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탄을 대표하는 명소인 불교사원 탁상 곰바. 부탄 국민의 행복한 삶의 바탕에는 티베트 불교가 있다. 욕망을 절제하고 자연 앞에 겸손하며 나보다 주변을 먼저 챙기는 부탄의 전통은 모두 종교적 가르침에서 온 것이다.
■ 박경일기자의 여행 - 올해의 여행 BEST 5
글·사진=박경일 전임기자 parking@munhwa.com
한 해 동안 Culture&Life가 줄곧 관심을 기울였던 건 ‘여행하는 방법’이었다. 여행에 관한 한 ‘발견의 시대’는 끝났다. 모든 명소는 샅샅이 수색됐으며, 속속들이 꺼내어졌다. 여행 정보의 유통도 빨라져서 ‘몰라서 못 가는’ 곳이란 없다. 여행의 성패를 좌우하는 건 더 이상 ‘장소’가 아니다. 중요한 건 ‘방법’이다. 어떻게 여행해야 할까. 올 한 해 여행을 안내하며 줄곧 염두에 뒀던 생각이다. 올해 다녀온 여행지 중에서 이런 생각이 드러난 곳을 골라 그 이야기를 풀어봤다. 해외 취재로 찾은 여행지 부탄과 중국 장자제는 전혀 다른 매력을 가진 여행지이지만, 이곳에서도 종래에 말하고 싶었던 건 ‘어떻게 여행하는가’에 대한 이야기였다.
충남 부여의 궁남지. 이곳에 2000년 전의 씨앗에서 자란 ‘대하연’이 있다.
#1 익숙한 곳·새로운 발견… 부여
이승만 찾은 낙화암 고란사부터… 백마강 곰 사냥까지 사연 풍부
백제 멸망의 애상이 스며 있는 부여는 한때 최고의 여행지였다. 흘러간 역사의 회한과 상념을 꺼내볼 수 있다는 매력 때문이었으리라. 그러나 그것도 다 과거 얘기다. ‘오래된 여행지’는 더 이상 궁금증을 불러일으키지 못한다. 고리타분하다는 편견이 만들어지는 건 그래서다.
Culture&Life는 ‘왕년의 명소’ 기왕에 알려진 명소를 더 잘 볼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다 켜켜이 쌓인 시간을 들여다보기로 했다. 부여 여행의 안내서로 삼았던 건 ‘과거의 시간’이었다. 기록과 자료를 뒤졌다. 오래된 시간을 읽을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도구는 ‘오래된 신문’이었다. 그렇게 과거 신문을 꺼내 읽으며 부여를 둘러봤다. 신문 기사 속에서 오래전의 부여의 모습이 떠올랐다. 과거를 꺼내보니 놓치고 있는 게 하나둘이 아니었다. 그때는 누구나 보았던 것을, 지금은 보지 못하는 것도 있었다.
오래된 신문기사를 통해 알게 된 건 이런 것들. 1935년에 부여를 찾은 관광객이 1만 명이 넘었다. 부여의 박물관은 예전에 ‘고물(古物) 진열관’으로 불렸다. 1930년대 낙화암에는 투신 사건이 줄을 이었다.
낙화암 아래 작은 절집 고란사는 1900년에 은산면의 숭각사를 옮겨 중건한 것이다. 1959년 9월 이승만 전 대통령이 고란사 방문 때 동행한 프란체스카 여사가 발을 삐었고, 이 사고로 고란사 가는 오솔길이 대대적으로 정비됐다.
고란사 절집 현판이 해강 김규진의 서체라는 것도, 낙화암 사자루 현판은 의친왕 이강이 썼다는 것도 자료로 확인한 것이었다. 인상적이었던 건 의친왕을 가르친 스승 김규진이 백마강을 내려다보는 사자루 처마에 남긴 ‘백마장강(白馬長江)’이란 글씨였다.
그는 글자 하나하나에 담긴 생각을 글씨로 남겼다. 백(白)자로는 태극의 지형을 그렸고, 마(馬)자는 풀밭에 누운 백마가 고개를 돌리고 있는 모습을 담았고, 장(長)자는 강물이 넘실거리며 흘러가는 형상을, 강(江)자는 반은 물이고 반은 땅인 형상을 모사했다. 그림이 되려다 만 글씨가 보여주는 뜻이 선명하다.
옛날 신문에서 찾은 믿기 어려웠던 이야기 하나. 1931년 10월 11일, 낙화암 아래서 큰 곰이 잡혔다. 백마강에서 낚시하던 어부가 큰 곰이 헤엄쳐 강을 건너오는 걸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해 장총 45발을 쏴서 곰을 잡았단다. 죽은 곰의 몸무게는 150㎏이었다. 마을 주민들이 고기를 팔아서 20원, 웅담을 팔아 50원을 받아 도합 70원의 수입을 올렸단다.
충남 청양의 시내버스터미널 대합실의 모습. 타임머신을 타고 20∼30년 전쯤으로 돌아간 것 같은 모습이다.
#2 심심한 곳·작은 재미… 청양
이름난 경관·명소 없는 소도시… 구멍가게·터미널 소소한 관찰
지난 2월에 Culture&Life는 여행지로는 잘 알려지지 않은 충남 청양에 갔다. 청양은 자연경관이 뛰어난 곳도, 이렇다 할 역사 명소도 없는 소박한 소도시. 이런 심심한 곳은 매력이 따로 있다. 청양에서는 ‘장날 아닌 날’의 적막한 오일장 풍경이나 첫차를 기다리는 버스터미널의 난로가 있고, 문을 연 것도 닫은 것도 아닌 가게가 있다. 청양에서 보여주고 싶었던 건 바로 심심한 곳을 느긋하게 다니는 여행이다. 청양의 매력은 ‘거기 사는 사람처럼’ 슬쩍 스며들어 여행할 수 있다는 것. 청양 여행이 편안한 건 꼭 가야 할 곳이나 빠뜨리면 안 되는 명소가 없기 때문이다. 청양 여행은 느슨한 시간의 밀도를 즐기는 여행이다.
청양 여행으로 결론은 ‘좋은 여행’을 하는 비결은 ‘심심해지기’라는 것. 심심해져야 비로소 ‘작은 것’을 관찰하고, 낯모르는 이들에게 이야기를 건넬 수 있다. 청양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곳은 시내버스터미널이었다. ‘시외’버스터미널이야 크고 작은 도시에는 모두 다 있지만, ‘시내’버스터미널은 다른 도시에는 이제 없다. 대부분 시내버스는 노선별로 차고지나 종점이 따로 있는데, 여기 청양은 모든 시내버스의 종점이자 차고지가 한 군데다.
청양 백제문화체험박물관 ‘1960년대 추억의 거리’.
사실 엄밀하게 말한다면 청양에서는 ‘시내’도, ‘시외’란 이름도 맞지 않는다. 청양의 행정구역이 시(市)가 아니라 군(郡)이니 ‘군내’거나 ‘군외’라야 맞는다. 그런데도 청양에서는 ‘군내버스’를 모두 ‘시내버스’라 부른다. 그렇다고 해서 ‘시(市)가 되고 싶은 열망’이 있는 것도 아니다. 왜, 그럴까. 청양에서 ‘왜’라는 질문에 가장 많이 들었던 대답이 ‘그냥’이란 것이었다. 뭐, 그리 대단한 이유가 있을까. 청양에서는, 다들 ‘그냥’ 그렇게 산다.
청양시내버스터미널은 누추하다. 말이 터미널이지 구멍가게 딸린 작은 대합실 하나에 버스 서너 대쯤 정차할 수 있는 승강장이 전부다. 타임머신을 타고 한 세대 전쯤으로 돌아간 듯한 모습이다. 시외버스터미널의 ‘향수다방’도 진작 문을 닫았는데, “가게를 곧 정리할 생각”이라고 했던 시내버스터미널 구멍가게 안주인은 여태 가게를 지키고 있다. ‘왜 아직까지 가게 문을 여느냐’는 질문에 돌아온 대답이, ‘그냥’이었다.
옛 회원현 성터에서 내려다본 마산 일대의 모습. 마산은 오래된 추억이 스며 있는 선 굵은 여행지다.
#3 선 굵은 남자 여행지… 마산
70년된 서점 등 ‘레트로 감성’… 아구찜·복국 술과 해장 코스도
마산으로 떠나는 여행을 제안하면서 강조했던 건 ‘남성성’이었다. 이렇게 구분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마산은 ‘남자 여행지’라 할 수 있다. 시간도, 공간도 선이 굵다. 바다를 내려다보는 근사한 카페가 있긴 하지만, 그보다는 시끌벅적한 통술 대폿집이 더 잘 어울린다. 낭만적인 브런치 레스토랑보다는 시원한 복국 해장이, 와인보다는 플라스틱 바스켓에 담겨 나오는 소주가 더 맞는다. 마산의 남성성이 도드라져 보이는 건, 대부분의 여행지들이 ‘여성성’에 기대고 있기 때문이다. 모든 여행지들이 지향하고 있는 건 예쁘거나 사진 찍기 좋거나 아기자기한 공간이다. 이런 여행지가 인기 있는 건 가족이든 연인이든, 여행의 주도권을 대부분 여성이 쥐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마산은 쇠락한 도시다. 통합창원시의 출범으로 마산은 마산합포구와 마산회원구, 두 개의 구(區) 이름으로만 남았다. 마산 여행의 중심은, 좋았던 시절의 추억에 기대고 있다. 마산을 여행한다는 건 과거의 시간을 탐험하는 일. 쇠락과 추억이 만들어내는 ‘레트로’ 느낌 역시 남성적이다.
마산에는 유독 노포(老鋪)가 많다. 6·25전쟁 때 풀빵 장사로 시작했다는 ‘고려당제과’, 이곳과 쌍벽을 이뤘다는 ‘코아양과점’, 일제강점기 개업해 110년 역사를 자랑하는 복요리집 ‘남성식당’, 상호를 ‘프롤레타리아’에서 따와 ‘프로식당’으로 운영하다 훗날 간판을 바꿔 단 ‘불로식당’, 내년에 개업 70년을 맞는 서점 ‘학문당’ 등이 대표적인 곳이다. 이런 곳에서 맡아지는 건 오래 묵은 시간이 주는 편안함이다.
마산이 남성성 넘치는 여행지로 손색없는 건 지역을 대표하는 음식 때문이기도 하다. 우선 마산에는 술집 주인에게 메뉴 구성의 전권을 넘겨주는 방식의 ‘통술집’이 있다. 다채로운 메뉴의 안주는 말린 아귀로 끓여내는 ‘아구찜’이나, 이튿날 숙취의 쓰린 속을 달래주는 복국도 알아주는 메뉴다.
덧붙이자면, 마산을 찾았을 때는 미더덕이 한창이었다. 마산에서는 봄 미더덕을 날로 먹는다. 속살을 감싼 얇은 막을 터뜨리지 않고 겉껍질을 깎아 회로 먹는 것. 오독거리는 식감 너머로 진한 바다 향과 짭짤한 풍미가 섞였다. 마산 여행은 미더덕 회 맛까지 볼 수 있는 봄이라면 더 좋겠다.
부탄의 옛 수도 푸나카 외곽에서 만난 연극세트장 같은 풍경. 오래전의 우리 시골 마을을 연상케 한다.
#4 행복한 사람들이 사는곳… 부탄
미소·환대·평화로운 삶의 방식… 풍경 잊혀도 사람들 기억에 남아
부탄에서 가장 궁금했던 것이 ‘그 나라 사람들의 사는 모습’이었다. 이런 여행지가 부탄 말고 또 있을까. 전설 속의 이상향인 ‘샹그릴라’로 자주 비유되곤 하는 부탄은 ‘행복의 나라’다. 부탄이 ‘행복지수 세계 1위’라는 건 가짜뉴스에 가깝지만, 부탄 사람들은 행복하게 산다. 정부가 국민에게 ‘행복하냐’는 질문을 하면 얼마나 ‘그렇다’고 말할 수 있을까. TV와 인터넷이 보급되고 휴대전화를 사용하면서 행복감이 뚝 떨어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전체 국민의 93.6%가 ‘행복하다’고 하는 나라다.
돌이켜보면 부탄 여행의 절반쯤은, 부탄 사람들의 행복한 삶이 어떻게 드러나는가를 구경하는 일이었다. 부탄에서 만난 풍경은 일찍이 국민소득 4000달러 남짓의 나라에서 본 적 없는 것들이다. 노숙자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고, 구걸하는 이들도 없으며, 관광지마다 끈질기게 달라붙은 행상도 없다. 도로를 건널 때면 운전자가 멀찌감치 차를 세우고 길을 건너가라며 손짓해준다. 수도에 신호등이 하나도 없고, 첫눈이 오는 날은 임시공휴일이다. 국민이 왕에게 ‘땅을 나눠 달라’고 하면 나눠주는 나라이고, 스스로 절대군주제의 권좌에서 내려온 왕을 가진 나라다.
부탄에 이런 동화 같은 이야기만 있는 건 아니다. 사람 사는 곳의 형편은 다 비슷한 걸까. 시계탑 광장에서는 판돈이 적긴 하지만 도박판이 벌어지는 장면을 목격하기도 했고, 한 여행자가 전통 시장에서 사과 따위를 사다가 바가지를 제대로 쓰기도 했다. 도심 한복판에서 횡행하는 도박이나 시장통의 바가지는 부탄에도 사회구성원들의 욕망이 없을 리 없다는 당연한 사실을 깨닫게 해준다. 결론은 부탄 국민의 행복이 ‘천부적으로 수도승 같아서’ 얻어지는 건 아니라는 것. 그래서 이들이 느끼는 행복이 더 귀해 보였다. ‘천성’이 아니라 신념이나 합의, 그리고 실천을 통해 얻어진 결과일 테니까.
여행이 끝나고 나면 풍경의 기억은 금세 휘발해버리는 법. 오래 남는 건 ‘사람’이다. 부탄 여행의 기억이 남긴 건, 거기 사는 사람들의 미소와 환대, 그리고 그들이 지켜내고 있는 평화로운 삶의 방식이다. 다만 염려스러웠던 건 ‘치솟는 청년 실업률로 고통받는 부탄의 젊은이들이 앞으로도 부탄의 행복을 지켜낼 수 있을까’였다.
중국 장강삼협(長江三峽) 크루즈의 기항지 관광지 ‘삼협인가(三峽人家)’의 모습. 삼협인가는 소수민족인 토가족(土家族)의 생활모습을 재현한 민속촌 스타일의 관광지다.
#5 삼국지 이야기속으로… 2色 중국
장자제, 가족단위 여행지 변모… 장강삼협 크루즈 편안함 선사
올 한 해 문화일보 Culture&Life는 중국 여행지 여러 곳을 다뤘다. 먼저 장자제(張家界). 장자제는 예나 지금이나 장년층 이상이 독점하고 있는 여행지다. 효도 관광의 대표 목적지인 데다 동창회며 계모임 등 이러저러한 모임의 단골 여행지이기도 해서, 장년층 중에는 장자제만 여러 번 다녀온 이들도 적잖다.
장자제를 차근차근 둘러보면서 아쉬웠던 건 경관과 볼거리가 넘쳐나는 훌륭한 여행지임에도, 과도한 쇼핑과 바가지 옵션의 폐해가 매력을 가리고 있다는 것이었다. 특정 연령대 관광객들이 관광시장을 과점하면서, 유람 위주의 여행 방식에서 한 발짝도 더 못 나갔다는 것도 단점이다.
그런데 최근 들어 조금씩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장자제가 무슨 혁신을 꾀했다거나 여행사들이 다양한 여행 상품을 내놔서 그런 게 아니라, 순전히 외부적 요인 때문이다. 중국 정부가 지난 11월 ‘한국인의 무비자 입국 허용’ 조치를 시행하면서 중국을 찾는 한국 관광객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특히 무비자 입국으로 장자제를 찾는 여행자들이 노년층 일색에서 40∼50대의 가족 단위 여행자들로 확대되고 있다. 결국 내적 변화가 아니라 외적 동력으로 여행하는 세대와 여행 패턴이 달라지게 된 것이다. 이런 변화의 결과일까. 19만9000원짜리 초저가 패키지 상품이 아직 있긴 하지만, ‘제값 주고 가는’ 여행 상품의 비중이 전보다 크게 늘었다.
중국 장강 서릉협의 관광지 ‘삼협인가’.
Culture&Life는 지난 5월, 중국 내륙의 장강삼협 ‘리버(river)크루즈’ 여행을 소개했다. 장강의 유장한 물길을 거슬러 올라가는 크루즈 여행을 시작하며 감개무량했다. 팬데믹으로 궤멸적 타격을 입었던 크루즈 여행이 다시 살아났다는 것도 그랬고, 다양한 국적의 승객 수백 명이 ‘타인에 대한 두려움’ 없이 같은 공간에 있을 수 있다는 게 새삼스럽기도 했다.
바다가 아닌 강을 항해하는 리버크루즈의 장점은 많았다. 우선 강에는 파도가 없으니 멀미가 없고, 배가 크지 않아 설계상 대부분 객실에 창과 테라스가 있으며, 탑승객이 적으니 세심한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기항지에서 배를 타고 내리는 데 시간이 지체되지 않는다는 것도 큰 장점이었다. 장강삼협 크루즈가 매력적이었던 건 ‘삼국지’의 시공간 속을 넘나들면서 이야기에 흠뻑 빠져들 수 있기 때문이었다. 배 위에서 보는 무산십이봉이며 구당협의 경관도 훌륭했다. 다소 비싼 요금에도 불구하고, 장강삼협 크루즈를 새삼 다시 권하는 이유다.
■ 다섯 곳 말고도 많다
‘올해의 여행’으로 다섯 곳을 뽑긴 했지만 올해는 유독 다시 되새겨봤으면 하는 여행지가 많다. 삼천포는 들여다보면 볼수록 흥미로운 소도시 여행지(1월 25일자)였고, 김해 여행에서 길잡이가 돼 준 기녀(妓女) 강담운 이야기(8월 22일자)는 매혹적이었으며, 충주호 일대를 뒤지다 우연히 찾아낸 동량면의 ‘고봉(高峰)’은 근사한 전망대였다(10월 10일자). 전남도립미술관에서 특별초대전을 여는 만화가 허영만이 뽑아준 남도 음식점을 둘러보기도 했고(8월 29일자), 연말로 예정했다가 내년 1월 1일로 개통이 미뤄진 동해선 열차 구간을 미리 둘러보기도 했다(11월 2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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