方外之士

몸살림운동가 김철의 ‘스스로 건강법’

醉月 2008. 7. 14. 10:41

디스크는 죄가 없다? 틀어진 고관절 바로잡으면 요통 끝! 김 철 몸살림운동가 www.momsalim.or.kr
현대의학은 허리가 아프거나 다리가 땅기는 증세가 있으면 척추 디스크의 이상 때문인 것으로 결론짓고 수술로 이를 해결하려 한다. 하지만 몸살림운동에서는 그 원인을 척추를 지지하는 고관절과 엉치의 이상에서 찾는다. 몸살림운동가 김철이 쓰는 ‘스스로 건강법’, 그 첫 회에서는 요통과 다리 통증을 간단한 동작과 운동으로 이겨내는 방법을 소개한다.

허리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 사람은 대개 오래 앉거나 서 있으면 허리가 뻐근하게 아프다. 이런 통증은 정상적인 현상으로 볼 수 있다. 문제는 평상시 또는 때때로 바늘로 콕콕 쑤시는 것처럼 찌릿하게 허리가 아픈 사람이다. 아예 일어서고 앉는 것조차 어려울 정도로 심하게 아픈 사람도 있다. 과거에는 보기 드문 일이었지만 요즘에는 중·고등학생에게까지 요통이 일반화하는 추세다.

 

허리 아픈 사람은 대부분 디스크 증세를 겪는다. 디스크란 척추 뼈 사이에서 스프링처럼 완충 역할을 하는 ‘허리 디스크’를 줄인 말이다. 정식 의학명으로는 ‘추간판탈출증(椎間板脫出症)’으로, ‘디스크(椎間板)가 튀어나와(脫出) 척추신경을 누르는 현상 또는 그 때문에 허리, 다리가 아픈 증상’을 통칭한다. 양방의 척추외과에서는 삐져나온 디스크를 잘라내는 것으로 이 병을 ‘치료’하고 있다. 예전에는 수술에 칼을 썼지만 요즘은 레이저를 쏘아 잘라낸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잘라낸 디스크는 주삿바늘을 통해 몸 밖으로 빼낸 뒤 버려진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런 수술에 대해 심각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수술을 해도 재발하는 경우가 잦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은 네 차례나 수술을 받았는데도 낫지 않아 병원을 전전한다. 수술로 인한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수술 후유증을 겪은 환자 가운데 절반 이상이 2차 치료나 추가 수술을 받고 있지만 심각한 장애를 입는 사례가 적지 않다. 한국소비자보호원에 접수된 척추수술 관련 분쟁건수 중 절반이 디스크 관련이고, 척추 관련 질환인 척추관협착증이 3분의 1을 차지한다.

 

 

원인도 모르는데 치료를?

왜 이런 일이 생길까. 이는 허리통증을 불러오는 모든 원인을 디스크에 뒤집어씌워 ‘단죄’하려 들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원인이 아닌데 잘라냈으니 당연히 재발하는 것이고, 디스크를 잘라내다가 신경을 잘못 건드리면 부작용이 뒤따른다.

 

아울러 사람들이 별로 주목하지 않지만 매우 중요한 사실이 있다. 디스크 수술을 하면 본래 가진 허리 힘의 30% 이상은 쓰지 못하게 된다는 것이다. 디스크는 별 존재 이유 없이 척추(椎) 사이(間)에 있는 판(板)이 아니다. 우리 몸에 쓸데없이 존재하는 기관은 하나도 없다. 모든 것이 그 자리에 그대로 있을 때 몸은 정상적으로 작동한다. 꼭 있어야 할 디스크를 일부라도 잘라내면 그만큼의 후유증이 따른다.

척추는 전체가 하나로 연결된 형태로 마치 여러 개의 벽돌이 차곡차곡 쌓여 있고, 이들 벽돌을 근육이 둘러싼 모양을 하고 있다. 디스크는 벽돌 모양으로 생긴 척추 사이에 들어 있는 연골인 셈이다. 이 연골은 벽돌과 벽돌이 직접 맞닿지 않게 하면서 쿠션 기능을 한다.

 

움직일 때 뼈와 뼈가 직접 맞닿게 되면 엄청난 통증과 함께 뼈가 마모될 것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있는 것이 디스크다. 또한 척추는 자기보다 위에 있는 상체의 무게를 지탱하게 돼 있다. 특히 허리를 형성하는 요추는 상체 전체의 무게를 받기 때문에 흉추나 경추보다 면적이 훨씬 넓다. 이렇게 위로부터 하중을 받을 때 스프링 구실을 하는 것이 디스크다. 디스크가 온전한 모양을 하고 있지 않으면 스프링이 ‘충격흡수’라는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

허리 통증에 대한 가장 일반적인 진단은 디스크가 삐져나와 신경을 눌러 생기는 것이라고 한다. 그러면 디스크는 왜 삐져나올까. 현대의학에서 이에 대한 답은 두루뭉술하다. ‘어떤 이유인지는 모르지만 그냥 디스크가 삐져나왔다’고 이야기한다. 디스크가 탈출했다면 왜 탈출했는지 원인을 밝혀야 하는데도 그렇게 하지 않고, 다만 디스크 때문에 허리가 아픈 것이라 단정하고 디스크를 잘라낸다.

   

 

고관절의 틀어짐이 원인

요추에서 디스크가 탈출한 것으로 보이는 것은 요추라는 ‘벽돌’이 똑바로 정렬돼 있지 않고 한쪽이 떠 있기 때문이다. 디스크 자체에 문제가 생긴 것이 아니라 요추가 바르게 정렬돼 있지 않기 때문에 벌어진 현상이다. 그러면 왜 요추는 옷을 개켜놓은 것처럼 차곡차곡 정렬돼 있지 않고, 입을 벌린 것처럼 어긋나게 쌓여 있는 것일까.

 

요추는 골반 위에 얹혀 있다. 골반은 앞골반인 치골과 양옆 골반인 장골, 뒷골반인 천추, 미추로 구성된다. 요추라는 벽돌이 헝클어진 이유는 골반이 지면을 향해 수평을 유지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골반을 상자에 비유한다면 상자가 한쪽으로 뒤틀려 있는 형국이다. 그러니 위에 얹혀 있는 요추가 똑바로 정렬할 수 없게 된다.

 

그러면 골반은 왜 뒤틀리게 될까. 우연히 그렇게 된 것일까? 아니다. 여기에도 분명 이유가 있다. 옆골반인 장골에는 소켓(절구) 모양으로 두 개의 단을 이루는 구멍이 있고, 이 구멍에 공이 모양의 넓적다리뼈가 들어가 관절을 이루고 있다. 이를 고관절이라 하는데, 문제는 이 고관절에서 시작된다. 고관절이 앞이나 뒤로 틀어지면서 삐져나오면 양쪽 다리의 길이가 달라진다.

 

실제로 다리 길이가 다른 사람이 많이 있는데, 이는 모두 고관절이 틀어져 있기 때문이라고 보면 된다. 유전이나 자세 또는 식생활 습관 때문도 아니고, 또 다른 이유로 인해 그렇게 될 까닭도 없다. 원래부터 다리 길이가 다른 게 아니라 고관절이 틀어지면서 다리 길이가 달라진 것이다. 현대의학이든 한의학이든 이러한 사실에 제대로 주목하지 않는데, 병의 90% 이상은 고관절이 틀어져 몸의 균형이 깨지면서 온다.

 

1. 고관절 스스로 바로잡기

▲방법 1 : 옆으로 다리 들어올리며 틀어진 고관절 치기
- 타점 찾기 : 옆 골반에 손바닥을 대고 허벅지 쪽으로 내려오면 뼈가 약간 돌출돼 있는 곳이 만져지는데, 이곳이 고관절 큰돌기인 타점이다.
- 고관절이 틀어진 쪽의 반대편 손으로 벽이나 의자 등을 짚고 선다.
- 틀어진 쪽의 주먹을 가볍게 말아 쥐고 가슴 높이 정도로 든다.
- 틀어진 쪽 다리를 옆으로 들어올리며 주먹으로 타점(고관절 큰돌기)을 때린다(사진 3).
- 다리가 올라가는 도중에 정확하게 맞도록 해야 한다.
- 다리는 30도 정도 살짝 들어주기만 하면 된다.
- 몸이 기울면 각도가 맞지 않아 교정이 되지 않는다.
- 고관절 수술을 한 사람은 교정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방법 2 : 옆으로 누워 꺾기
- 고관절이 틀어진 쪽으로 모로 누워 손으로 머리를 받친다.
- 반대쪽 무릎을 굽히면서 발로 바닥을 디뎌 다리가 삼각형 모양으로 서게 한다.
- 틀어진 쪽 무릎을 구부린 후 손으로 발을 최대한 잡아당겨 발목을 대퇴부 위에 올려놓는다(사진 4).
- 틀어진 무릎을 최대한 밀어 몸통과 다리가 1자를 이루게 하고 허리를 편다.
- 틀어지지 않은 쪽 발로 바닥을 밀어 구르면서 넘어진다.
- 교정하려는 다리를 몸통과 완전히 일직선으로 만들어야 한다.
- 발을 잡고 있는 손은 완전히 넘어지는 순간까지 놓지 말고 계속 당겨주어야 한다.
- 몸에 힘을 빼지 못한 상태에서 하면 오히려 고관절이 더 틀어질 수도 있다. 이 동작을 잘못하면 이상이 없던 다리도 틀어질 수도 있다.
- 이 동작도 고관절 수술을 한 사람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다리 길이가 달라지면 그 위에 얹혀 있는 골반이 뒤틀리게 된다. 예컨대 양쪽 다리 길이가 크게 차이가 나는 소아마비도 어릴 때 한쪽 고관절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해 다리의 성장이 정지되면서(그쪽으로 전혀 힘을 주지 못하니까) 나타나는 증상이다. 이처럼 디스크는 고관절이 틀어져 골반이 수평을 이루지 못해 생기는 질환이다.

 

 

요통은 엉치 통증

그러면 허리는 왜 아픈 것일까. 과연 삐져나온 디스크 때문에 허리가 아픈 것일까. 허리가 아프다고 하면 보통 요추가 있는 허리 부분이 아픈 것으로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 통증을 느끼는 정확한 지점은 요추가 아니라 엉치 부분이다. ‘엉치’라는 명칭은 선조들의 전통적 표현으로 해부학에서 쓰는 표현을 빌리면 장골(옆골반 뼈) 중에서 뒤로 약간 튀어나와 있는 ‘뒤엉덩뼈가시(posterior superior iliac spine)’를 말한다. 손으로 양쪽 엉덩이 윗부분을 눌러 보면 좌우 대칭으로 튀어나온 이 뼈가 만져진다.

허리가 아픈 사람은 아픈 지점을 찾아 만져보자. 아픈 부분을 눌러보면 요추까지 올라간 지점이 아니라 그 밑에 있는 엉치 부근이라는 것을 확실하게 알 수 있다. 디스크가 튀어나와 신경이 눌린 지점이 아픈 게 아니다.

그런데 병원에서는 허리가 아프다고 하면 대개 엉치 바로 위에 있는 요추를 엑스레이로 촬영해본다. 그러면 요추가 어긋나 입을 벌리고 있고 디스크가 밀려나와 있는 게 보인다. 이를 보고 허리 통증은 디스크가 신경을 누른 데서 비롯된다고 해석한다. 디스크가 신경을 누른 경우라면 당연히 그 부분에서 통증을 느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음에도 이를 원인이라고 하는 것이다.

 

2. 엉치 스스로 바로잡기

▲엉치가 밑으로 내려와 있는 경우
- 두 발을 어깨 넓이로 벌리고 양 발이 수평을 이도록 하고 서서 양 주먹으로 엉치뼈를 받쳐준다. 양 주먹이 八자를 이루게 하고 약간 힘을 주어 엉치뼈를 위로 모으면서 밀어준다.
- 먼저 목을 뒤로 넘긴 후 순간적으로 상체를 20도 정도 뒤로 젖혀준다. 이와 동시에 엉치뼈를 받치고 있던 주먹을 45도 각도로 밀어주어 엉치뼈가 허리 쪽으로 올라오게 한다(사진 5).
- 허리를 젖힐 때 상체를 직접 움직이지 말고 골반을 앞으로 살짝 밀어주면 더 쉽게 몸의 힘을 뺀 상태로 동작을 할 수 있게 된다.
- 허리를 무리하게 젖히거나 균형이 잡히지 않은 상태에서 굽히면 엉치뼈가 앞으로 밀리거나 고관절이 앞쪽으로 틀어질 위험이 있다.
- 허리에 힘이 들어가 있으면 동작을 아무리 반복해도 소용이 없다.

 

 

 

 


▲엉치가 위쪽으로 밀렸을 경우
- 두 발이 수평을 이루게 하고 서고 양손을 가슴 앞까지 올린다.
- 상체의 힘을 뺀 상태에서 양손을 내리면서 순간적으로 허리를 굽힌다(사진 6).
- 허리를 굽힐 때 무릎이 구부러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 허리에 힘을 주지 말고 상체를 지탱하던 힘을 빼 상체가 밑으로 떨어지며 허리가 굽게 한다.
- 허리를 무리하게 굽히거나 균형이 잡히지 않은 상태에서 굽히면 엉치가 뒤로 밀리거나 고관절이 뒤쪽으로 틀어질 수 있다.

   

 

 

 

 

 

 

 

3. 허리를 위한 스스로 건강법

▲방석을 이용한 건강법(1번 방석 숙제)
·이 건강법을 실천해야 하는 이유는 사람들의 허리가 대부분 뒤로 휘어 있기 때문이다.
·이 건강법은 매일 자기 전에 하는 것이 좋다.
·너무 두껍거나 너무 얇지 않은 방석을 반으로 접는다.
·접힌 부분을 엉치 밑에 놓고, 반대편을 머리를 향하게 하고 눕는다(사진 7).
·10∼15분이 지난 후 몸을 180도 뒤집어서 엎어진 다음 엉덩이부터 뒤로 빼면서 일어난다.
·15분 이상 하면 척추를 둘러싼 근육이 굳기 때문에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역효과가 난다. 특히 이 동작을 하다가 잠이 들면 근육이 완전히 굳어 다음날 허리가 매우 아플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걷기를 이용한 건강법(걷기 숙제)

·이 운동 또한 1자나 뒤로 휜 허리를 세워주고, 굽은 등을 펴주며, 좁아진 가슴 공간을 넓히고, 앞으로 처진 어깨를 뒤로 가도록 펴준다.
·이 운동은 가능하면 아침에 일어났을 때 하는 것이 좋다. 자면서 틀어진 몸을 바로잡고 정신을 맑게 해주기 때문이다.


‘깍지 끼고 걷기’
/어깨를 위로 들어올려 충분히 뒤로 돌린 다음 양손을 뒤로 해서 깍지를 낀다. 깍지 낀 손의 손바닥은 하늘을 향해 수평이 되도록 한다.
/깍지 낀 손을 아래로 쭉 내리고 양팔을 안쪽으로 약간 튼 다음 걸으면 된다. 양팔을 안쪽으로 틀면 어깨가 뒤로 젖혀지면서 가슴 공간은 최대로 넓어진다(사진 8).
/이때 깍지 낀 손은 자연스럽게 엉덩이에 닿도록 한다.
/고개는 15도 정도 들어 멀리 바라보는 자세가 되도록 한다.
/눈을 감거나 뜨고 제자리걸음을 한다.
/이 운동은 10~20분 하면 된다.
/이 운동을 할 때에는 절대로 어깨나 팔, 허리, 등 어디에도 힘을 주지 말아야 한다.
/배를 내밀거나 상체를 뒤로 젖혀도 안 된다.

‘양반걸음 걷기’
/그냥 뒷짐을 지고 걸어도 똑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 이것이 양반걸음이다.
/이때 서로 위아래로 포갠 양손을 놓는 지점은 요추와 흉추가 만나는 지점이나 약간 위 정도면 되는데, 허리에서 가장 안으로 들어간 지점의 바로 위라고 보면 된다(사진 9).
/걸을 때에는 양손으로 허리를 지그시 눌러주어야 좋다.
/주의사항은 깍지 끼고 걸을 때와 같다.

   

디스크 다음으로 많이 나타나는 척추관협착증도 마찬가지다. 이 증상은 오래 서 있거나 한참 걸으면 허리에서부터 다리까지 한쪽 또는 양쪽 다리 전체가 몹시 아프거나 저려서 조금 걷다가 주저앉게 된다. 이에 대해 현대의학은 노화로 인해 척추관이 좁아졌기 때문이라고 말하는데, 척추관이 좁아진 이유도 사실 알고 보면 척추가 똑바로 정렬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 또한 고관절이 틀어져 골반이 뒤틀린 게 근본 원인이다.

 

추간판 탈출이나 척추관 협착은 요통의 원인이 아니라 고관절이 틀어지면서 생긴 결과물일 뿐이다. 척추의 지지성과 가동성이 노화로 인해 현저하게 저하되면서 발생한다는 변형성척추증도 마찬가지다. 이것도 고관절이 틀어져 나타나는 현상이다. 그런데 현대의학은 결과를 원인으로 혼동하고 그 결과에만 집착한다. 다시 강조하지만 요통은 엉치 부근의 근육이 굳어 이것이 신경을 자극하면서 일어나는 통증이다. 엉치의 근육은 고관절이 틀어져 골반이 뒤틀리면서 서서히 굳어간다.

 

실제로 허리 아픈 사람을 엎드리게 하고 엉치를 양 손바닥으로 눌러보면 전후 또는 좌우로 틀어져 있음을 알 수 있다. 우선 엉치가 원래 있어야 할 위치에서 밑으로 내려와 있다. 골반 전체가 아래로 밀리면서 밑으로 처져 있는 것이다. 필자가 경험한 바로는 3cm 이상 내려와 있는 경우도 있었다.

 

더욱 중요한 포인트는 엉치가 위를 향해 똑같은 정도로 튀어나와 있느냐다. 골반이 뒤틀리지 않고 정상적인 모양을 하고 있으면 엉치는 양쪽이 좌우 대칭으로 똑같이 튀어나와 있어야 한다. 그러면 허리가 아프지 않다. 그런데 한쪽은 심하게 가라앉아 있고 다른 한쪽은 툭 튀어나와 있는 경우도 있고, 양쪽이 약간 차이가 나는 경우도 있다. 골반이 앞과 뒤로 뒤틀리면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셈이다. 전자의 경우는 허리가 심하게 아프고, 후자의 경우는 심하지는 않지만 오래 서거나 앉아 있으면 뻐근하게 아픈 정도의 통증을 느낀다.

 

 

고관절 바로잡는 법

이런 구조를 이해하면 요통을 잡는 법은 간단하게 도출된다. 어떤 방법으로든 고관절과 엉치를 제자리로 돌아가게 하면 되는 것이다. 시간과 돈이 들어가고 큰 고통이 따르는 수술은 필요치 않다. 몸살림운동에서 권하는 동작과 운동을 꾸준히 하면 어긋난 요추가 정렬되면서, 삐져나온 디스크는 자연스럽게 들어간다. 좁아진 척추관도 원래대로 돌아간다.

 

필자가 허리 아픈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방법은 간단하다. 틀어진 고관절을 발바닥 가운데 오목한 부분으로 45도 각도로 치거나 손으로 밀어서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게 한다(사진 1). 그 다음에는 엉치를 양 손바닥으로 역시 45도 각도로 툭 쳐서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게 한다(사진 2). 이렇게만 해도 요통은 바로 사라진다. 일어나서 몸을 한껏 뒤로 젖혀보라고 하면 허리가 활처럼 휘면서 뒤로 젖혀진다. 허리가 아픈 사람은 뒤로 젖히지를 못하는데, 고관절과 엉치를 바로잡으면 한껏 뒤로 젖혀진다.

 

고관절과 엉치를 스스로 바로잡는 법도 있다. 아주 심하게 틀어진 사람은 잘 되지 않겠지만, 조금 틀어진 사람은 고관절과 엉치를 스스로 바로잡고 다음에 소개할 ‘숙제’를 착실하게 하면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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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관절 ‘스스로 잡기’(상자기사 1)부터 해보기로 하자. 이를 위해선 우선 고관절이 틀어졌는지 아닌지, 어느 쪽이 틀어졌는지를 알아야 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넓적다리뼈와 엉덩이뼈가 연결되는 지점, 바로 고관절의 근육을 눌러보는 것이다. 뼈가 틀어져서 시간이 지나면 근육이 굳는다. 근육이 굳으면 신경을 눌러 아프다. 이 원리를 이용해서 틀어졌는지 아닌지를 알 수 있다. 단점은 자기 스스로 진단하기는 어렵고, 남이 진단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아픈 사람이 누워 있는 상태에서 다른 사람이 정확하게 고관절 큰돌기(상자기사 1. 타점 찾기 참조)에 중지 끝을 갖다댄다. 그리고 손바닥을 편 상태에서 엄지로 사타구니를 눌러본다. 틀어진 경우에는 근육이 딱딱하게 굳어 있고, 살짝만 눌러도 자지러지게 아파한다. 극히 드물기는 하지만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도 있으므로 정확한 판별은 근육이 굳어 있는지 아닌지로 해야 한다. 대개는 한쪽만 틀어져 있지만, 간혹 양쪽 다 틀어진 사람도 있다. 한쪽이 틀어진 상태에서 골반이 반대쪽으로 밀리면서 양쪽이 다 틀어지는 것이다.

 

스스로 판별하는 방법은 누운 상태에서 다리를 들어올려보면 된다. 틀어진 쪽 다리를 들어올릴 때에는 고관절 부위가 한번 막혔다가 뚫리는 것처럼 걸렸다가 풀어진다는 느낌이 든다. 매우 쉬운 방법이지만 약간 틀어졌을 때에는 제대로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어느 쪽 고관절이 틀어져 있는지 알았다면, 스스로 건강법에 따라 바로잡아 보자. 주의할 점은 고관절을 바로잡은 후 배꼽 밑을 10분간 찬물에 담가 식히고 10일간은 심한 운동이나 노동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고관절이 다시 틀어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고관절을 제자리로 돌려놓았다면 엉치 바로잡기에 나서야 한다(상자기사 2). 엉치가 밑이나 위로 밀려 있으면 골반이 기울거나 뒤틀린다.

 

이런 스스로 건강법을 한 번 한다고 해서 요통이 말끔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한 번으로 엉치의 굳은 근육이 모두 풀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근육이 다 풀리고 아래로 밀려 내려간 골반이 확실하게 제자리를 잡느냐는 본인의 노력에 달려 있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스스로 건강법은 따로 있다. 고관절과 엉치를 바로잡은 후에도 허리를 세우고 굳은 근육을 풀어주는 노력을 계속해야 고관절과 골반의 틀어짐을 막을 수 있다. 몸살림운동에서 말하는 ‘1번 방석 숙제와 걷기 숙제(상자기사 3)’가 바로 그것이다. 이를 평소에 꾸준히 실천하면 현재 허리가 경미하게 아픈 사람, 즉 고관절과 골반이 경미하게 틀어진 사람은 그 증상이 사라지고, 일반인은 요통이 오는 것을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다. 궁극적으로 이 동작들은 우리 몸의 기초인 척추를 바로 세운다. 기초가 제대로 서면 몸에 관한 한 큰 문제는 발생하지 않는다.

 

다리 땅김도 결국 고관절 탓

현대의학에서는 다리 근육이 아프고 땅기는 현상도 디스크가 신경을 누르거나 척추관이 좁아져(협착) 있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이렇게 단정하는 것은 무리다. 요추와 흉추가 연결되는 지점에서 갈라져 나오는 신경이 눌리면서 약해지면 다리가 마비되는 일은 있어도 다리 근육이 땅기고 아픈 현상은 있을 수 없다.

 

몸살림운동에서는 이 또한 고관절이 틀어져 있기 때문으로 본다. 그러면 틀어진 쪽의 다리에 힘이 잘 들어가지 않는데, 그래도 그쪽 다리를 틀어지기 전과 똑같이 사용하면 근육이 굳는다. 다리가 땅기고 아픈 것은 바로 다리 근육이 굳어 있기 때문이다. 아프지 않은 쪽 다리 근육을 손가락으로 찌르면 아프지 않지만, 아픈 쪽 다리를 찌르면 자지러지는 통증을 느낀다.

 

고관절이 틀어지지 않은 쪽의 다리가 땅기고 아픈 경우도 많이 있는데, 그 이유도 간단하다. 틀어진 쪽의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으니까 반대쪽 다리로만 과도하게 힘을 주게 되어 그쪽 다리 근육이 굳으면서 땅기고 아픈 것이다.

 

양쪽 고관절이 모두 틀어진 경우에는 양쪽 다리에 모두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그래도 걸어는 다녀야 하니까, 힘이 들어가지 않는 양쪽 다리에 억지로 힘을 주고 걷지 않을 수 없다. 오랫동안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양쪽 다리의 근육이 굳는다. 양쪽 다리가 모두 땅기고 아프게 되는 것이다.

 

다리가 땅기고 아플 때 해법은 간단하다. 고관절이 틀어지고 다리 근육이 굳었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므로 ‘스스로 고관절 풀기 운동(상자기사 1)’을 통해 고관절을 바로잡고 굳은 다리 근육을 풀어주면 된다. 다리 근육을 푸는 방법도 어렵지 않다. 아픈 사람을 엎드리게 한 뒤 아픈 쪽 다리의 발을 움직이지 않게 어깨에 올려놓고 오금에 손바닥을 밑으로 가게 해서 손을 집어넣고 엉덩이 쪽으로 천천히 민다. 그러다가 다리가 거의 궁둥이에 닿을 때쯤에 순식간에 확 밀면 된다(사진 10).

   

본인의 노력이 중요

이렇게 하고 나서 아팠던 사람에게 앉았다 일어나기 동작을 해보라고 하면, 이전과는 달리 다리가 한결 부드러워진 것을 느낀다고 말한다. 다리가 아픈 사람은 쪼그리고 앉기가 매우 어려운데, 굳은 근육이 풀리면 수월하게 앉았다 일어서기를 할 수 있게 된다. 걸어보라고 하면 역시 한결 부드럽게 걷는다.

그렇다고 해서 다리가 다 풀린 것은 아니다. 아직 땅기고 아픈 증세는 조금 남아 있다. 나머지 아픈 증세는 ‘걷기 숙제(상자기사 3)’를 꾸준히 하면 서서히 풀린다. 다리 근육을 푸는 것 또한 다른 사람의 ‘도움’은 일부분일 뿐 결국은 본인의 몫이다.

 

김 철
1949년 서울 출생
선인고 졸업
강원도 오대산 무애스님에게 전통인술, 체술 사사
2004년 몸살림운동 창립, 現 몸살림운동 상임지도위원
저서: ‘몸의 혁명’ ‘김철의 몸살림 이야기(몸은 스스로 낫는다)’

굳은 근육을 풀 때 일반적인 방식은 오랫동안 마사지를 하는 것. 하지만 이런 방식으로는 절대 근육이 풀리지 않고, 시간이 지나면 다시 굳는다. 굳은 근육을 푸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근육을 놀라게 하는 것이다. 앞의 다리 근육 풀기에서 보았듯이 다리를 천천히 밀다가 마지막에 한 번 확 힘을 주어 꺾으면 근육이 깜짝 놀라는데, 이때 근육은 순식간에 풀어진다.

자기 스스로 아픈 다리를 푸는 방법도 있다. 무릎을 꿇고 엉덩이를 든 상태에서 방석을 둘둘 말아 오금에 집어넣고 주저앉아(사진 11) 있으면 된다. 이 방법을 이용하면 다리가 몹시 땅기고 아픈데, 그럴 때에는 계속 앉아 있지 말고 자세를 푸는 게 좋다. 다음에 다시 하면 조금 더 오래 앉아 있을 수 있다. 이렇게 조금씩 진전시키면 근육이 풀린다.

   

만성 소화불량, 퇴행성 관절염 등뼈, 다리뼈 바로잡으면 속 편하고 걷는 게 즐겁다

  김 철 몸살림운동가 www.momsalim.or.kr


현대의학은 소화불량의 원인을 효소의 부족에서, 퇴행성 관절염의 원인을 닳아 없어진 연골에서 찾는다. 체하면 소화제를 먹고 관절염이 심하면 수술을 한다. 하지만 ‘몸살림운동’에서는 그 원인을 등뼈의 이상과 정강이뼈(경골)의 틀어짐에서 찾는다. 만성 소화불량과 퇴행성 관절염, 접질린 발목을 간단한 동작과 운동으로 해결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고관절 바로잡는 1번 방석 숙제

요즘 몸살림운동 수련장에서는 ‘신동아’ 독자들의 문의전화로 곧잘 승강이가 벌어지곤 한다. 이 운동의 취지를 제대로 알지 못하고 ‘치료’를 받기 위해 방문하겠다고 하기 때문이다. 이곳은 치료를 하는 곳이 아니라 운동을 통해 스스로 건강해지도록 돕는 수련장이다. 우리는 병원처럼 개별적으로 치료하지 않고 정기수련이나 특별수련을 통해 운동법을 가르치는데, 그 방법은 홈페이지에 공개해놓았다. 필자가 쓴 책이나 몸살림운동 홈페이지 동영상을 보고 스스로 운동해보다가 정 안 되면 그때 수련에 참가해 배우라고 거듭 권한다.

 

 

 

 

 

 

      

  ‘스스로 건강법’의 참뜻

여기에서 ‘스스로 건강법’의 의미를 짚고 넘어가자. 이 말에는 우리 몸은 스스로 나을 수 있는 능력이 있으므로 약과 수술에 절대적으로 의존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 들어 있다. 웬만한 병은 우리 몸의 자연치유력을 살리기만 하면 저절로 물러간다는 얘기다.

 

사람들은 아프면 반사적으로 무슨 약을 먹을까 생각한다. 그러나 곧 자신은 전문가가 아니라는 생각에 양방이든 한방이든 바로 병원으로 달려가 약 처방을 받는다. 병의 종류나 정도에 따라 수술을 하기도 한다. 나의 건강을 보장해주는 것은 약과 수술이고, 이런 치료를 통해 건강을 돈으로 살 수 있다고 여긴다.

 

하지만 병을 만든 주체도 자신이며, 병에서 벗어나 건강해지는 것도 자신의 몫이라는 게 필자의 근본 생각이다. 자신이 몸을 굽히고 바르지 않은 자세로 살아왔기 때문에 병이 온 것이고, 따라서 자신이 책임을 지고 몸을 바르게 펴야 건강해진다는 주장이다. 몸살림운동에서는 이런 원리를 모르고 ‘치료’만을 목적으로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냉담하다. 이런 분들은 몸살림운동에서 도움을 주어도 아무 소용이 없다. 잠시 좋아지는 것 같지만, 몸을 펴려고 노력하지 않기 때문에 결국 원상태로 돌아가고 만다.

 

무엇보다 망가진 몸을 스스로 펴려는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 몸살림운동에서 권하는 운동은 모두 틀어진 뼈대가 제자리로 돌아가고, 굳은 근육이 풀리며, 약해진 신경이 트이게 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병이 침범하지 못하고, 침범한 병도 스스로 물러간다. 필자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이런 원리를 일반에 널리 이해시키기 위함이다.

 

이번 호에서는 먼저 소화불량에 대해 알아보자. 가령 음식을 먹고 체하든가 소화가 안 되면 어떻게 해야 할까. 대개는 소화제를 먹거나 손가락을 딴다. 손가락을 따는 행위는 위 신경에 영향을 주어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소화제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등 구부정하면 소화 안 돼

체했다는 말은 위의 윗부분에 있는 판막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먹은 음식물을 밑으로 내리지 못하는 상태를 뜻한다. 판막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는 것은 판막과 연결된 신경이 약해져 있기 때문. 이 신경은 흉추(가슴 부위의 뼈, 등뼈) 4번에서 뻗어나온 자율신경으로, 판막과 연결되어 있다. 이 뼈가 틀어지면 먼저 주변의 근육이 굳고, 이것이 신경선을 눌러 뇌로부터 위 판막으로 가는 정보의 전달을 막는다. 구부정한 상태에서 음식을 먹으면 체하는 것은 등을 구부리면 흉추 4번이 틀어지기 때문이다.

   

 

사진 1

우리 조상들은 아이들이 체하면 등을 토닥토닥 두드려주곤 했다. 그러면 잠시 후 ‘거억’ 하는 트림과 함께 체기가 가라앉는다. 요즘도 엄마가 아기에게 우유를 먹인 뒤에는 등을 두드려준다. 잠시 후 아기는 크게 트림을 하고 아랫배를 볼록이면서 편안하게 잠에 빠진다.

 

소화가 안 되는 것은 소화효소가 부족해서가 아니다. 위가 무기력해져 활동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활발하게 움직여 음식물을 잘 섞어줘야 하는데, 이게 안 되니까 소화가 안 되는 것이다. 여기에는 두 가지 원인이 있다.

 

하나는 앞에서 설명했듯 위 신경이 약해져 정보 전달체계가 흐트러졌기 때문이다. 이럴 때에는 이 신경을 틔워주면 곧 위가 활발하게 움직여 트림이 나면서 소화가 잘된다. 다른 하나는 위가 아래로 처져 있기 때문이다. ‘위하수(胃下垂)’라고 하는 질환이 바로 그것. 위가 자기 위치에서 벗어나 다른 장기와 누르고 눌리는 관계가 되면 위 근육이 굳는다. 근육이 굳으면 위의 활동력도 당연히 떨어진다. 이럴 때에는 공명을 틔워서 위가 제자리로 올라가게 해주야 한다.

 

일시적으로 소화가 안 되는 현상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흉추의 틀어짐이 일시적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만성 소화불량으로 고생하는 경우이다.

이럴 때에는 아무리 약을 먹어도 소용이 없다.

신경이 약해지거나 위가 처져서,

또는 두 가지가 동시에 와서 소화가 안 되는 것인데

소화효소를 위 속에 아무리 많이 쏟아 넣어본들 소화가 될 리 없다.

 

신경을 틔워주는 방법은 간단하다. 아이들 등을 토닥거리는 방법을 응용하면 된다. 일시적으로 체하거나 소화가 안 될 때에는 등의 가운데를 주먹의 말린 부분으로 ‘세게’ 몇 번 쳐준다(사진 1). 아이는 근육이 약해 살살 토닥거리기만 해도 신경이 풀리지만 어른은 근육이 강해 토닥거리는 것만으로는 안 된다. 스스로 푸는 방법은 지난 호에 소개했던 대로 양손을 깍지 끼고 걷는 자세에서 멈춰 선 후, 힘을 주어 깍지 낀 양손을 최대한 밑으로 내리면서 어깨와 몸 전체를 최대한 젖히는 것이다(사진 2).

 

 

흉추 4번이 만성 소화불량 주범

그러나 만성일 경우에는 이런 방법도 일시적인 효과가 있을 뿐, 항구적인 대책이 되지 못한다. 일시적으로 흉추가 틀어져 신경이 약해진 상태가 아니라 상시적으로 흉추가 틀어져 있거나 위가 내려앉았기 때문이다. 만성 소화불량을 치료하려면 흉추와 위하수가 만성화한 원인부터 알아내야 한다.

 

지난 호에서 디스크가 삐져나오는 것은 고관절이 틀어져 골반이 전후, 좌우, 상하로 비틀려 그 위에 있는 요추가 정렬 상태에서 벗어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리고 대개는 고관절이 뒤로 틀어지기 때문에 골반은 밑으로 말려 내려가 있다고 했다. 그 연장선상에서 보면 골반이 밑으로 말려 내려가면서 흉추(12번까지 있음)에서 변곡점(휘어지기 시작하는 지점, 등의 중간 부분)에 해당되는 흉추 7번이 밑으로 함몰된다. 여기에서부터 흉추의 이상이 시작된다.

 

흉추 7번이 아래로 함몰되면 그 위에 있는 흉추도 밑으로 내려오면서 둥글게 말린다. 그러면 등이 굽는데, 등이 굽는 것도 그 원인을 찾아보면 고관절이 틀어져 있기 때문이다. 고관절이 틀어진 사람은 아무리 허리를 펴려 해도 뒤로는 많이 젖혀지지 않고 앞으로만 굽는데, 이런 상태에서 등까지 굽는 것이다.

   

 

사진 3

이렇게 등이 굽은 상태에서는 7번 위에 있는 흉추가 정렬을 이루지 못한다. 신경이 약해져 오는 만성 소화불량은 이때 흉추 4번이 틀어진 상태로 유지되면서 발생한다. 그렇다면 이에 대한 근본적 해법은 고관절부터 흉추에 이르는 구간을 바로잡는 것이다. 고관절, 엉치(엉치를 바로잡으면 골반이 바로잡힌다), 흉추 7번, 그 위의 흉추 순으로 바로잡아야 한다(사진 3).

 

고관절과 엉치를 스스로 바로잡는 방법은 지난 호에 소개했다. 이번에는 흉추 바로잡는 방법을 설명하기로 한다. 지난호의 허리 세우는 1번 방석 숙제에 이어 이 방법은 허리를 펴는 2번 방석 숙제라고 이름붙였다. 1번 방석 숙제와 겹치는 부분도 있지만, 지난 호에 너무 간략하게 소개했기에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었을 것이므로 이번에는 자세하게 소개토록 한다.

 

▼ 너무 두껍거나 얇지 않은 방석을 반으로 접는다. 너무 두꺼우면 무리가 가고, 너무 얇으면 효과가 없다.

 

 

▼ 접힌 부분을 흉추 7번 밑에 놓고 눕는다(사진 4). 흉추 7번은 젖꼭지 바로 밑이고 견갑골이 끝나는 지점에 있다. 여자들

은 쉽게 찾을 수 있는데, 등에서 브래지어 끈이 지나가는 지점이 바로 흉추 7번이 있는 지점이다. 이렇게 누우면 등이 굽은 사람은 등이 펴지면서 편안해진다는 느낌이 든다.

 

▼ 시간은 10~15분이 적당하다. 이 정도의 시간이면 신경이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한 바퀴 충분히 돌아 확실한 느낌을 갖게 된다. 이러한 느낌을 우리 몸이 기억하고 평상시에도 무의식중에 그러한 자세를 유지하려고 스스로 노력하게 된다.

 

▼ 일어날 때에는 몸을 180。 뒤집어 바닥을 향해 누운 다음 엉덩이부터 뒤로 빼면서 일어난다. 고양이가 기지개를 켜는 것과 같은 자세를 취하고 나서 일어나는 것이다. 이때 허리는 만곡을 긋는 좋은 경험을 하게 되는데, 이런 경험에 대해서도 우리 몸이 기억하고 무의식중에 그런 자세를 가지려고 스스로 노력하게 된다.

 

▼ 1번 방석 숙제도 마찬가지이겠지만 근육이 최대로 이완된 상태이기 때문에 갑작스레 일어나면 엉치나 고관절뼈가 틀어지면서 큰 사고가 날 수 있다.

 

▼ 15분 이상 하면 척추를 둘러싼 근육이 굳어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역효과가 난다. 특히 이 숙제를 하다 자게 되면 근육이 완전히 굳어 다음날 허리가 상당히 아플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 1번 숙제와 마찬가지로 이 숙제는 매일 자기 전에 하는 것이 좋다. 그러면 근육이 풀리면서 하루 동안 쌓인 피로가 사라지고, 숙면을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매일 자기 전 같은 시간에 하면 몸이 미리 준비하고 있다가 운동을 받아들이기 때문에 불규칙적으로 하는 것보다 효과가 더 좋다.

 

이 숙제는 구부러진 등을 펴고, 앞으로 처진 어깨를 원상태로 돌아오도록 해주며, 좁아진 가슴 공간을 넓혀줄 뿐만 아니라 1자로 굽은 목도 제자리로 돌아가게 하는 효과가 있다. 세상을 다 품을 듯이 가슴을 펴고, 어깨선은 귀 뒤로 가 고관절과 일직선이 되며, 당당하게 고개를 들어야 좋은 자세다.

지난 호에 소개한 2번 방석 숙제 및 걷기 숙제와 아울러 사람의 굽은 몸을 펴는 데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 이 숙제이다. 이런 운동에 숙제라고 이름붙인 것은 평생 이 숙제만 매일 1회 정도 꾸준히 하면 몸이 쭉 펴져 큰 병에 시달리지 않고 건강하게 살 수 있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평생의 숙제’라는 뜻이다.

   

사진 5

하수된 胃 올리는 방법

위가 하수돼 있을 때에는 위를 올려줘야 한다. 뱃속에 있는 위를 어떻게 올려주느냐고 의아해할지 모르지만, 위가 왜 하수됐는지 원인을 알면 올리는 방법도 알 수 있다. 위가 하수된 것은 오랫동안 몸을 심하게 구부린 채 살았기 때문이다. 몸을 구부리면 위에 있던 장기가 밑으로 밀려 내려가게 되는데, 이를 내장하수라고 한다. 내장하수가 일어날 때 위하수도 함께 일어난다.

 

그렇다면 위를 올려주는 방법도 간단하게 나온다. 몸을 구부리고 살았기 때문에 위가 아래로 처졌다면, 몸을 펴면 제자리로 올라갈 것이다. 몸을 펴는 방법은 위에서 얘기한 세 가지 숙제이다. 아침에는 ‘깍지 끼고 걷기’든 ‘양반걸음’이든 걷기 숙제를, 저녁에는 자기 전에 한 시간 간격을 두고 1번과 2번 방석 숙제를 꾸준하게 하면 몸이 펴지면서 위도 제자리로 올라간다.

이 방법으로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데, 장기를 좀더 빨리 위로 올리는 방법도 여러 가지가 있다. 하지만 지면관계상, 그리고 화병을 스스로 낫게 하는 데 아주 중요한 방법이므로 화병을 다룰 때 전반적으로 이야기하기로 하고, 이번 호에선 아주 손쉬운 방법 한 가지만 소개하겠다. 하수돼 있던 장기를 위로 올리는 것을 ‘공명’을 틔운다고 한다.

▼ 누워서 공명이 있는 위치를 찾는다. 보통 하단전이라고 부르는 곳인데, 배꼽 밑으로 손가락 세 개를 포갠 만큼 아래 정중앙에 있다. 이곳을 손가락으로 눌러보면 ①아무 느낌 없이 부드럽게 빨려들어가기도 하고 ② 찌릿하면서 이상한 느낌이 들기도 하고 ③많이 아프기도 하고 ④안에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쑥 들어가기도 한다. ①은 정상인 사람이고, ②는 조금 문제가 있는 사람, ③과 ④는 문제가 많은 사람이다.

 

▼ ②와 ③의 경우에는 오른손 위에 왼손을 포개고 위로 45。 각도가 되도록(손가락을 135。 꺾어) 중지를 중심으로 공명 위에 올려놓는다(사진 5).

▼ 이 상태에서 배를 살짝 누르면서 45。 각도로 지그시 끌어올렸다 원상태로 되돌리기를 반복한다. 찌릿한 느낌이 없을 때에는 더 깊이 누르면서 끌어올린다.

▼ 깊이 찔러도 부드럽게 빨려들어가기만 하고 느낌이 없으면 공명이 완전하게 트인 것이다.

▼ ④의 경우에는 1번 방석 숙제 자세를 취한 상태에서 위의 방법대로 한다. 아예 공명이 없어져버렸는데 엉치에 방석을 대고 누우면 허리가 살아나면서 꽉 막힌 공명이 나타난다.

위 신경을 틔워주거나 하수된 위를 제자리로 올리는 것은 소화불량에만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니다. 위에 관한 한 위암을 빼놓고 모든 장애에 적용된다. 위산과다든 위염이든 위궤양이든 위 신경이 트이고 위가 제자리에 있기만 하면 모두 저절로 낫게 돼 있다.

 

 

퇴행성 관절염은 없다

나이를 먹으면 몸에 병이 많이 온다. 그중에서도 퇴행성 관절염이라는 질환은 사람들을 지긋지긋하게 한다. 무릎이 아파 100m도 걷지 못하고 주저앉아야 하니 무서워서 밖에 나가기가 싫어진다. ‘이제 나도 늙어서 다됐구나’ 생각하면 처량하기 짝이 없다. 실망해서 몸을 움츠리고 있으니 우울증도 온다.

그러나 실망할 필요는 없다. 현대의학에서는 연골이 퇴행해서 무릎이 아픈 것이라고 하는데, 연골은 절대로 퇴행하지 않는다. 닳아서 없어졌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소리이다. 다만 엑스레이 촬영 사진에 안 보이니까 퇴행했다고 할 뿐이다.

이는 20~30대에도 퇴행성 관절염 진단을 받는 사례로 미루어보면 잘 알 수 있다. 노인이라면 몰라도 20~30대의 젊은 나이에 어떻게 연골이 퇴행할 수 있는가. 퇴행성 관절염 진단을 받은 사람의 무릎 정강이뼈 안쪽을 정확하게 한번 치면 멀쩡하게 걸어다닐 수 있는데, 이런 사람의 경우 현대의학의 논리로 보면 퇴행했던 연골이 갑자기 다시 살아났다는 뜻이 된다. 도대체 말이 되지 않는 얘기다.

   

사진 6

무릎이 틀어져 슬개골이 아래로 내려가면 그 전에는 엑스레이 촬영 때 보이던 연골의 일부가 보이지 않는다. 더 심하게 틀어지면 슬개골이 더 아래로 처지면서 연골은 더 안 보이게 된다. 이런 현상을 놓고 현대의학은 연골이 퇴행해서 생긴 병이니 약을 먹거나 수술을 하거나 아예 인공관절로 대체하자고 한다.

무릎관절은 넓적다리뼈(대퇴골) 하단과 슬개골, 정강이뼈(경골) 상단으로 구성돼 있다. 슬개골의 기능은 굴신(屈伸)운동(앞으로 폈다 뒤로 굽혔다 하는 운동)을 할 때 다리가 앞으로 꺾이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다. 다리가 앞으로 꺾이면 넘어지기 때문에 슬개골이 있어 이를 방지한다. 슬개골은 넓적다리뼈와 정강이뼈 사이에 있는데, 위로는 올라가지 않고 아래로는 내려가게 돼 있다.

그리고 넓적다리뼈는 고관절에서는 틀어지지만 무릎관절에서는 틀어지지 않는다. 무릎에 충격을 받고 틀어질 때에는 정강이뼈가 틀어진다. 그것도 안쪽으로는 틀어지지 않고 바깥쪽으로만 틀어진다. 이런 구조이기 때문에 소위 퇴행성 관 사진 7 절염 진단을 받은 사람을 눕혀놓고 양쪽 발을 비교해보면 틀어진 쪽 발이 바깥쪽으로 더 벌어져 있다.

 

 

 

틀어진 뼈만 바로잡으면 ‘상황 끝’

발목은 이와 반대로 안쪽으로만 접질리게 돼 있다. 그래서 발목이 접질린 사람을 눕혀놓고 양쪽 발을 비교해보면 접질린 쪽의 발이 안쪽으로 돌아가 있다. 이런 경우에는 접질린 발목을 빼주면 되는데, 병원에서는 수술을 하고 심을 박는다. 그리고 1년 후에 심을 뺀다. 이렇게 한다고 해서 접질린 발목이 정상으로 돌아가는 것은 아닌데도 말이다.

심하게 접질렸을 때에는 스스로 바로잡기가 어려워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 하지만, 약이나 수술에 의존할 필요는 없다. 눕혀놓고 왼쪽 다리로 접질린 쪽 다리를 살짝 밟고 발목을 잡아 빼서 옆과 앞뒤로 틀어주면 발목은 금방 시원해진다(사진 6). 그리고 심하지 않을 때 스스로 바로잡으려면 무릎 꿇은 자세에서 허벅지만 들고 일어섰다가 팍 주저앉으면서 옆으로 비튼다(사진 7). 이때 발등은 바닥에 완전히 닿게 하고, 접질린 쪽의 반대쪽으로 비튼다.

관절을 구성하는 뼈가 틀어지면 그 관절을 구성하는 근육이 굳는다. 근육이 굳으면 신경이 눌려 통증을 느낀다. 뼈가 심하게 틀어질수록 근육은 심하게 굳고, 따라서 신경은 더 눌려 심하게 통증을 느낀다.

퇴행성 관절염이라는 잘못된 이름이 붙은 이 질환은 실은 무릎관절 중에서 정강이뼈가 밖으로 틀어진 것일 뿐이다. 심하게 틀어질수록 근육이 심하게 부으면서 더 심한 통증을 느낀다. 통증이 심해지면 우리 몸은 자구책을 내놓는다. 스스로 치유하기 위해 피를 집중적으로 투입한다. 피가 많이 몰리면 열이 난다. 열이 나면 또 우리 몸은 자구책을 내놓는다. 열을 식히기 위해 물을 공급한다. 물이 차게 되는 것이다.

이때 ‘과학적인 의학’이라고 자부하는 현대의학에서 내놓는 해결책은 과학과 너무나 거리가 멀다. 물이 차 있다고 물을 빼는 것이다. 물을 빼면 어떻게 되겠는가. 열을 식히기 위해 다시 물을 보내야 할 것이다. 틀어진 뼈만 원상태로 돌아가면 근육이 풀릴 것이고, 근육이 풀리면 통증이 사라지며, 통증이 사라지면 열이 내리면서 몸은 불필요한 물을 회수해갈 것이다.

이때 중요한 점은 뼈대가 제자리에 있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뼈대가 제자리에 있으면 근육은 굳지 않는다. 현대의학은 이 점에서 거꾸로 보고 있다. 뼈대에 문제가 있는 것을 모르고 근육만 가지고 ‘치료’를 한다. ‘치료’가 될 리가 없다. 무릎인대가 파열됐다고 인대 수술을 하는데, 이것도 잘못된 것이다. 갑작스레 무릎이 틀어지면서 근육에 충격이 가해져 근육이 갈라진 것이므로, 뼈만 제자리로 돌아가면 갈라진 근육은 저절로 붙는다.

   

사진 8

퇴행성 관절염, 스스로 치료한다

무릎 통증은 밖으로 돌아가 있던 정강이뼈가 제자리로 돌아오기만 하면 즉시 많이 호전된다. 앉았다 일어서기가 잘 안 되던 사람도 조금 불편하기는 하지만 할 수 있게 된다. 쪼그리고 앉기가 힘들던 사람도 바로 쪼그리고 앉을 수 있게 된다. 완전하게 회복되지 않는 것은 아직 굳은 근육이 다 풀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무릎을 찬물에 10분간 담가 식혀주면 부기가 빠지면서 한결 편해지고, 1주일 지나면 완전히 정상으로 돌아온다.

틀어진 정강이뼈를 되돌리는 방법도 간단하다. 아픈 사람을 눕혀놓고 보면 틀어진 무릎은 바닥에서 떠 있다. 떠 있는 무릎을 누르면 몹시 아파하고 안으로 굽히게 해도 아파한다. 무릎이 고정되도록 하고 정확하게 타점을 끊어서 쳐준다. 그런 후에 슬개골을 올려주면 퇴행성 관절염은 사라진다.

이렇게 하면 틀어진 무릎은 정상으로 돌아가는데, 이는 아무나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정확한 지점에 정확하게 끊어 사진 9 치기를 해야 하는데, 오랫동안 자기 몸을 대상으로 연습해보지 않은 사람은 성공하기 어렵다. 끊어치기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뼈에 금이 갈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퇴행성 관절염을 스스로 치료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 방바닥에 앉아서 하는 법

·왼쪽 무릎이 틀어졌을 경우 왼쪽 다리를 펴고 앉는다. 왼손으로 무릎의 바깥쪽을 받치고 안쪽으로 약간 말아 무릎과 발목이 서게 한다.

·오른손을 가볍게 말아 쥐고 타점에 주먹을 대 위치를 확인한 후에 주먹 쥔 손날로 무릎 안쪽의 관절 부분을 45。 각도로 비스듬히 내리친다.(사진 8)

·오른쪽 무릎이 틀어졌을 경우에는 손을 바꾸어 한다.

·타점 찾기: 무릎을 펴고 앉은 후 무릎 위에 있는 슬개골을 찾는다. 슬개골의 밑 부분 끝에 손가락을 대고 그대로 바닥 쪽으로 내려가다 보면 뼈가 돌출돼 있는 곳이 만져지고, 그 바로 밑에 미세하게 홈이 패 있는데, 이곳이 타점이다.

▼ 의자에 앉아서 하는 법

·왼쪽 무릎이 불편할 경우 왼쪽 다리를 들어서 발목을 오른쪽 다리 위에 올려놓고 오른손으로 왼쪽 발목을 잡는다.

·왼손을 가볍게 말아 쥐고 타점에 주먹을 대 위치를 확인한 후 주먹 쥔 손날로 무릎 안쪽의 관절 부분을 45。 각도로 비스듬히 내려친다.

·오른쪽 무릎이 틀어졌을 경우에는 손을 바꾸어 하면 된다.

틀어진 무릎을 바로잡은 후에는 아래로 처진 슬개골을 올려주어야 한다. 이 슬개골이 아래로 내려가면서 엑스레이 촬영 때 연골이 보이지 않게 됐다고 했는데, 슬개골을 올려주면 퇴행했다고 하는 연골은 모습을 드러낸다. 슬개골을 바로잡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 이상이 있는 무릎을 펴고 앉는다.
▼ 왼손을 오른손 위로 포갠 후 안쪽 손 손가락으로 슬개골 아래쪽 끝부분을 걸어 준다.
▼ 양손을 당겨 슬개골을 끌어올리면서 무릎을 굽혀 몸쪽으로 끝까지 당긴다.
▼ 슬개골을 계속 몸쪽으로 당기면서 다리를 앞으로 쭉 편다(사진 9).

   

 

고관절 고장나면 무릎이 아프다

슬개골은 무릎이 틀어질 때 처지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도 처질 수 있다. 그런 경우 병원에서는 슬개골 연골 연화증이라는 병명을 붙이고 약물을 투여하거나 보조기를 부착하게 하고, 심하면 수술을 하라고 한다. 이 경우 슬개골의 단단한 연골이 말랑말랑해지다가 더 진행하면 소실된다고 설명하는데, 그런 일은 없다. 위의 방법대로 무릎을 굽혔다가 펴면 ‘뚝’ 소리가 나면서 이 증세는 바로 없어진다.

그런데 여기에서 아주 중요한 사항을 하나 지적해야겠다. 무릎이 틀어지는 것은 무릎 자체에 원인이 있는 것 같지만, 그렇지가 않다. 무릎이 틀어진 사람은 모두 고관절이 틀어져 있다. 고관절이 틀어지면 발과 다리의 각도가 어긋나는데, 이 때문에 힘을 주는 방향이 잘못되면서 무릎까지 틀어지는 것이다.

 

따라서 먼저 고관절을 바로잡고 나서 그 다음에 무릎을 바로잡아야 한다. 무릎만 바로잡으면 당장은 조금 좋아진 것 같아도 조만간 무릎이 다시 틀어지게 된다. 반드시 고관절을 잡고 나서 무릎을 잡아야 한다.

지난 호에서 허리가 아픈 것이나 다리가 땅기는 것도 고관절이 틀어졌기 때문이라고 했는데, 퇴행성 관절염도 고관절이 틀어져서 오는 질환이다. 앞으로 이 연재물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큰 병의 90% 이상은 고관절이 틀어졌기 때문에 온다. 몸 어딘가에 지속적인 이상이 있다면, 그리고 어느 날 갑자기 컨디션이 좋지 않다면 그 원인은 고관절이 틀어졌기 때문이라고 보면 된다.

 

당뇨, 오십견 난치병 내쫓는 어깨·허리 타격법 김 철 몸살림운동가 www.momsalim.or.kr
현대의학은 당뇨가 인슐린 부족에 의한 자가면역질환임을 밝혔지만 그 근본원인은 아직 찾아내지 못했다. 요즘은 젊은층까지 파고든 어깨 질환 ‘오십견’도 난치병이긴 마찬가지. 몸살림운동은 당뇨의 원인을 고관절과 흉추 11번의 틀어짐에서 찾고, 오십견은 고관절과 어깨관절의 틀어짐 때문에 일어난다고 주장한다. 당뇨와 오십견을 해결하는 선조들의 전통 비법을 소개한다. 고관절 바로잡는 1번 방석 숙제

당뇨에 걸리면 인생이 끝장난 것처럼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마시고 싶은 술 못 마시고, 먹고 싶은 음식 못 먹고, 피우고 싶은 담배 못 피우며 죽을 때까지 약을 달고 살아야 한다니 살맛이 날 리 없다. 당 수치가 낮을 때에는 약을 먹지만 더 높아지면 주사를 맞아야 하고, 췌장이 완전히 망가지면 옆구리에 주머니를 차고 다니며 인슐린을 보충해줘야 한다. 여기에 합병증까지 오면 이세상과는 인연이 다한 것으로 여긴다.

현대의학은 당뇨를 이렇듯 난치병으로 규정한다. 치료법이래야 인슐린을 보충해주고 식사를 조절하며 운동을 하라는 게 고작. 하지만 약을 먹거나 주사를 맞지 않으면 당 수치는 다시 올라간다. 현대의학에 서는 이런 난치병에 ‘자가면역질환’이라는 이름을 붙인다. 몸의 면역체계는 외부에서 들어온 병원체에 대해서만 면역반응을 보여야 하는데, 자기가 자기를 공격하면서 이런 질환이 발생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현대의학은 면역체계가 왜 자신을 공격하는지, 그 이유를 찾아내지 못했다. 이유를 알 수 없으니 뾰족한 치료방법이 나올 리가 없다. 언젠가 왜 자가면역 상태가 되는지 밝혀지면 치료방법도 생기겠지만, 지금으로서는 무망해 보인다. 자가면역질환의 종류는 갈수록 늘고 있지만, 아직 그 원인을 하나도 밝히지 못한 게 현실이다.

 

당뇨와 헛헛증

당뇨병의 치료에 커다란 진전이 이뤄진 것은 1920년대. 당뇨병이 인슐린 부족 때문에 생긴다는 사실이 이때 비로소 밝혀졌다. 그전에는 정말 아무런 대처 방법도 없었다. 그러나 인슐린을 만들어 보충해주는 방법이 당장 당 수치를 떨어뜨리는 데는 효과적이지만, 이 병과 영원히 결별하게 해주진 못했다. 근본적 치료와는 거리가 먼 일시적 방편의 치료법인 것이다.

그런데 우리 민족에게는 당뇨를 다스리는 전통적인 방법이 있었다. 지금도 이 방법은 일부에 남아 건강 유지법으로 활용된다. 약수터에 가보면 간혹 나무를 등지고 서서 허리를 나무에다 툭툭 부딪치는 사람들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이 바로 당뇨를 다스리는 방법이었다. 옛 사람들은 이렇게 하다보면 요즘 말하는 당뇨 증상이 사라졌다고 기록하고 있다.

서양의학이 들어오기 전에는 우리에게 ‘당뇨(糖尿)’라는 병명이 없었다. 현대의학에서도 몸에 당(糖)이 너무 많아지면 이를 신장에서 걸러내 오줌(尿)으로 내보낸다는 것이 밝혀진 뒤에야 이 병명을 쓰기 시작했다. 우리 선조들은 자꾸 물이 마시고 싶어진다고 해서 이를 ‘헛헛증’ 또는 ‘허갈증’이라고 불렀다. 요즘 당뇨의 증상으로 얘기하는 ‘삼다(三多) 현상’ 중 하나가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인데, 허리를 나무에 부딪치다보면 목이 타는 증세가 사라졌다고 한다.

 

당뇨 일으키는 흉추 11번

당뇨 증세가 인슐린 부족에서 기인한다는 발견은 현대의학의 위대한 업적이다. 그런데 현대의학은 이 지점에서 멈추고 말았다. 왜 인슐린이 부족해지는지를 밝혀야 하는데, 다른 쪽으로 방향을 돌렸다. 약과 수술을 중심으로 질환을 바라보는 현대의학은 당뇨에서도 다른 선택을 하지 않았다. 인슐린을 ‘약’으로 만들어 보충해주는 방식을 택하고 만 것이다.

   

 

당 수치가 정상인 사람은 췌장, 그중에서도 랑게르한스섬에서 인슐린을 ‘적당히’ 만들어낸다. 인슐린이 적당하게 만들어지므로 당 수치도 정상일 수밖에 없다. 너무 많이 만들어내면 저혈당이 되고, 덜 만들어내면 고혈당이 된다. 당뇨는 이 중에서 고혈당에 속한다. 그러면 췌장은 왜 인슐린을 덜 만들어내게 될까.

반만년 역사를 가진 우리 민족은 오랜 경험에서 좋은 방법을 찾아냈다. 췌장의 기능이 떨어졌다면 다시 살려내야 한다. 그러려면 왜 췌장의 기능이 떨어졌는지를 알아내야 한다. 우리 선조들이 허리를 나무에 부딪친 것을 잘 생각해보면 췌장의 기능이 떨어진 원인을 알아낼 수 있다.

허리에서 움푹 팬 부분이 요추와 흉추가 만나는 지점인데, 당뇨 증세가 있는 사람은 여기에서 흉추 한 마디를 더 올라간 지점을 누르면 자지러지게 아파한다. 흉추 11번이 오른쪽으로 틀어져 근육이 굳어 있기 때문에 이 지점을 누르면 신경이 눌려 아픈 것이다. 당뇨가 심한 사람일수록 더 많이 틀어져 있어 아픈 정도가 더하다. 이 지점은 중추신경계(흉수)에서 췌장으로 연결되는 주신경이 갈라져 나오는 곳이다.

위(胃) 관련 질환에서 설명한 것처럼 신경은 눌리면 통하지 않는다. 췌장으로 연결된 신경이 눌리면 신경이 약해지면서 췌장의 상태를 뇌에 보고하고 뇌가 췌장을 통할하는 기능이 떨어지게 된다. 위로 연결된 신경이 눌리면 위의 활동성이 떨어지는 것과 마찬가지로 췌장으로 연결된 신경이 눌리면 췌장의 기능이 떨어진다. 췌장의 기능이 떨어지면 췌장의 일부분을 이루는 랑게르한스섬의 기능이 떨어져 인슐린을 정상적으로 생산하지 못한다.

그런데 당뇨에 걸린 사람을 보면 백이면 백 모두 오른쪽 고관절이 틀어져 있다. 왼쪽 고관절만 틀어진 사람은 절대 당뇨에 걸리지 않는다. 물론 오른쪽, 왼쪽 고관절이 모두 틀어진 사람은 당뇨에 걸릴 수 있다. 거꾸로 오른쪽 고관절이 틀어져 있다고 해서 모두 당뇨에 걸리는 것은 아니다. 오른쪽 고관절이 틀어져 있을 때 힘을 왼쪽으로 주는 게 보통인데, 어떤 사람들은 오른쪽으로 힘을 주기도 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오른쪽 고관절이 틀어지면 흉추 11번이 오른쪽으로 틀어지면서 당뇨에 걸리게 된다.

 

‘때때로 운동’의 위력

사정이 이렇다면 당뇨를 다스릴 수 있는 방법은 쉽게 도출된다. 흉추 11번이 제자리로 돌아가고 주변의 굳어 있던 근육이 풀어지면 췌장으로 연결된 신경이 트이면서 당뇨는 저절로 없어진다.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서 할 수도 있지만, 병세가 심각하지 않다면 스스로 하는 운동을 통해서도 충분하다. 당뇨 하면 워낙 무서운 병으로 알고 있지만, 우리 선조들은 나무에 허리를 부딪치면 저절로 사라지는 병 정도로 가볍게 생각했다. 당뇨를 자가면역질환으로 생각하면 원인을 모르는 무서운 병이지만, 췌장으로 연결된 신경이 약해져서 오는 병으로 여길 경우 스스로 신경을 틔우면 저절로 사라지는 간단한 병이다.

틀어진 고관절을 스스로 바로잡는 방법은 ‘신동아’ 9월호에 자세하게 실려 있다. 고관절이 틀어지면 골반이 밑으로 말려 내려간다고 했는데, 이렇게 말려 내려간 골반을 위로 올려줘야 한다. 이 또한 9월호에 소개한 대로 하면 된다. 다음에는 흉추를 바로잡아야 하는데, 이는 10월호에서 소개한 2번 방석 숙제와 걷기 숙제를 하면 해결된다(몸살림운동 홈페이지 참조).

 

사진 1

1번 방석 숙제와 걷기 숙제를 한 달만 해도 당 수치는 상당히 떨어진다. 굽은 허리가 펴지면서 흉추가 제자리를 잡기 때문이다. 그리고 숙제를 꾸준하게 해서 허리가 펴지고 골반이 제 위치를 찾아가면 틀어져 있던 고관절도 제자리로 돌아간다.

여기에서 간단한 동작으로 당뇨 잡는 법 하나를 소개한다. 물론 숙제는 숙제대로 꾸준하게 하면서 이 동작을 병행하면 당 수치를 떨어뜨리는 데 크게 도움이 된다. 일을 하면서 구부러진 몸을 쭉 펴는 동작이므로 하루에 10회 정도 하면 당을 잡는 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온몸을 상쾌하게 해준다.

양 발을 어깨 너비로 벌리고 서서 뒷짐을 지어 양손을 흉추 11번 위에 댄다. 당뇨가 있는 사람은 이 지점을 쉽게 찾을 수 있는데, 허리의 가장 움푹 팬 곳의 위를 누르면 찌르르하게 아픈 곳이 그 지점이다.

양손으로 이 지점을 지그시 위로 밀면서 몸을 최대한 뒤로 젖힌다(사진 1). 최대한 젖혔다고 생각한 지점에서 숨을 한번 내뱉으면 몸이 더 젖혀진다. 원래의 서 있는 상태로 서서히 돌아온다.

   

사진 2

당이 없는 사람은 흉추 11번이 아니라 그 바로 밑에 양손을 대고 하거나, 양손으로 깍지를 낀 채(사진 2), 아니면 두 팔을 한껏 벌린 상태(사진 3)에서 몸을 최대한 뒤로 젖히면 몸이 시원해지는 느낌을 경험할 수 있다. 이런 동작은 별것 아닌 것 같아도 한 시간에 1회 이상 하면 신경이 풀리면서 온몸이 시원해진다. 굽은 등이 펴지면서 목 근육도 풀어져 눈이나 머리까지 시원해진다. 언제 어느 장소에서든 구부러진 몸을 수시로 펴면 몸은 반가워 어쩔 줄을 몰라 한다. 몸살림운동에서는 이런 운동을 때때로 해야 한다고 해서 ‘때때로 운동’이라고 부른다.

 

당뇨 합병증은 없다?

당뇨가 무서운 이유는 당뇨 그 자체가 아니라 합병증 때문이라고 알려져 있다. 당뇨로 사망한 사람들은 당뇨 때문에 죽은 것이 아니라 그 합병증 때문에 목숨을 잃었다고 한다. 합병증으로 알려진 질환은 고혈압, 뇌졸중, 심장병, 동맥경화, 신부전증, 성기능 장애, 당뇨성 백내장, 당뇨성 망막증, 피부질환, 신경합병증, 괴저 등 대단히 많다. 당뇨가 있는 사람에 사진 3 게는 이뿐 아니라 허리디스크도 올 수 있고 편두통도 올 수 있다. 인간에게 올 수 있는 모든 질환이 당뇨와 함께 올 수 있다.

이런 병들은 왜 하필 당뇨와 함께 오는 것일까. 합병증의 고리를 끊으려면 이 질문에 반드시 답할 수 있어야 한다. 원인과 결과의 관계를 혼동하면 적절한 처방을 내놓을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허리가 아픈 사람 중에는 신장이 나쁜 경우가 종종 있다. 그렇다고 한의학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신장의 기능이 떨어져 허리가 아픈 것일까. 신장을 ‘보(補)’한다고 해서 허리 아픈 증상이 사라질까. 그런 일은 없다. 다만 신장 기능이 좋아지는 느낌과 요통이 사라지는 현상이 동시에 나타날 수는 있다. 이 두 증세는 원인과 결과의 관계가 아니라 한 원인에 의해 올 수 있는 두 가지 결과이기 때문이다.

허리가 아픈 것은 고관절이 틀어져 골반이 뒤틀리고 엉치가 틀어져 있기 때문이다. 신장 기능의 저하는 고관절이 틀어져 골반이 뒤틀리고 이로 인해 몸이 기울어 오른쪽 신장이 밑으로 내려오면서 일어난다. 장기는 자기 위치에서 벗어나면 서로 누르고 눌리면서 장기를 구성하는 근육이 굳어 기능이 떨어진다. 신장 기능이 떨어지는 것도 신장을 구성하는 근육이 굳어서이다. 이렇듯 허리 통증과 신장기능 저하의 근본적인 원인은 모두 고관절 틀어짐인데, 결과를 원인으로 잘못 보고 있는 것이다.

당뇨와 합병증의 관계도 마찬가지이다. 당뇨는 오른쪽 고관절이 틀어져 흉추 11번이 틀어지면서 오는 증세이고, 예컨대 당뇨 합병증으로 알려진 신부전증은 고관절이 틀어져 신장이 처져서 나타나는 증세이다. 이 두 가지 증세가 동시에 올 수도 있지만, 한 가지만 오고 다른 한 가지는 오지 않을 수도 있다. 고혈압은 고관절이 틀어진 상태에서 등이 굽어 심장으로 연결된 신경이 약해져서 오는 증세이다. 다른 합병증 증세 역시 모두 고관절이 틀어지면서 나타날 수 있는 증세일 뿐이다.

당뇨성 망막증이라는 질환도 마찬가지다. 눈의 망막이 손상되는 현상은 당뇨로 인해서가 아니라 목의 왼쪽이 심하게 접질려 눈으로 연결된 신경이 심각하게 약해지면서 발생한다. 목이 접질리는 증상 역시 고관절이 틀어져 등이 굽은 데에 기인한다. 당뇨, 당뇨성 망막증 모두 고관절이 틀어지면서 동시에 나타날 수 있는 증세인데, 이를 합병증의 관계로 보는 셈이다.

 

오십견은 퇴행성 질환 아니다

다음은 현대의학이 또 하나의 난치병으로 일컫는 오십견에 대해 알아보자. 오십견은 어깨 부위의 심한 통증과 함께 어깨가 위로 올라가거나 뒤로 돌아가지 않는 증상을 총칭해서 부르는 질환명이다. 특히 50대에 잘 온다고 해서 붙은 이름(五十肩)인데, 요즘은 30대고 40대고 가리지 않고 찾아온다. 어디에 어깨를 부딪히기라도 하면 자지러지게 아프고, 팔이 위로 올라가거나 뒤로 돌아가지 않는다. 혼자서 윗도리를 입지 못하거나 화장실을 못 가는 사람도 있다.

   

 

현대의학에서는 오십견이 ‘원인은 불분명하지만 주로 노화로 인해 어깨관절 주위의 연부 조직이 퇴행하면서 발생한다’고 주장한다. ‘원인이 불분명하다’고 해놓고, 한편으로는 ‘주로 노화 때문에 발병한다’는 말부터가 논리에 맞지 않는다. 분명한 사실은 30대에도 많이 발병하는 것으로 미뤄 오십견은 관절이 퇴행해서 발병하는 퇴행성 관절염의 일종은 아니라는 점이다.

그러나 오십견 또한 우리네 전통요법으로 돌아가보면 원인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옛날 우리 할머니들은 어깨가 아프면 “아이고, 이놈의 어깨야!” 하고 중얼거리며 어깨를 주먹으로 쳤다. 여러 번 치다 보면 통증이 사라졌다. 그러면 또 일상으로 돌아가 하던 일을 계속했다.

어깨를 주먹으로 치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주먹으로 칠 때에는 앞에서 뒤로 칠 수밖에 없다. 그러면 어떻게 되는가. 어깨관절에서 앞으로 나와 있던 위팔뼈가 제자리로 돌아간다.

어깨가 아픈 것은 어깨관절이 앞으로 틀어져 있기 때문이다. 어깨관절은 어깨뼈와 빗장뼈, 위팔뼈가 만나는 관절인데, 위팔뼈가 앞으로 틀어지면 어깨가 아픈 것은 당연한 일. 할머니들은 이러한 이치는 몰랐지만 앞으로 틀어진 위팔뼈를 본능적으로 주먹으로 쳐 제자리로 돌아가게 한 것이다.

그런데 이 좋은 방법이 의학이라는 공식 학문에 의해 부정되고 약과 근육이완제, 수술과 같은 별반 효과가 없는 치료법에 밀려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한방에서는 우리의 전통적인 방식을 되살려야 하는데, 이처럼 간단하지만 정확한 방법을 무슨 이유에서인지 사장시켜버렸다. 한방에서는 오십견을 피의 순환 문제로 보고 어혈(瘀血)을 푸는 약을 처방한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해버린 셈이다.

어깨관절이 틀어지면 어깨근육이 굳는다. 병원에 가면 근육이 굳어 있다며 근육이완제 주사를 놓기도 한다. 그러나 근육이완제로는 일시적으로 근육이 풀어질지언정 틀어진 뼈를 제자리로 돌아가게 할 수는 없다. 침을 놓거나 부항을 뜬다고 해서 틀어진 뼈가 제자리로 돌아갈 리도 없다. 혈액순환이 잘 된다고 해서 틀어진 뼈가 제자리로 돌아갈 가능성은 더더욱 없다. 뼈가 제자리로 돌아가지 않으면 근육은 굳어 있게 되고, 굳은 근육이 신경을 눌러 통증은 계속된다.

 

할머니 따라 하기

오십견을 해결하려면 우리 할머니들이 하던 방법으로 되돌아가야 한다. 정확한 지점은 어깨뼈와 빗장뼈, 위팔뼈가 만나는 곳인데, 겨드랑이에서 직선으로 위로 올라가 약간 패 있는 곳이다. 오십견이 있는 사람은 이곳을 손가락으로 누르면 극심한 통증을 느낀다. 이곳을 쳐서 어깨관절을 바로잡으면 즉시 어깨의 심한 통증은 사라진다. 뼈가 제자리를 잡으면서 근육도 상당히 풀리기 때문이다. 그런 후에 그 지점을 다시 누르면 거의 통증을 느끼지 않는다.

사진 4

그렇다고 이것으로 어깨 통증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오랫동안 뼈가 틀어져 굳어 있던 근육은 그 즉시 모두 풀어지지 않는다. 굳은 근육을 풀려면 고개를 쳐들고 가슴을 편 상태에서 힘을 빼고 팔을 뒤로만 돌리는 동작을 되풀이해야 한다(사진 4). 매일 아침에 일어나 10여 회, 그리고 일하다가도 몇 회씩 꾸준하게 하면 굳어진 근육도 차츰 풀어진다.

이와 관련해 요즘 쏟아지고 있는 각종 맨손체조의 어깨운동 동작에 대해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어깨는 앞에서 보았듯, 그 해부학적 구조상 앞으로 돌리다보면 쉽게 틀어진다. 그런데 요즘의 어깨운동들은 이 원리를 무시하고 어깨를 뒤로 돌렸다 앞으로 돌렸다 반복한다. 어깨는 깨지면 깨졌지 절대 뒤로는 틀어지지 않게 돼 있다. 어깨는 항상 앞으로 틀어지거나 앞으로 처지면서 문제가 생긴다. 앞으로는 돌리지 말고 뒤로만 돌려야 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어깨가 심하게 틀어져 있을 때에는 주먹으로 쳐야 하지만, 약하게 틀어져 있을 때에는 간단한 동작으로 쉽게 바로잡을 수 있다. 그 방법은 다음과 같다.

   

 

사진 5

심한 오십견 대처법

가슴을 펴고 상방 15도 각도로 고개를 들고 양팔을 힘을 뺀 채 아래로 내려뜨린다. 양 손등을 마주보게 한 후 양팔을 앞뒤로 가볍게 두세 번 움직인다.

그러다가 순간적으로 팔을 뒤로 휙 서너 번 돌린다. 이때 양팔은 벌리지 말고 안쪽으로 모아 귀를 스치듯이 지나가게 해야 한다(사진 5). 그러면 뚝 소리가 나면서 어깨가 맞아 들어간다.

이렇게 해도 오십견이 잡히지 않을 때에는 앉거나 서서 어깨를 주먹으로 친다. 이 방법은 옛날 할머니들이 하던 것과 똑같은 것인데, 이를 좀더 정교하게 함으로써 효과를 높인 것에 지나지 않는다.

가슴을 쫙 편 채 고개를 들고 앉거나 선다.

불편한 쪽 팔을 손바닥이 정면을 향하게 옆으로 45도 정도 들어올리고, 반대쪽 손은 가볍게 주먹을 말아 쥔다.

사진 6

주먹 쥔 손을 불편한 쪽 어깨에 갖다 대 위치를 다시 확인한 후 충분히 거리를 두었다가 주먹의 말아 쥔 손날 부위로 어깨를 친다(사진 6). 제대로 맞으면 앞쪽으로 틀어져 있던 어깨 관절이 제자리로 돌아간다.

양 손등을 마주보게 한 후 팔을 뒤쪽으로 순간적으로 돌린다. 그러면 어깨가 틀어지면서 막힌 신경이 트이고 근육이 제자리를 잡게 된다.

주먹은 세게 쥐지 말고 가볍게 말아 엄지손가락을 검지 옆에 올려놓는다.

어깨가 완전히 펴진 상태에서 쳐야 한다. 어깨관절이 앞쪽으로 틀어진 것을 바로잡는 것이므로, 어깨가 앞으로 처진 상태에서 치면 아무 소용이 없다. 가슴을 최대한 펴면 어깨 역시 펴진다.

반드시 순간적으로 힘을 가해 끊어 쳐야 한다. 힘을 주어 밀어 치면 아프기만 하고 바로잡히지 않는다.

사진 7

바로잡고자 하는 어깨에 힘이 들어가 있으면 아무리 정확하게 끊어 친다고 해도 소용이 없다. 처음 하는 사람은 어깨를 칠 때의 아픔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어깨에 들어간 힘을 빼기가 무척 힘들다. 여러 번 연습을 하면서 힘을 빼는 법을 먼저 익혀야 한다.

교정이 되지 않았다고 해서 아픈 어깨를 너무 많이 때리면 맞은 자리의 근육이 옆으로 퍼져 아프다. 한 번에 하려고 하지 말고 몇 번 해서 되지 않으면 하루 정도 시간을 두고 다시 하도록 한다.

너무 오래 방치해 어깨 관절이 심하게 틀어진 사람은 이렇게 해도 아프기만 하고 바로잡히지는 않는다. 이럴 때에는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그 방법은 아픈 사람을 눕게 하고 손바닥을 하늘을 바라보게 한 뒤 바깥쪽에서 안쪽으로 45도 각도로 위에서 아래로 쳐주는 것이다(사진 7). 이때 반드시 손바닥을 하늘로 향하게 하고 쳐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어깨가 바로잡히는 것이 아니라 더 어긋나고 근육이 굳어 고생만 더 하게 된다.

   

 

이렇게 해도 여전히 뼈가 제자리를 못 찾는 경우도 있다. 어깨가 안으로 한 계단 말려들어 근육이 심하게 굳은 사람은 어깨의 운동 범위가 조금 늘어나기는 하나 굳은 근육 때문에 완전히 정상화되지는 않는다. 이런 경우에는 교정자가 두 발을 피교정자의 어깨에 대고 피교정자의 양손을 잡고 어깨를 위쪽으로 잡아당겨 굳은 근육을 풀어야 한다. 이때 피교정자는 떼굴떼굴 구를 정도로 아파한다. 다만 이 방법은 몸살림운동에 숙달된 사람이나 해야 한다. 아무나 하다가는 큰 사고가 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어깨가 아프다고 어깨만 바로잡아서는 안 된다. 어깨가 틀어진 것은 고관절이 틀어져 있기 때문이므로 고관절까지 바로잡아야 한다. 고관절이 제대로 자리잡고 있고 허리가 곧게 펴진 사람은 몸이 균형을 이루기에 여간해서는 어깨가 틀어지지 않는다. 몸이 불균형한 상태에서 어깨는 움직일 준비를 하지 않았는데, 마음이 먼저 움직여, 예컨대 땅에 떨어져 있는 휴지를 주우려고 하다가 툭하고 어깨가 틀어지는 것이다. 당연히 어깨를 바로잡기 전에 고관절부터 바로잡고 엉치를 바로잡은 다음에 어깨를 바로잡아야 한다.

 

그 밖의 어깨 질환

그리고 어깨가 틀어지면 목과 등뼈에도 영향이 미친다. 어깨가 앞으로 틀어지면서 경추와 흉추를 잡아당겨 목과 등뼈도 틀어진다. 그래서 어깨가 아픈 사람은 시간이 지날수록 목과 등까지 아파 오게 된다. 특히 목 근육을 잡아당겨 눈, 코, 귀, 입에 문제가 생기거나 머리가 아픈 경우가 많다. 어깨를 바로잡은 다음에는 반드시 등과 목까지 바로잡아야 한다.

어깨가 틀어진 것도 고관절이 틀어져 몸이 불균형한 상태에 있기 때문이므로, 어깨를 바로잡은 다음에는 반드시 몸을 펴는 운동을 해야 한다. 걷기 숙제와 2번 방석 숙제를 ‘매일 꾸준하게’ 해야 다시 어깨가 틀어지는 일이 없게 될 뿐만 아니라 다른 병으로 고생하지 않게 된다는 것을 반드시 기억해두자.

어깨가 틀어진 것이 아닌데도 몹시 아프고 팔이 저린 경우가 있다. 특히 잠을 잘 때 오른쪽 팔에 마비증세가 와 놀라서 잠을 깨는 사람도 많다. 그 정도는 아니라도 어깨가 아파 오른쪽 어깨를 바닥에 대고 모로 눕지 못하는 사람은 더욱 많다. 이런 사람은 일할 때에도 어깨가 찌릿한 정도는 아니지만 욱신욱신하게 아플 때가 많다.

이런 증상은 어깨가 앞으로 처져 있기 때문에 나타나는 것이다. 견갑골 자체가 앞으로 꼬이면서 어깨가 앞으로 처진 것. 이런 사람에게는 심장과 관련된 질환이 많이 나타나는데, 원인은 역시 고관절이 틀어져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고관절이 틀어져 골반이 밑으로 말려 내려가고, 이로 인해 흉추 7번이 밑으로 함몰되면서 그 위의 흉추가 틀어져 있다. 이런 경우에도 고관절을 바로잡고 2번 방석 숙제와 걷기 숙제를 꾸준하게 하면 해결된다.

 

산에서 미끄러져 떨어지거나 심한 운동을 하다가 넘어져 어깨가 빠지는 경우도 있다. 어깨가 너무 아프니까 당황하게 마련인데 그럴 필요가 없다. 이때 빠진 것은 위팔뼈이다. 이 위팔뼈를 원래의 자리로 집어넣으면 문제는 해결된다. 그 방법은 다음과 같다.

편평한 땅에 허리를 곧게 펴고 가슴을 편 채 안정된 자세를 취하고 선다.

바위나 벽에 아픈 쪽 팔을 쭉 뻗어 손바닥을 댄다. 이때 팔은 정확하게 지면과 평행하면서 몸통과는 직각을 이뤄야 한다. 통증 때문에 스스로 할 수 없으면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서 한다.

몸을 바위나 벽 쪽으로 세게 툭 밀면 빠진 위팔뼈가 제자리로 돌아간다.

하지만 이런 방법은 전문가가 아니면 오히려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몸살림운동에 문의한 후 실시하는 게 바람직하다.

 

화 병(火病) 잊힌 호흡기관, ‘공명(空明)’이 트이면 세상이 트인다 김 철 몸살림운동가 www.momsalim.or.kr
가슴이 답답하며 온몸이 아파오는 화병. 모든 진단 장비를 동원해 검사해도 몸에는 아무 이상이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래서 현대의학은 화병의 원인을 정신의 이상에서 찾는다. 하지만 몸살림 운동에서는 그 원인을 공명의 막힘에서 찾고, 공명이 트이는 운동을 하면 화병은 물론, 그로 인해 발생하는 합병증세도 교정이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화병은 주로 나이든 여성에게 나타난다. 남편의 외도나 시집 식구들의 구박 등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은 여성 중 이를 해소하지 못하고 계속 쌓아가는 사람들에게서 많이 발생한다고 한다. 화병은 우울증, 두통, 그리고 오장육부 중 하나 이상의 지독한 통증을 복합적으로 일으킬 수 있다. 1996년 미국정신과협회에서는 이 병을 한국인에게만 나타나는 특이한 정신질환의 일종으로 공인하고, ‘hwabyung’으로 표기했다.

 

 

 

 

 

 

 

 

 

 

 

 

 

그런데 요즘 필자를 찾아오는 사람들을 보면 화병은 젊은 여성에게도 꽤 많이 나타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심지어 청소년도 예외가 아닌데, 사이버 공간에는 무엇엔가 화가 난 중·고등학생들이 “복수하겠다”

는 극단적인 문구를 버젓이 올리는 실정이다. 왜 예전에 없던 이런 현상이 생겨나는 것일까.

다른 병과 마찬가지로 화병에 대해서도 기존의 관점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할 필요가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화병은 정신질환이 아니다. 그런데도 정신질환으로 잘못 알고 있는 것이다. 아니,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두뇌 때문에 오는 병이 아닌데 두뇌 때문에 오는 병으로 알고 있다.

 

화병은 정신질환?

화(火·가슴이 번거롭고 답답해지는 것) 또는 적(積·한방에서 五臟의 일정한 부위에 있다고 하는 덩어리)이 찼다고 하면서 이를 삭이는 약을 먹으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이는 기본적으로 화병이 왜 생기는지를 모르기 때문에 내리는 처방이다. 몸을 네 가지로 구분하면서 체질별로 다른 약을 먹으라고 하는 것도 설득력이 떨어지는 주장이다.

화병은 몸이 많이 굽어 공명(空明)이 심하게 막힘으로써 생기는 여러 가지 증상을 말한다. 보통 화병의 증세에 대해 가슴이 답답한 것을 주로 지적하는데, 이는 화병의 여러 증세 중 하나일 뿐이다.

가슴이 답답한 것은 명치 부위에 화 또는 적이 차 있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이는 공명으로 연결되는 파이프라인이 막혀 있을 때 그렇게 느끼는 것일 뿐이다. 이런 사람의 명치 밑 부위를 누르면 자지러지게 아파하는데, 이곳이 공명과 연결된 파이프라인을 직접 눌러볼 수 있는 곳이다.

화병에 걸린 여성은 별다른 이유 없이 다른 식구들을 원망한다. 옛날 대가족제도 아래 살 때에는 시집 식구들을 원망했다. 본인은 열심히 잘하려고 하는데 시어머니, 시누이가 공연히 트집을 잡는다는 데서 시작해 남편과 자식들마저 자신의 진심을 알아주지 않는다고 원망했다. 요즘 같은 핵가족 시대에는 원망할 대상이 남편과 자식밖에 없다.

그런데 이렇게 식구를 원망하는 데에도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화병에 걸리면 가슴만 답답한 게 아니라 몸 여러 군데가 아파 늘 긴장하고 짜증이 나 있게 된다. 그뿐만 아니라 기운이 떨어져 만사가 귀찮고, 여기에다 우울증까지 겹치게 되면 고립감에 빠져든다. 사는 것 자체가 싫어지는 것이다.

몸이 너무 아파 1주일 정도 입원하면서 이런저런 진단을 받아보아도 아무런 병도 없는 것으로 나오지만, 실은 ‘종합병동’이라고 할 만큼 몸은 엉망진창이다. 가슴이 답답할 뿐 아니라 위도 아프고 장도 아프고, 특히 공명이 너무나 아프다. 화병은 오장육부의 병이기도 하다.

   

 

화병에 대해 웬만큼 아는 의사를 만나면 그래도 다행이다. “화병이군요. 스트레스 받지 않도록 조심하세요”라는 위로조의 조언은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화병을 모르는 의사를 만나면 오히려 창피만 당한다. 위아래로 훑어보고는 꾀병 부린다는 듯이 눈총을 준다. 그리고 쌀쌀맞게 말한다. “아무 병도 없으니 돌아가세요!”

이런 상태에서 가족의 평안을 위해 정신력으로 참고 버티려 노력하지만, 정신력에는 한계가 있다. 어쩌다 한번 증세가 폭발하면 걷잡을 수 없다. 소리소리 지르고 울면서 남편부터 원망하기 시작한다. 자식들도 참다 참다 “엄마, 이제 그만 좀 하세요”라고 한마디 쏘아붙이면 이제부턴 화살이 자녀들을 향한다.

 

화병 일으키는 공명의 비밀

화병과 함께 오는 증상은 허리 디스크, 다리의 땅김·오십견·견비통·목 디스크 같은 근골계통 질환, 우울증·협심증·불안초조·불면증·불숙면(不熟眠) 같은 신경계통 질환, 만성 소화불량, 속 쓰림, 얼굴이나 손발의 부종, 빈뇨, 생리통, 생리불순, 자궁근종, 물혹, 만성 설사나 변비, 구취(口臭), 복통, 헛구역질 등 이루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화병이 있으면 고통스러운 증상이 거의 모두 나타난다고 보면 된다.

그렇다고 해서 이 모든 증상이 화병에 따르는 합병증이라거나, 거꾸로 이런 질환 때문에 화병이 생긴다고 말할 수는 없다. 화병과 함께 이들 증상 중 일부 또는 전부가 함께 올 수 있다고 보면 된다. 이런 질환이 있는 사람에게 화병이 올 가능성이 높다는 것은 일리가 있는 말이다.

그 이유는 여성에게 화병은 대개 치골이 틀어져 고관절이 틀어지고, 이로 인해 몸이 심하게 굽고 공명이 막혀서 오기 때문이다. 고관절 틀어짐이 만병의 원인이 되는데, 여기에다 치골까지 틀어져 있으니 부인병까지 함께 올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진다. 10월호에서 공명이 막히면 위가 내려앉아 만성적인 소화불량과 속 쓰림의 원인이 된다고 쓴 적이 있는데, 이번 호에는 공명에 대해 본격적으로 알아보자.

‘공명(空明)’이라는 말이 독자에겐 생소할 것이다. 국어사전을 찾아보면 ①고요한 물에 비친 달그림자 ② 공명=공중(空中)으로 나와 있다. 인체기관으로 설명해놓은 사전은 하나도 없다. 인체에 실제로 존재하면서 매우 중요한 기능을 하고 있는데도 기공 연구자만 공명이란 말을 쓰고 있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그들마저 공명을 하단전(下丹田)의 의미로 추상적으로 이해할 뿐이다.

그러나 제대로 된 해부도를 보면 공명을 그려놓은 것도 간간이 찾을 수 있다. 맹장의 아랫부분인 충수(막창자꼬리, 맹장) 옆, 방광 위에 아무것도 없는 빈 공간을 그려놓았는데, 이 지점이 바로 공명이다. 실제로 공명이 트여 있는 사람을 기준으로, 배꼽에서 손가락을 세 개 옆으로 포갠 아래 정중앙을 엄지손가락을 이용해 수직으로 누르면 쑥 빨려들어가면서 손가락 끝이 요추 뼈에까지 닿는다. 막혀 있는 사람은 이 지점을 누르면 너무나 아파한다.

태아는 엄마 뱃속에 있을 때 폐호흡을 하지 않는다. 태아도 호흡운동을 하는데, 이는 산소를 공급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호흡계의 신경과 근육의 발달을 촉진하기 위해서이다. 태아는 엄마에게서 직접 제공받은 산소를 공기주머니에 모아놓고 쓰는데, 이 공기주머니가 공명이다.

태아가 세상에 나오면 거꾸로 잡고 엉덩이를 탁 치는데, 그러면 폐 속에 있던 양수가 빠져나오면서 태아는 자신의 탄생을 세상에 알리는 울음을 터뜨린다. 이때부터 폐호흡이 시작된다. 그러면 탯줄에 연결돼 있던 공명은 어떻게 될까. 공명은 횡격막이 엇갈리면서 생긴 럭비공 모양의 공간이다. 이 공간은 그대로 남아 있다.

이 공간은 비어 있음으로 해서 제 기능을 하게 돼 있다. 마치 동양화에 여백이 있음으로 해서 작품의 미적 수준이 높아지듯, 공명도 비어 있어야 몸의 기운이 살아나서 한가로운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게 된다. 서양화가 여백 없이 화폭이 꽉 차버리면 움치고 뛸 수 있는 여지가 사라져 답답해지듯, 사람도 공명이 막혀버리면 가슴이 답답하고 삶의 여유를 잃게 된다.

 

잊힌 호흡기관

공명이 우리 몸의 기운을 관장하는 호흡기관이라고 하면 사람들은 참으로 괴이한 얘기를 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태아 때 산소를 저장하는 기능을 했으면 그것으로 족하지, 이미 폐호흡을 하고 있는 마당에 다른 호흡기관이 왜 필요하냐고 의문을 제기할 것이다.

이는 서양적 사고에 젖어 있다는 방증이다. 서양적 사고에는 좋은 것 또는 맞는 것도 많지만 나쁜 것 또는 틀린 것도 많다. 우리 선조들 중 일부는 장기를 오장육부의 개념적 틀로 이해하기도 했는데, 지금도 한의학에서는 장기를 이런 틀로 본다. 이에 비해 현대의학은 각각의 장기를 따로 떼어놓고 본다. 오행(五行)사상을 철학적 토대로 하는 오장육부의 개념 틀도 잘못된 것이지만, 주체·객체의 이분법적 철학을 토대로 각 장기를 떼어놓고 보는 방식도 잘못된 것이다.

   

필자가 벌이는 몸살림운동은 우리 민족 고유의 전통 방식을 그대로 이어받은 것인데, 이 관점에서 보면 양자 모두 큰 결함을 가진 하나의 방법일 뿐이다. 다른 방법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현대의학은 자체의 결함을 인정하지 않고 마치 ‘진리의 파지자(把持者)’인 것처럼 행세하고 있다. 우리 몸에 공명이라는 대단히 중요한 기관이 있다는 사실도 모르면서 말이다.

공명이 호흡기관이라는 것은 실제 현상을 보면 알 수 있다. 트림을 자주 하는 사람을 종종 볼 수 있다. 이런 사람의 트림은 위에 가스가 차서 트림하는 것과 다르다. 위에 찬 가스가 나올 때에는 “걱” 하는 정도의 트림인데, 공명에서 가스가 나올 때에는 저 밑에서부터 올라오는 소리가 “크르릉” 하면서 유별나게 크다. 트림할 때 배를 만져보아도 차이를 알 수 있다. 위에서 트림할 때에는 위의 가스가 빠져나오면서 윗배가 들어가지만, 공명에서 가스가 나올 때에는 배꼽 밑에서 가스가 빠져나오기 때문에 윗배는 그대로 있고 아랫배가 들어간다.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나 바로 칫솔질을 할 때 헛구역질을 하는 것은 비위가 상해 있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사실은 그런 것이 아니다. 몸을 구부리고 자면서 약간 막혀 있던 공명이 자극을 받고 스스로 트이려고 하는 일종의 자구책인 셈이다. 이렇게 헛구역질을 하고 나면 몸이 상쾌해지는 것을 느끼게 되는데, 이는 막혀 있던 공명이 트였기 때문이다. 움직이면서 몸이 펴지고 난 이후, 예컨대 점심을 먹고 칫솔질을 하면 대체로 헛구역질이 나오지 않는다. 그러나 이때까지 몸이 펴지지 않았으면 다시 헛구역질을 하게 된다.

임산부 중에는 헛구역질을 심하게 하는 사람부터 전혀 하지 않는 사람까지 편차가 큰데, 공명이 꽉 막힌 사람일수록 헛구역질이 심하다. 헛구역질을 전혀 하지 않는 사람은 몸이 똑바로 펴져 있어 공명이 완전하게 트여 있는 것이다.

입에서 냄새가 심하게 나는 것도 공명이 막혀 있기 때문이다. 소화가 안 될 때 일시적으로 트림을 하면 썩거나 신 냄새가 나지만, 공명이 막힌 사람은 트림을 하지 않는데도 입에서 시금털털하면서도 역한 냄새가 장시간 지속적으로 난다. 공명이 막혀 그 안의 공기가 썩었는데, 그 공기가 파이프라인을 타고 밖으로 나오는 것이다.

 

복식호흡 관장

사람의 호흡에는 흉식호흡과 복식호흡이 있다고 한다. 서양의 인체학에서는 흉식호흡은 주로 늑간근(肋間筋)이 작용하는 호흡 운동이고, 복식호흡은 배의 근육을 움직여서 횡격막을 신축시키면서 하는 호흡 방식이라는 정도로 이해한다. 여성과 어린이는 대체로 흉식호흡을 하고, 성인 남성은 대개 복식호흡을 한다고 한다. 그러나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복식호흡은 호흡이 아랫배까지 내려가는 정상적인 호흡이고, 흉식호흡은 공명이 막혀 가슴으로만 달싹거리며 쉬는 비정상적인 호흡이라고 해야 한다.

공명이 트여 있으면 공명 자체가 호흡을 해 내장기관에 산소를 공급한다. 그런데 공명이 막혀 있으면 내장기관이 밑으로 하수(내장하수)되면서 굳어 있기 때문에 여기에 걸려 호흡이 밑으로까지 내려가지 못한다. 말하자면 허파가 정상적으로 펴진 상태로 호흡을 해야 하는데, 허파가 상당 부분 움츠러든 상태에서 호흡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 허파꽈리가 공기와 접촉하는 면적이 작아진다. 공기와 접촉하는 면이 작아지면 산소를 몸에 필요한 만큼 흡수하지 못하게 된다. 산소가 부족하면 우리 몸은 꼭 필요한 곳부터 산소를 공급하고 불요불급한 곳에는 덜 보낸다. 꼭 필요한 곳은 우선 중추신경계, 그중에서도 우리 몸에 흡수된 산소 중 25%를 소비하는 두뇌이다.

손이나 발 같은 곳에는 꼭 필요한 곳에서 쓰고 남은 산소를 보낸다. 그래서 늘 산소가 부족하니 당(糖)이 충분히 있어도 태우지 못하게 된다. 태우지 못하니 열이 발생하지 않는다. 손과 발이 차가운 사람들은 공명이 막혀 있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공명이 막힌 사람은 손과 발뿐 아니라 몸도 차갑다. 여름에도 두꺼운 이불을 덮지 않으면 추워서 잠을 자지 못한다. 심한 사람은 겨울에는 물론, 여름에도 찬물을 손에 대지 못한다. 손이 찬물에 닿으면 ‘애리다’고 표현한다

이런 사람은 얼굴색도 정상이 아니다. 창백하거나 누렇게 떴거나 까맣게 죽어 있다. 이런 사람도 공명을 틔워주면 10분도 안 돼서 얼굴에 홍조가 돌면서 정상으로 돌아간다. 공명이 트이면 바로 깊은 호흡이 가능해지면서 산소가 충분히 공급되기 때문이다.

   

 

만성 피로가 오는 까닭

조금만 일해도 금세 피로해지는 사람이 있다. 차를 타든 집에 돌아오든 어느 자리에 앉기만 하면 피곤해서 잠에 곯아떨어지는 사람들. 심지어 회의하는 자리에서도 자기 할 얘기만 하고는 꾸벅꾸벅 졸거나 아예 드르렁드르렁 코를 골며 잔다. 늘 기운이 없으니 일에 의욕이 있을 리 없다. 스스로 일을 만들어 나가지 못하고, 대충 남이 만들어내는 일을 뒤따라가며 할 뿐이다.

이런 사람들 덕분에 보약이 잘 팔린다. 아무리 몸에 좋다는 음식을 많이 먹어도 기운이 돌아오지 않으니 보약을 찾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이런 사람들은 보약을 아무리 많이 먹어도 소용이 없다. 공명이 막히지 않았을 때에는 보약이 효험이 있을 수 있지만, 공명이 막힌 사람에게는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한다. 공명이 막힌 사람은 흉식호흡을 하기 때문에 늘 산소가 부족하고, 산소가 부족하니 기운이 살아날 리 없다.

더 중요한 사실이 있다. 공명이 막히면 오른쪽 신장이 처져 방광을 누른다. 그래서 신장과 방광이 함께 굳어 있다. 장기는 근육으로 이뤄져 있는데, 근육이 굳으면 장기의 기능이 떨어지게 된다. 신장의 임무는 우리 몸에 불필요한 물질을 걸러내는 것인데, 그 기능이 떨어져 불필요한 물질을 걸러내지 못하니 항상 몸이 피로함을 느낀다.

보통 사람도 아침에 일어나면 조금 부기가 있지만 신장이 나쁜 사람은 얼굴과 손발이 퉁퉁 부어 있다. 신발을 신지 못할 만큼 발이 붓는 경우도 많다. 그러다가 시간이 지나면 부기가 빠진다. 이는 수면 중에는 장기도 쉬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신장이 쉬면서 불필요한 물질을 걸러내지 않으니 그것이 쌓여서 몸이 붓는 것이다. 그러다가 잠에서 깨면 다시 신장이 활발하게 움직이면서 부기가 빠지게 된다.

신장은 우리 몸 좌우에 하나씩 두 개가 있지만, 왼쪽에 있는 신장은 기능을 거의 하지 않는다. 오른쪽 신장에 크게 문제가 생겼을 때 쓰기 위해 예비용으로 갖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왼쪽 신장은 장기 속에 묻혀 있어 혼자서 밑으로 처지는 일은 없다. 오른쪽 신장은 방광 오른쪽 위에 있는데, 그 사이에 빈 공간이 있어 처질 수 있다. 늘 오른쪽 신장에 문제가 생기는 것은 이 때문이다.

신장 기능이 떨어진 사람은 간도 나빠지기 쉽다. 일차적으로 신장에서 불필요한 물질을 걸러내고 남은 물질을 간에서 분해하는데, 신장이 제대로 걸러내지 못하고 간으로 부담을 전가하기 때문이다. 간이 나쁜 사람은 간으로 가는 신경이 눌려 있는 게 아닌지도 살펴보아야 하지만, 신장에 이상이 있는 것이 아닌지도 알아보아야 한다.

또 신장이 나쁜 사람은 오줌을 자주 누는 빈뇨(頻尿) 증세가 함께 있다. 신장이 나쁜 것은 무슨 병명이 붙어 있든 모두 신장이 처져 방광과 서로 누르고 눌리면서 굳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서로 누르면 신장만 굳는 게 아니라 방광도 굳는다. 방광은 오줌을 충분히 모아놓았다가 밖으로 내보내야 하는데, 굳어 있는 상태에서는 이런 기능이 떨어진다. 모아놓지 못하고 바로바로 배출하는 것이 빈뇨 현상이다.

 

공명 막힘은 만병의 근원

정상적으로 배변이 이뤄지지 않는 증상을 변비라 하는데, 변비는 주로 여성들에게 나타난다. 현대의학으로 검사를 받으면 대개 ‘습관성 변비’라는 진단이 나오는데, 이에는 긴장 감퇴성 변비와 긴장 항진성 변비가 있다고 한다. 긴장을 너무 풀거나 너무 긴장해서 변비가 생긴다고 보는 것이다. 그리고 그 해법은 주로 음식을 가려 먹는 것으로 삼으려 한다. 하지만 이렇게 해서는 변비가 사라지지 않는다. 변비의 원인을 잘못 짚었기 때문이다.

대장은 소화를 하고 영양분을 흡수하고 남은 찌꺼기를 모아놓았다가 밖으로 내보내는 기능을 한다. 대장은 이 찌꺼기를 보관하고 있는 동안에 적절하게 수분을 흡수하고 남은 것을 내보낸다. 이렇게 모아놓았다가 내보낼 때 대장은 연동운동을 한다. 내려 보내는 운동과 잡아놓는 운동이 그것이다. 이러한 운동이 정상적으로 이뤄지면 만성적인 변비나 설사는 생기지 않는다.

문제는 대장이 정상적인 운동을 하지 못할 때 발생한다. 정상적인 운동을 하지 못하는 것은 장이 굳어 있기 때문이다. 굳어서 기능이 떨어져 있을 때 만성적인 변비와 설사에 시달리게 된다. 변비는 내려 보내는 기능이 떨어졌을 때 찾아오며, 설사는 잡아놓는 기능이 떨어졌을 때 발생한다. 변을 보는 습관 때문도 아니고, 모든 일에 민감한 과민성 체질 탓도 아니다.

장이 굳는 현상은 공명이 막혀 내장이 하수돼 있기 때문이다. 내장이 하수돼 대장을 누르면 내장도 대장도 굳는다. 만성적인 변비나 설사로 고생하는 사람의 대장 상단 부위를 눌러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장이 굳은 사람은 왼쪽 아랫배를 누르면 칼로 찌르는 것 같은 통증을 느낀다. 반면 장이 굳지 않은 사람은 전혀 통증을 느끼지 않는다.

화병이 있는 사람에게는 지금까지 나열한 증상 외에도 여러 가지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 위가 하수돼 굳어 있으니 항상 소화가 안 되고 속이 더부룩하다. 등이 굽어 흉수(胸髓)와 뇌수(腦髓)가 잘 연결되지 않으니 불면증이나 우울증 등 현대의학에서 정신질환이라고 부르는 증상이 오기도 한다. 목이 굽어 목 근육이 굳어 있으니 머리도 아프고 눈도 침침하고 어지럼증이나 이명 현상이 오기도 한다.

   

화병의 해법

병원에서 화병이 있는 사람에게 해줄 수 있는 치료행위는 ‘스트레스 받지 말라’는 얘기밖에 없다. 원인을 모르기 때문이다. 물론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면 화병이 크게 도지지는 않겠지만, 세상에 스트레스 받지 말라는 것처럼 무책임한 말도 없다. 상황이 그렇게 만들어져서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지, 스트레스를 받고 싶어서 받는 사람은 없지 않은가.

몸살림운동의 논리로 본다면 ‘몸을 펴고 사십시오’라고 권하는 게 옳은 말이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몸을 웅크리게 되는데, 몸을 펴면 몸이 개운해지고 기분이 상쾌해진다. 몸을 펴면 오던 스트레스도 뒤로 물러간다.

화병 또한 몸을 펴면 사라진다. 그런데 화병이 있는 여성의 몸이 굽어 있는 것은 앞서 설명한 대로 치골이 틀어져 고관절까지 함께 틀어져 있기 때문이다. 주로 여성에게 화병이 많은 것은 바로 이 치골 때문이다. 아기를 낳을 때 치골이 벌어져야 태아의 머리가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여성의 치골은 좌측과 우측이 틀어져 있을 가능성이 높다. 치골이 틀어지면 골반의 공간이 넓어지면서 이곳으로 장기가 밀려 내려온다. 그러면서 공명이 막히고 장기가 서로 누르고 눌려 굳게 된다.

남자의 치골은 치골 결합에서 단단하게 붙어 있어 절대로 틀어지지 않게 돼 있다. 다만 몸을 너무 심하게 굽히고 살면 장기가 하수되면서 공명이 막히고 등이 굽으면서 화병에 걸리기도 한다. 요즘 청소년에게서도 화병 증세가 나타나는 것은 아이들이 예전에 비해 많이 몸을 구부리고 살기 때문이다.

여성의 화병을 사라지게 하려면 우선 치골과 고관절을 바로잡아야 한다(사진 1). 다음에 엉치를 눌러 틀어진 골반을 바로잡고, 아래로 함몰된 흉추 7번을 잡은 다음 그 위의 흉추와 경추까지 바로잡아야 한다. 그런 후에 공명을 틔워야 하는데, 이는 스스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므로 몸살림운동 전문가에게 맡기는 게 좋다(사진 2).

치골은 스스로 바로잡을 방법이 없고, 스스로 고관절을 바로잡는 방법은 이 연재를 시작하면서 소개했다. 엉치를 잡는 법 역시 소개했다. 흉추를 바로잡으려면 2번 방석 숙제와 걷기 숙제를 ‘매일 꾸준하게’ 해야 한다. 경추는 수시로 가슴을 펴고 도리도리 운동을 하면 바로잡힌다(사진 3).

공명을 틔우는 방법 역시 앞에서 한 가지를 소개했는데, 다른 방법을 하나 더 설명하겠다. 공명을 틔운다는 것은 구부러져 있던 배를 원래의 상태로 돌린다는 것을 의미한다.

 

▲두꺼운 베개나 방석 서너 개를 반으로 접어 허리에 대고 눕는다. 1번 방석 숙제를 하는 것과 같은데, 그보다 두껍게 해서 허리에 댄다고 생각하면 된다.
▲다리는 책상다리를 하고 엉덩이는 바닥에 닿도록 해야 한다.
▲팔은 어깨가 펴질 수 있도록 양옆으로 펼치거나 머리 옆에 놓는다(사진 4).
▲호흡을 깊고 편안하게 하면서 이 자세로 최소한 5분 이상 있도록 한다.
▲일어날 때에는 몸을 옆으로 돌리지 말고 허리 힘으로 그대로 일으켜 세우도록 한다. 가능한 한 빠른 속도로 한 번에 일어난다.
▲앉은 상태에서 온몸운동을 하듯이 깍지를 끼고 허리를 양옆으로 부드럽게 돌려 몸을 풀어준다(사진 5).

   

 

 

치골, 골반 뒤틀린 변강쇠·옹녀는 없다 요실금, 전립샘 질환, 성기능 장애, 치질

김 철 몸살림운동가 www.momsalim.or.kr

나이 들면 찾아온다는 요실금과 전립샘 질환. 양방에서는 수술과 각종 운동법을, 한방에서는 장기를 보하는 약들을 권하지만 완치는 어렵고 재발은 잦다. 몸살림운동에서는 그 원인을 치골과 골반에 생긴 문제에서 찾고, 이를 바로잡으면 요실금과 전립샘 질환은 물론, 성기능 장애와 치질까지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 설사, 변비, 복통 치료는 보너스!

공명 틔워 빈뇨 스스로 잡는 법

요실금과 빈뇨(頻尿)를 비슷한 종류의 질환으로 알고 있는 사람이 적지 않다. 하지만 둘은 완전히 다른 질병이다. 요실금은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소변이 나오는 증상이고, 빈뇨는 자주 찔끔찔끔 오줌을 누는 현상을 가리킨다.

빈뇨는 오줌이 마렵다는 것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귀찮고 불편한 정도에 지나지 않지만, 요실금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오줌을 지리게 되니 체면이 말이 아니다. 기침하거나 크게 웃을 때 오줌을 지리는 것은 그나마 약한 증상이고 걷다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오줌이 줄줄 새는 사람도 있다.

기저귀를 차고 다녀도 지린내가 나니 창피해서 집 밖에 오래 머물거나 돌아다니는 것 자체가 겁이 난다. 심하면 등산이나 여행은 물론, 친구 만나는 것조차 꺼려지고 직장생활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도 벌어진다. 요실금은 암처럼 생명을 위협하 진 않지만 그로 인해 생기는 불편함과 수치심, 자신감 저하로 인해 크든 작든 일상생활에 제약을 받게 된다. 수치심이 커 집에만 처박혀 지내는 사람 중엔 우울증으로 고생하는 사람도 많다.

주로 중년과 노년기 여성에게 나타나던 요실금이 최근에는 30대의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도 늘고 있는 추세라고 한다. 심지어 성인 여성의 40% 이상이 요실금을 경험한다는 통계도 있지만, 아마 이는 요실금이 얼마나 여성을 괴롭히는지를 강조하려는 과장된 수치일 터이다.

 

요실금의 양·한방 치료

현대의학에서는 요실금 중 가장 흔한 종류가 갑자기 배의 압력이 높아질 때 생기는 ‘복압성(腹壓性) 요실금’이라고 한다. 분만 경험이 있는 중년 또는 노년의 여성은 기침이나 재채기할 때, 또는 크게 웃거나 줄넘기를 할 때, 심하면 걸을 때에도 배의 압력이 높아지면서 요실금이 생긴다는 것이다. 또 이를 “골반 지지조직이 분만이나 노화현상으로 손상되거나 약해져 생기는 현상”이라고 설명한다.

‘절박성(切迫性) 요실금’은 방광의 심한 염증으로 주로 발생하는데, 오줌을 누고 싶다는 생각이 들자마자 참지 못하고 바로 새어 나오는 증상을 말한다. 소변이 충분히 차 있지 않은 상태에서 스트레스가 신경계를 교란하면 방광이 저절로 수축해 소변이 새어 나온다는 게 현대의학의 주장이다.

현대의학은 이를 치료하기 위해 각각의 원인에 따라 내과적 치료, 수술, 행동요법 등 여러 가지 치료법을 사용한다. 내과적 치료는 약물 투입을 뜻하며, 수술에는 요실금 근본수술, 실리콘 삽입, TVT나 TOT 수술 같은 것들이 있다. 행동요법에는 케겔운동법, 전자기장 자극법, 바이오 피드백 등이 있다. 케겔운동은 괄약근과 골반근을 운동시킴으로써 힘을 줄 때 질을 좁히는 능력을 증가시킨다고 한다.

한방에서는 요실금을 ‘소변불금(小便不禁)’ 또는 ‘소변실금(小便失禁)’이라고 부른다. 한방은 요실금을 폐와 비장, 신장의 기능이 떨어져 오는 것으로 파악하며, 그중에서도 신장의 양기가 부족하거나 허약한 것이 주된 원인이라고 주장한다. 또 간장과 신장의 음기가 부족하거나 지나치게 신경을 쓰는 경우, 그밖에 스트레스로 인해서도 생길 수 있다고 한다. 기름지거나 매운 음식을 즐기는 사람에게선 방광에 습한 기운과 열이 쌓여 발생할 수 있고, 출산을 많이 한 주부에게는 어혈(瘀血) 때문에 생길 수도 있다는 게 한방의 주장이다.

   

 

한방에선 신장이 약할 때에는 신장의 기를 보하는 처방을 위주로 하고, 방광의 습열(濕熱)이 원인인 경우에는 이를 제거하는 약물을 처방한다. 출산 후 어혈이 원인이 되는 중년 여성에게는 어혈을 풀어주면서 음기를 보하거나 간장의 뭉친 기운을 풀어주는 약물을 중심으로 처방한다.

 

‘치골 틀어짐’이 원인

문제는 양방이든 한방이든 요실금을 완치하지 못하는 현실에 있다. 어떤 처방과 치료를 해도 잠시 진행을 멈추게 할 뿐, 근본적으로 재발을 막을 수 있는 치료법은 양·한방 어디에도 없다. 의사들은 완치가 가능하다며 수술을 권하지만, 수술을 해도 2년여가 지나면 재발한다.

이는 요실금을 일으키는 근본원인을 제거하지 못했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대증요법에 치우쳐 치료를 하다보니 재발의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이다.

몸살림운동에서는 빈뇨의 경우 지난호에서 본 것처럼 공명이 막히면서 일어나는 현상으로 파악한다. 공명이 막히면 신장이 아래로 처지고, 신장이 방광을 누르면 빈뇨가 일어난다. 따라서 이를 교정하려면 처진 신장을 위로 올리면 된다. 틀어진 고관절과 치골을 바로잡고, 공명을 틔우면 신장이 제자리로 올라가면서 빈뇨 증상도 바로 사라진다. 신장이 제자리를 찾으면 아침에 손과 발, 얼굴이 붓는 현상도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요실금은 빈뇨만큼 쉽게 잡히는 질병이 아니다. 요실금이 생기는 원인이 두 가지가 겹쳐 있기 때문이다. 하나는 치골이 안으로 말리면서 틀어진 것이고, 다른 하나는 엉치등뼈(천추, 엉치)와 꼬리등뼈(미추, 꼬리뼈)가 위로 떠 있기 때문이다. 천추와 미추는 척추의 최하단 요추 바로 아래에 있으며 천추의 좌우는 장골과 연결되는데 장골의 아래에 좌골이 있고, 그 밑에 앞으로 약간 돌출된 부분이 치골이다. 천추와 미추, 장골, 치골, 좌골은 전후좌우로 골반을 이룬다.

요실금이 여성에게만 나타나는 이유는 출산과 관련이 깊다. 남자는 좌와 우의 치골이 골반에 단단하게 붙어 있어 틀어질 염려가 없는 반면, 여자는 출산 때 치골이 벌어져야 아기의 머리가 밖으로 나올 수 있기에 틀어질 확률이 그만큼 높다. 남자는 요실금이 없는 대신 엉치와 꼬리뼈가 떠 있을 경우 전립샘에 이상이 생긴다.

일단 치골이 안으로 말리면서 틀어지면 골반의 공간이 좁아진다. 이때 골반 안에 들어 있는 방광은 눌려서 압박을 받게 되며 방광 주변의 근육이 굳으면서 신경을 눌러 그 기능을 약화시킨다. 그렇게 되면 방광에서 중추신경계로 보고하는 기능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중추신경계에서 방광으로 하달하는 지시도 제대로 전해지지 않는다. 이는 요실금을 일으키는 일차적인 조건이 된다.

여기에서 필자가 새로 개발한 ‘스스로 치골을 잡는 방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 건강법을 실천할 때 제일 중요한 포인트는 다리에서 힘을 빼는 것이다. 다리에 힘이 들어가면 아프기만 하고 치골이 제대로 잡히지 않는다. 다음으로는 다리를 잡아당길 때 순간적으로 끊어서 잡아당겨야 한다는 점이다. 그래야 근육이 긴장하지 않아 효과적으로 치골이 제자리를 잡는다. 잡아당기면 근육은 저절로 긴장하게 되는데, 순간적으로 끊어서 잡아당기면 긴장할 틈이 없기 때문이다.

 

치골 스스로 바로잡는 법

몸살림운동이 몸에 배인 사람들은 다리에 힘을 빼고 끊어 치는 것이 어렵지 않지만 처음 하는 사람은 어색하고 잘 되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자꾸 하다보면 요령이 생길 것이니 겁먹지 말고 시도하는 게 중요하다. 두세 번 해서 잘 안 되면 다음날 다시 하는 것이 좋다. 운전도 하다보면 늘 듯 자가 교정법도 하다보면 늘게 돼 있다.

사진 1

▲편안한 자세로 누워 왼쪽 무릎을 끌어당긴 후 양손으로 무릎을 잡고 더 끌어당긴다.

▲더 끌어당겨지지 않는 지점까지 오면 멈췄다가 양손에 순간적으로 힘을 주어 아래로 툭 친다(사진 1). 뚝 소리가 나면 고관절과 무릎이 바로잡힌 것이다. 소리가 안 나도 순간 뜨끔했으면 바로잡힌 것이니 소리에 연연할 필요는 없다.

   

 

사진 2

▲다시 원위치로 올리고 왼손을 풀어 정강이를 잡는다. 왼손이 정강이를 잡고 있는 상태에서 순간적으로 오른손을 이용해 무릎을 왼쪽 가슴 쪽으로 확 잡아당긴다(사진 2).

▲이때 굳어 있던 다리 근육이 풀어지면서 여자는 치골까지 바로잡히게 된다. ‘우두둑’ 또는 ‘똑’하는 소리가 날 수 있으나 이는 치골이 맞아들어갈 때 나는 소리이므로 마음 쓸 필요가 없다. 소리가 나지 않아도 동작만 정확하면 치골은 제대로 잡히며 치골을 눌렀을 때 예전보다 통증이 덜해진 것을 알 수 있다.

 

이 동작 중 고관절을 바로잡는 동작까지는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는데, 그 다음부터는 왠지 동작을 바로 하기가 어색할 수 있다. 특히 다리나 배에 살이 많이 쪄 있는 사람일수록 더 어렵다. 그런 경우에는 가족이 도와주면 되는데, 이는 위험할 수 있으므로 몸살림운동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졌을 때 소개하기로 한다. 잘못 힘을 주면 치골이 부러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변강쇠 되는 ‘엉치 밟아주기’

치골이 틀어져 있으면 고관절도 틀어지게 마련이다. 고관절이 틀어지면 골반이 위나 밑으로 말려들어가게 된다. 엉덩이가 위로 봉긋 솟아 오리궁둥이가 돼 있는 사람은 고관절이 안으로 틀어져 골반이 위로 말려 올라간 경우인데, 한국 사람에게는 오리궁둥이가 많지 않다. 한국 사람은 대개 고관절이 밖으로 틀어지면서 골반이 밑으로 말려 내려가 있다.

엉덩이가 작은 사람은 허벅지가 굵다. 이는 골반이 밑으로 말려들어가면서 엉덩이의 살이 허벅지로 내려갔기 때문이다. 세간에서 말하는 ‘허벅지 비만’이란 이런 현상을 잘못 알고 허벅지가 비만해졌다고 얘기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고관절이 제대로 들어가면 그 즉시 허벅지는 2~3인치 이상 줄어들고 허리 세우는 운동을 해서 골반이 정상적인 위치로 올라가면 허벅지도 정상으로 돌아간다.

어쨌든 고관절이 틀어져 골반이 말려 내려가면 골반을 구성하는 엉치등뼈도 함께 말려 내려간다. 엉치등뼈에서는 골반 안에 있는 항문, 요도 등 관상기관(管狀器官)을 에워싸고 대변과 소문 등의 배출을 조절하는 괄약근을 조절하는 신경이 갈라져 나온다. 엉치등뼈가 제 자리에 있지 않으면 이 신경이 약해지고, 이 신경이 약해지면 따라서 괄약근도 약해진다.

요실금이나 전립샘의 이상, 치질, 성기능 약화 같은 증세가 있을 때 양방과 물리치료사들이 일반적으로 권하는 운동이 있는데, 항문을 조이는 일종의 괄약근 운동인 ‘케겔운동’이 그것이다. 괄약근이 강화되면 이런 증세가 호전되는 것만큼은 사실이다. 다만 케겔운동이 좋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수시로 이 운동을 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데 문제가 있다. 항상 의식적으로 노력하기가 쉽지 않고, 또 생각나서 조금 하면 금방 괄약근의 힘이 빠져 오래 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몸살림운동에서는 케겔운동보다 훨씬 더 효과가 좋은 방법을 알고 있다. 바로 엉치등뼈와 꼬리등뼈를 밟아주는 것이다. 몸살림운동에서는 이를 ‘엉치 밟아주기’라고 하는데, 이를 제대로 하면 말려 내려가 있던 골반이 위로 올라와 제자리를 잡게 되며, 괄약근으로 가는 신경이 살아날 뿐만 아니라 약해진 괄약근이 강화돼 요실금을 잡는 데 크게 도움이 된다. 그 방법은 다음과 같다.

 

골반, 괄약근 되살리는 법

▲먼저 피교정자가 엎드린 상태에서 고개를 한쪽으로 돌려 편한 자세를 취하고, 팔은 밑으로 내려뜨리고 손바닥은 하늘을 보도록 함으로써 몸에서 힘을 뺀다. 이런 자세를 취하면 저절로 힘이 빠진다.

▲교정자가 피교정자의 엉치를 눌러 보면 좌우 양쪽에 조금 튀어 나와 있는 부분이 만져진다.

사진 3

▲교정자가 피교정자의 오른쪽에 서서 이 두 부분과 꼬리뼈 끝을 잇는 지점에 왼발을 올려놓는다(왼쪽에 설 때에는 오른발을 올려놓는다). 이때에는 발의 안쪽이 허리 쪽을 향하면서 엉덩이가 위로 당겨지게 해야 한다. 그래야 아래로 말려 내려가 있던 골반이 제 자리를 잡게 된다.

▲양손을 왼 무릎에 포개 얹고 상체의 무게를 여기에 다 싣는다. 이때 오른발은 뒤에서 몸을 살짝 지지해주는 구실만 한다(사진 3). 시간은 5분 정도면 된다.

   

 

이때 주의할 것은 절대로 엉치보다 위쪽을 밟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위쪽에는 요추가 있는데, 이곳에 힘이 잘못 가해지면 반신마비가 오는 등 큰 해를 입을 수 있다. 요추는 사람이 서 있을 때 위에서 내려오는 무거운 하중에는 잘 견딜 수 있게 돼 있지만, 뒤에서 오는 하중에는 쉽게 어긋나는 약한 구조로 돼 있기 때문이다.

부부가 저녁에 함께 있을 때 서로 번갈아 가면서 밟아주면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여자는 요실금이 없어져 좋고, 남자는 전립샘의 이상이나 약화된 성기능을 회복하는 데, 그리고 치질에도 좋다. 필자는 가끔 농담으로 이 운동의 효능을 얘기하는데, 남자의 엉치를 한 달만 밟아 주면 변기통이 깨져 남아날 변기가 없을 것이라고 말이다. 과장이 꽤 섞인 농담이지만 실제로 전립샘이 약해 오줌을 찔끔찔끔 누는 남자의 엉치를 보름만 밟아주면 시원하게 오줌을 쫙 눌 수 있게 된다는 것만큼은 분명하다.

전립샘의 이상 역시 괄약근이 약하고 엉치등뼈에서 전립선으로 가는 신경이 약해져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현대의학에서는 전립샘비대증, 전립샘선염, 전립샘통 등 전립샘에 관한 여러 가지 증세를 얘기하고 각기 치료법을 달리하고 있지만, 이 또한 사람 몸의 원리를 몰라서 하는 주장이다. 엉치를 밟아주면 전립샘에 생기는 이상은 괄약근이 강화되고 신경이 트이면서 모두 사라진다. 정자 감소증 내지 무정자증도 전립샘이 약해서 생기는 증세이므로, 엉치를 밟아주면 많이 호전된다.

 

골반, 괄약근 스스로 바로잡기

치질이 생기는 것은 항문 괄약근이 약해져 있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도 보름만 엉치를 밟아주면 웬만한 치질은 다 물러간다. 엉치를 밟아주면 요도를 둘러싼 괄약근뿐만 아니라 항문을 둘러싼 괄약근도 함께 강화되기 때문이다.

이 방법이 참 좋은 것이기는 한데, 혼자 사는 사람은 밟아줄 사람이 없다. 또는 부부 중 한 사람이 밖에 나가 있으면 역시 밟아줄 사람이 없게 된다. 그럴 때에는 혼자 하는 방법도 있다. 1번 방석 숙제와 비슷한 것 같지만, 엉치를 밟아주는 것과 똑같은 효과를 낸다.

▲중간 크기 정도의 방석 세 개를 각기 접어서 쌓아놓되, 방석의 접힌 부분이 다리 쪽을 향하게 놓는다. 세 개가 부담스러우면 두 개부터 시작한다.

사진 4

▲쌓아놓은 방석 위에 엉치를 대고 눕는다. 접힌 부분이 엉치를 밀어준다는 느낌이 들 수 있도록 엉치 윗부분이 방석의 접힌 부분에 닿도록 하는 것이 좋다.

▲엉덩이는 바닥에 닿게 하고, 다리는 자연스럽게 쭉 펴며, 팔은 위로 올려 만세 부르는 자세를 한다(사진 4).

▲이런 자세를 10분간 취하고 있다가 일어나는데, 일어날 때에는 허리에 힘을 주어 벌떡 일어나도록 한다.

▲도중에 몸에 무리가 가면 식은땀이 난다. 그러면 동작을 중지하고 다음날 다시 한다. 여러 번 하다보면 진땀이 나지 않고 10분을 다 채울 수 있게 된다.

 

골반을 흔들면 장이 편하다

여성 가운데는 장이 굳어 있어 변비나 설사 증상으로 고생하고 아랫배가 늘 아픈 사람이 많다. 이럴 때 장을 풀어주는 간단한 방법이 있다. 골반을 잡고 좌우로 빨리 흔들어주면 된다. 이때 잡는 부위는 해부학적 용어로 위앞엉덩뼈가시라고 하는데, 골반을 형성하는 장골 중에서 좌와 우로 앞으로 가장 많이 튀어나온 부분이다.

사진 5

이 뼈는 좌와 우가 대칭으로 같은 높이에 같은 정도로 튀어나와 있어야 정상인데, 골반이 틀어진 사람은 정확한 대칭을 이루지 못한다. 이럴 때에는 골반을 흔들어주면서 더 높이 솟아 나와 있는 쪽 골반을 밑으로 쳐주면 되는데(사진 5), 숙달되지 않은 사람은 하기 어려우므로 그냥 흔들어주기만 하는 것이 좋다. 그냥 흔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장이 풀리면서 살아난다. 굳어 있던 장이 풀릴 때에는 꼬로록 하는 소리가 나기도 하는데, 장이 움직인다는 사실을 스스로 느낄 수 있다.

   

 

▲피교정자가 누운 상태에서 양 다리는 모으고, 팔을 밑으로 내려뜨리고 손바닥은 하늘을 향하게 함으로써 몸에서 힘을 뺀다.

▲교정자는 양 다리를 벌려 바깥쪽으로 무릎을 대고 무릎을 꿇고 앉는 자세에서 약간 일어선다. 이때 교정자의 무릎 위치는 피교정자의 무릎보다 위쪽에 있게 한다.

 

굳은 장 푸는 법

▲교정자의 양손 엄지와 검지 사이에 양 골반을 집어넣고 팔을 쭉 편 상태에서 양손의 엄지두덩에 약하게 힘을 주어 밑으로 내린다. 그러면 양손의 엄지두덩이 사타구니에 정확하게 놓이게 된다. 이때 힘을 많이 주면 피교정자가 긴장하므로 약하게 힘을 준다. 또 팔을 쭉 펴지 않으면 힘을 주게 되므로 반드시 팔을 쭉 펴야 한다.

사진 6

▲번갈아가면서 양 어깨에 힘을 약간 주어 최대한 빠르게 흔든다(사진 6). 이때 손에 힘을 주어 흔드는 것이 아니라 양 어깨로 흔든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손에 힘을 주면 흔드는 폭이 커지면서 속도가 늦어지는데, 어깨로 흔들면 빠르면서 그 폭이 아주 작아진다.

▲흔드는 횟수는 20~30회면 된다.

 

이처럼 젊어서나 늙어서나, 심지어 어린아이까지 병이라는 것은 다 몸이 틀어져서 균형을 잃었을 때 찾아온다. 병은 고관절이 틀어져 골반이 기울면서 시작된다. 지금까지 보아온 바와 같이 골반이 기울면 그것 자체로 엉치 근육이 굳으면서 허리가 아프게 되고, 흉추 11번이 오른쪽으로 틀어지면 당뇨가 오고, 흉추 4번이 틀어지면 만성 소화불량이 된다. 뼈관절염은 무릎이 바깥쪽으로 틀어져서 오는 것이고, 오십견은 어깨가 앞으로 틀어져서 비롯되며 온몸이 앞으로 굽어 모든 장기가 밑으로 처지면 화병이 생긴다.

병이란 이런 것이므로 병에 안 걸리려면 몸을 똑바로 해야 한다. 몸이 쭉 펴져 있으면 병은 일절 범접하지 못한다. 장수하는 사람이나 병 없이 자기가 죽는 줄도 모르고 죽는 사람은 근본적으로 몸이 쭉 펴져 있는 사람이다. 누구나 몸을 쭉 펴기만 하면 무병장수를 누릴 수 있다. 얼마나 몸을 펴고 살려고 노력하느냐에 따라 건강과 장수가 결정된다는 얘기다.

김철
1949년 서울 출생
선인고 졸업
강원도 오대산 무애스님에게 전통인술, 체술 사사
2004년 몸살림운동 창립
現 몸살림운동 상임지도위원
저서 : ‘몸의 혁명’ ‘김철의 몸살림 이야기(몸은 스스로 낫는다)’

그 방법이 특별히 어려운 것도 아니고 돈이 들어가는 것도 아니다. 우리 조상이 하던 방법을 이어받아 체계화한 몸살림운동의 ‘평생 숙제’와 ‘때때로 운동’을 꾸준히 하면 된다. 평생 숙제는 방석 한 장만 있으면 맨몸으로 할 수 있고 때때로 운동은 방석조차 필요 없다. 이들 운동에 대해서는 이 연재 시작부터 모두 소개했으니 찾아서 보고 꾸준히 실천하기 바란다. 그러면 다음날부터 몸이 달라지는 현상을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감기, 비염, 두통, 이명, 치매, 침침한 눈 가슴 펴면 감기 뚝! 고개 쳐들면 ‘이목구비’가 뻥!

김 철 몸살림운동가 www.momsalim.or.kr

바이러스와 세균이 옮긴다는 감기. 양방에서는 항생제와 주사 등 각종 치료제를 쓰지만 결국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야 낫는 병이다. 몸살림운동에서는 이를 굽은 등, 즉 흉추의 틀어짐에서 그 원인을 찾고 이를 바로잡으면 감기는 물론, 기관지염, 비염, 두통, 이명 증상까지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또한 치매와 침침한 눈을 간단한 동작과 운동으로 낫게 하는 방법도 소개한다.
감기 예방에 탁월한 2번 ‘방석 숙제’.

‘오뉴월 감기는 개도 안 걸린다’는 말이 있다. 오뉴월은 음력 5~6월을 이르는 것이니, 곧 여름 한철에는 개도 감기에 안 걸린다는 뜻이다. 개도 안 걸리는 감기에 걸린 사람은 그만큼 칠칠찮고 한심한 사람이라는 비아냥이다.

‘감기는 밥상머리에 내려앉는다’는 말도 있다. 감기 들어 앓고 있다가도 밥상을 받으면 앓는 것 같지 않게 잘 먹는 사람을 가리킬 때 쓰는 말이다. 하지만 조상들은 이 말을 ‘감기는 밥상머리에서 물러간다’는 뜻으로 사용했다. 밥만 잘 먹으면 감기 정도는 저절로 물리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렇게 우리 선조들은 감기쯤은 병으로 여기지도 않았다. 요즘 사람들은 감기만 걸리면 병원으로 달려가 주사를 맞지만, 예전에는 밥 잘 먹고 며칠 푹 쉬면 쉽게 떨쳐낼 수 있었다. 그런데 몸의 면역력이 약해진 이후 한번 감기에 걸리면 보름이고 한 달이고 떨어지지 않으니 병원으로 달려가게 된 것이다. 병도 아닌 것이 병이 되어버린 셈이다.

감기는 바이러스가 원인이라 특별한 약이 없다고 한다. 현대의학의 산물인 항생제는 세균이 원인인 병에 대해서는 탁월한 효과를 발휘하지만, 바이러스가 원인인 병에 대해서는 아무런 효과가 없다. 그래도 병원에서 항생제를 쓰는 것은 세균이 원인인 기관지염이나 폐렴 같은 2차 감염을 막기 위해서라고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2차 감염을 막는다는 구실로 항생제를 너무 많이 처방하고 있어 문제다. 항생제를 남용하면 몸의 면역체계가 깨진다. 몸이 해야 할 일을 항생제가 대신해버리니 몸은 더 이상 할 일이 없게 된다. 인슐린을 인공적으로 보충해주면 췌장이 인슐린을 만들어내는 일을 포기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항생제를 남용하면 몸은 스스로 면역체계를 형성하는 행위를 그만둔다.

원래 감기는 사나흘이면 몸이 스스로 바이러스에 대항하는 면역을 형성함으로써 그 증세가 사라지게 돼 있다. 항생제 남용의 세태로 말미암아 면역체계 형성 시스템이 파괴됐고, 몸은 스스로 바이러스를 퇴치하지 못하게 되고 말았다. 사나흘이면 당연히 나아야 할 감기가 보름이고 한 달이고 떨어지는 않는 것은 모두 이 때문이다.

감기의 증상은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재채기에 피로감이 있거나, 몸이 떨리며 춥거나, 목이 아프고 코의 염증(비염), 콧물, 때로는 두통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감기는 보통 열이 나지 않는데, 감기 증세가 있을 때 편도선이나 인후에 염증이 생기면 열이 난다. 이 염증은 바이러스가 원인이 아니라 세균성이다.

   

 

감기는 몸이 굽어 걸린다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라는 특정한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때 나타난다. 독감은 보통의 감기와 달리 고열이 나고 온몸의 근육이 아프고 쑤시며 몸에서 힘이 쭉 빠지기도 한다. 감기는 병도 아니지만, 독감은 가볍게 볼 질환이 아니다. 독감은 사람을 죽음에 이르게도 하기 때문이다. 특히 유행성 독감은 수많은 사람을 죽음으로 몰고 간다.

현대의학에서는 바이러스 때문에 감기에 걸린다고 한다. 감기에 걸리면 많은 바이러스가 발견되니 맞는 말이기는 하다. 그러나 이것만으론 모든 게 설명되지 않는다. 감기 바이러스는 항상 공중에 떠돌고 있는데, 어떤 이는 감염돼 감기에 걸리고 또 어떤 이는 감염돼도 멀쩡하다.

 

이는 비단 감기에만 해당되는 현상이 아니다. 병원체가 병의 원인인 모든 감염성 질환이 다 마찬가지다. 병원체에 감염되어도 그 결과는 각기 다른데 여기에는 어떤 원인이 있을 것이다. 그 원인이 밝혀지지 않는 한 감염성 질환의 원인 역시 밝혀지지 않은 것으로 보아야 한다. 병원체가 원인이 아닌 비감염성 질환도 마찬가지이다. 누구는 당뇨나 고혈압에 걸리고 누구는 걸리지 않는다. 왜 그럴까.

현대의학은 병의 원인을 몸 밖에서 찾는다. 감염성 질환이든 비감염성 질환이든 원인을 외부에서 찾으려고 한다. 그러나 이런 방법으로는 병의 진짜 원인을 찾을 수 없다. 병은 대개 외부보다는 내부의 원인으로 오기 때문이다. 병은 외부의 인자를 내부에서 이기지 못해서(감염성 질환), 그리고 내부에서 직접적인 원인이 발생해서(비감염성 질환) 생긴다.

감기는 주로 날씨가 추워지는 환절기 또는 추운 겨울에 걸린다. 환절기나 겨울에 기온이 뚝 떨어지면 몸은 저절로 움츠러든다.

몸이 움츠러들 때는 등도 굽는다. 등이 굽으면 흉추 2, 3번이 왼쪽으로 틀어질 수 있다. 흉추 2, 3번이 왼쪽으로 틀어지면 기관지로 가는 자율신경이 눌려 기관지가 약해지고, 체온을 관리하는 기능이 떨어진다. 이는 감기에 걸린 사람의 흉추 2, 3번 왼쪽을 눌러보면 정확하게 알 수 있다. 손을 등 뒤에 두고 목 밑을 더듬어가며 눌러보면 한 지점에서 찌르르한 통증을 느낄 것이다.

기관지가 약해지면 면역력도 떨어져 이미 몸속에 들어와 있던 바이러스가 급속하게 번식하게 된다. 그러나 감기 바이러스는 몸에 큰 영향을 끼치지는 않는다. 감기에만 걸렸을 때는 열이 나지 않는데, 이는 우리 몸이 감기 바이러스를 별것 아닌 것으로 여기고 피를 빨리 돌려 이 바이러스를 잡으려는 노력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편도선에 세균이 창궐하면 편도선이 부으면서 열이 난다. 이는 우리 몸이 세균을 나쁜 영향을 끼치는 존재로 파악해 피를 빨리 돌리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가슴 펴고 감기 잡는 3가지 동작

감기에 걸렸을 때 기침을 하는 경우가 많은 것은 체온 조절과 깊은 관련이 있다. 이는 기침을 하고 나면 열이 나서 몸이 후끈거리는 것을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기침은 체온을 조절하는 능력이 떨어져 있을 때 몸의 어느 부위, 예컨대 손이나 발이 차가워지면 몸 전체의 온도를 높이기 위해 등을 펴려는 우리 몸의 자구책이다. 자다가 기침을 하는 것도 어깨나 발이 이불 밖으로 나와 체온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감기에 걸렸을 때 으스스하게 춥고 떨리는 증상 역시 흉추가 틀어져 몸의 체온조절 능력이 떨어짐으로써 벌어지는 현상일 뿐이다.

그래서 기침이 나올 때에는 몸을 펴려고 노력해야 한다. 웅크렸던 몸을 펴면 흉추가 제자리를 잡으면서 스스로 체온을 조절하는 능력을 되찾아 기침이 멎게 돼 있다. 그런데 사람들은 기침이 나오면 몸을 더 웅크린다. 몸을 웅크리면 기침은 더 나오게 돼 있는데도 말이다.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틀어진 흉추를 바로잡으면 오던 감기도 물러간다. 이 방법은 기침이 나오려고 할 때 장소에 구애함이 없이 아무 데서나 서서 해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

   

▲깍지 끼고 몸 뒤로 젖히기

·걷기 숙제 중 ‘깍지 끼고 걷기’ 자세를 취한다.

·등을 한껏 뒤로 젖히면서 깍지 낀 손에 힘을 세게 주어 견갑골이 안쪽으로 모이게 한 상태에서 3~5분 동안 있으면 된다(사진 1).

이미 감기가 와 있을 때에도 이 방법은 효과가 있다. 그리고 다음의 두 가지 방법도 효과가 있다. 틀어진 흉추를 제자리로 돌아가게 하는 동작으로, 그 방법은 이 외에도 얼마든지 있다.

다만 2번 방석 숙제(방석을 흉추 7번에 대고 누워 있기)를 꾸준하게 하면 흉추가 뜨지 않아 감기에 걸리는 일은 없게 된다. 감기에 걸리고 나서 이런 동작을 하기보다는 평상시에 등을 펴고 삶으로써 감기에 안 걸리는 것이 훨씬 더 바람직하다.

▲올챙이 운동

·누운 자세에서 양손이 머리 옆에 오도록 팔을 구부려 바닥에 놓는다.

·양팔로 바닥을 가볍게 누르고 허리를 들어 척추 전체가 바닥에서 뜨면서 아치 형태가 되게 한다.

·팔과 어깨를 동시에 좌와 우 또는 위와 아래로 흔들어 등뼈가 따라서 움직이게 한다(사진 2).

▲앉아 몸 뒤로 젖히기

·바닥에 앉아 몸을 뒤로 젖히면서 양 손바닥을 바닥에 댄다. 이때 양팔의 간격은 가능하면 좁힌다. 그러나 몸이 불편할 정도로 억지로 좁힐 필요는 없다.

·고개를 뒤로 한껏 젖히고 가슴을 위로 든다. 그러면 허리가 만곡을 긋고 가슴이 쫙 펴질 것이다(사진 3).

·이 상태에서 고개를 좌와 우로 좀 세게 돌린다. 그러면 목에서 뚝 하는 소리가 나면서 틀어진 1, 2, 3번 흉추뿐 아니라 경추도 제자리를 잡게 된다.

   

 

콧물 제거하는 죽염 치료법

감기에 걸렸을 때 콧물이 많아지는 것도 우리 몸의 자구책이다. 기관지의 면역력이 떨어지면 몸은 더 많은 콧물을 분비해 외부에서 들어오는 병원체나 이물질을 밖으로 내보내려 한다. 따라서 콧물이 많이 나오는 것보다는 콧물을 많이 나오게끔 한 기관지의 면역성 저하와 기관지의 약화를 불러온 흉추 틀어짐이 진짜 문제인 것이다.

 

현대의학은 비염을 알레르기성으로 이해하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 비염은 흉추 2, 3번이 늘 틀어져 있기 때문에 벌어지는 현상이다. 다시 말해 늘 콧물이 많이 분비돼 고여 있을 수밖에 없는 조건이 형성돼 있는 것. 따라서 비염은 흉추를 바로잡고 나서 고여 있는 코를 밖으로 다 내보내면 없어지는 간단한 질환이다. 비염이 오래 진행돼 고여 있던 콧물이 굳어버리면 축농증이 된다.

이때 고여 있던 콧물을 밖으로 내보내기 위해 죽염을 이용한다. 죽염 가루를 팥알만큼 떠서 손가락(중지가 편하다) 위에 올려놓고 훅 하고 숨을 세게 들이마시면 죽염이 콧속 깊이 들어가게 된다. 그러고 나서 누워 있으면 코에서 콧물이 줄줄 흘러내린다. 이를 하루에 한 번씩 사흘만 하면 코는 다 빠져 나오게 된다. 물론 흉추가 틀어진 상태에서는 계속해서 코가 나오므로 이렇게 해서 코를 빼내도 소용이 없다.

이렇게 감기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때 감기는 모든 사람에게 오는 것이 아니라 흉추가 틀어진 사람에게만 온다. 바이러스는 감기의 주요 원인이 아니라 부차적인 원인에 지나지 않는다. 독감도 마찬가지이다. 몸에 병이 생기는 것은 몸이 틀어져 어딘가 약해져 있기 때문이지, 외부의 원인 때문이 아니다.

몸은 제대로 펴져 있어 면역체계가 살아 있으면 그 어떤 병도 이겨낼 위대한 능력을 갖고 있다. 이를 자연치유력이라고 한다. 몸살림운동은 몸을 폄으로써 자연치유력을 극대화하자는 운동이다. 몸만 제대로 펴고 살면 감염성 질환의 원인이 되는 병원체도 다 이겨낼 수 있고, 비감염성 질환은 애초부터 걸리지도 않는다고 본다.

감기일 때 열이 나거나 머리가 아픈 것은 편도선에 염증이 생겼거나 목의 오른쪽이 틀어져 두뇌로 가는 신경이 약해져 있기 때문이다. 감기에 걸렸을 때 눈이 침침하거나 이명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목의 왼쪽이 틀어져 눈, 코, 귀, 입, 얼굴로 가는 신경이 약해져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감기에 부수돼 나타나는 증세는 감기 때문이 아니라 감기의 원인인 흉추 틀어짐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서양인 도구’의 부작용

예전 286컴퓨터가 보급되던 시절에 컴퓨터 앞에 앉아 오랫동안 작업하면 눈이 침침하고 머리가 아프곤 했다. 브라운관 모니터에서 나오는 전자파가 원인이라면서 이것을 차단하면 괜찮아질 것이라고 했다. 그래서 사람들은 현대의학이 권하는 대로 망사로 된 전자파 차단기를 설치하고 일을 했다. 그러나 증세는 사라지지 않았다.

지금은 전자파가 거의 나오지 않는 LCD모니터를 사용하고 있지만, 이런 증세가 사라지기는커녕 훨씬 더 심해지고 있다. 진짜 원인은 전자파가 아니라 몸의 자세가 잘못된 데 있기 때문이다.

컴퓨터는 서양에서 만들어졌다. 이는 곧 서양 사람의 자세에 맞게 만들어졌다는 얘기다. 본체야 아무 데나 놓아도 되지만, 모니터는 사람이 보면서 일해야 하기 때문에 늘 보고 일할 수 있는 곳, 바로 책상 위에 올려놓고 보아야 한다. 그런데 서양 사람들은 한국인에 비해 몸이 많이 굽어 있다. 서양 사람들은 자신들의 굽은 몸에 맞게 모니터의 높이를 설정했다. 여기에 한국 사람들이 고생하는 비밀이 숨어 있다.

한국인은 서양 사람에 비해 몸이 펴져 있다. 아직까지는 서양 사람의 몸을 굽게 한 잘못된 문명의 이기에 덜 물들어 있기 때문이다. 푹신한 침대는 바로 누우면 허리를 뒤로 굽게 한다. 의자 역시 뒤로 기대면 허리를 뒤로 굽게 한다. 소파에 앉으면 몸은 공처럼 굽는다. 이런 도구 때문에 서양 사람의 몸은 모두 심하게 굽어 있다. 이런 문화가 아직은 한국 사회를 완전히 뒤덮고 있지 않기 때문에 그래도 한국 사람들의 몸은 서양 사람들에 비해 곧게 펴져 있다.

이런 상태에서 책상 위 11~12cm 높이에 있는 모니터를 보려면 등과 목, 허리까지 많이 구부려야 한다. 모니터 앞에서 일하는 시간이 점점 더 많아지면서 우리 몸도 서양 사람처럼 점점 더 굽게 됐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늘 몸이 굽어 있는 사람은 차라리 몸을 굽히고 사는 것이 편하다. 마찬가지로 몸이 펴져 있던 사람은 몸을 펴고 사는 것이 편하다. 그런데 몸을 펴고 있던 사람이 몸을 구부리게 되면 온갖 나쁜 증세가 나타난다.

허리가 굽으면 골반이 말려 내려가면서 허리 아픈 사람이 급증한다. 등이 굽으면 등 근육도 굳어 등이 쪼이고 당기는 사람이 많아진다. 고개를 숙이고 일하다보니 경추가 틀어지고 목 근육이 굳어 눈, 코, 귀, 입과 얼굴에 이상이 나타나고 머리 아픈 증세가 자주 있다. 그중에서도 컴퓨터로 일하면서 가장 민감하게 느끼는 증상이 눈이 침침하고 머리가 아픈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다른 증세도 많이 나타난다.

목을 번쩍 들고 뒷목을 만져보자. 목 근육이 말랑말랑하고 잘 풀어져 있을 것이다. 고개를 푹 숙이고 뒷목을 만져보자. 근육이 딱딱하게 굳어 있음을 느낄 것이다. 이렇게 고개를 숙이고 있으면 목 근육이 굳고, 고개를 들고 있으면 목 근육이 풀리게 돼 있다. 필자가 당당하게 고개를 들고 살자는 것은 그래야 목 근육이 풀어져 몸이 편하기 때문이다.

 

고개 들고 삽시다!

목 근육 중 왼쪽이 굳으면 귓바퀴 옆의 머리를 타고 가 귀 위에 있는 독맥을 거쳐 눈, 코, 귀, 입과 얼굴로 가는 신경이 눌리게 된다. 그러면 이 신경이 약해져 이들 기관 중 하나 또는 여러 곳에 문제가 발생한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눈이 침침해지는 것이다. 눈꺼풀이 파르르 떨리는 것도 이 때문이고, 코가 막히는 것도 이 때문이고, 귀에 이명(耳鳴)이 생기는 것도 이 때문이다. 눈에 백내장이나 녹내장이 생기는 것도 이 때문이다.

목 근육 중 오른쪽이 굳으면 마찬가지로 오른쪽 귀 위에 있는 독맥을 거쳐 두뇌로 들어가는 신경이 약해져 두통이나 편두통이 온다. 두통은 목뼈가 삐어 목의 오른쪽 근육이 약하게 굳어 있을 때 오고, 편두통은 목뼈가 접질려 근육이 심하게 굳어 있을 때 온다. 깜빡깜빡 까먹거나 이것이 심해져 치매가 오는 것도 목 오른쪽 근육이 굳어 있기 때문이다. 언어장애가 오는 것도 이것 때문이다.

눈, 코, 귀, 입에 이상이 있거나 머리가 아플 때 한번 귀에서 손가락 두 개 정도 포개놓은 만큼 위에 있는 독맥을 손가락으로 때려보자(사진 4). 눈, 코, 귀, 입에 이상이 있을 때에는 왼쪽이 약간 볼록하게 올라와 있고 찌르르하게 아플 것이다. 머리가 아플 때에는 반대로 오른쪽이 아플 것이다. 기억이 잘 안 날 때에도 오른쪽이 아프다. 아파도 세게 여러 번 때리고 나면 눈이 맑아지거나 머리 아픈 것이 좀 덜해질 것이고 기억력도 조금은 되살아날 것이다.

더 좋은 방법은 아침에 머리 감을 때 비누질을 하고 나서 아픈 독맥을 엄지손가락이나 엄지두덩으로 빡빡 20~30회 정도 문질러주는 것이다. 귓바퀴 옆의 신경선이 지나가는 부분도 함께 문지르면 좋다. 독맥을 때리는 것은 너무 아파 자주 하기가 힘든데, 머리 감을 때 문질러주는 것은 통증이 덜하기 때문에 쉽게 할 수 있다. 1주일 이상 매일 하면 머리가 한결 맑아지고 눈도 밝아질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임시방편일 뿐이다. 근본적인 방법은 2번 방석 숙제를 꾸준하게 해서 흉추를 바로잡는 것이다. 흉추가 잡히면 그 위에 있는 경추도 저절로 잡히기 때문에 2번 방석 숙제의 효능은 탁월하다 하지 않을 수 없다. 눈, 코, 귀, 입과 머리의 문제를 2번 방석 숙제 하나로 다 해결할 수 있다.

 

 

목뼈 스스로 바로잡기

이 숙제로 치매도 예방할 수 있다. 몸살림운동에서는 치매를 흉수와 뇌수가 잘 연결되지 않을 때 오는 현상으로 본다. 흉수의 지시가 뇌수에 잘 전달되지 않을 때 뇌수는 혼란을 겪는데, 두뇌에서 생기는 이상은 모두 이것 때문이라고 보면 된다. 그리고 이렇게 연결이 잘 안 되는 것은 등과 목이 굽어 있기 때문이다. 2번 방석 숙제를 꾸준하게 하면 등과 목이 펴져 현대의학에서 두뇌에서 일어난다고 보는 모든 질환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러나 이 숙제로 흉추와 경추를 바로잡는 데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 머리가 아파 죽겠다거나 눈이 쑤시고 아파서 죽겠다는 사람한테는 당장 통증을 해소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데 이렇게 아파하는 사람은 반드시 고관절이 틀어져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고관절이 틀어지면서 골반이 아래로 말려 내려가 있고, 이로 인해 흉추 7번이 밑으로 함몰돼 있다. 또한 이로 인해 7번 위의 흉추가 틀어져 있고, 또 이로 인해 경추가 틀어져 있다.

   

경추 외의 틀어진 뼈를 바로잡는 방법은 이미 전에 얘기한 바 있기 때문에 생략하고, 경추를 바로잡는 방법만 알아보기로 하자. 경추는 삐는 경우와 접질리는 경우가 있다. 삔 것은 좌와 우로 힘을 가해 순간적으로 목을 돌리면 다 바로잡히고(사진 5), 접질린 것은 귀 밑에 있는 독맥을 밑에서 위로 엄지손가락으로 치면 간단하게 빠진다(사진 6).

목의 좌와 우에서 이렇게 두 번씩 해 주면 눈, 코, 귀, 입과 머리의 문제가 다 풀릴 뿐만 아니라 목 자체에서 생긴 문제도 거의 다 해결된다. 예컨대 요즘에는 목디스크가 감기처럼 흔하다는데, 원인은 컴퓨터 모니터 앞에서 몸을 구부리고 일해 목이 접질려 있기 때문이다. 병원에서는 목디스크가 심하면 연골을 갈아 끼우라고 하는데, 그럴 필요 없이 접질려 있는 것을 빼주면 목디스크는 저절로 사라진다.

물론 이것만으로 목디스크의 문제가 다 해결된 것은 아니다. 굽은 등이 다 펴지지 않으면 다시 목이 접질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럴 때에는 앞에서 얘기한 대로 2번 방석 숙제를 꾸준하게 해서 굽은 등을 펴면 된다. 틀어진 목뼈를 스스로 바로잡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삔 목 바로잡기

·가슴을 편 자세로 앉거나 선다. 양손은 깍지를 껴서 허리 밑으로 쭉 내리거나 허리의 만곡을 이루는 부분 위로 뒷짐을 지면 가슴이 펴진다. 누워서 하면 목에서 힘이 빠지기 때문에 더 좋다.

·고개를 15도 정도 들고 목에 들어가 있는 힘을 다 뺀다.

·목이 불편한 쪽으로 고개를 최대한 돌렸다가 반대편으로 순간적으로 돌린다(사진 7). 이때 가볍게 털어주는 느낌으로 목에서 힘을 빼고 순간적으로 돌려야 한다. 그러면 뚝 하는 소리와 함께 틀어져 있던 목뼈가 맞아들어간다.

 

▲접질린 목 바로잡기

·가슴을 펴고 앉거나 선다. 고개를 15도 정도 들고 목에 들어가 있는 힘을 다 뺀다.

·접질린 쪽 주먹을 가볍게 말아 쥔 후 엄지손가락을 조금 앞으로 내민다. 그리고 접질린 쪽 귀 밑 독맥에 내민 엄지손가락 끝을 갖다 댄다.

·반대편 손으로 접질린 쪽 주먹을 말아 쥐고 엄지손가락 끝을 독맥에서 3cm 정도 떨어뜨렸다가 순간적으로 15도 방향으로 세게 쳐 올린다(사진 8).

   

 

·타점 찾기 : 손가락 끝으로 귓바퀴에서 손가락 한 마디 정도 위를 만져보면 두개골 중 약간 튀어나와 있는 부분이 느껴지는데, 이 부분을 따라 목 뒤쪽으로 손가락을 움직여보면 두개골이 끝나고 목 근육이 시작되는 지점에 움푹 들어간 곳이 있다. 여기가 귀 위 독맥이고 타점이다.

이렇게 하면 일단 목과 머리, 눈, 코, 귀, 입, 머리에 오는 통증의 문제는 해결된다. 그러나 평소에 몸을 구부리고 일하거나 생활하면 또다시 몸은 굽고 틀어진다. 필자가 제시하는 틀어진 몸을 바로잡는 교정법은 대단한 것 같아도 실은 별것이 아니다. 당장 통증을 없애는 데는 도움이 되지만, 통증이 생기게 된 원인을 제거하는 것은 이런 교정법이 아니라 평소의 자세에 달려 있다.

 

 

컴퓨터 모니터를 높여라

필자는 남에게 몸을 교정받는 것을 하지하책(下之下策)이라고 한다. 필자가 제시한 대로 스스로 바로잡으면 되는데, 남의 도움을 받기 때문이다. 그러나 스스로 바로잡는 법도 중책(中策)은 될지언정 최상책은 되지 못한다. 자세를 바로하고 살면 몸이 틀어질 일이 없기 때문이다. 상지상책(上之上策)은 평상시에 바른 자세로 지내는 것이다.

그래도 사람이 하는 일은 모두 몸을 앞으로 굽히고 하게 돼 있기 때문에 아무리 자세를 바르게 하려고 해도 몸이 굽지 않을 수 없다. 이에 대한 대책이 숙제라는 것이다. 1, 2번 방석 숙제와 걷기 숙제를 하루에 한 번씩만 하면 굽어 있던 몸은 다 펴진다.

그리고 한 가지 더 권할 것이 있다. 컴퓨터로 일하거나 즐기는 시간이 늘고 있는 만큼 컴퓨터 모니터를 높이라는 것이다. 서양 사람에게 맞는 높이가 아니라 한국 사람에게 맞는 높이로 조정하라는 것이다. 방법은 간단하다. 파일박스나 책, 벽돌 등 무엇이든 구하기 쉬운 것을 가져다 모니터 밑에 괴어놓으면 된다. 높이는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20~40cm가 적당할 것이다. 허리를 세우고 고개를 위로 15도 들었을 때 모니터가 눈높이에 딱 맞으면 된다(사진 9).

이것이 별게 아닌 것 같은데, 굉장한 효과가 있다. 이렇게 하는 것만으로도 최소한 목디스크에는 안 걸릴 것이고, 눈이 침침하거나 머리 아픈 증세는 사라질 것이다. 이명이 생기는 것도 모니터의 높이가 낮기 때문이므로 이명도 많이 사라질 것이다. 견비통이라는 늑골이 떠서 생기는 통증에서도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오른쪽 어깨가 시리고 아픈 사람은 마우스를 어깨가 있는 위치에 갖다 놓고 쓸 수 있도록 고안하면 좋다. 마우스가 앞쪽으로 어깨에서 멀리 떨어져 있을수록 어깨가 앞으로 처져 아프게 되기 때문이다. 판자를 붙이든 무슨 방법을 이용하든 마우스를 뒤로 갖다놓고 쓰면 어깨의 통증에서 많이 벗어날 수 있다.

바른 자세에서 건강은 찾아온다. 바른 자세를 가지려면 서양에서 들여온 도구를 몸을 펴는 데 도움이 되도록 개조해서 써야 한다. 그중에서도 가장 시급한 것이 컴퓨터 모니터의 높이를 높이는 것이다.

   

 

비만 방석 깔고누워 등 펴면 살이 빠진다 김 철 몸살림운동가 www.momsalim.or.kr
만병의 근원으로 떠오른 비만. 현대의학은 칼로리 소모 부족, 즉 과식과 운동 부족을 그 요인으로 든다. 하지만 몸살림운동에서는 등의 굽음, 즉 흉추의 틀어짐에서 그 원인을 찾는다. 등이 굽으면 식욕을 전달하는 중추신경계에 이상이 생기고 이는 식욕조절의 실패를 불러온다는 것. 따라서 흉추를 바로잡으면 비만은 절로 해결된다는 논리다. 반대로 아무리 먹어도 살이 찌지 않는 ‘말라깽이 병’도 잡을 수 있다. 뱃살 빼는 공명 틔우기 동작.

우리는 많이 먹고 운동이 부족해서 살이 찌는 것으로 알고 있다. 먹어서 흡수한 에너지와 운동해서 배출한 에너지의 차이가 살을 찌우거나 빠지게 하는 것으로 이해한다. 운동할 때 당(糖)을 태워 에너지로 만드는데, 운동이 부족하면 당이 남아 체지방으로 쌓인다는 것. 하지만 필자는 현대의학의 이런 논리에 대해 의심을 품는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온 나라가 살을 빼느라 난리인가 하면 한쪽에서는 “어떻게 하면 살이 찔 수 있냐”고 묻는 사람도 있다. 몸이 하도 빈약해 보이니 여자가 안 따라 장가를 못 간다는 남성도 있다. 그들은 살 좀 쪄보려고 아무리 많이 먹어도 살이 붙지 않는다고 호소한다.

신체의 다른 부위는 비쩍 말랐는데 배만 볼록 나온 사람도 많다. 일명 ‘우간다형 몸매’다. 다른 데는 다 정상인데 유독 허벅지만 절구통처럼 굵거나 팔뚝 윗부분만 비정상적으로 굵은 사람도 있다. 등살이 두툼하게 찐 사람도 있고, 턱살이 2중 3중으로 찐 사람도 있다. 종아리 굵기가 허벅지 굵기와 같은 사람도 있다.

왜 이렇게 특정 부위에만 살이 찌는 것일까. 에너지가 남아돈다면 특정 부위에서만 남아도는 것이 아니라 몸 전체에서 남아돌 것이고, 그렇다면 몸 전체에 살이 쪄야 할 것이다. 이런 경우를 전신비만이라 하는데, 주위를 살펴보면 전신비만보다는 부분적으로 살찐 사람이 훨씬 더 많다.

인간은 기계가 아니라 생명체이다. 아무리 많이 먹어도 살이 찌지 않는 것은 인간이 생명체이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은 예컨대 어릴 때 소한테 등을 밟혔다든지 고관절 양쪽이 다 안쪽으로 심하게 틀어졌다든지 하여 흉추 3번이 안쪽으로 말려 들어가 있다. 그러면 아무리 많이 먹어도 자기 몸에 필요한 최소한의 것을 빼고는 신장에서 걸러 배출하게 된다. 운동하지 않아도 에너지를 배출해버리는 것이다.

이런 사람은 교정을 통해 흉추를 바로잡을 수도 없다. 위로 튀어나왔다든지 옆으로 삐져나온 흉추는 아래나 옆으로 누르면 쉽게 자리를 잡지만, 말려 들어간 흉추는 펜치로 잡아 뺄 수도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전혀 무망한 것만은 아니다. 몸살림운동의 숙제, 특히 2번 방석 숙제(흉추 바로잡기 숙제)를 2~3년 꾸준하게 하면 말려 들어간 흉추도 결국 제자리를 잡는다. 실제로 키 184cm에 64kg이던 말라깽이가 2년 만에 72kg으로 몸무게를 늘려 정상체중에 가까워진 경우가 있다. 느긋하게 마음먹고 몸을 바로잡으면 안 될 것이 없다.

 

 

2번 방석 숙제의 힘

여기에서 2번 방석 숙제의 효능과 방법에 대해 다시 한 번 짚어보자. 골반이 아래로, 또는 위로 말려 허리가 앞뒤로 구부러지거나 1자가 됐을 때에는 흉추 7번도 아래로 함몰된다. 그러면 그 위에 있는 흉추가 틀어지면서 등이 굽는다. 등은 완만한 곡선을 그려야 정상인데, 곡선의 각도가 커지는 것이다.

흉추 1~7번에서 분기되는 자율신경은 흉곽과 윗배에 있는 오장육부와 연결된다. 심폐와 소화기, 내분비, 면역계를 포함해 오장육부 중 가장 중요한 장기로 가는 신경의 대부분이 이곳에서 갈라져 나온다. 그리고 흉추가 틀어져 신경이 눌리면 그 신경과 연결된 장기의 기능이 떨어진다. 등이 굽으면 심장과 폐도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다. 등이 굽으면서 이들 장기를 둘러싼 흉곽이 압박을 받기 때문이다.

   

 

이들 장기의 기능을 회복하려면 신경을 틔우고 흉곽을 원상태로 되돌려야 하는데, 그러려면 굽은 등을 펴야 한다. 물론 1번 방석 숙제를 해서 허리가 펴지면 굽은 등도 저절로 펴지겠지만, 등이 굽어 오장육부의 기능이 떨어진 사람에게 2번 숙제만큼 즉효가 있는 것은 없다. 그래서 기본은 1번이지만 당장 아픈 사람에게는 2번 숙제를 하라고 권한다.

등이 굽은 사람은 고개를 들기가 힘들므로 늘 숙이고 산다. 고개를 숙이면 목이 굵고 짧아지면서 자라목이 된다. 자라목은 선천적인 것이 아니라 고개를 숙이고 살았기 때문에 생겨난다. 혈압이 높은 사람은 모두 예외 없이 굽은 등에 자라목이다. 2번 숙제로 등이 펴지면 그 위에 있는 목도 펴진다. 그러면 경추에서 눈, 코, 귀, 입, 얼굴과 두뇌로 분기되는 신경이 트여 이곳에서 나타나는 병이 사라진다.

2번 숙제의 효능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흉추 3, 4번에서 사지(四肢)로 가는 자율신경이 분기되는데, 이 또한 트이면 뻣뻣하거나 떨리던 팔과 다리도 정상으로 돌아온다. 파킨슨씨병도 예방된다. 그뿐만 아니라 앞으로 처지거나 틀어진 어깨도 제자리로 돌아와 편해지고, 어깨가 정상이 되면 팔이 저리던 증세도 사라진다. 가슴이 펴지면서 가슴이 답답하던 증세도 사라진다.

숙제를 할 때 방석은 중간 두께의 솜 방석이 좋다. 너무 두꺼우면 무리가 따르고 너무 얇으면 효과가 떨어진다. 털이나 스펀지로 된 방석은 아무리 두꺼워도 눌리면 푹 꺼져 효과가 없고, 나무처럼 딱딱한 것으로 하면 몸이 긴장해 근육이 굳기 때문에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

사진 1

2번 숙제를 할 때에는 누워서 흉추 7번 밑에 방석을 접어 넣고(방석 끝부분이 위로) 두 팔을 바닥에 댄 채 만세 부르는 자세나 어깨보다 손이 위로 가는 자세를 취한다(사진 1). 흉추 7번의 위치는 견갑골이 위에서 밑으로 내려와 끝나는 지점, 젖꼭지가 있는 지점과 일치한다. 그런데 실제로는 이 지점을 잘 찾지 못해 7번보다 위에 놓고 하는 경우가 많다. 흉추 5번에 놓고 하는 것이다.

이런 경우 몇 주간 숙제를 하면 가슴도 펴지고 어깨도 펴지긴 하지만, 그 다음에는 아무런 느낌도 없게 된다. 그러면 방석을 하나 더 올려놓고 하는 사람도 있다. 이래서는 안 된다. 5번 위쪽에 두 개를 놓고 하면 완만한 곡선을 그어야 할 등이 1자가 되면서 어깨가 뒤로 넘어가고 등 근육은 단단하게 굳는다. 목 근육도 굳어 목을 돌릴 수 없게 되는 경우도 있다. 2번 숙제는 방석 하나면 족하다. 간이 나쁜 사람은 왼쪽 등에 살이 수북하게 쪄 있는데, 이런 경우에 한해 두 개를 놓고 해도 된다.

정확한 위치를 잡는 법은 누워서 방석을 위아래로 조정해 보는 것이다. 견갑골이 조금이라도 방석 위에 얹히면 안 된다. 견갑골이 모두 바닥에 닿도록 하면서 방석을 최대한 위로 올려놓는다. 그러면 흉추 7번과 견갑골이 함께 위로 밀려 올라간다. 또한 요추와 흉추 12~8번이 제자리를 잡으면서 만곡을 긋고 골반이 위로 올라간다. 이렇게 되면 척추가 원래 모양으로 돌아가고, 몸이 편해진다. 이렇게 편한 느낌이 들어야 2번 숙제를 제대로 하고 있는 것이다.

전신비만은 몸의 어느 한 부위에만 살이 찌지 않고 온몸에 골고루 살이 찌는 것을 말한다. 이런 사람은 아무리 많이 먹어도 배가 고프다. 밥숟갈을 놓고 나서 10분도 되지 않아 우유나 과자 등으로 주전부리를 하고, 자기 전에도 뭐 먹을 게 없나 냉장고를 뒤진다.

 

 

흉추 틀어짐이 전신비만 원인

이런 사람한테 그만 좀 먹으라고 아무리 얘기해봐야 소용이 없다. 마치 알코올 중독자가 술이 없으면 금단현상이 오듯 먹고 싶은 욕구를 참지 못한다. 속에서 자꾸 당기기 때문이다.

이렇게 많이 먹어 온몸에 살이 찌니 흡수한 에너지와 배출한 에너지의 차이가 살로 간다는 현대의학의 주장이 맞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 흡수한 에너지와 배출한 에너지의 차이가 전부 살로 간다면 전신비만자는 모두 체중이 수백kg 이상이 돼야 할 것이다. 전신비만자의 또 하나의 특징은 웬만한 일이 아니고선 움직이기를 싫어한다는 것이다. 많이 먹고는 가만히 누워 있으려 한다. 그러니 수백kg이 넘게 나가는 것은 당연하다.

배가 고프면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난다. 그래서 배고픈 것은 위에서 느끼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실은 그렇지가 않다. ‘배가 고프니까 뭔가 먹어야겠다’거나 ‘배가 부르니까 그만 먹어야겠다’는 생각은 모두 중추신경계의 지시에 따르는 반응이다. 우리 몸은 전체가 중추신경계를 중심으로 연결돼 있어 이곳으로 정보가 가고 또 이곳에서 지시가 내려진다.

   

 

음식을 먹고 나서 일정한 시간이 지나 에너지를 어느 정도 소비하면 혈액에 있는 당의 양이 줄어드는데, 이때 뇌의 시상하부에 있는 섭식중추가 반응하면서 당의 양을 늘려야겠다는 신호를 보낸다. 이때 배고프다고 느끼게 된다. 반대로 음식물을 어느 정도 먹고 나면 혈중 포도당이 늘어나는데, 이를 뇌의 시상하부에 있는 만복중추가 감지하면 배가 부르다고 느낀다.

이 두 중추가 제대로 작동하고 또 흉추에서 위로 연결되는 신경이 약해져 있지만 않다면 무언가를 계속 먹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날 수 있다. 몸이 알아서 조절하게 돼 있다. 중추신경계에서 이제 배부르니 그만 먹어라, 이제 배고프니 먹어야 한다고 정확하게 지시한다는 것이다. 이 조절작용이 잘 이뤄지지 않을 때 많이 먹어도 배부르다고 느끼지 못하거나 먹어야 하는데도 배고프다고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일까. 우선 흉추 4, 5번 사이에서 갈라져 나오는 신경에 이상이 생겼기 때문이다. 5번 흉추에서는 혈당치를 감지하고 그 수치가 일정하게 감소하면 이 정보를 섭식중추로 보낸다. 그러면 섭식중추에서 음식을 먹어야 한다는 신호를 소화기관에 보낸다. 그런데 흉추 4, 5번이 틀어져 있으면 신경이 약해져 혈당치가 떨어져 있음에도 이를 정확하게 감지하지 못한다. 배가 고픔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도통 밥을 먹으려 하지 않는 아이는 이런 이유 때문에 그런다고 보면 된다.

이곳이 틀어져 있으면 반대의 현상이 일어날 수도 있다. 혈당치가 높아지면 이를 정확하게 감지하고 만복중추로 신호를 보내야 하는데, 혈당치가 훨씬 높아지고 나서야 이를 감지하고 신호를 보낸다. 그때가 돼야 배부르다고 느끼는 것이다. 이 때문에 전신비만자는 일반 사람들보다 훨씬 높은 혈당치에서 만복중추가 작동한다.

 

 

과식증 바로잡는 법

사진 2

이보다 더 중요한 사실이 있다. 위와 연결되는 자율신경은 흉추 4번에서 갈라져 나오는데, 위에 일정한 정도로 음식물이 차면 자율신경은 이를 중추로 전달한다. 그런데 이 뼈가 틀어져 있으면 자율신경이 약해져 위에 충분한 음식물이 차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 그래서 많이 먹고도 배부른지를 모르고, 먹고 나서도 금방 또 배가 고프다.

이렇게 과식증이란 척추의 척수에서 위로 연결되는 신경이 약해져 있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다. 실제로 과식증이 있는 사람들을 조사해보면 척수에서 위장으로 연결되는 지점인 흉추 4번이 틀어져 있다. 과식증이 있는 사람을 눕히고 이 지점 오른쪽을 누르  면 자지러지게 아파한다. 이는 흉추가 자기 위치에서 벗어나 있어 주변 근육이 경직돼 있기 때문이다.

전신비만의 원인이 바로 이것이다. 흉추가 틀어져 신경이 약해지면 위장과 중추신경계의 신호체계에 장애가 일어난다. 전신비만자들은 그만 먹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 흉추가 제자리로 돌아가면 근육이 풀리고 신경도 풀려 배부르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이제 배부르니 그만 좀 먹자’는 생각이 그때서야 들기 시작한다.

많이 먹어 쓸데없는 물질이 생기면 몸은 이를 신장에서 걸러내든지 스스로 태워서 없애버린다. 그렇지 않으면 몸이 견디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기에도 한계가 있다. 걸러내거나 태워버리지 못한 당은 체지방이 돼서 몸에 쌓인다. 어느 한 곳에 쌓이는 것이 아니라 온몸에 쌓여 전신비만이 된다.

원인을 알았다면 해법도 나온다. 전신 비만자는 고관절이 틀어져 엉치도 틀어져 있고, 이로 인해 흉추 7번이 함몰돼 등이 굽어 있다. 따라서 전신비만의 해법은 고관절을 바로잡고 엉치를 올려주고 흉추 7번을 위로 밀어 올려 굽은 등을 펴는 것이다. 고관절(사진 2)과 엉치를 스스로 바로잡는 법(사진 3)은 이 연재 첫 회에 소개했다. 전신비만에 정말로 중요한 것은 흉추를 바로잡는 것인데, 이때 가장 좋은 방법이 2번 방석 숙제를 꾸준하게 하는 것이다.

   

 

그런데 중학생쯤 되면 1번이든 2번이든 숙제를 혼자 할 수 있지만, 초등학생 이하의 어린이들은 지루하게 느껴 이 숙제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 이럴 때에는 부모가 ‘엉치 밀어 올리기’를 해주면 되는데, 그 방법은 다음과 같다. 이 운동은 허리와 등을 함께 펴주므로 1번과 2번 숙제를 겸한 것과 같은 효과가 있다. 어린이는 비만이든 다른 어떤 질환이 있든 이 숙제를 하면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사진 4

▼ 아이를 엎드리게 하고, 손바닥을 밑으로 내려 하늘을 보게 한다. 머리는 한쪽으로 눕혀 힘이 들어가지 않는 자세가 되게 한다.

▼ 대칭으로 나 있는 엉치를 찾아 엄지의 두덩을 가져다 댄다.

▼ 45。 각도로 끊어서 툭툭 쳐준다(사진 4). 너무 세게 하면 아이가 힘들어한다. 강도는 머리가 출렁일 정도면 된다. 하루 한 번 저녁 때 20~30회 해주면 좋다.

 

물만 먹어도 살찌는 ‘병’

이와는 반대로 많이 먹지 않는데도 살이 찌는 또 다른 형태의 전신비만도 있다. “물만 먹어도 살이 찐다”는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들은 다른 전신비만자처럼 그렇게 살이 많이 찌는 형태가 아니라 마치 부어 있는 것처럼 거무튀튀하게 살이 찐다. 원인도 앞에서 말한 비만과는 전혀 다르다.

이런 사람은 공통적으로 흉추 5번이 틀어져 있다. 그러면 여기에서 갈라져 나오는 자율신경이 약해지면서 좋지 않은 변화가 온다. 몸에 불필요한 요산은 분해하고 걸러서 밖으로 내보내야 한다. 물만 먹어도 살이 찌는 사람들은 이런 요산 분해기능이 현저하게 떨어져 불필요한 물질이 체내에 쌓인다. 그러면 우선 요산을 걸러서 내보내는 신장에 무리가 온다. 요로결석이 생기는 것도 이 때문이다. 불필요한 물질이 체내에 쌓이면서 이것이 살이 되는 한편 온몸을 돌아다니므로 몸의 컨디션도 아주 나빠진다. 그래서 이런 유형의 비만은 병이 될 수 있다고 하는 것이다.

이런 사람은 생각보다 많다. 별로 많이 먹지 않는데도 얼굴부터 시작해서 온몸이 퉁퉁하게 살이 찐 사람은 모두 이에 해당한다고 보면 된다. 이런 비만 증세가 있는 사람 역시 위의 전신비만과 똑같은 방법으로 흉추를 바로잡고 가슴을 펴면 다시 기능이 원상회복되고, 우리 몸이 체내의 불필요한 물질을 스스로 알아서 분해하고 알아서 내보낸다. 그러면 외관상 안 좋은 느낌을 주는 거무튀튀하게 찐 살도 저절로 빠진다.

 

 

복부비만 퇴치법

하지만 부분적으로 특정부위만 살이 찌는 데는 흉추가 틀어진 것말고도 각기 다른 원인이 있다. 따라서 그곳의 살을 빼려면 각기 다른 방법을 써야 한다. 현대의학에서 말하는 것처럼 운동 많이 하고 덜 먹는다고 해서 부분비만이 해결되지는 않는다.

우선 복부비만부터 그 원인을 알아보도록 하자. 비만 증세 중 가장 흔한 것이 복부비만이다. 사무직의 경우 학교를 졸업하고 취직해서 몇 년 일하고 나면 배가 나오기 시작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배는 더 나온다. 운동을 안 해서 배가 나온다고 생각해 운동을 열심히 하면 나오던 배가 조금은 들어가는 것 같고 몸무게도 좀 빠진다. 그러나 운동을 중지하면 배는 다시 나오고 몸무게는 다시 운동하기 전 수치로 돌아간다.

사무직 회사원이 운동이 부족해서 살이 찐다면, 육체노동을 하는 사람은 어떤가. 사무직 화이트칼라만 배가 나오는 것이 아니라, 육체노동을 하는 블루칼라 역시 배가 나오기는 마찬가지다. 예전에는 사장은 배가 나오고 근로자는 삐쩍 마른 것으로 묘사됐는데, 요즘은 이런 묘사는 맞지 않다. 오히려 사장은 늘씬한데 근로자는 배가 나왔다. 다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 대체적인 경향이 그렇다.

왜 그럴까. 근로자들은 싼 돼지고기만 먹고 사장님은 비싼 채소와 해물만 먹어서일까? 아니다. 그 비밀은 허리에 있다. 배가 나온 사람치고 허리가 굽지 않은 사람은 없다. 허리가 굽어서 배가 나오는 것이다. 못 믿겠다면 배가 나오지 않은 사람을 한번 관찰해보라. 허리가 S라인 형태인 사람은 절대로 배가 나오지 않는다.

허리가 뒤로 심하게 굽은 사람도 배가 나오지 않는다. 배가 눌리기 때문이다. 허리가 S자의 밑 부분처럼 만곡을 그리지 않고 1자인 사람이 배가 나온다. 그리고 이런 사람 중에서도 엉덩이가 앞으로 빠지면서 가슴이 뒤로 젖혀져 있는 사람의 배가 더 나온다. 1자 허리에 상체가 뒤로 더 젖혀진 사람일수록 배가 더 나오는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원래 상체의 무게는 요추가 받게 돼 있다. 그런데 요추는 만곡을 그린 상태에서 상체의 무게를 가장 잘 받을 수 있다. 요추가 1자가 되면 상체의 무게를 잘 받아내지 못한다. 상체의 무게를 잘 받아내지 못하면 정상적으로 앉거나 서거나 걷기가 힘들게 된다. 이때 생명체인 몸이 자구책으로 내놓는 것이 뱃살을 찌우는 것이다. 뱃살로 상체의 무게를 받아내려고 하는 것이다.

허리가 1자인 상태에서 가슴이 뒤로 젖혀지지 않으면 배가 나와도 그렇게 많이 나오지 않는다. 이 상태에서 엉덩이를 앞으로 빼면 가슴이 뒤로 젖혀지는데, 그러면 이 각도 때문에 더 많은 무게를 뱃살이 받아내게 된다. 더 많은 무게를 받아내기 위해 더 많은 뱃살이 필요한 것이다. 배가 더 나오는 것은 더 많이 먹었기 때문이 아니라 더 많은 무게를 받기 위해서인 것이다.

사진 5

그렇다면 복부비만의 해결책도 자연스럽게 나온다. 만곡을 긋도록 허리를 세우면 되는 것이다. S라인을 회복하면 배는 저절로 들어가게 돼 있다. 그 방법이 1번 방석 숙제이다. 방석의 접힌 부분을 엉치 바로 위쪽에 대고 10~15분간 누워 있는 이 숙제를 꾸준히 하면 말려 내려간 골반이 올라와 제자리를 잡으면서 허리가 만곡을 그리게 된다(사진 5). 이렇게 되면 가슴도 펴지고 고개도 들고 살 수 있다. 방석을 하나 가지고 하다가 아무 느낌도 없게 되면 하나를 더 쌓아 놓고 하면 된다.

좀더 빨리 뱃살을 빼고 싶은 사람은 ‘누워 공명 틔우기’를 하면 된다. 방석을 세 개 이상 접어서 놓거나  두껍지만 속이 꽉 차 눌려도 별로 변형이 없는 둥그런 베개를 10분간 허리에 대고 다리는 양반다리를 하고 누워 있으면 된다. 공명 틔우기를 여러 번 하면 베개가 납작해지는데 이때에는 반으로 접은 방석 위에 베개를 놓고 한다(사진 6). 일어날 때에는 1번 숙제와 달리 허리의 힘으로 벌떡 일어나야 한다. 처음에는 힘이 들어 식은땀이 나기도 하지만, 차츰 적응하면 괜찮아진다. 너무 힘들어 못 참을 정도라도 다음날 또 하면 전날보다는 참을 만해진다.

여학생이나 젊은 아가씨들 중에 허벅지가 굵어서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 바지를 입으면 옷이 터질 것처럼 허벅지가 굵으니 보기에도 좋지 않다. 그러나 이 경우는 비만에 속하는 것이 아니다. 체지방이 쌓였을 때 비만이라고 하는데, 굵은 허벅지에 들어 있는 것은 체지방이 아니라 근육이다. 따라서 허벅지 비만이라는 말은 잘못된 것이고, 차라리 허벅지 비대증이라고 하는 것이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절구통 허벅지, 오리 궁둥이

허벅지 비대증 역시 많이 먹고 운동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다. 고관절이 틀어져 골반이 밑으로 말려 내려가 있기 때문이다. 골반이 말려 내려가면 엉덩이에 있는 근육도 함께 말려 내려가는데, 이 말려 내려간 근육 때문에 허벅지가 굵어지는 것이다. 고관절만 제자리에 들어가면 순식간에 허벅지의 굵기는 2~3인치 줄어든다. 그리고 걷기 숙제나 1번 방석 숙제를 통해 골반이 제자리를 잡으면 허벅지는 완전히 정상으로 돌아간다.

오리 궁둥이는 이와 반대로 고관절이 안쪽으로 틀어지면서 골반이 위로 말려 올라가 허벅지와 엉덩이의 살이 위쪽으로 쏠리면서 생기는 현상이다. 이 역시 고관절을 바로잡고 2번 방석 숙제를 통해 골반이 제자리를 잡으면 저절로 없어진다. 오리 궁둥이를 한 사람도 복부비만형이 많은데, 이 역시 2번 방석숙제를 하면 해결된다.

종아리가 굵은 ‘무다리’ 역시 고관절이 틀어져 있기 때문이다. 고관절이 틀어진 상태에서 다리 근육이 바짝 긴장해 허벅지와 종아리의 굵기가 같아져 있는 것이다. 무다리 역시 고관절과 골반이 제자리를 잡으면 저절로 사라진다(‘신동아’ 2006년 9월호 552쪽 ‘고관절 바로잡는 법’ 참조).

턱살이 많은 것은 고개를 숙이고 살기 때문이다. 고개를 숙이고 살면 긴 목이 짧아지면서 목이 굵어지는데, 이런 목을 자라목이라고 한다. 턱살이 많은 사람도 한번 고개를 쭉 들어보라. 금방 턱살이 없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등살이 많으면 병 중에서도 큰 병이 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등살은 등이 굽어서 생기는 살인데, 굽은 등은 만병의 원인이 된다. 등이 정확하게 완만한 곡선을 그으면 등에는 거의 살이 없게 된다. 등은 굽으면 그 무게를 견디기 위해 살을 찌운다. 2번 숙제를 통해 등을 펴면 등살과 턱살은 사라진다.

   

 

위 팔뚝이 굵은 것은 어깨가 앞으로 틀어져 있기 때문이다. 어깨가 틀어지면 팔이 힘을 쓰지 못하는데, 이를 보완하기 위해 근육을 강화하는 것이다. 주먹의 안쪽 부분으로 어깨를 쳐서 바로잡으면 위 팔뚝은 머지않아 정상으로 돌아간다(‘신동아’ 2006년 11월호 530쪽 ‘어깨 허리 타격법’ 참조)

다른 데는 다 정상인데 아랫배만 볼록 나와 있는 것은 고관절이 틀어지고 공명이 막혀 내장이 밑으로 처져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여성이 치골이 틀어져 있을 때 이런 현상이 잘 나타나는데, 치골 바로잡고 공명을 틔우면 이런 배는 금방 들어간다(‘신동아’ 2006년 12월호 536쪽 ‘화병 다스리는 법’ 참조)

 

 

기본은 고관절 바로잡기

전신비만의 경우 상당수가 허리가 1자이고 상체가 뒤로 기울었으며 목도 굽어 있다. 그래서 배도 많이 나오고 턱살도 두툼하게 쪄 있다. 그렇다고 전신비만자가 다 이런 모양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배가 안 나온 경우도 있고, 턱살이 많이 안 찐 경우도 있다. 이는 전신비만자마다 평상시에 취하는 자세가 각기 다르기 때문이다.

이렇게 각 부위에 살이 찌는 원인은 다양하다. 그러나 모두 고관절이 틀어지면서 비롯된다. 심지어 등살이나 턱살, 위팔에 살이 찌는 것도 그 시작은 고관절의 틀어짐이다. 불필요한 살이 찌는 것은 모두 고관절의 틀어짐에서 시작한다.

김 철
1949년 서울 출생
선인고 졸업
강원도 오대산 무애스님에게 전통인술, 체술 사사
2004년 몸살림운동 창립
現 몸살림운동 상임지도위원
저서 : ‘몸의 혁명’ ‘김철의 몸살림 이야기(몸은 스스로 낫는다)’

고관절이 틀어지면 몸이 균형을 잃고, 이에 따라 어느 부위가 틀어지느냐에 따라 각종 질환에 시달리게 된다. 요통은 고관절이 틀어져 엉치 근육이 굳어 있기 때문이고, 편두통은 고관절이 틀어져 목의 오른쪽이 접질려 있기 때문이다. 당뇨는 오른쪽 고관절이 틀어져 췌장으로 가는 신경이 약해져서 오고, 치매 역시 고관절이 틀어져 목의 오른쪽 근육이 심하게 굳어 있기 때문에 온다. 대부분의 병이 고관절이 틀어져서 비롯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