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史관련

미래전쟁

醉月 2013. 4. 26. 01:30

상상 그 이상의 괴물 미래전쟁이 온다

문장렬 국방대학교 군사전략학과 교수 jnmoon@hotmail.com 

 

영국의 사자왕 리처드가 이끄는 제3차 십자군과 이슬람 병사들이 아르수프에서 벌인 치열한 전투 장면. 제임스 레스턴의 책 ‘이슬람의 영웅 살라딘과 신의 전사들’ 속 삽화다.

 

전쟁은 진화한다. 그 진화의 양상은 동원하는 무기 종류와 이를 사용하는 방식이 결정한다. 물론 전쟁사(史)는 전쟁의 배경, 원인, 경과, 결과 등 광범위한 영역에 관심을 기울이지만, 전쟁터에서 어떤 일이 어떻게 벌어지는지에 초점을 맞추면 전쟁사는 곧 무기의 역사다. 무기를 사용하는 방식은 무기 자체 특성에 따라 결정되지만, 거꾸로 전략과 전술이 변화하면서 무기 발달이 이뤄지기도 한다. 특히 근대 이후 신무기 출현과 기존 무기를 개량하는 작업에 핵심적인 기여를 한 것은 다름 아닌 과학기술의 발달이었다.

 

산업혁명과 두 차례 세계대전

뿌리부터 살펴보자. 인류가 가장 오랫동안 사용해온 무기의 파괴력과 운반 동력은 모두 인간을 포함한 동물의 근육에서 나왔다. 물론 이때도 약간의 기술은 필요했다. 좀 더 강한 재료를 사용하고, 중력과 풍력을 이용하며, 밧줄의 장력을 근력과 결합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전쟁 승패는 주로 지략과 전술, 용맹성과 병력 수가 결정했다. 함성과 신음 속에서 살이 섞이고 피가 튀는, 잔혹하면서도 일면 낭만적인 시대였다.

 

이 모든 것을 혁명적으로 바꾼 게 바로 화약무기의 출현이다. 그러나 사실 화약무기가 전쟁에서 주요 무기로 자리매김하기까지는 12세기부터 15세기까지 대략 200~300년 세월이 걸렸다. 명실상부하게 전장의 주도권을 장악하기까지는 다시 그만한 세월이 더 필요했다. 초기에는 포 형태로 탄환을 발사하는 기능만 가졌던 화약무기는 이후 탄환 자체를 폭파시킬 수 있는 포탄과 폭탄 형태로 진화했고, 개인 화기인 총까지 등장하게 됐다. 함포는 해전을 과거와 같은 ‘갑판 위 전투’에서 진정한 바다 위 전쟁으로 만들었다. 이러한 화약무기의 발달은 총포를 만드는 재료와 설계 기술, 망원경과 탄도학 같은 과학기술이 뒷받침됐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무기의 파괴력과 사거리가 증대하자 전술도 진화했다. 스웨덴 왕 구스타프 아돌프는 유럽의 30년 전쟁(1618~1648)에서 보병과 포병을 결합한 소위 협동작전을 통해 다수의 전투에서 승리를 거뒀고, 이를 통해 스웨덴은 북유럽 강대국으로 부상했다. 17세기 프러시아 왕 프레데릭은 화약무기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군대 조직과 훈련체계를 혁신했다. 마침내 나폴레옹이라는 군사전략 천재가 나타나 징병제를 통해 국민군대를 조직하고 오늘날과 유사한 사단과 군단 개념의 편제를 구성해 보병, 포병, 기병의 협동전술을 완성했다. 다른 한편으로는 해전에서도 현(舷) 측 대포를 운영하는 포술과 대형, 전개와 기동 방식 등의 다양한 변화가 일어났다.

 

미국 군수업체 록히드마틴이 개발한 ‘입는 로봇’ 헐크(HULC). 병사들이 90kg 군장을 메고 시간당 16km를 행군할 수 있게 해주는 미래형 장비다(위). 제1차 세계대전 참상을 그린 독일 화가 오토 딕스의 동판화 ‘돌격대가 가스를 뚫고 전진하다’.

 

18세기 말 시작된 산업혁명은 엔진과 기계를 통해 전쟁 양상을 다시 한 번 변화시켰다. 증기기관과 내연기관, 철도와 도로는 양적으로나 시간적으로 병력과 물자의 수송 효율을 획기적으로 증대했다. 당연히 파괴 규모와 속도도 그만큼 커졌다. 기계 발달은 무기의 규격화와 대량생산을 가능케 했으며, 개별 무기의 성능은 여러 면에서 급속도로 향상됐다.

 

나폴레옹 이후 19세기 유럽에서는 이전 시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큰 전쟁이 적었다. 그러나 유럽 인구는 크게 증가했고 도시화와 산업화, 과잉 생산을 해소하려고 해외 시장을 경쟁적으로 개척했다. 바야흐로 비(非)유럽 지역에 대한 제국주의 침략 시대가 시작된 것이다. 한편, 19세기 과학 분야에서는 뉴턴 역학과 함께 물리학의 양대 이론적 지주를 형성하는 전자기학이 정립됐으며 수학, 화학, 생물학 등 기초과학은 물론 이를 응용하는 온갖 공학이 빠르게 발달했다. 그러한 모든 지식은 곧바로 군사적으로 응용돼 제국주의적 팽창이 전쟁으로 비화할 때 대량살육전을 수행할 수 있는 만반의 준비를 갖출 수 있게 만들어줬다.

 

그 결과가 곧 제1차 세계대전이다. 이 전쟁에서 사용한 신무기만 해도 항공기, 잠수함, 전차, 독가스 등 다양하기 짝이 없었고, 항공모함과 구축함 같은 수상함 유형도 나타났다. 일단 전쟁의 공간적 차원이 확장됐으며, 무선통신을 사용함으로써 소위 ‘주파수 공간’이 전장에 추가됐다. 전쟁이 시작될 무렵만 해도 모든 나라는 각각 200기 이하의 항공기만 보유했지만, 끝날 무렵에는 1개 전역(戰域)에 2000기 이상을 투입할 정도로 급팽창했다. 어뢰로 무장한 독일 잠수함은 미국의 참전이 없었다면 영국을 항복시킬 수 있을 정도로 강력했으며, 이들의 무제한 통상파괴전으로 인한 연합국 측 피해가 1000만t 이상에 달했다.

 

이렇듯 항공기와 잠수함의 활용은 비록 질적 측면에서는 제한된 성능을 가졌지만, 항공전과 해전을 매우 역동적으로 만들었으며, 유틀란트 해전에서는 이들이 모두 참여해 2개 이상의 병종이 함께 수행하는 합동작전이 사상 최초로 출현하기에 이르렀다. 모두 실시간 통신을 가능케 해 지휘 범위를 사실상 무한대로 확장한 무선통신 기술의 발달 덕분이었다.

한편 제1차 세계대전의 육상전(陸上戰)은 그야말로 ‘시체 위에서의 전투’(肉上戰)였다. 기관총과 철조망, 고폭장약과 시한신관을 사용한 세열파편탄은 살상 효과를 극대화했고, 여기에 돌격주의 사상에 뿌리박은 전투방식이 기름을 끼얹었다. 지루한 참호전이 한없이 이어지자 이를 극복하려고 독가스를 사용했으며, 전쟁 말기에 이르러 영국은 전차 수천 대를 만들어냈다.

 

정보혁명과 현대전

이 전쟁은 국가가 사활을 걸고 모든 자원과 역량을 투입하는 총력전의 효시였다. 그러나 ‘모든 전쟁을 끝내기 위한 전쟁’이라 믿었던 이 전쟁은 기실 더 큰 전쟁의 서막에 불과했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는 현재 인간이 보유하거나 사용하는 무기 종류를 대부분 총동원했다. 역시 가장 두드러진 것은 항공기였다. 지상작전에서는 전차와 결합한 전격전 전술을 통해 근접항공지원을 제공하고, 해양작전에서는 항공모함과 함께 해전을 지원하며 공중전과 전략폭격을 수행하는 전쟁의 주역으로 등장하게 된 것이다.

 

제2차 세계대전부터 무기는 무기체계라 부르는 게 훨씬 타당할 정도로 기술적으로 고도화됐다. 다른 무기와의 연동성 역시 함께 커졌다. 예컨대 신무기로 등장한 레이더는 영국이 최초로 개발해 1930년대부터 운용하기 시작했는데, 그 자체로는 파괴력이 없지만 항공기나 방공무기와 함께 사용하면 엄청난 효과를 발휘한다. 성능 좋은 레이더는 적 항공기의 요격을 지원해 그 수를 줄이고, 아군 항공기 운용을 효율화해 그 수를 늘리는 효과를 창출한다. 또 다른 신무기인 독일의 V-1과 V-2 미사일은 연합국의 제공권과 영국 레이더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개발됐다.

 

1941년 12월 일본군의 진주만 공습 당시 피습당한 미 해군 함정 캘리포니아호.

 

레이더와 함께 출현한 전혀 새로운 전쟁양상으로 전자전을 들 수 있다. 전파방해, 전자적 기만, 전파방해에 대한 회피 등 다양한 기술과 장비를 개발하면서 주파수 공간이 명실상부한 전쟁 영역으로 떠올랐다. 물속 레이더라 할 수 있는 소나(Sonar) 역시 새로운 무기로서 수상함, 잠수함, 어뢰, 기뢰 등을 사용하는 해전 양상을 크게 변화시켰다.

 

일본에 투하한 원자폭탄은 과학적 원리에서까지 완전히 새로운 무기였다. 이를 개발한 ‘맨해튼 프로젝트’는 최고 과학자들을 제대로 동원할 경우 전쟁에서 어떤 구실을 수행할 수 있는지 그 극한을 극명하게 보여줬다. 비록 히로시마 이후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았지만, 냉전과 억제라는 전혀 새로운 개념의 전쟁과 전략을 낳았다.

 

냉전의 주역은 단연 핵무기였다. 수소폭탄과 중성자탄이 개발됐고, 전략폭격기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MB),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라는 3개의 ‘기둥’ 위에서 핵무기는 절대무기라는 지위를 얻었다. 한때 미국은 모든 폭탄을 핵폭탄으로 대체하려는 계획까지 세웠을 정도였다. 미국과 소련 사이의 핵 군비는 지구상 모든 사람에게 각각 다이너마이트 수백kg을 할당할 수 있는 수준에까지 다다랐다.

 

그러나 전쟁 발발과 무기의 발달은 그치지 않았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사용할 수 있게 된 전혀 새로운 파괴무기로는 사실상 레이저 무기 정도밖에 없었지만, 거의 모든 무기에서 최첨단 하이테크를 적용해 고성능화했다. 전장 공간은 우주로 확장되고, 1970년대 이후 정보혁명을 통해 사이버공간이라는 전혀 새로운 전쟁터가 나타났다. 영국 전략가인 리델 하트는 1935년 이미 “전쟁에서 전략과 무기의 선택이 너무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가 돼 군인들의 능력을 초월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여기에는 과학기술과 함께 민주주의 확산과 세계화 같은 정치·경제·사회적 변화도 한몫했다.

 

미국이 추진 중인 미사일방어(MD) 시스템 개념도. 유기체처럼 연결된 C4I체계를 통해 날아오는 미사일을 실시간으로 쏘아 맞춘다는 네트워크중심전(NCW)의 대표적 시스템이다.

 

그리하여 전쟁의 미래

걸프 전쟁부터 이라크 전쟁에 이르는 동안 현대전의 다양한 특징이 총체적으로 드러났다. 먼저 순항미사일이나 스마트탄 같은 정밀유도무기의 성능과 구실이 증대했다. 둘째, 지휘통제체계가 통신, 컴퓨터, 정보 체계와 고도로 결합한 C4I체계가 대통령으로부터 말단 전투원까지, 지상과 해양에서 우주와 사이버공간까지, 정밀유도 벙커버스터에서 탄도탄요격미사일까지 하나의 유기체 같은 전쟁망(warnet)으로 엮이게 됐다. 소위 네트워크중심전(Network Centric Warfare·NCW)이 가능해진 것이다. 셋째, 무인비행기가 상당한 수준의 자율성을 갖고 정찰과 타격 기능을 수행하게 됐다. 최근에는 지상과 해양에서도 어렵고 위험한 군사적 임무는 무인 무기체계가 담당한다. 넷째, 테러리스트나 지하드 전사들이 하이테크 무기와 전통적 군사작전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비전통적 분란전을 수행함으로써 정치심리적 효과를 극대화하는 양상이 나타났다.

 

이렇듯 인류가 겪어온 전쟁사는 미래 전쟁의 모습을 가늠케 해준다. 먼저 현재 진행 중인 무기와 전쟁수행 체계의 지속적인 고도화를 통해 전쟁 양상은 계속 진화해나갈 것이다. 그 가운데 특히 관심 혹은 우려 대상이 되는 것은 다음의 몇 가지 특징이다.

 

첫째, 우주가 본격적인 전장이 될 위험성이다. 지구 궤도상의 모든 인공위성은 사실상 공격으로부터 무방비 상태에 있다. 우주 군비통제는 매우 불안정하고 일단 한쪽이 공격행위를 시작하면 서로 교차해 파괴하는 파국을 면할 수 없다. 둘째, 정보기술(IT)과 생물학기술(BT), 나노기술(NT)이 결합해 전혀 새로운 차원의 생물학전이 출현할 위험성이다. 다음 세대에야 증상이 나타나는 특정 인구집단에 대한 DNA 공격은 현재의 기술로도 일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셋째, 테러와 분란전에 대응하기 위한 인지과학적 수단을 개발할 위험성이다. 이는 반드시 물리적이고 단일한 형태일 필요가 없다. 일종의 지식체계가 무기 구실을 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전쟁사가 그러하듯 전쟁의 미래 역시 무기와 과학기술만으로 결정되지는 않을 것이다. 인간의 보편적 이성과 공동체적 정치의식을 어떻게 발전시키느냐에 따라 얼마든 달라질 수 있다는 뜻이다. 누구도 장담할 수는 없지만, 아마도 미래는 여전히 인간 자신의 두 손에 달린 셈이다. 한 손엔 “평화를 원하거든 전쟁에 대비하라”는 경구를, 다른 한 손엔 “평화를 원하므로 평화를 실천하자”는 다짐을 부여잡은 인간 말이다.

 

 

특명! 비접촉戰으로 피해 줄여라

근접전 대신 원거리 전투 수행 항공력과 무인화에 박차

김수빈 디펜스21+ 기자 subin.kim@outlook.com 

KBS와 MBC 등 주요 시설의 정보 전산망이 완전 마비된 3월 20일 오후 서울 송파구 가락동 한국인터넷진흥원 인터넷침해대응센터 종합상황실 직원들이 해킹 가능성에 대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전쟁이 일어나면 사람이 죽는다. 민간인이든 군인이든, 인명 피해는 국가가 전쟁을 수행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이다. 중동 최강 군대를 보유한 이스라엘이 2006년 레바논 전쟁에서 헤즈볼라에게 한 수 접고 휴전을 한 데는 가족을 군인으로 둔 중산층의 압박도 크게 작용했다. 미국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수행한 전쟁의 상당 부분을 민간 군사기업에 맡긴 이유 가운데 하나도 자국군 인명피해에 대한 정치적 부담 때문이었다. 이 때문에 기술이나 경제력에서 우위를 점하는 많은 국가가 아군과 적군이 직접 부딪히는 근접전 대신 원거리에서 자신의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전투를 수행하는 비접촉전에 주력한다.

3월 15일 러시아 국방산업 담당 부총리 드미트리 로고진은 군 관련 협의회에서 2020년까지 러시아군이 비접촉전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러시아 무기개발 사업의 우선과제라고 발표했다. 러시아는 올해 국방비로 1조3000억 루블(47조 원)을 투입할 계획을 세웠다. 지난해보다 50%나 늘어난 금액이다.

 

항공력으로 승리한 코소보 전쟁

가장 널리 이용한 비접촉전 방식으로는 항공 폭격을 들 수 있다. 항공력을 활용하면 상대방의 전력이 미치지 못하는 원거리(공중)에서도 효과적으로 타격을 가할 수 있다. 미군은 자신의 인명피해를 최소화하려고 1991년 걸프전에서부터 적극적으로 항공력을 사용했다. 사상 최초로 항공력만 사용해 승리한 전쟁으로 평가받는 99년 코소보 전쟁은 비접촉전의 대표적 사례다. 공식발표에 따르면 당시 나토군 가운데 전투 작전 중 사망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그러나 항공력 또한 사람이 운영하기는 마찬가지다. 혹시나 격추당해 조종사가 희생되기라도 하면 피해가 막심하다. 미 공군의 경우 전투기 조종사 한 명을 양성하는 데 260만 달러 이상을 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항공력 운영은 무인기(드론)를 이용한 무인화 추세로 나아가고 있다. 항공력 무인화는 인명피해 방지와 비용절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본토 기지에서 화면을 보며 조종하는 무인기 조종사 한 명을 양성하는 데는 13만5000달러면 충분하고, 훈련기간도 기존 전투기 조종사에 비해 20주를 단축할 수 있다.

 

무인기 작전을 선도하는 나라는 단연 미국이다. 2008년까지 연 40회를 넘지 않았던 미군의 무인기 공습작전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 취임 1년 후인 2010년에는 연 120회 이상으로 급증했다. 정확한 수치는 공개된 바 없으나 대략 1만 대 정도 무인기를 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에는 미 공군에서 양성한 무인기 조종사 수가 사상 처음으로 일반 군용기 조종사 수를 넘어섰다.

 

바야흐로 G2 시대, 중국도 빠질 수 없다. 대만 국방부에 따르면 2011년 기준으로 중국이 운용 중인 무인기는 280대 이상이며, 지금도 새로운 기종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폴란드도 2018년까지 노후한 수호이 전투기를 무장 무인기 30대로 대체하고 정찰용 무인기 20여 대를 도입할 계획을 세웠다. 올해 초 독일은 국외 분쟁지역에서 사용하려고 무장 무인기 도입을 준비하다 국내외 여론으로부터 거센 역풍을 맞기도 했다.

더욱 간접적이면서도 가공할 만한 비접촉전 방식으로는 사이버전을 들 수 있다. 폭발음도 들리지 않고 불꽃조차 튀지 않지만, 3월 20일 국내에서 벌어진 사이버테러는 사이버전이 현실에서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줬다.

 

사이버전의 역사에는 의외의 강자가 눈에 띈다. 바로 레바논의 무장정파 헤즈볼라다. 헤즈볼라는 2006년 레바논 전쟁에서 상당한 수준의 사이버전 능력으로 이스라엘의 콧대를 꺾었다. 이 일을 계기 삼아 심기일전한 이스라엘은 현재 사이버전 수행 능력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이스라엘군 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8200부대(Unit 8200)는 이스라엘의 정보·사이버전 전력의 상징이기도 하다. 8200부대는 2010년 이란의 핵개발 진척도를 심각하게 후퇴시킨 ‘스턱스넷’을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갈 길이 멀다

 

미국 공격 무인항공기의 상징인 ‘프레데터’. 두 발의 레이저 유도 AGM-114 헬파이어 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어 폭격도 가능하다.

 

3월 20일 사이버테러에 사용된 악성코드는 감염된 모든 컴퓨터의 하드디스크 내용을 부팅이 불가능할 정도로 파괴한다. 심리적 충격을 주는 데는 나쁘지 않지만 정교한 사보타주 작전에는 적합하지 않다. 스턱스넷은 바로 이것을 해냈다. 통상적인 악성코드나 바이러스와 달리 스턱스넷은 지멘스에서 제조한 산업용 장비와 소프트웨어만을 교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란 핵시설이 지멘스 장비를 쓴다는 사실과 국가 차원의 지원이 아니면 설명이 불가능할 정도로 복잡한 코드라는 점 때문에 지금까지도 스턱스넷은 이스라엘과 미국의 공동작품이라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

 

중국 또한 사이버전의 새로운 강자로 부상하고 있다. 최근 미국 보안업체가 7년 동안 일련의 지능형지속가능공격(APT)을 분석한 결과 그 배후에 중국의 사이버전 부대가 있다고 발표해 화제가 된 바 있다. 문제의 61398부대는 국영통신기업이 이례적으로 본부에 고속 광케이블망을 설치해주는 등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 록히드마틴 같은 주요 방산업체는 물론이고, 미국의 전력망이나 원유·가스 파이프라인 등의 기간시설에도 공격을 시도하는 등 중국의 사이버전 수행 방식은 점차 대담해지고 있다.

 

비접촉전을 준비하려고 노력하는 국가는 모두 근래에 군사작전으로 인명 피해를 경험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러시아의 경우 2008년 남오세티야를 두고 조지아와 충돌한 전쟁에서 74명이 숨지고 19명이 행방불명됐다. 미국은 10년 넘게 수행한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현재까지 군인만 2000여 명이 숨졌다.

한국은 이런 경험이 없다 보니 비접촉전에 대한 논의가 상대적으로 활발하지 않은 편이다. 비접촉전을 크게 항공력(무인화) 운용과 사이버전으로 나눠볼 때, 항공력은 세계적인 수준이지만 무인화와 사이버전에 대한 대비는 특히 미미하다. 다만 앞서 살펴본 비접촉전의 세계적 추세에 따라 우리나라에서도 이를 수행하는 기술과 무기체계를 속속 도입하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차기전투기(FX) 사업과 한국형 전투기(KFX·보라매) 사업에서 가장 논란이 되는 스텔스 기능도 사실 비접촉전을 위한 기술이다. 대표적인 스텔스 전투기이자 현존 최강 전투기로 평가받는 미국의 F-22 랩터는 개발 당시부터 소련 전투기가 자신을 발견하기 전 먼저 격추하는 것을 목표로 설계됐다. 스텔스 기술로 상대방이 자기 존재를 눈치 채기 어렵게 만들고, 정교한 레이더로 상대방을 먼저 포착한 다음 AIM-120 AMRAAM 같은 중거리 공대공미사일로 상대방을 격추한다는 것이 기본 개념이다. 한국의 차기 전투기 사업에서 경합 중인 전투기 가운데는 F-35가 가장 뛰어난 스텔스 기능을 자랑한다.

 

추진 방식을 두고 갈등을 빚는 한국형 전투기 사업에서도 스텔스 기능은 이미 주요 쟁점으로 자리매김했다. 1월 국방과학연구소(ADD)가 발표한 ‘보라매’ 설계안은 날개 모서리 정렬 각도를 F-22 랩터와 유사하게 설정해 스텔스 기능을 깊이 고려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스텔스를 완벽하게 구현할 수 있다 해도 보유한 무기의 사정거리가 미치지 못하면 결국 가시거리 내에서 교전을 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스텔스의 이점은 현저히 감소한다. 레이더와 중·장거리 공대공 미사일을 개발 혹은 도입하는 일에도 많은 관심이 필요한 이유다. 현재 한국 공군의 공대공미사일 보유량은 그나마 공대지미사일에 비해서는 양호한 수준이지만, 전시에 실질적으로 대비하는 데는 부족하다는 게 예비역 조종사들의 중론이다.

 

북한에 대한 독자적인 정찰 및 감시와 전략 표적의 위치 확인을 주목적으로 삼는 고고도 무인정찰기(글로벌호크) 도입 사업은 노무현 정부 때 적극 추진했다가 이명박 정부 초기 구매 취소로 계획이 바뀐 바 있다. 이명박 정부는 2011년 다시 도입을 추진했지만, 2009년에 비해 4배나 오른 가격이 제시돼 물의를 빚어야 했다. 군단 작전지역의 정찰 및 감시를 위한 군단급 무인기 사업은 업체들의 저조한 참여로 수차례 유찰되기도 했다.

 

걱정스러운 사이버전 대비

한편 한국 전장에 특화된 무인기 체계를 개발하는 작업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북한 해안포와 장사정포를 정밀타격할 수 있는 자폭형 고속무인기를 개발 중인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실은 채 발사할 수 있어 기동성이 뛰어나다. 국방과학연구소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경전투용 다중로봇 통신장치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무인 장갑차 등을 현장에 투입해 인명피해 없이 작전을 수행하겠다는 복안이다. 전장뿐 아니라 유독물질이나 방사능 피폭이 우려되는 사고 현장을 통제하는 데도 다중로봇은 유용하게 사용된다.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사이버전 대비 부분이다. 3월 20일 사이버테러는 단순한 방식의 공격이었음에도 주요 방송사와 금융기관을 마비시켰다. 국내 보안 전문가들은 여러 차례에 걸쳐 중앙 관제식 보안 체계의 취약성과 국제 표준에 부합하지 않는 한국식 공인인증체계를 문제점으로 지적했지만, 개선 기미가 여전히 보이지 않는다.

 

3월 29일 국내 최대 보안업체인 안랩은 3월 20일 사이버테러에 대한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자사의 관리 소홀을 인정했다. 기업에서는 보통 중앙서버를 통해 일제히 각 개인용 컴퓨터(PC)의 보안 프로그램을 업데이트한다. 이번 사이버테러에서는 이 중앙서버가 뚫렸다. 사용자가 아무리 조심해도 백신 업데이트를 통해 악성코드가 들어오면 어쩔 도리가 없다. 중앙관제식 보안 체계에 대한 전면적인 재평가가 필요한 이유다.

 

공격을 방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공격을 받은 후 그 근원과 방식을 연구하는 사이버 법의학(cyber forensic)도 향후 대비책 마련을 위해 절실하다. 최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는 사이버테러로 인명피해 등이 발생했을 경우 실제 군사력 동원까지 가능하도록 규정한 새로운 교전 수칙을 발표했다. 문제는 사이버 공격의 근원을 규명하는 게 결코 쉽지 않다는 점이다. 3월 20일 사이버테러만 해도 처음에는 공격 근원지로 중국 인터넷 프로토콜(IP)을 지목했지만 알고 보니 농협 내부용 IP였다는 사실이 밝혀진 바 있다. 정보기술(IT) 강국 대한민국이 전 세계 앞에서 체면을 구긴 순간이다.

사이버 세계에서는 민관군의 구별이 희미하다. 공격 또한 경계를 가리지 않는다. 이들 세 주체를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종합적인 기구를 설립하고 인력을 보강하는 대책이 절실하다. 특히 그 과정에서 일부 정부부처가 위기를 이용해 몸집 불리기에 나서는 모습이야말로 가장 고질적인 걸림돌이 아닐 수 없다.

 

레일건…투명전차…

가공할 파괴력 전쟁을 완전히 바꿀 미래무기 5選

이우상 동아사이언스 기자 idol@donga.com

3월 6일 북한 ‘노동신문’은 “핵 타격으로 서울과 워싱턴을 불바다로 만들겠다”며 “아직 세상이 알지 못하는 우리 식의 정밀 핵 타격 수단으로 맞설 것”이라 주장했다. 노동신문이 언급한 ‘미지의 핵 타격 수단’을 두고 우리 군 소식통은 “EMP(전자기펄스)탄일 개연성이 있다”고 해석했다.

 

# 살상력 낮지만 가공할 위력의 EMP탄

 

 

EMP탄 개념도. 

 

미래전장을 배경으로 한 개인용 컴퓨터(PC) 게임 ‘스타크래프트’를 즐겨하는 사람이라면 EMP라는 단어가 낯설지 않을 것이다. 게임에서 EMP탄은 직접적인 살상능력은 없지만 외계인의 보호막을 무력화하는 등 전자기기에 막대한 피해를 입힌다. 오늘날의 EMP탄 또한 살상 목적보다 상대방의 전자장비를 망가뜨릴 의도로 사용한다. 폭발할 때 발생하는 강력한 전자기파가 전자장비 속 반도체와 전자회로를 망가뜨려 인근 통신망과 컴퓨터 등의 인프라를 일제히 마비시키는 것이다.

 

EMP 현상은 1962년 미국 존스턴샌드 제도에서 실시한 핵실험 과정에서 최초로 발견됐다. 실험 지점으로부터 1400km 떨어진 하와이에서 가로등이 꺼지고 통신 및 일반 전기시설이 작동을 멈추는 등 피해를 입은 것. 당시에는 원인을 알지 못했지만 이후 연구를 통해 강력한 EMP가 범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오늘날 EMP탄은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만들 수 있다. 첫 번째는 핵폭발을 이용하는 경우로, 먼저 핵폭탄을 터뜨려야 하기 때문에 EMP 위력만을 선택적으로 사용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핵폭탄을 사용하지 않고도 상대 전자장비를 무력화할 수 있는 비핵전자기펄스(NNEMP)탄이 미래무기로서 더욱 주목받는다. NNEMP탄은 우라늄이나 플루토늄 같은 핵물질을 쓰지 않으면서도 고전압 펄스발생장치와 자장압축변환기(MCG)로 반경 1km가 넘는 넓이에 피해를 입힐 수 있다.

 

만약 EMP탄이 폭발한다면 땅속 벙커도 안전지대가 아니다. 환기통로나 통신용 안테나를 통해 강력한 에너지가 흘러들어 별도의 방호수단이 없는 모든 전자회로를 파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중에 뜬 비행기나 헬리콥터도 추락 가능해 큰 인명피해가 발생할 위험도 있다.

 

# 영화 속 거대로봇 쓰러뜨린 레일건

SF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미래무기이지만 곧 실전투입을 앞둔 무기도 있다. 영화 ‘트랜스포머2’에서 피라미드를 부수던 거대로봇을 단발에 대파한 무기가 있다. 바로 레일건이다. 레일건은 2011년 미 해군이 발사실험에 성공하면서 최첨단 미래무기 개발 경쟁의 신호탄 구실을 했다.

 

레일건은 포탄을 쏘는 데 필요한 추진체가 없고 화약도 쓰지 않는다. 그럼에도 미 해군이 실험에 사용한 레일건은 항공기용으로 만든 실험용 판재를 수m 관통하고 충격만으로 표적을 사라지게 했다. 레일건이 이처럼 가공할 위력을 보이는 기본 원리는 중고교 물리 교과서에 나오는 ‘플레밍의 왼손법칙’이다. 이 법칙에 따르면, 코일 2개에 순간적으로 전류를 흘렸을 때 전류에 의해 생긴 유도자기장이 물리적 힘을 만들어낼 수 있다. 이 힘이 레일건의 추진력인 셈이다. 이론상 자기장에 대한 반발력으로 최고 시속 8000km, 음속의 7배까지 가속돼 표적을 향해 날아갈 수 있다.

 

2011년 당시 미 해군은 약 33MJ(메가줄·100만J) 위력의 레일건 실험에 성공했다. 1MJ의 에너지는 무게 1t의 물체를 시속 160km로 날려 보낼 수 있다. 미 해군은 실험 결과에 대해 “200km가량 떨어진 목표를 향해 탄환을 날릴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현대 전차가 주력으로 쓰는 120mm 재래식 포의 위력은 이 레일건의 절반 수준인 18MJ 정도다. 실험단계의 레일건만으로도 현대식 전차가 사용하는 포의 2배 가까운 위력을 낼 수 있는 것이다.

미 해군은 2016년까지 64MJ 위력의 레일건을 제작해 시험해보겠다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이를 통해 레일건 사거리는 370km 내외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현재 미 해군 수상함의 주력인 MK-45 127mm 함포의 사거리 24km보다 15배 먼 거리다. 이렇듯 가공할 위력을 가진 레일건을 실제 전장에 투입한다면 세밀한 전투방식은 물론 전쟁을 수행하는 전략 자체가 바뀔 공산이 크다. 예컨대 전차와 전투기, 헬기의 물고 물리는 먹이사슬이 뒤집힐 수도 있는 것이다.

 

 

# 유도미사일? 아니, 유도총알! 능동제어탄

 

능동제어탄 개념도.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반 장병이 적 한 명을 제압하려고 쓴 총알은 2만5000발. 그러나 베트남 전쟁에서 저격수가 적 한 명을 제압하려고 쓴 총알은 평균 1.7발에 불과했다. 이게 끝일까. 미래전장에서는 저격수가 단 한 발만으로도 적을 제압할 수 있게 될지도 모른다. 바로 능동제어탄(Actively Controlled Bullet) 때문이다.

능동제어탄은 미 국방부와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이 추진 중인 ‘슈퍼 저격소총(EXACTO)’ 사업에서 사용하는 특수탄이다. 저격수가 바람이나 습도 등을 번거롭게 계산하지 않아도 목표물을 향해 스스로 탄도를 수정하며 날아가는 탄환이다.

능동제어탄을 자세히 뜯어보면 추진하는 엔진만 없을 뿐 정밀유도미사일과 크게 다르지 않다. 탄두부의 레이저빔과 추적 시스템은 목표물을 추적하며, 몸체의 ‘피에조세라믹’은 형태가 스스로 변해 탄도를 바꿔주는 조향타 구실을 한다. 피에조세라믹이란 흐르는 전류나 압력에 따라 형태가 변하는 스마트 소재다. 스스로 탄도를 바꿀 수 있으니 움직이는 표적을 맞추기도 한결 쉬워진다.

 

# 보이지 않는 적이 가장 무서운 법, 투명전차

1991년 걸프 전쟁에 처음 참전한 스텔스 전투기 F-117A는 전쟁 양상을 크게 바꿔놓았다. 사흘 동안 이라크 주요 군사시설을 폭격한 F-117A 약 40여 대는 단 한 대도 격추되지 않았다. 이처럼 레이더에 걸리지 않는 수준의 은닉 기술만으로도 충분히 위력적이지만, 아예 눈에도 보이지 않는 투명전차와 투명전투기가 미래전장을 누빌 날이 멀지 않았다.

 

투명전차와 투명전투기를 만드는 과학적 원리는 명쾌하다. 바로 ‘메타물질’이다. 우리가 물체를 볼 수 있는 이유는 물체에 가시광선이 반사돼 눈 망막까지 도달하기 때문이다. 흐르는 물이 바위를 만나면 돌아 흐르는 것처럼 빛이 대상 물체에 반사되지 않고 우회한다면 그 물체는 보이지 않는다. 이를 빛의 ‘음의 굴절’이라 하는데 이러한 굴절을 일으키는 게 바로 메타물질이다.

메타물질은 가시광선 파장 길이인 400nm (나노미터·1/10억m)보다 작은 크기의 나노 구조물이다. 음의 굴절은 천연물질에서는 찾아볼 수 없고 메타물질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성질이다.

 

2009년 미국 듀크대 연구팀과 2010년 독일 크를스로에연구소 연구팀은 가시광선의 모든 파장과 적외선을 피해가는 메타물질을 개발했다고 ‘사이언스’지에 발표했다. 이 메타물질을 이용한다면 이론적으로 맨눈은 물론 적외선 망원경으로도 보이지 않는 투명전차, 투명전투기를 만들 수 있다. 2009년 영국 과학전문지 ‘뉴사이언티스트’지는 메타물질을 이용한 투명전차 기술이 2039년경 실용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30년 가까이 기다려야 투명전차를 볼 수 있다는 얘기지만 실망하기에는 이르다. 메타물질을 사용하지 않고도 보이지 않는 투명전차를 곧 만나볼 수 있기 때문이다. 영국 국방부에서 실전 배치 초읽기에 들어간 투명전차는 전차에 달린 파노라마 카메라가 주변 풍경을 촬영하고, 촬영 영상을 전차 장갑을 둘러싼 디스플레이에 재생한다. 마치 카멜레온이 주변 환경에 맞춰 몸 색깔을 바꾸는 것과 유사하다.

또한 이스라엘 엘틱스사는 이와 비슷한 원리로 일반 영상(가시광선) 대신 열적외선 영상을 촬영해 조작된 열 영상을 띄우는 기술인 ‘블랙폭스’를 개발했다. 밤에는 보통 열 영상 장비를 통해 주변을 살피기 때문에 이 장비를 속일 수 있다면 눈에 보이지 않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 비살상 전자파무기

 

미군이 실전 배치를 앞둔 비살상 전자파무기.

 

비록 무기지만 인명피해를 줄 의도 없이 개발되는 미래무기도 있다. 예컨대 비살상 전자파무기(ADS)는 아무런 부상도 입지 않았는데 화상을 입은 것 같은 통증만 느끼게 만든다. 이름처럼 전자파를 사용하는 이 비살상 무기는 군용 차량 상부에 달린 고출력 전자파 발생장치와 지향성 안테나를 이용해 약 100kW 출력의 95GHz 초단파를 발사한다. 발사된 초단파 에너지는 피부 표피층에 흡수돼 열에너지로 전환되고 이 에너지는 통각 신경세포를 자극한다. 따라서 공격받으면 실제의 물리적 부상 없이도 54℃ 화상 수준의 통증을 느끼기 때문에 정상적인 사고는 물론, 활동도 할 수 없는 무력 상태에 빠진다. 사정거리는 600m, 상대를 무력화하거나 도망치게 만드는 데 2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미국은 이 무기를 개발하려고 12년 동안 지원자 100명 이상을 대상으로 1만 발 이상의 인체실험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ADS는 현재 개발이 끝났으며 시험평가 중이다.

전쟁사를 보면 신무기 등장은 종종 역사를 바꿔놓았다. 1450년 총의 등장이 그랬고, 1914년 전차의 등장 역시 그러했다. 지금까지 소개한 무기들 또한 저마다의 방식으로 미래전장을 바꿔놓을 것이다. 그 미래가 밝을지 어두울지를 알 수 없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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