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류, 술, 멋

원주 치악산&소금산-이야기와 단풍 속으로

醉月 2021. 11. 6. 08:10
원주 치악산국립공원사무소에서 시작한 치악산 둘레길 3코스 ‘수레너미길’의 종착 지점인 태종대 쪽에서 본 횡성 강림2리의 이른 아침 풍경. 치악산 발치에서 피어난 안개가 마을과 구릉을 흘러가고 있다. 정면으로 보이는 산은 치악산국립공원에 속한 횡성의 배향산이다.



# 치악산 둘레를 걷는 길이 놓였다

치악산에 둘레길이 새로 놓였다. 이름 그대로 치악산 밑동의 둘레를 도는 장거리 도보여행 길이다. 치악산은 관광하듯 올라가는 산이 아니다. 산행이 쉽지 않다는 얘기다. 그중에서도 사다리병창길은 급경사 코스로 악명 높다. 이 코스를 올라보면 치악산을 두고 ‘치가 떨리고 악에 받친다’는 얘기가 왜 나왔는지 금세 알게 된다. 그만큼은 아니지만 입석대나 영원사, 상원사를 들머리로 하는 산행도 쉽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산행을 즐기는 이들은 ‘능선을 종주하는 장쾌한 맛’을 치악산의 매력으로 꼽는다. 치악산은 주봉 비로봉을 중심으로 남북으로 길게 뻗어 있다. 남으로는 향로봉과 남대봉이, 북으로는 매화산과 삼봉이 있다. 비로봉에서 남대봉을 잇는 종주 코스는 17㎞ 남짓. 여기다가 북쪽 천지봉과 매화산까지 이어지는 진달래 능선을 덧붙여 걸으면 종주 코스는 30㎞가 훌쩍 넘는다. 지리산 주 능선 종주에 버금가는 거리다.

여기까지는 산꾼들의 얘기. 산이라면 봄·가을에 꽃이나 단풍을 따라다니는 게 고작인 보통의 여행자들에게 치악산은 종주는 물론이고, 등반도 쉽지 않은 일이다. 치악산에 둘레길이 생긴 게 반가운 건 그래서다. 정상을 목표로 하지 않으니 둘레길 걷기는 편안하다. 둘레길은 길지 않고 거칠지도 않다. 속도와 거리의 가늠도 쉽다. 험하다 해도 여행자가 감당할 수 있을 만큼이고, 오르막이 있더라도 곧 내리막이 나올 걸 안다.

둘레길은 치악산 아래 절집 국형사에서 1코스가 시작돼 치악산을 한 바퀴 다 돈 뒤 마지막 11코스 끝에서 국형사로 되돌아온다. 같은 둘레길이라고 해도 코스에 따라 경관이나 느낌이 다르고 취향에 따라 만족도도 다르다. 그래도 ‘가장 좋은 코스’에 대한 의견은 대개 비슷하다. 둘레길 코스를 조성한 담당자에게 ‘치악산 둘레길 최고의 코스’를 물었다. 3코스와 8코스, 그리고 1코스와 11코스를 추천했다. 이 가운데 두 개의 코스를 골라서 걸었다.


# 잣나무 숲 지나 마을 슈퍼까지 걷다

치악산 둘레길은 산을 가운데 두고 시계방향으로 순환한다. 전체 139.2㎞의 길을 짧게는 7㎞에서 길게는 26.5㎞까지 11개 코스로 쪼갰다. 그중 마지막 코스인 11코스 ‘한가터길’을 걸었다. 한가터란 명칭은 크다는 뜻의 ‘한’에다 집 ‘가(家)’자를 쓰는 마을 이름에서 따왔다. 치악산 둘레길은 지난 6월에 개통됐는데도 어찌 된 일인지 11코스는 아직 공사 중이다. 길이 온통 파헤쳐져 있어 겨울이 닥치기 전에 마무리하기가 쉽지 않아 보였다.

공사 구간은 11코스 출발점부터 중간까지. 코스 뒷부분은 완성됐다. 11코스를 거꾸로 걸은 이유다. 1코스에서 11코스 쪽으로, 그러니까 코스 종점에서 출발해 중간 지점까지 걸었다. 출발하자마자 길은 철 난간이 있는 계단을 딛고 가파르게 오른다. 그렇게 잠깐의 오르막 뒤로는 줄곧 내리막이거나 거의 평지에 가까운 오솔길이었다. 야자 매트를 깔아놓은 길은 편안했다. 길이 어찌나 평탄한지 저절로 몸이 앞으로 나아가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1시간쯤 걷자 한가터 삼거리다. 빽빽한 잣나무 숲이 나타났다. 화전민을 내보내고 1984년 조성했다고 하니 얼추 40년이 다 된 숲이다. 11코스는 여기까지만 닦여 있다. 한가터 삼거리부터 섭재슈퍼까지 잣나무 숲 한가운데로 이어지는 숲길 구간은 아직 조성 중이다. 공사가 끝나면 이 길이 치악산 둘레길 중 가장 긴 숲길이 될 거란다.

걷는 내내 이정표에 ‘섭재슈퍼’가 있다. 둘레길을 걷는 구간에는 거리 정보가 필수. 그런데 호젓한 숲길에서 거리를 가늠할 이정표에 적을 이름을 찾기가 쉽지 않다. 학교나 다리, 마을회관 등을 가져다 쓰는데 이마저 여의치 않은 작은 마을에서는 음식점이나 구멍가게 상호를 적기도 한다. 섭재슈퍼가 그런 경우다. 섭재슈퍼는 이름만 ‘슈퍼’이지 진열장도 없이 파란 지붕 위에다 간판만 올린 시골 구멍가게. 치악산 둘레길 이정표마다 이름을 올리는 바람에 유명해졌지만, 그래 봐야 동네 손님을 받는 구멍가게 매출이 그닥 달라질 리 없다.

한가터 삼거리에서 공사 중인 구간을 피해 둘레길은 마을로 내려선다. 여기서부터 둘레길은 진작 조성된 마을과 마을을 잇는 걷기 길인 ‘원주굽이길’을 빌려 쓴다. 그 바람에 원주굽이길 코스를 들여다보게 됐다. 16개 주 코스와 13개의 원점회귀 코스로 이뤄진 길이다. 둘레길보다 코스의 숫자도 많고 거리도 길다. 그러니 길의 호흡도 길다. 치악산 둘레길에 숲이 있다면, 원주굽이길에는 사람이 있다. 굽이길은 마을을 딛고 가며 인물과 이야기를 따라 이어진다. 원주에 자연과 이야기를 따라가는 두 길이 모두 있는 셈이다.


치악산 둘레길 3코스 주변의 숲. 자작나무의 흰색 수피가 인상적이다.



# 둘레길을 골라 걸어야 하는 이유

대개 치악산을 ‘원주에 있다’고만 알고 있는데, 치악산 동쪽은 횡성 땅이고 남쪽에는 영월의 지분도 있다. 치악산 둘레길을 놓은 건 원주시이지만, 둘레길은 원주뿐만 아니라 횡성과 영월 땅을 딛고 이어진다. 말인즉슨, 원주가 돈을 내서 횡성과 영월 땅에 노선을 기획하고 둘레길을 내줬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과연 횡성과 영월은 그걸 반겼을까. 천만에. 그럴 리 없다. 원주가 치악산 둘레길을 놓은 목적은 분명하다. ‘원주에 관광객을 끌어들이겠다’는 것. 그렇다면 원주를 끼고 있지 않은, 치악산 둘레길의 다른 구간에 대한 성의나 대접은 안 봐도 뻔한 일이었다.

그나마 횡성은 둘레길 조성에 마지못해 협조했지만, 영월은 아예 논의 자체를 거부했다. 원주시 공무원들이 직접 주민들 설득에 나섰지만, 주민투표에서도 반대표가 훨씬 많았다. 치악산 둘레길 4코스 영월 구간인 ‘노구소길’을 걷는 이의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한 번에 39.4㎞를 걷게 만들고, 그중 26.5㎞ 구간은 구불구불한 임도만 걸을 수밖에 없게 된 이유다. 생각다 못해 원주시는 임도를 이용하기로 하고 임도를 관리하는 동부지방산림청 영월국유림관리소에 협조를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 4코스는 ‘무단 이용’하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래서 이 구간에는 변변한 이정표나 안내판조차 없다. 지자체 사이의 사정을 이렇게까지 장황하게 설명하는 이유는, 치악산 둘레길을 걷겠다면 되도록 원주를 끼고 있는 코스를 걷는 게 낫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다.

두 번째로 걸은 길은 3코스 ‘수레너미길’이다. 원주 소초면 학곡리에서 횡성 안흥면 강림리로 넘어가는 고갯길인 ‘수레너미재’에 놓은 길이다. 수레너미란 이름은 태종 이방원이 임금 자리에 오르기 전 치악산 동쪽 횡성에 은거하고 있던 옛 스승 운곡 원천석을 만나기 위해 수레를 타고 넘은 고개라고 해서 붙여진 것이다.


간현관광지에서 밤마다 상영하고 있는 ‘나오라쇼’.



# 단풍 숲 길의 방향이 중요한 이유

수레너미길은 원주에서 횡성 땅으로 넘어가는 길이지만, 다른 코스보다 관리가 잘되고 있다. 3코스 출발 지점인 한다리골에서 수레너미재 너머까지 5㎞ 구간이 국립공원 구역이라 3코스 전체를 치악산국립공원사무소가 관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둘레길의 방향은 정해져 있다. 원주에서 시작해 수레너미재를 넘어 횡성으로 간다. 사실 길에 무슨 방향이 있을까. 그러나 간혹 방향이 중요할 때가 있다. 그중 몇 가지 경우. 첫 번째는 이쪽에서 걷기 시작하면 지루한 오르막이지만, 저쪽에서 걸으면 순한 내리막이 되는 경우다. 같은 길을 걷겠다면, 쉽게 걷는 게 낫지 않겠는가. 그렇다면 치악산 둘레길 3코스는 거꾸로 걷는 게 좋겠다. 치악산은 서쪽은 급경사이지만 동쪽은 완만하다. 수레너미길도 마찬가지다. 원주 쪽 들머리와 횡성 쪽 날머리의 표고 차가 거의 150m에 달한다. 서쪽인 원주 쪽에서 오면 숨이 턱턱 막히는 오르막길을 걸어야 하지만, 반대로 동쪽인 횡성 쪽에서 시작하면 잠깐 오르막 뒤에 편안한 내리막이 길게 나온다.

길의 방향이 중요한 두 번째 경우. 이쪽에서 저쪽으로 걸을 때와 저쪽에서 이쪽으로 걸을 때의 경관과 느낌이 확연하게 다른 때다. 바야흐로 단풍이 물드는 시기다. 단풍은 햇볕을 마주하고 바라볼 때 훨씬 더 색이 짙고 화려하다. 햇볕을 등지고 보는 단풍은 칙칙하지만, 햇볕을 투과한 단풍은 마치 발광(發光)하듯 반짝인다. 수레너미길은 동서로 거의 직선이나 다름없다. 그렇다면 단풍철 오전에는 수레너미길을 원주에서 횡성 방향으로 해를 안고 걷는 게 단풍을 감상하는 훨씬 더 나은 선택이다. 해가 기우는 오후라면 역방향으로 걷는 게 낫다. 그게 무슨 차이가 있겠냐 생각되겠지만, 그 길에서 뒤돌아보면 바로 안다. 수레너미길을 왕복해 걸으며 경험했다. 빛의 방향에 따라 길의 풍경은 하늘과 땅 차이다.


소금산 출렁다리와 간현관광지. 오는 12월 ‘소금산 그랜드 밸리’로 재탄생한다.



# 산에다가 에스컬레이터를 놓다

원주시는 요즘 바쁘다. 치악산 둘레길뿐만 아니라 다양한 관광 인프라 조성 작업을 서두르느라 눈코 뜰 새 없다. 그 중심이 소금산 출렁다리가 있는 간현관광지다. 소금산에 기존 것의 두 배 이상 더 긴 유리 바닥의 ‘울렁다리’를 놓고, 바위벼랑에는 잔도(棧道)를, 잔도 끝에는 150m 높이의 초대형 전망대를 세우고 있다. 산에다가 에스컬레이터도 놓는다. 거대한 암벽을 스크린 삼아 다양한 영상을 쏜다. 모두 중국 장자제(張家界)에서나 봤던 것이다.

작은 장자제. 그게 빈약하기 짝이 없는 관광자원을 가졌던 원주가 꿈꾸는 간현관광지의 모습이다. 원창묵 원주시장은 “장자제에 있는 것 중에서 여기 없는 걸 찾아보라”며 자신만만해 했다. 실제로 원 시장은 장자제를 다녀온 뒤에 소금산 출렁다리 건설을 밀어붙였는데, 출렁다리 하나만으로 한 해 300만 명의 관광객을 불러들이는 기록적인 성공을 거뒀다.

소금산에 새로 놓고 있는 것 중에서 눈길을 끄는 것이 잔도다. 수직의 바위에 파이프를 박아 덧대는 방식으로 길을 놓았다. 잔도는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라 완공된 부분까지만 가봤다. 잔도 구간은 물론이고, 덱 구간의 난간도 나무 등 친환경 소재가 아니라 모두 철제다. 대개 인공 구조물을 설치하는 경우 친환경을 강조한다. 덱을 놓으면서 길 한가운데 자라는 나무를 베지 않고 그대로 놓아두어 최대한 자연에 손을 대지 않았다는 증표로 삼듯이 말이다. 이런 건 사실 얄팍한 눈속임에 가깝다.

그런데 원주시는 이런 눈속임 없이 그냥 밀어붙인다. 인공물 설치에 대한 부채의식이 전혀 없는 듯하다. 간현관광지는 국립공원도 아니고, 명승도 아니다. 그냥 관광지일 따름이다. 소금산만 해도 이름조차 없다가 인근의 괴골산이 금강산의 다른 이름인 ‘개골산’을 연상케 한다는 데 착안해 ‘작은 금강산’이란 뜻으로 1998년에 붙여진 이름이다. 그래서 용서되는가. 논란이 아주 없진 않지만, 분위기는 원주시를 지지하는 쪽에 가깝다. 문화관광해설사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원주시가 그려내는 그림은 ‘테마파크’다. 간현관광지는 오는 12월 ‘소금산 그랜드 밸리’로 이름을 바꿔 달고 차례로 시설을 오픈할 계획이다. 원주시는 출렁다리부터 케이블카와 에스컬레이터, 잔도, 유리 다리까지 모두 포함한, 말하자면 자유이용권 요금을 2만5000원으로 책정했다. 4인 가족이면 10만 원이다. 원주의 이런 시도는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 흩어져 있는 사금파리 같은 이야기

▲ 원주 간현리의 조엄 묘 주변에 세워진 동상. 조엄은 일본에서 고구마를 들여와 굶주린 백성을 구했다.


원주시에 새로 만들어진 것만 있는 건 아니다. 원주에는 내로라하는 유적이나 인물, 관광자원은 없지만, 대신 사금파리처럼 많은 이야기가 있다. 사금파리란 비유는 ‘사소하다’는 의미가 아니라, 숫자가 많고 다양하다는 뜻이다. 사소한 인연이라도 원주와 관련 있는 자취를 뒤지다 보니 거쳐 간 많은 사람의 흔적과 이야기가 건져 올려진 것이다.

그렇게 뒤져서 찾아낸 인물 중의 하나가 조엄이다. 250여 년 전쯤 일본에 통신사로 건너갔다가 대마도에서 고구마를 들여온 인물. 고구마를 들여왔다는 것만 생각한다면 별반 대수롭지 않은 일이다. 폄훼한다면 ‘새로운 농작물을 발 빠르게 들여온 수입업자’쯤 될까. 하지만 ‘왜’라는 질문으로 건너가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18세기 조선은 굶주렸다. 조엄이 통신사로 건너갔을 무렵, 조선에서는 경신년과 을해년 두 번의 대기근을 거치며 많은 백성이 굶어 죽었다. 인육을 먹는다는 소문까지 파다했다. 조엄이 구황작물 고구마를 가져온 건 굶주리는 백성의 비참한 사정을 마음에 뒀기 때문이었으리라. 조선 시대 들어 정조 때까지 일본에 통신사를 11번이나 보냈지만, 굶주리는 백성을 위해 고구마 종자를 가져온 건 조엄 혼자뿐이었다. 그는 고구마로 배고픈 백성을 구했던 진정한 목민관이었다.

조엄의 묘와 기념관이 원주에 있다. 사실 원주는 그의 고향이 아니고, 다른 연고도 없다. 풍수에 의해 묘만 원주에 썼다는 이야기가 전해질 따름이다. 그럼에도 원주시는 조엄의 묘 주변에 기념관과 사당을 지어줬다. 조엄을 기리는 전국에서 유일한 사당이다. 원주에 이름난 유적지나 인물이 즐비했다면 과연 이런 것까지 마음을 다해 기릴 수 있었을까. 원주는 크고 굵은 것이 없어 작고 소박한 것의 소중함을 더 잘 들여다볼 줄 아는 게 아닐까.


# 법천사지를 지금 가야 하는 이유

원주에 가면 빼놓을 수 없는 곳이 폐사지 여행의 백미로 꼽히는 법천사지와 거돈사지, 흥법사지다. 폐사지에는 위세 당당했던 절집이 한 줌의 재로 스러지기까지 1000년 세월의 흥망성쇠가 남아 있다. 세 곳의 폐사지 중 꼭 가봐야 할 곳이 법천사지다. 지금 그곳에 가야 하는 이유는 법천사지에 있는, 용화 세상의 산과 바다, 삼족오와 토끼를 비누 조각처럼 아름답게 새긴 지광국사탑비를 짧게는 3년, 길게는 5년 정도 볼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사연인즉 이렇다. 지광국사탑비 옆에는 고려의 가장 아름다운 사리탑이라는 지광국사현모탑이 서 있었다. 탑은 일제강점기 일본으로 반출됐다가 돌아와 9번이나 옮겨 세워지는 우여곡절을 거쳐 경복궁 내 고궁박물관에 보존돼 오다가 최근 해체 복원 작업이 마무리됐다. 복원 작업 도중 ‘탑을 제자리로 돌려달라’는 원주시의 문화재환수운동이 벌어졌고, 결국 문화재청과 국립중앙박물관은 해체 복원 작업을 끝낸 탑을 본래 있던 자리인 법천사지로 돌려보내기로 했다. 그러나 막상 탑을 옮기려고 보니 탑비의 훼손도 그냥 두고 볼 수 없는 상태라 탑비까지 한꺼번에 해체 복원하기로 했다. 그렇게 되면 탑비를 문화재보존과학센터로 옮겨 복원 작업을 해야 하는데, 그 기간이 짧게는 3년, 길면 5년쯤이 소요된다는 얘기다. 그동안 법천사지는 텅 비게 된다.


■ 인기 만점 ‘나오라쇼’

간현관광지에서는 지난 10월 1일부터 연말까지 밤마다 소금산 출렁다리가 걸린 수직의 바위벽을 스크린 삼은 영상쇼 ‘나오라쇼’를 상영하고 있다. ‘나오라’는 ‘나이트 오브 라이트’의 앞글자만 따서 만든 이름. 스토리 영상과 레이저, 음악 분수까지 결합한 공연이 제법 볼 만해 주말은 물론이고 평일에도 좌석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 지난 주말 핼러윈 이벤트로 진행한 나오라쇼는 일찌감치 표가 매진돼 입장권이 웃돈까지 붙어서 거래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