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 비켜라 제주돼지 납신다
제주도통갈비집은 신촌명물거리의 손꼽히는 음식명소다. 제주도에서 키워낸 돼지갈비만을 전문으로 15년 내력을 갖고 있다. 육질이 독특한 제주산 돼지갈비를 처음으로 서울에 선보인 제주도 돼지갈비의 원조집이다. 수질이 뛰어나고 풍부한 자연사료를 적절히 섞어 먹인 제주도 돼지고기는 지방이 적고 씹히는 질감이 뛰어나 한우 암소갈비를 능가한다고 할 만큼 감칠맛을 자랑한다. 그래서 양념에 잴 때도 고유한 돼지갈비맛을 살려내기 위해 맛간장에 야채와 과일즙만 약간 가미할 뿐 양념을 강하게 하지 않는다고 한다.
덧살을 붙이지 않고 갈비뼈에 붙은 살만을 얇게 저며 소갈비처럼 편 돼지갈비는 모양새는 물론 냄새가 전혀 없어 소갈비인지 돼지갈비인지 구별이 잘 안 간다. 손님상에 낼 때도 간결한 찬에 고수나물을 한 접시 곁들여 내는데, 한번 맛을 보면 대부분 단골로 이어져 즐겨 찾게 된다고 한다. 최근에는 일본에까지 알려져 일본 관광객들이 내국인 못지않게 찾아온다.
규모도 만만치 않다. 명물거리에서 몇 발짝 골목안으로 들어앉기는 했지만, 4층의 단독건물은 1층에 주차공간과 갈비저장고가 있고, 2층 홀을 제외한 3∼4층이 모두 크고 작은 예약실로 꾸며져 150∼200석을 헤아린다. 따라서 신촌을 비롯한 홍대와 서강대쪽 학원가에서 예약을 하고 오는 단체고객들이 80∼90%를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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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15년을 한결같이 지내온 제주도통갈비집 4자매. 왼쪽부터 이재남, 재순, 재선, 재실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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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도통갈비집의 또 한 가지 자랑거리는 독특한 경영방법이다. 대표인 이재남(69)씨를 비롯한 4자매가 공동으로 운영하며 직접 음식을 차리고 손님을 맞고 있다. 첫째인 이씨와 함께 둘째인 재순(66)씨와 셋째인 재선(63)씨, 막내인 재실(42)씨 모두가 친자매들로 15년간 손맛을 같이해오고 있다. 대부분 60을 넘어선 지긋한 나이에 남다르게 착한 성품들을 지녀 고객들을 늘 만나는 가족처럼 언제나 편안하고 부담없이 대한다고 한다. 4자매의 한결같은 마음씨는 상차림에도 그대로 옮겨져 언제나 깔끔하고 정갈하기 이를 데 없고, 음식맛 또한 남다를 수밖에 없다.
가장 인기있는 통돼지갈비는 장국이 자박자박하게 잠기도록 담아내는데, 물기가 마르지 않도록 촉촉하게 구워내 고수나물을 한잎 얹어 쌈에 싸거나 고수잎새만 한두잎씩 얹어 입안에 넣으면 신기하리만큼 감칠맛을 내준다.
가격도 돼지갈비 280g을 1인분으로 6500원. 시중에서 뼈없는 갈비로 불리는 목등심은 200g을 기준해 6500원, 갈매기살은 170g으로 역시 6500원 한다. 그 밖에 간단한 식사로 냉면이 4500원, 양반국밥 3500원, 감자탕 3500원 등도 맛이 깔끔해 점심시간 신촌일대 대학생들이 부담없이 찾는다.
나도 주방장|고수나물
고기와 천생배필인 향료
고수나물은 고려 때 중국을 거쳐 들어온 향초로 알려져 있다. 향이 강하고 독특해 일반 가정에서 ‘빈대풀’이라고 부르며 먹기를 꺼렸다. 절에서 수도하는 스님들이 양지바른 샘가에 심어놓고, 겨울에는 화분에 옮겨 창가에 키우며 음시에 얹어 냄새를 제거하는 데 썼다고 한다. 절 살림이 지금처럼 넉넉하지 않았던 시절, 마을에 내려와 공양을 해다가 살림을 꾸려가던 때 이런저런 냄새를 없애는 데는 더없이 좋은 역할을 했던 모양이다.
육류나 어패류의 냄새를 없애는 데는 그만이고, 처음 먹을 때는 빈대냄새 못지않게 강한 거부감을 느끼게 하지만, 그 냄새가 한번 입에 배고 나면 금세 인이 박여 고기를 먹을 때마다 생각난다. 아무리 비린 음식이라도 고수잎새를 한잎 씹고나면 입 안이 개운해진다는 것이다. 중국음식에 고수나물을 즐겨 사용하는 것이 이런 이유인 듯하다. 뿐만 아니라 각종 비타민이 풍부하고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15년간을 한결같이 곁들여내는 고수나물은 제주통돼지갈비집의 빼놓을 수 없는 명물로 인정받고 있고, 육류소비가 많아진 요즘은 시중 야채점에서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다. | 민물고기에 고춧가루가 필요해?
음식명가를 찾아나서 1천여집을 헤아릴 때까지는 소문이나 고객들이 몰리는 것을 기준으로 삼았다. 그러나 3천집을 넘어선 지금은 그 기준이 확실하게 바뀐 것을 스스로 느끼며 이제서야 눈이 열리는가 싶은 생각이 든다. 음식보다는 먼저 주인을 보게 되는 것이 습관처럼 몸에 배고 있다. 주인을 보고 담아낸 음식을 대충 훑어보면 음식 맛과 내용이 거의 정확하게 짚인다. 청주시 주성동 경북집 조향남(75) 할머니가 살아온 이야기를 들어보면 “지성이면 감천”이란 말을 실감하게 된다.
경북집(043-211-9200)은 청주시는 물론 충청북도가 자랑하는 음식명소다. 충북은 바다와 접한 데가 없는 대신 괴산과 단양,충주호와 대청호 등 수많은 하천과 저수지에서 나는 민물고기가 비교적 풍성하다. 조씨 할머니는 특산물과도 같은 신선한 민물고기로 전국에 하나뿐인 민물고기백숙을 주메뉴로 낸다. 규모도 민물고기 전문점으로는 이만한 곳이 별로 없다.
부드럽고 담백하기 이를 데 없는 민물고기백숙은 아무리 민감한 식성을 가진 고객들이라도 꺼리지 않을 만큼 전혀 냄새가 없이 고소하다. 그 깊고 순한 맛이 신기할 지경이다. 맵고 짜고 얼큰한 맛 일색인 매운탕집의 통속적인 개념을 넘어선 셈이다. 쏘가리매운탕과 새뱅이탕, 조림과 찜 등 매운 것은 매운 대로 손색이 없으면서, 쏘가리와 장어, 메기 등을 백숙으로 한 요리는 담백하면서도 시원한 쾌감을 안겨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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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좋은 음식으로 고객들의 건강까지 보살필 수 있게 된 것이 언제나 감사하고 보람있다는 조남향 할머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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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70년 내덕동 천주교회 앞에서 문을 열어 지금의 자리로 옮겨앉기까지 32년째를 맞고 있는 조씨 할머니는 매운탕이 좀 맵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고객들의 간청을 예사롭게 여기지 않고 10여년을 고심한 끝에 진미인 민물고기백숙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고 한다. 가족과 함께 온 할아버지들은 80평생 메기백숙이란 말은 물론, 이처럼 부드럽고 구수한 민물고기 맛은 처음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환자들의 간병식으로 주문이 이어지고, 점심시간이면 젊은 직장 여성들이 단체로 찾아와 회식을 즐기고 간다.
맑은 물에 담아놓은 싱싱하게 살아 있는 쏘가리와 장어, 메기 등으로 즉석에서 회를 뜨듯 내장과 뼈를 거둬낸 뒤, 인삼과 밤, 대추, 잣, 마늘과 감자 등 10여 가지의 약재와 양념을 넣고 푹 끓여내 두툼한 솥에 담아낸다.
뽀얗게 우러난 국물이 걸죽하면서도 비리거나 텁텁하지 않고, 담백하게 입에 붙는 맛이 난다. 함께 넣은 약재 때문인지 온몸이 훈훈하게 더워지면서 시원한 쾌감이 매운탕 못지않다. 짭짤하면서 깔끔한 밑반찬을 곁들이면서도 가격은 7년 전 그대로여서 크게 부담이 없어 보인다. 쏘가리와 장어백숙이 중(3인분) 6만5천원, 메기백숙은 중 4만원, 소(2인분) 3만원, 대(4인가족분) 5만원.
나도 주방장|빙어조림(도리뱅뱅이)
빙어는 이렇게 먹읍시다
민물고기는 평소 낚시를 좋아하지 않는 한 대부분 가정에서 생소한 음식이다. 하지만 겨울철 근교 나들이길에서 빙어나 이와 흡사한 떡매자 등 잔고기들을 어항에 담아놓고 파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겨울철이라 쉽게 상하지도 않고 잘지만 살이 단단한 때여서 조림을 해놓으면 별미 안주 겸 간식거리로 나무랄 데가 없다.
경북집 할머니의 설명을 들어보면 조리법은 크게 어렵지 않다. 겨울철에 가장 손쉬운 빙어는 속을 훑어내지 않아도 된다. 프라이팬에 동그라미를 그리듯 차례로 둘러놓고, 들기름이나 식용유를 약간 끼얹어 잠깐 튀겨낸다. 물고기 자체에서 나온 기름이 엉켜붙으면서 모양이 흐트러지지 않아, 차례로 튀겨내 접시에 차곡차곡 담아 냉동실에 보관해놓으면 두고두고 이용할 수 있다고 한다.
튀김이 끝나면 소금을 살짝 뿌려 그대로 사용해도 되고, 간장에 고추장을 약간 풀어 간을 하고 실파와 풋고추, 마늘 등을 잘게 썰어 얹어 다시 한번 조림하듯 바싹 익혀 프라이팬에 얹어 내놓아도 좋다. 접시에 옮겨담아도 형체가 흩어지지 않아 무난하다. 금강 유역에서는 돌려놓은 모습 그대로 도리뱅뱅이라고 부른다. 짭짤하고 고소한 맛이 맥주나 소주를 한잔 곁들이면 더욱 좋다. | 한과 속에 숨쉬는 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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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한끼 식사로 알맞은 가야의 호박죽과 팥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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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의 참맛은 담백함에 있다. 우리 음식의 고유한 특성은 바로 담백함에서 찾아볼 수 있다. 같은 동양권이지만 중국 음식처럼 기름지거나 향신료를 얹어 맛을 치장하지 않는다. 일상적으로 먹는 상차림에서 잔칫상에 이르기까지 소박하면서 기품있고, 가짓수가 수십 가지 올라 상다리가 휘어지는 듯하지만 어느 하나 튀는 것이 없고, 각각 제맛을 지니면서 전체적인 조화를 이루는 모습이 신비스러울 만큼 짜임새 있다. 소박하면서도 어느 나라 음식에 비견할 수 없으리만큼 손색이 없다.
가야는 서울 종로구 수송동 이마빌딩 지하에 있는 조촐한 한과점이다. 하지만 한식맛의 기본을 제대로 갖춰 내며 20년 가까운 내력을 쌓고 있다. 50대 중반을 넘어서고 있는 여주인의 깐깐한 성깔이 이같은 맛을 뒷받침한다. 한차와 한과 전통죽과 떡을 전통음료와 함께 갖춰 내는데, 어느 것이나 간이 맞고, 향이 짙거나 지나치게 달지 않다. 담는 그릇이나 색깔도 소박하고 정갈할 뿐 이런저런 장식이 없다. 하나하나가 담백한 자연의 맛을 그대로 내준다는 것이 주인의 자랑이다.
메뉴 구성이 간결하지만, 단순한 입가심을 넘어 약효를 지닌 것들이 대부분이다. 그런 만큼 손이 많이 가고 들어가는 재료와 정성이 만만치가 않다. 시중 찻집들에서 내는 인스턴트 식품의 개념이 아니고, 기본 재료들을 하나하나 신선한 것을 선별해 달이거나 푹 우려내 바탕에서 배어나는 순수한 맛을 살려낸다. 그래서 차 한잔을 마시면서도 옛맛을 되새길 수 있고, 보약을 먹는 것처럼 진하고 개운한 뒷맛이 편안한 기분을 안겨준다.
대추차, 쌍화차, 오미자차, 솔잎차, 식혜와 수정과, 여름철에 내는 매실차 등이 그렇고, 식사를 겸해 내는 호박죽, 잣죽, 흑임자죽, 호도죽을 즉석에서 갈아 끓여 내 담백하면서 신선한 맛을 낸다. 특히 늙은 호박을 그날그날 삶아 찹쌀가루를 풀어 쑤는 호박죽이나 팥을 직접 삶아 끓이는 팥죽은 인절미 몇개와 백김치, 구운 김을 곁들이는데, 아침 일찍 출근하는 직장인들에게 부담없는 아침식사로 안성맞춤이다.
아침 6시30분이면 재료를 손보기 시작해 빌딩의 출근시간이 시작될 무렵인 8시부터는 죽과 그날 끓인 차가 준비된다. 가깝게 사무실을 둔 회사들은 아침 일찍 모이는 모임에서 호박죽을 주문해 식사를 대신하며 회의를 진행하기도 해, 아침시간에 죽이 가장 많이 나간다고 한다. 점심과 오후시간 차와 함께 내는 한과와 떡, 약과는 개업 때부터 가회동 떡집 한곳을 정해놓고, 인절미와 송편, 꿀떡, 계피떡 등, 먹음직스럽고 먹기 편한 것들을 그날그날 골라오는데 간식감으로 인기있다. 그 밖에 사무실의 고사떡이나 행사떡을 주문받아 마련해주기도 해 도심 속에서 우리의 고유한 맛을 부담없이 접할 수 있게 해준다. 일반차 3천원, 쌍화차 4천원, 죽 4천∼5천원선이다.
나도주방장|식혜와 다식
한식 음료, 영양가 만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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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가야의 대표적인 음료로 꼽히는 식혜와 쌍화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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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혜는 수정과와 함께 가장 대표적 한식 음료다. 한식집에서는 어디서나 손쉽게 접할 수 있는 것도 누구나 큰 어려움 없이 만들수 있기 때문이다. 가정에서 식혜를 만드는 방법을 주인 박선희(55)씨는 다음과 같이 일러준다.
멥쌀을 충분히 불려 솥에 안치고 밥물을 조금 적다 싶을 정도로 잡아 뜸을 푹 들이면 알맞은 고두밥이 된다. 밥이 뜨거울 때(식기 전에), 엿기름을 조리에 걸러 찌꺼기가 가라앉아 맑게 우러난 물을 보온솥에 붓고 밥을 말듯 고두밥을 넣어 4∼5시간쯤 덮어둔다. 밥알이 3∼4알씩 떠오르기 시작하면 밥알이 삭고 있다는 표시인데, 이때 솥이나 냄비에 옮겨 붓고 약 30분쯤 팔팔 끓여 다린다. 따끈할 때 먹으면 ‘감주’고 식혀서 냉장고에 넣고 시원하게 먹으면 ‘식혜’다. 그러나 감주는 식혜를 달이는 부엌 앞에서 서서 마시는 것이고, 식혜는 차게 식혀 소반에 받쳐 격식을 차려 먹는 것이어서 식혜를 더 양반스럽게 여기는 것이 전래의 관습이라고 한다. 겨울철은 1주일쯤 두고 먹어도 되지만 담근 뒤 2∼3일 지날 때가 가장 제맛이 난다. | 9첩반상에 담긴 한국의 맛
성북동 한옥 골목에 있는 미진(02-745-0046)은 서울의 반가 상차림이 그대로 이어져오는 전통한식집이다. 궁중 진찬과 양반집 연회상에 오르는 것으로 7첩 또는 9첩반상 규모의 소박하면서도 멋스러운 상차림을 차려내 고유한 한식의 진면모를 제대로 엿볼 수 있게 해준다. 이같은 상차림은 그 내력에서도 짐작할 수 있다. 미진을 창업한 이문옥(작고) 할머니는 처녀 시절 궁중 나인이던 고모로부터 궁중한식과 상 괴는 법을 익혀 젊었을 때부터 서울의 이름난 큰 상차림을 도맡아 차리러 다녔다고 한다. 이승만 대통령 시절 경무대와 이화장은 물론 역대 대통령의 가사모임의 상차림을 맡는 등, 90년대 초까지도 국빈을 접대하거나 서울 명문집들의 큰 상차림에 이씨의 손맛이 닿지 않은 곳이 별로 없을 정도였다는 것이다.
지금은 80년 봄부터 시어머니의 말년을 그림자처럼 뒷바라지했던 며느리 이영주(43)씨와 장남 신영균(48)씨가 대물림해 가업으로 잇고 있다. 이씨가 괴던 명가의 상차림들을 그대로 이어오는 것은 물론 포철 영빈관과 대한항공 영빈관의 귀빈 접대와 현대 영빈관에 초대되는 월드컵 임원들의 상차림도 맡고 있다고 한다.
이들 부부가 차려내는 상차림의 특징은 최근 유행하고 있는 코스요리 형식의 한정식이 아니고, 5첩, 7첩, 9첩반상에 해당하는 식사 중심의 연회상을 한번에 차려 한식 고유의 격식을 그대로 지켜오고 있다는 것이다. 재료의 선택과 조리과정도 옛 방식대로 화학조미료나 향신료를 일체 사용하지 않고 간과 양념을 우리 장과 천연소재로 직접 만들어 사용해 담백하고 뒷맛이 깔끔하다. 살림집과는 별채로 오랜 한옥에 쪽간판이 하나 걸려 있을 뿐 가정집이나 크게 다를 것이 없는 식당은 대청을 비롯해 크고 작은 방이 6개, 4∼5인 기준 25만∼30만원인 겸상차림이 주고, 점심에는 임금님 수라상에서 유래했다는 돌솥밥을 청송 신천약수를 길어다 지어 교자상차림으로 1인분 1만원에 낸다.
큰상차림에는 예약시 선택이 가능한 호박죽, 흑임자죽, 은행죽 등, 죽을 시작으로 쇠고기 구이와 찜, 너비아니, 떡갈비, 편육이 있고, 생선류는 도미와 민어, 조기 등을 계절에 맞춰 구이와 찜으로 올린다. 또 삼색나물과 철따라 나는 각종 산채와 야채류를 숙채나 생채로 무쳐 내고, 김치도 물김치, 배추김치, 깍두기를 기본으로 3∼4가지, 밑반찬으로 젓갈과 장아찌, 조림과 초, 포, 자반, 부각, 튀각, 무침, 장류 등이 짜임새 있게 갖춰져 있다. 여기에 신선로와 구절판, 냉채류와 전복구이, 산적, 모듬전 등 일품요리가 상 가운데를 장식해 그윽한 상 분위기가 볼 만하다. 식후 소반에 받쳐 내는 다과상도 찹쌀 경단이나 송편을 식혜와 과일을 곁들여 내는데 이 역시 인상적이다.
가까운 대학가의 교수들과 시내에서 예약하고 오는 단골고객들이 주를 이루고, 전철 한성대 입구인 삼선교에 내려 4∼5분쯤 걸어 오르는 한적한 골목길도 옛 모습 그대로다. 연말연시에 조용한 식사모임 자리로 한번쯤 문을 두드려볼 만하다.
나도 주방장|찹쌀경단과 식혜 쫄깃한 경단, 식혜로 마무리
최근 시내 한정식집들에서 내는 코스요리 형식의 한정식이 웬만하면 1인 10만원대를 넘어서고 있고, 심지어 두당 36만원대의 한정식까지 등장해 화제를 모은다. 이런 곳일수록 한식은 물론 양식, 중식, 일식 등 지구촌 산해진미와 퓨전요리까지 차례로 올라 세계화로 가는 한국의 위상을 보는 듯하다고 한다.
이에 비하면 미진의 상차림은 소박하기 이를 데 없다. 보기에도 그렇고 맛도 그러하다. 하지만 담백하면서 나무랄 데 없는 기품과 크게 꾸민 데가 없으면서도 짜임새 있고 자연스럽다. 특히 식사가 끝날 무렵 소반에 차려 나오는 다과상의 모습은 말 그대로 반가 여인의 자상하고 깔끔한 여심을 그대로 닮고 있다.
이같은 다과상은 누구나 손쉽게 만들 수 있어 가정에서도 옮겨볼 만하다. 곱게 빻아 온 찹쌀가루와 콩고물을 냉동실에 저장해놓고, 필요한 만큼씩 꺼내 약간 된 듯하게 반죽해 동글동글 빚는다. 이를 팔팔 끓는 물에 삶아내 즉석에서 콩고물을 발라 식기 전에 접시에 담고 식혜와 과일을 곁들여 내면 어떤 상차림에도 손색이 없다. 쫄깃하면서 부드러운 맛이 인절미와 또다른 맛이 있다. 고소하고 쫀득한 경단이 시원하고 달착지근한 식혜맛과 어우러지며 기분 좋게 식사를 마무리해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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