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하늘지기의 24시간
사진 : 강원대 시각멀티미디어학과 김상훈 교수
글 : 수방사 방공단 정훈장교 중위 김옥경
서울 도심에 솟아있는 수많은 고층 건물들. 대한민국의 발전상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상징이다. 하늘과 가장 가까운 이 곳에는 24시간 하늘을 응시하는 눈빛들이 있다.
하늘 지기, 서울 하늘을 지키는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방공단의 또 다른 이름이다. 서울 상공을 지나가는 모든 항공기를 쉼 없이 감시하고 적의 공중위협을 차단하기 위한 수 차례의 반복 훈련과 경계태세로 이 곳의 긴장감은 최고조… 서울은 유사시 적기가 수 분 이내에 도달할 수 있고 언제 어디서 위협이 발생할지 모르기에 대공진지의 부대원들은 잠시라도 긴장을 늦추거나 눈을 뗄 수가 없다. 도심 속에 있지만 이 곳은 적과 마주 하고 있는 최전방 GOP 부대와 다를 바 없다.
한 여름의 콘크리트 지열과 스모그, 겨울철 살을 파고드는 매서운 칼바람 속에 하루 세 차례의 대공 경계 근무 투입. 특히, 흔들리게 설계되어 있는 초고층 건물의 특성상 취침에도 적응 기간이 필요하다. 한 부대원은 “처음 근무할 때는 현기증을 느끼고 건물이 흔들릴 때마다 건물이 무너지지는 않을지 속으로 겁도 났는데 이제는 적응이 되었다.”며 처음 대공진지에 왔을때 소감을 털어 놓았다.
휴가 때 외에는 빌딩 아래로 내려올 수 없기 때문에 부대원들은 영화 '캐스트 어웨이'의 주인공처럼 생활을 한다. 도심 속의 섬에서 자기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을 만들어야 하는 것은 필수, 가장 인기 있는 스트레스 해소법은 웨이트 트레이닝이다. 비록 부족한 운동 기구들이지만 이 곳은 서울에서 가장 좋은 전망을 가진 피트니스 클럽이라 할 수 있다.
수방사 방공단은 올해 대단한 성과를 이뤄냈다. 각종 대공 실탄 사격에서 백발백중의 성적을 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10월 말 2년 만에 실시된 지대공 유도무기 '천마' 대공사격에서 한치의 실수 없이 표적을 명중시켰으며, 11월에 실시된 휴대용 대공 유도무기 미스트랄 대공사격에서도 6발을 모두 명중시키는 쾌거를 이뤄냈다. 이러한 결과를 얻을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평소에 시행하는 실전과 같은 교육 훈련이 있었기 때문이다. 언제 어디서 침투할 지 모르는 적기에 대해 촌각을 다투는 중요한 곳이기 때문에 하루도 빠짐없이 가상의 표적을 설정하여 추적 및 사격하는 즉각 사격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이 곳에는 따로 취사병이 없기에 직원 식당과 편의점에서 우유등의 부식을 받아서 먹는다. 직원 식당에서 식사를 받기 위해 관리용 엘리베이터만을 이용하는 부대원
이러한 육군 장병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서울 하늘은 언제나 평온하다. 도심 속의 섬 생활이지만 부대원들은“대공진지 생활은 하나에서 열까지 스스로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힘들지만 부대원 서로에 대해 조금 더 알 수 있고 진한 정으로 팀웍을 다질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될 수 있다. 특히, 서울의 아름다운 야경과 하늘을 지킨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한다.
주야연속 교대 대공 경계근무와 화포 설치 및 훈련, 발간포 사격훈련, 화포 정비 등 많지 않은 인원으로 수행해야 할 임무가 녹록치 않지만 진지장을 비롯한 부대원 모두 가족과 같이 정과 사랑이 넘친다. 도심의 야경속에서 더욱 빛나는 하늘지기, 겨울 칼바람 속에서 대공방어 임무완수를 외치는 그들의 불끈 쥔 주먹에서 대한민국에 대한 사랑과 열정이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