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史관련

수상전투함이 두려워하는 무기 어뢰

醉月 2013. 4. 7. 01:30
  수상전투함이 두려워하는 무기 어뢰
 
수중에서 자체적으로 움직이며 적의 함선이나 잠수함을 공격하는 어뢰

수중에서 자체적으로 움직이며 적의 함선이나 잠수함을 공격하는 유도무기 어뢰, 오늘날 해군이 보유한 무기 가운데 가장 치명적인 무기로 손꼽힌다. 어뢰는 다른 무기와 달리 탐지하기 힘들고, 피하거나 요격하기도 쉽지 않다. 특히 바다의 스텔스 병기인 잠수함에서 발사되는 어뢰는, 오늘날 수상전투함이 가장 두려워하는 무기이다.

(좌)사정거리 640m, 최대 7노트의 속도의 성능을 가진 화이트헤드 어뢰
(우)제정 러시아는 작고 빠른 고속정에 어뢰를 탑재한 어뢰정을 개발했고, 어뢰는 각국 해군의 구축함과 경순양함의 주요 무장으로 채택된다. < 출처: (cc) Bundesarchiv>

 

내륙국가(?)에서 개발된 수중무기

오늘날과 같은 어뢰가 등장한 것은 1860년대이다. 물론 어뢰는 이전부터 존재했지만, 지금의 어뢰와 달리 기뢰에 가까운 무기였다. 하지만 한 퇴역 육군 장교의 아이디어로 어뢰는 일대 변혁을 맞는다. 당시 오스트리아 헝가리 제국은 아드리아해로 영향력을 넓히고 있었다. 그러나 주변국에 비해 해군력이 열세였던 오스트리아 헝가리 제국은 이를 뒤집을 수 있는 신무기가 필요했다.


이에 오스트리아 헝가리 제국 해군의 지오반니 비아지오 뤼피스(Giovanni Biagio Luppis)는 적 전투함에 대항하기 위한 신형 무기를 개발한다. 무인으로 작동하는 작은 보트에 폭약을 장착한 이 무기는, 증기기관을 제작하던 영국인 기술자 로버트 화이트헤드(Robert Whitehead)에게 보내져 정교하게 다듬어 진다. 이렇게 개발된 화이트헤드 어뢰는 사정거리 640m, 최대 7노트(시속 13km)의 속도를 자랑했다.


(좌)제1,2차 세계 대전 당시 독일 해군의 U보트는 어뢰 공격으로 연합군에 막대한 피해를 입힌다.
(우)폭탄 대신 어뢰로 함선을 공격하는 뇌격기는 제1차 세계대전 당시 등장하였으며 제2차 세계대전 당시에는 수 많은 전함을 격침시켰다. <사진 출처: 미 해군>

 

해전의 번혁을 불러오다

화이트헤드 어뢰는 1869년 오스트리아 해군에 의해 제작되었고, 1892년에는 미 해군도 도입하게 된다. 이후 세계 각국 해군에 채용된 화이트헤드 어뢰는 개량에 개량을 거듭했고 추진기관, 자동조타, 심도유지, 작약, 신관, 유도방식 등에 큰 발전이 이루어진다.


제1차 세계대전 무렵에는 사정거리 6km 최대 35 노트의 속도를 가진 어뢰가 등장한다. 어뢰의 출현으로 해상전투도 변혁을 맞게 된다. 화포가 출현한 이후 전투함 간의 해전은 함포전이 주류를 이루게 되었다. 하지만 상대방을 압도하기 위해 대구경의 함포를 탑재하게 되었고, 동시에 두꺼운 장갑을 두르기 시작했다. 결국 전투함은 대형화 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어뢰의 등장으로 이제 소형 전투함도 대형 전투함을 일격에 격침시킬 수 있게 되었다. 제정 러시아는 작고 빠른 고속정에 어뢰를 탑재한 어뢰정을 개발했고, 어뢰는 각국 해군의 구축함과 경순양함의 주요 무장으로 채택된다.특히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해군의 유 보트(U-boat)는, 어뢰를 이용해 수많은 연합군 상선을 격침시켜 연합군을 궁지에 몰아넣기도 했다.


제2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어뢰는 음향탐지장비인 소나를 장착하고 자체적으로 목표를 탐지하고 공격하는 유도무기로 발전되었다. 하지만 대함 미사일이 등장하면서, 함대함 전투에서 어뢰를 사용하는 일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좌)미국이 개발한 MK 48 중 어뢰는 미 해군을 포함하여 캐나다와 오스트레일리아 해군에서도 사용 중에 있다. <출처: 오스트레일리아 해군>
(우)프랑스와 이탈리아가 공동 개발한 MU90 경어뢰는 대양뿐만 아니라 해저 환경이 복잡한 연근해에서도 탁월한 성능을 발휘한다. <사진 출처: EADS사>

 

중(重)어뢰와 경(輕)어뢰

현재 어뢰는 기본적으로 중어뢰와 경어뢰로 구분된다. 중어뢰의 경우 지름 553mm(21인치)가 흔히 쓰이며, 잠수함에서 주로 사용하며 적 잠수함과 수상 전투함을 공격한다. 무선유도방식을 사용하는 경 어뢰와 달리 유선유도방식을 사용해 명중률을 대폭 향상시키고 있다. 최근에는 광섬유 유도 케이블을 사용해 어뢰와 잠수함간에 데이터 전송속도가 빨라졌고 사정거리도 향상되었다. 수상전투함과 해상초계기 그리고 해상작전헬기에서 주로 사용되는 경어뢰는 지름 324mm(12.75인치)가 흔히 쓰이며, 적의 잠수함을 공격하는데 주로 사용된다.

중(重)어뢰는 함선의 밑에서 폭발해 우리 몸의 척추와 같은 역할을 하는 함선의 용골에 직접적인 피해를 준다. <출처: 캐나다 해군>

 

함정을 한번에 격침시키는 중어뢰

다양한 종류의 대함 무기가 있지만, 중 어뢰는 적 함선을 일격에 격침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함포나 대함 미사일은 함선의 주로 상부 구조물에 피해를 주지만, 중 어뢰는 함선의 밑에서 폭발해 우리 몸의 척추와 같은 역할을 하는 함선의 용골에 직접적인 피해를 준다.


특히 버블제트 효과(Bubble jet effect) 로도 불리는 선저폭발은 어뢰가 직접 목표에 명중하는 것이 아닌, 선박의 아래쪽을 지나가며 폭발하면서 발생하는 현상이다. 우선 어뢰에 탑재된 폭약이 함선 밑에서 폭발하여, 엄청난 가스압력이 발생하면서 함선은 수면 위로 솟구쳐 오른다. 매우 짧은 시간이지만 가스압력이 소멸되면서 빈 공간이 발생하고, 함선은 다시 수면 아래로 떨어지게 된다. 이렇게 오르락 내리락 하는 충격으로 인해, 함선의 용골은 완전히 부러지게 된다. 이러한 현상으로 인해 단 1발의 중 어뢰로도, 10,000톤(ton) 이상의 함선을 격침시킬 수 있다.

청상어는 지난 1995년 개발을 시작하여 2004년 11월에 완료되었으며 현재 우리 해군의 주력 경어뢰다. <출처: 대한민국 해군>

 

국내 독자 개발된 백상어와 청상어

우리나라는 중어뢰와 경어뢰를 독자 개발한 몇 안 되는 국가 중 하나이다. 지난 2003년 우리 해군에 실전 배치된 중어뢰 백상어는, 지난 1990년부터 국방과학연구소 주도로 개발을 시작해 1998년 개발에 성공한다. 백상어는 중어뢰로는 특이하게 무선유도방식을 사용한다. 일반적으로 중 어뢰는 유선유도방식을 사용하지만, 백상어는 적의 기만에 취약한 무선유도방식의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최신 디지털 분석기술이 적용된 유도장치를 채용했다. 최고속도 35노트로 다른 중 어뢰들에 비해 빠르지 않지만, 잠수함이 어뢰 공격 후 즉시 회피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경어뢰 청상어는 지난 1995년 개발을 시작, 2004년 11월에 완료되었다. 천해작전능력은 물론 주변국의 핵잠수함에 대응할 수 있도록, 최대 운용 심도 600m, 최고 45노트 이상의 속도를 갖고 있다. 청상어는 능동소나에 의해 유도되며 백상어와 같이 전지 추진식으로 작동된다. 이밖에 해군은 청상어를 변형시킨 한국형 장거리 대잠 미사일 홍상어를 개발 중에 있다.

(좌)이탈리아 개발한 블랙샤크 중어뢰는 전투함의 항적을 추적하는 항적 추적 기능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출처: 알레니아사>
(우)러시아의 개발한 쉬크발 초공동 어뢰는 초공동 현상을 이용해 최대 시속 380km를 자랑한다. <출처: 러시아 해군>

 

수중 로켓 "초공동 어뢰"

오늘날 어뢰는 치명적으로 진화하고 있다. 전투함의 항적을 추적해 공격하는 항적 추적 어뢰는, 적 전투함이 항해 중에 발생시키는 파도의 미세기포를 고주파로 탐지하여 추적 공격한다. 일반적으로 소나를 이용해 적함을 공격하는 어뢰는 각종 기만 수단에 쉽게 무력화 될 수 있다. 그러나 항적 추적 어뢰는 이러한 기만 수단을 무시하고 적 전투함을 공격할 수 있다.


이밖에 러시아에서 개발된 초공동 어뢰는 수중 로켓으로 불릴 만큼 빠른 속도를 자랑한다. 초공동 어뢰는 초공동 현상을 이용한 것으로, 기포로 어뢰를 전부 덮어 수중 저항을 최소화 시켜 빠른 속도를 자랑한다. 특히 구 소련은 1970년대 말 최대 시속 380km의 속도를 가진 쉬크발 초공동 어뢰를 개발하는데 성공했고, 이후 러시아는 유도가 가능한 초공동 어뢰를 개발 중에 있다. 이밖에 이란은 후크라는 초공동 어뢰를 개발했으며, 독일은 최대 시속 800km를 자랑하는 바라쿠다 초공동 어뢰를 개발 중에 있다.

김대영 / 사단법인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연구위원, 인텔엣지(주) 국방조사팀 팀장, 디펜스 타임즈 코리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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