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탄강_연천 포천 철원 용암평원 흘러가는 강물이 들려준 ‘여름의 전설’
경기 북부와 강원 서부에 걸쳐 있는 한탄강. 우리나라 북쪽에 치우쳐 있어 남부 지방에서 접근하려면 최소 4시간 이상이 걸린다. 그렇지만 수도권에선 1~2시간 안에 접근이 가능해 1박2일 정도면 한탄강 주변의 명소를 대부분 둘러볼 수 있다.
여기서는 1박2일 일정으로 여름 한탄강을 알차게 구경할 수 있는 코스를 소개한다. 한탄강에서의 숙박지로는 한탄강유원지·순담계곡·고석정·직탕폭포나 그 주변이 무난하다.
첫날은 3번 국도나 자유로를 타고 연천 방면으로 간다. 한탄강을 만나면 먼저 전곡리선사유적지로 간다. 그곳에서 한탄강을 젖줄 삼던 수십만 년 전 인류의 생활상을 짚어보는 것으로 한탄강 여정을 시작한다.
전곡리선사유적지 바로 앞 강변엔 한탄강유원지가 조성돼 있다. 전곡리유적지를 둘러보는 데는 1시간 정도면 넉넉하지만, 그 앞의 한탄강유원지까지 천천히 돌아보려면 총 2~3시간 정도 필요하다.
재인폭포에선 시원한 폭포소리 들으며 탁족을 즐길 수 있다. 30분에서 1시간 정도면 충분하다. 재인폭포 주차장 주변은 군사 훈련지역이라 숙식할 곳이 전혀 없다. 취사나 야영도 할 수 없다.
점심은 재인폭포 오가는 길목의 연천 청산면 궁평리에서 해결한다. 이곳엔 국수·백반류를 차리는 식당이 여럿 있다.
이어 비둘기낭폭포를 보러 간다. 이곳은 최근 알려진 비경이다. 역시 식수원보호구역이라 취사·야영이 불가능하다. 평소 문이 잠겨 있을 때도 있지만 구경만 하고 나오는 것은 가능하다고 한다. 30분 정도면 충분하다. 이 마을엔 예약만 받는 식당 1곳을 비롯해 민박집 2곳, 구멍가게 2곳이 있다.
다음엔 철원의 삼부연폭포를 보러 간다. 신철원 시내 중심부에서 2~3km 거리라 가깝고, 도로 옆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바로 감상할 수 있어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지만 이 삼부연폭포는 한탄강 여정에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명품이다.
오후엔 순담계곡으로 들어가 래프팅을 한다. 여기엔 숙박업을 겸한 래프팅 업체가 아주 많다. 소요 시간은 코스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보통 준비부터 마무리까지 4시간 내외가 걸린다. 숙박지를 특별히 정하지 않았다면 이곳서 묵는 것도 괜찮겠다.
이튿날 고석정을 구경한다. 고석정은 한탄강 본류 최고의 명소답게 방문객이 언제나 많다. 이어 직탕폭포 쪽으로 간다. 만약 한탄강에서 낚시나 천렵을 할 예정이었다면 직탕폭포 부근에서 하는 게 가장 낫다. 하류 쪽은 수질이 그다지 좋지 않고, 중류는 래프팅 고무보트 때문에 방해 받는다. 그나마 상류 지점이라 할 수 있는 이곳의 조건이 양호하다.
물놀이나 낚시를 즐긴 뒤 직탕폭포 바라보며 먹는 매운탕 맛도 좋다. 직탕폭포 바로 옆에 매운탕 전문 식당이 두 곳이다. 배를 불린 다음 철원 노동당사와 도피안사를 구경하며 귀갓길에 오르면 된다.
만약, 첫날 숙박지를 한탄강유원지 주변으로 잡았다면 저녁이나 아침에 한가로운 강변 산책을 즐길 수 있다. 이어 아침 식사 후 곧바로 길을 나서 오전에 재인폭포, 비둘기낭폭포, 삼부연폭포, 고석정, 직탕폭포 등을 서둘러 둘러본 뒤 오후에 래프팅으로 마무리하면 된다.
수도권에선 아침 일찍 길을 나서면 전곡리선사유적지~재인폭포~비둘기낭폭포~삼부연폭포~순담계곡~고석정~직탕폭포 등을 모두 순서대로 둘러볼 수 있다. 이 경우 래프팅, 한탄강유원지 산책, 천렵 등은 포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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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한탄강은 후삼국 시대 삼한 통일을 꿈꾸던 궁예의 한이 서려 있는 강이다. 요즘은 래프팅을 즐기려 찾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2 한탄강에서 으뜸 경관을 자랑하는 고석정 전경. 3 구석기 인류가 집단 생활하는 모습을 표현한 이곳은 어린이들의 단골 촬영 장소다.
북한의 평강 장암산(1,052m)에서 발원해 남한의 철원~포천~연천을 적시고 임진강(臨津江)에 몸을 섞는 한탄강(漢灘江)은 화산 활동으로 생성된 현무암 평원 깊은 땅속을 굽이도는 협곡이다. 평원에서 20~30m 아래로 깊게 패어 들어간 계곡 양쪽으론 깎아지른 듯한 주상절리 기암절벽이 병풍처럼 웅장하게 둘러섰다. 그래서 사람들은 한탄강을 ‘한국의 그랜드캐니언’이라 부르기도 한다.
길이 136km로 굽이쳐 흐르는 한탄강. 그 물굽이마다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진 직탕폭포·고석정·순담계곡 등의 명승지를 빚어놓았다. 지류엔 재인폭포·비둘기낭폭포·삼부연폭포 등 화산지형 특유의 미학을 자랑하는 폭포도 많다. 지형적인 원인 때문에 생김새도 여느 지역의 폭포와는 달리 평지에서 움푹 꺼진 형태가 많다.
역사적 배경으로 보면 한탄강은 1,100여 년 전 삼한 통일을 노리던 궁예의 꿈을 싣고 흐르던 강이다. 철원은 그가 도읍으로 삼았던 지역이다. 지금도 한탄강 주변엔 궁예에 얽힌 전설들이 주저리주저리 열려 있다. 또한 60년 전, 6·25전쟁으로 남북으로 갈린 겨레가 서로 총부리를 겨눌 땐 피가 흥건한 전투의 현장이기도 했다. 이 생채기는 궁예의 전설보다 생생하게 곳곳에 남아 있다.
이보다 훨씬 오래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한탄강은 구석기 인류의 젖줄이었다. 한탄강 하류 연천의 전곡리유적지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구석기 유적이 발견된 곳이다. 멀리 아프리카에서 한반도를 찾은 고대 인류가 한탄강 주변을 주요 터전으로 삼아 자리 잡기 시작했음을 알 수 있다.
이런 지형적·역사적 이야깃거리가 있는 한탄강. 요즘 같은 여름철이 되면 한탄강 여울은 생동감으로 출렁거린다. 용암이 흘렀던 그 자리를 지나는 물줄기에서 한여름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몰려들기 때문이다. 자, 활기 넘치는 한탄강의 여름 속으로 들어가 보자.
전곡리선사유적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구석기 인류의 흔적
서울에서 3번 국도를 따라 북으로 향한다. 의정부~양주~동두천 차례로 지나면 한탄강 물비린내가 점점 진하게 후각을 자극한다. 연천한탄대교(한탄대교가 연천과 철원에 각각 하나씩 있어 이를 구분하기 위해 지역 이름을 붙였다)를 통해 한탄강을 건너기 직전, 전곡리선사유적지란 입간판이 길을 안내한다. 경기 북부 지역의 젖줄인 한탄강은 남한과 북한을 가르는 철조망으로 가로막혀 한민족의 쓰라린 현대사를 일깨워주는 강이지만, 수십만 년 전 구석기시대 인류에겐 삶의 터전을 제공하던 생명의 물줄기였다.
한탄강 유역의 연천 전곡리선사유적지(사적 제268호)는 한국과 동아시아 구석기 문화 연구에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그 과정이 흥미롭다. 1978년 그렉 보웬이란 미군은 우연히 주먹도끼를 발견하게 된다. 고고학을 전공한 그는 예사롭지 않은 물건임을 짐작하고 서울대 고고학과의 고 삼불(三佛) 김원룡(金元龍, 1922~1993) 선생에게 가져갔다. 석기를 살펴본 삼불 선생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곧바로 조사단이 구성됐다. 이후 지금까지 10여 차례 발굴 조사를 한 결과 주먹도끼·사냥돌·주먹찌르개·긁개 등 구석기 유물이 무려 8,500여 점이나 나왔다. 시대에 대해서는 여러 의견이 있으나 아무리 짧게 잡아도 20만~30만 년 전 유적이라는 게 정설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구석기 유적인 것이다.
이곳의 유적은 세계적으로도 큰 이목을 끌었다. 유럽과 아프리카 지방의 아슐리안(Acheulean) 주먹도끼(찍고 자르는 기능을 갖춘 도끼)가 동아시아에서는 처음 발견됐기 때문이다. 이는 1940년대 초 하버드대학의 모비우스 교수가 제시한 ‘동아시아 지역엔 찍개 문화만 존재한다’는 당시까지의 이론을 뒤집은 대단한 발견이었다.
공원처럼 꾸며놓아 산책하기 좋은 선사유적지
전곡리선사유적지는 강변 부드러운 구릉지에 구석기유적관·토층전시관·선사체험마을 등으로 구성돼 있다. 전체적으로 잘 가꿔진 공원처럼 보인다. 푸른 초원이 펼쳐진 산책길 주변엔 선사 인류의 생활상을 담은 조형물들과 관련 동물, 또 쉬어갈 수 있는 벤치를 갖춰 놓아 여유로운 산책도 곁들일 수 있다. 관람하며 산책하는 데 1시간 정도 걸린다.
입구에 들어서서 제일 먼저 만나는 구석기유적관에선 전곡리 유적·유물에 대한 이해와 세계 구석기 문화의 흐름을 간단히 살필 수 있다. 이곳엔 아슐리안형 주먹도끼와 찍개류 등이 전시돼 있는데, 대표 유물은 국립중앙박물관에 있고, 대신 이곳엔 그 모조품을 전시하고 있다. 물론 일부는 여기서 발굴한 진품이다.
구석기유적관에서 우리나라의 구석기 문화에 대해 개략적인 이해를 도운 뒤 자그마한 언덕을 넘어서면 토층전시관과 선사체험마을이 눈길을 끈다. 2006년 개관한 토층전시관은 1981년 조사 당시의 발굴 현장을 복원한 전시시설이다. 이곳엔 발굴 당시의 상황을 보여주는 작업장이 남아 있고, 그 둘레로는 조사 당시의 작업사진·출토유물·연구기록물 등이 전시돼 있다. 전시관 옆에 조성된 선사체험마을엔 4개의 체험동이 있어 석기나 토기를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다. 아이들에게 인기 있다.
한편 연천군은 내년 건립 예정인 전곡선사박물관을 세계적인 규모의 구석기 박물관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이곳엔 1978년부터 2001년까지 11회에 걸쳐 발굴된 아슐리안형 주먹도끼 등 구석기 유물 4,000여 점과 선사유적지 관련 자료 등이 전시된다. 또한 한반도의 구석기 문화와 세계 구석기 문화를 종합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시설도 마련할 예정이다. 이 박물관이 완공되면 구석기 인류가 멀리 아프리카를 떠나 한반도의 연천 전곡리에 도착하기까지의 기나긴 여정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선사유적지는 입장·주차 모두 무료다. 입장시간은 09:00~18:00이며, 매주 월요일 휴관한다. 이곳엔 무료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문화유산해설사도 배치돼 있으니 꼭 이용해 보자. 신청 시간은 09:00~17:00. 전곡리선사유적지 관리사업소 031-839-2201~2, www.seonsa.go.kr
숙식>> 전곡리선사유적지 바로 아래 강변엔 한탄강유원지가 조성돼 있다. 이곳 숙박단지의 오토캠프장·카라반사이트·캐빈하우스 등에서 숙박이 가능하다. 숙박 신청은 홈페이지(www.hantan.co.kr)를 통해 하면 된다. 전곡읍 중심가엔 한탄강모텔(031-832-7330), 인강파크(031-832-7717), 휘닉스파크(031-832-6865), 한탄강호텔(031-832-8091), 오아시스(031-832-5046), 희선장여관(031-832-2140), 신라여관(031-832-2322), 산유화여관(031-832-5225), 롯데장여관(031-835-0777) 등의 모텔형 숙박시설이 있다.
한탄강유원지
공연장, 물놀이장, 산책로, 숙박단지 등 다양한 시설 갖춰
전곡리선사유적지 주차장에서 도로만 건너면 한탄강관광지다. 상류 지역을 적시고 흐르는 철원 한탄강에 비하면 그다지 잘 알려지지 않았던 하류의 연천 한탄강. 그렇지만 최근 전곡리 한탄강관광지에 다양한 시설들이 들어서면서 연천 한탄강도 새로운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이곳의 시설들을 살펴보면, 전곡리선사유적지와 가까운 하류지역부터 어린이교통랜드·어린이캐릭터랜드·수영장·야외공연장·축구장이 차례로 있다. 그 상류 쪽은 오토캠핑장·카라반사이트·캐빈하우스 등의 시설이 갖춰진 숙박 단지다.
한탄강유원지의 강변길은 평범한 편이지만, 한탄강에 조성된 이런 시설물들을 둘러보며 강변을 산책하는 맛은 그럭저럭 괜찮다. 유원지답게 강가엔 오리배를 타는 곳도 몇 군데 있다. 그렇지만 강변길엔 여름 뙤약볕을 피할 수 있는 나무가 많지 않다. 따라서 한낮에 강변을 산책한다면 반드시 챙이 넓은 모자나 양산 등을 준비하는 게 좋다. 이곳에서 묵을 예정이라면 저녁이나 이른 아침에 강변 산책을 나서는 게 좋다. 뜨거운 태양을 피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 시간의 강변 산책은 낭만적이거나 차분한 분위기에 젖어들 수도 있다. 야간엔 조명 시설이 화려하지만, 유원지의 여름밤은 폭죽놀이 등으로 아무래도 조금 어수선하다.
전곡리선사유적지를 먼저 들렀다면 하류부터 상류 쪽으로 전곡리선사유적지~어린이교통랜드~공룡공원~물놀이장~오토캠프장까지 갔다 돌아올 수 있다. 한탄강유원지는 강변의 완만한 평지를 따라 시설들이 들어서 있고 가족이 함께하기 좋다. 물놀이장(입장료 1만2,000원)을 제외하고는 별도의 입장료가 없어 여유롭게 돌아볼 수 있다는 점도 장점. 주차장 역시 무료다.
어린이교통랜드 입구로 들어서면 어린이캐릭터랜드가 먼저 반긴다. 각종 공룡 모형을 큼직하게 만들어 놓은 아담한 공원이다. 분수대에선 물이 시원하게 뿜어져 나오고 그늘도 있어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단위 나들이객에게 인기 있다.
그 안쪽의 어린이교통랜드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교통안전 체험학습을 진행하는 장소다. 건널목 건너는 방법, 버스 타는 방법, 자전거 타는 방법, 안전벨트의 중요성 등 교통안전에 관련된 여러 체험교육과 동영상 교육을 실시한다. 실외 교육장에선 직접 페달 자동차에 시승할 수 있어 아이들이 흥미롭게 교육을 받기에 손색이 없다.
어린이 교통안전 교육이 의무화되면서 요즘 각 지방마다 어린이교통랜드를 만들고 있는데, 이곳 한탄강교통랜드는 가장 최근에 지어진 것으로서 서울 등지에서도 교육을 받으러 올 정도로 시설이 좋다. 한탄강 어린이교통랜드는 10인 이상이 신청하면 교육을 받을 수 있다. 대상은 유치원생과 초등학교 저학년까지며, 교육시간은 90분, 이용료는 무료. 교통안전교육이 진행되는 날엔 일반인들은 관람 불가. 하지만 교육이 없는 토요일엔 무료로 일반에게도 개방하고 있다. 공휴일과 일요일은 휴무. 문의 031-839-2905 www.hantanctl.or.kr
한탄강관광지의 하이라이트는 수영장. 지난해 처음으로 문을 연 이곳엔 대형 풀 2개, 중형 풀 1개, 소형 풀 2개가 조성돼 있다. 그리고 크고 작은 물미끄럼틀 등 가족 단위로 남녀노소가 모두 즐길 수 있는 시설들이 잘 갖춰져 있다. 위험 요소가 많은 한탄강에서 물놀이를 못하는 아쉬움을 여기서 달랠 수 있는 것이다.
수영장 안엔 매점과 분식점, 카페, 식당, 물놀이 용품점, 샤워실, 물품 보관소, 탈의실 등의 편의시설이 있다. 이용시간은 10:00~18:00. 이용요금은 대인과 소인 모두 1만2,000원. 오토캠핑장 이용고객은 1만원. 문의 031-832-0982 www.mulnori.kr
선사유적지보다 한탄강유원지를 먼저 들렀다면 연천한탄대교 아래의 한탄강유원지 메인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강변을 따라 유원지를 걸으며 전곡리선사유적지까지 1.5km 정도를 다녀올 수도 있다. 이 경우 선사유적지 관람시간(1시간)까지 합쳐 2~3시간 정도 걸린다. 한탄강유원지에 큰 흥미가 없다면 아스팔트 포장된 유원지 윗길로 빠져나가면 된다.
숙식>> 한탄강유원지엔 오토캠핑장·카라반·캐빈하우스가 설치된 숙박 단지가 조성돼 있다. 오토캠핑장 이용요금은 비수기 평일 1만원, 비수기 주말·성수기 2만원. 카라반(캠핑트레일러)은 3~4인용 비수기 평일 4만원, 비수기 주말 6만원, 성수기 8만원, 5~6인용 6만원/8만원/10만원. 캐빈하우스는 8만원/12만원/15만원. 숙박 신청은 한탄강유원지 홈페이지(www.hantan.co.kr)를 통해 할 수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오토캠핑장을 제외한 대부분의 숙박시설은 8월 말까지 예약이 거의 완료된 상태다. 문의 031-833-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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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어린이들이 선사시대의 생활에 대해 공부할 수 있는 선사체험마을. 2 전곡리선사유적지에서 발굴한 주먹도끼. 전곡리선사유적지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구석기 유적지다. 3 전곡리선사유적지엔 구석기 인류의 생활상을 담은 조형물이 곳곳에 세워져 있다. 4 한탄강유원지 전경. 평범한 강변이지만 연천지역 한탄강을 즐길 수 있는 여러 시설들이 들어서 있다.
연천 재인폭포
줄 타던 재인이 떨어져 죽었다는 전설 전하는 폭포
재인폭포는 군부대 훈련장 안에 있다. 상류에 오염 물질이 발생할 곳이 없을 뿐만 아니라 폭포 주변의 잡상인 천막촌을 정비하고 폭포 주차장까지의 진입로를 포장해 깔끔하다.
주차장에서 매표소를 겸하는 간이 관리사무소를 지나 가파른 계단을 3분쯤 내려선 뒤 계류를 5분쯤 거슬러 오르면 재인폭포가 보인다. 재인폭포는 다른 지방의 폭포와는 달리 평지가 움푹 내려앉아 큰 협곡이 생기면서 생긴 폭포다. 높이는 약 18m, 너비는 약 30m. 폭포를 에워싼 벼랑엔 주상절리 흔적이 아주 선명하다. 옥빛 소도 아름답다. 폭포 위쪽엔 용이 하늘로 올라갔다는 용소(龍沼)가 있으나 군사지역이라 일반인에게 공개되지 않는다고 한다.
폭포수 아래에서도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폭포 하류 쪽은 부드러운 계곡을 이루고 있어 한여름엔 이곳에서 더위를 식히기도 한다. 개구쟁이들은 팬티 차림으로 물장구치지만 수심이 깊지 않은 편이라 어른들은 탁족으로 만족한다. 계류 주변으론 돗자리를 깔고 쉴 수 있는 공간도 있다.
재인폭포에 전해오는 전설 두 가지
재인폭포란 이름의 유래에 관해선 두 가지 전설이 전해 온다. 널리 알려진 이야기는 여성의 정절에 관한 이야기다. 옛날 연천 고을에 줄타기를 잘해 ‘재인(才人)’이라 불리던 사람이 있었다. 그의 부인은 인근에서 내로라하는 미인이었다. 연천 현감은 그녀에게 흑심을 품었다. 이리저리 궁리하던 현감은 재인에게 이 폭포에서 줄타기를 하도록 명령했다. 그리고 수하를 시켜 도중에 줄이 끊어지도록 했고, 재인은 폭포에 떨어져 숨을 거뒀다. 재인의 아내는 남편의 복수를 위해 기회를 엿보았다. 며칠 뒤 현감에게서 전갈이 왔다. 자기의 수청을 들라는 것이었다. 부인은 현감의 시중을 드는 척 하다가 코를 물어뜯어 버렸다. 그리고 이 폭포로 도망쳐 자결했다. 그 후로 사람들은 이 폭포를 재인폭포라 불렀다. 마을 이름도 ‘코문리’였는데 나중에 음이 변해 지금의 고문리가 됐다고 전한다.
또 다른 이야기 하나. 이건 탐욕스런 재인 이야기다. 역시 옛날에 한 재인이 있었다. 어느 날 예쁜 부인을 둔 마을 사람과 이 폭포 아래에서 즐겁게 놀던 중이었다. 자기 재주를 믿고 흑심을 품은 재인은 큰 소리를 쳤다. “이봐, 난 이 절벽 양쪽에 외줄을 걸고 지나갈 수 있어!” 마을 사람은 재인이 아무리 뛰어난 재주를 가졌다 해도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결국 그는 재인의 속임수에 넘어가 자기 아내를 걸고 내기를 하게 됐다.
재인은 벼랑 사이에 놓여 있는 외줄을 타기 시작했는데, 춤과 기교를 부리며 마치 평지를 걸어가듯 했다. 이에 다급해진 마을 사람은 재인이 반쯤 지났을 때 줄을 끊어 버렸고, 재인은 수십 길 아래로 떨어져 죽었다. 이 일로 이 폭포를 재인폭포라 부르게 됐다고 한다. 두 전설에서 보듯 어쩌면 여기서 아슬아슬한 줄타기가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만큼 양쪽 벼랑은 높다.
현재 재인폭포 들머리 마을인 고문리는 한탄강댐 공사로 어수선하다. 이곳에 건설되는 한탄강댐은 홍수조절용댐이다. 한탄강댐이 건설될 경우 절경을 자랑하는 재인폭포의 경관이 대부분 상실된다. 한탄강댐이 만수위가 되면 높이 25m의 폭포 가운데 하단 16m가 물속에 잠기게 되는 것이다. 그렇지만 연천군 관계자는 “한탄강댐은 순수 홍수조절용댐이라 평소에는 전혀 담수하지 않고 자연하천 상태를 유지하다가 홍수기에만 담수하는 방식으로 운용되기 때문에 장마철을 제외하곤 재인폭포를 볼 수 있다”고 설명한다.
재인폭포는 5~9월엔 항상 개방(09:00~18:00)하고, 10~4월엔 토요일(12:00~18:00)과 일요일(09:00~18:00)에만 개방한다. 지난해까지 입장료가 1,000원이었으나 올해부턴 받지 않는다. 주차도 무료. 연천군 시설관리공단 031-839-2901~2
숙식>> 재인폭포는 군사지역이라 야영·취사 등이 불가하다. 재인폭포 입구의 고문리에 불탄소가든(031-834-2770) 등 민박집이 두엇 있다. 궁평삼거리에서 재인폭포 쪽으로 300m 정도 들어가면 오른쪽으로 리버사이드모텔(031-835-6463)이 보인다.
궁평리의 망향비빔국수(031-835-3575)는 건면을 장작불로 삶아 졸깃졸깃한 맛으로 유명한 집이다. 반찬은 백김치 하나만 나오는데 맛이 좋다. 또다른 비법은 양념에 있다. 가격은 양에 따라 1인분에 4,000원, 5,000원, 6,000원으로 차이가 있다. 궁평삼거리에 전원가든참숯생고기(031-832-4964)에서 가정식 백반을 차린다. 또 순두부 요리를 맛볼 수 있는 식당도 있다.
포천 비둘기낭폭포
멧비둘기 둥지 틀던 낭떠러지 경관 빼어난 비경지
이젠 또 다른 폭포를 보러 갈 차례다. 비둘기낭폭포. 웬만한 관광 안내 책자에도 없고, 물론 이정표도 없는 비밀스런 곳이라 찾아가기가 조금 까다롭다.
재인폭포를 벗어나 궁평삼거리에서 좌회전해 37번 국도를 타고 포천 일동 방면으로 달린다. 도중에 영평천 물줄기가 도로를 따라 이어지지만 수질은 나쁘니 기대할 필요 없이 그냥 내달린다.
창수면 오가리 삼거리에서 87번 국도를 타고 좌회전해 2km 정도 가면 오른쪽으로 대회산리로 가는 이정표를 만난다. 여기서 우회전해 5km 정도 들어가면 비둘기낭마을 삼거리인데, 중간중간 짧지만 거친 비포장길이 있어 경험 적은 승용차 운전자는 조금 까다로울 수도 있다.
비둘기낭마을 삼거리에서 좌회전해 마을길로 1km 들어가면 마을의 버스 종점. 갈림길에서 왼쪽의 ‘비둘기낭마을 1길’이라 쓰인 이정표를 따라 300m 정도 들어가면 냇가에 걸린 자그마한 콘크리트 다리가 보인다. 이 다리를 건너기 전, 오른쪽 농로로 200m 정도 들어가면 상수원보호구역이라는 팻말이 있는 공터가 나온다. 이곳에 승용차 3~4대 주차할 만한 공간이 있다.
아까부터 왼쪽으로 따르던 작은 개울은 이곳에 이르러 갑자기 울창한 숲 사이로 사라져 버린다. 여기서 그 숲을 뚫고 왼쪽의 가파른 길을 따라 3분 정도 내려가면 별천지가 펼쳐진다. 바닥이 푹 꺼진 곳에서 주상절리가 절벽을 이룬 협곡이 신비한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다. 폭포 오른쪽으론 거대한 주상절리 동굴도 형성돼 있다. 폭포 아래 못은 옥빛이고, 돌단풍에 이끼 낀 검은 현무암 협곡 사이로는 맑은 물이 흐른다.
불무산(669m) 서쪽 계곡에서 흘러온 작은 개울이 거대한 낭떠러지를 만들고 다시 좁은 주상절리 협곡을 지나 한탄강에 몸을 섞는다. 인적이 많지 않은데다가 깊고 컴컴해 혼자 있으면 으스스한 기분이 든다. 마을 사람들과 군인들이 숨겨진 휴양지로 사용했다는 이곳은 아직도 비밀의 계곡이다.
깊은 산도 아닌 평범한 농촌에 이런 경관이 숨어 있다는 게 놀랍기만 하다. 30만 년 넘는 오랜 세월 동안 폭포를 이루어 흘러내린 결과다. 멧비둘기가 집을 짓고 살던 낭떠러지라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는 비둘기낭폭포. 생김새도 비둘기 둥지처럼 둥그렇다.
예상치도 못한 장소에서 갑작스럽게 만나는 이 풍광은 감동이다. 모험 영화나 판타지 영화 등에서 배경으로 쓰여도 전혀 손색없는 경관. 높이 15m, 너비 20m 정도로 재인폭포보다 규모와 수량은 딸려도 미모만큼은 결코 뒤지지 않는다. 최근 이곳은 드라마 촬영 장소로도 쓰였다. ‘신돈’, ‘선덕여왕’, ‘추노’를 여기서 촬영했다. ‘신돈’에선 주인공 신돈이 피나는 수련을 했고, ‘선덕여왕’에선 천명공주가 독화살을 맞고 죽었다. ‘추노’에선 태하가 부상당한 혜원과 도망치다 여기서 그녀를 치료했다.
“비둘기낭폭포는 작은 개울 아래 형성돼 있기 때문에 보통 때는 수량이 아주 적어요. 그러나 비가 내린 뒤엔 황홀할 정도로 웅장하지요.” 홍순식(47) 비둘기낭 정보화마을 위원장의 설명이다. 그렇지만 아쉽게도 비둘기낭폭포 내려가는 길은 평소엔 문을 잠가 놓는다. 홍 위원장은 “이곳은 상수원보호구역이기 때문에 함부로 출입할 수 없다”며 안전을 위해서도 막고 있다고 한다. 다만 취사나 야영이 아니라 구경하고 사진 찍는 정도라면 출입할 수 있다고 일러준다. 또 올 9월쯤 되면 이곳이 상수원보호구역에서 해제되기 때문에 큰 비가 온 뒤가 아니라면 언제든지 출입이 가능할 것이라고 귀띔한다.
비둘기낭마을은 전형적인 농촌이다. 지난해 행정안전부에서 정보화마을로 선정했다. 전통장 담그기를 비롯해 고추·오이·옥수수·감자 등 농산물 수확, 비둘기낭 물놀이 체험, 은장산 트레킹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인터넷으로 신청 가능하다. 문의 031-536-9668, 010-2063-9339, 017-269-6483. http://dovenang.invil.org
교통>> 연천 전곡읍→37번 국도(포천 일동 방면 13km)→오가 삼거리(좌회전)→87번 국도(철원 방면 약 2km)→대회산리 이정표(우회전 약 5km, 중간중간 승용차 이용이 조금 까다로운 비포장도로 나타남)→비둘기낭마을 삼거리(좌회전 1km)→버스 종점(비둘기낭마을 1길, 500m)→비둘기낭폭포 / 포장도로를 이용하려면 오가 삼거리(직진)→37번 국도→신장 삼거리(좌회전)→43번 국도(철원 방면)→운천 제2교차로(좌회전)→대회산리. 내비게이션으로 비둘기낭마을까지 찾아가려면 목적지를 ‘경기도 포천시 영북면 대회산리’로 하거나 ‘대회산리마을회관’으로 하면 된다.
숙식>> 마을에 비둘기낭민박(031-535-7740), 대회산리민박(031-536-9668) 이렇게 두 곳의 민박집이 있다. 식당은 비둘기낭가든(031-535-7740, 017-243-7440) 하나뿐이다. 토종닭으로 요리한 닭도리탕·백숙을 비롯해 매운탕·된장찌개 등을 차리는데 전화로 미리 예약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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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어린이캐릭터랜드는 각종 공룡 모형을 큼직하게 만들어 놓은 아담한 공원이다. 2 한탄강유원지 하류 쪽엔 오토캠핑장·카라반·캐빈하우스 등이 설치된 숙박 단지가 조성돼 있다. 3 한탄강유원지에선 여느 수상 유원지처럼 오리배를 타고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4 어린이를 대상으로 교통안전 체험학습을 진행하는 어린이교통랜드.
철원 삼부연폭포
높은 절벽에서 세 번 꺾여 흐르는 폭포수 장관
한북정맥의 ‘명성지맥’에 솟은 명성산(鳴聲山, 923m)은 그 옛날 궁예가 왕건에게 쫓겨 와 크게 울었다는 ‘울음산’이다. 명성산 북쪽 계곡에 있는 삼부연폭포는 높이 20m에 이르는 명품이다. 폭포수 떨어지는 곳이 세 군데 있는데 그 모양이 가마솥 같다 하여 삼부연(三釜淵)이라 부른다.
전설에 따르면 궁예가 철원을 도읍으로 삼을 때 이무기 4마리가 도를 닦고 살다가 그 중 3마리가 용으로 승천하면서 3개의 바위구멍을 만들었고, 이 3개의 바위구멍에 물이 고이면서 노귀탕·솥탕·가마탕이 되었다고 한다. 이 전설로 안쪽 마을 이름을 용화동이라고 부른다. 또 주민들은 임꺽정이 이곳에서 무예를 닦았다고도 한다.
철원팔경에 속하는 이 폭포는 조선시대엔 함경도나 금강산 오가던 시인묵객들이 자주 들렀던 명승지로 이름 높았다. 특히 17세기에 금강산 유람이 유행하자 많은 이들이 삼부연을 찾았다. 조선 중기의 학자인 미수(眉?) 허목(許穆, 1595~1682)은 삼부연의 생김새와 명칭 유래에 관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삼부락(三釜落)은 철원 관아에서 남쪽으로 30리 용화산 아래에 있다. (…) 바위 봉우리가 우뚝 절벽을 마주하고 있고, 바위는 깎아놓은 듯한데 그 위해 세 바위가 솥처럼 우묵하여 개울물이 그곳에 모인다. (…) 물이 세 번 넘쳐 3단의 폭포가 되어 흰 물길이 열 길 높이에서 바위 아래 못으로 떨어진다. (…) 영북의 사투리로 폭포를 낙(落)이라 하므로 삼부락이라 한다. (…)’ <허목의 ‘삼부락에서 노닌 서문’ 중에서>
정묘호란 당시 대표적인 척화파였던 김상헌(金尙憲, 1570~1652)은 1631년 오언율시를 남겼는데, 이 시로 인해 세인에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고 한다. 다가갈 수 없는 이상향에 대한 안타까움이 이 시에 잘 드러나 있는 것이다.
‘말 듣건대 신령스런 용추 주변에(聞道靈湫上) / 세상 피한 마을 깊이 숨어 있다네(深藏避世村) / 평생토록 농사짓고 샘물 마시며(生涯自耕鑿) / 동부 깊어 별도 천지 이루었다네(洞府別乾坤) / 황기 신선 높은 풍모 아득히 머나(黃綺高風遠) / 주진촌의 예전 풍속 남아 있다네(朱陳舊俗存) / 집 한 채를 내주어서 날 살게 하면(一廛容我住) / 무릉도원 물을 필요 뭐가 있으랴(何必問桃源)’ <‘청음집’ 제4권>
이후 삼부연폭포는 이상향이나 무릉도원의 상징으로 확고한 자리를 잡게 됐다. 이이 이후의 대학자로 이름을 떨쳤던 김창흡(金昌翕, 1653~1722)은 1679년 아예 용화동에 은거한다. 그가 자신의 호를 삼연(三淵)이라 한 것도 삼부연 경치에 감명을 받았기 때문이다. 김창흡은 이곳서 거친 옷에 짚신을 신고 산골 나무꾼들과 어울려 살았다고 한다.
김창흡의 제자요 우리나라 진경산수의 선구자인 겸재(謙齋) 정선(鄭敾, 1676~1759). 어찌 스승이 계시던 이곳의 절경을 화폭에 담지 않았으랴. 겸재도 금강산 가던 길에 이 폭포에 들러 그림을 그렸다. 서울 간송미술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삼부연도’가 그것이다. 겸재는 폭포를 그릴 때면 폭포 위쪽을 세 굽이 돌려서 표현했는데, 이는 이 삼부연폭포에서 유래한 기법이라고도 한다.
조선 후기엔 추사(秋史) 김정희(金正喜, 1786~1856)도 이곳을 지나면서 ‘삼부연(三釜淵)’이란 시를 남겼다.
‘높고 낮은 산 속에 발괴고 앉아(趺坐亂山裏) / 한가로이 폭포를 구경하누나(閒看瀑布流) / 세 웅덩이 나무 끝을 연이어 있고(三窪連木末) / 두 벼랑 구름 위에 솟아났구려(雙壁起雲頭) / 들이고 뱉는 것은 용의 기운뿐(吐納惟龍氣) / 심상한 곳도 문득 비 시름일레(尋常便雨愁) / 삼연 늙은이 정말 탁월도 하니(淵翁眞卓絶) / 이와 같은 유거를 선뜻 구했네(能辦此居幽)’ <‘완당전집’ 제9권>
‘삼연 늙은이’는 먼저 이곳에 은거했던 김창흡을 말한다. 이렇듯 삼부연폭포는 17세기 이후 수많은 시인묵객들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다녀가며 기록을 남겼다. 그 기록엔 절경에 대한 감탄과 이상향에 대한 동경이 담겨 있었다. 근래에 만약 오룡굴이 뚫리지 않았다면 그 너머의 용호동 가는 길은 정말 멀고도 멀었을 것이다.
삼부연폭포 감상은 길에 주차를 하고 그 자리에서 감상한다. 수십 년 전엔 폭포 아래에 포장마차와 상점까지 있었다고 하지만 정화작업 후엔 폭포 아래로는 접근할 수 없다. 아래에서 바라보면 삼부연폭포의 웅장함이 더욱 가깝게 느낄 수 있을 텐데 말이다. ‘삼부연도’를 보면 겸재 정선은 경치를 위에서 내려다보는 부감법으로 삼부연폭포를 화폭에 압축해 넣었는데, 다행히 지금의 도로에서 내려다보는 구도와 흡사하니 이것으로 위안을 삼을 수밖에.
숙식>> 삼부연폭포 주변은 상수원보호지역으로 지정되어 있기 때문에 숙식할 만한 시설이 전혀 없다. 갈말읍 신철원에 삼부연모텔(033-452-5887), X파크(033-452-5487), 청송파크(033-452-7727), 대원장여관(033-452-2525), 한양장여관(033-452-5067). 삼부연 들어가는 길목에 식당이 두엇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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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줄타기를 잘하는 재인이 떨어져 죽었다는 전설이 전하는 연천 재인폭포. 2 재인폭포는 상류에 오염원이 전혀 없어 이렇듯 옥빛 물결을 자랑한다. 3 비둘기낭은 비둘기가 둥지를 틀었던 낭떠러지란 뜻이다. 둥근 생김새가 비둘기 둥지를 닮기도 했다. 4 포천 비둘기낭폭포는 아직까지 알려지지 않은 비경지다. 얼마 전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추노’를 여기서 찍으면서 조금씩 알려지고 있다. 5 비둘기낭마을의 버스 종점. 정면으로 보이는 절골상회 뒤편엔 비둘기낭폭포로 접근하는 농로가 있다. 6 철원의 대표적 명소인 삼부연폭포. 폭포수가 3단으로 꺾이며 가마솥 같은 소를 만들었다 해서 삼부연이란 이름을 얻었다.
래프팅
주상절리 병풍 이룬 협곡 지나는 맛 일품
삼부연폭포를 봤다면 서둘러 순담계곡으로 가자. 한탄강은 화산활동에 의해 생성된 거대한 현무암 협곡이다. 지표로부터 20~30m 아래로 패어 들어간 협곡에선 미국의 그랜드캐니언을 엿보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내린천엔 맑은 급류, 동강엔 석회암 뼝대(벼랑)가 있다면 한탄강엔 주상절리 병풍 두른 현무암 협곡이 있다. 현무암 협곡에서 여름 추억을 건지기엔 역시 래프팅이 최고다.
한탄강은 우리나라 래프팅의 산실로서 1980년대 초부터 래프팅이 이루어졌다. 초기 코스는 평소엔 물흐름이 적당해 초보자도 그다지 위험하지 않게 래프팅을 즐길 수 있다. 그러나 이후 많은 코스가 개발되면서 어려운 구간도 제법 많아졌다. 또 워낙 협곡이라 수량이 조금만 불어나도 중급을 훌쩍 넘는 위력을 보이기도 한다.
여러 코스 중에서 고석정을 지나는 승일교~순담계곡 코스가 가장 좋다. 특히 고석정부터 순담계곡까지는 그야말로 주상절리가 병풍처럼 둘러친 직벽의 협곡이라 땅 속으로 푹 꺼져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소리치면 곧 메아리가 울리고, 현무암 협곡답게 까만 벼랑에서 곧바로 쏟아지는 수많은 폭포들이 빚은 풍광은 이국적이다. 무엇보다 백성들을 돕던 의적 임꺽정의 은거지였다는 전설로 유명한 고석정을 고무보트를 타고 가면서 감상하는 맛이 일품이다. 순담계곡도 기묘한 바위와 깎아 세운 듯한 벼랑이 협곡을 이루면서 물줄기를 에워싸고 있어 제법 아름답다. 일제강점기 항일운동 거사를 논의하던 곳이다.
이 코스에서 위험한 구간은 두 군데다. 철원한탄대교 아래엔 첫 번째 급류가 있다. 얼마 전까지 래프팅이 금지된 구간이기도 하다. 이곳에선 보트가 잘 전복된다. 급류의 충격을 이기지 못한 몇몇 사람들이 보트에서 튕겨져 나와 급류에 휩쓸리기도 한다. 위험한 구간이다. 그래서 가이드들만 고무보트를 타고 가기도 한다.
또 대교천이 한탄강으로 합수하는 구간도 난코스다. 여기에서도 고무보트가 자주 전복되고 사고가 잦다. 보통 고무보트만 따로 떠내려 보내고 사람들은 강변을 따라 걸어 내려가는 경우가 많다. 그렇지만 경험 있는 사람들이 여럿이라면 직접 돌파를 시도하기도 한다.
한탄강 래프팅>>
한탄강 래프팅 코스는 직탕폭포에서 군탄교에 이르는 17km의 구간 곳곳에 급류가 잘 배합되어 있다. A코스(직탕폭포~승일교 6km) 3시간 소요, B코스(승일교~순담계곡 5.5km) 2시간 30분 소요, C코스(순담계곡~군탄교 5.5km) 2시간 30분 소요, AB코스(직탕폭포~순담계곡 11km)는 4시간 소요, BC코스(승일교~군탄교 약 11Km) 4시간 소요, 한탄강 상류 전체를 감상할 수 있는 ABC코스(직탕폭포~군탄교 17Km) 약 6시간 소요.
이 중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코스는 순담계곡에서 군탄교에 이르는 C코스로 래프팅 초기에 애용하던 코스다. 하지만 최근엔 한탄강 절경의 백미인 고석정을 지나는 B코스가 인기다. 한탄강 협곡지대의 핵심절경인 고석정을 지나는 이 코스는 빼어난 풍광과 짜릿한 급류가 어우러져 래프팅 내내 수려한 풍경을 가슴에 품을 수 있다.
군탄리에 한탄강래프팅캠프(033-455-0454), 한탄강래프팅클럽(033-455-5441), 래프팅코리아(010-9346-9004), 래프팅한탄강(033-455-4233), 순담레저(011-259-3034), 금강레포츠GG래프팅(033-452-9999), 강산레포츠(033-452-1577), 레포츠코리아(011-377-0733) 등 수십 군데의 래프팅 업체가 있다. 체험비는 A·B·C코스 각 2만5,000원, AB·BC코스 각 3만5,000원, ABC코스 5만원.
숙식>> 래프팅 출발지인 순담계곡이 있는 군탄리에 한탄강민박(033-452-2006), 1캠프(033-452-7578), 2캠프(033-452-1711), 순담민박(033-452-5353) 등이 있다. 래프팅 업체는 대부분 숙식도 가능하다. 대가(033-452-4375)는 영양탕·추어탕, 진미옥(033-452-7315)은 우거지해장국·설렁탕을 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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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삼부연폭포 바로 옆쪽에 있는 오룡굴은 1970년대 인근 장병들이 뚫은 인공 터널이다. 이 석굴이 아니면 산 너머 용화동 넘나들기가 어렵다. 2 한탄강 래프팅의 장점은 주상절리가 병풍을 이룬 웅장한 협곡 사이를 지난다는 것이다. 3 순담계곡은 한탄강 래프팅의 베이스캠프라 할 수 있다. 도착하는 사람들과 출발 준비를 하는 사람들이 강변에 모여 있다. 4 한탄강에서 아름다운 구간으로 꼽히는 순담계곡. 울퉁불퉁 제법 거친 강변을 고무보트들이 지나고 있다. 5 한탄강에서 가장 아름다운 명소로 꼽히는 고석정 전경. 6 고석정 입구에 조성돼 있는 임꺽정 조형물. 임꺽정은 고석정에 숨어 지내며 관군이 추적할 때마다 한탄강 꺽지로 변신해 피신했다고 한다. 7 고석정 정자에서 바라본 풍광. 이곳은 신라시대부터 명소로 이름을 날렸다.
고석정
신라 때부터 이름 날린 한탄강 최고의 명소
신철원에서 43번 국도를 타고 김화 방면으로 달리다 463번 지방도로 바꿔 타고 한탄강을 건너다보면 튼튼한 철제 다리 하나와 낡은 콘크리트 다리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철원한탄대교와 승일교다. 승일교는 소련식 유럽공법의 철근콘크리트라멘조 아치교다. 북한이 ‘한탄교’는 이름으로 공사를 시작했는데, 전쟁이 터진 뒤 남한이 나머지 부분을 완공해 이승만의 ‘승’자와 김일성의 ‘일’자를 합해 승일교라 했다는 이야기가 전해 온다.
한탄강 최고 명소인 고석정은 승일교에서 1km 정도 떨어진 하류에 있다. 승용차로 3분도 채 안 걸린다. 고석정 주차장 옆에 있는 철의삼각전적관을 둘러본 뒤 현무암을 다듬어 만든 계단을 밟고 50m 정도 내려가면 고석정이 모습을 드러낸다.
화산활동에 의해 생성된 현무암 평원을 적시고 흐르는 협곡인 한탄강엔 명성에 어울리는 절경지가 많다. 그중 고석정(孤石亭)이 으뜸이다. 강가에 우뚝 솟아 있는 바위는 고석암(孤石岩). 주상절리가 강물의 침식작용으로 형성된 바윗덩이다. 신증동국여지승람 기록에 따르면 신라 진평왕(재위 579~632)이 정자를 짓고 주변의 풍치를 즐겼고, 고려 충숙왕(재위 1294~1339)도 여기에 머물렀다고 전한다. 정자는 6·25전쟁 때 불타 없어졌다고 한다. 현재의 2층 콘크리트 정자는 1971년에 새로 지은 것이다.
조선 명종 때는 임꺽정이 고석정을 은신처로 삼아 활동하기도 했다는 전설도 전한다. 그는 고석정 건너편에 석성을 높이 쌓고 은거하면서 무예를 닦았다. 그리고 함경도에서 한양으로 올라가는 조공을 탈취해 서민에게 나눠주었다. 조정에서는 그를 생포하려고 여러 수단을 다 썼지만, 그때마다 꺽지로 변신해 한탄강 깊은 물속으로 도망했다 하여 훗날 사람들은 그의 이름을 임거정에서 임꺽정으로 부르게 됐다고 전해지고 있다.
고석정 입장료는 없다. 주차료 2,000원. 전화 033-450-5558, 철원군청 관광문화과 033-450-5365
숙식>> 고석정 조망이 좋은 철원온천호텔(033-455-1234)은 국내 유일의 화산온천. 80개의 객실을 보유하고 있다. 고석정이 보이는 노천탕이 인기가 많다. 고석정 입구의 임꺽정식당(033-455-8779), 승일회관(033-455-8787), 꺽정가든(033-455-3128) 등은 매운탕·산채비빔밥·우렁무침 등을 차린다.
고석정펜션(033-455-1137), 달빛강가(033-456-1235, 010-5645-9696), 그린밸리펜션(033-455-1052), 너나들이(033-455-7681), 노스텔지아(033-455-1497) 등의 펜션형 숙소가 있다. 승일교 근처엔 디퍼펜션(033-455-7273) 등이 있다
직탕폭포
강물이 통째로 흘러내리는 ‘한국의 나이아가라’
고석정에서 한탄강 물줄기를 따라 5~6km쯤 상류에 있는 직탕폭포도 한탄강의 대표적인 명소. 폭 80m, 높이 2~3m에 이르는 일(一)자형 기암으로 이루어진 폭포다. 한탄강의 양안에 보(洑)처럼 일직선으로 가로놓인 거대한 암반에서 물이 수직으로 쏟아진다. 직탄(直灘)폭포라고도 한다. 즉 강물 전체가 하나의 폭포로 떨어지는 특이한 지형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한국의 나이아가라’라고 한다.
사람들은 여름이 되면 폭포수 아래에서 낚싯대 드리우고 팔팔 살아 숨 쉬는 물고기를 낚고, 폭포수 위쪽에선 다슬기를 잡는다. 여기저기 물놀이하며 천렵을 즐기는 사람들도 꽤 많다. 아마 한탄강 주변에서 천렵을 즐기기 가장 안전하고 좋은 곳에 속할 것이다. 한탄강 하류 쪽은 수질이 그다지 좋지 않고, 중류는 래프팅 고무보트 때문에 방해받는다. 그나마 상류 지점이라 할 수 있는 이곳의 조건이 양호하다.
철원의 별미는 청청지역에서 자란 한우, 부대찌개 등 여럿이 있으나 민물고기 매운탕 맛을 한번 보는 것도 괜찮다. 한탄강에는 피라미·꺽지·마자·메기·빠가사리 등 30여 종의 물고기가 서식하고 있는데, 청정지역이라 오염 걱정을 할 필요가 전혀 없다. 시간이 허락한다면 강에서 천렵해서 손수 매운탕을 끓여먹어도 좋으리라. 직탕폭포 주변에서는 견지낚시·루어낚시·대낚시 등을 할 수 있는 포인트가 많다.
직탕폭포에서 멀지 않은 곳, 승용차로 10분쯤 거리에 철원노동당사(등록문화재 제22호)와 도피안사 등의 볼거리가 있으니 꼭 들러보자. 아무리 강물에만 끌리는 여름 여정이라 해도 철원까지 와서 두 곳을 들르지 않으면 서운하다. 노동당사는 남북 분단의 상흔을 간직한 곳이고, 도피안사는 도선국사가 조성했다는 철불(국보 제63호)과 삼층석탑(보물 제223호)이 남아 있는 유서 깊은 절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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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신라 말기에 도선국사가 조성했다고 전해지는 도피안사 철불. 비로자나 부처님이다. 2 6·25전쟁을 전후해 남과 북이 반반씩 건설한 승일교. 3 강물 전체가 통째로 수직 낙하하는 직탕폭포. 한탄강에서 이 주변이 낚시나 천렵하기에 무난하다.
별미>> 한탄강 최고 명소인 고석정 주변을 비롯해 순담계곡엔 매운탕을 맛볼 수 있는 식당이 많다. 하지만 직탕폭포 바로 옆의 강 언덕에서 시원한 폭포수 소리를 들으며 먹는 매운탕은 맛에다가 시원함과 운치까지 더해져 일품이다. 시원한 직탕폭포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강가엔 직탕가든(033-455-0944), 폭포가든(033-455-3546) 등 매운탕을 전문으로 하는 식당이 있다. 잡고기매운탕 소(2~3인분) 3만원, 중(3~4인분) 4만원, 대(4~5인분) 5만원. 빠가매운탕 3만~5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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