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류, 술, 멋

흡연·음주율 ‘東高西低’

醉月 2009. 4. 6. 08:52

흡연·음주율 ‘東高西低’
강원·경상도, 충청·전라의 2 ~ 3배… 비만은 北高南低
강원·경상지역의 음주율과 흡연율이 충청·전라지역보다 최고 2~3배나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음주율이 높은 지역이 흡연율 또한 높으며 음주율이 낮은 지역은 흡연율도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사실은 보건복지가족부 질병관리본부가 27일 공개한 2008년 지역사회건강조사를 통해 밝혀졌다. 시·군·구별로 비교할 수 있는 전국 단위의 보건 실태조사가 실시된 것은 정부 수립 이후 처음이다. 조사는 지난해 9~11월 전국 251개 기초자치단체급 지역에서 성인 22만명을 직접 찾아가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지역별 표본 숫자는 700~817명, 표본오차 범위는 평균 ±3%포인트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남성 흡연율은 강원 화천군이 60.8%로 가장 높았고 전남 고흥군은 30.0%로 가장 낮아 2배 격차가 났다. 특히 충청·전라지역의 흡연율은 전국 평균보다 낮은 것에 비해 강원·경상·경기지역의 흡연율은 전국 평균보다 높아 눈길을 끌었다.

‘고위험 음주율’도 전체적으로 강원·경상지역이 높고, 전라·충청지역은 낮은 가운데 충북 단양군이 78.6%로 최고였고 경남 산청군이 22.6%로 최저를 기록했다. 고위험 음주율이란 남성은 한번에 소주 7잔 이상, 여성은 한번에 소주 5잔 이상을 마시는 술자리가 한달에 한 차례 이상을 넘는 사람의 비율을 뜻한다.

또 체질량지수 25 이상인 비만인구의 비율은 전체적으로 북고남저 현상을 보이는 가운데 강원 철원군이 34.6%로 가장 높고, 서울 도봉구가 14.3%로 가장 낮아 2.5배 정도의 차이를 나타냈다. 비만인구가 많은 지역은 정선군(32%), 화천군(29.9%), 영월군(29.3%), 홍천군(29.2%) 등으로 상위 5위까지가 모두 강원지역이었다.

이에 반해 걷기운동 실천율(30분 이상 걷는 날이 일주일에 5일 이상인 사람의 비율)은 비만율과 반대로 남고북저 현상을 보이는 가운데 경북 상주시가 88.7%로 최다였고 충남 당진군이 13.1%로 최소였다.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느끼는 사람의 비율은 경남 합천군(43.3%)과 서울 동대문구(42.4%)가 높았고, 전남 완도군(9.7%)과 경북 군위군(11.6%)이 낮았다. 고혈압 환자는 인천 중구가 1000명당 180.8명, 경북 울릉군이 1000명당 81.7명으로 각각 최고와 최저를 기록했으며, 당뇨병 환자는 가장 많은 곳이 경기 오산시(1000명당 84.7명), 가장 적은 곳이 제주 서귀포시(1000명당 24.6명)로 조사됐다.

 

풍류와 일탈… 술의 두 얼굴

보건복지가족부가 28일 눈길을 끄는 자료를 하나 내놨다. 전국 시·군·구별 음주율, 흡연율 조사 결과다. 이 조사에 따르면 성인 남성의 흡연율은 지역에 따라 최대 2배가 차이나고 고위험 음주율은 최대 3배 이상이나 차이난다. 보다 재미있는 것은 흡연과 음주의 상관 관계다. 담배를 많이 피우는 지역 사람들이 술도 많이 마시는 것이다. 충청·전라 지역은 흡연·음주율이 전국 평균보다 낮고 강원·경상지역은 충청·전라 지역보다 최고 3배 이상이나 술을 많이 마시는 것도 흥미롭다. 넓지도 않은 나라에서 지역별 음주율이 이토록 차이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복지부는 주민건강 조사의 일환으로 이를 조사했다지만 사실 술 마시기가 건강과 관련된 문제만은 아니다. 술은 사람을 취하게 하는 음료이기 전에 인류 역사와 떼놓을 수 없는 문화다. 술이 지닌 이미지는 지역마다 다르다. 동양에서 술이 풍류의 상징이었다면 서양에서의 술은 축제, 해방, 일탈 등을 상징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술에 관대하고 1인당 알코올 소비량이 세계 최상위권인 것도 술의 동양적인 이미지와 관계가 없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최근 주당들은 풍류보다 속박에서의 일탈, 스트레스 해소에 더 관심이 있는 듯하다. 하기야 요즈음처럼 힘들고 어려운 때 늘 이성을 가진 채 반듯하고 명징하게 살아갈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더러 술을 마시고 비틀거리는 것도 정신 건강에는 이로울 수 있다. 술은 신이 인간에게 내린 최대의 선물이라는 말도 있거니와 술이 지닌 장점은 한두가지가 아니다. 예수가 행한 첫 기적이 물을 포도주로 변화시킨 것이고, 세상에서 행한 마지막 의식이 제자들에게 술잔을 돌린 것도 우연은 아닐 터이다.

물론 술이 주는 폐해도 복지부가 걱정하는 것보다 훨씬 크다. 술 문화에도 문제가 있다. 좌장이 이른바 ‘병권’을 쥐고 폭탄주를 돌리는 술자리만 해도 풍류나 스트레스 해소와 거리가 먼 경우가 많다. 검찰이나 군처럼 조직문화가 계급적이고 권위적일수록 그렇다. 갑과 을이 엄연한 접대 술자리에서 폭탄주가 자주 등장하는 것도 시사하는 것이 많다. 이런 술자리일수록 값비싼 양주를 콸콸 ‘말아’ 크게 ‘원샷’을 외쳐야 제격이다. 자리가 더 호사스러워지면 접대 여성이 등장하기도 할 것이다. 최근 자살한 한 여성 탤런트를 두고 접대 이야기가 끝없이 이어지는 것도 우리 슬픈 음주 문화의 부산물이다. 이래서인가, 인터넷에는 음주 문화를 세련되게 고쳐보자는 노래도 나돈다.

“그러니 벌컥, 그러니 벌컥, 한잔 두잔 세잔 벌컥 벌컥 벌컥, 단숨에 단숨에 단숨에 들이키거나, 제발 제발 그놈의 원샷 원샷 원샷, 그놈의 원샷 원샷 원샷, 그런 것 제발 하지 마세요.”

곡도 가사도 코믹하지만 어엿한 가곡의 반열에 오른, ‘와인과 매너’란 노래다. 원샷으로 내돌리는 술마시기가 오죽 괴로웠으면 이런 가사까지 썼을까.

술 마시기의 해악을 드러내기로는 불교의 계율서인 ‘사분율(四分律)’이 꼽힌다. “음주의 해악은 열 가지가 있으니 얼굴빛이 악해지고, 기력이 약해지며, 눈이 침침해지고, 서로 성을 내고 노려보니… 만악의 길로 떨어지는 것이다.”

하지만 스스로 술을 좋아하면서 아직도 술의 해악을 제대로 깨닫지 못했기 때문인가. 술에 대한 경계로 불경의 삼엄한 계율보다 ‘예기(禮記)’의 점잖은 경구가 더 멋스럽게 느껴지는 것은. “군자가 술을 마심에 한 잔을 마시면 안색을 주의해야 하고, 두잔을 마시면 반듯이 예를 갖추어 말해야 하며, 세잔을 넘기면 이미 공손함이 사라지니 물러나야 하니라.”

 

[AM7]“내 창조력 원천은 음주와 흡연”
내달 1일 내한공연 오아시스

인터뷰어(Interviewer)를 참 머쓱하게 만드는 인터뷰이(Interviewee) 중에 그룹 오아시스는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

길게 늘어뜨린 장문의 물음에도 대답은 늘 단답형이고, 마음에 안들땐 어김없이 답변에 공란 처리한다. 그 많은 답답함속에서도 일관적으로 흐르는 통쾌함이 있다면 여전히 내키는대로 쏘아붙이는 그들의 독설이다. 4월1일 오후 8시30분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3년만에 두번째 내한공연을 갖는 이 팀의 리더 노엘 갤러거(42·기타, 보컬)는 최근 AM7과의 e메일 인터뷰에서도 “물론이다” “그렇지 않다”는 식의 단답형으로 짤막하게 설명하면서도 “내 창조력의 원천은 음주와 흡연”이라며 솔직한 답변도 내놓았다. 그래서 그와의 인터뷰는 이미 음악적으로나 상업적으로 검증된 음반에 대한 내용이나 공연의 구성 같은 쪽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음악을 하는 태도나 그에 따른 반응에 집중됐다. 언제 들어도 유쾌―통쾌―상쾌한 독설로 무장한 갤러그. 하지만 한국 팬들에 대한 사랑은 감추지 않았다.

-지난 공연때 한국 관객의 반응은 어땠나.

“어느 나라보다 열광적인 반응이 좋았다. 그래서 이번 투어에서도 꼭 한국을 다시 찾고 싶었다.”

-지난해 새 음반 ‘디그 아웃 유어 솔(Dig out Your Soul)’에는 리암이 전과 달리 3곡이나 작곡을 했다. 함께 곡 작업을 해 볼 생각은 없는가.

“리암은 좋은 작곡 실력을 갖추고 있는데 진작 시작하지 않은 것을 후회하는 것 같다. 하지만 형제인 우리는 자주 얼굴을 보기 힘들어서 함께 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그리고 나는 혼자 작곡하는 것을 좋아한다.”

-형제들의 갈등으로 밴드 해체설이 끊임없이 나돌고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우리는 그런 소문에 신경쓰지 않는다.”

-거만한 말과 행동이 항상 구설에 오르는데.

“원래 어떤 상황이든 자연스럽게 대처하는 성격이다. 특별한 코드가 있는 건 아니다. 아시아 매체들은 좀 덜 한 편인데, 서양 매체들은 굉장히 냉소적인 질문을 많이 하기 때문에 그렇게 보일 수 있다.”

-상업적인 팝 뮤직이 대세를 이루고 있는 상황에서 록 음악이 여전히 사랑받고 있는 까닭이 있다면.

“팝 음악은 돈과 직결되는 음악이지만, 로큰롤은 영적인 음악이기 때문이다.”

-리암이 (오아시스 히트곡 중 하나인) ‘원더월(Wonderwall)’을 부르는게 지겹다고 했는데.

“나에게 직접 대놓고 말한 적은 없지만 사실 나도 그가 노래를 부르는 것이 마음에 안든다. 10년 전과 비교해서 목소리가 많이 변했기 때문이다.”

‘돈 룩 백 인 앵거(Don’t Look Back in Anger)’ 등 수많은 히트곡을 보유한 오아시스는 지금까지 총 6000만장의 음반 판매고를 기록하며 ‘브릿팝의 제왕’으로 떠올랐다. 노엘은 인터뷰 말미에서 함께 작업해 보고 싶은 보컬리스트로 미국의 싱어송라이터 매트 워드(M.Ward)를 꼽았고, 가장 기억에 남는 팬 선물은 1960년대 팝가수 더 레프트 뱅크(The Left Banke)의 앨범‘데어즈 고나 비 어 스톰(There’s Gonna Be a Storm)’이라고 말했다.

 

술고래의 나라 英 “술값 2배로”
男40%-女30% 정기적 과음… 최저가 인상 검토

영국이 주류 최저가를 2배로 높이는 방안을 통해 강력한 ‘음주와의 전쟁’을 추진하고 있다.

리암 도널드슨 영국 정부의 최고 의학책임자는 17일 발표될 음주 실태 보고서를 통해 주류 최저가를 1유닛당 50펜스(약 1030원) 이상으로 높이는 계획을 제안하기로 했다고 BBC, 인디펜던트 등 영국 언론들이 16일 전했다. 1유닛은 10㎖, 또는 8g의 순수 알코올이 포함된 것으로 주종마다 다르지만, 보통 작은 와인잔에 담긴 와인 한잔, 맥주 반 파인트(285㎖)를 말한다. 이 계획을 정부가 적극 수용할 경우, 보통 시중에서 판매되는 와인 한병은 4.50파운드 이하로 판매될 수 없다. 보드카 가격은 20파운드로 2배 오르고, 슈퍼마켓 등 할인매장에서 저렴하게 판매하는 맥주 가격은 25펜스에서 1파운드로 4배로 상승하게 된다.

주류 최저가 인상 방안은 과음으로 인한 국민 건강 문제에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서다. 영국에서는 남성의 40%, 여성의 30%가 정기적으로 과음을 하고 있다. 여성은 매일 2~3유닛, 남성은 3~4유닛을 마시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이 과음이 원인이 된 질병 치료에 지불하는 비용은 매년 27억파운드(약 5조5000억원). 음주 관련 사망자는 1900년대 초 이후 매년 9000명씩 증가하고 있고, 특히 2006~2007년 알코올과 관계된 증상으로 입원한 환자 가운데 10명 중 1명이 18세 이하 청소년으로 나타나 심각한 사회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영국 의사협회, 사회 운동가들이 주류 최저가 인상 계획을 반기고 있는 가운데, 영국 정부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보건부측은 “주류 가격 인상으로 적절한 음주를 하는 사람들에게도 피해를 줄 순 없기 때문에 고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흡연, 男 사회적-女 개인적 요인 영향 커”
보건사회硏 보고서… “여성은 습관·정신건강·직업 등이 좌우”

여성의 흡연 습관은 개인적 요인에 의해 크게 좌우되는 반면, 남성은 사회적 환경 요인이 흡연 여부에 큰 영향을 주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평소 자신의 건강과 습관을 잘 관리하지 못하거나 우울증 등이 있는 여성일수록 담배를 피울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사실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서미경·최은진·김동진·박순우 연구원이 공동 연구한 ‘여성 흡연과 음주의 요인 및 정책대안’ 연구 보고서에서 11일 밝혀졌다.

2006년 중고생 7만1404명을 대상으로 한 제2차 청소년건강행태조사 결과와 2005년 제3기 국민건강영양조사 중 19~39세 성인에 대한 조사 결과를 심층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생활습관, 정신건강 상태, 직업 등의 개인적 환경 요인이 현재의 흡연 여부를 결정지을 때 남성보다는 여성에게 더 큰 영향을 미쳤다.

우울증이 있고 자살을 생각한 적이 있는 집단의 경우 남성 청소년은 흡연율이 크게 상승하지 않았으나 여성 청소년은 현재의 흡연율이 상승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이와 함께 아침식사 여부, 음주 경험, 부탄가스와 같은 흡입제 사용 경험의 개인적 환경도 남성 청소년보다 여성 청소년들의 흡연에 훨씬 더 큰 영향력을 발휘했다.

반대로 남성 청소년 흡연율은 학업 성적, 친척집이나 보육시설 거주 여부, 가정내 간접흡연 경험 등의 사회적 환경 요인들에 대해 여성보다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

성인들에게서도 이런 현상은 비슷했다. 자살을 생각한 경험, 직업 유무, 직업의 정신노동과 육체노동 여부 같은 개인적 환경은 여성에게만 흡연율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작용했고 남성에게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또한 이혼, 사별, 별거 등으로 홀로 지내게 되는 경우도 남성보다 여성에게 흡연율 상승 요인으로 더 크게 작용했다.

다만 개인적 환경 요인 가운데 연령과 음주 여부는 남성의 흡연율에 더 강하게 작용했다.

연구팀은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여성을 대상으로 한 흡연 예방 및 금연 정책은 여성에 특화한 접근 방식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인터넷에 떠도는 남보다 술고생 덜 하는 법?


1. 주종 선택을 잘 하라


맥주 좋아하는 선배가 많으면 소주를, 소주 좋아하는 선배가 많으면 맥주를 마시는 쪽으로 유도할 것. 특히 술만 마셨다 하면 늘 ‘개판 5분 전’ 상황을 초래하는 인간들이 선호하는 주종은 절대 피한다.

2. 짜고 매운 안주를 피하라

이런 안주를 먹으면 술도 많이 마시게 된다. 콜라, 사이다, 이온음료 또한 알코올 흡수 속도를 증가시키는 주범. 간 대사 기능을 원활하게 하는 고단백 안주, 우유와 치즈, 해독작용을 하는 오이를 추천한다.

3. 결석, 안 되면 지각이라도!

한국음주문화연구센터에서 오전 7시·11시, 오후 7시·11시 등 네가지 시간대별로 음주 후 인체 반응을 측정한 결과 오후 7시가 알코올이 가장 서서히 흡수되면서 취기가 많이 오른다. 오래, 맨정신으로 생존하고 싶다면 이 시간대는 피하라.

4. 30분만 누워 있기

집에 있을 때 술 마시자는 호출을 받았다면 잠시 누워 있다 나갈 것. 간장으로 가는 혈액이 70%나 증가해 컨디션을 최상으로 높여줄 수 있다. 술 마시는 것도 체력 싸움이다.

5. 흑기사를 대동하라

남친, 여친 없으면 흑기사 잘 해주는 맘씨 좋은 친구라도 꼭 데려가라.
“우리 OO 술 넘 먹이지 마~” 한마디면 다들 더러워서 안 먹이고 마니까. 단점은 있다. 일단 도덕적인 지탄을 면하기 어렵고, 재수 없으면 ‘커플 원샷’이라는 역공을 맞을 수 있다.

6. 자리가 운명을 결정한다

죽을 때까지 마시는 사람, 죽을 때까지 먹이는 사람, 남의 술잔 세는 게 버릇인 사람, 옆 사람의 빈 잔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사람, 술 따를 때 꼭 찰랑찰랑하게 채우는 사람 등 요주의 인물들이 앉고 난 뒤 자리를 잡는다.

7. 슬로, 슬로, 퀵, 퀵

초장부터 원샷 행렬에 동참하다가는 1차도 못 버티고 전사한다. 보통 3차까지 계획하고 차수마다 상한선을 머릿속에 정해두고 마시자.

 

8. 수다쟁이가 된다.

알코올의 약 10%는 호흡을 통해 배출된다. 똑같이 술을 마셔도 선배는 말짱하고 후배는 맛이 가는 이유다. 대개 선배는 떠들어대고 후배는 듣기만 하니까. 말 많은 사람은 술고래의 타깃이 될 위험성도 적다. 왠지 열심히 마시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

9. 헛스윙을 유도하라.

건배를 하고 술 마시기 0.1초 전, 갑자기 생각난 듯 준비된 대사를 읊조린다.
“아줌마, 양념치킨 아직 멀었어요?”
“뭐야, 이 술잔 금갔네” 등등….
절묘한 타이밍을 잡아야 다른 사람들만 술을 마시게 할 수 있다. 너무 빠르면 상대방도 잔을 내려놓을 테고, 너무 느리면 “야, 술잔부터 비워!”하는 핀잔만 들을 테니.

10. 약자를 괴롭혀라.

원샷 연타를 맞고 정신이 오락가락하기 시작할 때는 치사하지만 약자를 공략하는 게 최선. 술잔이 다시 돌아올 때까지 잠깐이나마 휴식(?)을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능력한 주자 한명은 살려둘 것.

11. 담배는 세어가며 피워라.

세번에 한번은 참자. 술자리에서는 취기 때문에 생각 없이 담배를 집어 물게 되는데 니코틴은 알코올에 잘 용해되기 때문에 빨리 취하게 만들고 몸의 저항력을 떨어뜨린다.

12. 물 먹는 하마가 된다.

“다신 술 먹나 봐!”라는 절규가 절로 흘러나오는 고통스러운 숙취의 원인은 알코올이 다 분해되지 못하고 몸속에 남아 있기 때문. 1000원짜리 생수 한통의 가치는 5000원짜리 여명808과 맞먹는다. 다음날 아침이 되면 물의 효험을 절감할 수 있을 것.

<Q&A>

신입생 : 폭탄주와 양주 스트레이트 중 어떤 게 덜 취하나요?

선배 : 물론 스트레이트. 폭탄은 양주 1잔+맥주 1잔 분량이니까. 또 맥주의 탄산가스는 알코올의 흡수를 증가시킵니다.

전술적으로도 스트레이트가 낫죠. 폭탄은 관중(?)의 집중도가 높아 원샷 안 하고는 못 배기지만 스트레이트는 안 보거든요.

 

13. 오바이트 한 판의 미덕

단시간 내에 술을 깨려면 알코올이 위장에서 흡수되기 전에 토하는 게 최고.
특히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마셔 혼수상태 직전이라면 손가락을 넣어 억지로라도 토해내는 게 좋다.
정신이 돌아오면 과당이 풍부한 꿀물이나 주스, 중추신경 기능을 촉진시키는 따뜻한 커피를 마실 것.

14. 찬바람을 피하라

술 깬답시고 갑자기 찬바람을 쐬는 건 금물. 술을 마시면 혈관이 확장되고 혈액순환이 빨라지면서 정상 체온 상태를 잃게 된다.
이때 찬바람에 노출되면 저항력이 약해져 질병에 걸릴 확률이 높다. 숙취와 감기의 이중고를 겪고 싶지 않다면 주의할 것.

15. 편의점으로 직행

숙취의 가장 큰 원인은 혈당 부족. 술 마신 후 라면이나 밥 생각이 간절해지는 건 혈당을 보충하려는 자연스러운 신체 반응이다. 편의점에 들러 따뜻한 녹차, 유자차, 알로에나 당근 또는 토마토 주스, 아스파라긴산이 함유된 숙취해소 음료, 꿀물 등을 먹자.

16. 해장국을 신봉하라

콩나물국(아스파라긴산), 북어국(아미노산), 조갯국(타우린), 추어탕(단백질), 선짓국(철분) 등은 알코올을 빨리 분해시킨다.
두통이 심할 때는 파를 듬뿍 넣은 국이 최고. 제발 라면만은 먹지 말자. 숙취의 절반은 속쓰림과 위쓰림. 라면처럼 배를 묵직하게 만드는 음식을 먹는 것은 속 뒤집히라고 고사 지내는 꼴.

17. 씻지 말고 꿈나라로(이는 꼭 딱고 자자)

숙취의 고통은 ‘산고’와 맞먹는다 하지 않던가. 산모가 출산 후 몸을 풀 듯 과음 후에도 푹 쉬는 게 최고다.

하지만 씻지 말고 그냥 잘 것. 술 깬답시고 목욕을 하면 체내에 저장된 포도당이 급격히 소모돼 체온이 떨어진다. 안 그래도 알코올 때문에 간에 포도당이 부족한 상태이므로 샤워하다 기절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