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기존의 A형을 구매했던 국가들도 D형 사양으로 재생산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일본도 AH-64D를 50대 발주하였는데, 후지중공업에서 라이센스 생산을 하고 있으며 2006년 초에 초도기가 일본 육상자위대에 납품된 바 있다. 일본제 아파치 D형은 AH-64DJP로 불린다.
우리는 여러 차례 아파치 도입의 움직임이 있었지만 매번 취소되고 있다. 심지어는 2008년, 미 육군이 중고 아파치의 판매까지 제안한 바 있었지만 독자모델의 개발로 방향을 전환했다. 단순히 성공적인 해외무기체계를 도입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겠지만, 미국의 성공사례를 바탕으로 진지한 고민 속에서 우수한 한국형 공격헬기가 탄생할 것을 기대해 본다. |

1910년 11월 14일 목재로 만든 임시 활주대가 설치된 순양함 버밍햄함에서 유진 엘리는 항공기를 힘차게 발진시켰고 4㎞ 떨어진 지상으로 안착했다. 세계 최초의 항공기 발함이 성공한 순간이었다. 2개월 뒤인 1911년 1월엔 활주대와 착함 장치가 설치된 순양함 펜실베니아로부터 항공기 이착륙에 성공했다. 사상 처음으로 항공기가 활주로가 있는 함정에서 뜨고 내리는 항공모함의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
배에서 항공기가 뜨다

그뒤 제2차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항공모함은 해상전의 주역으로 떠올랐다. 미드웨이 해전 등을 통해 거포를 장착한 전함의 시대에서 항공모함의 시대로 바뀌었음을 과시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과 소련간에 냉전 군비경쟁이 시작돼 두 초강대국이 팽팽히 맞섰지만 항공모함 분야에선 미국의 압도적 우위가 계속됐다. 구 소련은 미 항공모함과 이를 호위하는 순양함, 구축함 등 미 항모 전단을 무력화하기 위해 원자력 추진 잠수함·대형 수상함·초음속 폭격기 등으로부터 발사되는 대함 크루즈(순항) 미사일을 발전시키는 데 주력했다. | |

세계최초의 항공기 발함의 순간(1910년). <출처: US Navy> |

작전 중인 항공모함 전투단. |
미 원자력 항모의 주력 니미츠급

냉전 종식 이후에도 미국은 11~12척의 대형 항공모함 체제를 유지하며 경쟁상대가 없는 세계 최강의 항모 강국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 미국이 운용 중인 항공모함은 모두 원자력 엔진으로 움직이는 원자력 추진 항공모함 이다. 흔히 핵항모 또는 핵추진 항모로 불린다. 미 원자력 항모의 주력은 니미츠급으로 불린다. 1번함 니미츠는 태평양 전쟁 때 유명한 해군제독인 니미츠 제독의 이름을 딴 것으로 만재 배수량이 9만t이 넘는다. 2010년 7월 천안함 사건에 대한 대응으로 동해상에서 벌인 대규모 한미 연합 훈련에 참가한 미 7함대 소속 항모 조지 워싱턴호도 니미츠급으로 6번함이다.
같은 니미츠급이라도 뒤에 건조된 신형함으로 갈수록 크기가 조금씩 커졌다. 만재 배수량이 1번함 니미츠는 9만1400t이었지만 4번함 루즈벨트는 9만6400t으로 커졌고, 5번함 에이브러햄 링컨에 이르러선 10만t에 육박하게 됐다. 니미츠급 항모를 자세히 뜯어보면 왜 항모를 ‘움직이는 바다 위의 도시’, ‘바다 위의 비행기지’라 부르는지 알 수 있다. 보통 길이 332m, 폭 76m, 높이 62~72m로 20~24층 건물 높이와 맞먹는다. 비행갑판의 넓이는 축구장 3배 크기다. 닻 하나의 무게가 27t, 닻을 매단 쇠사슬 한 마디의 무게는 160kg에 이른다. 건조에 들어간 강철재의 무게만 5만4000t에 달한다고 한다. | |

니미츠급 1번함 니미츠. |

니미츠급 항공모함은 ‘바다 위의 도시’이다. |
건조 비용도 엄청나 천문학적인 돈이 들어간다. 보통 45억 달러가 들었지만 가장 최신형인 조지 부시(CVN-77)의 경우 62억 달러(7조4000억원)에 달한다. 연간 운영유지비는 어느 범주까지 포함시키느냐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3000억원 이상 들어갈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항모 1척에 타고 있는 장병들의 숫자도 여느 군함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함정 승무원과 조종사 등을 합쳐 5600~6300여 명에 달한다. 많은 병력이 장기간 생활하다 보니 일상 생활에 필요한 거의 모든 시설을 갖추고 있다. 여러 개의 식당은 물론 함내 방송국, 우체국, 병원, 교회 등도 갖고 있다.
함내 군의관은 11명으로 치과의사 5명, 기타 6명으로 구성돼 있다. 병상은 53개 정도다. 우체국에선 매년 45만kg의 우편물을 처리한다. 이발소도 마련돼 있는데 매주 1500명이 이발을 한다. 승무원들이 먹고 마실 식량은 6000명이 70일간 식사를 할 수 있는 정도를 탑재한다. 항모에 타고 있는 장병들이 하루 동안 소비하는 양은 계란이 2160개, 물이 1500t, 세탁량은 2500kg, 야채는 360kg에 이른다. 함내에 TV는 3000대 이상이, 전화기는 2500대 이상이 설치돼 있다.
1척에 웬만한 소국에 필적하는 공군력 탑재
 니미츠급 항모 1척에 탑재되는 항공기 전력도 웬만한 소국의 공군력과 맞먹는다는 평가를 받는다. 보통 80여 대의 각종 항공기가 탑재되는데 여기엔 FA-18 C/D ‘호넷’, FA-18 E/F ‘슈퍼 호넷’, EA-6B 전자전기, E-2C ‘호크 아이’ 조기경보통제기, C-2 수송기, SH-60 헬기 등이 포함돼 있다. 미국은 니미츠급에 만족하지 않고 이를 개량한 CVN-78 제럴드 포드를 건조중이다. 제럴드 포드는 신형 위상배열 레이더 SPY-3 레이더와 전자기식 캐터펄트(사출기) 등을 갖출 예정이다.
| |

니미츠급 항모 1척의 공군력은 웬만한 작은 나라 수준이다.
미국 외에도 러시아가 애드미럴 쿠즈네초프급을, 영국이 인빈서블급을, 프랑스가 샤를 드골(원자력 추진)을, 이탈리아가 주세페 가리발디·카보르 등을, 인도가 비라트·비크라마디차·비크란트(건조중) 등을, 브라질이 상 파울로를, 스페인이 프린시페 드 아스투리아스를, 태국이 차크리 나루에벳 등의 항모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해군력 증강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중국도 과거 우크라이나로부터 도입한 바르야그를 개조한 것 등의 항모를 머지 않은 장래에 진수시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

“대포는 저속한 싸움에 존엄을 가져다 준다” - 프레드릭 대제 (프러시아 황제, 1740년 ~ 1786년 통치)
2차 대전에서 포병의 적 사살률은 60%이 이른다는 통계가 있다. 노련한 병사에게 전장에서 가장 두려운 것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그 대답은 십중팔구 포격이라고 답한다. 이런 간단한 수치나 질의만 보아도 21세기의 스마트 전쟁에서도 왜 대포가 중요한지 드러난다. 미군도 아프간과 이라크 전에서 포병의 미비한 배치를 아파치 공격헬기와 같은 항공지원으로 보충하려고 노력했지만 그 결과는 암울했다.
자주포란 스스로 움직이는 대포

| |
자주포란 차량에 탑재되어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대포를 말한다. 최초의 자주포는 제1차 세계대전에 등장했던 Mk I 야포차량이다. 세계 최초의 전차인 Mk I의 차대를 활용한 Mk I 야포차량은 포를 이동시키는데 말을 사용하지 않고 스스로 이동가능하다는 점에서 커다란 혁신이었다.
과거에는 구축전차나 돌격포 같은 직사화기도 자주포로 분류되었다. 특히 구축전차 등은 전차와 동일한 임무를 수행하면서 부족한 기갑전력을 보완하는 역할을 했다. 현대에 들어 자주포는 포병전력의 주축으로 자리하고 있는데, 특히 대포병 능력이 강조되면서 자주포의 중요성은 증가하였다.
견인포의 경우 포병이 한번 이동하고 진지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병력이 포를 차량과 결합하고 다시 진지를 구축하고 포를 배치하는 데만 해도 몇 십 분이 걸린다. 그 사이 적은 아군의 포병에 대한 대포병 작전을 실시하여 포대를 초토화시킬 수도 있다.
| |
|

최초의 자주포인 영국의 Mk I | |
하지만 자주포가 등장하고 나서 실전에서 운용은 매우 간단해졌다. 자주포 자체가 이동하는 포대진지이기에 부대 전개와 이동에 필요한 부수적인 시간이 절감되었다. 그리하여 포격 이후에 약 1~2분 만에 장소를 이동하여 공격하는 '사격 후 신속한 진지변환 (SHOOT AND SCOOT)'이 가능해졌다.
세계의 자주포

하이테크 기술을 자랑하는 21세기 스마트 전장에서도 현대적 육군은 포병전력을 중시한다. 디지털 컴퓨터 사격장치, GPS 및 관성항법장치 등이 도입되면서, 자주포는 더 이상 계산하고 좌표를 찾느라 시간을 소모할 필요 없이 즉각 포격이 가능해졌다. 견인포에 비해 고가의 무기체계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국가들이 자주포의 개발 및 배치에 인색하지 않다. 이는 자주포가 뛰어난 기동성 및 생존성을 보유하여 지상군의 전력상 우위를 보장하는 유효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 |

미국의 자주포 M106A6 팔라딘 <출처: US Army>
야포는 서구권과 동구권에서 각각 105mm, 122mm가 주력이던 것이 현재는 155mm, 152mm가 표준이 되고 있다. 현재 주력이 되고 있는 자주포들로는 M106A6 팔라딘(미국), AS90(영국), G6(남아공), PzH2000(독일), CAESAR(프랑스), 2S19 MSTA-S(러시아), 83식(중국), 99식(일본) 등이 있다.
포병의 공격거리도 점차 증대되어 2차 대전 당시 10km 권이던 사정거리가 70년대 말부터는 30km로 증가했으며, 요즘에 이르러서는 40km 대에 육박하게 되었다. 이에 더하여 로켓추진식의 스마트포탄 등이 개발되면서 사거리는 더더욱 증가되고 있다. 특히 현대의 자주포들은 포탄장전 및 포신구동이 자동화되어 빨리 쏘고 빨리 장전할 수 있다. 또한 무인정찰기, 영상탄환, 인공위성 등의 도움으로 적을 실시간으로 보면서 정확한 공격을 할 수 있다.
국산 명품 무기체계 1호, K-9 자주포
 | |

대한민국 명품 무기체계 1호로 데뷔한 K-9 자주포 <사진: 양욱> | |
|
우리나라는 이미 고려 말에 최무선이 흑색화약을 개발하는 등 화포 개발의 선진국이었다. 우리 육군도 포병전력의 국산화에 노력을 기울여 70년대 초부터 105mm와 155mm 견인포를 국내 생산하였다. 미군으로부터 M107 자주포를 도입하여 자주포를 운용해오던 우리나라는 1985년부터는 K-55 자주포를 생산하여 약 1천여 대를 배치하고 있다.
이런 국산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80년대 당시 우리의 화포 전력은 북한에 비하여 열위에 있었다. 북한군의 포병전력은 수적으로 우위에 있었을 뿐 아니라 보유한 화포의 절반가량이 자주화 및 차량탑재용이어서 기동성이 뛰어난 포병전력을 보유했다.
우리 육군은 이런 양적 열세를 질적 우위로 극복하고자 했다. 특히 사정거리가 증가된 야포를 배치하여 군단 종심작전에 대한 화력지원이나 화력전 수행능력을 향상시켜야만 했다. 이에 따라 KH179와 K-55의 개발경험을 바탕으로 우리 육군은 K-55를 이어갈 차세대 자주포의 개발에 착수했다.
| |
차세대 자주포 K-9은 1989년부터 체계개념연구가 시작되어 약 10년간의 집중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1999년부터 전력화되었다. 국방과학연구소의 주도로 개발된 차세대 자주포는 삼성테크윈, WIA, 풍산, 한화, LG정밀 등 백여 개의 업체가 개발에 참가했다. 그래서 K-9은 1990년대 국방과학기술의 총화와도 같은 존재이다. 또한 우리나라가 세계에 자신 있게 내놓은 제1호 국산 명품 무기체계가 되었다.
K-9 자주포의 세계 정상급 성능

K-9은 52구경장(약 8m)의 155mm 포신을 채용하여 사정거리가 40km 이상으로 늘어났다. K-9은 최대 3분간은 분당 6발의 사격이 가능하므로 기존의 K-55보다 3배 이상의 화력효과를 낼 수 있다. 특히 K-9은 자동장전시스템과 자동포신이동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즉 K-9의 사격통제용 컴퓨터에 표적위치를 입력하면 자동으로 사격제원을 산출하여 포구를 목표방향으로 지향시키고 탄약을 자동으로 이송, 장전한다. 결과적으로 K-9 자주포는 서 있는 상태에서라면 30초 이내에 초탄을 발사할 수 있다. | |
게다가 K-9은 혼자서 사격제원을 바꾸면서 사격을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단독 TOT(Time on Target, 다른 위치에서 다른 시간에 쏜 포탄이 같은 위치에 동시에 떨어지도록 하는 사격) 능력을 갖추게 되었다. 이렇게 단독 TOT 능력을 갖추게 되면 한 대의 자주포가 여러 대가 동시에 쏜 것과 같은 효과를 갖는다. 예컨대 K-9 한 대가 3발을 쏘면, K-55 3대가 한 발씩 쏜 것과 똑같은 결과를 가져온다. 단순하게 말하자면 K-9 한대가 K-55 3대에 맞먹는 능력을 갖는다는 말이다.
K-9은 1,000 마력의 디젤엔진을 탑재하여 최대 67km까지 달릴 수 있어 K1 시리즈 전차와 동등한 기동능력을 자랑한다. 위치확인장치, 자동 사격통제장치, 포/포탑 구동장치 및 통신장치 탑재하였기 때문에 스스로 계산한 사격제원 또는 사격지휘소로부터 접수된 사격제원에 따라 포를 자동으로 발사할 수 있다.
| |
|

세계 정상급의 성능을 보유한 K-9의 기동 모습 <사진: 양욱> | |
방호력의 측면에서는 전차만큼은 단단하지 않지만 고강도 장갑판을 채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적 포병화력의 파편이나 중기관총, 대인지뢰 등에 대한 방호력을 갖추고 있다. 또한 화생방전 대응능력을 갖추고 있어 생존성이 향상되었다.
K-9은 미국이 보유한 M109A6 팔라딘이나 영국의 AS90에 비해 현저히 우수한 성능을 발휘하며, 세계 최강이라고 불리는 독일의 PzH2000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성능이다. 어떤 제원을 살펴보아도 세계 정상급이라는 수식어가 부끄럽지 않다. 바로 이런 K-9의 성능에 주목한 터키는 K-9의 기술을 도입하여 자국에서 생산한 T155 FIRTINA 자주포를 운용하고 있다.
K-9은 대당 가격이 40억 원에 이르는 고가의 무기체계이다. 약 10억 원이었던 K-55 자주포에 비하면 매우 높은 가격이다. 하지만 K-55보다 한 차원 높은 성능인 데다가 동급의 최첨단 자주포인 PzH2000의 가격이 약 100억 원에 이른다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가격대 성능 면에 있어서도 K-9은 우수한 첨단무기체계라고 하겠다. 최근에 K-9의 결함에 관한 이야기가 있는데 잘 보완하여 더욱 완벽한 무기로 거듭나기를 바란다. | |

미국 독립전쟁이 한창이던 1776년 9월 6일 뉴욕항 앞바다에 머물고 있던 영국 해군 전투함을 향해 계란처럼 생긴 독특한 철제 함정이 물속으로 소리 없이 접근해 갔다. 데이빗 부시넬이라는 의사가 만든 잠수정 ‘터틀’이었다. 터틀은 지금 기준으로 보면 잠수정으로 부르기 힘들 만큼 볼품없는 배였지만 잠수 및 부상을 위한 밸러스트 탱크, 수평 및 수직 추진기, 잠망경까지 갖추고 있었다. 터틀은 영국 전투함 옆쪽에 폭약상자가 연결된 드릴 송곳을 받아 폭파시킬 계획이었다. 그러나 영국 함정의 하부 선체가 동판으로 보강돼 있어 드릴이 동판을 뚫을 수 없었고 결국 작전은 실패했다.
미국 독립전쟁에서부터 시작된 전투 잠수함의 역사

그로부터 약 90년이 지난 1864년 드디어 실전에서 전과를 올린 사상 최초의 잠수함이 탄생했다. 남북전쟁 당시 남군에 소속돼 북군의 대형 함정을 격침시킨 헌리호가 그것이다. 1864년 2월 17일 남군의 헌리호는 찰스턴항을 봉쇄 중이던 북군의 1200t급 호사토닉함을 함수 앞쪽에 장착된 40kg의 폭약으로 침몰시키는 데 성공했다.
독일 잠수함 U보트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발전해온 잠수함은 어릴 때 누구나 한번쯤은 읽어봤을 줄 베르느의 소설 [해저 2만리]를 꿈이 아닌 현실로 만든 무기다. 각종 첨단무기가 발달한 현대에 있어서도 잠수함은 가장 발견하기 힘든 무기로 꼽힐 정도로 은밀성이 가장 큰 강점이다. 초기의 잠수함이 가졌던 단점들은 과학기술의 발달, 제1·2차 세계대전 등을 거치면서 개선돼 잠수함은 전세에 큰 영향을 끼친 가공할 무기로 변신했다. 이 두 차례의 세계대전에서 가장 주목을 받았던 무기가 독일 잠수함 U보트다. U보트는 그동안 많은 영화와 책의 소재가 돼 가장 널리 알려져 있는 무기 중 하나다. | |

터틀의 실물크기 모형. <출처: (cc) Geni at Wikipedia> |

제1차 세계대전에서 활약한 독일군 U-9. |
1914년 9월 5일 독일 해군의 U-21 잠수함은 영국 해군의 패스파인더 순양함을 격침시켜 영국군 승무원 296명 중 259명이 사망했다. 이어 9월 22일엔 독일 잠수함 U-9이 1시간여 만에 영국 순양함 3척을 격침시켜 승무원 2200여 명 중 1459명이나 전사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영국 해군이 스페인 무적함대에 대패한 이후 300여 년 만에 최대의 참패로 기록된 사건이었다. 독일군의 U보트는 1915년부터 1918년 사이에 2500여 차례에 걸쳐 총 1218만t의 선박을 격침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격침된 영국 선박의 90%가 잠수함에 의한 것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제1차 세계대전 패전으로 독일군 U보트는 역사의 뒤안으로 사라졌다. 독일군 스스로 침몰시키거나 승전국에 의해 압류됐기 때문이다. 독일 잠수함에 의해 막대한 피해를 입은 연합국은 종전 후 독일 해군의 잠수함 보유를 금지시켰지만 독일은 유령회사를 만드는 방법 등을 써서 잠수함 건조기술을 유지했으며 비밀리에 잠수함을 실제로 건조하기도 했다.
제2차 세계대전 발발과 함께 독일 U보트는 다시 한번 전쟁의 주역으로 떠오른다. 그 서막은 1939년 10월 독일 잠수함 U-47이 각종 장애물과 난관을 뚫고 영국 스카파플로 해군기지에 침투, 영국 전함 로얄 오크를 어뢰로 격침시키는 것으로 열렸다. U보트들은 칼 되니츠 제독의 ‘이리떼(Wolf Pack)’ 작전에 따라 영국으로 각종 장비와 물자, 병력을 수송하던 연합국 수송선들을 무차별 격침해 영국의 숨통을 바짝 조였다.
| |

제2차 세계대전에서 독일 잠수함대를 이끈 칼 되니츠(Karl Dönitz, 1891~1980) 제독과 U보트.
이리떼 작전은 독일군 잠수함들을 대서양 주요지역에 분산시켜 초계를 하다 잠수함 한 척이 연합국 수송선단을 발견하면 독일 잠수함사령부에 보고, 주변의 잠수함들을 불러모아 동시다발적으로 공격하는 방식이었다. 독일군은 이 작전에 따라 한번에 수십 척의 수송선을 격침시키기도 했다. 제2차 세계대전 중 U보트들은 연합국 함정 148척을 비롯, 상선 2759척을 격침해 무려 1400여만t의 물자와 장비를 수장시켰고, 약 20만 명의 사상자를 초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국을 승전으로 이끈 명수상 윈스턴 처칠이 회고록에서 “제2차 세계대전 기간 중 나를 가장 두렵게 한 것은 U보트였다”고 쓸 정도로 U보트는 위협적이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U보트에는 여러 종류가 있는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타입-7(Type-Ⅶ)’형이다. 총 700여 척이나 건조된 이 함정은 당시로선 최고의 잠수함이었다. 길이 64~67m, 배수량 620~860t으로 직경 533mm 어뢰발사관 5문과 어뢰 11~14발, 88mm 함포 등으로 무장하고 있었다.
독일이 제2차 세계대전에서도 패전함에 따라 U보트는 다시 한번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그러나 독일은 이내 209급 잠수함 등을 통해 재래식 잠수함 강국의 위상을 되찾는다. 현재 세계 각국이 보유한 재래식 잠수함의 상당수는 독일제다.
한국 해군의 잠수함

한국 해군의 주력 잠수함도 모두 독일에서 설계한 잠수함을 도입한 것이다. 현재 우리 해군은 구형인 209급(1200t, 장보고급) 잠수함 9척과 최신형 214급 잠수함(1800t, 손원일급) 3척을 보유하고 있다. 이중 대부분은 국내 조선소에서 건조한 것이지만 우리 업체들이 독자적으로 건조한 것이 아니라 독일의 기술지원으로 만든 것이다. | |

해군 214급 잠수함 손원일함. |

해군 209급(장보고급) 잠수함. |
해군의 209급 잠수함은 환태평양 각국 해군이 참가한 가운데 실시된 ‘림팩 훈련’에서 여러차례 미 항공모함과 이지스함 등 가상 적군의 함정들을 ‘가상 격침’하는 데 성공해 훈련 참가국들을 놀라게 했다. 디젤-전지로 추진되는 재래식 잠수함은 충전 등을 위해 하루에 한번 정도는 수면 가까이 부상해야 하는 것이 가장 큰 약점이다. 하지만 214급 잠수함은 ‘AIP(공기불요) 시스템 ’을 장착, 최대 2주 가량 물 위로 떠오르지 않고도 바닷속에 작전할 수 있는 강점을 갖고 있다. 해군은 당초 3척의 214급 잠수함을 도입할 계획이었으나 6척을 추가 도입키로 해 총 9척을 보유할 계획이다. 또 3000t급 ‘장보고-3’급 중잠수함도 우리 기술로 건조, 총 18척의 잠수함으로 구성되는 잠수함 부대를 갖추려는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

지난 2009년 4월 23일 중국 해군은 창설 60주년을 맞아 산둥성 칭다오에서 대규모 국제관함식을 개최했다. 이 관함식엔 중국 해군의 최신예 함정들이 대거 참가해 세계 각국의 주목을 받았다. 그 가운데서도 가장 주목을 받은 것이 원자력 추진 잠수함(핵잠수함)이었다.
수적 우위에 원자력 잠수함도 보유한 중국

당시 퍼레이드에 등장했던 것은 전략 탄도미사일 탑재 원자력 추진 잠수함인 창정 6호와 공격용 원자력 추진 잠수함인 창정 3호 등 2척이었다. 창정 6호는 일명 ‘시아급’(092형)으로 불리는 잠수함으로 1988년 취역해 20여 년간 작전에 투입돼왔다. 원래 사정거리 2000~3000km에 불과한 JL-1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 12발을 탑재하고 있었지만 1998년 사정거리가 8000km로 늘어난 신형 JL-2를 탑재하는 개량이 이뤄져 전략 타격능력이 강화됐다. | |

중국 시아급 탄도미사일 핵잠수함. |

중국 신형(093형 추정) 공격용 핵잠수함. |
물 속에서의 배수량은 6500t급으로 길이 120m, 폭 10m, 최고속력 22노트이며 승무원은 140명 가량이다. 중국은 시아급 잠수함 1척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개량한 신형 탄도미사일 탑재 원자력추진 잠수함 ‘진급’(094형)도 건조해 실전배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진급은 수중 배수량 1만2000t급으로 시아급보다 크고 미사일보다 JL-2 16발을 탑재, 타격능력도 강화됐다고 한다.
국제관함식 때 함께 등장한 공격용 원자력추진 잠수함은 ‘한급’(091형)으로 불리는 함정으로, 총 5척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974~1990년 취역해 구형 함정으로 분류된다. 길이 98~106m, 수중 배수량 5500t급으로 직경 533mm 어뢰발사관 6문으로 무장하고 있다. 중국은 이를 개량한 신형 ‘상급’(093형) 공격용 원자력추진 잠수함을 2005년 이후 배치하고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중국의 원자력 추진 잠수함은 총 10여 척인 것으로 평가된다.
중국은 디젤전지로 추진되는 재래식 잠수함 전력도 크게 강화하고 있다. ‘원급’으로 불리는 잠수함이 가장 최신형이다. 수중 배수량 2600t급으로 어뢰, 대함 크루즈(순항) 미사일로 무장하고 있다. 기존 잠수함에 비해 조용하고 다양한 무장을 싣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은 러시아의 대표적 재래식 잠수함인 ‘킬로급’(도 총 12척이나 도입할 계획이다. 중국의 재래식 잠수함은 총 60여 척으로 아시아에서 가장 많은 규모를 자랑한다.
핵잠수함은 없으나 성능이 우수한 일본의 잠수함

중국의 군비증강에 민감한 반응을 보여온 일본도 비록 원자력 추진 잠수함은 없고 재래식 잠수함의 숫자도 적지만 세계 정상급의 우수한 잠수함을 보유하고 있다. 일본은 세계 재래식 잠수함 가운데 가장 큰 4200t급 SS-16 ‘소류급’ 디젤 잠수함 2척을 보유하고 있다. 소류급은 길이 84m, 폭 9m로 신형 어뢰와 대함 미사일로 무장하고 있다.
보통 재래식 잠수함이 전지 충전을 위해 하루에 한차례 정도 수면 가까이 부상해야 하지만 소류급은 ‘스털링엔진' 방식의 AIP(공기불요시스템)를 장착해 수중에서 지속적으로 2주 이상 작전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일부 전문가들은 소류급이 소형 원자로를 탑재한 원자력 추진 잠수함으로 비교적 쉽게 개조될 수 있다고 평가한다. | |

일본 소류급 잠수함. |

일본 오야시오급 잠수. |
일본은 이밖에 ‘오야시오급’(3000t급) 11척, ‘하루시오급’(2750t급) 5척 등을 보유, 총 18척의 잠수함을 갖고 있다. 이런 일본 잠수함의 강점은 다른 나라에 비해 훨씬 ‘젊다’는 것이다. 일본 잠수함의 평균 운용기간은 16년이다. 여느 국가들의 경우 보통 25~30년 안팎이다. 그만큼 일본 잠수함들이 신형으로 첨단장비를 갖추고 있다는 얘기다. 다른 나라 같으면 한창 최일선에서 쓰고 있을 잠수함을 퇴역시켜 재고로 보관하다가 유사시 즉각 실전에 투입할 수 있는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세계 최대 ‘타이푼’으로 대표되는 러시아 잠수함

중국, 일본과 함께 한반도를 감싸고 있는 러시아는 냉전 시절 미국과 맞설 때보다는 약해졌지만 아직도 강력한 잠수함 전력을 유지하고 있다. 러시아는 전략 탄도미사일 원자력추진 잠수함 15척, 각종 전술 잠수함 50여척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략 탄도미사일 원자력추진 잠수함 가운데엔 ‘보레이’급이 가장 최신형이다. 길이 170m, 수중 배수량 2만4000t의 대형 함정으로 SS-N-23/28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 12발을 탑재한다. 하지만 러시아 원자력 추진 잠수함 가운데 가장 유명한 것은 뭐니뭐니해도 ‘타이푼급’이다. 수중 배수량이 2만6500t에 달하는 세계 최대의 ‘괴물’ 잠수함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저명한 소설가 톰 클랜시의 [붉은 10월호] 등 여러 소설, 영화의 주인공으로 등장해 널리 알려져 있다. | |

러시아 타이푼급 탄도미사일 핵잠수함. |

러시아 보레이급 탄도미사일 핵잠수함. |
북극의 두꺼운 얼음을 깨고 부상해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도록 선체를 내압선체와 외부선체로 나눠 2중으로 튼튼하게 건조한 것이 특징이다. 길이 171.5m, 폭 24.6m로 SS-N-20 미사일 20발을 탑재하고 있다. 1981년부터 89년까지 6척이 건조됐으나 예산문제 등으로 상당수가 퇴역하거나 해체됐고 일부만 운용 중이다. 러시아는 이밖에 ‘델타-Ⅲ·Ⅳ급’ 탄도미사일 탑재 원자력추진 잠수함 등도 갖고 있다. 러시아는 미국의 막강한 항공모함 전단에 대응하기 위해 SSGN이라 불리는 순항(크루즈)미사일 탑재 원자력추진 잠수함도 운용하고 있다. 2000년8월 침몰해 100여명의 승무원 전원이 사망해 큰 파문을 일으켰던 쿠르스크호와 같은 ‘오스카-Ⅱ’급이 대표적이다. 공격용 원자력추진 잠수함으로는 ‘야센’급이 가장 최신형으로 어뢰, SS-N-27 순항미사일 24발 등으로 무장하고 있다. 수중배수량 8600t, 전장 111m로 기존 러시아 잠수함에 비해 소음이 작아 탐지가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 |

싸우지 않고 승리한다는 것은 모든 전사들의 희망이다. 전쟁이 없는 것이 가장 이상이겠지만 일단 전쟁을 시작한 이후에는 인명의 피해가 전혀 없이 승리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기술이 발달하고 인간 개개인의 가치와 존엄이 강조되는 오늘날, 단 한 명의 생명이 희생되는 것도 인류애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정치적인 면에서도 커다란 문제가 된다.
비살상무기 - 생명을 앗지 않는 무기

그래서 무기 중에도 이런 목적에 맞는 것이 있다. 바로 비살상무기이다. 비살상무기란 재래식 무기에 비하여 사람을 살상할 가능성이 낮거나 없는 무기를 말한다. 비살상무기가 가장 많이 쓰이는 것은 바로 경찰, 그 중에서도 시위진압의 영역이다. 특히 이 경우에는 수많은 사람들을 동시에 제압하거나 해산시키는 목적으로 사용된다.
전기충격침을 발사하는 테이저

비살상무기 가운데 가장 유명한 것은 테이저 다. 테이저는 상대방을 감전시키는 전기충격기이다. 다만 테이저가 일반의 전기충격기와는 다른 것은 바늘이 달린 전극침을 발사하여 조금 떨어진 거리(통상 6m)의 상대방도 제압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한편 테이저는 발전을 거듭하여, 최근에는 탄환 형태로 산탄총에서 발사되는 제품도 사용된다. 그러나 테이저는 사람에게 극심한 전류를 흘려보냄으로써 마약중독자 등에게 심장마비를 일으키는 사례가 종종 목격되고 있어 각국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 |

테이저는 전극침을 발사하여 전류로 상대를 제압하는 무기다. 근거리용(좌), 원거리용(우) <출처: 테이저 인터네셔널>
페퍼스프레이 및 가스총

또 다른 대표적인 비살상무기는 바로 페퍼스프레이이다. 페퍼스프레이는 사람의 호흡기에 접촉하면 강한 자극으로 상대방을 무력화시키는 무기이다. 이런 페퍼스프레이에서 발전한 것이 가스분사기, 즉 가스총이다. 가스총은 보통 센 바람이 불면 방향이 틀어지거나 사정거리가 2-3m 내에 불과한 것이 단점인데, 최근에는 강력한 제트가스를 분사하는 제품도 등장했다.
고무탄, 바톤라운드, 페인트볼

한편 21세기의 무기 답지는 않지만 효율적인 비살상무기도 많다. 대표적인 것이 고무탄이다. 고무탄은 산탄총 등에서 발사하는 형태도 있고 혹은 수류탄처럼 던져넣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고무탄은 다수의 시위자를 제압하기 위해 만들어졌기에 정확히 제어되지 않은 산탄들을 흩뿌리는 형식이어서, 사람의 눈 등에 맞을 경우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온다.
그래서 적당한 에너지를 정확히 대상에 맞추는 에너지 무기가 등장하였다. 이것이 바로 바톤 라운드이다. 바톤 라운드는 말 그대로 경찰봉처럼 사람에게 충격을 가하는 탄환이라는 뜻이다. 바톤 라운드는 통상 산탄총이나 유탄발사기 등에서 사용되고 있다. 한편 페인트볼 총기도 비살상무기로 사용된다. 터지는 페인트탄환과 비슷한데, 페인트 대신에 최류액을 넣은 탄환(일명 ‘페퍼볼’)이나 또는 악취가 풍기는 탄환 등을 넣어 사용한다.
| |

고무탄환. 좌측은 일반적 탄환 형태이고 우측은 산탄형태이다. <출처: 미국방부 / Fluzwup at wikipedia>
광역 제압용 비살상무기
 21세기에 들면서 다른 양상의 비살상무기들이 등장하고 있는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미 공군에서 개발한 ADS이다. ADS는 Active Denial System의 준말로, 능동방어시스템으로 보통 번역된다. ADS는 밀리미터파의 전파를 인체에 발사하여 뜨거움을 느낀 대상을 해당 장소로부터 몰아내는 역할을 한다. 마치 전자레인지가 음식물을 데우듯이, ADS는 사람의 피부를 뜨겁게 자극한다. 그러나 수분을 빼앗으며 음식을 구워내는 전자레인지의 마이크로 파장과는 달리, ADS의 밀리미터 파장은 세포 단위만을 자극하여 인체에 심각한 피해는 없다고 한다.
ADS 말고도 또 다른 광역제압장비가 있다. 바로 LRAD(Long Range Acoustic Device)이다. LRAD는 소리로 군중을 해산시키는 장비로, 우리나라에서는 보통 '음향대포'라고 부른다. 원래 이 장비는 해군 함선에 장착하여 이동 중인 선박에 대한 명령을 하기 위해 개발되었다. 약 100미터 이내의 사람들이 이 소리를 들으면 고통으로 인해 벗어날 수밖에 없게 된다.
| |

넒은 지역을 제압하는 비살상무기인 ADS(좌)와 LRAD(우) <출처: 미국방부 / (cc) FlyingCoyote at Wikipedia>
비살상무기의 미래
 비살상무기는 사람을 죽이지는 않지만 죽도록 아프게 만든다. 인간을 죽이지 않는 무기라는 점에서 놀랍게 인도적인 무기지만, 여전히 인간의 고통을 사용한다는 점이 역시 비살상무기의 한계이다. 그래서 비살상무기라는 말 대신 해외에서는 통증가해무기, 복종무기 등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린다. 이제는 21세기이다. 진정한 비살상무기라면 상대방이 전혀 아프지 않으면서도 무력화되는 ‘인권보장’ 형태의 비살상무기가 나올 법도 하다. 그런 과학의 발전을 기대해보자.
| |

“신은 많은 병력의 편에 서는 것이 아니라 정확한 사수의 편에 선다.” - 볼테르
우수한 사수를 보통 군대에서는 특등사수라고 부른다. 그런데 이런 특등사수들 가운데 더욱 고도로 훈련된 사격의 달인들이 있으니, 바로 저격수이다. 저격수를 영어권에서는 스나이퍼(Sniper)라고 부르는데, 이는 매우 동작이 빠른 도요새(snipe)를 사냥할 수 있을 정도로 총을 잘 쏘는 사람을 부르던 말이다. 그래서 우수한 저격수가 되기 위해서는 사격을 잘하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표적을 잘 찾아내서는 적중할 수 있는 능력이 요구된다. 그래서 역사 속에 이름을 남긴 저격수들은 상당수가 어린 시절부터 총을 잡고 사냥으로 끼니를 해결해온 ‘생계형 총잡이’들이었다.
저격수의 역사
 저격수가 정식으로 부대에 편제되기 시작한 것은 영국의 로뱃 정찰대로, 이들은 길리 슈트(ghillie suit)라는 저격수 위장복을 처음으로 입기 시작했다. 그러나 제1차 세계대전에서 독일군은 특등사수들에게 망원조준경이 달린 소총을 지급하면서 가장 적극적으로 저격수를 활용했다. 이들 저격수는 참호 위로 고개를 드는 적군을 남김없이 사살해버리면서 악명을 떨쳤다.
| |

최초로 군에 정식편제된 저격수는 영국군의 로뱃 정찰대였다. |

독일군은 제1차 세계대전 때부터 저격수를 본격적으로 운용해왔으며, 제2차 세계대전에서는 더욱 위협적인 전과를 올렸다. |
제2차 세계대전에 이르자 저격수의 역할은 더욱 커졌다. 한 명의 저격수가 적군 1개 소대나 중대의 발을 묶는 경우도 빈번했다. 특히 독일 저격수들은 원거리에서 또는 적군이 진입한 한가운데서 정확한 사격을 가하면서, 안전한 곳따위는 없다는 공포심을 적군에게 안겨주는 심리전의 중핵이기도 했다. 베트남전에서는 저격수의 중요성은 더욱 높아졌다. 미군은 병사 1인당 20만 발을 쏴야 적군 한 명을 사살하는 정도였지만, 저격수들이 적 한 명을 사살하기 위해 소비한 탄환은 평균 1.3발이었다.
저격수의 기록들

저격수라고 하면 얼마나 많은 사살기록을 가지고 있느냐가 보통 관심사이다. 세계 최고의 사살기록을 가진 저격수는 미·소·독의 3국이 아니라 핀란드의 저격수이다. 핀란드 방위군의 저격수인 시모 하이하(Simo Häyhä 1925-2002)는 소련과 핀란드의 분쟁인 겨울전쟁에서 무려 542명의 사살기록을 세웠다. 특히 하이아는 자신의 총기에 망원조준경을 사용하지 않고 맨눈으로 소련군을 사살하는 진기록까지 세웠다. | |

가장 많은 사살기록을 가진 저격수 핀란드의 시모 하이하. <사진: 핀란드 군> |

처음으로 2km의 벽을 넘어 저격에 성공한 저격수의 신화 카를로스 해스콕. <사진: 미 국방부> |

현재 최장거리 저격기록의 보유자, 영국 육군의 크레이크 해리슨. <사진: 영국 국방성> |
[에너미 앳 더 게이트]란 영화로 유명한 바실리 자이체프(소련)와 에르빈 코니그(독일)은 각각 400명을 사살한 것으로 기록되고 있다. 한편 최근에는 미육군의 티모시 켈너 하사가 이라크자유작전(OIF)에서 78명의 확인사살기록을 세운 바 있다. 한편 가장 먼 거리를 저격한 기록으로는 베트남전에서 카를로스 해스콕(Carlos Hathcock 1942 –1999)이 세운 2,286m의 기록이 35년 동안 깨지지 않고 있었다. 그러나 2002년 아프간전쟁에서 캐나다군의 롭 펄롱이 2,430m에서 적군을 저격함으로써 기록이 갱신되었다. 그리고 2009년 11월에는 영국 육군의 크레이그 해리슨이 아프간에서 2,475m의 저격에 성공하면서 대기록이 경신되기도 했다.
저격수의 위장

저격수에게 있어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위장이다. 이들은 배경과 섞이기 위하여 길리수트라는 독특한 위장복을 입는다. 길리수트는 원래 스코틀랜드에서 사냥터 관리인이 사용하던 휴대용 위장텐트에서 유래하는데, 제2차 보어전쟁에서 영국 육군의 로뱃 정찰대가 사용하면서 최초로 군용으로 사용하게 되었다. 그래서 민간에서는 사냥꾼들도 길리수트를 즐겨 입는다. | |

길리수트를 입고 일어난 모습 |

저격을 준비하는 모습 |

언론보도나 일상에서 우리는 정확한 총이라면 모두 ‘저격총’이라고 부르는 경향이 있다. 도대체 저격총이란 무엇일까? 말 그대로 해석하자면 일정한 대상만을 노려서 쏘는 총기를 말한다. 아니 그럼 대상을 노려서 쏘지 않는 총기도 있는가라는 질문을 할 법도 하다. 그래서 저격총의 정확한 정의는 다른 소총에 비하여 더욱 먼 거리에서 특정한 목표에 대하여 정확한 탄착이 가능한 총기라고 하겠다.
더 정확히, 더 멀리 | |

그럼 정확하지 않은 총도 있느냐 라는 질문도 할 법하다. 그렇다. 정확하지 않은 총은 없지만 보통은 어느 정도까지 정확한가가 문제이다. 보통 소총은 보통 3~6 MOA(Minute Of Arc)의 정확성을 갖도록 만들어진다. 반면 저격소총은 1MOA이하의 정확성을 요구하게 된다. 여기서 1MOA라고 하면 보통 100야드에서 1인치 내에 탄환이 맞는 것을 의미한다. 센티로 환산하면 100m에서 2.9cm에 해당한다.
하지만 총 자체가 정확하다고 표적을 잘 맞추는 것은 아니다. 시력이 3.0을 넘는 몽골인 수준이라면 모를까 대부분의 인간은 5~600m의 표적을 정확히 구분하여 사격할 수 없다. 그래서 먼 거리를 사격하는 저격총에는 망원조준경이 달린다. 예를 들어 2차대전 당시의 저격총들은 2배율이나 3배율의 고정배율 망원조준경을 부착했지만, 요즘은 보통 3~10배율의 가변배율 망원조준경이 많이 사용된다.
| |
|

저격총은 통상 1MOA 이하의 정확도를 갖추고 10배율 급의 망원조준경과 사격경기용 정밀탄환을 사용한다. <사진: 미 해병대> | |
물론 얼마나 쏠 수 있는지 사거리 자체도 중요하다. 저격총이라면 일반소총보다도 먼 거리를 쏘아야 한다. 그래서 대게 저격총은 자동소총이 많이 쓰는 5.56x45mm NATO 탄환(유효사거리 5~600m)이란 것보다는 7.62x51mm NATO 탄환(유효사거리 800m)을 많이 사용한다. 물론 7.62mm 탄환이라고 해도 M60 기관총에 쓰는 M80 볼(Ball) 탄환은 M24 저격총이 사용하는 M118LR(Long Range) 탄환과는 다르다. 저격총에는 값비싼 Match Grade, 즉 사격 경기용 탄환을 사용한다.
최근에는 7.62mm 탄환도 부족해서 유효사거리가 1km가 넘는 .300 윈체스터 매그넘(Winchester Magnum)이나 .338 라푸아 매그넘(Lapua Magnum) 탄환이 속속 채용되고 있다. 영국의 크레이그 해리슨이 세운 세계 최장거리 저격기록(2,450m)도 이 .338 라푸아 탄환에서 나왔다. 아프간이나 이라크의 대테러전쟁에서처럼 비교적 먼 교전거리를 겪다보니 더욱 먼 사거리에 대한 요구가 절실해진 것이다. 그래서 과거 장갑이 없는 군용차량이나 주기된 전투기 등을 저격하기 위해서 채용된 50구경 저격소총이 전장에서 심심찮게 등장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저격총은 볼트액션이다?

보통 저격소총으로는 손으로 노리쇠를 장전하는 볼트액션 방식이 많이 쓰인다. 흔들림이나 유격이 적을수록 총기의 정확성은 올라가기에, 단순한 구조로 총열을 최대한 자유롭게 할 수 있는 볼트액션 방식이 비교적 정확하고 저격수들 사이에서 사랑받고 있다. | |

저격총의 주류는 노리쇠를 손으로 장전하는 볼트액션소총이었다. 사진은 M40A5 저격총을 장전하는 미 해병대 저격수의 모습. <사진: 미 해병대>
가장 대표적인 볼트액션 저격소총은 사냥총으로 유명한 레밍턴 모델700에 바탕한 총기들이다. 미 육군이 채용한 M24 저격소총이나 미 해병대가 채용한 M40 저격소총은 모두 이 모델을 군용으로 만든 것들이다. 올해부터 미 육군은 M24 시리즈를 현대에 맞게 개량한 M24E1 소총을 도입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우리 군에서도 사용하고 있어 유명한 SSG69, 유럽에서 인기높은 AW(Arctic Warfare) 시리즈, 그리고 2.4km의 기적을 이룬 AWSM(Arctic Warfare Super Magnum/.338 라푸아 매그넘)과 TAC-50(50구경) 등이 널리 알려져 있다. | |

볼트액션 저격총의 대명사 레밍턴 모델 700 / 사진 (cc) M855GT at wikipedia.org"(위) M24 볼트액션 저격소총의 최신개량형인 M24E1 <사진: 미 국방부> (가운데), 세계 각국에서 애용중인 Accuracy International의 AW 저격소총 <사진: Accuracy International> (아래)

반자동 저격소총들

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저격총이 볼트액션은 아니다. 기존의 소총을 그대로 가져다가 저격총으로 개수한 반자동 저격소총도 있다. 볼트액션은 발사 후 재장전이 번거롭고 그 때문에 다음 표적에 대한 신속한 사격이 편리하지 않다. 산악지형이나 야지에서 1km에 가까운 충분한 거리를 두고 저격할 때는 볼트액션으로 충분하지만, 표적과의 절대거리가 확보되지 않는 시가지전투에서는 그만큼 불리하다는 게 저격교관의 증언이다. 일단 소총의 정확성 자체가 1MOA인 이상 반자동 저격총도 상황과 필요에 따라 사용하고 있다. 그래서 미군은 2008년부터 M110 반자동저격소총체계를 채용했다. | |

반자동저격총도 최근에 많이 채용되는 추세이다. 사진은 미육군이 2008년 채용한 M110 저격소총이다. <사진: 미 육군>
물론 대표적인 반자동저격소총은 구소련과 동구권에서 채용된 SVD(Snayperskaya Vintovka Dragunova; 드라그노프 저격소총)이다. 7.62x54mm 탄환을 사용하는 SVD는 고도로 정밀한 저격보다는 소대단위에 배치된 특등사수를 위한 총기였다. 이런 개념은 최근 미군에서도 채용되어 지정사수(Designated Marksman) 제도로 나타나, M16 소총에 기반한 SDM-R(Squad Designated Marksman Rifle)이나 SAM-R(Squad Advanced Marksman Rifle) 등이 채용되고 있다.
반자동저격소총 가운데서 또다른 유명인사는 과거 독일연방군의 제식소총이었던 G3 계열의 저격총이다. 대테러용으로 유명한 PSG-1이나 군용인 MSG-90, 연발사격 기능이 유지된 G3/SG-1 등이 한 시대를 장식했으나 현재는 일선에서 많이 물러나 있다. 한편 이와 유사한 개념으로 미군이 60년대까지 사용하던 제식소총인 M14도 M21 저격소총이란 이름으로 간간히 사용되어 오다가, 최근에 M14 EBR, M14 DMR, M39 EMR 등으로 다시 군에서 부활하고 있다. 그리고 50구경 탄환을 사용하는 것으로 유명한 바렛 M82/M107 장거리저격소총도 반자동저격소총이다.
| |

반자동저격총의 대명사는 구소련이 애용하던 SVD 저격소총으로, 소대급에서 운용되는 특등사수용 소총이다. <사진 : Public domain> (위), M2 중기관총에 사용하는 50구경 탄환을 사용하는 M107 / M82 바렛 저격소총도 대표적인 반자동저격총이다. <사진 : Barret®> (아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