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6년 개발 완료도 불투명한 F-35를 2015년 도입한다니… ‘깡통전투기’ 사온다는 비난 피하기 어려울 듯
⊙ 한국형 전투기 개발사업(KFX)은 F-35 도입과 함께 자동으로 폐기될 듯
⊙ EU 국가, 한국 정부의 F-X 사업 배제 움직임에 ‘불쾌감’
⊙ 北, 스텔스 전투기 격추 가능한 SA-2/3 對空미사일·레이더 보유
⊙ 부족한 예산으로 한가지 機種에만 올인 말아야…호주·일본처럼 도입기종을 다양화할 필요
스텔스 성능을 지닌 F-35 전투기를 조기에 확보하려는 이명박(李明博) 정부의 행보가 발 빠르게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임기 내에 F-35 전투기 20대를 도입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차세대 전투기 직도입(F-X) 3차사업으로 스텔스 전투기 전력화 계획을 2015년까지 앞당길 계획”이라며 “반드시 현 정부 임기 중에 F-35 도입을 위한 구매계약서에 서명한다는 각오로 일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월간조선》(月刊朝鮮)은 3월호에서 ‘미(美) 공군이 시험비행 중인 F-35 전투기를 성능미달을 이유로 인수를 거부했다’ ‘2001년부터 2011년까지이던 개발완료 계약기간도 2016년 10월로 연장됐고, 현재로선 2016년도 확실하게 얘기할 수 없다고 한다’라고 보도한 바 있다.
지난 3월 8일 김관진 국방장관은 ‘국방개혁 307 계획’을 발표하면서 “스텔스 기능을 가진 F-X사업을 적기에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지난 1월 14일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접견한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왼쪽)이 김관진 국방부장관과 함께 청와대를 나서고 있다. |
《월간조선》의 보도에도 불구하고 만일 청와대가 스텔스 전투기 도입을 2015년으로 앞당기는 것을 확정했다면, 국민들로부터 ‘깡통전투기’를 사려 한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항공학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록히드마틴 텍사스 포트워스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는 F-35가 2016년 개발완료도 불투명한 상황이라는 것을 언론보도를 통해 다 알고 있다”면서 “2016년 개발도 확실치 않은 전투기를 2015년에 사온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반문했다.
공군 관계자는 “최근 《월간조선》을 시작으로 F-35 스텔스 전투기 성능과 관련한 언론보도로 인해 청와대와 국방부도 사업의 속도조절에 대해 나름 고민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하지만 MB 정부는 재임기간 중 F-35 20대 도입계약을 완결하고, 나머지 40대의 선정작업은 다음 정부로 넘기는 것으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그는 현 정부가 스텔스기 도입을 서두르는 것에 대해, “천안함 폭침(爆沈), 연평도 포격사건 등 안보위기가 최고조에 달했을 때, 미국은 항모(航母) 조지워싱턴호를 서해상에 파견하는 등 현 정부를 전폭적으로 지원했고, 그것에 대한 답례일 수도 있다”면서 “MB 정부가 스텔스 전투기 외에 고고도(高高度) 무인정찰기인 ‘글로벌호크’를 당초 목표로 했던 2015년보다 더 이른 시기에 도입하려는 것도 같은 맥락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수정된 합참의 문건도 MB 정부의 스텔스기 조기 도입을 뒷받침하고 있다. ‘2013~2017 합동전략목표기획서(JSOP)’와 ‘2014~2018 기획서’, 국방중기계획에 따르면, 2020년까지 총 60대의 스텔스 전투기 도입이 반영돼 있다.
“MB, 8조2000억원 직구매 계약 부담스러웠을 것”
범유럽 항공방위산업체인 EADS가 만든 유로파이터 전투기. |
공군 관계자는 “국방 중기예산에 따라 사업시기가 구분되는 것을 감안할 때, 2015~2016년(20대), 2017~2019년(40대)으로 나눠 도입하려는 것을 알 수 있다”면서 “록히드마틴의 F-35 개발·생산 일정을 보고 우리(한국)에게 줄 수 있는 물량을 예상해 짜놓은 계획일 것”이라고 했다.
그는 “2015년(10대), 2016년(10대), 2017년(13대), 2018년(17대), 2019년(10대) 등 총 5개년에 걸쳐 60대를 들여오는 것으로 최근 확정했다”면서 “MB 정부가 3조원 규모의 F-35 20대 도입계약을 추진한다면, F-X 사업은 20대를 들여오는 3차, 40대를 들여오는 4차로 자연스레 분리되는 셈”이라고 했다.
지난 3월 8일, 김관진(金寬鎭) 국방장관은 2030년을 최종 목표로 합동성 강화와 적극적 억제능력 확보, 효율성 극대화 등을 골자로 한 ‘국방개혁 307계획’을 발표하면서 “북한의 국지도발과 비대칭 위협에 우선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전력증강 우선순위를 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군(軍)은 이를 위해 글로벌호크와 스텔스 기능을 가진 F-X(차세대 전투기) 사업도 앞당겨 추진하기로 했다고 한다.
김 장관은 “고고도 무인정찰기를 조기에 도입해 적에 대한 감시와 정찰 능력을 키우고, 스텔스 기능을 가진 F-X 사업을 적기(適期)에 추진하는 한편, 공격 및 기동헬기 전력을 대폭 향상시킬 것”이라고 했다.
군 내부에서는 MB 정부가 F-35를 조기에 도입하는 데 많은 정치적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고 말한다. 공군의 한 관계자는 “내년 대선(大選)을 앞두고 이명박 대통령은 약 8조2000억원이 들어가는 F-35 60대 직구매 계약을 하기가 부담스러웠을 것”이라면서 “공군은 청와대와 협의해 수정계획을 냈고, 직구매 대수를 중기계획이 나뉘는 2016년을 기점으로 20대와 40대, 두 개로 쪼갰던 것”이라고 했다.
그는 “2015년 10대를 인수하려면 2012년까지 F-35 제작사인 록히드마틴과 계약해야 할 것”이라면서 “공군은 2012년 계약을 위해 432억원의 예산을 요구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대구 공군기지(제11 전투비행단)는 F-15K 2개 대대(39대)로 포화상태에 달했다”면서 “향후 F-X 2차사업으로 들여오는 F-15K 1개 대대분(21대)을 경북 예천의 제16 전투비행단에 배치하고, 2015~2016년 도입하는 F-35 20대분도 예천에 두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金正日 별장 타격용, 20대면 충분”
나토군의 코소보 공습 당시 세르비아군이 보유한 구소련제 SA-3 대공미사일. 세르비아군은 이 미사일과 구식 레이더로 최초의 스텔스기인 F-117을 격추했다. 북한은 이 미사일의 자체 개량형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항공학계의 한 관계자는 “MB 정부가 ‘국방개혁 307 계획’에서 F-35 스텔스 전투기 도입을 발벗고 추진하는 이유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면서 “공군을 비롯한 군 내부 의견은 F-35 전투기로 60대를 모두 사올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F-35는 ‘스텔스기’라는 특수목적 전투기의 특성상 탑재할 수 있는 무장(武裝)이 제한되기 때문에, 한국 공군은 김정일(金正日)의 별장을 타격하는 ‘종심타격용’, 북한에 ‘까불지 마’라는 메시지를 주는 ‘대북(對北) 억지용’으로 20대 정도만 갖고 있으면 충분하다”고 했다.
그는 또 “F-35가 개발과정에서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공군은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자칫하면 ‘대한민국이 미국의 무기 실험장이냐’는 불만도 터져나올 수 있는 상황”이라며 “게이츠 미 국방장관이 방한(訪韓)해 이명박 대통령에게 F-35 구입을 권유하기 전부터 공군은 스텔스 성능을 갖춘 F-35를 원했으나, 개발이 지연되고 성능이 미달되는 것으로 판명되자 내부에서 강하게 반발이 일어나고 있다”고 했다.
김관진 국방장관이 ‘국방개혁 307계획’ 기자회견에서 스텔스기 도입을 언급한 이튿날인 지난 3월 9일 서울 중구 정동 주한영국대사관은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주한영국대사관의 한 관계자는 기자가 ‘한국 정부가 F-X 3차 도입사업을 추진한다면, 유럽항공방위우주산업(EADS·에어버스와 유로콥터를 자회사로 거느린 범유럽 항공·방위산업체)의 유로파이터 타이푼(개량형)은 어떤 제안을 할 것인가’라고 묻자, “EADS는 좋은 패키지로 한국 정부에 제안할 만반의 준비가 돼 있다”면서도 “한국이 정말로 F-X 3차 물량을 유럽에서 사올 의향이 있는지 묻고 싶다”고 했다.
김대중(金大中) 정부 이후, 한국의 무기도입선이 미국 일변도로 치닫고 있는 것에 대해, 유럽 국가들이 강한 불만을 표시한 것이다. 노태우(盧泰愚) 정부까지만 해도 해외 무기도입선은 다양했다. 노태우 정부는 영국 BAE시스템스의 고등훈련기 T-59를 도입한 것을 비롯, 미국으로부터 KF-16 전투기, 프랑스로부터 미스트랄(Mistral) 휴대용 단거리 지대공(地對空) 미사일을 도입했었다.
그는 “중국이 스텔스 전투기 ‘J-20’을 개발했다고 해서 무조건 스텔스 전투기로 한국이 대응하려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다”며 “영국도 F-35를 도입하려는 국가지만, 한국이 왜 스텔스(stealth) 기술을 원하는지, 한국이 도입하려는 전투기가 한반도 전장(戰場)에서 필요한 성능을 갖추고 있는지 심사숙고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스텔스 기술은 현대 항공전에서 중요한 테크놀로지이긴 하지만, 무장이나 가격면에서 불리한 측면이 많다”며 “현재의 첨단 전투기들은 수명주기비용(LCC·Life Cycle Cost)이 전투기 최초 구입가격의 2.5배에 달하는 만큼, 성능은 물론이고 관리유지비까지 합리적인 기종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北, 스텔스 잡는 對空미사일·레이더 보유
최초의 스텔스전투기 F-117 나이트호크. |
《월간조선》 3월호는 ‘F-35는 시험비행을 진행하면서 미국 국방부가 요구하고 있는 성능을 충족하지 못하는 문제점이 발생하기 시작했고, 그에 따라 성능시험 일정이 지연되면서 전체 프로그램 개발도 지체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록히드마틴 텍사스 공장에서 생산 중인 미 공군 버전, F-35A 35대를 미 공군이 성능미달을 이유로 인수를 거부했던 것이다.
F-35의 소프트웨어 버전 ‘블록 3’을 미 공군은 요구하고 있지만, 현재 7대의 테스트 항공기를 통해 검증한 것은 ‘블록 0.5’ 수준이라는 것이다. 항공기 전문가에 따르면, ‘블록 0.1’은 항공기가 비행할 수 있을 정도의 초보단계 항공기로서,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작전임무를 수행할 수 없다. 다음 단계인 ‘블록 0.5’는 초보적 무장실험을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들과 센서들을 장착하고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월간조선》 3월호는 “F-35는 현재 ‘블록 1’의 단계에도 도달하지 못한 사실상의 ‘깡통비행기’”라고 보도했다. 일본의 항공전문지 《항공팬》의 아오키 요시토모(靑木謙知) 기자는 이 잡지 4월호 록히드마틴 텍사스공장 르포기사에서 F-35가 ‘블록 3’ 단계에 도달하기까지는 상당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F-35는 ‘블록 1’과 ‘블록 2’ 사양이 있고, ‘블록 1’에는 공대공 미사일 AIM-120 암람, ‘블록 2’는 AIM-9X가 추가돼 있다”면서 “현재 F-35의 ‘블록 3’ 개발작업이 진행 중에 있으나, 적 방공망 공격이 가능한 ‘블록 3’ 개발은 2014년 회계연도 예산으로 시작해 2016년 이후에나 실용화가 가능하다”고 했다.
한국 공군은 스텔스 전투기 도입의 근거로 ‘북한의 방공망을 돌파한 정밀타격 능력의 확보’를 내세워 왔다. 전장의 종심(縱深)이 짧고, 조밀한 방공망을 자랑하는 북한의 핵심 목표물을 타격하기 위해 당연히 스텔스 전투기가 필요하다. 스텔스 기능은 레이더반사 단면적(RCS·radar cross section)을 얼마나 축소시킬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현재 F-15K의 RCS에 비해 F-35는 100배 이상, F-22는 1000배 이상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1대 1 가상교전에서 F-22는 F-15, F-16과 144전 전승(全勝)의 기록을 세웠다. 이 때문에 한국 공군은 차세대 전투기 도입사업에서 스텔스 성능을 가장 중시해야 할 성능으로 꼽았다.
군 관계자는 “현대무기는 빠른 속도로 진화하고 있고, 무인전투기 등 스텔스기의 독점적 지위를 위협하는 새로운 무기의 출연도 임박했다”면서 “해상자위대는 최신예 대잠초계기 P-1에 적외선추적장치(Infra-Red Search track)를 달아 스텔스 성능을 갖춘 적기(敵機)를 추적하고 있다”고 했다.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 투입했던 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 이명박 정부는 당초 목표인 2015년보다 빨리 글로벌호크 도입을 추진 중이다. |
스텔스 전투기가 무적(無敵)이 아니라는 것은 미 공군의 F-117 나이트호크가 보여줬다. F-117은 1983년 처음 실전에 배치된 미 공군 최초의 스텔스기다. 기울어진 수직 미익(尾翼)과 각지고 검게 칠해진 겉모습이 특징인 F-117은 1989년 파나마 침공과 1991년 걸프전 때 크게 활약하며 스텔스기의 위력을 증명했다.
걸프전 당시 F-117은 다국적군 공군 전체 출격횟수의 2.5%에 불과한 약 1300회를 출격했지만, 전체 주요표적의 40%가 넘는 1600여 개를 파괴했다. 특히 F-117이 공격한 목표는 대부분 조밀한 방공망으로 겹겹이 둘러싸인 목표였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았다.
하지만 1999년 나토군의 코소보 공습 당시, 세르비아군이 보유한 구(舊)소련제 SA-3 대공미사일에 격추돼 명성에 흠집을 냈다. 피격 직후 조종사는 비상탈출해 미군에 의해 구조됐으나 기체는 그대로 추락해 화염에 휩싸였다. 하지만 동체 일부를 제외하곤 전체적인 원형이 보존돼 지역주민들이 잔해를 수거해 가는 등 기밀로 분류되던 스텔스기의 구조와 부품들이 노출됐다.
군 관계자는 “세르비아 방공군 제250 미사일여단의 다니 졸탄 대령이 나토명 ‘SA-3’이라고 불리는 1960년대식 소련제 대공(對空)미사일 시스템과 구식 레이더인 ‘로-블로(Low Blow)’(나토명)를 가지고 첨단 스텔스기를 격추했던 것”이라면서 “미국의 F-22, F-35 등 스텔스기의 외과수술적인 타격에 전전긍긍하고 있는 김정일은 이미 SA-2/3와 ‘로-블로’ 레이더 자체 개량형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그는 “졸탄 대령은 오랫동안 추적해 온 미군의 스텔스 기술에 대한 지식을 통해 스텔스 공격기가 완전히 보이지 않는 것이 아니라, 레이더 스크린에 나타나는 RCS의 수치를 최소화한 것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았던 것”이라며 “북한은 나름 F-22, F-35에 대한 대응책을 수립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KFX 사업은 사실상 물건너가…호주를 벤치마킹할 필요
미 공군 KC-135R 공중급유기로부터 급유를 받고 있는 미 해군 소속 F/A-18 수퍼호넷 전투기. 호주는 수퍼호넷을 도입해 F-35를 인수받기 전까지 ‘중간전력’으로 사용하고, 이후 전자전기로 개량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
MB 정부가 F-35 스텔스 전투기 도입을 결정함에 따라 F4, F5 대체용으로 추진하던 한국형 전투기 개발 사업(KFX)은 사실상 물건너간 게 아니냐는 여론이 일고 있다.
군 관계자는 “KFX는 스텔스 기능을 가진 기체(機體)로 개발하면 10조원, 생산비만도 7조원이나 들어가는 대규모 사업”이라면서 “같은 기간에 F-35의 도입이 이뤄진다면 예산이 중복적으로 지출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KFX를 개발하는 국방과학연구소(ADD)도 KFX를 스텔스로 개발하려는 욕구가 강해 사실상 F-35와 경쟁관계에 있어 사업이 순탄하게 진행되기가 어렵다”면서 “F-35 도입은 스텔스 성능을 갖춘 KFX의 필요성을 죽이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고, 기존의 KFX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개발·생산하게 되는 FA-50 경공격기의 연장선상에 있어 KFX 계획은 명분을 상실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그는 “호주와 일본의 사례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호주 공군은 현재 보유하고 있는 F/A-18E/F 수퍼호넷 전투기를 F-35A가 도입되기 전까지 ‘중간전력’으로 사용하다 F-35A가 도입되면, F/A-18E/F 일부 기체를 전자전(電子戰) 능력을 갖춘 EA-18G ‘그라울러(Growler)’ 기종으로 개량하려 하고 있다. 전자전기로는 적의 구형시스템을 돌파하고, F-35로는 종심을 타격하는 ‘양동작전’ 전략이다. 호주의 전략을 일본도 벤치마킹하려 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일본의 F-X사업(F-4EJ 대체사업)은 후속기종으로 F/A-18 E/F 40~50대를 도입하고, F-XX사업(F-15J 대체사업)으로 5세대 전투기 80대를 도입하려 한다”면서 “일본은 F/A-18 E/F 12대를 2014~2015년 우선 들여오고, F-35를 28대 이상 도입하는 계획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군 관계자는 “한국 정부가 2015년 F-35를 도입하려면, 2012년 계약을 해야 하기 때문에 금년에 평가팀을 구성하고, 내년 상반기에 평가팀을 가동해야 할 만큼 시일이 촉박하다”면서 “MB 정부의 F-35 도입 드라이브에 국방부 장관과 공군참모총장은 곤혹스러워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김관진 국방장관은 재임기간 동안 F-X 3차 사업을 결정하고 싶지 않을 것”이라며 “더군다나 이명박 대통령이 게이츠 국방장관에게 ‘그건 이 사람이 다 결정한다’고까지 했으니 더욱 책임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이런 전망을 했다.
“강직한 성품의 김관진 국방장관은 리스크를 떠맡으려 하지 않을 것이다. 스텔스 사업 추진에 대해 공군의 보고를 받아 청와대에 보고하기는 했지만, 스텔스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안다. 그가 ‘국방개혁 307 계획’에서 스텔스를 강조한 것은 다른 뜻이 있을 것이다. 그의 속내는 아마도 여론이 부분적인 스텔스 기능을 갖고 있는 F-15 SE나 성능이 검증되지 않은 F-35를 모두 원하지 않아 사업이 연기되기를 바랄지도 모른다.”
그는 “박종헌(朴鍾憲) 공군참모총장은 록히드마틴, 보잉, EADS 등 항공업체를 일절 만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심지어 참모차장까지 외부인사들을 만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한국 공군이 부족한 전투기 도입예산으로 스텔스기 도입에만 ‘올인’하고 있을 때, 북한은 세르비아의 다니 졸탄 대령처럼 스텔스를 잡는 레이더와 미사일을 개발해 우리 공군의 스텔스기들을 ‘사냥’하려 들 것이다. 스텔스가 만능(萬能)이 아닌 이상, 청와대와 국방부, 그리고 공군은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가급적 한반도 전장에서 가장 효율적인 작전수행이 가능한 기종을 선택하기 위해 도입기종도 다양화하는 쪽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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