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史관련

개발단계에서 KF-21 운영유지를 위한 준비

醉月 2021. 9. 8. 19:31

개발단계에서 KF-21 운영유지를 위한 준비(미, F-35 사례를 중심으로)

 

 

이해종 방위사업청 공업사무관

주양효 (주)타임기술 대표이사

 

 

 



 

지난 4월 9일, 경상남도 사천시 ㈜한국항공우주산업에서는 매우 뜻깊은 행사가 열렸다. 우리나라가 국산 전투기 개발을 추진한지 20년 만에 처음으로 그 모습을 공개하는 행사이다. 이 행사를 통하여 국산 전투기의 정식 명칭이 ‘KF-21 보라매(이하 KF-21)’로 결정되었음을 알리고, 전투기 개발을 위한 그간의 노력과 향후 비행시험 등 앞으로 남은 과정에 대하여 발표하였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전투기를 독자 개발하는 13번째 국가이며, 제한적인 스텔스 기능을 보유한 4.5세대 전투기 개발을 고려하면 8번째 개발 국가가 되었다.

 

 

 

[그림 1] Characteristic of KF-21 *출처 : “부분 스텔스 기능 갖춘 ‘보라매’ … 내년 7월 첫 출격”, 조선일보(2021.4.10.)

 

 

언론에 공개된 바에 따르면, KF-21 사업은 개발비가 8조 8천억원, 양산비가 9조 2천억원으로 총 사업규모가 18조원에 이르는 우리나라 무기체계 개발 역사상 최대 규모의 사업이다.

KF-21은 KF-16을 능가하는 성능을 가지고 있으며, 부분적 스텔스 기능을 보유하고 있어 4.5세대 전투기로 분류되고 있다. 방위사업청은 보도자료를 통해, “KF-21 개발을 통해 국내 항공기술의 국제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고, 해외 전투기 개발과 성능개량 사업에도 참여할 수 있는 토대를 제공 하여 미래 항공우주시장의 선진대열에 동참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그림 2] Korean Fighter KF-21 ‘BORAMAE’ *출처 : “CNN “한국, KF-21로 초음속전투기 엘리트그룹 합류…수출잠재력””, 연합뉴스(2021.4.10.)

 

 

KF-21은 절반의 스텔스 기능을 보유하여 ‘베이비 랩터(F-22)’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으며, 향후 내부 무장창 등의 개선을 통해 스텔스기로 성능 개량이 예정되어 있다. 2028년까지 40대, 2032년까지 모두 120대를 실천 배치할 계획인 KF-21은 아직 풀어야 할 숙제가 많이 남아 있다. 우선 실전 배치를 위해서는 2026년까지 2,000여 회의 시험비행을 성공해야 한다. 또한 공동개발에 참여하고 있는 인도네시아가 부담하기로 한 1조 7,338억원 중 2021년 5월 현재까지 2,272억원만 납부하고 있는 것 또한 큰 고민거리이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점은 사업 관계자뿐만 아니라 언론에도 공개되어 있어 KF-21에 관심있는 국민이라면 누구나 알 수 있는 내용이다. ‘식별된 Risk는 Risk가 아닌 Issue이다.’라는 말이 있듯 이 문제들은 방위사업청이 사업관리를 통해 극복하여 성공적인 체계개발과 양산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으로 KF-21이 우리나라의 영공 수호라는 임무를 잘 수행하기 위해서는 이미 식별되고 알려진 문제를 고민하는 것도 매우 중요한 일이지만, 시제기가 출고된 현 시점에서는 전력화 이후 어떻게 운용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매우 중요한 사항이라고 생각한다. KF-21의 효율적인 운영유지 방안을 마련하기 위하여 수명주기비용 관점에서 관련 법규를 검토하고, 최근 미국의 전투기 운영비와 관련된 이슈들을 검토하여 운영유지를 위한 방안을 고민하려고 한다.

 

 

수명주기비용 관련 법규

 

일반적으로 무기체계는 어떤 무기체계를 확보할 것인가에 대한 기획을 하고, 이를 확보하여 실전 배치까지 매우 긴 시간이 소요된다. KF-21도 이와 마찬가지로 사업추진을 결정한 이후 20여 년이 지나서야 시제기를 출고하였고, 앞으로 수년이 더 지나야 실전 배치가 될 예정이다.

장기간에 걸쳐 확보한 무기체계들은 실전 배치된 이후에는 30년 이상의 기간 동안 군에서 운영유지를 담당하게 된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방위력개선사업의 추진방법을 결정할 때에는 ‘무기체계 전체의 수명주기에 대한 관리방안’을 포함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또한 올해 2월 8일 제정된 ‘총수명주기관리업무 훈령’에 따르면 무기체계의 수명주기비용을 RAM 목표값과 함께 체계지원성과지표로 정의하고 있으며, 소요제기 단계에서부터 지속적으로 관리하도록 명시하고 있으며, 획득단계에 서는 수명주기비용을 분석하여 그 결과를 사업 관리 및 의사 결정에 반영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이는 무기체계를 확보할 것인가에 대한 소요결정단계에서부터, 실제로 무기체계를 확보하는 획득단계에 이르기까지 획득 비용만을 고려할 것이 아니라, 획득 이후 운영유지비도 함께 고려하여 전체 수명주기관점에서 비용을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의사결정을 하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결국 총수명주기관점의 수명주기비용 측면에서 보면, 무기체계를 획득하는 비용보다 운영유지비가 훨씬 많이 발생하니, 이를 사업초기에서부터 지속적으로 고려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KF-21 역시 개발/양산비용을 포함한 수명주기비용에 대한 관심과 이를 통한 의사결정이 필요하다.

 

 

 

[그림 3] Nominal Life-cycle cost *출처 : Capt Gary Jones, Edward White, Lt Col Erin T. Ryan, and Lt Col Jonathan D. Ritschel, “Investigation into the Ratio of Operating and Support Costs to Life-Cycle Costs for DoD Weapon Systems”, Defense Acquisition Research Journal Vol. 21 No.1, 2014.1., P.448

 

 

가시화된 F-22 Raptor 퇴역

 

지난 5월 12일 개최된 McAleese FY2022 Defense Program Conference에서 미 공군참모총장 Charles Q. Brown Jr. 장군은 현존하는 최강의 전투기 중 하나인 F-22 Raptor(이하 F-22)의 퇴역을 시사하였다. Brown 장군은 올해 초부터 진행된 [TacAir : Tactical Aviation] Study에 대하여 설명하면서, 향후 미 공군에서 운영할 전투기로 다음 다섯 기종만을 언급하여 F-22는 미래 미 공군에서 운영할 전투기가 아님을 분명히 하였다.

⦁F-35 Lightning Ⅱ

⦁F-15EX Eagle Ⅱ

⦁F-16 Fighting Falcon,

⦁NGAD (Next Generation Air Dominance, F-22 Raptor 대체 기종)

⦁A-10 Thunderbolt Ⅱ F-22는 세계 최강의 전투기로 불리지만, 개발 당시부터 지금까지 비용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어져 왔다. 관련 기사에 따르면, 미 공군은 750대의 F-22를 구매할 계획이었으나, 대당 3억 3,400만 달러(약 3,700억원)에 달하는 엄청난 수명주기비용으로 인하여 결국 2012년 생산이 종료되었으며, 현재 미군이 보유한 F-22는 186대에 그치고 있다.

 

 

 

[그림 4] F-22 Raptor *출처 : “CSAF : F-22 Not in USAF’s Long-Term Plan”, AIR FORCE MAGAZINE, (2021.5.12.)

 

 

F-22가 “우주선도 이긴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의 세계 최강의 전투기이긴 하지만, 미 공군의 예상을 벗어난 대당 3억 3,400만 달러라는 수명주기 비용은 결국, F-22가 당초 계획된 수량이 실전배치 되지도 못하는 원인을 제공하였을 뿐만 아니라, 타 기종에 비하여 매우 빠르게 퇴역을 언급하게 되는 치명적인 결과를 도출하게 되었다. 물론, 우리가 개발하고 있는 KF-21과 직접 비교하는 것은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아무리 성능이 우수하다고 하더라도, 막대한 운영유지비를 지불해야 하는 무기체계를 계속해서 운영하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라는 것을 F-22의 사례를 통하여 확인을 할 수 있다.

 

 

F-35 운영유지에 관한 문서

 

미 회계감사원(Government Accountability Office, 이하 GAO)에서는 4월 22일, F-35 운영유지에 관한 매우 흥미로운 문서를 발표하였다. 이 문서에서 F-35에 대한 운영유지비를 분석하여 제시하고, 사업이 성숙함에 따라 비용 절감의 기회가 점점 어려워지는 것을 경고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제기는 단순히 비용만을 고려한 것이 아니라, 전투기 운용을 위한 중요 지표인 임무성공률에 대한 고찰도 함께 이루어지고 있어 KF-21을 개발하고 있는 우리에게는 향후 운영유지를 위해 참고할 사항이 많은 자료라고 생각된다.

 

 

 

[그림 5] F-35A Lighting Ⅱ *출처 : //www.lockheedmartin.com/ko.kr/index.html(검색일 2021.6.1.)

 

 

F-35 사업 개요

 

1990년대 Joint Strike Fighter Program이 시작되면서 본격적인 개발이 착수된 F-35 Lightning Ⅱ(이하 F-35)는 미국의 Lockheed Martin(항공기), Pratt & Whitney(엔진) 등이 참여하여 개발하고 있으며, 2046년까지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15개국에 3,359대가 배치되어 운영될 예정이다.

GAO의 자료에 따르면, 미국은 2,456대의 F-35를 4천억 달러(약 442조 8천억원) 이하로 획득하여 66년 동안 총 1.7조달러(약 1,881조 5백억원) 이상의 전체 비용을 추정하고 있으며, 이로써 미 국방부 역사상 가장 규모가 크고 비용이 많이 드는 무기체계가 되었다.

F-35는 다음의 세 가지 형태로 개발이 진행되고 있으며, 우리 공군은 이 중 F-35A를 도입하여 운용하고 있다.

⦁F-35A : 공군의 F-16 전투기와 A-10 공격기(F-15 전투기 포함 가능)를 대체하기 위한 재래식 이/착륙 타입. 미 공군은 1,763대의 F-35A를 조달할 계획임.

⦁F-35B : 기존의 해병대 AV-8B Harrier 수직/단거리 이/착륙 공격기와 해병대 F/A-18A/B/C/D Strike Fighter를 대체하기 위한 단거리 이륙 및 수직 착륙 타입. 미 해병대는353대의 F-35B를 조달할 계획임.

⦁F-35C : 해군에 1997년 이후 조달하고 있는 항공기인 F/A-18E/F를 대체하기 위한 항공모함에 탑재하기 위한 형태. 미 해군은 273대의 F-35C를 조달할 계획이고, 미 해병대는 67대의 F-35C를 조달할 계획임.

 

 

 

[그림 6] Program Stakeholders for Sustainment of F-35 Aircraft *출처 : Diana Maurer, “WEAPON SYSTEM SUSTAINMENT : DOD Needs a Strategy for Re-Designing the F-35’s Central Logistics System”, United States Government Accountability Office, GAO-20-316, 2020.3.6., P.7.

 

 

F-35의 운영유지를 위한 문제점

 

F-35를 운영유지하기 위한 중요 과제를 공급망, 정비, ALIS(Automatic Logistics Information System), 엔진으로 구분하고, 각각의 사항들이 F-35의 전투준비태세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여 이에 대한 검토를 진행하였다.

 

 

 

[그림 7] Significant Sustainment Challenges for the F-35 Program *출처 : Diana Maurer, (2021.4.22.), P.7.

 

 

F-35의 운영유지를 위하여 처음 검토한 과제는 공급망에 관한 문제이다. 운영유지에 관한 문제를 논하면서 수리부속 보급을 포함한 공급망 문제를 처음 논하는 것은 전통적인 군수 공학의 관점에서도 매우 적절한 접근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공급망에 대한 문제는 크게 수리부속 가용도, 고객대기시간, 창정비에 대한 검토를 진행하였으며, 2019년 이에 대한 보고가 이루어진 이후 개선이 이루어지기는 하였으나 아직은 목표에 이르지 못하고 있음을 밝히고 있다.

수리부속 가용도는 수리부속 대기로 인한 임무수행 불가율 15%를 목표로 관리하고 있으며, 이는 2019년 평균 24%에서 2020년 평균 16%로 개선이 이루어지기는 하였으나, 목표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이러한 분석은 단순히 수리부속 관점으로만 바라본 것이 아니라, 미 공군의 F-35의 Mission Capable Ratio(임무 수행률, 이하 MCR)가 90% 이상임을 고려할 때, 수리부속 대기로 인한 임무수행 불가율의 목표를 달성하더라도, MCR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언급하고 있어, 수리부속을 포함한 운영유지에 관한 문제가 군수 관점에서의 문제가 아닌 해당 무기체계의 궁극적 목표인 임무수행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을 함께 고민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시사를 주고 있다.

 

 

 

[그림 8] U.S. F-35 Fleet Mission Capable and Full Mission Capable Rates, Fiscal Year 2020 *출처 : Diana Maurer, (2021.4.22.), P.6.

 

 

공급망 문제에 대한 다른 문제는 고객 대기 시간(Customer Wait Time)과 창정비 시간이다. 고객 대기 시간은 중요 부품의 60%가 요청 후 6일 이내에 수령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나, 2019년 20%, 2020년 41%로 여전히 목표에 미달하고 있다. 창정비 기간 역시 목표 기간을 60~90일로 설정하고 있으나, 2018년 188일, 2020년 131일로 여전히 목표의 2배 정도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고 보고하였다.

공급망에 관한 문제에 대하여 수리부속으로 인한 불가동 시간, 고객 대기 시간, 창정비 기간 등이 모두 목표를 충족하지 못함으로 인하여, F-35의 준비태세나 임무수행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보고하였다.

F-35의 운영유지를 위한 두 번째 검토사항은 정비에 대한 문제이다. 정비로 인하여 임무수행 불가 비율이 2019년 17%에서 2020년 16%로 감소하였으나, 수리부속 문제와 마찬가지로 MCR이 90% 이상임을 고려할 때, 정비로 인한 임무 수행 불가 비율이 16%인 경우 결국 F-35의 MCR을 달성할 수 없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 문서에서는 F-35가 배치된 11개 기지에 대한 조사를 통해 정비에 대한 문제점이 기술자료의 접근성 부족, 정비를 위해 필요한 지원장비의 부족과 이를 운용하는 정비사의 부족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는 개발과정을 통하여 식별한 통합체계제원요소에 대하여 운영유지시에 적절한 배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정비뿐만 아니라 전투준비태세를 포함한 운영유지 전반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전통적인 군수지원에 관한 문제점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사례로 볼 수 있다.

F-35의 운영유지를 위한 세 번째 검토사항은 군수지원 시스템인 ALIS에 관한 문제이다. ALIS는 F-35를 운영하기 위하여 운영, 정비, 공급망, 고객지원서비스, 기술자료 및 교육 등에 관한 사항 등 광범위한 기능을 통합하는 시스템이다. 하지만, ALIS가 사용자 친화적이지 않아 사용하기 불편하며, 정비에 관한 기능을 제대로 제공하지 못한다는 문제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2020년 3월에는 ALIS에 수집된 부정확하고 누락된 정보들로 인하여 정상적으로 임무수행이 가능한 상태에 있는 F-35에 대하여 비행을 금지하는 신호를 발생시켰다는 내용이 보고되기도 하였다.

이러한 문제를 인식한 미 국방부는 2020년 1월, ALIS를 차세대 시스템인 F-35 Operational Data Integrated Network(이하 ODIN)로 대체하는 업무를 착수하였다. 하지만, 여러 가지 기술적 문제점과 프로그램 불확실성을 해결하기 위한 ODIN 전략은 마무리하지 못한 상태이며, 이에 따라 다음 두 가지 접근방법을 취하고 있다. 우선 F-35 Joint Program Office(이하 JPO)는 ODIN 개발을 위한 전략의 완성에 주력을 하고, 두 번째, 미 국방부에서는 현 시점에서 대안이 없는 ALIS를 주요 군수정보시스템으로 계속 사용한다는 것이다.

F-35의 운영유지에 대한 마지막 고찰은 엔진 정비에 관한 문제이다. F-35에 사용되는 엔진의 정비에 관한 문제는 근본적인 해결이 필요하며, 10년 후인 2030년에는 엔진의 43%가 수리가 필요한 상태에 있을 것임을 경고하고 있다.

 

 

 

[그림 9] Projected F-35 Aircraft Needing Engine Repairs *출처 : Diana Maurer,(2021. 4.22.), P.12.

 

 

이러한 문제에 관하여 복잡한 분석을 제시하고 있지만, 이를 요약하면 다음 두 가지 원인으로 인하여 발생한 문제임을 알 수 있다.

첫째, 고장정비 소요가 예상보다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2020년을 기준으로 F-35 JPO에서는 52회의 엔진 구성품 수리를 예측하였지만 실제로는 예측보다 30% 정도 증가한 67회의 엔진 구성품 수리를 수행하게 되었다.

둘째, 계획정비로 인한 엔진의 장착과 탈착이 지속 증가하고 있지만, 이를 해소하기 위한 정비능력은 부족한 실정이며, 이로 인한 항공기의 임무수행 불가가 증가할 것이라는 점이다.

미 국방부에서는 이러한 사실을 통해 비계획(고장) 정비와 계획(예방) 정비를 수행하는 능력이 부족함을 인지하고 있으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 엔진에 대한 창정비 능력을 확대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단기간 내에 이를 해소하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F-35 사업이 미국 역사상 최대의 무기체계 개발사업이며, 이를 위하여 다양한 첨단 기법들이 동원되어 개발을 진행하고 있지만, 개발단계에서 정비에 대한 소요(계획 및 비계획 포함)를 예측하고 이를 위한 필요한 요소를 확보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얼마나 어려운가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음을 보여 주고 있다.

 

 

F-35 운영유지비에 대한 문제

 

GAO는 66년간 F-35를 운영하기 위해 필요한 비용을 예측하여 발표하였다. 2012년 GAO는 F-35의 운영유지비는 1.11조 달러로 예측하였으나, 예측하는 시점마다 운영유지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2020년에는 1.27조 달러로 처음 예측한 운영유지비와 비교할 때 1,500억 달러 이상이 증가하였다.

 

 

 

[그림 10] Growth in F-35 Life Cycle Sustainment Cost Estimates *출처 : Source : Diana Maurer, (2021.4.22.), P.15.

 

 

또한 JPO에서는 2020년 F-35의 기종별로 대당 연간 운영유지비 추정치를 제시하였는데 이는 각 군이 예측하고 있는 대당 연간 운영유지비와는 매우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총 1,885대가 배치되는 2036년을 기준으로 소요되는 연간 운영유지비를 비교해 보면, JPO는 연간 157억 달러를, 각 군의 예측비용은 98억 달러를 추정하고 있어 약 60억 달러의 차이를 보인다.

이 중 우리 군이 운용하고 있는 F-35A의 경우에는 대당 연간 운영유지비를 7.8백만 달러(약 86억 5천만원)를 제시하고 있음을 눈여겨보아야 한다. JPO가 분석한 자료를 보면 동일한 기종인 F-35C도 운영하는 군이 해군인가 해병대인가에 따라 운영유지비를 다르게 예측하여 제시하고 있다. 이는 운영개념의 차이로 인하여 운영유지비 또한 변경이 된다는 것은 확인할 수 있다. 미 공군의 F-35A 와 우리 공군의 F-35A가 동일하게 운영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JPO가 예측한 운영유지비를 그대로 우리 군에 적용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하지만, 여러 가지 제약 사항으로 인하여 향후 운영유지비의 산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 입장에서는 미측의 자료를 활용하여 우리 군의 F-35A에 대한 운영유지비에 대한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이는 단순히 F-35를 운영하는데 대한 대책을 논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한정된 국방예산을 활용하여 KF-21을 포함한 다양한 무기체계를 운영해야 하는 우리 군의 입장과 자원의 효율적 배분이라는 측면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다.

 

 

 

[그림 11]Difference between Service F-35 Affordability Constraint and 2020

Estimates for Annual Sustainment Costs, per Aircraft, at Program Steady State *출처 : Source : Diana Maurer, (2021.4.22.), P.17.

 

 

KF-21 운영유지를 위한 준비

 

KF-21의 개발은 2026년까지 약 5년의 시간이 남아 있다. 우리 군이 요구하는 성능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국방과학연구소 주관으로 개발하고 있는 Active Electronically Scanned Array(능동 전자주사식 위상배열) 레이다와의 통합도 필요하고 2,000여 회 가량의 비행시험도 성공적으로 수행하여야 한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비행시험을 통해 얻어지는 각종 운용 및 고장 데이터를 주장비의 성능을 향상시키고 입증하는 것에만 사용할 것이 아니라, 이러한 데이터를 면밀히 분석하여 운영유지간 필요한 군수지원소요를 도출하고 개발하여 향후 운영유지에 필요한 사항을 준비해야 한다.

이를 위하여, 남은 개발기간 동안 KF-21의 운영유지를 위하여 추가적인 관심이 필요한 사항을 다음과 같이 제안한다.

 

 

KF-21 운영유지 전략의 구체화

 

KF-21의 기본적인 운영유지전략으로 성과기반군수지원(Performance Based Logistics, 이하 PBL)을 고려하고 있다. 개발기간 중 PBL 성과 기술서를 작성하여 이를 기반으로 운영유지단계에서 PBL 형태로 지원을 받는다는 계획이다. KF-21과 같이 첨단 기술이 적용된 무기체계에 대한 후속지원을 무기체계를 개발/생산한 업체가 담당하게 하는 PBL을 지원전략으로 삼는 것은 매우 합리적인 판단으로 보여진다. 하지만, 운영 경험이 전혀 없는 무기체계를 운영유지 초기부터 PBL을 추진하는 것은 장비를 운용하는 군이나 PBL을 수행하는 업체 모두에게 불확실성을 증대시키는 문제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남은 체계개발 기간 중 다음과 같은 사항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첫째, 운영유지비에 대한 예측 및 목표의 설정이다. 군이 지원전략으로 PBL을 고려하는 것은 그 목적이 명확하다.

해당 무기체계의 가동률을 보장하고 동시에 적정한 비용을 투자하여 합리적인 운용을 함으로써 무기체계의 효용성은 극대화하고 전체 수명주기 비용은 절감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으로 군수지원의 전체 또는 일부를 업체가 제공하도록 하여 업체에게는 적정 이윤을 보장함과 동시에 무기체계 운용에 대한 일부 책임을 가지도록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PBL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KF-21에 대한 운영유지비를 예측하고, 이러한 운영유지비를 지불함으로써 군에서 KF-21을 통해 얻고자 하는 전략상 목표를 구체화하여 이를 바탕으로 성과지표를 설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운영유지비에 대한 예측이나 목표설정이 없이 PBL을 운영하게 되면, 어느 기준으로 성과 지표를 설정하고, 어느 수준의 인센티브가 적절한가에 대한 논의가 끊임없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둘째, 성과 측정을 위한 데이터의 축적과 분석 방안의 마련이다. PBL이 지원 전략으로 의미를 가지기 위해서는 발주자인 군과 시행자인 업체 간에 성과지표에 대한 공감대의 형성이 필요하며, 이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방법에 대한 동의가 필요하다. 이는 기존의 전통적인 계약방식이 재화나 서비스를 구매하는 방안임에 반하여 PBL의 구매 대상은 재화나 서비스가 아닌 이를 통한 성과이기 때문이다.

성과를 계약의 목적물로 삼고 있는 PBL의 특성상 성과에 대한 평가가 객관성과 동의를 얻지 못한다면, 이를 지속해 나아가는 것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 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앞으로 남아 있는 개발/평가 기간을 통하여 KF-21의 운용/고장 데이터를 축적하고 이를 기반으로 성과지표를 객관화하기 위한 연구가 진행되어야 한다. 다행히 KF-21에는 다양한 센서가 부착되고 이를 통한 수집이 가능한 형태로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이를 단순히 개발 또는 임무 수행을 위한 수단으로만 보지 말고, 데이터에 대한 수집 및 분석을 통하여 성과지표를 분석하는데 활용하여 성과 지표에 대한 객관성을 확보하여야 한다.

 

 

KF-21 군수정보시스템에 대한 올바른 구축

 

KF-21도 F-35와 유사하게 전용 군수정보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F-35 ALIS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군수정보 시스템은 이를 구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그 시스템 안에 수집되는 데이터의 정확성이 더욱 중요한 문제임을 알 수 있다. 이제 개발을 시작하는 KF-21의 군수정보 시스템은 다양한 기능을 구현하여 복잡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에 집중하기보다는 필요한 기능에 집중함과 동시에 개발되는 군수정보시스템에 수집되는 데이터의 품질을 어떻게 높일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기본적으로는 시스템의 화면구성을 사용자 친화적으로 구성하여 사용자들이 쉽게 접근하여 활용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물론, KF-21 내에서 발생되는 각종 데이터는 자동으로 수집/분석이 가능하도록 개발해야 하고 이를 통해 Human Error를 최소화 하도록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하지만, 일은 결국 사람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용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개발하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한 사항이다. 또한 정보시스템의 경우 사용자로부터 외면을 당하면 시스템으로서의 가치를 잃어버려 사장될 수밖에 없음을 기억해야 한다.

군수통합정보체계와 같이 기존 군에서 운용중인 다양한 정보체계와의 대별성과 연동문제에 대해서도 지속적인 연구를 통하여 업무의 중복성을 배제한 상태에서 필요한 정보들을 공유 및 활용할 수 있도록 군수정보시스템을 개발하여야 한다.

 

 

KF-21 기술교범에 대한 검증과 활용방안 모색

 

우리나라의 무기체계에 사용되는 기술교범은 기본적으로 기술교범 국방표준서(KDS 1000-0004)를 기준으로 개발한다. 하지만, KF-21은 공군의 요구에 따라 ‘S1000D International Specification for the Production of Technical Publication(이하 S1000D)’를 기준으로 기술 교범을 개발하고 있다. S1000D는 기술문서 출판을 위한 국제 표준으로 미국과 EU를 위시한 다양한 나라에서 기술 교범을 만드는데 활용하고 있다.

S1000D는 기술교범에 수록하는 정보를 Data Module 형태로 개발하고 이에 대한 정보를 다양한 문서에서 공유함으로써 무기체계 운용/정비에 필요한 기술자료를 공통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 군의 입장에서 보면 S1000D로 기술교범을 만드는 것을 KF-21을 통하여 처음 시도하고 있다. 아무리 훌륭한 규격이라도 그것이 우리의 실정에 맞지 않는다면, 본래의 기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채, 기존의 책자형 기술 교범 수준의 활용만을 하게 되는 위험성도 내포하고 있다.

남아 있는 개발/평가 기간을 통하여 KF-21의 기술교범에 대한 검증도 물론 중요한 일이긴 하지만, 새로운 규격으로 만들어진 KF-21의 기술교범을 그 목적에 맞도록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일에 대한 고민도 함께 하여야 한다.

 

 

KF-21 지원장비의 표준화 방안

 

일반적으로 전투기를 운용/정비하기 위해서는 1,000종 이상의 지원장비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KF-21 역시 활주로, 격납고, 부대/야전 정비시설 등 다양한 환경에 필요한 지원장비를 식별하고 이를 확보하고 있다. 이러한 지원장비에 대한 소요는 관련기관을 포함한 기술검토를 거쳐 확정을 하고 있지만, 다양한 장비가 소요되다보니 개별 장비의 입장에서 보면 동일한 기능을 가진 장비가 중복되거나, 필요한 장비들이 누락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 또한 떨쳐 버릴 수 없다. 이러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KF-21의 운용/정비에 필요한 지원장비의 요구사항을 정확하게 식별하고 유사/동일기능의 소요에 대해서는 이를 표준화하여 소요를 산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다양한 종류의 지원장비는 개발비를 증가시키는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운영유지단계에서는 비용의 증가뿐만 아니라, 지원장비의 문제점이 KF-21의 가동률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전 세계를 누비는 KF-21을 꿈꾸며

 

미 공군참모총장 Charles Q. Brown Jr. 장군은 올 2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은 말을 하였다.

“I want to moderate how much we’re using those aircraft, You don’t drive your Ferrari to work every day, you only drive it on Sundays. This is our ‘high end’[fighter], we want to make sure we don’t use it all for the low-end fight … We don’t want to burn up capability now and wish we had it later.”

군에 필요한 것은 최강의 성능을 가진 전투기가 아니라, 사용하고자 하는 목적에 맞는 전투기라는 의미이다. 이와 함께 앞으로 미 공군에서 개발하는 전투기는 F-35나 F-22처럼 스텔스 기능을 가진 수명주기 비용이 높은 고성능 전투기가 아닌 스텔스 기능이 없는 적절한 성능을 지닌 전투기가 될 것임을 시사하였다. 아마도 지금 우리가 개발 하고 있는 KF-21이 Brown Jr. 장군이 생각하는 ‘평일에 타는’ 전투기 또는 앞으로 미 공군이 개발하고자 하는 전투기와 가까운 모습이라고 볼 수도 있다. KF-21이 ‘평일에 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나라에서 타고 싶은’ 전투기가 되기 위해서는 남은 개발기간동안 운영유지에 대한 많은 고민과 노력이 필요하다.

KF-21의 성능은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부분이며, 이를 입증하는 것은 그 방법들이 알려져 있기 때문에, 어쩌면 단순한 일인지도 모른다. 오히려, KF-21이 운영유지 단계에서 합리적인 비용으로 원하는 목표 성능과 가동률 달성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 주는 것이 훨씬 어려운 일일 수 있다. 하지만, KF-21이 매력적인 전투기로 다가가기 위해서는 이러한 운영유지 단계에 대한 증명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를 위하여, KF-21 운영유지비 예측/목표설정을 통하여 적절한 운영유지 전략을 구체화함과 동시에, 이를 분석하여 확인할 수 있는 군수정보시스템을 만들고, 정확한 데이터가 축적되도록 관리하여야 한다. 기술교범은 각종 정보들이 필요한 인력에게 쉽게 접근하고 제공이 가능하도록 개발하고 이에 대한 활용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다양한 지원장비들은 표준화를 통해 그 종류를 단순화하고 누락 없이 배치하여야 한다.

KF-21의 성공적인 개발을 위해서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이 남아 있다. 보다 성공적인 개발을 위해서는 운영유지에 대한 관심을 증대시킬 뿐만 아니라, 다양한 관점에서의 노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노력들이 모여져 KF-21의 효율적이고 경제적인 운영유지에 대한 증명이 가능하다면,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하늘을 누비는 KF-21을 기대하는 것이 그저 꿈만은 아닌 날이 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