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사상

‘新대동여지도’ 기적의 건강밥상_02

醉月 2015. 10. 27. 18:41

바닷속 ‘천연 항암제’ 청각

양기 세우는 기양초(起陽草) 부추

 

김경민 | 채널A 방송작가

 

한국에서 가장 흔한 암이 위암이다. 속이 더부룩하거나 극심한 통증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대장암은 초기엔 별 증상이 없다가 암으로 악화되고서야 복통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두 질환 모두 식습관과 관련이 깊다. 암에 걸렸다가 식습관을 고쳐 건강을 회복한 사례도 적지 않다.

◇ 청각

 “양친을 모두 위암으로 잃었어요. 그 몹쓸 병이 나한테도 올 줄이야….”

19년 전, 위암으로 투병 중인 부모님 병간호에 여념이 없던 김승기(72) 씨. 언제부턴가 피곤하고 속이 쓰린 증상이 시작됐다. 양친이 위암 초기에 비슷한 증상으로 고통스러워하던 모습이 문득 뇌리를 스쳤지만 ‘설마’ 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암은 가족력이 있다는 말을 듣긴 했지만 그때는 믿고 싶지 않았어요.”

하지만 고통은 날이 갈수록 더해갔다. 김씨는 고민에 빠졌다. 병상에 누워 계신 부모님 곁을 자기만 살겠다고 비울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만일 암으로 판명이 난다면, 몹쓸 병을 아들에게 물려줬다고 생각해 괴로워하실 것 또한 분명했다. 괜한 걱정을 끼쳐드릴 순 없다고 생각하자 답은 하나였다. ‘참을 수 있을 때까지 참아보자.’

 

“오래 살아야 6개월”

 

자신의 고통은 꾹 참고 오로지 부모님 병간호에만 집중했다. 하지만 김씨의 노력에도 부모님의 병세는 갈수록 심해졌다. 결국 아버지에 이어 어머니마저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그런데 부모님 상을 차례로 치르고 나서야 뒤늦게 자신의 몸을 돌아보게 된 김씨에겐 또 다른 시련이 기다리고 있었다.

불길한 예감은 왜 항상 비껴가지 않는 것일까. 김씨가 부모를 간병할 동안, 그의 몸 안에서도 암세포가 자라고 있었다. 검사 결과 이미 위암 말기였다. 림프절의 열에 아홉은 전이됐을 만큼 암세포가 온몸 구석구석 퍼져 있었다.

“암세포가 옴몸에 퍼져 도리가 없대요. 오래 살아도 6개월은 못 넘긴다고….”

병원에서는 수술을 하더라도 1년 6개월쯤 뒤 재발할 우려가 있다고 예상했다.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며 수술을 권하지 않았다.

 

누구보다 충격을 받은 사람은 아내 하성임(65) 씨다. 시부모에 이어 남편까지 위암에 걸렸으니 그 절망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그렇다고 손놓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일단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보자는 심정으로 의료진을 설득한 끝에 수술 날짜를 받아냈다. 그러다 막상 수술실에 들어가는 남편을 보니 겁이 덜컥 났다. 다행히 수술은 무사히 끝났지만 20일은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하씨에게는 20년 같은 20일이었다.

 

경과는 나쁘지 않았다. 완치 확률은 반반. 병원에서는 항암치료와 방사선 치료를 권했지만 김씨는 한사코 거부하고 퇴원을 결심했다. 주치의가 집까지 찾아와 설득했지만 김씨는 고집을 꺾지 않았다. 5개월 뒤 항암치료를 받아볼까 싶어 병원을 찾은 김씨는 다시 발길을 돌렸다. 멀쩡하던 사람이 방사선 치료를 받은 후 ‘반쯤 죽어서’ 나오는 모습에 충격을 받은 것. 50%의 확률에 기대 남은 생을 고통스럽게 보내고 싶지 않았다.

김씨는 그즈음 평소 알고 지내던 약사 부부를 통해 효소에 대해 알게 됐다. 집으로 돌아온 김씨가 찾은 건 집에서 가까운 바다에서 쉽게 구할 수 있고 항암효과가 좋다고 알려진 청각 등의 해조류. 그걸로 효소를 만들었다.

 

김씨는 초봄부터 늦가을까지 제철 채소와 과일, 산야초 등 150여 가지의 재료를 한데 넣고 숙성시켰다. 재료마다 좋은 성분이 다 다르므로 다양한 성분이 복합적으로 숙성되면 효과가 더 좋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렇게 하나둘씩 담근 효소 항아리가 어느새 20여 개로 늘었다. 그중 가장 오래된 것은 무려 16년 전에 담근 것이라고 한다. 김씨는 물과 이 효소를 5대 1 비율로 희석해 매일 2L터씩 마셨다. 효소를 마신 지 1년 남짓 되자 아픈 곳도 차츰 사라지고 피로도 빨리 풀렸다.

 

“귀신 보듯 하더군요”

“적어도 제 몸은 제가 추스를 수 있어야죠.”

청각을 만난 후 ‘인생 제2막’을 살고 있다는 김씨. 죽음의 문턱에서 살아 돌아오니 자연스럽게 건강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었다. 민간요법에 조예가 깊은 지인으로부터 발 마사지를 받은 후 발 반사요법(발의 특정 부위를 자극해 전신건강을 증진한다는 민간요법)에도 흥미가 생겼다. 발 이곳저곳을 자극하자 속이 뻥 뚫리고 소화가 잘되는 것 같았다.

김씨는 더 깊이 배우기 위해 서울로 ‘유학길’을 떠났다. 7주 동안 경상남도에서 서울까지, 비행기를 타고 올라가 수업을 듣고 다시 내려오기를 반복했다. 배움에 대한 열의는 누구도 막을 수 없었다. 그 결과 수맥 상담사, 민간요법 지도사, 약초 처방사 등 갖가지 자격증을 따냈다.

수술 후 꾸준히 청각 효소를 마시고, 발 지압을 받는 등 민간요법을 고수해온 그는 수술을 해도 1년을 채 못 넘길 거라는 진단과는 달리 1년 5개월 만에 완치 판정을 받았다.

“오랜만에 수술받은 병원에 갔더니 간호사들이 귀신 보듯이 하더라고요. 아마 내가 그때 그렇게 세상을 떠날 줄 알았나봐요.”

나고 자란 바다가 다시 찾아준 귀한 생명, 김씨의 발걸음은 오늘도 그 바다로 향한다.

김승기 씨의 청각 건강밥상

■ 청각 효소

청각은 물론 제철 채소와 과일, 산야초 등 수십여 가지 재료를 사용한다. 3년 이상 숙성시킨 후 물에 희석해 복용하거나 설탕 대신 음식에 다양하게 활용한다. 재료의 숙성 과정에서 폴리페놀, 플라보노이드와 같은 항산화 물질이 생겨 건강에 도움이 된다.

■ 청각 김치

‘자산어보’에는 ‘청각은 감촉이 매끄러우며 빛깔은 검푸르고 맛은 담담하여 김치 맛을 돋운다’고 기록돼 있다. 김치를 양념할 때 생(生)청각을 다져 넣으면 젓갈 비린내와 마늘 냄새를 중화해 김치 맛이 좋아진다.

■ 청각 밥

청각은 얕은 바다의 돌에 붙어 있어 뿌리를 제거한 뒤 깨끗이 씻는 것이 필수. 청각을 잘게 썰어 넣고 밥을 지으면 바다의 향긋함이 식욕을 돋우고 건강에도 좋다.

■ 청각 무침

살짝 데친 청각을 찬물에 헹군 뒤 간장, 깨소금, 식초, 참기름 등 갖은 양념을 넣고 무친다. 청각의 대표적 영양소는 베타카로틴, 비타민C, 철분 등인데 이런 영양 성분을 최대한 손실 없이 섭취하려면 살짝만 데쳐서 먹는 것이 좋다.

 

◇ 부추

“그때는 진통제로 하루하루를 버텼어요. 암세포가 간과 폐까지 전이돼서 이대로 죽는구나 했죠.”

벌써 10여 년 전의 일이지만, 박순봉(65) 씨에겐 지금도 기억이 생생하다. 평소 술과 고기를 즐기던 그에게서 어느 날부터인가 몸의 이상 징후가 느껴졌다. 배변도 시원치 않고, 배에 가스가 차면서 통증이 찾아왔다. 통증은 점점 심해져 나중엔 칼로 도려내는 듯 아팠다. 뭔가 이상했다. 부랴부랴 병원을 찾아간 박씨에게 의사는 청천벽력 같은 진단을 내렸다. 대장암 3기.

주변에서 암 환자를 한 번도 본 적이 없던 박씨는 암이 어떤 병인지,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알지 못했다. 그저 ‘수술하면 낫겠지’ 하는 심정으로 수술대에 올랐다. 하지만 수술 후에도 통증은 사라지지 않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여전히 소화는 안 되고 온몸이 뒤틀리는 고통이 다시 찾아왔다. 6개월 후 다시 찾은 병원에서 박씨는 암이 재발해 대장암 4기까지 진행됐다는 진단을 받았다.

대장암 4기 생존율 10%

박씨는 또다시 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고통은 오히려 더 심해져갔다. 온몸이 뒤틀리고 참기 힘든 통증에 2~3시간 간격으로 진통제를 맞아야 했다. 나중에는 진통제도 아무 소용이 없었다. 처음엔 덤덤하던 박씨도 죽음의 그림자가 다가오자 두려움이 커졌다.

“나중에야 알게 됐지만, 두 번째에는 수술을 못했다고 하더라고요. (의사가) 가족에게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했다더군요.”

간과 폐까지 전이된 대장암 4기의 경우 생존율은 10%에 불과하다고 했다.

“앞으로 힘들 테니 먹고 싶은 것 있으면 잘 해주라고 하더라고요. 너무 큰일이 닥치니 눈물도 안 났어요.”

박씨의 아내 이선자(61) 씨는 울지 않았다. 울어서 나을 거라면 몇 달이라도 울었을 것이다. 자신마저 울어버리면 온 가족이 흔들릴까봐 무너지는 마음을 다잡아야만 했다.

그때 박씨의 나이는 마흔여덟. 아이들은 아직 어렸고, 너무나도 살고 싶었다. 뚜렷한 방도가 보이지 않아 울기도 많이 울었다. 하지만 살려면 지푸라기라도 붙잡아야 했다. 어릴 때 증조할머니가 소화가 안 될 때마다 기왓장을 구워 찜질하던 기억이 불현듯 떠올랐다. 소화가 안 되고 배가 찢어질 듯한 고통이 지속할 때마다 아궁이에다 기왓장을 구워 수건으로 감싼 뒤 배 위에 올렸다. 시원한 기분이 들고, 배에 차오르던 가스도 점차 사라졌다.

“체온이 1℃ 높아지면 면역력이 최대 5배까지 올라간대요. 그러니 암 환자들에게 온열요법은 아주 중요합니다.”

암세포는 체온을 떨어뜨려 면역세포의 공격으로부터 자신을 방어한다. 그러니 반대로 체온을 올려주면 면역세포를 활성화해 암세포에 대한 공격력을 강화시킨다는 것이다. 박씨는 이때부터 매일 찜질을 통해 체온을 유지했다.

 

“암은 자신과의 싸움”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다 아버지의 발병 소식을 듣자마자 시골로 내려온 큰딸이 식단을 책임졌다. 박씨가 좋아하던 고기는 식탁에서 사라졌다. 식단은 모두 무공해 채소로 바뀌었다. 쌀부터 상추, 고추, 토마토 등 식탁에 오르는 모든 채소는 가족이 직접 재배했다. 그 중에서도 특히 박씨의 입맛을 사로잡은 건 항암효과가 풍부한 것으로 알려진 부추였다. 다른 채소에 비해 오랜 기간 섭취할 수 있고, 겨울에는 부추를 말려뒀다가 먹었다.

채식으로 식단을 바꾼 뒤 6~7개월이 지나자, 박씨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밥도 잘 먹고 소화에도 큰 문제가 없었다. 아내 이씨의 이야기다.

“한번 죽다 살아났으니 금덩어리 영감으로 변했어요. 다시 건강해진 게 고마워서 몸에 좋다는 건 다 해줬죠.”

정기검진을 받을 때마다 암수치가 내려갔다는 희망적인 소식에 온 가족이 박수를 치고 환호성을 질렀다. 두렵기만 하던 검사일이 기다려지기 시작했다. 3개월 시한부 인생을 극복하고 13년째 건강하게 살아가고 있는 박씨는 누구라도 스스로 몸의 주인이 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암은 다른 누구도 아닌 자신과의 싸움입니다. 본인의 의지만 있으면 충분히 치료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박순봉 씨의 부추 건강밥상

■ 부추 주스

‘본초강목’에 따르면 부추의 생즙은 천식을 다스리고 당뇨와 식은땀을 그치게 한다. 하지만 부추만 즙을 내면 특유의 강한 향과 매운맛이 진해져 마시기 힘들다. 제철 과일과 요구르트를 첨가하면 한층 부드럽게 마실 수 있다.

■ 부추 차

부추씨앗은 한방에서는 ‘구자’라 불리며 빈뇨, 야뇨증 등에 약재로 쓰인다. 물 3L에 말린 부추와 부추씨앗을 20g씩 넣고 20~30분 동안 끓여서 식수 대용으로 마시거나 다양한 요리에 활용할 수 있다. 말린 부추는 가루를 내어 우유나 요구르트에 섞어서 꾸준히 복용하면 건강에 좋다.

■ 부추 영양밥

깨끗이 씻은 쌀에 부추차로 물을 맞춘 뒤, 말린 부추를 듬뿍 넣고 밥을 짓는다. 부추의 향긋함이 가득 밴 부추 영양밥은 그냥 먹어도 좋지만 양념간장을 곁들이면 더욱 맛이 좋다.

■ 부추 된장국

된장과 부추는 영양적 궁합이 아주 좋다. 부추의 풍부한 칼륨 성분이 된장의 나트륨 배출을 도와주기 때문이다. 또한 된장에 부족한 비타민을 부추가 공급해주기도 한다. 양파와 부추를 함께 섭취하면 비타민C와 카로티노이드를 함께 섭취할 수 있어서 암 예방 효과가 증대된다.