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史관련

스텔스 전투기

醉月 2010. 8. 12. 09:01

전투기란 도대체 무엇이기에 말도 많고 탈도 많은가? 전투기의 선정이 국가적 관심을 끄는 것은 국방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나 국방에서 갖는 상징성이 크기 때문일 것이다. 전투기는 국방의 '스타'인 셈이다.


전투기는 영어로 'Fighter aircraft'라고 부른다. F-16이니 F-15니 하는 명칭의 'F'는 여기에서 온 것이다. 전투기는 우선 공중에서 다른 항공기를 격추시키는 임무를 수행한다. 여기에 더하여 지상을 목표물을 공격하는 임무를 수행하기도 한다. 과거에는 공중전 전문인 전투기와 폭격 전문인 공격기로 나누어 개발됐다. 하지만 요즘 대세는 공중전뿐만 아니라 폭격도척척 수행하는 다목적 전투기(Multi-Role Fighter)이다.

전투기의 세대 구분 <출처: IntelEdge>

5세대 전투기란 스텔스 전투기!


그렇다면 신문이나 뉴스에서 소리를 높이는 5세대 전투기는 도대체 무슨 뜻일까? 5세대가 되기 전에 분명 1세대가 있었을 것이다. 전투기의 세대는 제트기 시절부터 구분하는데, 차분히 정리하면 다음 그림과 같다. 한마디로 5세대 전투기는 스텔스 전투기이다.

F-117 나이트호크는 최초의 스텔스 전투기로서 걸프전과 코소보전 등에서 활동해왔다. 실제로는 공중전 능력이 없어서 공격기에 불과했던 F-117은 '진짜 스텔스 전투기'인 F-22의 실전배치가 안정화되자 2008년 4월 22일부로 퇴역하였다. <출처: USAF>

보이지 않는 스텔스 전투기, 먼저 보고 먼저 쏜다


전투기는 공중에서 모든 적을 제압할 수 있어야 한다. 싸움에서 적을 제압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아주 단순히 말하자면 먼저 보고, 먼저 쏘고 먼저 떨어뜨릴 수 있는 능력(First-look, first-shot, first-kill)을 갖추어야 한다. 그래서 각국의 국방연구자들은 자신은 보이지 않으면서 남을 먼저 볼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것이 바로 스텔스 기술이다.


스텔스 기술은 1962년 한 러시아 과학자의 논문에서 시작되었다. 약 10년 후에 이 논문을 접한 미국의 엔지니어가 '보이지 않는 비행기'를 만들겠다고 덤벼들었다. 그리고 또 10년이 지나서 만들어낸 것이 바로 최초의 스텔스 전투기였던 F-117 나이트호크이다. 스텔스 기술을 활용하면 적의 레이더에 걸리지 않게 접근하여 어떤 곳이라도 타격할 수 있다. 즉, 스텔스 전투기나 폭격기를 가진 나라는 마음만 먹으면 어느 나라의 국가지휘망도 붕괴시킬 수 있게 되었다. 이제 스텔스 기술은 발달을 거듭하여 F-22 같은 진정한 스텔스 전투기를 탄생시키기에 이르렀다.

F-22 랩터는 세계 최초의 5세대 전투기로서, 세계최강의 전투력을 갖추고 21세기의 하늘을 지배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은 모두 187대의 랩터를 구매할 예정이다. <출처: USAF>

5세대 전투기의 선두주자 F-22 랩터


5세대 전투기의 시대를 연 것은 록히드마틴/보잉의 F-22이다. F-22는 전세계의 영공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미 공군이 야심 차게 개발한 제공전투기(공중전을 수행하기 위한 전투기)이다. F-22 랩터의 능력은 랩터가 배치된 지 6개월 만에 드러났다. 2006년 6월 '노던엣지' 훈련에서 랩터 12대가 참가했다. 여기서 랩터들은 수 차례의 모의 공중전에서 가상적기를 108대나 격추시켰다. 특히 랩터가 속한 블루포스는 대항군 레드포스에 대하여 '241 대 2'의 승리를 기록했다. 물론 랩터는 단 한 대도 격추되지 않고 말이다.


이것은 5세대 전투기가 얼마나 무서운 존재인지 잘 보여주는 사례였다. 특히 5세대 '스텔스' 전투기들은 스텔스 능력을 특징으로 하여, 레이더에 거의 탐지되지 않는다. F-22 랩터는 레이더 탐지율과 함께 적외선 탐지율도 현저히 낮추어 진정한 스텔스 성능을 발휘한다.


게다가 F-22는 더 나아가서는 '초소형 조기경보기'로 활약할 수 있다. F-22는 최첨단 기능을 갖춘 AN/APG-77 AESA 레이더를 통하여 정밀한 탐색기능을 갖추고 있다. 비록 미사일과 총탄을 다 쓰고 더 이상 싸우지 못해도 조용히 전방에서 비행하면서 AWACS(공중조기경보기)가 탐지하지 못하는 지역까지 훑어주면서 적군의 위치를 다른 아군기에게 알려줄 수 있다.


필요에 따라서는 다른 F-22가 발사한 미사일을 더 좋은 위치에서 유도하여 정확히 목표를 공격할 수도 있다. 미군이 자랑하는 '네트워크 중심전' (Network Centric Warfare)을 F-22는 훌륭히 수행할 수 있다.


원래 미 공군은 F-22 랩터를 무려 750대나 도입하려고 했다. 하지만 냉전이 끝나고 예산이 줄어듦에 따라 미국도 대당 1억5천만 달러(한화 약 1천8백억 원)짜리 전투기를 마음대로 사는 것은 부담스러웠던 모양이다. 구매대수는 648대, 438대, 339대, 279대, 183대 등으로 해가 갈수록 줄어만 갔다. 그러다가 결국 2009년 10월 F-22는 187대의 구매를 끝으로 생산을 종료하는 것으로 결론이 나버렸다.

F-35의 교체 대상 기종 <출처: IntelEdge>

5세대 전투기의 보급판, F-35


F-22의 생산은 끝났지만 스텔스 전투기는 여전히 만들어진다. 미국은 현재 주력 전술기들을 모두 스텔스 기종으로 바꾸고 있다. 냉전이 끝나자 예산이 줄어든 미군은 각군의 차세대 전투기 사업을 한 기종으로 통합한 JSF(Joint Strike Fighter)를 만들기로 했다. 그 결과 F-35 라이트닝II 전투기가 만들어졌다.


일단 F-35가 압도하는 것은 그 대체할 기종들이다. 미국의 공군, 해군, 해병대뿐만 아니라 영국 해군도 같이 참여한 이 사업은 공군의 F-16 전투기, A-10 공격기, 해군과 해병대의 F/A-18 호넷, 해병대의 AV-8B 해리어II 등 미군이 보유한 모든 기종을 교체하는 야심찬 사업이다. 미국이 사들일 F-35는 무려 2,443대로 모두 3824억 달러(한화 약 459조원)에 해당하는 분량이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더 이상의 차세대 전투기 사업은 없다'라는 말까지 나온다.


F-22 랩터의 능력이 언론을 통해 너무 과장되는 바람에 F-35는 그보다 한 단계 떨어지는 기종이라고 알고 있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그러나 실은 그렇지만도 않다. 오히려 F-35는 조종계기에 풀 스크린 방식을 채용하여 더욱 조종환경이 편리하다. 여기에 비하면 F-22의 계기판은 21세기다운 품격이 느껴지지 않는다. 게다가 슈퍼사이드와인더 미사일과 연동되는 통합헬멧장착시연기는 F-22에도 아직 장착되지 않은 최신기술이다. F-35는 A, B, C 3가지 형태로 생산되는데, 기본형인 F-35A는 F-16과 A-10을 대체하는 공군형이다. 한편 해병대의 AV-8B 해리어II를 대체하는 것은 수직이착륙형인 F-35B이다. 해군의 주력인 F/A-18C/D 호넷을 대체하는 것은 함재기형인 F-35C이다.


F-35는 현재 개발지연과 비용상승으로 고전 중인데, 특히 대당 가격은 2001년 5천만 달러(한화 6백억 원)에서 2010년 9240만 달러(한화 약 1.1조원)으로 80%이상 비싸졌다. 하지만 유일하게 생산되는 스텔스 전투기이기 때문에 F-35는 전세계의 상공에서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러시아의 5세대 전투기는 바로 수호이 T-50 파크파이다. 현재 한참 시험비행중인 파크파는 2013년부터 초도양산이 시작될 전망이다. <출처: 수호이 OKB>

미국의 지배에 대항하는 파크파


제5세대 전투기는 미국만이 보유하고 있지는 않다. 지금 개발이 거의 막바지에 접어든 파크파(PAK-FA, 차세대 일선 전투기)가 바로 그 주역이다. 현재 파크파의 프로토타입 기체는 수호이 T-50 전투기로, 파크파는 개발이 완료되면 MiG-29와 Su-27을 대체하여 러시아 영공을 지킬 것이다. 러시아는 이미 1980년대 후반부터 기존의 미그와 수호이 전투기를 대체할 차세대 전투기를 준비해왔다. 미코얀사의 프로젝트 1.44와 수호이의 Su-47의 두 기종이 경쟁을 펼쳤는데 여기서 선정된 수호이사가 내놓은 것이 바로 T-50이다.


파크파는 2010년 1월 29일 처음으로 시험비행을 실시하였으며, 지난 6월 17일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의 관람 하에 제16회 시험비행을 마쳤다. 비행을 관람한 푸틴 총리는 제5세대 전투기인 T-50은 다른 나라의 동급 전투기보다 2.5분의 1에서 3분의 1까지 싼 가격이라고 자랑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여태까지 러시아는 파크파의 기체개발에 약 300억 루블(한화 1조1691억 원 상당)을 투입했다. 앞으로 남은 것은 엔진, 항전장비 및 무장의 개발로, 300억 루블이 추가로 쓰이게 될 것이다.


파크파는 아직 5세대 전투기로서 완성되지는 못한 상태이다. 5세대에 걸맞는 항전장비는 아직 장착되지 않고 있는데, 보도에 따르면 인도의 힌두스탄 항공(HAL)에서 항법장비와 미션컴퓨터를 개발할 것이라고 한다. 또한 현대화된 스텔스 엔진의 개발과 함께 새로운 무장체계의 도입이라는 기나긴 과정도 남아있다.

 


한국의 5세대 전투기는?


우리 공군은 5세대 전투기를 보유하고 있을까? 물론 아니다. 현재 5세대 전투기를 운용하고 있는 것은 F-22를 운용하는 미 공군 뿐이다. 그러면 4.5세대의 전투기라도 보유하고 있을까? 공군 최강의 전투기인 F-15K 슬램이글은 아쉽게도 4.5세대 전투기는 아니다. 물론 F-15K가 현재 동북아에서 가장 강력한 전투기이긴 해도 AESA 레이더도 없는데다가 스텔스 성능도 그다지 고려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현재 5세대 전투기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놓은 것은 군사강국인 미국과 소련 뿐이다. 한참 군비확충에 열을 올리고 있는 중국의 경우 J-XX를 개발중이고, 일본은 시험실증기로 ATD-X를 선보였다. 우리나라는 한때 KF-X라는 사업명으로 한국형 스텔스를 검토하기도 했으나, 현재는 구형 F-4/F-5를 대체하는 보라매 사업에서 4.5세대 전투기가 탄생할 것이 기대된다. 이래저래 명품 무기체계를 만들면서 방위산업에서 주목받는 한국이지만 아직 항공분야에서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올리지 못하고 있다. T-50 훈련기를 놓고 시장에서 분투하고 있지만 UAE나 싱가폴에서 성과를 올리지 못했다. 그러나 항공산업의 종주국인 미국도 라이트 형제의 비행 100년 만에 스텔스 전투기를 만들었다. 우리도 비싼 수업료를 물어가면서라도 5세대 전투기의 노하우를 얻기를 기대한다.

 


☞AESA 레이더
능동형 전자주사 레이더(Active Electronically Scanned Array). 레이더 빔의 방향을 순간적으로 바꿀 수 있어 다수의 표적을 실시간으로 추적하여, 조종사의 상황 인식 능력을 혁신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다. 스텔스 관점에서도 기존 레이더 대비 매우 유리하다.  


 양욱 / 사단법인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연구위원, 인텔엣지(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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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무기이야기] <1>전투기의 세대 구분
개발 시기·화력통제장비 등 고려해 구분
임상민 국방기술품질원 공중전력팀

항공기가 전장의 무기로 쓰이게 된 것은 불과 100년도 되지 않았지만 오늘날 현대전에서는 가장 강력한 전쟁 무기로 각광받고 있다. 이러한 전투를 위한 항공기(전투기)의 각종 무장과 기능 등 다양한 내용을 무기체계를 중심으로 매주 화요일 연재한다. 편집자

전투기에도 세대가 존재한다. 전투기의 세대는 일반적으로 제트전투기에 대해 적용되고 있고, 전투기가 개발된 시기, 적용된 화력통제장비, 무장운용능력, 기타 첨단기술의 적용 수준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해 구분된다.

1세대 제트전투기에는 제2차 세계대전에 사용된 Me 262, 한국전에 사용된 F-86, MiG-15와 같은 초기 제트전투기가 해당된다. 이들 전투기는 개발 시기 면에서 1940년대부터 50년대 중반까지 등장한 기종이며, 왕복엔진 전투기에서 속도가 빨라진 것 외에 무장이나 운용 면에서 큰 변화가 없다.

2세대 제트전투기는 50년대 중반부터 60년대 초에 등장한 전투기들이다. 이들 전투기는 대출력 터보제트 엔진을 장착하며, 마하 1.2에서 2.2에 이르는 초음속 전천후 전투능력을 갖는 것이 특징이다. 2세대 제트전투기부터는 새로이 등장한 적외선 유도 미사일을 탑재해 기총을 탑재하지 않는 기종도 있다. 2세대 기종에는 거리측정용 레이더가 탑재돼 제한적인 전천후 요격성능을 갖게 된 것이 특징이다. 대표적인 전투기로는 MiG-19, MiG-21, F-8, 미라지 III, F-104 등이 있다.

3세대 제트전투기는 60년대 초부터 70년대 초에 등장한 초기의 다목적 초음속 전투기로, 레이더 유도미사일 운용을 통한 시계외(BVR) 교전능력을 특징으로 한다. 이들 전투기는 적외선 유도미사일뿐만 아니라 전천후 요격이 가능한 레이더 유도방식의 미사일을 운용해 공중전 전술의 큰 변화를 가져왔고, 제한적이나마 다목적전투기 개념이 시작된 세대라고 할 수 있다. 대표적인 전투기로는 F-4, MiG-23, MiG-25, Su-15/-21, F-111, 미라지 F1 등이 있다.

4세대 제트전투기는 70년대 초반부터 90년대까지 등장한 전투기들로 3세대 전투기와 비교해 완전한 시계외 교전능력과 전천후 다목적 성능을 갖추고 있다. 이들 전투기는 레이더로 탐지하기 어려운 지표방향 표적의 탐색과 공격 능력을 갖췄고, 완전한 중장거리 교전이 가능하다.

또한 지상 공격능력이 강화된 화력통제장비를 탑재해 다목적 성능이 크게 향상됐다. 대표적인 4세대 전투기로는 F-14, F-15, F-16, F/A-18, MiG-29, Su-27, F-20, 미라지 2000 등이 있다. 90년대부터는 제한된 스텔스 설계와 센서통합개념 등이 적용된 라팔, 유로파이터 전투기 등이 등장해 4.5세대로 진화하기도 했다.

5세대 제트전투기는 2000년대부터 등장한 차세대 전투기들로 스텔스 설계와 통합된 항공전자장비, 초음속 순항능력과 추력편향기술을 결합한 초기동성을 특징으로 한다. 5세대 전투기의 가장 큰 특징은 스텔스 성능이다. 초기 개념설계부터 5세대 전투기는 전방위 스텔스 기술을 완전히 적용해 동체 내부에 무기고를 탑재하고 있으며 항공전자장비와 센서, 무장이 완전히 통합돼 운용된다.

기동성 면에서도 후기연소기를 사용하지 않고 초음속으로 순항비행이 가능하며, 엔진의 추력방향을 제어해 저속에서도 급선회가 가능한 놀라운 기동성을 자랑한다. 5세대 전투기는 완전히 구체화되지 않은 차세대 기종들로 미국의 F-22·F-35, 러시아의 PAK FA, 중국의 J-XX 등이 이에 해당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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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차세대전투기 선정동향과 일본 독자개발 전투기의 가능성
조건현 국방과학연구소 책임연구원

2010년 개산요구에서 첨단기술실증기의 연구예산이 확보되어 일본제 국산 전투기를 향한 연구는 일보전진했다. 한편으로 2010년부터의 F-X의 조달은 보류되어 조기의 제안요구서(RFP) 제출이 기대되고 있다. 

덧붙여 F-2 전투기의 조달중단에 따라 일본의 전투기 생산·기술기반의 붕괴가 우려되고 있는 시점에서 일본의 항공기 산업계의 시각에서 F-X 문제를 정리하고 장래의 전투기 개발과 연결되는 길을 생각해 본다.

이 주제에 대한 논의(고바야시 하루히꼬, “군사연구”, 2010년 1월호)를 통해서 이제 막 궤도에 오르려고 하고 있는 우리 나라의 차기 한국형 전투기(KF-X)개발사업에 많은 시사점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 첨단 기술실증기의 연구는 2년째에 접어들어


자민당으로부터 민주당으로 정권이 교체되어 처음으로 예산요구가 된 2010년도 개산요구안이 2009년 10월 15일 각 성청(省廳)으로부터 다시 제출되었다.

하또야마 정권의 manifesto(선언서, 성명서)실현에 필요한 재원 염출을 위해 방위성의 2010년도 개산요구액도 아소(麻生) 前 정권 하의 4조 8,460억엔(62조 9,980억원)에서 4조 7,008억엔(61조 1,104억원)으로 대폭 감소되었다.

이와 관련하여 방위청 기술연구본부의 연구개발 예산 가운데 2년째로 접어드는 “첨단 기술실증기(고운동 스텔스 실험기)의 연구”에 대해서도 당초 예산안인 약 312억엔(4,056억원)으로부터 80억엔(1,040억원) 감소되어 약 232억엔(3,016억원)으로 되었다.  

이렇게 예산액의 감소가 부득이하게 되었으나 첨단 기술실증기의 연구 프로젝트는 한층 더 전진하게 되었다.


▲“첨단 기술실증기”의 스텔스 기체형상을 모의한 방위성 기술연구본부의 ‘전 기체 실물크기 레이더 반사단면적(RCS) 모형“


첨단 기술실증기는 “고운동 비행제어시스템의 연구(2000~2005년)”, “smart skin 기체구조의 연구(2006년도)” 등으로 지상시험이 완료된 기체의 스텔스 형상, 신 복합재료의 기체 구조, 일본 국내개발 실증엔진(XF5-1)과 엔진의 추력편향기구 등 각종 첨단기술의 시스템 통합을 도모한 이륙중량 약 9톤의 실험기이며 그 첫 번째 기체를 시제 제작할 예정이다.

이 연구에 앞서 2008년에는 “고운동 스텔스항공기 기술의 시스템통합 연구”가 미쓰비시중공업과 계약되어 기본설계를 시작했다.

또 “고운동 비행제어시스템의 연구”에서 제작된 “전기체 실물크기 레이더 반사단면적(RCS) 모형”은 2005년 9월 하순부터 11월 상순에 걸쳐서 프랑스 국방성 장비청 SERA 시험장의 전파암실에서 전파반사특성의 측정시험에 제공되었다. 

이 측정결과로부터 스텔스 전투기의 설계기술은 거의 확립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첨단 기술실증기에서는 항공전자와 무장이 탑재되지 않고 기체표면이 레이더 안테나 표면으로 되는 smart skin sensor에 필요한 기체구조의 연구에 머물러 있지만 전투기용 항공전자에 대한 연구도 별도로 진행되고 있다. 

특히 2010년도 개산요구에서 새롭게 약 5억엔(65억원)을 계상한 “첨단 통합 센서·시스템에 관한 연구”는 F-15전투기를 시험 母機로 레이더, ESM(Electronic Support System), IRST(Infrared Search and Track) 등의 기능을 일체화한 센서를 시제제작, 탑재하고 적외선 센서와의 데이터 융합에 의해 스텔스 목표 등에 대한 탐지, 추적능력에 관한 연구로 그 성과는 기존의 전투기는 물론 장래의 일본 개발 전투기에 반영할 것이 예상되고 있다.

또 무장에 관해서는 능동·전파·호밍·미사일인 99식 공대공 유도탄(AAM-4)과 적외선 화상 유도방식인 04식 공대공 유도탄(AAM-5)의 개발·배치에 의하여 항공자위대의 공대공미사일은 이미 세계 수준에 도달하고 있는 점을 부기하여 두고 싶다. 첨단기술 실증기의 연구는 지금까지 2009년 예산에서 “2009년 예산(細目 1)”로서 85억엔(1,105억원)이 책정되어 있고 이번의 2010년도 개산요구안에서는 “2010년도 개산요구(細目 2)로 된다.

현재대로 2011년 이후도 충분한 예산이 확보되어 연구가 순조롭게 진행되면 2013년도에 in-house(사내)에서 초도비행을 실시하여 방위성에 납품하고, 2014년부터는 기술연구본부의 in-house 시험이 예정되고 있다.

일련의 시험과 그 후의 데이터 해석에 의해 ① 장래 전투기의 적용가능성 기술의 확인,  ② 일본 방위기술 기반의 유지와 장래 전투기의 취득원 확보, ③ 스텔스 전투기를 활용한 counter-stealth 검토 등에의 활용이 기대되고 있다.

이상과 같이 첨단 기술실증기를 비행으로 실제로 증명하는 기술적인 목표가 세워져 있고 스텔스성과 고운동성을 겸비한 기술실증기의 비행시험을 통하여 장래의 전투기에 필요한 기술을 압축하게 된다.

그 후 전투기의 일본 설계개발 착수가 검토의 도마 위에 올려놓는 것이 예상되지만 이 경우 항공전자와 무장이 탑재될 수 있는 추력 10∼15톤의 엔진이 필요하게 된다.


▲ 실증 엔진 XF5-1에 이어지는 일본제 터보팬 엔진의 개발은 급선무이다.


덧붙여 첨단 기술실증기에 2기 탑재되는 XF5-1은 afterburner(후기 연소기)(A/B) 부착의 소형 터보팬 엔진으로 후기 연소기 작동시의 최대추력은 약 5톤으로 된다.

이 엔진은 성능목표의 기준이 되는 추력 대 중량비에서 F-22 전투기와 Typhoon 전투기의 탑재엔진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고 다음의 과제는 엔진의 규모 확장으로 될 것이지만 XF5-1의 주계약회사인 IHI(옛 이시가와지마-하리마중공업), 그리고 기술연구본부 등의 방위성 관계자에 의하면 그 기술적인 성립성은 높은 것 같다. 

따라서 장래의 일본이 개발하는 국산전투기를 염두에 둔 큰 추력엔진 개발의 최대장벽은 어떻게 하여 연구개발비를 확보할 것인가라는 한 점으로 집약된다. 

일본의 어려운 재정사정 하에서 기술연구본부의 시제작품 비용이 최근 항공기 이외의 장비분야까지 합쳐서 1,000억엔(1조 3,000억원) 전후로 그치는 현상을 감안하면 장래의 일본 국산 전투기와 거기에 탑재되는 큰 추력 엔진의 개발은 이미 기술연구본부라고 하는 한 기관의 예산범위 안에서는 대처할 수 없고 우주개발 등과 더불어 국가의 장기적인 기술전략의 하나로 자리매김하여야 할 것이 아닐까?


■ 일본의 전투기 생산·기술기반의 존재방식과 관련하여 개최된 순회 간담회 


첨단 기술실증기를 비롯한 각종 연구가 착착 성과를 거두고 있는 데에서 민관의 관계자들은 2010년 12월로 1년 미루어진 방위계획대강의 재검토와 차기 중기 방위력정비계획의 책정에서 일본 국내개발 전투기의 개발을 명기하게 된 것에 대하여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그 실현에 불가결한 일본의 전투기생산·기술기반은 ① F-2 지원전투기 생산 종료 및 ② F-4EJ 전투기 개량 후계기로 되는 차기 전투기(F-X)의 조달에 선행한다는 2개의 요인이 겹쳐서 붕괴의 위기에 있다.
 
이 2개의 요인가운데 현재 생산중인 F-2 지원전투기는 2006년 12월 24일에 안전보장회의와 각료회의에서 조달의 종료가 결정되어 2007년도에 이 전투기의 최종 조달계약이 체결되었다. 그러나 F-2 지원전투기에 대신해야 할 F-X에 대해서는 후술하는 바와 같이 당초 계획인 2009년도의 조달개시가 2011년 이후로 미루어졌다.
 
이 결과 2011년 9월 최종 항공기의 납품을 함으로써 미쓰비시중공업의 전투기 생산라인의 폐쇄는 피할 수 없는 상황으로 되었다.
 
또 일본항공우주공업회(SJAC)에 의하면 F-2 지원전투기는 기체 생산만으로 주 계약회사인 미쓰비시중공업 밑에 특정 하청회사인 가와사키중공업과 후지중공업, 그 밑에 하청기업 1,000개 이상이 관련되어 있지만 F-2의 생산 종료 후 F-X의 일본 국내생산 전망이 서 있지 않다는 이유로 이미 정밀주조품, 기계가공, 판금가공 등을 담당하는 수 십개 회사가 철수했다.
 
또 radome을 제조하는 스미토모 전기공업을 위시해서 연료탱크, 단조·주조품, 전투기용 타이어 등의 기업이 철수중이거나 철수를 표명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으로부터 일본 항공기 산업계 사이에서는 전투기의 생산, 기술기반의 붕괴는 피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 높아가고 있다.
 
이 경우 항공자위대에 대한 일상적인 부대운용의 지원은 물론 기존 항공기의 능력향상 개량과 장래의 전투기 개발 등에 영향을 주는 것이 염려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방위성은 2009년 6월 17일 “전투기 생산기반의 존재방식에 관한 간담회”(좌장 : 취득개혁 담당방위참사관)라는 이름으로 첫모임을 가졌다.

▲ F-2 전투기 생산종료에 의해 일본의 전투기 생산·기술기반은 위기에 노출되어 있다

 
이 간담회에서는 F-2의 생산이 종료되는 2011년 이후 전투기를 생산하지 않는 “공백” 기간이 전투기의 생산·기술기반의 유지에 주는 영향과 그 문제점을 정리하기 위한 것으로 민관의 관계자가 참석하였고 2009년 11월 5일까지 총 5회가 개최되었다.
 
그 사이 SJAC는 제1회 모임 후 주 계약업체를 위시해서 엔진, 비행제어, 항공전자, 무장 등을 담당하는 주요 제작회사 16개사를 선정하고 방위성이 동행하여 hearing 조사(7월 3일부터 7월10일까지)를 실시했다.
 
조사결과 전투기가 앞으로 5년간에 생산되지 않을 경우 대다수의 기업에서 기술자와 숙련기능공이 유출되어 장래의 생산 재개시에는 인재의 확보가 곤란하게 되거나 현재의 전투기 운용에 지장을 준다고 하는 내용이 2009년7월 29일의 제2회 간담회에서 보고되었다.
 
이러한 경향에 대해 이들 16개 회사와 연결되는 하청기업 연 1,000개 이상에서도 같은 의견이었으며 전투기 생산이 없게 되면 수작업에 의한 높은 정밀도의 가공능력 상실과 기능공의 육성을 계속하여 나갈 수 없게 되어 생산기반의 유지는 곤란하게 된다고 하는 것이 대체로 공통된 회답이었다.
 
“전투기 생산·기술기반의 존재방식에 관한 간담회”는 당초 예정인 8월의 중간보고작성 스케줄을 연장시켜 계속되고 있고 최종 보고가 어떤 형태로 결론지어질 것인지는 불투명하지만 일본의 항공기 산업계 사이에서는 이 간담회의 성과가 차기 중기 방위력정비계획 등에 반영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반면 간담회이기 때문에 이 문제에 대한 보고에 구속력은 없고 또 이 간담회의 위원은 방위성 경리장비국, 항공막료감부의 장비부와 기술부, SJAC와 민간의 지식인들이 차지하고 있고 전투기의 운용자측은 참가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이 간담회의 성과가 어디까지 실제의 방위산업정책에 반영될 것인가라고 하는 데에 대한 유효성을 의문시하는 소리도 있다.


■ F-X 선정, 이제까지의 경위

 
또 하나의 일본 전투기 생산·기술기반 존속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F-X의 조달을 미루는데 있다. F-X 프로그램은 2004년 12월 10일 각료회의결정인 “중기방위력 정비계획(2005∼2009년도)의 가운데에서 현재 보유하고 있는 F-4 전투기 후계기로서 새로운 전투기를 정비한다”라고 명기되어 있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여기에 따라 항공막료감부는 2개 비행대 약 50기의 F-4EJ 개량을 갱신하도록 2005년 7월 1일 부로 방위부 내에 “차기 전투기기획실”을 발족시켜 2009년부터 F-X의 조달개시를 위한 선정작업이 추진되었다.
 
그 후 유럽 제작회사 각 회사에 정보요구서(RFI)를 송부하여 정보수집활동을 진행하고 있는 것과 더불어 제1차 해외조사(2007년 2월부터 3월)에 “제4∼4.5세대 전투기”에 속하는 유럽 공동개발인 Eurofighter사의 Typhoon, Boeing사의 F-15FX Advanced Eagle 및 F/A-18 E/F Super Hornet의 정보를, 제2차 해외조사(2008년 3월)에서는 개발중인 “제5세대 전투기”인 Lockheed Martin사의 F-35 JSF(Joint Strike Fighter : 통합 공격전투기)의 정보를 각각 수집했다.
 
이와 같이 Typhoon, F-15FX , F/A-18E/F, F-35 JSF 등 4개 기종의 조사가 행해진 한편으로 항공자위대의 관계자사이에서는 방위계획대강에 있는 별표에 의해 전투기의 장비 수가 약 260기로 제약되고 있는 데에서 F-X에 본격적인 스텔스성능과 비행성능, 고도의 정보공유능력을 가진 “제5세대 전투기”인 Lockheed Martin사의 F-22A Raptor를 도입하고 주변 제국 공군에 대하여 질적 우위를 확보하는 하려는 생각이 강력한 것 같다.
 
그 배경으로서는 스텔스 전투기가 가시거리 밖의 교전(BVR : Beyond Visual Range)으로 시작하는 현대의 항공전에 있어서 비스텔스 항공기에 대해 우위에 설 수 있는 장점이 있다.

▲ 당초 F-X의 선정후보로 주목되었던 록히드 마틴사의 F-22A 전투기

 
또 러시아, 중국, 한국에서는 최근 4∼4.5세대 전투기의 배치를 진행시킴과 동시에 2010년대 중반 경까지 러시아가 첨단 전술전투기(PAK-FA), 중국이 J-12, J-14라고 하는 스텔스기의 배치를 목표로 하고 있고 또 한국이 F-35 전투기 도입에 의욕을 보이는 등 항공전력 증강에 몰두하고 있다.
 
일본 주변제국의 항공전력 증강과는 대조적으로 F-15가 주력 전투기인 항공자위대의 전투기체계에서는 질적 우위의 유지는 곤란하게 되고 장래에 충분한 항공우위를 확보할 수 없는 사태가 예상되고 있다.
 
그 위에 “무기 수출 3원칙”으로 성능이 진부화된 항공기를 제3국에 전매할 수 없고 사용수명 한도까지 운용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하는 일본의 독특한 제약 때문에 F-X에 4.5세대로는 안 되고 5세대 전투기의 도입은 필수로 되었다. 단지 고도의 군사기밀의 덩어리라고도 할 수 있는 F-22A가 F-X에 선정된다고 하여도 면허생산은 말할 것도 없고 일본 국내에서의 정비도 불가능하게 된다고 FS-X(일본의 차기지원전투기, F-2)의 미국·일본 공동개발로 고생했던 민관의 관계자 사이에서 알려져 왔다.
 
그러나 F-22의 조달 대수는 2개 비행대로 최소한으로 축소시킨 것으로 후방지원에 관한 여러 문제에 눈을 감고 그 획득만을 우선해 온 감이 있다.
 
그러나 미국 정부가 “Obey” 수정조항을 이유로 F-22 수출금지를 해제하지 않고 방위성은 기종선정 작업에 필요한 정보를 입수하지 못했던 이유 때문에 작년 여름 2009년도 개산요구에서는 “조사대상 기종에 관한 정보수집의 진척상황 등”을 이유로 F-X 조달경비의 계상을 보류하고 F-4 전투기에 대한 철저한 수명관리(force management)로 대처하는 방침을 표명했다.
 
또 2009년 1월에 발족한 오바마 정권의 게이츠 국방장관은 2010 회계연도(2009년 10월부터 2010년 9월까지) 국방예산 억제의 일환으로서 2009년 4월 6일 F-22전투기를 추가발주하지 않는 방침을 표명했다. 그 후 의회의 추가조달 추진파의 반발 등 우여곡절이 있었으나 최종적으로는 2010 회계연도 국방예산 권한법안의 성립으로써 187기로 생산을 종료하는 것이 불가피하게 되었다.


■ F-X 유력 후보에 F-35 전투기가 부상

 
일본이 F-22A를 획득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없어져 가고 있음을 예상하여 과거에 항공막료감부(우리 나라의 공군본부에 해당 : 편집자 주) 차기전투실의 현지조사를 받아들인 미국의 보잉사와 영국의 BAE사는 각각 제안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다.
 
보잉사는 2009년 3월 종래의 F-15 기체 형상에 대해 대규모 개량을 실시하여 레이더 반사단면적(RCS) 저감을 도모한 F-15 SE(Silent Eagle)을 발표하고 2010년 1/4분기까지 비행시험을 실시할 계획임을 분명히 밝혔다.
 
또 영국은 Davis 방위장비 지원담당장관이 10월 19일 F-X에 Typhoon이 선정될 것에 대한 기대감을 표명하는 등 관민 일체로 되어 과거의 항공자위대의 전투기 선정 이상으로 힘을 기울이는 것 같다.
 
이에 대해서 항공막료감부에서는 2007년 가을 거의 같은 시기에 내려졌던 F-15 전투기와 F-2 전투기의 비행정지 조치를 교훈으로 삼아 전투기 3개 기종 체제를 견지할 방침이다.
 
따라서 현재 보유중인 F-15와 F-2를 성능면에서 보완하도록 하고, 입수가능한 유일의 스텔스 전투기인 F-35 JSF의 도입을 검토하기 시작하고 있는 듯하다. 이러한 움직임은 항공막료감부가 2009년 7월 3일에 발표한 미국 정부에 대한 ① F-22 전투기에 관해서 다시 질문서에 대한 회답을 요청하는 서한의 송부, ② F-35의 구체적인 정보획득을 위한 계약 수속을 개시하는 등의 요청으로 현실화되었다.

 
▲ F-35전투기를 일본에서 면허생산하기 위해서는 과제가 산적하여 있다.

 
F-35 Lightning II는 기체구조를 공유화시켜 통상 이륙·착륙형(CTOL)인 A형, 단거리 이륙·수직착륙(STOVL)인 B형, 함재기인 C형이라고 하는 세 가지의 파생형을 개발, 제조하는 프로젝트이며 F-22의 개발성과를 활용한 스텔스 성능, 엔진이 하나이면서 세계 탑클래스의 추력을 가진 F135 엔진에 의한 높은 비행성능, 최신의 항공전자장비 등이 가져오는 정보공유능력이라고 하는 장래의 항공기에 불가결한 성능을 구비하고 있다.
 
또 취득성(affordability)을 추구하여  미국을 위시해 9개국에서 공동개발이 진행되고 있고 장래에는 개발 당사국 이외로의 수출을 염두에 두고 있다.
 
이 때문에 2009년 5월 1일 하마다 방위장관(당시)과 게이츠 국방장관과의 회담에서도 F-22의 정보제공을 요청하는 하마다 장관에게 게이츠 장관은 F-35전투기 도입을 타진한 것이 보도되는 등 일본이 F-35 전투기를 채택할 공산이 높다고 보여지고 있다.
 

그렇다고는 해도 항공자위대가 F-35전투기를 도입하는데 있어서는 장해도 많다. 이 가운데 최대의 장해는 F-35 JSF가 개발중이라는 점이며 F-X 도입까지 시간적 여유가 없는 일본으로서는 앞으로의 개발 프로젝트가 일정대로 진척될 수 있을 것인가의 여부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2009년 9월에는 F-35 탑재용인 F135 엔진이 성능평가 시험중에 손상된 것이 분명해졌다. 원래 개발자인 United Technologies사는 이 손상으로 인해서 F-35의 개발계획에 영향은 없다고 하고 있지만 그 개발의 향방은 반드시 낙관시 될 수 없다. 
 
단지 F-35 개발 프로젝트는 엔진에 치명적인 트러블이 생길 사태를 상정하여 미국의 General Electric사와 영국의 Rolls Royce사 등 두 회사에서 개발중인 F136 엔진을 대체엔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러나 F136 엔진에 관련해서는 이미 언급한 2010 회계연도 국방예산안에 계상된 개발비에 대한 시비가 2009년에 들어와 오바마 정권과 의회의 개발 추진파와의 사이에 일어난 한편으로 F-35 프로그램으로 미국에 다음가는 유력한 파트너인 영국이 F136 엔진의 개발 계속을 일관되게 지지하고 있다.
 
이렇게 F-35는 다국간 공동개발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참가국간의 이해조정이라고 하는 장해도 무시할 수 없다. 또한 취득성을 고려했다고는 하더라도, F-35는 스텔스 관련 기술의 비닉도(秘匿度)가 높고 블랙박스가 남을 가능성이 있는 것 외에 제조는 물론 수리에서조차 무엇인가의 제약이 예상된다.
 
이와 같은 요인들이 시사하는 바와 같이 일본 항공기 산업에서 F-35를 면허생산하는 것은 대단히 어렵고 완성기의 수입 또는 잘해야 일본 내에서의 최종조립에 그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관계자 사이에서 유력하다.
 
이 경우 공대공 미사일 등의 일본 무장을 탑재하기 위한 기체개량도 일본에서 독자로 실시하는 것은 곤란하며 F-35 전용으로 AIM-120 등의 미국제품 무장을 조달하지 않으면 안 될 가능성도 있다. 


■ F-X 프로그램의 재검토와 미래 전투기 체계

그런데 F-35 JSF 내의 미 공군용의 F-35A는 우선 2013년부터 배치를 시작할 계획이며 JSF 프로그램 참가국으로의 인도가 우선될 것이므로 일본이 희망하는 시기에 입수될 지의 여부도 판단기준의 하나로 될 것이다.
 
설사 항공자위대의 F-X를 F-35로 한 경우 가장 두려운 것은 F-35의 일본 생산이라고 하는 선택방안을 추구하지 않고 취득형태가 미국으로부터 완성기 수입으로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일본이 희망하는 대로 면허생산 또는 최종조립이 설사 실현된다고 하여도 그 때에는 2011년도의 F-2 전투기의 생산종료에 의해 일본의 전투기 생산·기술기반은 붕괴되어 있을 가능성이 크다. 이에 대하여 일본의 전투기 생산·기술기반의 존속을 우선한다면 이제까지의 정보를 수집한 4.5세대 전투기 3기종 가운데에서 F-X를 선정하고 면허생산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이 경우 외국제 4.5세대 전투기로부터 큰 추력 엔진 등 장래의 일본 국산 전투기에 필요한 기술자료를 입수하고 첨단 기술실증기의 비행시험의 성과를 근거로 하여 일본제 스텔스 전투기의 개발 착수 시기를 앞당긴다고 하는 선택방안이 떠오른다. 그러나 일본제 전투기는 개발착수로부터 부대배치 개시까지 적어도 10년의 기간이 필요하게 된다.  
 

또 F-X의 용도 폐지까지의 30년 이상의 운용기간과 그간의 기술동향, 주변국의 전력 균형 등을 총합하면 F-X가 스텔스 전투기인 것이 바람직하다. 그렇다면 F-X 도입계획에 F-35를 선정하고 그 면허생산을 추구하는 것으로 장래의 일본 국내개발 전투기 개발 목표를 세움과 동시에 항공자위대의 전투기 체계에 있어서 F-X의 프로그램의 재검토가 요구된다.


 

▲ F135 엔진의 개발진척 상황은 F-35 JSF(통합공격 전투기) 프로그램의 향방에 영향을 준다.

 

이것은 F-X에 F-35의 도입을 예정하고 있는 한편으로 F-X의 대상을 F-4 후계기만이 아니고 근대화 개량사업으로부터 벗어난 F-15 초기형 다단계 능력향상계획(pre-MSIP : pre Muti-staged Improvement Program) 전투기의 후계기를 추가하여 F-X의 조달 항공기 대수를 증가한다고 하는 것이다. 
 

애초 현재의 2개 비행대라고 하는 F-X의 조달 수는 부대운용을 위시하여 조종사와 정비원의 교육과 인프라 정비의 관점에서도 비경제적이며 기술정보의 공개가 곤란한 F-22가 F-X에 선정된 사태를 상정하고 있었던 것으로 추측된다.
 

그러나 F-35의 경우 영국과 소프트웨어를 포함한 기술정보의 공개에 대해서 교섭중이며 이탈리아와 이스라엘이 자국 내에서의 최종조립을 실시하기 위한 의논을 진행하고 있는 등 일본으로서도 획득형태와 관련된 교섭의 여지가 크다고 보여지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F-X의 조달수를 2개 비행대 분량보다 증가시키는 것은 미국과의 교섭을 통해 일본의 입장을 우위로 하여 장래의 면허생산 실현으로 연결될 것이 기대된다. 단 F-35A는 2013년부터  미 공군으로의 부대배치를 개시할 계획이지만 미국 정부는 그 후 일본으로의 수출을 다른 프로그램 참가국보다 우선한다는 비공식적인 정보도 있다.
 

이 정보대로라면 일본이 F-35의 두 번째의 배치국이 될 가능성이 있는 반면에 이 전투기의 조기조달에는 몇 가지의 문제가 있다.
 

제1의 문제점은 생산 개시 당초의 단가가 비싸게 되면 어쩔 수 없다고 하는 경제적인 측면이다.
이것은 F-35에 한정하지 않고 어떤 전투기라도 공통되는 경향이며 양산의 진척에 따라 기체의 단가는 저하된다.
 

제2의 문제점은 과거에 미국이 개발한 F-15, F-16, F/A-18의 각 전투기는 어느 것도 부대배치로부터 약 5년 후에 기체구조의 개량을 실시했다는 사실이다.
 

같은 방법으로 F-35가 대규모 개량을 실시할 가능성은 앞으로의 개발시험의 진척상황에 따르지만 전투기의 시스템은 4세대, 5세대와 세대를 되풀이할 때마다 복잡화되고 개발기간이 장기화할 경향도 고려한다면 F-35만이 예외라고는 단정할 수 없다. 
 

따라서 일본이 양산 초기의 F-35를 조달할 경우 대규모 개량과 거기에 따르는 예산조치가 나중에 필요하게 될 가능성은 부정할 수 없다.
 

이러한 F-35에 관한 불안정요소를 배제하면 항공자위대의 F-35A의 획득시기는 미 공군에 배치되는 것으로부터 적어도 3~5년 앞선 도입이 가장 효율적이라고 보여진다.
 

그래서 이제까지의 기간 동안에 필요한 “과도기적” 전투기로서 예를 들면 F-2의 조달을 재개하여 1개 비행대 分을 생산하고 F-4의 1개 비행대를 개편하는 것이 선택방안이라고 생각된다. 이에 의해 ‘3세대 전투기’인 F-4를 조기에 퇴역시켜 항공자위대의 전투기 부대의 업그레이드를 도모하는 것과 더불어 F-X(F-35 전투기)의 부대운용에 불가결한 일본 내의 전투기 생산·기술기반의 유지에 연결되게 된다.
 

덧붙여 말하면 항공자위대의 항공총대 예하의 전투기 부대는 현재 F-15가 7개 비행대, F-2가 3개 비행대, F-4가 2개 비행대 등 총 12개의 비행대(비행연습부대 제외)이지만, 7개 비행대인 F-15 비행대 내에 4개 비행대는 근대화 개량기로 하기 때문에 F-X의 배치가 완료된 시점에서의 편성은 F-X 2개 비행대, F-15 근대화 개량기 4개 비행대, F-2 3개 비행대 및 F-15 pre-MSIP 3개 비행대로 된다.
 

이에 대하여 F-4 전투기 2개 비행대 내의 1개 비행대에 추가생산된 F-2를 충당하고 F-X를 남는 1개 비행대와 F-15 pre-MSIP 후계기로 한 경우 항공자위대의 전투기체계는 F-35 4개 비행대, F-15 근대화 개량기 4개 비행대, F-2 4개 비행대라고 하는 균형을 취한 구성으로 된다. 
 

또 F-35의 부대편성과 병행하여 일본 국내 전투기의 개발을 시작하고 F-15 근대화개량기와 F-2를 갱신하는 것으로 장래에는 F-35와 일본 국산전투기라고 하는 2 기종의 차세대 전투기 보유로 연결되어 질적인 우위를 공고히 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 맺는말

 

이상과 같이 항공자위대의 F-X를 에워싼 상황은 5세대 전투기의 도입에는 장해가 많고 면허생산이 용이하게 되는 4·5세대 전투기로는 성능면에서 장기간의 운용에 불안이 남아 있다고 하는 딜레마에 빠지고 있다.
 

덧붙여서 미군의 F-4 전투기 퇴역(1996년)부터 오늘날까지의 항공자위대 F-4의 운용지원을 통하여 일본에 전투기 생산·기술기반을 다지는 중요성이 부각되었다. 이러한 복잡한 사태를 현재의 대강(大綱)에 있는 별표의 테두리 가운데에서 타개하는 것은 용이하지 않지만 “첨단기술실증기의 연구”를 통하여 일본에 국산전투기의 개발의 기운이 높아지고 있는 현황을 짚어가면서 1980년대의 FS-X(차기 지원전투기)를 둘러싼 미국·일본 교섭을 교훈으로 할 때 일본의 전투기 생산·기술기반의 붕괴와 거기에 따르는 미국에의 과도한 의존은 일본의 안전보장상 절대로 회피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것을 위해서라도 항공자위대의 주변제국의 항공전력에 대한 질적 우위의 확보와 일본 내의 전투기 생산·기술기반의 유지 등이 양립될 수 있도록 2011년 말까지의 방위대강의 재검토를 향한 고도의 정치적 판단이 요구되어 있는 것은 아닐까?


<국방과 기술> 2010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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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회생한 한국형 전투기 사업
김재한 jhkim@wasco.co.kr

2011년부터 탐색개발 착수 … 2012년 말 본격 개발 결정
개발 확정시 2021년까지 체계개발 … 2021년부터 본격 양산




KFX 사업 부활 배경은?

올해 예산 전액 삭감으로 좌초위기를 맞았던 KFX(한국형 전투기) 사업이 최근 기사회생했다. 다름 아닌 지난 1월 21일, 지식경제부 주관으로 열린 ‘제6차 항공우주산업개발 정책심의회’에서 KFX 사업을 착수한다는 내용을 담은 ‘항공산업 발전 기본계획(2010∼2019)’이 확정됐기 때문이다. 올해 초까지만 하더라도 예산 전액삭감이라는 몰매를 맞았던 KFX 사업이 갑작스럽게 부활한 데는 여러 가지 배경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하나가 바로 전투기 전력 공백이다. 이러한 우려는 지난해 10월에 있었던 국정감사에서도 쟁점이 됐다. 실제로 건국대에서 진행된 KFX 사업 타당성 조사에서도 공군의 최초 전력화 시기 대비 이미 3년 정도가 지연된 것으로 분석됐다. 전투기 전력공백에 대한 우려와 함께 국내 항공산업 발전이라는 공감대 형성도 이번 KFX 사업 회생에 큰 작용을 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2년 KFX 신규 소요가 결정된 후 9년 가까이 수많은 논쟁 속에 지지부진하게 끌어온 KFX 사업이 항공산업을 육성하겠다는 정부의 결심 하나로 단번에 급물살을 타게 된 셈이다.

▲ 한국 공군이 운용 중인 F-4D. 현재 운용 중인 F-4 및 F-5를 대체하는 KFX 사업은 이미 공군의 최초 전력화 시기 대비 3년 정도가 지연된 것으로 분석됐다. / Martin Fenner

 

KFX, F-16보다 약간 우세

이번에 확정된 기본계획에 따르면 KFX는 중급(medium) 기종. 소위 F-16 플러스급이다. 속도, 무장장착능력 등 외형적인 성능은 F-16 전투기보다 약간 우세하지만, 레이더, 임무컴퓨터 등 항전장비는 보다 첨단장비가 장착된다. 그러나 KFX 개발비가 기존 10조원에서 절반 수준인 5조원으로 대폭 줄어든 만큼 이에 따른 성능 차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실제로 건국대에서 진행한 타당성 분석에서 기존 5세대급 개발형상에 비해 핵심적인 부분들이 축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개발형상에 적용됐던 내무무장 능력이 이번 타당성 분석에서 제외됐으며, 동체 크기, 주날개, 기체 중량 등도 줄어 전체적인 형상이 기존 개발형상에 비해 작아졌다. 이러한 외형뿐만 아니라 전투기 성능을 말해주는 작전반경과 무장능력, 그리고 엔진추력 등도 낮아졌다. 이에 대해 타당성 분석을 진행한 건국대는 이번 분석에서 검토된 KFX는 기본적으로 공군의 요구에 충실한 형상 개념이며, 전체 형상 축소와 중량 감소를 통해 오히려 개발비와 운용유지비를 감소시켰다고 분석보고서를 통해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 UAE 공군의 F-16F. KFX는 속도, 무장장착능력 등 외형적인 성능은 F-16 전투기보다 약간 우세하지만, 레이더, 임무컴퓨터 등 항전장비는 보다 첨단장비가 장착된다. / 록히드마틴

KFX 개발, 슈퍼호넷보다 10조원 이상 유리

KFX를 개발해 30년간 운용하면 F/A-18E/F 슈퍼호넷을 직도입하는 것보다 10조원 이상 유리하다는 분석도 나왔다. 국회 국방위에 제출된 KFX 타당성 분석 결과에 따르면 KFX 개발비와 양산비 등을 합친 획득비용은 약 11조1천억원. 이에 비해 대당 893억원 정도의 슈퍼호넷를 획득하는 데 필요한 비용은 10조7천억원으로 KFX를 획득하는 데 4천억원 가량이 더 많이 소요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획득비용은 KFX가 더 많이 소요되지만, 파급효과는 슈퍼호넷 직구매보다 2조원 이상 유리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통상적인 전투기 수명인 30년을 운용한다고 가정했을 때 운용유지비는 KFX가 약 8조3천억원, 슈퍼호넷이 약 17조3천억원 가량으로 나타나 KFX를 운용할 경우 약 9조원의 운용유지비 절감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게다가 KFX 개발에 따른 고용파급과 기술파급 효과를 고려하면 경제성은 더 클 것으로 전망됐다.

▲ KFX를 개발해 30년간 운용하면 슈퍼호넷을 직도입하는 것보다 10조원 이상 유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 미 해군

핵심기술 확보는 여전히 과제

과거 KFX가 5세대급 전투기 개발로 검토될 당시 많은 사람들은 한국이 과연 개발능력이 있는지 의구심을 가진 바 있다. 이는 검토 당시만 하더라도 5세대급 전투기는 미국을 제외한 그 어떤 국가도 개발한 경험이 없었기 때문이다. 물론 현재는 러시아가 5세대 전투기인  PAK FA에 대해 올해 첫 비행을 성공적으로 완료했고, 중국도 조만간 5세대 전투기로 알려진 J-XX에 대한 비행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KFX 개발이 4.5세대급으로 하향 조정되면서 설계난이도가 낮아지고, 제작성도 용이해지는 등 여러 부분에서 개발 부담이 줄었다. 그러나 전투기 개발에 필요한 일부 핵심기술은 여전히 취약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전자전 재밍, 데이터링크, 레이더 반사파 감소기술 등 오늘날 전투기에 적용되는 핵심기술은 자체 개발 또는 해외업체로부터 기술이전을 통해 확보해야 하는 기술들로 KFX 개발을 위해서는 향후 풀어야 할 과제들이다.

 
길이 1마일 공장을 지나면 쇳덩이가 최신예 전투기로 둔갑하는 이곳…

미국의 차세대 전투기 F-35 생산 '포트워스 록히드마틴 공장'을 가다

문갑식gsmoon@chosun.com

포트워스(Fortworth)는미국 텍사스 주 댈러스시(市) 바로 옆에 있다. 개척시대 인디언의 공격으로부터 요새(要塞·Fort)를 지켜낸 장군(Worth)의 이름을 따 만든 도시지만 지금은 댈러스보다 더 활기차게 성장하고 있다. 이곳에 1942년 록히드마틴 공장이 들어섰다.

사람들이 '포트워스 록히드마틴 공장'이라고 부르지만 공식 명칭은 '미 공군 플랜트 #4'다. 얼마 전까지 미 공군이 작전을 펴던 활주로를 포함한 광활한 부지의 상당 부분을 미 공군이 통제하고 있다. 민간기업이지만 군사시설처럼 관리되고 있다.

포트워스에서 지금까지 생산된 전투기, 수송기는 7종류, 3470대다. 2차 세계대전 때 전장(戰場)을 강타한 B-24 폭격기를 비롯해 C-87 수송기, B-32, B-36, B-58 전폭기와 F-111, F-16이 여기서 만들어졌다. 미국엔 군사력의 상징, 적국에는 '살상무기 창고'로 불리는 현장을 지난달 14일 찾았다.

포트워스 공장에 들어서는 데만 두 차례 검문을 받았다. 공장 곳곳에는 '통제'를 알리는 표지가 붙어있다. 직원 수가 1만 명이라는데, 돌아다니는 직원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출입문도 ID카드로 열고 닫는 시스템이다. 외부인은 문밖을 나섰다간 미아(迷兒)가 되기 십상이다.

록히드마틴 관계자들은 처음에는 이런저런 이야기에 아침식사까지 제공하며 친절을 베풀었다. 그런 그들의 눈빛이 공장 방문 시간이 다가오자 야릇하게 바뀌기 시작했다. "카메라는 안 됩니다. 비디오는 더 곤란하죠. 노트도, 볼펜도, 여권도, 동전도 안 됩니다…."

록히드마틴이 군사기밀에 속하는 포트워스 공장을 한국 언론에 공개한 이유는 최근 이 회사가 만들어낸 제5세대 전투기 F-35와 F-22 전투기에 세계가 관심을 두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그들은 한 줌의 정보라도 새어나갈 것을 우려한 듯 '이것도 안 된다, 저것도 안 된다'고 제지했다.

그들은 기자가 왼손에 낀 결혼기념 금반지도 테이프로 감았다. 불쾌한 표정을 짓자 이런 설명이 나왔다. "이 공장이 1마일(1.6㎞) 길이입니다. 세계 최대 규모죠. 쇳덩어리가 1마일을 지나면 전투기로 둔갑하는 겁니다. 그 과정에서 볼펜이라도 떨어져 컨베이어 벨트가 돌아간다고 생각해보십시오."
 
■ 2006년 6월 미국 알래스카 상공에 F-15, F-16, F-18이 등장했다. 그들은 상대 전투기 한 대와 미사일과 기관포만 레이저로 대체했을 뿐 실전과 다름없는 공중전을 시작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미 공군 주력기들이 전멸한 것이다. 스코어 144 대 0, 창공을 초토화한 가공할 전투기는 F-22였다.

F-22는 '랩터(Raptor)'라 불린다. 랩터는 라틴어로 '가로채서 잡아먹는다'는 뜻이다. 앞에 '빠르다'는 뜻의 라틴어 '벨로시'가 추가되면 공룡(恐龍)의 고유명사가 된다. 영화 '주라기 공원'에서 잔인하게 인간을 사냥해 '티라노사우루스'보다 관객을 더 소름 돋게 한 그 공룡이다.

이 공룡을 처음 만들어낸 곳이 바로 포트워스다. 현존하는 전투기 사상 최강의 전투기라는 수사(修辭)를 입증하듯 미 국방부는 F-22를 2015년까지 외국에 수출하지 않기로 했다. 일본이 관심을 갖고 구매 의사를 표했지만 아직 '수출 불가(不可)'입장에 변화가 없다.

하지만 F-22는 99% 미인박명(美人薄命)이란 말처럼 단명(短命)할 운명이다. 대당(臺當) 가격이 2000억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미 공군은 381대의 F-22가 필요하다고 국방부에 요청했다. 국방부는 F-22를 183대 구입한 후 더 이상 주문하지 않고 있다. 미 국방부가 이러는 이유는 또 있다.

F-22보다 공중전 능력만 다소 달릴 뿐 전 분야에서 성능이 더 뛰어나면서도 가격은 3분의 1인 새 전투기가 개발된 것이다. 바로 F-35 라이트닝Ⅱ다. '라이트닝(lightning)'은 '번개'라는 뜻이다. 거기 로마자 Ⅱ가 붙은 것은 1938년 P-38 라이트닝이라는 기종이 이미 개발됐기 때문이다.
길이 15.40~15.48m, 날개 폭 10.67~13.10m, 높이 4.57~4.78m로 공군, 해군용과 해병대용 수직이착륙기(垂直離着陸機) 세 종류로 생산되는 F-35는 향후 최소 20년간 '창공(蒼空)의 지배자'로 자리가 예약돼 있다. 달랑 183대만 생산된 F-22와 달리 미 공군에서만 2443대를 도입할 예정이다.

F-35 개발에 참가한 영국, 이탈리아, 호주, 터키, 덴마크, 네덜란드, 노르웨이, 캐나다도 최소 48대에서 131대를 주문했다. 여기에이스라엘과 싱가포르도 선(先)주문을 넣었다. 최근 20년간 F-16이 기록한 베스트셀러 기록(4000대)을 단숨에 돌파할 태세다.

F-35는 한마디로 '먼저 보고 먼저 쏘고 먼저 죽이는(First to see, First to shoot, First to kill)' 전투기다. 삼국지의 장비(張飛)는 장판교에서 장팔사모 한 자루로 허풍을 떨어 조조 군사의 기(氣)를 눌렀다. F-35는 과학적인 장비로 적을 제압한다.

첫째 적기는 근접해서 눈으로 보기 전까지 레이더상으로 F-35를 볼 수 없다. 이게 가능해진 것은 F-35가 기존 전투기와 달리 완벽한 스텔스(stealth) 기능을 갖췄기 때문이다. 스텔스는 적군의 레이더에 나타나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러기 위해 지금까지는 전투기 동체(胴體)에 특수 페인트를 발랐다. 페인트가 적군의 레이더가 발사한 전파를 흐트러뜨리는 것이다. 기체 구조도 전파를 산란시킬 수 있도록 고안했다. 그렇지만 미사일이나 폭탄까지 페인트를 바를 수는 없는 노릇이다.

F-35는 페인트 대신 특수 필름을 아예 동체에 입혀버린다. 무기는 내장해 필요할 때만 투하하는 식이다. 인간이 레이더상에 작은 점으로 나타날 때의 크기를 1m라 할 때 F-35의 크기는 곤충 크기로 잡힌다고 한다. 거의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뜻이다.

둘째 F-35에 장착된 레이더는 F-22에 장착한 것을 업그레이드한 것이다. 정확한 명칭은 AN/APG-81로 공중, 지상에서 움직이는 모든 것이 이 레이더에 잡힌다. 여기에 다른 F-35와 데이터를 연결할 수 있다. 2대 혹은 4대로 편대(編隊)를 짓던 과거 작전 개념이 완전히 사라진 것이다.

셋째 F-35는 고장 났을 때 수리가 간편하다. 록히드마틴 관계자들은 스패너를 포함해 6가지 종류로 된 수리도구를 보여주며 "마당에 잔디 풀을 깎는 것보다 더 쉽다"고 했다. 다분히 과장됐지만 동체가 몇 개의 큰 덩어리로 이뤄진 점을 감안하면 거짓말로 들리지는 않았다.

  •  넷째 F-35는 공대공(空對空) 공대지(空對地)를 동시에 상대할 수 있다. 그러면서도 기존 전투기보다 능력이 최소 4배에서 최대 10배로 늘어났다고 한다. F-22가 주로 적 전투기와 교전하는 데 쓰인다면 F-35는 적기도 상대하면서 지상공격도 하는 다목적이라는 것이다.

    다섯째 가격이 6000만 달러(600억원)로 F-22의 3분의 1이다. 앞으로 대량생산되면 가격이 더 내려간다고 한다. 록히드마틴은 가격 이야기가 나오자 신이 나는 듯 "당신도 한 대 사겠느냐"고 했다. "카드도 되느냐"고 응수했더니 "할부도 해주겠다"고 킬킬대며 한 술 더 떴다.

    ■ 이런 설명을 들은 뒤 기자는 F-35 실물을 봤다. 시험용으로 운항된 X-35를 제외하고 지금까지 정식 생산된 F-35는 단 한 대다. 이 전투기가 4000~5000회 테스트를 받으면서 개량을 거듭해 최종 완성품이 나온다. 영국의 해리어 같은 수직이착륙기지만 더 안정된 성능으로 개량된 수직이착륙형 F-35는 5월 23일 첫 완제품이 나온다.

    F-35 실물을 본 후 기자는 F-35 조종 시뮬레이터에 앉았다. 4개로 나뉜 F-22 조종석과 달리 왼쪽에 작은 버튼을 누르면 적기가 나타나고 오른쪽으로는 전투기를 상승(上昇) 하강(下降)시키는 레버가 있다. 그 레버로 위치를 잡은 뒤 위에 달린 빨간 버튼을 누르면 미사일이 발사된다.

    자동차 운전자라면 기능을 30분 정도면 숙지할 수 있다. 기자는 20분간 시뮬레이터를 조작한 뒤 적기 4대를 미사일로 격추했다. 옆에서 도와주던 교관은 적기가 전자게임처럼 한 대 한 대 화염에 휩싸일 때마다 "엑설런트(excellent)"라며 치켜세우더니 "적은 당신이 어디 있는지도 모르고 죽었다"고 했다.

    고개를 끄덕거릴 즈음, 록히드마틴 수석(首席)시험조종사 톰 그리즐리가 나타났다. 공군 파일럿 출신인 그는 F117 전폭기가 만들어질 때 이 회사에 입사했다. 기자가 질문도 하기 전 그는 "첫 시험비행 뒤 15분 만에 다시 F-35를 몰고 나갔다"며 "F16은 상상도 못 할 일"이라고 했다.

18일 기자는 다시 워싱턴 DC 크리스털시티 부근의 록히드마틴 화력통제소를 방문했다. 황금색 철문이 열리자 F-35가 실제로 쓰는 벌컨포와 미사일, 레이더가 모습을 드러냈다. 포트워스와 달리 이곳 직원들은 사진촬영을 자유롭게 허락했다.

여기서 기자는 F-22와 F-35 조종 시뮬레이터를 동시 체험했다. 10년 전 개발된 F-22와 달리 F-35는 편의성이 돋보였다. F-35는 360도 상황이 헬멧 위에 스크린처럼 나타난다. 야간 훈련 때 육지로 착각해 바다로 떨어지는 사고가 국내에서 여러 차례 있었다. F-35는 그런 가능성을 차단했다.

■ 한국은 차기전투기 2차 사업의 기종으로 F-15K를 정하고 2012년까지 21대를 도입하기로 했다. F-15K는 보잉사에서 제조한 비행기로 완전한 스텔스 기능은 없지만 제4세대급 전투기 가운데 최강이다. 실전 능력에서 우리 공군의 주력인 F-16K를 압도한다.

문제는 이 F-15K가 미국에서는 사양기종이라는 점이다. 미 공군도 더 이상 구매하지 않는 F-15K를 들여오게 된 공군 측 논리는 이렇다. "F-35는 지금 주문해도 2014년이나 돼야 배치되는데 6년간 기다리기에는 너무 시간이 길다."

반론도 있다. 차라리 F-15K 구매에 들일 돈의 절반만 들이면 현재 한국이 보유 중인 구식 F-16 120대를 첨단으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둘러싼 찬반양론을 소개하자면 적지 않은 지면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2012년 이후 우리에게는 F-22 혹은 F-35로 무장하든지 유럽제 전투기, 러시아제 전투기 가운데 하나를 차세대 주력기로 선택해야 하는 문제가 남아있는 것이다.

■ F-35를 관찰한 후 세 가지가 궁금했다. 첫째 일본은 F-22, 한국은 F-35를 구입했을 때 동북아에서의 힘의 균형이다. 일본은 F-22를 사겠다고 했지만 미국은 2015년까지 F-22의 수출을 금했다. 하지만 역대로 미국은 한국보다 한 수 위의 기종을 일본에 공급해왔다. 그래서 지금의 입장이 내일 변치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이에 대해 미 국방부와 록히드마틴의 입장은 노코멘트다.

둘째 한국 공군이 북한은 물론 중국, 러시아와 비등한 공군력을 보유하려면 몇 대의 F-35를 사야 하느냐다. 그들의 답은 "100대"라는 것이었다. 대당 6000만 달러니 60억 달러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그러나 한국이 아직 조기경보기(早期警報器)나 군사위성이 없는 상황에서 F-35 단독으로 기대했던 것만큼의 최대 위력을 낼지는 미지수다.

셋째 수직이착륙형 F-35를 1만4000t급 수송함인 '독도함'에 배치하는 방안이다. 현실화된다면 독도함은 명실상부한 경(輕)항공모함이 된다. 세계 최강인 한국형 이지스 '세종대왕함'과 연합작전을 펴면 동해에서 한국의 해군력은 압도적이 된다. 한국 해군도 이런 구상에 관심이 많다. 그러나 그렇게 될 가능성은 작다고 한다. 독도함의 갑판이 수직이착륙기가 이륙하면서 내뿜는 압력을 견딜 만큼 견고하지 않기 때문이다.

■ F-35의 제작현장을 둘러본 뒤 떠오른 의문은, 터키 같은 나라조차 미국과 차세대 전투기 공동개발에 참가해 기술이전을 받으며 자국 항공산업에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는데 우리는 왜 제외됐느냐는 것이다. 한 예비역 공군장성은 "우리 무기 획득법은 개발 중인 무기에 투자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했다. 미국 측 역시 "한국을 참가시키고 싶어도 한국의 법 때문에…"라고 했다.

우리 법이 그런 규정을 둔 것은 부정(不正)이 많은 무기사업의 특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린다 김 사건 같은 악몽이 재연될 수도 있다. 더군다나 실물도 아니고 개발 단계라면 돈을 날릴 가능성도 있다. 그렇게 된다면 국민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반대로 세계 10개국이 사용할 전투기에 과감하게 투자한다고 생각해보면 어떨까. 우리는 이제 설령 현금을 주고 F-35를 사온다 해도 당분간 기술이전을 받을 수 없다. 기술이전 시기는 F-16 때 그랬던 것처럼 생산중단 시기가 임박해야 될 것이다. 실리 없는 청렴(淸廉)이냐 그 반대냐. 한국의 역사는 고비마다 이런 문제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

 

 

구(舊) 소련이 1970년대 말 최신예 전투기 수호이 27의 시험비행에 성공하고 새로운 방공(防空)미사일 시스템을 개발했다. 당시 세계 최강 F-15·16 전투기를 1980년대에 전면 배치해 소련을 제압하려던 미국 공군에 비상이 걸렸다. 미국은 1983년 완전히 새로운

F-22 랩터(Raptor)

 개념의 '차세대 제공기'를 만들기로 하고 'ATF(고등전술전투기) 프로젝트'의 시동을 걸었다.

▶록히드사가 1997년 ATF의 결과물로 'YF-22' 전투기를 선보였다. 'F-22'의 탄생이다. 미 공군은'랩터(Raptor·사냥에 능한 맹금)'라는 이름을 붙였다. F-22는 마하 1.8(시속 2200여㎞)의 속도를 내고 5000㎏ 가까운 폭탄과 미사일 8기를 실을 수 있다. 작전 반경이 3000㎞를 넘어 괌에서 중간 급유 없이 한반도까지 날아올 수 있다.

▶F-22는 레이더에 잡히지 않는 스텔스 기능을 갖고 있다. 레이더에 표시되는 점의 크기가 벌이나 풍뎅이가 레이더에 잡혔을 때의 그것과 비슷하다고 한다. 2006년 모의 공중전에서 F-22 1대가 F-15·16·18기 144대를 격추시킬 수 있었던 것도 스텔스 기능 때문이었다. 다른 전투기는 F-22가 어디서 다가오는지도 모르고 있다가 당했다.

▶F-22는 대당 구매·유지 예산이 3억6000만달러로 미 공군 주력기종 F-15(1억3000만달러)의 2.7배나 된다. 반면 소련 붕괴로 미국의 안보상황은 완전히 달라졌다. 현재 미국의 주전장(主戰場)인 아프가니스탄의 산악 전투나 이라크의 도심 테러전에선 F-22는 별 쓸모가 없다. 이 때문에 미국 상원은 지난해 F-22의 추가 생산을 중단시켰다.

▶미국이 26일부터 본토의 F-22 편대 일부를 일본 오키나와로 이동시키기 시작했다. "천안함 사태 때문에 시기가 앞당겨졌다"는 보도다. F-22는 오키나와에서 발진해 30분 이내에 북한 전역을 타격할 수 있다. 한 미국 군사잡지는 얼마 전 "(스텔스 전폭기) F-117을 몰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북한 영공을 휘젓고 다닌 일"이라는 조종사의 인터뷰를 실었다. 그 F-117의 북한 영공 침투 임무를 "지금은 F-22가 대신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도 있었다. 김정일은 당분간 매우 '불편한 밤'을 지내야 될 듯싶다.

무용지물 전투기, 찬밥이 된 미(美) 탑건

세월이 변하니… 전쟁이 변하고… 하늘도 변하더라

빗발치는 대공포탄(對空砲彈)을 뚫고 적진 깊숙이 날아가, 목표물을 타격하는 폭격기 조종사. 영화 '탑건'의 주인공처럼 숨 막히는 공중전 끝에 적기를 격추하는 전투기 파일럿. 그동안 '공군'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이랬다.

미 공군이 자랑하는 세계 최강의 전투기 F-22 '랩터'는 이런 이미지에 완벽히 부합하는 무기다. F-22를 공중전에서 제압할 수 있는 전투기는 지구 상에 없다. F-22는 워게임에서 단 한대의 손실 없이 F-15, F-16, F-18기 144대를 격추했다. 폭격과 정찰 능력까지 두루 갖춘 이 다목적 전투기는 한 대에 1억4260만 달러(약 1717억원). 미 공군은 현재 183대를 보유한 F-22를 200대 추가 도입하는 게 숙원이었다.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무용지물로 전락한 세계 최강의 전투기 F-22./미 공군 웹사이트

그러나 이제 F-22의 시대는 끝난 것으로 보인다. 미 상원이 지난 7월 추가 생산을 중단시켰기때문이다. 표면상 이유는 천문학적 생산비용. 그러나 실제로는 보다 근본적이고 시대적인 이유가 작용했다. F-22의 개발이 시작된 1981년은 미·소 냉전이 한창이던 때로, 최신예 전투기를 앞세운 제공권(制空權) 장악이 전쟁의 승패를 좌우했다. 그러나 F-22가 실전 배치된 2005년의 상황은 사뭇 달랐다.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미군을 애먹인 것은 정규군이 아니라, 탈레반과 알 카에다 같은 비정규 전투집단이었다. 험준한 산악에 숨어 게릴라전을 펴거나 도심 한복판에서 자폭 테러를 감행하는 적들에게 F-22는 무용지물(無用之物)이었다. F-22는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단 1차례도 출격하지 못했다.

대신 프레데터·리퍼·글로벌 호크 같은 무인 정찰·폭격기의 전성시대가 열렸다. 어둠 속에 이동하는 탈레반과 알 카에다 대원을 포착해 암살하는 데는 장시간 공중에 머물고 있다가 포착 즉시 폭탄과 미사일을 투하하는 무인 폭격기가 제격이었다. 또 대형 수송기들도 요긴하게 쓰였다. 지형이 험하고 반군의 준동이 거세, 병력과 물자의 지상 수송엔 제약이 많았다.

전쟁의 이런 변화는 미 공군 참모총장의 출신 특기(特技)에서도 나타난다. 1947~1982년 재임한 10명의 미 공군 참모총장은 모두 폭격기 조종사였고, 이후 2008년까지 9명은 예외없이 전투기 조종사 출신이었지만, 이 전통도 깨졌다. 작년 8월 임명된 노턴 슈워츠(Schwartz) 미 공군참모총장은 대형 수송기인 C-130 조종사 출신이다. 미 공군의 임무가 제공권 장악과 융단 폭격에서, 공수(空輸) 쪽으로 무게 중심이 이동했음을 반영한다. 공중전을 공군의 존재 이유라 믿고, 수송을 '덜 화려한' 특기로 인식해온 미 공군으로선 충격적인 인사였다.

미 공군은 올해부터 일반 폭격기 조종사보다도 더 많은 수의 무인 폭격기 조종사를 양성하고 있다. 지구 반대편에 앉아 조이스틱(joy stick)으로 컴퓨터 게임 하듯이 모니터를 지켜보는 무인 폭격기 조종사가 미 공군참모총장 직에 오를 날도 멀지 않았다.

일본이 F-22를 도입한다면

지난해 여름 미국 알래스카에서 미국의 최신예 전투기 F-22와 현재 미 주력 전투기인 F-15·16·18 사이에 훈련을 통한 모의 공중전이 벌어졌다.

F-22는 지난해부터 실전배치되기 시작한, 윤이 반짝반짝 나는 신형 전투기다. 하지만 F-15·16·18 또한 현재 사용 중인 전투기 중엔 세계 정상급으로 꼽히는 것이어서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그러나 결과는 참담했다. 144대(對) 0, 241 대 2. 첫 번째 주 훈련에선 F-15·16·18 144대가 격추될 때까지 F-22는 단 한 대도 추락하지 않았고, 훈련이 모두 끝날 때까지 F-15·16·18은 241대가 격추된 반면, F-22는 2대만이 상대방에 얻어맞아 추락한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결정적인 승인(勝因)은 레이더에 잡히지 않는 F-22의 스텔스 성능이었다. F-22가 레이더에 잡히지 않아 F-15·16·18 등은 F-22가 접근하는지도 모르고 있다가 수십 ㎞ 밖에서 중거리 공대공(空對空) 미사일 등에 뒤통수를 얻어 맞아 당했던 것이다.

F-22는 스텔스기의 대명사로 통하는 F-117 전폭기보다도 레이더로 잡기 힘들다고 한다. 레이더 스크린에 나타나는 미세한 점의 크기가 F-117의 4분의 1~6분의 1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레이더상의 항공기 크기는 RCS(Radar Cross Section)로 표시된다. F-22의 RCS는 0.0001㎡로 알려져 있다. 꿀벌이나 풍뎅이 같은 작은 곤충과 비슷하게 레이더에 나타나는 수준으로 사실상 탐지가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F-117 스텔스 전폭기의 RCS는 0.0004~0.0006㎡, 우리 공군의 최신예기인 F-15K의 모체(母體)가 된 F-15E는 6㎡, 중국이 러시아로부터 도입 중인 SU-30MKK는 4㎡인 것으로 해외 분석자료들은 밝히고 있다.

알래스카에서의 실험은 F-22가 조기경보통제기(AWACS)나 RC-135 통신감청 전략정찰기처럼 정보수집 및 정찰능력 면에서도 유용하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한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F-22기를 현재 세계에서 라이벌이 없고 공중전 전력(戰力) 균형을 깰 수 있는 최강의 전투기로 평가하고 있다.

그런 F-22 12대가 조만간 일본 오키나와 가데나(嘉手納) 미 공군기지에 배치될 예정이다. 임시 배치이기는 하지만 해외기지에는 처음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F-22의 주일 미군기지 배치가 우리의 관심을 끄는 것은 북한 핵문제에 대한 무력시위일 가능성과 함께 일본에 대한 판매 가능성 때문이다. 일본은 F-22 구매를 희망하고 있지만 아직 미국이 일본을 비롯한 외국에 F-22 판매를 승인한 적이 없다. 그러나 긴밀한 미·일 관계를 감안할 때 2010년 이후엔 판매승인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

일본은 이와 별개로 F-22를 모방한 스텔스기 개발을 추진 중이고, 중국도 F-22를 모방한 J-13, J-14 차세대 스텔스기를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 공군도 내심 F-22 구입을 바라지만 대당 1억5000만 달러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가격 때문에 엄두를 못 내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이제는 미·일·중 주변국의 움직임을 더이상 방관만 하고 있을 때가 아니라는 생각이다. 지난해 알래스카 모의훈련에서의 참담한 결과가 유사시 우리에게 현실로 나타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