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류, 술, 멋

렌터카 자유여행 규슈(九州)

醉月 2017. 11. 8. 19:27

일본 미야자키현의 다카치호 협곡. 다카치호 협곡은 미야자키현뿐만 아니라 규슈 지방을 통틀어서도 손꼽히는 관광지다. 화산이 폭발해 용암이 뒤덮인 대지 위를 물길이 파내서 협곡을 이뤘다. 폭포가 쏟아지는 비밀스러운 느낌의 협곡 아래에서 관광객들이 배를 띄워놓고 풍류를 즐기고 있다.


일본 여행의 담이 낮아졌습니다. 저렴한 항공요금을 내세운 저비용항공사의 잇단 취항과 여행 예약 앱의 눈부신 발전 덕입니다. 10만 원대에 왕복 항공권을 살 수 있고, 한 번도 가보지 않은 호텔을 손쉽게 예약할 수 있으니 이웃 일본 여행은 이제 편의 면에서도, 가격경쟁력 면에서도 국내여행과 별 차이가 없습니다. 아니 목적지에 따라서는 국내여행보다 더 저렴합니다.

관광 인프라가 충실해 만족도가 높고 비용마저 적게 드니 사람들이 몰리는 건 당연한 이치입니다. 일본을 찾는 한국인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건 이 때문이지요.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일본, 그중에서도 1시간 안팎이면 갈 수 있는 규슈(九州) 지역은 한국인들에게 제주도만큼의 심리적 거리로 느껴지게 될 날이 머지않았다는 생각마저 들 정도입니다.

규슈를 목적지로 삼고 일본 실전 여행에 대해 다뤄 보기로 했습니다. ‘업무상 출장’이 아닌 개인적으로 여행하면서 카메라를 들고 취재노트를 펴들었던 건, 이런 여행이 준비부터 실행까지를 더 생생하게 전달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지금부터는 준비와 실행과정으로 정리해본 실전 일본 여행법, 그리고 우리가 몰랐던 규슈의 숨은 여행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 여행의 결심… 무엇부터 해야 할까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독자들에 대한 몇 가지 전제부터. 첫 번째 전제는 ‘일본어를 할 줄 모른다’는 것이다. 일본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이들에게 구태여 무슨 조언이 필요할까. 일본어를 몰라도 여행에는 큰 문제가 없다. 인사말 정도 건넬 수 있고 기본 한자 실력만 갖췄다면 여행하기에 그다지 불편하지 않다. 꼭 필요한 건 기초영어로, 뜻은 한자로 새기면 된다. 그 나라 언어를 모르고 여행을 해야 한다면 한국인들에게 가장 편안한 여행지는 단연 일본이다. 일본의 도시 대부분이 지하철이며 공공시설 표지판에 한글을 병기했다. 한글 지도나 팸플릿을 비치한 관광안내소도 곳곳에 있고 한국어를 하는 직원도 드물지 않다.

이번에는 여행 방식에 대한 전제. 여행의 모든 것을 여행사에 맡기는 패키지 여행도 편하고 좋은 방법이지만, 이렇게 다녀오면 여행은 ‘점’이 된다. 지도 위에 동선을 잇지도 못하고, 어디를 다녀왔는지조차 금방 잊는다. 패키지 여행은 무엇보다 자유로움이 없다. 여행상품 일정도 뻔하니 여러 번 다녀온대도 매번 비슷비슷하다.

패키지 여행은 여행사에서 모든 걸 알아서 해준다. 시간 낭비도 실수도 없다. 여행자들이 준비할 것도, 정보를 미리 챙길 필요도 없다. 그러니 패키지 여행은 논외로 하자. 이렇게 몇 가지 전제를 정리해 보면 조언의 대상은 ‘일본어를 못하는 개인여행자’다. 여행에 대한 두근거리는 기대에다 두려움을 한 큰술 살짝 섞어놓은 것 같은 이들 말이다.

사실 여행의 짜릿함을 만드는 중요한 요소는 ‘스릴’이다. 낯선 공간의 두려움은 스트레스지만 여행의 즐거움은 이런 것에서 나온다. 안락함만 따지면 ‘집’만 한 곳이 또 있을까. 두려움과 불편함에 대한 걱정을 이기고 한번 해보면 그게 얼마나 즐거운지, 그동안 걱정한 게 얼마나 사소했는지를 금세 알게 된다. 여기까지가 개별여행을 준비하는 이들을 위한 격려다.


기타큐슈 남쪽의 작은 도시 나카쓰 교외에는 수직의 암벽이 서 있는 명승 계곡이 있다. 계곡의 터널은 350여 년 전쯤 스님과 석공이 주민들을 위해 30년 동안 강변의 기암을 정과 망치만으로 파내 만들었다는 동굴을 넓힌 것이다.




# 목적지를 정하고 항공권을 구입하다

저비용항공사의 일본행 항공권을 구입하면서 가격비교 앱을 활용했다. 항공권 가격비교 앱 서비스의 최강자는 ‘스카이스캐너’와 ‘카약’이다. 전 세계 방문자 수는 카약이 더 많지만, 아시아권 항공권 가격 검색 성능은 체감상 스카이스캐너가 더 나은 듯했다. 스카이스캐너는 스코틀랜드에 기반을 둔 영국 기업이었다가 최근 중국의 대형 온라인여행사 시트립이 인수했다.

규슈 여행의 중심은 대도시 후쿠오카(福岡)지만, 후쿠오카의 여행지는 워낙 많이 알려졌다. 게다가 대도시 여행은 조언할 게 별로 없다. 도시는 어디나 비슷하다. 대중교통 노선이 촘촘하고 여행 정보도 찾기 쉽다. 반면 규슈 동부 쪽은 비교적 관광객의 발길이 덜 닿았고, 항공편 요금도 쌌다. 일본 규슈의 동부가 여행 목적지가 된 연유는 이랬다.

진에어항공을 타고 기타큐슈(北九州) 공항으로 들어간 뒤 오이타(大分) 공항에서 티웨이항공 편으로 나오는 항공권을 샀다. 들어가는 곳과 나오는 곳이 다르니 왕복 항공권 대신 편도 항공권 두 장을 산 셈이다. 출발한 자리로 되돌아오지 않고 동선을 길게 뽑기 위해 선택한 방법이었다. 저비용항공사가 등장하기 전에는 인(IN)과 아웃(OUT)이 다른 항공권을 구입하려면 몇 배나 더 비싼 요금을 줘야 했다. 그러나 저비용항공사가 등장한 후에는 왕복 요금이나 다구간 요금이나 거의 비슷해졌다. 인천에서 기타큐슈까지 편도 요금이 9만9000원. 오이타에서 인천까지 편도 요금이 8만5330원. 왕복 요금이 18만 원쯤 됐다.


# 편하고 저렴한 이동법, 렌터카

일본 여행에서 가장 고민되는 것이 현지에서의 이동방법이다. 대중교통 연결이 잘 돼 있다지만 소도시는 아무래도 불편하다. 게다가 대중교통 요금이 우리의 몇 배 수준이다. 규슈 여행의 최적 이동수단은 단연 렌터카다.

일본은 차량 핸들이 우측에 있고 통행방향도 우리와 정반대여서 처음에 핸들을 잡으면 식은땀이 날 정도지만 금세 익숙해진다. 단, 사람마다 편차가 있어 좀처럼 익숙해지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일본 렌터카에는 한글 내비게이터가 있다. 메뉴표시나 음성은 한글로 나오지만 한글 입력은 안 된다. 그래도 목적지 전화번호만 입력하면 되니 스마트폰의 구글지도로 전화번호를 확인해 가며 움직이면 길을 찾는 건 어렵지 않다.

렌터카가 대중교통보다 좋은 점은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는 점. 무거운 짐을 끌고 다니지 않아도 되고 외곽의 더 좋은 숙소를 싼값에 이용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휘발유 요금도 우리보다 싸서 1ℓ당 1300원 남짓. 하이브리드 소형차는 연비도 좋아 ℓ당 주행거리가 30㎞를 넘는다.

일본 렌터카 예약 정보는 가격비교 사이트 트래블코(www.tour.ne.jp)를 추천한다. 무엇보다 프로모션 등을 검색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일본어 사이트지만 번역 앱 등을 활용하면 이용이 쉽다. 일본 렌터카 회사 중에는 한글화된 사이트를 운영하는 곳도 있지만, 한글로 접속하면 가격이 비싸다. 같은 조건에 10만 원 이상 차이 나는 경우도 있다.

가격비교 사이트로 접속해 버짓 렌터카에서 1500㏄급 토요타 비츠 하이브리드 차량을 빌렸다. 5일 동안 쓰기로 하고 면책보험료부터 휴차 보상면제보험, 그리고 오이타 공항에서 기타큐슈까지 탁송료까지 더해 2만6000엔(약 25만4000원)을 냈다. 여기에 5일 정액제 고속도로 패스(KEP)요금 6500엔(6만3500원)이 더 들어갔다. 차를 빌리는 데 30만 원이 넘게 들었지만, 계산해 보니 3명이 대중교통을 이용해 움직인다면 비용은 더 든다.


아소산 분화구를 조망할 수 있는 구사센리의 초지 능선 위를 관광객들이 걷고 있다. 뒤로 아소산이 뿜어내는 흰 연기가 보인다.


# 여행명소, 숙소, 맛집 찾는 법

개별여행의 성패는 낯선 여행지에서 관광명소와 좋은 숙소, 맛있는 식당을 찾아내는 능력이 좌우한다. 관광안내소의 관광지도와 팸플릿 등이 적잖이 도움이 됐지만, 가장 유용했던 건 세계 최대 규모의 여행정보 사이트 ‘트립어드바이저’ 앱이었다. 앱은 주변의 관광명소와 숙소, 식당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줬다. 특히 유용한 건 먼저 이용한 이들이 자발적으로 매겨 놓은 평점이었다. ‘점심식사에 적당한 곳’이나 ‘저렴한 식당’ ‘현지인들이 많이 오는 식당’ 등을 묶어 보여주는 것도 편리했다. ‘높은 평점 순서’라는 기준에 맞춰 관광지를 가고, 숙소를 예약하고, 식당을 고르는 것만으로 충분히 만족스러운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여행 앱을 활용하면 호텔 예약도 쉽다. 그러나 숙소 예약에 앱을 활용하는 건 좀 생각해 봐야 한다. 상당수의 숙소가 앱 예약가격보다 예약 없이 찾아가 지불하는 요금이 더 쌌다. 오이타의 한 호텔 방을 앱을 통해 6만8000원에 예약했는데, 예약 없이 갔다면 4만8000원에 묵을 수 있었다. 그렇다고 모든 호텔이 다 그런 건 아니었다. 규모가 큰 호텔은 호텔 예약 사이트가, 중규모 이하의 호텔은 직접 찾아가는 게 싼 경우가 많았다.

앱을 통해 여행정보를 얻고 숙소도 예약해야 하니 규슈 여행에서 데이터 로밍은 필수다. 국내 통신사의 일본에서의 무제한 데이터 로밍 요금은 하루 1만1000원 남짓. 그러나 일본에서 쓸 수 있는 포켓 와이파이를 국내에서 빌려 가면 하루 4000~5000원으로 여러 명이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다. ‘와이파이 도시락’을 비롯해 인천공항에 포켓 와이파이를 빌려주는 업체들이 여럿 있다. 출국 2~3일 전에는 예약을 해야 한다.


# 공업도시 기타큐슈의 매력

이제 기타큐슈에서 출발해 규슈 동쪽 해안을 따라 오이타까지, 그리고 구마모토(熊本)와 미야자키(宮崎) 일부를 잇는 곳에서 만난 명소 얘기다. 규슈 여행의 들머리로 삼은 기타큐슈는 공업도시다. 기타큐슈는 본래 모지(門司)·고쿠라(小倉)·도바타(戶畑)·야하타(八幡)·와카마쓰(若松) 등 5개 시가 1963년 병합해 이룬 도시다. 이들 도시는 저마다 분위기가 다르다. 모지는 수륙교통의 요지였고, 고쿠라는 문화·상업 도시였으며 도바타는 수산·공업으로, 야하타는 중공업으로, 와카마쓰는 석탄적출항으로 이름이 높았다. 공업부터 교통, 문화, 상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능을 했던 5개 도시를 하나로 묶은 곳인 데다, 근래에 과거의 산업 현장을 추억의 공간으로 단장해 놨으니 기타큐슈를 단순히 ‘공업도시’라고 치부할 수는 없다.

▲ 나카쓰 계곡에서 멀지 않은 직벽의 벼랑에는 절집 라칸지가 있다. 아치형의 바위 구멍 안에 법당을 들여놓았다. 산 아래서 절까지는 스키장에 있는 것 같은 리프트를 타고 오를 수 있다.
한국인이 기타큐슈에서 느끼는 감정은 좀 복잡하다. 기타큐슈를 찾은 일본인들은 번성했던 옛 시절을 추억하고 그리워하지만, 당시 일본의 번영이 식민지배 속에서 이뤄진 것임을 생각하면 입맛이 쓰다. 공업도시의 과거의 흔적 속에서 한국 여행자들은 다른 여행지에서는 느낄 수 없는 복잡한 감정을 경험한다.

기타큐슈에서 가장 이름난 관광지는 20세기 초반 외국과의 무역으로 번성했다는 모지항. 100년 남짓의 역사를 가진 모지항역, 모지 세관, 오사카 상선, 미쓰이 클럽 등 서양식 건물들이 항구에 늘어서 있다. 기타큐슈의 중심 고쿠라에는 13세기에 지은 고쿠라 성이 있고, 간몬(關門)대교 건너 시모노세키(下關) 쪽에는 가라토(唐戶) 수산시장이 있다. 두 곳 모두 여행 목적지로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특히 가라토 시장은 좌판을 펴놓고 생선초밥 등을 저렴하게 팔아 여행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 알려지지 않았으되 아름다운 명승

여기까지가 기타큐슈에서 잘 알려진 곳이라면 고쿠라에서 차로 40분 정도면 닿는 히라오다이(平尾台)는 한국 여행자들에게는 낯선 곳이다. 히라오다이는 산자락 가득 석회암이 박혀 있는, 일본의 3대 카르스트 대지 중의 하나로 꼽히는 곳이다. 천연기념물이자 국정공원이며 현립 자연공원이기도 하다. 거대한 초지 구릉에 촘촘하게 박힌 흰 바위들은 마치 흰털의 양 무리처럼 보인다.

히라오다이 일대가 모두 석회암 지대라 곳곳에 석회암 동굴이 있다. 그중 가장 인상적인 곳이 센부쓰(天佛)동굴이다. 기기묘묘한 종유석이 커튼처럼 드리워져 있는데, 동굴 중간 이후부터는 물이 흘러 슬리퍼를 빌려 신고 들어가야 한다. 동굴 경관도 훌륭하고, 탐험하듯 동굴의 물길을 잘박거리며 따라가는 재미도 쏠쏠하다.

후쿠오카현과 오이타현의 접경 지점쯤에 나카쓰(中津)시가 있다. 나카쓰에는 강을 따라 이어지는 계곡 야바케이(耶馬溪)가 있다. 화산암 침식으로 만들어진 이 계곡 역시 일본 명승이자 국정공원이다. ‘신 일본 3경’ 중의 하나라고도 하고, ‘66경(景)’을 품고 있다는 얘기도 있다. 야바케이 주변에서 가장 이름난 명소는 두 곳. 하나가 기암절벽의 동굴 아오노도몬(靑の洞門)이고, 다른 하나는 허공의 벼랑에 매단 듯한 절집 라칸지(羅漢寺)다. 강변의 기암을 뚫어 만든 동굴은 350여 년 전쯤 주민들이 강변 절벽을 위태롭게 건너다 사고로 목숨을 잃는 것을 본 스님이 탁발로 돈을 모아 석공들과 함께 끌과 정, 망치만으로 30여 년에 걸쳐 뚫은 것이라고 전해진다. 훗날 차가 다니는 터널을 만들면서 당시 동굴 원형은 찾아보기 어렵지만, 한 스님의 지극한 정성을 생각하며 경관을 감상하는 맛이 훌륭하다.

동굴에서 멀지 않은 곳에 1400여 년 전 인도 승려가 지었다는 라칸지가 있다. 간이 리프트를 타고 오르는 깊은 산중에 숨듯이 들어선 절집이다. 까마득한 직벽을 한쪽 기둥으로 삼아 대문을 달고, 바위 동굴을 중간 문으로 삼아 그 안쪽에 근사하게 법당을 들였다. 세속을 등지고 앉은 절집은 평화로운 적막으로 가득하다.


#곳곳에 인문과 자연의 명소

나카쓰에서 남쪽으로 길을 따라 내려가면 우사(宇佐), 분고다카타(豊後高田), 구니사키(國東) 등 그만그만한 작은 도시가 이어진다. 우사에는 우사 신궁이 있다. 일본 전역에 4만4000개가 있다는 하치만구(八幡宮)의 총본사다. 이런 의미야 일본인들이나 새길 일. 신궁에서 여행자의 눈길을 붙잡는 건 신의 기운보다는 어마어마한 크기의 거대한 나무들이 이룬 숲이다.

분고다카타에는 ‘쇼와노마치(昭和の町)’가 있다. 1950년대 중반부터 1960년대 중반까지 10여 년간 도시가 가장 번성했던 시절 상점가 모습을 재현해 놓은 거리다. 주말에는 관광객들을 위해 오래된 버스도 다닌다. 550m 길이의 상점가를 걷다 보면 오래된 영화 속 장면에 들어온 듯한 기분이다. 분고다카타 아래 반도를 이룬 구니사키 일대는 해발 721m의 원추화산이 이룬 방사 형태의 스물여덟 개의 계곡마다 사원과 절집이 불국토를 이룬 독특한 곳이다. 이곳에는 한국 여행자들에게 발견되지 않은 명소들이 곳곳에 남아 있다.

기타큐슈에서 남쪽으로 내려선 길은 이내 오이타현의 온천도시 벳푸(別府)에 닿는다. 벳푸는 일본에서는 물론 한국에도 대표적인 온천 여행 목적지로 일찌감치 알려진 곳. 한때 일본 여행자들로 북적거렸지만 근래 내국인들의 발길이 뜸해지면서 지금은 쇠락한 분위기가 역력하다. 벳푸에는 온천욕을 즐길 수 있는 고급 료칸이나 료칸형 호텔이 많다. 하지만 비즈니스호텔은 차로 20~30분 거리의 오이타 호텔이 가격대비 만족도가 훨씬 높다. 숙소를 오이타에 잡고 관광과 온천은 벳푸에서 즐기면 된다.

마지막으로 덧붙일 규슈 내륙의 명소 두 곳이 있다. 규슈 렌터카 여행에서 꼭 가봐야 할 곳이다. 한 곳이 아소(阿蘇)산이고, 다른 한 곳은 다카치호(高千穗)협곡이다. 손수 운전해 가지 않으면 닿기 어려운 아소산에는 지금 능선 가득 활짝 피어난 억새들로 황홀하다. 비밀스러운 느낌의 독특한 지형의 다카치호 협곡은, 오이타에서 가려면 좀 멀지만 경관 앞에 서는 것만으로도 다녀온 보람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