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 어떤 범죄가 기승 부리나 | |
우리나라는 부동산 가격이 폭락한다고, 또 다른 범죄에 악용될 소지가 있다는 주민들의 반발 때문에 범죄 지도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범죄 지도는 범죄 현황을 한눈에 보면서 갖가지 범죄에 효율적으로 대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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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는 아직 범죄 현황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범죄 지도’가 없다. 이웃 나라 일본도 마찬가지이다. 미국은 정보 기관에서 범죄 지도를 만들려고 했으나 피해자 사생활 침해 논란에 막혀 시행하지 못하고 있다.
영국에서는 조만간 영국 전역의 범죄 현황을 담은 범죄 검색 사이트를 공개할 예정이다. 영국은 웨스트요크셔 등 일부 지역에서 시범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범죄 검색 사이트를 전국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영국의 범죄 검색 사이트는 구글식 위치 검색 기능에 범죄 정보를 추가한 형태이다. 여기에는 지역별 범죄 발생 건수에서부터 범죄 형태, 유형별 통계, 최근 발생한 사건 내용 등 세부 정보가 담긴다. 우범 지역은 빨간색으로 표시된다.
하지만 영국 내에서는 범죄 지도 공개를 반대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부동산값 폭락이 가장 큰 요인이다. 범죄 지도가 범죄에 악용될 소지가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생명과 안전보다 돈을 먼저 생각하는 자본주의 사회의 단면이다.
만약 우리나라에서 범죄 지도가 만들어져 공개된다면 어떨까. <시사저널>은 경찰청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이무영 의원에게 제출한 범죄 통계를 바탕으로 전국 시도별 범죄 지도를 만들어보았다. 지난 2006년에서 올해 8월 말까지 약 3년치의 범죄 통계를 바탕으로 해서 5대 강력 범죄(살인·강도·강간·절도·폭력)와 기타 범죄를 별도로 분석했다. 통계 수치는 전체 발생 건수와 인구 대비 발생 비율로 이원화했다.
최근 3년간 전국에서 발생한 살인 사건은 2천7백55건이다. 2006년 1천65건에서 지난해에는 38건이 증가한 1천1백3건이다. 올해는 8월 말 현재 5백87건이 발생했는데, 이 중 서울(1백18건)과 경기(1백16건)가 2백34건으로 전체 살인 사건의 41%를 차지하고 있다. 광주는 발생 건수(9건)와 10만명당 발생 비율(0.62)에서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의 절도 건수, 서울의 2배 수준…폭력은 서울이 많아
▲ 경찰들이 서울 시내 유흥가를 순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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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도 사건은 불특정 다수가 피해자가 될 수 있다. 다행인 것은 2006년과 비교해 지난해에는 4백8건이 감소했다는 것이다. 올해 발생 건수가 가장 많은 지역은 경기도(6백31건), 서울(5백35건), 부산(2백45건) 순이다. 10만명당 강도 발생 건수는 대전(10.82건)이 가장 많다. 다음으로 부산(6.94건), 충북(6.87건), 울산(6.11건) 순이다. 특히 대전의 경우 지난해 발생 건수에 육박해 강도 사건에 취약한 지역으로 나타났다. 강원도의 경우도 실제 발생 건수(66건)나 10만명당 발생 건수(4.48건)가 지난해에 근접하고 있다. 인구 10만명당 발생 건수가 가장 적은 지역은 전북(3.67건)이다.
절도는 지난해에 전년 대비 1만9천7백85건이 증가했다. 올해에는 경기도가 3만3천8백21건으로 서울의 2배 수준에 달했다. 반면, 인구 10만명당 최다 건수는 광주(4백66.82), 제주(4백19.80), 대전(3백56.17), 울산(3백44.77) 순으로 많이 발생했다. 발생 비율이 낮은 지역은 서울(1백63.36)이 가장 낮다. 다음으로 대구(1백84.15), 전북(2백15.50), 경남(2백15.55) 순이다.
서울과 경기는 살인이나 강도에서는 크게 차이가 나지 않지만 절도에서는 매년 거의 두 배 이상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강간 사건은 점차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6년에 8천7백44건이었으나 지난해에는 27건이 감소한 8천7백17건이다. 올해 강간 사건은 경기(1천2백59건)가 서울(1천2백46건)보다 13건이 많아 최다 발생 지역이 되었다. 가장 적은 지역은 제주(70건)였다. 인구 10만명당 발생 건수는 가장 많은 지역이 광주(13.49건), 인천(13.39건), 제주(12.85) 순이다. 가장 적은 지역은 대구(7.28건)이다. 부산(11.00)·전남(10.12)은 지난해 발생 비율과 근접해 있다.
폭력은 5대 강력 범죄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또한, 폭력이 곧바로 살인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아 가장 경계해야 할 범죄 중의 하나이다.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1만3천3백33건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제주(5백53.49)의 경우 인구 10만명당 발생 건수가 다른 시·도보다 3년 연속 높게 나타나고 있다. 폭력 범죄는 서울의 발생 건수와 발생 비율이 경기보다 매년 많거나 높다. 인구 10만명당 발생 건수로는 대전(2백6.70)이 가장 적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 2004년 성매매 특별법이 시행되었으나 성매매는 해마다 늘어가는 추세이다.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4천4백41건이 증가했다. 여기에는 기존 집결지에서의 성매매 형태에서 음성적인 성매매가 급격하게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올해 성매매 발생 건수는 서울(7천4백38건), 경기(4천9백83건), 부산(1천5백75건)순이다. 인구 10만명당 발생 건수는 제주(86.89건)가 가장 많다. 다음으로 서울(74.14건), 광주(60.60건), 인천(59.78건) 순이다. 가장 발생 빈도가 낮은 지역은 경북(18.35건)과 전북(19.75건)이다.
해마다 실종되는 아동의 숫자도 증가하고 있다. 2006년과 비교해 지난해에는 4천4백41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거의 모든 지자체에서 아동 실종 건수가 대폭 증가했다. 제주(1백5건)의 경우 매년 두드러지게 급증세를 보이고 있어서 아동 교육과 보호 대책을 세워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8월까지 집계 현황을 보면 지난해의 기록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지자체 중에서는 광주(3백4건)와 인천(5백8건)에서 실종 아동 발생 비율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인구 10만명당 가장 적은 발생 수를 기록한 지역은 경북(6.2건), 충북(6.5건), 강원(6.6건) 순이다.
음주로 인한 교통사고도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경찰의 음주 운전 단속과 대리 운전이 보편화되었지만 아직도 술을 마신 채 운전대를 잡는 사람들이 많다. 2006년만 하더라도 음주 운전으로 인한 사망자가 9백20명이나 되었다. 지난해에는 9백91명으로 71명이 증가했다. 올해도 8월 말 현재 6백38명이 술을 마시고 운전하다가 사망했다. 그중 가장 많은 지역은 경기(1백44명)로 전체 사망자의 22.6%를 차지하고 있다.
불법 체류자 늘면서 외국인 범죄도 크게 늘어
인구 10만명당 음주 운전 사고가 가장 많은 지역은 강원(51.46건), 경북(56.29건) 순이며, 가장 적은 지역은 부산(21.59건)이다. 음주 운전을 방지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에서 외국인 범죄는 이제 특별한 것이 아니다. 국내 체류 외국인은 100만명이 훌쩍 넘었다. 법무부가 파악하고 있는 불법 체류자만 해도 23만여 명에 달한다.
해마다 외국인 범죄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2006년 1만1천9백14건이었으나 지난해에는 1만4천1백8건으로 2천1백94건이 증가했다. 올해는 8월 현재 1만1천8백96건으로 2006년 통계치에 육박했다. 외국인 범죄는 서울(3천6백26건)과 경기(3천6백34건)를 합치면 총 1만1천8백96건으로 전체의 61.0%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외국인이 밀집해 있는 지역에 대해서는 범죄 예방 활동을 강화하는 등의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이무영 의원은 “영국 경찰은 ‘첨단 온라인 범죄 지도’ 제작을 통해서 거주지 주택, 직장 근처, 자녀가 다니는 학교 근처에서 많이 발생하는 범죄 유형과 범죄 수법을 인터넷을 통해 공개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모든 국민이 범죄 현황과 유형을 쉽게 알 수 있고, 범죄별 위험 수준을 알려주는 지표를 개발해 스스로 미연에 방지할 수 있도록 경찰의 범죄 관리 체계를 개선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10월의 마지막 밤'이 위험하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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