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史관련

중국의 핵 군사력

醉月 2011. 7. 19. 07:12

핵탄두 240기 보유한 중국 비축량 계속 늘린다

美 원자력과학자회보서 실체 해부…

5년간 25% 증가, 美 미사일방어 무력화하는 다탄두 개발

 

번역 | 부승찬 연세대 정치학과 박사과정 baramy1001@naver.com 기획 | 황일도 기자 shamora@donga.com

이른바 G2 시대, 확장일로를 걷는 중국 군사력에 대한 미국 등 서구사회의 시선이 날카롭다. 특히 구(舊)소련을 대체해 미국과 ‘힘의 균형’을 이뤄가는 중국의 핵 군사력은 동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 차원에서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다. 객관적 시각을 유지해온 미국 ‘원자력과학자회보(Bulletin of Atomic Scientists)’의 현황 분석을 중심으로 핵탄두 보유량에서부터 각종 미사일 능력, 운용부대 위치에 이르기까지 중국 핵 능력의 실체를 낱낱이 해부한다. <편집자>

 

현재까지 밝혀진 바에 따르면 중국은 작전 배치한 핵탄두 175기와 비축 혹은 폐기 예정인 65기를 포함해 총 240기 내외의 핵탄두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정보당국은 2020년대 중반 무렵에는 미국을 위협할 수 있는 미사일 탑재 가능 탄두 수가 지금보다 두 배 이상 늘 것이라고 예측한다.

미 국방부에 따르면 중국은 기존의 핵 보유 4개국과 달리 핵무기 비축량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으며, 지난 5년 동안 핵 무기체계의 증가율은 25%에 달했다. 이러한 증가세는 중국의 핵억제력이 미국의 향상된 군사력에 비해 취약하다는 인식 때문으로 보인다. 현재 중국은 기존의 액체연료 추진방식 미사일을 발사 준비 시간이 훨씬 적게 드는 신형의 고체연료 추진방식 미사일로 교체하고 있다. 미국이 만일 이 지역에 탄도미사일 방어체계를 구축한다면 중국은 추가적인 대응조치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향후 중국은 구형 무기체계를 점차 폐기하면서 신형체계에 좀 더 많은 탄두를 탑재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통상적으로 중국은 탄두를 운반체계에 탑재하기보다 저장시설에 보관해 관리한다. 이는 기존의 핵보유국이 탄두의 상당 부분을 실전 배치한 운반체계에 탑재해 고도의 경계태세를 유지하는 것과 사뭇 다르다. 오랜 기간 중국은 외부의 핵 공격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만 핵무기를 사용한다는 이른바 ‘선제불사용’ 정책을 고수했다. 베이징이 이러한 핵 정책을 변경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온 적이 있지만, 최근 미 국방부는 “중국 지도자들이 ‘선제불사용’ 정책과 관련해 새로운 뉘앙스를 추가하려는 징후는 보이지 않는다”고 결론지은 바 있다.

 

# 여섯 가지 유형의 지상발사 미사일

중국은 핵 탑재가 가능한 총 여섯 가지 유형(DF-3A·4·5A·21·31·31A)의 지상발사 탄도미사일 130여 기를 배치했다. 미 정보당국은 중국이 보유한 모든 유형의 지상발사 탄도미사일이 탄두를 하나만 실을 수 있는 단탄두 운반체계고, 지하 사일로(silo)에서 발사해야 하는 DF-5A를 제외하고는 모두 차량에 실어 언제 어디서든 발사할 수 있는 이동형 운반체계라고 평가한다.

 

1단계 액체연료 추진방식의 DF-3A는 실전에 배치한 지 40년이 지난 가장 노후한 중거리 미사일로 폐기를 목전에 뒀다. 현재 1개 여단에서 약 17기의 미사일과 10대의 발사대를 운용 중이며, 점차 DF-21로 대체하고 있다. 두 번째로 노후한 DF-4는 2단계 액체연료 추진방식 장거리 미사일로 1~2개 여단에서 17기의 미사일과 17대의 발사대를 운용하고 있으며, DF-21 및 DF-31로 대체 중이다.

 

2단계 액체연료 추진방식을 사용하는 DF-5A는 DF-5의 개량형으로 탄두 중량이 메가톤에 달하고 사거리가 1만3000km 이상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다. 1981년 이후 중국은 미국과 러시아를 목표로 이들 미사일을 배치해 운용하고 있다. 만일 중국이 미국의 미사일방어(MD)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자국 미사일을 다탄두 형태로 개량하기로 결정한다면 DF-5A에 3개의 경량 탄두를 탑재할 공산이 크다. 이 경우 미국의 요격미사일이 모든 탄두를 동시에 맞추지 못할 가능성이 커지므로 MD 효과는 크게 떨어지게 된다.

 

DF-21은 지역적 차원에서 운용 중인 중국의 주요 핵미사일 전력이다. 1988년 최초로 배치했으나 본격적으로 운용하기 시작한 것은 1991년부터며, 최근 들어 그 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DF-21의 이러한 증가세는 2005년과 2010년 미 국방부 보고서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2005년 보고서는 중국이 19~23기의 DF-21 미사일과 36대의 발사대를 배치한 것으로 명시했지만, 2010년에는 4배 증가한 85~95기의 미사일과 75~85대의 발사대를 보유한 것으로 평가했다. 또한 2007년까지 미 국방부 연례보고서는 중국이 핵탄두 탑재용 DF-21과 DF-21A를 보유한 것으로 분류했지만 현재는 보유 목록에 핵 및 재래식 탄두 장착이 가능한 DF-21C도 포함했다.

 

중국 미사일부대인 제2포병의 DF-21에 대한 운용조직 구성은 불명확하고 복잡하지만, 핵과 재래식 부대를 별도로 운영하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한 가지 우려할 만한 부분은 두 종류의 탄두를 모두 탑재가능한 DF-21C의 실전 배치가 자칫 ‘오인으로 인한 확전’이라는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발사 준비 중인 미사일이 어떤 탄두를 탑재했는지 중국의 상대 국가가 구분할 능력이 없다고 가정할 경우, 중국은 재래식 탄두를 준비했지만 상대국은 이를 핵 공격 징후로 잘못 인식해 과도한 선제공격을 가할 수 있다는 뜻이다. 중국은 DF-21을 토대로 재래식 대함(對艦) 탄도미사일인 DF-21D도 개발하고 있으며, 2006년에는 특별히 제작한 DF-21을 위성 요격 실험에 이용하기도 했다.

 

3단계 고체연료 추진방식의 DF-31A는 이동형 ICBM으로, DF-5A보다 사거리(1만1200km)가 짧고 탑재 중량도 크지 않다. 현재 중국은 2009년보다 다소 증가한 10~15기의 DF-31을 배치했다. 2009년 베이징에서 있었던 열병식에 등장한 DF-31A의 직립형 이동발사대(TEL)는 1999년 식별된 DF-31의 이동발사대와 유사한 형태다.

 

중국이 DF-31A를 얼마나 배치할지에 대해 알려진 정보는 없다. 다만 2001년 미 정보당국은 미국을 주요 목표로 하는 중국의 탄두 수가 2015년에는 75~100기에 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는 5년 이내에 중국이 수십 기의 DF-31A를 배치할 것임을 전제로 하지만, 이러한 작전배치가 원활히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는 게 최근의 관측 내용이다. DF-31은 미국 본토에 닿을 정도로 사거리가 길지는 않지만 DF-31A와 마찬가지로 이동발사대에서 발사된다.

 

DF-41 장거리 미사일의 경우 2009년 군사 퍼레이드 당시 공개했다는 견해가 나오기도 했으나, 실제로 개발이 완료되거나 배치가 끝난 것은 아니다. 이와 관련해 미 국방부는 “중국이 다탄두각개유도미사일(MIRV)을 운반할 수 있는 새로운 이동형 ICBM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고, 미 정보당국도 중국이 수년 동안 MIRV를 배치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려 했지만 배치를 완료하지 못했다고 평가한다. 미국과 러시아의 감시정찰과 정밀타격, 미사일방어 능력이 지속적으로 발전함에 따라 중국도 자국의 생존성을 보장받으려고 이러한 기술을 개발하는 셈이다.

 

중국 베이징 군사박물관에 전시된 지대공 미사일 홍치(HongqQi) 2호(왼쪽). 2009년 10월 1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건국 6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공개한 핵탄두 장착 대륙간탄도미사일 DF-31.

 

# 잠수함 및 해상 발사 미사일

중국의 잠수함 계획은 그 자체로 하나의 거대한 미스터리다. 중국이 보유한 핵추진 탄도미사일 잠수함(SSBN)은 샤(Xia)급 1척에 불과하지만 적어도 3척의 진(Jin)급 SSBN을 건조 중에 있다. 다만 현재까지 중국은 핵억제 전력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잠수함을 하나도 보유하지 못했으며, 잠수함 탑재 미사일도 실전에서 사용할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진급 SSBN 잠수함 프로그램은 2004년 착수한 지 6년이 지나서야 첫 잠수함이 운용에 들어갔을 정도로 그 진행 속도가 더디다. 이 잠수함은 하이난 섬에 위치한 위린 지역 인근의 해군기지에 정박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랴오닝성 훌로다오 조선소에서 추가로 건조 중인 잠수함 2척도 2007년 10월 이후 특이 동향이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진급 SSBN 잠수함은 JL-2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을 운용하기 위해 1980년대부터 개발한 것으로, 길이가 약 135m에 달하고 SLBM 발사관 12개를 구비했다. 미 국방부는 현재 중국이 SLBM을 운용하기 위한 초기 작전능력에는 도달한 상태지만 지상발사 DF-31을 토대로 개발하는 JL-2는 “최종단계 비행실험에 실패함으로써 개발에 난항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진급 SSBN 잠수함과 JL-2 SLBM 무기체계가 결합해 군사적인 위협으로 등장하게 될 시점이 언제인지는 현재로선 예측하기 어렵다.

 

2008년 이전까지 JL-2의 사거리는 8000km라는 게 정설이었지만 미 국방부는 2008년 보고서를 통해 DF-31과 동일한 7200km라고 밝혔다. JL-2에 다탄두 탑재가 가능할 것이라는 일각의 견해에도 미 정보당국은 이를 다탄두가 아닌 단탄두 탑재 미사일로 분류한다.

2008년 미 국방부는 2010년까지 중국이 최대 5척의 진급 SSBN 잠수함을 보유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하지만 이러한 예측은 빗나갔고, 2010년 보고서에서는 “최대 5척까지 배치할 수도 있다”는 완화된 표현을 사용했다. 3~5척의 진급 SSBN에는 30~60기의 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다. 이는 이전에 운용했던 샤급 SSBN 잠수함이 12기의 SLBM을 탑재할 수 있었던 것에 비하면 상당히 증가한 숫자다. 더욱이 이러한 1세대 샤급 SSBN 잠수함은 더는 운용되지 않는다는 게 정설이다.

 

현재 개발 중인 진급 SSBN을 중국이 어떻게 운용할지는 역시 미지수다. 이미 중국은 SSBN을 핵억제 전력으로 활용하지 않겠다고 여러 차례 밝힌 바 있으며, 중국 해군에게는 이와 관련한 경험도 없다. 실제로 중국이 SSBN을 배치한다 한들 유사시 전개할 곳이 마땅치 않다. JL-2는 중국 해역에서 미 본토까지 도달할 능력이 없을 뿐 아니라, 하이난 섬의 기지도 이미 노출된 상태여서 외부 공격에 취약하다. 미 본토에 대한 공격이 가능하려면 진급 SSBN 잠수함이 위험한 관문을 통과해 태평양이나 동중국해 깊숙한 지점까지 진출해야 하는 것이다.

 

이처럼 잠수함으로 미 본토를 공격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다른 인접 국가를 겨누는 것은 다른 문제다. 중국의 SLBM은 괌, 인도 전역, 모스크바를 포함한 러시아 대부분 지역을 사정권에 뒀으므로 굳이 다른 곳으로 잠수함을 이동하지 않아도 기지 내에서 공격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

 

# 항공기에 탑재 핵폭탄

과거 수행한 핵실험이 중·단거리 항공기에 탑재할 수 있는 핵무기까지 포함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중국은 H-6 폭격기에 실을 수 있는 소량의 핵폭탄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H-6는 구형이지만 여전히 생산 중이다. 일부 H-6 폭격기에는 순항미사일 능력도 추가했는데, 이는 중국 군사당국이 이 항공기를 지역 차원에서 아직도 중요하게 활용할 수 있으리라 믿고 있음을 보여준다. 유사시 소수의 항공기를 이용해 부차적인 핵 작전임무를 맡길 수 있다는 뜻이다.

 

# 순항 미사일

중국이 보유한 지상공격 순항미사일의 대표주자는 사거리 1500km 이상의 DH-10이다. 다만 이 순항미사일이 탑재할 수 있는 핵탄두의 크기가 어느 정도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미 항공우주정보센터는 DH-10의 능력을 러시아의 AS-4 미사일과 유사한 수준으로 분류해 재래식 탄두와 핵탄두가 모두 탑재 가능한 무기체계로 본다. 미 국방부는 “새로운 형태의 공중 및 지상 발사 순항미사일이 중국 핵전력의 생존성과 유연성, 효과를 향상시킬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DH-10 프로그램은 현재 핵보다는 재래식 탄두에 초점을 맞춰 진행되는 것으로 보인다. 미 국방부는 중국이 DH-10 발사대를 50대 선에서 유지하지만 DH-10 미사일의 보유량 자체는 2009년 150~350기에서 약 50% 증가한 200~500기로 늘어났다고 평가한다.

 

# 탄두 저장 및 생산 시설

핵무기를 저장하고 생산하는 중국 내 시설의 구체적인 명세는 핵 운반체계보다 불명확하다. 먼저 핵무기는 중앙군사위원회의 통제 하에 있으며 “중국이 핵 위협에 직면할 경우” 미사일 여단이 경계태세에 돌입하고 보복태세를 유지할 수 있도록 제2포병군단에 제공한다.

 

대규모 지하 핵무기 저장시설은 쓰촨성 청두 서부의 산악지역에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일련의 관련 연구는 핑둥시 인근 양 지역에서 북서 방향으로 자동차로 두 시간 반 떨어진 지역에 핵무기 지하 저장시설이 자리한다고 명시했으며, 전문 연구기관의 최근 보고서는 핵무기 중앙 저장시설이 산시성 타이바이현의 퀸링산 북쪽 지역에 있다고 밝혔다. 중국 핵무기의 대부분이 조만간 중부 지상군기지에 저장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은 가까운 장래에 자국이 필요로 할 만한 양의 무기급 핵분열 물질을 생산해왔다”는 2009년 미 국방정보국(DIA)의 보고내용을 고려할 때 DF-31, DF-31A, JL-2에 탑재할 신형 탄두는 이미 생산을 완료했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앞으로 수년간 구형 탄도가 퇴역할 것이므로 결론적으로 총 탄도 수 자체는 크게 증가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