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혼전(混戰)의 계(計)
19. 삼십육계의 제19계는 ’부저추신(釜底抽薪)’ 즉, ’가마솥의 장작을 치우는 책략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적의 보급을 차단하는 것,적의 사기를 꺾는 것의 두 가지가 있다. 삼국시대 위나라 조조는 관도 전투에서 원소의 대군과 싸운 일이 있었다. 그런데 열세에 몰렸던 조조가 원소의 보급기지를 밤에 몰래 습격하는 바람에 대승하였고, 이 기세를 몰아 단숨에 중국 북부를 지배하는 실력자로 등장하였다.
20. 삼십육계의 제20계는 ’혼수모어(混水模漁)’ 즉, ’물을 휘둘러서 고기를 찾아낸다.’
이 책략은 적의 내부와 지휘본부를 혼란시켜 전력을 약화시킨 다음 아군이 원하는 방향으로 전세를 이끌게 된다. 1944년 12월 히틀러는 프랑스 국경 아르텐느 언덕에서 수십 만 병사와 2천 대의 전차로 최후의 총반격을 가했다. 그때 그는 영어에 능통한 병사들 2천 명을 뽑아 미군복장을 입혀 미국 후방에 침투시켰다. 이러한 교란작전은 그대로 적중되어 미군의 지휘본부를 혼란케 하였다. 비록 주력군의 진출이 막힌 탓으로 작전은 성공하지 못했지만, 이는 전형적인 ’혼수모어’작전 이었다.
21. 삼십육계의 제21계는 ’금선탈각(金禪脫殼)’ 즉, ’매미가 아무도 모르게 허물을 벗어 버리고 날아가는 모습.’
겉으로는 진지 구축을 강화하며 끝까지 전투 자세를 보이면서 상대가 움직이지 못하는 틈을 이용하여 은밀하게 주력부대를 이동시키는 전략이다.
22. 삼십육계의 제22계는 ’관문착적(關門捉賊)’ 즉, ’문을 닫아 버리고 도적을 잡는다.’
앞의 ’욕금고종’과는 정반대의 책략이다. 얼핏 보면 모순된 책략 같지만 힘이 약한 적은 포위해서 섬멸하라는 주석이 있듯이 상황에 따라 강하게 또는 약하게 가려서 판단하여 실행하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예를 들어 상대의 병력이 후에 큰 화근이 될 우려가 있을 경우에는 ’관문착적’의 계략이 필요하다. 요컨대 상대가 이쪽보다 약할 때에는 인정 사정없이 철저하게 섬멸하라는 것이다.
23. 삼십육계의 제23계는 ’원교근공(遠交近攻)’ 즉, ’멀리 있는 나라와는 손잡고 가까이 있는 나라는 공격하라는 뜻.’
옛날부터 이는 많은 나라가 대립 항쟁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언제나 유효한 책략으로 삼아졌다. 그 이유는 먼 곳에 있는 나라에 군대를 보내는 것은 힘만 들고 이에 따른 득이 적기 때문이다. 멀리 떨어진 나라와는 손잡고 가까이 있는 나라는 공격하는 책략은 가까운 나라는 공격하여 점차적으로 세력을 확대하라는 뜻이다.
24. 삼십육계의 제24계는 ’가도벌괵(假道伐?)’ 즉, ’길을 빌려 괵나라를 친다.’
작은 나라의 어려움을 틈타 이를 정벌하는 책략이다. 예로써 괵은 춘추시대의 한 작은 나라의 이름이다. 큰 나라인 진이 작은 나라인 우나라에게 길을 빌려 괵나라를 공격하였는데, 돌아오는 길에 우나라마저 멸망시킨 사실에서 유래되었다.
□ 병전(倂戰)의 계(計)
25. 삼십육계의 제25계는 ’투량환주(偸梁煥柱)’ 즉, ’대들보를 훔치고 기둥을 바꾼다.’
진나라 시황제는 ’원교근공’의 전략으로 가까운 나라를 차례로 침공한 다음 마지막으로 제나라를 멸망시킬 때 제나라의 후승(后勝)이라는 신하를 비롯해 많은 이들을 매수하는 바람에 전쟁도 시작하기 전에 제나라를 허수아비로 만들어 버렸다. 싱대국의 신하들을 차례로 농락하여 한 나라를 멸망시킨 이러한 전략이 ’투량환주’이다.
26. 삼십육계의 제26계는 ’지상매괴(指桑罵槐)’ 즉, ’뽕나무를 가리키면서 회화나무를 꾸짖는다.’
이 말은 A라는 사람을 비판하고 싶은데 그러지 못할 경우 A대신 B를 꾸짖어 간접적으로 A를 비판하는 것이다. 이 전략은 <삼십육계>중에서 가깝게 지내는 나라나 부하를 다루는 방법으로 흔히 채택되고 있다. 가깝게 지내는 나라에 대하여 정면으로 비판을 가한다거나 부하를 면전에서 욕하면 배반당할 위험이 있으므로 상대가 알아차릴 만하게 다른 사람을 간접적으로 꾸짖으면 더욱 효과적이라는 말이다.
27. 삼십육계의 제27계는 ’가치부전(假痴不癲)’
즉, ’잘 떠들면서 경거망동한 행동을 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바보인 척하면서 행동을 삼가는 편이 낫다.’
마음 속으로는 치밀한 계산을 하면서도 밖으로 나타내지 않는다. 결국 이는 바보같이 행동하면서 상대가 방심하도록 유도하는 책략이다. 뛰어난 지도자는 자기의 재능을 자랑하지 않는다. 노자(老子)는 ’지도자는 지모를 깊숙이 감추고 있기 때문에 겉으로 보면 바보같이 보인다. 이것이 지도자의 이상적인 모습이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이상적인 지도자의 모습을 하나의 책략으로 사용하여 행동하도록 권하는 것이 ’가치부전’이다.
28. 삼십육계의 제28계는 ’상옥추제(上屋抽梯)’ 즉, ’지붕위에 올려놓고 사다리를 치운다.’
’허술하게 보여 적을 끌어들인 후 뒤따르는 부대를 끊어서 포위 섬멸한다.’는 책략이다. 강한 상대를 유인할 때는 이 수법을 흔히 쓰는데, 상대를 유인하려면 온갖 지혜와 달콤한 미끼와 주도 면밀한 준비가 없으면 성공하지 못한다.
29. 삼십육계의 제29계는 ’수상개화(樹上開花)’ 즉, ’나무 위에 꽃을 피운다.’
깃발이나 창 ,칼 ,북 ,꾕과리 등으로 이쪽의 병력이 많은 것처럼 꾸미는 책략이다. 적은 물론이고 동맹국 들에게도 신뢰감을 주기 때문에 주도권을 잡기 위한 수단으로 병력이 소수이거나 약세일 때 자주 사용되는 수법이다.
30. 삼십육계의 제30계는 ’반객위주(反客爲主)’ 즉, ’손님의 입장으로부터 차츰 주인의 자리를 차지하는 책략이다.’
이러한 책략을 성공시키려면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서 한 걸음씩 실행하지 않으면 안 된다. 조급하거 서두르다가는 실패하기 십상이다.
□ 패전(敗戰)의 계(計)
31. 삼십육계의 제31계는 ’미인계(美人計)’
즉, ’세력이 강한 적장의 마음을 아름다운 여인을 이용해 교묘히 꾀어내는 수법이다.’
만일 상대가 영특한 사람이라면 계책을 세워 의욕을 상실케 한다. 우두머리와 부하들의 의욕을 꺾으면 상대는 저절로 무너지고 말 것이다. 이 책략의 핵심은 상대의 마음을 딴 곳으로 돌리는 데 있다. 상대의 마음을 빼앗으려면 절세의 미녀라야 가능하다.
32. 삼십육계의 제32계는 ’공성계(空成計)’ 즉, ’성을 비우는 책략.’
삼국지를 보면 제갈공명이 ’공성계’를 이용하여 사마중달의 대군을 퇴각시킨 장면이 나온다. 이 이야기를 잠깐 살펴보자. 중달의 대군이 공격해 왔을 때 공명은 성문을 모두 열어 놓고 자신은 도사 차림으로 누각에 올라 한가롭게 거문고를 타면서 적군이 오기를 기다렸다. 이것을 본 중달은 ’저 꾀많은 공명이 어딘가에 복병을 숨겨놓았을 것이 틀림없다’고 생각해 서둘러 군사를 철수시켰다. 이렇게 일부러 무방비 상태인 양 보임으로써 적의 판단을 흐리게 하는 전략이 ’공성계’인데 29계인 ’수상개화’와는 반대 심리를 이용한다. 적에게 발각되면 돌이킬 수 없는, 그야말로 죽음을 무릅쓴 계책 중의 계책이다. 그렇기 때문에 상대도 얼떨결에 그 술책에 넘어가게 된다.
33. 삼십육계의 제33계는 ’반문계(反問計)’ 즉, ’적의 첩자를 역이용하는 책략이다.’
이는 상대방 첩자에게 역정보를 흘려서 상대를 혼란케하는 수법인데, 여기에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첩자를 매수하거나, 아니면 눈치채지 못한 체하고 고의로 거짓정보를 흘리는 방법이다. 어느 방법을 선택하든지 힘들이지 않고는 승리를 거둘 수 없다.
34. 삼십육계의 제34계는 ’고육계(苦肉計)’ 즉, ’자기 몸을 상처내는 책략.’
<삼국지>에 나오는 적벽 대전은 너무도 유명하다. 조조와 주유의 맞대결에서 승패를 가름한 것은 황개(黃蓋)의 전략이었다. 황개는 주유와 사이가 나쁜 것처럼 거짓으로 소문을 퍼뜨리고는 조조에게 몰래 밀서를 보내 귀순할 의사를 전한 다음 배를 접근시켜 화공(火攻)을 가했다. 이로 인해 조조의 군사는 큰 혼란에 빠졌고 조조는 겨우 목숨만 건져 도망갔다. 여기서 황개가 조조를 감쪽같이 속이기 위해 자기 몸을 상처내는 책략이 바로 ’고육계’이다. 이와 같은 책략은 옛날부터 전쟁 중에 사용된 적이 많았다. 그중에는 사랑하는 아내와 총애하는 신하를 희생시킨 예도 가끔 있을 만큼 승부에 대한 집념이 대단했다.
35. 삼십육계의 제35계는 ’연환계(連環計)’이다.
적벽대전에서 조조가 크게 패한 이유는 위나라의 배들이 쇠사슬 고리에 연결되어 있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 책략은 촉나라의 군사 방통(龐統)이 생각해 낸 것인데 ’연환계’는 여기에서 유래되었다. 다시 말하면 이는 먼저 적의 움직임을 제압한 후, 제2, 3의 계략을 구사하여 강한 적을 멸하는 책략이다. 이것은 한 번에 승리를 노리는 것이 아닌 두 가지 이상의 책략을 혼합하여 적을 멸하는 데 묘미가 있다.
36. 삼십육계의 제36계는 ’주위상(走爲上)’ 즉, ’도망가는 것을 상책으로 삼는다.’
이는 ’삼십육계 줄행랑이 제일이다.’는 말을 낳은 마지막 계략이다. 병법에서는 상황에 따라서 일부러 후퇴하는 것도 불사한다고 나와 있는데 이 또한 병법의 철칙이다. <손자>에도 ’병력이 열세이면 물러나고, 승산이 없으면 싸우지 않는다’고 쓰여져 있다. 사람이 죽으면 승리도 패배도 없는 것이다. 불리할 때 일단 퇴각하면 전력을 보완하여 다시 싸울 수 있기 때문에, 그런 의미에서 보면 용기있게 후퇴할 줄 아는 사람이야말로 참다운 용기를 지닌 지도자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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