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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의 군대’가 꿈틀대고 있다

醉月 2013. 8. 10. 01:30

‘아베의 군대’가 꿈틀대고 있다 

출처 :  시사저널 김회권 기자·임수택 편집위원 khg@sisapress.com 

 

아베가 진격하고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자민당 정권이 지난해 12월 중의원 선거에서 대승한 뒤 그 기세를 몰아 7월21일 열린 참의원 선거에서도 압승을 거두었다. 강한 일본을 요구하는 일본인들은 아베노믹스의 효과를 기대하며 표를 몰아줬다. 그러나 주변국과 척을 지며 외교 관계에서 진통을 겪었던 게 얼마 전 일이다. 지금도 그는 불도저처럼 군국주의 부활을 밀어붙이고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참의원 선거에서 압승하자마자 그동안 하지 못했던 말들을 노골적으로 토해내기 시작했다. 중요한 축은 헌법 개정이다. 압승은 했지만 개헌 가능선인 3분의 2를 넘기지 못해 당장 단독으로 개헌을 할 수는 없다. 하지만 국민투표가 가능한 상황을 만들어나가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일본 내 분위기는 좋은 편이다. 개헌에 관한 각종 여론조사 결과는 2010년 참의원 선거에 비해 아베에게 유리한 형국이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아베 총리는 애국주의적인 일본을 구상하고 있다. 하지만 민족주의보다 경제에 집중하는 것이 좋아 보인다”고 조언했는데, 아베는 참의원 선거 기간 중 이 충고를 받아들인 듯했다. 헌법 개정이나 집단적 자위권과 같은 주제는 거의 언급하지 않았다. 줄곧 ‘아베노믹스’만 되풀이했다. “아베노믹스의 영향으로 주가가 오르고 기업들의 수출이 늘어나고 있다” “기업의 수익이 이제 종업원 여러분에게 돌아갈 것이고 급여가 올라가면 소비가 늘어나게 된다. 일본 경제가 살아난다”는 단순하지만 명쾌한 논리를 폈다.

 

 

ⓒ AP연합‘세 개의 화살론’, 전통 옷 입은 개혁

 

지난 20여 년간 일본의 지도자는 장기적인 경기 침체에 대해 이런저런 처방을 내렸지만 쉽게 해결하지 못했다. 그에 비해 아베는 정치인에 대한 신뢰를 잃은 국민에게 활력을 주었다. 총리 취임 이후 주가는 55%나 상승했다. 개인 소비가 늘어나면서 올해 1~3분기 경제 성장률은 전년 동기에 비해 3% 이상 상승하는 쪽으로 잡았다. 잃어버린 20년을 겪은 일본의 ‘명목 국내총생산’(물가를 반영한 국내총생산)은 1991년과 같은 수준에 불과하다. 니케이 평균 주가가 아베 정권에서 급상승했지만 과거 최고치와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여전히 아베가 어필할 수 있는 환경인 셈이다.

 

아베 총리는 아베노믹스를 떠받드는 금융·재정·성장에 관한 전략을 ‘3개의 화살’이라고 부른다. 일본인이라면 누구나 의미를 이해할 수 있는 이 용어는 혼슈 서쪽에서 유래한다. 전국시대 때 이 지역 일대를 지배하고 있던 영주가 세 아들에게 1개의 화살을 “부러뜨려보라”고 하니 손쉽게 부러뜨렸다. 그러자 영주는 화살 3개를 건네며 아들들에게 꺾도록 명령했다. 아들들은 모두 꺾을 수 없었다고 한다. 힘을 합치는 방법에 대한 영주의 가르침을 뜻하는 ‘3개의 화살’로 자신의 경제 정책을 설명하는 아베는 이 지역 야마구치 현에 지역구를 두고 있다.

 

이처럼 아베의 개혁은 전통의 옷을 입고 있다. 그 전통 중 빼어난 군사력과 강한 일본을 이어가야 한다는 심리적인 요소가 강하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아베노믹스는 중간역이고 종착역은 헌법 개정인 셈이다. 나카소네 야스히로 전 총리나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처럼 우익 성향 정치인들의 직·간접적인 지원, 그리고 아베 자신이 가진 우익 성향의 신념으로 개헌을 밀어붙였다. 이제는 참의원 선거에서의 승리를 아베노믹스에 대한 지지와 더불어 외교·안보·국방 분야에서 강력한 일본을 만들어달라는 본심으로 해석할 여지가 생겼다.

 

일본의 헌법은 개정하기가 가장 어려운 헌법 중 하나다. 현행법상 헌법 개정을 위해서는 중·참의원 양원의 3분의 2 이상 찬성을 얻은 후 국민투표까지 해야 한다. 이번 선거를 통해 재정돈된 참의원만 봐도 개헌에 긍정적인 자민당·일본유신회·모두의당 의석수를 합치면 142석으로 개헌 가능선인 162석에 미치지 못한다. 물론 연립 정권인 공명당의 20석을 합칠 경우 162석이 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어렵다. 공명당의 선거대책위원장인 다카기 요스케 중의원은 “다음 중의원 선거까지 4년간 아베 정권의 최대 과제는 무엇보다도 경제 살리기다. 헌법을 개정하려고 해 일본을 멸망시키지 마라”고 공개적으로 밝힐 정도로 공명당의 반발이 거세다. 공명당의 공식 입장은 헌법 개정 반대다.

 

 

2010년 11월13일 요코하마에서 열린 반중 집회에 참가한 일본인 시위자가 피켓을 들고 있다. 센카쿠 열도 분쟁은 일본인들에게 ‘강한 일본’의 필요성을 심어주었다. ⓒ EPA연합

 

‘국방군’ 대신 ‘자위대’로 헌법 개정 우회 전략

하지만 우회 전략이 진행되고 있다는 정황도 있다. <주간 아사히>에 따르면 정기국회 막바지였던 6월26일 아베의 한 측근이 자민당 간부들을 방문했는데, 현재 자민당의 개정 초안 9조에 명시된 ‘국방군’이라는 표현 대신 자위대로 명시해 개헌을 진행하고 싶다는 뜻을 알렸다고 한다. 국방군이라는 명칭에 부정적인 공명당과 민주당도 자위대를 헌법에 제대로 자리매김하도록 하는 것까지 반대할 리 없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자민당의 이런 움직임에 대해 공명당의 야마구치 나쓰오 대표는 “(전쟁 포기 등) 평화헌법 9조 1~2항은 유지해야 한다. 하지만 자위대의 존재는 인정하고 있다. 헌법에 어떻게 자리매김해야 할지 면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토론을 거부할 입장은 아니라는 자세를 취한 것이다. 다른 공명당 간부 역시 “처음부터 9조를 바꿔야 한다고 하면 상당히 거친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자민당에서 초안을 만드는 데 참여했던 관계자도 “초안은 민주당 정권에 맞서 강하게 만든 것으로 깊은 생각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국방군이나 자위대나 나라를 지키는 부대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아베도 고집을 부리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아베는 7월21일 참의원 선거 직후 “아직 국민적 논의가 충분히 깊다고 할 수 없다. 깊은 논의가 필요하다”며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자민당의 한 핵심 관계자는 아베의 발언을 두고 이렇게 설명했다. “헌법 개정은 아베 집권기의 마지막 장에 하는 것이 좋다. 국민에게 개정이 왜 필요한지 차분히 설명하며 분위기를 높여가는 것이 우선이다.”

아베의 개헌 목표가 즉각적이지는 않을 가능성이 크다. 2015년 총재 선거에서 이긴 뒤 2016년 중의원 선거에서 승리하며 개헌의 길을 여는 것이 목표라고 주변에서는 점치고 있다.

 

하지만 아베 총리가 우경화로 치닫는 데는 국민적 정서도 한몫하고 있다. 2011년 3월11일 동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했을 때 많은 일본인은 패배의식에 젖어 있던 일본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지만 결과는 그렇지 못했다. 오히려 자극은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분쟁에서 받았다. 나날이 발전하는 중국의 모습에 경계심을 갖고 있던 일본인들은 센카쿠 열도 문제를 둘러싸고 중국과 첨예하게 대립하는 일본의 모습을 보며 ‘강함’이 중요하다고 인식하기 시작했다. 센카쿠 열도에서 비롯된 중일 관계 악화는 일본 내 강경 보수 세력에게 기회가 되었는데 아베 총리가 어디를 가서든 ‘강한 일본’을 주창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아베가 주창하는 강한 일본의 주 타깃에는 한국도 포함된다. 한반도의 미묘한 문제를 활용해 한국을 자극하겠다는 심산이 읽힌다. 아베 정권이 갑자기 북한의 김정은 정권에 손길을 내미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일본은 한일과 중일 간의 불편한 관계 속에서 우회적인 외교를 펼치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과 영토 분쟁을 겪고 있는 필리핀에 순시선 10척을 공급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당초 반대했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에도 적극 나선 상황이다. 동남아시아 국가와의 연대를 강화하고자 하는 의도가 내포돼 있다. 참의원 선거 직후 첫 해외 순방지로 잡은 곳도 말레이시아·싱가포르·필리핀 등 동남아시아다.

 

물론 헌법 개정과 우경화로 치닫는 아베를 비롯한 강경 보수 정치인들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고가 마고토 의원 등 자민당 내 일부는 한국·중국 등 이웃 국가와의 갈등 관계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적지 않은 국민은 헌법 개정이나 자위대의 국방군화에 반대하고 있다. 아사히신문이 5월에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개헌 반대’가 54%로 ‘개헌 찬성’(39%)보다 많았다.

 

미국과의 공조 튼튼하면 장기 집권 성공?

이런 반대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아베 총리가 확신하고 있는 게 하나 있다. 아베가 정치를 배웠던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 역시 수많은 반대에도 우정성 개혁을 강행했고 한국과 중국 등 주변 국가와 대립했지만 미국과의 관계를 튼튼히 한 덕분에 4년 7개월이나 장기 집권을 했다는 점이다. 역대 자민당 정권에서 나카소네와 고이즈미 정권은 미국과의 유대 관계가 특히 공고했는데, 결과적으로는 모두 롱런할 수 있었다. 이를 거꾸로 말하면 아시아 국가와의 관계를 중시했던 정권들은 단명했다는 뜻이다. 고이즈미 정권 이후의 후쿠다 야스오 총리, 민주당 하토야마 유키오 총리는 하나같이 고비를 넘지 못했다.

 

아베는 이를 잘 알고 있다. 아베뿐만 아니라 아소 다로 부총재 겸 금융상, 이시바 시게루 간사장 등 당내 주요 핵심 인사들의 생각이 모두 비슷하다. 관방장관실에서 총리의 외교안보 특보로 정책 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야치 쇼타로 내각관방참여 역시 같은 생각이다. 외교관 출신인 야치 쇼타로는 전형적인 미국통으로 3등 서기관, 참사관, LA 총영사관을 미국에서 역임했으며 ‘미국 중심의 외교’를 주창하는 인물이다. 주변국의 아우성보다 워싱턴의 메시지에 더 관심을 보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제니퍼 린드 다트머스 대학 교수는 뉴욕타임스 기고문을 통해 “아베 내각이 참의원 선거에서 승리한 것은 군국주의적 공약이 아니라 경제를 회생시키겠다는 공약 때문이었다”며 “아베가 일본과 주변국의 관계를 단절시킬 수 있는 군국주의적 이념을 강화할 필요가 있느냐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베, 한국 견제 위해 김정은과 손잡나


 

5월14일 평양국제공항에 도착한 이지마 이사오 내각관방참여(오른쪽). ⓒ AP연합
아베가 ‘강한 일본’을 부르짖는 그 상대에는 한국도 포함된다. 특히 우리의 외교 노선에 대해 예민하게 굴고 있다. 지난 5월14일 총리 관방장관실의 특명담당으로 위기관리·홍보·미디어에 관한 조언을 하고 있는 이지마 이사오는 갑자기 북한을 방문했다. 이지마는 과거 고이즈미 전 총리 시절에도 두 번이나 방북한 적이 있는 인물이다. 특히 두 번째 방북에서는 납북된 일본인 5명을 데리고 오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아베가 관심을 갖는 일본인 납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방북했다고 하지만 전문가들은 남북 관계가 냉랭한 시점에서 우리와 전혀 상의 없이 방북한 것은 “북한을 지렛대로 우리 정부를 견제하려는 의미”로 해석한다. 한국이 중국과 가까워지고 있는 것에 대해 간접적인 견제 카드로 활용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이번 참의원 선거 승리 이후 아베 정권은 좀 더 강한 제스처를 쓸 수 있게 됐다. 한국과의 관계에서 돌파구가 보이지 않을 경우 북한과의 관계에 좀 더 집중할 개연성이 크다. 참의원 선거 기간 중 이지마는 “선거 이후에 북한과의 사이에서 무언가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의미심장한 발언을 했다. 그림자 권력으로 불리며 과묵하다는 평가를 듣고 있는 이지마의 입에서 나온 발언이라는 점에서 일본과 북한이 상당히 밀접해졌음을 유추해볼 수 있다. 일각에는 아베 총리의 방북을 조심스럽게 예견하는 사람도 있다.

 

 

자위대 이름 뒤에 숨긴 막강 전투력 가공할 일본 군사력…군사비 지출 세계 5위권  

남도현│군사 칼럼니스트 knclogix@daum.net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에서 발간한 2012년 연감에 따르면, 이 나라는 지구상에서 다섯 번째로 많은 593억 달러의 군사비를 사용했고, 지금도 그 정도 수준을 계속 지출하고 있다. 천문학적 비용을 투자한 만큼 각종 무기와 장비도 최신식으로 첨단 군사력을 자랑한다. 특히 해상 전력은 가공할 만한 수준이다. 최강의 전투 체계로 알려진 이지스(Aegis) 시스템을 탑재한 전투함만도 한국의 두 배인 6척이고, 최근 2척을 더 취득할 계획을 발표했다. 우리는 한 척도 없는 수중 배수량 3000t 이상의 잠수함도 2013년 현재 무려 22척을 운용 중인데, 이는 전통의 해군 강국인 영국보다 많다.

 

지상·항공 전력도 이에 못지않게 최첨단으로 무장하고 있다. 게다가 24만5000여 명의 현역 군인 대다수가 간부여서 전쟁 같은 비상 상황이 발생하면 짧은 시간에 외형을 대폭 늘릴 수 있다. 그런데 이처럼 거대한 무력을 그들은 정작 군대라고 부르지 않는다. 엄청난 규모의 군대이면서도 군대가 아니라는 희한한 무력, 바로 일본 자위대(自衛隊)다.

 

 

일본 해상자위대 호위함 ‘아리아케’가 지난해 9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에서 훈련하고 있다. ⓒ ITAR-TASS 연합

 

해상자위대는 세계 3위 수준

2차 세계대전 패전 후 일본은 1947년 시행된 이른바 평화헌법에 국가 간의 교전권(交戰權)을 포기하고 어떠한 전력도 보유하지 않기로 못 박았다. 그런데도 이처럼 일본이 자위대라는 이상한 이름의 엄청난 무력을 보유하게 된 것은 순전히 냉전 때문이다.

특히 한국전쟁은 미국의 정책을 변화시켰다. 주일 미군이 한반도로 급거 이동하면서 힘의 공백이 생기고, 소련의 도발 가능성이 커지자 치안 유지라는 명목으로 일본에서 경찰예비대가 창설됐고, 1952년 보안대로 재편된 후 1954년에 이르러 자위대라고 명칭이 변경됐다. 자위대의 초기 주역은 침략 전쟁에서 활약했던 옛 일본군 출신이 대부분이었다. 아무리 시대와 헌법이 바뀌었어도 그들의 머릿속에 깊게 자리 잡고 있던 군국주의 시절의 편협한 사상까지 없애기 어려웠을 만큼 짧은 기간에 일본은 재무장을 하게 된 것이다. 이후 자위대는 급속한 성장을 이뤘다. 냉전이 종식된 1990년 이후 세계적으로 군비가 축소되고 있지만 오히려 자위대는 팽창을 계속했다.

 

현재 현역 병력도 군사적으로 대외 영향력이 큰 프랑스나 영국보다 많은 수준이고, 앞서 언급한 것처럼 최신 무기로 무장했다. 특히 군사 전략상 비중이 큰 해상자위대와 항공자위대의 전력은 세계적이다. 잃어버린 20년 소리를 듣지만 세계 3위의 경제력이 이런 전력을 보유하도록 만들었다.

 

5개 방면대(方面隊)와 1개 중앙즉응집단(中央?應集團)으로 조직된 15만5000명의 육상자위대는 일본에 상륙하려는 적을 막는 것이 임무다. 주변의 남북한, 중국, 러시아 극동군에 비해 표면적 전력이 약하지만 섬나라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결코 부족하지 않다. 최근 양산을 시작한 최신예 10식 전차를 비롯해 대부분을 자국산 무기로 무장하고 있다.

 

4만5000명의 해상자위대는 일본을 공격하는 적을 바다에서부터 차단하는 게 목적인데, 실제로는 그 이상의 역할을 담당한다. 크게 대양 항로 확보를 담당하는 1개 자위함대와 연근해를 초계하는 5개 지방대로 구성되는데, 호위함대·잠수함대·항공집단 등 최고 전력으로 구성된 자위함대의 비중이 크다. 자위함대의 핵심인 호위함대는 4개의 호위대군으로 조직된다. 1개 호위대군은 8척의 구축함과 8기의 함재 헬기로 구성된 이른바 ‘8.8함대’인데 한국 해군 전체 구축함 전력과 맞먹는 규모다. 해상자위대는 130여 척의 각종 함정과 340여 기의 작전기를 보유해 핵무기를 제외한다면 세계 3위 수준으로 평가되는데 일부에서는 미국 다음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4만7000명의 항공자위대도 막강하다. 면허 생산한 200여 기의 F-15J 전투기와 자국산 F-2 전투기 등으로 1980년대 초 동북아 최강의 항공 전력을 구축했다. 더불어 E-767 조기경보기 같은 지원 수단도 충실히 확보했다. 향후 F-35 전투기의 도입과 더불어 심신(心神)으로 불리는 실증기 연구를 병행할 만큼 5세대 전투기 도입 및 개발에서도 앞서나가고 있다.

 

 

ⓒ 남도현 제공

 

교전권 부활되면 선제 침략도 가능

이처럼 군대 아닌 군대로 존재하던 일본 자위대가 최근 헌법 개정을 통해 실제 군대로 변화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얼핏 보아 ‘이미 자위대가 엄청난 수준의 무력인데, 단지 명칭을 바꾸는 데 무슨 커다란 문제가 있을까’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런데 이는 많은 차이가 있다. 군대로 바뀌면서 교전권을 부활하겠다는 것은, 선제 침략도 가능하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법적 제한 해제와 더불어 지금까지 보유하지 못한 공격용 무기도 제한 없이 보유할 수 있다. 현재 자위대는 방어용 무기만 보유하고 있다. 예를 들어 항공자위대의 F-15J는 우리나라의 F-15K와 달리 대지상 공격 능력이 없는 순수 제공전투기다. 헌법이 개정되면 장거리 지대지 미사일도 거리낌 없이 보유할 수 있는데, 일본은 이미 그런 기술을 가지고 있다. 그만큼 자위대와 군은 그 의미에서 차원이 다르다.

 

일본은 역사적으로 내치에 혼란이 생기면 무력을 앞세워 해외로 진출하려는 시도를 자주 벌여왔던 나라다. 현재 일본의 급속한 우경화는 장기간의 불황에 따른 현상이다. 지난 세기에 대동아공영(大東亞共榮)이라 미화하며 밖으로 팽창하기 시작했을 때도 일본의 경제는 어려웠고, 침략에 극우 세력들이 앞장섰다. 따라서 지난 역사의 교훈을 생각한다면, 단지 자위대의 명칭만 바꾸는 것뿐이라는 안이한 생각은 무서운 착각이다. 현재도 자위대는 평화 유지 등의 명목으로 1990년대부터는 해외 파병을 하고 있다. 하지만 헌법을 바꾸고 군대를 보유한다면 평화 유지처럼 명목적으로 준수하던 제한도 필요가 없어지고 마음껏 대륙 진출을 도모할 수 있다. 그래서 최근 일본의 급속한 우경화와 군국주의자들이 조직했던 자위대의 군대로의 변신이 우려스러운 것이다.

 

 

“함께 버르장머리 고쳐주자” ‘일본 군국주의 부활’ 야욕 맞선 한중 관계 

중국 베이징=박승준│인천대 중어중국학과 초빙교수 

‘아베는 중국 봉쇄를 추구하고 있다.’ 베이징에서 발행되는 중국 내 최고 권위의 영자지 차이나 데일리는 7월25일 아침 신문에 ‘Abe seeking to ‘contain’ Beijing’이란 제목을 커다랗게 달아서 중국을 여행하는 외국인과 중국 내 지식인들의 식탁에 올려놓았다.

‘컨테인(contain)’은 ‘포위한다’ 또는 ‘봉쇄한다’는 뜻을 지닌 영어 단어다. 국제정치학계에서는 중국에 대한 미국의 기본 전략이 ‘컨테인먼트(containment·봉쇄 또는 포위)’와 ‘인게이지먼트(engagement·포용 또는 끌어안기)’를 적절하게 섞어서 구사하는 것이라고 본다.

 

일본 참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이 승리한 결과를 헤드라인으로 장식한 중국 신문들. ⓒ AP연합중국,

 

“일본 준동의 배후는 미국” 의심

7월22일 참의원 선거에서 승리를 거둔 일본의 아베 총리가 25일 말레이시아·싱가포르·필리핀 등 동남아 3개국 순방에 나선 것은 중국의 동남아 시장 장악에 맞서 중국을 봉쇄하기 위한 행동이라고 눈꼴사납게 보고 있는 것이다. 또 그런 행동은 2011년 11월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이 하와이에서 선언한 ‘미국의 태평양 세기(America’s Pacific Century)’라는 미국의 중국 포위 전략에 일본이 앞잡이처럼 하는 행동이라고 못마땅하게 보고 있는 심기를 표현하는 용어이기도 하다.

 

더구나 미국이 태평양 서쪽 지역, 즉 중국을 포함한 동아시아에 대해 본격적인 개입 정책을 펼치고 있고, 특히 한국·일본·필리핀·태국·호주 등 5개국과의 공조를 통해 중국을 견제하고 포위하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중국은 인식하고 있다. 실제 지금 일본과 필리핀이 적극적으로 중국과의 해상 영토 분쟁에 나서면서 중국을 물어뜯고 있는 형국이라고 보는 중국 외교 당국자들의 시각이 반영돼 있는 용어라고 할 수 있다.

 

차이나 데일리는 중국 사회과학원 일본연구소 류야동 소장의 말을 인용해 “아베가 동남아에 자주 가는 이유는 중국을 포위할 목적으로 해양동맹을 형성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한다.

 

아베의 행동은 중국이 필리핀·베트남과 벌이고 있는 남중국해의 남사군도(南沙群島)와 서사군도(西沙群島)를 둘러싼 해상 영토 분쟁에 일본도 한발 들여놓기 위한 행동이라고 보고 있는 것이다.

 

아베가 이번에 필리핀과 말레이시아를 방문하는 이유도 일본이 미국의 후원을 받아가며 추진하고 있는 TPP(Trans Pacific Partnership)를 실현하기 위한 것이다. 일본이 주동해서 추진하고 있는 TPP야말로 중국이 오랫동안 진행해온 동남아 ‘비동맹 국가’들에 대한 경제공동체 형성에 대해 일본이 던지는 도전장이라고 보고 있는 것이다. 중국의 심기를 더욱 불편하게 만드는 것은 그런 일본의 배후에 미국이 있다는 점이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발행하는 국제 문제 전문지 <환구시보(環球時報)>는 7월25일 보도에서 거친 용어를 동원해 아베의 일본을 공격했다. 아베의 목적이 “일본과 필리핀이라는 두 악의 축을 형성해서 중국을 포위하려는 미친 생각(日菲軸心漸成,‘包圍中國’是狂想)”이라고 비난을 퍼부었다. <환구시보>는 “일본이 동해에서 중국과 대치하고 있는 배후에는 미국이 버티고 있으며, 중국이 발전할수록 중국에 대한 일본의 압력 행사는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전망을 실었다.

 

중국 언론이 박근혜 대통령에 환호한 이유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해외판은 지난 7월2일자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6월 중국 방문 때 중국인들이 열광한 이유를 분석하면서 일본 요인도 있음을 솔직히 털어놓았다.

 

인민일보 해외판은 중국 상무부 국제무역경제협력연구원 메이신위(梅新育)의 기고를 통해 “박 대통령은 (이번 방문을 통해) 개인적으로 중국 사회에 상당히 광범위한 호감을 얻었으며, 이런 무형의 자산은 한국과 중국 양국뿐만 아니라 동북아 지역의 다른 국가에 상당한 계시와 경고를 주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메이신위가 말한 ‘동북아 지역 다른 국가’란 일본을 가리키는 것으로, “일본은 현재 총체적으로 잘못된 목표를 설정하고 있으며, 잘못된 책략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일본은 중국과 경제면에서 상당히 두터운 기초를 쌓아놓고도 정책을 결정하는 지도층이 전 방위적으로 중국에 대항하는 잘못된 선택을 했으며, 역사 인식과 영토 분쟁 등에서 중국의 국익을 훼손하려 들고,

중국의 존엄과 감정을 다치게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메이신위는 “솔직히 말해 중국과 한국 사이에도 이런저런 모순과 편견이 존재해왔으나 박 대통령은 이번 ‘신심지려(信心之旅·믿음의 여정)’를 통해 눈앞의 작은 이익을 버리고 외교에서 정확한 결단을 내려 중국인들의 마음을 얻는 커다란 성과를 올렸다”고 진단했다.

중국이 이처럼 일본에게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는 배경에 대해 최근 서울을 방문한 한 중국 학자는 역사적인 분석을 내놓았다. “일본이 중국과 한반도보다 앞서 근대화에 성공하고 앞서서 경제 발전을 이룬 역사라고 해야 150년 정도에 불과하다. 중국과 한반도는 지난 150년 동안 일본에 뒤떨어져 있었지만,

이제는 중국과 한국이 현대화에 성공한 이상, 수천 년간 중국과 한반도에 뒤처져 있던 일본이 설 자리는 없을 것이다.”

 

7월25일 중국 상하이에서 상하이 총영사관과 상하이 국제문제연구원 공동 주최로 열린 ‘한반도 정세 및 한중 관계 세미나’에 참가한 중국 학자들도 필자 등 관계자들 앞에서 아베 정권이 보여주고 있는 행태에 대한 비난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이들은 “일본의 잘못을 고쳐주기 위해서는 중국과 한국이 긴밀하게 공조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 세미나에 참석한 이혜훈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일본의 잘못된 행동을 저지하기 위해 한국과 중국이 적극 공조해야 한다”고 밝혔다.

 

‘강한 일본’에 빨려드는 열도 아베 정권 일방적 지지…‘잃어버린 20년’ 되찾아주길 기대  

김회권 기자 khg@sisapress.com 

지난해 12월 민주당 정권이 무너지고 자민당의 아베 내각이 들어서면서 일본의 분위기는 바뀌었다. 이런 정책의 중심에는 ‘국가의 자세’에 관한 담론이 자리 잡고 있다. 헌법 96조의 개정, 자위대의 국방군화 등 논란이 되고 있는 새로운 일본 만들기를 위한 여러 구상이 제시됐다. 장관과 일부 국회의원은 야스쿠니 참배와 관련한 발언을 애써 감추려 하지 않으면서 논란을 불러왔고 주변국을 자극했다. 이른바 강한 일본에 호응하는 강경파 정치인들이 속속 등장한 셈이다. 이에 호응해 지식인과 문화인 중에서도 이런 담론 생산에 동참하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 그동안 ‘강한 일본’이라는 주제는 일본 사회에서 민감한 것으로 인식되었는데도 여기에 발을 담그는 사람이 점점 늘어난 것부터가 일본 사회가 보이고 있는 큰 변화다.

 

 

일본 참의원 투표일 전날인 7월20일 아베 신조 총리의 선거 유세에 모인 지지자들이 ‘필승’ 부채를 흔들고 있다. ⓒ EPA연합

 

“민주당에 대한 절망이 ‘강한 정치’ 낳아”

마이니치신문은 7월21일 참의원 선거 직후 시민들에게 “왜 자민당을 지지했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오사카의 한 직장인은 “자민당이 좋은 것보다 민주당으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자민당 집권 이후 경제가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주류판매점을 운영하는 한 시민은 “주가가 오르고 배당이 늘어났다. 경제가 좋아지고 있기 때문에 계속 노력해주었으면 한다”고 답했다.

 

이들이 지지하는 공통 키워드는 ‘경제’다. 경제로 생긴 자신감이 자민당 지지로 연결되고 있다. 모리나가 다쿠로 도쿄 대학 경제학부 교수는 “민주당에 대한 절망이 ‘강한 정치’에 대한 갈망을 낳았다”고 분석했다. 아베 이전 일본의 장기 침체기 중 경기가 회복된 시점은 2000년대 초·중반 고이즈미 내각 때가 유일했다. 이때도 회복의 동력은 금융 완화 정책이었다. 고이즈미 정권 당시 일본의 투자 증가율은 1년 3개월 만에 40% 이상 상승했는데, 이를 통해 엔화 약세를 이끌어내면서 디플레이션을 완화했고 경기 부양에 성공했다. 엔화를 찍어내는 아베노믹스와 방법만 다를 뿐 원리는 같다.

 

하지만 고이즈미 내각 이후 그 노선을 계승한 1차 아베 내각, 후쿠다 내각, 아소 내각을 거치면서 일본 사회의 경제적 격차는 점점 벌어졌다. 격차 확대 문제가 쟁점이 되면서 소득의 재분배를 중시하는 민주당 정권이 기대 속에 탄생했다. 2009년 민주당은 고속도로 무료화, 아동수당 신설, 농가의 소득 보상, 고등학교 수업료 실질 무상화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지만 결국 제대로 실천하지 못했고 “실천할 의지조차 없다”는 비판을 거세게 받았다. 모리나가 교수는 “민주당의 실정 때문에 국민은 ‘강한 정치’ ‘실천할 수 있는 정치’ ‘알기 쉬운 정치’를 내세우는 세력을 지지하는 경향이 강해졌다. 고이즈미를 연상케 하는 아베와 같은 강한 지도자를 향한 대망론이 한층 강해졌다”고 설명했다.

 

일본의 진보적인 학자들 중 일부는 지금의 아베와 자민당에 보내고 있는 지지 분위기에 대해 대공황에 휩쓸린 1930년대 유럽 등과 비슷하다고 말한다. 1930년대 독일과 이탈리아에서는 ‘강한 지도자’가 속속 등장했다. 난국을 타개하는 형태로 지도자들은 강렬한 리더십을 내세웠다. 그들은 민주적인 토론을 부정했고 때로는 폭력적인 개혁을 실시했다. 그때도 경기 부양 효과는 폭력적인 개혁에 반대하는 세력을 약화시켰는데, 지금 일본의 모습이 그것과 닮았다는 주장이다.

 

“우익 여론 너무 크게 부각” 우려 목소리도

물론 이런 우려들이 너무 과하다는 의견도 있다. 이번 선거에서 보여준 공산당의 약진을 눈여겨보자는 것이다. 일본 공산당은 도쿄, 오사카, 교토에서 지역구 3석과 비례대표 5석을 얻었다. 종전에 가지고 있던 3석을 합하면 모두 11석을 차지했는데 이것은 공산당이 원내교섭단체(10석 이상)가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보수화된 일본 사회에서는 역설적인 결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우익 여론의 목소리가 상대적으로 너무 크게 부각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교토통신이 참의원 선거 직후인 7월22~23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아베 내각의 지지율은 56.2%로 지난 6월 조사의 68.0%보다 11.8% 떨어졌다.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31.7%로 6월(16.3%)과 비교하면 두 배 가까운 수치다. 하지만 아이러니컬하게도 지지율은 급락했는데 자민당은 참의원 의석을 휩쓸었다. 아사히신문의 단토 야스히루 기자는 “국민의 의식을 선거 결과에 반영할 수 있는 정당의 틀이 무너져버리고 있는 현상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일본 정치 시스템이 여론을 제대로 못 읽는다는 뜻이다.


SNS엔 아베 목소리만 가득


 

 

일본은 이번 참의원 선거에서 처음으로 온라인 선거운동을 허용했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자민당이었다. 자민당의 페이스북 이용률은 전체 평균 50.6%에 비해 20% 이상 높은 75.6%로 전체 정당 중 가장 높았다. 아베 총리부터가 37만여 명의 페이스북 팬을 이끄는 파워 사용자다.

 

NHK 조사에 따르면, 참의원 선거 투표 이전에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선거 강령, 활동 일정, 과거 연설 동영상, 자신의 메시지를 게시한 후보자가 91%에 달했다. 그렇다면 그 효과는 어땠을까. 전 세계에서 SNS의 선거 효과에 주목하고 있지만 일본은 아직 갈 길이 먼 것 같다. 지지통신에 따르면 ‘인터넷에서 얻은 정보로 투표 대상을 정하지 않았다’는 응답이 86.5%에 달해 효과가 미미했음을 알 수 있다.

 

후보자의 SNS 이해도도 떨어졌다. 온라인 선거운동으로 후보자들이 노린 유권자는 대부분 부동층이었다. 하지만 대다수 후보자가 트위터나 페이스북에 “오늘도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는 식의 메시지만 남발했다. 선거 유세차에서 확성기를 통해 흘러나오는 “잘 부탁드린다”는 인사말과 크게 다르지 않았으니 부동층에게 먹혔을 리 없다.

 

심지어 한 후보자는 공식 선거운동 직전에 페이스북에 가입한 후 불특정 다수에게 친구 신청을 계속 보낸 탓에 페이스북측이 계정을 차단해버리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페이스북이 후보자의 친구 신청을 스팸 메시지로 인식했기 때문이다. SNS를 어떻게 이용해야 하는지 파악하지 못했던 후보자의 실수. 일본 정치인들의 SNS 이해도를 단적으로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