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史관련

“음속8배 대포동 날아가도 세종대왕 손바닥 못 벗어나”

醉月 2009. 2. 14. 17:10

“음속8배 대포동 날아가도 세종대왕 손바닥 못 벗어나”

 

■ 1998, 2006년 美日에 궤적추적 의존했던 한국군 2009년엔…

‘거미줄 레이더’ 선체상단 4곳 전방위 탑재, 빔으로 목표 탐색… 24시간 추적-감시 가능

“최대 1000km 밖 비행물체까지 완벽 포착”

 

 북한의 대포동2호 미사일 발사준비 움직임에 대해 미국이 요격 태세를 갖출 것이라고 경고한 가운데 한국군의 대포동2호 추적 감시능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과거 북한의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때마다 한국 정부는 미국과 일본의 첩보위성과 이지스함 등이 실시간으로 포착한 관련 첩보에 크게 의존해왔다. 북한이 쏜 탄도미사일을 추적 감시할 전력이 없어 미일 정보당국이 수집한 ‘특급정보’에 목을 맬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1998년 8월 북한이 함북 화대군 무수단리 기지에서 대포동1호 미사일을 발사했을 때 미국 첩보위성이 이를 포착했지만 추적 도중 미사일 궤적을 놓쳤다. 이때 동해상에 있던 일본 해상자위대의 이지스함인 묘코(秒工)함이 미사일의 궤도와 탄착지점을 정확히 추적했다. 또 북한이 2006년 7월 같은 기지에서 대포동2호 등 7기의 미사일을 발사했을 때도 미일 첩보위성과 조기경보레이더, 이지스함 등이 정확한 궤도와 탄착 지점을 식별했다. 이 첩보를 토대로 일본 언론은 대포동 2호가 발사 직후 42초 만에 해상에 추락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한국군 당국은 대포동2호가 7분간 총 499km를 비행한 뒤 추락했다고 발표했다가 두 달여 뒤 일본 언론의 보도 내용이 맞는다고 확인하는 최종 결과를 발표해 논란이 일었다. 당시 군 관계자는 “제한된 첩보로 초기 분석을 한 뒤 다양한 출처의 추가 첩보들을 입수해 분석하는 과정에서 빚어진 사태”라고 해명했지만 이는 한국군의 대북정보 수집 및 분석능력의 한계를 국내외에 드러내는 사례가 됐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는 게 군 안팎의 견해다. 한국군도 최신예 이지스함인 세종대왕함으로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추적 감시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1년 반 동안 시운전과 최종 평가를 거쳐 지난해 12월 실전 배치된 세종대왕함은 북한의 대포동2호 발사가 임박하면 즉각 대비 태세에 돌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군 소식통은 “세종대왕함은 미국과 일본의 이지스함보다 강력한 원거리 목표물의 탐색 추적 성능을 보유해 한반도 전역을 대상으로 북한의 탄도미사일 궤적을 정확히 추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세종대왕함에 장착된 최신형 이지스 탐색레이더인 SPY-1D(V)는 미 해군 이지스함 중에서도 가장 최근에 건조된 함정에만 장착되는 첨단기종이다. 세종대왕함의 선체 상단부(함교)의 4개 면에 90도 간격으로 1기씩 탑재된 이 레이더는 각각 4500여 개의 소형레이더로 구성돼 있다. 각각의 소형레이더가 레이더 빔을 하늘로 쏘아 비행 중인 미사일이나 항공기 등 목표물을 탐색 추적한다. 이 레이더는 최대 음속의 8배 이상으로 비행하는 대포동2호와 같은 탄도미사일의 궤도와 탄착지점을 실시간으로 추적할 수 있고, 최대 1000km 밖의 비행물체도 포착할 수 있다.

 

 군 고위소식통은 “북한의 대포동2호를 세종대왕함이 추적 감시해 능력을 과시한다면 향후 미일 양국과 대등한 수준에서 관련 첩보를 공유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동아일보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동영상 제공: 로이터/동아닷컴 특약


▲ 동아일보 사진부 최재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