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_ 갯벌과 생명이 뜨겁게 숨쉬는 곳
세월이 빚은 남대문바위 놀라워라!
서해 승봉도
서해 경기만에는 숱한 섬이 오롱조롱 떠 있다. 인천 연안부두에서 여객선을 타고 찾아갈 수 있는 섬만도 20여 개나 된다. 섬여행 경험이 풍부한 사람들은 이 섬 가운데 가장 매력적인 섬으로 대부분 승봉도를 꼽는다.
승봉도는 인천항에서 서남쪽으로 40km가량 떨어져 있다. 행정구역은 인천광역시 옹진군 자월면 승봉리. 전체 면적 2.2km2에 해안선 길이는 10여 km에 불과한 섬이다. 느긋하게 서너 시간만 걸으면 구석구석 다 둘러볼 수 있을 정도로 아담하다.
승봉도에 하나뿐인 마을은 선착장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다. 근래 지어진 민박집이 많아 시골마을 특유의 소박한 정경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마을만 벗어나면 이내 조붓한 오솔길과 솔숲길이 나온다. 어느 길을 선택해도 금세 아름다운 바다를 만날 수 있다. 특히 부채바위, 남대문바위 등 기암괴석이 많은 북쪽 해안은 자연풍광이 빼어나다. 게다가 초여름에는 부채바위나 삼형제바위 주변의 바닷가 곳곳에서 곱게 꽃망울을 터뜨린 해당화가 찾는 이들을 반겨준다.
썰물 때마다 ‘모세의 기적’ 일어나는 섬 속의 작은 섬
썰물 때 부채바위 해변에서 물 빠진 바닷가를 따라가면 승봉도 제일의 절경인 남대문바위가 보인다. 억겁의 세월 동안 파도에 깎이고 비바람에 씻긴 갯바위가 웅장한 돌문으로 변신해 독특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남대문바위에서 동쪽 끄트머리 촛대바위까지는 거칠고 투박한 돌들이 나뒹구는 암석해안이다. 하지만 그곳을 걷는 기분은 상쾌하다. 승봉도의 맨 동쪽 해안은 사람의 발길이 비교적 뜸하다. 섬을 한 바퀴 도는 해안도로에서 살짝 비켜나 있는 데다 밀물 때는 해안의 상당 부분이 물에 잠겨 도보로 접근하기 쉽지 않은 탓이다. 그래서 승봉도의 어느 바닷가보다 풍광이 아름답고 깨끗하다. 또한 바다 위로 치솟은 삼형제바위의 위용도 볼만하고, 그 옆에 아담하게 형성된 해수욕장의 바닷물은 심산유곡의 계류만큼이나 맑고 시원하다.
바다 위에 우뚝 솟은 촛대바위를 보고 나면 다시 길을 돌아와야 한다. 깎아지른 해벽 아래 일렁거리는 바다가 길을 가로막기 때문이다. 촛대바위 남쪽의 부두치해변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절경이다. 이곳에는 모래와 자갈, 조개껍데기가 섞인 백사장에다 썰물 때마다 ‘모세의 기적’이 일어나 바닷길이 열리는 작은 섬 하나가 있다. 미리 물때를 알아두면 섬 속의 작은 섬을 찾아가는 재미도 맛볼 수 있다.
승봉도마을 부근의 남쪽 해안에는 길이 1.3km가량 되는 이일레해수욕장이 펼쳐져 있다. 이 해수욕장은 백사장이 단단하고 물빛도 깨끗해 초여름부터 주말과 휴일이면 물놀이를 즐기려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곤 한다. 수심이 얕고 경사가 완만해 어린이도 안심하고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여행 정보
■ 이것만은 꼭!
2. 승용차 안 갖고 들어가기 : 성수기에 승용차를 갖고 들어가면 철부선에 차를 싣기 위해 장시간 대기해야 한다. 운임도 만만치 않다.
3. 바다낚시 : 승봉도 앞바다는 우럭, 노래미 등의 입질이 좋은 포인트다. 민박집이나 식당에 부탁하면 낚싯배를 알선해준다. 선착장에서도 낚시가 가능하다.
4. 무인도 탐험 : 무인도인 사승봉도가 지척에 있다. 그곳에서 자녀와 함께 한나절쯤 즐기는 무인도 체험은 특별한 추억으로 남는다. 배편 문의→선창휴게소(032-831-3983)
■ 숙박
선착장 부근 전망 좋은 바닷가에 자리한 동양콘도(032-832-1818)는 총 150개의 객실과 식당, 슈퍼마켓, 커피숍, 당구장, 노래방 등 부대시설을 갖추고 있다. 크기가 67m2(20평), 63m2(19평)인 객실은 침실 2개와 거실, 싱크대, 화장실 등으로 구성돼 있어 두 가족이 함께 사용해도 된다. 마을에는 바다풍경(032-431-4515), 우리집펜션(032-831-0763), 사계절(032-832-3558), 해오름(032-831-3857) 같은 원룸형 민박집이 많다. 승봉도닷컴(www.myseungbongdo.co.kr)에 들어가면 승봉도의 명소, 맛집, 숙박, 교통 등에 관한 상세정보를 얻을 수 있다.
■ 맛집
선착장 부근 선창휴게소(032-831-3983)와 바다가 보이는 집(032-831-0889), 이일레해수욕장 입구의 도깨비프라자(032-831-3572)와 이일레민박식당(032-832-1034)은 식당과 민박집을 겸하는 집들이다. 이곳에서는 생선회뿐 아니라 된장찌개, 김치찌개, 꽃게탕, 매운탕 등도 먹을 수 있다. 주인에게 미리 부탁하면 가까운 바다에서 배낚시도 즐길 수 있다.
안산 대부도→승봉도/ 방아머리선착장에서 대부해운(032-886-7813)의 고속페리호가 승봉도-이작도-대이작도 노선을 1일 1회 왕복 운항. 승봉도까지는 1시간20분 소요.
※여객선의 출항 시간과 횟수는 비·성수기, 계절, 요일, 날씨에 따라 수시로 바뀌므로 선사에 전화를 걸어 확인한 뒤 예약하는 것이 좋다.
서해 선유도
선유도는 전북 군산시 옥도면에 딸린 고군산군도(古群山群島)의 한 섬이다. 선유도를 비롯해 대장도, 장자도, 무녀도, 야미도, 신시도, 방축도, 말도, 횡경도 등 무려 63개의 크고 작은 섬이 모여 고군산군도를 이룬다. 그중 야미도와 신시도는 새만금방조제로 인해 이제는 육지나 다름없게 됐다.
군산항에서 선유도까지의 뱃길은 약 50km. 굵직한 산맥의 연봉 같은 군도를 1시간 10분쯤 항해하면 선유도 선착장에 닿는다. 선유도는 서해안에서 가장 인기 높은 피서지 중 하나다. 하지만 인접한 무녀도, 장자도, 대장도와 다리로 연결돼 있어 피서객이 몰리는 성수기에도 인파를 피할 만한 데는 있다.
고운 모래 선유도해수욕장과 해넘이 특히 장관
선유도에는 선유팔경이 있다. 큰비가 내리면 망주봉 암벽을 타고 예닐곱 가닥으로 쏟아지는 망주폭포, 선유도해수욕장의 황홀한 일몰을 가리키는 선유낙조, 무녀도의 3개 무인도 사이로 고깃배가 돌아오는 삼도귀범, 장자도 밤바다의 고깃배 불빛을 일컫는 장자어화, 금빛 모래가 깔린 선유도해수욕장의 명사십리, 고군산군도의 12개 봉우리가 춤을 추는 것 같다는 무산12봉, 신시도의 월영봉(199m)을 오색으로 물들이는 월영단풍, 기러기가 내려앉은 듯한 형상의 모래톱인 평사낙안이 그것이다.
선유도에서는 해넘이를 놓쳐서는 안 된다. 고군산군도의 서쪽 바다와 하늘을 불사르는 일몰은 화려함을 넘어 장엄하다. 특히 망주봉 정상에서 보는 해넘이가 장관이지만, 선유도와 무녀도 사이의 선유대교나 이 다리 아래의 해안도로에서도 멋진 일몰과 낙조를 감상할 수 있다.
장자대교를 통해 선유도와 연결된 장자도는 아주 작은 섬이다. 마을 하나가 거의 섬 전체를 차지한다. 하지만 이 작은 섬은 한때 고군산군도가 황금어장으로 이름 높던 시절 서해안 유수의 어업 전진기지였다고 한다. 지금도 석유 저장시설, 발전소, 방파제 등 당시의 영화를 짐작게 하는 자취가 남아 있다.
장자도와 이웃한 대장도에는 서울로 떠난 지아비를 기다리다 돌이 되었다는 전설을 간직한 할매바위, 길이 30m의 작은 몽돌해변이 있다. 몽돌밭 근처의 바위틈에서는 실낱같은 석간수가 흘러내린다. 대장도는 선유도해수욕장의 번잡함을 잠시 벗어나고 싶을 때 둘러볼 만하다. 이처럼 서로 다른 분위기의 섬과 섬 사이를 이웃집 마실 가듯 들락거릴 수 있다는 점이 선유도 여행의 매력 중 하나다.
여행 정보
■ 이것만은 꼭!
1. 자전거 하이킹 : 자동차를 갖고 들어갈 수 없는 선유도는 하이킹 천국이다. 자전거 대여료도 1일 1만원 내외로 저렴한 데다 작은 연도교를 통해 선유도와 이어진 장자도, 대장도, 무녀도의 구석구석까지도 둘러볼 수 있다.
2. 대장봉 등반 : 선유도를 비롯한 고군산군도의 여러 섬을 조망하려면 대장도의 대장봉(143m)에 올라야 한다. 대장봉은 제법 가파른 암봉인데도 등산로가 잘 닦여 있고, 20분쯤 걸으면 숱한 섬과 변산반도, 새만금방조제까지 한눈에 들어오는 정상에 올라선다. 어느 섬에서도 누리기 어려운 일망무애(一望無涯)의 장쾌한 조망이 펼쳐진다.
■ 숙박
선유2구에 안정모텔(063-466-4886), 한세월파크(063-466-7477), 우리민박(063-465-0657), 향촌민박(063-466-4093), 바다여행펜션(063-465-4399)을 비롯한 모텔과 민박집이 많다. 그리고 선유1구에는 다정민박(063-465-4944)과 엘림펜션(063-466-0081), 선유3구에는 바다민박(063-466-4649), 고래섬펜션(063-465-2770), 밀파소펜션(063-466-6024) 등이 있다. 그 밖에 장자도리의 섬마을풍경(011-9439-9585), 바다풍경(010-2296-2435)은 비교적 근래 지어진 펜션형 민박이다. 선유도닷컴(www.sunyoudo.com), 아름다운 선유도(www.sunyudo.com)에서는 선유도 여행에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 맛집
선유도의 민박집들은 대부분 미리 부탁하면 식사도 차려준다. 그리고 터미널횟집(063-465-4946), 군산진실비회식당(063-465-0715), 선유횟집(063-465-8836) 등과 같이 상시 운영하는 식당도 있다. 메뉴는 생선회, 꽃게탕, 백반, 바지락죽 등을 내놓는다.
■ 교통 |
군산→선유도/ 연안여객터미널에서 한림해운(063-461-8000, www. hanlimhaewoon.co.kr)과 월명유람여객선(063-467-4994, www. wmmarine. com)의 정기 여객선이 각각 하루 6회, 2회씩 왕복 운항하며 주말, 공휴일, 피서철에는 증편된다. 소요시간은 쾌속선 45분, 일반선 1시간10분. 인터넷 예매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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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 삽시도
삽시도는 충남 보령시 대천항에서 13km쯤 떨어진 섬이다. 면적이 3.78km2에 해안선 길이는 11km에 불과하지만, 충청남도에서는 안면도와 원산도에 이어 세 번째로 큰 섬이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영락없이 화살을 잰 활 모양으로 생긴 삽시도는 실제 면적보다 훨씬 넓어 보인다. 술뚱선착장(윗마을 선착장)이 자리한 웃말(윗마을) 일대에 넓은 논밭이 펼쳐져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폐업했지만,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큰 규모의 염전도 있었다. 마을이 세 곳뿐인 삽시도의 중심지나 다름없는 웃말에는 초등학교, 발전소, 보건소, 경찰초소 등 공공기관과 교회, 식당, 민박집, 슈퍼마켓 등이 몰려 있다. 자그마한 섬의 어촌치고는 규모가 크고 번잡하다.
삽시도에는 해수욕장도 거멀너머, 진너머(집 너머), 밤섬 세 곳이 있다. 그중 웃말의 서쪽 해안에 자리한 거멀너머해수욕장은 처음 본 사람들은 감탄사를 먼저 터뜨릴 정도로 자연미가 빼어나다. 약 1.5km의 백사장을 따라 아름드리 해송이 울창한 숲을 이루고, 해수욕장 근처 언덕에는 해당화를 비롯한 야생화가 철 따라 피고 진다. 고운 모래가 깔린 백사장은 경사가 완만해서 썰물 때는 광활한 모래벌판이 드러난다. 바닷물은 동해바다 못지않게 맑다. 물속에 잠긴 모래결과 돌멩이 하나까지 들여다보일 만큼 깨끗하다.
거멀너머해수욕장 남쪽에 불쑥 튀어나온 갯바위 지대를 통과하면 금세 진너머해수욕장이 나타난다. 진너머해수욕장 분위기도 거멀너머해수욕장과 흡사하다. 울창한 해송숲과 곱게 핀 해당화, 드넓은 백사장과 유리처럼 투명한 물빛 등이 거멀너머해수욕장과 쌍둥이처럼 똑같다. 두 해수욕장에서는 특히 해넘이와 저녁노을이 인상적이다. 시뻘건 태양이 아스라한 수평선 위로 자취를 감추고 나면, 태양보다 더 붉은 저녁노을이 첫사랑의 여운처럼 길게 드리워진다. 아무 말 없이 망연히 지켜볼 수밖에 없을 정도로 황홀한 저녁노을이다.
세 곳의 해수욕장 자연미 뛰어나고 물도 깨끗
요즘에는 진너머해수욕장에서 물망터를 가기 위해 굳이 위험하고 불편한 갯바위 해안을 걸을 필요가 없다. 지난해 말의 유조선 기름유출 사건으로 발생한 타르 덩이를 제거하기 위한 방제용 도로가 새로 났기 때문이다. 이 도로를 따라 걸어가면 삽시도 해안을 거의 완벽하게 한 바퀴 둘러볼 수 있다.
기름유출 사건의 후유증은 생각보다 빨리 극복한 것으로 보인다. 외진 해안에는 기름덩이가 완전히 제거되지 않은 갯바위가 눈에 띄지만, 세 곳의 해수욕장은 피서를 즐기는 데 아무 문제가 없을 정도로 예전의 깨끗한 환경을 회복한 것으로 보인다.
여행 정보
■ 이것만은 꼭!
1. 밤섬해수욕장에서의 조개잡이 : 삽시도의 세 해수욕장 가운데 가장 넓은 밤섬해수욕장 모래펄에는 조개가 많다. 호미로 10~20cm만 살살 파면 속이 실한 조개가 잇따라 모습을 드러낸다. 물때만 잘 맞추면 1~2시간 잡아도 한 끼 부식거리를 너끈히 구할 수 있다.
2. 해안일주 : 삽시도는 자동차로 일주하기는 어려워도 도보일주는 가능하다. 진너머와 밤섬 사이에 기름방제용 임시도로가 설치된 덕택이다. 진너머해수욕장에서 물망터, 밤섬을 거쳐 다시 출발지로 돌아오는 데는 2시간가량 걸린다.
■ 숙박
진너머해수욕장의 태창민박(041-932-6925)과 동백하우스(041-932-3738), 밤섬선착장 부근의 삽시도모닝펜션(041-932-3648), 바다타운펜션(041-935-4321), 삽시도펜션(041-935-9942), 밤섬민박펜션(041-932-1086) 등이 권할 만하다. 피서철 성수기에는 객실이 부족하므로 예약하는 것이 좋다.
■ 맛집
삽시도의 민박집들은 대부분 식사를 차려준다. 특히 태창민박(041-932-6925)의 주인아주머니가 차려주는 가정식백반은 남도의 맛집 못지않게 밑반찬이 맛깔스럽고 푸짐하다. 그리고 상시 운영하는 식당으로는 웃말의 해돋는펜션식당(041-935-1617), 바다회식당(041-936-1133), 경남민박식당(041-932-0547) 등이 있다.
서해 원산도
대천항에서 배로 40분 거리인 원산도는 충청도에서는 안면도 다음으로 큰 섬이다. 옛날에는 ‘고란도’라 불리다가 1914년부터 원산도로 불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섬의 형태는 뫼 ‘산(山)’자 모양과 그린 듯이 똑같다. 그래서 북쪽 해안선은 들쭉날쭉하고 남쪽 해안은 동서로 반듯하다.
행정구역상 원산도는 충남 보령시 오천면의 한 리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면적은 같은 리인 삽시도(3.78km2)의 두 배 가까운 7.04km2에 이른다. 여객선이 닿는 선착장만 해도 저두, 선촌, 진고지, 초전, 오봉산 등 5곳이나 된다. 그래서인지 실제 둘러본 원산도는 삽시도의 서너 배는 될 듯이 크게 느껴졌다. 내 차를 갖고 들어가야 제대로 둘러볼 수가 있다.
원산도는 육지와의 교통편도 좋은 편이다. 주변에 우체국, 파출소, 해양경찰서 초소, 낚시가게 등이 들어선 선촌선착장은 안면도 영목항이 철부선으로 10여 분밖에 걸리지 않을 정도로 가깝다. 그리고 서쪽의 저두선착장과 대천항의 직선거리도 10리가 안 된다. 올 하반기부터는 영목항~원산도~대천항을 잇는 77번 국도 구간의 교량 가설공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예정이라고 한다. 그 공사가 끝나면 원산도와 육지의 거리는 훨씬 가까워지겠지만, 섬사람들의 순박한 정과 때 묻지 않은 자연은 차츰 사라질지도 모른다.
원산도해수욕장, 오봉산해수욕장, 사창해수욕장, 저두해수욕장 등 원산도의 네 해수욕장은 모두 남쪽 해안에 형성돼 있다. 남향이라 햇살이 풍부하고 조류의 영향이 적어서 수온이 따뜻하고 파도도 잔잔하다. 해수욕장으로는 천혜의 조건을 갖춘 셈이다. 더욱이 백사장이 넓고 경사도 완만해 노약자나 아이들도 안전하게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그리고 해수욕장마다 밀가루처럼 고운 모래가 깔려 있어 맨발바닥에 닫는 감촉이 아주 좋다.
하반기 대천항 잇는 교량공사…내 차 갖고 들어가야
원산도에서 가장 인기 있는 해수욕장은 원산도해수욕장이다. 섬에 자리잡은 해수욕장치고는 해송숲이 울창하고 백사장 규모도 대단하다. 피서철 성수기에는 민박, 식당, 야영장, 화장실, 급수대 등 편의시설이 곳곳에 들어선다. 선착장이 있는 저두와 선촌에서 비교적 가까워 찾아가기도 쉽다.
원산도 서쪽에는 오봉산이 있다. 말 그대로 다섯 봉우리로 이루어진 이 산의 첫 번째 봉우리에는 봉화대가 있다. 잘 닦인 등산로를 통해 정상에 올라서면 바다 저편의 대천항과 안면도 영목항까지 건너다보인다.
오봉산 아래에 자리한 오봉산해수욕장은 원래 산더미 같은 모래언덕이 있던 곳이다. 그렇게 많던 모래가 인천의 유리공장으로 팔려간 이후 모래언덕은 평평한 백사장으로 바뀌었다.
오봉산해수욕장은 서해안의 여느 해수욕장들에 비해 조수간만의 차가 작다. 그래서 썰물 때도 해수욕하기가 수월하다. 해변 주변의 민박집과 식당, 펜션 등이 1년 내내 영업을 하기 때문에 언제 찾아가도 숙식이 해결된다.
오봉산해수욕장과 원산도해수욕장 사이에 자리한 사창해수욕장은 비교적 작고 한적하다. 두세 곳의 민박집 이외에 별다른 편의시설도 없다. 그래서 오히려 인파에 시달리지 않고 호젓하고 여유 있게 휴식을 취할 수 있다. 하지만 저두선착장이 있는 저두마을 뒤편의 저두해수욕장은 해수욕장이라 부르기도 어색할 만큼 옹색한 해변이다. 편의시설도 거의 없으므로 가족 단위 피서객들에게는 불편한 곳이다.
여행 정보
■ 이것만은 꼭!
1. 원산도해수욕장에서 야영하기 : 어느 해수욕장이나 마찬가지겠지만, 이곳도 피서철에는 숙박비가 비싸며 방을 구하기도 어렵다. 그럴 때는 아예 야영장비를 챙겨가는 것이 좋다. 원산도해수욕장의 그린하우스민박 옆 솔숲이 야영이나 오토캠핑을 즐기기에 최적지다.
2. 원산도해수욕장에서 조개잡이 : 원산도 개펄은 대체로 어민들의 생계가 걸린 양식장이다. 그러나 원산도에서는 누구나 조개잡이가 가능하다. 특히 한사리 때는 맛조개가 지천이다. 맛조개잡이에는 맛소금이 필수.
■ 숙박
원산도해수욕장에는 그린하우스(041-936-6255), 삼우미니콘도(041-936-6006), 도레미펜션민박(041-936-0246) 등의 민박집이 많고, 오봉산해수욕장에는 대규모 단지형 펜션인 햇빛바다모래마을(041-936-4277)을 비롯해 대성콘도형민박(041-936-6381), 샘골산장(041-936-6069)이 있다. 사창해수욕장이 한눈에 들어오는 바닷가 언덕에는 전망좋은집펜션(041-935-1567)이 자리잡고 있다.
■ 맛집
원산도의 민박집들도 미리 이야기하면 식사를 차려준다. 그러나 비수기에는 선착장 주변에 자리잡은 나루터식당(041-936-6027), 원식당(041-936-6045), 터미널식당(041-936-8816) 같은 상설식당을 이용해야 한다.
남해 _ 바람 타고 온 사연이 머무는 곳
남해 가거도
동경 125도 07분,북위 34도 21분에 자리한 가거도는 ‘국토 최서남단’ 섬이다. 중국 땅과 가까워 ‘중국의 닭 울음소리가 들리는 섬’이라는 우스갯소리도 전해온다. 이렇듯 멀고도 외진 섬이라 가는 길 역시 만만치 않다. 수도권에서는 KTX 열차와 여객선을 번갈아 타고 꼬박 10시간을 달려야 닿는 섬이다. 일찍이 동료 문인들과 함께 가거도를 답사했던 고(故) 조태일 시인은 ‘너무 멀고 험해서/ 오히려 바다 같지 않은 거기/ 있는지조차 없는지조차 모르던 섬/…(후략)’으로 시작하는 시 ‘가거도’를 남기기도 했다.
일제가 붙인 ‘소흑산도’라는 지명으로 더 유명한 가거도의 행정구역상 마을은 전남 신안군 흑산면 가거도리 하나뿐이다. 하지만 자연부락은 대리(1구), 항리(2구), 대풍리(3구) 등 세 곳에 이른다. 그중 면출장소, 우체국, 보건소, 초·중학교 등의 공공기관과 여관, 슈퍼마켓, 음식점, 항만 등이 들어선 대리에 주민 대다수가 거주한다. 반면 교통이 불편하고 어항시설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항리와 대풍리에는 사람 사는 집보다 빈집이 더 많다. 그나마 남아 있는 사람들도 평생 살아온 땅을 차마 떠나지 못하는 독거(獨居) 노인이 많고, 하루가 다르게 빈집도 증가하는 추세다.
굵고 힘찬 남성미 풍광, 독실산 전망 일품
가거도는 면적이 9.18km2에 해안선 길이가 22km밖에 되지 않는다. 그런데도 섬 한복판에는 신안군에서 가장 높은 독실산(639m)이 우뚝해 섬 전역의 해안이 깎아지른 절벽으로 이루어져 있다. 섬 전체가 하나의 큰 산인 셈이다. 다행히 산자락마다 후박나무, 굴거리나무, 동백나무, 참식나무, 구실잣밤나무 등의 상록수가 울창해 식수는 풍부한 편이다.
숲이 울창하고 해안마다 절경을 이루는 가거도는 신안군의 대표관광지인 홍도 못지않게 관광자원과 해안절경이 많다. 홍도의 풍광이 섬세하고 아기자기한 여성미를 보여준다면, 가거도의 자연은 굵고 힘찬 남성미를 느끼게 한다. 특히 독실산 정상, 장군봉과 회룡산, 돛단바위와 기둥바위, 병풍바위와 망부석, 구정골짝, 소등과 망향바위, 남문과 고랫여, 국흘도와 칼바위 등의 가거도 8경은 홍도 33경에 비견될 만큼 절경으로 손꼽힌다. 규모는 작지만, 항리마을 아래의 짝지해수욕장과 대리마을의 동개해수욕장 같은 몽돌해변에서는 해수욕도 즐길 수 있다. 그리고 섬의 맨 북쪽 해안에는 1907년 12월에 처음 불을 밝혔다는 가거도등대가 있다. 해발 84m의 산중턱에 자리잡은 이 등대는 다른 2곳의 등대와 함께 지난해 12월 문화재청이 등록문화재로 지정 예고했다.
가거도의 절경 가운데 가장 인상적인 곳은 항리마을 뒤편의 섬등반도. 영화 ‘극락도 살인사건’의 주요 촬영지였던 이 작은 반도는 뭍과 바다가 한눈에 조망되는 천혜의 전망대다. 네 개의 연이어진 봉우리가 바다를 향해 내달린 섬등반도에서도 맨 남쪽의 회룡산과 북쪽 끄트머리의 가거도등대에 이르기까지 가거도의 서쪽 해안이 오롯이 시야에 들어온다. 구름이나 해무가 깔리지 않은 날이면 신안군 최고봉인 독실산의 정상 부근도 손에 잡힐 듯 가까워 보인다. 그리고 독실산 중턱에서 마을의 마지막 민가까지 지그재그로 구불거리는 찻길의 전체 윤곽도 한눈에 가득 찬다.
가거도, 특히 항리마을에서의 사나흘은 그야말로 일장춘몽처럼 흘러가버린다. 선착장에 내려가 낚싯대를 드리우거나, 민박집 방 안에서 멍하니 창문 밖의 바다만 바라봐도 하루해가 짧을 지경이다. 언뜻 같아 보이는 바다도 볼 때마다 표정이 다르다. 보고 또 봐도 역동적인 느낌의 가거도 바다는 전혀 식상하지 않다. 그 바다를 보기 위해 서울에서 가거도까지의 왕복 17시간에 이르는 다리품조차 기꺼울 따름이다.
여행 정보
■ 이것만은 꼭!
2. 해상일주 : 가거도에는 정식 유람선이 없다. 배 타고 해상일주를 하려면 민박집 주인에게 부탁해 빌린 어선이나 낚싯배를 이용해야 한다. 가거도 해안에는 세찬 바람과 파도가 빚어낸 기암절경이 즐비해 사람들로 하여금 탄성을 연발하게 만든다.
3. 바다낚시 : 가거도에 머물기는 언제나 고즈넉하고 자연풍광도 수려한 항리마을이 으뜸이다. 이곳 선착장은 초보 낚시꾼들에게도 팔뚝만한 우럭, 광어, 돌돔, 노래미 등이 곧잘 걸려드는 포인트이기도 하다. 또한 초여름에는 우리나라에서 흔치 않은 날치잡이 그물을 걷거나 쳐보는 어로체험도 가능하다.
4. 독실산 등반 : 가거도 전체를 조망하려면 독실산 정상에 올라야 한다. 시계가 좋은 날에는 제주도까지 보인다. 정상에는 ‘하늘별장’이라는 별칭이 붙은 경찰 레이더기지가 들어서 있어 바로 아래까지 자동차 도로가 개설됐다.
■ 숙박
항리마을의 섬누리쉼터(061-246-3418)는 항리마을 선착장 위쪽의 해안절벽에 자리잡은 민박집이다. 방에서도 창문만 열면 항리마을 부근의 쪽빛바다와 섬등반도의 기암절벽이 한눈에 들어올 만큼 조망이 상쾌하다. 그 밖에 항리마을의 다희네민박(061-246-5513), 가거도항을 끼고 있는 대리마을의 미로장(061-246-4468), 남해관광리조트(061-246-5446), 혜인관광리조트(061-246-1638), 까치슈퍼민박(061-246-3430) 등도 권할 만한 숙박업소다. 대부분의 민박집에서는 손님이 원할 경우 식사도 차려준다.
■ 맛집
섬누리쉼터(061-246-3418)에서는 우럭찜, 전복회, 노래미탕, 홍합양파볶음과 같이 진귀하고 값비싼 해물요리를 맛볼 수 있다. 주인아주머니의 손맛도 좋아서 음식이 맛깔스럽고 간이 잘 맞는다. 영화 ‘극락도 살인사건’의 배우와 스태프도 이 집에서 숙식을 해결했다고 한다. 대리에는 해인식당(061-246-1522), 둥구횟집(010-2929-4989) 등의 음식점이 있으나 비수기에는 영업 여부를 미리 확인해봐야 한다.
섬 내 교통/ 가거도에는 택시, 버스 같은 대중교통이 없기 때문에 걸어다니거나 민박집 차량을 이용해야 한다.
남해 증도
전남 신안군 증도면의 면소재지가 있는 증도는 1969년까지도 무안군에 속했다. 신안군에 딸린 섬들은 대부분 목포 생활권이지만, 증도는 지금도 이웃한 임자도, 지도와 함께 무안 생활권에 든다. 그래서 증도를 드나들려면 반드시 무안 땅을 밟아야 한다.
증도 가는 철부선은 신안군 지도읍 사옥도의 지신개선착장에서 출발한다. 이 선착장에서 증도의 버지선착장까지 약 20밖에 걸리지 않는 뱃길도 2010년쯤 증도대교가 개통되면 역사의 흔적으로만 남게 된다.
버지선착장을 빠져나와 맨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소금박물관이다. 단일염전으로는 우리나라 최대 규모라는 태평염전(061-275-7541, www.sumdleche.com)에서 운영하는 국내 유일의 소금 전문박물관이다. 문화재청이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한 석조소금창고를 현대적인 감각의 소금박물관으로 재활용한 것이다. 박물관 내부에는 소금의 기원과 역사, 소금 생산도구, 소금으로 만든 돌고래와 꽃게 모형 등 유익하고 흥미로운 자료와 전시물이 가득하다. 또한 증도가 완도 청산도, 장흥 장평·유치면, 담양 창평면 등과 함께 아시아에서는 처음 슬로시티(Slow City)로 지정된 것을 기념해 슬로시티의 유래와 역사에 관한 자료도 전시돼 있다. 박물관 뒤편의 야산 정상에 올라서면 300만㎡ 규모의 태평염전뿐 아니라 우전해수욕장, 화도 등 증도 일대 섬과 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소금박물관·신안해저유물발굴비 꼭 들러볼 만
태평염전 서쪽 끝의 바닷가에는 우전해수욕장이 자리잡고 있다. 울창한 해송숲을 끼고 남북으로 4km나 뻗은 은빛 모래해변이다. 썰물 때는 넓은 개펄이 드러나는데, 인체에 유익한 게르마늄 성분이 다량 함유돼 있다는 개펄에서는 머드마사지를 즐기기 좋다. 매년 피서철에는 ‘머드’를 주제로 한 ‘섬· 갯벌 올림픽축제’가 열린다.
우전해수욕장 북쪽 개펄에는 ‘짱뚱어다리’라는 갯벌생태 탐방로가 개설돼 있다. 드넓은 갯벌을 가로지르는 이 다리에서는 농게, 칠게, 갯지렁이, 짱뚱어 등의 개펄생물을 관찰할 수 있다. 이 다리에서 바라본 일몰 광경도 매우 서정적이다.
증도의 서쪽 해안에 신안해저유물발굴비가 있다. 1975년 증도의 방축리에서 서북쪽으로 2.75km 떨어진 바다에 묻혀 있던 중국 송, 원대의 유물이 다량 인양된 사실을 기념하는 비석이다. 당시 발굴된 유물은 선체의 일부를 비롯해 동전, 바둑판 등 총 2만3000여 점에 이르렀다. 발굴비가 서 있는 해안에서 면소재지까지는 아늑한 해안드라이브코스가 이어진다. 바다를 옆구리에 끼고 달리는 이 길에서는 올망졸망한 섬과 모래해변, 독살 체험장 등의 풍경을 만나게 된다.
여행 정보
■ 이것만은 꼭!
2. 독살 및 염전 체험하기 : 방축리 검산마을의 얕은 바다에는 관광체험용 독살이 있다. 물때만 잘 맞추면 누구나 독살에 든 고기를 직접 잡아볼 수 있다. 그리고 태평염전에서는 대패질, 수차 돌리기, 함초 관찰하기 등의 염전체험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3. 우전해수욕장에서 야영하기 : 한반도 모양의 드넓은 해송숲이 형성돼 있는 우전해수욕장은 야영하며 해수욕을 즐기기에 좋다. 야영에 필요한 편의시설이 부족한 게 흠이지만, 운치와 풍광만큼은 어느 해수욕장 못지않다.
4. 화도 건너가기 : 대초리 덕정마을의 남쪽에는 꽃처럼 아름다운 섬, 즉 화도(花島)가 있다. 지난해 봄 인기리에 방송됐던 TV드라마 ‘고맙습니다’의 촬영지로 유명해진 곳이다. 썰물 때 ‘노두’라 불리는 바닷길이 드러나야 건너갈 수 있는 섬인데, 드라마에 등장했던 집과 풍경이 지금도 고스란히 남아 있다.
우전해수욕장 남쪽 해안에는 전용 백사장과 요트선착장까지 갖춘 엘도라도(061-260-3300, www.eldoradoresort.co.kr)가 들어서 있다. 객실에서뿐 아니라 옥외수영장, 노천탕 식당, 커피숍 등의 부대시설에서도 탁 트인 바다를 볼 수 있다. 그 밖에도 증도에는 보물섬민박식당(061-271-0631), 현대장여관(061-271-7528), 이학장(061-271-7800) 등의 숙박시설이 있다.
■ 맛집
증도에서 상시 운영하는 식당은 고향식당(061-271-7533), 이학식당(061-271-7800), 안성식당(061-271-7998), 갯마을식당(061-271-7528) 등이다. 대부분 민어, 농어, 낙지 같은 생선회와 가정식백반, 삼겹살 등 다양한 메뉴를 내놓는다.
섬 내 교통/ 대중교통으로는 증도버스(061-271-7570) 1대와 개인택시(011-9617-7607, 011-614-8419) 2대가 있다. 버스는 배 시간에 맞춰 운행한다.
남해 거문도
거문도는 행정구역상 전남 여수시 삼산면에 속한다. 흔히 하나의 섬으로 알고 있는 거문도는 사실 동도, 서도, 고도(古島)의 세 섬을 아우르는 지명이다. 그래서 옛날에는 ‘삼도’ ‘삼산도’라 불리기도 했다.
거문도항이 자리잡은 고도는 남북으로 길쭉한 동도와 서도 사이에 위치한다. 거문도의 세 섬 가운데 면적은 가장 작으면서도 삼산면의 행정중심지이자 거문도의 관문이다. 고도와 서도 사이는 삼호교를 통해 육로로 쉽게 왕래할 수 있다.
거문도항은 조선 말기에 일어난 ‘거문도사건’(1885년 4월15일~1887년 2월27일)의 역사적 현장이다. 지금도 육지에서 멀리 떨어진 섬의 항구답지 않게 번화하다. 면사무소, 파출소, 우체국, 여객선터미널, 수협 등의 공공기관과 여관, 식당, 슈퍼마켓, 유흥주점 등이 몰려 있기 때문이다.
거문도항에서 육로를 이용해 가봐야 할 곳으로는 거문도등대가 첫손에 꼽힌다. 서도 남쪽의 찻길 종점에서 ‘목넘어’라는 갯바위지대를 지나고, 다시 비탈진 나무계단과 1.6km의 동백숲길을 통과해야 등대에 당도한다. 한낮에도 어둑할 만큼 아름드리 동백나무와 상록수로 빼곡한 동백숲길은 우리나라 최고의 동백길로도 유명하다. 이 길이 끝나는 수월산(196m)의 남쪽 끝에 거문도등대가 서 있다.
한국 최고의 동백숲길 간직, 몽돌해변 해조음 다정
1905년 처음 불을 밝힌 거문도등대는 우리나라에서는 인천 팔미도등대 다음으로 오래됐다. 이 등대가 건립된 지 101년째 되던 2006년 여름에는 높이 34m의 새 등대가 준공됐다. 154계단을 통해 해발 약 100m의 등대전망대에 오르면 사방으로 펼쳐진 망망대해가 한눈에 들어온다. 시야가 쾌청한 날에는 멀리 백도까지 또렷하게 보인다. 여름철 이곳에서는 백도의 여러 섬 위로 태양이 솟아오르는 장관을 감상할 수 있다.
거문도에서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해수욕장은 서도에만 두 곳 있다. 삼호교를 건너 거문도등대 가는 도중에 지나는 유림해수욕장은 폭 20m, 길이 200m의 아담한 모래해변이다. 다도해해상국립공원 수역 안에 자리잡은 해수욕장답게 물빛이 깨끗하고 수심이 얕아서 아이들도 안전하게 해수욕을 즐길 수 있다. 급수대, 샤워장, 화장실 등의 편의시설도 완비돼 있고 야영도 가능하다. 하지만 계단식 콘크리트 축대를 쌓는 바람에 해마다 백사장 폭이 좁아질 뿐 아니라 자연스런 멋도 크게 줄어들었다.
서도리 마을 뒤편에 자리한 이곡명사해수욕장은 자갈이 깔려 있는 몽돌해변이다. 파도가 드나들 때마다 파도와 자갈이 서로 온몸을 쓰다듬으며 쏟아내는 해조음이 듣기 좋다. 화장실, 샤워장 등의 편의시설이 있고, 인근 마을에 민박집도 많아 피서를 하기에 괜찮다.
거문도항에서 동쪽으로 28km가량 떨어진 백도는 상백도와 하백도로 나뉜다. 원래는 자잘한 섬이 100개쯤 된다고 해서 백도(百島)라 불렸다고 한다. 그러나 자세히 헤아려보니 100개에서 하나가 모자라 일 ‘백(百)’자에서 한 ‘일(一)’자를 뺀 흰 ‘백(白)’을 쓰는 백도(白島)가 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하지만 실제로는 모두 36개의 바위섬으로 이루어져 있다. 비췻빛 바다 위에 보석처럼 흩뿌려진 서방바위, 각시바위, 부처바위, 도끼바위, 매바위, 병풍바위, 곰바위, 삼선바위 등 다양하고도 독특한 형상이 절로 탄성을 쏟아내게 한다. 그래서 ‘다도해의 해금강’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백도의 여러 섬 가운데 규모가 큰 바위섬 위쪽에는 상록수가 울창해 원시적인 자연미를 물씬 풍긴다. 백도에는 희귀조류인 흑비둘기(천연기념물 제215호)를 비롯한 30여 종의 조류와 풍란, 석곡 등 희귀난초류, 그리고 눈향나무, 동백, 후박나무와 같은 상록수 등 353종의 식물이 자생한다. 연평균 수온이 16.3℃로 따뜻해 큰붉은산호, 꽃산호, 해면 등 170여 종의 해양생물이 서식하고 있어 환상적인 수중세계를 보여준다.
여행 정보
■ 이것만은 꼭!
2. 백도 유람선 일주 : 거문도까지 가서 백도를 보지 못했다면 안 간 것만 못하다. 거문도 절경의 절반 이상이 백도에 있기 때문이다. 몇 해 전 쾌속유람선이 취항한 뒤로는 항해시간과 뱃멀미가 크게 줄었다. 그래도 백도의 절경을 제대로 구경하려면 하늘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3. 영국군 묘지 산책 : 거문도에서는 돌아다니기가 수월치 않다. 섬이 3개로 나뉘어 있는 데다 비싼 택시 외의 대중교통 수단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거문도항에서 영국군 묘지로 이어지는 산책코스가 더욱 소중하게 느껴진다. 이역만리 타국 땅에 잠든 영국 병사들의 무덤이 이채롭고, 골목길과 오솔길이 번갈아 나타나는 산책로 풍광도 아름답다.
■ 숙박
거문도항 주변에 시랜드횟집모텔(061-665-1126), 거문장(061-666-8052), 백도장(061-666-8150), 섬마을민박(061-666-8111), 터미널민박(061-665-8281), 엑스포민박(061-666-8036) 등의 숙박시설이 많다. 해수욕장이 있는 서도에는 해뜨는집(061-665-1681)과 우정민박(061-665-5940), 장촌타운(061-665-1329), 장촌민박(061-666-8377) 등의 민박이 있다. 하늘의 별 따기나 다름없지만, 개방 등대인 거문도등대(061-666-0906) 관사에서 하룻밤 묵을 수도 있다. 펜션 수준의 신축건물인데도 이용료는 없고, 이용 희망일 2주 전까지 여수지방해양항만청(yeosu.mltm.go.kr)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하면 된다.
■ 맛집
거문도항에는 백도횟집(061-666-8017), 산호횟집(061-665-5802), 매일횟집(061-666-8478), 여성호횟집(061-665-6372) 등이 몰려 있다. 갈치, 도미 등의 싱싱한 생선회뿐 아니라 매운탕, 김치찌개, 백반, 갈치구이정식 등을 내놓는다. 음식값과 메뉴는 엇비슷한 수준이다. 7월부터 10월 사이의 갈치잡이철에는 고소하고 쫀득한 은갈치회가 별미다.
녹동(고흥)↔거문도/ 청해진해운(녹동지점 061-844-2700)의 쾌속선이 평일 1회(08:00) 출항하고, 주말이나 휴일에는 1회(14:00발) 증편된다. 소요시간은 1시간10분.
백도유람선/ 거문항에서 청해진해운(거문도영업소 061-666-2801)의 쾌속유람선이 부정기 운항하므로 미리 전화로 출항 여부와 시간을 알아보는 게 좋다. 왕복 소요시간은 약 2시간30분.
섬 내 교통/ 2대뿐인 승합차형 택시(017-661-1681)가 유일한 대중교통 수단이다. 그리고 렌터카가 없는 대신 오토바이 대여점(현대오토바이 061-666-2732)이 있다.
남해 연화도
연화도는 통영항에서
쾌속선으로 30분 만에 갈 수 있는 섬이다. 통영항에서 욕지도를 오가는 쾌속선과 카페리호의 중간경유지이기도 하다. 전해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조선시대 폭군 연산군의 불교탄압을 피해 3명의 제자와 함께 연화도로 건너온 연화도사가 연화봉 자락의 한 암자에서 도를 닦았다. 그러다 연화도사가 입적하자 제자들과 주민들은 고인의 유언에 따라 시신을 수장했다. 그랬더니 바다에 잠겼던 연화도사의 시신이 한 송이 연꽃으로 변해 물 위에 떠올랐다고 한다. ‘연화도’라는 섬 이름도 그때부터 생겨났다고 한다.
연화사, 불자들의 성지순례 코스 … 용머리해안도 풍광 뛰어나
연화도사가 입적하고, 제자들도 섬을 떠난 뒤로는 서산대사의 제자이자 임진왜란 당시 의병장으로 활약했던 사명대사가 이곳에 들어와 수도했다고 한다. 그리고 사명대사를 찾아 이곳까지 온 누이 보운, 출가 전 사명대사와 정혼했던 보련, 사명대사를 사모하다 비구니가 된 보월 등 세 스님은 사명대사가 연화도를 떠난 뒤에도 용맹정진해 마침내 득도했다. 모두 아울러서 ‘자운선사’라 불렸던 세 비구니 스님은 임진왜란이 발발할 것을 예측하고 이순신 장군에게 거북선 건조법을 비롯한 대책을 알려줘서 옥포해전과 한산도해전의 대승을 도왔다는, 믿기 어려운 전설도 전해온다.
연화도 여정은 선착장에서 10여 분 거리의 연화사에서 시작된다. 연화도의 중심에 들어선 연화사는 하동 쌍계사 조실(사찰의 최고 어른)이었던 고산스님이 10년 전에 창건한 신생사찰이다. 하지만 터가 좋고 주변 풍광이 워낙 수려해서 짧은 기간에 연화도 제일의 관광명소이자 불자들의 순례성지로 자리잡았다.
연화사에서 다시 능선길을 따라가면 삼층석탑, 사명대사가 수도했다는 토굴터를 지나 보덕암에 당도한다. 연화봉 남쪽의 가파른 비탈에 자리한 보덕암은 무엇보다 바다 전망이 시원스럽고 호방하다. 암자 벽에 난 구멍들을 통해 연화열도의 숱한 섬과 코발트블루의 청정바다가 보인다. 바다 전망만 놓고 본다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관음도량인 남해 보리암, 양양 홍련암, 여수 향일암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특히 보덕암의 해수관음보살상과 통영팔경 중 하나인 용머리해안이 한데 어우러진 광경은 어디서도 만나기 어려운 진풍경이다.
용머리해안은 네 개의 바위섬이 망망대해로 헤엄쳐나가는 용을 닮았다. 바다와 맞닿은 뾰족한 바위들은 용의 발톱을 연상케 한다. 풍수지리상 연화도는 용의 형상이라고 한다. 그중 용머리해안은 힘차게 몸을 뒤틀며 헤엄치는 용의 오른쪽 앞발에 해당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연화도에는 연화사, 보덕암, 용머리해안 이외에는 눈길을 끌 만한 것이 없으므로 욕지도를 오가는 길에 당일 일정으로 둘러보기 좋다.
여행 정보
■ 이것만은 꼭!
2. 연화봉 등반 : 해발 212m의 정상에 올라서면 우주의 중심에 서 있는 듯한 감동이 밀려든다. 속세의 모든 시름과 묵은 때가 단번에 씻겨지는 듯하다. 연화사, 용머리해안, 욕지도 등이 시야에 가득 찰 정도로 전망이 탁월하다.
■ 숙박
연화도에는 한바다펜션(055-643-6945), 네바위민박(055-642-6715), 화원민박(055-645-2242) 등의 민박만 있다. 통영민박넷(www.tyminbak.net)에 들어가면 민박 관련 상세정보를 얻을 수 있다.
■ 맛집
연화도 선착장 주변에는 식당이 서너 집 있다. 대부분 생선회, 매운탕, 백반 등을 내놓는다. 그중 용머리횟집(055-643-6915)은 식사, 숙박, 낚시 등을 모두 해결할 수 있다.
■ 교통 |
여객선/ 통영(여객선터미널)↔연화도↔욕지도 노선은 욕지해운(055-641-6181, www.yokjiship-ping.co.kr)의 카페리호와 쾌속선이 모두 1일 6회 왕복 운항한다. 소요시간은 30분(쾌속선), 50분(카페리호). 성수기에는 정확한 출항시간을 확인한 뒤 예약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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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 욕지도
욕지도는 한려수도 끝자락에 흩어진 39개 섬을 아우르는 통영시 욕지면의 본섬이다. 통영항에서 직선거리로 27km, 뱃길로는 32km쯤 떨어진 망망대해에서 연화도, 상·하노대도, 두미도, 초도 등과 함께 연화열도를 이룬다. 면적 14.5km2에 해안선 길이도 31km나 되는 욕지도는 연화열도에서 가장 큰 섬이다. 일제강점기에는 일본인들이 경상도 제일의 어업 전진기지로 개발했던 곳이다. 당시 욕지항은 부산 다음으로 큰 어항이었다고 한다.
섬 전체가 커다란 바위산 … 파도와 몽돌이 들려주는 해조음 황홀
오늘날의 욕지도는 규모가 훨씬 작은 한산도, 소매물도, 비진도 등보다 외지인에게 덜 알려져 있다. 섬 전체가 커다란 바위산을 이뤄 섬 내의 도로와 교통 사정이 열악했던 탓이다. 하지만 근래 들어 욕지도를 찾는 관광객이 부쩍 늘고 있다. 그동안 개발 광풍에 휩쓸리지 않아 자연 그대로의 풍광과 인심이 살아 있기 때문이다.
욕지도의 관문인 욕지항을 출발해 삼여전망대, 유동, 덕동, 도동, 큰솔구지, 논골 등을 거쳐 다시 욕지항으로 돌아오는 해안일주도로를 따라가면 욕지도의 절경은 대부분 감상할 수 있다. 총 16km에 달하는 해안일주도로에서는 쪽빛 바다와 오롱조롱한 섬이 시야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서두를 필요 없이 느긋하고 편안하게 자동차로 달릴 수 있어 드라이브코스로 제격이다.
욕지도에는 전국적인 유명세를 타는 관광지가 없다. 하지만 일주도로를 따라가며 유심히 살펴보면 오래도록 가슴에 남을 만한 절경이 심심찮게 눈에 띈다. 그중에서도 서산리 삼여마을 앞의 얕은 바다에 솟은 삼여는 욕지도 최고의 절경으로 손꼽힌다. 검푸른 바다와 까마득한 해안절벽, 그리고 바다 위에 뾰족한 세 개의 여(礖·물에 잠긴 바위)가 어우러져 보기 드문 장관을 연출한다.
해안절벽으로 둘러싸인 욕지도에는 모래해변이 거의 없다. 유동, 덕동, 흰작살 등의 해수욕장에도 어김없이 주먹만한 몽돌이 깔려 있다. 그중 가장 인기 있는 피서지는 덕동해수욕장이다. 길이 300m의 아담한 몽돌해변을 품은 이 해수욕장은 앞쪽 섬들이 파도를 막아주어 비교적 물살이 잔잔하고 자연경관도 아름답다. 파도와 몽돌이 서로 덮치고 쓸리면서 쏟아내는 해조음이 듣기 좋다. 캄캄한 밤에 들리는 해조음은 객창감(客窓感)을 불러일으키게 마련이다. 구름 한 점 없는 밤이라면, 밤하늘에 초롱초롱한 별빛과 밤새도록 멈추지 않는 파도소리가 바다의 정취를 깊고 그윽하게 돋운다.
여행 정보
■ 이것만은 꼭!
1. 천황산 등반 : 욕지도 한복판에 솟은 천황산(392m)은 등산코스가 길어서 산행하는 재미가 있다. 2시간 코스부터 4시간30분이나 소요되는 코스까지 다양하다. 섬의 산봉치고는 해발고도가 만만치 않아 가슴이 뻥 뚫리는 듯한 조망을 감상할 수 있다. 코발트블루의 한려수도 청정해역과 그 위에 점점이 떠 있는 섬들은 지중해 어느 바다 못지않게 황홀하다.
2. 욕지고메 맛보기 : 욕지도 사람들은 고구마를 ‘고메’라 부른다. 욕지도의 건조하고 염분이 많은 황토밭에서 넉 달가량 햇살과 해풍을 받고 자란 고구마는 밤처럼 달고 맛있어 남해안 일대에서는 최고로 꼽힌다. 한번 그 맛을 본 사람들은 욕지도 고구마만 찾는다고 한다.
■ 숙박
욕지도에는 근래 들어 펜션이나 소규모 리조트가 많이 들어서 숙소 구하기는 어렵지 않다. 욕지항에는 해양레저민박(055-642-5129), 늘푸른펜션민박(055-642-5275), 유동마을에는 욕지노을펜션(055-641-3056), 느티나무펜션(055-645-1244), 야포마을에는 등대리조트(055-641-6285), 덕동해수욕장 주변에는 덕동슈퍼민박(055-642-6515), 계곡민박(055-642-5422), 고래머리관광농원(055-641-6089), 도동해수욕장 부근에는 욕지아일랜드펜션(011-4185-2007), 욕지바다산장(055-642-4715), 목과마을에는 목과바다펜션(055-642-4711) 등이 있다. 통영민박넷(www.tyminbak.net)에 들어가면 통영 지역의 모든 숙박업소에 관한 상세정보를 얻을 수 있다.
■ 맛집
욕지항 선착장 주변에는 뱃머리횟집(055-643-5850), 늘푸른횟집(055-642-6777) 등을 비롯해 횟집이 많다. 어느 집을 가나 메뉴, 맛, 가격은 별 차이가 없다. 그리고 대부분의 민박집에서는 식사를 차려준다. 욕지항에는 농협 하나로마트를 비롯한 생필품 가게가 많아 부식이나 반찬거리를 구입하기 쉽다.
섬 내 교통/ 욕지도에서는 대중교통을 이용하기가 불편하다. 택시는 아예 없고 1대뿐인 시내버스(017-560-6318)는 주로 여객선 도착시간에 맞춰 운행한다. 그러므로 되도록 차를 싣고 들어가는 것이 좋다.
남해 한산도
한산도는 통영 앞바다의 숱한 섬 가운데 가장 널리 알려진 섬이다. 임진왜란의 3대 대첩 중 하나인 한산대첩(1592년 7월8일)의 전적지이자 충무공 이순신 장군 휘하의 삼도수군통제영이 자리했던 곳이기 때문이다.
한산대첩은 그 유명한 학익진(鶴翼陣)과 거북선의 위력을 바탕으로 거둔 승리다. 한산도 해전에서 왜군의 주력부대를 전멸시킨 아군은 남해안의 제해권을 다시 장악함으로써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수륙병진(水陸竝進) 전략을 무산시켰다. 지금도 당시의 사연을 담은 지명이 한산도 곳곳에 남아 있다.
임진왜란 당시 왜군 궤멸시킨 한산대첩 전적지
제승당이 자리한 두억리(頭億里)는 당시 바다에 떨어진 왜군의 목이 1억개나 되었다고 해서 붙여진 지명이며, 두억리의 포구 문어포(問於浦)는 황급히 도주하던 왜군들이 길을 물은 포구라는 뜻이다. 그리고 제승당 뒤편의 개미목은 도주로가 끊긴 왜군들이 개미처럼 달라붙었던 곳이며, 한산도의 북쪽 바다에 떠 있는 해갑도는 충무공이 갑옷을 벗고 잠시 쉬었던 곳이라고 한다.
한산대첩의 공훈으로 제1대 삼도수군통제사에 임명된 충무공은 전라좌수영(여수)에 있던 통제영을 한산도로 옮겼다. 지금의 제승당 일대(사적 제113호)가 1593년 7월에서 1597년 2월까지 통제영이 자리했던 곳이다. 현재는 제승당, 수루, 한산정, 충무사 등의 건물이 복원돼 있다.
제승당은 충무공이 휘하 장수들과 함께 전략회의를 하던 곳이다. 그리고 수루는 충무공이 수시로 올라 왜군의 동태를 살폈다는 망루다. 바로 이곳이 ‘한산섬 달 밝은 밤에/ 수루에 홀로 앉아//…’로 시작되는 ‘한산도가’에 나오는 수루다. 제승당 뒤편으로 돌아가면 충무공이 군사들과 함께 활쏘기를 연마했다는 한산정에 이른다. 활을 쏘는 한산정과 화살이 꽂히는 과녁이 만입(灣入)한 바다를 사이에 두고 145m나 떨어져 있다는 점이 특이하다. 그리고 제승당 초입의 길가에는 여전히 맑은 샘물이 솟아나는 우물이 있는데, 충무공이 제승당에 머물렀을 당시에도 이 우물물을 마셨다고 한다.
제승당을 제외하면 한산도에는 빼어난 경치나 느긋하게 쉬어갈 만한 해수욕장이 없다. 해안도로는 완벽한 일주도로가 아니어서 갔던 길을 되돌아 나와야 한다.
여행 정보
■ 이것만은 꼭!
■ 숙박
한산도에는 바들향펜션(055-643-8891), 한산도펜션(055-641-7811), 별장민박(055-648-5122), 늘푸른민박(055-643-6788) 등이 있고, 추봉도의 봉암몽돌해수욕장 입구에는 식당과 민박집을 겸한 추봉펜션(055-648-1212)이 있다.
■ 맛집
추봉대교 부근의 면소재지 마을에만 우리들식당(전복죽 055-648-5511), 보리수식당(생선회 055-642-8262), 새한산식당(매운탕 055-641-1512) 등의 식당이 있다.
섬 내 교통/ 택시는 없고, 배 시간에 맞춰 선착장에서 대기하는 한산버스(055-642-8024)가 있다.
남해 우도
우도는 소섬이다.
제주도 동부해안에서 바라보면, 바다를 보료 삼아 깊은 잠에 빠진 소처럼 생겼다. 소섬 우도는 제주도의 62개 부속도서 가운데 가장 큰 섬이다. 그래 봤자 면적 650ha(약 196만평), 남북의 길이 3.5km, 동서로는 2.5km밖에 되지 않는다. 해안선 길이도 모두 합해서 17km에 불과하다. 이렇듯 크기는 작아도 풍광만큼은 옹골차다. 이 섬을 말할 때면 어김없이 ‘하늘과 땅, 낮과 밤, 앞과 뒤, 동과 서가 두루 아름다운 곳’이라는 찬사가 따라붙는다.
우도에는 우도팔경이 있다. 주간명월(晝間明月), 야항어범(夜航漁帆), 천진관산(天津觀山), 지두청사(地頭靑莎), 전포망도(前浦望島), 후해석벽(後海石劈), 동안경굴(東岸鯨窟), 서빈백사(西濱白沙)가 그것이다. 제주도 동부해안에서 바라본 우도를 가리키는 전포망도를 제외하고는 모두 우도 내에 흩어져 있다.
불 밝힌 채 조업하는 멸치잡이철 밤바다 ‘장관’
우도팔경의 제1경인 주간명월은 ‘환한 대낮에 뜬 밝은 달’이란 뜻이다. 하지만 진짜 달이 아니다. 우도봉 아래의 ‘광대코지’라는 해안절벽에 큰 해식동굴이 뚫려 있는데, 오전 10~11시 바다에 비친 햇살이 이 동굴 천장에 반사되면 보름달이 두둥실 떠 있는 듯한 진풍경이 연출된다. 그래서 주간명월과 제6경인 후해석벽은 배를 타야 제대로 확인해볼 수 있다.
어선들이 환하게 불을 밝힌 채 고기잡이하는 야항어범은 우도에서 하룻밤 묵으면 쉽게 볼 수 있다. 특히 많은 어선이 대낮처럼 불을 밝힌 채 조업하는 멸치잡이철의 밤바다가 인상적이다.
제3경인 천진관산도 비교적 쉽게 볼 수 있다. 날씨 좋은 날 천진항 바다 저편에는 구름 위로 우뚝한 한라산 정상과 그 앞에 봉긋봉긋한 오름(산봉우리)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이곳에서 맞이하는 해넘이와 낙조는 오래도록 잊지 못할 장관이다.
우도를 찾은 사람들마다 빼놓지 않고 들르는 곳 중 하나는 우도봉(133m)이다. 우도의 최고봉인 우도봉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풍광이 바로 제4경인 지두청사다. 우도봉은 해수면에서 거의 수직으로 솟아 있어 전망이 좋다. 천진항과 산호사 해변, 우도의 여러 마을과 들녘뿐 아니라, 바다 건너 성산일출봉과 한라산까지 시야에 들어온다. 또한 우도봉 정상에는 제주도 최초의 등대인 우도등대와 세계 각국의 등대 모형이 전시된 등대박물관이 있어 아이들의 현장학습장으로도 안성맞춤이다.
우도봉 동쪽 절벽 아래에는 제7경인 동안경굴이 뚫려 있다. ‘고래가 살 수 있을 만큼 큰 동굴’이어서 가끔씩 동굴음악회도 열린다. 바닷가 자연동굴 안에서의 음악회는 상상만으로도 감동 벅찬 이벤트가 아닐 수 없다. 동안경굴과 이웃한 검멀래해변은 우도팔경은 아니지만 동안경굴, 후해석벽, 우도봉 등과 어우러져 별천지 같은 풍광을 자랑하는 이색해변이다.
우도 최고의 절경은 뭐니뭐니 해도 서빈백사해수욕장이다. 이곳의 바다 빛깔은 날씨와 수심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는데, 새뜻한 비췻빛과 순도 100%의 에메랄드빛이 주종을 이룬다. 그 물에 하얀 광목을 담그면 선명한 비췻빛과 에메랄드빛이 고스란히 묻어날 것 같다. 그 물빛을 보기 위해 이곳을 찾는 사람도 적지 않다. 서빈백사해수욕장은 산호사해변으로 알려져 있지만, 홍조류 덩어리인 홍조단괴가 주요 구성요소라고 한다. 이 해수욕장을 중심으로 한 ‘제주 우도 홍조단괴 해빈(濟州 牛島 紅藻團塊 海濱)’은 학술적 가치가 매우 높아 2004년 천연기념물 제438호로 지정됐다 .
비췻빛 물색깔 … 여름 기다리는 서빈백사해수욕장
우도팔경은 아니지만 하고수동해수욕장과 돌깐이해안을 빼놓을 수 없다. 우도 북동쪽 해안에 자리한 하고수동해수욕장은 밀가루처럼 고운 모래가 깔린 백사장이 아주 넓다. 연둣빛과 비췻빛을 띠는 물빛은 남태평양의 휴양지 같은 느낌을 준다. 게다가 바다 쪽으로 한참 걸어나가도 허리가 물에 잠기지 않을 정도로 수심이 얕다. 또한 이곳에서는 수평선 위로 떠오르는 일출 광경과 밤바다를 수놓은 고깃배들의 불빛을 감상하기도 좋다.
돌깐이해안을 찾아가려면 천진항 선착장 매표소 뒤편으로 난 시멘트도로를 따라가야 한다. 바다 건너편에는 왕관을 쓴 듯한 성산일출봉이 솟아 있고, 바로 앞쪽의 시퍼런 바다에는 노란 잠수함이 떠 있다. 잠수함이 떠 있는 바다 위쪽에는 우도봉 자락의 깎아지른 해안절벽이 우뚝하다. 이곳이 돌깐이해안인데, 바다가 사납게 으르렁거리는 날 집채만한 파도가 밀려와 바위와 절벽을 때리며 하얀 포말로 부서지는 광경이 일대 장관이다.
여행 정보
■ 이것만은 꼭!
1. 자전거 하이킹 : 여러 갈래의 길이 거미줄처럼 뻗은 우도는 지형이 평탄해서 자전거를 타고 다니기에 아주 좋다. 3~4시간이면 섬 전체를 둘러볼 수 있으며, 선착장에 자전거 대여점이 있다.
2. 하룻밤 머물기 : 우도를 찾은 관광객들은 자동차로 한 바퀴 돌아본 뒤 배가 끊기기 전에 서둘러 섬을 빠져나간다. 하지만 우도의 밤은 낮보다 훨씬 아름답고 운치 있다. 그러므로 오후에 들어가서 하룻밤 묵고, 이튿날 정오 무렵에 나올 수 있도록 일정을 세우는 게 우도를 가장 알차게 여행하는 방법이다. 그래야 산호사해변의 황홀한 일몰, 우도등대의 야경, 밤바다를 대낮처럼 밝힌 어선들의 어화도 감상할 수 있다.
■ 숙박
우도에는 우도로그하우스(064-782-8212), 신라펜션(064-782-5501), 하얀산호펜션(064-784-9090), 동굴리조트(064-784-6678), 섬사랑리조트(064-784-8380) 등의 펜션과 민박집이 많다. 대부분 시설이 깔끔하고, 전망도 좋은 곳에 자리한다.
■ 맛집
천진항의 우도횟집(생선회 064-783-0509)과 동쪽 해안의 비양동에 자리한 ‘해와 달 그리고 섬’(생선조림 및 생선회 064-784-0941) 등이 추천할 만하다.
섬 내 교통/ 배 도착시간에 맞춰 우도교통(064-782-6000)의 관광버스와 순환버스가 선착장에 대기함. 우도는 자전거 하이킹을 즐기기에 아주 좋다. 천진항 선착장에 자전거, 스쿠터, ATV(4륜구동 오토바이) 대여점이 있다.
남해 청산도
청산도는 푸르다.
사시사철 산도 푸르고 하늘도 푸르고 바다도 푸른 섬이다. 자연풍광이 아름다워 옛날에는 ‘선산(仙山)’ ‘선원(仙源)이라고도 불렸다. 지금은 섬 전체가 다도해해상국립공원에 속한다. 지난해에는 신안 증도, 장흥 장평·유치면, 담양 창평면과 함께 아시아 최초의 슬로시티(Slow City)로 인증됐다.
완도항에서 남쪽으로 19km쯤 떨어진 청산도는 면적이 33.27km2에 해안선 길이가 85km에 이른다. 완도군의 여러 면소재지 섬 가운데서는 큰 축에 든다. 청산도의 관문이자 면소재지인 도청리에서 남동쪽으로 1km가량 떨어진 당리는 예스러운 풍경을 간직하고 있어 임권택 감독의 영화 ‘서편제’의 주요 촬영지가 되기도 했다. 당시 영화의 주인공인 동호(김규철 분)가 아버지 유봉(김명곤 분)에게 야단맞으며 소리를 배우던 장면이 촬영됐던 초가는 지금도 옛 모습 그대로 남아 있다.
아시아 최초 ‘슬로시티’ 인증 … ‘서편제’ ‘봄의 왈츠’ 배경지
당리마을 당산 주변의 긴 돌담길도 인상적이다. 흙먼지 폴폴 날리는 이 길에서는 유봉과 그의 자식들이 구성진 진도아리랑에 맞춰 어깨춤을 추며 걸어오는 장면이 촬영됐다. 2006년에는 윤석호 감독의 사계절 연작드라마 중 ‘봄의 왈츠’ 세트장이 세워졌다. 그런데 지중해 양식의 세트장 건물과 한국 전통의 풍경이 한 공간에 존재하는 광경은 다소 이질적이고 부자연스러워 보인다. 그래도 이곳 언덕의 돌담길에서 바라보는 당리마을 전경과 도락포 저편의 바다를 오렌지빛으로 물들이는 저녁노을은 꿈결처럼 아름답다.
당리마을에서 다시 큰 도로를 따라 동쪽으로 달리면 읍리마을을 지나게 된다. 이곳 길가에는 청동기시대 고인돌 몇 기와 한쪽 면에 불상이 조각된 하마비(下馬碑)가 있다. 읍리마을에서 야트막한 고개를 하나 넘으면, 청산도 동쪽 마을인 신흥리가 한눈에 들어온다. 양중리, 부흥리 등의 산비탈에서 신흥리 바닷가까지 이어지는 논밭이 섬답지 않게 넓다. 이곳의 논은 모두 계단식 논의 일종인 ‘구들장논’이다.
청산도에서 해수욕장으로서 자연조건이 가장 좋고, 피서객도 많이 찾는 곳은 지리해수욕장이다. 은빛 모래가 깔린 백사장이 1.2km에 이르고, 수령 200년 이상 된 곰솔 800여 그루가 백사장을 따라 길게 숲을 이뤄 따가운 햇살을 피하기에 좋다. 게다가 수심이 얕고 파도가 잔잔해 안심하고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다도해의 낙조는 황홀하기 그지없다.
여행 정보
■ 이것만은 꼭!
2. 섬 일주하기 : 17.5km에 이르는 청산도 일주도로는 권덕리, 도락포 등을 제외한 청산도의 대부분 마을을 거쳐간다. 이 길을 따라 느긋하게 한 바퀴 돌면 청산도의 빼어난 자연경관과 향토색 짙은 풍물을 볼 수가 있다. 일정과 체력의 여유가 있다면 도보여행을 시도해보는 것도 괜찮다.
3. 바다낚시 : ‘대물’을 꿈꾸는 ‘꾼’들의 발길이 잦은 청산도는 섬 전체가 일급 포인트다. 하지만 낚시도구를 대여하는 곳이 없어 챙겨가지 않으면 손맛을 보기 어렵다. 문의/ 베드로낚시(061-552-6670)
■ 숙박
호텔이나 콘도 등은 없고 등대모텔(061-554-8558), 칠성장(061-552-8507), 멤버스모텔(061-555-0660) 등 장급여관 몇 곳이 도청항에 있다. 그 밖에 지리해수욕장의 모래등민박(061-552-8774)은 주인아주머니의 인심이 후하고, 지리해수욕장 전망이 좋은 한바다민박(061-554-5035)은 시설이 깔끔한 편이다. 원래 ‘봄의 왈츠’ 세트장으로 지어진 왈츠하우스에서도 숙박(예약 문의/ 솔항공여행사 1688-3372)을 할 수 있다.
■ 맛집
도청항에는 청산도식당(061-552-8600), 바다식당(061-552-1502), 자연식당(061-552-8863), 등대식당(061-552-8521), 부두식당(061-552-8547) 등 비수기 주중에도 문을 여는 식당이 많다. 메뉴는 생선회, 전복죽, 아귀탕, 백반 등으로 비슷하다. 권덕리 넘어가는 길가에 자리한 보적산장(061-555-5210)은 생선회, 불고기, 백반 등을 잘한다.
■ 교통 |
완도항→청산도/ 완도여객선터미널에서 청산농협(061-552-9388)의 카페리호가 하루 4회 출항. 약 50분 소요. ※ 날씨, 계절, 요일에 따라 출항 시간과 횟수가 변동될 수 있으므로 사전에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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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 _ 그리움이 파도처럼 춤추는 곳
동해 울릉도 독도
울릉도는 젊다.
같은 화산섬이면서 나이가 훨씬 젊은 제주도보다 더 젊고 역동적인 느낌이다. 제주도의 지세가 부드럽고 수평적인 반면, 울릉도는 거칠고 수직적이기 때문이다. 해안은 가파른 암벽으로 둘러쳐져 있고, 바다는 늘 검푸른 빛깔로 일렁이는 심연(深淵)이다. 바다에서부터 곧장 치솟은 산자락과 봉우리들도 혈기방장(血氣方壯)하다. 하나의 거대한 산봉우리로 이루어진 섬은 울창한 숲에 뒤덮여 있다. 울릉도는 우리나라 어디서도 보기 어려운 풍경과 정취를 보여준다.
멋진 트레킹코스 곳곳에 숨겨져 있어
오늘날 울릉도를 찾는 외지 관광객 상당수가 다리 불편한 어르신들이다. 힘들여 걷지 않아도 1박2일 정도 일정이면 섬 전체를 둘러볼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루는 버스를 이용해 육로 일주에 나서고, 나머지 하루는 유람선 타고 섬을 한 바퀴 돌아보면 모든 여정이 끝난다. 하지만 그것은 단순한 유람일 뿐 진정한 의미의 여행이라 하기 어렵다.
울릉도에서는 많이 걸어야 한다. 걷기를 주저하면 울릉도의 깊은 속살을 들여다볼 수 없다. 더욱이 울릉도에는 두고두고 잊히지 않을 만큼 멋진 트레킹코스가 곳곳에 숨겨져 있다. 특히 도동의 행남산책로와 행남등대 코스, 저동리의 내수전마을~북면 석포마을의 옛길, 서면 태하리의 태하등대, 북면 나리분지~알봉분지 사이의 원시림 코스 등은 우리나라 최고의 트레킹코스 중 하나다.
신호등이 설치된 통구미터널을 비롯해 몇 개의 터널을 지나면 울릉군 서면 소재지 남양리에 도착한다. 오징어잡이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이곳 남양해수욕장을 비롯해 서면 태하리, 북면 천부리 등의 어촌에는 오징어 덕장이 들어선다. 맑고 깊은 울릉도 바다에서 잡아올린 오징어 맛은 그 바다처럼 맑고 깊다.
남양리와 태하리는 같은 서면에 속하지만, 몇 해 전까지도 왕래하기가 쉽지 않았다. 몹시 좁고 가파르고 구불거리는 태하령 고갯길을 넘어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근래 서면의 구암과 학포마을 사이에 새로운 일주도로 구간이 완공된 뒤로 ‘공포의 태하령 고갯길’은 피할 수 있게 됐다.
변덕스런 날씨 탓 독도 가기 쉽지 않아
옛 우산국 도읍지였다는 태하리는 이제 한적하기 그지없는 갯마을이다. 그러나 아름답고도 슬픈 전설을 간직한 해신당이 있고, 근처 대풍감 절벽 위에는 태하등대가 자리잡고 있어 한번 찾아가볼 만하다.
태하리에서 현포령을 넘어서면 울릉군 북면 땅이다. 현포령에서 섬목까지 이어지는 북면 일대 해안 풍광은 울릉도에서 가장 웅장하고 다채롭다. 수천 개 돌기둥을 묶어놓은 듯한 공암, 하늘을 찌를 듯이 뾰족한 송곳산, 세 선녀의 전설을 간직한 삼선암, 두 개의 해식동굴이 뚫려 있는 관음도 등 울릉도를 대표하는 해안 절경이 모두 이곳에 있다. 게다가 죽암마을 근처의 바닷물은 환상적인 에메랄드빛을 띤다. “여기가 정녕 우리나라 바다인가” 싶을 만큼 물빛이 오묘하고 아름답다.
울릉도에서 해수욕을 즐길 만한 곳으로는 저동항 부근의 내수전해수욕장과 북면 죽암해수욕장을 꼽을 수 있다. 예전에는 남양해수욕장이나 태하해수욕장에서도 해수욕하는 사람을 볼 수 있었지만, 몇 해 전 태풍이 휩쓸고 간 뒤에는 해변과 수중의 지형이 크게 달라져 해수욕하기 불편하다.
북위 37도 14분 22초, 동경 131도 52분 08초. 경상북도 울릉군 울릉읍 독도리 산 1~37번지. 우편번호 799-805. 총면적 5만4723평(18만902㎡). 두 개의 큰 섬과 32개의 새끼섬. 천연기념물 제336호. ‘대한민국 동쪽 땅끝’ 독도의 신상명세다.
하지만 울릉도에서 뱃길로 87.4km 떨어진 독도를 찾아가기는 육지에서 울릉도 가기보다 더 어렵다. 바다 날씨가 변덕스러운 탓에 독도여객선은 뜨는 날보다 못 뜨는 날이 많다. 배가 독도에 근접했다 해도 접안하지 못하고 되돌아오는 경우가 다반사다. 그러므로 독도 탐방은 애초부터 기대하지 말고 운에 맡겨야 한다. 천행으로 독도에 상륙해도 아무 데나 마음대로 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독도의 두 섬 가운데 동도, 그것도 선착장에서만 30분 동안의 체류가 허락된다.
독도는 길이 80m, 면적 569평의 좁은 선착장에서 바라봐도 천하절경이다. 바다 빛깔도 아름답고, 바다 위에 솟아오른 기암괴석도 장관이다. 절묘한 형상의 장군바위, 숯돌바위, 삼형제굴, 탕건봉 등이 서 있는 바다는 마치 해양조각공원 같은 느낌을 준다. 동도 계단길이 시작되는 지점의 앞쪽에는 아담한 몽돌해변이 형성돼 있다.
여행 정보
■ 이것만은 꼭!
2. 유람선 일주 : 울릉도 유람선 일주코스는 절경이 많고 뱃삯도 저렴해 우리나라에서 가장 알찬 유람선 코스로 평가할 만하다. 도동항에서 출발해 시계 방향으로 울릉도를 한 바퀴 돌아오는 이 코스의 운항거리는 약 41km, 소요시간은 1시간40분~2시간. 사진 촬영하기에는 오전 배보다 북면 해안에 햇살이 닿는 오후 시간 배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3. 내수전~석포 트레킹 : 일주도로 미개통 구간인 내수전~석포 간에는 멋진 옛길이 있다. 지금도 사람들의 왕래가 이따금 이어지고 있어 길은 뚜렷하다. 특별히 위험하거나 비탈진 구간도 없다. 산 옆구리에 비단을 두른 듯 자연스럽고 평탄한 최상급 트레킹코스다. 길가 왼쪽에는 바다가 펼쳐지고, 그 바다에는 죽도가 뗏목처럼 떠 있다. 시야가 좋으면 독도까지 아스라이 보인다.
4. 어화(漁火) 감상하기 : 8월부터 11월까지의 오징어잡이철에는 밤바다를 밝히며 조업하는 오징어잡이 배들의 불빛이 볼만하다. 특히 내수전전망대나 독도전망대에서 바라본 어화는 보기 드문 장관이다.
■ 숙박
사동리에 자리한 울릉대아리조트(054-791-8800)는 140여 개의 객실과 각종 부대시설을 갖춘 종합리조트다. 북면 추산마을의 전망 좋은 해안절벽에 올라앉은 전통가옥 펜션 추산일가(054-791-7788), 나리분지의 산마을민박(054-791-6326)도 추천할 만한 숙박업소다. 도동의 칸모텔(054-791-8600)과 성인봉모텔(054-791-2677), 저동의 황제모텔(054-791-8900)은 근래에 신축한 모텔이라 시설이 좋다.
■ 맛집
울릉약소, 홍합밥, 산채비빔밥, 오징어, 호박엿의 다섯 가지는 ‘울릉오미’로 손꼽힌다. 울릉오미만큼은 한 번쯤 먹어봐야 울릉도를 제대로 여행했다고 할 수 있다. 자연산 따개비를 넣은 따개비밥과 따개비칼국수도 울릉도만의 별미다. 맛집으로는 도동의 99식당(따개비밥 054-791-2287), 보배식당(홍합밥 054-791-2683), 향우촌(울릉약소 054-791-8383), 우성식당(오징어물회 054-791-3127), 나리분지의 산마을식당(산채비빔밥 054-791-6326), 천부의 신애분식(따개비칼국수 054-791-0095) 등이 권할 만하다.
독도관광/ 1회 470명, 1일 1880명으로 인원이 제한돼 있다. 그러므로 독도 여객선의 정원과 1일 제한인원 내에서 선착순 접수를 받는다. 입도 신청과 배편 예약은 독도 여객선사인 대아고속해운(054-791-0801)과 독도해운(054-791-8111)에서 받는다.
섬 내 교통/ 울릉도 내에는 정기노선버스(054-791-2179), 관광버스(두레고속관광 054-791-7020), 개인택시(054-791-2612)와 울릉택시(054-791-2315) 소속의 지프형 택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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