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류, 술, 멋

민삿갓의 팔도기행_천수만

醉月 2011. 2. 21. 08:46

천수만-겨울에 더욱 그리워지는 '철새들의 낙원'

| 서산마애삼존불&보원사지 | 개심사 | 해미읍성 | 서산 ‘아라메길’ | 안면도 | 간월도&철새탐조 | 한용운생가&김좌진생가 |

 

어느덧 찬바람 부는 계절이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12월의 여행은 어디가 좋을까.
가슴 시린 겨울 바다, 아름다운 일몰, 철새들의 날갯짓, 입맛 돋우는 별미,
거기에 유서 깊은 문화유산 답사까지 겸할 수 있는 곳, 바로 서해안의 천수만이다.

서해의 천수만은 그 범위가 제법 넓다. 충청도 내포지방의 유서 깊은 고을인 서산, 태안, 홍성을 비롯해 보령도 살짝 천수만을 껴안고 있다. 그래서 무작정 천수만으로 간다면 길을 헤맬 염려도 있다. 천수만 여정에 들르면 마음도 풍요로워지는 문화유산과 여러 명소, 그리고 아름다운 일몰을 감상할 수 있는 일정을 살펴보자.

천수만 주변은 1박2일 정도면 넉넉히 돌아볼 수 있다. 첫날 오전에 도착했을 경우 추천 일정은 다음과 같다. 어느 지방에서 오든지 천수만 접근이 수월한 고속도로는 서해안고속도로다.

▲ 천수만을 수놓은 가창오리의 군무. 해가 지고 어둠이 내리면 가창오리떼의 군무가 시작된다.<서산시청 제공>
수도권과 강원권 등 천수만 북쪽에서 접근한다면 서해안고속도로 서산 나들목으로 나온다. 그리고 서산마애삼존불~보원사지~647번지방도~개심사~해미읍성~29번국도~서산시내~649번 지방도~부석사~649번지방도~안면도(1박)로 동선을 잡으면 된다.

이튿날 안면도 드라이브~서산B지구방조제~간월도~서산A지구방조제~홍성조류탐사과학관~남당항~한용운생가~김좌진생가~귀가. 해질 무렵 펼쳐지는 가창오리 군무를 구경하려면 다시 서산A지구방조제의 탐조대로 돌아와 가창오리가 날아오르길 기다린다.

즉 두 번의 저녁 중에 첫날 일몰은 꽃지해수욕장에서 감상하고, 이튿날 일몰은 천수만 일대에서 즐긴 뒤 가창오리와 기러기의 날갯짓을 감상하면 된다.

▲ 천수만의 일출. 해가 뜨자 밤새 먹이활동을 했던 가창오리떼가 돌아오고 있다.

당일치기일 경우 서산 나들목~서산마애삼존불~보원사지~647번지방도~개심사~해미읍성~간월암~안면도 꽃지해수욕장~홍성 나들목 코스가 괜찮다. 꽃지해수욕장에서 천수만 철새탐조대까지는 40여 분 걸리므로 도착했을 땐 이미 깜깜해진 상태다. 가창오리 군무는 이미 끝났다. 그렇지만 천수만 탐조대 주변에선 저녁 늦게라도 기러기떼가 날아가는 장관을 감상할 수 있으므로 꼭 들러보자.

영호남 등 천수만 남쪽 지방이라면 서해안고속도로 홍성 나들목으로 나오는 게 동선 잡는 데 편리하다. 김좌진생가~한용운생가~조류탐사과학관~간월암~안면도(1박)~부석사~서산마애삼존불~보원사지~개심사~해미읍성~탐조대~귀가 코스로 일정을 잡는다.

충남 서해안에 위치한 천수만(淺水灣)은 남북으로 길게 이어진 만이다. 북쪽은 태안반도, 서쪽은 안면도, 동쪽은 서산·홍성·보령에 둘러싸여 있다. ‘수심이 얕은 만’이란 뜻의 한자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바다면서도 수심이 10m 이내로 얕고 작은 섬들과 암초가 많아 대형 선박은 출입하지 못한다. 대신 갯벌이 매우 넓어 바지락·김·굴 양식 등이 이뤄진다. 해안선 길이는 약 200km.

천수만은 특히 가을부터 겨울 사이에 인기 있는 여행지다. 서해안에 있어 어디서나 아름다운 일몰을 볼 수 있는데, 특히 천수만 서쪽을 길게 막고 있는 안면도의 꽃지해수욕장은 서해안 3대 낙조의 하나에 꼽힐 정도로 빼어나다. 또 천수만 일부를 메워 만든 간척지는 추수가 끝나고 나면 철새의 낙원이 된다. 추수 이삭을 먹으러 전 세계 철새들이 날아오기 때문이다. 또 천수만 가는 길엔 빼어난 미학의 문화유산이 산재해 있다. 특히 가야산 기슭에서 ‘백제의 미소’를 만나지 않으면 정말 허전하다.

서산마애삼존불&보원사지

겨울에도 여전히 아름다운 ‘백제의 미소’

서해안고속도로 서산 나들목으로 나온 다음 618번 지방도를 타고 10여 분 달리면 곧 금북정맥 가야산(678m) 기슭으로 들어서게 된다. 가야산 둘레의 열 고을을 일컫는 내포지방은 예로부터 살기 좋고 인심 좋은 곳으로 알려졌다. 그중 내포지방 서쪽에 자리한 서산은 삼국시대에 중국에서 한반도로 건너온 불교문화가 천수만을 둘러싼 태안반도를 거쳐 내륙으로 들어가는 통로였다.

그 길목이었던 가야산 용현계곡엔 부드럽고 여유로운 ‘백제의 미소’를 확인할 수 있는 서산마애삼존불(국보 제84호)이 중생을 맞이하고 있다. 이 마애불은 1959년에야 발견되었다. 별로 눈에 띄지 않는 계곡 안쪽에 자리 잡은 탓이다.

어죽으로 유명한 식당인 용현집 앞에 주차를 하고, 다리를 건너면 돌계단 길이 이어진다. 5분도 채 안 걸리는 짧은 거리. 이 정도 발품으로 저 유명한 ‘백제의 미소’를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이 조금은 죄송하다.

▲ ‘백제의 미소’로 불리는 서산마애삼존불. 몇 년 전 보호각을 철거한 덕에 자연스런 미소를 만날 수 있다(왼쪽). 용현계곡의 보원사지. 이곳엔 현재 당간지주, 5층석탑 등 다섯 개의 석조물이 보물로 지정돼 있다(오른쪽).
서산마애삼존불을 조각한 솜씨는 비전문가가 봐도 감탄사가 절로 나올 정도다. 둥글둥글 복스런 얼굴에 은행알 같은 눈, 둥글고 긴 눈썹, 얕고 넓은 코에 얼굴 가득 퍼지는 은근한 미소는 부드럽고 푸근하다. 어찌 보면 장난스럽게 웃는 것 같기도 하다.
불상 중에 가운데 자리한 여래입상의 오른손은 ‘두려워하지 말라’는 시무외인(施無畏印), 왼손은 ‘원하는 것을 다 이룰 수 있다’는 여원인(與願印)이다. 마애불은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이렇게 말한다. “원하는 것을 다 이룰 수 있으니 너무 두려워 말라!”
이 불상은 예전엔 보호각 안에 모셔져 있었다. 1965년 불상의 훼손을 막기 위해 보호각을 설치했던 것인데, 오히려 훼손을 조장한다는 의견이 많아 결국 2008년 보호각을 철거했다. 무려 43년 만에 백제의 미소가 다시 자연스런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백제의 미소’를 뒤로하고 산길을 내려온 뒤 승용차로 용현계곡을 1.5km 정도 더 오르면 펑퍼짐한 들녘이 나온다. 보원사(普願寺) 터다. 이 터엔 한때 1,000명이나 되는 승려가 머물렀다고 한다.

당시의 세를 과시라도 하듯 하늘을 찌를 듯한 기세로 세워져 있는 당간지주 너머로는 5층석탑이 보인다. 고려 때 작품이면서도 부여 정림사지 5층석탑을 많이 닮았다. 그렇지만 잡초 우거진 황량한 터에 덩그마니 서있는 석탑과 당간지주 등은 보는 사람의 마음을 쓸쓸하게 만든다.

현재 이곳은 몇 년 전부터 발굴 작업이 한창이다. 그러나 큰 제약 없이 절터를 살펴볼 수 있다. 당간지주, 5층석탑 등 이곳에 있는 5개의 석조물은 모두 보물로 지정돼 있다.

교통>> 서해안고속도로 서산나들목→618번 지방도(덕산·예산 방면)→고풍저수지 앞 삼거리(우회전)→서산마애삼존불 <수도권 기준 2시간 소요>

숙박>>
마애삼존불상이 있는 용현계곡을 따라 용현집민박(041-663-4090), 강댕이집(041-663-3543), 용천골민박(041-669-3819), 가든마애(041-663-1313), 향토마당(041-664-8893), 송산가든(041-669-7803), 계곡끝집(041-663-2865) 등이 몰려 있다. 대부분 식당과 민박을 겸한다.

용현자연휴양림(041-664-1978, www.huyang.go.kr)은 용현계곡 상류에 위치한 휴양시설이다. 숙박료는 4인실(23㎡) 평일·비수기 3만2,000원/주말·성수기 5만5,000원, 5인실(29㎡) 4만 원/7만 원, 6인실(39㎡) 5만 원/8만5,000원, 8인실(49㎡) 6만 원/9만8,000원, 10인실(59㎡) 7만 원/11만 원. 입장료 어른 1,000원, 주차료 3,000원.

별미>> 마애삼존불 입구엔 30년 가까이 어죽과 매운탕을 차리는 용현집(041-663-4090)이 있다. 어죽 1인분 5,000원(2인분 이상 주문 가능). 매운탕 2만5,000~3만5,000원. 인근의 산수가든(041-663-4567)에서도 어죽을 맛볼 수 있다.

 

 

개심사&해미읍성

마음이 열리는 절집, 천주교도 수난 당한 옛 성

개심사(開心寺)로 가려면 용현계곡에서 다시 618번 지방도를 타고 운산면으로 되돌아 나온 뒤 647번 지방도로 갈아타고 해미 방면으로 달리면 된다. 이 지방도는 이국적인 정취 물씬한 삼화목장을 끼고 이어진다. 부드러운 풍광에 마음도 편안해지는 목장지대를 지나 저수지를 끼고 돌면 개심사가 반긴다.

주차를 하고 일주문을 지나면 세심동(洗心洞). ‘마음 씻는 골짜기’의 돌계단은 아이들도 쉽게 오를 수 있게 적당히 낮고, 솔밭 사이의 굽잇길은 절묘하게도 태극선을 닮았다. 그래서 이 길을 걷다 보면 절에 다다르기도 전에 마음이 반쯤 열린다.
▲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활용한 건축미가 돋보이는 개심사 심검당(왼쪽). ? 단아한 건축미가 돋보이는 개심사. 이곳에 가면 언제라도 마음이 저절로 열린다(오른쪽).

 

길 끝엔 경지(鏡池)가 있다. 풍수상 뒷산인 금북정맥의 상왕산 코끼리가 목말라 하니 물이 떨어지지 말라고 파놓은 비보(裨補) 연못이다. 기를 모으는 역할도 하지만 경치를 끌어들이는 인경(引景)도 돋보인다. 수면에 비친 정취가 제법이다. 이렇게 외나무다리를 건너 계단을 올라 좁다란 해탈문을 지날 때면 마음의 문은 거의 열린다. 그래서 개심사다.

개심사는 백제 말기에 창건된 절집으로 1484년에 새로 지은 대웅전(보물 제143호)은 규모가 크진 않아도 아름다운 건물로 꼽힌다. 다포계와 주심포계 양식을 함께 갖춘 건물로서 건축사적 가치도 높다. 또 그동안 제작연대가 정확하지 않아 막연히 조선시대 불상으로만 알려져 왔던 아미타삼존불상은 고려 후기인 1280년(충렬왕 6)에 조성됐음이 밝혀졌다.

개심사에 들렀다면 휘어진 나무를 그대로 살린 기둥이 아주 자연스런 심검당(尋劍堂) 감상을 빼놓을 수 없다. 마음껏 휜 나무의 곡선을 전혀 거스르지 않고 오히려 돋보이게 살린 솜씨에서 대범함과 비범함을 동시에 느낀다. 굽은 나무로도 이렇게 아름다운 집을 지을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하다.

끔찍한 박해 현장을 지켜본 호야나무

개심사에서 승용차로 10여 분 거리에 있는 해미읍성은 조선 초기의 성이다. 이순신 장군이 임진왜란 전에 이곳에 근무한 적도 있다고 한다. 성 안으로 들어서면 복원된 여러 건물들 덕에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받지만, 이곳에선 역사상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끔직한 일들이 벌어졌다. 바로 1866년 병인박해 때 천주교 신자들이 이곳에서 수난을 당했던 것이다.


▲ 조선 말기 천주교 신자들의 수난 현장을 지켜본 해미읍성의 호야나무.

당시 이곳에서 목숨을 잃은 천주교 신자들은 1,000여 명. 주로 인근의 면천·덕산·예산
등 내포지방 신자들이 이곳으로 잡혀 왔다. 신자들을 매달고 고문했다는 600년 묵은 호야나무(회화나무의 충청도 사투리)엔 당시 고문할 때의 흔적이 남아 있다.

 

해미읍성 높이는 5m, 둘레는 1,160m. 성벽 위를 한 바퀴 도는 데 30~40분쯤 걸린다. 성벽 너머엔 내포 들판 풍경이 금북정맥을 배경으로 펼쳐지니 아무리 일정이 바쁘더라도 꼭 성벽을 거닐어보자.


▲ 게국지.

별미>> 이름이 특이한 음식인 ‘게국지’는 게장을 담갔던 국물에 묵은 김치를 넣어 끓인 서산의 향토 음식이다. 소금에 절인 배추·무를 게장 국물에 넣고 능쟁이·돌게·농게 등을 다져 넣거나 황석어젓·밴댕이젓 등을 넣어 삭힌다. 겟국지·게꾹지·깨꾹지 등으로 다양하게 발음된다. 서산 읍내동 진국집(041-665-7091)이 유명하다. 1인분 6,000원.

서산 ‘아라메길’

바다와 산, 문화유산이 잘 어우러진 ‘서산 올레’

이렇게 아름답고 유서 깊은 문화유산을 간직한 서산에 걷는 길이 없을 수 없다. 최근 제주 올레길에서 시작해 전국으로 번져나간 ‘길 신드롬’은 서산에도 불어 닥쳤다. 올해 ‘아라메길’을 내놓은 것이다. 아라메길은 바다라는 뜻의 순우리말인 ‘아라’와 산의 순우리말인 ‘메’를 합친 말로 바다와 산이 조화 이룬 서산의 자연을 상징하는 길이라 할 수 있다.

서산시는 2015년까지 서산의 문화유산을 포함해 산과 바다를 아우르는 17개 코스, 총 239km에 이르는 아라메길을 조성할 예정이다. 올해 처음 열린 아라메길 1코스는 운산면 여미리의 유기방 가옥~비자나무(0.1km)~여미리 미륵불(0.5km)~유상옥 가옥(0.8km)~운산교(운산 시내, 2.7km)~고풍터널(5.5km)~용현계곡 입구(6.8km)~마애삼존불(7.4km)~보원사지(8.9km)~용현자연휴양림(10km)~사잇고개(용현계곡 정상, 13.6km)~일락산~일락사(15.4km)~해미읍성(20.1km)까지 이어진다.

총 거리는 20.1km, 7시간 정도 걸린다.


▲ 1 지난 6월에 열린 아라메길은 서산의 아름다운 자연과 소중한 문화유산을 두루 둘러볼 수 있는 길이다. 2 서산 아라메길 이정표 역할을 하는 깃발. 3 용현계곡 입구에 세워진 이생진 시인의 ‘아라메길’ 시비. 이생진 시인은 서산 출신이다.

또 ‘1코스 지선’은 운산버스정류소~황운사(8.7km), 마애삼존불~해미읍성(13.0km), 한서대~산수계곡(14.7km) 이렇게 3개 코스다. 여기에 해미읍성~미평교(21.6km) 구간은 ‘1-1코스’로 지정해 놓았다. 따라서 1코스만 해도 모두 5개로서 외지인에겐 조금 복잡한 편이다.

이렇게 총 5개로 이루어진 1코스 전체 중에서 ‘강추’ 구간은 ‘1코스 지선’의 마애삼존불~해미읍성(13.0km) 구간이다. 이 코스는 ‘백제의 미소’인 마애삼존불과 단아하고 조용한 절집 개심사를 만날 수 있다.

구간별 거리는 마애삼존불~방선암(0.2km)~보원사터 입구(1.5km)~개심사 입구(4.8km)~개심사(5.6km)~개심사주차장(6.1km)~임도 접경지역(7.9km)~오학리 입구(8.7km)~서해안고속도로 굴다리(10.1km)~오학리3거리(11.0km)~해미향교(11.6km)~해미읍성(13.0km)으로 약 2시간 걸린다. 그렇지만 이 코스를 걷는다면 일행 중 누군가 도착 지점인 해미읍성 앞으로 차량지원을 해주어야 한다. 서산시청 문화관광과 041-660-2498, 아라메길 홈페이지 www.aramegil.kr

안면도

조선시대 운하 공사로 섬으로 바뀐 반도

해미읍성에서 안면도로 가려면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해미읍성~29번 국도~서산시내~649번 지방도~서산B지구방조제~77번 국도~안면도, 다른 하나는 해미읍성~29번 국도(홍성 방면)~갈산~서산A지구방조제~서산B지구방조제~77번 국도~안면도 코스다. 어느 코스를 선택해도 시간은 50여 분 정도로 비슷하게 걸린다.

전자를 따르면 서산 시내에서 서산의 향토음식인 게국지를 맛볼 수 있고, 천수만 간척지 전망이 좋은 부석사(浮石寺, 041-662-3824 www.busuksa.com)도 들를 수 있다. 후자는 김좌진생가·한용운생가·조류박물관·간월암 등을 지나게 되는데, 아무래도 전자를 선택하는 게 여행 동선이 덜 겹친다. 그렇지만 어떤 선택을 하든지 해가 지기 전엔 안면도에 도착해야 한다. 바로 꽃지해수욕장 일몰 감상 때문이다.

만약 안면도에 들어선 시간이 오후 4시30분이 넘었다면 곧바로 꽃지해수욕장으로 간다. 그래야 일몰 시간에 늦지 않는다. 오후 4시 이전이라면 안면도 서쪽의 해안도로를 타고 백사장항에 들렀다 해안 구경을 하며 꽃지해수욕장으로 향한다.

올해 12월 첫째 주말(4일)의 안면도 일몰 시간은 오후 5시17분, 크리스마스인 넷째 주말은 오후 5시23분, 2010년 마지막 날인 31일(금)의 일몰 시간은 오후 5시27분이다. 따라서 오후 4시30분 이전엔 꽃지해수욕장에 도착해야 할미·할아버지 바위까지 산책을 여유롭게 즐길 수 있다. 안면도 입구의 연륙교인 안면교에서 꽃지해수욕장까지는 승용차로 20~30분 정도 걸린다.


▲ 서해안 3대 일몰 중 하나로 꼽히는 안면도 꽃지해수욕장의 일몰. 할미바위와 할아비바위 사이로 떨어지는 낙조가 매우 아름답다.

안면도는 원래는 섬이 아닌 육지였다. 조선시대 삼남지방에서 거둔 세곡을 실은 배는 대부분 서해를 통해 보령 앞바다~태안 안흥량~당진 난지도를 경유했다. 그러나 태안반도 앞바다인 안흥량은 조수간만의 차가 크고 유속이 빠른데다 암초가 많아 사고가 잦았다. 날씨가 나쁘면 사고는 더 빈번했다. 조정에선 운하(運河) 공사를 시도한다.

결국 1638년 안면도 북쪽 남면 신온리와 안면읍 창기리 사이의 개미목을 파내고 운하를 만드는 데 성공했고, 안면도는 섬이 되었다.

안면도 그 서쪽 해안을 따라 백사장·삼봉·샛별·기지포·안면·방포·샛별·장돌·바람아래 등 좋은 모래가 가득한 해안이 있어 어딜 가도 겨울바다를 실컷 거닐 수 있다. 백사장항은 안면대교를 건너자마자 만날 수 있는 첫 항구. 이곳은 꽃지해수욕장보다 먹을거리가 넘쳐난다. 부두 옆 어시장엔 횟집들이 줄지어 있어 도다리·간자미는 물론 각종 수산물을 저렴하게 살 수 있다.

서해안 3대 낙조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꽃지 일몰’

꽃지해수욕장은 백사장항에서 승용차로 10~20분 거리에 있다. 안면도의 수많은 해안과 항구 중에서도 꽃지해수욕장의 낙조는 서해안 3대 낙조 가운데 하나로 꼽힐 정도로 아름답다. 최고의 낙조 포인트는 할미바위와 할아비바위라 불리는 갯바위 앞이다.

신라 때 전쟁에 나간 지아비를 평생 기다리다 결국 바위가 되었다는 가슴 아픈 사랑의 전설을 간직한 이 갯바위들은 꽃지 해안의 보물. 갯바위 사이로 떨어지는 일몰은 그 자체로도 아름답지만, 천년 사랑에 얽힌 슬픈 전설은 노을에 정겨운 온기를 불어 넣어준다.

울창한 솔숲을 등지고 10리 가까이 길게 이어진 꽃지해수욕장은 거센 파도가 백사장을 거칠게 애무하는 광경만으로도 겨울바다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곳이지만, 아마도 꽃지해안에 ‘노부부의 사랑’이 없었다면 저녁노을과 여름 해당화가 아무리 곱다한들 이처럼 유명해지진 못했을 것이다.

바다가 물러앉는 썰물이 되면 ‘노부부’에게 다가갈 수 있다. 들어서는 갯벌엔 주민들이 낙지·멍게·해삼 따위를 차려놓은 간이매점이 두엇 있다. 운전하지 않는다면 간단히 소주 한 잔 곁들이며 노을 감상하는 맛도 나쁘지 않을 듯하다. 아름다운 저녁노을과 잘 어울리는 ‘꽃지’라는 예쁜 이름은 모래밭에 붉은 해당화가 많다는 데서 유래했다.

솔향기 그윽한 안면자연휴양림 산책길

안면도는 꽃지해수욕장 일몰과 더불어 중부 서해안에서 가장 좋은 품종을 자랑하는 안면송(安眠松)으로도 유명하다. 일제강점기까지만 안면도는 섬 전체가 푸른 숲이라 할 수 있을 만큼 소나무가 울창했다. 그래서 한때 “안면도에선 도끼 하나만 있어도 잘살 수 있다”는 말이 나돌 정도였지만, 광복 후 무자비한 남벌로 많이 훼손되었다. 이후 꾸준히 소나무 보호정책을 편 덕에 요즘엔 다시 예전처럼 안면송의 향긋한 솔향을 맡을 수 있게 되었다.

태안의 해안 곳곳엔 헌칠한 자태의 소나무가 많지만 그래도 안면자연휴양림 안에 있는 소나무숲이 제일이다. 부드럽게 굽이도는 길을 따르다 보면 키 큰 소나무들의 열병식에 시선을 빼앗기게 된다. 불그스레한 몸에 늘씬하게 솟은 소나무들에선 귀족적인 냄새가 물씬 풍긴다. 솔향에 파묻혀 산책하는 가족이나 연인들의 표정도 사랑스럽다. 자연휴양림 입장료는 성인 1,000원, 어린이 400원. 주차료는 3,000원.

휴양림을 벗어나면 안면도 남쪽 끝의 영목항이 부른다. 도중에 샛길로 조금만 들어가면 이내 샛별·장삼·바람아래 같은 정겨운 해안들이 반긴다. 그렇게 보아온 해안인데도 조금도 질리지 않는다. 천수만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언덕엔 천상병 시인 고택이 있다.
의정부에 있던 고택이 2004년 철거될 위기에 처하자 안면도의 한 주민이 옮겨와 복원한 것이다.


▲ 중부 서해안에서 가장 혈통이 좋다는 안면자연휴양림의 안면송 군락.

이어 고남면 소재지의 패총박물관(041-670-2337 http://museum.taean.go.kr)에서는 구조개 캐먹고 살았던 선사시대인들의 흔적을 살펴보고, 매년 여름마다 시인들이 모여들어 시를 읊는 시인학교를 지나면 안면도 최남단의 영목항.

바다 건너 동쪽은 장고도·고대도, 남쪽의 큰 섬은 원산도, 그 뒤쪽은 삽시도다. 77번 국도는 현재 여기서 끊긴다. 그러나 앞으로 원산도 거쳐 대천항으로 이어지는 다리가 놓이면 안면도는 육지와 남과 북 양쪽으로 연결된다.

다시 77번 국도를 되돌아 안면도를 빠져나가기 전 안면도의 새끼섬인 황도(黃島)도 잠깐 들러보자. 안면도 가장 북쪽의 창기리 갈림길에서 동쪽으로 4km쯤 달리면 황도에 들어설 수 있다. 도로가 연결돼 있어 물때의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승용차로도 항상 출입이 가능하다.

매년 음력 정월 초이틀과 초사흘 사이에 열리는 붕기풍어제로 유명한 황도는 태안에서도 제법 부자 섬으로 손꼽힌다. 주민들은 섬이 풍수지리상으로 게를 닮았기 때문에 부자가 된 것이라 한다. 게의 머리 앞에 있는 자그마한 옥섬은 맛있는 먹잇감이다. 섬 한쪽에 솟은 당산은 마을을 지켜주는 수호신. 마을엔 제법 번듯한 교회가 들어서 있긴 하지만, 주민들은 아직도 마을의 안녕을 보장하고 부를 지켜주는 근원인 당나무를 잘 모시고 있다.

숙박>> 안면도엔 해수욕장이나 항구마다 민박, 펜션 등 숙박시설이 아주 많다. 가장 인기 있는 꽃지해수욕장 인근엔 페스티발(041-673-9255), 몽산포펜션(011-713-4640), 마린모텔(019-428-3136), 장밋빛인생(016-425-5865), 신데렐라(041-673-7611), 목신의오후(041-673-7703) 등이 있다. 리솜오션캐슬(041-671-7000, www.resom.co.kr)은 꽃지해수욕장의 아름다운 낙조를 감상하며 온천을 즐길 수 있는 대형 숙박시설이다.

꽃지해수욕장에서 승용차로 5분 거리에 있는 안면자연휴양림(041-674-5019, www.anmyonhuyang.go.kr)은 안면송의 그윽한 솔향기를 맡을 수 있는 휴양시설. 숙박료는 3인실(16㎡) 2만6,000원, 4인실(23㎡) 4만1,000원, 5인실(39㎡) 5만6,000원, 5인실(49㎡) 7만8,000원, 8인실(50㎡) 7만8,000원, 10인실(62㎡) 7만8,000원.

별미>> 겨울엔 새조개·굴밥이 별미다. 새조개 요리로는 샤브샤브·찜·구이 등이 있는데, 대부분의 식당에선 샤브샤브를 차린다. 백사장항의 백사장수산물회센터(041-672-6782), 수성수산(019-673-4575), 온누리회타운(041-673-8966), 황해횟집(041-672-3177) 등에서 맛볼 수 있다. 1kg에 4만 원. 꽃지해수욕장 근처의 방포초등학교와 가까운 오복정(041-673-8001) 등에서는 굴밥을 맛볼 수 있다. 1인분에 8,000~1만 원.

간월도&철새탐조

장엄하게 펼쳐지는 가창오리떼 군무

천수만 서쪽을 막아주고 있는 섬, 안면도를 빠져나와 ‘홍성IC’ 방면으로 우회전하면 간월도가 있는 천수만 방조제에 닿는다.


▲ 추수가 끝난 천수만 간척지 들판을 날고 있는 큰기러기떼.

 

철새로 유명한 천수만 간척지 남쪽에 자리한 간월도는 썰물엔 육지와 연결되는 자그마한 섬. 육지와의 거리는 대략 40~50m 떨어져 있다. 조선 초기 여기에 간월암(看月庵)을 짓고 수행하던 무학대사가 이성계에게 보냈다는 서산 어리굴젓은 지금껏 그 명성을 잇고 있다. 이곳을 둘러보고 철새를 구경하면 된다.

한반도는 가을이 깊어지면 철새들로 북적거린다. 그중 천수만은 매년 300여 종 40여만 마리의 철새가 날아드는 세계 최대의 철새 도래지로 이름이 높은 곳이다. 이곳에선 화려한 군무를 펼치는 가창오리를 비롯해 우아한 자태의 고니, 겨울의 진객인 황새, 노랑부리저어새, 재두루미 같은 희귀조도 목격할 수 있다.

가창오리떼는 10월 중순부터 수십만 마리가 찾아와 화려한 군무를 펼치기 시작한다.

가창오리는 몸길이 약 40cm, 날개길이 약 21cm로 오리과에서도 작은 편에 속한다.

▲ 간월암 입구에 있는 ‘간월도어리굴젓기념탑’. 굴을 따는 어촌 아낙들을 표현한 작품이다(왼쪽). 서산A지구방조제 위치한 홍성조류탐사과학관. 조류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는 교육 공간이다(오른쪽).

 

가창오리의 영어 이름은 바이칼 틸(Baikal Teal). ‘바이칼의 오리’란 뜻이다. 이름에서 녀석들의 고향이 시베리아 바이칼호임을 눈치 챌 수 있다. 수컷 머리에 초록과 노랑의 태극무늬가 있어 북한에선 ‘태극오리’라고 부르기도 하는 가창오리는 세계적으로 80여만 마리밖에 안 되는 귀한 새다. 그래서 ‘멸종위기 동식물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에 수록돼 보호받는다. 이 중에서 80~90%가 우리나라에서 겨울을 나는데, 최근 개체수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녀석들은 낮에는 간월호 한가운데서 둥둥 떠서 쉬다가 해질녘에 먹이를 찾아 날갯짓을 하고, 이튿날 새벽 무렵에 돌아오는 야행성이다. 낮에 정찰 임무를 맡은 녀석이 먹이를 정탐한 뒤 해가 지면 우두머리의 신호에 따라 비상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따라서 사람이 육안으로 녀석들의 군무를 볼 수 있는 시간은 해질녘과 새벽녘 두 차례뿐이다.

붉은 햇덩이가 서해로 넘어가고 어둠이 내리면 간월호 수면에 한가롭게 떠있던 가창오리들이 날아오르기 시작한다. 녀석들은 이내 거대한 구름처럼 무리 지어 다니며 화려한 군무를 펼친다. 하늘로 솟구치는가 하면 어느새 수면으로 다가가고, 남쪽인가 하면 이번엔 북쪽으로 쏜살같이 뻗어나간다.

그런데 녀석들의 군무 형태는 날씨와 기압, 바람 등에 따라 매일 다르다. 특히 그날의 먹이에 따라 이동하는 곳이 차이가 있어 떼를 지어 날아가는 아름다운 장관을 눈앞에서 만나기란 그리 쉽지 않다.

▲ 위) 노랑부리저어새.<서산 시청 제공> 아래) 큰기러기.<서산 시청 제공>
 

그래도 가창오리 군무 감상의 최고 포인트는 서산A지구방조제 중간에 위치한 탐조대다. 주차 시설도 잘 갖춰져 있다. 이곳에서 기다리면 해가 진 뒤 가창오리떼가 날아오르는 광경을 만날 확률이 높다. 혹시 가창오리떼 군무를 못 봤다고 아쉬워하며 훌쩍 떠날 일도 아니다. 조금만 더 기다리면 큰기러기를 포함한 다양한 철새들이 밤하늘을 수놓는 광경을 감상할 수 있다. 수만 마리의 기러기떼가 무리를 이뤄  V자형 편대 비행으로 천수만의 밤하늘을 수놓는 광경은 가창오리 군무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장관이다.

한편, 겨울 철새가 날아들기 시작하는 계절이 되면 천수만 간척지와 간월도 일원에서 ‘서산 천수만 세계 철새 기행전’이 열리는데, 올해 행사는 10월27일부터 11월30일까지다. 아쉽게도 12월엔 정기탐조버스를 운행하지 않는다. 다만 버스를 이용한 단체탐조는 2011년 2월 28일까지 가능하다. 문의 041-669-7744, www.seosanbird.com

서산A지구방조제 동쪽 끝 천수만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위치한 홍성조류탐사과학관(041-630-9696)은 천수만을 찾는 철새를 비롯한 조류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는 공간이다. 영상실 영상으로 수십만 마리의 가창오리가 천수만 낙조를 배경으로 펼치는 환상적인 군무를 감상할 수 있다. 입장료 어른 2,000원, 청소년 1,500원, 어린이 1,000원.

숙박>> 간월도 입구의 간월도 노을펜션(041-662-5218), 모텔유니콘(041-669-4466) 등에서 숙박할 수 있다.

▲ 굴밥.

별미>> 간월도 입구엔 식당이 많다. 특히 배를 개조한 포장마차 안에서 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겨울엔 천수만에서 잡아 올린 새조개로 요리한 샤브샤브가 인기 있다. 1kg에 3 만~4만 원. 한 가족이 먹기에 적당한 양이다. 서산횟집(041-669-4111)의 꽃게장백반(1인분 1만6,000원)과 꽃게찜(1kg 4만5,000원)도 별미로 꼽힌다.

간월도 주변엔 굴밥을 차리는 식당도 많다. 밑반찬으로는 서산 특산물인 어리굴젓이 대부분 딸려 나온다. 큰마을영양굴밥(041-662-2706), 맛동산굴밥(041-669-1910) 등이 있다. 1인분 1만 원.

 

 

 

 

 

 

한용운생가&김좌진생가

나라 위한 일편단심, 그 정신을 배운다

천수만 여행에선 조국을 위해 헌신한 두 분을 꼭 만나보자. 바로 만해 한용운(1879~1944년) 시인과 백야 김좌진(1889~1930년) 장군이다. 어려운 시절 올곧은 정신으로 나라를 이끈 두 분의 생가가 천수만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다. 만해의 생가는 결성면 용호리, 백야의 생가는 홍성군 갈산면 행산리인데, 모두 천수만 서산A지구방조제에서 승용차로 10~20분 거리다.

▲ 백야 김좌진 장군의 생가. 아흔아홉 칸에 이르는 대저택이었다고 한다.
승려이자 독립운동가면서 ‘님의 침묵’이란 시로 유명한 만해 한용운 시인의 생가는 아담한 초가다. 만해는 조선의 국운이 기울어가던 1879년 이곳에서 태어났는데, 글을 일찍 깨우치고 영특해서 사람들은 한용운의 집을 ‘신동집’이라 불렀다 한다. 그러나 만해의 집안은 서당도 제대로 다니지 못할 정도로 가난했다. 만해는 8세에 홍주목으로 이사한 뒤 14세에 천안 전씨 집안의 여자와 혼인했으나 2년 뒤 집을 훌쩍 떠난다. 그리고 18세에 백담사에서 출가한 만해는 잠시 고향으로 돌아왔다가 24세에 입산한 후 다시는 고향땅을 밟지 않았다고 한다.

한편, 1920년 청산리전투를 승리로 이끈 김좌진 장군의 생가는 으리으리한 기와집이다. 그 당시 집 주변의 들판이 모두 장군 집안의 소유였다니 대단한 부자였던 셈이다. 안동 김씨 양반가에서 태어난 장군은 선각자였다. 17세에 집안에서 대대로 부리던 노비 30여 명을 해방시키면서 땅을 나누어주었고, 99칸이나 되는 본가를 학교로 쓰고 자신은 초가에서 살기도 했다.

▲ 위) 만해 한용운 시인의 생가. 허름하지만 정겨워 보이는 초가다. 아래) 만해 한용운 생가에 조성된 산책길.
생가 옆의 전시관에 보관된 문서에서 김좌진 장군의 글씨를 보면 혀를 내두를 만큼 명필이다. 장군은 어려서 서당 공부와 16세에 2년간 대한제국 무관학교를 다녔을 뿐 다른 정규교육을 받은 일은 없었으나 글은 어느 문인보다도 뛰어났고 학식도 높았다.

두 분을 뵌 뒤엔 남당항으로 달려가자. 천수만 너머로 떨어지는 남당항 일몰은 홍성팔경에 속할 정도로 아름답다. 서쪽으로 길게 누워 있는 안면도 때문에 바다로 직접 떨어지는 태양을 볼 수는 없으나, 호수처럼 잔잔한 천수만을 온통 붉게 물들이는 저녁노을도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숙박>> 남당항 주변에 숙소가 여럿 있다. 포구 가까이에 붙어 있는 씨월드모텔(041-634-9222)은 밤바다를 감상하기에 좋고, 솔밭천수모텔(041-631-0840)은 남당항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자리하고 있다. 가족 여행이라면 시골풍경펜션(041-631-6607, www.weeklove.com)이 괜찮다.

별미>> 남당항 해안도로 양쪽으로 횟집들이 줄지어 있다. 가을엔 대하, 겨울엔 새조개 샤브샤브가 유명하다. 맛은 식당마다 큰 차이가 없다. 전망대횟집(041-634-4886)이 친절하다. 새조개 샤브샤브 1kg 4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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