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사상

고대기상학

醉月 2013. 2. 21. 01:30
1. 운기학설의 과학적 기초
고대에 기상운동을 연구한 지식을 관련된 부분은 비교적 광범위한데, 예를 들면 역벽, 천문, 기후, 물후 등은 언제나 함께 섞여 있다. 기상학의 인류의 생산투쟁 가운데 가장 절박하고 가장 필요하며 가장 기본적인 지식이기 때문에, 인류는 매우 이른 시기에 이미 이것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였다. 사람들이 만약 춥고 덥고 흐리고 맑은 날씨의 변화규율을 파악할 수 없었다면, 의식주와 교통을 막론하고 모두 문제를 발생시켰을 것이다. 그래서 멀리 3천년 전에 사용된 은허 갑골문의 수 많은 복사들은 흐리고 맑고 비 오고 눈 내리는 현상을 알기 위해서 후세에 전해져 내려온 것이다. 오랫동안의 경험의 축적되어서 주대의 전반기에 중국의 선조들은 이미 기상학에 대한 수많은 경험을 수집하였고, 이를 노래로 전파하여 부녀자나 아이들이 전송할 수 있게 하였다. 예를 들면 <시경, 소아, 규변>편에는 다음과 같이 실려 있다.

 

'저 하늘에 눈송이가 흩날리는 것처럼, 싸라기눈이 먼저 흩뿌린다' 이에 정현은 '큰눈이 내리려면 처음에 반드시 온기가 없어지고 눈이 하늘에서 내리는데, 내리다가 온기를 만나서 뭉쳐진 것을 산(霰)이라고 한다. 한참 있다가 한기가 성해지면 큰눈이 된다.'라고 주석하였다.

즉 겨울에 큰눈이 내리기 전에는 반드시 먼저 싸라기눈이 날린다. 또 <시경.용풍.체동>편에는 다음과 같이 실려 있다.
'아침에 서쪽 하늘에서 무지개가 나타나면, 아침 후에 비가 내린다.' 이에 대한 정현은 '아침에 서쪽 하늘로 기운이 올라가면, 그 아침 뒤에는 비 기운이 응하는 것이 자연적인 현상이다.'라고 주석하였다.

 

<제>는 바로 무지개이다. 이 구절은 새벽에 해가 동쪽에서 떠 오를 때 서쪽에서 무지개가 보이면 머지않아 곧 비가 내릴 것이라는 뜻이다. 춘추전국시기에 이르러 철의 사용이 점차로 보편화되어 생산기술과 교통수단이 크게 개선되면서 중국인들의 천문학과 기상학 지식은 대대적으로 향상되었다. 이것은 다음의 여러 방면으로 표현된다.

 

1) 24절기의 확정

사계절의 차례차례 바뀌는 현상에 대하여 중국인은 아주 일찍부터 알고 있었으며, 이분(즉, 춘분과 추분). 이지(즉, 동지와 하지)는 이미 <상서.요전>편에 기록되어 있다.

 

『 낮과 밤의 길이가 똑같아지면 남방의 주작 일곱 별이 황혼 무렵에 하늘의 정남쪽에 나타나는데, 이것들에 의거하여 중춘(음력 2월)을 확정한다. 대낮 시간이 가장 길어지면 동방의 창룡 일곱 별 중의 하나인 화성이 황혼 무렵에 남쪽에 나타나는데, 이것들에 의거하여 중하(음력 5월)를 확정한다. 낮과 밤의 길이가 똑같아지면 북방의 현무 일곱 별 중의 하나인 허성이 황혼 무렵에 하늘의 정남 쪽에 나타나는데, 이것들에 의거하여 중추(음력 8월)를 확정한다. 대낮의 시간이 짧아지면 서방의 백호 일곱 별 중의 하나인 묘성이 황혼 무렵에 정남쪽에 나타나는데, 이것들에 의거하여 중동(음력 11월)을 확정한다. 』

 

이에 대해 정현은 『 <일중>은 춘분날을 말한다. <조>자는 남방의 주작 일곱 별을 가리킨다. <은>자는 <바로잡다>는 의미이다. 춘분날 황혼 무렵에 조성이 다 보이면 이로써 중춘의 기절을 바로잡는다. 이를 돌려서 계춘과 맹춘에 확대하면 곧 알 수가 있다. <영>자는 <길다>는 의미로서 하지날을 가르킨다. <화>는 창룡 일곱 별 중의 가운데 별이다. 가운데 별을 들어 보이면 일곱 별이 보이는 것을 알 수가 있는데, 이로써 중화의 기절을 바로잡으며, 계하와 맹하도 역시 알 수가 있다. <소>자는 <밤>의 의미이다. 봄을 <낮>이라고하고 가을을 <밤>이라고 하며, 서로 보충작용을 한다. <허>자는 현무 일곱 별 중의 가운데 별을 가르킨다. 이 역시 일곱 별의 추분날에 나타는데, 이로써 가을 석달을 바로 잡는다. <일단>은 동지날을 가르킨다. <묘>자는 백호 일곱 별 중의 가운데 별을 가르킨다. 이 역시 일곱 별이 함께 나타는데, 이로써 겨울 석 달을 바로 잡는다 』라고 주석하였다.

 

이 구절은, 춘분날이 되어서 주작의 일곱 별의 나타는 것은 때가 2월 중춘임을 설명하는 것이고, 하지날이 되어서 창룡의 일곱 별이 나타나면 때가 5월 중하이고, 추분날이 되어서 현무의 일곱 별이 나타나면 때가 8월 중추이며, 동지날이 되어서 백호의 일곱 별이 나타나면 때가 11월 중동임을 설명해 준다는 내용이다.

 

요가 살았던 시기는 역사상 원시공사 시기에 속하는데, 춘하추동의 사계절 및 이분.이지의 인식을 설명하는 것은 일찍이 원시 공사 시기에 이미 있었던 것이다. 전국 진한시기에 오며, 마침내 24절기의 명칭이 있게 된다. 비록 <대대례기, 하소정>편과 <관자> 등과 같은 저작 가운데 기록되어 있기는 하지만 완전하게 이를 갖추고 있지는 않다.

 

입춘, 우수, 경칩, 춘분, 청명, 곡우, 입하, 소만, 망종, 하지, 소서, 대서, 입추, 처서, 백로, 추분, 한로, 상강, 입동, 소설, 대설, 동지, 소한, 대한의 24절기가 완전하게 기록되었으면서 비교적 이른 시기의 저작은 <회남자. 천문후>편이라고 할 수 있다. 입춘부터 입하까지는 춘계가 되고, 입하부터 입추까지는 하계가 되며, 입추부터 입동까지 추계가 되고, 입동부터 칩춘까지는 동계가 된다. 각 계절은 삼기, 삼절로 나누어지고, 각 달은 일기와 일절로 나누어진다. 대체로 그 달의 처음에 있는 것이 절기가 되는데, 입춘. 경칩. 처명. 입하. 망종. 소서. 입추. 백로. 한로. 입동. 대설. 소한이 바로 이것이다.

 

대체로 그달의 가운데 있는 것이 중기가 되는데, 우수. 춘분. 곡우. 소만. 하지. 대서. 처서. 추분. 상강. 소설. 동지. 대한이 바로 이것이다. 이러한 사계의 안배는 역법에 있어서 가장 좋은 것이다. 그래서 기상학의 태두라고 일컬어지는 영국의 기상하작 shaw, napier도 일찍이 구미에서 중국의 이러한 역법을 채용하자고 제창한 적이 있다.

 

2) 음양력의 조정 성공

음력과 양력은 알맞게 배합되기가 어렵다. 그 까닭은, 달이 지구를 도는 주기와 지구가 태양을 도는 주기가 알맞게 배합될 수 없기 때문이다. 달이 지구를 한 바퀴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은 29일 12시간 44분 2.8초이고, 지구가 태양을 한 바퀴 도는데 걸리는 시간은 365일 5시간 48분 46초이다. 이 두 개의 주기는 서로 딱 떨어지게 나눌 수 없다. 고대의 농력은 음력과 양력을 매우 성공적으로 조화시켰다. 음력에서는 큰달이 30일, 작은달이 29일, 1년이 12개월 즉 354일뿐이어서 양력보다 11일이 적다. 3년마다 윤달을 두는데 그래도 며칠이 남는다. 그러나 만약 19개의 음력해에 7개의 윤달을 더하면 19개의 양력해와 거의 맞먹게 된다. 중국은 춘추시기 중엽에 이미 19년에 7개의 윤달을 두는 방법을 알고 있었다. <상서.요전>편에는 다음과 같이 기록되어 있다.
1주년은 366일인데, 윤달을 더하는 방법을 이용하여 춘하추동의 사계를 확정해서 1년이 되는 것이다.

이른바 <366일>은 바로 음력해이다. 『윤달을 더하는 방법을 이용하여 춘하추동의 사계를 확정해서 1년이 되는 것이다.』라는 말은 음력과 양력을 병용한 것이다. 서양의 바빌론시대나 그리스. 로마시대에도 음력과 양력을 섞어서 사용하였는데, 이것은 원래 중국과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같은 시대에 중국의 역법은 그리스. 로마보다 발달되어 있었다. <맹자. 이루하>편에는 다음과 같이 실려 있다.

하늘이 저렇게 높고 별이 저렇게 멀리 있어도 그 본래의 상태를 탐구할 수 있기만 하면 1천 년 후의 동지까지도 앉아서 추산할 수 있다.
고대인은 동지와 하지를 <일지>라고 불렀으며, 맹자가 말한 것처럼 전국시대에 중국인들은 음력해의 길이를 측정해서 이미 철저하게 파악하고 있었다. 서양에서는 중국의 서한 말엽에 이르러서도 역법이 매우 문란하였다.

 

3) 중요 천체 현상에 대한 상세한 기록

고대 중국의 믿을 만한 중요 천체 현상에 대한 상세한 기록 역시 서양의 각국보다 훨씬 앞서는데, 시간이 더 빠른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내용 역시 더 자세하다. 그 중에서 일식 현상은 가장 사람들의 주의를 끈다. 맑은 대낮에 태양이 사라지고 온 하늘에 나타나는 이 현상은 당시 사람들이 혼비백산할 일이었다. 이 이치를 명백히 하기 위해서 중국인의 선조들은 3천 년 전에 끊임없이 기록하고 관측하여 은허의 갑골문에도 기록되어 있고, <상서>와 <시경>에도 기록이 있는데 연대가 자세하지 않으므로 언급하지 않기로 한다. 오직<춘추> 242년의 기록 가운데 36차례의 일식 기록이 보인다. 그 중 32개는 이미 믿을 만한 것으로 증명된 바 있다. 최초의 것은 노나라 은공 3년 2월 초하루의 일식이다. 이는 기원

 전 720년 2월 22일로서 서양의 미들 만한 최초의 기록인 그리스인 타일이 기록한 일식보다 135년이나 앞선다.

또한 태양의 흑점은 태양에서 발생하는 일종의 폭풍우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폭풍우의 온도가 태양 주변의 온도보다 떨어져서 그 빛이 좀 더 어두워지기 때문이다. 중국 역사상에는 한나라 성제 하평 원년(기원전 28년)부터 기록이 있으며, 이는 명대와 청대에도 계속되었다. 태양의 흑점수로 인해 결정되는 태양 활동성은 17세기에서 18세기 초까지의 70년간 기록의 결핍으로 인해 태양활동의 쇠락기로 인정되었다. 천문학에서는 이 시기를 몬더 극소기라고 일컫는다. 남경 자금산 천문대의 서진도 부부는 19종의 지방지에서 17세기의 흑점에 관한 23개 조목의 기록을 찾아내었는데, 그 가운데 6개 조목은 분석을 통해 몬더 극소기에 17세기의 태양활동이 줄곧 정상적이었음을 증명하고 있다. 이른바 몬더 극소기는 자료 부족으로 인한 가상이다. 이것은 중국의 천체 현상 기록이 상당히 완비되었음을 설명하기에 충분한 것이다.

 

서양에서는 1610년 이전까지도 태양 속에 흑점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유명한 천문학자인 Kelpler Johannes 는, 1607년 5월에 태양 속의 흑점을 보고도 이를 수성이 경과하는 것이라고 간주하였다. 얼마후에 갈릴레오가 천문경으로 태양을 보고 나서야 비로서 태양 속에 흑점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단지 위에서 말한 여러 개의 실례를 가지고 보더라도, 고대인이 이 방면에서 얻은 성과는 매우 비범한 것이다. 그들은 기상학과 천문학에 대해 모두 위대한 공헌을 하였다. 특히 24절기와 음력 양력 배합의 확정은 많은 사람들에게 무한한 편리함을 가져다 주었고, 역법과 천문 지식의 풍부한 이 성과들은 또한 운기학설에 과학적인 기초를 마련해 주었다.


2. 운기학과 한의학
한의학은 본래 사람과 자연의 관계를 매우 중요시하였다. <소문. 보명전형론>편에는 다음과 같이 실려 있다.
하늘이 위에서 덮고 땅이 아래에서 실어 만물이 구비되었다. 그런데 만물 중에서 사람보다 고귀한 것은 없으며, 사람은 천지의 기운으로 생존하며 아울러 사계절의 규율에 따라 생활한다.

 

이 글은 사람이라는 이 유기체가 천지 사이에서 훌륭히 생존하려면 우선 춘하추동 사시의 변화규율을 잘 인식해야 하고, 아울러 사시의 변화규칙에 잘 적응해야 함을 설명한 것이다. 어떻게 하여야 사시의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가? <소문. 사기조신대론>에는 이 문제에 대하여 상세히 서술하고 있다. 봄 3개 월간에는 춘기를 보양하여 탄생한 것을 기르고, 성장하는 것을 받드는 방도를 잘 해야 한다. 여름 3개월간에는 성장한 것을 기르고 수확하는 것을 받는 방도를 잘해야 한다. 가을 3개월간에는 수확한 것을 기르고, 저장하는 것을 받드는 방도를 잘해야 한다. 겨울 3개월간에는 저장한 것을 기르고, 탄생하는 것을 받드는 방도를 잘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봄과 여름에는 양기를 기르고, 가을과 겨울에는 음기를 길러야 한다.』는 것인데, 이것은 인체의 건강을 보존하고 유지하는 근본적인 문제이다. 이에 역행하면 어떻게 되는지, <소문. 사기조신대론>에는 다음과 같이 실려 있다.

 

봄에 생겨나는 기를 거스르면, 소양이 생겨나지 않아 간장의 기가 막혀서 병리변화가 발생한다. 여름에 자라는 기를 거스르면, 태양이 왕성하게 자라지 못해 심장의 기가 허하게 된다. 가을에 거두는 기를 거스르면, 태음이 거두어지지 못하여 폐장의 기가 마르고 팽창하게 된다. 겨울에 감추는 기를 거스르면, 소음이 감추어지지 않아서 신장의 기가 쌓이지 못해 설사 등의 질병이 나타난다.

 

사계절의 기후변화는, 이처럼 인체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중의학이 이 방면으로부터 연구를 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었으며, 아울러 위에서 말한 기초 위에서 기상변화의 규율을 연구 토론하는 운기학설을 발명해내게 한 것이다. 즉 운기학설의 탄생은, 그것의 과학적인 기초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이 학설은 기상변화의 문제들을 설명할 수 있으며, 또한 일정한 경험적인 검증을 얻을 수 있다. 이에 송대 사람 심존중(1031-1095)의 <몽계필담> 7권에 기록된 운기학설을 검증하는 것에 관한 고사 한 토막을 소개하고자 한다.

 

의가에는 오운. 육기의 방법이 있다. 크게 보면 이는 천지의 변화를 살피는 것으로 추위, 더위, 바람, 비, 홍수, 가뭄, 메뚜기떼의 동향에는 대개 규율이 있다. 작게 보면 사람의 모든 질병도 역시 운기에 따라 성쇠를 같이 한다. 요즘 사람들은 이의 소용을 모르고 정해진 격식에만 얽매여 있기 때문에 그 방법들이 효과를 내지 못한다.

 

가령 궐음이 주관하면, 그 기는 바람이 많아 사람들이 습설(장마 때 습기로 인해 생기는 설사)을 앓는다고 한다. 그렇다고 어찌 온 천하 지역이 다 바람 천지며, 온 천하의 사람들이 모두 습설을 앓겠는가? 한 마음 내에서도 갠 곳이 있고 비 오는 곳도 있어서 다르기 마련인데, 이 기운이 어디에 있겠는가? 오류가 없기를 바라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대체로 사물의 이치는 고정적인 것도 있고 변화하는 것도 있는데, 운기가 주관하는 것은 고정적인 것이고, 다른 것이 주관하는 것은 모두 변화하는 것이다. 고정적인 것은 마치 본기와 같고, 변화하는 것은 이르지 않는 곳이 없으며 각기 점유하는 바가 있다.

 

그러므로 그 조짐에는 종. 역. 음. 욱. 승. 복. 태과. 불급 등의 변화가 있어 그 발동이 모두 같지 않다.

만약 궐음이 주관해서 바람이 많아 초목이 무성해지는 것을 <종>이라고 한다. 천기가 밝고 깨끗하며 건조하고 바람이 없는 것을 <역>이라고 한다. 하늘에 먼지가 어지럽게 날리고 흐르는 물이 얼지 않는 것을 <음>이라고 한다. 큰 바람이 나무를 꺾어 경물을 혼탁하게 어지럽히는 것을 <욱>이라 한다. 산과 늪이 타서 마르며 초목이 시들어 떨어지는 것을 <승>이라 한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메뚜기떼가 재난을 주는 것을 <복>이라 한다. 산이 붕괴하고 땅이 흔들리며 먼지가 어지러이 때맞게 일어나는 것을 <태과>라 한다. 나무가 우거져 어둠침침하여 일정한 때가 없으며 구름이 쫙 깔려 낮이 어두운 것을 <부족>이라 한다. 변화하는 것에 따라 질병이 이에 응하여 발생하는 것은 모두 그때 그곳의 징조를 보아 판단하는 것이다.

 

비록 2,3리 정도의 작은 지역이지만 기후가 달라 응하여 발생하는 것이 완전히 다른데, 어찌 하나로 정해진 것에 얽매일 수 있겠는가? 북송 신종 희녕(1068-1077) 연간 수도에는 오랫동안 가뭄이 계속되어 기도를 극진히 하였다. 연일 날이 찌푸려 사람들은 반드시 비가 올것이라고 하였다. 그러다가 어느 날 갑자기 날이 개이더니 맹렬한 무더위가 계속되었다. 나는 이 때 이 일로 인해 조정에 들어가 하문을 받았는데, 『비가 언제 오겠는가』하는 황제의 질문에 대해, 나는 『비 올 조짐이 이미 나타나니 내일 올 것입니다.』라고 대답하였다. 그러자 모두들 『여러번 해가 숨어서 날이 무더웠어도 비가 오지 않았는데, 이렇게 날이 맑고 건조한데 어찌 다시 희망을 가질 수 있겠는가?』라고 하였다.

 

그런데 다음날 과연 큰비가 내렸다. 이때는 습토가 주관하고 있으며 연일 흐린 것은 종기가 이미 효력을 나타낸 것이지만, 그러나 궐음에 의해 억제되어 아직 비가 될 수 없었다. 후일에 갑자기 날이 갠 것은 조금이 들어온 징조이며, 궐음이 꺾이니 태음이 신장되어 다음날 운기가 모두 순조롭게 되었기 때문에 그날 반드시 비가 올 것을 확신한 것이다. 이 역시 그곳에서 점하는 것인데, 만약 다른 곳과 징후가 다르면 점하는 것도 다른 것이다. 그 미묘함을 이루는 오묘함은 털 하나 들어갈 틈이 없을 정도이다. 이를 미루어 탐구하면 자연히 최고의 이치에 도달할 수 있게 된다.

 

심진중은 이름이 괄로서 중국 북송시기의 유명한 과학자이다. 그가 지은 <몽계필담>은 중국과학사에서 중요한 저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이 책에서 매우 두꺼운 분량으로 중국의 고대 특히 북송시기에 발당한 자연과학의 찬란한 성과를 총괄해서 고대의 과학자 및 노동인민이 과학기술 방면에서 해놓은 탁월한 공헌을 상세히 기록하였다. 이 책의 내용은 수학. 천문. 물리. 화학. 새울. 지질. 지리. 기상. 의약과 공정기술 등 10개의 광범한 영역에 관련되어 있다. 이런 까닭에 그가 기록한 운기에 관한 고사 한 토막은 신빙성이 매우 클 뿐 아니라, 운기학설을 대하는 관점도 비교적 정확하여 우리가 학습해야할 가치가 크다.

 

중의학은 본래부터 기상변화와 질병 발생의 관계 문제를 중시하였기 때문에 외래의 병인을 모두 풍. 한. 서. 습. 조. 화 등 육음의 사기로 보고 이에 대한 연구에 치중하였으며, 특히 <세로>에 대한 연구를 중시하였다. 이른 바 <세로>란, 계절의 부정한 기운이다. <황제내경. 영추> 제 79편 <세로론>은 바로 이 문제를 토론한 전문 논문으로서 의학기상학에서 말하는 기상예보와 대단히 유사하다. 이런 까닭으로 필자는 운기학설은 바로 고대의 의학기상학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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