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 요동하는 동북아시아] “중-일 충돌 대비하고 北 급변사태 유도하라”
북-일 수교와 한반도 통일 시나리오
이정훈 | 편집위원 hoon@donga.com
● 한 외교안보팀이 작성한 동북아 사태 돌파 방안
● 北日 수교 직전 北中 전쟁 가능성
● 안보리 결의안 근거로 일본의 청구권 자금 제공 막아라
● 중국 통해 북한군 쿠데타 유도하라
일본인 피랍자 문제를 다루는 북-일 교섭에서 북한 측 대표로 나선 북한 외무성의 송일호 북일협상담당 대사(왼쪽)가 중국 베이징의 서우두 공항에 들어섰다. 오른쪽은 송일호를 상대로 협상해온 이하라 준이치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
‘성노예’ 대(對) ‘북일 교섭’만큼 날이 선 지금의 한일 대립관계를 잘 설명하는 말도 없을 것이다. 6월 8일 일본 후지TV가 방영한 대담 프로에 출연한 일본 정부 대변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북한이 핵실험을 하고 미사일을 쏴도 납치 문제를 계속 협의할 것인가”란 질문에 “납치(문제)와 핵(문제)은 분리해서 대응한다”고 대답했다.
북한이 핵실험을 하고 미사일을 발사하더라도 일본인 납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북한과의 협상은 중단하지 않겠다고 한 것이다. 이는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한미일 삼각공조를 깰 수 있다는 암시일지 모른다. 5월 29일 북-일 합의를 발표하기 전까지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은 우리에게는 물론이고 미국에도 자세한 설명을 하지 않고 비밀리에 북-일 교섭을 해왔다. 반면 한국에서는 일본군위안부 문제 등을 놓고 일본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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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일 합의 발표는 일본이 우리 뒤통수를 친 격이다. 우리와 똑같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 아래에 있는 일본은 방위상을 통해 “유사시 (북한의 일본 공격 시설을) 선제타격할 수 있다”는 발언을 거듭해왔는데, 비밀리에 적(북한)과 협상해온 것이다. 우리의 국정원과 미국의 CIA 눈을 피하려 만남의 장소인 제3국까지 바꿔가며 북한과 협상해왔다는 점에서 일본의 변신은 ‘충격적’이다.
북한과 러시아 잡아당기는 일본
아베 정권의 ‘급변’은 그것만이 아니다. 러시아도 끌어당긴다. 제2차 세계대전 직전 일본은 소련과 중립조약을 맺었기에, 2차 대전 내내 소련과 싸우지 않았다. 그런데 미국이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을 투하해 확실한 승기를 잡자, 소련은 일본에 선전포고를 하고 홋카이도(北海道) 북쪽에 있는 일본이 영유한 섬들을 점령하며 남하하기 시작했다.
1905년 러일전쟁에서 승리한 일본은 러시아로부터 남부 사할린을 할양받은 바 있다. 소련군은 남부 사할린은 물론이고 지금 일본이 ‘북방영토’로 부르는 작은 섬 4개도 점령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연합국은 일본이 청일전쟁과 러일전쟁으로 차지한 영토를 모두 토해내게 했다. 일본은 그러한 내용의 강화조약에 서명했기에 소련이 남부 사할린을 되차지한 것을 인정했다.
그러나 북방영토는 러일전쟁 전부터 일본이 영유해온 것인데 소련이 불법 점유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그 후 일본은 중국이 일본을 상대로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듯이, 러시아를 상대로 북방영토를 돌려달라고 거듭 주장해왔다. 그 때문에 일러관계는 지금의 일중관계처럼 충돌과 삐걱거림의 연속이었다.
그러한 일본이 처음으로 러시아와 2+2 회담을 열었다(2013년 11월 2일). 러시아의 외교·국방부 장관을 도쿄로 불러들여 안보 문제를 논의한 것. 2+2는 한미나 미일 같은 동맹국끼리만 하는 회담인 줄 알았는데, 일본은 두 번(러일전쟁, 2차대전)이나 전쟁을 한 갈등 국가와도 한 것이다. 물론 이 회담은 그럴듯한 결과를 내놓지 못했다.
일본이 이 회담을 한 이유는 분명했다. 중국 포위 대열에 러시아를 합류시키기 위해서였다. 일본은, 러시아와 중국은 본질적으로 불편한 사이라는 것을 잘 안다. 러시아와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긴 국경을 맞댄 대국이다. 중국은 청나라 시절 러시아의 잦은 공격으로 적잖은 영토를 빼앗겼다. 중국은 이를 잊지 않기 위해 아픈 역사를 학생들에게 가르친다.
그러했던 중러관계가 지금은 역전돼 있다. 인구가 매우 적은 러시아 연해주(극동지역)의 경제는 중국이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게 된 것이다. 중국산(産) 생필품이 들어오지 않으면 연해주 주민은 당장 생활고에 직면할 정도다. 그래서 러시아는 시베리아에서 생산한 천연가스를 한국이나 일본 아니면 중국에라도 공급해 극동지역을 활성화하려 한다.
우크라이나 사태 염려해야
파이프라인으로 시베리아산(産) 가스를 값싸게 공급받는 것은 매력적이지만, 이는 우크라이나 사태에서 보듯이 러시아에 결정적으로 약점이 잡히는 꼴이 될 수도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관통하는 파이프라인을 건설해 유럽 17개국에 가스를 공급한 덕분에 경제가 아주 좋아졌다. 경제규모가 한국보다 작았는데 순식간에 한국을 추월했다.
그러다 2006년부터 ‘가격 인상’ 등을 이유로 가스 공급을 중단하는 조치를 반복했다. 유럽 국가들을 농락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는 에너지가 군사만큼이나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에너지를 한 국가에만 의존하는 것은, 그 나라에 주권을 내주는 것과 맞먹을 만큼 위험한 행위다. 그 결과 8년이 지난 지금 가장 많이 휘둘려온 우크라이나가 크림 반도 지역을 러시아에 내주고, 다른 지역에서도 친러시아 무장 게릴라들이 활동하는 최악의 상황에 빠져버렸다.
그러니 아무리 시베리아산 가스가 저렴해도 3국은 선뜻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이다. 이 문제를 놓고 가장 많이 고민한 것은 북방영토 문제가 걸려 있는 일본이었다. 2+2회담에서 양국은 가스 같은 경제 문제는 거론하지 않았다. 북방영토 문제도 다루지 않았다.
일본은 에둘러 간 것이다. 이 회담이 있기 전 일본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만들고 집단자위권을 행사하겠다는 결정을 내렸는데, 러시아에 이를 이해해달라는 부탁을 했다. 양국 간의 2+2회담을 정례화하자는 이야기도 했다. 일본의 속을 아는 러시아는 국익을 우선하는 쪽으로 갔다. 미국과 일본이 주도하는 동북아의 미사일방어(MD) 체제 구축에 우려를 표시했다. 2+2회담 정례화에는 동의했으나 기타 사항에 대해서는 가타부타하지 않았다.
MD 강화하고 北과 수교
그러나 이후 러시아가 어떻게 바뀔지는 누구도 예상할 수 없다. 러시아를 대(對)중국 포위전선에 합류시키기 위해 일본은 극동 러시아와 홋카이도를 잇는 해저 파이프라인 건설에 동의하는 등 굵직한 것을 던져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가능성은 북-일 교섭을 보면 분명해진다.
북-일회담은 북한 처지에서는 하기가 난처한 것이었기에 일본의 협상 시도에 처음에는 상당히 냉랭하게 반응했다. 북한은 김일성이 만주에서 중국 공산당군의 일원으로 잠시 했던 ‘항일(抗日)투쟁’을 최고의 덕목으로 여기기에, 일본을 한국이나 미국만큼의 적으로 여겨왔다. 그러한 북한이 일본과 접촉하게 된 것은 서로의 필요성 때문이다.
일본은 미국 이상으로 자국민 보호에 열을 낸다. 그 때문에 북한이 일본인을 납치해간 것이 밝혀지자 이를 해결하기 위한 협상을 시도했다. 북한은 지독한 경제난에 빠져 있던 터라 대가를 받는 조건으로 이를 수용했다. 이는 놀라운 변화가 아니다. 이미 북한은 ‘철천지 원쑤’인 미국에, 6·25전쟁 때 북한 지역에서 전사한 미군 유해를 발굴해가는 대가로 돈을 받은 바 있기 때문이다.
피랍자 문제를 풀기 위한 북-일 교섭은 북한의 핵실험으로 중단됐는데, 아베 정권이 되살려냈다. 아베 정권의 의도는 분명하다. 중국의 가장 가까운 우방(북한)을 중국 진영에서 떨어뜨리겠다는 것이다. 일본은 절대로 바보가 아니다. 일본은 북한의 핵미사일을 막을 방법을 마련했기에 북-일 교섭에 열을 내는 것이다. 그 방법은 미국과 함께 하기로 한 MD(미사일방어체계)를 일본에 구축하는 것이다.
미국은 중국 포위에 더 적극적이고 MD에도 참여해주는 일본이 고마울 수밖에 없다. 따라서 한일 관계가 불편해지면 6대 4 정도로 일본으로 기울어진다. 이것이 ‘일본은 동맹국인 미국이 통제해줄 테니, 우리는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 주력해 중국을 통해 북한을 변화시키자’는 노선을 고집해온 한국을 당황하게 만든다. 일본은 더 나아갈 것이 틀림없다. 일본과 북한은 ‘피랍자 이후’상황도 저울질하는 것이 분명하다. 수교 문제를 검토하는 것이다.
북한과 일본이 수교하기 위해서는 일본이 북한에 지급해야 하는 청구권 자금(배상금)이 확정되어야 한다. 이는 1965년 일본이 한국과 수교하면서 제공한 청구권 자금을 기준으로 결정될 전망이다. 그때 일본은 무상 3억 달러, 유상 2억 달러, 기타 차관 3억 달러를 한국에 제공했다.
이 금액에 지금까지의 인플레율을 곱하고 한반도 전체 인구에서 북한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을 곱하면 수교 대가로 일본이 북한에 지급해야 할 청구권 자금 규모가 결정된다. 그러나 각론으로 들어가면 계산법이 달라지기에, 지금 정확한 액수를 산정할 수는 없다. 전문가들은 대략 100억 달러에서 300억 달러 사이가 되지 않을까 추측한다.
이 돈을 받으면 북한 경제는 하루아침에 피어난다. 2000년 1차 남북정상회담 때 우리로부터 5억 달러를 지원받은 북한이 호시절을 구가했던 것을 기억한다면 청구권 자금은 북한 경제를 결정적으로 부흥케 하는 특효약이 될 수도 있다. 북한은 이 돈을 핵미사일 개발에 투입해 ‘남조선 혁명’을 완수하려고 할 수도 있다. 일본은 MD체제가 있으니 북한이 핵미사일을 만들든 말든 개의지 않는다.
이것이 우리에게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미국만 믿던 우리는 한순간에 낙동강 오리알 처지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 불편한 미래를 어떻게 피해갈 것인가. 중국과 손잡고 일본에 대응하는 것이 대안일 수 있지만, 그렇게 한다면 일본 이상으로 중국 포위에 열을 올리는 미국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예상되는 이 난국을 헤쳐 나갈 방안을 찾기 위해 실무 경험을 가진 소수의 외교안보 전문가들이 모였다. 그들이 작성한 보고서를 토대로 난국 돌파와 북한 급변사태 유도방안을 살펴본다.
차도살인지계(借刀殺人之計)
이들 주장의 핵심은 북-일 수교 움직임을 계기로 북한 급변사태를 일으켜 통일을 하자는 것이다. 이는 위기를 기회로 역전시키자는 것인데, 그 방안이 상당히 흥미롭다.
통일은 북한 급변사태를 거쳐 이루어진다는 데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다. 따라서 어떻게 북한 급변사태를 일으킬지가 문제가 됐다. “삐라를 뿌리는 등 대북심리전을 강화하자” “흑색요원과 북한을 잘 아는 탈북자 에이전트를 집어넣어 봉기세력을 규합하자” “개성공단 같은 것을 더 만들어 북한에 자본주의 훈풍을 더 불어넣자”는 등 여러 방안이 나왔지만 실현되지 못했다. 북한도 그에 맞서 내부 통제를 강화해온 탓이다.
이 통제를 돌파하려면 북한이 스스로 옷을 벗게 만드는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 내 칼이 아닌 남의 칼로 적을 죽이는 ‘차도살인지계(借刀殺人之計)’를 구사하는 것이다.
김정은 정권이 중국을 의식하듯이, 중국도 김정은 세력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본다. 따라서 북한은, 피랍자 문제 해결 후의 북-일 협상을 청구권 자금만 받고 끝내는 ‘먹튀’로 마무리할 가능성이 높다. 돈은 받되 여전히 친중(親中) 노선을 유지하는 것이다. 1990년대 초 한국이 중국·소련과 수교했지만 여전히 친미 노선을 유지한 것처럼.
중국·소련과 수교할 때 한국은 서울올림픽까지 치르며 빠르게 발전하는 나라였다. 따라서 중국·소련과의 수교가 가져온 충격을 견뎌낼 내공이 있었다. 반면 청구권 자금을 받기 위해 일본과 수교하려는 북한은 경제가 바닥났다는 차이점이 있다.
일본은 과거 청구권 자금을 제공하면서, 한국에 대해 일본 업체에 그 자금을 사용하라는 단서를 달았다. 일본은 북한에 대해서도 같은 조건을 요구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적잖은 일본 업체가 북한에 들어가는데, 그 틈에 한국도 편승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만큼 ‘철천지 원쑤’인 일본 기업인을 불러들여 경제교류를 하려면, 북한은 이를 합리화하는 논리를 만들어내야 한다. 이는 금강산관광이나 개성공단으로 들어온 한국인을 통제하는 것보다 어렵다. 한국인은 동족이지만 일본인은 외국인이기 때문이다.
중국은 중국대로 북-일 접촉에 신경을 곤두세울 테니, 북한은 중국에 더 문호를 개방해야 할 것이다. 그러한 것을 보장해 주지 않으면 중국은 북한을 침공해 친중정권을 만든 후 철군할 수도 있다. 한국은 그 틈도 이용한다. 그리하여 북한을, 중국과 일본 등 여러 외세가 각축한 구한말과 비슷한 상황으로 만드는 것이다.
제네바합의의 교훈
외세의 의해 개혁·개방 물결이 몰려왔을 때 조선에서는 개국파와 쇄국파가 대립했다. 동학혁명 같은 민족주의 운동도 일어났다. 갑신정변을 시도한 김옥균 세력처럼 일본에 의지해 개국하자는 급진파가 나왔고, 청나라에 의존하려는 온건파도 있었다. 이런 식으로 북한의 모든 세력을 갈라놓아야 한다.
김정은은 한국·일본이 이러한 사태를 기대하며 북한에 접근한다는 것을 짐작할 것이다. 그러므로 방어책을 만들어놓고 일본을 상대한다. 그것은 핵무장을 공고히 하는 것이다. 절대 전력이 열세인 북한은 핵무기라는 ‘확실한 한 방’을 마련해놓고 일본과 협상을 이어간다.
지난해 10월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APEC 회담에서 서로 외면하고 선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일본 총리. 두 지도자는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지독한 싸움을 벌이고 있다.
북-중 전쟁을 초래할 지도 모를 북한과 일본의 밀월을 내버려두는 것은 좋지 않다. 1차 북핵위기 후인 1993년, 한국은 북한과 미국이 북핵 문제를 풀기 위해 고위급 회담을 이어가는 것을 지켜보기만 했다. 양측은 강석주와 갈루치를 대표자로 한 ‘강-갈 회담’을 1년 이상 이어간 다음 제네바합의를 도출했다(1994). 김영삼 정부는 북핵은 미국과 북한이 풀어갈 문제라고 보고 수수방관했다.
그 때문에 우리는 한반도 문제에 대한 주도권을 놓치고 외세(미국)와 북한이 결정하는 것에 대응만 하는 종속변수로 움직여야 했다. 그러니 북-일 협상을 그대로 둬서는 안 된다. 국정원과 외교부는 모든 망을 동원해 북한과 일본의 비밀 협상을 추적하고, 이를 미국과 중국에 알려 두 나라가 개입하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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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북한의 변화에 예민하다. 따라서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중국을 방문해, 북-일 교섭에 대한 중국의 대응을 촉구하고 한-중 공조를 강조한다. 그리고 수교를 전제로 일본이 북한에 청구권 자금을 제공하는 것은 북한에 대한 모든 경제 지원을 금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라는 것을 미국을 비롯한 각국에 주지시킨다.
유엔 안보리는 북한이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을 발사할 때마다 더욱 강화해온 대북제재안을 여섯 번 결의했다. 이 결의안은 안보리의 5대 상임이사국 가운데 어느 한 나라가 반대(거부권 행사)해도 결정될 수 없는 것이다.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미국과 중국은 이 결의안 채택에 찬성했으니, 수교를 전제로 한 일본의 대(對)북한 자금 지원을 막아야 한다고 설득 한다.
청구권 자금은, 북한 급변사태를 통해 통일을 이룬 후 우리가 북한 지역을 부흥할 때 종잣돈으로 사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북한이 먹튀를 할 가능성이 높고 핵과 미사일 개발에 전용할 수도 있으니 일본은 북한에 청구권 자금을 줘서는 안 된다는 논리를 미국과 중국에 주입시키는 것이다.
지금 중국은 한중관계를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 규정한다. 반면 북한과의 관계는 그보다 강한 혈맹관계로 본다. 중국과 북한은 상호방위를 거론한 ‘조중(朝中)우호조약’을 유지해왔다. 그 때문에 중국은, 주한대사보다는 주북한대사에 더 급이 높은 인물을 임명해왔다.
우리도 MD 가입해야
우리의 결사적인 노력에도 북한과 일본이 접촉을 이어간다면, 우리는 중국에 주북한대사의 격을 주한대사보다 낮추라고 요구한다. 2차적으로는 혈맹관계 단절을 거론케 하고, 그것도 통하지 않으면 세 번째로 조중우호조약을 파기하는 쪽으로 유도하는 외교를 펼쳐야 한다. 여기서 핵심은 조중우호조약의 파기다. 이 조약이 파기되면 북한 급변사태 시 우리는 북한지역에 우리 군을 투입할 때 예상되는 부담을 덜 수 있다.
중국과 협력을 강화할 때 유의할 점은 미국으로부터 의심을 받지 않는 것이다. 미국은 한반도가 수천 년 동안 중국 영향권에 있었던 것을 잘 안다. 지금 한국과 중국 사이의 교역액은 한국 미국 간 교역액의 2배가 넘는다. 이 때문에 미국은 통일 한국은 미국의 품을 벗어나 중국으로 기울 수 있다는 강한 의심을 품고 있다. 그런데 북-일 교섭을 이유로 한국이 중국에 긴밀히 접근한다면 미국의 이 의심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이러한 우려를 없애려면 미국에 상호방위조약 준수 의무를 환기시키고 MD에 가입해야한다. MD는 공격이 아닌 순수 방어체계다. 핵무기가 없는 한국이 핵을 가진 북한을 변화시키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에 가까운데, 이를 현실화하려면 안전장치부터 가져야 한다.
일-중 충돌에 대비해야
MD에 참여한다고 하면 중국이 강력하게 반대할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북한의 핵무기 위협을 피할 방법이 없다. 중국이 북한의 핵무장을 막지 못했기에 우리는 자위권 확보 차원에서 이 길을 택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를 전개한다.
센카쿠 영유권을 놓고 일본과 중국이 무력충돌을 빚는 것은 우리에게 좋을 게 없다. 센카쿠 상공에는 일본(JADIZ)과 중국(CADIZ)이 설정해놓은 방공식별구역이 겹쳐 있다. 어느 한쪽의 항공기가 출격하면 상대도 바로 항공기를 출격시킨다. 이러한 항공기들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에 출동한 남북한 함정처럼 기 싸움을 하다가 충돌하는 등 사고를 일으킬 수 있다. 그 순간 통제가 되지 않으면 무력 충돌이 일어날 수도 있다.
그때 한국이 택할 노선을 미리 정해놓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충고다. 이어도 상공에는 한국(KADIZ)과 중국·일본의 방공식별구역이 겹쳐 있어, 그곳에서도 센카쿠 사태와 유사한 충돌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중-일이 충돌하면 북한에 대한 양국 정책도 급변한다. 그러니 우리는 어느 편도 들지 말고 중립을 유지하는 게 좋다. 그리고 국방비를 늘려 해·공군력을 증강해 모든 사태에 대응할 수 있게 한다.
센카쿠 상공에서 중국과 일본이 충돌하는 것은 중국에 유리하지 않다. 일본의 뒤에는 일본 이상으로 중국을 포위하고자 하는 미국이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미일방위조약을 근거로 중국군 움직임에 관한 엄청난 정보를 일본에 제공할 것이다. 일본은 중국과의 충돌을 근거로 개헌하지 않고도 개헌한 것과 같은 결과를 얻는 ‘해석 개헌’으로 자위대를 자위군으로 바꿔 전력을 증강하는 길로 달려갈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유의해서 볼 것이 아베 정권의 군사정책이다.
무력은 오로지 방어에만 사용한다는 ‘전수방위(專守防衛)’를 내걸며 재무장의 길을 달려온 일본은, 일본과 관련된 영역에서 미군이 기습을 받으면 그 미군을 위해 무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집단자위권’ 체제를 결정함으로써 전수방위 개념을 파기했다. 그리고 1976년 사토 총리의 중의원 연설로 확정한 ‘일본은 무기를 수출하지 않는다’는 ‘무기 금수(禁輸) 3원칙’은 지난 4월 1일 국무회의에서 ‘방위장비 이전(移轉) 3원칙’ 결의로 파기시켰다.
방위장비 이전 3원칙은 ‘△분쟁 당사국과 북한이나 이란 등 유엔 결의를 위반하는 국가에는 무기를 수출하지 않는다 △평화 공헌과 일본 안보에 기여하는 경우에 한해 무기를 수출한다 △수출 상대국이 무기를 목적 이외로 사용하거나 제3국에 이전하면 수출 허가는 적정한 관리가 확보되는 경우로 한정한다’이다. 이 원칙대로라면 일본은 북한에 무기를 수출하지 않는다. 그러니 북-일 교섭에 대한 외부의 의심을 차단할 수 있다.
이 원칙을 발표한 후 일본은 곧바로 행동에 들어갔다. 정상회담을 통해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와 공동으로 무기를 개발한다는 합의를 하더니 6월 중순 프랑스에서 열릴 예정인 세계 최대 규모의 무기전시회인 ‘유로사토리’에 처음으로 일본산 무기를 출품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일본은 2000년대 미국의 F-16보다 성능이 좋은 F-2 전투기를 생산한 바 있는 만만찮은 방산 강국이다. 일본은 자국산 무기를 대중국 포위에 참여한 베트남 등 제3세계에 저렴하게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일본은 강력한 가격경쟁력을 가진 한국을 제치고 베트남에 원전을 수출하는 데 성공했다. 그 배경에는 한국은 엄두도 낼 수 없는 막대한 재정 지원이 있었다. 이와 유사한 지원을 통해 일본은 우호국가를 늘리고 일본 방산 시장을 확대해갈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유엔을 통한 일본 통제
이제 남은 것은 일본의 핵무장을 금지한 ‘비핵 3원칙’뿐이다. 중국과의 대립이 극대화하면 일본은 이 원칙마저 파기할 수 있다. 그 순간 H-2 우주발사체와 재처리공장을 가진 일본은 단숨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보유국으로 올라설 수 있다.
일본이 이러한 선택을 한다면 한국도 비핵화 선언을 파기하고 핵무장으로 달려갈 수밖에 없다. 이는 동북아 질서를 뒤흔드는 일대 사건이 된다. 따라서 한국은 미국에 “대중 포위를 이유로 한 일본의 질주가 중국을 자극해 일-중 충돌로 가지 않게 하라”고 거듭 요구해야 한다.
중국에 대해서는 탈북난민을 위한 수용소 건설을 지원하겠다고 제안해 관철시킨다. 중국 내에서 우리 조직이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다. 일-중 갈등과 북-일 교섭을 손놓고 바라보지 말고 적극적으로 개입해, 우리의 공간을 만들고 북한 급변 사태를 유도할 기회를 잡으라는 것이다.
북한은 친중 성향의 장성택 세력을 처형했지만 중국의 영향을 벗어날 수 없다. 따라서 중국의 친한(親韓)인사를 활용해 북한의 친중인사를 한국에 연결하는 공작을 펼친다. 항일 의식이 강한 이들은 북-일 교섭이 강화될 때 그에 반대하는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의 힘이 세지면 우크라이나의 친러시아 세력처럼 소요를 일으키도록 유도한다. 그리고 임시정부를 세우게 하고 한국에 지원을 요청하게 함으로써, 한국이 공개적으로 북한 급변사태에 개입할 명분을 만든다.
주의할 점은 급변사태에 빠졌지만 북한은 핵보유국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북핵 시설을 맨 먼저 장악할 수 있는 군사적인 방안도 마련해놓는다.
북일 교섭과 중일분쟁을 이용한 북한 급변사태 유도 방안은 실현될 수 있을까. 북한 급변사태는 우리 혼자의 유도로는 쉽게 일어나지 않지만, 일본·중국 등이 국익을 내세워 개입하고 그에 북한이 대응하다보면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다. 북한의 급변을 통일로 유도하려면 일본을 무조건 비난하지만 말고 활용할 줄 알아야 한다. 일본도 살기 위해 저런다고 보고 이용하는 것이다. 치밀한 외교, 증강된 군사력, 활발한 공작이 통일 대박을 불러올 3대 요소다.
[특집 | 요동하는 동아시아] 북-러 新밀월 시대…
“러시아함대 北 주둔 협의”‘현대판 차르’ 푸틴의 동진(東進)
● 블라디보스토크-나진-깜라인 만 군사벨트 구축 중
● 아시아 전략거점 재구축… 옛 소련 영광 재현 시도
● 北, 러시아 주도 유라시아경제연합 가입할 수도
● 정경유착 자본주의 뒷배 삼은 푸틴의 각 세우기
옛 소련의 영화(榮華)를 재현하려는 ‘차르(tsar, 제정 러시아 황제)’가 동진에 나섰다. 러시아판 ‘피벗 투 아시아(Pivot to Asia·아시아로의 중심축 이동)’다. 서방 언론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이름 앞에 차르라는 수식을 붙인다. 피벗 투 아시아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외교 정책을 가리키는 말.
푸틴은 크림 반도를 합병하는 데 성공했다. 러시아가 빼앗은 우크라이나 크림주(州) 세바스토폴은 흑해함대의 모항. 러시아 해군의 지중해 진출 창구다. 크림 반도 병합은, 강대국이 21세기 들어 처음으로 무력으로 약소국의 국경을 바꿔버린 사건이다.
푸틴은 2월 소치 겨울올림픽에서 옛 소련의 영광, 러시아의 힘을 보여주려 했다. 서방 지도자 다수가 정치적 긴장, 인권 문제를 이유로 개회식에 불참했다. 북한은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소치에 보냈다. 북한은 우크라이나 사태를 미국과 서방의 음모로 규정했다.
北 “무역 특혜 달라”
북한과 러시아가 신(新)밀월 시대를 맞이했다. 미국에 각을 세운 북-러의 밀착 속도가 숨 가쁘다.
시곗바늘을 1984년으로 돌려보자. 그해 김일성은 300명에 달하는 사절단을 동반하고 소련을 방문했다. 콘스탄틴 체르넨코 당시 소련 공산당 서기장은 서방에 강경했다. “체르넨코는 정상회담에서 김정일 후계 체제를 지지했다. 김일성은 경제 지원 대가로 나진·청진·원산항에 소련 군함이 기항하는 것을 허용했다. 소련 공군이 북한 영공을 통과하는 것도 용인해 블라디보스토크와 베트남 깜라인 만(Cam Ranh Bay) 기지를 직선으로 잇는 하늘길을 확보했다”는 게 박종수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대 교수의 설명이다. 1984년 상황은 이례적인 것이다. 북한은 1956년 이른바 ‘8월 종파사건’ 이후 소련에 의탁하는 것을 꺼려왔다. 소치 겨울올림픽 이후 북-러 관계가 1984년의 그것을 닮았다. 고위급 인사 교류가 활발한 데다, 경제 협력도 강화한다.
4월 28~30일 유리 트루트네프 러시아 부총리 겸 극동연방지구 대통령 전권대표가 북한을 방문했다. 김정은 집권 후 평양을 찾은 최고위급 러시아 인사. 북핵 6자회담 러시아 측 차석대표인 그리고리 로그비노프 외무부 북핵담당 특별대사(3월 8~10일), 러시아 극동개발부 알렉산드르 갈루쉬카 장관(3월 24~28일), 러시아 에너지·안전센터 대표단(4월 22~28일), 사할린 주정부 대표단(4월 24일) 등도 잇따라 방북했다
러시아는 대외관계에서도 북한을 두둔하고 나섰다. 탄도미사일 발사 관련 비판을 자제한 반면 유엔(UN) 인권이사회 북한인권 결의안 표결에서 반대표를 던졌다(3월 28일). ‘6자회담 차석대표 회담’을 제안하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 완화를 포함한 비핵화 로드맵도 내놨다.
북한과 러시아는 경제 지원 및 교역 확대, 러시아 기업의 개성공단 참여 방안을 논의했다. 북한 무역성은 아무르 주정부와 무역·경제협조에 관한 합의서에 서명했다. 북한 철도성은 러시아 측과 철도 부문 협력에 합의했다. 트루트네프 극동전권대표는 노두철 북한 부총리와 만나 경제·철도·운수 분야 협력 합의서를 체결했다. 2020년까지 현재 1억 달러 수준인 교역 규모를 10억 달러로 확대하기로도 했다. 러시아는 대북 식량지원에도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당국 관계자는 “북한과 러시아의 협력 강화는 동아시아 역내 입지를 제고하고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러시아와 경제 제재로 인한 수세 국면을 모면하려는 북한의 이해가 부합한 데 기인한다”고 밝혔다.
북한과 러시아의 합의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북-러 무역에서 루블화로만 결제하기로 한 것과 북한의 대(對)러시아 부채 탕감이라고 국제관계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정부 한 관계자는 “무역대금 루블화 결제는 미국 주도 대북 금융제재에 대응하는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1990년대 초반 러시아가 대북 교역에서 우호가격 제도를 폐지하고 루블화 대신 달러 결제를 요구한 것은 동구 사회주의 몰락 이후 북한 경제가 붕괴하는 과정에서 직격탄 구실을 했다.
4월 19일 러시아 하원은 러시아가 북한에 빌려준 109억6000만 달러(약 11조3797억 원) 중 90%를 탕감하는 협정을 비준했다. 트루트네프 극동전권대표 방북에 앞서 북한에 선물을 준 셈이다. 이 협정엔 러시아가 북한이 갚아야 할 10억9000만 달러(약 1조1379억 원)를 북한 영토 안의 에너지 사업에 재투자하는 내용도 담겼다.
북한은 러시아에 추가 차관 제공을 요청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알렉산드르 보론초프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소장은 38노스(38north.org) 기고문(5월 9일)에서 “북한이 트루트네프 극동전권대사에게 신규 차관과 러시아의 대북 수출품 가격 인하, 북한 수출품에 적용되는 품질기준 하향 조치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소련 시절 우호가격 제도를 통해 평양을 지원한 것을 부활해달라는 뜻이다.
조봉현 IBK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 분석이다.
“중국 의존에서 탈피하려는 북한과 러시아의 극동개발 의지가 맞물려 에너지 철도 자원 분야 등에서의 경협이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긍정적인 측면은 한국이 관심 가진 나진-하산 프로젝트와 가스관 연결사업 등에서 우리가 할 일이 많아진다는 점이다. 다만, 러시아가 중국의 사례처럼 지하자원을 싹쓸이하거나 SOC사업을 선점하는 것은 한국에 부정적이다.”
북한과 러시아는 6월 6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경제협력회의를 열었다. 러시아 은행에 북한 계좌를 개설하기로 합의했다. 북한 지하자원 개발에 러시아가 참여해 무역 대금을 광물로 결제하는 방안도 논의했다. 북한은 러시아 투자자의 비자 취득 절차를 간소화하기로 했으며 휴대전화, 인터넷 사용을 허용한다는 방침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주목할 대목은 러시아 해군 나진항 주둔을 논의했다는 점이다. 러시아소리방송은 경제협력회의 문건을 인용하면서 “러시아와 북한이 나진항에 드나드는 대형 선박의 안전을 확보하고자 러시아 보조함대를 항구에 주둔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6월 6일 보도했다. 러시아 태평양함대가 나진항에 주둔할 수 있는 것이다. 러시아는 나진항 3호 부두의 49년 사용권을 확보해놓고 있다.
편 가르기 연대
소련 해군의 유일한 동남아 거점이던 베트남 깜라인 만은 남중국해 전략적 요충지. 1989년 12월 소련은 깜라인 만 해군기지에 배치된 미그-23기를 철수시켰다. 이듬해 1월부터 소련군은 베트남에서 떠나기 시작했다. 2002년 러시아는 베트남에 옛 소련 군사시설 일체를 넘겼다. 러시아는 현재 해군이 깜라인 만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협약을 맺고자 베트남과 협의 중이다. 깜라인 만을 항공모함의 기항지로 운용하는 계획도 발표했다. 베트남은 중국을 견제하고자 미국뿐 아니라 러시아에도 다가선다.
러시아는 아시아에서 옛 소련 시절의 전략 거점을 재구축하려고 한다. 블라디보스토크-나진-깜라인 만을 잇는 군사벨트는 그중 하나다.
소련에 속한 공화국이던 러시아 카자흐스탄 벨라루스가 5월 29일 유라시아경제연합(EEU) 창설 조약을 체결했다. 1억7000만 명의 단일 시장이 2015년 1월 출범한다. 서구는 EEU가 유라시아연합(EAU) 구축을 위한 전 단계라는 의혹의 눈초리를 보낸다. 푸틴이 단일 통화, 단일 국가 형태의 유라시아연합을 구축해 옛 소련의 재현(再現)을 도모한다는 것이다.
러시아가 북한의 대(對)러시아 교역에서 루블화 결제를 허용한 것과 관련해서도 평양을 EEU 회원으로 끌어들이려는 포석이 아니냐는 분석이 따라붙는다.
푸틴은 실제로 ‘제국의 차르’가 되려는 것일까.
정경유착 자본주의를 뒷배로 삼은 푸틴의 ‘동진(東進)’과 오바마의 ‘피벗 투 아시아’, 시진핑의 ‘중국몽(中國夢)’이 동아시아에서 만났다. 아베의 일본은 북한과 손잡는 모습을 연출했다. 지정학(地政學)적 체스판이 요동친다.
이창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대 석좌교수의 견해다.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이 ‘편 가르기 연대’ ‘셈법 외교’를 벌인다. 미국은 한국을 미사일방어(MD) 체계에 끌어들이고자 압박 수위를 높인다. 일본은 북한 카드로 한국과 중국을 곤혹스럽게 한다. MD 참여 요구와 북일 합의는 각각 한중 관계, 대북정책을 어렵게 한다. 러시아는 한국의 친미정책에 불만이 많다. 남북 대화를 진행하면서 중국과 정책적 신뢰를 형성하고 러시아의 협력을 이끌어내는 게 중요하다. 러시아는 미국, 중국 모두에 중요할뿐더러 한국이 독자 영역을 구축할 때도 중요한 파트너라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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