을 것이다) 하늘과 땅의 뒤집어지는 엄청난 재앙이 닥쳐오는 가운데 그들이 느꼈던 공포와 혼란, 좌절이 어떠했을지는 감히 상상하기도 어렵다. 이어 그 모든 극단적인 감정들은 온전히 화성에 대한 공포로 전이되고, 그 공포는 여러 가지 형태로 변형되어 구전되면서 대를 이어 후손들에게 전해지고 각인되어 간다.
한편 이 기억은 화성에 대한 것과는 별개로 언제 다시 닥칠지 모를 멸망에의 공포, 세상의 끝에 대한 두려움과 강박관념 또한 본능처럼 남기게 된다. 그런 이유 때문에 우리 인류는 최후의 심판이나 말세, 지구 멸망 따위의 둠스데이 시나리오에, 때로는 한없이 엉성한 것들에 조차, 그토록 쉽사리 빠져들고 마는 것이다.
폭발하는 모성을 지켜보며 경악하던 그 기억, 어떤 위대한 문명이던 한 순간에 사라져 버릴 수 있다는 믿기지 않는 현실. 그것은 개인의 죽음에 대한 공포보다 훨씬 크고 무거운, 가히 절대적 허무였을 것이다.
그러나 물론 행성 Z도 당하고만 있지는 않았다. 그들 역시 최후의 한방을 통해 적 행성을 회생 불능의 시체로 만들어 버린다. 거의 동시에 공멸의 길을 걸으면서도 이처럼 강력한 마지막 공격을 서로에게 날릴 수 있었던 것은 그 공격이 양쪽 다 모성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행성 Z는 돌조각으로 산산조각 나는 와중에서조차 화성에 크로스 카운터를 날릴 수 있었고, 화성 역시 지각의 절반이 날아가고 대기가 증발하는 상황에서도 Z를 파괴할 수 있었던 것이다.
지금까지의 시나리오에 따르면, 화성을 파괴한 것은 다름아닌 창밖에 떠 있는 저 핏빛 달이다. 그렇다면 Z를 가루로 만든 것은 무엇이었을까? 행성 하나를 송두리째 날려 버릴 수 있는 힘을 가졌던 또 하나의 무기가 있었던 걸까.
그렇다면 그 무기도 저 달처럼 어딘가에 남아 있어야 하지 않을까...?
물론.
외계문명과 인류의 비밀 - 외전
외계인의 진실은 곧 밝혀질 것인가
자연의 신비냐 UFO의 흔적이냐...
전편에 이어지는 내용이 궁금하셨던 분들은 갑작스런 외전에 욕나올지도 모르나, 폭주하는 줄거리(...)를 좀 정돈하고 독자열분들 사이에서 들불처럼 번지는 우주적 흥분을 다소 가라앉히고자 잠시 다른 쪽으로 갔다올까 하니 양해하시기 바란다.
어차피 이 시리즈는 SF 소설 이상의 큰 가치는 없으니 우주의 비밀을 캐는 것에 너무 집착 마시고 오늘의 재미있는 음모론 드립에 한번 빠져 보시자는.
2009년 12월 9일 새벽, 북구의 대자연에 둘러싸인 노르웨이 북단의 한 군사 기지에서 놀라운 광경이 목격되었다. 이 광경을 담은 사진과 영상은 전세계에 타진되었고 당연히 호사가들의 입에 오르내리게 된다. 국내 인터넷 뉴스에도 살짝 소개가 된 거니 아시는 분들도 있을 거다.
그것은 바로 아래의 현상이었다.
이런 씨바, 합성에도 도(道)가 있지 이따우로 티 확 나게 붙여 놓은 걸 갖고 무슨 개드립이냐… 라는 열분들의 원성이 들려온다. 글타. 우원이 보기에도 이건 3D 그래픽도 아니고 기초적인 2D 프로그램에 좌표 몇 개 때려 넣어 만든 초딩 저학년 수준의 작품같이 보인다.
근데 이게 진짜로 그날, 그 하늘에서 펼쳐진 현실이란 말이다.
의심나는 분은 구글에서 직접 찾아보시기 바란다. 위 사진이 우원이 구할 수 있는 것 중 가장 선명한 사진이지만 비슷한 것들이 상당히 많이 찍혔고 절찬리에 돌아다니고 있다.
혹시나 안 믿을까 해서 다른 위치에서 찍은 스터닝한 사진들 좀 더 보여 드린다.
그리고 이 모습은 잠시 후 아래와 같이 변하게 된다…
이 기괴한 소용돌이/블랙홀이 유럽과 미국을 떠들썩하게 하자, 몇 시간 지나지 않아 이게 실은 러시아의 미사일발사 테스트 실패로 생겨난 현상이란 보도가 나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여기에 대해 러시아 해군과 주 노르웨이 대사관은 ‘어떤 미사일 발사 테스트도 없었으며 이 현상에 대해 아무것도 알지 못한다’는 공식 논평을 내기에 이른다.
그러다가 하루가 지나 러시아는 갑자기 입장을 바꿔 AP통신을 통해 그 시각 Bulava 미사일이 백해(White Sea)의 핵잠수함에서 시험 발사되었으며 3단계에서 실패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문제의 현상이 실제 그로 인해 비롯된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않았다.
사실은 실제 미사일발사 실패 장면이 어느 정도 이것과 비슷한 것은 사실이다. 미사일이 고장나서 회전하면서 연료가 새어 나와 소용돌이가 생길 수 있는데, 몇 년 전 중국의 로켓발사 실패 때 유사한 현상이 나타난 적도 있다.
아래의 사진이 그것이다.
또 하나 생각해 볼 것은 발사 각도다. 러시아의 발표에 따르면 미사일은 북해에서 발사되어 러시아 대륙을 가로질러 캄차카 반도의 황야에 떨어지도록 되어 있다. 아래 지도의 빨간 선이 대략 그 경로가 된다. 그리고 이 현상이 촬영된 노르웨이의 트롬소(Tromso)는 아래 파란선의 위쪽 끝이며 소용돌이는 화살표 방향으로 찍혔다.
여하튼, 이렇게 보자면 러시아의 미사일 발사 실패 주장은 얼핏 비슷하긴 하지만 실은 많은 헛점을 안고 있다는 사실을 점을 알 수 있다. 비슷한 현상을 들이대어 사건의 진실을 은폐하기 위한 것일까? 부정이 긍정으로 바뀐 그 하루 동안 수많은 내,외부의 논의나 압력이 있었던 걸까.
그런데 더욱 놀라운 것은 이 현상의 언저리를 한층 더 미스테리어스하게 만드는 다른 중요한 상황들이 동시에 있었다는 사실이다.
아래의 사진을 보신 적 있으신가?
이 사건은 뉴스 오브 더 월드 따위 황색언론이 아닌 ‘데일리 메일’, ‘더 선’ 등 영국과 유럽의 정론지 및 여러 티비 뉴스에서 기사로 다뤘다. 합성이라는 주장도 있으나 그 여부는 위의 동영상으로 각자 판단하시기 바란다. 너무 황당한 것이 등장해서 언론도 네티즌도 좀 당혹스러운 상황이었다.
이 기괴한 피라미드가 모스크바 상공에 나타난 것은 2009년 12월 9일 낮과 밤이었다. 어디선가 들어본 날짜 아닌가?
글타… 바로 노르웨이의 소용돌이/블랙홀/청색 빔이 나타난 바로 그날이다.
러시아 땅에서 괴현상이 나타나 노르웨이에서 관측된 그날 불과 몇 시간 후, 같은 러시아의 모스크바 상공에는 저런 것이 떠 있었단 뜻이다. 기존의 UFO 출몰 따위와는 비교할 수도 없는, 너무나 거창하고도 황당해서 어이가 없는 이 두 사건이 같은 날 비슷한 지역에서 일어났다는 사실… 과연 우연인가.
그럼 이제 여기에 상황 하나를 더 연결시켜 보자.
2009년 12월 10일, 즉 위의 두 사건이 있던 바로 다음날이 무슨 날이었는지 기억하시는 분 있으신가.
글타. 바로 버락 후세인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노벨 평화상 수여식이 있던 날이다.
어디서? 노르웨이의 오슬로에서…
이제 열분들은 의아할 거다. 머 소용돌이하고 피라미드는 글타쳐도 아무렴 오바마가 대체 이것들과 무슨 상관이란 말이냐? 그냥 우연히 그때 상 받으러 간 거고, 머 노벨 평화상은 원래 매년 오슬로에서 주는 거고.
그 실마리는 아래에서 찾아볼 수 있다.
(
위 기사는 미국의 다양한 매채에 실린 것으로 기고자는 미국의 마이클 살라 박사다. 그는 외계인과 관련된 미국 정부의 비밀을 캐는 전문가로 다양한 내부 소스를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는, 이 분야에서는 유명한 인물이다.
복잡해 보이지만 간단하게 핵심만 요약하자면, 오바마 정부가 외계인의 존재를 공식 인정하려고 지난 몇 개월 간 조용히 준비해 왔으며 이미 유엔 및 30개국과 조율이 끝나 있다는 것, 또 위에는 생략되어 있지만 공식 발표 시기는 2009년 12월 10일 노벨평화상 수상 이후 곧이 될 것이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물론 이 글은 10월에 작성된 것으로 12월 9일에 있었던 두 개의 미스터리어스한 이벤트와는 전혀 무관한 상태로 발표된 것이다.
이 기고문을 매개로 삼는다면 이제 서로 관련 없어 보이는 위의 각 상황이 하나로 꿰어질 수 있다.
1. 오바마는 12월 10일 노벨 평화상 수상 직후, 혹은 빠른 시일 내에 외계인 관련 진실을 공식적으로 전세계에 공개하려 했다.
2. 그러나 외계인들은 모종의 이유로 그런 오바마의 결정에 동의하지 않았다.
3. 그래서 그 전날인 12월 9일 외계인들은 노르웨이에 인접한 러시아 지역에서 일종의 무력 시위를 벌인다. 소용돌이와 피라미드에 담긴 의미는 일반인은 이해할 수 없지만 관련 정보를 가진 사람들에게는 구체적인 내용을 담은 메시지였을지도 모른다.
4. 다음날 예정대로 노벨평화상 수여식이 개최되지만 오바마는 결국 발표 계획을 철회한다.
이런 이야기가 되는 거다….
이게 사실인지 확인할 방법은 없다. 그러나 우리 앞에 정체를 알 수 없는 전대미문의 괴현상들이 나타났고, 그것이 공교롭게도 같은 날이었고 오바마의 수상 전날이었다는 팩트는 존재한다.
어쩌면 위의 시나리오와는 좀 다를 수도 있다. 예컨대 소용돌이와 피라밋이 서로 다른 진영일지도 모를 일이다. 소용돌이는 발표를 지지하는 입장이었는데 (축하쇼...) 피라밋은 이를 반대하고 또 경고하기 위해 무력 시위를 벌인 거다. 미국에 압박을 가하기 위해 러시아의 수도에서 나타난 걸까? 러시아 정부와 긴밀한 관계에 있는 자들일까...?
여하튼 만약 이 이야기 속의 일부라도 사실이라면, 이는 현재 외계인과 관련된 진실을 알고 있는 자들 사이에서 논박이 오고 가고 파워 게임이 시작되고 있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역설적으로 진실이 알려질 날이 그리 멀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수많은 개인용 디카와 캠코더, 폰카, 그리고 인터넷과 트위터의 세상에서 이제 더 이상 정보의 통제는 의미가 없다는 결론에 도달한 걸까.
실제로 최근 몇 년 들어 과거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의 수많은 UFO 목격담과 사진이 쏟아지고 있다는 점은, 이제 외계인의 실체가 드러날 날이 멀지 않았다는 사실을 암시하는 지도 모른다.
드디어...?
멀리 보이는 연이은 작은 갈색 점이 화성과 지구.
아름다운 핑크색 혜성의 좌측 아래에
차갑고 기계적인 데쓰스타의 모습도 보인다.
지난 호의 마지막 부분을 정리하면 이렇게 된다.
l 지구는 행성 Z의 준 식민지였고 달은 행성 Z가 지구 궤도에 띄워 놓은 화성 공격용 데쓰스타다.
l 달의 공격을 받은 화성은 지표의 절반이 날아가고 대기가 증발해 사실상 사멸한다.
l 한편 화성 역시 그들 버전의 데쓰스타를 발진시켰고 행성 Z는 그 공격을 받아 전면 파괴된다.
l 그리하여 두 행성은 이 두 극강 무기의 대리전 속에서 공멸의 길을 걷는다.
그리고 우원이 말미에 화성의 데쓰스타로 지목한 것은 바로 이넘이었다.
이아페투스(Iapetus).
토성의 이 이상한 위성에 대해서는 지난 번에 대략 다룬 적이 있으니 기억나실 거다. 지름 1460km의 크지 않은 위성. 그러나 적도 전체를 휘감고 있는, 길이 4500km에 최고 높이 20km나 되는 거대한 주름… 가히 태양계에서 가장 기이하다고 할 불가사의한 천체다.
이 주름과 한쪽 구석의 거대한 분화구로 인해 이아페투스가 달보다 외양부터 더 데쓰스타스럽다는 점은 굳이 강조할 필요도 없다. 그러나 이런 닮은 외모만으로 그 근거를 삼기에는 태부족. 우원이 굳이 이 넘을 화성의 비밀병기로 지목하는 데는 그 외에 몇 가지 중요한 이유가 더 있다.
먼저 아래를 보자.
오래 전 보이저 2호가 찍은 사진인데, 해상도가 낮아 주름은 잘 보이지 않지만 한쪽 구석이 이상하게도 시커멓게 보인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 위성 표면의 명도 차이는 엄청나서 어두운 쪽은 알베도(반사율) 0.03~0.05 인데 반해 밝은 쪽은 0.5~0.6 에 달한다. 알베도 0.5는 지구 평균인 0.31보다 훨씬 높은 것이고 0.03~0.05는 숯검댕의 수준이다.
이 이상한 상태로 인해 과거에도 학자들 사이에 많은 논란이 있었으나, 이건 단순한 우연이나 빛의 착각은 아니다. 아래는 카시니가 최근 찍은 선명한 이아페투스의 또다른 사진인데, 우측의 어두운 부분은 그림자 따위가 아니라 마치 진짜 숯검댕을 칠해 놓은 것 같은 모양새와 질감이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허나 우원은 언제나 그렇듯 직선적인 답을 주창한다. 이건 진짜 숯검댕이다. 즉 탄소가 주성분인 일종의 잿더미나 화약류의 잔재인 것이다. 그럼 숯검댕이 이렇게 거대한 규모로 위성 표면을 덮으려면 어떤 일이 일어나야 할까…?
당근 근거리에서의 거대한 폭발이다. 그것도 행성 규모의.
그럼 여기서 상상의 나래를 펼쳐 보자. 티티우스-보데의 법칙을 빌려온들 행성 Z의 크기를 추산할 수는 없다. 그러나 지구와 화성의 크기를 생각해 본다면 대략 그 지점 어느 선일 거라고 가정할 수 있다. 휴머노이드형 생명이 살았다는 전제가 깔려 있고 또 남아있는 잔해로 보아도 목성이나 토성 같은 거대한 가스 행성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아페투스가 달보다 훨씬 작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대략 아래와 같은 추리가 가능하다.
l 행성 Z는 화성보다 작거나 비슷한 크기였다(지구를 식민화할 필요가 있었다는 점에서도 그리 큰 행성이 아니었을 거라는 추정이 가능).
l 달과 이아페투스의 크기 차이로 보아 달이 원거리 저격용(광선) 무기임에 반해 이아페투스는 근접 파괴용(폭파) 무기였을 것이다.
l 이는 화성이 완전 파괴되지 않은 데에 반해 Z는 산산조각이 났다는 사실을 통해서도 뒷받침된다.
l 근접 파괴용이라면 이아페투스는 공격 후 폭발 속에서 함께 파괴되는 운명이었을 것이다.
l 그러나 우연한 계기로 이아페투스는 파괴되지 않았고, 숯검댕과 거대한 충돌 분화구 몇 개만을 남긴 채 외행성계 쪽으로 튕겨가게 되었다.
l 그렇게 날아가던 이아페투스는 진행 방향에서 만나게 된 토성의 강한 인력권으로 인해 궤도에 안착하고 결국 위성이 된다.
게다가 우원의 이런 상상을 받쳐주는 또 하나의 정황이 있다.
지난번에 잠깐 언급했지만 이아페투스는 거대한 토성을 한 바퀴 도는 공전 주기가 ‘16시간’에 불과할 정도로 초고속으로 움직이던 것이 현재의 79일로 느려졌다고 추정되고 있다.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위의 추리와도 절묘하게 들어맞는다.
엄청난 속도로 튕겨나가던 이아페투스가 토성의 인력권에 걸려들어 고속 회전을 시작하고, 이에 세월이 지나면서 조금씩 느려져 가는 모습이 자연스레 연상되지 않냐 말이다.
그렇게 고장난 데쓰스타 이아페투스는 숯검댕을 묻히고 태고적 우주 전쟁의 비밀을 간직한 채 머나먼 토성 주위를 오늘도 돌고 있다. 아서 클락이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소설버전에서 모노리쓰의 위치로 굳이 이 위성을 언급한 것은 그런 사실에 대한 직관적인, 혹은 집단무의식적인 기억의 발로일까.
이렇게 두 행성은 파괴되었고 태양계 문명 중 오직 지구만이 살아 남았다. 그럼 이 시기 지구에는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
행성 직렬이니 그랜드 크로스 같은 상황이 만들어내는 우주적 중력 불균형에 대한 많은 우려들이 소위 둠스데이 시나리오 함께 자주 거론되곤 했다는 점, 다들 기억하실 거다. 그때는 머 별다른 일이 일어나진 않았지만, 만약 지금 이 스토리가 사실이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화성이 받은 엄청난 충격은 화성 궤도를 심하게 뒤틀어 놓았을 것임에 분명하다. 그리고 행성 Z는 아예 존재조차 사라지고 말았다. 이 우주적 대파국이 태양계 행성계의 중력장에 미친 영향은 괄목할만 했을 것이며, 따라서 지구상에도 괴멸적인 재앙이 엄습했음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그렇다면 이 재앙은 과연 무엇일까…?
인류의 선사시대를 살펴보면 놀랍게도 지구상의 모든 문명권에 걸쳐 비슷한 시기에 같은 전설을 전하고 있다는 점을 쉽게 알 수 있다.
바로 이넘이다.
노아의 방주 전설을 시작으로 아틀란티스를 멸망시킨 대홍수 전설, 아파치와 모하비 등 북아메리카 원주민 전승, 인도 힌두교 전설, 이집트 전승, 잉카 전승, 아즈텍 전승, 수메르 전설, 바빌로니아 전설, 백두산 신화, 중국… 실로 모든 대륙에 걸쳐 존재하는 까마득한 옛날 대홍수의 기억들.
통신과 교통이 발달한 지금과는 달리 서로 다른 세상이나 다름없던 이 지역들이 같은 기억을 공유하고 있다는 사실은 결코 우연일 수 없다. 실제로 어느 시기에 지구 전체를 강타하고 문명을 괴멸시키다시피 한 대홍수가 있었던 것이고, 이런 범지구적 홍수를 야기할 수 있는 강력한 힘의 근원은 우주적인 중력 불균형이 가장 유력하고도 확실한 후보다. 이는 매일 반복되는 조수간만의 차가 달의 인력에 의해서 일어난다는 사실만으로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이 홍수가 일어난 때는 언제일까.
그것은 정확하게 말할 수 있다. 기원전 9500년, 즉 지금으로부터 1만 500년 전이다. 여기에는 수많은 정황 증거가 있다.
l 마지막 빙하시대는 약 1만년에서 1만 2천년 전 사이에 끝났다. 그 이유는 정확하지 않으나 이 시점에서 범지구적 기후 변화가 있었던 것은 분명하다(여기에 대해서는 나중에 또 이야기하자).
l 맘모스와 아이리쉬 앨크 등 다양한 생물들이 10,500년 전에 한꺼번에 멸종했다.
l 컴퓨터로 확인 결과 이집트의 스핑크스는 10,500년 전 태양이 사자자리 0도에서 뜨는 방향을 향하도록 만들어져 있다. 이후 언급하겠지만 이집트는 대홍수로 사라진 지구 / 행성Z 혼합 문명의 후계자며 스핑크스는 바로 그 기념비이다.
l 이집트 기자의 대 피라미드는 기원전 10,500년 전의 오리온 자리의 삼태성의 각도에 맞춰 건설한 것이다. 한편 중국 서안의 피라밋군 역시 10,500년 전의 삼태성을 기준으로 하며 기자 피라미드 군과 정확히 그 각도가 일치한다.
왼쪽이 기자의 피라밋군. 오른쪽은 중국 서안의 피라밋군.
사진에서 보듯 위치 관계상의 숨길 수 없는 공통점은
다른 대륙에 있는 이 두 피라밋군이 실은 초고대의 공통 문화의
사상적 배경하에서 건립되었음을 보여준다.
l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는 10,500년 전 하늘의 용자리에 맞춰 건립된 것이다.
l 신석기 문화는 대략 10,500년 전부터 시작되었다. 혹은 이 시점에서 문명은 신석기로 퇴보했다.
l 농업은 BC 10,000년경에 전세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했으며, 주요 지역은 모두 해발 1,500미터 이상의 고원지대였다. 물이 빠지고 다시 경작을 시작하기 위한 충분한 기간과, 저지대에 대한 인류의 두려움을 반영하는 걸까.
l 10,500년 전 북부 알래스카의 기후는 서늘하고 건조한 기후에서 온난하고 건조한 기후로 변화했다. 그러나 상식적인 결론과는 달리 산불 빈도는 현저히 낮아진다(미국 몬태나 대학 연구결과). 홍수에 의해 육지 면적 자체가 적어진 결과인가.
l 거기에 더해, 아틀란티스의 ‘전설’(플라톤은 실제 역사라는 관점을 취함)을 유럽에 전한 철학자 플라톤은 그 멸망을 당시로부터 약 9천년 전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플라톤은 기원전 360년 경의 인물이니 이는 지금의 시점에서 보면 약 1만 500년 전이다.
이 외에도 10,500년 전을 가리키는 지표는 수없이 많다. 만약 대홍수가 이때 일어나지 않았다면 이렇게 구체적인 연도가 전혀 상관없는 지역과 범주를 넘나들며 계속 등장하고 있는 점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아틀란티스의 상상도. 그러나 ‘대륙’ 이라고 불린 만큼,
실제로는 전형적인 고대 유적 도시를 연상케 하는
이 그림보다 훨씬 거대하고 또 첨단기술을 보유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럼 이제 우리의 주 논의로 돌아와서 이야기를 끌어나가 보자.
과거 지구상에는 아틀란티스로 대변되는 거대한 기술 문명이 존재하고 있었다. 이 문명은 지구의 원주민과 행성 Z의 방문객들이 오랜 세월에 걸쳐 수립한 혼혈 복합 문명이었고. 행성 Z의 방문객들은 처음엔 신으로 여겨졌으나 조금씩 원주민들과 동화되어 갔을 것이다.
이렇듯 ‘지식과 기술을 전수해 준 하늘에서 온 존재’의 설화는 지구상의 거의 모든 문화권에 존재하며 헤르메스, 토트, 길가메시, 오안네스, 케찰코아틀, 비라코차, 쿠쿨칸, 호루스, 심지어 고조선의 환웅설화도 대략 여기에 해당한다. 우원은 이 모든 다른 이름들이 사실은 아주 오래된 하나의 기억에서 전파되면서 가지를 친 거라고 믿는다. 즉 헤르메스와 환웅은 실은 같은 존재이며 지역적 특색에 따라 스토리가 분화된 것이다. 그리고 그 공통된 기억은 수천 년이 아닌 수만 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이들이 지구에 본격적으로 합류한 것은 아마도 4만년 전 가량일 것이다. 이유는 이 시점에서 (원주민인) 네안데르탈인이 신생 인류인 크로마뇽인으로 대체되기 때문이다. 네안데르탈인은 체격은 물론 두뇌용량도 크로마뇽인보다 컸는데, 고인류학적 시간 척도에서 보자면 말 그대로 순식간에 전멸하여 지구상에서 사라졌다.
네안데르탈인과 크로마뇽인(사실상의 현생인류)의 유전자는 99.5%의 일치를 보인다. 얼핏 대단히 높아 보이지만, 모든 면에서 확연히 다른 동물인 현생인류와 침팬지의 일치율이 98.8%에 달한다는 점을 볼 때 사실 이 차이는 상당히 큰 것이다. 따라서 이들은 교미를 하여 자손을 낳을 수 없었다고 한다.
이렇게 보면 일반적인 생각과는 달리 네안데르탈인이 크로마뇽인으로 서서히 진화된 것이 아니라, 이미 오래 전부터 존재하던 네안데르탈인과는 별 상관없이 크로마뇽인이 어디선가 갑자기 출현하여 번성해 간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그 틈바구니에서 네안데르탈인은 도태되고 멸종한 거다.
…이 지점이 바로 행성 Z가 지구의 진화와 생명에 관여한 부분일 것이다.
이렇게 새로운 인류로 태어난 그들은 얼마 안 가서 지구 전역을 탐사하고 지도를 만들고, 현대의 크레인을 사용해도 나를 수 없는 거대한 바위들로 수많은 건물을 세우고, 나아가 우주와 교통할 정도로 거의 모든 면에서 지금의 인류 문명을 훨씬 능가하는 기술 수준에 도달해 있었다.
당시 이런 고등 문명의 수립이 가능했던 이유는 크로마뇽인과 우리가 타고난 지적 능력에서 사실상 아무 차이도 없기 때문이다. 그런 그들이 3만년 가까이 원시적인 타제석기나 동물의 뼈 등을 사용하며 네안데르탈인이나 다름없이 정체되어 있었을 거라고 생각하는 건 오히려 부자연스럽다. 그러다가 기원전 10,500년경에 이르러서야 무슨 이유에선지 갑자기 신석기 문화를 일으키고 문명을 쌓아나가고 대피라밋을 건설하고 수학과 물리학과 내연기관과 원자력을 발명하여 지금의 과학문명에 이르렀다는 건가?
신석기 문명이 1만년의 세월 동안 우주개발 문명으로 발전할 수 있다면 그 이전의 2만 5천년 동안에도 그런 일은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었으며, 더 긴 시간이 주어졌던 만큼 훨씬 더 발전한 단계에까지 도달했을 가능성은 충분하고도 남는다.
그럼에도 그 찬란한 범 지구적 문명의 잔재가 거의 발견되지 않는 이유는 길게는 수십 년이나 혹은 수백 년 동안 이어졌을지도 모를 대홍수의 힘 때문일 것이다. 물론 아래와 같은 예외도 있지만.
일본 요나구니 섬의 해저에서 발견된 유적들.
이 지역이 조성된 것은 보수적인 주류학자들도 약 8천년 전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정사의 관점에서는 이때 이런 유적을 지을 수
있는 문명은 없었기 때문에 누가 봐도 확연한 인공 건조물들을
‘설명할 수 없는 자연현상’의 결과라고 주장하는 학자들도 있다.
물적 증거가 이론에 의해 부정 당하는 어처구니 없는 예.
여하튼, 이렇게 2만년 이상 번성하던 ‘아틀란티스(뭐라고 불러도 상관없다)’ 문명은 기원전 10,500년에 일어난 화성과 행성 Z의 전쟁으로 인한 거대한 홍수와 지각 변동으로 송두리째 쓸려가 버린다. 건물은 무너지고 도시는 물에 잠기고 인간과 생물들은 죽어갔고, 그 결과 화려했던 문명의 역사와 지식, 기술은 조금씩 잊혀져 신화와 전설로만 남게 되었다.
그리고 그 모든 재앙의 원인인 저 화성은 그러는 동안 불길한 핏빛 별로 변해 버렸고, 언젠가부터 지구 궤도에 떡하니 자리잡은 달과 함께 전쟁과 광기, 죽음과 멸망을 상징하는 존재로 인류에게 각인되기에 이른다.
결국 우리가 지금 교과서에서 배우는 인류의 역사는 이 모든 공포와 파괴가 훑고 지나간 후, 과거의 화려하고도 위대한 문명의 기억을 모두 잃어버린 소수의 생존자와 그 후손들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 세상에 대한 것일 뿐이다.
까마득한 옛날 문명을 전해주던 현인들의 이야기와 대대로 전해 내려오는 황금시대에 대한 동경을 가슴에 안은 채, 뼈 속 깊이 각인된 대홍수의 공포에 떨며 고지대에 옹기종기 모여 초라한 돌칼과 돌곡괭이를 들고 먹을 것을 구하던…
그때부터의 기록일 뿐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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