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마시는 이야기
꽃에 취하기는 낮이 마땅하고, 취하여 흥겹거든 곱고 부르는 것이 마땅하고, 취하여 장차 헤어질 때는 북을 울림이 마땅하고
또 발을 치니, 문인이 취함에는 마땅히 지나친 음악을 삼가고 장정(규칙)을 조심해야 한다. (절주는 예요, 장정은법이다.)
준걸이 사람 취함에 있어서 마땅함은 잔을 더하고 기치를 더할 것이다.
대에 취함에는 여름이 마땅하며, 물에 취함에는 가을이 마땅하다.
소동파는 '계주편인'에 가로되, 술은 천록이라, 그 맛이 아름답고 사나움으로써 주인의 길흉을 안다하였으니,
요즘 풍속에는 술맛이 시고 나쁘면 주인집에 근심이 생긴다고 했다.
중국사람은 술 빚는 데 재를 많이 쓰는고로 무회주약에 많이 쓰이고, 육로망의 시에 이르되, "주적회향사거년"이라 하였다.
'박물편'에 이르되, "백년 고총광중에 술이 일되, 준을 넣었다가 내면 그 기운이 콕 쏘아,
비록 해포를 두어도 맛과 빛이 변치 않는다."고 하였다.
약주(구기자술)
정월 첫인일에 뿌리를 캐어 그늘에 말려, 한 근을 2월 첫묘일에 청주 한 말에 담가 이레가 되거든 찌꺼기 없이 하여 먹되,
식후에는 먹지 말라. 4월 첫사일에 잎을 따서 5월 첫오일에 술에 담그기를 먼저 법대로 하여 먹는다.
7월 첫신일에 꽃을 따서 8월 첫유일에 전법과 같이 하여 먹는다. 10월 첫해일에 열매를 따 11월 첫자일에 법대로 먹는 것인데,
하서 여자는 산인 백산보의 생질이라, 이 방문을 얻어 먹고 삼백구십 세 얼굴빛이 열대여섯 소년 같았다.
한적 사신을 만나 이 방문을 얻어 듣고, 그 법대로 먹은지 백일만에 흰 머리가 도로 검어지고,
빠진 이가 다시 나서 해가 가도 늙지 아니하더란다.
술빚기 좋은 날
정묘, 경오, 계미, 갑오, 을미, 춘저, 하항, 추규, 동위 만성개일
술 못빚는 날
무자, 갑진, 멸몰일, 수혼일, 정유일, 정유일은 두강이 죽은 날이니(두강은 옛날 술 잘 빚던 사람)꺼리는 고로,
팽조 '백기일'에 유일에는 손님대접을 않는다 하였다.
무릇 술을 빚을 때는 물을 가려야 하니, 물맛이 사나우면 술이 또한 아름답지 않은 법이다.
청명일, 곡우일에 강물로 술을 빚으면 빛과 맛이 특별히 아름다우니 이는 때의 기운을 받기 때문이다.
가을에 이슬이 많이 내릴 적에 그릇에 받아 술을 빚으면 이름이 추로백이니, 특히 향기롭고 콕 쏘는 맛이 있다.
꽃향내를 술에 들이는 법
국화가 흐드러지게 필 때, 술이 한 말이거든 꽃 두 되를 주머니에 넣어 술독에 담아 두면 향내가 가득하니
매화, 연꽃 등 향내가 있고, 독이 없는 꽃은 이 방법으로 술을 담글 수 있고 꽃을 위에 뿌려도 좋되 유자는 술맛이 실 것이니
술 속에 넣지 말고, 유자 껍질을 주머니에 넣어 담고, 술독 위를 단단히 덮어 익히면 향내가 기이하다.
술이 더기 괴거든
술이 더디 괴거든 좋은 술을 가운데 조금 부으면 즉시 괸다. 술에 가지나무 재가 들면 변하여 물이 된다.
여름에 소주를 먹을 때는, 꿀을 타고 얼음 한 조각을 넣어 급히 저어 먹으면 맛이 좋을뿐더러 또한 독이 없다.
사람이 소주를 너무 먹으면 입과 코에서 불이 난다. 만일 찬 물을 먹이면 아니되니 더운 물을 먹이고,
배꼽을 황토로 에워싸고 더운 물을 부으면 술이 깬다.
늘 술의 독이 치아에 스며들기 때문에 상하기 쉬우니, 한 번 먹은 후에는 꼭 한 번씩 양치질 하면 이 앓이를 하지 않는다.
낙양사람 유궤가 이 법을 써서 취하여도 잊지 않았기 때문에 일흔에도 이가 상하지 않았다 한다.
술마시고 먹어서는 안되는 것들
술꾼의 병은 계지탕을 먹지 못하는 법이니, 양기를 얻은즉 반드시 토한다.
그렇기 때문에 술꾼은 단 맛을 즐기지 않는다.
막걸리를 먹고 국수를 먹으면 기운의 구멍이 막히고, 취한 뒤 바람맞이에누우면 끝이 그릇된다.
술 마신 뒤 몹시 목마르더라도 찬물을 먹지 말아야 하니, 찬 기운이 방광에 들어가면 수종, 치질, 소갈증이 생기고,
홍시, 황률, 살구, 벚(버찌), 조기 등의 음식은 상극이니 먹으면 안 된다.
술이 깨고 취하지 않는 법
곤드레 만드레 취하면 밀실 안에서 뜨거운 물로 세수하고 머리를 수십 번 빗질하면 깨고,
소금으로 이를 닦고 더운 물로 양치질하면 세 번만 헤도 통쾌하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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