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류, 술, 멋

계절별 명산

醉月 2010. 10. 17. 11:58
민족의 靈山에 올라 새해 소원을 빌어볼까 마니산
새해의 소망을 빌기 좋은 산으로 민족의 영산(靈山)인 강화도 마니산(摩尼山·469.4m)만한 곳도 없다. 마니산에서 남쪽으로 한라산과 북쪽으로 백두산까지의 거리는 같다. 한반도의 중심에 자리잡고 있는 산이 마니산이다. 정상 부근에는 단군왕검이 제사를 봉행했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참성단(塹星壇)이 자리잡고 있다. 전국체전 때에 성화를 채화하는 곳이다. 1999년 풍수전문가 세 명이 전국의 기(氣)가 센 지역을 선정해 측정한 결과 강화 마니산 참성단이 가장 많은 기를 분출하는 생기처(生氣處)로 나타났다고 한다. 마니산에 하늘에 제를 올리는 제단을 만든 것이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참성단은 매년 12월31일과 1월1일의 해넘이와 해맞이, 개천절 의식과 전국체전 성화채화 때만 개방된다. 지난해에는 출입이 통제됐던 참성단을 1월 한달간 열었는데 올해는 개방계획을 볼 수 없어 아쉽다. 참성단 주변을 철책으로 쳐놓아 보기에 좋지 않다. 특정 종교인들이 참성단을 훼손하는 일들이 자주 벌어져 막아놓은 것이다.

이 산은 원래 이름이 ‘마리산’이었으나 일제에 의해 ‘마니산’이란 발음으로 정착됐다. 일제는 ‘으뜸산’의 뜻인 ‘마리산’이 마땅치 않았던지 마니산으로 쓰기 시작했다. 광복 후 지도 등에 그 이름을 ‘마리’로 바로잡아야 했으나 그러지 못했다. 높이는 낮지만 주능선이 암릉으로 이뤄져 등산의 맛이 있고 서해바다를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것이 큰 매력이다. 가장 긴 종주코스는 화도초교에서 참성단을 거쳐 마니산에 오른 뒤 야영장이 있는 함허동천 또는 정수사 방면으로 내려오는 길이다. 3 ~ 4시간이면 탈 수 있다. 정상능선에서는 내내 서해바다를 볼 수 있다.

<코스>

▲화도초교 ~ 참성단 ~ 마니산 ~ 함허동천 ▲시설공단사무소 ~ 단군로 ~ 참성단 ~ 마니산 ~ 함허동천 ▲시설공단사무소 ~ 단군로 ~ 참성단 ~ 마니산 ~ 계단로 ~ 시설공단사무소

<대중 교통>

▲서울 신촌시외버스 터미널에서 마니산 직행버스 이용(2시간 소요) ▲영등포에서 강화행 완행버스 이용(1시간30분 소요)

 

명성에 비해 순한 등산길… 눈 많이 내려도 산행 OK ! 태백산(太白山·1566.7m)

눈꽃산행의 최고 명소는 역시 태백산이다. 새해 벽두에 내린 폭설로 태백산은 지금 장관을 이루고 있다. ‘살아 천년 죽어 천년 한다’는 유명한 주목 군락지에 눈꽃(雪花)이 가득 피었다.

우리 국토의 척추인 태백산맥이 이 산의 이름에서 연유했을 만큼 태백산은 민족의 영산이다. 태백산의 이름도 단군신화와 관련이 있다. 태초에 환인(桓因)의 아들인 환웅천왕이 태백산 신단수 아래로 내려와 신시(神市)를 열어 우리 민족의 터전을 잡았다. 하지만 단군신화의 태백산은 지금의 백두산이다. 분단 이후 하늘님을 모실 새 태백산이 필요해 지금의 태백산이 명명된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도 개천절이면 태백시가 태백산 꼭대기 천제단에서 천제를 올린다. 무속인들도 주로 이곳에 모여 천제를 지낸다. 무속인들의 집단거주지인 당골은 전국 곳곳에 같은 지명이 있지만 태백산 당골이 가장 유명하다.

등산을 위해 가장 선호되는 코스는 유일사 매표소에서 장군봉을 오른 뒤 당골로 내려오거나 문수봉, 소문수봉을 지나 당골로 내려오는 코스다. 태백산은 덩치에 비해 코스가 가파르지 않고 위험한 구간도 없어 누구나 오르기 좋다. 눈꽃산행이 유명한 것도 눈이 많고 바람도 거세 눈꽃이 아름답기도 하지만 눈이 와도 산행이 수월하기 때문이다. 화려한 계곡이나 기암괴석은 없지만 순박하고 푸근한 맛이 태백산의 매력이다.

태백시는 매년 1월이면 ‘태백산 눈축제’를 연다. 올해는 22일부터 31일까지 10일간 태백산도립공원 일대에서 개최된다. 3~4시간에 걸친 산행을 마친 뒤 눈축제 메인행사장인 태백산도립공원 광장에 들러 눈조각과 함께 각종 축제를 즐길 수 있다. 개막일인 22일 오후 오투리조트 스키하우스 앞 야외광장에서는 ‘도전 기네스 5000인의 눈싸움대회’도 열린다.


등산코스
▲ 당골 ~ 반재 ~ 망경대 ~ 천제단 왕복코스(3시간30분)
▲ 당골 ~ 반재 ~ 망경대 ~ 천제단 ~ 문수봉 ~ 당골 코스(5시간)
▲ 유일사 매표소 ~ 주목 군락지 ~ 천제단 ~ 망경대 ~ 당골 코스(3시간30분)
▲ 유일사 매표소 ~ 주목 군락지 ~ 천제단 ~ 문수봉 ~ 당골 코스(4시간30분)

 

눈부신 설경 앞에 매서운 추위는 사라지고… 덕유산(1614m)

전북 무주의 덕유산(1614m)은 국내 ‘눈꽃산행’의 명소 중 하나로 꼽히는 곳. 특히 최근 많은 눈이 내려 이번 주말에 찾으면 설경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가장 일반적인 산행코스는 무주구천동 삼공매표소쪽을 들머리로 백련사를 거쳐 주봉인 향적봉에 오르는 코스(약 9㎞). 매표소에서 백련사까지 약 5㎞에 이르는 구간은 평탄하고 완만하다. 산행길에 구천동 33경 중 비파담, 구월담, 이속대 등 백련사까지 이어지는 계곡의 설경을 감상할 수 있다. 본격적인 산행은 백련사-향적봉의 4㎞ 구간. 가파른 길이다.

백련사에서는 코스가 2개로 나뉜다. 일주문을 지나 직진하면 오수자굴 방향이고 향적봉으로 곧바로 오르기 위해서는 오른쪽의 백련사로 들어간다. 그러나 어떤 코스를 택하건 ‘동화속 은세계’가 산행객을 반긴다. 설화(雪花)와 상고대 터널이 눈부신 자태를 뽐내며 매서운 겨울추위를 잊게 만든다. 정상까지 소요시간은 약 5시간. 겨울철 하산은 정상 인근 설천봉의 무주리조트 곤돌라를 이용하는 것이 유리하다.

<대중교통>

서울에서 경기대원고속관광버스(www.buspia.co.kr) 이용-무주리조트 하차-리조트에서 덕유산국립공원 운행하는 셔틀버스 이용

<산행코스>

▲ 삼공매표소 - 인월담 - 구천폭 - 백련사 - 향적봉 - 중봉 - 오수자굴 - 백련사 - 삼공매표소
▲ 삼공매표소 - 백련사 - 향적봉 - 설천봉 - 무주리조트 곤돌라

 

‘뽀드득…’ 발자국 장단에 억새들이 춤을 춘다 명성산 (922.6m)

명성산(922.6m)은 가을의 억새군락지로 유명하지만 겨울 눈산행도 해볼 만하다. 억새는 한 겨울에도 모두 쓰러지지 않고 줄기들이 바람에 흔들리며 서있다. 거기에 눈이 내려 조화를 이룬 모습은 보기 드문 풍경이다. 명성산 억새군락은 군부대가 포사격장을 위해 나무를 베고 정리했던 곳에 뜻하지 않게 억새가 자리잡으면서 생겨났다.

명성산(鳴聲山)의 옛 이름은 ‘울음산’이다. 태봉국을 세운 궁예가 부하였던 왕건에 쫓겨 이 곳에 이르러 망국의 한을 산이 울리도록 울었다고 해서 울음산이다. 명성산이 있는 경기 포천시 산정리 부근에는 궁예와 관련된 지명이 여럿이다. 패주(敗走)골, 항서(降書)받골, 야전(野戰)골, 망봉(望峯) 등도 모두 궁예와 관련된 지명이다.

산줄기의 북쪽에 자리한 명성산 정상은 강원 철원군에 속하고, 산정호수와 산의 남동쪽 자락 억새 군락지는 대부분 포천시에 속해 있다. 명성산은 비교적 완만하고 나무나 억새가 우거진 육산이지만, 서쪽·남쪽 사면은 깎아지른 화강암의 기암절벽이다. 그래서 서쪽인 포천시 영북면에서 바라보는 산의 풍광이 더 웅장하고 아기자기하다. 명성산의 들입목은 대개 산정호수 위쪽 구천동 계곡의 초입을 택한다.

책바위와 여우봉 사이의 비선폭포를 바로 지나면 세 갈래로 등반을 할 수 있다. 가운데 계곡으로 죽 올라가는 길이 완만하고 계곡을 감상하며 오를 수 있는 코스다. 등룡폭포를 지나 왼편 능선으로 원을 그리며 붙으면서 억새군락지를 만난다. 또 비선폭포를 지나 오른쪽 능선으로 거북바위와 흔들바위를 거쳐 여우봉(710m)과 안부를 타고 억새밭 입구에 닿는 코스도 괜찮다.

<등산코스>

▲비선폭포 ~ 등룡폭포 ~ 억새군락 ~ 등룡폭포 ~ 비선폭포(8㎞, 3시간30분)▲비선폭포 ~ 등룡폭포 ~ 억새군락 ~ 팔각정 ~ 삼각봉 ~ 팔각정 ~ 자인사(10㎞, 4시간) ▲비선폭포 ~ 등룡폭포 ~ 억새군락 ~ 팔각정 ~ 삼각봉 ~ 명성산 ~ 산안고개(14㎞, 6시간)

<대중교통>

▲버스 = 전철 4호선 수유역, 상봉·동서울·의정부고속시외버스터미널에서 직행버스로 운천 하차, 30분 간격 명성산행 버스 이용

 

완만한 등산로… 한겨울에 ‘걷기 좋은 산’ 설봉산(394m)


등산객들이 설봉산 정상을 향해 산을 오르고 있다.
경기 이천시의 진산, 설봉산(394m)은 봄이 되면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진달래 군락으로 유명한 산이다. 그러나 한겨울에도 수려한 풍광의 계곡과 칼바위를 비롯, 기암괴석 등이 곳곳에 펼쳐져 있어 등산객이 즐겨 찾는다. 특히 오르는 길이 험하지 않고 등산로도 잘 정비돼 있어 한겨울에 ‘걷기 좋은 산’으로는 으뜸이다.

일반적인 설봉산 등산 코스는 설봉공원의 호암약수터에서 정상을 거쳐 구암약수터로 내려오는 구간으로 약 2시간 남짓 걸린다. 산행들머리는 이천시내 서쪽 약 1㎞ 지점에 있는 설봉공원 주차장. 주차장에는 설봉공원 안내도가 설치돼 있다.

공원 내의 포장된 산책로를 따르면 설봉산 산림욕장 입구가 나타난다. 산림욕장 입구 아치 밑을 통과하면 통나무 계단의 완만한 오름길이 이어지고 호암약수터에 이른다. 체육시설이 있는 곳을 지나 초암약수터 갈림길이 나오면 정상 방향으로 진행한다. 등산로를 따라 걷다 보면 최근 복원된 설봉산성이 모습을 드러낸다. 산성 위엔 넓은 쉼터가 조성돼 있다. 산행객들이 준비해 온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하기에 적합한 곳이다. 산성 인근의 ‘칼바위봉’에는 봉수대도 복원돼 있다.

정상에 오르는 길은 완만한 오르막과 능선으로 이어져 큰 어려움이 없다. 일부 구간에 로프가 설치돼 있지만 많이 가파르지 않다. 정상에는 커다란 표지석이 설치돼 있고, 설봉산 주변의 호수와 이천 시가지가 시원스럽게 한눈에 조망된다. 하산길도 이정표와 등산로가 잘 정비돼 있어 큰 어려움은 없다. 영월암을 거쳐 설봉공원 주차장으로 바로 내려올 수도 있고, 부학봉과 화두재, 구암약수를 경유해 공원 주차장으로 돌아 내려와도 된다. 요즘 같은 겨울철에는 이천 일대의 온천에 들러 산행 피로를 푸는 것도 좋다.


<등산코스>
주차장~호암약수~칼바위~설봉산(정상)~부학봉~백운봉~청운봉~화두재~구암약수~주차장

<대중교통>
동서울터미널/강남고속터미널~(15분 간격/30분 간격)~이천터미널~(도보 20분)~설봉호 입구

 

연인들의 사랑이 이뤄지는 산 가평 연인산

경기 가평군 가평읍 승안리, 하면 상판리, 북면 백둔리 경계에 위치하고 있는 연인산은 경기도에서 일곱 번째로 높은 산이자 도립공원이다.

연인산의 이름에는 유래가 있다. 옛날 숯을 굽는 청년 길수는 숯을 팔러 드나들던 참판댁의 여종 소정이와 외로운 처지에 눈이 맞았는데, 참판은 조(粗) 100석을 가져오거나 숯 가마터를 넘겨주면 결혼을 시켜주겠다고 했다. 고민하던 길수는 연인산 정상 샘 부근에서 뜻밖에 밭을 일굴 수 있는 분지를 발견하고 아홉마지기 밭을 일궈 조 100석을 마련했으나, 참판의 계략에 역적의 아들로 쫓기게 되면서 소정과 함께 조더미 속에서 불타 죽었다는 이야기다.

그 자리에서부터 얼레지와 양지꽃이 군락을 이루었는데, 지금도 4월 하순이면 환상적인 장관을 보여준다. 길수와 소정의 못다이룬 사랑의 한이 이곳을 찾는 연인에게는 사랑을 이루게 해준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연인산은 등산코스마다 특색이 있고, 전반적으로 등반이 편할 뿐 아니라, 흙산이어서 걷기에 좋다. 동쪽 장수봉, 서쪽 우정봉, 남쪽 매봉과 칼봉이 연인산에서 발원되는 용추 구곡을 감싸고 있다.

▲ 백둔리 코스
백둔리 ~ 장수폭포 ~ 장수능선 ~ 연인산(5.7㎞, 3시간)/ 백둔리 ~ 장수폭포 ~ 소망능선 ~ 연인산(3.8㎞, 2시간)

▲ 승안리코스
용추휴양소 ~ 물안골 ~ 청풍, 장수능선 ~ 연인산(8.8㎞, 4시간30분)/ 용추휴양소 ~ 물안골 ~ 연인능선 ~ 연인산(10.8㎞, 5시간)

▲ 마일리 우정능선코스
국수당 ~ 우정고개 ~ 우정능선 ~ 연인산(5.9㎞, 3시간)/ 국수당 ~ 우정고개 ~ 연인능선 ~ 연인산(5.0㎞, 2시간30분)

 

눈꽃 산행의 백미… 동해안 일출도 볼거리 선자령 (1157m)

강원 강릉시 성산면과 평창군 도암면의 경계를 이루는 선자령은 백두대간의 주능선 상에 있다.

대관령의 북쪽에 있는 선자령은 능선의 굴곡이 아름답게 연속적으로 이어져 있다. 특히 겨울에 인기가 높은데, 남한에서 가장 바람이 거세고 눈이 많이 오는 산으로 유명하기 때문이다. 바람이 빚어놓은 상고대, 동해안의 일출 등 볼거리가 많다. 주능선은 나무가 없어 시야가 탁 트여 있다.

산의 해발고도는 높지만 산행 기점인 구 대관령휴게소가 해발 840m에 자리잡고 있고 선자령까지 6㎞ 정도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데다 평탄한 길이어서 쉽게 오를 수 있다.

이로 인해 겨울의 트레킹 코스로 인기가 높다. 정상에서는 남쪽으로 발왕산, 서쪽으로 계방산, 서북쪽으로 오대산, 북쪽으로 황병산이 보이고, 날씨가 좋으면 강릉시내와 동해까지 내려다보인다.

산행은 대관령에서 북쪽 백두대간을 따라 선자령 정상에 오른 다음 다시 올라왔던 곳으로 원점회귀한다.

동쪽 지능선을 타고 오흘리 초막교로 하산하는 길도 있지만 대중교통이 없고 대관령까지 5㎞나 떨어져 있어 불편하다. 하산할 때는 눈이 많이 쌓여 있는 데다 적당한 경사를 이뤄 마대자루를 깔고 엉덩이 썰매를 탈 수 있다.

▲코스구 대관령휴게소∼항공무선표지소∼전망대∼선자령 정상∼전망대∼항공무선표지소∼구대관령 휴게소(왕복 10km, 약 4시간)

▲교통영동고속도로 횡계IC에서 우회전∼다리밑에서 좌회전 ∼구 영동고속도로∼구 영동고속도로 대관령휴게소∼선자령

 

거대한 암반 봉우리… 역사의 슬픔 품은 산 계절명산… 충북 월악산(1097m)

충북 충주시·제천시·단양군과 경북 문경시에 걸쳐 있는 월악산은 주봉이 영봉(靈峰)이다. 영봉은 높이가 150m, 둘레가 4㎞나 되는 거대한 암반으로 돼 있다. ‘영봉’이란 신령스러운 이름이 붙은 봉우리는 한반도에서 백두산과 월악산 두 곳뿐이라고 한다. ‘월악(月嶽)’이란 이름은 ‘영봉에 걸린 달’에서 생겨났다고 전한다. 휘영청 밝은 ‘달(月)’과 어우러진 ‘바위’는 여성의 음기(陰氣)를 상징하기도 한다. 월악산은 한반도의 대표적인 ‘여성산’으로 마치 우리네 어머니들처럼 역사의 슬픔을 보듬고 앉아 있다. 한국의 5대 악산(嶽山) 가운데 하나이며 1984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후백제의 견훤이 이곳에 궁궐을 지으려다 무산되어 와락산이라고 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월악산 미륵리와 덕주골에는 마의태자와 덕주공주의 전설이 서려 있다. 고려 몽골 침략 때에도 월악산 부근은 치열한 격전지였고, 조선 말 동학농민운동 때도 전봉준의 스승인 서장옥이 녹두장군의 죽음 이후에 나머지 농민군을 이끌고 월악산에 웅거했다. 광복 후 빨치산의 마지막 잔당들이 산화한 곳도 월악산이다. 수많은 슬픈 사연을 영봉은 지켜보았다.

월악산은 영봉을 중심으로 산줄기가 가파르게 뻗어 있다. 월악산은 설경 산행으로 인기가 높은데 마지막 영봉으로 붙는 계단길은 아직 눈이 얼어붙어 있어 아이젠이 필수다. 월악산 등산로는 동창매표소로 올라가는 송계리코스가 가장 짧은 코스이면서 자주 이용된다. 하지만 경사가 만만치 않다. 하산은 송계리코스 반대편인 신륵사코스로 할 수 있다. 시루미능선 코스는 송계리코스나 덕주사코스로 영봉에 오른 후 하산코스로 잡으면 좋다.

◆코스

▲송계리코스(4시간30분 소요): 송계리 - 계곡갈림길 - 주능선안내판 - 영봉(정상) - 960봉 - 덕주사 - 덕주골

▲신륵사코스(5시간30분 소요): 월악리 - 신륵사 - 삼거리 - 영봉(정상) - 중봉 - 하봉 - 보덕암 - 수산리
 

백백교 잔당이 머문 奧地 겨울의 끝자락도 좋은 산 가평 석룡산(1153m)

겨울의 끝물에 가봐도 좋았던 산이 석룡산이었다. 경기 가평군 북면 적목리의 석룡산(石龍山·1153m)은 알려진 지 오래되지 않는다. 석룡산과 경기제일봉인 화악산(1468m) 사이에 있는 조무락골(鳥舞樂谷)이 먼저 알려졌다.

석룡산 등반은 화천방면 75번 국도를 타고 가다 도마치고개 못미처 삼팔교라는 작은 다리에서 시작된다. 거기가 조무락골 입구다. 버스편이 자주 있지 않아 승용차로 가야 편하다. 하지만 도로변에서 바로 계곡이 시작되다보니 주차시설이 따로 없어 불편하다. 이곳 말고, 도보로 20분 정도 도마치 방면으로 더 가서 고새피골 입구를 들입목으로 해서 석룡산을 타고 방립고개에서 내려오면서 조무락골을 만끽해도 좋다.

삼팔교에서 10여분 오르다보면 왼편으로 ‘백백교터’로 오르는 길이 있다. 일제시대 많은 사람의 목숨을 앗았던 백백교의 잔당이 이곳에 머물렀다고 하니 옛적에 조무락골이 얼마나 오지였는지를 짐작하게 한다. 입구에서 20여분 오르다보면 끝집인 마지막 펜션이 나오고 이곳에서 왼편으로도 석룡산을 오를 수 있다.

흔히 이 코스로 오른 뒤 내려올 때 방립고개를 거쳐 조무락골로 하산하기도 한다. 들입목에서 1시간 정도 계곡길을 오르면 2.7㎞ 정도 지점 오른편으로 복호동폭포가 나온다. 높이 30m, 폭 5m 정도의 3단폭포로 물받침 소(沼)도 깊고 푸르다. 복호동 폭포에서 조금 더 오르면 화악산으로 갈 수 있는 중봉갈림길이 나온다. 오른편으로 향하면 중봉을 거쳐 화악산을 오를 수 있다. 화악산을 먼저 타고 조무락골로 내려오기도 한다. 중봉갈림길부터 방립고개까지는 몹시 가파르다.

<등반코스>

▲ 삼팔교 ~ 끝집갈림길 ~ 중봉갈림길 ~ 방림고개 ~ 석룡산 ~ 940고지 ~ 끝집갈림길 ~ 삼팔교

▲ 고새피골입구 ~ 쉼바위 ~ 싸리목 ~ 석룡산 ~ 방립고개 ~ 중종갈림길 ~ 끝집갈림길 ~ 삼팔교

 

경기도서 두번째 높이… 산세 웅장하고 수려 가평 명지산 (1267m)

경기 가평군 북면의 도대리와 적목리에 걸쳐 있는 명지산(明智山·1267m)은 가평천을 사이에 둔 채 마주하고 있는 화악산(1468.3m) 다음으로 경기도에서 높은 산이다. 산의 형세가 뭇 산의 우두머리 같아 이곳 주민들은 맹주산(盟主山)으로 부르기도 했다는데, ‘맹주산’에서 ‘명지산’으로 이름이 바뀐 것으로 보고 있다. 등산객들이 크게 붐비지 않아 식생이 잘 보존돼 있는 생태보전지역이다. 산세가 웅장하고 수려하며 정상에 오르면 광덕산(1046m)·화악산·칼봉산(900m) 등의 고봉과 남쪽으로 북한강이 바라다보인다.

명지산은 정상을 중심으로 왼쪽에 사향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오른쪽에 백둔봉으로 흐르는 능선이 익근리 계곡을 긴 타원으로 감싼 모양이다. 산행의 들입목은 동쪽의 익근리주차장, 북쪽의 적목리정류소, 서쪽의 상판리정류소, 남쪽의 백둔리종점이 두루 이용된다. 익근리~명지산~귀목고개~기목봉~상판리를 코스로 잡는다면 종주를 하는 셈이지만 원점 회귀가 쉽지 않다. 버스 편이 드물어 시간 맞추기가 무척 어렵다. 가장 애용되는 코스는 익근리에서 출발해 명지폭포가 있는 계곡길로 정상에 올랐다가 내려오는 원점 회귀 코스다. 좀 더 길게 타고 싶다면 익근리 코스 초입의 승천사에서 북쪽 사향봉 능선을 경유해 정상에 오른 다음 익근리 계곡으로 하산하거나, 정상에서 제2봉을 거쳐 백둔봉까지 돌아 계곡으로 내려오는 코스가 있다. 하지만 제2봉이나 백둔봉에서 내려오는 길은 상당히 험하다. 등산로라기보단 그냥 비탈길이다. 정상에서 바로 익근리 계곡을 타는 것이 권할 만하다. 보통 코스별로 5~8시간씩은 잡아야 한다.

산 입구에는 비구니 도량인 승천사가 있고 남동쪽으로 46번국도(경춘국도), 서쪽으로 47번국도가 지난다. 비교적 높은 산이지만 산세가 아주 험하지는 않아 등산 초보자들도 무리 없이 오를 수 있다. 1991년 9월30일 군립공원으로 지정됐다.

<등산코스>

▲ 익근리~승천사~명지폭포~갈림길~화채바위~명지산~계곡~익근리(5시간30분)
▲ 백둔리~고개사거리~2봉~명지산~계곡~익근리(5시간30분)
▲ 상판리~귀목고개~2봉~명지산~계곡~익근리(6시간30분)

 

노송의 유혹… ‘수원8경’ 중 으뜸 수원 광교산

경기 수원의 진산인 광교산(光敎山·582m)은 종주거리만 10㎞가 훌쩍 넘고, 노송숲으로 이어지는 능선길이 평이하지만 매혹적인 산이다. 고려야사(高麗野史)에 보면 광교산의 원래 이름은 광옥산이었는데 고려 태조 왕건에 의해 광교산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928년 왕건이 후백제의 견훤을 정벌하고 돌아가는 길에 광옥산 행궁에 머물면서 군사들의 노고를 치하하고 있는데, 이 산에서 광채가 하늘로 솟아오르는 광경을 보았다. 그래서 ‘광교(光敎)’라고 지었다고 전한다. 예로부터 ‘광교적설(光敎積雪)’을 ‘수원8경’ 중 으뜸으로 꼽았다. 광교산엔 노송이 많아 거기에 수북이 쌓인 눈이 참 보기 좋다.

들입목은 경기대 입구 옆 광교저수지가 바라보이는 반딧불이화장실이 좋다. 광교산 화장실들은 다슬기화장실, 항아리화장실 등 예쁜 이름들이 붙어 있고 전국에서 가장 깨끗하기로 소문나 있다. 들입목에서 본격적인 능선에 붙게 되는 ‘백년수’ 정상까지 넉넉히 1시간 정도 걸린다. 가파르지 않아 쉬엄쉬엄 오르기에 좋다. 전망이 탁 트인 편은 아니지만 능선을 타다 보면 왼쪽으로 광교저수지가 바라보인다. 광교산에서 주변에 저수지가 많다.

백년수 정상에서 첫 봉우리인 형제봉까지는 500m가 채 되지 않지만 봉우리 가까이 가면 제법 가파른 길이 나오고 암반에는 로프가 걸려 있다. 형제봉은 바위 봉우리로 정상에 소나무들이 여러 그루 서 있다. 형제봉에서 광교산 정상인 시루봉까지는 양지재와 종루봉, 토끼재 등 3개의 봉우리를 지나야 하며 2.2㎞ 거리로 50분 정도 걸린다. 맑은 날에는 광교산 정상에서 동쪽으로 여주와 이천, 서쪽으로 서해 5도, 남쪽으로는 평택과 안성, 북쪽으로는 북한산이 보인다.

정상에서 다시 30분 정도 더 가면 노루목을 지나 억새밭이 나오고 여기서 왼편으로 하산하면 상광교동 버스 종점이다. 광교산 등반 시 이 코스가 가장 애용된다.

<등산코스>

▲ 경기대 - 반딧불이화장실 - 백년수 정상 - 형제봉 - 양지재 - 종루봉 - 시루봉 - 노루목 - 상광교동 버스 종점

 

폭포·소나무 길 걸으면서 ‘유유자적’ 담소 나누는 산 소요산(587m)

경기 동두천시와 포천시 신북면에 걸쳐 있는 소요산(逍遙山·587m)은 주말이면 줄을 서서 올라갈 만큼 입산객들이 많다. 공기 맑고 수려한 산세와 천년고찰 자재암 등 볼거리도 많다 보니 가까운 의정부 등지에서 간편하게 전철을 타고 소요산 자락으로 모인다.

소요산이란 이름은 유·불·선(儒·佛·仙)이 고루 연관돼 있다. 소요산 이름의 유래와 관련해서, 조선 중기 매월당 김시습(1435~1493)과 화담 서경덕(1489~1546)이 자주 이 산을 찾아 ‘유유자적하듯 걸으며(逍遙)’ 담소를 나누는 모습을 사람들이 보고 ‘소요산’이라 부르게 됐다는 설이 가장 많이 오르내린다.

서울에서 소요산까지는 직선거리로 44㎞. 소요산 정상은 지도에 따라 높이가 들쑥날쑥하다. 근래 제대로 측정된 높이가 587m다. 산의 규모에 비해 폭포도 있고, 된비알도 여럿이고, 칼바위 등 조심해야 하는 위험구간들도 있다. 소요산에서 가장 힘든 세 코스는 자재암에서 하백운대, 칼바위, 나한대 된비알 등 세군데로 보면 된다. 하백운대로 오르는 길은 아름드리 소나무도 많고, 건너편 의상대 능선을 보면서 오를 수 있어 경관이 좋다. 소요산은 자재암 입구를 빼놓고 산이 동그랗게 둘러쳐진 모양새다. 의상대에서 공주봉을 거쳐 일주문으로 내려오는 코스가 종주코스가 된다. 공주봉에서 하산길은 흙길이지만 경사가 심하다. 구절 터 부근부터 맑고 시원하게 흘러내리는 계곡 물을 만날 수 있다.

◆소요산 등산로

관리사무소 매표소~일주문~백운암~자재암~하백운대~중백운대~상백운대~칼바위~나한대~의상대~공주봉~구절터~일주문~관리사무소(8.2㎞, 4시간)

 

노란 송홧가루 흩날리는 절경 수리산(489m)

4월 말∼5월 초의 수리산(修理山·489m)은 온 산이 노란 송홧가루로 시야가 흐려질 만큼 절경을 이룬다. 높지는 않지만 수려하고 아기자기한 수리산은 그때쯤 꼭 한번 들러 봐야 한다. 수리산은 안양시, 군포시, 안산시의 경계에 있다. 산의 정상에 서면 세 도시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산줄기가 북쪽으로 뻗으면서 안양시와 군포시를 나누고, 남쪽으로 흐르면서 다시 군포시와 안산시를 가른다. 군포시청에서는 서쪽으로 4㎞, 안양시청에서는 남쪽으로 5㎞ 떨어진 곳에 솟아 있다.

수리산은 풍수지리에서 전체적으로 독수리 모양으로 본다. 흥미로운 것은 ‘수리’는 우리의 하늘을 지키는 ‘공군’의 상징이기도 한데, 산 능선에 공군 기지가 있는 것을 보면 옛사람들의 선견지명이 참으로 오묘하다는 생각이 든다. 수리산의 정상은 태을봉(太乙峯)이다. 태을봉 남쪽 슬기봉도 원래 수리의 한 종인 솔개에서 따온 것이라는 얘기가 있다.

수리산은 한남정맥의 한 구간이다. 수리산에서 가장 선호되는 코스는 안양 방면 ‘병목안’을 들입목으로, 관모봉(426m)으로 치고 올라가 태을봉~슬기봉(429m) ~ 수암봉(395m)을 타는 말발굽 모양 ‘U’자 코스다. 산에 둘러싸여 마치 호리병 입구처럼 생겼다 해서 ‘병목안’이라는 지명이 붙었다. 거꾸로 수암봉에서 관모봉으로 타는 이들도 많다. 이 코스에선 태을봉에서 슬기봉까지 이어지는 암릉 구간이 가장 걷기에 좋다. 하지만 슬기봉 ~ 꼬깔봉(451m) 사이의 군 시설을 우회하기 위해 능선을 비스듬히 내려왔다가 올라야 하는 아쉬움이 있다. 꼬깔봉에서 수암봉까지 코스에서는 군부대 철책을 따라가야 한다. 엄주엽기자 ejyeob@

수리산 등산코스

▲ 병목안 ~ 백영약수터 ~ 관모봉 ~ 태을봉 ~ 슬기봉 ~ 군부대 좌측 ~ 수락산역, 감투봉, 산본8단지 방향(소요시간 3시간30분 ~ 4시간)
▲ 병목안 ~ 백영약수터 ~ 관모봉 ~ 태을봉 ~ 슬기봉 ~ 군부대 우측 ~ 꼬깔봉 ~ 수암봉 ~ 안산국교, 병목안(4시간 ~ 4시간30분)
▲ 산본8단지 ~ 산림욕장 ~ 슬기봉(2시간)

 

산 기슭엔 산수유꽃 한가득… 정상에선 광주 평야 한눈에 원적산(634m)

꽃구경도 하고, 산세도 즐기고….

어느덧 꽃샘추위도 한풀 꺾이며 산과 들에는 봄기운이 완연하다. 이즈음 가볼 만한 산행지로는 동백, 산수유, 진달래 등 꽃군락이 발달해 있는 곳이 으뜸. 경기 이천의 원적산(634m)은 산기슭의 산수유 군락지로 유명하다. 산수유꽃은 이번 주말이 절정이다.

경기 이천과 광주 경계에 위치한 원적산의 산행들머리는 크게 동원대학과 백사면 송말리 두 곳. 승용차를 이용한 원점회귀 산행은 송말리가 유리하다. 영원사, 원적봉을 지나 정상인 천덕봉까지 다녀오는 데 걸리는 시간은 2시간30분 정도. 숲길을 걷다 보면 언뜻 정상인 듯한 봉우리가 나오는데 이곳은 원적봉으로 주봉이 아니며 정상인 천덕봉은 그 너머에 있다. 원적봉-천덕봉 구간은 짧지만 능선 종주의 재미를 맛보게 해준다. 천덕봉 일대에는 기암 괴석이 널려 있고 정상에 서면 이천, 여주, 광주 일대 평야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한편 능선 종주의 참맛을 느끼려면 동원대학을 산행기점으로 잡아 송말리 쪽으로 내려오면 된다. 동원대학 뒤쪽의 솥뚜껑을 닮았다 하여 ‘소당산’이라고도 불리는 정개산을 거쳐 원적산으로 이어지는 긴 능선 종주는 4시간30분~5시간쯤 걸린다.


등산코스

▲송말1리 정류장-영원사-안부-원적봉-천덕봉-송말1리
▲경사1리 정류장-낙수재폭포-원적봉-천덕봉-경사1리
▲동원대학-정개산-천덕봉-원적봉-영원사-송말1리

찾아가는 길

동서울터미널에서 이천시외버스터미널까지 간다. 터미널에서 도림리 방향 23-8번 버스 이용, 경사리나 송말리까지 간다. 하루 5회 출발(오전 8시45분·11시30분, 오후 2시50분·5시30분·7시30분).

 

산 전체가 ‘천연 수림’ 1100년된 은행나무도 양평 용문산

안개가 잦은 용문산(龍門山·1157m)은 ‘용이 드나드는 산’이라는 의미다. 원래 이름은 미지산(彌智山)이라고 전해 오는데 ‘미지’는 ‘용’의 방언인 ‘미리’의 옛 형태다. ‘용’의 옛말인 ‘미르’와 관련이 있다. 용문산은 경기도에서 화악산(1468m), 명지산(1253m), 국망봉(1167m)에 이어 네번째로 높다. 한강기맥 북쪽 북한강과 남쪽 남한강, 멀리는 인천 앞바다가 보일 정도로 사방 100㎞가 막힘없이 조망되는 천혜의 요새다.

용문산은 멋들어진 노송군락이 암릉과 조화를 이룬 풍광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용문산의 산행기점은 용문사를 통하게 된다. 신라 신덕왕 2년(913) 대경대사가 창건했다고 전하는 천년고찰로, 용문산까지 와서 놓칠 수 없는 볼거리다. 또 하나, 천연기념물 제30호로 1100년 수령의 은행나무와도 인사를 나눠야 한다.

용문사 코스는 마당바위를 거치는 계곡코스, 용문사 왼쪽 절고개 능선을 오르는 암릉코스, 절고개를 넘어 상원사로 갔다 연수2리로 내려오거나 아니면 장군바위로 치고 올라 정상으로 가는 코스 등 3개가 대표적이다. 물론 제일 긴 종주코스는 용문사 일주문 직전 매표소 화장실 뒤편으로 용문봉을 거쳐 정상을 지나 함왕봉, 백운봉으로 해서 세수골로 떨어지는 코스다.

▲ 매표소~용문사~마당바위~정상(왕복 4시간30분) ▲ 매표소~용문사~능선길~정상(왕복 4시간) ▲ 매표소~용문사~상원사~장군봉~정상~마당바위~용문사~매표소(6시간) ▲ 매표소~용문사~정상~백운봉~세수골(7시간)

 

임꺽정이 살던 곳… 산세 험하다하여 ‘소박맞은 산’ 천마산(812m)

경기 남양주시 천마산(天摩山·812m)은 지금이야 교통이 좋아 서울의 인근처럼 느껴지지만 조선시대 때만 해도 임꺽정의 활동무대라고 할 만큼 오지였다. 주변에 그다지 높은 산이 없어 옛적에는 이 산을 무척 높게 보기도 했다. 조선 개국 전, 사냥을 나온 이성계가 산이 높고 험준한 것을 보고 ‘석 자만 더 길었으면 가히 하늘을 만질 수 있겠다(手長三尺可摩天)’라고 한 데서 천마산의 이름을 얻었다고 한다. 천마산 북서 자락의 오남면 괘라리는 조선시대 연산군-명종 시대를 살다간 기인이자 ‘용호비결(龍虎秘訣)’의 저자인 북창 정염이 터를 잡고 살았던 곳이다. 용호비결은 우리나라 선가(仙家)에선 수단지도(修丹之道)의 귀중한 요결로 전해지는 책이다.

화도읍과 진접읍 경계에 있는 천마산은 서울 북동쪽 끝에서 약 30㎞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기차나 버스로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산세가 험하고 복잡하다 해 예부터 소박맞은 산이라고도 불렸다. 주봉을 중심으로 북동쪽은 비교적 비탈이 급하고, 서쪽은 완만하다. 산행코스는 호평동 수진사 입구에서 왼쪽 능선을 타거나 오른쪽 매표소를 지나 천마의 집을 거치는 길, 마치고개 북쪽 능선길, 묵현리 수련장 입구에서 깔딱고개를 통하는 길, 가곡리에서 깔딱고개를 통하는 길 등이 있다. 가곡리에서 보광사를 거쳐 괘라리고개를 타는 코스는 험난해서 출입이 통제됐다.

산기슭에는 천마산 야영교육장, 상명대 수련관 등 각종 연수원과 수련장이 들어서 있으며, 남쪽에는 천마산스키장이 있다. 교통편은 청량리에서 경춘선으로 평내호평역까지 40분 정도면 닿는다. 버스로는 1시간 남짓 걸린다.
<등산코스>▲천마산 관리소(10분)→심신 훈련장(25분)→야영장(25분)→깔딱고개(40분)→뾰족봉(20분)→ 천마산:2시간 ▲수진사 입구 마을버스종점(32분)→천마의 집(51분)→주능선 안부(7분)→천마산:1시간30분 ▲가곡리버스종점(1시간10분)→넘어골(1시간15분)→천마산:2시간25분

 

정상 부근 가파른 바위 코스… 중턱엔 궁예의 흔적도 운악산(935.5m)

운악산(雲岳山·935.5m)은 경기 포천시와 가평군의 경계를 이루는 한북정맥 위에 있다. 파주 감악산, 가평 화악산, 개풍 송악산, 서울 관악산과 함께 ‘경기 5악’으로 꼽는다. ‘악(岳)’자가 붙은 산은 바위가 많고 험하다. 운악산도 높지는 않지만 정상 부근은 가파른 바위 코스가 계속 이어진다. 로프를 잡고 올라야 하는 코스가 많아 팔이 뻐근하다. 여름이라도 장갑을 꼭 착용해야 한다.

포천 출신인 백사 이항복(1556~1618)의 묘소가 산기슭 가산면 금현리에 있고 그를 모신 화산서원(花山書院)도 부근에 있다. 운악산 정상 표지석 뒷면에는 백사가 지은 시가 새겨져 있다. 운악산에는 또 후고구려를 건국했던 궁예의 흔적들이 남아 있다. 운주사 방면에서 오르다 보면 중턱쯤에 궁예성터가 나온다. 또 높이 20m, 길이 30m의 대형 폭포인 홍폭(虹瀑)을 볼 수 있다. 홍폭은 정상 가까이에 있기 때문에 수량이 적어 평소에는 약간 붉은색을 띤 거대한 바위만 볼 수 있다. 여름에 비가 오면 장관을 이룬다.

운악산 코스는 크게 네 개로 나뉜다. 가평군 하판리 동구주차장에서 천년 고찰 현등사를 둘러본 뒤 ‘A코스 입구’ 푯말에서 오른쪽 미륵바위 방향 능선을 따라 오르는 코스가 가장 많이 선호된다.

‘A코스 입구’에서 왼쪽 길은 절 고개를 통해 정상으로 가는 방향이다. 포천 쪽에서는 운주사 코스와 대원사 코스가 있다. 운주사 코스는 운악광장에서 운악사~궁예성터~망경대를 통해 정상으로 오르는 길과 운주사에서 홍폭전망대를 지나 애기봉~정상으로 오르는 길로 나뉜다.

최고봉은 동봉으로 일명 ‘청학대’라고도 불린다. 이곳에서 북서쪽으로 바라보이는 망경대의 암괴는 참으로 장관이다. 운악산이란 이름은 망경대를 중심으로 높이 솟구친 암봉들이 구름을 뚫을 듯하다 하여 붙여졌다고 전한다. 운악산은 암벽코스와 평탄한 등산로를 함께 지녀 초보자부터 전문가까지 산행의 묘미를 즐길 수 있다.

 

만경강·동진강 사이… 호남평야 품은 어머니 같은 산

북쪽으로는 만경강이, 남쪽으로는 동진강이 감싸고 흐르는 모악산(母岳山·793m)은 전북 김제시 금산면과 완주군 구이면에 걸쳐 있다. 이름 그대로 호남평야를 어머니처럼 굽어보고 있다. 모악산은 1971년 도립공원으로 지정되면서 상당수가 정비됐지만 부변에 각종 무속시설이 적지 않게 있었다. 이 산은 미륵신앙을 퍼뜨린 신라 경덕왕 때의 고승 진표율사가 머물던 곳이고, 민족종교 증산도의 창시자 증산 강일순(姜一淳)이 깨달음을 완성한 곳이기도 하다.

모악산에 가면 599년 백제 왕실의 원찰로 창건된 천년고찰 금산사를 안 볼 수 없다. 백제가 망한 뒤 퇴락한 것을 진표율사가 미륵신앙의 중심도량으로 중창했다고 전하며 국보급 문화재가 많다. 그 중 국보 제62호인 3층 미륵전은 진표율사가 절을 중창하면서 세웠다고 전해지는데, 마치 솥처럼 생긴 둥그런 청동대좌가 받치고 있다.

모악산 코스는 금산사 코스와 완주 구이 방면 관광단지에서 오르는 대원사 코스, 중인리 도계마을에서 오르는 코스 등 크게 세 갈래다. 금산사 코스와 대원사 코스가 일반적으로 이용된다. 금산사 코스에서 금산사를 둘러본 뒤 완만하게 오르다 보면 모악정이라는 정자가 나온다. 이곳에서 왼쪽 길은 한시간 정도를 제법 가파르게 올라야 정상에 닿는다. 오른쪽 길을 택하면 장군재를 거쳐 전망암을 지나는 우회길이지만 전망은 더 좋다.

<등산코스>▲완주 구이방면=원기리(구이중학교) ~ 대원사 ~ 수왕사 ~ 정상 ▲금산사 방면 = 금산사주차장 ~ 금산사 ~ 모악정 ~ 안부 ~ 정상, 금산사주차장 ~ 금산사 ~ 모악정 ~ 장군재 ~ 전망암 ~ 정상 ▲중인리 방면 = 중인리 도계마을 ~ 금선사 ~ 능선 ~ 장군재 ~ 정상

 

직소폭포·낙조대… 발길 닿는곳마다 절경 변산(508m)

변산반도는 전북 부안군의 5개 면(보안면, 상서면, 진서면, 변산면, 하서면)이 서해 바다 쪽으로 돌출된 반도로 남서해안의 최고 절경지다. 변산면에 있는 변산은 예부터 능가산, 영주산, 봉래산이라 불렸으며 호남의 5대 명산 중 하나다. 최고봉은 의상봉이다.

변산은 크게 산 안쪽의 ‘내변산’과 해안 쪽의 ‘외변산’으로 나뉜다. 기상봉과 쌍선봉, 신선대, 관음봉 등으로 둘러싸인 내변산에는 높이 20m의 직소폭포(사진), 낙조대, 월명암 등의 경승지가 있고, 외변산에는 내소사, 해식단애가 절경을 이루는 채석강, 적벽강, 새만금간척지를 비롯해 변산해수욕장, 고사포해수욕장, 격포해수욕장 등 완만한 해변의 해수욕장 5곳이 자리 잡고 있다.

1971년 도립공원으로 지정됐으며 1988년 국립공원으로 승격됐다.

변산에 가면 ‘변산8경’을 놓칠 수 없다. 줄포~곰소 사이의 아름다운 서해 바다를 가리키는 웅연조대(熊淵釣臺), 내변산의 중심에 자리 잡고 있는 직소폭포, 내소사의 경치와 어울려 퍼지는 저녁 종소리의 정경인 소사모종(蘇寺暮鐘), 월명암 법당 앞마당에서 둥실 떠오르는 밝은 달을 바라보는 경치인 월명무애(月明霧靄), 월명암 옆 낙조대에서 바라보는 서해낙조(西海落照), 채석강과 이곳을 한가롭게 지나는 고깃배의 모습인 채석범주(彩石帆舟), 변산면 지서리에서 쌍선봉으로 향하는 능선의 지포신경(止浦神景), 개암사와 뒤편 울금바위의 위용과 주류성의 자취를 보는 개암고적(開巖古蹟) 등이다.


등산코스
▲ 지서리(남여치) → 쌍선봉 → 낙조대 → 월명암(왕복 2시간)
▲ 내변산매표소 → 낙조대 → 월명암 → 쌍선봉 → 남여치(2시간)
▲ 내변산매표소 → 직소폭포 → 관음봉(원암재) → 내소사(2시간)
▲ 지서리(남여치) → 쌍선봉 → 낙조대 → 월명암 → 직소폭포 → 사자동(4시간) ▲내소사 → 관음봉(원암재) → 직소폭포 → 낙조대 → 월명암 → 지서리 (4시간)
▲ 지서리(남여치) → 쌍선봉 → 낙조대 → 직소폭포 → 원암재 → 내소사(4시간 30분) ▲지서리 → 망포대 → 분초대 → 낙조대 → 월명암 → 직소폭포 → 내소사(6시간)
▲ 지서리(남여치) → 쌍선봉 → 낙조대 → 분초대 → 망포대 → 쇠꼬랑날 → 지서리(6시간)

 

초보자에게도 쉬운 등반길… 산악자전거 코스로 유명 왕방산(해발 737m)

포천시의 진산인 왕방산(王方山)은 이름과 관련해 두 가지 설(說)이 전해진다. 신라 헌강왕 3년(872년)쯤 왕이 친히 행차해 격려했다고 하여 왕방산이라 불려졌고 도선국사가 기거했던 절을 왕방사라 했다는 것이다. 왕방사 터에는 지금의 보덕사가 자리잡았다고 한다.

또 하나는 조선태조가 왕위에서 물러난 후 서울로 환궁하는 도중 왕자들의 골육상쟁 소식을 듣고 아픈 마음을 달래기 위해 이 산에 있는 사찰(현재의 보덕사)에서 수일간 체류했다 하여 산 이름을 왕방산, 절 이름을 왕방사라 지었다는 전설이다.

경기 포천시 포천읍, 신북면과 동두천시 탑동에 걸쳐 있는 왕방산은 험한 바윗길이나 가파른 비탈이 없어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다. 포천읍 바로 뒤로 남북으로 길게 자리잡고 있다. 왕방산은 광주산맥 서쪽 지맥인 천보산맥의 북단에 자리잡고 있으며 맑은 물로 유명한 자연발생 유원지 호병골 계곡이 있다.

이곳 주민들은 대개 보덕사를 산행 들머리로 삼는다. 보덕사에서 50분 정도 오르면 주능선에 닿고 여기서부터 20여분이면 정상에 오를 수 있다. 또 포천읍에서 서북쪽 창수면을 넘어가는 고갯길인 무럭고개에서 서남쪽으로 이어진 주능선을 타고 정상에 이르는 방법이 있다. 3시간 정도 소요된다.

정상에 서면 남서쪽의 오지고개에서 북서쪽의 국사봉까지 활처럼 이어진 주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국사봉 너머로 소용산과 감악산, 오지개고개 너머는 해룡산과 천보산, 멀리 북한산이 보인다. 정상에서의 하산은 서북쪽 국사봉으로 이어진 능선길로 내려간다. 수도권의 대표적인 산악자전거 코스가 있어 이용자들이 많다.

<등산코스>

▲호병골계곡∼보덕사∼정상 ▲깊이울계곡∼무럭고개∼정상∼오지개고개 ▲새목고개∼정상∼보덕사

 

폭포·계곡·암벽 고루 갖춰… 정상선 개성 송악산도 보여 감악산 (675m)

경기 파주시와 양주시, 연천군 사이에 있는 감악산(675m)은 서울 도심에서 자동차로 1시간30분이면 갈 수 있다. 예부터 바위 사이로 검은빛과 푸른빛이 동시에 흘러나온다 하여 감악(紺岳), 즉 감색바위라고 하였다.

감악산은 임진강 일대의 광활한 평야지대를 조망할 수 있어 삼국시대부터 군사 요충지였다. 한북정맥의 한강봉과 지맥을 이루고 있고 개성의 송악산, 안양의 관악산, 포천의 운악산, 가평의 화악산과 더불어 경기 5악에 속한다. 폭포, 계곡, 암벽 등을 고루 갖춘 명산으로서 정상에선 임진강과 개성의 송악산 등이 두루 눈에 들어오며, 반대편 봉우리인 임꺽정봉(사진)의 산세 또한 수려하다

감악산에 오르는 들입목은 보통 두 가지다. 하나는 소맷골 입구 감악산 휴게소에서 출발, 북쪽의 선고개와 까치봉 능선을 거쳐 정상에 오르는 것이고, 또 하나는 범륜사 입구 거북바위 휴게소에서 출발, 숯가마터가 있는 골짜기나 병풍암과 개구리바위가 있는 남쪽 능선을 통해 정상에 이르는 길이다. 감악산 휴게소에서 출발해 선고개-까치봉-정상-임꺽정봉·장군봉-개구리바위·병풍암 능선으로 돌아 내려오는 능선 길은 감악산에서 가능한 조망과 산악미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길이다.

원래 감악사, 운계사, 범륜사, 운림사 등의 4개 사찰이 있었다는데 현재는 1970년 옛 운계사 터에 재창건한 범륜사만 남아 있다. 장군봉 아래에는 조선 명종 때 의적 임꺽정이 관군의 추적을 피해 숨어 있었다는 임꺽정굴이 있다.


<등산코스>

▲범륜사 입구→만남의 숲→임꺽정봉→감악산 정상(3.9㎞) ▲범륜사 입구→만남의 숲→약수터→감악산 정상(3.4㎞) ▲휴게소(주차장)→운계능선→까치봉→감악산 정상(4.2㎞) ▲산촌마을 → 감악산 정상(2.3㎞) ▲산촌마을(주차장)→쌍소나무쉼터→까치봉→감악산 정상(2.8㎞) ▲미타사→감악산 정상(2.3㎞)

 

꿈틀대는 공룡의 장쾌함… 외·내설악이 한눈에 설악산 공룡능선

산을 좀 타본 사람이라면 언제나 목마르게 가고 싶은 능선이 설악산 공룡능선일 것이다. 본격적인 여름철로 들어가기 전 이맘때가 공룡능선을 타기에 가장 좋다.

공룡능선은 외설악과 내설악을 가르는 설악산의 척추와 같은 능선이다. 공룡능선은 보통 마등령에서부터 희운각대피소 앞 무너미고개까지의 능선구간을 가리킨다. 그 자체의 아름다움은 말할 것도 없고 공룡이 꿈틀대는 듯한 모양이 장쾌하다. 희운각에 다다르기 직전 맑은날에 능선을 바라보면 산중턱에 걸린 구름 사이로 길게 뻗은 그 장관은 기가 턱 막힐 지경이다. 능선 내내 내설악과 외설악의 면모를 두루 살펴볼 수 있는 최고의 전망능선이기도 하다.

산행은 마등령이나 희운각 산장이 있는 무너미고개의 어느 쪽을 택해도 좋다. 마등령에서 무너미고개 방향으로 산행을 하는 사람이 많다. 설악동에서 비선대, 금강굴을 거쳐 3시간 정도 오르면 마등령에 닿는다. 마등령 뒤에 공룡능선의 상징물 같은 1275봉과 그 뒤로 기암 괴봉군이 펼쳐진다. 마등령 남동쪽으로 솟은 나한봉, 1275봉, 신선대 등 기이한 형상의 암봉들과 끄트머리에 우뚝 솟은 청봉 능선, 능선 양옆으로 천불동과 가야동을 향해 내리닫는 암릉 등 한국의 산을 대표하는 산수의 절경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다.

공룡능선은 설악에서 가장 인기 높은 능선 코스지만 비선대에서 마등령까지의 급경사를 이루고 있고, 마등령에서 신선대까지도 오르내림이 많아 체력적으로 힘이 든다. 공룡능선을 지나 천불동계곡으로 하산하는 코스가 5시간 정도 걸린다. 체력이 떨어진 상태에서는 무리하지 말고 희운각대피소에서 1박을 하는 게 안전하다.

<코스>▲설악동-비선대-금강굴 옆-마등령-공룡능선-무너미고개-천불동계곡-비선대-설악동 ▲설악동-무너미고개-공룡능선-마등령-금강굴-설악동

 

‘김신조 루트’로 유명… 자연환경 그대로 보존 파주 비학산

비학산이란 이름을 가진 산은 충북 괴산과 전북 고창, 경기 파주 등 여러 곳이다. 아마도 학이 날아가는 것처럼 생긴 산들이 여럿인 모양이다.

수도권에서 가장 가기 편한 산은 파주 법원읍에 있는 비학산(450m)이다. 괴산이나 고창의 비학산보다는 낮고 볼품이 없지만 1968년 1·21사태 때 무장간첩 김신조 일당의 침투 루트로 이름을 알렸었다.

비학산은 경기도 파주시 법원읍 법원리 북동쪽인 초리골에 자리해 있다. 정상에서 남쪽으로 흐르며 좌우로 능선을 벌려 초리골을 감싸고 있다. 이름처럼 학이 날개를 펴고 날아가는 형상을 한 산이다.

김신조 일당뿐 아니라 그 후로도 자주 무장공비의 침투로로 이용돼 폐쇄되었다가 파주시가 몇년 전 초리골 일원에 산림욕장을 개설하고 등산로와 진입로를 개방해 최근에야 비학산이 등산객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했다. 등산을 하다보면 ‘무장간첩 김신조 일당이 하룻밤 숙영했던 곳’이라는 설명이 있는 표시판이 설치돼 있다.

비학산 일원은 오랫 동안 일반인들 접근이 쉽지 않았기 때문에 산자락 곳곳에 야생화, 야생버섯, 산나물 등이 자생하고 있다. 맑은 계곡에는 도룡뇽과 가재 등이 자라고 산토끼, 노루, 오소리 등 포유동물과 휴전선 인근에서 볼 수 있는 독수리 등도 서식하고 있다.

산이 낮아 등산로라기보다는 산책로로 봐도 된다. 그래도 풀코스로 원점회귀 하자면 4시간은 잡아야 한다.

-등산코스-
▲ 법원도서관~초계탕~암산(팔각정)~은굴~395봉~대피소~장군봉(405m)~장군바위~비학산~안개목이-금곡리
▲ 초계탕 들머리~암산~김신조언덕~은광~대피소~비학산~대피소~장군바위~매바위~근린공원(승잠원)
▲ 솟대만드는집~김신조언덕~은광~대피소~비학산~장군바위~초리연
▲ 삼거리~은광~대피소~비학산~대피소~장군바위~저수지

 

산 정상서 갑자기 만나는 호명湖… 색다른 감동 가평 호명산

수도권에서 전철로 닿을 수 있는 경기 가평군 외서면 청평리 소재 호명산(632.4m)은 말 그대로 ‘호랑이 울음’이란 지명을 가졌다. 그 주변에도 호랑이와 관련된 지명이 여럿 된다. 호명산 정상에서 장자터고개로 가는 중간에 619m 봉우리는 아갈바위봉으로 ‘범 아가리’에서 온 이름. 그 방향으로 오른쪽 호명리에서 장자터고개까지의 계곡은 ‘범울이계곡’이고 계곡 건너 입구에 ‘범울이’라는 마을이 있다. 예전엔 나지막한 이곳까지도 호랑이가 살았던 것 같다.

남쪽으로 청평댐과 청평호를 내려다보는 호명산은 명지산에서 시작하는 조종천이 감싸고 흐른다. 장자터고개 너머에는 국내 최초의 양수식발전소를 위해 조성된 인공 산정(山頂) 호수인 호명호(虎鳴湖)가 있다. 호명산은 산과 물이 어우러지고, 수도권에서 접근성이 좋은 데다 등산 코스도 다양해 한나절 코스로 좋다. 아직은 등산로에서 가끔 사람을 마주칠 정도로 널리 알려져 있지 않은 것도 장점이다. 청평역이나 터미널에 내려 호명산을 오르는 코스는 안전유원지를 통해 오르는 코스와 대성사 일주문을 지나 우무내골로 오르는 코스, 좀 더 이동해서 범울이계곡 입구 호명리 마을회관에서 오르는 코스 등 세 갈래가 있다.

청평역에서 조종천을 끼고 안전유원지로 들어가다 보면 천을 건너는 철판다리와 이어지는 징검다리가 나오는데, 그 건너에 바로 들입목이 있다. 들입목에서 넉넉히 한 시간이면 호명산 정상에 오른다. 정상에 서면 남쪽으로 화야산의 뾰루봉이 보이고, 그 너머에는 용문산이 고개를 들고 있다. 장자터고개에서 철망으로 가려 놓은 문을 하나 지나면 수리봉이 나오고, 그 너머에 호명호가 있다. 산 정상 부근에서 갑자기 눈앞에 펼쳐지는 큰 호수를 만나는 감동도 색다르다.

코스

▲청평역~안전유원지~정상~장자터고개~호명호~큰골능선~상천역(8㎞·4~6시간) ▲청평역~대성사 일주문~우무내골~호명호~장자터고개~정상~안전유원지(9㎞·4~5시간)

 

부드러운 흙길… 산꼭대기엔 의좋은 삼형제 봉우리 홍천 아미산

강원 홍천군 서석면에 있는 아미산(961m)은 주로 흙으로 이뤄진 육산이면서도 서석면의 뒤쪽으로 병풍을 두른 듯 솟아 있어 산세가 당당하다. 아미산은 백암산, 응봉산, 흥정산, 덕고사, 운무산, 수리봉 등이 사방으로 병풍을 둘러친 듯 거대한 분화구 속에 싸여 있다. 1997년 군립공원으로 지정됐다. 산 정상에 오르면 동쪽의 오대산(1563m), 남동쪽의 계방산(1577m), 서쪽의 백암산(1099m), 남쪽의 치악산(1288m)이 한눈에 들어온다.

산정에는 의좋은 삼형제봉우리가 풍암 들판을 굽어보고 있는데 산의 딴 지역과 달리 정상 부근은 암반지대로 이루어져 있다. 정상에서 서쪽 1㎞ 지점에 이르는 구간은 바윗길로 험하며 10m의 수직벽도 있어 로프를 잡고 올라가야 한다. 하지만 우회로가 있어 부담은 없다. 대부분의 구간은 부드러운 흙길로 무릎에 부담 없이 걸을 수 있다. 아미산 끝자락 해발 675m의 고양산에는 한국 최대 규모의 무궁화 고령목 지대가 있어 찾아볼 만하다.

산행 들입목은 덕밭치와 고양산, 검산리 등을 경유하게 되는 세 코스가 있는데 대개 고양산과 아미산을 연결하여 길게 타는 것이 주변 풍광을 즐기는 데 좋다. 아미산은 늦가을에 노랗게 물든 잎갈나무 등 활엽수의 단풍이 장관을 이룬다. 계곡으로 지장동계곡·서봉사계곡 등이 있고, 서봉사계곡 일대에는 기묘한 바위와 소(沼) 등이 어우러진 솔밭유원지가 있어 많은 관광객이 찾는다.

주변 관광지로 홍천 명개리 열목어서식지(강원기념물 67호), 홍천 풍암리 동학혁명군 전적지(강원기념물 25호), 박장호창의소(朴長浩倡義所), 정규시효자비(鄭奎時孝子碑) 등이 있다.

▲ 풍암리버스정류장 - 장막 - 고양산(675.2m) - 와둔지(5.5㎞/40분) ▲ 풍암리버스정류장 - 장막 - 고양산(675.2m) - 662봉 - 덕밭재 - 849봉 - 삼형제봉 - 정상 - 동능선 - 남능선 - 검산리(12.2㎞/6시간)

 

울창한 산림 ‘장관’… ‘눈 산행’으로 유명 화천 복주산

일반인이 접근할 수 있는 남한의 최북단은 철원과 화천을 잇는 수피령이다. 여기서 남쪽으로 복주산(伏主山)을 거쳐 광덕고개로 이어지는 산줄기를 시작으로 백운산(904m)- 도마치봉(937m)- 장명산(102m)까지 한북정맥 종주를 하는 등산인들이 많다. 휴전선 가까이 있고 입산통제에서 해제된 지 얼마 안 된 복주산은 산 자체는 그다지 볼거리가 없지만 오염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풍광이 장점이다. 산 정상에 서면 북한의 산야가 눈에 들어오고, 대성산, 백전산, 화악산, 백운산 등의 조망도 뛰어나다.

복주산이 감싸고 있는 30만평에 달하는 자연휴양림은 2003년 6월에 개장했다. 8㎞의 임도와 3개의 자연산책로, 용탕골 계곡 등 복주산의 청정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장소다. 주변 잠곡리 일대에는 인공림과 어우러진 울창한 산림과 맑은 계곡에 각종 야생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다. 철 따라 고사리, 곰취, 두릅, 참나물 등의 다양한 산나물이 많이 난다. 복주산 일대는 겨울에는 적설량이 많아 ‘눈 산행’으로 유명하다. 오르내림이 심하고 급경사가 많아 초보자들은 눈이 많이 쌓이면 긴 산행에 주의해야 한다. 하지만 여름철에는 수피령에서 광덕고개까지 당일로 종주를 마칠 수 있다.

복주산은 정상을 기점으로 철원군과 화천군이 나뉜다. 들머리는 하오현의 하오터널 근처에서 올라오는 길을 이용한다. 1시간30분 정도면 정상에 오를 수 있다. 하산은 다시 되돌아오거나 임도를 따라 1시간10분 거리에 있는 실내고개를 거쳐 내려가는 코스가 있다. 여기서 빠지지 않으면 계속 능선을 따라 북진해 수피령으로 내려가는 길이 유일하다. 실내고개로 내려가면 56번 국도를 만나게 된다. 복주산에서 하오현으로 내려서는 산길은 가파르고 길다. 곳곳에 설치된 밧줄을 이용할 수 있다.

<코스>
▲하오현 - 복주산 -1070봉 - 합길 - 실내고개

 

시작부터 빼곡한 암벽… 관동의 으뜸 절경 ‘무릉계곡’ 품어 두타산·청옥산

강원 동해시와 삼척시에 걸쳐 있는 두타산(頭陀山·1355.2m)과 청옥산(靑玉山·1403.7m)은 백두대간의 주능선상에 있다. 특히 절경으로 꼽히는 무릉계곡을 품고 있는 명산이다. 두 산의 거리는 4㎞ 정도로 보통 ‘두타·청옥’ 또는 두 산을 합쳐 두타산이라 부른다. 무릉계곡은 계곡의 물과 바위들이 관동에서 으뜸이라 했으며 1997년 국민관광지 제1호로 지정된 명승지다.

두타·청옥 산행은 쉽지 않다. 들입목으로 가장 선호되는 동해시 삼화동 즉 무릉계곡 입구가 해발이 낮다. 이곳을 들입목으로 해서 한바퀴를 도는 두타·청옥 연계산행은 산을 잘타는 사람이라도 8시간은 잡아야 한다. 삼화동에서 오르지 않고 두타산 남쪽인 삼척시 댓재를 들입목으로 해서 삼화동으로 떨어지는 코스도 선호된다. 이 코스는 기점의 해발이 700m가 넘기 때문에 6시간 안팎이면 완주를 한다.

삼화사 코스에서 먼저 만나는 절경은 삼화사 맞은편의 단애(斷崖)이다. 우리나라에선 보기 힘든 ‘주상형’ 바위들이 빼곡히 솟아 있어 장관을 이룬다. 더 오르다보면 만나는 관음폭포는 좌우로 긴, 거대한 암반 가운데서 물줄기가 떨어지는 모양으로 보는 이를 압도한다. 더 올라 만나는 쌍폭과 용추폭포도 보기 드문 풍광이다. 쌍폭은 양쪽에서 물이 떨어진다.

더 장관은 용추폭포인데, 오랜 시간 물이 흐르면서 화강암을 뚫어 거대한 돌항아리를 만들고 그 속에서 물이 휘돌다가 넘쳐흐르는 오묘한 모양을 하고 있다.

청옥산에서 두타산까지는 큰 경사가 없어 빠른 걸음으로 40분 남짓이면 갈 수 있다. 두타산에선 맑은 날이면 동해바다까지 보인다. 두타산에서 하산길은 북동쪽으로 내려가다가 산성갈림길에서 왼쪽으로 무릉계곡으로 떨어지거나, 오른쪽으로 쉰움산을 거쳐 저시고개 또는 천은사로 떨어지는 코스가 있다.


코 스▲삼화사~폭포입구~연칠성령~청옥산~두타산~신성갈림길~두타산성~삼화사(8시간) ▲삼화사~폭포입구~연칠성령~청옥산~두타산~신성갈림길~쉰움산~저시고개(8시간) ▲삼화사~폭포입구~연칠성령~청옥산~두타산~댓재(6시간)

 

한 시간 남짓 오르면… 거대한 항아리 엎은 듯 ‘독바위’ 등장 주금산

경기 남양주시 수동면과 포천시 내촌면, 가평군 상면에 걸쳐 있는 주금산은 산세가 비단결처럼 곱다 해서 이름에 ‘비단 금(錦)’이 들어간 ‘주금산(鑄錦山)이다. 실제 가보면 산세가 고운지는 잘 모르겠고, 산 남동쪽 수동면 비금리의 유명한 ‘비금계곡’에서 유래한 이름으로 보인다. 비금계곡은 서울 인근의 대표적인 계곡관광지 중 하나였으나 1998년 기록적인 수해로 예전 모습을 찾지 못할 만큼 망가져 버렸다. 요즘은 아기자기한 주금산 등산로를 찾는 등산객들이 다시 늘고 있다.

주금산은 북쪽으로는 운악산, 남쪽으로는 철마산과 천마산, 동쪽은 서리산으로 연결된다. 주금산의 들입목은 비금리 입구로 잡는 것이 좋다. 서울에서 오는 버스편으로 내방리의 수동국민관광지 주차장 혹은 몽골문화촌 앞에서 하차하면 된다. 이곳의 몽골민속예술공연장 우측으로 난 길이 주금산의 들입목이자 비금계곡의 입구다.

오르다보면 비금계곡 합수곡 갈림길이 나오는데 여기서 왼쪽 길이 정상 2코스(2.45㎞), 오른쪽이 정상 1코스(2.48㎞)다. 이 두 코스는 정상 부근 양지바위(805봉) 옆의 넓은 공터에서 만난다. 한 시간 남짓 오르면 양지바위 공터가 나온다.

이 공터에 주금산에서 가장 유명한 ‘독바위’가 가까이 있다. 독바위는 팔각정이 지어져 있는 고개사거리에서 바라보면 전체를 잘 볼 수 있다. 30m는 족히 넘어 보이는 독바위는 마치 거대한 항아리를 엎어 놓은 모양이다. 주금산의 또 다른 이름이 ‘독바위산’일 정도로 이 산의 대표적 상징물이다. 여기서 주금산 정상까지는 480m. 그다지 볼 것이 없는 정상보다 이곳이 사실상 정상 대접을 받는다. 주금산 전체는 육산이지만 정상 부근으로 가면 바위봉우리가 제법 나온다.


<코스>
▲ 몽골문화촌 ~ 비금계곡 합수곡 ~ 우측계곡 ~ 795봉 ~ 양지바위 ~ 정상(2시간30분) ▲ 내촌초교 ~ 내촌4리 회관 ~ 365봉 ~ 독바위 ~ 정상(1시간40분) ▲ 사기막 평사교 ~ 합수곡 ~ 고개삼거리 ~ 정상(1시간40분)

 

‘고깔’처럼 우뚝 솟은 두 개의 산봉우리…‘알프스’를 닮은 산 가리산

가리산(1051m)은 강원 홍천군과 인제군의 경계지역에 위치한다. 산 정상에서 바로 소양호의 풍경을 내려다볼 수 있어 이 때문에 찾는 등산객이 많다. 산 이름인 ‘가리’는 산봉우리가 노적가리처럼 고깔 모양으로 생긴 데서 유래한다.

소양댐에서 동쪽을 보면 두 개의 우뚝 솟은 암봉이 가리산으로 마치 알프스의 유명한 마터호른산과 비슷하다고 등산객들 사이에 회자된다. 정상 부근에서는 소양호로 내려갈 수 있는 가삽고개가 있다.

이 산의 1봉 남쪽 정상 아래 바위벽면 사이에서 400리 홍천강으로 흐르는 작은 석간수가 나오는데 그 청량함 때문에 정상에 오른 사람들은 꼭 맛을 본다. 제1봉 남쪽에서 홍천 강이 발원해 북한강의 지류인 소양강의 수원을 이룬다. 능선은 완만한 편이지만 정상 일대는 좁은 협곡을 사이에 둔 3개의 암봉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강원 제1의 전망대라고 할 만큼 조망이 뛰어나다.

소양호를 비롯해 북쪽으로 향로봉에서 설악산을 거쳐 오대산으로 힘차게 뻗어 나간 백두대간 등 강원 내륙의 고산준령이 한눈에 들어온다.

댐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물노리’로 접근해 산을 오르거나, 반대로 소양호 쪽으로 하산해서 배를 탈 수도 있다. 보통 들머리는 두촌면 천현리 일대의 자연휴양림을 선호한다. 홍천군이 1998년 7월 개장한 가리산 자연휴양림은 노송과 바위가 잘 어우러져 풍광이 좋고 통나무집, 야영장, 체육 시설을 이용하는 가족휴양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휴양림 내에 시원한 계곡물을 바라보며 등산할 수 있는 ‘작은 장구실 골짜기’‘큰 장구실 골짜기’ 등이 있고, ‘용수간’을 비롯한 작은 폭포가 3개나 있어 여름철에 찾기 좋다. 가리산은 또 강원도에서 진달래가 가장 많이 피는 산으로 손꼽혀 봄꽃 산행도 기다려볼 만하다.

등산코스
 ▲자연휴양림주차장→합수곡→가삽고개→정상→무쇠말재→합수곡→주차장

▲소양댐→(배이용)→물노리→계곡→정상→무쇠말재→합수곡→주차장

 

제1연화봉 ~ 비로봉 바람부는 초원길… 소백산 등산의 백미 소백산

충북 단양군 가곡면에 있는 소백산은 태백산에서 남서쪽으로 뻗은 소백산맥 중의 산으로서 비로봉(1439m)·국망봉(1421m)·제2연화봉(1357m)·도솔봉(1314m)·신선봉(1389m) 등 많은 봉우리가 이어져 있다. 1987년 12월 소백산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소백(小白)은 이웃한 태백산(太白山·1567m)에 견주어 붙인 이름이다. 두 산은 백두대간 종주에서 이웃한 산이지만, 이름과 달리 산으로서의 맛은 태백이 소백에 훨씬 못 미친다.

희방사 코스가 가장 선호되는 등산코스다. 희방사에서 비로봉에 이르는 이 구간은 거리가 9.5㎞, 3~4시간 걸린다. 죽령 코스는 포장길이어서 오르기야 수월하지만 등산객들에게는 그다지 인기를 끌지 못한다.

희방사 코스에선 희방폭포를 볼 수 있다. 해발 700m 높이에 위치한 희방폭포는 높이 28m로 내륙에 위치하고 있는 폭포 중에 가장 큰 폭포이고 수량도 많다. 희방폭포를 올라서면 희방사가 나타난다. 희방사는 신라 선덕여왕 12년(서기 643년)에 세워진 역사가 깊은 사찰이다.

희방사를 지나면 약 500m에 달하는, 악명 높은 깔딱고개를 만난다. 연화봉 정상에 올라서면 천문대가 바로 눈앞에 있고 멀리 제1연화봉과 비로봉, 국망봉도 눈에 들어온다.

연화봉에서 제1연화봉, 비로봉으로 이르는 능선길에서는 숲길과 긴 풀들이 춤을 추는 초원길을 만난다. 소백산 등산의 백미는 제1연화봉과 비로봉 사이에서 만나는 초원길이다. 갈대도 아니고 억새도 아닌 긴 풀들이 바람에 따라 이리저리 눕는 모습은 다른 데선 보기 드문 장관이다.

등산코스▲ 1코스(5시간20분) = 잣골 - 구인사 - 여생이문안 - 민봉 - 신선봉 - 상월봉 - 국망봉 - 비로봉(정상) ▲ 2코스(2시간30분) = 율전마을 - 어의계곡 - 주능선 3거리 - 비로봉 ▲ 3코스(3시간) = 천동리(샘골) - 다리안폭포 - 대궐터 - 삼거리 - 비로봉 ▲ 4코스(3시간20분 소요) = 죽령휴게소 - 제2연화봉 - 천체관측소 - 연화봉 - 제1연화봉 - 비로봉 ▲ 5코스(4시간) = 희방사 입구 - 희방폭포 - 희방사 - 연화봉 - 제1연화봉 - 비로봉 ▲ 6코스(2시간20분) = 삼가동 - 비로사 입구 - 달밭재 - 비로봉(정상)

 

하늘과 맞닿은 능선… 절경의 만물상 지나면 폭포 소리에 피로 싹∼ 

노인봉(1338m)은 오대산 국립공원 내에 위치한 산으로 강원 강릉시 연곡면과 평창군 대관령면에 걸쳐 있다.

특히 등산로가 기암기석과 층암절벽, 소와 담, 폭포 등이 절경을 빚고 있는 청학동 소금강을 끼고 이어져 한여름철 피서 산행지로도 좋다. 소금강이라는 이름은 이율곡이 청학동을 탐방하고 쓴 ‘청산일기’에서 유래되었다 하며, 무릉계 옆 바위에 ‘소금강’이란 글씨가 남아 있다.

진부에서 택시로 30~40분쯤 달리면 진고개 산장. 이곳에서 고갯마루 500m 못미친 곳에 있는 매점이 산행 기점이다. 매점에서 오른쪽으로 난 도로를 따라 5분쯤 가면 안내판이 있는 갈림길이 나타난다. 여기에서 오른쪽 능선으로 꺾어 30분쯤 오르면 주능선을 만난다.

주능선에서 등산로는 동북쪽으로 활처럼 휘어진다. 능선길을 따라 25분쯤 걷다 보면 1234봉에 오르게 된다. 북쪽 능선길로 20분쯤 가면 갈림길에 이르고 갈림길에서 왼쪽(북쪽)길로 10분쯤 더 가면 암봉으로 이루어진 정상에 오른다. 황병산과 동대산, 오대산으로 이어진 능선이 하늘과 맞닿은 채 펼쳐진다.

하산은 올라갔던 길을 500m쯤 되돌아 내려와 남쪽 능선길로 잡는다. 5분쯤 내려가면 안부에 이르는 갈림길이 있고 왼쪽의 하산로를 따라가면 노인봉대피소에 이른다. 노인봉대피소에서 정면으로 난 등산로를 따라 10분쯤 가면 등산로는 갑자기 가팔라진다. 그 가파른 능선길을 20분쯤 내려가면 오른쪽으로 낙영폭포가 산행객을 맞는다. 소금강의 절경이 시작되는 지점이다.

광폭포, 삼연폭포, 백운대를 잇달아 지나 기암괴석으로 이뤄진 만물상을 지나고 급기야 제1비경지대인 구룡폭포(사진)에 이른다. 아홉개의 폭포가 연이어 떨어지는 장엄한 폭포가 등산객들의 피로를 말끔히 씻어준다.

구룡폭포에서 20분을 더가면 소금강의 유일한 사찰로 1964년에 창건된 금강사를 만난다. 금강사에서 등산로는 청학산정과 무릉폭포가 굉음을 발하는 무릉계로 이어진다. 이곳은 소금강의 관문으로 옛날 중국의 무릉도원에 견주어 이름을 붙일 만큼 풍광이 뛰어나다. 무릉계에서 도로를 따라 10분 정도 걸으면 상가지역을 지나 주차장에 도착하고 산행을 마치게 된다.

등산코스매점-동릉-1234봉-정상-노인봉대피소-낙영폭포-만물상-구룡폭포-금강사-청학산장-주차장(14㎞·약 5시간 소요)

 

당당하게 솟은 기세… 두 계곡 만나는 ‘조곡삼거리’ 절경 주흘산

주흘산(主屹山·1075m)은 경북 문경의 진산이자 영남의 관문 문경새재를 지키는 산이다. 산 이름 중 흘(屹)자는 ‘산우뚝솟을 흘’이다. 거기에다 주인 주(主)자까지 붙어있다. 마성면의 들판에서 바라보면 월악산, 조령산, 대미산, 황장산, 운달산 등 1000m가 넘는 산들이 줄을 섰지만 주흘산이 특히 당당하고 비범한 기세로 솟아있다.‘주흘’이라고 이름을 붙인 이유를 느낄 수 있다.

주흘산에 얽힌 전설도 재미있다. 주흘산이 솟아오를 때 그 밑에 도읍을 정하리라고 작정하고 힘차게 솟았지만 서울의 삼각산이 먼저 솟아서 그곳으로 도읍이 정해지고 말았다. 그래서 주흘산은 삼각산을 등지고 앉았다고 전해진다. 주흘산은 주봉(主峰)과 영봉(靈峰·1106m), 부봉(釜峰·921m)으로 이뤄져 있다.

주흘산의 등산코스는 제1관문에서 오르는 코스가 가장 선호된다. 제1관문에서 혜국사(惠國寺)를 거쳐 주봉과 영봉을 탄 뒤 조곡삼거리로 해서 제2관문으로 내려오는 코스가 하루 코스로 적당하다. 제1관문에서 30분 정도를 오르면 높이 20여m의 여궁(女宮)폭포를 만난다. 옛날 7선녀가 구름을 타고 내려와 목욕을 했다는 전설이 어려 있다.

여궁폭포에서 다시 20분 정도 올라가면 혜국사를 만난다. 직지사의 말사로 신라시대인 846년에 창건됐다. 이곳에서 50분 정도 오르면 대궐터가 나온다. 대궐터에는 머리까지 시원해지는 샘터가 있다. 주봉과 영봉의 정상을 지나 조곡삼거리로 내려오는 길에서 부봉의 위용을 볼 수 있다. 두 개의 계곡이 만나는 조곡삼거리는 주흘산의 제1절경이라 할 수 있다.

삼거리에서 10여분 내려오면 꽃밭서덜을 만난다. 흘러내려온 돌들을 사람들이 지나며 탑으로 쌓아 수백개가 넘는 돌탑들이 꽃밭처럼 펼쳐져 있다.

등산코스▲제1관문~여궁폭포~혜국사~대궐터~주봉~영봉~충북 도경계~부봉~동문~북문~마패봉~제3관문(약 8시간40분 소요) ▲제1관문~여궁폭포~혜국사~전좌문~주봉~영봉~조곡골~제2관문(5시간 안팎 소요)

 

칠족령 전망대에 서면 사행천 비경이 한눈에

국내에 백운산이란 이름을 가진 산의 수만 해도 20여개다. 그러나 그중에서 강원 평창군 미탄면과 정선군 신동읍 경계에 있는 백운산(882m)의 산세는 가히 으뜸이라고 말할 정도로 수려하다. 특히 칠족령 전망대에서 보는 동강의 사행천은 비경이다. 길쭉한 모양의 마을을 휘감고 도는 동강의 모습이 마치 헬기를 타고 내려다보듯 한눈에 펼쳐진다.

백운산 등반은 문희마을이나 점재나루, 제장나루 등에서 시작할 수 있다. 점재나루에서 백운산 정상을 거쳐 제장마을로 내려가거나, 문희마을에서 올라 백운산 정상, 살개목재, 칠족령 전망대, 성터를 거쳐 다시 문희마을로 내려올 수 있다.

여름철 피서를 겸한 산행객들의 경우 문희마을 일대에 민박집이 발달해 있어 이 마을을 산행기점으로 잡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문희마을에서 백운산 정상을 향해 20여분 걸어 올라가면 갈림길이 나온다. 왼쪽 코스는 경사가 완만하지만 3.2km나 되고 오른쪽 길은 가파르지만 1.1km로 거리가 짧다. 짜릿한 스릴감을 맛보며 동강의 비경도 감상하고 싶다면 오른쪽 길 코스가 좋다.

정상에서는 문희마을로 바로 내려올 수도 있지만 발품을 더 팔아 칠족령 전망대를 경유한다면 동강의 진면목을 만날 수 있다. 백운산 정상에서 마지막 봉우리인 칠족령까지 거리는 2.5㎞로 2시간30분 정도 소요된다.

칠족령에는 재미있는 사연도 있다. 옻칠을 하던 한 선비 집의 개가 발에 옻칠갑을 하고 도망갔는데 그 자국을 따라가 보니 전망대에서 본 동강 물굽이 풍경이 펼쳐졌다는 것이다. 옻 칠(漆)자와 발 족(足)자를 써 칠족령이란 이름이 붙은 사연이다.

한편 칠족령에서 문희마을로 내려서는 길에는 지난달 개방된 백룡동굴을 둘러볼 수 있다.

백룡동굴 탐방은 인터넷 예약 및 현장판매를 통해 가능하며 1회 20명으로 제한하고 하루 180명만 입장할 수 있다.

▲등산코스

평창 문희마을~약수터~구름재~백운산정상~칠족령~백룡동굴~문희마을(원점회귀 산행. 4시간)

 

바윗길 지나 정상에 서면 절벽 아래 초록빛 의암호 물 위엔 은은한 山그림자 춘천 삼악산

서울에서 춘천을 갈 때 도심에 못 미쳐 신연교를 지나 의암호 전체 모습이 막 드러날 즈음 왼편에 우뚝 솟은 바위산이 바로 삼악산(三岳山)이다. 높지 않지만 주변 해발이 낮아 우뚝해 보인다. 의암호와 춘천시가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이 손에 꼽히는 삼악산의 매력이다. 삼악(三岳)은 주봉인 용화봉 서쪽 편으로 청운봉(546m), 등선봉(632m) 등 세 개 봉우리를 두고 이름이 붙여졌다.

삼악산은 바위산이다. 산의 규모가 아담하지만 수억년의 비바람과 물길이 빚어 놓은 아기자기한 기암괴석과 좁은 협곡, 자그마한 폭포가 많다.

특히 등선폭포 입구 협곡으로 오르자면 높이 15m의 제1폭포 외에 제2·3폭포가 있고, 비선·승학·백련·주렴폭포 등이 이어진다. 삼악산은 규모가 작다고 우습게 보았다간 몹시 고생한다.

등산로는 크게 세 개 코스로 나뉜다. 흔히 삼악산 입구로 불리는 상원사 코스와 등선폭포 입구 코스, 강촌교 북단에 있는 암릉지역으로 바로 오르는 등선봉 코스가 그것이다.

일반적으로 등선폭포 코스가 볼거리도 많고 오르기도 무난하다. 종주를 하자면 하산길은 상원사 쪽으로 택하게 된다. 상원사 코스 중 소위 ‘깔딱고개’는 의암호를 바라보며 등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놓지고 싶지 않지만, 거의 45도 이상 경사로 가파르고, 삐죽삐죽 날카로운 바윗길이라 특히 겨울에 조심해야 한다. 삼악산 정상의 탁 트인 경관은 어디에 내놓아도 빠지지 않는다.

북서쪽으로 계관산, 북배산, 화악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가 치닫고, 동북쪽에는 까마득한 절벽 아래 의암호의 초록빛 물에 잠긴 산 그림자와 붕어섬 등 섬들이 은은한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코 스▲의암댐 ~ 상원사 ~ 철계단 ~ 삼악산 ~ 흥국사 ~ 등선폭포(3.9㎞·2시간5분)▲강촌교 ~ 암릉 ~ 등선봉 ~ 619봉 ~ 흥국사 ~ 등선폭포(4.5㎞·2시간55분)▲의암댐 ~ 삼악산 ~ 546봉 ~ 등선봉 ~ 강촌교(5.8㎞·3시간55분)

 

호젓하고 완만한 능선길 정상엔 호방한 수리바위 동두천 마차산

전철 1호선 동두천역을 지나 소요산역에 닿을 무렵 왼쪽에 바라보이는 산이 마차산(磨叉山·588.4m)이다. 경기 동두천시와 연천군 전곡읍의 경계에 있는 마차산은 소요산역과 3번 국도를 사이에 두고 동쪽의 소요산과 마주 보고 있다. 마차산은 호젓하고 푹신하며 완만한 능선길이 더없이 좋은 산이다. 전철을 이용한 접근성도 좋다.

소요산역에서 내려 소요산 반대 방향인 동쪽으로 돌아가면 소요교가 나온다. 이 다리를 건너 소요초교와 소망기도원을 지나 밤골재를 향하는 기도원 코스가 가장 완만하고 길게 타는 길이다. 중간 갈림길 부근에 시원한 물맛이 일품인 약수터가 있고 그 옆 비탈길의 굵직하고 높은 나무엔 동네 사람들이 그네를 걸어 놓았다. 타 볼 만하다.

들입목에서 50분 정도 비탈길을 오르면 산의 주능선과 만나는 밤골재에 닿는다. 여기부터 차분하고 수수한 산세의 능선길이 정상까지 이어진다. 밤골재에서 오던 방향 너머 전곡읍 간파리에는 종교 사상가인 고 함석헌(1901~1989)옹의 묘소가 있다. 댕댕이고개를 지나면 드문드문 군부대가 설치한 참호들이 나타난다.

마차산 정상에 서면 소요산과 동두천시가가 한눈에 들어온다. 정상에는 지역 산악단체에서 세운 정상석이 있다. 마차산 정상부의 깎아지른 바위가 수리바위(사진)다. 마차산 정상에서 오던 방향으로 직진해 늦은고개(간패고개)를 통해 더 길게 타면 보산역이나 동두천중앙역으로 하산할 수 있다.

등산코스▲소요산역 - 소요교 - 소망기도원 - 삼거리 - 밤골재 - 댕댕이고개 - 마차산 - 기도원삼거리 - 미디안기도원 - 안흥교 - 동두천역

 

천황봉·삼불봉·관음봉… 태극문양 등산길 오르면 기기묘묘한 암반 연봉 충남 계룡산

충남 공주시 반포 계룡면과 논산시에 걸쳐 있는 계룡산(845m)은 사시사철 전국에서 관광객이 몰리는 국립공원이다. 주차장에서 갑사까지 ‘오리(五里)숲’은 하늘을 가린 나무들이 빼곡하다. 계룡산 등반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코스는 태극 문양의 ‘갑사 2코스’다. 갑사에서 오른쪽 계곡을 끼고 원효대, 연천봉을 거쳐 관음봉, 자연성능, 삼불봉, 동학사에 이르는 가장 긴 코스다.

계룡산은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지정된 국립공원이란 명성에 비하면 높이나 전체 면적에서 다른 국립공원에 비해 위압감을 줄 정도는 아니다. 그런데 계룡산을 다녀온 이들은 아주 큰 산 같은 느낌을 갖는데, 천황봉에서 삼불봉에 이르는 기기묘묘한 암반 연봉이 그렇게 만든다. 갑사 2코스에서 그런 느낌을 제대로 맛볼 수 있다.

계룡산은 ‘산태극 수태극의 길지(吉地)’라고 부른다. 지리산에서 시작한 산맥이 거꾸로 700리를 북상해 계룡산에서 다시 남하하는 형국이라 산태극(山太極)을 이뤘고, 또 계룡산을 싸고 흐르는 금강의 지류가 북으로 거슬러 올라가 계룡산을 휘돈 후 다시 동북으로 400리를 역류해 금강의 원줄기와 합류한다고 해서 수태극(水太極)의 형상을 이룬다고 한다.

계룡산 명칭은 능선의 모양이 닭의 벼슬을 머리에 쓴 용의 모습과 흡사하다 해서 지어졌다. 계룡산은 주봉인 천황봉을 비롯해 삼불봉, 연천봉, 관음봉 및 10여개가 넘는 봉우리, 기암괴석과 서쪽으로는 용문폭포, 동쪽으로는 은선폭포, 남쪽으로는 암용추·숫용추폭포를 보여 주고 있는 명산이다. 산의 동북쪽에는 동학사가, 서북쪽에는 갑사가, 서남쪽에는 신원사 사찰이 자리 잡고 있다. 특히 갑사에는 보물 제257호인 부도와 보물 제256호인 철당간 및 지주, 보물 제478호인 동종 등의 문화재가 있으며 ‘월인석보’를 찍어 낸 목판도 소장돼 있다.

계룡산 등반은 갑사와 동학사가 가장 일반적이지만 최근엔 호젓한 산행을 즐길 수 있는 코스로 남서쪽 신원사를 들머리로 이용하기도 한다. 자연 암릉 등의 경관이 좋지만 가파른 편이다.

등산 코스▲갑사 1코스 = 갑사 ~ 금잔디고개 ~ 삼불봉(2시간30분) ▲갑사 2코스 = 갑사 ~ 연천봉 ~ 관음봉 ~ 삼불봉 ~ 동학사(6시간) ▲동학사 1코스 = 동학사 ~ 운선폭포 ~ 관음봉(2시간30분) ▲동학사 2코스 = 동학사 ~ 은선폭포 ~ 관음봉고개 ~ 삼불동 ~ 동학사(7시간)

 

강원 공작산, 공작이 날개 펼친 듯… 암봉·노송 어울려 ‘장관’

강원 홍천군 동면과 화촌면의 경계를 이루는 공작산(887m)은 공작이 날개를 펼친 듯한 산세에 암봉과 노송이 어우러진 명산이다.

오대산에서 서쪽으로 갈라진 능선이 구목령-운무산-수리봉-부목재를 거쳐 홍천강과 덕치천 사이로 뻗으면서 홍천 동편에서 제일 높이 솟아오른 산이 공작산이다.

정상 서남쪽 능선 약 6㎞ 아래에 있는 수타사와 노천리까지 이어지는 약 8㎞의 수타계곡이 특히 유명하다. 정상에 서면 3면이 깎아지른 절벽으로 홍천강으로 흘러내리는 골이 부챗살 같이 퍼져 장관을 연출한다. 가을철에는 단풍이 노송, 바위와 함께 절경을 이룬다.

공작산 산행은 동면 노천저수지에서 공작골, 남동릉, 문바위골을 경유해 정상으로 오르는 코스와 화촌면 군업리에서 군업천, 뜸메기골, 공작폭포를 경유하거나 굴운리에서 큰골을 거쳐 정상에 오르는 코스가 널리 알려져 있다. 노천저수지에서 공작산 자연휴양림을 지나는 직등코스는 정상으로 오르는 가장 짧은 코스. 예전에는 문바위골로 많이 올랐지만 이 직등코스가 알려진 이후로는 문바위골은 하산길로 이용되고 있다.

‘공작산-수타사 생태숲’도 들러볼 만하다. 수타사 일원 163㏊의 넓은 산림에 공작산과 수타사 주변 자생식물과 향토 수종을 식재·복원한 역사문화 생태숲이 잘 꾸며져 있다. 또 공작산에서 내려오는 덕치천 상류 계곡에 위치한 수타사는 계곡의 넓은 암반, 큼직큼직한 소(沼)들과 함께 비경을 이룬다.

수타사는 신라 성덕왕 7년(708)에 우적산에 ‘일월사’란 이름으로 창건했던 것을 조선 선조 2년(1569) 풍수지리에 따라 지금의 위치로 옮긴 후 ‘수타사’라 개칭했다고 전한다. 수타사는 일주문이 없고 바로 천왕문과 비슷한 봉황문으로 접어들게 돼 있다.


■등산코스
▲공작삼거리-저수지-문바위골-정상 1코스(2시간30분) ▲공작삼거리-저수지-공작골-안공작재-정상(3시간) ▲수타사-옥수암-거북바위-약물산-맞바위-안공작재-정상(3시간50분) ▲수타사-수타계곡-맞바위-안공작재-정상(4시간10분) ▲군업리-안말계곡-공작폭포-정상(3시간5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