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류, 술, 멋

알려지지 않은곳 충북 음성

醉月 2017. 4. 26. 20:48

충북 음성 감곡면 일대는 지금 연분홍 복사꽃과 연두색 신록으로 그득하다. 사곡2리의 자그마한 절집 관음사로 가는 길. 복사꽃밭에서 그림을 그리는 이를 만났다. 이런 풍경을 그리려면 얼마나 많은 색의 물감이 필요할까.

충북 음성의 감곡면에 구릉마다 온통 진분홍 복사꽃이 흐드러졌습니다. ‘감곡’의 이름은 ‘달 감(甘)’에 ‘골 곡(谷)’자를 씁니다. 한 입 베어 물면 다디단 과육의 수분이 흥건하게 고이는 복숭아가 지천으로 나는 땅에 이만큼 적당한 이름이 또 있을까요. 마을 뒤의 산빛은 연두색 신록으로 물감을 뿌린 듯하고, 복사꽃 그늘 아래 노란 민들레와 홀씨를 날리고 있는 꽃대는 양탄자를 깔아놓은 것 같았습니다. 무릉도원. 그 현란한 꽃밭 한가운데 봄볕 아래서 화폭을 펼쳐놓고 앉은 화가의 팔레트에는 아마 물감이 남아나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충북 음성은 여행 목적지로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곳입니다. 음성이란 지명 뒤에 입에 딱 붙는 명소는 없습니다. 압도적인 명성의 관광지가 없다는 이유도 있겠지만, 수도권에서 가까워서 오히려 여행자들의 눈길을 받지 못했던 탓이 큽니다. 하지만 음성은 뜻밖에 다른 지역의 내로라하는 알려진 명소보다 더 빼어난 풍경을 감추고 있었습니다. 적어도 복사꽃 피는 이즈음만큼은 그랬습니다.

감곡면에는 선홍색 홍도화가 늘어선 길도 있고, 그 꽃잎보다 더 붉은색 벽돌로 지어낸 매괴성모성당도 있습니다. 일제강점기에 지은 우람한 성당과 이국적인 회랑의 영성의 집, 그리고 지금은 박물관으로 쓰이는 석조 사제관이 절로 옷깃을 여미게 하는 곳입니다.

버드나무 잎의 연두색을 고요한 수면 위로 찍어내는 저수지의 황홀한 경관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인상적이었던 곳이 원남저수지 일대였습니다. 테마공원으로 조성된 원남저수지는 수변에 우거진 나무들이며 곳곳에 조성한 습지, 잘 다듬어낸 캠핑장, 물안개 피어오르는 저수지의 풍광을 따라 걷는 오솔길이 그윽한 곳입니다. 여기다가 자연을 잘 다듬어서 만든 철박물관, 보물 6점을 보유하고 있는 한독의약박물관이 있고 17만 평의 부지에 185개국의 인물을 돌로 깎아 석고로 세운 3000여 개의 석상이 있는 큰바위얼굴 테마파크도 있습니다. 비록 소박하지만, 모두 만든 이의 진정성이 묻어나는 곳들입니다.

이제 지금 가장 아름다운 음성의 명소를 하나하나 찾아 소개합니다. 이건 수도권에서 가깝다는 이유로 지레짐작했던, 그래서 그 진면목을 잘 몰라봤던 충북 음성에 대한 반성문이라고 해도 좋겠습니다.

충북 음성의 원남저수지를 건너는 남촌교 부근의 수변 풍경. 신록이 도장처럼 찍히는 고요한 수면 위에 배를 띄운 낚시꾼은 이곳의 풍경을 일러 ‘비현실적인 아름다움’이라고 표현했다.



# 복사꽃과 민들레의 꽃 대궐

충북 음성의 감곡면 일대는 지금 어디라 할 것 없이 구릉마다 복사꽃이 만개했다. 봄볕 아래 피어난 복사꽃이 온통 분홍색 꽃 구름으로 피어오르는 형국이다. 감곡에서 가장 화려한 복사꽃을 보고 싶다면 사곡리로 가야 한다. 길을 잡자면 행선지를 사곡리 원통산 아래 자그마한 절집 관음사로 정하는 게 맞춤하겠다.

관음사는 신라 때의 명필로 꼽히는 승려 김생이 불법을 닦으며 글씨 공부를 하던 원통산의 암자 김생암이 홍수로 무너져 대들보가 떠내려온 자리에 다시 세웠다는 금강암을, 1980년대에 지금의 이름으로 바꿔 단 절집이다. 김생이 이곳에서 나뭇잎을 따서 글씨 연습을 하는 바람에 계곡이 막히고 그 아래 물이 검게 됐다는 이야기도 전한다. 내력은 제법 깊지만 근래 다시 지은 대웅전과 지장전, 그리고 허름한 농가를 개조한 요사채의 절집 위세는 초라할 따름이다. 절집은 작고 마당도 손바닥만 하다.

관음사를 행선지로 맞춰놓은 건 절집을 만나러 가자는 뜻이 아니라, 그 길에 펼쳐진 흐드러진 복사꽃을 보기 위함이다. 절집으로 가는 좁은 농로를 가는 내내 꽃밭이 펼쳐진다. 신록의 숲과 소담한 산촌 마을, 그리고 흐드러진 복사꽃이 어우러지는 길 위에서는 도리없이 자주 멈춰 설 수밖에 없다. 도처에 이제 막 절정에 다다른 복사꽃밭이니 무릉도원이란 무릇 이런 풍경을 두고 말하는 것이겠다.

이윽고 당도하는 관음사를 장엄(壯嚴)하는 것도 죄다 꽃이다. 관음사 주변은 복사꽃과 조팝나무꽃, 자두꽃과 살구꽃으로 그야말로 ‘꽃 대궐’을 이루고 있다. 복사꽃 아래는 민들레와 냉이꽃이 지천이다. 이제 막 피어난 민들레도 있고, 꽃 지고 난 둥근 공 모양의 홀씨 꽃대를 올린 것들도 있다. 관음사는 물론이고 거기까지 가는 길도 고즈넉하기 이를 데 없으니 꽃 보러 간 봄나들이라면 호사도 이런 호사가 없다.

감곡은 이웃 장호원과 함께 복숭아 산지로 알려진 곳이다. 감곡은 충북 음성 땅이고, 장호원은 경기 이천 땅이지만 청미천의 물길을 두고 서로 마주 보고 있다. 음성과 이천이, 또 충북과 경기도가 250m짜리 다리 청미천교 이쪽과 저쪽에 있다. 감곡면사무소에서 장호원읍사무소까지 거리도 고작 3㎞ 남짓에 불과하다. 감곡과 장호원이 국내 최대 복숭아브랜드 ‘햇사레’를 함께 쓰고 있는 건 이런 이유다. 복사꽃이 지고 난 뒤에는 나무마다 단내를 뿜어내는 탐스러운 복숭아가 달린다. 봄부터 여름까지의 햇살이 키워내는 복숭아는 한 입 베어 물면 보드라운 과육과 단물이 입안을 가득 채운다. 지금 만발한 이 꽃이 다디단 과육으로 매달리는 건 세 달쯤이면 넉넉하다.

# 아침마다 펼쳐지는 물 안개의 선경

▲ 충북 음성 감곡의 복사꽃밭 아래는 온통 민들레 차지다. 꽃대에 동그란 공처럼 매달린 민들레 홀씨.
충북 음성에는 빼어난 경관을 가진 큰 저수지가 유독 많다. 음성 땅에 저수지가 모두 28개에 달한다. 일찌감치 낚시터로 이름을 날린 곳도 여럿이다. 맹동지라고 불렸던 통동저수지를 비롯해 지하로 수로가 연결돼 있어 흔히 ‘삼형제 저수지’로 불리는 사정지(무극저수지), 육령지(금석저수지), 백야지(용계지)도 낚시의 명소로 널리 알려진 곳들이다. 이렇게 알려진 저수지 말고도 음성에서는 그윽한 풍경을 두른 크고 작은 저수지를 자주 만나게 된다.

이 중에서 가장 빼어난 경관을 보여주는 곳을 꼽는다면 바로 원남저수지다. 원남지는 이웃 진천과 증평의 경계를 이루는 두타산(598m) 북쪽에 1988년에 준공된 112만4000㎡(34만 평)의 저수지다. 음성군을 휘감고 흐르는 초평천의 물길을 가둬 만든 원남지는 낚시명소로도 이름 높지만, 빼어난 경관이 오히려 더 인상적인 곳이다. 수변에 근사한 캠핑장을 조성하고, 물을 건너는 운치 있는 다리를 놓았으며, 이곳저곳에 습지를 조성해 테마공원으로 다듬어냈다. 수변을 따라 산책을 즐길만한 오솔길이 곳곳에 있고, 저수지를 한 바퀴 도는 적요한 시멘트 포장도로도 있다. 공원으로 조성했음에도 가급적 자연을 손대지 않아 자연스러운 멋을 잃지 않았다.

만수위를 기록하고 있는 원남지의 이른 아침 풍경은 가히 선경이라 해도 좋을 정도다. 고요한 수면 위로 물안개가 떠다니고 버드나무 습지의 연안에는 낚시꾼들이 그림처럼 앉아있다. 수면 위에는 안개에 휩싸인 낚시 보트들이 떠 있는데, 무릎까지 차오른 물 위로 아름드리 왕 버드나무가 활개를 치듯 연두색 신록의 잎을 달고 있다. 원남지에서 이른 아침에 만난 한 낚시꾼은 이곳을 자주 찾는 이유로 ‘속세를 떠난 신비로운 분위기’를 들 정도였다.

# 비밀스러운 수변 풍경을 만난다

원남지에서 통틀어 가장 비밀스러운 경관을 품고 있는 곳이 저수지를 건너는 다리 남촌교와 조촌리 태교사 부근이다. 태교사는 조선 초기의 문신이 명나라에서 가져온 주자의 영정을 모시기 위해 지은 사당이다. 살림집을 곁에 둔 사당은 뭐 별 볼 것이 없지만, 사당 뒤쪽 막다른 길의 열댓 가구가 사는 작은 마을을 끼고 있는 수변의 풍경이 그림 같다. 낚시꾼이 드문 이쪽에는 아침 볕이 스며들면서 맞은편 석벽의 초록빛이 데칼코마니처럼 거울 같은 수면에 그대로 도장처럼 찍히는 풍경이 일품이다.

태교사에서 막다른 길을 되돌아 나와 남촌교를 건너기 직전 ‘돌아가는 길(Detour)’이란 이정표를 따라가면 원남지를 한 바퀴 돌게 된다. 가는 시멘트 도로로 이어진 수변 길은 호젓하기 이를 데 없다. 인적없는 이 길가의 언덕에 ‘하늘궁펜션’이 숨어있다. 기와로 지붕을 올린 펜션이 마치 일본의 료칸(旅館)을 연상케 하는데, 원남지의 수면을 정원처럼 거느리고 있어 하룻밤 묵기를 권하고 싶은 곳이다.

남촌교 쪽에는 관모봉으로 오르는 두 개의 등산로도 있다. 관모란 이름은 산의 형상이 과거 벼슬아치들이 썼던 관모와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태교사에서 남촌교를 건너자마자 왼쪽 길로 접어들어 만나는 코스는 진달래 숲과 전망대를 거쳐 정상에 오르는 코스고, 남촌교 건너 오른쪽 길로 접어들어 찾아가는 코스는 계곡 길을 따라 오른다. 등산이라기에는 좀 싱거운 편이고, 산책 삼기에는 숨이 찬 길이다. 캠핑장 가까운 쪽에서도 관모봉을 오르는 등산코스가 있다. 어느 길을 택하든 왕복 3㎞ 남짓으로 2시간쯤이면 넉넉하게 다녀올 수 있다. 봄의 신록으로 물든 숲을 즐기며 가족과 가볍게 산행을 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정상과 전망대에서는 원남지의 풍경이 내려다보인다.

# 두 손이 절로 모아 지는 곳… 매괴성당

▲ 충북 음성의 매괴성당. 붉은 벽돌의 성당과 돌로 지은 사제관이 이국적인 느낌을 주는 곳이다.
음성 감곡의 왕장리에는 12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매괴성당이 있다. 선홍색 붉은 벽돌로 지은 우람한 성당과 석조로 지은 사제관, 아치형 회랑이 인상적인 영성의 집 등을 갖추고 있는 성당은 이국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성당의 건축물과 조경만 보면 유럽 어디쯤 있는 성당으로 착각할 만큼 분위기가 이국적이다.

매괴성당은 파리 외방전교회 소속 임가밀로 신부가 1893년 서품을 받은 이듬해 한국으로 들어와 여주에 부임했다가 이곳에 옮겨와 터를 잡아 세웠다. 임 신부는 임오군란 당시 명성황후 육촌 오빠 민응식의 대궐 같은 기와집 터를 사들여 본당을 지었다. 임 신부는 고래 등 같은 기와집을 처음 보고 “저 집을 제게 주신다면 성당을 지어 성모님을 봉헌하겠다”고 기도를 올렸고, 훗날 명성황후 시해 이후 일본군에 의해 집이 잿더미가 되면서 그 기도가 이뤄지자 매괴성당은 성모님께 봉헌된 ‘어머니 성당’으로 지어졌다.

붉은 벽돌로 웅장하게 지은, 지금의 높은 종탑의 고딕양식 성당건물은 이후 1930년에 다시 지은 것이다. 독특한 건 지은 지 90년이 다 돼가는 성당의 벽돌이 짙은 선홍빛을 잃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도 손으로 문지르면 붉은 물이 진하게 묻어날 정도다. 성당에서 꼭 봐야 할 것은 제대 뒤편의 높은 벽에 있는 성모상이다. 1930년 프랑스에서 제작돼 성당에 안치된 것인데, 한국전쟁 때 성당이 인민군사령부가 되었을 당시 총탄 7발을 맞고도 무사했다. 인민군이 성모상을 끌어내리러 올라갔을 때 성모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이 성모상은 지금도 ‘칠고(七苦)의 어머니’ 혹은 ‘매괴의 어머니’로 불리고 있다.

성당 완공 후 4년 뒤에 돌로 지은 독특한 양식의 사제관 건물도 이국적이다. 사제관은 유물전시관으로 쓰이고 있는데, 임 신부가 입국 당시 고종황제로부터 받은 태극기며 100년이 넘은 제의, 80년 된 성당 마루 나무를 깎아 만든 십자가와 묵주, 1930년대 고해성사대 등이 전시돼있다. 사제관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공간은 3층의 성체 조배실이다. 성체를 모셔둔 조배실은 기도실로 쓰이는데, 어둠 속에서 스테인드글라스 창으로 들어오는 빛이 성모상을 비추는 장면이 어찌나 경건하던지 두 손이 절로 모아졌다.

# 철과 약, 그리고 3000개의 석상

음성의 곳곳에는 쏠쏠한 볼거리들이 많다. 먼저 감곡면 오향리의 철박물관 얘기부터. 여기 어디 무슨 박물관이 있을까 싶은 공장지대 자리에 뜬금없다 싶게 박물관이 있다. 철박물관은 동국제강 창업주 고 장경호 회장의 손녀 장인경 씨가 짓고 운영하는 곳이다.

박물관 마당을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길을 붙잡는 게 거대한 철 구조물이다. 한국에서 최초로 철을 대량으로 만들어 뽑았던 전기로다. 전기로는 일본에서 수입한 것이지만 현대산업문화유산으로 선정된 것이다. 1966년부터 1980년까지 이 전기로에서 15년간 생산한 140만t의 철이 근대화의 밑받침이 됐다.

전시실은 큰 규모는 아니지만,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다. 철의 탄생에서 시작해 역사, 예술과 얽힌 다양한 철에 대한 전시물들이 전시실을 가득 메운다. 박물관 뒷마당에는 경주 용명리에서 옮겨온 조선시대 석축형 제철로도 있다. 발굴 후 수몰될 처지에 있던 것을 한양대 문화재연구소에 의뢰해 뜯어다가 정성스레 맞춰놓은 것이다. 박물관은 철을 주제로 한 다양한 전시품과 함께 화려한 정원과 유리온실까지 갖추고 있다. 철박물관의 특이한 점 두 가지, 박물관을 금, 토, 일요일에만 개방한다는 것. 그리고 이렇게 잘 꾸민 시설을 무료로 개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음성에는 또 국내 최초의 전문박물관이자 기업박물관인 한독의약박물관이 있다. 대소면 대풍리의 일반산업단지 내의 한독 음성공장 안에 있는 이 박물관은 1964년 기업창립 10주년을 기념해 설립한 곳으로 국내외 의약학 유물 1만여 점을 소장하고 있다. 음성에는 국보는 한 점도 없고 보물만 6점이 있는데, 그게 모두 이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의약 관련 고문서다. 전시실이 크지는 않지만 잘 관리되고 있다.

또 한군데 이색적인 곳이 ‘음성 큰바위얼굴 테마파크’다. 전 세계 180여 개국의각 분야 인물 1000여 명의 대형 석조 조각상과 동물 형상부터 예술조각 작품까지 도합 3000여 점이 온통 어지럽게 전시된 공간이다. 역대 대통령부터, 베네딕토 16세, 맥아더 장군, 역대 노벨상 수상자, 역대 고구려왕, 싸이, 서태지, 역도산에 이르기까지 좌충우돌이다.

조각작품은 중국에 제작을 의뢰해 배로 실어왔다는데, 어림잡아 계산해봐도 수백억 원은 족히 들었을 이 공간을 개인이 사재를 털어 만들었다는 게 놀랍다. 세계역사 교육의 장으로 공원을 조성했다는 설립자의 취지에는 좀 송구하긴 하지만, 이곳은 교육보다는 ‘키치’의 느낌이 더 강하다. 대번에 누구인지 알 수 있는 것도 있긴 하지만, 아무리 봐도 영 닮지 않은 것도 있다. 정교한 조각과 예술작품을 상상했다면 필시 실망하겠지만, 유치하다 싶을 정도로 투박한 솜씨가 키치적인 즐거움을 주는 곳이다.



감곡·원남저수지 가는 길 = 영동고속도로 여주분기점에서 중부내륙고속도로로 갈아타고 충주방면으로 가다가 감곡IC에서 나온다. 감곡톨게이트를 빠져나와 38번 국도에서 우회전해 감곡 방면으로 간다.

감곡면 사곡2리의 작은 사찰 관음사는 인터넷이나 차량용 내비게이션으로는 검색이 잘 안 된다. ‘사곡2리 문화회관’을 검색하거나 ‘북상골 낚시터’를 검색해 찾아간 뒤 길을 내처 가면 길 끝에 관음사가 있다.

감곡IC에서 관음사까지는 10분 남짓으로 가깝다. 관음사가 음성의 북쪽이라면 원남저수지는 음성 남쪽 끝에 있다. 음성군청에서 516번 지방도로로 조촌2리까지 가서 원남 테마공원캠핑장 쪽으로 좌회전하면 원남저수지의 물길과 만난다.

어디서 묵고 무엇을 맛볼까 = 음성에는 음성관광호텔(043-873-8881)이 있다. 음성 맹동면의 충북 진천·음성 혁신도시에 새로 문을 연 거성호텔(043-878-2300)이나 나무호텔(043-882-8866)을 추천한다. 새로 지어 깔끔한 데다 시설도 나무랄 데 없다. 특히 나무호텔은 야외에 제법 넓은 덱과 온수 욕조를 갖춘 이른바 ‘풀 빌라형’ 고급 객실도 갖추고 있다. 거성호텔은 8만 원대. 나무호텔 일반 객실은 9만 원대이고 풀 빌라형은 16만 원 정도다.

‘미슐랭 가이드’식으로 말하자면 음성에는 ‘그 음식을 먹기 위해서 그 도시를 여행할 가치가 있는’ 음식점은 없다. 여행길에 들러서 그다지 실망스럽지 않은 음식점을 찾는 정도라고 보면 된다. 음성읍의 재건식당(043-872-2320)은 불고기백반 등을 내는 식당이다. 한정식을 내걸었지만 반찬 가짓수 등은 모자라다. 음식은 괜찮은 편이다. 스완레스토랑(043-878-8831)은 스파게티와 돈가스 등을 내는 경양식집이다. 지역에서 제법 인기가 있는 곳이다. 예원(043-873-8592)은 음성에서 가장 큰 화로구이 돼지갈비 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