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史관련

곤고/아타고급 호위함

醉月 2017. 9. 16. 16:57

다양한 공중위협으로부터 함대를 지키는 방패

곤고/아타고급 호위함      

저속으로 항해하는 DDG-173 곤고. 일본에서 독자적으로 건조했지만 전체적인 설계는 미국 알레이 버크급 구축함의 설계를 이어받았다. <일본 해상자위대>

개발의 역사

동서 냉전이 격화되면서 NATO를 중심으로 하는 유럽 지역의 안보유지가 우선이었던 미국은 단독으로 동아시아 지역과 유럽 지역의 안보 상황을 모두 감당하기에는 부담이 매우 컸다. 1950년대 미국 정부는 우방국가의 군사력 건설을 적극적으로 지원했고, 그 일환으로 일본의 자위대 창설을 적극 지원했다. 해상작전을 주 임무로 하는 해상자위대는 해상경비대를 거쳐 1954년 7월에 창설되었지만, 많은 예산 투입이 필요했기 때문에 충분한 수량의 전투함정 확보가 쉽지 않았다. 해상자위대는 미 해군에서 임차한 구축함(DD)과 호위구축함(DE)을 중심으로 호위함대의 창설을 서두르면서 당장 시급한 대잠임무 수행능력을 확보하고자 노력했다.

해상자위대가 당면한 위협은 소련 해군의 극동함대였고, 무엇보다도 1950년대에 들어서면서 급격하게 세력을 증강하던 소련 잠수함 대한 대책이 시급했다. 지리적으로 볼 때 일본 열도는 소련의 극동지역과 매우 가깝고 해상자위대가 소련의 잠수함에 대한 대잠작전을 수행할 때 소련의 공군기가 출동할 수도 있는 위험성이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해상자위대는 함대의 안전을 확보하고 대잠작전에 전념할 수 있는 대비책이 필요했다.

해상자위대의 주력은 범용호위함(DD)과 대잠호위함(DDK)을 중심으로 하는 호위함대(護衛艦隊)다. 해상자위대는 주력인 호위함대의 안전을 위해 대공위협에 대처하고 함대를 방어하는 임무를 전담하는 함정이 필요했다. 이에 따라 등장한 대공호위함(DDA)이 바로 무라사메(むらさめ: 1세대)급과 다카쓰키(たかつき)급이다. 대공호위함의 무장은 대공수색레이더와 고속발사 함포가 중심이었으며, 대공임무와 병행하여 잠수함도 탐지할 수 있는 소나(SONAR)를 함께 탑재하고 있었다. 이들 함정은 대공호위함이지만 무장으로 본다면 근접방어만 가능할 뿐 함대 전체를 안전하게 방어할 수 있는 성능은 부족한 편이었다.

1957년 11월에 미 해군 참모총장인 알레이 버크(Arleigh A. Burke) 제독은 일본을 방문하여 호위함대의 대공방어능력을 향상시키고자 해상자위대에 최신예 타타(Tartar) 함대공미사일을 공급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1950년대 중반 이후 무기체계가 발전하면서 해상에서 작전하는 전투함정의 안전이 크게 위협을 받기 시작했고, 이에 대응하고자 개발된 무기가 바로 함대공미사일이다. 호위함대의 대공능력 향상을 고민하던 해상자위대는 미 해군의 제안을 받아들여 곧바로 실무 검토를 거쳐 타타 함대공미사일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해상자위대 최초의 방공함은 1965년 취역한 아마쓰카제 호위함으로, 이후 다치카제급과 하타카제급이 양산되면서 본격적으로 실전 배치되었다. 사진은 다치카제급 2번함 아사카제(あさかぜ) 호위함이다. <출처: (cc) Kenichiro MATOHARA at Wikimedia.org>

이러한 과정을 거쳐 등장한 함정이 바로 아마쓰카제(あまつかぜ) 미사일호위함(DDG)으로 미국제 타타 함대공미사일 시스템을 탑재하는 해상자위대 최초의 미사일호위함이다. 아마쓰카제 미사일호위함은 기준배수량 3,050톤이라는 비교적 작은 선체에 중거리 대함미사일 시스템을 탑재하고 있으며 당시 생소한 함대공미사일 운영 기술을 숙달하기 위한 실험적인 성격이 강했다. 아마쓰카제 미사일호위함으로 실전 적합성을 확인한 해상자위대는 다치카제(たちかぜ, 4,000톤)급, 하타카제(はたかぜ, 4,600톤)급을 연속으로 확보하여 실전에 배치했다.

하타카제급 미사일호위함은 3차원 레이더와 스탠더드 MR 함대공미사일을 탑재하는 호위함으로, 이지스 시스템이 등장하기 전까지 가장 우수한 대공호위함이었으며 현재까지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러나 다치카제급/하타카제급 미사일호위함은 기본적으로 3차원 레이더를 중심으로 타타/스탠더드 중거리 함대공미사일 시스템을 운용하는 아날로그 시스템으로 복수의 목표물에 대한 대응이 가능한 성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기계식으로 회전하는 수색레이더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동시에 여러 방향에서 공격을 받을 경우 효과적으로 대응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특히 소련에서 사거리 400km에 달하는 AS-4 키친(Kitchen) 초음속 공대함미사일과 Tu-22M 백파이어(Backfire) 초음속 폭격기를 극동지역에 실전 배치하자 해상자위대로서는 상황이 매우 급박했다.

해상자위대는 이러한 상황에서 대응이 가능한 대공방어능력이 절실히 필요했고, 세계적인 수준의 기술을 보유한 일본의 전자산업 기술을 이용하여 이를 자체적으로 개발하고자 검토했다. 그러나 독자개발을 추진하기에는 너무 많은 비용이 들었고 더구나 미국제 함대공미사일을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통합하기가 쉽지 않았다.

림팩 훈련에서 훈련 참가국 해군 함정과 나란히 항해하고 있는 DDG-173 곤고 <출처: 일본 해상자위대>

이러한 상황에서 혜성같이 등장한 이지스 시스템(Aegis System)은 1970년대 미 해군의 요구에 따라 RCA 사에서 개발한 전투체계로, 평면배열 레이더를 사용하여 360도 전방위를 항상 감시할 수 있고 복수의 목표물에 대한 대응이 가능한 획기적인 전투체계다. 한편 함대공미사일 발사기도 발사속도가 느린 구형 Mk.13 발사기를 대신하여 연속으로 발사 가능한 수직발사관을 사용하여 효과적으로 목표를 공격할 수 있었다.

해상자위대는 1981년부터 이지스 시스템을 도입하고자 미 해군과 협상을 시작하기 시작했으며, 1984년에 이지스 시스템의 일본 판매가 가능하다는 답변을 얻어냈다. 이후 해상자위대는 이지스 프로젝트팀을 구성하여 실무 검토를 시작했으며 1985년 8월에는 하타카제급 3번함을 건조하는 대신 이지스 미사일호위함을 건조하기로 결정했다.

아타고급은 곤고급과 달리 신형 5인치 함포와 헬기 격납고를 설치했다. <출처: 일본 해상자위대>

1986년 5월에 일본 방위청 산하 국방개혁위원회가 설치되고 주요 과제로서 해상방공체계의 현대화를 검토했다. 그 결과, 해상자위대가 요구하는 이지스 시스템 도입이 가장 최적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검토 결과는 1987년 12월에 열린 안전보장회의에서 승인되었고, 이에 따라 핵심적인 이지스 시스템을 미국에서 도입하고 함선을 일본에서 자체적으로 건조하여 완성한 함정이 바로 곤고(こんごう)급 미사일호위함이다.

모두 4척의 곤고급 미사일호위함을 확보한 해상자위대는 하타카제급 미사일호위함의 노후화에 대응하고 호위함대의 대공방어능력을 향상시키고자 2척의 미사일호위함을 추가로 확보했는데, 이 함정이 바로 아타고(あたご)급 호위함이다. 아타고급 호위함은 이지스 시스템을 탑재하는 미사일호위함이라는 개념은 앞서 등장한 곤고급과 같지만 기술의 발전에 따라 미 해군의 알레이 버크(Arleigh Burke)급 플라이트 IIA 설계를 받아들여 성능이 향상된 AN/SPY-1D(V) 레이더와 함께 SH-60J/K 대잠헬기를 운용할 수 있는 격납고를 설치했다.


특징

곤고급 미사일호위함은 미 해군 알레이 버크(Arleigh Burke)급 구축함을 모델로 개발한 함정으로 이지스 시스템을 포함한 전투체계를 배치하는 방식과 함정의 크기가 매우 비슷하다. 다만 해상자위대는 대공호위함을 호위함대의 기함으로 사용하는 전통이 있어서 전투체계와 더불어 함대의 지휘통제장비를 추가로 설치하여 알레이 버크급 구축함과 비교할 때 상부 구조물이 더 크며 배수량도 증가했다. 또한 상갑판 높이에 차이가 있는 알레이 버크급 구축함과 달리 곤고급 미사일호위함은 평갑판 형식을 채택하고 있다.

곤고급 미사일호위함은 대공작전의 핵심 장비인 AN/SPY-1D 레이더와 함께 공격 무장으로 Mk.41 수직발사기(VLS, Vertical Launching System)을 선수(29셀)와 선미(61셀)에 설치하고 있다. 수직발사기에는 처음에 SM-2 블록 III 함대공미사일을 탑재했고 순차적으로 SM-2 블록 IIIA, SM-2 블록 IIIB 미사일로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곤고급 미사일호위함은 이지스 시스템을 탑재하고 있어 탄도미사일방어(BMD, Ballistic Missile Defense)에 적합한 함정이며, 일본 방위성은 미사일방어능력을 부여하고자 추가 예산을 투입하여 SM-3 미사일을 탑재하는 개조 작업을 했다. 곤고급/아타고급 미사일호위함은 실전 배치된 이후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실험을 감시하는 데 중요한 탐지 자산으로 활약하고 있다.

곤고급/아타고급 호위함은 추진방식이 알레이 버크급 구축함과 같은 4대의 LM2500 가스터빈 엔진을 사용하는 COGAG(COmbined Gas turbine And Gas turbine) 방식이며, 보조 디젤엔진은 탑재하고 있지 않다. 4대의 가스터빈으로 2축의 프로펠러를 구동하며 최대 30노트 이상의 속도를 낼 수 있다.

무장은 SM-2 함대공미사일, SM-3 요격미사일 이외에 하푼(Harpoon) 함대함미사일을 별도의 4연장 발사관에 탑재하고 있다. 함포는 이탈리아제 5인치 고속발사 함포 1문과 더불어 자체 방어용으로 페일랭스(Phalanx) 20mm 고성능 기관포 2문을 탑재하고 있다. 한편 대잠작전용 경어뢰를 발사하는 3연장 발사관을 선체 옆쪽에 설치하고 있다.

함수에 5인치 고속발사 함포를 탑재하고 있는 DDG-174 기리시마(きりしま). 해상 포격능력을 중시하는 해상자위대는 미국제 5인치 함포 대신 이탈리아제 5인치 함포를 선호하고 있다. <출처: 일본 해상자위대>
선외 스프링클러를 모두 가동하여 제독능력을 테스트하고 있는 DDG-174 기리시마 <출처: 일본 해상자위대>
MK.41 수직발사기에서 SM-2 함대공미사일을 발사하는 DDG-174 기리시마 <출처: 일본 해상자위대>

동급함

곤고급 4척
● DDG-173 곤고(こんごう): 1990년 5월 8일 착공, 1991년 8월 26일 진수, 1993년 3월 25일 취역 / 미쓰비시중공업(三菱重工業) 나가사키 조선소
● DDG-174 기리시마(きりしま): 1992년 4월 7일 착공, 1993년 8월 19일 진수, 1995년 3월 16일 취역 / 미쓰비시중공업 나가사키 조선소
● DDG-175 묘코(みょうこう): 1993년 4월 8일 착공, 1994년 10월 5일 진수, 1996년 3월 14일 취역 / 미쓰비시중공업 나가사키 조선소
● DDG-176 초카이(ちょうかい): 1995년 5월 29일 착공, 1996년 8월 27일 진수, 1998년 3월 20일 취역 / 이시카와지마하리마중공업(石川島播磨重工業) 도쿄 제1공장

곤고급 미사일호위함의 3번함인 DDG-175 묘코(みょうこう). 곤고급 미사일호위함은 대잠헬기의 이착륙은 가능하지만 격납고가 없어 고정 배치할 수 없는 단점이 있다. <출처: 일본 해상자위대>

아타고급 2척
● DDG-177 아타고(あたご): 2004년 4월 5일 착공, 2005년 8월 24일 진수, 2007년 3월 15일 취역 / 미쓰비시중공업 나가사키 조선소
● DDG-178 아시가라(あしがら): 2005년 4월 6일 착공, 2006년 8월 30일 진수, 2008년 3월 13일 취역 / 미쓰비시중공업 나가사키 조선소

임무를 마치고 사세보(佐世保) 항으로 입항하는 아타고급 2번함 DDG-178 아시가라 호위함 <출처: 일본 해상자위대>

운용 현황

해상자위대는 4척의 곤고급, 2척의 아타고급 미사일호위함을 확보하여 호위함대 산하 호위대군에 배치하고 있다. 제1호위대군에는 DDG-173 곤고, 제2호위대군에는 DDG-174 기리시마, DDG-179 아시가라, 제3호위대군에는 DDG-175 묘코, DDH-177 아타고, 제4호위대군에는 DDG-172 시마카제, DDG-176 초카이를 배치하고 있다. 현재 제1호위대군, 제4호위대군에는 2척의 구형 하타카제급 미사일호위함(DDG-171 하타카제, DDG-172 시카카제)이 배치되어 있는데, 현재 추진하고 있는 2척의 아타고급 미사일호위함을 추가 확보하여 대체할 예정이다.

폭이 넓은 알레이 버크급 구축함의 설계를 이어받은 곤고급 미사일호위함은 원양항해 시 흔들림이 적어 안정적인 무장 발사가 가능한 장점이 있다. <출처: 일본 해상자위대>

제원

- 선명: 아타고급
- 함종: 미사일호위함(DDG)
- 기준배수량: 7,824톤
- 만재배수량: 10,160톤
- 전장: 164.9m
- 전폭: 21.0m
- 깊이: 12m
- 흘수: 6.2m
- 주기관: COGAG GE LM2500 가스터빈×4, 2축
- 출력: 102,160마력
- 최고속도: 30노트
- 승조원: 309명
- 무장 
  └ 5인치 함포×1, 20mm 페일랭스 Mk.15 CIWS×2, Mk.41 VLS(64+32셀), 
  └ 90식 함대함미사일 4연장 발사관×2 , 68식 경어뢰 3연장 발사관×2
  └ SH-60J/K 대잠헬기×1
- 레이더: AN/APY-1D(V) 3차원 레이더, OPS-28E 대수상 레이더, OPS-20 항해 레이더
- 소나: AN/SQS-53C 고정식 소나×1, OQR-2D-1 견인식 소나×1
- ESM: NOLQ-2B 재머, Mk.36 SRBOC 6연장 채프 발사기×4, 4식 견인식 어뢰 기만기
- 건조비용: 1,475억 엔(아타고)

우현으로 급선회 기동을 하는 DDG-178 아시가라. 좌우 흔들림이 적은 선형으로 설계하여 급선회 기동에도 선체의 기울어짐이 적다. <출처: 일본 해상자위대>
타고급 미사일 호위함은 성능이 향상된 AN/APY-1D(V) 위상배열레이더를 탑재하고 있다. <출처: 일본 해상자위대>

저자 소개

이재필 | 군사저술가
항공 분야에 대한 깊은 관심을 가지고 군용기와 민항기를 모두 포함한 항공산업의 발전 역사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국내 여러 매체에 항공 관련 원고를 기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